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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사업 본궤도… 강원 판도 바꾼다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사업 본궤도… 강원 판도 바꾼다

    국토 최북단 동서로 가로지르는 철도 2026년 서울~속초 100분도 안 걸려 춘천·화천·양구·인제·백담·속초역 설치 6개 역세권 숙박·상업·관광단지 개발 낙후된 최전방 지역 ‘상전벽해’ 기대 최문순 지사 “유럽까지 잇는 교두보”우리나라 최북단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고속화철길시대가 열린다. 서울~춘천(81.3㎞) 경춘선 전철에 이어 춘천~속초(93.74㎞)를 잇는 동서고속화철길이 뚫리기 때문이다. 철도 노선은 지난달 말 입찰 공고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1987년 대선 공약으로 처음 언급된 이후 33년 만이다. 모두 2조 284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단선으로 개통되는 고속화철도는 시속 250㎞의 준고속열차(EMU250)가 투입될 예정이다. 서울 용산역에서 속초까지 빠르면 1시간 20분, 늦어도 1시간 40분이면 갈 수 있다. 춘천·화천·양구·인제·백담·속초 등 역사가 놓이는 지역마다 개발에 대한 희망에 부풀었다. 남북 평화시대 북한을 경유해 시베리아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길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14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만나 동서고속화철도의 청사진을 들여다봤다.통일시대 이후 ‘미래의 땅’으로 남은 강원 북부지역이 고속화철도시대를 맞아 기대에 부풀었다. 백두대간 험준한 산악지형과 비무장지대(DMZ)를 가까이에 두고 있어 개발에서 소외됐던 강원지역이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될 날이 머지않았다. 주민들은 “가난한 산촌에서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남북한 첨예한 대결지대에서 평화시대를 이끄는 허브지역으로 변신하고 있다”며 “분단된 군사지역, 험준한 산악지역, 산업이 낙후된 지역에서 벗어나 청정 자연자원을 기반으로 힐링의 고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환영 일색이다.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난달 31일 전체 8개 공구 가운데 6개 공구의 기본설계 입찰을 공고하면서 본격화됐다. 오는 6월 공구별로 용역사가 선정되면 1년간 설계작업에 들어간다. 사실상 행정절차를 모두 마치고 착공을 위한 첫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최대 난코스인 1공구 구간의 춘천역 지하화와 7공구 미시령터널 구간은 이번 입찰에서 빠졌다. 유청담 강원도 철도시설팀 주무관은 “이들 구간은 많은 공사비와 기간이 필요한 구간으로 이르면 5월 중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시행하는 턴키방식으로 별도 입찰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춘천역구간 1공구(춘천 근화동 춘천역~의암호~신북읍 산천리)는 7.4㎞ 구간 가운데 6.5㎞가 지하터널로 건설된다. 현재 춘천역 정거장의 궤도와 시스템을 개량하고 환기구 등을 추가로 만들면서 모두 2454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공사다. 미시령터널 7공구(인제 북면 용대리~고성 토성면 원암리)도 터널 2곳(14.13㎞)과 경사갱 3곳(5.01㎞)을 포함해 14.3㎞ 구간으로 2339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된다. 역사는 화천군 간동면 간척리와 양구군 양구읍 하리, 인제군 원통리, 용대리 백담사 입구로 정해졌고 종착역은 속초시 노학동 인근으로 정해졌다. 상반기에 모든 공구별 설계가 시작되면 남은 행정절차는 내년 실시설계 과정의 환경영향평가만 남게 된다. 손창환 강원도 건설교통국장은 “수년간의 행정절차를 마치고 설계에 본격 착수하면서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며 “동서를 가로질러 철길이 완성되면 개발에서 소외됐던 강원 북부권의 발전과 남북 철도시대를 여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철도가 지나는 춘천, 화천, 양구, 인제, 백담, 속초 등 6개 역세권의 개발계획 밑그림도 그려졌다. 춘천역은 철도역사와 문화상업시설이 들어서는 도심권 복합환승센터로 개발된다. 주변의 의암호와 레고랜드, 캠프페이지를 연계하고 인근의 근화동 하수종말처리장을 복합용지로 개발해 대단위 호텔·콘도미니엄 등 숙박·상업·관광의 중심지로 가꿀 전망이다. 첫 경유지인 화천역에는 스타트업 빌리지를 조성해 청년층과 탈북민 유입을 꾀한다. 지역의 농특산품을 가공하는 생산가공단지로 구상 중이다. 양구역에는 인근 스포츠타운을 연계한 체험형 문화·레포츠시설을 배치하고 인문학 마을 조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제군 북면 원통리에 들어설 인제역은 버스터미널을 역사 주변으로 이전해 환승시스템을 갖추고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 테마형 상업시설이 세워진다. 이곳에는 산과 계곡, 내설악을 이용한 모험스포츠를 활성화시키고 상업 카페거리와 군장병 테마거리도 만들 예정이다. 미시령터널 입구에 위치할 백담역에는 목공예 테마 상업단지와 펜션 등 수익형 주거단지를 건립하고, 종착역인 속초역은 양양국제공항 등을 연계한 복합환승센터와 함께 호텔과 복합전시산업(MICE) 시설을 유치해 고층형 고밀도 개발을 유도할 방침이다. 또 화천역 인근과 고성군 토성면 청간리에는 철도 배후도시로 귀촌·귀농·은퇴자들이 머물 수 있는 주거단지를 만든다. 은퇴자들의 생활공간인 전원타운, 시니어타운 등의 뉴라이프시티를 건설한다. 민자 유치로 건설되는 역세권 개발에는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한효종 도 역세권개발과 개발지원팀장은 “설악권의 수려한 자연자원 등을 활용해 특성화된 역세권 개발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춘천~속초 고속화철도가 놓이면 서울(용산역)에서 속초까지 1시간 20~40분이면 갈 수 있다. 현재 서울(청량리역)~춘천 경춘선 전철구간은 시속 180㎞급 준고속열차인 ITX로 50분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속초까지 연장되고, 노반공사가 업그레이드되면 시속 250㎞로 달릴 수 있는 준고속열차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에서 속초 간 왕복 반나절 생활권이 가능해진다. 오후 퇴근길에 동해안을 찾아 저녁을 먹고 귀경해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사업은 1987년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처음 등장한 이후 선거 때마다 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회자됐다. 올해 입찰 공고가 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은 꼭 33년 만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본설계에 이어 1년간의 실시설계를 거치고, 2022년 하반기 시공업체가 선정되면 일사천리로 공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당초 목표대로 2026년 개통된다면 2010년 서울~춘천 경춘선복선전철 완공 16년 만이고, 대선 공약으로 거명된 지 39년 만에 동서 최북단 고속화철길이 완전히 뚫리는 셈이다. 2018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뚫린 서울·양양고속도로와 강릉선 KTX에 이어 춘천~속초 고속화철길까지 놓이면 동해북부 관광산업에도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양양국제공항과 동서축 고속도로, 철길 등으로 해마다 강원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이 1억 5000만명 이상 될 것으로 점쳐진다. 부산~강릉 전철, 제천~영월~삼척 고속도로까지 완공되면 강원 관광은 또다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춘천~속초 고속화철도사업의 본격화로 분단의 상징이고 발전에서 소외됐던 강원 최전방지역이 각광받는 시대가 열렸다”며 “남북평화시대 북한을 경유해 시베리아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보수 원로’ 정원식 前 총리 별세

    ‘보수 원로’ 정원식 前 총리 별세

    총리 때 3차례 방북… 김일성과 면담 전교조 강경 대응 탓 밀가루 봉변도노태우 정부 시절 국무총리로 재직했던 보수 원로 정원식 전 총리가 12일 별세했다. 91세. 신부전증으로 3개월여 전부터 투병하던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쯤 세상을 떠났다. 황해도 출신인 정 전 총리는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8년 문화교육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1987년 6월 항쟁과 민주화의 큰 흐름 이후 문교부 장관에 취임한 그는 학원 소요 사태와 교권 침해 행위, 대학의 부정·비리 등에 강력 대처를 천명하는 한편 교사의 노동3권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는 “교원의 정치 활동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 헌법정신에 비춰 인정할 수 없다”며 전교조 인사를 해임하는 등 강경 대응했다. 앞서 1989년 5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창립되자 노태우 정부가 이를 불법 단체라고 선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장관에서 물러난 이후 1991년 5월 국무총리 서리로 임명됐다. 같은 해 6월 총리 취임을 앞두고 한국외대에서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나오다가 ‘전교조 탄압 주범 정원식을 몰아내자’ 등의 구호와 함께 학생들이 던진 계란과 밀가루를 뒤집어쓰는 봉변을 당했다. 당시 학생 운동권에 대한 ‘패륜적 이미지’가 덧씌워지면서 여론이 급속하게 악화되는 계기가 됐다. 1991년 총리 취임 이후 이듬해까지 세 차례 남북 고위급회담의 수석대표로 방북, 평양에서 김일성 주석과 면담했다. 특히 1991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는 연형묵 북한 정무원 총리와 함께 남북 화해·교류·불가침을 담은 남북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듬해 2월 평양에서 열린 6차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체결하는 등 남북대화에 한 획을 그었다. 1995년 지방선거에서 민자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지만 민주당 조순 후보에게 패한 뒤 서울대 사범대 명예교수,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역임했고, 보수 성향의 원로학자들과 함께 활동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난민에게 벽 높이는 일본… 기약 없는 감옥살이에 ‘인권 후진’

    난민에게 벽 높이는 일본… 기약 없는 감옥살이에 ‘인권 후진’

    퇴거 강행·불응 시 처벌하는 법 추진 법원 판단 없이도 무기한 구금 가능 수감자 자살·단식 등 극단적 선택도 “처벌에 한계… 노동자 수용 고려해야”터키 국적의 쿠르드족 데니스(41)는 일본 이바라키현 우시쿠시에 있는 동일본입국관리센터에 올해로 5년째 수용돼 있다. 터키 정부의 쿠르드족 박해를 피해 일본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했지만 일본 정부에 의해 거부됐다. ‘불법체류자’로 전락해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퇴거강제’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하자 2016년 이곳 외국인 수용소에 보내졌다. 고국에서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던 그는 돌아갔을 때의 처벌이 두려워 이국땅에서 사실상의 감옥살이를 선택했지만, 오랜 수감생활에 따른 공포와 스트레스로 몇 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수용소 직원들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한 뒤 단식투쟁을 벌였다. 그 결과 임시석방 처분을 받아 바깥에 나오기도 했지만 얼마 후 다시 수용됐다. 지난 2월 창틀에 목을 매려다 발각된 이후에는 ‘징벌방’으로 불리는 창문 없는 방에서 지내고 있다. 그는 “나 같은 터키 출신 쿠르드족의 경우 미국·유럽에서는 30~90%가 난민으로 인정되지만 일본에서는 아직까지 한 명도 허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국적의 무스타파(56)도 2015년부터 이곳에 갇혀 살고 있다. 장기간 단식의 영향으로 처음 입소했을 때 80㎏이었던 체중이 40㎏까지 줄면서 지금은 항상 지팡이 신세를 진다. 카슈미르 출신으로 파키스탄 정부에 대항하는 독립해방전선 활동을 했던 그는 구속과 석방을 반복하다 1987년 일본으로 도피했다. 2002년 고국에 돌아갔으나 당국의 탄압에 두려움을 느껴 두 달 만에 다시 일본에 왔다. 이후 난민 신청을 계속 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요지부동이다.세계 주요국 가운데 난민 인정에 가장 인색한 국가로 유명한 일본이 외국인 망명 신청에 대한 빗장을 더욱 세게 조이려 하고 있다. 12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법무성 산하 출입국재류관리청은 데니스나 무스타파와 같은 외국인들에 대한 체류 불허 및 추방 조치를 한층 더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 나가사키현의 외국인 수용소에서 40대 나이지리아인이 단식투쟁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자 10월 ‘수용·송환에 대한 전문부회’를 발족시켰다. 하지만 이 전문가 협의체는 상황을 개선하기는커녕 퇴행적인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외국인이 퇴거명령에 불응하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난민 심사가 진행 중일 경우에도 당국이 퇴거절차를 강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법률(출입국 관리 및 난민인정법)을 고치도록 결론을 낼 방침이다. 결론은 다음달 말쯤 나온다.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따르면 2018년 일본이 인정한 난민은 모두 42명에 불과하다. 1만명이 넘는 난민 신청자 중 겨우 0.25%다. 이에 비해 독일은 같은 해 5만 6500명(인정률 23%), 미국은 3만 5200명(35%), 캐나다는 1만 6800명(56%)을 난민으로 인정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소말리아 등 국적자를 비롯해 쿠르드족, 로힝야족 같은 소수민족 등 다른 나라에서라면 쉽게 난민으로 인정되는 경우도 일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특히 악명 높은 장기수용은 유엔에서도 비판을 받아 왔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외국인 수용 최장기간이 6개월, 미국은 90일이지만 일본은 법원 판단 없이 당국의 결정만으로 무기한 가둬 둘 수 있다. 2019년 6월 기준 1253명의 수용자 중 54%인 679명이 6개월 이상 된 사람들이다. ‘수용·송환 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의 다카하시 와타루 변호사는 “궁핍과 인신구속을 참아내면서까지 일본에 남으려는 사람들을 처벌해 봐야 본국 귀환을 촉진하는 효과는 없고 범죄자라는 낙인만 찍게 될 뿐”이라면서 “외국인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다. 시민단체 ‘우시쿠 입국관리수용소 문제를 생각하는 모임’의 다나카 기미코 대표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4월부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문호를 대폭 확대한 점을 들어 “일본에 안전 보호를 요청하는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출입국관리청이 노동자를 받아들인다는 관점에서 정식 체류허가를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75세 우간다 대통령의 ‘팔굽혀펴기’ 자랑 영상 화제

    75세 우간다 대통령의 ‘팔굽혀펴기’ 자랑 영상 화제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7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팔굽혀펴기 운동 수 십회를 거뜬히 해내는 모습의 동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CNN 등 해외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우간다 대통령실이 SNS에 공개한 영상은 무세베니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맨발로 가볍게 조깅을 하는 등 실내 운동을 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후 무세베니 대통령은 바닥에 얇은 담요만 깔아둔 채 팔굽혀펴기를 시작했고, 카메라 앵글 밖에 있는 수행원들이 무세베니 대통령의 팔굽혀펴기 횟수를 대신 세어줬다. 70대 중반의 대통령이 팔굽혀펴기 등 고강도 근력운동과 가벼운 조깅과 같은 유산소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한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다. 전 세계 국가들이 국민들에게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를 것을 권장하는 가운데,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역시 우간다 국민들에게 실내에서도 충분히 운동을 할 수 있으니 야외운동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 무세베니 대통령은 운동 영상과 함께 “어제 나는 실외에서 단체로 조깅하는 사람들을 본 뒤 매우 실망감을 느꼈다. 그들은 코로나19 전염병에 걸릴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면서 “운동을 하기 위해 반드시 야외로 나갈 필요는 없다. 실내에서 운동을 하고 안전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는 글을 덧붙였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과 미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간다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3명이다. 우간다는 지난달 18일부터 학교의 문을 닫고 공중 장소에서의 집회나 회의 등을 금지했다. 지난달 31일부터는 대통령령으로 통금시간을 규정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1986년부터 34년 째 우간다 대통령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세베니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수 십 년간 북한 고위층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무세베니 대통령은 1987년 직접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을 만났으며, 그의 아들과 우간다 고위 관료들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공부했다. 또 무세베니 대통령은 2013년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김일성에게 배웠다며 한국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경주 ‘거리의 변호사’ “김석기 내가 잡겠다”

    경주 ‘거리의 변호사’ “김석기 내가 잡겠다”

    “가장 험지이기에 도전하는 겁니다. 우리 정치가 지역 균형을 이루려면 대구·경북(TK)에서 진보 개혁 세력의 성장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진보 진영에선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히는 경북 경주에 두 번씩이나 뛰어든 정의당 권영국(57) 후보는 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출마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권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김석기(66), 무소속 정종복(70) 후보와 함께 3자 ‘리턴 매치’에 도전한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권 후보는 김 후보(44.97%), 정 후보(30.66%)에 이어 15.90% 득표율을 얻었다. ●TK에서 진보 개혁 세력 성장 필수적 경주와의 인연은 권 후보가 1987년 10월 풍산금속에서 일할 당시 경주 안강공장으로 발령받으면서 시작됐다. 풍산금속 노조 설립 과정에서 파업을 주도한 권 후보는 두 번의 해고와 구속을 당했다. 이후 사시에 도전해 합격한 그는 2002년 민주노총 법률원을 설립하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 등을 맡으며 노동자들을 위한 ‘거리의 변호사’로 활동했다. ●용산참사 책임자 재공천에 시민 분노 그러다 2009년 용산참사 당시 진압 지휘의 총책임자였던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총선 경주에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후보로 출마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김석기 내가 잡겠다”며 경주로 돌아와 출마했다. 권 후보는 “그동안은 이곳이 (통합당은) 작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곳이라고 했지만 최근엔 통합당의 오만한 공천에 시민들도 분노하고 있다”며 달라진 기류를 전했다. 통합당이 컷오프(공천 배제)된 김 후보를 막판 뒤집기로 공천한 것을 두고 한 얘기다. 권 후보는 경주가 안고 있는 문제로 고령화와 도심 공동화를 꼽았다. 권 후보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공기업을 중심으로 채용 시 30% 지역 인재 할당제를 도입하고 상권을 살리기 위해 도심 구석 구석을 걸어서 관광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33년만에 본격 공사 착수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33년만에 본격 공사 착수

    서울~춘천~속초를 잇는 최단거리 고속화철도사업이 본괘도에 올랐다. 강원도는 1987년 대선 공약으로 처음 언급된 이후 33년만에 춘천~속초(93.7㎞)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이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고 2일 밝혔다. 모두 2조 2840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돼 2026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고속화철도는 시속 250㎞의 준고속열차(EMU250)를 투입할 예정으로 서울 용산역~속초까지 빠르면 1시간 20분, 늦어도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의 설계 및 공사 주체인 한국철도시설공단는 지난달 31일 전체 8개 공구 가운데 6개 공구의 기본설계 입찰을 공고했다. 올 6월 공구별로 용역사가 선정되면 1년간의 설계작업에 들어간다. 입찰이 공고됐다는 의미는 행정절차를 사실상 모두 마치고 착공을 위한 첫 작업이 시작됐다는 것을 뜻한다. 최대 난코스인 1공구(춘천역 지하화)와 7공구(미시령터널)는 이번 입찰에서 빠졌다. 이들 구간은 많은 공사비와 기간이 필요한 구간이기 때문에 이르면 다음달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시행하는 턴키방식으로 별도 입찰이 시작 된다. 올 상반기 중에 모든 공구별 설계가 시작되면 남은 행정절차는 내년 실시설계 과정의 환경영향평가만 남게 된다. 춘천역 지하화는 현재 춘천역~의암호~춘천국군병원 인근까지 6.5㎞ 구간 전 구간이 지하로 건설 되고, 미시령구간 터널은 14.13㎞에 이른다. 경유역사(驛舍)는 화천군 간동면과 양구군 양구읍, 인제군 원통지역, 백담사 입구로 정해졌고 최종 종착역은 속초시 옛 동우대 인근으로 정해졌다. 손창환 강원도 건설교통국장은 “수년간의 행정절차를 마치고 설계에 본격 착수하면서 동서고속화철도사업가 본궤도에 올랐다”며 “동서를 가로질러 철길이 완성되면 개발에서 소외됐던 강원 북부권의 발전과 남북 철도시대를 여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교육·종교·정치의 원칙 파괴가 n번방·박사방을 키웠다

    교육·종교·정치의 원칙 파괴가 n번방·박사방을 키웠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지금으로부터 91년 전인 1929년 4월 2일 동아일보에 실린 인도의 시인 타고르의 시 ‘동방의 등불’이다. 조선을 방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가지 못하는 대신 짧은 한 구절 시로 식민지 지배에 신음하던 동병상련의 조선에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우리 국민이라면 초중등 어느 시기엔가 타고르의 시를 접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 시는 인도의 시인이 쓴 대한민국의 국민시라 해도 좋을 법하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타고르의 시에서 적잖이 정신적 위안을 받았을 것이다.물론 타고르의 위안이 현실에 즉시 부합한 것은 아니었다. 타고르의 진심 어린 위로에도 우리는 매우 오랫동안 모진 시대를 살았다. 이 시가 발표된 이후 오히려 식민지 지배는 더욱 광폭해졌고, 식민지 후에 다가온 해방은 분단과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심하게 뒤틀렸으며, 참혹한 전쟁의 끝은 길게 이어진 민간독재와 군사독재의 가시밭길이었다. 이때쯤이면 절망이 찾아들고 스스로 좌절할 법도 했다. 그러나 다행히 결과는 좋았다. 그간의 과정에 대한 판단과 디테일에 대한 평가는 별론으로 더 토론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세계 여러 나라들이 절치부심 얻고자 했던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나라가 됐다. 우리가 우리 입으로 그렇게 말해도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나라들이 그렇게 평가해 주니 고마운 일이다. 1987년 이후의 민주화, 1980년대 3저 호황 이후의 경제발전, 문화와 체육 분야의 한류 열풍과 같은 현상들이 이 평가를 뒷받침한다. 사실이 그렇다. 최근에 또 다른 고무적인 평가가 추가됐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되는 국면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널리 호평을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많은 나라가 우리의 대응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민주적 방식에 질서 있는 대응이 결합된 한국식 모델이 중국의 억압적 모델과 구별되고 이탈리아 등의 무질서한 대응과도 질적으로 다르다고 봤기 때문이다. 학문적으로 표현하면 민주주의와 효율성이 잘 결합됐다는 뜻이니 극찬에 해당한다. 갑자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많은 국민이 고통을 겪었지만 잘 통제돼 다행이다. 정부와 국민이 협력하고 의료계가 무한헌신한 덕분인데 나라의 품격을 높이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한국에는 피겨 여왕 김연아가 있고 비틀스에 버금가는 BTS가 있는데 코로나 대응에도 탁월한 역량을 보여 일약 ‘코로나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니 어찌 자랑스럽지 않겠는가. 이 정도에서 중단하고 글을 마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빛보다 깊은 어둠을 보았다. 코로나19 와중에 터진 ‘박사방 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정신적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악마를 보았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언론에서 박사방,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등으로 보도되던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됐다. 성을 상품화하는 정도를 넘어서 성을 착취하고 여성을 노예화하는 지옥도가 백주대낮에 버젓이 이루어진 것이다. 인간의 탈을 쓴 악마가 따로 없다. 주모자들의 나이는 젊은 편이다. 대학생도 있고 젊은 공무원도 있다. 박사, 와치맨, 갓갓, 켈리 등 괴상한 익명을 사용하는 주모자들 중에서 박사로 불리던 조주빈의 신상이 국민에게 공개됐다. 대학을 졸업했고 학보사 기자를 지낸 평범한 청년인 데다 봉사활동도 많이 했다고 한다. 조주빈을 보면서 한나 아렌트가 독일의 유대인 학살 문제를 다루면서 아이히만을 빗대 정식화한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이 다시 떠오른다. 악은 평범하게 다가오지만 그 속에 악마가 숨어 있다. 주모자들에 대한 일벌백계는 당연한 일이다. 단순 합계가 26만명에 달한다는 공범자들에 대한 신상공개와 처벌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지나가다가 봤다거나 우연히 봤다는 말로 이 상황을 비켜 가기는 어렵게 됐다. 어느 누구도 조주빈을 포함한 텔레그램방의 주범과 공범들을 비호하거나 용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자. 이렇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박사와 갓갓만 처벌하면 되나. 그렇지 않다. 코로나가 번성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수많은 박사와 갓갓을 양산했다. 12년을 끌었던 김학의 사건이 용두사미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다. 국민들은 진실을 보았는데 검찰과 법원은 외면했다. 장자연 사건도 10년을 넘겼지만 영구미제가 됐다. 그 사이에 수많은 미투 사건이 줄을 잇는 가운데 서울 강남의 나이트클럽에서 마약과 성범죄 등 온갖 저급한 범죄가 망라된 버닝썬게이트가 터졌다. 결국 박사방이란 김학의, 장자연, 미투, 버닝썬 등 너무나 성(性)스러운 대한민국의 오프라인 진면목이 정보기술(IT) 강국 대한민국의 온라인망 속에 그대로 구현된 것이다. 우리 공동체가 성(性)스럽기만 한 것이 아니다.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 우리가 동족상잔의 분단국가라는 사실과 지역주의로 분열돼 있다는 사실을 외면할 수 있을까. 아직도 노사관계가 원만하지 않고 경제구조가 뒤틀려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을까. 이뿐만이 아니다. 신천지, 구원파, 영생교 등 유사종교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대형교회의 세습 문제도 여전하다. 구원의 빛이어야 할 종교가 사회의 짐이 돼 버린 형국이다. 만연된 사학비리가 해결되지 않는 것도 우리 교육의 한계다. 교육은 사회를 정화하는 맑은 물의 마지막 원천인데 교육기관 자체가 비리로 혼탁해서 교육과 장사가 구별되지 않는 상황에서 누가 누구를 정화한단 말인가. 그리하여 신동엽 시인이 “껍데기는 가라!”고 외친 후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껍데기와 가짜가 판을 쳤다. 군인은 쿠데타를 하고 정치가는 변절하고 기업가는 부패하고 공무원은 부화뇌동했다. 철학은 교과서에만 있고 원칙은 마음속에만 존재하고 정의는 법학개론 서문에 너무 작은 글씨로 감추듯 씌어 있었다. 우리의 성공이 얼치기 성공을 담고 있다는 말이다. 최근 선거국면에서 양대 정당이 보여 준 낯 뜨거운 비례위성정당 경쟁 놀음 역시 껍데기의 증거일 뿐이다. 그렇다고 자랑스러운 성공의 역사를 부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희생과 헌신으로 쟁취한 민주화의 성과는 길이 기억될 것이고 코로나 국면에서 정부와 국민이 보여 준 단결과 헌신 역시 높게 평가받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성공이 부분적인 성공이고 불완전한 성공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됐다. 몸은 성장했지만 영혼이 채워지지 않은 미성숙한 상태가 성공의 실상이다. 그 미성숙함은 양적인 부족함이 아니라 질적인 결핍이자 불균형이다.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이나 올림픽 금메달로는 메울 수 없는 철학의 부재, 원칙의 파괴, 가치의 전도가 문제이고 여기서 온갖 사회문제들이 비롯되며 그 연장선상에서 박사방이라는 참혹한 일탈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아주 평온한 가운데 시작됐다. 지능을 가진 사람에게 인간과 자연, 사회에 대한 가치판단이 결여되면 금수와 구별되지 않고 금수보다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시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민주화를 성취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른 75년 분단국가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기업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교육과 종교와 정치에서 기본을 상실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종교에서 신성을 발견하고 교육에서 휴머니즘을 앙양하고 정치에서 창조적 타협과 공존의 미학을 체득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가치는 민주와 정의, 평화와 통일이며 동시에 이해와 배려, 협동과 공존의 작고 소중한 가치로 보완되는 것들이다. 이것 없이는 n개의 박사방이 n²개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상지대 총장
  • 美 트리플 상승… 바닥 탈출? 변동 확대?

    美 트리플 상승… 바닥 탈출? 변동 확대?

    다우지수 11% 폭등, 유가·금값도 올라 “확진자 정점 때 최저… 아직 위험” 우세미국 증시가 24일(현지시간) 최대 2조 달러(약 25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 합의에 임박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역대급 폭등세를 기록했고 금과 원유 가격도 상승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시장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나왔지만, 아직은 시장 변동성이 커졌을 뿐이라는 경고가 힘을 받는 분위기였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2112.98포인트(11.37%) 치솟은 2만 704.9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11% 이상 오른 것은 1933년 이후 87년 만이고 다우지수 120년 역사상 역대 5번째 상승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11년여 만에 최대 상승폭인 9.38% 폭등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8.12%나 상승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토픽스지수는 각각 8.04%, 6.87%가 급등했고 홍콩 항셍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도 각각 3% 이상 올랐다. 이런 가운데 국제유가와 국제금값도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8%(0.65달러) 상승했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값은 11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인 온스당 6.0%(93.20달러)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전날 ‘무제한 양적 완화’라는 특단의 카드를 내놓았고 각국 정부 및 중앙은행의 후속 대책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소위 ‘슈퍼 경기부양법안’에 곧 합의할 것이라는 소식에 상승폭이 커졌다.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이 발표한 성명에서 ‘필요한 무엇이든 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부활절 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 경제 운영을 정상화하길 바란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이 서서히 현실화하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이 바닥을 쳤다기보다 주가 급등은 극심한 시장 변동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조너선 골럽 수석전략가는 CNBC 방송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 수가 정점일 때 시장은 바닥을 친다”고 경고했고, 존 브릭스 냇웨스트 전략대표도 “아직은 바닥을 쳤다고 하기에는 위험하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글로벌 증시 극심한 변동성…다우 87년 만의 최대 상승

    글로벌 증시 극심한 변동성…다우 87년 만의 최대 상승

    美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급반등’ 성공 미국 뉴욕증시가 이번엔 폭등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천문학적인 규모의 경기부양책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면서 급반등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면서 실물경제 타격이 서서히 현실화하는 흐름을 감안하면 ‘바닥을 쳤다’는 해석보다는 오히려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을 반영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112.98포인트(11.37%) 상승한 20704.91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11% 이상 치솟은 것은 1933년 이후 처음이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CNBC 방송은 “다우지수가 87년 만에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는 다우지수 120년 역사상 역대 5번째로 큰 상승 폭이다. 다우지수는 1920~30년대 대공황 당시 ‘역대급’ 급등락을 되풀이했고, 1933년 3월 15일에는 15% 이상 치솟으면서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뉴욕 증시 전반을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09.93포인트(9.38%) 오른 2447.33에 마감했다. 지난 13일 상승률(9.29%)을 소폭 웃돌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로 11년여 만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57.18포인트(8.12%) 오른 7417.86에 장을 마쳤다. 유럽증시도 기록적인 상승폭을 나타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9.35% 오른 5460.75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1.49% 오른 9745.25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8.39% 오른 4242.70으로 장을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600 지수는 8.4% 치솟으면서 2008년 이후로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트럼프 대통령도 ‘이른 정상화’ 강조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호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온 것이 급반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 상원은 최대 2조 달러(약 25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을 조만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무제한 양적완화’를 비롯한 각종 유동성 지원책을 쏟아낸 상황에서 행정부의 재정지출에도 청신호가 커지면서 비로소 투자자들이 반응했다는 것이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전화 회의를 통해 과감한 대응을 약속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G7은 공동성명에서 “일자리와 기업,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고 경제 성장과 심리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이른 정상화’를 강조하면서 힘을 보탰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부활절(4월 12일)까지는 이 나라가 다시 시작하도록 열고 싶다”고 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종인 “천하를 손에 넣은 듯 행동…文, 편하게 임기 못 마칠 듯” 독설

    김종인 “천하를 손에 넣은 듯 행동…文, 편하게 임기 못 마칠 듯” 독설

    “대통령되면 승자독식 정치구조, 안 바꾸면 ‘박근혜 비극’ 되풀이될 것”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일 문재인 정부에 대해 “마치 천하를 손에 넣은 것처럼 판단하고 행동하고 있다”면서 “이 순간 재임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도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편안하게 임기를 마칠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2016년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로 있을 당시 ‘삼고초려’로 등판해 민주당의 총선 승리에 기여했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발간한 회고록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서 “지금 정부는 19대 대선결과를 완전히 잘못 읽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이 4파전으로 치러진 1987년 대선을 제외하고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적은 41% 득표율로 당선된 점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선거결과에 너무 도취하거나 반대로 결과를 무시하면 그런 정치는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군가 대통령이 되면 그 세력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의 정치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박근혜의 비극은 되풀이되고 또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文, 비례대표 2번 먼저 제안하고선 ‘셀프공천’ 논란에 ‘나 몰라라’ 입 닫아” 김종인,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 맡아달라’ 황교안 제안 거절 김 전 대표는 “문재인은 수줍은 사람이었다”면서 문 대통령이 2016년 총선 전 집으로 세 번 찾아와 당을 맡아 달라고 설득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밤중에 연달아 세 번이나 찾아왔는데 혼자 오는 법이 없었다”면서 “배석자가 주로 이야기하고 문재인은 거의 말을 하지 않다가 ‘도와주십시오’라는 말만 거듭했다”고 전했다. 당시 자신의 비례대표 2번 배정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비례대표를 먼저 제안하고서도 이후 ‘셀프 공천’ 논란이 발생하자 “전후 사정을 설명하지 않고 나 몰라라 입을 닫은 채 은근히 그 사태를 즐기는 태도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로부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 제안을 받았으나 “일사불란한 리더십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를 이끌 수는 없다”며 거절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투자금융지주 김남구 부회장, 회장으로 선임

    한국투자금융지주 김남구 부회장, 회장으로 선임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에 이어 이사회를 열고 김남구(사진·57) 대표이사 부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 회장은 1987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원산업 근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91년 일본 게이오대 경영학 석사를 취득하고 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에 입사해 30년간 금융업계에 종사했다. 김 신임 회장은 동원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 동원증권 대표이사 사장,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2011년부터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했다. 김 신임 회장은 국내 유일 증권 중심 금융지주회사의 최고경영자로서 글로벌 신사업 확대, 인재 경영, 디지털 혁신, 사회적 가치 실현에 더욱 중점을 두면서 현재의 글로벌 금융난국을 헤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美 ‘1조 달러’ 통 큰 부양책 “1인당 1000달러씩 준다”…증시 급등

    美 ‘1조 달러’ 통 큰 부양책 “1인당 1000달러씩 준다”…증시 급등

    트럼프, 브리핑서 여러차례 “크게 가겠다” 강조므누신 재무장관 “1조 달러, 테이블에 올려놨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충격 완화를 위해 1조 달러(한화 1240조원) 규모의 대형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사재기’ 등으로 드러난 미국인들의 공포심리를 완화하고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극복을 위해 현금 1000달러 이상을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사상 최악의 하루를 보냈던 뉴욕 증시도 17일(현지시간) 급반등으로 화답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오후 의회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부양책을 설명한 뒤 취재진과 만나 “큰 숫자다. 경제에 1조 달러를 투입할 제안을 테이블에 올려놨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부양책 규모가 8500억 달러에서 1조 2000억 달러로 늘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상공인 대출에 3000억 달러, 안정자금에 2000억 달러, 현금지급에 2500억 달러가 각각 배정돼 있으며 납세기한 연장에 따른 비용까지 하면 1조 2000억 달러에 이른다는 것이다. 가장 주목되는 건 현금지급 방안이다. 얼마로 할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1000달러 이상을 선호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오전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도 “미국인들은 지금 현금을 필요로 하고 대통령도 지금 현금을 주고 싶어한다. 내 말은 지금, 2주 내에 말이다”라고 언급, 현금 지급 계획을 밝혔다. 그는 부유층은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대상을 정하는 데 있어 소득 기준이 있을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TF 브리핑에서 여러 차례 “크게 가겠다”고 반복했다. 자신이 추진해온 급여세 감면에 대해서는 여러 달이 걸리는 문제라면서 “그보다 훨씬 더 빠른 것을 하고 싶다”고 언급, 현금 지급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의회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행정부와 지원법안 마련에 협력하고 나서 민주당과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또다른 법안을 마련해 통과시킬 때까지 (워싱턴DC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은 지난 14일 하원을 통과한 코로나19 대응 법안을 별도로 표결할 예정이며 부양책과 합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하원을 통과한 지원법은 1000억 달러 규모로 유급병가 보장과 무료검사 시행이 핵심인데 이 정도로는 코로나19 피해 회복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난 6일엔 83억 달러 규모의 긴급예산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바 있다. 뉴욕증시는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긴 부진의 터널을 넘어 급반등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48.86포인트(5.20%) 급등한 2만 1237.38에 거래를 마쳤다. 반등폭은 1000포인트를 웃돌았지만, 무려 3000포인트에 달했던 전날의 낙폭을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43.06포인트(6.00%) 오른 2,529.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30.19포인트(6.23%) 상승한 7,334.78에 각각 마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트럼프도 “성인들에 1000달러씩 현금으로” 뉴욕 증시 5~6% 반등

    트럼프도 “성인들에 1000달러씩 현금으로” 뉴욕 증시 5~6% 반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코로나19로 시름을 겪는 미국의 성인 한 명당 1000달러씩 현금으로 나눠주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개최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언론 브리핑에 참석, 경기부양책과 관련해 여러 차례 “우리는 크게 가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현금보조를 포함한 ‘통큰’ 경기부양책을 약속했다. “(국민이) 가능한 한 빨리 돈을 받을 수 있도록 무엇인가를 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1000 달러 액수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여세도 한 방법이지만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며 “우리는 훨씬 더 빠른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당초 급여세 면제를 추진했지만 의회 반대에다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현금보조로 돌아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우린 ‘우리가 이겼다’고 말하며 여기에 설 것이다.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미국인들은 지금 현금이 필요하고, 대통령은 현금을 지급하길 원한다”며 “앞으로 2주 이내에 수표를 제공할 방법을 들여다보고 있다. 미국 노동자를 위해 업무 중단 급여와 같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성인 한 명당 1000 달러의 현금보조 가능성을 거론한 보도를 의식한 듯 “언론에 보도된 것보다 조금 더 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부자들은 수혜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므누신 장관은 또 개인 100만 달러, 법인 1000만 달러까지 모두 3000억 달러에 이르는 세금 납부를 90일간 유예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시장 상황과 관련해 “모든 사람이 열려 있길 희망한다”며 주식시장이 개장된 상태로 있을 것이라고 한 뒤 “사람들이 필요로 한다면 (개장) 시간을 단축할 시점에 이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직접 타격을 받은 항공 및 호텔 업계에 지원 의사도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는 세부안을 제시할 전체 패키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던 뉴욕증시는 하루 만에 급반등했다. 다만 증시의 자체적인 반등 동력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연방정부와 중앙은행이 잇따라 조치를 쏟아내면서 힘겹게 주가지수를 끌어올렸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48.86포인트(5.20%) 급등한 2만 1237.38에 거래를 마쳤다. 반등 폭은 1000포인트를 웃돌았지만 무려 3000포인트에 이르렀던 전날의 낙폭을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43.06포인트(6.00%) 오른 2529.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30.19포인트(6.23%) 상승한 7334.78에 각각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 초반 기술적인 반등에 실패했으나 재정·통화 당국이 개입해 반전시켰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업어음(CP) 시장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CP매입기구(CPFF)를 설치하겠다고 밝혀 기업 지원 의지를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 관련 “우리는 크게 가겠다” 발언, 므누신 장관의 현금 살포, 경기부양책 규모가 8500억~1조 2000억 달러에 이른다는 보도의 영향도 있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지독한 감염병에 빛을 잃은 무대…건강한 공연시장 만드는 게 사명”

    “지독한 감염병에 빛을 잃은 무대…건강한 공연시장 만드는 게 사명”

    중국 우한 지방에서 시작해 한국을 넘어, 세계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는 사회 모든 영역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관객이 성립과 생존의 필수 요소인 공연계는 말할 것도 없다. 장르를 불문하고 관객은 이미 공연장 발길을 끊었고, 공연 창작진도 정부가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동참을 권장하고 있는 상황 속에 오랜 시간과 많은 돈을 투자한 작품들을 일찌감치 접는 분위기다. 이미 수억원의 돈을 쓰고도 무대에 올리지도 못하는 작품도 속출하고 있다. 모두에게 잔인하고 힘든 시기이지만, 한국 무대 공연계의 맏형 격인 신시컴퍼니에는 특히 야속한 2020년의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박명성(57)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에게 조심스럽게 만남을 청했다.●낡고 오래된 빨간 벽돌 건물, 그곳에서 꽃핀 명작들 ‘가장 낮은 곳에서 먼 꿈을 꾸는 사람.’ 서울 서초구 신시컴퍼니 건물 회의실 벽에 걸린 박 대표의 좌우명이다.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제작사에다 서초구에 있다고 해서 통유리가 번쩍이는 으리으리한 건물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구룡산과 맞닿은, 다소 휑하거나 조용한 동네 원룸촌 사이를 걷다 보면 낡고 오래된 빨간 벽돌 건물이 나온다. 뮤지컬 ‘시카고’, ‘맘마미아!’, ‘아이다’ 등을 한국 무대에 올리며 지금의 한국 뮤지컬 시장을 만든 신시컴퍼니 사옥이다. 단출한 회의실을 잠깐 둘러보고 곧 박 대표의 방에서 그를 만났다. “아이고 요즘 같은 분위기에 제가 인터뷰를 해도 될는지 모르겠네요. 나만 힘든 것도 아니니까, 힘들다고 할 수도 없고….” 지난 13일 만난 박 대표의 첫인사에는 신시를 비롯한 공연계 전반의 암울한 분위기가 녹아 있었다. “요즘 뭐 공연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고, 오늘은 손숙 선생님 만나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수다 떨다 급히 오는 길입니다.” 애써 너스레를 떨며 밝은 표정으로 말했지만, 그를 비롯한 요즘 공연 기획·제작사 대표들은 비상대책회의의 반복에 갇혀 지낸다. 배우 손숙 역시 원래 일정대로라면 박 대표와 수다 떨 시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 준비를 하고 있어야 했다. 손숙은 박 대표가 제작한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 출연 중이었지만, 작품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29일 한 달가량 앞당겨 폐막했다. 높은 작품성에 연극계의 역사와도 같은 손숙·신구 주연이었지만 지독한 감염병에 빛을 잃었다.신시와 박 대표에게 알토란 같은 뮤지컬 한 작품도 허망하게 관객과 이별했다. 박 대표는 2004년 위암 투병 사실을 주변에 숨기고 오직 브로드웨이 명작 국내 초연에만 집중했다. 당시 제작비만 148억원에 국내 최장기 8개월 공연을 목표로 2005년 한국 무대에 올렸다. 그렇게 선보인 작품이 지금의 신시를 있게 한 ‘아이다’다. 초연 이후 매 시즌 공연마다 전회차 매진에 가까운 흥행을 이어 온 ‘아이다’는 올해 공연으로 전 세계에서 완전히 막을 내린다. 판권을 가진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의 결정이었다. 신시는 세계 종영을 앞두고 국내 첫 지방공연도 계획했다.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부산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됐고, 이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공연이 됐다. 박 대표에게 공연 무산에 따른 피해 규모를 묻자 “아직 계산해 보지도 않았다. 지금은 계산기 두드리는 것보다는 모두가 조금씩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면서도 “다만 ‘아이다’는 이번이 세계 마지막 공연이었고, 부산·경남의 관객들도 정말 많이 기다린 작품인데 공유하지 못해 너무나 아쉽다”고 했다.●해남 깡촌 소년의 인생을 뒤흔든 연극 한 편 박 대표는 1963년 땅끝 전남 해남에서도 외지인 우수영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평생 흙에서 가정을 일군 부모는 자식들만큼은 손에 쟁기 대신 펜을 쥐여 주고자 모두 10대 중반의 나이에 도시 광주로 유학 보냈다. 형과 누나, 동생들은 모두 집안의 기대에 착실히 따랐다. 하지만 고교생 박명성은 도무지 공부에 취미가 없었다. 그나마 문학 수업은 즐거웠고, 영화와 연극을 공부하는 선생님에게 이끌리며 문학 감수성을 키워 나갔다. 고교시절 친구들과 남도문화예술관에서 본 연극 한 편은 큰 충격과 함께 박명성의 인생을 결정지었다. 박 대표가 “내 연극 정신의 고향”이라고 표현하는 차범석 작가의 ‘산불’이었다. 한국전쟁 후 국가 재건이 진행되고 ‘반공’이 시대정신이던 시절, 전쟁으로 여자들만 남겨진 마을에 숨어든 ‘빨치산’과 마을의 두 여자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해남 깡촌 출신 소년에게 연극배우라는 꿈을 심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자식 교육에 열성적이었던 부모님에게 도시 유학까지 보낸 아들이 ‘딴따라’가 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고교 3학년 때 꿈과 무관한 상과대에 지원했으나 떨어졌고, 재수생 시절에는 비가 퍼붓던 날 비포장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언덕 아래로 구르는 사고를 당해 또 대학에 떨어졌다. 삼수 도전이 싫었던 그는 무작정 서울 친구 집으로 상경해 한 극단의 연구 단원(연습생)으로 연극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가 스무 살이 되던 해였다.배우 생활은 길지 않았다. 단역으로 몇 번 무대에 올랐지만, 연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연극판은 떠나기 싫었다. 극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극단 사람들과 너무 정이 들었고, 연극 외엔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그래서 연기 대신 연출로 전향했다. 오갈 곳 없던 시절 극단에서 함께 생활한 선배 김갑수의 소개로 당대 연극판을 이끌던 김상열 연출의 조연출 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김 연출의 어깨너머로 12년 연극과 연출을 배웠다. 지금의 신시컴퍼니는 1987년 김 연출이 대학로에서 창단한 극단 ‘신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신시(神市)는 삼국유사 속 제천의식을 열던 신성한 공간으로, 1983년 창작 뮤지컬 ‘님의 침묵’으로 인연을 맺은 구룡사 주지 정 우 스님이 김 연출과 함께 극단 이름을 지었다. “만해 한용운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라 스님께서 매일 공연장을 찾으셨죠. 모두 가난하고 어려울 때였는데 스님께서 항상 분장실에 먹을 것을 주시고, 본인은 안 드시지만 극단 식구들 삼겹살 사 먹으라고 돈도 주시고…. 구룡사에 극단을 위한 공간까지 마련해 주셨는데 그곳에서 활동하다 2012년 지금 이곳에 새 터전을 열었죠.” 1999년 김상열 초대 대표에 이어 극단 신시를 물려받은 박 대표는 뮤지컬 전문 제작사를 표방하며 극단 신시를 ‘신시뮤지컬컴퍼니’로 전환했다. 시장 가능성을 연극이 아닌 뮤지컬에서 봤고, 연극 지원과 창작을 위해서라도 우선 뮤지컬 시장을 키우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무엇보다 당시 무대예술 창작자로서, 30~40년 지난 브로드웨이 작품을 무단으로 베껴 와 조악한 수준으로 무대에 올리던 한국 뮤지컬계 관행이 싫었다. 박 대표는 “1990년대 우리나라 뮤지컬은 ‘점방’ 수준이었다”면서 “라이선스 개념도 없이 철 지난 대본과 악보 일부만 구해서 연극배우가 녹음한 테이프에 립싱크하는 게 다반사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래서 저는 브로드웨이에 저작권료를 내고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작품을 한국 무대에 올리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대표를 바라보는 미국 공연 관계자들의 시선은 따가웠다. 이미 한국 뮤지컬계의 ‘도둑 공연’으로 불신이 팽배해 있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브로드웨이의 문전박대에도 반복해 찾아가고 설득했고, 어렵게 그들의 마음을 얻었다. 그렇게 한국 무대에 처음 오른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이 ‘더 라이프’다. 국내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연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가 관객으로 가득 찼다. ‘더 라이프’를 시작으로 박 대표와 신시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렌트’, ‘시카고’, ‘아이다’, ‘맘마미아!’, ‘마틸다’, ‘빌리 엘리어트’ 등 명작 계약을 연이어 따내며 한국 뮤지컬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었다. 물론 일부 실험적인 작품들의 흥행 참패로 빚더미에 앉기도 했지만, 흥행이 보증된 인기 뮤지컬로 다시 만회하면서 그 수익을 다시 연극과 뮤지컬 창작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 “제 이름 뒤에 대표니 프로듀서니 하는 말들이 붙지만 저는 그저 ‘연극쟁이’일 뿐입니다. 관객들이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건강한 공연 시장을 만드는 게 저와 신시의 사명이죠. 그리고 앞으로의 10년은 아마 후배들에게 배턴을 넘겨주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 사람이 사는 법] 가장 낮은 곳에서 먼 꿈을 꾸는 사람…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

    [이 사람이 사는 법] 가장 낮은 곳에서 먼 꿈을 꾸는 사람…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

    중국 우한 지방에서 시작해 한국을 넘어, 세계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는 사회 모든 영역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관객이 성립과 생존의 필수 요소인 공연계는 말할 것도 없다. 장르를 불문하고 관객은 이미 공연장 발길을 끊었고, 공연 창작진도 정부가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동참을 권장하고 있는 상황 속에 오랜 시간과 많은 돈을 투자한 작품들을 일찌감치 접는 분위기다. 이미 수억원의 돈을 쓰고도 무대에 올리지도 못하는 작품도 속출하고 있다. 모두에게 잔인하고 힘든 시기이지만, 한국 무대 공연계의 맏형 격인 신시컴퍼니에는 특히 야속한 2020년의 겨울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박명성(57) 신시컴퍼니 대표 프로듀서에게 조심스럽게 만남을 청했다.세계 마지막 작품의 첫 지방공연 불발과 명작의 조기폐막 ‘가장 낮은 곳에서 먼 꿈을 꾸는 사람.’ 서울 서초구 신시컴퍼니 건물 회의실 벽에 걸린 박 대표의 좌우명이다.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제작사에다 서초구에 있다고 해서 통유리가 번쩍이는 으리으리한 건물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구룡산과 맞닿은, 다소 휑하거나 조용한 동네 원룸촌 사이를 걷다 보면 낡고 오래된 빨간 벽돌 건물이 나온다. 뮤지컬 ‘시카고’, ‘맘마미아!’, ‘아이다’ 등을 한국 무대에 올리며 지금의 한국 뮤지컬 시장을 만든 신시컴퍼니 사옥이다. 단출한 회의실을 잠깐 둘러보고 곧 박 대표의 방에서 그를 만났다.“아이고 요즘 같은 분위기에 제가 인터뷰를 해도 될는지 모르겠네요. 나만 힘든 것도 아니니까, 힘들다고 할 수도 없고….” 지난 13일 만난 박 대표의 첫인사에는 신시를 비롯한 공연계 전반의 암울한 분위기가 녹아 있었다. “요즘 뭐 공연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고, 오늘은 손숙 선생님 만나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수다 떨다 급히 오는 길입니다.” 애써 너스레를 떨며 밝은 표정으로 말했지만, 그를 비롯한 요즘 공연 기획·제작사 대표들은 비상대책회의의 반복에 갇혀 지낸다. 배우 손숙 역시 원래 일정대로라면 박 대표와 수다 떨 시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 준비를 하고 있어야 했다. 손숙은 박 대표가 제작한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 출연 중이었지만, 작품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29일 한 달가량 앞당겨 폐막했다. 높은 작품성에 연극계의 역사와도 같은 손숙·신구 주연이었지만 지독한 감염병에 빛을 잃었다. 신시와 박 대표에게 알토란 같은 뮤지컬 한 작품도 허망하게 관객과 이별했다. 박 대표는 2004년 위암 투병 사실을 주변에 숨기고 오직 브로드웨이 명작 국내 초연에만 집중했다. 당시 제작비만 148억원에 국내 최장기 8개월 공연을 목표로 2005년 한국 무대에 올렸다. 그렇게 선보인 작품이 지금의 신시를 있게 한 ‘아이다’다.초연 이후 매 시즌 공연마다 전회차 매진에 가까운 흥행을 이어 온 ‘아이다’는 올해 공연으로 전 세계에서 완전히 막을 내린다. 판권을 가진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의 결정이었다. 신시는 세계 종영을 앞두고 국내 첫 지방공연도 계획했다.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부산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소됐고, 이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공연이 됐다. 박 대표에게 공연 무산에 따른 피해 규모를 묻자 “아직 계산해 보지도 않았다. 지금은 계산기 두드리는 것보다는 모두가 조금씩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면서도 “다만 ‘아이다’는 이번이 세계 마지막 공연이었고, 부산·경남의 관객들도 정말 많이 기다린 작품인데 공유하지 못해 너무나 아쉽다”고 했다. 해남 깡촌 소년의 인생을 흔든 연극 한 편 박 대표는 1963년 땅끝 전남 해남에서도 외지인 우수영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평생 흙에서 가정을 일군 부모는 자식들만큼은 손에 쟁기 대신 펜을 쥐여 주고자 모두 10대 중반의 나이에 도시 광주로 유학 보냈다. 형과 누나, 동생들은 모두 집안의 기대에 착실히 따랐다. 하지만 고교생 박명성은 도무지 공부에 취미가 없었다. 그나마 문학 수업은 즐거웠고, 영화와 연극을 공부하는 선생님에게 이끌리며 문학 감수성을 키워 나갔다. 고교 시절 친구들과 남도문화예술관에서 본 연극 한 편은 큰 충격과 함께 박명성의 인생을 결정지었다. 박 대표가 “내 연극 정신의 고향”이라고 표현하는 차범석 작가의 ‘산불’이었다. 한국전쟁 후 국가 재건이 진행되고 ‘반공’이 시대정신이던 시절, 전쟁으로 여자들만 남겨진 마을에 숨어든 ‘빨치산’과 마을의 두 여자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해남 깡촌 출신 소년에게 연극배우라는 꿈을 심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자식 교육에 열성적이었던 부모님에게 도시 유학까지 보낸 아들이 ‘딴따라’가 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고교 3학년 때 꿈과 무관한 상과대에 지원했으나 떨어졌고, 재수생 시절에는 비가 퍼붓던 날 비포장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언덕 아래로 구르는 사고를 당해 또 대학에 떨어졌다. 삼수 도전이 싫었던 그는 무작정 서울 친구 집으로 상경해 한 극단의 연구 단원(연습생)으로 연극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가 스무 살이 되던 해였다. 배우 꿈 접고 제작자로…판을 바꾸다 배우 생활은 길지 않았다. 단역으로 몇 번 무대에 올랐지만, 연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연극판은 떠나기 싫었다. 극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극단 사람들과 너무 정이 들었고, 연극 외엔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그래서 연기 대신 연출로 전향했다. 오갈 곳 없던 시절 극단에서 함께 생활한 선배 김갑수의 소개로 당대 연극판을 이끌던 김상열 연출의 조연출 생활을 시작했다. 그렇게 김 연출의 어깨너머로 12년 연극과 연출을 배웠다. 지금의 신시컴퍼니는 1987년 김 연출이 대학로에서 창단한 극단 ‘신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신시(神市)는 삼국유사 속 제천의식을 열던 신성한 공간으로, 1983년 창작 뮤지컬 ‘님의 침묵’으로 인연을 맺은 구룡사 주지 정우 스님이 김 연출과 함께 극단 이름을 지었다. “만해 한용운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라 스님께서 매일 공연장을 찾으셨죠. 모두 가난하고 어려울 때였는데 스님께서 항상 분장실에 먹을 것을 주시고, 본인은 안 드시지만 극단 식구들 삼겹살 사 먹으라고 돈도 주시고… 구룡사에 극단을 위한 공간까지 마련해주셨는데 그곳에서 활동하다 2012년 지금 이곳에 새 터전을 열었죠.” 1999년 김상열 초대 대표에 이어 극단 신시를 물려받은 박 대표는 뮤지컬 전문 제작사를 표방하며 극단 신시를 ‘신시뮤지컬컴퍼니’로 전환했다. 시장 가능성을 연극이 아닌 뮤지컬에서 봤고, 연극 지원과 창작을 위해서라도 우선 뮤지컬 시장을 키우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무엇보다 당시 무대예술 창작자로서, 30~40년 지난 브로드웨이 작품을 무단으로 베껴 와 조악한 수준으로 무대에 올리던 한국 뮤지컬계 관행이 싫었다. 박 대표는 “1990년대 우리나라 뮤지컬은 ‘점빵’ 수준이었다”면서 “라이선스 개념도 없이 철 지난 대본과 악보 일부만 구해서 연극배우가 녹음한 테이프에 립싱크하는 게 다반사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래서 저는 브로드웨이에 저작권료를 내고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작품을 한국 무대에 올리겠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대표를 바라보는 미국 공연 관계자들의 시선은 따가웠다. 이미 한국 뮤지컬계의 ‘도둑 공연’으로 불신이 팽배해 있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브로드웨이의 문전박대에도 반복해 찾아가고 설득했고, 어렵게 그들의 마음을 얻었다. 그렇게 한국 무대에 처음 오른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이 ‘더 라이프’다.국내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연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가 관객으로 가득 찼다. ‘더 라이프’를 시작으로 박 대표와 신시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렌트’, ‘시카고’, ‘아이다’, ‘맘마미아!’, ‘마틸다’, ‘빌리 엘리어트’ 등 명작 계약을 연이어 따내며 한국 뮤지컬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었다. 물론 일부 실험적인 작품들의 흥행 참패로 빚더미에 앉기도 했지만, 흥행이 보증된 인기 뮤지컬로 다시 만회하면서 그 수익을 다시 연극과 뮤지컬 창작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 “제 이름 뒤에 대표니 프로듀서니 하는 말들이 붙지만 저는 그저 ‘연극쟁이’일 뿐입니다. 관객들이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건강한 공연 시장을 만드는 게 저와 신시의 사명이죠. 그리고 앞으로의 10년은 아마 후배들에게 배턴을 넘겨주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코스피 ‘날개 없는 추락’…거래 시간 단축 ‘극약처방’ 나오나

    코스피 ‘날개 없는 추락’…거래 시간 단축 ‘극약처방’ 나오나

    코스피 또 4% 폭락한 1640으로 출발 한국은행의 긴급 금리 인하 이후에도 코로나19 공포로 인한 코스피의 ‘날개 없는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 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오전 9시 1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8.06포인트(3.39%) 떨어진 1656.80을 가리켰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4.02포인트(4.32%) 하락한 1640.84로 출발해 장중 한때는 1637.88까지 추락하는 등 급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뉴욕 증시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면서 다우 지수가 12.93%나 폭락,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현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외국인이 344억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개인과 기관이 각각 138억원, 165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73포인트(2.52%) 내린 491.78을 나타냈다. 지수는 16.49포인트(3.27%) 하락한 488.02로 출발한 뒤 현재 490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139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1215억원, 기관은 208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9시 2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3원 오른 달러당 1238.3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5.0원 오른 1231.0원에서 출발한 뒤 급격히 상승 폭을 키웠다. 환율은 장 초반 124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기준으로 환율이 1240원대까지 오른 것은 2016년 2월 29일(1245.3원)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최악 땐 거래시간·가격제한폭 단축 전망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도 증시 폭락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우선 증시안정 펀드와 비과세 장기주식 펀드 조성이 거론되지만, 최악의 경우 증시 개장 시간과 주가 등락 폭을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증시 폭락 사태가 멈추지 않으면 오전 9시~오후 3시 30분인 주식시장 운영 시간을 단축하고 주가 하루 등락 폭을 기존의 ±30%에서 축소하는 방안이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증시 안정을 위한 최후 수단이다. 금융위원회는 16일부터 6개월 동안 공매도가 금지됐음에도 국내외 주가 폭락 사태가 이어지자 이날도 내부 대책회의를 열어 증시 안정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증시안정 펀드와 비과세 장기주식 펀드 등이 우선 대상으로 거론된다. 금융위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증시안정 펀드 카드를 꺼냈다. 금융위는 2008년 10월 1일부터 그 다음 해 5월 31일까지 전 상장종목의 공매도를 금지했을 때도 주가 폭락을 막지 못하자 5150억원 규모의 증시안정 펀드를 조성했다. 증시안정 펀드는 증권 유관기관들이 자금을 출연해 펀드를 만들고 이를 통해 증시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다. 아울러 2008년 10월 장기주식형펀드에 3년 이상 가입한 투자자에게 연간 납입액 1200만원까지 소득공제와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방안도 실행됐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뉴욕증시 또 11~12% ‘팬데믹 폭락’ 트럼프의 이 발언 때문

    뉴욕증시 또 11~12% ‘팬데믹 폭락’ 트럼프의 이 발언 때문

    글로벌 유동성 공조에도 미국 뉴욕증시가 16일(현지시간) 대폭락했다. 지난 12일 낙폭보다 오히려 더 컸다. 30개 초대형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997.10포인트(12.93%) 하락한 2만 188.5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324.89포인트(11.98%) 내린 2386.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70.28포인트(12.32%) 떨어진 6904.59에 각각 마감했다. 3대 지수의 낙폭은 120년 뉴욕증시 역사에 가장 충격적인 사건인 1987년 ‘블랙 먼데이’ 때 22.6%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낙폭이었다. 오전 9시30분 개장 직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기준으로 7% 이상 급락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주가 급등락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15분 동안 매매를 중단하는데 지난 9일과 12일에 이어 일주일새 벌써 세 번째다. 거래가 재개된 이후에도 낙폭은 더 커졌다. 다우지수는 2000포인트를 넘나드는 폭락세를 이어가다가, 장 막판 3000포인트까지 밀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가 오는 8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발언이 낙폭을 키웠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개최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 참석해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끝나겠느냐는 질문에 정말 훌륭하게 일을 한다면 위기가 7월이나 8월에 지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것(바이러스)이 씻겨 나가는데 그 정도 시간대가 맞을 수 있다”면서 “그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전역에 통행금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특정하게 감염병 빈발 지역에 조치를 취할 수는 있겠지만 전국 차원의 격리나 통행금지 조치를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15일 동안 10명 이상 모이는 모임은 갖지 말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또 코로나19 발병 이후 어려움을 겪는 항공사에 대해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100%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제가 계속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면서도 바이러스 확산이 멈춘다면 미국 경제는 엄청난 급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연방정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매우 훌륭한 조기 결정을 내렸다”며 연방 정부의 대응을 설명하던 중 불쑥 한국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한 측면에서 훌륭한 일을 해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른 측면에서는 처음에 많은 문제가, 한국은 많은 문제와 많은 사망자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4100명이며 이 가운데 71명이 숨졌다. 존스홉킨스 대학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감염자는 17만 4000여명이며 희생자는 6700여명이다. 한편 유럽증시도 4~5%를 웃도는 폭락세를 보이면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4.10% 떨어진 5151.08로 장을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5.31% 하락한 8,742.25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5.75% 내려간 3881.46으로 거래를 끝냈다. 유럽에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의 이탤리40 지수는 8.35% 떨어진 1428.9에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다음으로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은 스페인의 IBEX 35지수도 7.94% 하락한 6103.00으로 거래를 끝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2,450.37로 장을 마감해 5.25% 내려갔다. 앞서 마감한 아시아권 증시도 2~4%대 폭락했다.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의 전폭적인 ‘유동성 공조’에 대한 의구심이 아시아권 증시부터 고개를 든 셈이었는데 몇 시간 뒤 개장하는 17일 아시아권 증시에도 연쇄적인 충격이 예상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李 ‘정치 경험’ 풍부·黃 ‘여론 관심도’ 높아… 사활 건 빅매치

    李 ‘정치 경험’ 풍부·黃 ‘여론 관심도’ 높아… 사활 건 빅매치

    4·15 총선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선거운동조차 제한돼 ‘깜깜이 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서울신문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돕기 위해 전국 격전지를 중심으로 후보와 선거구에 대한 종합 정보를 소개하는 ‘4·15 총선 전장의 아침’을 16일부터 연재한다. 특히 후보 정보는 정치 경험, 사회 경력, 지역 연고, 관심도, 도덕성 등 5개 분야로 나눠 수치화했으며 이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능력치 펜타곤 그래프’로 표현했다.4·15 총선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선거구는 2022년 대선의 ‘전초전’과 다름없는 서울 종로다. 여권 대선주자 1위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야권 대선주자 1위인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진검 승부’를 펼치는 곳이다. 둘은 각 당의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선거대책위원장이기도 하다. 인물론에서는 이 위원장과 황 대표 모두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황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각각 지내는 등 웬만한 정치인들도 따라갈 수 없는 풍부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또 양 후보 모두 전과 기록이나 성범죄·막말 논란 같은 도덕성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다. 정치 경험에서는 이 위원장이 황 대표를 앞섰다. 이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동아일보에 입사했고 정치부 기자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는 2000년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고향인 전남 함평·영광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 위원장은 4선 국회의원과 전남지사를 거쳐 문재인 정부의 첫 국무총리 타이틀을 달았고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가 되며 대선주자 반열까지 올랐다.황 대표는 이 위원장에 비해 정치 경험은 짧지만 공직 경험은 풍부하다. 사시에 합격해 30년간 검찰에 몸을 담은 ‘공안통’으로 박근혜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 자리에 올랐다. 박 전 대통령 탄핵 후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으며 보수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고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대표로 선출되는 저력까지 보였다. 구글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여론 관심도는 황 대표가 약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합당 공천 문제로 황 대표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끈 것으로 분석된다. 두 후보가 맞붙은 종로는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단독 선거구로 분리된 13대 총선 이후만 봐도 보수정당은 13~18대 총선까지 연달아 당선자를 배출했다. 하지만 19·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연달아 깃발을 꽂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동별로 보면 20대 총선 기준, 17개 동 대부분에서 민주당이 우세를 보였다. 17개 동 중 정세균 당시 후보는 15개 동에서 승리했고,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오세훈 후보가 앞선 곳은 사직동과 평창동 2곳뿐이었다. 사직동과 평창동은 종로 내에서 보수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임에도 정 후보와 오 후보 간 차이는 각각 1.96% 포인트, 0.5% 포인트에 불과했다. 이 위원장과 황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의 미래가 걸려 있는 선거인 만큼 사활을 걸고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다. 다만 이 위원장은 공동 상임선대위원장, 황 대표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종로 외에도 전국의 선거를 도와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 위원장 측은 여러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는 등의 방법으로 외곽 지원에 나서는 한편 코로나19로 대면 선거운동에 한계가 있는 점을 감안해 유튜브 채널인 ‘이낙연TV’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종로 내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기보다는 골고루 한 지역에 세 번씩은 가겠다는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출근길 인사로 하루를 시작하는 황 대표는 오전에는 당무를 처리하기 위해 국회를 찾고 오후에는 주로 방역활동과 지역구 내 소상공인 접촉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황 대표는 17일부터 자신의 공식 유튜브 ‘황교안오피셜’ 생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황 대표는 지역민들이 불안해할 것을 고려해 모든 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밑바닥 선거운동’을 이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시시콜콜] 공포의 ‘13일의 금요일’

    [시시콜콜] 공포의 ‘13일의 금요일’

    마침 ‘13일의 금요일’이었다. 한 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함께 발동됐는데, 한국 증시 사상 처음이라 한다. 코스피는 미국 9·11테러 발발 직후 거래일인 2001년 9월 12일 이후 18년 6개월 만이다. 이쯤되니 전망도 널뛰기 수준이다. 코스피 시장이 개장과 함께 1700선이 무너졌다는 뉴스에 충격을 받고 있는 와중에 코스피 지수가 1,100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공식 보고서가 나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미 유동성이 많이 풀린 상황에서 향후 금융위기를 극복할 뚜렷한 정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분석에서다. ‘공포에 사라’는 투자 제1원칙을 지키려던 이들은 두려움에 휩싸였다. “저가 매수 기회라고 해서 뛰어들었는데, 이제는 눈물의 버티기에 들어갔습니다.”는 기사 제목이 눈에 띈다. “증시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저가 매수 기회인 줄 알고 사들였는데 증시 폭락이 장기화될 것 같아 불안하다”는 내용이다. 국제 금값 하락은 충격에 공포를 더하고 있다. (현지시간 12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3.2%(52달러) 내린 1,590.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이 역사적 고점 돌파는 물론 최대 2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기사가 바로 하루 전 것이다. ‘금값 고공 행진 언제까지?’ 라는 제목을 지겨울 정도로 봐온 투자자들로서는 안전자산이라는 금도 안전하지 않다는 희한한 공포를 경험하고 있다. 불안은 지금 전 지구적 상황이다. 미국 뉴욕 증시는 ‘검은 월요일’을 겪더니 사흘 만에 다시 ‘검은 목요일’을 겪었다. 이런 미국으로부터 ‘입국 금지’를 당한 유럽도 충격이 못지않다. 영국은 입국은 허용됐음에도 런던증시의 FTSE100 지수는 10.87% 하락해 1987년 이후 하루 최대의 낙폭을 보였다. 독일 DAX 지수는 -12.24%와 프랑스 CAC40 지수도 -12.28% 하락했다. 세계 주요 주가지수가 폭락하자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국내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뒤따르고 있다. 첩첩산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을 불러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현 상황의 위중성과 시급성을 반영을 반영한다 하겠다. 문 대통령은 지금을 “메르스, 사스와는 비교가 안 되는 비상 경제시국”으로 규정했고, 참석자들은 “비상경제시국을 돌파해나가기 위해 재정·통화·금융당국간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데 인식을 함께했다”고 한다. 공포가 공포를 낳는다 하니, 어떻게든 공포를 이길 힘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이지운 논설위원 jj@seoul.co.kr
  • 사진으로 본 코로나19 ‘정지된 세계’

    사진으로 본 코로나19 ‘정지된 세계’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홍역을 앓은 13일 세계 곳곳의 풍경은 을씨년스러웠다. 그냥 오는 봄은 없다지만 유난히 힘든 시기다. 4년마다 열리는 도쿄올림픽 연기 논란이 커졌고, 각국 주식은 급락했다. 존스홉킨스대의 집계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으로 확진자는 12만 8343만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4720명이었다. 말레이시아의 대규모 이슬람 행사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이 우려스럽다. 그나마 많은 이들의 즐길거리였던 스포츠나 문화 공연도 멈췄다. 코로나19 대응책으로 미국의 대유럽(솅겐 조약 26개 회원국) 봉쇄가 13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UN)은 국제공조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양심이 희망이다. 다른 이에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자가 방역에 힘을 쓰고, 힘든 이에게 구호물품을 보내고,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쓰며 더 급한 곳에 양보하기도 한다. 사진으로 오늘 코로나19 세태를 둘러봤다.(사진 출처는 AP통신) 1. 무너진 증시13일 일본 닛케이 증시가 크게 하락한 것을 나타내는 전광판 앞으로 한 여성이 길을 지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태국 방콕의 한 사설 증권거래소에서 급락한 증시 현황이 나타난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10% 하락해 1987년 이후 33년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9.5%가 내렸고 장중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15분간 거래가 정지됐다. 유로 Stoxx 50 지수도 전날보다 12.4% 급락한 2545.23로 장을 마감해 역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도쿄주식시장의 닛케이지수는 전날의 1만 8559.63보다 1128.58포인트(6.08%) 낮아진 1만 7431.05로 장을 마감했다. 32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2.89포인트(3.43%) 떨어진 1,771.44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2년 7월 25일 이후 7년 7개월여만에 가장 낮았다. 2. 일본 도쿄올림픽 연기?두 명의 여성이 12일 도쿄의 오다이바에서 오륜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에 들어가며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이것은 단순히 내 생각인데 어쩌면 그들은 1년간 연기할 수도 있다”고 밝히자 일본이 화들짝 놀랐다.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은 바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대회 조직위원회도 연기나 취소는 일절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더 나아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50분간 긴급 전화회담을 했다. 코로나19 확산 대응, 세계 경제 상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도쿄올림픽 개최 문제도 테이블에 올랐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이겨 도쿄올림픽을 성공시키고 싶다”고 밝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3. 쇼는 끝났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 경기장에서 프리미엄리그 축구 경기를 기다리는 두 사람 주위에 모든 좌석이 텅 비어 있다. 또 뉴욕주가 50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금지하면서 12일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라이온킹 뮤지컬극장에 ‘연기 공지문’이 붙어 있다. 같은 날 아르헨티나 브에로스아이레스의 축구 구장이 텅 비어 있다. 미국 프로농구 NBA도 중단되면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LA레이커스 홈구장 앞마당에 인적이 없다. 이외 프랑스 정부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연기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이슬람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은 이슬람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금요 대예배를 13일(현지시간)에 3주째 취소했다. 4. 대규모 감염 공포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국가 모스크에서 13일(현지시간) 금요예배를 드리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28일부터 3월 1일까지 쿠알라룸푸르 스리 페탈링 이슬람사원에서 열린 종교 행사 참석자 가운데 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돼 비상이 걸렸다. 이 집회에는 1만 6000명이 참석했고, 이중 1만 2500명이 말레이시아인이었다. 중국 외 가장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이탈리아에서는 이날 누적 사망자가 1016명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누적 확진자는 1만 5113명으로 전날보다 2651명(21.2%) 늘었다. 5. 냉동식품도 품절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에 있는 트레이더조 마켓의 냉동식품 코너가 거의 비어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미국 위스콘신 남동부 케노샤의 우드맨스 마켓에 위생용품 코너가 텅 빈 모습. 호주, 홍콩, 영국 등에서는 마스크에 이어 휴지 대란도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각국은 휴지의 펄프가 마스크의 재료(폴리에틸렌)와 같다는 건 잘못된 정보라는 입장이다. 또 각국 언론들은 중국의 휴지 공장이 멈춰 중국에서 수입되는 휴지가 부족할 것이라는 소문 역시 틀렸다고 전했다. 대부분 세계 각국이 휴지를 자국 내에서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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