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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야 「민주당」 출범/합당 공식 선언

    ◎10인 최고위원 집단 지도체제로/오늘 교섭단체 등록… 의석 77석 신민당과 민주당이 10일 합당을 통해 통합야당인 「민주당」으로 출범한다고 선언했다. 신민당의 김대중총재와 민주당의 이기택총재는 이날 상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합당기자회견을 갖고 『범민주세력의 통합야당을 바라는 모든 국민의 여망을 받아들여 통합수권야당 결성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8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분열됐던 야권은 4년여만에 하나로 통합돼 정국은 양당체제로 재편됐다. 양당총재는 앞으로의 통합일정과 관련,11일 국회에 원내교섭단체로 등록하고 15일에는 통합을 위한 수임기관합동회의를 열어 합당을 결의한 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당등록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당은 김총재를 법적대표로 하되 김·이총재가 공동대표를 맡아 합의제로 당무를 처리하며 지도체제는 양당동수의 10인최고위원(공동대표 포함)으로 구성된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했다. 양당총재는 중앙당의 당직 배분은 신민·민주 6대 4의 비율로 분배하고 재야는 각기 지분내에서 영입하며 양당동수대표에 의한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하여 조직책을 인물 본위로 선정하되 서울시의 경우에 한해서는 6대 4의 비율에 따라 선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신민총재는 최고위원및 당직자 인선과 관련,『이총재와의 협의를 거쳐 15일 통합수임기관 합동회의가 열린 직후까지 마무리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당의 사무총장에는 김원기 신민당총장이,총무에는 김정길 민주당총무가 유력시되고 있다. 신민당은 이날 신당의 정강정책및 당헌·당규 마련등을 맡게 될 통합수임기관 대표로 김원기·유준상·한광옥·신기하·조승형의원등 5명을 임명했고 민주당은 이철·김정길의원과 장기욱전의원등 3명외 나머지 2명을 11일 임명키로 했다. 신민당은 통합에 대한 최종결의를 위해 오는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임시전당대회를 갖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무회의를 열어 통합을 위한 모든 권한을 총재단에게 위임하기로 결의,내부절차를 마무리지었다. 「민주당」에는 신민당의원 67명 전원과 민주당에서 박찬종·김광일의원을 제외한 8명의 의원들이 참여하고 신민당을 탈당했던 이해찬·이철용의원이 가담해 원내의석은 77석이 된다. ◎박찬종·김광일의원 불참 선언/이해찬·이철용의원 합류 의사 한편 민주당의 박찬종부총재와 김광일의원은 이날 공동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통합은 민주당의 창당이념인 체질개선과 세대교체를 포기하고 김대중총재의 1인 지배체제에 흡수통합되는 것』이라면서 불참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신민당을 탈당했던 이해찬·이철용의원은 신당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으며 이들은 11일 상오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 옐친에 사실상 대권 이양/“공산당 해체” 무엇을 의미하나

    ◎반공 대세에 고르비 “정치적 패배”/개혁발걸음·공화국독립 가속화 고르바초프소련대통령이 공산당서기장직 사임을 선언하고 공산당 중앙위의 해체를 촉구하면서 공산당 재산 몰수를 선언한 것은 이미 몰락의 길로 접어든 공산당이 최후의 보루마저 상실하는 동시에 고르바초프의 입장에서도 앞으로의 어떤 상황도 감수하겠다는 정치적 패배선언을 의미한다. 고르바초프는 쿠데타가 실패로 끝난 뒤 공산당 반대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대통령직에 복귀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보수반동세력을 제거해 공산당으로 하며금 페레스트로이카의 중추역할을 맡도록 하겠다고 서슴없이 밝혔었다.공산당이 민주적인 국민정당으로 변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까지 남아있다고 믿었고 이제 개혁의 대세가 옐친러시아공화국대통령에게 넘어가 버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그의 유일한 지지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공산당에 대한 애착과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불과 이틀만에 사실상 공산당과의 결별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할 수 밖에 없었던 데는 급격히 확산되는 공산당에 대한 소련국민들의 거부감과,특히 이같은 기류를 등에 업은 옐친의 거센 압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핵심각료 인선과정에서 옐친에게 끌려다니며 그의 요구에 전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었고 러시아공화국의회에서 연설을 마치고 나오다 군중들에게 야유를 받는 등 수모를 겪고있는 고르바초프로서는 더이상 버티기에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공산당원 전체가 무차별적으로 비난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해 여운을 남기기는 했으나 그의 의도에 관계없이 공산당은 이미 붕괴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이제 소련 공산당은 더이상 집권당이 아닐 뿐 아니라 일부 동구권국가에서 처럼 불법화될 위기에 직면해있으며 소련의 실질적인 대권행사는 사실상 옐친의 손으로 넘어간 셈이다. 칼자루를 손아귀에 쥔 옐친은 시장경제로의 점진적인 전환을 추진해오던 고르바초프와는 달리 급진적인 전환을 추진하고있다.옐친의 측근인 실라예프현러시아공화국총리가 연방총리로 임명돼 정부구성위원회와 경제계획위원회를 이끌고 확고한 시장경제 신봉자들이 경제계획위원에 포함된 것은 향후 소련경제개혁의 가속화를 짐작케한다.소련의 보수회귀 가능성을 우려해 대소경제지원을 머뭇거려오던 서방세계의 태도도 적극적인 방향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개혁 이외의 다른 대안도 없지만 그렇다고 소련경제의 앞날이 장미빛만은 아니다. 경제보다도 당장 더욱 큰 혼란에 휘말리게 되는 문제는 연방체제의 변화이다.과거 고르바초프의 연방정부는 발트3국 등 산하 공화국들의 독립추진에 대해 어떻게 해서든지 연방으로부터의 이탈을 저지하려는 입장을 취해왔다.그러나 옐친은 실세로 부상한 뒤 발트3국의 독립을 승인한다고 입장을 밝혔다.일부 공화국들의 탈소독립이 기정사실화단계에 들어간 것이다.이에 자극받아 2번째로 규모가 큰 우크라이나공화국도 24일 독립을 선언하는 등 소연방에서의 독립이 유행처럼 번질 전망이다.옐친이 이같이 여유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자신이 이끄는 러시아공화국이 소련전체면적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등 대세를 좌우하고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그러나 독립열기가 군소자치주로까지 파급돼 걷잡을 수 없는 연쇄반응을 일으킬 경우 이 또한 만만치않은 문제로 대두될 수 밖에 없다. 소련은 비공산정권시대를 맞음으로써 개혁에의 최대장애물을 일단 제거하기는 했으나 개혁의 앞날은 아직도 험난하기만 하다. □소 공산당 약사 ▲1898년=러시아 사회­민주 노동당(RSLDP),민스크에서 1차 당대회 개최. ▲1903년=RSLDP 2차 당대회.레닌당이 직업적 혁명가로 철저하게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자신이 소속한 볼셰비키(다수파)와 멘셰비키(소수파)의 분열을 주도. ▲1917년=RSLDP,11월7일의 혁명에서 볼셰비키가 페테르스부르크에서 임시정부를 타도하고 권력을 장악함. ▲1918년=RSDLP,러시아 공산당으로 개칭. ▲1921년=레닌,10차 당대회에서 민간기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신경제정책(NEP) 제안. ▲1924년=레닌 사망.이후 수년간 당내투쟁이 전개되나 스탈린이 당권을 장악,트로츠키는 망명길에 오름. ▲1929년=스탈린,신경제정책 폐지.공업화및 농업의 집단화 운동에 착수함. ▲1934년=스탈린,17차 당대회에서 독재통치 강화. ▲1964년= 흐루시초프가 실각.레오니드 브레즈네프와 알렉세이 코시긴의 집단지도 체제 시작. ▲1982년=브레즈네프 사망.유리 안드로포프가 권력승계. ▲1984년=안드로포프 사망.브레즈네프의 측근이었던 콘스탄틴 체르넨코가 권력승계. ▲1985년=체르넨코 사망.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권력 승계. ▲1986년=고르바초프,27차 당대회에서 조심스런 개혁과 당지도부 개편 시작함. 보리스 옐친,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름. ▲1987년=옐친,고르바초프및 정치국원들과의 불화끝에 당직 사임. ▲1990년=대통령제가 신설돼 고르바초프 인민대표대회에서 새로운 대통령에 선출됨.
  • 「비상위」 강경파 3인 권력전면에/크렘린 실세는 누구인가

    ◎크류치코프 KGB의장·야조프 국방·푸고 내무/권력중추장악… 「파워트리오」 부상/「대행」야나예프는 「얼굴마담」 인듯 소련 개혁의 기수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몰아내고 최고권력을 차지한 것으로 보이는 「국가비상사태위원회」의 8인 가운데 누가 실세일까. 고르바초프 실각 이후 서방세계는 잠정적으로 권력장악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 「비상사태위원회」의 실체 파악에 분주하다. 지난 19일 쿠데타 직후 비상사태위원회는 겐나디 야나예프부통령(54)이 헌법에따라 대통령 직무를 수행한다고 밝혀 일단 야나예프가 소련의 얼굴을 대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나예프는 급진개혁주의자인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등 고르바초프의 복귀를 주장하는 개혁지향세력들의 반발과 분리독립을 거세게 요구하고 있는 공화국들의 움직임을 제어,「비상위」가 지키고자 하는 연방체제를 형성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러시아태생인 그는 법률·역사학자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고르바초프에 의해 부통령직에 임명되기 전까지는 중앙정치무대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당시 그를 부통령으로 승인했던 인민대표회의는 1차투표에서는 과반수이상이 그를 거부하기도 했을만큼 정치적인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인물이다. 야나예프가 명목상이지만 대통령직무를 수행하게 된것은 이번 쿠데타의 대외적 모양새를 고려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주도세력들이 온건적인 야나예프의 정치적 성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이러한 점은 「비상위」가 쿠데타 직후 밝힌 성명에도 드러난다.「비상위」는 성명에서 쿠데타의 정당성을 고르바초프의 무리한 개혁정책으로 인해 피폐화된 경제회복과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공화국들로 인해 무너지는 연방체제 고수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성명의 내용은 그동안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으로 입지가 상당히 약화된 군부등 보수강경파들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것과 일맥상통하고 있어 이번 쿠데타의 실세가 누구인지 엿볼 수 있게 한다. 즉 크류치코프 KGB의장(67),드미트리 야조프 국방장관(67),보리스 푸고 내무장관(54)등 이른바 「보안 트리오」가 이번 쿠데타를 주도했으며 앞으로 소련의 대서방정책과 국내경제정책등을 추진하게 될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87년 서독의 루스트군이 소련방공망을 뚫고 모스크바 광장까지 경비행기 세스나기를 몰고와 인책경질된 스콜로프에 이어 국방장관에 오른 드미트리 야조프는 중앙아시아군관 사령관과 극동사령관을 역임했다. 지난해 12월,내무장관직에 오른 푸고는 공산당내 강경파의 선두주자로 지난달 미·소양국의 START(전략무기감축)협정체결과 때를 맞춰 리투아니아공화국 수비대원 7명을 사살한 사건의 배후에 내무부가 개입됐다는 설이 나돌 정도로 과격파로 알려져있다. 크류치코프 KGB의장은 워싱턴 포스트지가 CIA정보를 인용,소련 권력서열 2인자로 부상했다고 보도한 인물로 지난 67년 이래 줄곧 KGB에 몸담아 왔다. 이들 「보안트리오」와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는 인물로 발렌틴 파블로프 총리(53)를 들 수 있다. 재정통으로 보수강경파인 그는 G­7회담에 참석,서방원조를 요구했던 고르바초프를 비난해 서방기업인에게는 요주의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이들 「보안트리오」외에 이번 쿠데타의 핵심배후세력으로 올레크 바클라노프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거론되기도 한다. 바클라노프는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지난 83∼89년 동안에는 우크라이나 하르코프에서 미사일 부품을 만드는 군수공장 책임자 역할을 하기도 했던 군·산복합체의 대표격인 인물. 일본 외무성은 그가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군·산복합체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쿠데타의 실세로 분석하기도 했다. 이밖에 바실리 스타로드브체프 농민동맹위원장(59)과 국영기업및 산업시설협회장 티자코프는 농민들과 광공업 종사자들의 동요를 막기위해 이번 「비상위」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보안트리오」등 보수강경파가 주도세력인 이번 쿠데타세력은 군·경찰등 물리적인 힘을 가지고 있지않아 속수무책인 옐친을 비롯한 개혁주창세력을 누르고 당분간은 계속 소련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경제정책에 따라 나타난 경제난을 빌미로 쿠데타를 벌인 만큼 「빵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따라 쿠데타의 성공여부는 판가름될 것이다.
  • 건대사건 계기로 본 비리실태·문제점

    ◎고질적 입시부정… 대학당국 불신 심화/84년이후 총 20개 대학서 1천5백여명/사학선 재정난 구실로… 「빙산의 일각」추정/방치땐 위화감 증폭… 합법적 재원확보 길 열어야 유승윤재단이사장등 학교책임자 6명의 구속을 부른 건국대부정입학사건은 그동안 항간에서 추측되던 대학들의 입시부정실태가 생각보다 훨씬 고질적임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과거의 입시부정사건이 거의 대부분 일부 실무자들의 손에 의해 부분적으로 저질러진 것으로 결론지어진 것과는 달리 재단이사장과 총장·부총장 등 대학의 최고책임자들이 모두 한통속이 되어 4년동안이나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부정을 저질러왔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연초에 터졌던 예·체능계 입시부정사건을 부도덕한 일부 인사들의 개인적 비리정도로 이해하던 대부분의 국민들 사이에는 일과성 분노가 아닌 대학자체에 대한 극도의 냉소적인 불신풍조가 심화되고 있다. ○인기학과 5천만원 또 부의 편재에 의한 계층간의 위화감이 가뜩이나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마당에 『실력이 없어도 돈만 있으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는 그릇된 금전만능주의 풍조를 새삼 반증해준 셈이 돼 국가적 차원의 역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다. 더욱이 사립대학의 입시부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건국대의 경우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 또한 적지않아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실제로 건국대의 한 관계자는 『다른 대학들도 우리대학처럼 비공식적인 기부금 입학을 시켜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84년이후 교육부와 검찰수사 등을 통해 확인된 입시부정사례는 20여개 대학에서 1천5백여명선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입시관리가 대학에 맡겨진 88학년도부터 2년동안 집중적으로 12개 대학에서 5백30여명이 부정·특혜입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주우석대가 86년부터 3년동안 2백23명(24억원),동국대가 89년에 46명(21억원)을 부정입학시켰으며 지난해에는 한성대가 33억원을 받고 신입생의 13%인 94명을 부정입학시켰었다. 건국대사건을 살펴보면 지난 87년과 88년의 학내소요사태등으로 학교재정이 거의 바닥나 공사중이던 「상허도서관」(89년 완공)의 건립비용 1백억원 가운데 학교측 부담금 30억원을 충당하기 위해서 저질러진 것으로 돼있다. 유이사장은 이를 위해 87년12월초 김삼봉 재단관리이사(63)및 권영찬총장(63),윤효직서울캠퍼스부총장(56),한성균충주캠퍼스부총장(60)등과 만나 기부금입학자를 모집하기로 결정하고 재단이 기부금의 접수와 관리를,학교가 학부모 선정과 서류변조등 행정절차를 맡기로 하는등 역할을 분담했다. 이 자리에서 인기학과는 5천만원,비인기학과와 충주캠퍼스는 2천만∼2천5백만원으로 하는등 기부금 액수도 정했다. 이에따라 학교측은 윤·한 두 부총장책임아래 교직원들을 통해 불합격자의 입학원서등 관계서류를 검토한뒤 재력이 있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학교측이 직접 연락한 경우말고도 학교로 돈을 싸들고 찾아온 학부모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돈을 우선해 결원을 채우다보니 당연히 예비합격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합격순서가 엉뚱하게도 성적조작을 통해 돈많은 가정의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말았다. 이는 한마디로 대학관계자들의 교육적 양심이 무디어질대로 무디어졌음을 뜻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이들이 이처럼 교육자의 양심마저 외면하고서라도 대학운영비를 마련할 수밖에 없었던 사학의 극심한 재정난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관례화되다시피한 사립대학의 입시부정을 막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실적으로 재원확보 수단이 전무한 사립대학의 재정확보를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게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공공연한 비밀로 돼 있는 기여금 입학제의 긍정적인 검토와 함께 기업과 대학을 연결시키는 산학협동체제도 보다 내실있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교육계의 목소리 ○이은진 외국어대 교무처장/부끄러운 일… 도덕성 회복 시급 ▲이은진 한국외국어대 교무처장=같은 사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 부끄럽게 생각하지만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사학재정난이 입시부정을 하게 한 큰 원인이 된 만큼 이번 기회에 정부에서 사학의 심각한 재정압박을 해소할 수 있는 전향적인 대책마련이 있어야할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우선 그동안 논의가 중단됐던 기여금입학제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재검토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이 제도를 양성화시켜 부각되는 문제점을 보완·개선하는 것이 부정이 개입할 여지를 보다 줄이는 방법이라고 본다. ○원길린 대학교육협 사무총장/정원외 기부금입학 허용을 ▲원길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사무총장=현재 우리나라 대학은 재정이나 학사행정이 정상으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다. 기부금입학제가 허용되지 않는 상태에서 설립자에게 계속 투자를 강요할 수는 없다. 대학을 설립한 재단은 국가와 사회에 재산을 기탁한 것으로 봐야하는데 계속해서 투자만 해야하는 것이 우리 사학의 현실이다. 대학교 총장과 재단이사장 등이 입시부정사건으로 구속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교수들을 존경하고 따르겠는가. 국가 백년대계라는 교육학적인 입장에서 다시는 교직자들이 구속되는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되겠다. 기부금입학제를 정원외에서 허락함으로써 대학 재단의 어려움도 덜고 양질의 교육환경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송봉섭 교육부 대학행정심의관/대학 자율로 재발방지 나서야 ▲송봉섭 교육부대학행정심의관=건국대 입시부정같은 대형 사학비리가 근절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학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의 한 사람으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아직 검찰의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부의 공식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국민들의 질책을 받지 않도록 재발방지책 마련에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할 줄 믿는다. 잘못된 것을 엄격히 잡기 위해 교육부의 감사조직 기능도 활성화해 나갈것으로 본다. 그러나 정부의 지시에 의한 일시적인 개선보다는 대학스스로가 재발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더 좋은 것으로 본다. 사학운영에 관한 미비점에도 문제가 있겠으나 더 큰 문제는 사학의 재정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는 실정을 감안,보다 효율적인 방안이각계의 의견수렴으로 도출됐으면 한다. ○허태진 교총 교육정책연소장/대학의 권위·위상 스스로 파괴 ▲허태진 한국교총 교육정책연구소장=사학의 재단이사장과 총장·부총장등 대학의 최고책임자들이 연루된 구조적인 비리가 그동안 드러나지 않고 대학사회에 상존해 왔다는 사실에 더 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 이는 결국 대학인 스스로가 대학의 권위와 위상을 무너뜨리는 행위이며 대학자율의 걸음마 단계에서 타율적 감시를 자초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같은 입시부정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학인의 양심의 회복과 도덕적 각성이 앞서야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 재정확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기여금 입학제를 도입하게 되면 더 큰 비리의 악순환이 예상된다.
  • “TV상납 거부 부친 숙청에 환멸”/망명 이창수씨

    ◎한국선수 만나 북 거짓선전 실감/“귀국→은퇴→탄광노역 뻔해/체육인 형제도 팀서 축출… 온갖 고초” 4일 상오 김포공항에 도착,대한민국의 따뜻한 품에 안긴 북한의 유도 대표선수 이창수씨(24)는 『아버지가 상부의 뇌물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온가족들이 엄청난 불이익을 받은데다 그동안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실상을 알고 북한이야말로 허위에 가득찬 사회라는 것을 깨닫고 망명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4일 공항에서 80여명의 내외신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회견을 갖고 『이번 바르셀로나대회를 끝으로 귀국하면 은퇴를 강요 당하고 탄광에 보내져 사상교육을 받을것이 뻔해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불안감으로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교포총국의 지도원으로 근무하던 아버지가 최근 상부로부터 텔레비전 수상기를 선물하라는 요구를 받고 거절했다가 직장을 빼앗기고 「혁명화사업」이라는 이름아래 화물자동차 사업소에서 무임으로 강제노역을 해왔으며 유도 및 축구선수로 활약하던 형과 동생도 팀에서 축출됐다고가족들이 북한에서 겪고 있는 고초를 설명했다. 이씨는 87년 서독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대회이후 여러차례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북한이 궁핍하고 허위에 가득찬 사회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해외파견선수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을 철저히 탄압하는 통치제제에 염증을 느껴왔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특히 「북조선이 제일 살기 좋은 곳」이라는 교육을 받아왔으나 남한의 유도선수들이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풍족한 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남북한을 비교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체육인들은 비교적 해외에 자주 나가 많은 것을 보기 때문에 북한의 현 체제에 대해 서로 은연중에 불만을 내비치기도 한다』고 전하고 『이번 망명으로 지금쯤 부모형제가 평양에서 행방도 모른채 없어졌을 것』이라고 가슴아파 하기도 했다. 그는 유럽에서 타고온 대한항공기내에선 상당히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김포공항에 내려 사진기자들의 플래시세례를 받자 비로소 자유의 품에 안긴 안도감과 기쁨을 실감하는듯 오른손을 번쩍들어 흔들어 보였다.하늘색 상의와 검은색 바지차림의 이씨는 곧 국제선 신청사 3층 귀빈실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으로 안내되자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또박또박 답변하는 여유를 보였다. 이씨가 타고온 대한항공 승무원 심모양(22)에 따르면 그는 10여시간의 탑승시간중 잠시도 눈을 부치지 못하고 긴장감을 가라앉히려는듯 잇따라 캔맥주를 주문해 마셨다. 이씨가 탄 비행기가 김포공항에 안착할 때까지 승객들은 물론 기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승무원들도 그가 망명자인줄 전혀 눈치채지 못할 만큼 당국의 안내는 보안을 위해 극비속에 진행됐다. 그가 앉았던 비즈니스클래스 10­A석에 기내식과 음료수를 날라준 여승무원들은 『그의 행동이 다른 승객들과 조금 달라 보이긴 했지만 망명선수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다소 놀라는 모습이었다.
  • 일 자위대 해외로… 「군사대국」 발진

    ◎유엔평화유지군 참여 추진의 안팎/“당사국 동의”등 파병명분 5원칙 마련/평화유지 빌미 파견합리화 속셈/아시아 각국 “군국 부활” 내심 경계 일본 자위대의 해외파견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정부의 한 관리는 2일 일본은 유엔평화유지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군대의 해외파견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일본정부는 이에 앞서 궁극적으로 자위대의 해외파견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세계평화유지군(PKF) 참가 5개 기본 원칙을 마련했다. 5개 기본 원칙은 ▲분쟁당사국의 동의를 얻는다 ▲평화유지군의 활동은 중립적이어야만 된다 ▲무력사용은 정당방위에만 가능하다 ▲분쟁에 말려들 소지가 있을때는 철수한다 ▲평화유지군의 파견은 대상지역에서 정전이 성립될 것을 전제로 한다는 것 등이다. 일본정부는 또 유엔평화유지 활동을 위해 해외에 파견되는 자위대가 자위목적을 위해서라면 헌법이 금지하는 「무력행사」와는 달리 「무기사용」은 가능하다는 새로운 해석을 내림으로써 자위대의 무기소지 및 무장을 합법화 할 수 있는 길을열어놓았다. 일본 정부가 이같이 자위대의 해외파견을 추구한다고 해서 당장 실현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집권 자민당에서 조차도 평화유지군 참가를 위한 5개원칙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오자와(소택일낭)전자민당 간사장을 비롯한 이른바 자민당의 매파그룹은 자위대의 해외파견을 끈질기게 추진하고 있다.자위대의 해외파견 문제는 물론 어제 오늘에 시작된 얘기는 아니다.이같은 논의는 지난 87년 나카소네(중증근)당시 총리에 의해 제기된이후 주변국가들의 우려속에 계속돼 왔다. 나카소네는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걸프만의 위기가 고조되자 유조선의 안전을 위해 해상자위대에 소해정 파견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그는 『공해상에 한해서는 법이론상 문제가 없다』고 말해 현행 헌법아래서도 자위대의 해외파병이 가능함을 처음으로 공언했다. 걸프전은 「나카소네의 희망」을 실현시켰다.일본의 소해정을 비롯한 6척의 함단이 걸프전이 끝난후인 4월26일 걸프만의 기뢰제거를 위해 「험란한 항해」를 시작한 것이다. 일본의 소해정해외파견은 2차대전이후 제정된 평화헌법의 중요한 금기 하나를 깬 것으로 「전수방위」에 한정돼온 자위대의 개념을 완전히 수정하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었다. 일본은 겉으로는 자국선박의 보호를 위해 기뢰제거작업에 참여했다든가 국제평화를 위해 소해정을 파견했다라고 말하고 있다.그러면서도 소해정 파견이 자위대의 해외파견에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숨기려 하지 않고 있다.집권 자민당은 소해정 파견이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까지 평가하고 있다. 자위대의 해외파견이 본격화된다면 이는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미소의 군축에도 불구하고 군비증강을 계속하는 일본이 군사대국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미 군사대국이라고 할 수 있다.일본의 연간 국방예산은 4조엔을 넘어 미국과 소련에이어 세계3위라고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밝히고 있다.자위대 병력은 25만에 지나지 않지만 최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어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일본 자위대의 막강한 군사력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일본이 세계군사력의 심장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한다.미국과 소련이 군사력의 현대화를 위해서는 일본의 최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군사력의 배경없이 하이테크와 정보화의 물결속에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나라다.이러한 일본이 군사력의 배경까지 갖춘다면 세계무대,특히 아시아에서의 정치·군사적 영향력은 크게 신장될 것이다. 일본은 아시아 안보체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원하고 있다.미국도 일본이 아시아 안보체제의 한 부분을 담당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물론 일부 전략가들은 일본의 지나친 정치·군사적 영향력의 확대를 우려하고 있지만 미국은 걸프전 이후 일본이 국제무대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해 왔다. 일본이 자위대의 해외파견을 끈질기게 추구하는 것도 경제대국에 걸맞는 군사대국으로 등장하며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정부는 최근 자위대의 캄보디아 파견을 강력히 시사했다.일본정부대변인은 캄보디아에 배치될 유엔평화유지군에 자위대를 파견,휴전감시와 함께 수송·보급·의료등 후방지원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이같이 기회만 있으면 자위대의 해외파견을 실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일본의 자위대 해외파견 움직임은 그러나 과거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큰 위협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물밀듯이 밀려오는 일본 상품에 의해 이미 「경제침략」을 받고 있는 아시아국가들은 자위대가 해외에 파견될 경우 아시아의 안보를 위협한 일본의 과거 역사가 다시 되풀이 되지않을까 우려하고 있다.아시아국가들은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 태풍속에서(사설)

    태풍 「캐틀린」과 당면해 있다.태풍을 처음 맞는것은 아니지만 이 「여름의 불청객」은 언제나 힘겹고 그 피해 또한 막심하다.자연재해중 가장 파괴력이 큰것이 태풍이다.해마다 세계에서 1만5천명이상의 사상자를 내고 1백50억달러규모의 재산손실을 가져온다. 그렇다고 피해 볼 대안이 있는것도 아니다.오히려 온실효과에 의해 태풍의 위력은 더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미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이마뉴엘교수가 이 견해의 대표자다.태풍은 바닷물의 증발로 이루어지고 따라서 바다표면의 온도가 상승하면 그만큼 증발도 많아진다는것은 특별한 상식이 아니다.이 구조에서 온실효과의 주범인 대기중 탄산가스농도가 배로 늘어날때 해수면의 온도가 얼마나 허리케인의 에너지를 높여 주는가를 이마뉴엘교수는 연구했다.풍속을 최대 25%까지 상승시킨다는 결론을 내렸다.마이애미에 있는 미국립허리케인센터의 과학자들도 이 견해에 동의한다. 우리는 평균적으로 세계에서 태풍의 피해를 크게 입는 나라는 아니다.아시아에서는 필리핀과 중국이 해마다 7∼8개의특A급 태풍을 겪고 있다. 특급태풍이란 최대풍속이 초속 65m이상일 때를 말하고 이 파괴력은 히로시마 투하원폭 2만개 이상의 위력으로 묘사된다.그러나 우리도 A급태풍은 가끔 당면한다.사망실종자만 8백49명에 이르렀던 59년 「사라」와,역시 3백35명의 사망자를 냈던 87년 「셀마」를 기억하고 있다. 이번 「캐틀린」도 그 피해가 얼마이냐를 집계하기에 앞서 태풍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느냐를 한번 더 생각하게 하고 있다.반복하는 이야기지만 좀더 과학화되어야 한다는 항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지자면 아직 태풍대응의 기재부터 빈약하다.태풍의 상황을 컴퓨터로 분석하게 되었다는게 우리 기상청의 3년전 뉴스이다.그러나 고층관측을 직접하는 장비들은 아직도 없다.전대륙권을 거의 연속적으로 관측하는 레이더 윈드 프로파일러(RWP)라든가,온도관측용 이동성부이도 물론 없다.태풍의 횟수가 적으니까 중국처럼 기상관측전용 인공위성까지 황급히 띄우지는 않아도 될지 모른다. 그러나 직접관측력이 없다면 중국이나 일본들과의 기상감시자료나마 더긴밀히 얻어내는 조직은 필요하다.세계기상기구(WMO)와 아·태경제사회이사회(ESCAP)가 공동설립한 태풍위원회(TC)라는 것이 있다.이 위원회의 제23차 총회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렸었다.이 자리에서도 가장 우선적인 일은 나라간의 밀접한 자료교류라는 것이었다.그후 어떤 자료교류시스템이 이루어 졌는지 알수 없다. 세계는 지금 태풍전문가들이 모여 태풍진로연구에 골몰해 있다.이 연구에서 미국과 소련이 함께 설정하고 있는 태풍실험 및 관측구역이 바로 한국과 일본이 포함된 북태평양지역이다.이에 대한 관심과 접근도 준비돼 있는지 묻고 싶다.태풍피해를 복구하는 일은 언제나 힘을 모으면 할수 있다.그러나 전문적이며 과학적인 대응은 우선 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어려움을 갖고 있다.매년 태풍을 올 때에만 맞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나아가 들여다 보는 체제가 필요하다.
  • 「7차5개년계획 총량 전망」에 담긴 뜻

    ◎“양에서 질로”… 안정성장·내실 추구/건설등 과열 막고 물가잡기에 역점/산업경쟁력 강화로 수지균형 도모/시장개방등 변수 많아 내년 흑자 쉽진 않을듯 정부가 12일 경제개발계획 조정위원회에서 잠정결정한 「7차계획기간중 경제총양전망」은 성장속도를 적정수준으로 감속,물가를 안정시키고 국제수지를 개선한다는데 최대의 역점을 두고 있다.고도성장보다는 안정성장을,양적인 성장보다는 성장의 내실화를 꾀해나가겠다는 것이다.한마디로 과속을 하지 않고 안전운행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정부가 그동안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 것처럼 인식돼 왔던 「성장」을 과감히 억제하고 경제안정기조의 정착에 역점을 둔 것은 현재의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정책방향을 옳게 잡았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이다.과성장에 따르는 폐해를 막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성장률을 우리경제가 수용할 수 있는 적정수준으로 낮추는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올들어서도 건설을 주축으로 한 내수경기과열로 건자재난을 비롯,인력난·자금난을 가중시키면서 물가상승을부추기고 국제수지적자폭이 확대되는등 여러가지 부작용이 한꺼번에 표출되고 있다.최근에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신도시아파트 부실시공만 하더라도 과열경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충분히 예상돼온 문제였다.이같은 부작용을 막기위해 고성장을 목표로 해왔거나 성장쪽에 역점을 두어온 6차까지의 경제개발계획과는 달리 7차계획에서 「안정」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7차계획기간중 우리경제의 대내외여건은 급속히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세계경제는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에 따라 성장률이 3.2% 수준으로 높아지고 교역량도 4.9%의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국제교역에 있어서는 종래의 가격경쟁에서 품질을 위주로 한 기술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경제협력체제가 미국·유럽공동체(EC)·일본 등을 중심으로한 3극체제가 형성되고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후 세계교역질서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국내적으로는 고용구조면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경제활동인구의 증가율이 현저히 둔화함으로써 노동력 공급부족사태를 맞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경제활동인구는 지난 8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3.3%씩 늘어났으나 7차계획기간중에는 2.2% 수준으로 낮아지고 97년이후에는 더욱 둔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지난 30년간 우리경제를 지탱해온 성장의 원동력이 점차 쇠퇴하고 있는 반면 새로운 성장의 동인을 확충하기는 쉽지않은 상황이다.이같은 대내외여건을 감안,경제안정기조를 구조적으로 정착시키고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국제수지가 균형을 이루도록 함으로써 우리경제의 체질과 구조를 개선해나가겠다는 것이 7차계획총량전망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이번 7차계획의 특징은 성장의 과감한 억제에 있다.현재와 같이 민간소비·건설투자등 내수부문의 증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성장률이 9%를 넘게되고 과성장이 이뤄질 경우 물가상승폭이 두자리수로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이다.또 국제수지가 더욱 악화되고 인력부족이 심화돼 이른바 「비용인플레」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이같은 상황이긴하나 6차기간중10%에 달했던 높은 성장률을 갑자기 낮출 경우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7차계획 전반에는 성장률을 8%선으로,후반에는 7%선으로 낮춰 기간중 평균 7.5%수준으로 조절하겠다는 것이 정부방침이다. 국제수지면에서는 내년부터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할 수 있도록 내수를 진정시켜 수입증가를 막으면서 수출을 크게 늘려나가겠다는 것이다.정부구상대로 기간중 수입증가율이 11%수준으로 둔화되고 수입이 13%이상 늘어나게 되면 국제수지흑자가 누적돼 95년부터는 순채권국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가를 5%수준에서 억제하겠다는 데에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곁들여있다.국제원유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건설경기진정 등을 통해 내수부문을 진정시켜 내년부터 93년까지는 5∼7%로,94년이후엔 5%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성장속도의 조절과 함께 통화량·이자율·임금·환율등 여러가지 경제변수의 안정적 운용을 통해 경제의 악순환구조를 앞으로는 선순환구조로 정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7차계획총량전망은성장률을 과감히 억제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나 정부가 의도한대로 물가오름세 고삐가 잡히고 국제수지가 현저히 개선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물가만 하더라도 올해 9.5%의 높은 상승이 예상되고 있는데 내년부터 5∼7%수준으로 낮춘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다.또 국제수지에 있어서도 수출증가율이 수입을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으나 앞으로 시장개방과 과소비의 지속에 따른 수입증가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부터 흑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있는 것은 너무 낙관적인 전망인 것같다.그런만큼 정부는 실물경제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나가면서 예견되는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경제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해 나가야할 것으로 촉구되고 있다.
  • 국내 첫 개발의 “주역” 송재익씨(월요초대석)

    ◎“저공해 메탄올차 전망 밝아요”/강한 부식성 니켈도금법으로 해결/운행비용 휘발유차의 40%면 충분/90년대중반 본격 실용화… 세제 뒷받침 절실 『메탄올자동차는 앞으로 시내버스를 비롯해 청소 및 우편차량 등 공공기관의 업무용 차량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실용화될 것입니다』 기아자동차는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세계에서 6번째로 저공해 메탄올자동차의 개발에 성공했다. 서울대 공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7년6개월간의 오랜 연구끝에 국내개발에 성공한 기아기술센터 수석연구원 송재익박사는 그간의 숱한 고초를 설명하면서 메탄올자동차의 장래를 매우 낙관했다. 『미·일 등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정부주도 아래 저공해 메탄올자동차의 개발에 성공,양산직전에 들어가 있습니다.우리나라에서도 빠르면 오는 90년대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상품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송박사팀이 메탄올자동차의 개발에 착수한 것은 지난 84년.자동차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배기가스로 인한 공해문제가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제기되던 무렵이었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들이 자동차 배기가스에 대한 강력한 규제조치를 내릴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에 생산량의 50%이상을 해외시장에 수출해야 하는 기아로서는 저공해 자동차의 개발이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자동차용 대체에너지로는 메탄올 이외에도 수소·CNG(압축천연가스)·전기 등이 있다.그러나 출력면에서 CNG는 같은 석유량의 25∼50%의 에너지밖에 나오지 않고 수소는 20%선에 그친다.전기를 이용한 자동차는 배터리 용량의 한계로 개발이 벽에 부딪쳐 있다. 또 수소나 CNG는 기체상태이기 때문에 실용화에 어려움이 있으나 메탄올은 연소속도가 빠르고 열손실이 감소되는 만큼 매연이 거의 없고 질소산화물이 대폭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송박사팀은 이런 이유로 저공해자동차 개발대상을 메탄올로 쉽게 결정하고 서울대팀과 같이 고농도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자동차의 성능 연구에 들어갔다. 그러나 애로사항이 여간 적지 않았다.메탄올의 단점인 부식성을 실험으로 확인하고 방지책으로 니켈도금법을 찾아내는등 엔진개조에서 부품제작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를 몸으로 부딪쳐야만 했다. 『특히 메탄올자동차에 관한 기초기술이 국내에 전혀 없는 상태인데다 선진국도 첨단기술이라는 이유로 정보유출을 철저히 차단해 정보수집마저 힘들었습니다』 송박사는 메탄올자동차의 개발을 공식 발표하던날 2대의 시험용 자동차가 기대이상의 성능을 발휘,호평을 받자 양볼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고 겸연쩍어했다. 그는 74년 영남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일본소피아대에서 내연기관에 대한 연구과정을 수료,87년 열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88년 귀국,기아에 들어와 오늘의 보람을 안았다. 메탄올자동차는 공해방지효과가 매우 뛰어나다.매연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질소산화물은 휘발유자동차보다 85%가량 줄어든다. 경제성으로 볼 때도 메탄올은 휘발유보다 40%,경유보다 56%가량(동일주행거리대비)싸게 먹힌다. 반면 메탄올은 금속을 부식시키는 정도가 심하고 피스톤이나 실린더의 마모,고무제품을 늘어나게 하는등의 단점이 있어 이의 보완 때문에 제작비가 비싸게 든다. 송박사는 『앞으로 메탄올자동차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연료의 유통체제 구축,도시공해감소 차원에서의 각종 세제혜택등이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동북아 신질서 구축” 한미협력 조율/한·미·가 정상 뭘 논의하나

    ◎통일여건 조성 주도적 역할 모색/「북한 핵위협」 제거도 중요의제로 노태우 대통령의 29일 미국·캐나다 순방 등정은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구축에 따른 한국의 역할과 위상을 분명히 다져두려는데 있다. 노 대통령이 오는 7월2일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의제는 대충 4가지로 나뉘어질 수 있다. 그것은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구축과 한미관계 ▲북한의 핵개발 문제 ▲경제관계 등이 될 것이다. 첫째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구축과 관련,노 대통령은 21세기의 개막을 앞두고 이 지역에 안정과 평화의 확고한 기틀이 마련될 수 있도록 미국의 관심을 제고시킬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27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의 외교노선이 유럽·동구·중동 등지에 편중되어 있다』고 말함으로써 이같은 입장을 뒷받침했다. 최근 남북한을 포함한 미·일·중·소 등 주변국들의 관계는 냉전체제의 붕괴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어 동북아지역의 군사안보적인 세력균형 등 질서재편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따라서 노대통령은 한미 우호협력관계를 「중심축」으로 하여 이같은 질서재편에 대응할 것을 주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령 일·소·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적절히 견제한다든가 남북한 통일 이후의 이 지역의 세력균형에 대해 한미 양국이 동일한 시나리오를 가져야 한다는 점에 관해 깊숙하게 논의될 공산이 크다. 동북아의 급격한 질서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한미 안보협력체제의 중요성이 증대된다는 인식 아래 한국방위비 분담의 단계적 확대,그리고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역할 등이 재확인될 것 같다. 아태지역협력과 관련해서는 오는 11월초 서울에서 열릴 아태각료회의(APEC;미·일·캐나다·호주·뉴질랜드·한국 및 동남아연합6개국)를 모체로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양국 정상이 의견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북한의 핵개발문제에 관해 노 대통령은 『북한의 핵제조 준비의 위험성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가장 선결문제』(27일 간담회)라는 인식 아래 이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한국측은 북한이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전협정에 서명,핵사찰을 받는 것은 물론 핵연료재처리시설 제거 등을 통해 핵무기개발의사를 완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측도 이같은 입장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다만 북한이 핵사찰 수용의사를 밝히면서도 「남한내의 핵철수」를 주장,연계시키려 하는데 대한 쐐기를 어떻게 박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핵문제에 관한 한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국제적 압력이라는 「채찍」에 상응한 「당근」 구상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무조건적인 핵개발포기를 받아들일 때는 워싱턴­평양 관계개선의 복안이 제시될 것 같다. 이 복안에는 미·북한접촉창구의 격상·인적교류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데 노 대통령은 미측의 「당근」 복안에 대해 동의를 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경제관계에 관해 노 대통령은 국제자유무역 질서유지와 함께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의 조기 타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노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동북아의 급변하는 주변정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통일여건을 조성하고 나아가 통일 후의 장기적 비전을 논의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한미간의 경제관계는 간단히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7월3일 캐나다도 방문,멀로니 총리와 한·캐나다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데 여기서는 양국간의 실질협력문제가 중점 논의될 것 같다. 특히 캐나다의 풍부한 자원 및 첨단기술과 한국의 생산기술 및 기능인력의 결합문제가 비중있게 논의될 것이며 한국민의 캐나다 이민확대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7월23일 런던에서 열릴 서방선진국(G­7) 회담에 캐나다가 미국과 함께 참석하기 때문에 북한의 핵사찰문제 등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크게 강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그 형식이 26년 만에 처음인 국빈방문(State Visit)으로 이뤄지고 그 배경에는 한국의 민주화·경제발전·북방정책의 성공이 깔려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동북아의 새질서 구축에 따른 한국의 주도적 역할,남북한통일여건의 조성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평가된다. ◎「워싱턴 대좌」 미국의 입장/“추가감군·UR협조등 구체 제기/남북한 교차승인 문제는 거론 안해” ▷미 정부 고위관리 배경 설명◁ 노태우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은 한국의 국가원수로는 26년 만에 처음 갖는 것이다. 노 대통령 재임중 한국은 많은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다. 그는 87년 대통령당선과 더불어 정치민주화를 추진했고 30년 만에 처음으로 지자제 선거도 실시했다. 외교적으로 한국은 노 대통령 북방정책의 결과로 소련과 동구를 포함한 약 1백50개 국가와 외교관계를 맺게 됐으며 유엔가입 목표도 곧 실현될 전망이다. 지난해 남북한은 3차례의 총리회담을 통해 분단 후 가장 진지한 대화를 가졌다. 지금은 대화가 중단됐지만 재개될 것으로 우리는 기대하고 있다. 남북한 주민이 모두 받아들이는 한반도 평화통일 방안을 지지한다는 것이 미국정부의 정책이다. 경제분야에서 한국은 지난 수십년간 큰 발전을 이루어 세계 16번째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미국에는 7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 되었다. 한미 경제관계는 지난해에 문제가 좀 있었으나 최근엔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시장개방과 관련하여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중요한 문제들이 많다. 급속히 경제세력화하고 있는 한국은 미국과의 쌍무관계에서 국제적인 개방기준을 따라야 함은 물론 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서도 다자간 국제교역의 틀을 만들려는 미국의 노력을 지지해야 한다. 그래서 노 대통령 방문 중 토의될 문제중의 하나는 한국의 추가시장개방 노력이 될 것이다. 경제문제의 비중이 날로 중대되고 있지만 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안보문제다. 안보 분야에서 우리는 강력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감축되고 있지만 우리의 대한 방위공약은 불변이다. 한국정부 당국과 추가감군 논의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세계 변화에 적응하는 안보관계를 기대하고 있다. 북한의 위협은 아주 현실적인 문제다. 북한군은 서울에서 불과 30∼40마일 떨어진 비무장지대에 전진 배치돼 있으며 무기현대화 사업을 추진중이다. 북한의 핵개발 문제는 강렬한 우려와 토의의 대상이다. 두 대통령은 이러한 양국간 문제를 검토하며 지역 및 세계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일문일답◁ ­노 대통령은 오늘 서울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제조중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영변에서 아주 적극적인 핵개발 활동을 벌여 왔다는 것을 우리는 약 10년 동안 알고 있었다. 과연 거기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상상할 수밖에 없다. 이 의문과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 기초가 되는 핵연료재처리 시설을 완성하려고 드는지에 관한 의문은 해소되어야 한다』 ­북한의 유엔가입문제에 대한 미국정부의 입장은. 『우리는 한국의 유엔가입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유엔가입도 환영한다』 ­남북한 유엔가입 문제와 함께 남북한 교차승인 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예정인가. 『교차승인은 유엔가입과 별개의 문제다. 교차승인에 관한 논의가 과거엔 있었으나 이번엔 의제가 아니다』 ­50년 이후 미국은 한국을 지켜주고 있는데 한국은 왜 시장개방에 소극적인가. 『한국의농업개혁·금융시장 자유화·상품수입시장 개방은 중요한 관심사로 논의될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개방에 적응하기 위한 조정시간을 갖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는 또 교역을 발전시킬 법률구조에도 관심이 있다. 예를 들면 지적소유권 보호의 일환인 특허비밀협정의 조속타결을 원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위협하는 핵무기가 한국에 없다고 보장할 용의가 있는가. 『특정지역내 핵무기에 대해선 그 유무를 시인도 부인도 않으며,또한 핵 비확산조약에 서명한 국가에 대해선 핵무기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의 세계정책이다. 이 정책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북한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우리는 밝혀왔다』 ­이번 회담에서 나올 것은 무엇인가. 『지금 한반도에선 남북한 유엔가입,한·소,한·중 관계의 급진전 등 중요한 사태변화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이 지역의 국제관계와 안보문제의 양상이 급변하고 있는 파열점이랄까,과도기 같은 곳에 우리는 서 있다. 이런 토대에서 두 대통령은 소련 문제,한반도 안보환경 개선방안 등 두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문제 전반에 관한 정책협조를 논의할 것이다』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한국의 병력 증강이 예상되는가. 『우리는 한국정부가 주한미군 지원비 증액논의에 호응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일부에선 한국정부가 화학무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북한이다. 북한은 주요 무기 수출국이다. 우리는 군비통제체제를 조성하기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원하며 또한 북한이 이에 호응하기를 바란다』
  • 북한,일 사정권 스커드 개발

    ◎무기수출 50억불… 세계 7위/영변에선 고폭발실험 흔적/군당국자 북한은 70년대부터 제3세계 국가 및 중동지역에 군수물자를 수출,미사일·전차·탄약류와 잠수함까지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군고위당국자는 26일 『70년대부터 재래식 무기수출에 나선 북한은 지난해말 현재 총수출물량 50억달러로 세계 7위의 무기수출국으로 부상했다』고 밝히고 『최근에는 이란에 자체생산한 잠수함을 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이 사정거리 5백㎞ 정도의 스커드미사일 개발에 성공,87년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가 지금까지 2백여 기를 이라크 등에 수출했다』면서 『최근에는 일본까지 사정권에 드는 「로동1호」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공사와 관련,『평양축전과 국제의회연맹(IPU)총회 등으로 87년말 중단됐던 공사가 88년 8월 재개돼 현재 본댐기초굴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하고 『2∼3년 안에는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북한의 영변핵시설 근처에서 핵무기개발의 한 단계로 보이는 고폭발실험을 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말하고 『고폭발실험은 재래식 폭약에 의한 것으로 뇌관역할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런 정황으로 보아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대학신문의 운영체계 개선(사설)

    대학신문의 제작태도가 오래 전부터 여러 문제를 제기해왔으나 여전히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 전국 1백21개 대학의 대학신문 주간교수들로 구성된 주간교수협의회가 대학신문의 운영체제를 개선키로 한 것도 그만큼 오늘의 대학신문이 심각한 상황에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세미나에서도 지적된 대로 대학신문은 대체로 몇 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그것은 우선 신문의 제작방향이 무조건적인 반체제적 논조로 일관하고 있고 그런가 하면 운동권의 선전매체화됐다는 것이고 일부는 좌경운동권의 논리가 주도됨으로써 북한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활자화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흡사 북한의 기관지와 비슷하다는 소리가 있어온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현실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젊은 학생들의 신문이어서 시국관련 기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이 같은 이유로 인해 논조가 지나치게 급진적이고 편향적이라는 지적이 상당한 것이 사실이다. 게재되고 있는 글의 수준에도 많은 문제가 있음이 발견되고 있다. 대학신문다운전문성을 결여하고 있고 내용이 미흡하며 테마가 너무 천편일률적이라는 많은 사람들의 지적에서 그것을 알게 된다. 대학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나 미래지향적이지 못하고 이념에만 편중돼 있다는 것들이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대학신문이 그 동안 우리 사회에서 해온 긍정적인 역할도 적지 않다. 학생운동과 연계돼 민주화 추진과정에서 차지해온 비중을 무시할 수가 없고 또 어떻든 그런 민주화 운동에 나서온 학생운동의 이념을 확산시키는 데에 대학신문의 역할은 컸다는 사실이다. 이번 주간교수협의회 세미나에서도 나타났듯 대부분의 대학신문들이 주간교수 1명과 학생기자들만에 의해 제작됨으로써 문제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이념적 편향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한마디로 빨리 극복되어야 할 일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제시된 전문적 지식을 가진 교수의 참여확대 방안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그것은 형식적으로는 주간교수의 검열을 거치도로 하고 있으나 지난 87년 학원자율화조치 이후 이런 검열과정을 생략한 채 학생들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발행되고 있다는 실상의 개선없이 체질의 변화나 방향전환은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시 대학신문이 가져야 할 특성을 살려 전문성과 내용의 수준이 강조되고,각 대학의 전통이 스며있고,침묵하는 다수의 생각이 반영되는 그런 학교신문으로의 체질개선을 당부하고 싶다. 대학신문이 갖는 진보적 색채가 충분히 이해되고 시국기사 치중제작 방향에 이해를 가지면서도 대학신문은 근본적으로 전향적인 토론의 광장으로 활용되고 학술발표와 함께 학사소식·대학생활 등 학생생활의 관심사가 중점 소개되는 마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신문이 되도록 하는 데에 전문교수들의 참여확대가 실효를 가져 오게 되고 이를 위해서는 많은 학생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렇게 될 때 대학신문의 자주성도 확보되는 것이다.
  • 「6·25와 동북아 새안보질서」 국제학술회의

    ◎“남북한 체제 안정돼야 대화 활성화”/상호 안보이익 존중… 교우승인 유도를/군축 실효성 확보엔 국제적 보장 긴요 한국정쟁연구회(회장 김철범·국방대학원 교수)와 미국 피츠버그대학 리지웨이 국제안보문제연구소는 20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한국전쟁과 동북아 신안보질서」라는 주제로 제3차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6·25전쟁 41주년을 맞아 열린 이 학술회의에서 소련과학아카데미의 보리스 자네긴 교수는 「한국전쟁」은 동서냉전의 시작을 의미했으나 걸프전은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이른바 「남북냉전」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 일리노이대의 고병철 교수는 침체상태에 있는 남북대화가 다시 활성화되려면 남한의 민주화와 정치적 안정을 포함해 남북한의 국내 상황이 보다 향상돼야 하며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적·지역적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했다. □한국전쟁의 재고찰과 걸프전 이후 전환하는 국제정세(보리스 자네긴·소과학아카데미 미국 및 캐나다문제연구소)=한국전과 걸프전 사이에는 피상적이긴 하지만 의미있는 유사점이 있다. 이 두 전쟁은 모두 분단된 민족끼리의 충돌로서 모두 분단된 민족끼리의 충돌로서 시작됐으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대규모로,그리고 결정적으로 전쟁에 개입했다. 또 두번 다 이들의 개입이 국제연합기구(유엔)에 의해 합법화됐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유사점은 이 전쟁들로 인해 국제관계의 새로운 시기가 시작됐으며 국제정치에 있어서 지정학적 세력을 새로 고정배치시켰다는 것이다. 이 전쟁들의 중요한 차이점은 한국전은 두 개의 사회체제와 이념의 갈등을 반영한 것이었으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참전한 자본주의 「서방측」과 중국과 소련 등이 참전한 공산주의 「동방측」간에 전쟁이 수행됐으나 걸프전은 그렇지 않았다. 걸프전은 선진국과 그들의 원자재 공급원이었으며 이제 막 현대화되기 시작한 후진국간의 오래된 갈등을 새로운 차원에서 보여주었던 것이다. 북쪽(선진국)은 남쪽(후진국)과의 대결에 있어서 소련의 능동적인 역할로 강화되고 있다. 남쪽과 북쪽 대결은 오랜기간 동안 동서반목에 의해 가려져왔다. 이제 소련이 개발도상국(이라크)에 대한 전쟁에서 서방측에 가담함으로써 남쪽과 북쪽의 대결은 보다 뚜렷하고 중요하고 위험스럽게 됐다. □변화하는 국제질서와 남북한관계(고병철·미 일리노이대 교수)=침체상태에 있는 남북대화가 다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남북 각자의 국내상황과 국제적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국내상황에 있어서 남한의 민주화나 정치적 안정이 어느 정도 이룩되면 남북한이 대화를 보다 진지하게 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그같은 민주화나 안정으로 인해 서울정권의 정통성이 강화되면 동시에 서울은 대화에 있어서의 계산된 위험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 대담해질 것이고 서울정부를 성실한 대화상대로 다루기를 꺼려하는 북한의 태도도 변화할 것이다. 또 악화일로에 있는 경제난으로 인해 북한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서울과의 협력을 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외부적으로 보면 「교차승인」의 실현은 하나의 촉매로서 작용할 것이다.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북한과 일본이먼저 수교하고 한국과 중국이 그 다음에 수교하는 것이다. 이 북­일,한­중 수교가 미국­북한간 관계정상화를 가속화시킬 것은 뻔한 이치다. 일본과 미국이 남북대화 진전을 대북관계 진전의 주요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이것이 함축하는 것은 교차승인이 단지 남북대화를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교차승인 자체로써 이미 남북대화는 활성화과정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군비통제에 대한 전망(안병준·연세대 교수)=한반도에서의 군비통제과정은 우선 쌍무적이어야 하고 거기서 나오는 어떤 결과라도 주변 강대국들과 유엔의 국제적인 보장이 필요하다. 남북 양측의 주장 가운데는 중요한 유사점도 있는가 하면 근본적인 차이점도 있다. 양측은 아직도 서로 대화함으로써 상호이익을 도출해내려는 진지한 의지가 없다. 남북한이 상호 정치적인 이해를 할 수 있게 되면 다른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는 쉬울 것이다. 남북 양측이 상호반목의 요인을 이해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대체로 평양이 외국군대와 자국군대의 존재에서 나타나는 대결의 징후에 보다 관심이 있는 데 반해 서울은 적대감과 불신의 존재에서 나타나는 대결의 원인에 보다 관심이 있다. 결과적으로 전자는 군사적 위혐을 제거하는 일에 모두하고 있는 한편 후자는 정치적 위협을 제거하는 일에 여념이 없다. 이 대조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정치체제를 반영한다. 북한은 남한의 합법성을 부정함으로써 자신을 합법화시키고 있으나 남한은 경제발전·민주화·국제화 등으로 자신을 합법화시킬 수 있다. 남북한은 서로의 안보이익을 존중하는 방법으로 정치적 긴장의 원인과 징후들을 제거해야 한다. 남한의 몰락은 결코 남한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서독과 달리 남한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북한을 적절히 흡수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 다른 주변국들의 이익에도 맞지 않는다. □90년대 한반도의 군비통제­문제와 전망(김병기·미 조지타운대 교수)=남한 당국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아직 대부분의 군사분야에있어서 양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그러나 질적으로는 소련이 미그27이나 스커드B미사일 같은 첨단무기들을 계속 북한에 공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한이 우위에 있다. 전략적 수렁에 빠져 있는 소련이 서울과의 관계개선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이 지역에서 미국과 경쟁하는데 필요한 유일한 카드라고 간주하고 있는 한 주변국들의 한반도에 대한 무기공급은 계속될 것으로 볼 수 있다. 군비통제의 과정에 있어서 80년대에는 비록 아무런 합의도 없었지만 과거로부터 진전된 변화는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원래 1987년 이후의 제안에 기초해 북한은 외국군대와의 합동군사훈련의 제한,특히 군사분계선에서의 제한은 물론 금지까지 요청했다. 북한은 이밖에 비무장지대에서 군인과 무기들을 제거함으로써 평화구역을 설정하고 민간인들에게 국경을 개방하는 것,(존재하지는 않지만) 남북을 갈라놓고 있는 콘크리트장벽의 제거,직통전화 복구,군사분계선에서의 도발 금지 등을 제안했다. 남한은 북한의 이같은 제의에 대해 대체적으로 협상에 응하는 태도를 보였으나 북한은 실질적인 문제와는 상관이 없는 임수경양 석방문제를 대화지속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따라서 앞으로 군비축소 성사는 북한정권이 남한에 대한 태도를 포함해 그 근본적인 정책을 어떻게 수정해 나가는가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다.
  • 이질성 극복의 몸부림… 이기백특파원 현지보고/통일이후의 독일:6

    ◎구동독 환경오염 심각… 정화비용 88조원/기업시설 낡아 공해배출 서쪽의 4∼5배/철수 소군의 폐유 등 매립으로 더욱 악화 공해문제는 지난 49년 동독정부가 들어선 후 통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사회주의체제가 남겨놓은 가장 심각한 유산이다. 통일 후 실체가 드러난 구동독의 공해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해 이를 구서독 수준으로 개선하는 데는 앞으로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동독의 공해가 이토록 심각해진 것은 동독이 정부수립 이후 공업화에 주력,동구권에서는 선진공업국의 반열에 오르긴 했으나 공해방지정책을 도외시한 데다 사회간접자본의 부족으로 한 번 설치한 생산시설을 교체하지 못해 같은 양의 공산품을 생산하면서도 구서독에 비해 4∼5배의 공해물질을 배출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구동독에 주둔했던 소련군이 남기고 갈 엄청난 양의 폐기물·폐유·화학물질 등도 구동독지역의 공해를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독일 환경부의 발표에 따르면 구동독의 하천과 강의 30%는 생태학적으로 이미 「죽은 물」이며70%가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 역시 구동독정부가 에너지 자급원칙에 따라 에너지연료로 자체생산되는 저질 무연탄과 갈탄 사용을 강제함으로써 공장의 매연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구동독 산업시설물에서 1년에 내뿜는 유해물질은 6백만t의 아황산가스와 2백만t의 분진 등인데 이 숫자는 구서독의 2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그래서 최대의 화학단지가 들어선 비터펠드나 드레스덴 등 공업도시에서는 맑은 하늘을 보기 어려우며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공해가 심하다. 특히 아황산가스는 산성비의 원인으로 울창했던 산림을 말라죽이는 환경피해를 유발시켰다. 구동독 산림은 산성비로 인한 고사현장이 확대되면서 그 피해가 87년 전체산림의 32%,88년 44%,,89년에는 54%로 늘어났다. 통일 후 독일의 각 연구단체들은 구동독지역의 공해실태조사와 대책수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뮌헨의 경제연구소(IFO)가 지난 4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구동독지역의 생활환경을 구서독 수준으로 개선하는 데는 20년의 시일과 2천1백10억마르크(88조6천2백억원)의 경비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또 베를린의 독일경제연구소(DIW)도 최근 『우리가 현재 진행중인 조사에 따르면 공해예산만 해도 IFO의 산정액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며 『문제는 공해투자액수보다는 공해방지산업에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구서독기업이 무방비상태인 구동독기업을 얼마만큼 도와줄 수 있느냐』라고 밝혔다. DIW는 사회주의체제 아래서 방치되어왔던 공해방지산업에 대한 투자는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40여 만 명의 고용효과를 가져와 침체한 이 지역의 산업을 부흥시킬 것이라며 정부와 구서독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를 촉구했다. 이같은 논란 속에서 독일정부는 지난주 오는 7월1일부터 집행되는 91·92년도 예산에 구동독환경개선사업비 8백억마르크를 반영했으며 크라우스 퇴퍼 환경장관을 오는 6월초 모스크바로 파견 소련 국방장관 및 환경관련 관리들과 독일주둔 소련군의 철수에 따른 공해처리 문제를 협의토록 하는 등 통일 이후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이 집중된 환경개선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한편 소련은지난해 독소협정에 따라 45년 이후 구동독에 주둔시켜왔던 38만명의 병력과 공군기지·훈련장·군수기지 등을 94년까지 철수시킬 예정이며 현재도 철수작업이 부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소련군이 남기고 가는 폐유·유해물질·폐차량·시설물 등이 공해요인으로 남게 돼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독일신문과 잡지들은 이미 철수한 소련군 기지의 공해실태를 연일 보도하며 그 심각성과 소련군 철수협정이 불합리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델 슈피겔지는 지난주 브란덴부르크주에 주둔했다 철수한 한 소련군기지 답사기사를 통해 『지난 45년간 5만여 t의 전투기 윤활유와 폐유 등을 활주로 근처 웅덩이에 마구 버린 결과 폐유가 토양으로 스며들어 흙빛깔이 온통 검은색으로 변했다』고 말하고 『기지 옆 호수는 건전지·쇳덩어리·전투기 잔해·쓰레기 등으로 메워져 파멸적인 재앙상태』였다고 그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 주간지는 이어 브란덴부르크주에만 23개의 훈련장,21개의 활주로가 있으며 이들 기지의 녹슬은 철조망 안에는 허물어져가는 군막사와 함께가공할 만한 공해물질이 쌓여있다고 고발했다. 이 때문에 독일언론들은 폐유·유해물질 등의 기지내 매립장소를 독일측에 통보해줄 것과 양국의 환경전문가들이 기지의 공해처리방법을 공동으로 연구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소련측은 공해물질의 매립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독일은 소련에 대해 소련군이 철수하면서 폐기물들을 기지내에서 소각하거나 매립하지 말고 독일측에 그대로 인계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퇴퍼 환경장관의 모스크바 방문도 이같은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독일협정 7조는 「소련군의 철수경비는 독일이 부담하며 소련군의 철수로 인한 환경피해는 독일측 부담금에서 상계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소련측이 독일로부터 받게 될 철수부담금이 줄어들지 않게 하기 위해 공해물질을 기지내에서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방법으로 은폐시키고 있다는 것이 독일언론들의 주장이다.
  • “민주주의정착과정의 문제점노출”/외국언론이 본 한국의 「5월시위」

    ◎젊은이의 가치혼란과 좌절서 비롯/불 리베라시옹/6공의 개혁의지에 대한 관심 부각/미 WP지 「5·18시위」 등 최근의 한국시국에 대해 미·영·불 등 주요언론들은 사태는 비교적 크고 상세히 보도하면서 분신 등에는 비판적이었다. ▷뉴욕타임스(미)◁ 광주사건 11주년을 맞은 18일 한국의 이곳저곳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 처음으로 일부 사무직 근로자 및 전문직 종사자가 참여했지만 반정부 시위를 이끌어온 세력은 학생 및 젊은 근로자들로 보였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지가 19일 서울발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다른 세 사람의 분신자살 소식 등 한국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1면·3면에 두 장의 큰 사진과 함께 전하면서 이같이 보도하고 예년엔 광주사건 기념을 고비로 한국대학생들이 중간고사에 들어가 「저항의 계절」 봄을 마무리짓는 게 상례였으나 올해는 노태우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경제적 불만이 많은 데다 지방자치선거를 다음달로 앞두고 있어 예년과 다를는지 모른다고 관측했다. 타임스지는 노 대통령이 아직까지는 그의 내각내 강경인사들에 대한 해임요구를 거부하고 있으나 여당인 민자당내 유력 국회의원들은 다음주 아니면 그 다음주에 노 대통령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도 모르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민자당의 한 고위간부는 『대통령이 실제로 약간의 문제점들이 있음을 시인하는 모종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타임스는 이밖에 노 대통령의 옹호자들은 한국의 현 실정이 흔히 그렇듯 실제보다 나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가령 이번 시위에는 87년의 경우와 달리 중산층이 학생들 편에 서지 않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이 신문은 지난 17일 한국학생들의 분신자살문제를 크게 다루면서 학생들의 자살을 부추기는 불순세력의 존재여부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타임스는 학생들 및 반체제 세력의 자살이 조종을 받아 자행되고 있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계속돼 왔다고 밝히고,일부에선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절망적인 북한으로부터 지령이 나오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설득력있는 이렇다 할 이슈를 찾지 못해 반체제운동이 무력해질까봐 과격분자들이 창안해낸 방법이라고 말한 것으로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미)◁ 최근의 한국 시위사태에서 반체제측은 중산층 시민들을 대거 거리로 동원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노태우대통령의 개혁실천의지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부각시켰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울발 기사에서 최소한 20여 만 명이 18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도처에서 격렬한 반정부 시위를 벌였으며 서울 등 전국 주요 도시의 기능이 마비됐다고 전했다. ▷LA타임스(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는 최근 한국에서 계속되고 있는 데모사태는 아직 완성되지 못한 한국 민주주의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전문가들은 오는 93년 차기 대통령선거 때까지 정치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데모사진을 1면 머리에 크게 싣고 분신과 데모사태를 상세히 보도하면서 벌써 23일을 넘긴 데모사태가 해결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장기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LA타임스는 최근의 데모를 지난 87년의 데모와 비교하면서 기간도 길고 불만요인도 다양화돼 급진적인 반정부 인사나 근로자·학생은 물론 야당·시민들이 민주화 약속 불이행,물가앙등 등 여러 가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한국의 중산층이 데모에는 가담하고 있지 않지만 현 정권에 대해 크게 지지하지도 않고 있다고 전했다. ▷리베라시옹(불)◁ 프랑스의 진보계 리베라시옹지는 최근의 한국학생시위사태에 관한 해설기사에서 분신의 정확한 이유를 납득하기 힘들다고 전제하면서 한편으로 환생을 믿는 불교신앙 및 순교로 얼룩졌던 천주교 전통과의 연계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였다. 리베라시옹지는 학생시위의 배경에 있어서는 한국내 각계 인사들의 말을 인용,학생 및 근로자계층과 제도권과의 격리,그리고 학생들 눈에 비쳐지는 가장된 민주주의 등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역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국의 젊은이들이 군사독재하에서 보다 더 좌절에 싸여 있다면서 과거에는 명확한 적을 상대로 민중들이 단결했으나 현재는 다수계층이 현상황에 만족하고 있으며 권력의 세련화,야당의 무능,사회주의의 위기와 보수주의의 득세 등의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전적인 혼란에 싸여 있다고 언급했다. 리베라시옹은 젊은이들이 미래에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급변하는 사회에 있어서 학생들의 급진운동이 점차 고립되는 데서 허무주의의 유혹이 점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르날 드 주네브(스위스)◁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여러 대도시에서 약 한 달째 계속되고 있는 격렬한 반정데모사태는 국제적으로 매우 나쁜 인상을 던져주고 있다고 스위스 일간 주르날 드 주네브지가 지난주말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현 반정데모사태 중 진정으로 놀라운 점은 데모대가 지난 60년대와 다름없이 「유혈독재정권」을 규탄하는 구호를 계속 외치고 있는 점이라면서 한국은 독재정권에 의해 항상 통치돼 왔다는 인상을 주어온 게 사실이라고 강조,그같이 전했다.
  • “한국시위 민중지지 감소/잇단 분신자살엔 부정적”

    ◎미지들,최근 사태 보도 【뉴욕 연합】 미국의 뉴욕 타임스지와 월 스트리트 저널지는 17일 학생시위로 빚어진 최근의 한국 사태를 보도,학생들이 일반민중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지 못했으며 그들의 의도가 지난 87년 때처럼 중산층의 지지를 얻어 현정부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며 잇단 자살항의에도 불구하고 실패에 그친 것으로 평가했다. 타임스지는 학생 및 반체제세력의 잇단 자살항의가 한국의 일반시민에게 깊은 충격과 불안을 남겼지만 노태우 대통령 정권은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으며,저널지는 이상하게도 학생들의 자살항의가 오히려 일반시민의 학생들에 대한 지지를 반감시켰을는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저널지는 일반민중이 학생들에게 선뜻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지 않은 이유로 한 서방외교관은 이번 학생시위의 주요원인인 경찰에 의한 학생 치사사건이 있었을 때 정부가 87년의 학생 고문치사사건 당시 보인 은폐,미봉책이 아닌 신속한 대응책을 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일반의 광범한 지지를 얻지 못한 또 하나의원인은 그들의 목표에 혼란이 있었기 때문인데 가령 자유롭고 대체로 공정했던 선거에 의해 선출된 노 대통령을 축출하겠다는 학생들의 요구에 일반민중은 물론 야당도 그들과 의견을 달리하고 있는 상황을 저널지는 지적했다.
  • “쟁의보다 타협” 독일의 임금협상/「최단노동·최고소득」의 비결

    ◎기업 아닌 산업별 중앙집중식 협약/중앙은서 적정선 제시… 실질임금 보장/10% 인상 요구에 5%선 타결… 천명당 연파업 1∼2일뿐 해마다 독일에서도 봄철은 노사간의 임금협상으로 전국이 어수선해 보이는 시기이다. 산업별로 진행되는 협상은 몇차례씩 결렬되기 마련이며 그 사이에는 근로자들의 경고파업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도 제지노조가 11%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꼭 절반인 5.5%를 제시하는 사용자측과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임금인상은 언제나 중간선에서 타결되기 마련이다. 통일부담으로 7월부터 세금이 인상되는 금년도에는 각 노조가 대체로 10% 이상의 전례없이 높은 인상을 요구하며 나섰지만 광산·금속·공공서비스노조 등이 모두 그랬듯이 합의는 5∼6% 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유럽내에서도 가장 질서있는 모델로 평가되는 독일의 임금협상체계는 그동안 독일의 노동자를 최단의 노동시간과 최고의 실질임금을 향유토록 만들었으며 또한 생산성의 향상을 통해 독일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해 왔다. 최근 들어 작업시간중 1시간쯤 계속되는 경고파업의 사례가 늘고 있지만 지난 80년대 대부분에 걸쳐 노동자 1천명당 연간 파업일수는 1∼2일에 불과,실질적으로 파업으로 인한 생산손실은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독일의 단위노동비용은 지난해 3.2%가 상승했을 뿐 89년 0.3%,88년 0%,87년 2.2% 등 평균 1% 선에 머물고 있다. 이에 비해 영국의 경우는 단위노동비용이 매년 평균 7%씩 상승하고 노동자 1천명당 파업일수도 3백일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독일의 기본임금협상은 산업별 전국규모 노조와 이에 대응하는 각 사용자협회간 중앙집중식 형태로 이루어진다. 고용자가 5인 이상인 작업장에서는 모두 단위노조격인 작업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지만 이 조직은 해고문제나 작업시간 조정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뿐 임금협상의 권한이 없으며 파업을 소집할 수도 있다. 파업 역시 산별노조의 차원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물론 산업별 임금협상이 지역에 따른 급여의 소소한 차이나 실적과 관련되는 부분의 차이까지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전국에서이루어지는 급여 및 작업조건에 대한 부분적인 협상은 연간 3만4천건에 이르고 있다. 독일의 근로자는 전체의 34%만이 노조에 가입돼 있어 일견 노조가 취약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체노동자의 90%가 노조가 협의한 임금인상의 영향을 받는다. 근로자들이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경우에도 고용주들은 대부분 해당 산업노조에 의한 협상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를 통해서 노동력경쟁을 규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90% 이상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이 몇 개의 협상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노조의 협상대표들은 그들의 행동이 물가나 실업 등 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히 고려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는 독립적 위치의 중앙은행도 영향을 미친다.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등을 통해 명목상의 임금인상을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분데스방크와 노조의 경제전문가 사이에는 항상 긴밀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으며 이러한 관계를 통해서 중앙은행은 임금인상의 적절한 범위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노조와 사용자협회간의 임금협약은 법적 강제력을 지닌다. 파업은 협약이 만료된 이후에만 가능하다. 만일 노조가 중도에 파업을 벌여 협약을 깨뜨리면 소송의 대상이 된다. 이처럼 임금협상이나 파업이 각 회사 단위가 아니라 16개의 전국적인 노조에 의해서 이뤄지는 제도는 각 회사내에서 노사간의 화목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중앙집중화된 협상체제가 필연적으로 임금인상률을 낮게 유지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별 임금협상의 경우 대형회사의 임금협상 결과가 소규모 기업에까지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통일 이후 이러한 독일의 노조도 동독지역 노동자의 임금을 너무 빨리 상승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유럽의 여러나라는 유럽경제통합 이후 어떻게 자국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것인가를 우려하며 독일의 임금협상 모델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한국 학생시위 배경은 「민중사고」”

    ◎불지,“반압제·반외세 민족투쟁의 한서 비롯”/미지선 “분신은 민주개혁 방해할지도” 비판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지는 14일 사설을 통해 『한국에서 시위학생의 죽음을 두고 폭발한 여론의 분노는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는 정당화하기가 어려울 만큼 한국 국내를 강타했다』고 지적하고 특히 한국내 일부 급진세력의 노태우 대통령 퇴진 요구는 『로스앤젤레스 경찰관의 폭행사건을 두고 부시 대통령에게 하야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는 어처구니 없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저널지는 이날 최근의 한국사태를 다룬 「한국의 열병」이란 사설에서 『한국의 핵심 급진파들은 이 나라가 이미 독재와 결별했다는 사실을 직시하기를 원치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분신의 가장 슬픈 측면은 이 급진파 순교자들이 자유의 대의를 위해 기여하지 않고 그걸 방해하는 것인지 모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1987년 한국에서 수십만의 근면한 중산층이 거리에 나와 민주화를 요구했을 때 민주법칙을 구현하기 위한 계획과 시간표를 발표한 사람이 바로 노태우였으며,그는 또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고 상기시키고 『노 대통령이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의 선택을 지켜나가는 것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지도 15일 다시 최근의 한국정부­반정부세력간의 긴장·대치상황을 전하면서 많은 학생·근로자들이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며 시위에 참여하고 있지만 지난 87년에 있었던 정부­반정부 세력간의 충돌 때와는 달리 중산층 및 일반 사무직 근로자들은 방관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그런지 노태우 대통령은 최근의 격렬한 시위에도 불구,흔들리지 않고 있는 모습이며 그의 보좌관들도 최근 사태로 정부가 위기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타임스는 그러나 노 대통령 측근들도 한국 학생들 및 반정부세력의 최근 가두시위가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부정·부패로부터 높은 물가,심각한 공해로부터 경제성장의 둔화 등에 이르는 내정에 노 대통령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많은 한국민의 안타까움·불만에서 비롯된 것임을 시인하고 있다고 밝히고 노 대통령이 각종 여론 조사에서 매우 저조한 지지율을 얻고 있으며 10% 미만일 때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격화되고 있는 한국 학생시위 배경에는 학생과 지식층의 전통적인 반압제투쟁과 민족적 신비성을 갖는 「민중」 사고가 자리잡고 있다고 프랑스의 르 몽드지가 15일 분석했다. 르 몽드지는 전 정권(5공)에 비해 현저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현 정권하에서 「극단주의」가 점증하고 있는 이유를 분석하는 가운데 학생시위는 조선시대로부터 5공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나타난 지식층과 학생들의 반압제투쟁 그리고 이같은 상황에서 형성된 민족적 이데올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군철수·통일 등에 있어서의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인 주장으로 학생들이 87년과 같은 일반의 지지는 얻지 못하고 있지만 과거 반압제 투쟁에서 나타난 결단과 용기 등 부인하기 힘든 정통성을 갖추고 있다고 전제하는 가운데 과거 박정희 정권과 5공 정권의 탄압과 「거짓말」이 오늘날 학생들의 대정부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학생들은 현 정부를 이전정권의 상속자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르 몽드는 학생시위의 역사적 배경으로 또 「외국세력과 특권층」의 압제에서 비롯된 「민중의 한」을 지적하면서 민족적 신비성이 짙은 이 사고를 통해 학생들과 일부 지식인들은 민중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의 뿌리를 탐구해왔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학생시위의 「정열적」 요소는 바로 이같은 민족주의적 신비성에 근원을 두고 있으며 「분신」은 이 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보안법 유지,정치범 존재,광주사태 재규명 등 현 정권의 민주화를 피상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르 몽드는 덧붙였다. 이 신문은 그러나 급진학생들의 핵심부분은 4천∼5천명에 불과하며 상당수는 지하 마르크스주의 연구서클에 가입돼 있다면서 이들 학생조직에 일부 반체제 및 노조가 가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정치권,시국처방 찾기에 부심/“공멸 위기감”… 여·야 대응 언저리

    ◎외부기류 자극 우려,야와 공동보조/여/“재야바람”­제도권 사이서 엉거주춤/야 강경대군 치사사건이 대학생들의 잇단 분신과 시위사태로 증폭되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은 파문확산을 막기 위해 처방에 부심하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가 더이상 확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으면서도 지금까지도 사태의 흐름을 되돌려 놓을 수 있는 묘책을 찾지 못한 채 여전히 원론적인 공방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정치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가중되고 정치권 전체가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여야 소장파 의원을 중심으로 기성 정치권 질서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사태수습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해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에 여권은 4일 당정회의와 고위당직자회의를 잇따라 열어 「사복체포조의 정규경찰로의 대체」 등 긴급 처방을 내놓는가 하면 신민당 등 여권의 제도권내에서의 입지를 최대한 확보해 주기 위해 당초 이번 회기에서 강행처리 불사방침을 천명했던 경찰법 처리문제에서도 유연한 자세를 견지할 뜻을 비추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권은 안응모 전 내무장관의 인책경질에 이어 사건의 직접적인 발단이 된 시위진압방식을 개선하고 야권의 입지를 강화시켜 줌으로써 제도권과 재야권의 연결고리를 차단하고 장기적으로 제도권에서의 논의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와 관련,여권의 한 고위당직자는 『사태악화를 최소화시키려면 1차적으로 정치권내에서는 이 사건이 「확대 재생산」되는 일이 없도록 여야가 공동보조를 취해야 한다』며 야권과의 충돌방지를 우선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재야운동권의 목소리가 여론의 움직임을 좌우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일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의 이 같은 묘수풀이 방식에 대해 신민당도 김대중 총재가 이날 재야운동권의 정권퇴진운동에는 동참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듯이 이번 사태를 제도권 안에서 가능한 한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데 기본적인 궤도를같이하고 있다. 그럼에도 신민당은 이번 사태의 제도권내 해결을 위해 내각 총사퇴 등 5개 항의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으며 차량경적 시위 등을 통해 재야권의 장외시위에도 한발을 걸치고 있다. 여권은 야권의 이같은 요구를 정략적인 공세로 간주,일축하고 있다. 특히 여권은 사태해결을 위해선 제도정치권의 합의보다는 분신행위와 종교계·학계 등 각계로 이어지는 시국선언문 발표 및 농성 등 동조움직임을 차단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강구돼야 한다는 인식이다. 왜냐하면 여권은 이번 사태의 성격을 시위진압 현장에서의 우연한 돌발사건이 엄청난 파문으로 확산된 것이며 그 이면에는 그동안 누적된 정치권 불신과 맞물려 정치권 자체가 여론에 대한 제어력을 상실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지금까지 재야권의 잇단 제도권 진입과 방향상실로 극도로 위축됐던 재야운동권이 이번 사태를 세확장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정치권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든 제한된 범위 이상의 약효를 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신민당이 광역의회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절호의 호재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시종 엉거주춤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도 재야운동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극히 제한된 데다 자칫 재야운동권의 흐름에 편승,위기국면을 고조시켰을 경우 누구도 예측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앞으로의 정치일정에 큰 차질을 빚을지도 모른다는 입장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문제 자체가 복합적인 요인을 안고 있어 더욱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야 정치권은 정치권 전체가 공멸하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우선 외부기류를 자극하는 여야의 충돌을 자제하면서 파문의 강도가 수그러질 때까지 시간을 벌어나가자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기류가 정치권의 주된 흐름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민주계를 중심으로 한 여권의 소장파 의원 중 일부는 사태의 보다 극적인 반전을 위해선 야권의 내각 총사퇴 주장 중 일부를 수용,인물교체를 통한 국면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또집권여당이 단순한 돌발사건으로 벼랑끝으로 몰린 이유는 최소한의 지지기반마저 상실했기 때문으로 진단하고,당차원에서도 전면적인 개편을 통해 국민에게 새로운 기대감을 심어주고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게 끔 차기대권 후보에 대한 가시화조치도 서둘러 단행돼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결국 지금까지는 정치권이 제도권내에서의 사태 해결이라는 구심력으로 정권퇴진운동으로 비화되고 있는 재야운동권의 요구와 압력에 버티어 나가고 있으나 정치권의 바람처럼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사태가 진정될지는 불확실하다. 또 강군 사건의 확산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금의 시국이 87년 6월 당시의 정치체제가 맞물린 상황과는 다르다 할지라도 분신자살,교수들의 농성 등 「사건」이 지속될 경우 5월 시국과 맞물려 전혀 예기치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측면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암운으로 작용하고 있다.
  • 「전시법」 폐기 이후의 정국풍향(대만 새 진로:상)

    ◎국민당 독재 종지부… 민주화 발진/종신직 3부원로 연내 퇴진 약속/내년 1월 총선통해 국민대회 새로 구성/총통도 직선제로… 여당내부 반발이 변수 중화민국 대만이 격심한 전환기의 진통을 겪고 있다. 이등휘 총통이 30일 그 동안 북경정권을 반란단체로 규정했던 「동원감란시기 임시조관」 폐기를 선언하고 헌정개혁 내용을 밝힘으로써 대만의 장래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임시조관 폐기 등의 이번 조치는 국민당의 대만통치 40여 년 만의 획기적인 것이며 앞으로 대만정국 재편과 민주화는 물론 지금까지 예민한 대치상태에 있던 중국과의 통일문제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적된다. 중국대륙에서 공산당과의 내전이 한창이던 1948년 4월18일 국민당 장개석의 중화민국 정부는 「동원감란시기 임시조관」을 선포했다. 그 내용은 중화민국만이 유일한 중국대륙의 합법정부이며 공산당정권은 반란단체이므로 총동원령으로 반란을 진압한다는 것이다. 또 공산당정권이 존재하는 한 반란시기가 끝난 게 아니므로 항상 교전의 상태로 대치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내용은 총통·부총통의 종신제를 가능케 하고 총통에게 주요 국가정책 결정기구 설치 및 의회대표 선정과 증원 등의 권한을 준 것이었다. 이 임시조관은 중화민국 대만헌법의 부칙 11조로 돼 있으나 헌법에 우선하는 특별임시조치법의 성격을 띤 것이었다. 이 임시조관을 법적 근거로 해서 장개석·장경국 총통은 사망할 때까지 그 직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또 대만의 모든 법령은 이 조관의 정신을 기초로 하여 제정될 수밖에 없었으며 이는 사실상 국민당의 일당독재를 가능케 하는 제도적 장치역할을 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 대륙과의 무력대치 상태가 계속됨을 강조하면서 내치안정을 위한 독재의 수단으로 써온 것이 동원감란 조관이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대만은 국제정세의 변화와 주민들의 민주화 욕구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 지난 87년 계엄령을 해제,정치민주화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국민당 정권이 지난 49년 대만으로 건너온 뒤 계속 실시됐던 계엄령의 해제 이후 제1야당인 민진당의 등장과 대만분리독립 및 대륙 출신 종신직의원 퇴진요구,총통직선 등 재야인사들의 급격한 민주개혁 주장 등으로 지금까지 대만정국은 바람 잘 날이 없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집권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이 했던 국민당은 지난해 5월20일 이등휘 총통의 취임을 통해 민주화를 위한 헌정개혁을 약속했으며 1년후인 91년 4월30일 임시조관 폐기·헌법개정 등의 선언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임시조관이 없어짐에 따라 우선 대만은 중국대륙과 공식적으로 평화통일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또 북경정권의 합법성을 인정함으로써 중국의 무력통일 의도를 희석시키는 효과를 얻게 된 것 같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발등에 떨어진 민주화 진통의 불씨를 일단 끄고 단계적인 민주개혁과 헌정개선의 기초를 확고히 했다는 사실이다. 이 총통은 이날 국민대회(국대)·입법원·감찰원 등 3개 민의 대표기관에 재직중인 대륙 출신 국민당 종신직 원로들을 모두 올 연말까지 퇴진시키기로 약속했다. 이들 종신직 대표는 총통선출 및 헌법개정을 맡는 국대에 5백30명,일반 법률을 다루는 입법원 90명,국정감사 기능을 갖는 감찰원 17명 등 모두 6백37명. 절대다수의 이들 종신직 의원들에 의해 국민당은 지금까지 대만정국을 마음대로 이끌어 올 수 있었고 민진당 등 야당은 종신직 제도가 민주화의 최대암적 존재임을 강조해왔던 터였다. 종신직 의원 퇴진에 따라 3개로 구성된 대만 고유의 의회기구 가운데 국대는 오는 92년 1월 총선을 통해 선출직 의원들로 새로이 구성,출범하게 되며 입법원과 감찰원은 93년 2월 선거를 실시하되 그 이전에는 기존의 선출직 위원만으로 운영하게 된다. 이 총통은 종신직 폐지에 이은 제2단계 헌정개혁 조치로 92년초에 총통을 비롯,대만성장과 대북·고웅 시장 직선 등 기타 주요사항에 관한 헌법개정안을 다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정치민주화 스케줄에 관해 대만 주민들은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은 과거 40여 년의 국민당 독재체제가 정치의 민주개혁을 뒷전으로 밀어낸 잘못도 있지만 안정을 바탕으로 한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데 대해 매우 높이평가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과거 국민당독재가 「국가와 국민이 잘되기 위한 선의의 독재」였음을 부인치 않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92·93년의 총선에서도 국민당 득표율이 60% 이상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민진당 등 야당은 지난 22일 있은 국대 임시회의의 헌법개정은 국민당 독주에 의한 것이라며 반발하는 등 가두시위를 통한 대정부 투쟁을 강화하고 있으며 국민당 내부에서도 원로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대만의 정국은 상당기간 혼란상태를 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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