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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 포커스] 테러, 강 건너 불이 아니다/김진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금요 포커스] 테러, 강 건너 불이 아니다/김진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130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테러 참사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22일 유럽연합(EU) 본부가 소재한 유럽의 ‘수도’ 벨기에 브뤼셀의 공항과 지하철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또 일어나 34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부상했다. 이는 ‘이슬람국가’(IS)라는 집단에 의해 저질러진, 무고한 불특정 시민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테러라는 점에서 인류와 문명에 대한 공격 행위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27일에는 파키스탄에서 이슬람 급진세력에 의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고, 29일에는 이집트 항공기 납치 소동이 있었다. 30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한 가운데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 회의도 원래 테러리스트에 의한 핵 악용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21세기 현대사회는 다양한 위협과 도전이 혼재된 ‘복합적인 위험사회’라고 진단되고 있지만 지구촌 곳곳이 참으로 편할 날이 없다. IS는 물론이고 테러조직 추종자들이 세계 곳곳에 퍼져 있고, 세계화의 진전으로 국경을 넘는 초국가적(Transnational) 조직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각 나라의 안보와 안전이 초비상상태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1986년 아웅산 폭탄 테러 사건, 1987년 대한항공 폭파 사건 등의 사례에서 보듯 북한의 테러 위협에 항상 노출돼 있다. 최근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개성공단 폐쇄를 빌미로 청와대 직접 타격을 거론하며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국가 안보와 안전 담당자들의 빈틈없는 경계와 철저한 대비가 요망된다. 우리 국민은 지난 70년간 끊임없는 북한의 위협, 소위 북한 리스크에 시달린 나머지 다소 안보 불감증에 걸려 북의 겁박에 비교적 둔감한 편이다. 하지만 세계 도처에서 연성 타깃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테러가 진행되고 있고, IS는 지난해 9월 우리나라를 테러 대상국에 포함시켰다. 테러로부터의 위협은 이제 강 건너 불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심각한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국가의 사명 중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형사정책연구원(KIC)은 유엔범죄방지네트워크기관(UNPNI)으로서 ‘안전사회 구축을 위한 형사정책적 대응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이 회의에는 유엔 및 미국 연방법무부의 고위 테러 전문가, 일본 및 중국의 사회안전 전문가,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담당자와 모든 유관 학회장이 참가해 테러 등 안보 위협요인에 대한 예방적이고 선제적인 전략과 정책 대안을 모색했다. 국가 간, 지역 간, 기관 간 협력 방안, 공동 연구의 네트워크 구축 등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2001년 미국 9·11 테러 이후 제안돼 14년간 처리가 미뤄져 왔던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의 조속한 입법을 강력히 촉구했는데, 지난 2일 이 법이 국회에서 수정 통과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올해에는 현실 공간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획책되는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 테러를 주제로 후속 국제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여러 분야에서 비약적으로 발전을 이뤘고 통계적으로 절대적인 사고 사망자는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와 같은 후진적인 대형 안전사고의 발생이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 사회안전망의 흠결로 국민의 체감 안전도는 실제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올해는 테러 방지 대책과 함께 국민의 체감 안전도를 제고하기 위한 다각적인 형사정책 방안을 집중 연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안보와 안전의 방패는 국민의 단합된 안보 의식이다. 로마제국도 외부의 힘이 아닌 내부의 분열로 와해됐다는 것이 역사적 진실 아닌가. 우리들이 스스로 빈틈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외부 도발에 끄떡없는 공동체를 다지기 위해 내부가 대화와 타협으로 화합하고, 계층과 세대 간 나눔과 베풂으로 연대해 건강한 하나가 되는 것이 우리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 CIA, 테러 용의자 나체 찍어 ‘성적 모욕’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 등 위험인물들의 옷을 벗기고 사진을 찍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8일(현지시간) 폭로했다. CIA가 2001년 9·11 이후 테러 용의자를 수사하는 데 있어 ‘성적 모욕’을 주는 방식을 사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기밀 자료로 분류된 이 나체 사진들 속에서 일부 용의자는 눈이 가려지고 손이 묶여 있었으며 얼굴에 멍자국이 있기도 했다. 일부 사진에서는 용의자 옆에 CIA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사진 속 용의자들은 CIA가 고문이 가능한 다른 동맹국가로 용의자들을 보내는 이른바 ‘특별 인도’ 대상자들이다. CIA가 국내법에 막혀 미국에서 하기 어려운 고문을 다른 나라에 아웃소싱한 것이다. 이러한 ‘하청 고문’ 대상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빌 클린턴 정권 이후 최소 50명이 다른 나라에 보내져 고문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IA가 나체 사진을 찍는 명목은 외국 정보기관이 용의자에게 가혹 행위를 해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우리(CIA)가 그런 것이 아니다”라는 증거를 남겨 법적·정치적으로 면책받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권운동가 등은 이는 성적 모멸감을 주기 위한 것으로 전쟁범죄가 될 수도 있다고 비난한다. 인권의사회의 빈센트 이아코피노 박사는 “나체 사진을 찍는 것은 성적 모욕”이라면서 “잔인하고 비인간적·모멸적인 대우이며 고문으로 볼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버드 인도주의 이니셔티브의 너새니얼 레이먼드 연구원도 “수감자의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것은 제네바협약을 비롯한 법률 위반이 될 수 있다”며 “CIA나 미국 정부가 고의로 용의자의 나체 사진을 찍은 증거가 있으면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태양의후예…특수부대 대접 좀 해주시지 말입니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태양의후예…특수부대 대접 좀 해주시지 말입니다

    특전사 파병부대 장교와 해외 의료봉사단의 여의사가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독특한 스토리로 연일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시청자, 특히 여성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에 붙잡아 놓으며 이른바 ‘태후 신드롬’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일등공신은 역시 주인공인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다. 유시진 대위는 훤칠한 키와 외모, 다부진 근육, 그리고 육사 출신의 엘리트 특수부대 팀장이라는 설정으로 등장한다. 유 대위는 시내에 데이트 나왔다가 헬기를 타고 부대로 복귀하는가 하면, 시종일관 폼 나는 군복과 장비를 착용하고 나오며,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면 별 세 개인 특전사령관의 명령도 무시하고 무전기까지 꺼버리는 패기를 보여주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패기와 호연지기(浩然之氣)는 ‘상남자’ 특수부대 대원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것이겠지만, 실제 특전사는 이러한 호연지기는 고사하고 온갖 규정과 규제에 묶여 점차 야성을 잃어가며 ‘보이스카우트’ 대접을 받고 있다면 과연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사제 장비는 쓰지 말라“ 9.11 테러 이후 세계 각지에서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각국은 대테러 작전 수행을 위한 특수부대 강화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 IS 테러리즘이 세계 각지에서 창궐하며 대테러 특수부대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특수부대원 개개인의 초인적인 정신력이 특수부대의 전투력을 가늠하는 척도였다면, 군사과학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현대의 특수전은 속된 말로 ‘장비빨’이 얼마나 받쳐 주느냐에 따라 특수작전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장비의 수준이 특수부대의 전력 수준을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문제는 ‘안 되면 되게 하라’ 정신으로 정신력에서만큼은 세계적으로도 탑클래스로 평가받던 대한민국 특전사가 ‘장비빨’에 밀려 점차 전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특전사 훈련 사진과 다른 선진국들의 특수부대 훈련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군대나 무기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차이점이 하나 있다. 바로 장비다. 다른 나라의 특수부대, 특히 특수전 분야에서 독보적인 국가로 평가받는 미국의 특수부대를 잘 살펴보면 대원 개개인의 총기나 헬멧, 조끼, 심지어 전투복까지 다른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미군 델타포스(Delta force)나 네이비씰(Navy SEAL) 대원들은 같은 팀이라도 사용하고 있는 총기가 모두 제각각인데, 미군 제식소총인 M4 카빈을 비롯해 독일과 벨기에서 특별히 주문한 HK416이나 SCAR, 심지어 러시아제 AK-47을 개조한 총기를 쓰는 대원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M4 카빈의 경우 대원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총열, 개머리판, 조준장비, 탄창, 심지어 몸통까지 커스텀해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복장이나 보호장구, 군장도 마찬가지다. 전술조끼나 방탄복도 본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고, 보급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별도로 사제 장비를 구입해 쓰거나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할 수도 있으며, 보급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장비를 구할 수 없는 경우 직접 해외에서 제품을 구해 장병에게 전달해주는 비영리 민간단체(Troops Direct)까지 있다. 그렇다보니 미군 특수부대원 1명이 몸에 두르고 있는 장비의 가격을 뽑아보면 준대형 세단 한 대 가격을 가볍게 웃도는 경우가 많다. 개개인에 맞게 환골탈태 수준으로 개조한 소총과 권총에 1000만~1500만원 이상, 최신 방탄복과 헬멧, 피복류에 300~500만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첨단 통신장비와 휴대용 저격수 탐지 시스템 등의 생존 장구류까지 합치면 병사 개인당 장비의 가격은 수천만 원을 넘어간다. 이러한 경향은 미국뿐만 아니라 최근 이슬람 테러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선진국 특수부대 가운데 이러한 흐름에서 유일하게 역행하는 부대가 딱 하나 있다. 바로 대한민국 특전사이다. 특전사는 지난해부터 국가공인기관으로부터 인증 또는 검증받지 아니한 규격, 국방부 요구조건에 미충족하는 저급, 저질제품의 사용 및 유입을 차단한다는 이유로 대원 개개인의 사제 장비 사용과 부대 반입을 엄격히 금지하기 시작했다. 나이프나 멀티툴, 모자 등 일부 품목에서는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총기 부품이나 방탄 장구류, 야간 투시 장비 등의 반입을 금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령부 차원에서 이러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일선 부대에서 사제 장비를 사용하는 사례가 급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보급되는 레일과 조준장비가 개개인에게 맞지 않거나, 총기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성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부착했던 각종 부품과 부수장비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특수전사령부에서 이러한 지침을 내린 이유는 간단하다. 규정 때문이다. 군은 군수품 표준화업무규정에 따라 모든 무기체계와 장비를 표준화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는 국방기술품질원 등 전문기관에서 검증된 규격과 형상의 무기체계를 운용함으로써 사용자 운용 편의성과 군수보급상 이점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비정규 작전을 수행하는 특전사 대원들로부터 거센 반감을 사고 있다. 가령 특전사 대원들의 표준 개인화기인 K-1A 소총의 예를 들어보자. 특전사 대원들 사이에서는 K-1A 소총의 접철식 개머리판 대신 M4 카빈에 쓰이는 신축식 개머리판을 부착하고, 사제 레일 시스템을 달아 여기에 자신에게 맞는 배율 조준경과 도트사이트, 수직 손잡이 등을 추가해 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제 개머리판은 더욱 안정적인 견착을 가능케 해 중거리 사격에서 명중률을 높여주고, 2개의 광학조준장비는 가까운 표적이나 먼 표적에 대해 빠른 조준 전환을 도와줌으로써 신속한 사격이 가능케 해준다. 그런데 규정대로라면 이러한 개조는 불법이며, 총기에 부착된 모든 부수기재는 떼어내거나 부대에서 보급되는 장비를 달아야 한다. 특히 전술훈련평가 때는 이러한 장비가 다른 팀 또는 다른 부대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하여 부착을 더욱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훈련이 있을 때 특전사 대원들이 아무것도 달리지 않은 ‘맨총’을 자주 들고 나왔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각종 장비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총기를 들고 언론사 사진에 찍히면 스스로 규정위반을 인증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전역을 앞두고 있다는 한 특전부사관은 사령관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대원들이 사비를 털어 장비를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하소연하고 있고, 주요 군사전문매체와 언론도 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특전사령부는 그 어떤 입장 변화도 보이지 않고 있다. 주눅 드는 특수부대 "How about you and your Korean Boy Scouts go back home, and train with your mama's?(너희 한국 보이스카우트들은 집에 돌아가서 엄마랑 훈련하지 그래?)“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주인공의 팀과 연합훈련 중이던 미군 델타포스 팀장이 주인공 팀에게 던진 조롱이다. 물론 실제로 동맹군 사이에서 이런 수준의 폭언이 오가는 경우는 없지만, 미군 입장에서 지금의 한국군 특전사가 ‘보이스우트’처럼 보이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보이스카우트는 주로 ‘엄마’들의 손에 이끌려 가입하고, 조직에서 정해준 유니폼과 규정에 따라 움직이며 각종 행사에서 ‘엄마’들의 치맛바람이 상당히 작용하는 편이니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지금의 특전사는 ‘육군본부’라는 ‘엄마’의 치맛바람에 묶여 있는 ‘보이스카우트’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특수부대는 일반 부대와 편제와 운영, 전술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독립된 지휘체계와 군수보급체계를 갖춰야 한다. 미국의 경우 사성장군이 지휘관인 별도의 특수작전사령부(SOCOM·Special Operations Command)가 존재하며, 미 육군의 그린베레, 해군의 네이비씰, 공군의 24특수전술대대 등의 작전지휘와 보급을 모두 특수작전사령부에서 담당한다. 그러나 한국군 특전사는 평시 육군본부의 통제 하에 있기 때문에 훈련과 보급 면에서 특수전과는 거리가 먼 육군본부의 규정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 최근 실시되고 있는 한미연합 특수전 훈련 현장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을 종합해보면 함께 훈련하는 미군 입에서 ‘보이스카우트’라는 비아냥이 나올 법도 하다. 사실,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특전사는 정말 폼 나고 멋진 조직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특전사 대원의 모습을 보면 정말 멋있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표적과 표적 사이를 걸어가는 교관을 피해 실탄 사격 훈련을 하고, 외출 나온 대위가 긴급 복귀를 위해 병원 옥상에서 헬기를 타고 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드라마 속 허구일 뿐, 실제 현장에서 전해지는 특전사의 실태는 드라마 속 내용과 거리가 좀 멀다. 교관을 앞에 두고 전진하면서 폼 나게 사격 훈련하는 대신 공포탄 탄피도 잃어버릴까봐 총기에 탄피받이 붙이고 탄피 주우러 다녀야 하고, 훈련 도중 불쑥불쑥 나타나는 평가관과 통제관에서 상황 브리핑도 해야 한다. 여주인공을 뒤로 하고 폼 나게 헬기로 출동하는 대신 훈련장까지 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연습 기간 중 한미연합 특수작전 훈련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리스트들과 치열한 실전을 경험했던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이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특전사는 간부로 이루어진 비정규전 전문 프로 집단이다. 특전사 대원 하나 하나는 강도 높은 훈련과 수련으로 다져진 야수들이며, 이 야수들은 유사시 적진 한가운데에서 일당백으로 싸우는 최정예 전투원들이다. 적진에 홀로 고립되어 1대 다수로 싸우려면 그 전술은 변칙적이어야 하고 비상식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비정규전이라 부른다. 정규전을 수행하는 일반 육군 부대의 규정, 그리고 부대 운영 원칙을 비정규전 부대인 특전사에 적용하는 것은 야영 전문가들을 앉혀 놓고 보이스카우트 교육을 진행하는 것과 다름없다. 특전대원들의 잃어버린 야성을 깨우기 위해서라도 이제 적어도 특수부대에서만큼은 규정과 방침에서 유연성을 좀 갖는 것이 어떨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 finmil@nate.com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인종차별 발언에 욕설… 못된 말부터 배운 AI

    인종차별 발언에 욕설… 못된 말부터 배운 AI

    “9·11 테러는 누가 일으켰지?” “망할 놈의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죠.” “유대인 학살의 주범인 히틀러를 어떻게 생각해?” “그는 아무 잘못도 없어요. ‘21세기 히틀러’인 도널드 트럼프가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에요.” 극우주의자들끼리 주고받은 대화가 아니다. 인간의 질문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공지능(AI) 채팅 로봇 ‘테이’가 내놓은 답변이다. MS가 지난 23일(현지시간) 공개한 테이는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처럼 학습을 통해 대화를 배우도록 설계됐다. 영화 ‘아이언맨’에 나온 AI 비서 ‘자비스’처럼 인간의 말과 글자를 완벽히 이해해 고객 응대 등에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MS가 미국의 18∼24세 소셜미디어 이용자를 겨냥해 제작한 채팅봇 테이는 10대 소녀로 설정돼 트위터 등을 통해 첫선을 보였다. 테이가 공개되자마자 트위터 팔로어가 10만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러면서 백인 우월주의자, 여성과 무슬림 혐오주의자 등 일부 이용자가 욕설과 인종·성차별 발언 등을 가르쳐 테이를 ‘삐뚤어진 AI 로봇’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주로 “따라해 봐”라는 말을 한 뒤 욕설과 같은 부적절한 말을 입력하는 수법으로 테이를 ‘세뇌’시켰다고 뉴욕타임스와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전했다. 인공지능이 나쁜 의도를 가진 악한에 의해 잘못 사용되면 암울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 AI 상용화가 성큼 다가온 현실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미국 루이빌대 사이버 보안 전문가인 로만 얌폴스키 교수는 IBM의 AI 왓슨이 유행어 사전을 학습한 이후 욕설을 했던 사실을 지적하며 “사용자로부터 배우도록 설계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금기 깬 트럼프/구본영 논설고문

    미국 수정 헌법 제1조는 “의회는…의사 표현이나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그 어떤 법도 만들 수 없다”고 규정한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표현의 자유’에 지고지선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징표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소수자나 약자를 차별하는 말만큼은 철저한 금기다. 특히 인종 문제는 극히 민감한 토픽이다. 명우 그레고리 펙이 가짜 유대인으로 나오는 고전 영화 ‘신사협정’의 한 장면을 보자. 주인공이 유대인을 사절하는 백인 전용 호텔에 들어서자 지배인이 “손님은 ‘헤브라이 종교’ 쪽입니까”라고 우회적으로 묻는다. 미국 사회에서 대놓고 소수 인종을 비하했다가는 ‘한 방에 훅 갈 수도’ 있음을 알려 주는 삽화다. 몇 년 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잘린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도 실언으로 큰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백인인 호주의 애덤 스콧을 도와 우승시킨 뒤 “검둥이를 확 밀어뜨리는 게 목적이었다”고 했다가 우즈와 미국민들에게 백배사죄해야 했다. 1980년대 미국 대학가에서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 캠페인이 시작된 배경이 뭐겠나. 성·인종·종교상의 소수자를 차별하는 표현을 삼가자는 취지였다. 인도에서 온 게 아닌데도 인디언으로 부르는 대신 쓰는 ‘네이티브 아메리칸’(원주민 미국인)이나 흑인을 대체한 ‘아프리칸 아메리칸’이란 표현 등이 이때 나왔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를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배려한다는 게 지나쳐 위선적이거나 어색한 표현을 낳기도 했다. 키 작은 이를 ‘위로 오르는 데 어려움 겪는’(vertically challenged) 사람으로 지칭하는 식이니…. 올 미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태풍의 눈’이다. 그의 본선 경쟁력에 회의적인 공화당 지도부가 주저앉히려 하지만, 여전히 선거판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미국 사회의 금기를 깨는 독설과 함께. 얼마 전 후보를 사퇴한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이 무슬림을 경원시한 그의 발언을 문제 삼자 트럼프는 태연하게 응수했다. “9·11 테러를 봐라. 또 이슬람 국가에서 여자들은 얼마나 끔찍한 대우를 받나. 당신은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싶겠지만 난 아니다”라고…. 미국 사회의 주류는 와스프(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 즉 앵글로색슨계 백인 프로테스탄트다. 트럼프의 뜻밖의 돌풍 비결은 거친 입담으로 와스프 저소득층을 비롯한 주류 일각의 가려움을 일정 부분 긁어 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PC 언어’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트럼프의 행보가 큰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유세장마다 그의 지지자와 반대자 간 폭력 충돌 사태가 빚어지고 있지 않나. 이는 다양성을 존중해 온 미국이란 ‘용광로 사회’의 파열음일 게다. 연일 미국 사회의 금기에 도전하는 트럼프의 직설적 화법에 대해 ‘아메리카 합중국’ 시민들이 내릴 최종 판단이 궁금하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모든 부처 업무자료 클라우드로 공유한다

    모든 부처 업무자료 클라우드로 공유한다

    새달 인사처부터 우선 시행… ‘모바일 뷰어’ 이달내 구축 인사혁신처 성과급여과에서 일하는 유모 사무관은 공무원 수당과 관련한 예산을 협의하기 위해 세종시에 있는 기획재정부 청사로 출장을 다니는 일이 많다. 출장길에 오를 때마다 유 사무관의 가방에는 관련 설명·참고자료가 한가득이었다. 또 자료를 미리 출력하거나 USB(소형 저장장치)에 담아 가지 않으면 이동 중에 확인할 길이 없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가상의 데이터 서버에 정보를 저장·관리하는 컴퓨팅 기술이다.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불러올 수 있어 시·공간 제약을 없앤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각 부처 공무원들이 업무와 관련된 정보나 자료를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활용하고 공유할 수 있어 업무를 한결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자치부는 내년까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모든 공공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면 도입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행자부는 지난해 10월부터 국민안전처,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 10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700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범운영해 왔다. 행자부 관계자는 “희망 부처 공무원들에 한해 운영해 온 클라우드 서비스가 전 공공기관으로 확대되면 앞으로 각 부서뿐만 아니라 부처별 문서, 통계 등 업무자료 공유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개인 PC는 문서를 열람, 편집하는 용도로 사용하게 되고, 저장은 정부 업무망(클라우드)으로 일원화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 부처 안에서도 업무자료를 공유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인사처 관계자는 “서로 다른 업무를 맡은 경우 정보를 주고받으려면 일련의 절차가 필요했을 뿐만 아니라 인사이동이 날 때마다 이런저런 업무자료를 인수인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상당했다”고 말했다. 다음달 9~11일 세종시로 이전하는 인사처가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뷰어’는 이달 안에 구축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치유하세요… 열린 보건소에서

    산후우울증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전체 산모의 10~15%가 이런 증상을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산후우울증 진료를 받은 여성은 241명 정도다. 그해 출생아 수를 기준 삼아 산모를 43만 6600명이라고 추산할 때 최소 4만 3660명이 산후우울증 증상을 보이지만 0.55%만 진료를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산모의 상당수가 산후우울증 속에 방치되는 셈이다. 은평구는 출산 전후 산모들이 산후우울증 증상을 예방하고, 건강한 육아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열린보건소 한마음 심리상담’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구 보건소는 임산부를 대상으로 우울증 척도 검사인 ‘에딘버러 산후우울증 테스트’를 하고, 고위험 대상자는 보건소 내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연계해 정신과전문의 1대1 상담, 유선 및 방문 상담 등 적극적인 관리를 한다. 정신과 전문의 상담은 3·5·9·11월 중 넷째 주 토요일 오전에, 정신보건전문요원 상담은 4·6·7·8·10월 중 둘째·넷째 주 토요일 오전에 각각 열린다. 또 임신·출산·육아 공식 포털사이트 ‘아가사랑’(www.agasarang.org)에서 산후우울증을 자가 진단하거나 다양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현성 구 보건소장은 “산후우울증을 그대로 둘 경우 아동학대나 범죄 등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면서 “산모와 아기가 건강하고 행복한 육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다각도로 행정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新 할마할빠 육아시대] 뿌리와 새싹이 어우러지니 술·화투 사라지고 인성도 ‘쑥쑥’

    [新 할마할빠 육아시대] 뿌리와 새싹이 어우러지니 술·화투 사라지고 인성도 ‘쑥쑥’

    “할아버지, 왜 나무 막대기가 모두 뒤집히면 네 칸을 가는 거예요?” “그건 윷이라고 하는 건데, 사람들끼리 그렇게 약속을 했기 때문이야. 윷이 나오면 한 번 더 던질 수도 있지.” 지난 2일 대전 유성구 관평동 테크노밸리 1249번지 ‘뿌리와 새싹 어린이집’에선 노인들과 아이들이 모여 윷놀이를 하고 있었다. 설명하는 사람은 어린이집 바로 옆 1248번지에 있는 ‘뿌리경로당’ 김정운(72) 회장이었다. 아이들은 반짝이는 눈망울로 김 회장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김 회장은 자신의 얘기를 진지하게 듣는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신이 났다. “아이들이 회장인 나를 미국 대통령에 빗대 ‘오바마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재롱을 부릴 땐 너무 예쁘죠. 가끔 아이들 부모들이 고맙다고 전화를 해오기도 합니다. 이 녀석들 때문에 술·담배는 생각도 못하고, 옷차림이나 행동, 말 하나하나에도 다 신경을 씁니다. 나쁜 영향을 주면 안 되잖아요.” 뿌리와 새싹 어린이집은 2008년 11월 개원했다. ‘뿌리’는 노인을, ‘새싹’은 아이를 뜻한다. 설계 때부터 노인들과 아이들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염두에 두고, 어린이집과 노인정 건물을 나란히 붙여 지었다. 이들은 함께 어울려 청소도 하고 명절풍속도 같이 경험한다. 4~6월, 9~11월에는 주일마다 2차례씩 나들이 길에 나서기도 한다. 박현숙(50·여) 원장은 “이곳은 대덕테크노밸리 인근 업체들이 참여하는 공동 직장 보육시설”이라며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로 함께 키우자는 것이 교육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기존 경로당 문화를 바꾸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정승진(60) 전 대덕테크노벨리 대표이사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경로당을 지으려던 차에 노인들이 담배·술에다 화투를 치는 기존 모델을 바꿔보고 싶었다. 경로당 옆에 어린이집을 짓는 아이디어를 냈다. 권영학(51) 공동체교육 사무국장은 “어린이집을 개원하고 2년간은 노인들이 아이들과의 활동에 소극적이었지만, 이후 진심을 이해하고 함께해 주고 있다”며 “노인들에게 아이 앞에서 담배나 술은 하지 말아달라고 최소한의 부탁만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에 대한 교육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예절 교육을 따로 하지 않아도 노인들과 마주치면 으레 배꼽 인사를 한다. 자연과 어울리며 버들피리를 불고 풀잎 배를 띄우며 곤충을 잡으며 노는 것도 할아버지들과 함께한 덕이다. 4년간 이 어린이집에 다닌 양서연(7) 양은 “텃밭에 나갈 때 할아버지와 손을 잡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안여주(7) 양은 “텃밭에 나갈 때 할아버지가 버들피리도 만들어주고 길가에 핀 하얀 꽃으로 화관을 만들어 주셨다”며 “지난해 여름에 할아버지가 길가에 있는 산딸기를 따주셔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고 했다. 긍정적인 변화는 노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에게 부적절한 처신을 하지 않도록 몸과 마음을 다잡는다. 아이들 사이에서 ‘멋쟁이’ 할아버지로 통하는 김경재(84)씨는 아이들의 질문에 답할 때, 젊은 시절 얘기를 해 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애들이 우리 같은 늙은이들을 반가워하고 손을 잡으려고 하는데 얼마나 고맙고 기쁘겠어요. ‘이건 고추나무고 이건 들깨나무인데 이렇게 심는 거다’고 설명해주면 아이들이 신기한 듯 열심히 들어요. 그러면 나도 기분이 좋아지는거지.” 별명이 ‘권 장군’인 권의집(78)씨는 “비가 와서 나들이를 나가지 못할 때 아이들과 둘러앉아 권율 장군에 대한 얘기를 해줬더니 정말 좋아하더라”며 “애들이 경로당 청소를 해주겠다며 가끔 찾아오는데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전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국정원이 테러위험인물 정보 수집

    국정원이 테러위험인물 정보 수집

    총리가 국가테러대책위원장 맡아…DJ정부 이후 15년 논란 끝 입법 선거구 획정안·北인권법도 처리 테러방지법이 2일 국회를 통과해 입법화됐다. 또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북한인권법도 통과됐다. 국회는 이날 야당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이 종료된 이후 본회의를 열어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테러방지법 수정안(주호영 의원안)을 재석 157명, 찬성 156명, 반대 1명(국민의당 김영환 의원)으로 가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낸 수정안은 107명 찬성, 156명 반대로 부결됐다. 이로써 지난 23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 수정안(주호영 의원안)을 직권상정한 뒤 시작된 야당의 필리버스터로 인해 마비됐던 국회 일정은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이날 통과된 테러방지법은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김대중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주도로 만든 테러방지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15년 만이다. 법안에는 ‘국가테러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국무총리실 산하에 신설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했다. 또한 대테러 업무 수행 과정에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권보호관 1명을 대책위 밑에 두기로 했다. 또한 국정원에 정보수집권과 추적권을 부여했고, 부칙 제2조에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일명 FIU법)과 통신비밀보호법을 개정해 테러위험인물에 대해 국정원의 통신 감청을 허용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북한인권법은 재석 236명에 찬성 212명, 기권 24명으로 통과됐고,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재석 244명 가운데 찬성 174명, 반대 34명, 기권 36명으로 가결됐다. 그밖에 정치자금법 개정안,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등 무쟁점 법안 40여건도 통과됐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야당의 필리버스터에 대해 “총선을 위한 ‘선거버스터’였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고 말했다. 반면 이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를 통해 “쿠데타를 막을 무기는 총칼이 아니다, 국민의 의지와 뜻이다,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열망이다”고 반박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추적 칩 있나…” 아내 치아까지 의심한 빈라덴

    “추적 칩 있나…” 아내 치아까지 의심한 빈라덴

    ‘9·11 테러’의 주모자로 지난 2011년 미국에 사살된 오사마 빈라덴이 자신의 재산을 지하드(이슬람성전)를 위해 쓰라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이 생전에 쓴 유언장에 자신이 남긴 2900만 달러(약 358억원)를 “지하드를 위해, 알라를 위해 쓰라”고 남겼다고 전했다. 유언장은 미국 특수부대가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서 빈라덴을 사살할 당시 현장에서 입수한 문서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날 미 정부는 당시 빈라덴 은신처에서 입수한 문건 100여건을 함께 공개했다. 또 다른 편지에선 측근들에게 9·11 테러 10주년을 맞아 언론캠페인에 착수할 것을 지시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세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적었다. 빈라덴은 자신을 쫓는 정보기관들에 대해 불안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부 압달라라는 필명으로 쓰인 한 편지에선 부인 중 한 명이 치아 치료를 위해 이란을 자주 방문하자 미 연방정보국(CIA)이 아내의 치아에 추적 칩을 심을까 두려워하며 초조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편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사실이 언급돼 있다는 점에서 2009년 오바마 1기 정부가 출범한 직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전 CIA국장 트럼프에 반기

    전 CIA국장 트럼프에 반기

    전 CIA국장 트럼프에 반기…“집권하면 미군이 명령 거부할 수도”  부시家 측근 헤이든…“테러범 가족 사살 지시하면 위법…명령 따르지 말아야”  부시 가문의 측근인 전 미국 중앙보국(CIA)국장이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군이 그의 명령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섰다 중도 하차한 젭 부시를 도왔다.  조지 W.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6∼2009년 CIA 국장을 지낸 마이클 헤이든은 코미디언 빌 마어가 진행하는 토크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이든은 트럼프의 몇몇 제안이 “무력 분쟁 관련 국제법에 어긋난다”며 군은 “위법한 지시에 따르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후보 트럼프가 선거 운동 기간 말한 대로 대통령 트럼프가 나라를 다스린다면 너무나 우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이든의 이 같은 말은 트럼프가 집권하면 테러범의 가족을 사살하라고 미군에 지시할 것임을 시사한 발언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테러범 가족 사살’ 주장은 제네바 협약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그는 트럼프는 또 대통령이 되면 테러 용의자들에게 물고문이나 이보다 “훨씬 더 심한” 방법도 쓸 것이라고 지난 17일 공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헤이든은 22일 “물고문을 하고 싶으면 빌어먹을 물통을 직접 가져와라”며 트럼프를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CIA는 9·11 테러 이후 용의자들을 고문한 사실이 드러나 부시 대통령이 물러난 뒤 의회 조사 과정에서 엄청난 곤욕을 치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하면서 이러한 가혹 행위를 금지했고 의회는 작년 관련 법률을 제정했다.  헤이든은 공화당의 대선 경선에 나섰다가 최근 중도에 하차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고문으로 일했다.
  • [사설] “국민안전처에 테러정보 수집권” 주장 난센스다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으려는 야권의 국회 본회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어제 사흘째 이어졌다. 그제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10시간 18분 동안 발언하는 진기록을 세우는 동안 이를 주도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회의장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진풍경까지 연출됐다. 이로 인해 테러방지법은 물론 오늘 공직선거법 처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필리버스터를 합법화한 국회선진화법을 이용한 ‘정치쇼’로 유권자의 관심을 끌려다가 자칫 선거구 획정이 지연돼 4월 총선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될 판이다. 야당 의원들이 한국판 기네스북 기록을 갈아치우려는 듯 경쟁적으로 필리버스터에 나서고 있지만, 테러방지법은 박근혜 정부가 원조는 아니다. 2001년 알카에다가 저지른 9·11테러 이후 대다수 국가들이 유사한 내용으로 입법했다. 당시 김대중 정부가 국가정보원에 대테러센터를 두는 테러방지법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특히 노무현 정부에서도 국정원이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테러방지법을 추진하지 않았나. 그런데도 더민주가 집권 시절과 정반대 논리로 반대하는 것은 자가당착일 뿐이다. 국내 정치 개입과 수사권 남용 등 국정원의 원죄가 있는 건 사실이다. 여야가 그간 협상에서 대테러센터를 총리실 산하에 두기로 합의한 것도 그런 우려를 고려한 결과다. 국민 기본권 침해 방지를 위한 대테러 인권보호관 신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발 더 나아가 테러정보 수집권을 국민안전처에 주자는 더민주 측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본다. 신설 부처인 국민안전처에 현행 국정원 수준의 정보 수집 능력을 기대한다는 것은 난센스이기 때문이다. 어제 더민주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국정원의 권력남용과 인권침해를 감시·감독할 수 있는 일정한 장치가 마련되면 법안 처리에 협조할 수 있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상설 전임위 전환을 요구하면서다. 작금의 야권 필리버스터에 대해 부정적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일종의 ‘출구전략’을 마련한 제안이라면 다행일 게다. 여야가 권한남용 가능성을 차단하는 제도 도입에는 합심해야겠지만, 정보기관의 전비(前非)를 부풀려 존재 이유 자체를 부인해선 안 될 것이다. 특히 야권은 47년 만에 부활한 필리버스터라는 정치게임에 대해 국민 일각에서 잠시 관심을 보이는 것을 두고 마치 총선 승기를 잡은 양 착각해선 큰코다칠 수 있음을 유념하기 바란다.
  • 서울시 ‘일자리 대장정’ 2막 올해도 뛴다

    서울시 ‘일자리 대장정’ 2막 올해도 뛴다

    이제는 낯설지 않은 표현이 된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다’는 뜻으로 ‘흙수저’ 청년들이 만든 씁쓸한 줄임말이다. 서울노동권익센터의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청년고용률은 10년째 하락하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2013년 27.1%에서 2014년 31.8%로 증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꿈을 잃어 가는 청년들을 위해 ‘일자리 대장정 2막’을 시작한다.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가 청년들이 체감하는 실질적 일자리 창출을 이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올해 매월 마지막 주마다 일자리 대장정 주간을 운영해 연중화한다고 25일 밝혔다. 올해는 성과의 가시화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시는 매주 한 번 이상, 기업 대표와 대학 총장들을 만나 민간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특히 유망 강소기업 1000여곳을 발굴해 총 1만명 청년취업을 목표로 한다. 대상 기업에는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일자리 협력관을 파견해 1대1로 재무구조, 유망기술 등을 관리하고 지원한다. 청년들의 취업 지원과 권익 보호에도 나선다. 2020년까지 취업 준비 공간인 ‘일자리 카페’를 300개 만들어 취업 상담부터 이력서 검토, 메이크업·헤어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돕는다. ‘알바 청년 권리보호센터’도 종전 4개에서 25개까지 늘려 근로권을 보호한다. 올해 일자리 대장정은 상반기 3~6월, 하반기 9~11월 진행할 예정이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모든 관계 부서가 협력해 체감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박원순 서울시장, ‘일자리 대장정’ 2막 시작한다

    박원순 서울시장, ‘일자리 대장정’ 2막 시작한다

    이제는 낯설지 않은 표현이 된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다’는 뜻으로 흙수저 청년들이 만든 씁쓸한 줄임말이다. 서울노동권익센터의 경제활동 인구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청년 고용률은 10년째 하락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2013년 27.1%에서 2014년 31.8%로 증가했다. 서울 청년 약 3분의1이 실업자란 얘기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꿈을 잃어가는 청년들을 위해 ‘일자리 대장정 2막’을 시작한다.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가 청년들이 체감하는 실질적 일자리 창출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올해 매월 마지막주마다 일자리 대장정 주간을 운영해 연중화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는 현장 파악과 시정 중심의 해결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성과의 가시화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시는 매주 한 번 이상, 기업 대표와 대학 총장들을 만나 민간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특히 유망 강소기업 1000여곳을 발굴해 총 1만명 청년 취업을 목표로 한다. 대상 기업에는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로 구성한 일자리 협력관이 1대1로 재무구조, 유망기술 등을 관리하고 지원한다. 청년들의 취업 지원과 권익 보호에도 나선다. 2020년까지 취업 준비공간인 ‘일자리 카페’를 300개 만들어 취업 상담부터 이력서 검토, 메이크업·헤어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돕는다. ‘알바 청년 권리보호센터’도 종전 4개에서 25개까지 늘려 근로권을 보호한다. 올해 일자리 대장정은 상반기 3~6월, 하반기 9~11월 진행할 예정이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한두 가지 정책이나 사업만으로 일자리를 늘릴 수 없기에 모든 관계부서가 협력해 체감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서울광장] 기로에 선 한국, 길을 묻다/강동형 논설위원

    [서울광장] 기로에 선 한국, 길을 묻다/강동형 논설위원

    우리나라는 남북 대치 상황에서 여전히 냉전시대의 논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북아로 시야를 넓히면 남과 북은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패권) 싸움의 최전선에 놓여 있다. 최근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로 동북아 정세에 변화가 감지되고 한반도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2001년 9·11 테러 직후에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취재차 미국을 방문했다. 이때 보고 들은 이야기들이 아직도 또렷하다. 그중 하나는 미국 싱크탱크들의 일본에 대한 불만이었다. 중국에 대비해 일본의 재무장이 필요한데 시민사회의 반대로 안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놓고 미국의 동북아 전략을 비판했는데 그들은 오히려 “미국은 일본이 재무장하는 것은 돕지만 핵무장까지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를 설득하려 들었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필리핀 수비크만에 미군이 다시 주둔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15년이 지난 2016년 2월 23일 현실은 어떤가. 일본은 군사대국이 됐고, 보통 군대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이 생각한 것보다는 시간이 걸렸지만 필리핀 상황은 더 극적이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인 1월 14일 필리핀 정부는 미국에 24년 만에 미군이 주둔할 기지 8곳을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 군사 전문가들과의 오래전 대화 내용을 떠올리면서 미국의 동아시아 구상이 이제 끝내기 단계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미국이 소련 붕괴 이후 ‘고독한 슈퍼파워’의 지위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미국 독자적으로 ‘세계 평화의 파수꾼’을 자임하기에는 군사력이나 비용 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국은 이에 따라 유럽에서의 미·영 동맹처럼 동아시아에서 미·일 동맹을 통해 이 지역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미국과 일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중국은 어떤가. G2 국가이긴 하지만 미국에 비해 모든 면에서 뒤떨어진다. 중국은 동남아에서 동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과 영토 분쟁을 겪으며 지역 패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필리핀이 미국에 군사기지를 내준 것도 중국의 위협 때문이다. 중국은 한반도 북핵 문제에서는 명분상 우리의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북한 편에 서서 미국과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다. 우리는 유엔 안보리의 북한 제재 방안을 놓고 미국 측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의 회담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렇다고 우리의 역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틈바구니에서 안미경중(安美經中)의 균형·실리 외교를 추구해 왔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해 안보를 튼튼히 하고, 중국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통해 경제교류를 확대했다. ‘안미경중’은 미국과 중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교역국이다. 중국이 주도하고 미국이 섭섭해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고, 중국이 싫어하는 사드 배치도 추진하고 있다. 균형과 실리정책이 작동하려면 균형추가 기울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따른 사드 배치 공론화로 중국이 반발하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상황도 슬기롭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의 역량이다. 한반도 위기를 미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과 러시아의 관계 속에서 바라보는 습관도 길러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 힘이 없거나 대외 정책이 명분과 실리 중 어느 한쪽으로 기울었을 때 전쟁을 겪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제국주의 시대에는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이 우리 땅과 바다에서 일어났다. 냉전 시대에는 한국전쟁을 치렀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도 힘이 없거나 명분론에 매달렸을 때 발생한 참화들이다. 패권시대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균형과 실리외교’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남과 북의 대치 상황에서 앞으로도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설 것이다. 실패의 역사를 거울삼아 ‘경계인의 지혜’를 구했으면 한다. yunbin@seoul.co.kr
  • 풀 것인가 말 것인가… ‘아이폰 보안 해제’ 논란 2라운드

    보안전문가 “잠금 풀 우회로 있다” 미국 샌버너디노 총기 난사 테러범이 사용했던 아이폰의 보안 해제를 요구한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이를 거부한 애플 간의 2차전이 시작됐다. 테러 피해자들은 아이폰 보안 해제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로 한 반면, 애플 지지자들은 23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애플의 보안 정책을 옹호하는 시위를 벌인다. 테러 피해자 측의 스티븐 라슨 변호사는 21일 “피해자들은 정부가 조사하지 못한 정보에 관심이 있다”며 다음달 초 테러범의 아이폰 보안 해제를 촉구하는 법정 의견서를 낼 것이라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라슨은 “테러리스트는 피해자들을 노렸다”며 “피해자들은 사건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심리하는 캘리포니아중부연방지법에서 판사로 재직했던 라슨은 피해자 몇 명을 대리하는지 밝히지 않은 채 무료 변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애플의 대리인 테드 올슨 변호사는 이날 ABC와의 인터뷰에서 FBI의 아이폰 보안 해제 요구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라며 요구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프라이버시와 민권에 관한 매우 중요한 논의”라며 애플이 아이폰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슨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1∼04년 법무부 송무차관을 지내며 연방대법원에서 정부의 입장을 대리했다. 그는 2001년 9·11테러로 부인을 잃었다. 올슨은 “이번 사건은 샌버너디노에 있는 판사 한 명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백 개의 다른 법원들과 다른 나라 정부들에도 FBI의 요구가 전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FBI는 애플이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마케팅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애플과 FBI 간의 여론전은 테러범 사이드 파룩이 쓰던 아이폰 5c의 보안 기능 해제를 위해 애플이 기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로스앤젤레스연방지법의 명령을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거부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법무부는 정보 접근을 위해 애플에 법원 명령을 내려 달라고 캘리포니아중부연방지법에 요청했다. FBI와 애플은 다음달 22일 구두변론을 할 예정이다. 한편 ABC는 이날 보안 전문가 4명의 말을 인용해 애플의 도움 없이 기술적으로 아이폰에 저장된 자료를 해킹할 수 있다며 아이폰의 메모리칩을 벗겨 내 정보를 뽑아내는 ‘디캐핑’ 방법을 소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씨줄날줄] 룰라의 ‘추락’/박홍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룰라의 ‘추락’/박홍기 논설위원

    룰라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1) 전 브라질 대통령의 애칭이다. 2003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해 재선을 거쳐 8년간 재임했다. ‘브라질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불렸다. 2010년 2월 퇴임 인터뷰에서 “가장 큰 업적”을 묻자 “모든 국민이 ‘내가 브라질 사람’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러나기 2개월 전 지지율은 87%에 달했다. 룰라는 신화를 낳았다. 극빈층 출신인 데다 초등학교가 최종 학력이었다. 구두닦이와 땅콩·오렌지 행상도 했다. 19세 때 자동차 공장에서 선반공으로 일하다 왼손 새끼손가락을 잃었다. 금속노조위원장을 거쳐 노동자당 창당을 주도했다. 2002년 10월 네 번째 출마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세 차례의 실패를 딛고 선 것이다. 3전4기다. 브라질이 1889년 공화국이 된 이후 첫 좌파 대통령이었다. 취임사에서 “임기가 끝날 무렵 모든 국민들이 아침, 점심, 저녁을 먹을 수 있다면 제 일생의 임무를 다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 퇴치를 위한 ‘포미제로’와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프로그램 ‘볼사 파밀리아’라는 복지정책에 전념했다. 전임 정부의 정책이었지만 포퓰리즘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빈곤층은 “구직소로 가는 도중 배고파 죽는다”며 ‘물고기를 잡는’ 방법 대신 ‘물고기를 가져다 주는’ 정책으로 방향마저 틀었다. 룰라의 두 차례 집권 동안 브라질은 탈바꿈했다. 2005년 12월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빌린 차관을 2년이나 앞당겨 갚은 데다 2006년 석유의 자급자족 체제를 갖췄다. 4000만명의 실직자도 구제했다. 국내총생산(GDP)은 3배 넘게 커져 세계 8대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신흥경제 5국인 브릭스(BRICs)로도 자리매김했다. 노동자, 빈민의 대표를 넘어 국민 전체를 아우른 소통의 정치와 정책을 편 결과다. 리더십이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도 유치했다. 룰라는 2005년 5월 대통령 시절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경제단체장들과 오찬 도중 미국의 나이아가라폭포는 브라질 이구아수폭포에 비하면 “슈베이루(Chuveiro·샤워기)에 불과하다”고 자랑했다. 2001년 9·11 테러로 미국이 입국하는 외국인들에게 지문을 강제하자 항의 차원에서 브라질 공항으로 들어오는 미국인에게만 지문 채취를 요구하기도 했다. 미국과의 관계는 원만하지 못했다. 룰라가 최근 재임 시절 문제가 됐던 부패 연루와 2006년 대선자금 등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냉담한 여론 탓에 노동자당의 TV 홍보물에서도 빠졌다. 2018년 다시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룰라는 거대한 불의에 의한 희생자”라고 두둔했다. 룰라가 ‘가장 성공한 대통령’에서 추락할지 오뚝이처럼 딛고 일어설지 지켜볼 만하다. 정치는 민심에 좌우되는 까닭이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추울 때 태어난 아기, 폐질환 위험 커”

    “추울 때 태어난 아기, 폐질환 위험 커”

    추운 겨울에 태어난 아이들은 따뜻한 계절에 태어난 이들보다 나이가 들면서 천식 등 폐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11월생부터 이듬해 1월생이 다른 달에 태어난 이들보다 성인이 되어서 호흡기 문제로 고생할 수 있다는 것. 노르웨이 베르겐대 세실리 스바네스 박사가 이끈 연구팀이 영국 등 유럽 전역에 거주하는 나이 9~11세 어린이 1만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이들이 40~70세가 될 때까지 추적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 위와 같은 결과를 밝혀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폐 기능이 떨어지는 다른 요인들도 확인했다. 어렸을 때 급성 호흡기 감염을 앓았거나 나이가 많거나 담배를 피우는 어머니로부터 태어났을 경우가 해당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태어날 때 응급 상황으로 합병증이 생기거나 제왕절개술로 태어나는 두 요인이 성장하는 아이의 면역체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어렸을 때 어린이집에 다녔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자란 아이는 그렇지 못한 손위 형제자매보다 폐 기능이 훨씬 더 튼튼하다는 것도 연구로 밝혀졌다. 일찍부터 집단 및 공동 생활을 하면서 체내 면역력이 높아진 결과로 해석된다. 조사 대상자들의 폐 기능은 폐활량 측정법으로 분석한 것이다. 종합검진을 받으러 갔을 때 검사자의 지시에 따라 어떤 특정 장치에 연결된 호스를 있는 힘껏 불어본 적이 있을텐데 그게 바로 당신의 폐 기능을 검사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폐 기능이 나쁘면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겨울 출생 아이들이 바이러스 감염이나 태아일 때 알레르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밝혀냈다. 이는 더 추운 달에 태어나는 것이 폐를 더 약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 또한 이런 아이들은 태어난지 몇 개월 동안에 호흡기 감염에 걸릴 가능성이 큰 데 이를 겪게 되면 자라면서 폐 발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컸다. 이때 어머니의 비타민D 부족 문제도 아이의 쌕쌕거림(천명)이나 천식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스바네스 박사는 “우리가 몸을 유지하고 손상을 복구하는 면역체계에 어린 시절의 성장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하다”면서 “이는 나이가 들어 특정 독소에 노출됐을 때 회복하지 못하는 이유도 설명하며 이런 것을 사실 우리가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와 같은 요인에 노출된 사람들이 반드시 폐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흡연이나 대기오염과 같은 다른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되면 더 확실한 악영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사는 “우리는 이를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흡연은 모두에게 위험하지만 이런 사람들(겨울 출생)은 특히 그 영향에 더 취약하다”면서 “이들은 또한 대기오염과 같은 다른 요인에도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암 연구 성과라더니… 치료제는 왜 안 나올까

    “난치병 치료에 서광이 비치게 됐다”는 식의 반가운 국내외 연구 결과를 자주 접하지만 임상시험을 거쳐 실제 치료제로 완성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신약 개발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동물실험 결과가 사람에겐 잘 적용되지 않는 탓이다. 이는 통상 많이 이뤄지는 생쥐를 이용한 실험의 한계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예일대 캐럴라인 차이스 박사와 미국 존스홉킨스대 코리 브레이턴 박사는 지난 9~11일 영국 생물의학연구소인 ‘웰컴트러스트’가 주최한 생물학 콘퍼런스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쥐의 경우 먹이나 잠자리, 조명 등 미세한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환경조건이 다른 실험실에서 똑같은 실험을 하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먹이는 생쥐 실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브레이턴 박사는 “많은 연구자가 실험용 생쥐를 키우면서 먹이에 신경을 쓰지 않는데 이는 실험 실패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험용 생쥐의 먹이를 제공하는 업체에 따라 특정 먹이에는 에스트로겐과 내분비교란물질(환경호르몬)이 포함돼 있을 수 있는데 이런 먹이를 먹은 생쥐로 암 연구를 할 경우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쥐의 먹이를 통제해 모든 연구실의 연구 결과를 표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행성인 생쥐의 하루 생체리듬과 공기 상태, 스트레스 정도, 식수의 산도(pH), 장내 미생물 등도 실험 결과를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저유가 직격탄… 에너지 기업·산유국 줄부도 위기

    저유가 직격탄… 에너지 기업·산유국 줄부도 위기

    美 다우 1.9↓·日 닛케이 3%대↓…나이지리아 긴급자금 대출 요청 전 세계를 덮친 저유가 공포가 본격적으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업체들이 실적 부진으로 대대적인 감원에 나섰고, 국가부도 위기에 직면한 산유국들은 국제 금융기관에 긴급자금을 요청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의 메이저 석유업체 BP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억 9600만 달러(약 2389억원)로 2014년 같은 기간 22억 달러(약 2조 6818억원)와 비교해 91% 떨어졌다. 지난해 연간 손실은 65억 달러(약 7조 9235억원)로 30년 만에 최대치다. BP는 예상보다 큰 손실에 당혹스러워하며 “(지난해 4000명 감원과 별도로) 내년까지 업스트림(탐사·시추·생산) 부문 4000명, 다운스트림(판매·지원 등) 부문 3000명을 추가로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7억 8000만 달러(약 3조 3888억원)로 전년 동기 65억 7000만 달러(약 8조 90억원)에 비해 57% 줄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62억 달러(약 19조 7478억원)로 2014년의 절반 수준이다. 9·11 테러 여파가 남아 있던 2002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미국 2위 업체인 셰브론도 지난해 4분기 5억 8800만 달러(약 7168억원) 손실을 내 13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자 직원 수를 10%가량 줄이는 등 비상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외환보유고가 바닥난 산유국들도 하나둘 외환 지원을 요청하고 있어 1980년대 유가 급락으로 줄줄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던 상황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세계 6위 석유수출국 나이지리아는 지난 1일 세계은행(WB)과 아프리카개발은행(ADB)에 35억 달러(약 4조 2665억원)의 긴급자금 대출을 요청했다. 또 다른 산유국 아제르바이잔도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자금 40억 달러(4조 8760억원)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유가 하락으로 자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자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환율 방어에 나서다 외화가 바닥나 긴급자금을 요청하는 처지가 됐다. 금융 전문가들은 두 나라에 이어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에콰도르, 앙골라 등이 조만간 긴급자금을 요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가운데 베네수엘라는 올해 성장률이 -18%로 예상되는 등 사정이 가장 어렵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산유국들의 도미노 디폴트 우려가 겹치면서 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각각 1.9%, 2.4% 내렸다. 3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3.15% 폭락한 1만 7191.25에 거래를 마쳤고 홍콩 항셍지수도 2.34% 하락한 1만 8991.59로 마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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