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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동의 시대 홀로서기, 그 치유의 길

    격동의 시대 홀로서기, 그 치유의 길

    딱 20년 전이다. 우리가 작가 최영미(53)를 알게 된 때가. 그의 첫 등단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1994년)는 당시 문단을 떠나 사회 전체로 반향이 번졌다. 인간·사랑 관계의 부조리를 직설적인 단어들로 까발린 신선한 작품이라고 치켜세우는 이들이 있었는가 하면, 섹스 등 민망하고 낯선 시어들을 지적하며 ‘이건 시가 아니다’라고 게거품을 무는 이들도 있었다. 20년이 흘러 새 장편소설 ‘청동정원’(은행나무)을 통해 그를 다시 만났다. 민주화 투쟁이 한창이던 1980년대를 주 무대로, 한 여대생의 성장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그러나 예전의 충격은 없다. 80년대를 정면으로 다룬 대표작들-황석영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정도상 ‘열애’, 하창수 ‘알’ 등-에서 느꼈던 강렬함도 없다. 그런데 읽힌다. 도대체 어떤 힘이 300쪽이 넘는 그의 소설을 단숨에 읽게 만드는 걸까. 작품은 ‘4월에 이미 우리는 5월의 냄새를 맡았다’로 시작한다. 80년 5월 광주의 비극을 예고하며 첫 장을 연다. 주인공 80학번 ‘이애린’은 투쟁과는 거리가 먼 앳된 소녀다. 5월 서울역 투쟁, 광주 항쟁 등은 딴 나라 얘기다. 꽃무늬 원피스 같은 예쁜 옷이나 외모 가꾸기, 향수 등 여성적인 일상에 젖어 지낸다. 그러다 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며 끌려가는 학생들을 목격하고 운동권에 뛰어든다(112~113쪽). 하지만 투쟁의 전면엔 나서지 못하고 운동권 주변만 맴돌다 생활인이 된다. 이애린은 작가의 분신과도 같다. 작가는 “모든 소설 속 등장인물은 작가의 분신이라 생각한다”며 “자기가 경험하지 않으면 생생한 묘사가 나올 수 없다”고 했다. 작가도 그 시대를 주변인처럼 보냈다. 운동권 주변에 있다가 서른이 됐고, ‘밥벌이’를 찾아야 했다. 사회 어디에도 편입되지 못하는 절망과 좌절도 맛봤다. “심정적으로 기질적으로 좌파다. 87년 민주 진영의 대선 패배와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 그 두 가지 충격을 아직도 내 몸에 갖고 있는 것 같다. 그 충격을 이겨내고 나처럼 홀로 서기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작가의 독특한 경험담도 녹아 있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 아들 재국씨가 운영하는 ‘시공사’에서 1992년 1~8월 편집부원으로 일했다. ‘나는 제국출판사의 편집부원이었다. 장재욱을 사장님이라 부르며 고개를 숙였다. 서른 살이 되도록 누구한테도 고개 숙이지 않았던 내가, 독재자의 아들에게 허리를 굽혔다.’(251쪽) 작가는 “인간 전재국은 모른다. 직장 상사로서의 전재국은 부드러운 남자였다. 경험을 토대로 썼지만 허구도 많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작가는 1988년 이번 작품의 초고를 썼다. 메모 수준이었다. 다듬고 또 다듬었다. 원고지 400~500장 분량의 내용을 덜어 내기도 했다. 완결하는 데 26년이 걸렸다. 작가는 20대에서 50대 중년 여성이 됐다. “이젠 세상을 좀 알게 됐다. 그땐 세상을 모르는 철부지였다. 한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좌충우돌하면서 배웠다. 나이가 들면서 포기한 것도 많아졌고 인내심도 깊어졌다.” 소설은 ‘비틀거리는 나를 잡아 줄 불빛이 신의 계시처럼 반짝였다’(313쪽)로 끝을 맺는다. 80년대를 다룬 저서들에서 느꼈던 감정과는 다르다. 두 주먹을 불끈 쥐게 하거나 격정에 휩싸여 눈물짓게도 하지 않는다. 작가는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다른 소설들과의 차이 같은 건 의식하지 않았다. 내 얘기를 했을 뿐이고 이번 작품을 통해 나 자신을 치유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치유 과정을 거치며 나를 잡아 줄 불빛을 찾고자 한 것이다. 사람 냄새 물씬 묻어나는 치유의 과정이 책장을 중간에서 덮지 못하게 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열린세상] 개헌 논의에 대한 세 가지 시선/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열린세상] 개헌 논의에 대한 세 가지 시선/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개헌 논쟁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 정치사는 개헌 논쟁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가령, 1997년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내각제 개헌을 매개로 연대해서 승리했다. 그러나 1999년 7월에 김대중 대통령은 “내각책임제를 하겠다는 그 약속이 연기되고 지연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내각제 DJP 연대’를 파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선을 1년 남짓 남겨 놓은 2007년 1월 “장기 집권을 제도적으로 막고자 마련된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이제 그 사명을 다했다”면서 이른바 4년 중임제와 대선-총선 동시 선거를 골자로 한 원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느냐”며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개헌 논쟁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몇 가지 시각이 있다. 첫째, 정략적 시각이다. 이것은 개헌 논쟁이 정권에 상관없이 계속되는 것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그동안 개헌론은 이념과 노선이 다른 정당들 간의 합당, 대권에서 이질적인 세력 간의 연대, 대선에서 불리한 집권당이 정치판을 흔들기 위한 수단 등으로 활용됐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제시한 외치(外治)는 대통령, 내치(內治)는 총리(수상)가 맡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든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 전 대통령이 원 포인트 개헌을 제기했을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대선 구도를 흔들어 놓으려는 ‘정치적 노림수’가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논쟁은 경제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면서 반대했지만 정략적 차원의 개헌 논쟁이 전개되면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면도 있다. 둘째, 제도 만능주의적 시각이다. 정치권에서는 5년 단임제로는 대통령이 책임 정치를 할 수 없고 또한 대선과 총선 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재임 중 치러지는 각종 선거로 인해 여소야대 정국이 쉽게 나타나 결국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한다. 이런 시각은 국정 운영의 실패를 대통령이 아니라 제도 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권력 구조를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꾼다고 제왕적 대통령은 사라지고 국정 운영의 효율성이 담보될 수 있는가. 대통령이 정치를 부정하면서 모든 것을 자신이 처리하는 ‘만기친람식’ 리더십을 보이거나, 국회와 야당을 무시한 채 극단과 배제의 정치에 앞장서며, 집권당을 청와대 여의도출장소 정도로 취급하는 한 아무리 권력구조를 바꾸어도 백약이 무효다. 더구나, 현재와 같이 정당들이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본질적인 기능을 외면한 채 당파적 이익에만 매몰돼 있는 상황에서 권력 구조를 바꿔 정치를 정상화시킨다는 것은 제도 만능주의에 빠진 사람들의 환상에 불과하다. 실제로 최근 한국 갤럽조사 결과, 개헌 필요성에 대해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42%, ‘제도보다는 운영상의 문제이므로 개헌이 필요치 않다’는 46%로 나타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셋째, ‘빠른 개헌’에 대한 시각이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개헌을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언제 개헌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까. 대통령은 아마도 경제가 좋아지고 국민들이 요구하면 그때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개헌 논의를 언제 시작할 것이냐는 문제 못지않게 언제 끝낼 것이냐가 더 큰 쟁점이 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개헌을 한다면 선거가 없는 내년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을 정해 놓고 개헌 논의를 하면 오히려 실패하기 쉽다. 변화된 환경에 맞는 국민 기본권 수립, 통일에 대비한 통일 헌법 등을 마련하는 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헌 논의를 시작하되 단기간에 끝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개헌을 정략적으로 접근하고, 권력 구조 개편에만 치중하며, 조기에 개헌을 마무리하려는 순간 개헌은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정치권은 깊이 명심해야 한다.
  • 핵심은 제왕적 대통령제 종식

    핵심은 제왕적 대통령제 종식

    국정감사 이후 ‘예고된 핫이슈’인 개헌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검토가 진행 중인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이원집정부제 등을 실현하려면 대통령(임기 5년)과 국회의원(4년)의 임기와 함께 선거일도 하나로 맞춰야 한다. 그러려면 이 둘의 임기 중 하나를 줄이거나 늘릴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 모색 중인 신헌법 적용 타임 테이블은 어떻게 될까. 앞서 12대 국회는 1985년 2월 총선으로 구성됐지만, 1987년 개헌의 영향으로 1988년 4월에 13대 총선이 치러지면서 출범 3년 만에 문을 닫았다. 개헌을 위해 의원들이 스스로 임기를 1년 줄이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1.20대 국회 임기 2년 단축… 대통령 임기말 레임덕 불보듯 2018년 19대 정부 적용 내년 한 해 개헌 논의가 마무리되면 빠르면 다음 정권부터 신헌법이 적용될 수 있다. 2017년 12월 치러질 19대 대선에서 21대 총선을 동시에 치른다는 구상이다. 그러면 2016년 4월 총선으로 꾸려질 20대 국회의 임기가 2년 짧아지긴 하지만, 2년 만에 선(選) 수를 하나 더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현재 달아오른 개헌 논의의 수위와 시기 등을 볼 때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꼽힌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가중될 수 있고, 친박(친박근혜)계와 청와대의 극심한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해 좌초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2. 박 대통령 반발 감안하면 가능성… 21대 국회임기는 1년 줄어 2023년 20대 정부 적용 박근혜 정부 내 개헌 작업이 실패할 경우 개헌은 다음 정부 몫이 된다. 현행 헌법 체제하에서 선출된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기 쉽지 않다면, 2022년 12월에 20대 대선과 22대 총선을 함께 치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러면 2020년 4월 총선으로 출범하는 21대 국회의 임기는 1년 줄어들게 된다. 현재 개헌 총론에 대해 여야가 상당한 공감대를 이루고 있고 그 추진 의지 또한 하늘을 찌르는 상황에서 신헌법 적용이 너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여야 이견이 적지 않고, 여전히 5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받고 있는 박 대통령의 반발 등을 감안한다면 불가능한 시나리오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3. 타이밍은 적절… 차기 대통령 임기 3년 단축은 걸림돌 2020년 21대 국회 적용 신헌법 적용을 위해 박 대통령의 임기를 줄이거나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단축하는 것은 여당이, 연장하는 것은 야당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야권에서는 “아무리 개헌을 하더라도 박 대통령의 임기를 단 1분 1초도 연장해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에 따라 2020년 21대 총선에서 대선을 함께 치르는 방안이 도출된다. 현재 정치 시계를 감안하면 가장 그럴듯하고 타이밍도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2018년 2월 취임하는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3년이나 줄여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그를 신헌법 체제 첫 대통령으로 연임시키며 6년 임기를 하게 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여야 출신 성분에 따라 진통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어 아직은 구상으로만 남아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개헌, 논의 단계부터 혼란 부르면 지지받겠나

    개헌 논의의 불가피성을 소리 높여 외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하루 만에 발언을 거둬들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어제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예정에도 없이 참석해 전날 상하이 개헌 발언이 “불찰이었다. 대통령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헌 논의 등 다른 곳으로 국가역량을 분산시킬 경우 또 다른 경제의 블랙홀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일찌감치 제동을 걸어놓은 상황이다. 그런데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정기국회가 끝나고 개헌 논의 봇물이 터지면 막을 길이 없다”고 말할 정도면 국정운영이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 대표의 이런 움직임이 그의 표현대로 ‘불찰’인지 아니면 의도가 개입됐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김 대표의 섣부른 발언으로 개헌 논의에 불이 붙으면서 정치권은 지금 그야말로 난리도 아닌 형국이 됐다. 대통령이 지적한 ‘국가역량의 분산’이 무엇을 말하는지 김 대표가 확인시켜 준 꼴이나 다름없다. 1987년 만들어진 현행 헌법이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바꿀 필요가 있다는 개헌론자의 주장에는 일정 부분 타당성이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에 154명이나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쯤 됐으면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라’는 속담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국민의 형편을 돌아보고, 생각을 들어보라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여야는 줄곧 민생 경제는 산으로 보내면서 정치적 주도권을 잡고자 샅바싸움으로 일관했다. 이제는 대다수 국민이 끝없는 정쟁을 지켜보며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개헌론이 가세한다면 주저앉기 직전인 우리 경제가 어디로 갈 것인지는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정치권이 개헌론에 불을 지피자 “지금 개헌 얘기를 입에 담을 때인지 남대문시장에 나가 먼저 물어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개헌 논의를 박 대통령이 주도해 막으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 스스로 개헌을 추진할 의사를 밝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4년 중임제’까지 언급했으니 당시 개헌 추진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깊숙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의 ‘개헌 블랙홀론’에는 주요 국정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기에 개헌 논의는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상황 인식도 없지 않다고 본다. 야당은 야당대로 개헌 논의의 조기 점화로 정국주도권을 갖고, 여당 내 비주류는 비주류대로 개헌론으로 당내 입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를 경계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현시점에서 개헌 논의가 적절치 않은 이유를 분명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밟는 게 필요하다. 정치권은 여전히 세월호 특별법 및 재발방지 입법은 물론 각종 민생 현안의 해결에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기는커녕 시동도 걸리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을 지켜보면서 국민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야는 이제부터라도 민생 법안 처리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뒤엉킨 실타래를 모두 풀어놓은 이후라면 개헌논의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받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 [김무성 개헌론 파장] 친박 “김무성 대권주자 선점 의도”

    박근혜 대통령의 ‘현 시점 개헌 불가’ 방침에 정면 대치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개헌 불가피론’이 정치권에 소용돌이를 넘어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정기국회가 끝난 후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히면서 개헌 ‘신중파’로 분류됐던 김 대표가 ‘급진파‘로 급선회한 게 정치권을 술렁이게 하는 발단이 됐다. 개헌론을 둔 정치권의 구도는 박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계를 포함하는 ‘소극파’와 급진파의 양자 대결로 단순화됐지만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김 대표가 16일 개헌 논의에 불을 지피면서 개헌론은 재론의 여지없는 당파를 초월한 이슈가 됐다. 여권에서는 당권파인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대부분이 ‘개헌호’에 승선했고, 야권에서는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 박지원·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대다수 의원이 개헌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 친박계가 개헌 논의에 강한 제동을 걸고 있어 난항이 불가피한 형국이다. 청와대가 공식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가운데 청와대 일각과 친박계 주류에서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당과 전국 광역단체장 주요 포스트를 장악한 비박계가 개헌론을 고리로 박 대통령과 친박계에 전면전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이었다.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는 김태흠·이정현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국민적 요구가 무르익기 전까지는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의 개헌 논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가 여권의 대권 주자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 폭발력 있는 이슈를 선점한 뒤 여당의 헤게모니를 쥐고 흔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말한 친박 의원도 있었다. 이들은 김 대표가 이번 ‘대통령급’ 방중을 하며 개헌에 대한 입장과 함께 구체적인 구상까지 작심한 듯 밝힌 것을 사전에 이미 계획된 시나리오로 받아들였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사전 교감설’에 대해서는 모두가 ‘노’(NO)를 외쳤다. 여야의 개헌 추진 세력들이 밝히는 핵심은 ‘권력분점 개헌’이다. 1987년 만들어진 현재의 5년 단임제 대통령제 헌법에서 지적된 지나친 권력 집중을 해소해 권력의 폭주를 막자는 취지다. 선거구제, 권역별비례대표제 도입이나 정당 개혁 등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면 복잡해진다. 게다가 실제 개헌 추진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난제 중의 난제다. 개헌 추진파는 여야 국회의원 152명이 참여한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을 전진기지로 내년 상반기 개헌을 완료하겠다는 기세다. 정기국회 중 국회 특위를 만들어 정기국회 직후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하고, 이미 개헌안에 대해 많은 연구가 돼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 중에 개헌안을 통과시킨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개헌이 본격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유력한 차기 주자들이 선호하는 권력 구조가 다른 것도 중요 변수다. 선거구제만 해도 지명도가 높은 중진 의원들은 중대선거구제를 선호하지만 초선급 의원들이나 지역구 사정에 따라 소선거구제 선호도 적지 않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서울광장] 세월호 사건, 선출된 권력의 위선과 배신/박찬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세월호 사건, 선출된 권력의 위선과 배신/박찬구 논설위원

    선출된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과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 유권자에게 서약한 신뢰와 원칙, 대의와 가치를 올곧게 실천하고 있는가. 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과 거대 정당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근본적으로 갖게 되는 의문이다. 결론은 회의적이다. 자본의 이윤보다 사람 중심의 가치를 지향하고 권력의 달콤한 향유보다 공복으로서 사심없는 헌신을 우선한다고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라고 합리화하기에는 이 땅의 권력이 너무나 참담하게 비인간과 몰가치의 아집과 탐욕에 매몰돼 있다. 국가와 정부는 구조와 수습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세월호 사건의 책임을 은폐하고 회피하는 데 급급하고 의회 권력은 행정부의 책임을 추궁하기는커녕 그들만의 정쟁에 눈이 멀어 있다. 세월호 사건은 선출된 권력이 빚은 참사이며 권력의 주인인 유권자의 비극이다. 여야는 참사 167일 만에 유가족 반발을 무릅쓰고 세월호 특별법 합의안이라는 것을 내놓았다. ‘합의’라는 문구가 가증스러울 정도로 위선과 배신으로 얼룩진 야합의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신문에 실린 한 장의 사진, 여당 지도부가 서로 포옹하며 얼굴 가득 미소를 짓는 모습은 이기적인 권력의 섬뜩함과 냉혹함을 자아낸다. 유권자의 뜻을 받들어 법을 만들고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책무를 지닌 의회정치의 본령이 무너진 날이다. 합의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있겠지만 유가족 역시 선거에서 그들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이다. 한 표의 가치가 수천만 표의 가치보다 가볍다고 얘기할 수 없는 게 그들이 외치는 민주주의 정신 아닌가. 제대로 된 특별법을 관철하겠다던 제1야당은 대의도 명분도 소신도 없이 유가족의 참여를 배제한 채 옹색한 들러리를 자처했다. 세월호의 부담을 털어낸 듯 웃고 있는 여당이나 책임감 없이 계파싸움으로 날을 지새우는 야당이나 후안무치한 권력의 전형이다. 최고권력이라고 하는 대통령은 어떤가. 참사 34일째가 되던 날, 박근혜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는 발언과 눈물의 진정성은 유가족들의 거듭된 면담 요구를 거절하고 진상 규명의 바람을 차벽으로 에워싸면서 희석되고 무색해졌다. ‘대통령의 7시간’을 방어하는 일이 ‘최종 책임’의 실체와 경위를 밝혀 진상을 규명하고 후대에 교훈을 남기는 일보다 더 위중한 것인지 묻고 싶다. 검찰 수사 결과는 윗선에 면죄부를 주고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특별법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 권력을 위임한 국민은 선거철만 지나면 지역주의 정치의 졸(卒)로 전락하고 권력의 수첩에서 지워지는 게 우리 정치의 민낯이다. 선출된 권력이 제왕적 권한과 지역 패권에 안주하며 공동체의 이슈를 외면하고 왜곡하는 악순환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 논의의 출발점은 다시 정치 개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새삼스러운 이슈는 아니다. 대선 공약도 있고 전문가 제언도 숱하다. 대통령 권력 분산과 새로운 시대정신을 반영한 개헌, 비례대표제 확대와 상향식 공천 등 선거·공천제도 혁신, 정책 정당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등이 그 밑그림이다. 문제는 방식이다. 그들만의 밀실 논의로 눈 감고 아웅 하는 식이 되어선 유권자의 권리 회복은 지난한 일이다. 프리츠 파펜하임은 ‘어떤 형태의 권력이든 유혹적’이라는 말로 권력의 속성을 해부했다. 권력 자체의 개혁은 온전하고 소망스러운 내용을 담기 어렵다는 뜻이다. 87년 체제가 소수 정치 엘리트 간의 타협으로 지역주의와 권력집중 구도를 온존시키고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이루지 못한 한계를 보인 점을 떠올려야 한다. 시민사회의 폭넓은 참여가 보장되지 않고는 진정한 개혁을 담보할 수 없다는 교훈이다. 유권자가, 국민이 정치와 개혁의 중심으로 들어서야 하는 이유다. 다양한 시민운동과 각종 선거를 통해 권력의 일탈과 오만에 끊임없이 채찍질을 가하고 경고를 보내야 가능한 과업이다. 깨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당당하게 아침 해를 맞을 수 있다. ckpark@seoul.co.kr
  • [사설] 헌법 운운 ‘방탄국회’ 수호논리 구차하다

    여의도가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후 거센 후폭풍에 휩싸여 있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여당의 김무성 대표는 그제 기자간담회에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그 비난을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사과만 한 게 아니라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것은 변명처럼 들린다. 법안 한 건 통과시키지 못하는 ‘식물국회’가 무슨 수로 언제 개헌을 한다는 말인가. 여야 의원들이 동의안 부결을 법체계 탓으로 돌리는 것이야말로 ‘방탄국회’를 청산할 의지가 없음을 방증한다고 본다. 국회의원의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은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민주화 투쟁에 재갈을 물리려는 목적으로 의원들에 대한 표적 수사를 못하도록 하는 안전장치 구실을 했다는 차원에서다. 그러나 1987년 6·29 선언 이후 마련된 현행 헌법에 따라 절차적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정착된 이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 5월 이후 임시국회 이후 법안 통과 실적 ‘0’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무엇을 뜻하나. 그 사이에 장관 후보 여럿이 국회의 견제로 낙마했는데도 말이다. 어찌 보면 작금의 의회권력이야말로 무소불위가 아닌가. 이런 마당에 여든 야든 비리를 저지른 의원들에게 새삼 ‘방탄 조끼’를 입혀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여야가 앞다퉈 의원 특권 포기를 약속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여야 정치권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에 따른 이런저런 핑계와 변명만 난무하는 것은 혀를 찰 일이다. 비리로 검찰과 악연이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중진의원은 그제 한 인터뷰에서 “송광호 의원은 지금까지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며 송 의원을 역성들기도 했다. 나아가 “헌법 정신에도 불구속 재판이 원칙이기 때문에 (체포동의안이 부결돼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체포 동의안 부결 시 야권에서도 이탈표가 나왔음을 짐작게 하고도 남을 언급이 아닌가. 여야가 말로는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의 포기, 세비 삭감, 공천 개혁 등을 부르짖고 있지만, 실제로 이 같은 특권 지키기에는 한통속임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하겠다. 물론 비리 의원들이 ‘방탄국회’의 보호막 뒤에 숨는 악습을 철폐하려면 긍극적으로는 불체포특권을 담은 헌법 제44조의 조항을 다듬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그것 말고도 21세기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제대로 담아내려면 여러 가지 사유로 개헌에 대한 수요는 차고 넘친다. 그러나 개헌이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개헌 이후로 ‘방탄국회’ 청산을 미룬다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왜 길을 두고 뫼로 가려고 하는가. 다수의 법조계 전문가들은 의지만 있다면 현행 국회법이나 형사소송법 개정으로도 회기 중 의원 불체포특권의 허점을 얼마든지 보완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하지 않는가. 이제 ‘방탄국회’를 연출한 여야 지도부가 대체 무슨 면목으로 추석 민심과 맞딱드릴 것인가. 특히 김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7·30 재·보선을 앞두고 ‘혁신 작렬’이라는 흰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정치권 개혁을 공언하지 않았는가. 그게 한낱 보여주기 쇼가 아니었길 바란다. 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실천하는 데는 법체계를 따지기 전에 의지와 진정성이 관건임을 거듭 강조한다.
  • [씨줄날줄] 진보의 싸가지 논쟁/문소영 논설위원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최근 출간한 책 ‘싸가지 없는 진보’가 입길에 오르고 있다. 진보가 싸가지를 장착하지 않으면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인터뷰도 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진보의 아이콘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싸가지가 문제가 아니라 대중에게 할 말이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진보·개혁이 도덕 재무장 운동도 아니고”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에 진보의 의제를 모두 빼앗겼다”면서 “분배의 측면에선 복지와 경제민주화, 성장의 측면에선 창조경제 등이 모두 새누리당에 의해 소모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1987년 민주화 이후로 대중의 욕망을 사로잡지도 못하고, 통일은 북한의 변화가 없는 이상 개성공단이 최대치”라고 했다. 국민이 진보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무능인가, 예의 없는 태도인 싸가지가 없기 때문인가가 논란이 된 것이다. 강 교수의 ‘싸가지 논쟁’은 진보 진영에서 새로운 논제는 아니다. ‘독수리 오형제’로 불리던 부산시장 후보 김영춘 전 국회의원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두고 “맞는 말을 참 싸가지 없게 한다”고 비판했다. 아무리 옳은 이야기도 싸가지 없게 말하면 대중이 수용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2004년 유시민 국회의원의 TV토론을 지켜봤던 사람들은 그 지적을 금세 이해했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유아독존 식의 토론을 보면서 건방지고 혼자 잘난 척하는 진보의 졸렬함에 기함한 탓이다. 현재 ‘싸가지 없다’는 ‘예의 없다’거나 ‘겸손하지 않다’, ‘재수 없다’ 등 태도의 문제로 이해된다. 그러나 ‘싸가지 없다’의 본뜻은 훨씬 심각하다. ‘싸가지’는 ‘싹수’라는 의미의 강원도와 전라도의 방언이다. 싹수는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를 의미하는데, 본질적으로 새싹과 관련 있는 말이다. 즉 ‘싸가지 없다’는 말은 씨를 심었는데 새싹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니까 인생의 미래가 없고 전망도 없다는 의미다. 강 교수가 우리 사회 진보의 미래도 전망도 없다는 극단적인 의미로 ‘싸가지 없는 진보’를 쓰진 않았을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소통)에서 말투와 선정된 단어, 음성 등 아주 사소한 것들이 상대방을 설득할 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생각하면 ‘진보는 싸가지 없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지적은 올바르다. 게다가 정부와 싸우는 과정에서 들끓는 분노를 견디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으면 그것을 꼬투리 잡아서 흠으로 만드는 ‘보수적’인 사회이니, 강 교수의 ‘진보라면 싸가지 장착’은 진리일 수 있다. 그러나 진보가 집권을 꿈꾼다면 본질적으로 미래에 대한 전망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7·30 재보선 후폭풍-지역구도 타파] 대구 門 노크 김부겸 ‘제2의 이정현’ 되나

    [7·30 재보선 후폭풍-지역구도 타파] 대구 門 노크 김부겸 ‘제2의 이정현’ 되나

    7·30 재·보궐선거에서 전남 순천·곡성의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영호남 지역 분할 구도 정치에 금을 가게 하는 사건으로 31일 받아들여졌다. 지역 구도 정치의 타파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그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이 당선인은 1995년 1회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의원에 출마한 것을 시작으로 4번째 지역 구도에 도전해 19년 만에 꿈을 일궈냈다.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지역색이 상대적으로 짙은 전남에서 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현재 지역 구도 벽에 도전하는 ‘제2의 이정현’은 다수다. 특히 전남처럼 지역색이 짙은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김부겸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그는 19대 총선과 6·4 지방선거 때 대구에 출마해 40%대 득표율로 가능성을 보여 줬다. 이번 재·보선을 통해 전남 지역에서 여당 의원이 배출된 만큼 20대 총선에서는 대구 출신인 김 전 의원이 고향 민심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남에서도 지역 분할 구도 정치 타파의 물꼬가 트인 만큼 대구·경북 유권자들이 압박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영호남이지만 상대적으로 지역색이 옅은 전북과 부산·경남은 이미 지역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1988년 이후 전북에서는 1992년 여당인 민주자유당 양창식(남원) 의원, 1996년 신한국당 강현욱(군산) 의원이 각각 당선된 바 있다. 부산·경남에서도 부산의 문재인(사상구), 조경태(사하구을) 의원과 경남의 민홍철(김해갑) 의원이 현재 새정치연합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17, 18대 때는 최철국 의원이 상대 당 텃밭인 김해을에서 당선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0년 총선 때 지역 구도 정치의 벽을 깨겠다며 상대적으로 쉬운 서울 종로 지역구를 버리고 부산 북·강서을에 도전해 낙마했으나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칭과 함께 네티즌들이 ‘노사모’를 조직해 마침내 2002년 대선 때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역 분할 구도 정치는 1971년 영호남 후보가 정면으로 맞붙은 대통령 선거에서 본격화된 뒤 1987년 1노(노태우)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이 출마한 대선에서 더욱 노골화됐고 이후 해당 지역 출신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분점하며 지역주의가 고착화됐다는 평이 많다. 지역 구도 정치를 깨기 위해서는 지역주의를 고착화시키는 소선거구제 대신 중·대 선거구제를 도입하거나, 소선구제의 경우 지역구에 출마했다 떨어진 후보를 비례대표로 구제하는 석패율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등의 제도적 대안이 거론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수원정 (영통)] MB맨 임태희 잡은 MBC맨 박광온

    [수원정 (영통)] MB맨 임태희 잡은 MBC맨 박광온

    경기 수원정(영통)이 7·30 재·보궐 선거에서 수도권 6곳 중 유일하게 야권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당선인은 이날 52.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45.7%)를 누르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는 선거 초반 인지도에서 임태희 후보에 밀려 패색이 짙었으나 천호선 정의당 후보와 단일화한 후 상승세를 탔고 결국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수원정은 젊은층 유권자가 많아 수도권 선거구 중 새정치연합의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됐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천막 현장 상황실을 수원정에 설치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박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뒤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라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MBC에 입사에 28년간 기자로 활동했다. 도쿄특파원과 보도국장 등을 거쳐 뉴스데스크 앵커와 100분 토론 진행을 맡았다. 1987년 7월에는 MBC 안에서 ‘방송민주화 추진위원회’ 7인 모임을 결성하는 데 참여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2008년 이명박 정권 당시 ‘미디어 관련법 개정’을 ‘방송장악을 위한 언론악법’이라며 반대투장에 앞장서다 보도국장직에서 해임당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대선 캠프 대변인, 이후엔 새정치연합 대변인을 지냈다. 박 당선인은 김한길 공동대표의 사람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입이 무겁다는 평가를 받으며 김 대표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오늘 재보선] 포기 없는 막판 추격전… “투표함 열기 전엔 모른다”

    [오늘 재보선] 포기 없는 막판 추격전… “투표함 열기 전엔 모른다”

    7·30 재·보궐 선거는 전체 선거 결과 외에도 주목되는 관전 포인트들이 있다. 선거 막판 판세를 흔들었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과연 효과가 있을지, 손학규 후보 등 거물들이 생환해 국회로 입성할지, 야당 텃밭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과연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광주·전남 지역에 새누리당의 깃발을 꽂을지가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병은 살아온다? 여야 중진들이 생환할 가능성은 녹록지 않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각각 경기 수원병과 김포에 대선 주자급인 손학규 후보와 김두관 후보를 내세웠지만 새누리당 후보들의 ‘지역 일꾼론’에 막혀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24일) 이전까지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에게 오차 범위 밖인 10% 포인트 정도 뒤졌다. 손 후보도 여론조사에서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에게 근소하게 앞섰으나 오차범위 안이었다. 수원정에 출마한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도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와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선거 초반에는 임 후보가 ‘인지도’를 무기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갔지만 박 후보가 정의당 천호선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이룬 이후 초접전지로 변모했다. ■뭉치면 살아난다? 기동민 새정치연합 후보의 사퇴로 ‘노회찬(정의당)-나경원(새누리당)’ 양자대결이 된 서울 동작을에서 야권 단일화 효과가 확인될지 관심이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서왔던 나 후보는 ‘야권 단일화 효과’에 선을 그으며 바람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나 후보는 29일 “하루이틀 이벤트 효과가 조금 있었지만 크게 민심의 변화가 있기는 어렵다”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노 후보는 “단일화 이후 (공천 파동으로)냉랭했던 민심이 많이 회복된 것 같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수원정(박광온 후보), 수원병(손학규 후보) 역시 단일화 효과를 놓고 여야 간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텃밭에 새꽃 핀다? ‘왕의 남자’ 간 싸움으로 전국적인 관심 선거구가 된 순천·곡성 역시 결과가 주목된다. 처음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인 서갑원 전 의원이 야당 텃밭에서 손 쉬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으나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이정현 후보의 막판 반격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마지막으로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서 후보를 4.7% 포인트 차로 앞섰다. 여론조사대로라면 이 후보의 승리가 유력하지만 새정치연합을 지지하는 ‘숨은 표’가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아 투표함을 열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최근 안철수 공동대표, 박영선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추미애 의원, 정동영 상임고문을 비롯한 당 중진급 인사를 급파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례적으로 텃밭에 거물들이 줄줄이 내려가 지지를 호소할 만큼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열린세상] 진실과 거짓, 잘못된 믿음/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진실과 거짓, 잘못된 믿음/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인간의 삶이란 결국 진리,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현실의 삶에서 우리는 크든 작든, 선의든 악의든 적지 않은 거짓말을 하게 되고, 또 의식하든 못하든 많은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산다. 수많은 생의 마지막을 지켜봤던 정신과 의사 퀴블러 로스는 ‘인생수업’이라는 저서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순간에서야 진짜 내가 누구였던가를 발견한다고 안타까워한 바 있다. 결국 성공한 삶, 행복한 삶이란 진짜 내가 누구인지를 좀 더 일찍 깨닫고 내 안의 거짓을 가려내고 진실된 삶을 살아가려는 지난한 노력의 과정이 아닐까 한다. 한 사회가 행복한 사회, 좋은 사회가 되려면 결국 거짓을 물리치고 제대로 진실과 진리를 추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때 가능할 것이다. 진실추구 능력이 부족할 때 사회는 부패로 빠져들고, 잘못된 정파적 믿음들만 난무하여 분열되기 십상이다. 대한민국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진실추구의 가치를 공유하고 진실과 거짓, 잘못된 믿음을 가려내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가 거짓을 멀리하고 진실을 추구한다는 구성원 간의 신뢰 자산이 없이는 선진국형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몇 가지 사례는 우리 사회의 진실추구 역량을 시험하는 듯하다. 먼저 청와대가 고민하고 있다는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에서의 거짓말 사건이다. 정 후보자는 생중계되는 청문회 현장에서 1987년 분양받은 조합아파트를 전매 금지 기간에 팔고도 팔지 않고 거주했다는 등 여러 가지 거짓말을 했다. 공직자 후보의 명백한 거짓말 앞에서 대통령이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에 사람들은 오히려 의아해하고 있다. 40여년 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을 사임케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의 핵심은 불법도청 그 자체보다는 대통령의 거짓말이었다. 공직자의 거짓을 단호하게 척결하지 못하는 사회는 불행해진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원 댓글 대선 개입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음을 폭로한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7·30 재·보선 광주지역 후보로 공천한 이후 권 전 과장의 주장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진실 공방이라기보다는 갈등관계에 있는 정파가 벌이는 서로 편향적인 믿음의 공방에 가깝다. 드러난 사실은 명백하다. 2012년 대선 이틀 전인 12월 16일 경찰이 “국정원이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비방 게시글이나 댓글을 게재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권 전 과장은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한 사실을 근거로 수사축소 은폐를 위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의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 2심 재판부는 경찰 간부와 동료들의 진술과 배치돼 객관적 사실과 거리가 멀다며 김 전 청장의 수사 축소 은폐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일부 보수신문은 권 전 과장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거짓 주장을 했다고 ‘공격’하고 있고, 야당과 진보진영에서는 권 전 과장의 정의로운 내부고발이 재판부의 잘못된 판결 때문에 거짓말로 매도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왜 보수진영은 권 전 과장의 정의로움을 한 치도 인정하지 못하고, 왜 진보진영은 재판부의 객관적인 판결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 편은 정의로운데 상대 편은 정치적 계산으로만 움직인다는 잘못된 자기 믿음 때문이다. 보수진영은 권 전 과장의 정의로운 측면을 인정하고, 진보진영은 권 전 과장 주장의 객관성 부족을 인정할 때만 두 진영이 진실추구의 길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사퇴를 초래한 KBS뉴스의 문 후보자 교회 강연 내용 보도의 잘잘못을 둘러싸고도 진영 간 다툼이 분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보수진영은 깨끗한 보수의 가치를 실천해온 문 후보자가 KBS의 왜곡된 보도로 인해 친일파, 매국노로 매도당했다고 분노하고 있고, 진보진영은 KBS가 문 후보자의 편향적인 역사인식과 민족 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폭로한 좋은 보도였다고 두둔하고 있다. 자세히 보면 KBS뉴스는 문 후보자의 강연내용 중에 너무 극단적이어서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이 있었다는 보도를 했을 뿐이다. 그후 KBS뉴스 보도를 확대 해석, 악의적 매도를 한 것은 불신과 분열의 진영논리였다. 지나친 자기확신은 건강한 사회, 좋은 사회의 적이다.
  •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인제, 과거 ‘피닉제’ 별명 붙은 이유 살펴보니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인제, 과거 ‘피닉제’ 별명 붙은 이유 살펴보니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인제, 과거 ‘피닉제’ 별명 붙은 이유 살펴보니 새누리당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홍문종·김태호 의원과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던 이인제 의원은 6선 의원으로 대표적인 충청 출신 정치인이다. 1948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서울 경복고, 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대전지법 판사, 변호사로 활동했다. 198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 정계에 입문한 뒤 최연소 노동부 장관, 초대 민선 경기지사를 거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1997년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의 경선 결과에 불복해 탈당한 뒤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들었고 2002년, 2007년에도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자유민주연합, 국민중심당, 민주당, 무소속, 자유선진당을 거쳐 새누리당에 들어왔다. 탈당, 복당을 무수히 반복하며 정치 생명을 끈질기게 이어 와 불사조라는 의미의 ‘피닉제’(피닉스+이인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인제, 화려한 이력 뒤 ‘피닉제’ 별명 뜻 알고보니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인제, 화려한 이력 뒤 ‘피닉제’ 별명 뜻 알고보니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인제, 화려한 이력 뒤 ‘피닉제’ 별명 뜻 알고보니 새누리당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홍문종·김태호 의원과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던 이인제 의원은 6선 의원으로 대표적인 충청 출신 정치인이다. 1948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서울 경복고, 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대전지법 판사, 변호사로 활동했다. 198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 정계에 입문한 뒤 최연소 노동부 장관, 초대 민선 경기지사를 거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1997년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의 경선 결과에 불복해 탈당한 뒤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들었고 2002년, 2007년에도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자유민주연합, 국민중심당, 민주당, 무소속, 자유선진당을 거쳐 새누리당에 들어왔다. 탈당, 복당을 무수히 반복하며 정치 생명을 끈질기게 이어 와 불사조라는 의미의 ‘피닉제’(피닉스+이인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인제, 정치이력에 ‘피닉제’ 별명 붙은 까닭은?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인제, 정치이력에 ‘피닉제’ 별명 붙은 까닭은?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인제, 정치이력에 ‘피닉제’ 별명 붙은 까닭은? 새누리당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홍문종·김태호 의원과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던 이인제 의원은 6선 의원으로 대표적인 충청 출신 정치인이다. 1948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서울 경복고, 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대전지법 판사, 변호사로 활동했다. 198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 정계에 입문한 뒤 최연소 노동부 장관, 초대 민선 경기지사를 거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1997년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의 경선 결과에 불복해 탈당한 뒤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들었고 2002년, 2007년에도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자유민주연합, 국민중심당, 민주당, 무소속, 자유선진당을 거쳐 새누리당에 들어왔다. 탈당, 복당을 무수히 반복하며 정치 생명을 끈질기게 이어 와 불사조라는 의미의 ‘피닉제’(피닉스+이인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누리 김무성號 출범] 다시 한번 부활한 ‘피닉제’

    ‘불사조’ 이인제 의원이 이번에도 날아올랐다. 탈당과 복당 등 어려운 정치환경에서도 꾸준히 국회에 등원해 ‘피닉제’(피닉스+이인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 신임 최고위원은 14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총 개표 결과 4위로 당 지도부에 입성했다. 이 신임 최고위원은 “엄중한 시기에 새누리당이 어떻게 혁신하고 어떤 모습의 정당으로 개조돼야 하는지에 대한 구상과 전략을 말씀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고 그것만으로 만족했던 사람”이라며 “지도부에 입성하게 돼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새누리당이 선진국 정당보다 훨씬 더 국가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능력 있는 정당으로 설계되고 만들어지는 데 저의 모든 열정과 역량을 다 바칠 생각”이라며 “국민과 당원의 뜻을 받들어 사랑받는 새누리당을 만드는 데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이 신임 최고위원은 6선 중진의 대표적인 충청 출신 정치인이다. 1948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서울 경복고, 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대전지법 판사 등으로 활동했다. 198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 정계에 입문한 뒤 최연소 노동부 장관, 민선 초대 경기지사 등을 거쳤다. 이후 1997년 대선 경선 당시 이회창 후보에게 패한 뒤 탈당해 자신이 만든 국민신당의 대선 후보로 출마했다. 자유민주연합, 국민중심당, 민주당, 무소속, 자유선진당 등을 거쳐 새누리당에 들어갔다. 이 신임 최고위원이 당 지도부에 입성함에 따라 지난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한 이후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다는 선진당 및 충청권 출신 인사들이 힘을 받을지 주목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인제, 화려한 이력 알고보니… ‘피닉제’ 별명 뜻은?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인제, 화려한 이력 알고보니… ‘피닉제’ 별명 뜻은?

    새누리당 최고위원 이인제, 화려한 이력 알고보니… ‘피닉제’ 별명 뜻은? 새누리당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홍문종·김태호 의원과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던 이인제 의원은 6선 의원으로 대표적인 충청 출신 정치인이다. 1948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서울 경복고, 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대전지법 판사, 변호사로 활동했다. 198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 정계에 입문한 뒤 최연소 노동부 장관, 초대 민선 경기지사를 거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1997년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의 경선 결과에 불복해 탈당한 뒤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들었고 2002년, 2007년에도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자유민주연합, 국민중심당, 민주당, 무소속, 자유선진당을 거쳐 새누리당에 들어왔다. 탈당, 복당을 무수히 반복하며 정치 생명을 끈질기게 이어 와 불사조라는 의미의 ‘피닉제’(피닉스+이인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野 최대계파 ‘486의 민낯’ 도마에

    새정치민주연합 7·30 재·보선 공천 파동으로 야권의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세력이 도마에 올랐다. 이들은 표면적으로 집단행동을 통해 ‘개혁’과 ‘진보’적 인사의 공천을 주장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당내 기득권 지키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많다. 원칙 없는 공천으로 당내 혼란을 키운 당 지도부의 리더십도 문제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당을 위기로 몰아세운 486세력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비판이다. 특히 전국대학생연합회(전대협) 출신들이 그 중심에 서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서울 동작을 공천 파동에 불을 지핀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의원 31명은 친노무현계와 정세균계를 제외하면 486 전대협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이 성명은 당내 반발의 촉매제가 됐고 궁지에 몰린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486 출신으로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동작을에 공천하는 무리수를 뒀다. 결국 ‘20년 지기’ 동지인 기 전 부시장과 허 전 위원장이 몸싸움을 벌이는 등 민낯을 드러내면서 486세력의 분화로 이어지는 자충수가 됐다는 평가다. 486세력에 대한 비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87년 전대협 창립 이후 27년간 인연을 맺어 온 이들이 야권의 최대 계파를 이뤘지만 국민들에게 각인되는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의회 내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 급급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있었다. 정치 발전에 기여한 측면도 있지만 성숙한 책임정치보다 무책임한 문제 제기로 야권 분열을 키웠다는 지적이었다. 지난 대선 패배 후 486세력은 이 같은 비판을 받아들이고 해체를 선언했었다. 이후 ‘혁신 모임’ ‘더 좋은 미래’ 등으로 활동해 왔지만 이번 공천 파동을 계기로 결국 명패만 바꾼 ‘도로 486’이었음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성명을 주도한 오영식(전대협 2기 의장) 의원을 비롯해 김태년(1기), 최재성(2기), 임수경(3기), 박홍근(3기) 의원 등이 전대협 간부 출신이다. 강기정(전남대 총학생회장), 김경협(성균관대 삼민투위 산하 민족자주수호위원회 위원장), 서영교(이대 총학생회장), 진성준(전북대 부총학생회장) 의원 등 486 운동권 출신도 다수다.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허 전 위원장 지지를 선언했지만 동작을 유력 후보로 거론된 정동영 상임고문과 안 대표 측 금태섭 전 대변인의 원내 진입을 막는 데 주력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광주 광산을 공천을 신청한 천정배 상임고문을 겨냥해 중진 차출론을 반대하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려 당 지도부에 전달하는 일을 주도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허 전 위원장이 정말로 동작을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의문”이라면서 “선거 승리보다는 다른 계파들의 세력 확장을 막아 20대 총선 공천권이 걸려 있는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이 컸던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당내에서 전대협 ‘성골’로 회자되고 있는 이인영(1기 의장), 우상호(1기 부의장) 의원의 내년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설이 파다하다. 임종석(3기 의장)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전대 출마설도 들린다. 지도부와의 갈등은 이번뿐만이 아니었다. 전대협 출신인 정청래 의원은 지난 2월 문재인 의원의 구원 등판을 공식 요청했고 같은 시기 김기식 의원 등 더 좋은 미래는 원내대표 경선을 요구하며 지도부에 반기를 들었다. 당 혁신을 기치로 들었지만 사실은 당권 투쟁을 위한 게 아니냐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최연소 노동부장관 등 이력 화려… 불사조처럼 국회 입성 ‘피닉제’ 별명

    6선 의원으로 대표적인 충청 출신 정치인이다. 1948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서울 경복고, 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대전지법 판사, 변호사로 활동했다. 1987년 통일민주당을 이끌던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 정계에 입문한 뒤 최연소 노동부 장관, 초대 민선 경기지사를 거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1997년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의 경선 결과에 불복해 탈당한 뒤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들었고 2002년, 2007년에도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자유민주연합, 국민중심당, 민주당, 무소속, 자유선진당을 거쳐 새누리당에 들어왔다. 탈당, 복당을 무수히 반복하며 정치 생명을 끈질기게 이어 와 불사조라는 의미의 ‘피닉제’(피닉스+이인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최경환, 경제팀 구성원들과 거미줄 인연 ‘눈길’

    최경환, 경제팀 구성원들과 거미줄 인연 ‘눈길’

    2기 경제팀 진용이 짜인 가운데 ‘사령탑’(컨트롤 타워)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경제팀 구성원 모두와 크고 작은 인연을 갖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최 후보자와 경제팀의 연결고리는 크게 세 가지다. 학교, 고시, 금배지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는 미국 위스콘신대학 박사 동문이다. 안 수석과는 1987년부터 1991년까지 같은 시기에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30년 가까이 절친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윤 장관과는 위스콘신 동문인 데다 고향(경북 경산)까지 같아 친분이 깊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과도 대학(연세대 경제학과)에 ‘박근혜 대선 캠프’ 인연이 겹쳐 가까운 사이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는 대구에서 고등학교(이 장관은 대건고, 최 후보자는 대구고)를 같이 다녀 오래전 친분을 텄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는 국가R&D(기술개발)전략기획단으로 연결돼 있다. 최 후보자가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있던 2010년 이 기획단을 직접 만들었고, 최양희 후보자는 초대 단원(비상근)이었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행시 23회)과 신제윤 금융위원장(행시 24회)은 행시 선후배 사이로 경제관료 생활을 비슷하게 출발했다. 최 후보자는 행시 22회다. 사시(20회) 출신으로 판사를 지낸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는 의정활동(18, 19대)을 함께했다. 거시경제와 외환정책에 있어 호흡을 맞춰야 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는 연세대 상대 동문이다. 이 총재가 경영학과 70학번, 최 후보자가 경제학과 75번이다. 다만, 사적인 친분은 없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최 후보자의 행시 후배(25회)이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같은 대학 같은 과다. 고용과 복지는 사회부총리 관할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지만 경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난히 박사학위 소지자가 많은 것도 ‘범(汎) 최경환 경제팀’의 특징 중 하나다. 12명 가운데 박사가 무려 9명(최경환, 안종범, 윤상직, 서승환, 최양희, 이동필, 노대래, 이기권, 문형표)이다. 이렇듯 최 후보자가 경제팀과 남다른 인연을 자랑하는 데는 관료·국회의원을 두루 거치며 넓힌 인맥과 개인 특유의 친화력 영향도 커 보인다. 그 덕에 최 후보자는 팀워크에서 일단 ‘기본은 먹고’ 출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각각의 분야로 들어가면 부동산 규제 완화, 기준금리 인하 등과 관련해 벌써부터 온도차가 감지된다. 유별난 인연이 ‘환상호흡’으로 이어질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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