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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유럽 신식민주의”마하티르, 유엔연설서 서방국가 맹비난

    전후 가리지 않는 독설로 지난 20여년간 제3세계의 대변자 역할을 해온 마하티르 모하메드(사진·77) 말레이시아 총리가 내달 은퇴를 앞두고 유엔에서 마지막으로 가진 연설 기회를 이용,또다시 미국과 유럽의 신식민지주의를 경고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25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유럽이 2차대전 후 겨우 독립한 나라들에 지나치고 부당한 요구를 함으로써 세계를 다시 식민지로 만들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독립국가로서 외세 개입 없이 내정을 꾸려나갈 권리가 있다.”고 전제하고 “일부 권력남용 사례도 있음을 시인하지만 우리를 비난하는 세력은 먼저 자신들이 국가 권력을 남용해 원주민의 땅을 빼앗고 이들을 절멸시켰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세계는 외국에 대한 물리적 점령과 재정 파괴를 노리는 ‘유럽 제국주의의 부활’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하고 “유엔은 세계를 지배하려는 강대국들의 허수아비로 전락했다.”고 질타했다.마하티르 총리는 “유엔의 오장육부는 다 끄집어내져 해부되고 주인이 원하는 대로 춤추도록 환골탈태됐다.”고 비판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세계무역기구(WTO)는 “빈익빈 부익부를 추구하는 헤게모니의 도구로 변신했다.”고 공격했다. 또한 마하티르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유엔이 채택하고 있는 거부권 제도의 개혁을 강력히 주장했다.그는 현재 5개 상임이사국중 1개국이라도 거부하면 결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현 시스템이 비민주적이라고 말하고 유엔 결의를 막으려면 2개국의 반대를 인정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만약 세계가 민주주의,법의 지배,인권 존중을 원한다면 강대국들은 이러한 고귀한 개념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최선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하고 “그 일은 비민주적인 1개국 거부권을 폐지함으로써 유엔을 개혁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현 제도하에 유엔이 강대국의 힘과 논리에 의해 좌우되고 있으며 그 결과,사회·경제적 격차를 메워 약소국을 돕는다는 유엔의 역할이 현저하게 저해돼 왔다고 지적했다. 국제무대에 설 때마다 서방 강국들의 세계화 기도에 통렬한 비판을 가해왔던 마하티르 총리는 퇴임 후에도 그같은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자신의 ‘고약한’ 견해를 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부터 적으로 간주해온 국제 금융재벌 조지 소로스에 대해서도 ‘악랄한 투기꾼’이라고 또다시 비난하고 말레이시아가 아시아 국가중 가장 빠르게 위기를 극복해 온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첫번째 교훈은 IMF의 조언을 듣지 말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앞서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24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가진 회견에서도 “미국이 전세계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부시 행정부를 맹비난했다.그는 9·11테러 이후 미국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오늘날 이슬람권에서 훨씬 더 많은 분노가 자리잡았다.”며 “9·11테러 때 미국인들에게 느꼈던 동정심이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고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했다. 박상숙기자 alex@
  • 클라크 돌풍에 부시 긴장

    예기치 못한 ‘클라크 돌풍’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운동 진영이 충격에 빠졌다.이라크전 후유증으로 지지도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 결과,민주당 경선에 뒤늦게 뛰어든 웨슬리 클라크(사진) 전 나토 사령관과의 가상 대결에서 부시 대통령이 처음으로 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CNN 방송과 USA투데이가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부시 대통령이 클라크 전 사령관이 맞붙을 경우 클라크가 부시 대통령을 49대46으로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부시 대통령은 존 케리 상원의원과의 대결에서도 1%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이번 여론조사는 정치경험이 일천한 클라크가 경선 출마를 선언한 지 일주일도 채 안돼 나온 것이어서 부시 선거 진영에 비상이 걸렸다.그간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 한번도 민주당 후보들에게 밀린 적이 없었다.그러나 클라크 전 사령관이 지난 17일 경선 출마 이후 무섭게 돌진,9명의 민주당 후보뿐 아니라 부시 대통령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공화당 진영을 당혹케 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클라크 전 사령관은 민주당 10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22%)을 얻어 단숨에 선두자리를 꿰찼다. 13%의 지지를 얻은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의 바람도 주춤하게 만들었다.또한 한때 70∼80%를 구가하던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를 기록,지난 4월의 71%,8월의 59%에 이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어 ‘클라크 돌풍’이 계속된다면 부시의 재선 가도는 한층 험난해질 전망이다. 부시 진영을 더욱 긴장시키는 것은 클라크가 4성 장군 출신이란 점이다.클라크가 9·11테러 이후 전시 지도자로서 쌓아온 부시 대통령의 이미지를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그의 화려한 군경력이 전시 지도자로서 부시에 대항할 인물로 비춰지고 있다면서 이라크 문제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이번 대선에서 클라크가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또한 이라크전 당시 CNN의 군사 해설가로 활약한 바 있어 외교·안보 문제에 해박하다는 점이 유권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칸소주 리틀록 출신인 클라크 전 사령관은 미국 육사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32년간 군에서 근무하며 혁혁한 전과를 세운 엘리트.날로 높아가는 인기에다 동향 출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내년 대선을 향한 클라크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9·11테러 96년부터 기획”/당초 美동부·亞도 대상 테러용의자, CIA서 진술

    |워싱턴 연합|9·11테러는 1996년부터 오사마 빈 라덴과 측근들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됐으며,당초 계획은 미국 동부뿐만 아니라 서부 지역과 동아시아에서도 항공기를 납치해 목표물에 돌진시키는 것이었다는 사실이 21일 미국 AP통신이 입수한 수사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9·11테러의 구상과 진행 방식에 관해 새로운 사실들을 알려주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테러 용의자로 지난 3월 파키스탄 라왈핀디에서 체포된 할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는 현재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미 중앙정보국(CIA)의 수사를 받고 있는데,그는 빈 라덴이 테러 계획을 직접 여러 차례 수정하고 상황에 따라 요원 공급도 조절했다고 밝혔다. 모하메드는 자신이 1994년과 1995년 앞서 세계무역센터 폭파사건으로 수배 중이던 람지 유세프 등과 함께 필리핀에서 이른바 ‘보징카 계획’을 모의했다고 밝히고,이 계획은 아시아에서 12대의 서방 항공기를 동시에 폭파하는 것이었으나 유세프가 체포되는 바람에 이를 포기하고 대신 미국 내에서 항공기를 납치하는 새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그는 1996년 빈 라덴을 만나 미국 동서 양안에서 10대의 항공기를 동시에 납치해 5개의 목표물에 돌진시키는 계획을 설명하고 이에 필요한 자금과 요원을 대줄 것을 요구했으나 빈 라덴은 이같은 계획이 현실성이 적다고 판단,그 대신 할리드 알 미드하르와 나와프 알 하자미 등 사우디인 2명과 다른 2명의 예멘인과 함께 새 계획을 꾸미도록 제의했다고 밝혔다.
  • 중국유학 3년새 4배늘어

    해외로 유학간 대학생이 지난 91년부터 지난해까지 10여년만에 3배나 증가했다.중국 유학생은 지난 3년간 4배가 늘어 3만 6093명에 이르렀다. 또 전체 유학생 중 80% 이상은 미국·중국·일본·캐나다·호주·프랑스 등 6개국에 집중됐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민주당 김경천 의원에게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해외에 유학 중인 한국 대학생수 현황’에서 이같이 밝혀졌다.이에 따르면 해외 유학생은 지난 91년 5만 3875명에서 95년 10만 6456명,99년 12만 170명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15만 5327명으로 급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99년 9204명에서 지난해 3만 6093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중국의 개방화에 따라 미래의 학문 비전과 경제 전망 등이 긍정적으로 예측되는 까닭이다.미국은 99년 4만 2890명에서 2001년 5만 8457명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에는 9·11 테러 등의 영향으로 4만 9046명으로 증가세가 주춤했다. 대륙별로는 2001년 기준 유학생은 북미와 아시아가 각각 8만 348명,5만 299명으로 전체의 87%를 차지했다.국가별로는 2002년 기준 ▲미국 4만 9046명 ▲캐나다 1만 5222명 ▲중국 3만 6093명 ▲일본 1만 5317명 ▲호주 1만 492명 ▲프랑스 6614명 등 6개국이 85%에 달했다.유학내용으로 보면 대학원 과정이 3만 7328명,학사과정이 7만 1823명,어학연수가 4만 782명이다. 또 교육부가 낸 민주당 이재정 의원의 국감 자료에서는 98년 이후 선발된 국비유학생 215명 중 미국이 39.5%인 85명,영국이 14.9%인 32명,일본이 6.0%인 13명,중국이 5.6%인 12명,러시아가 4.7%인 10명이다.이 5개국의 국비유학생은 전체의 70.7%나 된다. 국비유학생 선발분야는 지구과학이 18명으로 가장 많고 수산·해양학과 항공우주공학 및 농·임·원예학이 12명씩,건축공학 11명 순이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이라크파병 지상논쟁 / 전문가 6인 5대 핵심 쟁점 점검

    보내야 하나,보내지 말아야 하나.최선의 국익은 무엇인가.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찬반 논쟁이 격화일로다.오는 24일 이라크 현지 조사단 출국 등 파병에 대한 결단의 시간은 가까워지고 있지만 득실을 판단할 정보를 쥔 정부나 정치권은 아직까지 국민들에게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파병 찬성론에 선 이서항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류길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목진휴 국민대 교수와 반대론에 선 김재홍 경기대 교수,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로부터 핵심 논란사항에 대한 의견을 들어 서면대담 형식으로 정리했다. 1.美 이라크戰 정당성 논란 ●김재홍 이라크전은 미국의 입맛에 맞는 정권 수립을 위한 일방적인 침략 전쟁이다.석유자원을 확보하려는 미국의 전략도 배경이 됐다.미국이 내세운 전쟁 명분은 거의 거짓으로 드러났다.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WMD)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전쟁을 위한 각종 정보 왜곡 등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이서항 후세인 정권의 교체가 가장 큰 목적이고,석유자원 문제도한몫 했다고 본다.그렇다고 일각의 주장처럼 미국의 일방적인 침략전쟁으로 규정하기는 곤란하다.9·11테러 이후 새로운 국제 관습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도 이해해야 한다. ●목진휴 테러에 대한 응징이다.물론 9·11 테러가 없었다면 이라크전쟁은 없었을 것이다. ●정욱식 기본적으로 제2의 산유국인 이라크를 손안에 넣어 석유시장을 통제하고 친미 정권을 수립하려는 것이다.후세인 독재라는 ‘악’이 미국의 식민통치라는 더 큰 악으로 대치된 것에 다름아니다. 2.전투병 파병 국익 득실 ●정욱식 전투병을 파병하면 미국의 이라크 점령 계획에 우리가 일조하는 것이 되고,이는 세계 평화의 위협적 존재인 미 신보수주의자들의 재기에 기여하는 어이없는 결과로 이어진다.안보의 가장 큰 목적은 국민의 생명 보호다.한국의 젊은이들을 사지로 보내는 것은 안보의 가장 큰 원칙을 무시한 것이다.국가와 기성세대 스스로가 ‘정의’를 저버림으로써 미래 세대의 가치관 혼란을 가중시키고 이는 유무형의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게 된다. ●백학순 장기적으로 실(失)이 많을 수밖에 없다.사상자가 늘면서 수렁에서 발을 뺄 수도 없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극단적으로 말해 미국의 대리인 또는 용병으로 가는 우리 군대의 활동과 실체가 아랍권에 두드러지게 되고 이렇게 되면 아랍권 전체와 우리 한국이 종교·문화적으로 대치하는 양상이 된다.명분없는 전쟁 뒤치다꺼리에 무슨 득이 있겠는가. ●김재홍 파병의 명분으로 한·미동맹을 들고 있는데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직접적인 외세의 공격을 받았을 때로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경우가 다르다.파병을 하지 않는 것이 상호방위조약의 취지를 살리는 것이다. ●이서항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한·미동맹 관계이다.동맹이라하면 필요할 때 도움을 줘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류길재 굳건한 동맹관계없이는 한국이 국제사회에 존재할 수 없다.싫든 좋든 파병은 불가피한 상황이다.파병 반대론자들은 한·미동맹 관계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또 파병시 중동국가들과의 향후 관계를 우려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국제정치를 모르는사람들의 생각이다.시간이 지나면 관계는 복원된다. ●목진휴 한·미동맹관계와 함께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보내야 한다.전후 복구 과정에서 적극 관여할 수 있을 것이다.이런 부분들은 국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일각에선 ‘침략전쟁’ 운운하는데 어차피 전쟁 이후 치안 문제를 논하면서 국가간의 도덕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3.파병하지 않을 경우 전망 ●이서항 한반도 안보의 가장 중요한 축인 한·미동맹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하루 아침에 동맹관계가 없어지거나 무효화되지는 않겠지만 관계는 점차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김재홍 일각에서는 미국의 파병 요청을 우리가 거부할 경우 양국 관계가 매우 껄끄러워질 것이라고 한다.하지만 양국간의 관계가 이 문제 하나로 모든 것이 헝클어질 만큼 단순한 관계는 아니다. 미국도 파병문제와 주한미군 재배치 등 다른 한반도 관련 현안들과 연계하지 않는다고 밝히지 않았는가. ●목진휴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당장 부시가 재집권할 경우 우리 정부에 대한 엄청난 압박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경제적인 분야가 하나고,또하나는 북한핵 문제가 될 것이다. ●류길재 미국 행정부가 한반도 정책을 변화시키고 싶어하는 만큼 파병을 거부할 경우 이를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미국과의 군사적인 관계가 변질될 수밖에 없다.미국은 한반도 정책을 미국의 국가 이익에 맞게 자의적으로 집행할 것이다. ●정욱식 중요한 것은 주권국가로서 국제평화와 이라크 사태 종결,국익의 관점에서 정책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가장 중대한 문제는 미국에 대한 심리적 종속과 근거없는 불안감이다.한국은 50년 전과 정치 경제 군사 분야에서 판이하게 달라져 있다.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4.베트남전과 상황 비교 ●이서항 베트남전과 맞비교는 곤란하다.베트남의 경우 게릴라전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던 반면,현재의 이라크는 공식적으로 전쟁이 끝난 상황이다.얼핏 보기에 파견의 형식이 미국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는 유사성을 띠고 있지만,상황은 그때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류길재 여건으로 관찰하자면 지금은 베트남전 당시보다도 파병여건이 더 나쁘다고도 볼수 있다.당시는 돈을 받고 파병했다.경제적 이득을 꾀하고자 하는 배경도 있었던 것이다.지금은 거의 유일한 이유가 미국과의 동맹관계 때문이다. ●목진휴 일단 파병이 이뤄졌을 경우 현지에서 빨리 철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점은 비슷하다.또 이라크 국민들이 과거 월맹처럼 대응한다면 상황은 정말 유사해질 수도 있다.하지만 후세인 독재정치가 끝나고 후세인이 제거된다면 상황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본다. ●백학순 베트남전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다.베트남은 민족주의와 이념이 뒤섞인 전쟁이다.이번 이라크전의 경우 이라크인들의 입장에선 종교 전쟁이다.선과 악의 전쟁인 것이다.미국을 악으로 보는데,미국의 대리자로 나선 우리 군을 어떻게 보겠느냐.베트남전 못지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본다.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미 국민들도 이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다.부시 대통령이 지난 7일 의회에 이라크 비용 870억달러를 요구하는 연설을 한 그 다음날 이라크 전쟁에 대한 냉소적인 반응들이쏟아져 나왔다. ●김재홍 베트남전때는 양국이 처음부터 파병을 놓고 협상이 있었다.파병 조건과 비용 부담 등 모든 조건을 따졌다.하지만 지금은 동맹만 내세우면서 파병을 요구하고 있다.이는 절차적으로도 앞뒤가 안 맞는다. 5.파병여부 결정시 고려사항 ●김재홍 국내에서 거세지고 있는 파병 반대 여론을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적극 활용해야 한다.국회와 언론 등이 바로 그런 기능을 할 수 있다.따라서 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파병 지지 시사 발언은 정부간 협상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본다.파병을 하더라도 유엔의 모자를 반드시 써야 하고,비용 역시 유엔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는 것도 전략적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백학순 파병은 반대한다.하지만 파병을 쉽게 거부할 수 없는 게 우리 입장이란 것도 인정한다.문제는 협상이다.정부는 북한 핵문제와 연계시키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안된다.한·미동맹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다.미국은 우리의 파병 여부와 상관없이 협상을 통한 대화 해결로 북핵정책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정부는 대신,파병 규모,재정 분담 문제,그리고 향후 주한 미군의 주둔 비용 등을 협상테이블에 올려야 할 것이다. ●정욱식 ‘편협한 국익론’에 앞서 ‘이라크 비극의 해소’ 관점에서 봐야 한다.이라크인들의 고통을 덜면서도 한·미간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 모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미국이 강조하는 ‘치안유지’나 ‘테러세력 척결’과는 다른,전후 복구 역할에 중점을 둬 ‘이라크 전후 복구 지원단’을 구성해 식수와 의약품을 지원하고 상하수도,병원,학교,전기시설,도로 등을 재건하는데 주력하자.이라크인에게 환영을 받으면서도 한·미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서항 파병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꽤 많다.현재 한·미 당국간에 협상중인 미2사단 이전 등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도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또 파병부대 주둔지 선정문제,배속부대와의 지휘권 문제 등 미세한 문제까지 우리측에 최대한 유리하도록 적극 협상을 해야 한다.이런 협상을 위해서는 가급적 신속한 결정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 김수정 조승진기자 crystal@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9)현기영-남북한 민주주의와 통일의 현단계

    지금이야말로 탈중심의 변방 정신이 필요한 때다.지구를 파괴하고 인류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자본의 무한 질주에 제동을 걸려면 거부와 저항의 변방 정신이 아니고는 안 된다.왜냐하면 자본운동은 질주의 관성만 있고,자신을 멈출 이성이 없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진흥원 원장실에서 만난 선생은 여전히 흰 턱수염이 두덕두덕,면도한 지 이틀은 되었음직한 얼굴이시다.응접 세트며 책상이며 모두 길이 안든 물건이라 그런지 썩 편치 않게 보이는데 실은 그게 선생의 매력이다.어느 공식석상에서도 작가다운 모습. “문예진흥원 일은 어떠세요?힘든 일이 많으시지요?” “글쎄,꼭 내 일인가 고민하다 하게 되었어요.예술 활성화와 사회에 창조적 의욕이 확산될 수 있도록 일한다는 의미가 있으니까.기금 배분의 어려움은 있지만 시민들이 순수문화와 예술을 널리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지방이 문화적으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일도 하고 있고.” ●민주주의엔 ‘무제한의 자유' 함정 도사려 “직무를 수행하면서 생각하게 되는 일이 많으실 텐데요.” “예전에도 열심히 해왔습니다만 진흥원 활동을 조금 더 활기차고 적극적인 쪽으로 바꾸고 싶습니다.무엇보다 예술 자체가 몸을 비틀면서 굉장한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미술·음악 등 고전적 의미의 장르 틀 속에 갇힐 수 없는 것이죠.문학과 미술이 만나기도 하고 미술이 평면에서 입체로 가기도 하고,비디오 영상과 음악·무용이 결합하고 있기도 해요.이러한 변화에 문예진흥원 같은 국민의 기관이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에 걸맞은 계획을 세우려 합니다.” “작가로서 공인에 더 가까워지셨는데요.저는 한국과 북한의 민주주의에 관해 묻고 통일 문제에 관해서도 여쭈어 보려고 합니다.요즘 한국은 정치적으로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일까요.” “아직도 한국사회는 다양한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이 서로 상충하고 갈등하고 있어요.민주주의라면 우선 자유 아니겠습니까,자유.그전에는 독재정권 파시즘 속에서 개인 자유가 희생되고 억압되었습니다.지금은 정치적인 자유는 많이 확보되었죠.그러나 그 자유를 무제한,무책임의 자유처럼 생각하는 경향도 생겨났어요.무제한의 자유를 갈구하다 보니까 풍속도 문란해지고 개인도 도덕적인 해이를 보이는 면이 있지요.민주주의는 책임이 따르는 것이죠.무제한의 자유에 자기 몸을 싣다 보면 일탈로 가게 되죠.그리고 일탈은 중독을 낳습니다.인터넷 게임,사이버 섹스,알코올,마약….그러니까 민주주의에는 무제한의 자유라는 함정이 있는 셈입니다.공동체도 개인도,책임과 셀프 거번먼트(self government),자신을 다스리는 자치 말이지요.이게 있어야 합니다.인내가 필요합니다.” 나는 평소에 가깝게 뵌 분께 이렇게 딱딱한 질문을 드리고 싶지는 않았지만 문학인이나 문화인이 나라와 민족의 문제를 도외시한다면 그것 또한 일종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의 한국사회가 당면한 과제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국사회가 이제까지 성장을 꾀했으니까 지금부터는 부의 재분배를 통해서 소외된 사람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지나친 성장위주는 곤란하다는 거지요.성장을 꾀하면서도 공동체의 삶의 질을 생각해야합니다.성장이라는 게 인간 크기의 성장이어야지 인간을 훨씬 능가해 버리는 성장은 오히려 인간을 잡아먹게 됩니다. 지금 한국사회는 유례없는 사회적 갈등의 표현을 맛보고 있습니다.그러다 보니까 파시즘이 새롭게 등장해야 한다는 견해까지 부상하잖아요.기업가도 노동자도 오늘의 상태를 차분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 한국사회를 진단해 주시지요.” “이제 외형상 민주주의는 확보된 것 같습니다.이제는 공동체를 이루는 구성원들의 심성이 구체적으로 민주화되어야 합니다.정치적 파시즘이 없어졌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확립되는 것은 아니죠.파시즘 정권은 사라졌어요.민중은 많은 자유를 갖고 있어요.그렇다고 지금 우리가 완전한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건 아니에요.많은 국민이 지역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하나의 예죠.지역감정에 사로잡혀서 그것에 골몰하면 그 지역감정을 동력으로 삼아 파시즘으로 회귀할 수도 있는 거죠.보다 나은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면 개인의 내면이 민주화되어야 합니다.지역과 지역이 어떤 표결 없이 바라볼 수 있고 노동자와 자본가가 대결 없이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정교한 외교로 대등한 한·미관계를 내친 걸음이다.나는 4·3의 작가에게 미국이라는 오늘의 화두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기로 한다. “미국이라는 존재도 한국의 민주주의와 뗄 수 없는 문제 같은데요.” “한반도 문제는 미국에도 중요한 책임이 있습니다.내면의 민주화는 외부로부터 지배받지 않는 것,부당한 지배를 받지 않는 것이죠.미국이라는 강대국이 세계 민주주의에 어떤 저해 역할을 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한국은 미국과 대등한 관계로 가야 되는데,방법은 강대국과 약소국 일이기 때문에 정교한 외교로 대처해야지 피맺힌 절규로 해결될 수 있는 일만은 아닙니다.” “미국은 지금 세계경찰 역할을 자임하고 있어 우려되는 점이 많습니다.” “미국이 세계 경찰을 자임한다는 것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유일한 강대국이 되었다는 것인데,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사태만 봤을 때 미국이 참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나중에 어떤 사고의 전환이 올지는 모르지만계속 그런 사고와 행동을 밀고 나간다면 미국이 강대국이기 때문에 지구가 파멸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테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하지만 전쟁이 있고 나면 반드시 테러가 뒤따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마련입니다.이것이 점점 규모가 커지고 테러나 전쟁의 규모가 커지면서 인류의 재난이 온다고 생각해요.미국의 사고 전환이 중요합니다.미국 시민의 애국주의도 잘못된 편견의 소산입니다.수정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미국 국민들이 사실은 엄청난 두려움에 떨고 있거든요.그 두려움을 방어적·공격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거지요.문제는 그게 옳은 방식이 아니라는 것이죠.두려움은 공격한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거든요.지금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는 다원주의가 굉장히 큰 미덕이죠.남을 이해하고 남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기독교 국가인 미국과 이슬람 국가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경할 수 있는 큰 사고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지금이 중세 십자군 시대하고 뭐가 다릅니까.” 이제 마지막 관문이다.나는 평소에 북한체제를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으로서도 화해 정책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를 겪고 있던 참이다. “북한에 대해 햇볕정책이 유효하고 유일한 방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반면 북한체제 문제를 지적하면서 새로운 대응방법이 요구된다고 보는 사람들도 뚜렷한 집단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햇볕정책이 유효하고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어떤 포스터를 보고 느낀 건데,아마 중동의 팔레스타인 소년 이야기일 거예요.소년인 형이 아우를 등에 업고 있어요.그래서 ‘무겁지 않으냐,내려놓지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제 아우인데요.’라고 반문했단 말이에요.북한은,남한인 우리가 형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짊어져야 할 짐이에요.그러니까 짐스럽게 느끼면 안 되죠.아우가 힘들고 빈사상태에 빠져있는데 업고 있어야지요.” “북한 인민과 체제로서의 김정일 정부는 또 다르지 않습니까.” “그렇지요.사회주의 정권에서 중국은 많이 변모하고 있습니다.그게 모델이 되어서 북한사회도 그런 쪽으로 변모하면 되리라생각합니다.또 그렇게 수정되지 않으면 안됩니다.그러려면 지금 당면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것이 선결되어야 합니다.” ●北, 중국 모델 따라가도록 시간 줘야 “김정일 체제에 대해서,체제만 살찌게 하는 건 아니냐 하는 견해가 있지 않습니까?” “예컨대 이슬람 국가들의 증오와 분노와 절망은 강요된 것이지요.북한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봉쇄정책을 쓰면 그것은 북한의 집행부,지배 집단,김정일만이 아니라 북한사회 전체를 압박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절망이 깊숙하게 자리하면 증오에 의해 어떠한 범죄도 일어날 수 있어요.9·11테러는 깊은 절망에서 일어난 거예요.남북이 대치해 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절망과 분노로 내달리지 않도록 하면서 평화와 미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화해정책 외에는 방법이 없어요.북한사회는 점진적으로 변모해 가고 있으니 중국 모델을 따라가도록,시간을 두고 북돋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통일은 궁극적인 목표죠.1국가 2체제든 1국가 1체제든.1국가 2체제는 먼 이정표일 뿐이고 지금은 화해와 교류가중요합니다.” “‘통일전망대’ 같은 TV 프로에 나오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보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금강산에도 다녀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북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요.” “좀 낯설지만 그것이 우리 이전 모습이에요.1950년대,60년대의 남한 국민들의 표정과 심성 같은 거지요.정치적 이데올로기와는 다른 차원에서 사람들은 순박하고 타락하지 않은 심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얼마 전에 교보문고에 나갔다가 선생님 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을 보았습니다.‘느낌표’라는 TV 프로그램 영향도 크겠지만 세상 많이 변했더군요.” “뭐,하도 안 팔려서 베스트셀러는 예술작품이 아니구나 생각했었거든요.(웃음) 그런데 베스트셀러가 되다 보니 내 소설이 예술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나는 내 문학이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많은 독자를 만나게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남북한 관계를 위해서 문화 예술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문화예술에는그 민족의 고유한 형식과 정서가 들어있고 정서에 호소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담론보다는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화예술을 공유해야 합니다.앞으로 남북 화해나 통일을 생각할 때 문화와 예술의 교류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치자 선생은 내방객들을 저녁식사 자리로 데려간다.딱딱한 인터뷰에 무척 지친 듯한데도 그 인자한 눈빛을 바꾸는 법이 없다.나는 그런 선생에게서 인(仁)을 느낀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작가 현기영 현기영 선생은 나와 같은 마포 주민이다.선생은 망원동 사람이고 나는 합정동 사람으로 상암동 경기장으로 가는 길이 넓혀지는 바람에 내가 서교동으로 이사를 가기 전까지 한두 달에 한번씩은 꼭 합정동 로터리 근처나 망원동 근처에서 합석을 해서는 문학 이야기며 세상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낯선 공간서 만난 낯익은 얼굴 선생은 귀가 크고 길어서 후덕하게도 생기셨지만 무엇보다 미덕은 젊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부족한 점까지 너그럽게 포용하면서 문학과 인생의 길을 함께고민할 줄 아는 소인(素人)의 성품이 있으시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선생이 언제까지나 마포구 망원동 주민으로서 나와 같은 문학도나 상대하면서 요즘 같은 세상에는 문제를 더 근본적으로 아웃사이더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시고 잘 안 들리는 귀에 손바닥을 대고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실 줄 알았다. 그런데,이게 웬걸.선생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실에서 만나뵙게 될 줄이야.그런데 원장실에서 만난 선생은 앞으로 몇 년 지나면 어떨지 몰라도 옛날 그 자리에 있던 바로 그분이시다.자리가 달라지면 안색도 따라서 달라지는 소인(小人)이 아니라 언제나 희고 소탈한 소인(素人).그가 바로 현기영 선생이다. ●제주로 빚은 선굵은 문학세계 작가 현기영 선생은 1941년 제주 출생이다.제주가 낳은 많지 않은 소설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선생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제주를 무대로,4·3 문제를 화두로,인간과 역사와 자연을 대주제로 삼은 선 굵은 문학세계를 일구어 왔다. 서울대사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선생은 작가로서는 드물게 해병대 출신으로 사석에서 부르는 해병대가를 패러디한 노래는 이어도 노래와 함께 단연 일품이다.1975년에서야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니 이른바 늦깎이인 셈인데,학교 선생도 그만두고 문학에 매진하되 상업성과 허명을 멀리하고 역사와 인간에 대한 물음을 놓치지 않았다. ‘순이삼촌’‘마지막 테우리’‘변방에 우짖는 새’‘바람 타는 섬’,그리고 ‘지상에 숟가락 하나’로 대변되는 현기영 문학은 한국문학사에서 단연 이채를 발하는 제주의 문학,‘변방’의 문학이자 새로운 탈중심의 문학이다.
  • 항공사 飛翔 비상/ 고속철 개통… 마일리지 ‘눈덩이’

    ‘추락을 막아라.’ 올 상반기 인력 구조조정과 사업 매각 등 허리띠를 졸라맸던 국내 항공업계가 하반기에도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대규모 조직 개편과 지점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아시아나항공도 지난 6월 기내식사업부를 독일 루프트한자 계열의 ‘LSG스카이셰프’에 넘긴데 이어 연내까지 아시아나공항서비스를 매각할 방침이다. 세계 항공업체들도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 한창이다.‘9·11 테러’ 이후 20만명 이상의 정리 해고와 ‘파산 도미노’가 이어진 데 이어 최근에는 합병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실제 에어프랑스와 네덜란드 국적기인 KLM의 합병은 가시화단계에 있다. ●대한·아시아나 지점축소 통폐합 박차 상반기 시내 면세점의 사업 철수와 200여명의 명예퇴직을 단행했던 대한항공은 하반기에도 비용 절감을 위해 국내외 영업 지점을 대폭 손질한다.우선 국내 부문은 공항 지점을 제외한 20개의 시내 영업 지점을 7개의 대표지점으로 축소하고,그 아래에 11개의 판매소를 둘 계획이다.101개의 해외 지점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을 중심으로 통·폐합한다.국내는 12월,해외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조직 개편에 나선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비스 부문과 영업을 분리시켜 효율성을 극대화하자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대규모 인력 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4월 33개의 국내 지점을 17곳으로 줄였다.이와 함께 핵심 영역을 제외한 사업체들은 모두 팔 예정이다.아시아나공항서비스는 물론 노선 구조조정에 따라 항공기도 매각할 계획이다. ●공항서비스 매각에 인력축소 생존 몸부림 국내 항공업계는 내년 4월 개통되는 경부고속철도로 인해 막대한 영업 차질이 예상된다.업계 관계자는 “대구 노선은 사실상 운항을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선 전체 승객의 15∼20%가량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는 하루 60편에 가까운 노선을 내년부터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항공업계의 두통거리다.세계보건기구(WTO)가 사스 재발 가능성을 점치면서 항공업계는 초긴장상태에 빠졌다.올 상반기 최악의 경영 실적에는 사스의 영향이 무엇보다 컸기 때문이다.특히 성수기인 지난 7∼8월 탑승률도 사스 여파로 지난해보다 떨어졌다.대한항공의 지난 7월 여객 탑승률은 70.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화물탑재율도 3.6%포인트 낮아졌다.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 7∼8월 중국 및 동남아의 상반기 탑승률은 사스로 인해 평균 20% 이상 떨어졌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의 누적 마일리지도 장기적으로는 경영에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양사의 누적 마일리지는 지난해까지 모두 1561억마일.이를 항공 요금으로 계산하면 수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여기에 마일리지 충당금은 직접적인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대한항공이 2000년부터 쌓아온 마일리지 충당금은 모두 1236억원에 이른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열린세상] 미국에서 본 9·11 2주년

    지난달 말부터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립대학에 객원교수로 와 있다.선선한 초가을 날씨에다 푸른 잔디에 둘러싸인 아늑한 연구실에서 모처럼 독서와 사색에 푹빠져 지내고 있다.추석 연휴기간 태풍 매미가 몰고 온 엄청난 피해 속에 시름에 잠겨 있을 우리 국민을 생각하면 미안할 뿐이다. 평화롭고 풍요로운 미국은 1주일전 9·11 2주년을 맞았다.이날 미국 공영 텔레비전 방송들은 알링턴 국립묘지,상원과 하원,뉴욕시와 펜실베이니아 등지에서 거행된 추모행사와 9·11관련 다큐멘터리들을 종일토록 방영하면서 그 날의 슬픔을 되새기고 9·11 이후 새롭게 조성된 애국심을 한껏 고양시켰다.그 경건함과 상징성,그리고 세련됨으로 해서 한층 깊은 인상을 주었다. 9·11 이후 미국은 그 이전과 확연히 구분된다.가장 큰 변화는 대외정책에서 나타났다.이미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을 통해 탈레반 정권과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 미국의 군사력은 세계 유일최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전선도 없고 실체도 파악키 어려운 대테러전쟁을 최첨단 장비를 동원하여 신속한 승리로 마감함으로써 21세기도 미국의 시대임을 입증하였다.적과 동지를 구분하고,예방전쟁과 선제공격을 내용으로 한 신안보전략 수립과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를 위해 초법적 또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창출하려는 시도 역시 9·11이 가져온 미국 대외정책의 변화된 모습이다. 9·11은 미국 사회 내부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20세기 2차례 세계대전을 비롯하여 수많은 국제 분쟁에 군사적으로 참전하였던 미국이지만 9·11은 진주만 피습을 능가하는 큰 충격이었다.냉전과 탈냉전시대 미국민이 피부로 느꼈던 안보위협은 바다 건너 멀리서 날아오는 핵미사일이었다.미국내 민간 항공기를 납치해 뉴욕과 워싱턴 등 본토 깊숙이 주요 시설에 대해 자살 공격을 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9·11 이후 본토 안전이 최우선시되고 이를 위해 새로운 기구의 창설과 각종 대비책들이 속속 마련되었지만 미국민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결코 안전한 무풍지대에 살고 있지 않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 더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테러전쟁 수행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를 위해 엄청난 인적,물적 비용과 노력을 쏟아붓고 있으나 테러집단은 소멸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다.이 과정에서 미국의 일방주의가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뿐만 아니라 동맹국 내에서도 적지 않은 저항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중국,러시아,일본 등 강대국들은 대테러전쟁을 명분으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북한 핵문제를 계기로 동북아에서 중국의 정치외교적 비중과 역할이 급속히 신장되고 있다. 대내적으로 9·11 이후 미국에 거주하거나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에 대한 감시와 경계가 크게 강화되었다.9·11 테러범들이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수십,수백만의 외국인 유학생과 방문객들은 미국행 비자 수속부터 입국심사대에 서기까지 복잡한 수속과 절차를 거쳐야 하고,미국내 체류시에도 이전보다 훨씬 까다롭고 자존심 상하는 일들을 겪고 있다.그물처럼 엮인 거대한 정보망 속에 낱낱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80년대 유학시절의 ‘낭만적’ 미국생활상은 기억 저편에만 아득히 남아있다. 9·11 2주년을 맞아 미국에서도 자신의 변화된 모습에 대한 진지한 자성과 비판적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90%를 넘던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절반 정도로 하락했고 내년 대선에 출마할 민주당 후보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9·11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폭력이며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비극적 사건이지만 이로 인해 미국과 미국인들이 자유와 풍요를 갈구하는 모든 인류와 더불어 보다 살기좋은 사회를 건설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는 점을 잊어서도 안 될 것이다. 유 호 열 고려대교수 비교정치학
  • “후세인과 ‘9·11’ 연계근거 없어”럼즈펠드 美국방 밝혀

    |워싱턴 연합|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6일 자신은 축출된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이 9·11테러와 관련이 있다고 믿을만한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해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보여 온 입장에서 처음으로 공식 이탈했다.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럼즈펠드 장관은 최근 워싱턴 포스트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약 70%가 9·11테러에 후세인이 개인적으로 개입돼 있을 것으로 믿는 것으로 나타난 데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그런 대답을 할 수 있다고 믿을 만할 어떤 징후도 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부시 정부는 지금까지 후세인 정부가 9·11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와 모종의 연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해 왔으며 정부 관계자들은 여러 차례 공식적인 발언을 통해 양자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시사해 왔다. 한편 하원 민주당 지도자 낸시 펠로시 의원(캘리포니아) 등은 이날 정부의 오판으로 미국인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그의 이라크 정책 수립을 조언한 보좌관들을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진정한 언론의 힘은 사실에 근거한 비판”/예순아홉에 전장 누비는 피터 아넷 기자

    고희를 앞둔 예순아홉의 나이에도 여전히 전장을 누비고 있는 ‘영원한 종군기자’ 피터 아넷이 한국을 찾았다.CNN 기자였던 지난 91년 걸프전 특종보도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이라크전에서는 미군작전을 비판한 발언으로 NBC방송에서 해고돼 논란이 됐던 바로 그 인물이다. 한국언론재단 초청으로 방한한 아넷은 16일 국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론의 책임과 기자정신을 누누이 강조했다.“언론의 최대 무기는 ‘사실’에 있습니다.의견이 아닌 사실에 근거한 비판정신이 언론의 힘입니다..”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는 한국 상황에 대해 “미국에서는 대통령이 언론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없다.”면서 “공인이라면 여러 평가를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풍토지만 언론 또한 무책임한 보도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언론 스스로 비판기능 포기 아넷은 최근 2년 동안 정부편향적 태도를 보인 미국 언론에도 호된 비판을 쏟아냈다.“이라크전쟁은 감시와 비판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상실한 미국 언론에도 책임이 있습니다.”그는 미 언론의 최근 보도행태가 정부권력에 통제받던 과거로 퇴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2차대전 당시에는 모든 기자들이 군복을 입어야 했을 정도로 언론에 대한 통제가 엄격했습니다.연합군에 유리한 전황만 보도되던 때였죠.”당시와 다른 점을 꼽자면 이제는 미국 언론 스스로가 비판기능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라크전이 발발 전에는 부시 행정부의 강경정책을 비난하던 주류 언론들이 그같은 우려를 자체적으로 걸러냈습니다.” 60년대 베트남전을 계기로 언론의 견제기능을 강화해 정부 정책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고 워터게이트 사건 등을 통해 세계 언론의 본보기로 자리매김했던 미 언론이 이제 전세계로부터 ‘자국 위주의 편파보도를 일삼는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이같은 상황은 모두 “9·11테러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언론산업의 상징이었던 세계무역센터가 테러로 무너지는 광경을 직접 목격한 미 언론들은 공포와 분노를 느끼게 됐다고 한다.“이후 아프간전을 시작으로 이라크전까지 미 언론은 부시 행정부의 복수전을 용인하게 됐습니다.”그의 지적에 따르면,미 언론은 이라크전을 정당화하는 데 직접 나섰고 막대한 예산지출과 인권침해 등 여러 문제를 노출시킨 대테러전도 눈감아줬다.그는 “9·11테러 이후 2년간은 언론의 사회감시 기능보다 국가안보가 우선시 되던 시기였다.”고 꼬집었다. ●9·11테러 이후 국수주의적 보도 심화 아넷의 설명은 계속됐다.“언론사간 경쟁도 국수주의적 보도를 부추겼습니다.”폭스TV,워싱턴포스트 등 여론 형성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보수 언론이 애국심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정부에 공격적 보도행태는 비애국적 행위로 호도되기 십상이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미 언론의 국수적인 태도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그는 평가했다.“전비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나고 미군 피해가 증가하면서 이라크전에 대한 보도가 균형을 잡아가고 있습니다.”하지만 미 언론의 자발적인 자성의 결과는 아니라고 지적했다.“이라크전을 바라보는 미 국민들의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전쟁 피해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커지기 시작하자 미 언론들도 현실을 반영하게 된 겁니다.”미국 언론이 균형감각을 회복하게 돼 다행스럽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서방기자로는 처음으로 빈라덴과 인터뷰 현재는 영국 데일리 미러 등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41년째 분쟁현장을 취재하고 있는 아넷.“전시상황일지라도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 기자의 의무”라고 당당히 밝히는 그에게도 언론인으로서 굴곡이 많았다. AP통신 베트남 특파원시절인 66년 라오스 쿠데타 발발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했고,CNN 기자시절 걸프전을 생중계하며 세계적 스타기자로 떠올랐다.또 지난 97년에는 서방 기자로는 처음으로 알 카에다의 오사마 빈 라덴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그의 걸프전 보도는 사상 처음으로 TV로 생중계된 전시상황이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특히 그가 보도한 전쟁참상은 공격의 정확성을 자랑하며 민간피해의 최소화를 선전하려던 당시 부시 정부에 치명타를 입혔다.때문에 백악관은 아넷이 이라크의 허위정보 선전도구에 불과하다며 맹비난을 퍼부었고 34명의 의원들은 CNN에 아넷이 비애국적 기자라는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맹활약을 펼치던 그도 98년 미군이 월남전 당시 사린가스를 사용했다는 특종보도가 결국 오보로 밝혀져 18년 동안 재직했던 CNN에서 해고당했다.또 지난 3월에는 NBC방송의 종군기자로 바그다드에서 활약하다 이라크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의 작전이 실패했다고 언급해 전격 해고된 바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시론] 부시 독트린과 이라크 파병

    지난 7일 부시 미국 대통령은 9·11테러 2주년을 맞이하여 대국민 연설을 하였다.2001년 9월11일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테러를 당한 후 부시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테러전을 감행하였다.지난해 9월17일에는 부시 안보독트린을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서’를 통하여 공식 발표하였다.부시 안보독트린은 “오늘날 미국에 대한 최대의 위협은 과격주의와 첨단기술의 접목에서 비롯되는 테러”라고 규정함으로써 이러한 테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필요시’ 일방적으로 선제공격을 감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바로 이러한 전략에 근거하여 이라크 침공전에서 최첨단 무기와 정보체계의 위력에 힘입어 단기간 내에 적은 사상자를 내면서 승리를 ‘선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라크전을 승리로 마무리짓고 전후 복구와 새로운 정치질서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후세인 추종 세력의 예상을 초월한 저항과 반격으로 인하여 오히려 더 많은 인적 피해를 받고 있다.아울러 전후 복구와 질서 창출에 필요한 비용도 초기의 예상을 훨씬넘어섰다.이러한 시점에서 부시 대통령은 9·11테러 2주년을 맞아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이라크 재건 전략의 세가지 목적을 천명하였다.첫째 목적은 테러 분자를 분쇄하는 것이며,둘째는 자유 이라크를 건설하기 위하여 타국의 지원을 확보하는 것이며,셋째는 이라크 스스로 자국 방위와 미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첫째와 셋째 목적은 부시 안보독트린에서 천명한 내용을 다시 강조한 것에 불과하지만 둘째 목적인 전후 처리를 위하여 타국의 지원을 요청한 것은,이라크전을 일방적으로 시작하여 전쟁 수행과정에서도 가능하면 영국을 제외한 타국의 직접적 군사 개입을 꺼린 바 있는 미국의 초기 행태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든다.그만큼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이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엄청난 장애에 직면했음을 알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새 회계연도에 필요한 전후처리 비용으로 870억달러를 추가 요청함으로써 마셜플랜 이후 최대의 전후처리 비용을 요청했다.군사적으로는 사단 규모의 새로운 다국적군 창설을 요구하였다.이미 이라크에는 29개 국가가 파견하여 창설한 다국적군 2개 사단이 미국의 지휘 아래 운용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경제적·군사적 지원 요청에 대한 각국의 공식적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그들의 이라크전에 대한 기존 입장과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 보면 모두가 일치하지는 않는다.영국은 예상대로 병력 증파를 선언하였으며 독일과 프랑스는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통제권을 유엔으로 이양하지 않으면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즉각 호응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일본에서도 아직 공식적 반응이 없다.러시아는 최근 유엔의 위상을 한껏 강조한다.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이라크 치안유지 다국적군에 한국군 수천명을 파견해 달라.’고 주문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러한 미국의 한국군 파견 요청이 6자회담을 성공적으로 진행시키는 데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하여 국가안보 이익의 차원에서 철저하고 신중하게 분석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다.한국은 미국의 요청에 대한 수용여부가 가져올 수 있는,북한을 비롯한 기타 6자회담 참가국들 간에 일어날 수 있는 전략적 관계의 대차대조표를 잘 작성한 다음 한국의 안보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전략적 대차대조표에서 따져야 할 항목은 국가 가치,정책 명분,한·미 동맹,6자회담,경제 이익 등이다.이 문제에 대한 감상적 접근은 금물이다.차제에 21세기 한국의 국가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 한국관련 해외펀드 10억弗 순유출

    한국 등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4개 해외 뮤추얼펀드에서 최근 한주간 10억달러 이상이 순유출되는 등 5주만에 투자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4∼10일 ‘인터내셔널 펀드’ 등 한국 관련 4개 펀드에서 총 10억 35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 4월말 이후 가장 큰 유출 규모다. 특히 인터내셔널 펀드의 경우,자산 대비 0.52%에 해당하는 10억 6700만달러가 빠져나가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의 자금유출을 기록했다.‘글로벌 이머징 마켓(GEM) 펀드’도 1억 34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반면 ‘아시아지역 펀드’와 ‘태평양지역 펀드’에는 각각 1억 4800만달러,19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유입 규모는 전주보다 급격히 줄었다. 현대증권 조훈 연구원은 “인터내셔널 펀드에서의 자금유출은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보다 정보기술(IT)주 등에 투자하는 성장형 펀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면서 “해외 뮤추얼펀드 동향은 외국인 순매수 규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연구원은 “지난주 9·11테러 2주기를 앞두고 해외 펀드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글로벌 증시가 조정 이후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지난주와 같은 대규모 자금 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NGO / 지구촌 환경운동단체 ‘삼보일배’ 새기법으로

    ‘삼보일배(三步一拜)’가 지구촌 환경운동단체의 새로운 운동 기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15일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미국 콜로라도주 살리다에서 열린 미국 환경운동단체 ‘글로벌 리스판스’ 주최 NGO대회에서 파란 눈의 참가자들이 세 걸음마다 한번씩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는 이색 풍경이 펼쳐졌다.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된 대회에 참가한 75명 가운데 20명이 35분동안 직접 삼보일배를 실천에 옮겼다고 이 단체의 파울라 팔머 프로그램 기획국장이 전했다는 것이다.‘글로벌 리스판스’는 전 세계 92개국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며,대회 참가자 전원은 미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NGO단체 대표들이었다. 참가자들은 환경운동연합측이 보내준 새만금갯벌살리기 관련 영상물을 통해 성직자들과 시민단체 활동가,자원봉사자들이 65일동안 305km를 걷는 목숨을 건 삼보일배를 시청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아울러 이마를 땅에 대면서 자연과의 깊은 공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함께 절하고 일어나면서 경건함에 마음을 열었고 생명에대한 사랑을 깨달았다는 것이다.이런 흐름은 ‘반성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환경활동을 이어가자.’는 다짐으로 연결됐다. 참가자들은 “새만금 갯벌보전을 위해 36만여 걸음을 걷고 12만여배를 한 한국 참가자들의 희생정신에 깜짝 놀랐다.”면서 대회기간 중 진행된 6개의 프로그램 가운데 삼보일배 체험을 가장 소중한 추억으로 꼽았다. 글로벌 리스판스의 이번 ‘삼보일배 따라하기’는 즉흥적인 게 아니다.지난 5월 새만금갯벌 살리기에 적극 동참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삼보일배가 진행된 경위를 잘 알고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에서 삼보일배를 할 경우 한국의 종교나 문화에 대한 결례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의도 했다.환경연합은 이에 대해 ‘삼보일배 운동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경건하게 한다면 새만금 갯벌보전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답신을 보냈다. 이처럼 미국 NGO단체들의 삼보일배 따라하기는 계속될 전망이다.한 시민단체는 지난 11일 9·11테러 2주년을 맞아 콜로라도주 텔루라이드에서 삼보일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덴버의 한 불교 NGO단체도 삼보일배에 동참했다고 한다.글로벌 리스판스도 이달 중 로키산 평화와 정의센터에서 삼보일배를 다시 한번 보여줄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 김연지 간사는 “지난 8월 한달동안 전세계 67개국에서 5246명이 새만금 갯벌보전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와 이를 외교통상부에 전달했다.”며 새만금 보전문제가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노주석기자 joo@
  • 주간 증시 전망/외국인 순매수 지속… 780선 돌파 기대

    이번주 증권시장은 추석전의 상승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그 탄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증권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장이 열린 이틀동안 0.77%가 오른 767.46으로 마감했다.특히 9일 ‘트리플 위칭데이’(선물·옵션·개별주식옵션 동시 만기일)를 맞아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지만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로 상승세를 유지했다.그러나 미국 증시가 9·11 테러 2주기를 맞아 안정적이지 못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시장을 보는 시선도 싸늘해 상승세에 부담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상승 모멘텀을 갖춘 외국인 매수 종목,경기 관련주와 정보기술(IT)주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은 “미 주식형 펀드의 신규 자금 유입 등에 힘입어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관망했던 투자자의 매수세가 살아나고 미 증시가 긍정적으로 움직일 경우 780선까지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은 점진적인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전문가들은삼성전자의 강세로 코스닥시장의 반도체 관련주가 장을 이끌 것으로 분석했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지속적인 관심에 힘입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주가 주도주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9·11테러’ 2주년 / 민 68% “뉴욕서 테러 재발”

    |뉴욕·런던 연합|‘9·11테러’ 발생 후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뉴욕 시민의 테러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8일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뉴욕 타임스가 ‘9·11 테러’ 2주년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68%가 뉴욕에서 다시 테러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56%는 수개월 내에 미국 내에서 테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53%는 ‘그라운드 제로(테러현장)’에 새로 지어진 건물의 꼭대기층에 올라가지 않을 것이며,62%는 그 건물에서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주 뉴욕 시민 976명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생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응답자의 50%만 연방정부가 새로운 형태의 테러 공격으로부터 뉴욕을 충분히 보호할 것으로 믿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60%는 ‘9·11테러’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고 응답했다.33%는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지 못했으며 34%는 “신경증적인 증세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 “알카에다 9·11전보다 강해졌다”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는 2001년 9·11테러 이전보다 더욱 강력해졌으며 미국이 벌여온 ‘테러와의 전쟁’은 아직까지는 실패했다고 영국의 한 전문가가 평가했다. 영국 브래드퍼드대학 평화학 교수인 폴 로저스는 군축 및 확산방지 전문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리서치 그룹을 위해 작성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군사적 승리를 이룩하고도 알 카에다의 조직을 와해시키거나 새로운 인력 충원을 저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알 카에다와 연계세력은 놀라울 만큼 광범위한 활동을 계획하고 때로 실행함으로써 9·11 이전 수준을 능가하는 능력을 집단적으로 보여 주었다.”면서 “이것만 보아도 테러와의 전쟁이 승리했다는 주장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로저스 교수는 미국이 주도한 대테러작전이 일부 테러 계획을 저지하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알 카에다와 관련된 테러로 9·11 이후 350명 이상이 숨지고 1000명 가량이 부상한 사실을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몰아내고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두 가지 중대한 전과(戰果)는 ‘공허한 승리’에 불과하다며 이라크에서는 해외에 근거를 둔 전사들이 “허술하기 짝이 없는 국경을 통해 쉽게 잠입하고 있으며 국내 반대세력을 조직화하기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9·11테러 2주년

    세계적인 외교 전문가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2001년 9월11일의 비극적 테러는 미국의 잠을 깨우는 모닝콜이었다.”고 말했다.소련붕괴후 초강대국으로 느긋하게 1990년대를 보냈던 미국은 큰 충격을 받았다.그러나 9·11테러를 절호의 기회로 여긴 사람들이 있었다.미국의 네오콘(neocon:신보수주의자)들이다.네오콘의 좌장격인 폴 울포위츠 미국 국방 부장관은 9·11테러 직후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침공을 강력히 건의했다. 네오콘들은 9·11테러를 세계적 차원의 질서 재편 기회로 활용하고자 했다.중동을 미국식 민주주의 아이디어에 따라 재편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했다.이라크가 손쉽게 함락되자 미국의 일방주의가 승리했다며 도취감에 빠졌다.그들은 ‘제국주의적 미국’을 거부하지 않는다.다만 ‘민주적’이라는 말을 앞에 붙여 ‘민주적 제국주의자’라고 말한다. 네오콘들은 사실 20여명에 불과하다.하지만 백악관과 정부 등의 요직을 장악하고 있다.그들은 매우 오만하다.세계를 자신들의 의도대로 바꿀 수 있다는 지나친자신감에 빠져 있다.미국의 힘 외에는 어느 것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유엔도 낡고 불편한 국제기구쯤으로 평가절하한다.그러나 이라크에서 폭탄 테러가 이어지는 등 사회불안이 증폭되자 마침내 유엔과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네오콘들의 국제질서 재편 전략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서도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9·11테러 2주년이 되지만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조직은 오히려 강해졌다고 영국의 테러 전문가는 말한다.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도 건재하다.반면 뉴욕 시민들은 아직도 테러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는 ‘초보자 제국’이라는 칼럼에서 네오콘들을 비판했다.그는 경험이 부족한 초보자들이 미국의 대외정책을 실패작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뉴스위크도 미국의 이라크 점령은 무계획과 극단적 오만에서 시작된 초대형 프로젝트였다고 비판했다.이라크 사태와 테러와의 전쟁은 미국 혼자의 힘으로 세계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미국도 이제 겸손함을 배워야 한다. 이창순 논설위원
  • 9·11 테러 2주년 / 알카에다 ‘미국인 학살’ 경고

    9·11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알 카에다의 대변인이 테러 2주년을 앞두고 7일 전세계 미국인을 학살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테이프를 언론에 공개,충격파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은 8일 아랍권 위성TV인 알 아라비야 방송을 인용,알 카에다의 아부아브드 알 라흐만 알 나즈디 대변인이 전세계의 미국인들을 다시 공격하겠다는 다짐을 내비치는 육성 테이프를 방송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 녹음된 것으로 보이는 나즈디 대변인의 이같은 경고는 9·11 테러 2주년을 맞아 미·영 등 서방 국가 정보 당국이 잇달아 테러 비상 경고를 발령한 뒤라 더욱 뒤숭숭한 느낌을 주고 있다. 앞서 미 국토안보부는 4일 알 카에다의 추가 항공기 납치테러 가능성이 있다며 테러주의보를 발령했고,연방수사국(FBI)도 음식과 식수 오염 등을 통한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또 독일 국내정보국 하이츠 프롬 국장도 과격주의자들이 지도부가 와해된 알 카에다를 중심으로 재결집해 테러를 저지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5일 경고했다. 나즈디 대변인은이날 “우리는 미국 안팎에서 미국인들이 9·11 사건을 망각에서 지워버릴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공격들을 감행할 것임을 경고해 둔다.”고 협박했다.이 TV는 나즈디 대변인의 실제 사진도 방영했으나,이 사진이 대변인의 얼굴과 일치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나즈디 대변인은 “우리는 이슬람 형제들이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곧 펼쳐질 우리의 순교 작전을 지켜보면 우리의 경고가 사실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대변인은 그러나 지난 달 이라크 나자프에서 시아파 최고 지도자 모하메드 바키르 알 하킴 등 80여명을 숨지게 한 차량폭탄 테러는 알 카에다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배후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연합
  • 싱겁게 막내린 ‘GMO 두부’ 공방

    지난 99년 국내에서 시판중인 두부에서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성분이 발견됐다는 한국소비자보호원의 발표로 시작된 ‘GMO 두부’를 둘러싼 법정공방이 4년여 만에 아무런 결론없이 싱겁게 마무리됐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 김희태)는 “지난달 6일 영세 두부업체들이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이 두부에 들어 있다.’고 허위발표해 매출이 급감했다.”면서 소보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 5월 풀무원측의 소송 취하와 함께 GMO 관련 소송은 모두 끝난 셈이다. 이에 따라 풀무원 등이 생산한 두부에 GMO 성분이 포함됐는지 여부는 미궁에 빠지게 됐다.또 손해배상 청구액 106억원의 지급 여부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물로 영하 40도에서 4년째 보관된 두부도 곧 폐기처분된다. 법정 싸움은 지난 99년 11월 소보원이 국내 두부 82%가 GMO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고 발표한 직후 풀무원측이 “허위발표로 매출이 급감했다.”며 106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초호화 변호인단까지 동원,치열한 공방을벌이던 양측은 미국의 검증기관에 두부를 보내 GMO 검출여부를 확인하자는 데도 합의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지난 2001년 9·11테러가 발생,검증 계획은 무기한 연기됐다.지난 5월30일 관련 두부를 미국에 보내기 직전 풀무원측이 소송을 전격 취하해 김빠진 결론이 예상됐다. 풀무원측은 “기업 이미지가 상당히 회복된 데다 소보원도 공익목적에서 활동한 점을 고려,소송을 취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소보원측도 “GMO 표시제도를 도입하려던 당초 목표가 달성돼 소 취하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9·11’ 2돌… 상처아무는 美 뉴욕은 ‘끝나지 않은 악몽’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지난달 뉴욕에서 정전사태가 일어났을 때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의 첫 마디는 “테러와 무관한 일이다.”였다.9·11테러가 일어난 지 2년이 지났고 당시의 상처도 대부분 회복됐으나 뉴요커들의 잠재의식에는 여전히 그날의 악몽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뉴욕 시민들의 25%는 뉴욕시에 추가 테러 공격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대답했다.61%는 위협은 경감됐으나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밝혀,10명 중 8.6명이 뉴욕에서만 추가 테러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그러나 미국인 대다수는 추가 테러의 가능성을 뉴요커보다 낮게 본다. ●테러의 상흔에서 벗어나는 미국인들 지난 5월 CBS방송이 미 전역에 걸쳐 테러가 일어날 확률을 묻는 질문에 24%는 ‘아주 높다.’,47%는 ‘어느 정도’라고 대답,70% 정도가 추가 테러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낮지 않은 수준이지만 한때 90%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점차 테러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다.테러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은 9·11 직후 10%에서 지난달 30% 이상으로 높아졌다. 때문에 9·11테러 2주년을 요란스럽게 치르기보다 당시의 고통과 충격을 건드리지 않도록 차분히 지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11일 ‘그라운드 제로’인 세계무역센터(WTC) 터에서 추모식을 갖는 뉴욕시도 모든 희생자의 이름을 낭독하고 4차례 묵념을 올리는 것에 그치는 ‘간소한’ 추모 계획을 발표했다. ●부시 행정부와 대테러전 전반에 대한 지지도는 하락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뒤 무력으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이라크 후세인 정권을 전복시켰다.두 지역에서는 아직도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알 카에다 잔당을 뒤쫓는 군사작전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전쟁을 고비로 대테러전의 명분과 정당성에 대한 비판이 미국 내에서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도 역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9·11 직후 90%를 넘어서 역대 최고의 지지도를 얻은 대통령으로 기록됐으나 지난달 말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55∼59%로 떨어졌다.물론 경기침체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작용했지만 대테러전을 수행하는 방식에도 찬성이 92%에서 74%로 낮아졌다.반면 반대는 5%에서 23%로 높아졌다. ●높아지는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 의회는 9·11 직후 부시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도청과 각종 감시장치를 허용하는 ‘애국법(Patriot Act)’을 통과시켰다.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7만명을 거느린 ‘공룡조직’ 국토안보부도 출범했다.그러나 인권단체들은 부시 행정부가 정략적 차원에서 인권침해를 방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일반 시민들의 인식도 9·11 직후와는 크게 달라졌다.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지난달 USA투데이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대테러 방지를 위해 시민의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 1월 47%에서 29%로 줄었다.반면 대테러 방지 노력은 시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은 49%에서 67%로 크게 늘었다. ●대테러전을 선거에 활용하려는 부시 행정부 9·11테러는 부시 행정부에 정치·외교적 동력을 몰아준 동시에 국제사회에서는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적’과 ‘아군’을 분리하는 이분법상의 새로운 질서를 태동시켰다. 냉전시대의 적이던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동맹처럼 행동하는 반면 유럽의 맹방을 자처하던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미국의 일방주의가 낳은 산물이지만 각국이 자기의 실리를 추구하는 외교적 계산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프랑스가 이라크전쟁에서 미국에 반대한 이유는 전쟁의 명분보다는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에서의 기득권 상실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가 여전히 전시내각으로서의 메리트를 대선에 활용하려는 것도 패권주의적 외교 스타일이 유권자들에겐 어느 정도 먹혀들어가기 때문이다.비록 지지도는 떨어졌어도 유엔의 무능력을 성토한 부시 대통령의 주장에 미국민들 역시 동조하고 있다.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당면한 국제사회의 문제에 유엔이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지난해 2월 58%에서 최근 37%로 떨어졌다.잘못 한다는 대답은 같은 기간 36%에서 58%로 급증했다. m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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