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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럼, 지구를 뒤덮다/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슬럼, 지구를 뒤덮다/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슬럼. 짧게는 ‘도시의 빈민굴´, 길게는 ‘도시사회 병리현상의 하나로 빈민이 많거나 주택환경이 나쁜 지구´라 정의되는 곳. 경기 성남 건설에 ‘광주대단지 사건’(1971년)의 상흔은 왜 불가피했을까? 서울 신림동 난곡 주민들은 왜 ‘낙골(落骨)’이란 자조적인 별명을 지어 불렀을까? 88올림픽 유치와 동시에 상계동은 왜 철거됐고,2005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노숙인은 왜 격리수용돼야 했을까? 올해부터 추진되는 월 사용료 70만원짜리 ‘30평 임대주택’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 2003년 이후 노숙인들을 기겁하게 만든 쪽방 월세의 상승 배경엔 정부의 영등포1가 철거정책이 있었다는 사실은 왜 뉴스조차 되지 못했을까? 화훼마을·구룡마을·포이마을·아래성뒤마을 등으로 대표되는 비닐하우스촌 사람들은 왜 주소 하나 부여받지 못해 ‘있어도 없는 사람’으로 살아왔을까? 물음표투성이다. 한국에서 슬럼은 분명 정치적 현상이라고 밖에 달리 말할 길이 없다. ‘슬럼, 지구를 뒤덮다’(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김정아 옮김, 돌베개 펴냄)는 신자유주의 이후 세계 도시의 빈곤화 현상을 진단한 책이다. 용도변경 주택, 야영 및 노숙, 난민수용소, 무허가 토지개척, 해적형 분양지, 슬럼 지주들의 셋집 등 세계 곳곳의 슬럼을 유형별로 분류했다. 각 나라가 처한 정치·경제·사회적 상황이 슬럼 형태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도 분석했다. 미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 역사학 교수인 지은이는 전지구적 슬럼화 이면에 도사린,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정치’와 국경 안의 ‘국민국가 정치’의 상호공조를 폭로한다.1976∼1992년 사이에 19개 국제통화기금(IMF) 채무국에서 146건의 폭동이 일어났다는 지적이나, 국내 정치경제 엘리트들이 사회양극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은 슬럼화의 원인을 국경 안팎에서 동시에 찾는 지은이의 시각을 반영한다. 지은이의 지적은 한국 상황에 빗대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저자 또한 세계 슬럼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한국에 각별히 주목한다.“가난한 주택소유자·세입자에 대한 공권력의 폭력적 진압이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로 이루어진 것은 단연 1988년 서울올림픽이었다.”거나 “한 가톨릭 NGO는 남한이야말로 ‘강제퇴거가 가장 잔인하고 무자비하게 이루어지는 나라, 남아공보다 나을 것이 없는 나라’라고 했을 정도”라는 등의 서술은 한국의 슬럼화가 세계적인 수준임을 보여준다. 저자가 예견하는 슬럼화의 앞날은 가히 ‘묵시록적 미래’라 할 만하다.2030∼2040년이면 슬럼 인구가 20억에 육박하고,“경제적 지구화에 전지구적 공중보건 인프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파국이 닥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한다.“슬럼, 준슬럼, 슈퍼슬럼, 이것이 도시진화의 결과”라는 도시계획전문가 패트릭 게디스의 섬뜩한 말도 아예 책 첫 장에 인용했다. 2006년 연말 경남 함안에서 근무력증 독거 장애인 조모씨가 얼어 죽었다. 아무도 찾지 않는 단칸방에서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을 피하지 못해 꽁꽁 얼어버렸다는 소식에 평범한 장애인들은 ‘거리의 투사’가 됐다. 한국 철거민들이 왜 그토록 전투적인지도 저자의 지적 한 마디면 충분히 설명된다.“한 사람의 이데올로기적 관점은 그가 사는 주택의 위상에 따라 형성된다.” 슬럼화는 주거공간을 넘어 인간의 삶 전반을 파괴하고, 파괴된 삶 속엔 독기만 남는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일요다큐 산(KBS1 오전 7시) 1991년 매킨리봉을 등반하다 손가락을 모두 잃은 김홍빈 대원과 동행한다. 그의 의지와 동료들의 희생정신이 없었다면 산에 오른다는 것은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자신의 몸 하나도 버거운 고산에서 누군가의 손이 되어 생활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선후배 산악인으로 구성된 이번 원정대는 김홍빈의 장애를 나누며 함께 에베레스트로 향한다.●TV탐험 멋진 친구들(KBS2 오전 9시45분)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화제를 모았던 장면 TOP 7을 선정한다. 납량특집의 대명사인 ‘전설의 고향’.1977년 ‘마니산 효녀’로 시작해 1989년 ‘왜장녀’로 막을 내리기까지 ‘전설의 고향’은 한여름 시청자들의 더위를 씻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전설의 고향’이 남긴 전설의 스타를 찾아나선다.●문희(MBC 오후 7시55분) 하늘이가 엄마, 아빠가 이혼하면 자기는 누구랑 사느냐고 묻자 한나는 엄마랑 살 것이라고, 영철은 아빠·할머니·누나들과 함께 살 것이라고 대답한다. 하늘은 엄마한텐 아무도 없지 않으냐며 혼자 어떻게 사느냐고 반문한다. 문희는 문호가 불임이어서 오빠 부부 사이에 아이가 안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된다.●일요일이 좋다(SBS 오후 5시30분) 18년 만에 일자 눈썹이 돌아왔다. 개그계의 대모 김미화와 함께 ‘쓰리랑 부부’가 돌아왔다.1990년대 이후 오랜만에 정통 코미디로 만나는 김미화와 유재석. 과연 이들의 호흡은?18년 만에 재연된 쓰리랑 부부를 옛날 TV에서 다시 본다. 호랑이도 울고 갈 연륜 넘치는 김동완 기상캐스터의 맛깔나는 일기 예보도 다시 본다.●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록 밴드 쿠바(Cuba)는 1998년에 기타리스트 이정우와 보컬리스트 정용한을 주축으로, 세션맨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뭉쳐 결성했다. 그 해 1집 ‘People’을 발표하면서 탄탄한 연주력을 바탕으로 편안하고 부드러운 록 넘버들로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이브 클럽을 위주로 활동하는 쿠바의 음악을 들어본다.●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8시30분) 기후 변화가 지구에 끼칠 악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가스나 석유 등의 에너지 자원은 점차 고갈될 수밖에 없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조속히 개발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영국과 독일, 동아프리카의 모리셔스를 찾아 재생에너지 연구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살펴본다.●최강!울엄마(KBS2 오전 8시55분) 어느 날 채린 옆에 멋있는 남자가 나타났다. 훤칠한 키에 누가 봐도 쓰러질 듯 눈부신 외모, 게다가 미국 유명대학의 장학생으로 있는 그는 채린과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온 강시준이다. 방학을 맞아 한국으로 잠시 돌아와 지내게 된 시준은 언제나처럼 채린 옆에서 멘토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다. 채린 역시 조금씩 시준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데….●굿모닝 세상은 지금(SBS 오전 7시40분) 강남에서는 올해 화랑 18곳이 새로 문을 열거나 열 준비를 하고, 기존 화랑들도 확장공사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한국의 미술시장 활황 주기는 15∼20년.88올림픽 때는 2∼3년 반짝 상승에 그쳤다. 이번에는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가 새로운 관심사다.
  • [한국건설 60년]”해외 수주 올 200억弗”…지구촌 대역사의 주역

    [한국건설 60년]”해외 수주 올 200억弗”…지구촌 대역사의 주역

    ●현대 65년 태국 고속도로 공사 해외수주 1호 해외 건설은 현대건설이 1965년 11월 태국의 파타나∼나라타왓 고속도로 공사를 따내면서 본격화됐다.80년대 성장기와 90년대 중반 도약기를 거쳤다가 외환위기 직후에는 침체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금액은 165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올해는 5월 말 12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91%나 증가했다. 올해 200억달러 이상 수주가 예상된다.20일 건설의 날을 맞아 외화 획득의 효자인 해외건설을 기념비적 사업을 통해 짚어봤다. 현대건설이 완공한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유전지대인 주베일항은 국내 건설업계에 의미가 깊다. 선진국 업체의 독무대였던 해상유조선 정박시설(OSTT) 시장에 진출, 성공리에 공사를 마쳤기 때문이다. 단일 업체가 수주한 단일 공사로는 당시 세계 최대였다. 공사 금액 9억 4400만달러는 계약한 76년 당시 환율로 따져 원화로 4600억원 정도였다. 이는 그해 우리나라 예산의 25%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 공사는 ‘20세기 최대의 역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현대는 또 81년 말레이시아가 발주한 페낭대교(총길이 7958m)를 수주했다. 입찰에서 2위였지만 공기를 30주 앞당기겠다는 제안으로 공사를 따냈다. 당시 동양 최장, 세계 세번째로 긴 다리였다. 완공은 85년 8월. ●삼성 버즈 두바이 세계 최고층 건물 ‘등록´ 삼성물산이 한창 공사 중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버즈 두바이도 빠질 수 없는 건축물이다.2009년 완공되면 800m(170층)가 넘는 세계 최고층 건물이 된다. 높이에 걸맞게 건물 연면적도 어마어마하다. 잠실종합운동장 56배 넓이인 15만평이다. 삼성물산은 앞서 세계 최고층인 말레이시아의 KLCC빌딩(452m·92층)를 세웠다.2004년 타이완의 타이베이 101(101층·509m) 이전 완공되기 전까지 세계 최고층 빌딩이란 칭호를 들었던 쌍둥이 건물이다. 쌍용건설이 지은 싱가포르의 래플즈 시티 복합건물은 국내 업계의 해외건설사업 반세기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꼽힌다.80년 착공한 건물은 당시 세계 최고층(73층)과 최대 객실(2065개)로 진기록을 세웠다. 공사금액은 4억 1000만달러였다.86년 6월 완공됐다. 쌍용이 2000년 완공한 두바이의 에미리트 타워호텔은 여전히 두바이의 3대 건축물로 불린다.‘중동의 홍콩’ 두바이에서 쌍용의 명성을 높인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쌍용 에미리트 타워호텔 두바이 3대 건축물로 대우건설이 97년 완공한 파키스탄 고속도로는 단일 업체가 시공한 세계 최장의 고속도로이다.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와 산업도시인 라호르(357㎞)를 잇는다.21세기 ‘실크로드’로 불린다. 공사금액은 11억 6000만달러나 됐다. 대우는 이 공사를 설계부터 관리까지 턴키방식으로 진행했다. 뒤늦게 해외건설에 눈을 돌린 롯데건설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롯데루스’를 한창 공사 중이다.4억달러짜리 공사로 1단계인 백화점과 사무실은 올 하반기 완공할 예정이다. 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GS건설의 오만 아로매틱스 플랜트,SK건설의 멕시코 카데레이타 정유소 등도 한국건설의 위상을 높인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한강의 기적’ 견인… 시장규모 520배 성장 한국 건설산업은 1947년 조선토건협회가 창립되면서 태동했다.1950년 현대·극동 등 61개였던 건설업체는 지난해말에는 5만 3329개사로 늘어났다. 건설시장도 1973년 30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56조원으로 520배가 증가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불합리·불투명하다는 오명(汚名)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70~80년대 국가경제 이끈 ‘효자´ 건설은 50년대에는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국토를 복원하면서 ‘산업’으로 자리를 매김했다.60년대 들어 건설인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다. 국토개발을 중심으로 경제개발이 본격화됐다. 당시 치수사업과 전국 주요도로의 포장, 항만, 상하수도 등으로 사업이 확대됐다. 65년 제2한강대교와 섬진강댐이 준공됐다. 국내 첫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23.89㎞)는 68년 12월 준공됐다. 70년대는 전국 고속도로와 지하철 건설의 골격이 마련됐다.70년 중반이후 중동 건설시장의 붐으로 건설이 국가 경제의 ‘효자’로 한단계 더 성장했다. 이에 맞춰 75년 해외건설촉진법이 만들어졌다.70년 7월에는 경부고속도로(425.48㎞)가,74년 6월에는 서울지하철 1호선이 각각 개통됐다. 한국 건설은 80년대에는 국가 경제발전의 1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말도 들었다. 국내에서 주택 200만 가구와 올림픽 경기장 등 사회간접자본이 활성화됐다.87년 건설업 고용자는 100만명을 돌파했다.84년 88올림픽경기장이 완공됐고,88올림픽고속도로가 개통됐다. 한국 경제의 상장이자 서울의 랜드마크인 63빌딩은 85년 7월 준공됐다. ●90년대 UR·성수대교 붕괴 등 시련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로 건설시장이 개방됐다. 또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등 부실시공의 뼈저린 교훈을 얻은 시기이다. 외환위기에 따른 경영난과 연쇄부도 사태로 건설산업은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90년 분당신도시가 착공돼 96년 입주됐다.96년 국내 최대 규모의 LNG생산기지인 인천LNG생산기지가 완공됐다. ●2000년대 선진 경영기법 도입 재도약 외환위기 이후 건설산업은 선진경영 기법을 도입하고 수주전략을 합리적으로 짰다. 단순 시공을 넘어 수익성 분석을 통한 수주와 고부가가치 사업에 치중하게 됐다.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했으며, 같은해 12월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됐다.2002년 10개의 월드컵 축구경기장이 건설됐고, 단군 이래 최대 역사로 불리는 경부고속철도가 2004년 4월 개통됐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현대산업개발 본사사옥(아이파크타워)도 랜드마크로 꼽힌다.2004년 11월 완공한 이 건물의 외관이 특이하다. 설계의 기본 컨셉트는 ‘탄젠트’이다.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변하는 기술을 상징하는 직선과 세계와 자연을 상징하는 원, 인간을 표현한 사각형을 건물 외관에 투영했다. 또 롯데건설은 서울 잠실에 112층(555m)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구상하고 있다. 경주의 첨성대를 모티브로 한 제2롯데월드는 사업비 1조 70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추진여부는 곧 결정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외래여행객 640만명 이상 수용할 인프라 갖춰야”

    세계 각 국의 다양한 관광상품과 여행정보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국내 최고(最古)의 관광축제, 한국국제관광전(KOTFA, 이하 코트파)이 올해로 20회를 맞았다.1986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코트파를 개최해 온 신중목(56) 한국관광협회중앙회장을 만났다. “국민소득이 8000달러를 넘고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국가들은 대부분 해마다 여행박람회를 엽니다.88올림픽에 대비하고, 관광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생각에서 코트파 개최를 시작했지요.” 제 1회 행사에는 불과 7개국 47개 업체가 참가했다. 그러나 해마다 참가국 수가 증가해 금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60여개국 440개 기관에서 참가를 신청해 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트파를 통해 호주 등 관광선진국들로부터 에코 투어(Eco Tour)같은 신개념의 관광기법들이 도입되고, 마케팅과 프로모션 기법 선진화의 밑거름이 되는 등 내용면에서도 외형에 못지않은 성적을 냈다. “요즘은 여행을 휴식을 통한 재충전의 시간으로 생각하지만, 출범 당시엔 퇴폐와 향락, 그리고 소비를 조장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었죠. 현재도 그렇듯, 정부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었고요.” 아울러 신 회장은 “관광산업을 ‘굴뚝없는 산업’‘제5의 산업’이라 치켜세우면서도 실질적인 도움이 없었다. 특히 정부에서 각 종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출산업으로 인정하겠다고 발표해놓고도, 아직도 구체적인 실행계획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신 회장은 또 “아웃바운드(해외여행자)는 1200만명인데 비해, 인바운드(외래여행객)는 640만명 정도에 불과해 심각한 관광역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제한 뒤,“문제는 우리가 640만명 이상을 수용할 관광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라면서 부가세 등 세제를 하루속히 정비하고, 지원책을 마련해서 관광업체들이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코트파를 주관하는 곳은 (주)코트파. 신 회장 소유의 사기업에서 출발했다. 이에 대해 “코트파는 개인의 것이 아닌 관광업 종사자 모두의 것이다. 적당한 시기에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코트파는 7∼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대서양 홀에서 열린다.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사설] 대구가 이룬 꿈★ 이젠 평창으로

    대구가 마침내 해냈다.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3대 스포츠 대회를 모두 유치한 7번째 나라가 됐다. 스포츠 인프라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확인했다. 이번 유치는 2년 동안 대구 시민들이 보인 지극 정성의 결과다. 세계 육상인들이 대구에 감동한 쾌거라 평가한다. 시민들이 보인 저력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온 국민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육상은 우리에겐 불모지나 다름없다. 세계 무대는커녕 아시아 경기대회에서도 마라톤 등 1∼2개 종목을 제외하면 언제나 변방이었다. 이제 시작이다. 세계대회 유치국에 걸맞은 육상 강국으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기초 종목, 특히 육상의 육성과 발전 없이는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한계가 있다. 육상은 모든 스포츠의 바탕이고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 구기종목 위주로 스포츠가 진흥된 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유치를 계기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국민의 관심이 모아져야 함은 물론이다. 아울러 이번 유치과정에서 나온 시설 및 지원 약속도 착실하게 추진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앞으로 4년은 짧은 기간이다. 지난 88올림픽이나 2002월드컵때 보였던 저력을 생각하면, 한층 나은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의 꿈은 이제 자연스레 평창으로 옮겨간다.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이 7월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강원 도민과 평창 주민이 쏟은 정성과 열정으로 볼 때 그 꿈의 실현은 머지않았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최종 결정까지는 변수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 육상대회서 우리한테 밀린 러시아가 경쟁 상대인 것도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우리의 노력에 달렸다고 본다. 이런 때일수록 하나된 힘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제 평창 찬가를 부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
  • 섹슈얼리티의 진화/도널드 시먼스 지음

    #88올림픽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유독 여름에만 막히는 구간이 있다. 바로 수영장 구간인데, 이곳을 운전하면서 지나가는 남성들이 비키니 차림의 여성들이 선탠하는 광경을 구경하느라 길이 막힌다고 한다. #남성잡지인 ‘플레이보이’는 상당히 잘 팔리지만, 남성의 누드가 나오는 ‘플레이걸’은 거의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팔리는 경우도 특집기사 때문이거나, 남성 동성애자들이 구독한다고 한다. ‘섹슈얼리티의 진화(도널드 시먼스 지음, 한길사 펴냄)’를 옮긴 김성한씨가 남성과 여성의 성 특징을 단편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캘리포니아대 인류학과 교수. 1979년 펴낸 것으로 인간의 성 특성을 진화심리학적으로 바라보았다. 인간의 감정이나 보편적 정서를 막연한 추측이 아닌, 유전학이나 현대 생물학의 성과를 토대로 설명을 시도하는 이론이 진화심리학이다. 진화심리학은 유전자를 기본으로 보통 사람의 전형적 심리를 설명한다. 성에 관한 진화심리학적 논의의 이정표가 된 ‘섹슈얼리티의 진화’는 남녀에게 똑같은 환경이 주어진다고 해도 결국 성 특성의 차이가 나타난다고 말한다. 남성의 특징은 ▲다수의 성 파트너를 얻으려 한다 ▲여성을 놓고 동성끼리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다 ▲성적인 독점욕이 강하다 ▲시각적인 자극에 강하게 반응한다 ▲건강하고 젊은 여성을 선호한다 등으로 정리된다. 반면 여성은 ▲다수의 성 파트너를 두기보다는 선택적으로 성관계를 맺으려고 한다 ▲이성에 대한 독점욕이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다 ▲시각 외에 다른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성적인 자극을 느낀다 ▲상대의 젊음이 중요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낮다 ▲성관계를 맺거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 신중을 기한다는 성 특성을 보인다. 20년전 발표된 이 책은 특별히 새로운 실험결과를 보여주지는 않는다.56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인류학과 교수답게 각종 다양한 보고서와 인류학적 지식을 인용해 인간의 성 특성에 대한 수많은 사례를 제시한다. 역자가 ‘성매매 특별법’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책의 내용이 기존 남성주의적 시각과 차별화되지 못했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성은 인간에게 있어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표지에 실린 클림트의 그림 속 여인만큼이나 책의 내용도 유혹적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700만 해외동포 권익 신장을”

    세계 175개국 700만 해외동포들의 권익을 신장하고 상호 교류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민간 지원단체인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WKICA·상임대표 김영진 전 농림부장관)가 출범한다. WKICA는 2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8일부터 3월2일까지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창립식 및 세계총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국내외 정·재계, 학계, 교육계, 종교계, 예술계 등의 인사 150여명이 참여하는 WKICA는 ‘대한민국 해외 한인의 날’ 제정 청원을 비롯해 동포 지원사업 발굴과 교류협력 사업 전개, 참정권 등 동포 법적 지위 회복 운동 전개 및 해외동포청 설립 추진, 차세대 및 입양인에 대한 문화예술, 역사, 한글보급 운동, 동포 활동 유적지 탐방 및 복원 사업 전개, 대동포 현지 법률 서비스 지원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WKICA 세계총회에는 국내 각계 지도자와 각국 한인회 회장단, 교계 연합회 회장단, 민주평통 지회장, 세계 한인 무역인회 회장단 등 300여명이 참가한다. 대회 마지막날에는 국내외 2만여명이 서명한 ‘해외 한인의 날’ 제정 청원서를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WKICA에는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송월주 조계종 전 총무원장, 채명신 주월한국군사령관, 장상 전 국무총리서리,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부의장, 서영훈 전 한적 총재, 박세직 전 88올림픽조직위원장 등이 상임고문으로 참여한다. 또 황우여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전용태 변호사, 임동진 극단 예맥 대표, 이근무 한인무역협회 전 회장, 김명균 로스앤젤레스 전 한인회장 등이 공동대표를 맡았다.김영진 상임대표는 “미국 연방의회가 한인의 미주 이민이 시작된 1903년 1월13일을 기념, 매년 1월13일을 ‘미주 한인의 날’로 정하는 등 한민족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국내의 관심과 배려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라며 “고국을 찾는 한인들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근처에 ‘한인문화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며, 재미동포 독지가가 쾌척하기로 한 100만달러로 ‘해외 한인 우정의 탑’ 건립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반총장 브랜드 가치는 우즈 수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브랜드 가치는 세계적인 골프스타인 타이거 우즈에 맞먹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무조정실 허만형 특정평가심의관이 국무조정실 직원들로 구성된 ‘알기 쉬운 통계연구회’와 함께 공무원, 연구원, 회사원, 대학생 등 5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반 총장 브랜드의 경제적 가치를 돈 많이 버는 스포츠 스타와 견주어 물었을 때 연봉 927억원을 버는 타이거 우즈 수준이라는 답변이 32.7%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15.1%는 야구선수 박찬호(연봉 150억원)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88올림픽과 2002월드컵보다는 낮게 평가했다. 반 총장이 한국의 입장에 서 줄 것을 강하게 요청하는 현안은 독도 및 역사에 관한 한·일 관계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문화 유산 반환과 같은 외교문제, 동북공정 등 한·중관계, 남북관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 총장이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정책 영역과 관련해서는 핵확산금지와 같은 국제평화활동에 둬야 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고, 지구 살리기 등 환경운동, 최빈국 빈곤퇴치 등의 순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기구에 대한 정부의 경제적 부담 증가 등 국제기구에서의 활동보다 국내의 환경, 노동, 복지분야에서의 국제수준 준수라는 압력도 만만찮을 것으로 지적했다. 성공적인 사무총장을 만들기 위한 지원으로는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고, 그 방법으로는 유엔분담금 증액보다는 외교적 지원을 더 주문했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육상 드디어 첫 金

    창던지기 늦깎이 스타 박재명(25·태백시청)이 드디어 한국 육상에 첫 금을 안겼다. 박재명은 13일 새벽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도하아시안게임 남자 창던지기 결선에서 79.30m를 던져 일본의 무라카미 유키후미(78.15m), 중국의 리룽상(76.13m)을 누르고 한국 육상의 금메달 갈증을 풀었다. 1차시기에서 76.92m를 던진 박재명은 2차시기 79.16m로 경쟁자들을 따돌린 뒤 계속해서 격차를 벌려나갔다. 박재명의 이날 기록은 2004년 자신이 작성한 한국신기록(83.99m)에는 한참 모자란 것. 그의 금메달은 1977년 세계 처음으로 80m를 넘어선 핀란드의 에사 우트리아이넨 코치를 영입한 전략적 투자가 낳은 결실이다.우트리아이넨 코치는 핀란드 대표팀을 맡아 87세계선수권과 88올림픽을 석권했던 ‘우승 제조기’. 지난해 헬싱키 세계선수권대회를 참관한 신필렬 육상경기연맹 회장이 핀란드에 요청, 지난 2월부터 지휘봉을 잡았고 그의 지도로 박재명의 기량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다. 박재명은 지난 6월 실업선수권에서 올시즌 아시아 최고기록인 82.38m를 던져 2004년 한국 기록을 작성한 뒤 70m대까지 떨어진 슬럼프를 극복했다. 한편 이날 남자 110m 허들에 나선 박태경(광주시청)은 ‘황색탄환’ 류시앙(23·중국)에 가로막혀 4위에 그쳤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도하아시안게임] 외국인 코치 7명 ‘도하 金사냥’ 막판 구슬땀

    [도하아시안게임] 외국인 코치 7명 ‘도하 金사냥’ 막판 구슬땀

    ‘도하의 영광, 우리도 힘을 보탠다.’도하아시안게임이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국가의 명예를 걸고 승부를 펼치는 아시안게임에서도 순혈주의가 사라진 지 오래다. 국내외 곳곳에서 막바지 조련에 여념이 없는 190명 안팎의 코칭스태프 가운데 인종과 국적이 다른 이방인들이 포진, 눈길을 끈다. 핌 베어벡 감독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초종목과 비인기종목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다. 육상에서 금빛 꿈을 부풀리고 있는 에사 우트리아이넨(핀란드) 창던지기 코치가 대표적이다. 1977년 세계 최초로 80m 벽을 넘어선 핀란드의 육상영웅 에사 코치는 핀란드 대표팀을 맡아 87세계선수권과 88올림픽을 석권했던 ‘우승제조기’다. 지난해 헬싱키 세계선수권대회를 참관한 신필렬 육상경기연맹 회장이 핀란드에 요청, 올 2월부터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의 지도력은 애제자 박재명(태백시청)의 기록 행진에서 입증된다. 박재명은 지난 6월 실업선수권에서 올시즌 아시아 최고기록인 82.38m를 던졌다. 박재명은 2004년 83.99m의 한국신기록을 던진 이후 70m 초반까지 떨어지는 등 기복이 심했다. 하지만 에사 코치의 지도 이후 꾸준히 80m대를 기록, 육상에서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에선 체코 출신의 얀·마르셀라 레훌라 부부가 손을 맞잡았다. 시드니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며 여전히 현역으로 뛰는 얀 레훌라가 트라이애슬론팀을 맡은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선수들의 전반적인 기량은 급상승했지만, 유독 수영만큼은 지지부진했다. 당시 중국 출신의 황효밍 전담 코치가 있었지만 지도력은 의문이었다. 때마침 지난해 12월 레훌라 코치와 재혼, 국내에 들어온 마르셀라가 연맹 관계자들의 눈에 띄었다. 체코 대표선수 경력의 마르셀라가 얀의 수영 훈련을 돕는 모습이 돋보였던 것. 지난 10월 정식 계약을 맺은 마르셀라는 남편과 찰떡호흡을 이뤄 제주에서 4명의 대표선수를 조련 중이다. 한국의 실력은 아시아 5∼6위권이지만, 어떤 종목보다 변수가 많은 것이 트라이애슬론이어서 메달이 기대된다. 다만 얀은 도하행 비행기에 오르지만,‘부분’ 코치인 마르셀라는 국내에 남아 남편과 제자들을 목청껏 응원할 계획이다. 이밖에 육상 100m에서 27년 만의 한국신기록을 노리는 전덕형(충남대)의 사부인 미야카와 시아키(일본) 코치와 한국의 메달 텃밭인 배드민턴 복식을 전담하는 탄 킴 허(말레이시아), 조정의 류쿤(중국)과 세팍타크로의 하리스 압둘 라흐만(말레이시아) 코치도 도하의 기적을 꿈꾼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명곤 문화부장관에 듣는다

    김명곤 문화부장관에 듣는다

    “언론이 화두를 제시했지만 정부가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취임 8개월째를 맞은 김명곤(54) 문화관광부 장관이 서울신문이 벌이고 있는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캠페인에 적극 참여할 것을 천명했다. 김 장관은 12일 장관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특히 모든 운동의 근간이 되는 기초종목 육성과 투자가 더 이상 늦춰져선 안 된다.”면서 “한때 ‘말잔치’에 그치지 않도록 실질적인 장기 로드맵과 육성 시스템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명곤 장관과의 일문일답. ▶기초종목 육성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면서도 그 실천은 미흡했습니다. 해당 종목의 경기력 향상과 우수선수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은 있었습니까. -정부는 이미 지난 1993년부터 모든 운동의 기본인 육상, 수영, 체조 등 3종목에서 잠재력 있는 신인선수 200여명을 조기에 발굴해 향후 국가대표로 육성시켜 왔습니다. 우수한 경기력이란 선수의 신체적인 조건과 그 기능에 달려 있습니다. 신체적 조건을 선천적이라고 하고 기능을 후천적이라고 할 때, 그중 후천적인 기능은 훈련에 의해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선천적 신체조건이 좋은 사람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유년기 때부터 선천적인 요인이 우수한 선수를 선발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육성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들 기초종목과 인재 양성에 대한 지원 노력을 배가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는 이런 의미에서 현재 서울신문이 벌이고 있는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캠페인을 대단히 시기적절하고 바람직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언론이 먼저 화두를 제시했지만 정부가 앞장서서 기초종목 살리기에 동참해 나갈 것입니다. ▶부족한 예산이 관건입니다. 또 형평성 문제로 기초종목만을 우대하기는 힘듭니다. 기초종목 육성을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책은 무엇입니까. -문화관광부는 2004년 119억,05년 174억, 그리고 올해에는 220억원 등 국가대표 훈련비 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습니다. 특히 육상과 수영 등 기초종목을 중점지원 종목으로 선정해 타 종목에 견줘 많은 지원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또 기초종목 육성에 대한 특별 지원에 대해 거부감을 느낄 이유는 없습니다. ▶투자와 성적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특히 기초종목의 경우 닭(투자)이 먼저냐 달걀(성적)이 먼저냐의 논란도 있습니다. 장관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사실 기초종목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그것에 견줘 즉각 성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튼튼한 기초종목의 토대 위에서 스포츠 강국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결론적으로 장기적인 투자가 먼저입니다. 스포츠 경쟁력이 기초종목의 토대 위에서 비롯된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특히 기초종목의 저변 확대를 위해선 생활 속에 이들 종목의 습관이 스며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문화관광부는 주 5일 근무제 시행 이후 늘어난 여가시간을 건강하게 활용하도록 하기 위한 방법으로 ‘스포츠 7330’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휴일에 늦잠 자고 하루 종일 TV만 시청하는 등 단순휴식은 오히려 건강에 해롭습니다. 생활체육 쪽으로 유도해야 합니다. 관건은 ‘저비용 고효율’인데 기초종목만큼 그 목적과 맞아 떨어지는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달리고 물장구를 치고 뜀틀 위에서 구르는, 보다 건전한 생활체육이 확산돼야 합니다. 일주일에 세 번, 하루 30분 운동하자는 ‘스포츠 7330’ 운동의 취지가 한국체육의 뿌리를 다지는 기본 개념과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아테네올림픽 이후 문화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2008베이징올림픽 준비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는지요.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은 종합 10위권 재진입이라는 소기의 성적을 달성했습니다만 기본 종목에서 세계수준과의 격차를 또 실감했습니다. 우리는 이후 ‘119 프로젝트’와 일본의 ‘골드플랜’에 견줄 만한 선수들에 대한 훈련비 지원 확대는 물론 훈련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진천에 국가대표선수 종합훈련원을 건립중에 있습니다. 특히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11개 메달 가능 종목과 육상·수영 등 기초종목 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초종목의 내실 있는 육성을 위한 전문인력 육성 계획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입니다. -맞습니다.88올림픽 이후 우리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었지만 스포츠 인재 양성 시스템 구축은 미진했던 게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7월 차세대 스포츠인재 육성사업인 NEST(NExt generation Sport Talent)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세부 계획을 구상 중입니다. 이 계획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NEST 프로젝트’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체육인재 육성을 위한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투자를 기본방향으로 하고 있으며 운동선수와 경기지도자, 스포츠 외교인력 등 대상별 지원 프로그램과 스포츠영재 선발 프로그램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원프로그램의 경우 자질과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대상자를 선정, 최소 2년 최대 8∼10년간의 지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선발프로그램 개발의 경우에는 스포츠 영재 발굴을 위한 평가도구 개발 및 이를 프로그램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체육은 단순히 신체적 기능의 의미를 넘어 문화·경제 등과 접목돼 무한한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한국체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역할은 무엇입니까. -오늘날 체육은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의 필수 요건인 건강한 생활을 영위케 하는 필수 활동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또 체육은 세계 각국이 저마다 정책적 관심을 크게 기울여가고 있는 분야입니다. 우리 역시 중장기적인 체육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기초체력 향상을 위한 기본종목의 양성이 전제돼야 할 것입니다. 이를 빼놓는다면 한국체육은 ‘사상누각’과 다를 바 없습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체육재정 현실과 해법은 정부의 체육분야 지원에서 가장 큰 자금줄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수익금이다. 그러나 최근 ‘바다이야기 사건’ 등 각종 악재 속에 기금 조성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게 현실. 경륜 경정 등 공단 주 수입원의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에 견줘 약 40%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게 공단 측의 하소연이다. 박재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지난 10일 “부족한 국고예산을 충당해 온 체육진흥기금 조성 여건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경륜, 경정 등의 ‘건전한’ 운영을 위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면 장외매장 영업 축소 등 체육진흥기금 조성 계획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전체 수익금인)파이 전체가 더 작아질 게 분명한 만큼 지금까지 체육계 쪽에 불균형하게 이뤄진 수익금 배분 문제를 재검토해 이를 체육 분야에 더 쓰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박 이사장은 강조했다. 공단 산하 경륜운영본부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수익금은 총 477억 5000만원. 이 가운데 체육진흥 분야에 쓰인 돈은 전체 40%에 불과한 191억원 정도이고 나머지는 중소기업발전기금과 지방재정지원금 등을 포함, 비체육 분야에 쓰였다. 경정의 한 해 매출 규모가 경륜의 약 3분의1인 것을 감안하면 경정·경륜에서 세금과 환급금 등을 제외한 순수익금 600여억원 가운데 370여억원이 체육과는 전혀 무관한 곳에 쓰인 셈이다. 특히 주요국제대회 유치와 개최 사업비로 활용돼 온 고속도로 옥외광고 수익금은 대구하계유니버시아대회지원법 효력이 금년말로 만료되면서 ‘제로’가 될 위기에 처했다. 체육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선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공단의 옥외광고사업 재추진 의원입법안이 정기국회 회기내에 원만히 처리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는 실정. 공단이 벌어들인 돈은 일정 부분 공단 스스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현재 정부의 기금관리기본법은 공단의 수익금 집행을 전적으로 예산처에 맡기고 있어 체육기금의 자율 집행에 걸림돌이 된다는 체육계의 목소리도 높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문화 물줄기’ 한강의 미래 점검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가장 감탄하는 풍경 가운데 하나는 한강의 야경이다. 특히 한강 수위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잠수교를 지날 때면 외국인들은 탄성을 내지른다. 수도이자 인구 1000만명의 거대도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큰 강은 흔치 않은 풍경이라서다. 흔히들 파리의 센강을 꼽지만 규모나 수질면에서는 한강에 비할 바가 아니다. 문제는 강 그 자체보다 ‘문화적인 포장’인 셈이다. 한강을 어떻게 포장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88올림픽을 대비한 한강종합개발 이후 다시 한번 커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라는 것을 발표해서다. 한강 노들섬에다 거대한 문화 컴플렉스를 짓겠다는 방안 등이 포함됐는데, 이를 두고 외려 한강을 더 망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한강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MBC는 5일 오전 9시55분 방영되는 ‘문화의 물줄기를 바꾸다’를 통해 2차 한강종합개발계획이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점검해 본다. 우선 파리의 센강과 영국의 템스강은 물론, 연꽃 재배로 환경도 살리고 수익도 얻는 실험에 착수한 경기도 양수리의 ‘세미원’과 시민들의 식수원이자 관광자원인 일본의 비와호 등 국내외 사례를 살펴본다. 역시 도시와 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대한 건물보다 시민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아담한 문화공간이라는 점이다. 이를 통해 프로그램은 ‘동부이촌동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김기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제안한 이 프로젝트는 재건축을 앞둔 동부이촌동 지역을 아예 국내 최고의 수변공원을 갖춘 주거단지로 탈바꿈시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용산미군기지 터를 공원으로 깔끔하게 정돈한 뒤 이 공원을 한강시민공원과 연결짓고, 강변북로 일부 구간을 지하로 묻자는 게 이 프로젝트다. 한마디로 시민 누구나 걸어서 한강변에 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주말탐구] 한국 호랑이 3대

    [주말탐구] 한국 호랑이 3대

    내 이름은 코아예요. 한국 호랑이 1세대 서열 1위인 백두가 기력이 쇠잔, “전시 불가 판정”받고 내실로 퇴장하자 후계자로 지목받고 있죠. 저희 족보를 보면 88올림픽때 신격호 롯데회장이 시베리아호랑이 5마리를 서울대공원에 기증하면서 시작됐다더군요. 역이민세대서 태어나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신 분이 바로 백두시죠. 저는 그때 같이 태어난 어머니 홍아와 北에선 건너온 라일이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야말로 통일둥이죠. 여동생 리아와 전 공모를 통해 이름이 지어져 매우 뜻깊죠. 지난 6월 제 새끼들이 3마리 태어났어요. 축하해 주세요. 그리고 빨리 통일이 되어 아버지 고향에도 가보고 싶은 게 꿈이에요. 29일 오후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맹수사 뒤쪽. 널따란 전시 우리와 분리된 내실에 힘없이 누워 있는 덩치 큰 수컷 호랑이의 모습이 보인다. 식사시간이 돼 닭고기가 나오자 먹이 쪽으로 다가가지만 함께 있는 암컷이 사납게 으르렁거리자 주춤주춤 뒤로 물러선다. 조용히 뒤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컷은 암컷이 식사를 끝낸 뒤 겨우 먹이에 입을 댈 수 있었다. 약육강식의 법칙만이 통하는 맹수계에서 자기 몸집의 절반밖에 안 되는 암컷 호랑이에게 수모를 당하고 있는 이 호랑이는 놀랍게도 바로 몇달 전까지만 해도 무리의 서열 1위였던 ‘백두’이다. 민족얼을 상징하는 한국 호랑이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1세대 한국 호랑이의 대표주자였던 백두도 자식 세대에 왕좌를 물려주고 쓸쓸한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백두를 끝으로 1세대 한국 호랑이들은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노환, 폐사…호돌이+호순이 낳은 한국 호랑이 1세대 퇴장 현재 서울대공원 맹수사에는 모두 19마리의 시베리아 호랑이가 무리를 이루고 있다. 동북아 지역에 서식하는 시베리아 호랑이가 바로 한국 호랑이. 북한과 중국에서 발견되는 백두산 호랑이 역시 시베리아 호랑이다. 한국 호랑이는 일제 강점기 무분별한 포획이 자행되면서 모습을 감췄다. 하지만 ‘88 서울올림픽’을 2년 앞둔 1986년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이 미국 동물원에 건너가 있던 시베리아 호랑이 5마리를 서울대공원에 기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때 들여온 호랑이가 바로 올림픽 마스코트로 유명한 ‘호돌이’ ‘호순이’이다. 함께 들여온 수컷 한 마리에게는 ‘고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조국에 돌아온 호랑이 5마리는 ‘역이민 세대’로 한국 호랑이 일가의 원조 역할을 했다. 고려와 호순이 사이에서 89년 태어난 수컷 호랑이가 바로 백두이다. 이어 호돌이와 호순이 사이에서는 홍아(♀·90년생)와 태백(♂·93년생)이 태어났다. 이 세 마리가 바로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한국 호랑이 1세대로 족보를 장식하게 된다. 백두는 무리의 우두머리로 3마리의 암컷과 짝짓기를 해 7마리의 자식을 봤다. 홍아도 2마리의 수컷과 4마리의 새끼를 낳았다.10만분의1 확률로 태어난다는 백호인 백운(♀·2000년생)도 홍아가 낳았다. 태백은 새끼 2마리를 낳은 뒤 남북 동물교류로 북한으로 건너갔다. 호랑이의 평균수명은 20살 정도. 올해 17살이던 홍아는 이달 초 노환으로 끝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올해 18살로 국내 최장수 호랑이인 백두 역시 기력이 쇠해 석 달 전쯤 ‘전시 불가’ 판정을 받고 무리에서 떨어져 내실에서 쉬고 있다. 털갈이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해 듬성듬성한 옆구리는 백두의 시대가 끝났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백두의 퇴장으로 1세대 한국 호랑이의 시대는 이별을 고했다. ●통일둥이 ‘코아’ ‘리아’ 2세대 한국 호랑이 전면으로 대공원에 있는 19마리 가운데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난 2세대 한국 호랑이는 15마리다. 이중 전성기를 맞은 2000∼2002년생 호랑이와 2003∼2004년생 호랑이가 각각 5마리이다. 지난해에도 수컷 한 마리와 암컷 네 마리가 태어나 새 식구가 됐다. 백두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꼽히는 것은 홍아의 새끼인 코아(♂·2002년생)다. 코아와 리아(♀·2002년생)는 홍아와 북한에서 건너온 수컷 호랑이 라일(95년생) 사이에서 태어난 남매로 새끼 때부터 남·북 호랑이 사이에서 탄생한 ‘통일둥이’로 주목을 받았다. 코아와 리아도 ‘코리아’에서 두 자씩 따온 이름으로 공모를 거쳐 선정된 것이다. 백두가 없는 무리에서 단연 돋보이는 호순이의 외손자 코아는 지난 6월 청주(♀·99년생)와 건강한 새끼 3마리를 낳았다. 무리에 합류할 날만 기다리며 인공포육실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이 새끼 호랑이들이 바로 한국 호랑이의 첫 3세대인 셈이다. 하지만 아직 어린 백두의 새끼들도 그 위세가 만만치 않다. 지난해 태어난 한동(♂)이만 하더라도 또래보다 눈에 띄게 풍채가 좋다.150㎏까지 나갔던 백두의 피를 이어받은 데다 어미 품에서 자라 야생성도 두드러진다. 1세대 한국 호랑이의 빈자리를 메울 2세대 스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공원 관계자는 “역이민 세대로 시작된 한국 호랑이 일가가 3세대까지 안정되게 뿌리를 내리며 혈통이 견고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한국 호랑이 대부 엄기용 사육사 “나도 백두랑 홍아 따라 퇴장해야지. 유능한 후배들이 얼마나 많은데.” 서울대공원 맹수사의 호랑이 19마리의 아버지는 엄기용(53) 사육사다. 정년퇴임을 1년여 남겨둔 엄 사육사는 1986년부터 지금까지 호랑이만 돌본 ‘한국 호랑이의 대부’이다. 서울대공원의 호랑이는 물론 다른 동물원으로 교환된 호랑이들까지 치면 엄 사육사의 손을 거친 호랑이가 30여마리는 족히 된다. 지난 2004년 남한 호랑이를 평양 중앙동물원으로 보낼 때 자식과 떨어지기라도 하듯 서럽게 울어 보는 이들의 코끝을 찡하게 했던 반백의 사육사가 바로 엄 사육사다. 그 사나운 호랑이가 엄 사육사 옆에 가면 강아지처럼 얼굴을 비비며 좋아하니, 과연 대부라는 명성을 얻을 만하다. 엄 사육사는 “처음에는 무서운 마음부터 든 것이 사실이지만, 어미에게 버림받은 새끼들에게 직접 우유를 먹이면서 키우다 보니 담뿍 정이 들었다.”며 “드러누워 낮잠을 자던 녀석들도 내 목소리가 들리면 벌떡 일어나고 얼굴도 알아본다.”고 웃었다. 호랑이들만 엄 사육사의 얼굴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다. 그냥 보기엔 다 매섭게 생긴 호랑이일 뿐인데 엄 사육사는 얼굴만 슬쩍 봐도 19마리를 모두 분간해 낸다. 그는 “같은 시베리아 호랑이라도 눈매, 입매, 얼굴형, 털길이가 모두 다르다.”고 말했다. 새끼 때부터 기른 호랑이가 건강한 새끼를 낳을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는 엄 사육사. 그도 이제 뒤를 이을 젊은 후배들을 찾고 있다. “아직도 큰 호랑이 어디 갔냐고 백두를 찾는 관람객들이 있어. 기억해 주니 고마울 뿐이야. 나도 퇴임이 얼마 안 남았는데 나 대신 이 녀석들을 잘 돌봐줄 부지런한 사람을 찾아야지.” 청춘을 바쳐 호랑이들에게 아낌 없는 사랑을 쏟아부은 엄 사육사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번졌다. 글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북에서 온 호랑이 어떻게… 남북 관계가 화해 모드로 접어들면서 ‘평화대사’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 바로 호랑이였다. 모두 2마리가 건너왔지만, 북한 호랑이들의 남한에서의 삶은 그리 순탄치 못했다. 1999년 1월 남한에 온 ‘낭림(♀)’은 새끼 때인 93년 낭림군에서 붙잡혀 평양 중앙동물원에서 지내며 백두산 호랑이로 주목을 받았다. 황우석 서울대 전 교수가 복제를 시도했던 백두산 호랑이가 바로 낭림이다. 하지만 낭림은 워낙 사납고 날카로운 성격 탓에 외롭게 지내야 했다. 발정기가 돼도 짝짓기를 위한 암컷 특유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번번이 실패했다. 백두산 호랑이인 낭림의 혈통을 이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호랑이에게 짝짓기 요령을 가르쳐 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사육사들이 속만 태웠다. 다른 수컷들에게는 쌀쌀맞게 굴면서도 무리의 우두머리인 백두(♂·89년생)와는 사이가 좋아 기대도 해봤지만 끝내 짝짓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낭림은 백두가 석 달 전 기력이 떨어져 내실로 이동한 지 얼마 안돼 백두의 뒤를 따랐다.93년생이면 아직 중년밖에 되지 않은 나이인데 벌써 송곳니가 뭉툭해지고 털이 윤기를 잃는 등 노쇠 기미를 보인 것이다. 사육사의 배려로 바로 옆 우리에서 지내고 있는 낭림이와 백두는 아직도 철창 사이로 서로 애정을 표현하곤 한다. 다른 한 마리는 호돌이와 호순이의 딸인 홍아(♀·90년생)와 연을 맺은 ‘라일(♂·95년생)’이다.2001년에 남한에 온 라일은 처음부터 낭림과 비교될 정도로 무던한 성격을 보였다. 이듬해에는 코아와 리아 남매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라일도 2004년 4월 질병으로 폐사하고 말았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앞발 하나는 내딛지도 못하고 고생하던 터였다. 이로써 1세대 남북 호랑이 결합의 산물은 코아와 리아에서 그치게 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경남 합천 가야산

    [산이 좋아 산으로] 경남 합천 가야산

    어느새 훌쩍 높아진 푸른 하늘, 유유히 떠도는 하얀 구름떼. 발악하는 여름의 끄트머리에서 마음은 벌써 가을로 줄달음친다. 어디 갈만한 데 없을까? 채 가시지 않은 무더위 땡볕에서 고행하듯 꾸역꾸역 산만 오르긴 싫다. 땀을 흠뻑 적신 후 시린 물에 발 담그고 풍류를 즐길 만한 곳은 없을까? 경남 합천 가야산. 천년고찰 해인사와 고운 최치원의 흔적이 서린 홍류동 계곡을 속 깊게 품고 불꽃처럼 솟은 석화성, 배낭을 메고 무작정 그곳으로 떠났다. # 신비한 전설을 간직한 산 ‘가야산 산신 정견모주가 하늘신인 이비하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낳아 형은 대가야국의 첫 임금 아진아시왕이 되고, 동생은 금관가야국을 세운 수로왕이 됐다.’는 천년 전 가야국 건국설화를 간직한 경남 합천 가야산(1430m). 백두대간 줄기가 대덕산을 막 지나 덕유산에 이르기 전, 남동쪽을 향해 내달리던 수도지맥의 언저리에 크게 솟구쳐 오른 산이다. 산은 합천과 거창, 경북 성주에 걸쳐 장중한 덩치를 늘어뜨리고 경상도를 남북으로 가른다. 정상 상왕봉 주변으로는 해발 1000m가 넘는 여러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더할 나위 없는 경관을 연출한다. 가야산은 산도 산이지만 산자락에 품고 있는 천년고찰 해인사와 홍류동 계곡으로 세인들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 천년 노송과 활엽수가 멋스럽게 어우러진 홍류동 계곡길에 들어선다. 십리나 이어지는 구불구불 포장도로 곁으로 콸콸 물소리가 넘쳐날 듯 힘차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으로, 가을이면 단풍으로 계곡 물빛까지 온통 붉게 보인다는 홍류동 계곡. 여름의 끄트머리에 서서 군데군데 폭포와 옥빛 소를 그냥 지나치려니 여기 머물며 시를 읊던 신라 말 문장가 고운 최치원이 떠올라 발길이 쉬이 떨어지질 않는다. 가자, 갈 길이 멀다. 그래도 해인사마저 그냥 지나칠 순 없는 노릇. 아름드리 전나무와 느티나무가 줄지어 선 해인사 입구를 따라 경내에 들어서니 단아한 공기가 온몸을 휘감으며 오래된 나뭇결에서 세월 지긋한 향이 피어오른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팔만대장경을 봉안하고 있는 법보사찰 해인사. 의상대사가, 성철스님이 오래도록 머물다 떠난 자리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해인사 입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홍제암, 용탑선원을 뒤로 밀어내며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든다. 극락골과 토신골 두 갈래 길에서 망설임 없이 오른쪽 극락골 등산로를 택한 이유는 마애불 입상을 지나기 위해서다. 계곡에 드문드문 놓인 아치형 나무다리를 건너 오솔길과 가파른 너덜지대를 번갈아 오르다 보면 서서히 시야가 트여온다.1시간 남짓 올라설 즈음 마주하게 되는 마애불 입상. 비바람에 잘 다듬어진 7.5m 자연 바위에 편안하게 자리잡고 있는 마애불은 꼭 다문 입술로 쉬어가라 손길을 내민다. 토신골 등산로와 만나는 삼거리까지는 20여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 늦더위와 싸우는 동안 답답하게도 산은 쉽게 정상부를 드러내지 않고 슬그머니 약을 올린다. 정상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가파른 암릉구간에 간간이 놓인 철계단을 디뎌야 하고, 고정로프를 매어 놓은 바위를 타넘기도 한다. 어느 바위 틈새 맑게 흐르는 물줄기에 목을 축이고, 바위 사이 드문드문 박힌 이름 모를 노란 꽃을 보며 감탄하는 사이, 마지막 철계단을 올라서는 순간 시야가 탁 트인다. 온전히 큰 바위 덩어리가 산 전체를 뒤덮고 있는 듯 불꽃처럼 솟아오른 석화성, 해발 1430m 상왕봉 정상이다. 토신골 삼거리에서 정상까지는 약 1시간 걸린다. 소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옛 이름 ‘우두봉’이 새겨진 표지석 아래로 짙은 운무가 깔리기 시작한다. 정상에 서면 암봉 사이를 들락날락거리는 구름의 숨바꼭질과 함께 멀찍이 팔공산과 덕유산까지 조망된다. 하산은 상왕봉에서 동쪽으로 250m 떨어져 있는 칠불봉에 잠시 들렀다가 서성재를 거쳐 백운동 쪽으로 하면 되고, 약 2시간20분 걸린다. #여행정보 88올림픽고속도로 해인사 나들목으로 빠져나와 1033번 지방도로 4㎞ 가면 해인사 입구에 닿는다. 가야산에 관해서라면 뭐든 줄줄이 꿰고 있는 김형달씨가 운영하는 치인집단시설지구 내의 삼일식당(055-932-7254)은 해인사 스님 지정 식당. 마늘을 많이 사용하지 않은 담백한 사찰 음식이 유명하다. 산채한정식을 전문으로 40년 전통을 이어오는 백운장식당(055-932-7393)의 동동주도 일품이다. 글 사진 정수정(월간 MOUNTAIN 기자) www.emountain.co.kr
  • ‘개신교·민주화운동 원로’ 강원용목사 별세

    ‘개신교·민주화운동 원로’ 강원용목사 별세

    한국 개신교계와 민주화세력의 원로인 강원용(경동교회 명예목사) 목사가 17일 낮 12시5분 서울 삼성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89세. 함경남도 이원 태생인 강 목사는 농촌 계몽운동에 힘쓰다가 1945년 경동교회를 창립했다. 이후 목사로 활동하면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회장, 세계교회협의회(WCC)중앙위원, 세계 종교인 평화회의(WCRP)의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크리스챤아카데미를 설립, 사회개혁과 종교간 대화운동에 앞장섰으며 군사정권 시절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에 투신했지만 늘상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 입장을 지킨 것으로 유명하다. 광복 후 좌우합작위원회 위원을 맡은 것을 비롯해 민주회복국민회의 대표, 방송위원회 위원장, 통일고문회의 의장 등을 지내는 등 목회활동과 병행해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쳤으며 2000년 한반도 평화정착에 여생을 바친다는 결심 아래 사단법인 ‘평화포럼’을 설립, 초당적 협력과 국제연대를 중심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힘써왔다. 사회교육공로 모란장, 국민훈장 동백장,88올림픽공헌 청룡장, 니와노평화상, 만해평화상을 받았으며 ‘폐허에의 호소’‘인생과 종교 교학사’ 등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명주(88) 여사와 1남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마련됐으며 영결예배는 21일 오전 10시 경동교회.(02)2072-2091∼2.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양심불량 경관

    서울 경찰청은 20일 소속 경찰관이 교통사고 현장에서 운전자의 수표를 훔쳐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지휘 책임 등을 물어 강동경찰서 이모 경비교통과장과 박모 계장 등을 직위해제했다. 또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최모(37) 경장 역시 직위해제했다. 최 경장은 지난달 11일 오전 2시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 88올림픽고속도로 천호대교에서 광진교 방면으로 운행하던 성형외과 의사 이모(49)씨의 코란도 승용차가 가드레일에 부딪친 뒤 전복된 사고 현장에 출동, 의식을 잃은 이씨의 지갑에서 액면가 9840만원짜리 수표 1장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최 경장은 동생(34)의 직장동료 한모(37)씨를 통해 은행원 출신 천모(41)씨에게 부탁,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 나눠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이 사고로 인해 끝내 목숨을 잃었다. 최 경장 등은 유족들이 재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씨가 병원을 팔고 권리금으로 9840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꼬리가 잡혔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조망권 좋은 아파트

    조망권 좋은 아파트

    올해 하반기 한강, 청계천 등 조망권을 프리미엄으로 내세운 단지들이 대거 공급된다. 대부분 ‘강북U턴 프로젝트’ 핵심 지역에 집중 분포되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단지가 오는 22일 일반 분양에 나서는 황학동 롯데캐슬베네치아.6개동 1870가구 규모이며 23∼45평 491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청계천 조망권을 확보했고 인근 세운상가, 을지로, 종로 등 도심재개발 호재도 안고 있다. 분양가는 평당 1200만∼1800만원 . 마포구 하중동 한강 밤섬자이는 7월 분양될 예정이다. 총 22∼25층 7개동 규모 488가구이며, 이 중 33∼44평형 46가구는 임대주택,75가구는 일반분양이다. 도심 속에서 한강뿐 아니라 밤섬의 푸른 녹지도 조망할 수 있다.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2호선 신촌 전철역이 가깝다. 서강대교 북측 강변북로로 연결된다. 삼성물산은 청계천 하류와 만나는 전농·답십리 뉴타운 일대에 답십리 래미안을 7월 중 분양한다.24∼32평 총 472가구 중 310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중랑천, 배봉산, 용마산이 둘러싸고 있어 배산임수형 지리적 조건을 갖췄다는 평이다. 인근 답십리 근린공원의 산책로와 체육공원도 이용할 수 있다. 상도동 산 64의23번지 일대에 지어지는 신원아침도시는 지하 2층∼지상 20층 총 15개동 25∼45평형 총 1058가구로 이뤄진다. 이 중 478가구를 오는 10월 중 일반분양한다. 상도 근린공원과 가깝고 일부 가구에서는 한강도 보인다.7호선 상도역과 숭실대입구역이 도보 5분 거리다.88올림픽대로, 남부순환도로, 신길로, 경인로, 대방로, 현충로를 통해 서울 전역으로 이동 가능하며, 한강대교를 통해 용산과 서울역으로의 접근이 쉬워 교통이 편리하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지역복지·환경보전 밀알 될래요”

    이달말 45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조남호(68) 서울 서초구청장이 88서울올림픽 유치 등 그동안 지방자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15일 호남대학교로부터 ‘명예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 구청장은 방송사 PD를 하다가 지난 1962년 서울시에 들어와 관광과장, 교통행정과장, 공보관, 보건사회국장, 환경녹지국장 등을 거쳤다.1982년에는 서울시 소속으로 88올림픽 유치 실무단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조 구청장은 구청장만 18년이나 역임, 지방자치제의 산 증인으로 불린다. 지난 1988년부터 마포·동작·성동구청장 등 3개구의 관선 구청장을 거친데 이어 지자제가 도입된 1995년부터는 서초구에서만 내리 3선을 했다. 구청장 재임기간에 그는 통장자원봉사제, 장애인전용치과 등을 도입하고, 우면산트러스트, 우면산생태공원 조성 사업, 서초금요음악회(500회 달성)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CEO형 구청장이라는 평을 들었다. 한편 조남호 서초구청장은 지난 2005년에는 가톨릭대학교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틈틈이 공부를 해 사회복지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축적된 현장경험을 학문적 지식과 접목시켜 한양대학교, 성균관대학교, 가톨릭대학교 등에 출강하고 있다. 조남호 서초구청장은 “호남대학교의 학위 수여에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장을 떠나게 되지만 앞으로도 지방자치 발전을 지켜보며 지역복지와 환경보전을 위한 밀알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그룹세브코리아 크리스티앙 페미니에 사장

    [요리조리 명사와 함께] 그룹세브코리아 크리스티앙 페미니에 사장

    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을 콕콕 찍어 선사하는 소형가전 브랜드 ‘테팔’. 요리, 살림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국내에 들어오는 테팔의 모든 제품을 그 누구보다 먼저 접하는 크리스티앙 페미니에 세브코리아 사장과 부인 필리스 페미니에가 부러울 법도 하다. 팬, 그릴, 무선주전자, 토스터, 커피메이커 등 테팔 제품에 관한한 ‘얼리어댑터’로 살고 있는 그들의 집을 살짝 들여다봤다. 프랑스의 생활가전용품 회사 ‘테팔’은 전 세계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다. 프라이팬, 커피메이커, 전기그릴, 무선주전자, 스팀다리미…. 어느 것 하나 없으면 아쉬운 제품을 테팔에서 선보이고 있기 때문. 테팔의 한국지사인 그룹세브코리아 크리스티앙 페미니에(55)사장과 그의 부인 필리스 페미니에를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만났다. 깔끔하고 세련된 그의 집 분위기가 마치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테팔 제품의 이미지와 닮았다. 하얀색 거실 벽은 잡티 하나 찾기 힘들 정도로 깨끗하다. 거실 곳곳에는 한국의 전통 장식품들이 놓여 있어 그들의 한국 사랑이 전해진다. # 그릴 요리는 제 전공이죠 주부들이 부러워할 멋진 주방기구 일체를 갖추고 사는 그의 주방에서는 어떤 음식이 만들어질까 궁금했다.CEO로 바쁜 그이기에 요리는 잘해도 사실 자주 주방에서 실력 발휘는 하지 못한다. 하지만 주말에는 그의 손길이 닿은 요리로 가족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가 잘 만드는 요리는 주말 오전에 먹는 브런치. 삶은 달걀, 구운 베이컨과 꿀을 바른 토스트 등을 접시에 담고, 커피와 주스를 곁들여 낸다. 간단한 요리 같지만 자신만의 정성이 들어가서 남과 다르단다. 커다란 목련 나무가 있는 뒤뜰에서 부인과 함께 브런치 먹는 시간은 그야말로 달콤한 데이트. 브로콜리, 컬리플라워, 가지, 토마토, 파프리카 등을 넣고 식초와 간 마늘, 프랑스 겨자, 올리브유를 섞은 드레싱을 뿌린 그린 샐러드도 그는 잘 만든다. 승마 사이클 수영 등 운동을 많이 하는 그가 칼로리 걱정 없고,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란다. 페미니에 사장이 특히 잘하는 것은 그릴을 이용한 요리. 날씨 좋은 날에는 고기나 흰살 생선을 올리브유와 마늘에 재웠다가 그릴에 구워 먹는다. 특히 왕새우 바비큐를 즐긴다. 그는 한국말을 못해도 입맛은 한국사람 다 됐다. 된장찌개, 청국장, 불고기 등을 좋아한다. 한국 음식은 좋아하지만 만들지는 못한다.“한국의 음식은 간단해보이면서도 과정이 복잡해 만드는 것은 엄두를 못 내요. 대신 맛있는 곳을 찾아 다니죠.” # 한국은 알면 알수록 정이 가는 나라 그가 한국에 부임한 것은 2002년 월드컵을 치른 뒤. 당시만 해도 88올림픽, 현대중공업의 거대한 선박 컨테이너, 노조들의 격렬한 시위, 삼성과 LG의 휴대전화 정도가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한국을 알면 알수록 더 정이 가는 나라란다. “한국은 결코 말로 표현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어떤 특별함이 있어요. 월드컵의 여운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던, 한국인의 에너지와 열정은 절대 잊을 수 없어요.” 한국에 오기 전 결코 겪어보지 못한 심한 교통체증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어 여러 곳을 찾아 다닌다. 주말을 이용해 각종 문화공연을 보고, 레저 스포츠도 즐긴다. 부인과 멀리 여행도 간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부인 역시 한국의 아름다움에 푹 빠졌다. 거실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항아리, 부처상, 붓걸이 등도 부인의 소장품. 프랑스인들과 한국인들에게 영어회화 강습을 하고, 서울의 영국인 모임인 ‘BASS(British Association of Seoul)’의 회장으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한다. 또 짬짬이 붓을 잡고 동양화도 그린단다. # 한국 가정에 꼭 필요한 제품 선보일터 세브코리아의 사무실은 커다란 원통형이다. 한가운데에 회의실을 두고, 이 회의실을 둘러싼 창가쪽에 직원들의 책상이 놓여 있어 독특하다. 실내장식,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그가 쾌적한 근무환경을 고려해 직접 인테리어를 했다. 직원들에게 너무 ‘완벽하다’‘꼼꼼하다’‘준비가 철저하다’라는 평을 듣는 페미니에 사장. 업무는 물론 사적인 일도 2개월전부터 계획을 세워 놓을 정도다. 그는 생활의 변화를 바로 읽어내 소비자를 만족시키려고 노력한다. 혼자 사는 싱글족이 많아지는 추세를 반영, 초소형 무선 주전자를 출시하고, 여름을 겨냥해 콩국수를 쉽게 만들 수 있는 믹서기를 내놓았다. 불고기와 삼겹살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열센서 기능을 추가한 그릴을 선보이기도 했다. “마케팅 전략으로 접근한 제품이 아니에요. 한국인 감성에 대한 존중을 제품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매출 중심이었던 회사 체계에 균형이 잡히고, 한국지사 설립 이후 브랜드 선호도가 최고 수준으로 올라간 이유를 찾을 수 있는 대목이다. “토스터에 뚜껑이 필요한 시장은 한국이 처음이죠. 하지만 이런 요소가 주부들을 만족시킨다면 바로 실행에 옮깁니다. 지금도 한국 문화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어떤 제품인지는 비밀이죠. 더욱 편리한 생활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제품이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크리스티앙 페미니에 사장은 ▲1951년 프랑스 리옹 출생 ▲1973년 리옹대학교(Lyon University)에서 영어 전공 ▲1975년 스코틀랜드 카펫 회사 국제마케팅부 입사 ▲1981∼1991년 그룹 세브 본사 국제시장 담당 매니저 ▲∼1999년 전략마케팅 인터내셔널 상품개발 이사 ▲∼2002년 가정용품 사업단위 총괄 부사장 역임 ▲∼현재 그룹세브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 크리스티앙 페미니에씨의 솜씨자랑 1. 느긋한 휴일을 위한 브런치 재료:토스트 2쪽, 달걀 2개, 베이컨 4장, 토마토 6개, 양송이버섯 6개, 오렌지 4개, 자몽 3개, 생수 3컵, 설탕 3큰술 만드는법:(1)토스트는 토스터기에서 바삭하게 구워준다.(2)끓는 물에 달걀을 깨 넣어 터지지 않게 살짝 익혀 꺼낸다.(3)토마토와 양송이 버섯은 소금을 살짝 뿌려 그릴팬에 노릇하게 굽는다.(4)베이컨은 바삭하게 구운 뒤 접시에 모든 음식을 담아 낸다.(5)오렌지 4개에 생수 11/2컵, 설탕 1큰술을 넣어 곱게 갈아 오렌지 주스를 만든다.(6)자몽 3개와 생수 11/2컵, 설탕 2큰술을 넣고 갈아 자몽 주스를 만든다. 2. 해산물이 들어간 검은 파스타(4인분) 재료:블랙누들 320g, 새우살 200g, 브로콜리 200g, 방울토마토 50g, 생크림 250㎖, 우유 250㎖, 바질페스토 2큰술, 소금, 후추 약간 만드는법:(1)브로콜리는 한 입 크기로 떼어 소금물에 데치고, 새우살도 살짝 데친다.(2)생크림, 우유를 혼합해 농도가 날 때까지 중불에서 졸이다가 데친 브로콜리, 방울토마토, 바질페스토를 넣는다.(3) (2)에 소금·후추 간을 한다.(4)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블랙누들을 삶아 소스에 살짝 볶는다. Tip:바질페스토는 바질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후 다져 올리브오일에 담가놓는다. 여기에 파마산 치즈가루를 넣고 안초비를 잘게 다져 넣은 후 소금, 후추가루로 간한다. 넉넉히 만들어 랩으로 싼 뒤 냉장고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꺼내쓰면 편하다. 3. 카프레제 샐러드 재료:프레시 모차렐라 1봉지, 토마토 2개, 주키니호박 1/2개, 가지 1개, 파프리카 1/2개, 바질 30g, 소금·후추 조금,발사믹드레싱(올리브오일 3큰술, 발사믹식초 2큰술, 레몬즙 2큰술, 씨겨자 1/2큰술, 다진 양파 11/2큰술, 설탕 1작은술, 프레시바질 1큰술) 만드는법:(1)주키니호박, 가지, 파프리카는 0.7㎝ 정도로 어슷하게 썰어서 그릴팬에 아무것도 두르지 않은 상태에서 굽는다.(2) (1)에 소금·후추 간을 한 뒤 살짝 식힌다.(3)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는 1㎝ 두께로 저며놓고, 바질은 굵게 채썬다.(4)발사믹 드레싱을 만든다.(5) (1)과 토마토, 프레시 모차렐라 치즈에 드레싱을 뿌려 낸다. 4. 아몬드 크러스트 연어구이 재료:스테이크용 연어 480g, 아몬드 슬라이스 200g, 화이트와인 2컵, 파슬리 1큰술, 로즈마리 1/2큰술, 타임 1/2큰술, 올리브오일, 버터,소스(올리브오일 3큰술, 꿀 2큰술, 케이퍼 다진 것 1큰술, 레드페퍼콘 1큰술, 레몬즙 4큰술, 씨겨자 1큰술, 다진 딜 11/2큰술, 소금·후추 약간) 만드는법:(1)연어를 손질해서 소금, 후추, 파슬리, 로즈마리, 타임, 화이트 와인에 30분정도 재워둔다.(2) (1)에 실온에 둔 버터를 발라준 후 아몬드 슬라이스에 묻혀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노릇하게 구워낸다.(3)재료를 골고루 섞어 소스를 만든다.(4)노릇하게 구운 연어스테이크 위에 뿌려낸다. ■ 강추! 이 식당 자주 가는 식당을 묻자 바로 식탁 한쪽에서 명함 한묶음을 가지고 왔다. 한 손에 잡기도 버거울 정도로 많은 식당 명함 컬렉션이다. 그 중에 심혈을 기울여 선택한 곳은. # 석파랑 흥선대원군의 별장으로, 전통미가 물씬 풍기는 곳. 페미니에 사장은 “감나무가 아름다운 곳”이라고 설명했다. 최고급 한정식을 경험할 수 있다.(02)395-2500. # 알트스위스샬레 알프스 산장의 아늑함이 느껴진다. 스위스 정통 음식과 다양한 치즈요리, 스테이크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퐁뒤 요리가 특히 맛있다.(02)797-9664. # 뱀부하우스 고급한식당의 원조로 불리는 식당. 입에서 살살 녹는 고기, 직접 담근 김치, 고급스러운 분위기 등은 외국인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02)555-6390. # 아 따블르 서울 삼청동에서 ‘아 미디’와 함께 꼽은 식당.‘오늘의 메뉴’, 단 하나지만 실패한 적은 없다. 그날의 가장 싱싱한 재료만 골라서 만든다고. 테이블이 많지 않아 예약은 필수다.(02)736-1048.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11)동물을 사랑하는 길

    ■ 생각 열기 ●개를 먹으면 야만인일까? 우리나라에서 개를 먹는 것은 불법일까? 개는 축산법적으로 소, 돼지와 같은 식용 가축이다. 그러나 축산물가공처리법에서는 가축이 아니다. 따라서 개를 도살하거나 유통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런 모순된 현상은 개를 바라보는 두 입장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88올림픽이 열릴 무렵, 외국의 눈을 의식한 정부는 개고기 음식점들을 뒷골목으로 몰아냈다. 업소들은 영양탕, 사철탕 등으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했지만 사람들은 여전이 개고기를 먹었다. 대외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먹는 개와 기르는 개가 다르며, 우리의 전통 음식문화임을 주장하며 알렸다. 점차 애견인구가 늘어나면서 정부도 애견인구 육성에 도움이 되는 법제도로 관심을 돌리게 되었다. 외국을 의식하는 입장과 개고기 찬성론자의 대립에서 이제는 국내에서도 의견이 나뉘게 되었다. 개고기 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위생적인 유통체계를 갖추면 인천 장수동과 산곡동에서 일어났던 일명 ‘개지옥’과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애견론자들은 과거처럼 단백질을 섭취할 먹을거리가 부족하지 않으니, 이번 기회에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라는 입장이다. ■ 생각에 날개달기 ●동물을 가족처럼 기르는 인구가 늘어나는 이유 우선 소득수준이 향상되었다.90년대 중반 소득 1만달러를 넘어선 이후 애견인구는 점점 늘어났고, 갈수록 다양한 동물들을 기르게 되었다. 더 중요한 이유는 도시사람들이 느끼는 외로움과 정서적 공허감이다. 도시화되고, 핵가족화되면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더구나 자녀를 두어도 1명 정도인 핵가족이 늘어나면서 가족관계가 약화되고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간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소외를 느끼는 사람들은 상처를 달래고 신뢰할 만한 대상이 필요했다. 오히려 인간이 동물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사람과 달리 배신하지 않고 언제나 사랑을 주는 모습에서 큰 위로와 자신감을 느끼게 된 사람들은 애완동물을 가족의 일원이자 반려동물로 인정하게 된다. 애완동물이 없으면 가족이 붕괴된다는 농담이 등장할 정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배우 브리짓 바르도와 같이 극소수의 인종차별주의적인 동물보호론자는 인간에 준하는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한국인을 야만인으로 규정한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인이라면 몰라도 프랑스인이나 미국인이라면 절대 개고기를 먹을 수 없다고 단정한 적도 있다. ●무엇이 동물을 사랑하는 방법일까? 사려 깊은 동물 보호론자들은 사람에게 무관심하면서 지나치게 동물에게 집착하는 것을 경계한다. 애완동물을 고가의 의상과 장식으로 꾸미고 부자들이 누릴만한 호사를 누리게 하는 것을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사람과 똑같은 서비스를 받는 개는 정말 행복할까? 주인의 애정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개의 입장보다는 사람의 욕심이 투영되기 마련이다. 동물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교감하는 것이 동물을 의인화해서 집착하는 것보다 자연스럽다. 동물을 오락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태도는 동물을 학대하는 것이기도 한다. 동물서커스의 경우 동물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는 경우가 있다. 서울에서는 공연 중이던 코끼리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공원을 뛰쳐나가 주택가를 휘저은 일이 있었다. 그 일 후에도 코끼리들은 소음 속에서 어린이들 앞에서 공연을 계속하고 있다. 한때 장난감 대신 살아있는 바다가재를 뽑는 놀이로 인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초등학교 앞에 갖가지 색의 병아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화려한 모습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끌어 비싼값에 팔렸지만, 화학약품에 담겨졌다 나온 병아리들은 눈이 멀어 있었다. 생명은 탄생과 성장, 죽음이 이어진다. 동물과 함께 하는 이들은 그 속에서는 생명의 경이로움과 죽음의 아픔을 느낀다. 경제가 어려운 것도 한몫을 했겠지만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면서 버려지는 동물도 늘고 있다. 하지만 생명은 유행에 따라 기르고 철이 지나 버리는 장난감이 아니다. 동물을 기르는 데는 막대한 책임감이 따른다. 동물에게 인간의 탈을 씌워 즐기려는 행위는 동물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즐거움만을 생각한 이기적인 행동이다. 이들을 학대하고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한낱 배부른 소리라고 치부하는 사회에서는 인간에 대한 존엄성마저 무시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이 살 만한 환경 동물도 자연스런 생활이 가능한 환경이 필요하다. 과거에 개나 고양이는 사람이 먹다 남긴 음식을 먹고 살았다. 지금은 고밀도의 도시와 실내에 주로 거주하기 때문에 냄새가 적고 관리가 편리한 사료를 먹인다. 순하게 만들기 위해 불임수술을 하고, 이웃집이 붙어있기 때문에 성대수술로 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은 다양한 형태로 동물과 함께 살아왔다.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그들의 소리를 내고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지금 우리의 도시 환경은 인간에게도 유익하지 않다. 지구 위에 동물이 사라지고 인간만이 살아남는다면, 인간은 행복할 수 있을까? 새소리마저 그치고 동물이 살지 못하는 환경에서 인간은 홀로 살 수 있을까? 자신의 집안에 사랑스런 동물이 있는 것도 좋지만, 동물이 살 수 있도록, 초록이 숨쉬는 자연을 만드는 일이 더 절실한 상황에 이르렀다. 숲을 파괴한 자리에 아파트를 건설하고 전원과 자연을 강조하는 것은 생명과 환경을 위협하는 태도이다. ■ 생각 주머니 넓히기 (1)한때 한국인을 대상으로 동남아에서 살아있는 곰의 쓸개즙을 뽑아 먹는 보신관광 상품이 있었다. 우리가 즐겨 먹는 닭은 평생 몸도 움직일 수 없는 좁은 공간에 갇힌 채 길러진다. 이런 음식이 정말 보신이 되고 건강에 도움이 될까? (2)주변 사람들이 기르는 애완동물의 종류를 알아보고, 애완동물을 기르기 전 후의 변화를 이야기해 보자. (3)인터넷 유머 게시판에는 동물을 괴롭힌 모습을 올린 사진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은 왜 이런 사진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옥성일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용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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