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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테러방지법’ 제정 더 미뤄서는 안된다/최응렬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기고] ‘테러방지법’ 제정 더 미뤄서는 안된다/최응렬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최근 국가정보원 산하에 대 테러센터를 설치하는 ‘국가 대테러활동에 관한 기본법’(이하 테러방지법)제정 추진과 관련,정치권에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국정원의 권한 강화를 우려하는 인권단체의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하지만,우리 국민들이 해외에서 테러단체에 의해 피랍되는 사건이 매년 발생하고 있고,국내에서도 테러세력이 암약하고 있다.9·11 테러 이후 국제사회는 알 카에다 등 국제테러단체에 대한 대응 활동을 강화해 오고 있다.특히,대테러전을 주도해 온 미국은 알 카에다 수장인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했다는 이유로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바 있으며,‘애국법(Patriot Act)’을 제정해 테러범 색출에 주력했다.또한 영국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들도 ‘대테러법’을 제·개정하여 테러에 대한 법적 대응체계를 확립했고,유엔·EU 등 국제기구들도 협약·결의안을 통해 국제사회의 테러 척결활동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테러 위협은 중동은 물론 유럽·동남아·아프리카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테러가 새로운 국제 안보위협으로 대두된 가운데 우리나라도 테러공격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었다.지난해 여름 아프간서 우리 국민들이 탈레반에 피랍된 사건이 아직도 머리에 생생하다.당시 이 사건은 한 달여 동안 온 국민을 공포의 수렁으로 빠뜨렸으며,국정 현안에 전념해야 할 정부의 기능을 사실상 마비시켰다.아프간은 물론 이라크·파키스탄 등 테러위험 지역에 교민들과 우리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언제든지 테러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우리나라가 더 이상 테러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다.지난 9월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 소속 원혜영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탈레반 등 국제테러단체의 연계세력들이 국내에 잠입해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알 카에다 등 국제테러단체들이 미국의 대테러전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한국을 테러 대상국으로 지목한 적은 있으나,국내에서 테러 세력들이 암약하고 있다는 정보가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외에서 테러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데도 우리의 테러 대응 체계는 미흡한 측면이 많다.1982년 서울 올림픽 개최 결정을 계기로 제정된 ‘국가 대테러활동지침’(대통령 훈령 제47호)이 그동안 우리나라 대테러 활동의 근간이 돼 왔다.하지만,정부 기관간 역할 분담을 규정한 내부 지침에 불과한 훈령으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제 테러상황 하에서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테러 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9·11테러 이후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국가 안보위협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문제가 인식됨에 따라 ‘테러방지법’의 입법 필요성이 제기됐고,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정부는 ‘테러방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었으나 제16대 국회 회기종료로 자동 폐기된 바 있다.따라서 차제에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닌 우리나라도 ‘테러방지법’의 제정을 통해 테러 대응 능력을 제고함은 물론 국제사회의 대테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일부 인권단체들이 제기하는 인권침해 우려에 대해서는 법안을 발의한 정부·여당과 해당 부처인 국정원이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테러를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국민의 인권이 침해당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따라서 ‘테러방지법’의 제정에 앞서 충분한 논의와 여론 수렴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다만,정부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더 이상 ‘테러방지법’의 제정을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  최응렬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바이든 美부통령 당선인 아들 이라크 파병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바로 이런 것’ 사회적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서구 지도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에는 조지프 바이든 미 부통령 당선인이 나섰다. 델라웨어 주방위군은 20일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의 아들 보 바이든이 속한 주방위군 부대가 텍사스주 엘파소의 포트 블리스를 출발해 이라크로 떠났다고 밝혔다. 보 바이든은 현직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이자 주 방위군 대위다. 보 바이든이 속한 부대는 먼저 쿠웨이트에 들러 현지적응 훈련을 받고 이라크에 배치된다. 보 바이든은 이라크에 파병된 261통신여단 및 예하부대의 군검찰로 일하게 되며 새해 9월 임무를 마치고 귀국한다. 미국에서 대통령이나 부통령의 아들이 전쟁에 직접 참전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지도층들의 ‘아들 파병보내기(?)’ 사례가 잇따라 알려지고 있다. 이번 대선에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는 지난 9월11일 큰아들 트랙 페일린을 이라크 전쟁터로 떠나보냈고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아들 지미 매케인도 해병대 소속으로 이라크 파견 근무를 마치고 올해 초 귀국했다. 영국도 마찬가지. 영국왕실의 권력승계 서열 3위인 해리 왕자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 3월 초까지 10주간 아프가니스탄 최전선에서 복무한 바 있다. 설령 대중적 인기를 의식한 행동일지도 모르지만 고위층 자제의 병역비리가 계속되고 있는 우리 현실과 비교해볼 때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귀감’이 되고 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금융위기에 스러진 ‘벤처 대부’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내 금융업계의 대표가 지난 19일 “투자자들에게 미안하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주가·펀드의 폭락으로 개미군단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펀드 등을 직접 운영하는 업체 대표가 자살한 사건은 또다른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심상찮은 조짐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서는 주가 폭락에 이어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증권가에는 이날 ‘벤처캐피털의 대부’로 불렸던 금융 부티크(비제도권 사설 투자자문사) 새빛에셋의 최성국(55) 대표의 갑작스러운 자살 소식에 흉흉한 분위기였다. 한 증권사 직원은 “열심히 살았고, 선행도 남달리 많이 했던 분이라 더욱 고개가 숙여진다.”면서 “도대체 얼마나 이런 일이 벌어질지 무섭다.”고 당혹스러워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 증권가 충격 최씨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모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객실에는 양주병과 20여명의 투자자들에게 일일이 쓴 편지가 있었다. 유서에는 ‘투자자들에게 원금이라도 건져 주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해 평소 존경하고 아끼는 지인들에게 미안하다. 죽음으로써 빚을 갚겠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최씨는 인하대 전자공학과 73학번으로 1981년 졸업해 건설·금융계에 종사한 뒤 97년 현대훼미리타운·리조트 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그는 벤처기업 1호를 비롯해 3000여개의 벤처기업을 탄생시킨 모교를 위해 2000년 새빛에셋을 설립했다. 설립비용은 동문들이 모아준 67억원으로 충당했다. 이듬해 새빛에셋은 금융 부티크로 거듭나면서 선물·옵션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왔다. 최씨의 공격적인 투자는 많은 성과를 거뒀다.2001년 미국에서 9·11테러가 있었던 날에도 1시간 만에 100%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수익의 절반 가까이 기부해온 것으로 알려진 최씨는 고수익을 올리면서 모교 벤처기업 대부로서 역할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인하대에 따르면 최씨가 2000년 이후 모교에 기부한 금액만 12억 2400만원이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후 최씨는 80%가 모교동문인 새빛에셋 투자자들의 원금조차 돌려 주지 못하는 상황으로 몰락했고 결국 자살을 선택한 것이다. ●주식폭락에 최악선택… 사회불안 고조 금융위기에 의한 자살은 브레이크를 잃은 형국이다. 지난달 9일에는 서울 모 증권사 서초지점 직원 유모(32)씨가 신림동 한 모텔에서 목을 매 숨졌고,22일에는 충남 공주시 한 야산에서 주가연계보험상품을 취급하던 서울 모 보험회사 지점장 유모(4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25일 광주광역시에서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아 주식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황모(47)씨도 목을 매 숨졌고,31일에는 대기업에 다니던 이모(38)씨가 ‘친구에게 투자를 권유해 미안하다.’며 한강에 뛰어들어 숨졌다. H증권 직원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청구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양반이다. 회사에 못 다니게 하겠다고 협박하는 고객이 부지기수”라고 힘없이 말했다. 그는 “실적 올리려고 가족, 친지, 친구 돈 끌어다 차명으로 투자한 직원들도 많다. 자기 손해와 고객의 항의 속에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고객에게 추천한 펀드 안에 부도난 채권들이 편입돼 있어 매일 한건씩 사고가 터진다.”면서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이재연기자 kdlrudwn@seoul.co.kr
  • 책꽂이

    ●쇼크 독트린(나오미 클라인 지음,김소희 옮김,살림Biz펴냄) 저널리스트인 지은이는 현대 자본주의의 역사를 언급하면서 ‘재난 자본주의’가 부상했다고 말한다.지은이는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위기의 본질과 작동 기제는 쇼크라고 말한다.즉 이라크전쟁,9·11테러,톈안먼사태,소련의 붕괴,아시아 금융위기 등 각종 위기가 발생하면 대중들은 방향 감각을 잃고,이 틈을 타 정부는 대중이 전혀 반기지 않는 경제적 쇼크요법을 밀어붙이게 된다.2만 8000원.   ●로마제국의 최후의 100년(피더 히더 지음,이순호 옮김,뿌리와 이파리 펴냄) 로마는 도시이자 제국의 이념이었고,미국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가 국가 경영의 시스템으로 로마의 정치사회 시스템을 알게 모르게 차용해 쓰고 있는,현재도 살아있는 정치시스템이다.그런 로마제국의 문명이 어떻게 야만에 압도됐는지 상세히 보여준다.서로마제국이 거둔 성과를 고찰하며 제국이 지닌 저력과 한계를 분석했다.3만 4000원. ●히틀러의 과학자들(존 콘웰 지음,김형근 옮김,크리에디트 펴냄)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세계 과학의 중심이었던 독일의 과학자들이 히틀러 치하에서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보여준다.냉전이 붕괴됐다고 하지만 전 세계가 상호 확증 파괴 전략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3차 대전이 발발한다면 나치의 인종위생학과 같은 비극이 벌어지지 않을까라고 지은이는 질문한다.2만 9000원. ●아토피 희망보고서(김정진 지음,동아일보사 펴냄) 지은이는 10년 동안 1만명의 아토피 환자를 치료한 한의사.아토피란 면역 불균형으로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밤에 가려움증을 수반하는 것이 주 증상이다.아토피는 언제든지 재발가능하기 때문에 완치는 어렵지만,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다.SK케미칼과 협력해 ‘아토파인’이란 치료제를 내놓기까지의 과정이 담겼다.1만 4000원.  ●조선 왕비열전(임중웅 지음,선영사 펴냄) 조선의 건국에서 멸망까지 500년 동안 이 땅을 다스렸던 27명의 왕을 중심으로 41명의 정실 왕비와 수많은 후궁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영상처럼 선명하게 펼쳐보여 준다.최상의 행운과 부귀영화를 거머쥔 왕비이지만 이면은 형극의 길이고 눈물로 점철된 한많은 자리였다.가문을 위한 제물이 되거나,외척 발호의 발판이 되기도 했던 영욕의 일대기다.1만 3000원.   ●인간조종법(로베르 뱅상 줄,장 레옹 보부아 지음,임희근 옮김,궁리 펴냄) 거들떠보지도 않을 가정용 백과사전은 왜 사나.보험설계사의 보험가입신청서에 왜 서명할까.이런 행위는 사람들의 설득에 내가 넘어간 것이다.상대방은 커뮤니케이션을 잘한 것이고,나는 불필요한 물건을 샀으니 커뮤니케이션에서 실패한 것이다.사회심리학자인 저자들이 은밀히 보여주는 조종과 소통의 ABC.1만 5000원.
  •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딜레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관타나모 해군 기지에 있는 포로 수용소를 폐쇄해 미국의 도덕성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16일(현지시간) 미국 CBS의 시사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고문을 하지 않는 국가이고 앞으로도 이점을 확실히 할 것”이라며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가 당선 이후 첫 인터뷰인 이날 방송에서 이 문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은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는 곧 ‘부시 행정부와의 결별’로 상징되기 때문이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9·11 테러의 주범인 알 카에다 요원과 테러 용의자들이 수용돼 있는 곳으로 수감자들에 대한 고문 행위로 악명이 높아지면서 인권 침해의 상징이 된 곳이다. 이에 미국 진보진영은 부시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해 왔고 오바마 역시 대선 기간 수용소 폐쇄를 여러차례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수용자들의 석방 문제 등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수용소 폐쇄는 정치적·법적으로 문제가 복잡해 해결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관타나모 폐쇄 문제는 오바마 안보 정책 개혁의 심판대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수용소가 폐쇄될 경우 수용자들을 어디로 보낼지가 첫번째 당면 과제다. 전부 본국으로 송환할 경우 테러 용의자를 무조건 풀어주는 것은 국가 안보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이같은 지적을 차치하더라도 해당 국가에서 이들을 받아줄지, 받아준 이후에 그곳에서 이들의 인권이 보장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 본토에 데려온다고 해도 수용 시설 찾기가 마땅치 않다. 후보로 떠오르는 곳의 정치인들은 지역주민을 의식해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경우 당장 반대하고 나설 태세다. 오바마 정부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와 함께 앞으로 테러 용의자를 어떻게 다룰지도 고민해야 한다. 테러 용의자를 법정에 세울 경우 이들이 국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정황이 있더라도 법정에서 이를 증명하기 쉽지 않는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기소는 할 수 없지만 풀어주기에는 위험한 테러 용의자를 안보 차원에서 수용코자 할 때 국회 동의를 얻는 것을 법제화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국가 안보와 인권을 축으로 찬반이 엇갈리고 있어 관타나모 폐쇄 못지않게 뜨거운 논쟁거리를 낳을 전망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2008수능 ‘수리 가’ 다소 어렵게 출제”

    ”언어영역 작년과 비슷…영어는 상위권 변별력 위해 고난도 문항 포함”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언어영역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한 수준으로 출제된 반면 수리영역은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수능시험 출제위원장인 안태인 서울대 교수(생명과학부)는 13일 오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지난해 수리 가형이 너무 쉬웠다는 평가가 있어 작년 수능보다는 조금 더 어렵게, 올해 모의수능보다는 조금 쉽게 하는 수준으로 난이도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1교시 언어영역은 특별히 난이도 조정을 하지 않았다. 전년도 수준이 적절했던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에 전년도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외국어(영어)영역과 제2외국어ㆍ한문영역의 경우도 특수목적고 학생들이 높은 점수대에 몰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문항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수능은 언어영역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수리와 외국어 등 나머지 영역은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거나 변별력 확보를 위해 까다로운 문항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시험의 전체적인 난이도와 관련해 안 교수는 “수능시험의 난이도는 매년 비슷하게 균형을 유지해야 하므로 예년 수준을 유지하려고 애썼다.”며 “수능이 쉬워도, 또 어려워도 문제인 만큼 수험생들의 기대치에 맞췄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능시험은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78개 시험지구, 996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은 원서접수자 기준으로 총 58만8천839명이며 이중 재학생은 44만8천472명, 졸업생은 14만367명이다. 영역별로는 언어영역에 58만8천40명, 수리 가형에 12만6천800명, 수리 나형에 42만360명, 외국어영역에 58만6천823명, 사회탐구 34만8천738명, 과학탐구 19만6천453명, 직업탐구 3만9천11명, 제2외국어ㆍ한문 11만1천142명이 지원했다.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수험생도 각각 143명, 175명 지원했으며 이들에게는 별도로 제작된 점자 또는 확대문제지, 청각장애자용 대체문항이 포함된 문제지가 제공됐다. 시험은 1교시 언어영역을 시작으로 2교시 수리영역, 3교시 외국어영역, 4교시 탐구영역, 5교시 제2외국어ㆍ한문영역 등의 순으로 오후 6시5분까지 실시된다. 수능출제와 채점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시험이 끝난 직후인 이날 오후부터 17일까지 수험생들로부터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26일 최종 정답을 발표한다. 수능성적은 다음달 10일까지 수험생들에게 통지되며 성적표에는 영역ㆍ과목별 등급과 표준점수, 백분위의 정보가 제공된다. 수능시험 이후에는 대학별로 수시 2학기 및 정시전형 일정이 내년 2월 초까지 진행된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빈 라덴, 9·11 능가 對美테러 준비중”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을 상대로 지난 2001년 9·11테러를 능가하는 새로운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고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계 신문인 알쿠드스 알아라비가 보도했다. 10일 이 신문에 따르면 빈 라덴 조직은 전 세계에 있는 서방을 상대로 ‘행동의 물결’을 이끌 수 있는 특수훈련캠프를 강화해 ‘적극적인 단계’에 들어갔다. 또 빈 라덴이 미국을 상대로 공격해 세계의 정치와 경제의 얼굴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이 1면에 게재한 이 같은 빈 라덴의 경고는 예멘의 전직 알카에다 고위 조직원의 언급을 토대로 작성됐으며 이탈리아의 주요 신문들도 이를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지난 1996년 빈 라덴을 마지막으로 인터뷰 한 언론인으로 알려진 압델 알바리 아트완이 편집했다. 한편 이 조직원은 또 불과 6개월 전 빈 라덴이 아랍의 지하드(성전)에 메시지를 보냈으며 향후 수일내 테러조직이 폭력성 있는 신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빈 라덴, 9·11 능가 對美테러 준비중”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을 상대로 지난 2001년 9·11테러를 능가하는 새로운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고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계 신문인 알쿠드스 알아라비가 보도했다. 10일 이 신문에 따르면 빈 라덴 조직은 전 세계에 있는 서방을 상대로 ‘행동의 물결’을 이끌 수 있는 특수훈련캠프를 강화해 ‘적극적인 단계’에 들어갔다. 또 빈 라덴이 미국을 상대로 공격해 세계의 정치와 경제의 얼굴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이 1면에 게재한 이 같은 빈 라덴의 경고는 예멘의 전직 알카에다 고위 조직원의 언급을 토대로 작성됐으며 이탈리아의 주요 신문들도 이를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지난 1996년 빈 라덴을 마지막으로 인터뷰 한 언론인으로 알려진 압델 알바리 아트완이 편집했다. 한편 이 조직원은 또 불과 6개월 전 빈 라덴이 아랍의 지하드(성전)에 메시지를 보냈으며 향후 수일내 테러조직이 폭력성 있는 신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오바마부터 빈라덴까지…우리는 EPL팬

    오바마부터 빈라덴까지…우리는 EPL팬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 팬으로 알려져 화제다. 영국 런던을 방문했던 5년 전 웨스트햄의 팬이 된 오바마는 이번 대선기간 중에도 짬짬이 EPL 경기를 관전했을 만큼 열혈 축구광이다. 오바마 외에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EPL 팬 유력인사는 상당수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출신의 영국 수상 토니 블레어는 어린 시절 뉴캐슬로 이사해. 뉴캐슬 경기를 보며 자랐다. 골수 뉴캐슬 팬인 그는 지난 1996년 1월 노동당 당수 자격으로 일본을 첫 방문했을 때도 현지에서 뉴캐슬의 승리를 기원하는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또 다른 거물 뉴캐슬 팬으로는 탄자니아의 자카타 키케테 대통령이 있다. 키케테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런던을 방문하자 블레어 전 총리가 뉴캐슬 사인 유니폼을 선물했는데.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기뻐하는 두 정상의 모습은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찰스 영국 왕세자의 장남 윌리엄 왕자는 꼬마 때부터 애스턴 빌라 팬이다. 그는 평소에도 애스턴 빌라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곤 한다. 베르티 아헤른 아일랜드 총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존 오셔(아일랜드)의 팬으로 한때 맨유에 축구베팅까지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지난 2005년 4월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생전 리버풀의 팬이었다. 그가 특히 좋아했던 선수는 폴란드 출신의 리버풀 GK 예지 두덱(현 레알 마드리드). 유년 시절 골키퍼로 뛰었던 교황은 자신과 동향인 두덱의 경기를 즐겨봤다. 좀 위험한 서포터도 있다. 9·11테러를 지시한 오사마 빈 라덴이 아스널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90년대 런던에 살았던 빈 라덴은 아스널 홈 경기를 즐겨 봤고. 아스널 서포터 용품을 구매할 정도로 팬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유럽 건설장비 공략기지… 4년뒤 ‘글로벌 톱3’

    유럽 건설장비 공략기지… 4년뒤 ‘글로벌 톱3’

    6일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35㎞ 떨어진 도브리스 밥캣공장. 진흙 범벅의 널찍한 공터서 ‘굴착기쇼’가 펼쳐졌다. 흙을 파는 놈, 파놓은 흙을 퍼올리는 놈, 방해되는 자갈을 치우는 놈, 편편하게 다지는 놈…. 주어진 ‘임무’에 따라 앞에 붙인 도구(어태치먼트)와 덩치는 각기 달랐지만 움직임이 날쌔기는 막상막하였다. 몸체의 선명한 ‘밥캣’(북미 살쾡이)들이 서로 경쟁하는 듯했다. 소형 건설장비 분야의 세계1위인 밥캣은 자신들이 만든 장비가 살쾡이의 민첩하고 자유자재한 움직임을 닮았다는 뜻에서 1962년부터 살쾡이 얼굴을 장비에 새겨넣기 시작했다. 지금은 상징이 됐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11월 미국 밥캣을 인수하면서 두산의 시장점유율은 세계 17위에서 7위로 10계단이나 껑충 뛰었다.2012년 ‘글로벌 톱3’ 도약이 목표다. 이동욱 두산인프라코어 유럽법인장은 “밥캣은 소형, 두산인프라코어는 중대형 건설장비가 각각 전공”이라며 “소형에서 대형까지의 상품 라인업, 딜러망 상호연계, 밥캣의 절대적 브랜드 파워 등을 잘 활용하면 일본의 벽을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건설장비 시장의 세계 1~3위는 캐터필러, 고마쓰, 히타치다. 미국 캐터필러는 지금도 합작업체(미쓰비시중공업)의 설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사실상 일본업체로 간주된다. 일본을 넘어서려면 세계 최대 건설장비 시장인 유럽을 잡아야 한다. 미니굴착기와 스키드로더(흙을 퍼올리는 기계)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도브리스공장의 트레이시 슈미츠 공장장은 “유럽은 포클레인이라는 걸출한 굴착기 회사(프랑스)를 배출한 까닭에 자존심이 유난히 세 공략이 쉽지 않다.”며 “철저한 현지화와 차별화된 서비스가 승부수”라고 밝혔다. 철도 위를 이동하면서 작업하는 레일웨이 굴착기, 건물 파쇄가 전공인 데몰리션 굴착기 등이 그 좋은 예다. 요청하면 바로 다음날까지 수리를 끝마쳐 주는 ‘넥스트 데이 서비스’도 콧대높은 유럽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밥캣발(發) 유동성 위기로 두산 본사는 몸살을 앓았지만 정작 이곳은 ‘어떻게 된 거냐.’며 진의조차 물어온 고객사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세계적 금융위기는 비켜가지 못했다.“1990년대 초반,‘9·11테러’이후 세번째로 가장 혹독한 시련기”라는 이동욱 법인장은 “감산을 통해 재고 물량을 30%가량 줄였다.”고 털어놓았다. 도브리스(체코)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인종 벽을 넘다-美 오바마 시대] 인종 초월한 유권자의 선택

    “오늘밤 나는 그들에게 전한다. 흑인의 미국, 백인의 미국, 라틴계 미국, 아시아계 미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미합중국만이 존재할 뿐이다.”지난 2004년 7월 보스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사자후를 토한 무명의 한 흑인 정치인의 연설이 마침내 미국을 바꿨다. 존 케리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요청으로 연단에 오른 버락 오바마의 연설은 그를 단숨에 전국적 스타로 떠오르게 했다.‘하나의 미국’을 향한 오바마의 꿈은 이제부터다. 4일(현지시간) 미 대선 개표 결과, 인종 투표로 불리는 ‘브래들리 효과’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미 건국 이후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미국민은 경험하게 됐다. 출구 조사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들은 오바마 당선인에게 압도적인 몰표를, 히스패닉계도 3분의2가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치의 인종 장벽이 사라졌다.”고 선언했다. 백인 젊은층과 여성 표심도 오바마에 쏠리는 등 인종 통합의 길이 열리고 있다. ●흑인들 “40년 전 킹의 꿈이 실현됐다” 오바마에 몰표를 던진 흑인 사회는 감동과 열광으로 흥분했다. 민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는 이날 시카고 그랜트파크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미국이 인종과 성의 장벽을 넘어 참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며 “인종 차별을 위해 싸워온 백인, 흑인, 유대인 등의 고귀한 희생이 결실을 맺었다.”고 강조했다.1968년 암살당한 마틴 루터 킹의 장례식에서 추모시를 썼던 조니 마리 로스는 “마침내 킹의 꿈이 이뤄지게 됐다. 미국민이 깨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흑인들이 피부색으로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소망한 킹의 꿈을 오바마가 이뤄주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흑인 배우인 새뮤얼 잭슨은 “내 생애에 이런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전쟁으로 광기의 시대를 보낸 부시 행정부의 8년이 이제 끝났다.”며 감격해했다. 흑인 범죄로 악명높은 뉴욕 할렘가도 들뜬 분위기였다. 현지 언론들은 할렘 중심부인 125번가에서 흑인 군중 수천명이 춤을 추며 승리를 자축했다고 전했다. 영화 ‘맬컴 X’ 등 인종 문제를 다룬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는 “오바마 이전(Before Obama) 시대와 오바마 이후(After Obama) 시대로 구분될 것”이라고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흑인사회, 오바마 당선 총력전 흑인 사회를 움직이는 유명 인사들은 당파에 상관없이 사실상 오바마 당선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로이터 통신은 흑인 사회의 일치단결이 접전주 승리의 요인이 됐다고 풀이했다. 공화당 인사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은 지난달 19일 공개적으로 오바마 지지를 선언, 존 매케인 후보에게 결정적 타격을 줬다. 파월은 부시 행정부의 첫 흑인 출신 국무장관이었다. 파월의 지지 선언은 공화당 지지자들도 뒤흔드는 계기가 됐다.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역시 조력자였다. 윈프리는 민주당 대선 레이스부터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그녀는 여성인 힐러리 대신 피부색이 같은 오바마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백인 여성들에게 비난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윈프리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오바마에게 100만표 이상을 몰아준 효과를 발휘했다고 전했다. 제시 잭슨 목사 등 흑인 사회의 지도급 인사들도 한 마음으로 오바마 당선에 힘을 보탰다. ●막 내리는 백인 우월주의 백인 여성들과 청년층(18~29세)의 상당수도 오바마 지지층이었다. 백인 남성과 상당수 노동자 계층은 매케인에게 지지를 보냈다. 그럼에도 전체 유권자 중 백인이 70%를 넘는 구도에서 일궈낸 오바마의 승리는 피부색 장벽이 소멸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의 부시 대통령이 케리 민주당 후보보다 백인표에서 17%포인트를 앞섰다. 상당수 백인 여성들은 매케인보다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에게 등을 돌렸다. 공화당 지지자였던 스물여섯 살의 백인 여성 제니퍼 선더린은 “제가 오바마를 찍었다고 아빠에게는 말하지 않을 거예요.”라면서 “페일린에 대한 실망이 오바마 지지를 결정한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정치학과 조교수인 잭 터너는 “백악관(White House)의 흑인(Black) 대통령을 보고 자랄 미국의 어린 세대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라면서 “세대를 건너 백인 우월주의가 종식되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의미를 줬다. ●히스패닉·아시아계 “부시가 패착요인”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히스패닉의 오바마 지지는 부시 행정부가 적지 않은 패착 요인으로 풀이된다. 불법체류자 단속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부시의 새 이민법안은 히스패닉, 아시아계가 공화당으로부터 등 돌리게 하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4년 전 부시에게 승리를 안겨준 플로리다주(선거인단수 27)에서도 오바마가 완승한 건 이에 대한 방증이다. 아랍계는 9·11 이후 확산되는 무슬림에 대한 종교·인종적 편견에 대한 반감과 이라크 전쟁에 대한 비판을 오바마 지지로 표출했다는 분석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사설] 인류史에 새 장 연 美 흑인대통령 탄생

    미국인들이 결국 흑인을 그들의 대통령으로 뽑았다. 인종 장벽으로 대표되는 편견과 차별의식을 일거에 무너뜨린,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사건’을 만들어낸 것이다. 미국이 건국한 지 232년만에,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 흑인노예 해방을 선언한 지 146년만의 일이다. 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에겐 꿈이 있다.”며 흑인의 민권을 만천하에 선포한 지 45년만의 일이기도 하다. 미국의 인구 구성상 흑인 비율이 13%에 불과한 현실에서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사실은, 비단 미국사회가 진일보했다고 상찬하는 데서 그칠 일이 아니다. 우리는 미국이 흑인 대통령을 선택함으로써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평등을 구현하고 화해·융합의 정신을 지구촌에 더욱 널리 퍼뜨리는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미국민의 선택에 경의를 표한다. 아울러 새 역사의 장을 연 버락 오바마 당선인에게 축하를 보낸다.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선거에 뛰어든 지난 1년 전세계는 그에 주목했고 그에게 기대를 걸었다. 지난 7∼8월 영국 BBC 방송이 세계 22개국 국민 2만 2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17개국 국민이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보다 오바마 후보의 당선을 바랐다. 같은 시기에 나온 프랑스 내 여론조사에서도 프랑스 국민 80%가 그를 지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일정부분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되기도 했겠지만, 그에 앞서 ‘새로운 시대’‘새로운 가치’에 대한 희구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고 우리는 해석한다. 그래서 미국 대통령선거가 국경을 넘어 전세계적인 핫이슈로 떠오른 것이라 하겠다. 이제 세계는 미국 말고도 유럽연합(EU)과 중국 등이 한 축을 형성하는 다극화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렇더라도 미국이 여전히 지구상의 최강대국이란 것 또한 변함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미국 대통령이 세계의 지도자로서 해야 할 일은 적지 않다. 이에 우리는 오바마 당선인에게 희망을 섞어 몇가지 주문을 하고자 한다. 첫째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시발돼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경제 위기를 주도적으로, 신속하게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오바마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한 것을 비롯해 다양한 경제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 공약들이 제대로 실천돼 미국 경기가 되살아나고 더불어 세계경제가 활력을 되찾기를 원하는 것은 만국 공동의 바람이리라 본다. 다만 미국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 데만 급급하지 않고 지구촌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다른 나라들의 신뢰와 협조를 얻어 이 경제 위기를 조속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평화와 안정을 이루는 데도 오바마 당선인의 책임은 막대하다.‘9·11 테러’이후 부시 정부가 추진해 온 강경 대결구도는 이제 바뀌어야 할 때가 됐다.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의 조기 철수, 아프가니스탄 해법 등에서 우리는 오바마가 이끄는 새 정부가 부시 행정부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리라 믿는다. 이와 함께 미국이 경제·군사적 위상에 걸맞은 수준으로 도덕성을 회복하는 일도 시급한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오바마 후보는 당선이 확정되자 첫 소감으로 “변화가 미국에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화는 미국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그가 추구하는 ‘변화’가 미국이외의 세계 각국에도 바람직한 형태로 불어오도록 오바마 당선인은 인류 상생의 구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 자신이 미국 사회의 마이너리티로서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것처럼 지구상에는 소외되고 편견에 시달리는 개인·민족·국가가 적잖게 남아 있다. 그들에게 던져준 희망이 꽃피울 수 있도록 적극 돕는 일도 오바마 당선인의 몫이다.
  • [2008 美國이 바뀐다] “한 나라가 독주하던 시대는 지났다”

    |파리 이종수특파원|미국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미국과 유럽의 새로운 관계를 강조하는 내용의 서한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내기로 결정했다. EU 27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이틀 동안 열린 회담에서 차기 미국 행정부와 EU 사이에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을 골자로 하는 6페이지 분량의 공동 서한을 채택했다. ‘친애하는 대통령 각하’로 시작되는 이 서한의 내용은 4일 버락 오바마 민주당,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가운데 최종 수신자가 확정되면 공개될 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소식통들은 서한의 주요 내용에 미국·유럽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원칙과 그에 따라 공동으로 추진할 정책 등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제 세월은 변했다.”며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인들의 파트너이며 두 대선 후보 역시 유럽에 관심을 보이고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미국의 새 대통령이 이런 사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서한 채택 배경을 설명했다. 서한 내용에 EU와 미국의 협력증진 방안이 담겨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쿠슈네르 장관은 또 “미국·러시아·유엔 등과 함께 중동평화 중재 4자인 EU도 중동지역에서 역할을 확대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EU는 이제 (국제무대에서) 부수적 역할에 그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EU와 미국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국제문제로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을 비롯해 중국·인도·브라질 등 신흥경제국 문제가 꼽혔다.또 내전 확대로 주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 아프리카 중부의 콩고민주공화국 사태와 9·11사태 이후 보안검색 강화로 미국에 입국하는 유럽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 등도 서한에 담겼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vielee@seoul.co.kr
  • [2008 美 대선 D-1] 역대 대통령 42명 평가순위

    [2008 美 대선 D-1] 역대 대통령 42명 평가순위

    미국 역대 최고, 최악의 대통령은 누구일까.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둔 가운데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자사 패널들에게 의뢰해 미국 역대 대통령 42인의 공적을 평가한 순위를 31일(현지시간) 내놨다. 부동의 1위는 남북전쟁의 영웅인 에이브러햄 링컨이 차지했다. 최초의 공화당 출신 대통령으로 남북전쟁에서 남부동맹을 이기고 북부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의 노예해방선언으로 400만 흑인노예들은 자유의 몸이 됐다. 무엇보다 전쟁 뒤 미국을 단결케 하고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국가 기초를 닦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더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특파원인 크리스 아이레스는 “그가 역대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2위는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무당파로 독립 전쟁에서 영국을 패배시켰다. 워싱턴은 ‘영감의 용병술’로 모든 것을 가능케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3위는 12년간 재임한 32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공황 시절 정부가 적극 개입하는 뉴딜정책으로 미국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4위는 토머스 제퍼슨으로 전 대통령 통틀어 가장 똑똑했다는 찬사를 받았다.5위인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테디’란 애칭으로도 유명했다. 당시 최연소인 42세에 당선된 뒤 소속 공화당은 한층 진보적으로 변모했다. 6위에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올랐다. 제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사령관 출신으로 전후 뉴딜 정책을 계승했다. 존 케네디는 11위로 10위권 바깥으로 밀려났다. 쿠바 미사일 위기, 피그만 사태, 베트남 전쟁 등 외교정책 면에서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다. 그러나 “시민권, 우주탐사에 대한 수사적인 연설들이 ‘로맨스’를 부활시켰다.”고 패널들은 밝혔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20위로 중간을 지켰다. 민주당의 증세 압력에 굴복해 감세정책을 지키지 못한 귀머거리 정치인이란 악평을 받았다. 빌 클린턴은 너무 많은 공약을 남발해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23위에 랭크됐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후 민주당 출신으로 재임에 성공한 첫 대통령이다. 그러나 그는 의료개혁법을 통과시키지 못했고, 두 번째 임기는 르윈스키 스캔들로 얼룩졌다. 조지 부시 현 대통령은 37위로 기록되는 수모를 당했다.9·11테러로 연임 기회를 맞았지만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잘못 대처한 데 이어 금융시장 붕괴로 국내외에서 뭇매를 맞았다. 평가단은 “잘못된 정보에 기초해 이라크를 침략했고 전쟁을 재난의 수준으로 끌고 가 미국이란 이름을 진흙창에 처박았다.”고 혹평했다. 공동 37위인 리처드 닉슨의 평가는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사례다. 베트남 전쟁을 끝내고 중국, 옛소련과 동구권 외교를 성사시켜 50개주 중 49개 주에서 승리하며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연임 2년 만에 민주당 본부 건물을 도청한 사건인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해야 했다. 더타임스는 “닉슨이 스캔들 하면 으레 ‘게이트’란 접미사를 붙이는 단어상의 변화도 가져왔다.”고 전했다. 불명예의 전당인 42위는 제15대 제임스 뷰캐넌이었다. 남북전쟁을 막지 못한 주범으로 지목됐다. 그는 노예제를 놓고 남·북부가 대치하자 “탈퇴는 불법이지만, 이를 막는 것도 불법이다.”며 남부주들의 탈퇴를 방치했고 결국 전쟁의 불씨를 제공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세계를 짓는다-국내 건설사 해외현장 탐방](6) SK건설

    [세계를 짓는다-국내 건설사 해외현장 탐방](6) SK건설

    |알 슈하이바(쿠웨이트) 김성곤기자| 지난 2001년 2월 SK건설은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NPC)로부터 긴급 제안을 받았다. 화재로 망가진 미나 알 아흐마디 정유공장의 복구공사를 맡아 달라는 것이었다. 공사규모는 3억 900만달러.100만달러 이상은 공개경쟁입찰을 하도록 한 쿠웨이트 정부의 입찰 규정을 무시한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공사의 시급성이나 수행능력을 고려할 때 SK건설이 아니면 안 된다고 발주처가 본 것이다. SK건설은 2003년에도 2억 3000만달러짜리 쿠웨이트 정유플랜트 복구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이달 초에는 화재를 입은 알 슈하이바 정유공장 히터 복구공사도 맡았다. 금액(1000만달러)은 보잘 것 없지만 “SK건설이 꼭 맡아 달라.”는 발주처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처럼 쿠웨이트에서 SK건설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석유화학 플랜트 부문은 최강자다. 쿠웨이트에 진출한 지 15년여 만에 일궈낸 신화이다. ●플랜트로 쌓은 SK신화 쿠웨이트 공항에서 자동차로 30여 분 달리자 130m 높이의 웅장한 수직 정유타워가 두 눈에 들어왔다.SK건설의 알 슈하이바 KPPC 아로마틱스 공사현장이다. 내년 1월 준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SK건설이 이탈리아의 테크니몽사(社)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12억 2000만달러(SK건설 지분 45%·5억 5000만달러)에 수주한 이 프로젝트는 인근 정유공장에서 나프타를 공급받아 벤젠과 파락실린, 액화석유가스(LPG) 등을 생산하는 플랜트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0층 높이의 정유탱크 꼭대기에 올라갔다.SK건설은 외형 공사를 거의 끝내고 내부공사를 마무리 중이었다. 반면 ‘동업자’인 테크니몽은 아직도 많은 공사를 남겨 두고 있었다. 유장권 부장은 “초기엔 테크니몽이 빨랐지만 지금은 우리가 1~2개월 앞서 있다.”며 “공기를 조절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시공력은 ‘SK건설은 어떤 조건에서도 하자 없이 제 때에 공사를 마무리한다.’라는 신뢰를 심어 주었다. 이런 믿음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SK건설이 쿠웨이트 발주처를 감동시킨 일화 한 토막.2003년 3월 ‘9·11테러’ 이후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예상되자 이라크의 쿠웨이트 보복공격을 우려한 외국 건설업체들은 쿠웨이트를 떠나기에 바빴다. 하지만 SK건설은 미국의 이라크 폭격 한 시간 전까지 혼자 남아 공사를 하다 철수했다. 이후 19일 만에 공사를 재개했다. 이런 노력이 쌓여 SK건설의 쿠웨이트 신화가 만들었다. ●원천 설계기술로 외국업체와 경쟁 SK건설은 1993년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인 KNPC가 발주한 프로판 탱크 공사를 시작으로 쿠웨이트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59억달러의 공사를 따냈다. 국내업체들이 쿠웨이트에서 따낸 전체 공사(192억 5400만달러)의 30.6%에 달한다. 올 5월에는 KNPC가 발주한 총 83억달러 규모의 제4정유공장 4개 프로젝트(한국업체가 모두 수주) 가운데 수주 금액이 가장 큰 20억 6000만달러짜리 공사를 따냈다 발주처가 SK건설의 성실 시공과 뛰어난 관리능력을 믿었기 때문이다.SK건설은 쿠웨이트의 ‘KOCFMP’ 현장에서 무재해 3000만인시(人時)를 지난 3월 돌파했다. 한국업체가 해외 현장에서 이뤄낸, 무재해 신기록이다. 인시는 현장에 투입된 인력과 그 인력의 현장 근무시간을 곱한 것이다. 뛰어난 기술력도 SK건설의 경쟁력이다. 과거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맡아 온 베이직 엔지니어링(원천설계기술)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등 기술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여기에 EPC(설계, 구매, 시공 일괄 수행방식)까지 병행해 품질관리 수준도 높였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태국에서 수주한 1억 7000만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시설고도화사업의 경우 기본설계에서부터 상세설계, 구매, 시공까지 전체 공정을 일괄 수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 프로젝트 역시 SK건설이 직접 기본설계를 수행하며 2개월 정도 공기를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세계로 뛴다 SK건설의 성공신화는 중동을 넘어 유럽 등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루마니아의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는 자재와 인력난에다 잦은 폭우 등으로 공기를 맞추기가 불가능해 보였지만 준공을 두달이나 앞당겨 찬사를 받았다.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성공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남미, 동유럽 지역에서는 추가 수주에 나섰다.SK건설은 이를 위해 ‘글로벌벤처’라는 신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 각 국가에 벤처 성격의 독립 법인을 세워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방식이다. 이는 현지화를 무기로 진입장벽을 극복할 수 있다. 또한 SK건설의 진출을 돕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2004년 11월 태국에 제1호 법인을 시작으로 현재 쿠웨이트,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멕시코 등 8개국에서 모두 10개의 법인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sunggone@seoul.co.kr
  • 美제국 추락의 궤적

    최근 미국 월가의 몰락이 암시하는 바가 적지 않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서의 위상 실추는 물론, 사회주의 정권 붕괴 이후 세계를 지배한 신자유주의의 종말을 의미하기도 한다. 워런 코언 미국 메릴랜드대 석좌교수가 쓴 ‘추락하는 제국’(김기근 옮김, 산지니 펴냄)은 이같은 제국의 위기를 한발 앞서 짚어낸 외교정책 비판서다. 책은 냉전이 끝나던 무렵인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시니어 부시) 대통령에서부터 클린턴을 거쳐 다시 현재의 조지 W. 부시(주니어 부시) 정부로 이어지는 15년간의 미국 외교정책을 그 이전 40년간의 외교정책과 비교·분석한다.1장과 2장에서는 냉전시대 ‘봉쇄’정책이 퇴조한, 국제적인 지형 변화 속에서 부시와 그 보좌진들이 어떻게 대처했고 새로운 역할을 모색했는지 살핀다.3장부터 5장까지는 클린턴 시대를 다룬다. 경제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여겨 외교가 크게 위축됐고, 인도주의적인 문제에 소극적으로 처신해 비난의 대상이 됐던 시기다.6장부터 8장까지는 주니어 부시 시기를 들여다본다. 이 때는 9·11 테러를 비롯해 아프간 전쟁, 이라크 전쟁 등 국제적인 긴장관계가 이어졌고 네오콘이라는 이념집단이 등장해 일방주의적 정책을 밀어붙였던 시기다.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은 이른바 ‘제국’의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새로운 세계 질서에 대한 비전은 십수년이 넘도록 오리무중이다.1989년 오랜 이념전쟁이 막을 내릴 때 세계인들이 미국에 기대한 것은 안정과 평화, 인류 보편적 가치의 실현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일방적인 패권 유지에만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에 대한 불신이 정점에 달한 것은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 테러 때. 테러가 발생하자 미국은 모든 국가 역량을 사담 후세인 제거와 이라크 전쟁에만 집중, 각국의 반감을 사고 수많은 우방을 잃었다.“미국이 세계 평화의 최대 위협”이라는 인식을 자초한 것이다. 외교정책이라는 주제는 일견 무겁게 느껴지기 쉽지만, 이 책은 깊은 식견이 없어도 책장을 술술 넘기게 만든다. 정치가들의 면모에 대한 이야기식 서술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1만 60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히틀러 독재, 독일 국민과의 암묵적 공모?

    히틀러 독재, 독일 국민과의 암묵적 공모?

    아돌프 히틀러(1889~1945). 세계 역사에서 그만큼 논쟁적인 이름이 또 있을까. 지울 수 없는 대학살의 광기를 걷어 내고, 한 인간으로서의 히틀러를 재조명하는 작업은 결코 간단치 않다. 그의 평전이 부단히 선보였음에도 여전히 재론의 여지가 남아 있는 건 그런 까닭에서다. 어쩌면 히틀러의 독재와 광기는 단지 그의 내면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런 의문은 어떤가. 히틀러의 독재는 당시 7000만 독일국민들과의 ‘암묵적 공모’에서 비롯됐다? ‘집단애국의 탄생 히틀러’(라파엘 젤리히만 지음, 박정희·정지인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가 제시하는 논거다. 책을 쓴 이는 독일의 저명 정치학자 겸 역사학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의 주인공은 히틀러가 아니라 그를 추동한 막강한 ‘배경’이다. 히틀러 평전 형식을 띠되 그와 공모했던 당대 독일 국민성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근대가 두려웠던 독일인, 유대인 공적으로 삼아 영원히 납득이 되지 않을 의문점. 어떻게 한 사회가 통째로 유대인 대학살 같은 끔찍한 사건에 동참할 수 있었을까. 엽서 그림이나 그리던 무명의 오스트리아 출신 이방인(히틀러)에게 어떻게 독일국민들은 그런 엄청난 권력을 쥐어줄 수 있었을까. 책은 당시 독일인들의 ‘맹목적 애국주의’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히틀러 특유의 카리스마와, 근대로 나아가기를 두려워 하던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함께 상승효과를 일으킨 극단적인 결과가 유대인 대학살이라는 주장이다. 히틀러는 다른 독재자들과 뚜렷한 차별점이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는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독일인들은 ‘공적(公敵)’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세계가 근대적 질서로 급격히 재편되던 시기였으나, 독일민족은 그 질서에 편입할 준비가 돼있지 않았다. 게다가 1차 세계대전 패배와 1920년대 말부터 악화된 경제상황 등으로 자존심이 꺾인 독일민족에게 유대인들은 아주 맞춤한 내부의 적이었다. ●히틀러 통해 단결… 국가재건 희망 찾아 당대 독일사회 지도층 그룹을 독일 전체 인구의 1%도 되지 않는 유대인들이 주도하고 있었던 것. 이전에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유대인을 추방했던 결정적 이유는 민족과 종교 문제였다. 그런 반면, 독일에서의 유대인 학대는 국가재건 과정에서 다분히 의도적으로 이뤄진 국가적 공모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런 분위기를 간파한 나치는 엄청난 규모의 국민선동을 이어갔다.1930년 나치당이 단 석달 동안 벌인 선거운동 행사만도 5만회가 넘었다.‘안팎의 적들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지도자 히틀러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독일민족공동체의 국가주의적 메시지를 각인시키고 또 각인시켰다. 국가재건의 유혹자가 된 히틀러는 끊임없이 “세계사에서 가장 위대한 독일민족의 혁명”을 외쳐댔다.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그에게서 희망의 씨앗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집단 애국주의가 유대인 대학살 불렀다” 그 자신 독일인인 저자는 “히틀러의 광기와 국민들의 집단 애국주의가 유대인 대학살을 불렀다.”고 단언한다. 방향이 잘못 설정된 맹목적 애국주의는 결국 보편적 인간가치를 위협하는 파국으로 치닫게 마련이라는 지적을 덧붙인다. 단순한 히틀러 연구서가 아니기에 책의 의미는 커진다.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 미국, 티베트를 무력진압한 중국. 이들이 대외적으로 내세운 폭력의 명분을 세상은 결코 호의적으로만 해석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주문한다. 지구적 금융위기, 신자유주의의 위기 국면에서 집단애국의 광기는 언제든 고개들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에둘러 제언하는 책이다.2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형 확대” 거꾸로 가는 일본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이 ‘사형대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사형폐지의 흐름이 강하지만 일본은 올 들어 5차례에 걸쳐 15명의 사형을 집행했다. 집행이 가장 많았던 지난 1975년 17명에 육박하고 있다.3년4개월 동안 중단됐다가 1993년 3월 사형집행이 재개된 이후 75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지난 17일 국제연합의 사형집행 금지권고를 비롯,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8일에도 2명의 사형을 집행했다.9월11일 집행으로부터 1개월반 남짓만이다.1993년 이후 가장 짧은 간격을 두고 이뤄졌다. 지난달 24일 취임한 이래 첫 사형명령을 내린 모리 에이스케 법무상은 “법에 따른 직무 수행이다. 시기나 간격에 대한 고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형집행은 엄벌주의를 배경으로 깔고 있다. 가해자의 인권보다 피해자의 인권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다. 법무성에 따르면 1989∼2003년 한 자릿수에 머물던 사형확정은 2004년 이후 11∼21명으로 증가했다. 현재 사형수는 101명이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 8월까지 법무상을 지낸 하토야마 구니오 현 총무상은 재직 기간동안 4차례에 걸쳐 13명의 사형을 명령했다. 때문에 ‘영원한 사형집행인’,‘죽음의 신’이라고 불렸다. 그는 지난 6월 한 사형수의 집행 연기 요청을 “사건의 잔학성에 미뤄 유예할 수 없다.”며 거부하기도 했다. 사형집행 기간은 판결 확정으로부터 평균 7년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짧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집행된 사형수 중 한명은 확정된 지 1년 10개월만에 집행됐다. 유엔은 최근 사형폐지를 권고하는 이유로 ▲생명 존엄에 어긋나며 ▲범죄 억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 ▲잘못된 판결을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일본 법무성은 “사형제의 존폐는 각국이 국민의 감정이나 범죄의 상황을 고려, 독자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하토야마 전 법무상의 발언으로 입장을 대신하고 있다. 또 “국민 여론의 다수가 흉악범죄에 대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만큼 집행 중지는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형제를 대체하기 위해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hkpark@seoul.co.kr
  • 한은, 금리 0.75%P 전격인하

    한국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현행 5.00%에서 4.25%로 0.7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총액한도대출의 금리도 현행 3.25%에서 2.5%로 0.75%포인트 낮췄으며, 환매조건부채권(RP) 대상에 은행채와 산업은행 채권을 비롯한 일부 특수채를 포함하기로 했다. 또 수출기업이 환 헤지를 목적으로 키코 등 통화옵션상품에 가입했을 때 그 결제자금에 한해 은행의 외화대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은은 금융위원회에 원화유동성 비율을 인하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은은 이날 오전 긴급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는 지난 9일 5.25%에서 5.0%로 내린 뒤 18일 만에 다시 추가로 0.75%포인트 인하됐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9·11테러 당시 기준금리를 4.50%에서 4.0%로 내린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추가 금리인하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한은의 파격적인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900선이 붕괴되는 등 금융시장은 혼조를 거듭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70포인트(0.82%) 오른 946.45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은 기준금리 인하 등 당국의 유동성 공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5거래일 연속 급등하면서 지난 주말보다 18.50원 상승한 144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문소영 조태성기자 symun@seoul.co.kr
  • 흰 백조만 있다고? 통념 깬 ‘극단의 시대’

    ●어느 누구도 최악의 월가는 생각 못했다 미국발(發) 금융쇼크가 세계를 통째로 뒤흔들고 있다. 대공황이 다시 찾아올 거라는 불안감이 이미 팽배해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전지구적 위기상황은 제대로 예견되지 않았다. 세계 금융의 중심인 미국 월가의 전문가들조차 앉아서 뒤통수를 맞았다. 리먼 브러더스, 메릴린치 같은 월가 굴지의 투자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가 연방정부의 구제금융으로 가까스로 연명하리라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음이다. 세계적 위기를 예측하지 못한, 거대 해프닝 같은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미국 월가의 투자전문가인 나심 니컬러스 탈레브는 이를 ‘블랙 스완(Black Swan)’이란 짧은 해답으로 대신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누구도 최악의 파국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 회피했기 때문이라는 통박이다. 최근 경제경영 분야에서 신개념으로 급부상한 ‘블랙 스완’의 유래는 18세기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구인들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첫발을 디뎠을 때 검은색 백조를 처음 발견한 충격은 엄청났다.‘백조는 반드시 희다.’는 통념을 완전히 깼기 때문이다. 과거의 경험에만 의존한 판단이 행동의 준거가 되어서는 위험하다는 은유로 출발한 ‘블랙 스완’은 개연성이 대단히 희박한 사건을 지칭하는 의미로 굳었다. 일련의 금융위기 상황에서 책과 저자가 주목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월가의 투자전문가로 일하면서 1987년 ‘검은 월요일’을 생생히 경험한 저자는 이후 ‘검은 백조’현상에 대한 견해를 구체화해 나갔다. 그러다 지난해 말 책을 출간했고, 한달 만에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가 터지자 언론과 재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을 통해 저자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파국이 월가를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을 때 학계와 금융계는 그에게 혹평을 쏟아 부었다. ●18세기 濠도착 유럽인들이 본 ‘검은백조 충격´서 유래 저자는 ‘검은 백조’ 현상에는 세가지 주요 양상이 수반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첫째는 ‘극단값’. 통계학 전문용어로, 과거의 경험으로는 도무지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기에 일반적으로 기대영역 바깥에 놓이는 관측값을 뜻한다. 두번째 양상은 그것이 극심한 충격을 몰고 온다는 것. 세번째는 막상 검은백조의 존재가 드러나고 나면 그제서야 부랴부랴 다 알고 있었다는 듯 소급 해석들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최근의 세계 금융위기는 이 모든 요소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완벽하게 갖춘 ‘블랙 스완’이라는 게 책의 주장이다. 구글의 대성공,9·11 테러 등도 대표적인 검은 백조라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검은 백조의 출현에 번번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는 걸까. 한마디로 우리는 실제로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이 알고 있다고 스스로를 기만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관찰과 경험에 근거한 학습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책은, 설명을 위해 칠면조 이야기를 끌어온다. 날마다 먹이를 주는 주인에게서 스스로 보편적 규칙을 찾은 칠면조는 추수감사절날 자신을 요릿감으로 처리하려는 주인을 뻔히 보고서도 도망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구글 대성공과 9·11테러 대표적 검은 백조 지은이는 우리가 사는 세계를 그래서 ‘극단의 왕국’이라고 이름짓는다. 공황, 전쟁, 테러 등 거대한 사건들이 현실의 모든 것을 뒤바꾸고 지배한다는 논리에서다. 현실세계는 늘 우리가 머릿속으로 기대하는 모습과는 딴판이라고 지적하며, 관념 속의 세계를 현실로 착각하는 ‘플라톤주의적’ 오류를 벗어나야 한다고 충고한다. 직설화법의 원색적인 충고도 잇따른다. 넥타이 차림의 신사들, 다시 말해 은행가와 금융기관, 강단의 학자들을 경계하라고 일침을 날린다. 그들이야말로 검은 백조의 출현을 제대로 예견한 적이 없는데다 예견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존재들이라고 맹공을 퍼붓는다. 현실에 대해 대단히 논쟁적으로 출발한 자세에 비한다면, 책의 결론은 다소 맥이 빠진다. 경험적 인식에만 의존하지 말고 우리가 (현실을)모른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경계해야 한다는, 다분히 관념적인 견해들을 나열한 점은 아쉽다. 하지만 위기국면에서 건져 올릴 메시지는 분명히 있다.“(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라면)당신은 항상 당신이 하는 일을 장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을 당신의 목표로 삼아라.” 2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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