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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PR를 받아쓰는 신문/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PR를 받아쓰는 신문/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세계의 전쟁터를 취재하고 다니는 CNN의 베테랑 여기자 크리스토퍼 아만포어가 베트남전 종전 30주년쯤 되는 시점에서 한 텔레비전 토론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발언한 장면이 생각난다. 아만포어는 기자들을 상대하는 정부의 PR는 교묘할 정도로 발달했는데, 언론사들은 지난 수십년 동안 정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취재해야 하는지 배운 것이 별로 없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정부와 기업, 심지어 시민단체까지 PR기술은 날아갈 듯 발달하고 있는데, 신문 기사의 취재 보도 방식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의문이다. 미국 국방부는 베트남 전쟁 때 무방비 상태로 언론에 전장터를 공개하면서 반전 운동의 빌미를 줬지만, 이후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르면서 엄격한 통제도 하고 또 9·11 이후 이라크전에서는 안내된 종군취재(embedded report) 방식도 고안해 내면서 사실상 언론보도를 주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PR를 받아쓰는 신세를 면키 어렵다. 나중에 국방부가 허위·과장 홍보를 했다는 비판 보도가 나오곤 하지만 상황은 이미 종료. 최근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의 우주비행 참가를 생중계한 방송사와 이를 받아쓰기한 신문사들이 작은 구설수에 휘말렸다. 제대로 된 우리 우주과학 기술도 아니고 제대로 된 우주인도 아닌, 우주비행 이벤트를 관계당국이 과대 홍보했고, 언론이 홍보 효과를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신문들은 다소 민망했던지 뒤늦게 비판기사를 게재하고 내실있는 우주개발을 촉구하는 사설을 쓰기도 했다. 서울신문도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한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과 관련된 기사를 지난 1년간 약 90건을 게재한 것으로 나타난다. 대한민국의 우주과학 개발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분석 기사도 있었지만 대부분 우주인 선정과정과 흥미 위주의 에피소드 기사가 많았다. 관련 기사들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관련 정부 부처에서 제공한 정보들로 채워져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우주인 홍보문제를 지적하는 글은 사건의 후반부에 두 건 정도 발견된다. 함혜리 논설위원이 3월29일자 31면 서울광장 ‘과학은 이벤트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총 260억원이 투입된 우주인 프로젝트가 이 지경이 된 원인은 간단하다. 과학을 이벤트로 접근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4월21일자 ‘이소연씨 귀환, 우주 한국 도약 계기돼야’ 제목의 사설은 “우주인 교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와 우주 관광객 논란이라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던 만큼 이번 우주인 탄생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우주개발 계획 추진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라고 쓰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1월1일 신년특집 ‘스페이스 코리아(SPACE KOREA) 원년이 밝았다’ 기사에서 나중에 교체된 고산씨는 “우주인 기사가 흥미위주로만 실리고 의미는 축소되는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홍보를 필요로 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도 언론이 좀 심하다 싶었나 보다. 대한민국의 우주과학 기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 부족은 여러 가지로 심각한 문제이다. 뭔가 국민적 관심과 공적 예산의 투입을 위해서는 일정부분 홍보가 필요했을 터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보다 많은 의회 예산 배정을 위해 유사한 홍보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허위나 과장 홍보를 시도할 때 그 역효과는 자명하다. 홍보를 받아쓰는 것이 아니라 홍보전략까지도 분석하여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언론들이 버티고 서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우주개발은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번 ‘우주인’ 사건은 우주개발에 대한 홍보나 언론보도 또한 아마추어 단계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과 진실에 충실하지 않으면 뭐든지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폭력 없는 미래/마이클 네이글러 지음

    미국 캘리포니아대(버클리) 명예교수이자 세계적 평화학자 마이클 네이글러의 책 ‘폭력 없는 미래’(이창희 옮김, 두레 펴냄)의 핵심 메시지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비폭력은 강하다. 비폭력은 폭력에 대한 ‘수세적 대응’이 아니라, 폭력을 이기는 ‘적극적 전략’이다. 비폭력은 가끔 효과가 있으며, 궁극적으로 항상 효과가 있다. 폭력은 가끔 효과가 있지만, 궁극적으론 전혀 효과가 없다. ‘비폭력만이 살길’임을 역설하는 책은 많다. 비폭력의 역사적 근원을 추적하고 철학적 가치 체계를 탐구하며 종종 비폭력 운동가의 숭고한 삶을 예로 제시한다. 언어는 매우 차분하다. 네이글러가 비폭력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다르다. 그는 비폭력을 이론적으로 탐구하지 않는다. 매우 강력한 신념으로 비폭력의 당위성을 소리 높여 주창한다. 언어는 차분하다기보다 간혹 선동적이기까지 하다. 선동하되 폭력이 아닌 비폭력을 선동한다. 비폭력이 폭력을 이긴 수많은 사례를 소개하고, 비폭력적 삶을 위한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 네이글러에게 비폭력은 수동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약자의 어쩔 수 없는 선택도 아니다. 비폭력은 ‘적극적 행동’이자 ‘역사적 필연’이다. 그는 역사상 비폭력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해 왔는지 역설한다. 서기 39년, 예루살렘 성전 안에 자신의 상을 세우겠다는 로마 칼리굴라 황제의 계획을 중단시킨 것은 예루살렘에 모여든 맨손의 유대인들이었다.1930년, 인도 구자라트주 소금공장에서 몽둥이세례를 받으며 소금세 폐지를 주장했던 마하트마 간디와 그 동료들의 ‘사티아그라하’(‘진실에의 헌신’을 뜻하는 인도어) 행진은 비폭력 불복종운동을 지칭하는 관용어가 됐다.1943년, 나치 치하 베를린에서 게슈타포가 비유대인들과 결혼한 유대인 남성들을 로젠슈트라세 수용소로 끌고 갔을 때 이들을 석방시킨 것은 6000여명의 아내와 어머니들의 집단 항의였다. 네이글러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리 군사력이 강해도, 남의 권리를 무시하고 오만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나 국가가 행복해진 적은 없다.”면서 “일단 폭력을 선택하면 안전과는 결별해야 한다.”고 말한다.9·11 사태 직후 취해진 미국의 폭력적 대응방식에 대해서는 “사상 유례 없는 군국주의화” “매카시와 밀로셰비치 시절 수준의 인권제한” 등 분노에 가까운 비판을 퍼붓는다. 네이글러는 냉소적인 사람은 되지 말라고 당부한다. 비폭력도 훈련과 조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가 제안한 실천전략 ‘우리 자신의 비폭력적 미래를 위한 다섯 단계’는 ‘생각의 진정함’→‘자신의 마음 돌보기’→‘관계맺기 속의 진실’→‘비폭력적 소양 쌓기’ 과정을 거쳐야 ‘평화를 위한 행동’에 가 닿는다. 사회와 세계의 평화는 자신의 평화, 이웃과의 평화에 뿌리를 둬야 한다는 생각이다. 폭력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게 만드는 미디어와의 절연도 제안한다. 사소한 것들에서부터 폭력을 거부하는 자세가 폭력을 이기는 필수요건이란 얘기다. 미국의 주요 고등교육기관에서 교과서로 채택됐고,2002년에는 전미국도서상을 받았다.2만 25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유니패스 3개국 수출계약 추진”

    “유니패스 3개국 수출계약 추진”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우리나라의 최첨단 관세행정이 전 세계 관세행정을 선도하는 중대 계기가 될 것입니다.” 23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개막한 ‘2008 세계관세기구(WCO) IT 콘퍼런스 & 전시회’에 참석한 허용석(52) 관세청장은 이같이 기대감을 표시했다.WCO IT 콘퍼런스는 신속한 물류 흐름과 무역 안전을 위해 IT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 행사로 25일까지 계속된다. 허 청장은 “9·11테러 이후 관세행정의 축이 신속성에서 교역 안전으로 전환됐다.”면서 “각국의 관세당국은 신속한 통관 제도로 원활한 물류 흐름을 유지하는 동시에 부정 무역, 테러 위협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상충된 목표 달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허 청장은 “WCO IT 콘퍼런스는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렸다.”면서 “세계 관세행정을 주도하는 주요 인사와 100여개 국가의 대표, 국내외 글로벌 기업 등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통합국경관리,IT는 필수인가’라는 주제에 걸맞게 “IT를 활용한 행정의 효율화와 민관 협력, 나아가 이를 통한 국가간 협력이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관세청은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인터넷으로 물류 정보를 제공하는 고객 맞춤형 물류정보제공시스템(CLIS)과 수출입 통관 업무를 전자식으로 일괄 처리할 수 있는 전자통관 시스템 유니패스(UNI-PASS)를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허 청장은 “CLIS 운영 이후 국내 화물처리 시간이 14.8일에서 3.5일로 단축됐고 화물처리 정시성(定時性)으로 약 27억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UNI-PASS와 관련해서는 “현재 카자흐스탄·도미니카·몽골 등 3개국에 3000만달러를 수출했고, 연말까지 키르기스스탄·네팔·과테말라 등 3개국에 4200만달러 상당의 수출 계약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WCO 회원국 중 전자통관 시스템을 도입한 나라는 절반에 불과해 국내 IT 업체들의 해외시장 개척 가능성은 높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HP 등 글로벌 업체들의 신기술을 접하는 한편 자사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첨단 관세행정 기법들이 세계 표준화를 선점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美 대선 후보경선] 힐러리 ‘운명의 날’

    |워싱턴 김균미특파원|158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 유권자들에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의 운명이 달려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의 최대 분기점이 될 펜실베이니아 예비선거(프라이머리)가 22일(현지시간) 실시됐다.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대의원수(139명)와 득표율에서 뒤지고 있는 힐러리 의원은 펜실베이니아에서 꼭 이겨야만 대선 경선을 이어갈 수 있다. 이겨도 큰 표 차이로 압승을 거둬야만 사퇴 압력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힐러리 진영은 예비선거를 하루 앞둔 21일 일본군의 진주만 공격부터 베를린장벽 붕괴,2001년 9·11테러의 배후인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 등장하는 새 TV광고를 내보내며 준비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힐러리는 한달전만 해도 오바마에 20%포인트 이상 앞서갔지만 최근 들어 격차가 5%포인트까지 좁혀졌었다. 투표를 하루 앞두고 여론조사기관들에 따라 격차가 6∼10%포인트로 조금 벌어졌다.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힐러리 진영은 승리만 하면 된다며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한편 재정적 우세를 앞세워 TV광고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는 오바마 의원측은 펜실베이니아에서 힐러리가 승리하겠지만 격차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경선이 지루하게 계속되는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나 힐러리 가운데 어느 누구와 맞붙어도 지지율이 비슷하게 나올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21일 자신의 선거를 돕고있는 한국 출신 등 아시아계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그는 “여러분은 아시아의 어디에서 왔든 모두 미국의 최고를 대표하고 있다.”며 “나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아시아와 폭넓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저명한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는 이날 오바마의원에 대한 공개지지를 선언했다.kmkim@seoul.co.kr
  • 부시 불신임 69%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률이 갤럽 여론조사 70년 역사상 최악으로 나타났다.21일(현지시간) USA투데이와 갤럽의 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을 불신임한다.”는 응답자는 69%를 기록했다.1938년 갤럽이 대통령 지지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이전까지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이 세웠던 67%가 최고치였다. “부시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28%였다.52년 트루먼의 23%에 이어 밑에서 두번째다.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2001년 9·11사태 이후 90%까지 치솟았었다. 그러나 임기말 고유가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주택 담보대출) 사태 등이 겹치며 바닥을 모른 채 헤매고 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울릉 9㎢ 개발촉진지구 지정

    경북 울릉군은 울릉읍과 서·북면 일대(9.11㎢)가 정부에 의해 개발촉진지구로 지정돼 본격 개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지구는 올해부터 2012년까지 총 1140억원이 투입돼 체험형 생태 경관 관광지와 친환경적인 휴양단지로 개발된다. 지역별로는 울릉읍에는 독도 체험시설과 오징어 타운, 해양박물관 등이, 북면에는 현포 부석공원, 천부 해양 관광단지 등이, 서면엔 복합레저항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통구미 해양공원, 남양항 친수공간 등이 각각 들어설 계획이다. 또 나리∼추산 탐방로, 섬목∼관음도 보행연육교, 관음도 탐방로 등 관광 연계 도로도 함께 신설된다.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방송영화 대결] 김정우 감독 VS 장항준 감독

    [방송영화 대결] 김정우 감독 VS 장항준 감독

    충무로 감독들의 방송행이 활발하다. 장진 감독은 4부작 단편영화 ‘유턴(U-turn)´을 지난 1일부터 케이블채널 OCN에서 발표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은 배우 이병헌과 SBS에서 내년 상반기 방영할 20부작 첩보 드라마 ‘아이리스’를 만든다. ‘인어공주´의 박흥식 감독은 6월 SBS에서 ‘나의 달콤한 도시´를 16부작 미니시리즈로 선보인다. 이번에는 감독 둘이 방송에서 자웅을 겨룬다. 주인공은 ‘라이터를 켜라´ ‘불어라 봄바람´의 장항준(39)감독과 ‘최강로맨스´의 김정우(35) 감독. 격전지는 극장과 TV다. 1차는 17일 전국 롯데시네마 20개관에서,2차는 25일 케이블 영화채널 OCN에서 이뤄진다. 장 감독의 무기는 ‘전투의 매너´ ‘음란한 사회´, 김 감독의 무기는 ‘색다른 동거´ ‘성 발렌타인´이다. 승패의 관건은 얼마나 더 많은 관객·시청자를 끌어들이느냐다. 그러나 사실 두 감독 모두 ‘대결´이 썩 내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나선 이유는 뭘까.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1. 배틀에 나선 이유는 “제작사 대표가 술먹다 제안했는데 술 먹고 하기로 했다가 술깨고 나서 못하겠다고….”(웃음) 장 감독은 농부터 던졌지만 5년간의 공백을 깨는 만큼 제대로 준비해 작품을 내놓을 심산이었다. 방송에서는 열악한 제작비나 짧은 제작기간이 충분히 예측됐기 때문이다. ‘은행나무 침대’‘쉬리’등 대박영화의 조감독을 맡아온 김감독도 쭈뼛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경쟁을 한다기에 아, 꼭 그렇게 해야 하나. 누구 하나 지면 어떡하나. 쪽팔린 거예요. 그래도 한 편이라도 더 만들어보고, 방송의 고화질(HD) 영화 시스템을 배우고 싶어 참여해봤어요.”(김) 2. 마지막 승자는 누가 될까 ‘흥행 부담’에 시달렸던 김 감독은 이미 일가친척에게 엄포를 놓았다.‘일당 100’이라고. 그러나 벌칙만은 소박했다.“제가 이기면 선배가 제 영화에 출연해주셔야 돼요. 물론 무보수로요.”(웃음) 장 감독은 두 손부터 들었다. 데뷔작 ‘라이터를 켜라’ 개봉 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맞부딪혔던 그는 이후 ‘경쟁’에는 마음을 비웠단다.“우리 둘이 싸워서 1등,2등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저는 관객수가 한 영화의 바로미터라는 것이 늘 딜레마고 불만인 사람이었거든요.” 3. 방송 환경에 맞닥뜨려보니 제작비는 2억 5000만원. 충무로에서는 엄청난 저예산이지만 방송에서는 블록버스터급이다.3개월간 같은 제작진을 공유해가며 네 편의 영화를 번갈아 촬영했으니 제작기간도 턱없이 짧았다. 각각 9∼11회차로 영화를 완성했다. 충무로 제작진들이 들으면 “거짓말!”하고 경악할 횟수. 두 감독은 돈 100만원에 머릿 속에서 상상했던 장면을 지울 때가 제일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이별 장면에서 아련하게 눈이 내렸으면 했어요. 특수효과팀 형한테 ‘눈 준비됐지?’하니까 ‘대여료 100만원 내야 되는데’하더라고요. 몇분 생각하다 접었어요.”(김) 준비 중이던 영화 ‘메이드인홍콩’에서 자동차 추격신 3분에 11억원을 쓸 생각이던 장 감독은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컸다.“차를 50대 파괴하고 200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작업을 하다가 여기 와서 경찰차 한대를 못 빌리고 엑스트라 10명도 못 쓴다니 아, 이게 뭔가 싶었죠. 기존에 가지고 있던 마인드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작업이었어요.” 4. 충무로의 과거 돌아보다 감독들은 충무로의 과거를 다시 반성하게 됐다고 했다. 투자가 끊기고, 신인들의 입봉이 끊긴 요즘 충무로는 아직도 겨울이다. “다 우리가 잘못한 거예요. 영화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죠. 누가 캐스팅됐다면 대본도 안 보고 50억원씩 배팅하고, 작가는 골방에 쳐박아놓고 만날 시나리오값은 깎으려 하고요. 이제 관객들이 대본이 중요하다는 걸 먼저 가르쳐 주고 있어요. 요새 투자자들은 대본만 본다고 하더라고요. 이제부터는 우리 몫이에요.”(김) “앞으로 2∼3년은 이 상황이 지속될 거예요. 일본 핑크영화 전성기 때 극도의 침체기에 접어드니 훌륭한 기성 감독들도 생활고 때문에 벗기는 영화를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기존 제작자도 뛰어들고 참신한 신인들도 데뷔하고 영화가 예술성을 갖춰 장르화됐죠. 그래서 불황을 끝낼 시점에는 감독들이 제도권 안으로 다시 진입했어요. 영화 인력이 없다보면 다시는 복구가 안 돼요. 우리도 방송이든 어디로든 일단 살아남아 영화 궤도를 제자리로 돌려놔야죠.”(장)
  • 교황 美서 ‘유연한 이미지’ 심을까

    교황 베네딕토16세가 2005년 취임 후 처음으로 15∼20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다. 교황의 백악관 방문은 1979년 요한 바오로2세에 이어 29년 만이다. 카리스마와 쇼맨십이 강한 전임자와 달리 수줍음 많은 학자 스타일의 그가 미국인을 비롯한 전세계인들에게 어떤 메시지와 인상을 남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교황 81세 생일축하 만찬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전례없는 극진한 환대를 준비중이다. 워싱턴 도착 당일인 15일 앤드루 공군기지에 직접 나가 교황을 영접한다. 부시는 물론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도 외국 국가원수를 공항에 나가 맞이한 적은 없었다고 AP통신 등은 14일 전했다. 16일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행사에는 무려 1만 2000여명의 관중이 참석한다. 부시 임기중 최대 규모다. 지난해 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2세의 방미 때도 7000여명 언저리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저녁에는 교황의 81세 생일을 축하하는 성대한 만찬이 마련된다. 메뉴도 각별히 신경써서 교황이 태어난 독일 바이에른주의 음식으로 식탁을 차린다. 하지만 정작 교황은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리는 미국 주교들과의 기도회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백악관측은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교황을 특별히 환대하는 이유에 대해 “정치인이 아닌 종교지도자이기 때문이며,‘도덕적 상대성이 보다 희망적이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 가능성을 훼손한다.’는 교황의 신념에 존경을 표하고 싶어서”라고 한 가톨릭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가톨릭 성직자 성추문 사과 여부 관심 교황은 방미 기간중 워싱턴 내셔널파크와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두차례 대중 미사를 갖는 한편 18일 유엔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마지막날인 20일에는 9·11테러 추모지인 그라운드제로에서 희생자를 위한 기도회를 연다. 취임 초기 엄격하고 보수적인 언행으로 이목을 끌었던 교황 베네딕토16세는 이번 방문에선 할 말은 하되 좀더 긍정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는 노선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영국 더 타임스는 바티칸 전문가인 존 앨런을 인용,“교황은 한때 교회의 다스베이더(영화 ‘스타워스’에 등장하는 악역)로 비춰지는 실수를 범했다.”면서 “이제 종교의 가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좀더 긍정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은 이번 방미 기간동안 뉴욕의 시나고그(유대교회)를 방문하는 것을 비롯해 이슬람교도와 불교신자, 힌두교인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 낙태, 동성간 결혼, 줄기세포 연구 등에 대해선 부시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지만 이라크전쟁에 관한 한 의견차가 큰 교황이 백악관 면담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도 관심사다. 이와 더불어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추문으로 상처입은 미국내 가톨릭 신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교황이 이번 방문에서 공식 사과를 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소연 “갑자기 3㎝ 컸어요”

    |모스크바 박건형특파원·서울 오상도기자| “직접 와서 보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어렵습니다. 평생 제가 받은 복을 갚겠습니다.” ‘대한민국 첫 우주인’ 이소연(30)씨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이같이 표현했다. 이씨는 11일 밤 11시48분(이하 한국시간)SBS라디오를 통해 진행된 두번째 인터뷰에서 “마지막 로켓이 분리되고 궤도에 진입하자 꽉 묶어놓은 몸이 살짝 떴다.‘이제 우주구나. 드디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지상 360km에서의 생활을 전했다. ●우주에서의 첫 마디는 ‘와∼.’ 이씨는 두번째 ‘천상메시지’를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저는 ISS에서 잘 지내고 있는 이소연입니다.”라면서 힘차게 시작했다. 이어 “어제 많이 힘들었는데 자고 나니 좋아졌다. 어지러웠는데 괜찮아졌다.”고 전했다. 로켓 발사 때의 기분을 묻는 질문에는 “엔진점화 전까지 훈련소 때와 같았지만 엔진이 흔들리자 아래에서 누군가 뻥하고 차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에 대해선 “긴장되고 너무 놀라운 일이라 기억도 잘 안 난다.”면서 “소유스 안에선 멀미가 난다면서 절대로 지구를 보지 못하게 해 ISS에 도착해서야 볼 수 있었다.”고 답했다. 우주에서의 첫마디는 “와∼. 이제 우주구나.”라는 옆 승무원과의 감탄사였다.”고 말했다. ISS에서 이틀째 밤을 맞은 이씨는 “무중력 상태에서 키가 3cm가 컸다. 항상 163∼4cm였는데 167cm가 돼 있더라.”면서 “대신 급격하게 허리통증이 생기고 두통이 심하다.”고 신체변화를 설명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서울 방산중 교사 박소영(36)씨와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대학원생 이용우(27)씨가 참여했다. 앞서 이씨는 이날 새벽 0시41분 ISS에 무사히 입성해 오전 10시30분부터 9시간 가까이 긴 수면을 취했다. 우주선 발사와 이틀간의 비행으로 누적된 피로를 푼 뒤에는 본격적인 과학실험에 착수했다. ●한국음식으로 ‘우주의 날’ 만찬 12일 우주 공간에 있는 6명의 우주인들은 한정식으로 저녁을 먹는다. 이소연씨는 이날 세계 최초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실은 ‘보스토크 1호’의 무사 귀환을 기념해 제정된 ‘우주의 날’을 맞아 만찬을 주최한다. 이씨는 우주식품 실험, 우주저울실험, 제올라이트 결정성장 실험 등 모두 8가지 실험을 한 뒤 저녁에는 ISS 동승 우주인 5명을 초대해 10가지 한국 우주식품으로 만찬을 베풀 예정이다. 한정식 만찬은 원터치 캔으로 포장된 우주김치와 동결 건조된 우주밥, 튜브형 용기에 담아 뜨거운 물을 붓고 빨대로 먹는 우주된장국, 고추장, 볶은 김치 등이 차려진다. 방사선으로 멸균된 생식바와 수정과, 녹차, 홍삼차 등이 우주디저트로 나온다. 백홍렬 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이씨가 모든 한국 우주식을 4명씩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면서 “오랜 시간 한국 기업들이 고생해 만들어낸 우주식의 진가를 전 세계에 보여줄 기회”라고 밝혔다. ●ISS는 밤하늘 어디쯤 있을까 천문연구원 천문정보센터 이동주 팀장에 따르면 ISS는 태양전지판으로 반사되는 밝기가 샛별(금성) 만큼이나 밝아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이 팀장은 “서울을 기준으로 12일 오후 9시11분∼14분,13일 오후 7시57분∼8시3분,14일 오후 8시19분∼25분 북북서 방향을 관찰하면 밝은 별이 움직이는 것처럼 ISS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spaceflight.nasa.gov/realdata/tracking)에서도 ISS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kitsch@seoul.co.kr
  • “9·11테러 희생자에 영원한 평화를…”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다음주 미국 방문때 지난 2001년 9·11 테러 현장인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에서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할 예정이라고 교황청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교황청이 이날 공개한 교황의 평화 기도문은 ‘평화의 신이여, 이 폭력적 세상에 당신의 평화를 가져다 주소서.9·11 테러의 희생양이 된 무고한 시민들과 소방관, 경찰, 현장 응급처치 요원 등 이곳에 잠든 모든 이들에게 영원한 빛과 평화를 주시옵소서’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15일부터 20일까지 미국을 방문할 교황은 “모두의 가슴 속과 모든 국가 간에 진정한 평화와 사랑이 자리잡는 세계를 위해 끊임없이 일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달라.”고 기원할 예정이다. 교황은 또 이번 방미기간에 유엔본부에서 연설하고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가톨릭 성직자, 기타 종교 지도자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내셔널 파크 야구 경기장 등에서의 대규모 미사도 집전한다. 워싱턴 연합뉴스
  • [4·9 총선] 봄비 주룩… 투표율 주르륵

    [4·9 총선] 봄비 주룩… 투표율 주르륵

    전국을 적신 봄비도 사상 최저 투표율 기록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대부분 지역에서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바람에 투표 마지막 시간에 유권자가 몰리는 ‘투표율 뒷심’ 효과가 맥을 못췄다. 서울신문이 이날 서울과 6대 광역시의 매 시간 투표율과 날씨를 분석한 결과 오전에 비가 내리지 않은 서울·울산의 투표율이 가장 높았고, 오전에 폭우가 쏟아진 광주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전라도 지역에만 비가 오던 오전 9∼11시 2시간 동안 전국투표율은 10.1%포인트나 증가했지만, 전국적으로 비가 온 오후 3∼5시에는 투표율이 5.7%p 증가에 그쳤다. 울산과 서울은 각각 오후 3시,4시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오전에 유권자의 발길이 몰렸던 울산(45.8%)과 서울(45.7%)의 투표율은 7개 대도시 중 1·2위였다. 또한 오후 3시부터 비가 많이 내린 대전의 투표율(45.3%)도 비교적 높았다. 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비가 온 광주의 오후 2시까지 투표율은 28.6%에 그쳤다. 다행히 오후부터 비가 그쳤지만 최종 투표율은 42.5%에 머물렀다. 대구도 비가 오지 않던 오전 11시의 투표율은 오전 9시보다 10%p나 올랐지만 비가 온 오후 5시에는 오후 3시의 투표율보다 5.6%p만 증가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는 오후에 투표자가 몰렸다.”면서 “이번에는 오후부터 전국에서 비가 많이 내려 유권자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아 ‘막판 호소’도 먹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세계 언론 500년 역사 한눈에

    세계 언론 500년 역사 한눈에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수도 워싱턴 시내에 500년 언론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첨단 언론박물관 뉴지엄(Newseum)이 11일(현지시각) 문을 연다. 미국 언론재단인 프리덤포럼이 포토맥강 건너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던 것을 폐쇄한 지 6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의사당과 백악관 사이 펜실베이니아가에 위치한 뉴지엄은 총면적 2만 3226㎡(지상 6층, 지하 1층)의 초현대식 건물로 프리덤포럼이 4억 5000만달러를 들여 완공했다. 건물 외부 22.5m 크기의 대리석벽에는 언론과 종교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1조가 새겨져 있다.3만 5000개의 신문 1면과 6214점의 전시품 등이 전시돼 있다. 개관에 앞서 8일 언론에 공개된 뉴지엄에는 14개의 크고 작은 전시실과 다양한 규모의 극장 15개가 위치해 있다. 뉴지엄에 들어서면 역사적인 주요 순간들과 긴급뉴스가 나오는 초대형 스크린이 관람객을 맞는다.6층 ‘오늘의 1면’ 전시관에는 미국은 물론 한국 등 세계 80개 신문의 1면이 전시돼 세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밖에 500여개의 신문을 스크린으로 검색해볼 수 있다. 9·11테러 전시관에는 당시 세계무역센터 북쪽 건물 꼭대기에 있던 안테나탑 잔해가 전시돼 참담했던 상황을 증언한다. 베를린 장벽 일부와 감시탑도 그대로 옮겨져 있다. 언론 역사관에는 지난 500년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보도한 당시 신문들이 전시돼 역사의 숨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라디오와 TV에서 인터넷, 블로그 등 최첨단 미디어 매체 등 언론 변천사는 당시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썼던 물품들과 전시돼 흥미를 더한다. 지난해 4월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 때 재학생이 사건현장을 찍은 휴대전화도 전시돼 있다. 취재현장에서 희생된 세계 언론인들을 기리는 기념벽 앞에 서면 숙연해진다.1837∼2007년 사이 희생된 세계 언론인 1843명의 국적과 이름이 유리판에 새겨져 있다. 찰스 오버비 프리덤포럼 회장은 “워싱턴을 찾는 관광객들이 뉴지엄에 들러 역사적인 순간은 물론 생활속에 녹아있는 뉴스의 존재와 생성과정을 직접 체험하길 바란다.”면서 “뉴지엄은 언론인을 위한 공간이기보다 국민들을 위한 공간이며, 언론의 자유와 알 권리의 소중함을 온가족이 함께 즐기면서 느낄 수 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은 2층에 있는 인터랙티브 뉴스룸. 백악관과 의사당을 배경으로 방송기자가 돼 볼 수 있다.48대의 모니터에서 직접 찍은 사진으로 신문 1면을 제작해보고,e카드를 만들어 보낼 수도 있다. kmkim@seoul.co.kr
  • 약물유전체 국제 콘퍼런스

    국가임상시험사업단(단장 신상구 서울의대 교수)은 9∼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약물유전체학 분야의 세계 최대 학술행사인 `2008 약물유전체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다국적 제약회사 MSD 부회장인 미국의 호이그 박사를 비롯해 독일의 아이셀바움 박사, 미국 반데빌트대학의 로덴 부총장 등 48명의 연구자들이 초청됐다.
  • 정부 PSI 참여 안할 듯

    정부는 최근 논란이 돼 온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에 참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4일 “한국은 특수한 상황 때문에 현실적으로 PSI에 전면적으로 참여하기가 어렵다.”면서 “공해상의 배를 검색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국 영해안으로 들어온 의심 선박을 수색하는 조치 역시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현재 한국은 PSI의 8개 조항 가운데 옵서버 자격으로 가능한 5개 조항에만 참여하고 있으며, 역내·외에서의 대량살상무기 차단 활동 등 핵심 조항에 대해선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관계자는 테러의 확산과 핵 등 각종 대량살상 무기의 전 지구적인 확산을 막기 위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남북 및 주변국가들과의 관계 등 한국의 특수 입장을 고려해 이같이 가닥을 잡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정부에 대해 PSI에 대한 전면적인 참여를 압박해 왔다. 반면 2001년 9·11 뉴욕 테러 후 미국의 주도 아래 87개국이 가입한 PSI에 대해 북한과 중국 등은 주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발해 왔다. 중국 정부는 비공식적으로 한국의 PSI 참여는 동북아정세에 긴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취지를 정부에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 직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두 나라는 핵확산 문제나 미사일 확산 문제 등 미래의 위협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계속 협의해 왔다.”면서 “한국측과 협의하기를 기대하며 한국의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이재연기자 chaplin7@seoul.co.kr
  • 네덜란드 反이슬람영화 파문

    반(反)이슬람영화가 이슬람 국가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 전격 공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28일 네덜란드 대사를 소환해 영화 공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수백 명의 파키스탄 국민들도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AP 통신이 전했다.‘제2의 마호메트 만평’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앞서 27일 네덜란드 극우 정치인인 게이르트 빌데르스(44)가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비난하는 영화를 인터넷에 올렸었다. 네덜란드 방송은 이를 발췌해 방송했다. 이 영화는 17분짜리로 지난 2001년 9·11테러와 2004년 4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폭탄테러,2005년 7월 영국 런던 연쇄 폭탄 테러 등이 담겨 있었다. 코란을 파시스트의 교과서로 비난해온 빌데르스는 이 영화에서 “이슬람화를 그만둬라. 우리의 자유를 지키자.”는 메시지로 결론을 내렸다. 영국에 본사를 둔 웹사이트인 라이브리크(Liveleak.com)에 실린 이 영화의 제목은 아랍어로 불화를 의미하는 피트나(Fitna)다. 이 영화의 공개로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유럽 각국은 이슬람권의 강력한 항의시위가 자국에서 일어날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2006년 1월 한 덴마크 신문 만평에서 이슬람의 예언자인 마호메트를 폭탄을 머리에 두른 테러범으로 묘사했다가 리비아가 코펜하겐 대사관을 폐쇄하는 등 전세계 이슬람 국가들이 거세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얀 페테르 발케넨데 네덜란드 총리는 “이 영화가 이슬람을 폭력과 같다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우리에게 불쾌감을 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네덜란드 모로코인 그룹의 대변인 브라힘 보르직은 로이터통신에 “이것은 영화가 아니라 선전이며 모든 구성 요소들이 새로운 것이 아닌 이전 것들”이라고 평가 절하하면서 이 영화가 네덜란드에 사는 이슬람인들의 분노를 촉발할 것으로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美 의료보험을 까발리다

    美 의료보험을 까발리다

    약지와 중지가 잘려나갔다. 중지를 붙이는 데 6만달러, 약지를 붙이는 데 1만 2000달러가 든다. 당신의 선택은 뭔가. 릭은 약지를 택했다. 왜냐. 그게 더 싸게 먹히니까. 릭의 아내는 울먹이고야 만다.“사람의 몸에 돈을 매기다니요….” 마이클 무어(54) 감독의 신작 ‘식코’(Sicko·새달 3일 개봉)는 이렇게 시작한다.‘볼링 포 콜럼바인’에서는 교내 총기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까발리고,‘화씨 9/11’에서는 부시행정부의 외교정책에 화살을 날린 감독의 전적(?)을 보면 이번 영화도 만만치 않을 거란 짐작이 든다. 이번에 마이클 무어가 저승사자를 자처한 주제는 미국의 민간 의료보험체계다. 감독은 자신의 홈페이지(MICHAEALMOORE.COM)에서 의료보험의 피해를 입은 사람의 메일을 공개적으로 받았다. 메일은 무서운 속도로 답지했다.24시간만에 3700건, 일주일만에 2만 5000건의 이메일이 쏟아져 들어왔다. 감독은 일갈한다.“안 아프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다. 매년 1만 8000명의 미국인은 죽을 테니까.” 실제로 연간 의료보험 지출이 2조달러인 미국에서 보험이 없어 1만 8000명이 죽어나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그게 어디 맘대로 되나. 엄마는 딸을 눈앞에서 잃고, 아내는 남편의 죽음을 속수무책으로 맞는다. 병원비를 못 내는 환자들은 쓰레기처럼 길가에 버려진다. 보험에 가입된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배후에는 ‘목숨 놓고 돈 먹기’에 바쁜 민간 보험사들이 있다. 이들의 뒤를 닦아주며 자기 배 채우기 바쁜 의회도 있다.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면 바로 ‘빨갱이’ 취급받는 곳이 바로 아, 그 이름도 찬란한 민주주의의 나라 아메리카다. 그런데 이 감독, 그 와중에도 웃기는 재주 있다. 장엄한 ‘스타워스’ 배경음악과 함께 A부터 Z까지 보험 부적격 질환을 나열하는가 하면, 영부인 시절 전국민 의료보험제를 외치던 힐러리를 ‘섹시∼’하다며 추앙한다. 킬킬거리다가도 ‘제도’ 때문에 삶이 산산조각난 사람들을 내세워 웃음기를 싹 가시게 하는 재주도 있다. 내부 고발자들은 평범한 미국인들의 눈물에 확신을 더한다. 보험 판매원은 말한다.“부적격 통보할 때마다 마음이 아파 일부러 전화를 못되게 받아요.” 보험사의 의학 심사위원인 리나 피노는 내부 고발로 양심 선언을 했다.“환자를 죽이고 불구로 만드는 더러운 제도를 고발합니다.” 환자도 모르는 병력을 찾아내는 기업해결사는 말한다.“함정을 파놓고 기다리는 거죠. 모든 것은 이윤 극대화 때문이에요.” 그들은 하나같이 ‘참 못할 짓’이었다고 토로한다. 캐나다, 영국, 프랑스, 쿠바까지 쫓아다닌 감독. 끈덕진 취재로 사례만 200여개를 채집한. 그의 말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답은 요원하다.“환자를 대하는 더 좋은 제도가 있고 서로에게 더 잘할 수 있는데, 우리는 뭐가 잘못 돼서 그렇게 못하는 걸까.” 그리고 이건 이제 남의 얘기만은 아니다. 그래서 ‘식코’의 예고편은 ‘will be soon’(곧 개봉)이라고 말하지 않는다.‘get well soon’(곧 쾌차하시길)이라고 말한다. 정말이지 모두들 더 좋은 제도 아래에서 쾌차하시기를.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생뚱맞은 생각,그 끝자락 이야기/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생뚱맞은 생각,그 끝자락 이야기/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아주 생뚱맞은 생각이었다. 이달 초순 미국이 대테러 특수전함 ‘뉴욕’호를 진수했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는 순간, 서울 숭례문이 퍼뜩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에 탄 숭례문을 굳이 미국의 대테러 전함에 끌어다 붙인 생뚱맞은 생각의 끝자락이 가물거렸다. 이를 몇차례 곱씹어 내린 결론은 9·11테러 때 무너진 뉴욕 세계무역센터 잔해 속의 고철 일부가 바로 ‘뉴욕’호 선체에 들어갔다는 대목이 걸렸던 것이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 노스럽그루먼 조선소가 건조한 전함에는 세계무역센터 잔해에서 나온 고철 7.5t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전함의 뱃머리에는 ‘9·11을 잊지 말자’는 글귀를 새겼다니,2001년 북반구의 초가을 맑은 날에 벌어진 비극을 어찌 기억하지 않겠는가. 이를 뱃머리에 새겨 되살린 미국의 깊은 속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세계무역센터가 불꽃에 휩싸여 사라진 지 벌써 7년이나 되어,110층 쌍둥이빌딩은 오간 데가 없다. 마치 우정을 노래한 19세기 미국의 시인 롱펠로의 시어(詩語)에 나오는 화살처럼, 거대한 빌딩은 날아갔다. 그러나 ‘뉴욕’호 선체에 들어간 몇덩이 쇠는 민중의 기억을 붙잡아 두었다. 그래서 롱펠로 시에서,‘친구가 부른 노래’ 같은 슬픈 기억이 여러 사람들 마음 속에 여태 살아 숨쉬는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초라한 몰골을 드러낸 지 겨우 달포 남짓한 서울 숭례문은 너무 외롭다. 숭례문이 불에 타 비명에 스러진 바로 다음날 굴착기를 불러 뼈대를 마구잡이로 끌어모았고, 이를 내다버렸다는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성한 서까래 하나라도 건져, 숭례문 복원에 쓰거나 따로 갈무리했어야 옳았다. 우리네처럼 목조 건축물을 국가 문화재로 삼아 온 일본에서는 1949년 불에 탄 호류지(法隆寺) 금당이 국보로 복원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국보로 다시 자리잡을 수 있게 된 것은 불에 탄 금당의 기둥과 벽화를 남겨 계속 보존·연구해온 저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떻든 불은 때로 파괴와 폭력, 약탈을 불러온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악(惡)이다. 그래서 테러의 수단으로 악용한 불은 더욱 무섭다. 생뚱맞은 생각에서 한군데로 싸잡은 세계무역센터와 숭례문 사건은 테러가 저지른 비극적인 종말이다. 불처럼 뜨거운 열(熱)과 고리를 맺었을 때 일어나는 모든 반응에는 엔트로피가 늘어난다고 한다. 무질서한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 엔트로피다. 이 역시 가치 혼돈에서 비롯한 테러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인류역사에서 불은 본디 성스러움의 중심이었다.‘구약성서’ 신명기를 보면, 불을 여호와 하느님으로 표현하고 있다. 불교에서도 불을 성스럽게 여겼던 터라, 불상 머리 뒤쪽에는 반드시 불꽃무늬를 새겼다. 더구나 이란의 조로아스터는 불의 선신(善神) 아후라 마즈다를 으뜸으로 섬긴 종교다. 인류가 불을 제 곁으로 끌어들여 쓰기 시작한 시기는 약 150만년 전이다. 진화론자들이 이른바 호모 에렉투스라는 딱지를 붙인 고인류가 맨 먼저 불을 삶 속으로 끌어왔는데, 케냐 리프트 계곡의 채소완자 유적에서 벌써 불 흔적이 보인다는 것이다. 불에 탄 흙과 더불어 화덕으로 추정되는 돌무지가 이 유적에서 드러났다는 보고서가 나와 있다. 이만큼에서 불의 역사를 접고, 다시 숭례문으로 돌아올 차례가 되었다. 인류가 그토록 성스럽게 여긴 불이 오늘날 방화 전과자의 손을 거쳐 대한민국 국보 제1호를 깡그리 소진시킨 현실이 슬프다. 그런데 더듬이가 부실한 탓인지는 몰라도, 여법한 보호책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아직 듣지 못했다. 마침 명지대 한국건축문화재연구소가 일본 교토의 리쓰 메이칸대 문화유산방재추진기구와 ‘역사도시를 지키는 방재연구 거점 교류’ 협약을 맺었다고 한다. 민간 차원에서라도 문화유산을 제대로 보존할 작은 주춧돌을 먼저 놓아주기를 바란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코스콤, 비정규직노조원 미행·감청 의혹

    코스콤이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장기 농성 중인 비정규직 노조원들을 미행·감청하는 등 불법 감시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코스콤 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최근 “노조원들의 장기투쟁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법원에 8억 2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면서 ‘비정규지부 일일상황’이라는 증거 자료를 첨부했다. 이 자료는 사측이 매일 작성한 노조원 동향을 취합한 문건으로 파업 1일째인 지난해 9월11일부터 49일째인 10월29일까지 노조원들의 활동 상황을 새벽 기상부터 취침까지 시간대별로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일부 문건에 ‘(노조원 차량) 오후 1시17분 동부간선도로 창동교 진입’,‘오후 1시30분 승용차 강변북로 한강대교 통과’ 등 미행하지 않거나 도·감청하지 않고는 알기 어려운 정보들까지 기재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12일 보고서에는 ‘오후 9시35분 김모씨 등 여성조합원 3명 별관 화장실 이용’이라는 내용까지 기록돼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이 자료에는 공개된 일정뿐 아니라 공개되지 않는 조합 내 논의사항과 비공개 일정까지도 기재돼 있다.”면서 “사측이 조합원들을 불법적으로 미행, 감시해 왔음을 보여 주는 문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사측 관계자는 “일지는 안전상의 문제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노조 담당직원이 기록한 것으로 대부분의 정보가 노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노조원들이 임원들 집에 항의 방문하러 갈 경우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노조원들의 차량을 몇 차례 따라간 적은 있다.”고 해명했다.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미국, 변화인가 몰락인가/톰 엥겔하트 지음

    미국, 변화인가 몰락인가/톰 엥겔하트 지음

    명분을 잃은 채 세계의 냉소 속에 끝없는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이라크 전쟁, 국가경제를 바닥부터 흔들어 놓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날이 갈수록 더 깊이 골을 파가는 사회 양극화…. 오늘, 미국 위기의 실체는 무엇일까. 미국 사회가 거치는 변화의 한 단계일 뿐일까, 아니면 ‘아메리카 제국’ 몰락의 한 과정일까. ‘미국, 변화인가 몰락인가’(톰 엥겔하트 지음, 창비 펴냄)는 정확히 그 지점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지은이는 미국의 대표적 대안언론 블로그인 ‘톰디스패치’의 운영자. 그가 2005년부터 2년 동안 10여명의 미국내 비판적 지성들과 가진 블로그 인터뷰를 모았다. ●美 비판적 지성인 10인 심층 인터뷰 미국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작업에 참여한 진보인사들의 면면은 다양하고 화려하다. 컬럼비아대 역사학 명예교수이자 ‘미국 민중사’의 저자로 유명한 하워드 진을 비롯해 2005년 이라크전을 반대하며 조시 부시 대통령의 별장에서 시위를 벌였던 반전운동가 신디 시핸, 캘리포니아대 역사학 교수 마이크 데이비스,‘빈곤의 경제’를 쓴 저널리스트 바버라 에런라이히 등이다. 책은 하워드 진이 포착한 미국내 저항의 목소리들을 들려주며 곧바로 본론에 들어간다.‘베트남:철군의 논리’(1967년)를 저술한 반전주의자이기도 한 그는 이라크의 미군이 완전지원병으로 이뤄진 태생적 속성을 들며 미국내 반전운동은 유례없이 부모들의 몫이 돼있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그러고는 부시 행정부를 이라크에서 빠져나오게 할 방법으로는 “군대에서의 반란이 그 하나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전쟁을 야기한 통치세력의 행위를 결코 범죄로는 몰아붙이지 않는 독특한 미국문화의 특성을 짚기도 했다. 미국문화가 어떤 경우에건 대통령과 통치세력을 매우 특별한 사람들로 보는 군주제적 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 명백히 잘못된 리더십이 전쟁을 불렀다고 한들 그들을 ‘전쟁범죄’나 ‘전범’ 등으로 압박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식 제국주의’를 기획하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솔직한 견해도 밝혔다. 이라크 전쟁을 “(더이상 나아갈 데가 없는)미 제국의 가장 바깥쪽 경계”라고 전제한 그는 “언젠가는 벌어질 이라크 철군은 곧 미 제국의 축소로 가는 첫째 과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훗날 9·11테러 역시 미 제국 붕괴의 시초로 간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안 블로그답게 주류 언론 현실도 파헤쳐 경제위기에 관해서는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UC 버클리) 일본정책연구소장인 찰머스 존슨의 견해를 집중소개했다. 미국경제가 도달한 위기의 본질을 군산 복합체에 의존하는 기형적 경제구조에서 찾은 존슨은 미국 경제의 파산을 조심스럽게 예견했다. 그는 “미국의 불황은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미국 이외의 세계도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겠지만 그들은 아마도 훨씬 빠르게 극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현재 진행중인 민주당 경선에 대한 의미해석이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인이 민주당에 보이는 태도를 ‘비판적 수용’이란 개념으로 정리했다.‘보스턴 글로브’지의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캐럴은 “민주당이 명분없는 이라크 전쟁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음으로써 미국 사회를 냉소주의에 빠지게 했다.”고 비판했다. 그런가 하면 ‘네이션’지 발행인인 카트리나 밴든 회블도 “민주당의 이러한 처신이 부시 행정부의 자멸을 바라는 정치적 계산에서 나왔다.”면서 “그러나 다수의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철군을 옹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시각을 현 상황에 적용해 보면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선전은 매우 유의미한 결과이다. 유권자들이 이라크전 등으로 보여준 부시 행정부의 실정을 막지 못한 민주당의 한계는 따갑게 비판하되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해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안언론 블로그답게 비판의 촉수를 전방위로 뻗쳤다. 주류 언론에 대한 비판도 빠뜨리지 않았다. 대중매체와 주요 텔레비전의 뉴스가 약 5개 기업에 의해 좌우되는 미국 언론의 현실을 신랄히 까발리기도 했다.1만 7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씨줄날줄] 그린스펀 원죄론/함혜리 논설위원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그린스펀은 1987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20년간 FRB 의장으로 재임하면서 급변하는 금융시장의 흐름을 탁월한 안목으로 예견하고, 그에 대비한 적절한 금리정책을 펴 미국의 장기 호황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경제 관료들이나 경제 전문가들, 투자자들은 그의 눈치를 살피기 바빴다. 그의 발언은 세계 증시, 나아가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가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가리켜 ‘그린스펀 효과(The Greenspan Effect)’라고 한다. 그린스펀 효과는 시장의 절대적 신뢰가 바탕이 됐다. 하지만 미국경제가 장기불황 조짐을 보이면서 20년간 지속됐던 시장의 신뢰는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대신 ‘그린스펀 원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를 비롯한 유명 경제학자, 조지 소로스 등 세계적 투자가들, 전직 관료들이 한목소리로 그린스펀을 오늘날 경제 위기의 씨앗을 뿌린 장본인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그린스펀이 극단적인 저금리를 너무 오래 유지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닷컴 버블 붕괴,9·11 사태 등으로 경기가 침체되자 FRB는 2000년 5월부터 2003년 6월까지 연방금리를 12차례 인하했다. 그 결과 연 6.5%였던 금리가 1%로 떨어졌다. 특히 2001년 11월 이후 2% 이하의 초저금리가 3년동안 지속됐는데 이것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부실에서 촉발된 금융위기의 출발점이라는 시각이다. 금융권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점도 지적된다. 은행의 방만한 대출, 위험을 내포한 파생금융상품의 확산을 방치한 것을 거세게 비난한다. 그린스펀 입장에서 억울한 측면도 많다. 미봉책인 줄 알지만 물가 안정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으니까. 어찌됐든 ‘미국의 경제대통령’‘통화정책의 신의 손’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그리스펀의 명성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미국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되고, 세계 경제의 성장축이었던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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