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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 공무원 10명 중 3명은 여성

    지자체 공무원 10명 중 3명은 여성

    부산 38.9% 최다·강원 30.4% 최저 5급 이상 4배 늘었지만… 12.6%뿐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는 여성공무원 수가 사상 처음 10만명을 넘어섰다.행정안전부가 6일 발표한 ‘자치단체 여성공무원 인사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국 지자체 여성공무원 수는 10만 6012명으로 전년도(9만 9865명)보다 6147명(6.1%) 늘어났다. 1995년 5만 4472명과 비교해 20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나며 10만명 선을 돌파했다. 전체 지방공무원 가운데 여성공무원 비율은 34.9%로 1995년(19.6%)보다 85% 증가했다. 여성공무원 비율이 높은 시·도는 부산(38.9%), 서울(37.9%), 경기(37.2%) 등이었다. 반면 강원(30.4%)과 충남(31.5%)은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여성공무원은 채용시험에서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7급 공채 여성 합격자 비율은 전체 37%였고, 9급 공채는 58.2%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9급 공채는 2005년 여성 합격자가 처음으로 50%를 돌파한 뒤 갈수록 여성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지난해 ‘양성평등채용목표제’로 추가 합격한 공무원은 남성이 156명으로 여성 61명보다 많았다. 5급 이상 여성공무원은 지난해 2775명(12.6%)으로 1995년 604명(3.6%)보다 4배 넘게 늘었다. 4급 이상도 1995년 30명(1.2%)에서 2016년 268명(7.8%)으로 불어나는 등 여성관리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전남도에서는 지난달 인사에서 신현숙 부이사관이 광양부시장에 올라 ‘첫 여성 부시장’이 됐고, 충북 괴산군에서는 여성사무관 3명이 주요부서(주민복지과장, 농업기술센터과장)에 올랐다. 지자체 내 기획·예산·인사·감사 주무과의 여성 비율도 2011년 11.6%에서 지난해 37.4%로 높아져 여성관리자 비율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지자체 공무원 가운데 육아 휴직자 수는 모두 8458명으로 2006년(1826명)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 인식이 관대해지면서 휴직 제도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남성 휴직자도 900명으로 2006년 95명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여자 7종경기 티암-샤페르 선두 다툼에 존슨-톰프슨 메달 꿈

    여자 7종경기 티암-샤페르 선두 다툼에 존슨-톰프슨 메달 꿈

    카롤린 샤페르(25·독일)가 올림픽 챔피언 나피싸투 티암(22·벨기에)의 대회 2연패를 저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5위를 차지한 샤페르는 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여자 7종경기 중 네 경기를 마친 가운데 총점 4036점을 얻어 리우 금메달리스트 티암을 22점 차로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여자 7종경기는 1981년 이후 올림픽 대회에서 여자 5종경기를 대신해 치러지고 있으며 첫날 100m 허들, 포환 던지기, 높이뛰기, 200m 등 네 종목을 치르고 둘쨋날 멀리뛰기, 창던지기, 800m 달리기를 치러 종합점수를 매겨 순위를 따진다. 카타리나 존슨-톰프슨(24·영국)은 네 번째 이벤트인 200m에서 22초86으로 개인 최고 기록(22초79)에 조금 모자란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하며 총점 3838점으로 요겔리스 로드리게스(쿠바, 3905점)에 이어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녀는 높이뛰기 1.86m에 그친 뒤 포환 던지기에서 12.47m로 13위를 차지했다. 샤페르는 200m에서 23초58로 존슨-톰프슨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티암(24초57)보다 상당히 빨라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들은 7일 멀리뛰기, 창던지기, 800m에서 자웅을 겨룬다. 존슨-톰프슨이 생애 첫 메이저 메달을 노리려면 전통적으로 약한 창던지기에서 분발해야 한다. 그녀의 최고 기록 42.01m은 로드리게스가 리우올림픽 때 3위로 달리다 이 종목 때문에 7위로 미끄러졌을 때의 거리보다 6m나 앞서 있어 희망을 품을 만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존슨-톰프슨은 높이뛰기에서 1.80m를 가뿐히 넘어섰으나 3차 시기 1.86m를 실패했다. 리버풀 출신인 그녀는 개인 최고 기록에 12㎝나 모자란 것을 확인하고 매트에 얼굴을 파묻고 오열하기도 했지만 200m에서의 분발로 메달 꿈을 꾸게 됐다. 미크 코스텔로 BBC 라디오5 해설위원은 “당장 다른 두 경기는 하지 않고 마지막 800m만 치르면 KJT는 로드리게스를 5초 차이로 물리칠 수 있다. 물론 지금과 그때의 순위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이 순간 존슨-톰프슨이 조금 뒤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로드리게스의 800m 개인(올해) 최고 기록은 2분12초인데 존슨-톰프슨은 2013년 작성한 2분07초64”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富, 더 쏠린다

    富, 더 쏠린다

    금융자산 10억 넘는 재력가 1년 새 14.8% 늘어 24만명 부의 편중이 1년 사이 더 심해졌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대한민국 부자들의 금융생활을 분석해 1일 내놓은 ‘2017 한국 부자보고서’ 내용이다.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대한민국 부자는 24만 2000명으로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552조원이다. 전체 국민 가운데 부자의 비중은 0.47%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는 전년(21만 1000명) 대비 14.8% 늘었고, 부자의 비중은 1년 새 0.06% 포인트 뛰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이 전체 가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3%에서 16.3%로 1% 포인트나 올라갔다. 즉, 지난해 기준으로 0.47%가 가계 총 금융자산의 16.3%를 보유한 것이다. 부자들의 ‘부동산 사랑’도 여전했다. 대한민국 부자들이 보유한 부동산 규모는 개인당 평균 28억 6000만원이었다. 전체 가계 평균(2억 5000만원)보다 약 11배 많은 금액이다. “경기침체 지속 시 부동산을 처분(전부 또는 일부)하겠다”는 응답은 전체 중 20.2%에 그쳤다. ‘현 상태 유지’(39.4%), ‘전·월세 등 임대 형태 변화’(22.3%), ‘다른 고수익 부동산 투자’(12.3%) 등 부동산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고강도 부동산 투기 방지대책을 예고하지만, 마이동풍인 셈이다. 유망한 투자용 부동산으로는 27.7%가 ‘재건축 아파트’를 꼽았다. 부자가 생각하는 부촌(富村)은 강남구 압구정동(47.4%), 용산구 한남동(21.9%), 강남구 청담동(21.2%), 강남구 대치동(19.1%), 서초구 반포동(10.1%) 등 순이었다. ‘현재 대비 5년 후 부촌’으로 반포동과 잠실동은 증가하고 청담동과 대치동, 성북동, 평창동 등 전통적 부촌의 비중은 감소했다. “부(富)가 대물림된다”는 인식은 더 강해졌다. ‘자녀 세대는 과거에 비해 부모의 도움 없이 자수성가하기 힘들어졌다’는 응답은 84.8%였다. ‘부의 대물림’은 지난해 대비 11.8% 포인트 증가했다. 보유 자산을 자녀에게 상속 및 증여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95.7%로 나왔다. 국내 부자들은 은퇴 후 ‘적정한 생활비’를 월평균 약 717만원, 연 8604만원으로 잡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오뚝이 어업인’ 키워 주는 수산정책보험/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월요 정책마당] ‘오뚝이 어업인’ 키워 주는 수산정책보험/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한여름이면 2009년 개봉했던 영화 ‘해운대’의 장면들이 떠오르곤 한다.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거대한 자연재해인 쓰나미에 맞서기 위해 노력하는 영화 속 인물들의 모습에서 예측불허의 공간인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일구어 가는 우리 어업인들의 삶이 겹쳐진다. 영화에 나오는 쓰나미가 우리나라를 덮친 적은 없지만 여름철이면 우리 어민들을 힘겹게 하는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한다. 지난해 여름 유례가 없는 고수온 현상으로 대규모 양식장 피해가 발생했고, 적조는 연례 행사처럼 찾아오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차바’도 큰 피해를 남겼다. 지난해 적조로 인한 피해 어가 수는 847가구, 피해 규모는 531억원에 달했다. 태풍 차바도 수산 증·양식 시설 641곳(86억원), 어선 231척(12억원), 양식수산물 1300여만 마리(37억원)에 각각 피해를 입혔다. 해양수산부는 자연재해에 따른 어업인들의 경영 불안 해소와 어가 소득 보전을 위해 2004년 ‘어선원 및 어선재해보상보험’ 제도를, 2008년에는 ‘양식수산물 재해보험’을 도입했으며 보다 많은 어업인들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개선하고 있다. 잡는 어업을 대상으로 한 어선원 및 어선재해보상보험은 자연재해로 피해가 발생한 어업인의 기본 생활과 원상 복구를 지원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선복량 5톤 이상 어선만 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으나 지난해부터 4톤 이상 어선까지 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앞으로 3톤 이상 어선으로 확대하기 위해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이 완료되면 현재 보험 가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영세·소형 어선에 승선하는 어선원 약 2140명이 추가적으로 재해보상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르는 어업을 대상으로 하는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은 2008년 넙치(광어) 단일 품목에 대한 지원을 시작으로 올해부터는 대상 품목에 터봇·메기·향어를 추가해 현재는 총 27품목, 9443어가를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태풍이나 적조 등으로 입은 피해 보상을 지원하나 지난해에는 고수온 현상으로 많은 양식 어가들이 피해를 입어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을 보완했다. 올해부터는 넙치, 강도다리 등 6개 품목에 대한 ‘육상양식장 고수온 특약’ 조항을 신설했으며 지난해 피해가 컸던 품목인 전복의 경우 양식보험의 주계약 내용에 이상 수온을 포함시켰다. 또 어류 대상 보험상품의 경우 고수온 특약과 저수온 특약을 세분화해 어업인이 선택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보험제도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해수부는 해상에서 보험사고 발생 시 휴대전화를 활용해 즉각 신고할 수 있는 모바일 사고 접수 시스템을 개발해 정책보험 활용도를 높였다.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의 경우 ‘지자체 적조피해 조사 적용 매뉴얼’을 마련해 시행하고 어업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미역·다시마 품목에 ‘조수(潮水) 손해담보 특약’을 신설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처음에는 가입이 저조했던 수산정책보험은 해수부의 노력과 어업인들의 협조로 자리를 잡아 나가고 있다. 수산물 정책보험 가입 규모는 처음 제도가 마련된 2004년에 비해 6배 이상(납입 보험료 기준 385억원→2364억원) 증가했으며, 어업인 5만 1560명과 어선 1만 5047척이 혜택을 받고 있다. 해수부는 앞으로도 예산 확대와 정책보험 가입 캠페인 등을 통해 가입을 적극 독려할 계획이다. “잔잔한 바다는 유능한 뱃사람을 기를 수 없다”는 격언처럼 바다를 무대로 살아가는 어업인들의 삶에는 많은 위험과 어려움이 상존한다. 그럼에도 그 위험을 극복하며 최선을 다해 조업하고 수산물을 길러 온 어업인들의 의지와 노력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수산 강국으로 도약했다. 해수부와 어업인들이 함께 노력해 수산물 정책보험이 현장에 굳건히 뿌리내리고, 이를 통해 어업인들이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힘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단독] 강제이주 80년 세월 흘러도… ‘카레이스키’ 통한의 삶 계속된다

    [단독] 강제이주 80년 세월 흘러도… ‘카레이스키’ 통한의 삶 계속된다

    올해는 고려인의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80주년을 맞는 해다. 흔히 카레이스키라고 불리는 고려인은 1860년대부터 러시아 연해주지역에 정착해 살아온 우리 민족이다. 그들은 기근과 망국으로 조국을 떠났어도 두만강 건너 지척에서 민족공동체를 영위하며 살았다. 1937년 8월 21일 이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날벼락이 떨어졌다. 일제와 첨예하게 대립해 온 소련이 고려인에게 일제의 간첩이라는 누명을 씌워 “원동(遠東·극동)을 떠나라”는 추방령을 내린 것이다. 설사 고려인 사회에 소수의 간첩이 있었다 한들 주민 모두를 적성(敵性)민족으로 몰아 일시에 추방한 것은 가혹한 민족탄압이었다. 그전까지 조국과 인접해 살며 이산의 한을 달래던 고려인들은 강제이주로 말미암아 20세기 디아스포라로 전락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라시아 대륙을 전전하는 유랑민 신세가 되었다.●지울 수 없는 상처 안고 살아가는 그들 강제이주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고려인이 희생되었는지는 아직도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숙청, 기근, 질병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9500명에서 2만 5000명에 이른다는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고려인 강제이주는 해외 한인이 겪은 아픔 가운데 가장 큰 상처이자 결코 지울 수 없는 통한의 역사다. 그러나 강제이주가 고려인의 중앙아시아 정주(定住)로 이어짐으로써 한민족의 생활권역을 획기적으로 넓힌 계기가 되었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강제이주에 앞서 스탈린 정권은 고려인 지도층 2500명을 체포해 고려인 사회를 미증유의 집단적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그 공포가 절정에 달했을 때 강제이주를 강행했다. 투옥된 사람들은 “일제의 사주를 받아 연해주를 소련에서 떼어내려는 폭동을 음모했다”는 날조된 혐의로 대부분 처형되었다. 그들이 간첩이라고 증명된 경우는 거의 없다. 스탈린 정권은 간첩을 처형한 게 아니라 고려인의 민족적 저항을 제거한 것이었다.●소련의 잔인한 대국주의 정책이 낳은 슬픔 강제이주는 전 과정이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고려인들은 2~3일 전, 또는 1주일 전에 겨우 이동준비를 연락받았다. 최종 행선지가 통보되지 않아 다만 멀리 떠난다는 것과 출발 일자밖에 알지 못했다. 당국은 단 1명의 이탈도 허용치 않았다. 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퇴원시켜서, 복무 중인 군인은 제대시켜서 열차에 오르게 했다. 이주민들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창문 없는 컴컴한 화물열차에 갇혀 지냈다. 먼 길에 지쳐 모두가 앓았다. 질병에 약한 어린이와 노인들이 중도에 많이 숨졌다. 열차가 서면 이름도 모르는 철길 근처에 시신을 서둘러 묻으며 통곡하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기차여행 3~4주 만에 그들이 도착한 곳은 초원과 바람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였다. 1937년 10월 말까지 이송이 완료된 고려인 수는 총 3만 6442가구 17만 1781명. 그중 9만 5256명이 카자흐스탄에, 7만 6525명이 우즈베키스탄에 각각 짐을 풀었다. 그 후 수송된 4700여명을 포함하면 강제이주된 고려인 수는 총 18만명에 이른다. 원동지역에는 더이상 고려인이 남아 있지 않았다. 고려인이 살던 444개 마을은 폐쇄되어 지도에서 영영 사라졌다. 강제이주는 1860년대 이래 고려인이 원동에서 온갖 역경을 딛고 쌓아 올린 모든 성과에 대한 전면적인 파괴행위이자 인종청소였다. 공산제국 소련의 안보와 국가이익 앞에 소수민족 고려인 사회는 철저히 망가졌다.●피맺힌 恨 가슴에 묻은 채 침묵의 삶 강제이주의 비극은 소련의 잔인한 대국주의 정책이 낳은 결과다. 하지만 주된 원인은 일·소의 적대적 대립에서 비롯되었다. 러·일전쟁 후 조선을 강점한 일제는 고려인까지 천황의 신민으로 간주해 부당한 간섭을 일삼았다. 일제는 정탐 활동에 고려인을 이용함으로써 소련의 고려인 불신과 안보불안을 부추겼다. 1937년 6월 아무르 강에서 관동군이 소련 군함을 격침시킨 데 이어 7월에는 루거우차오 사건을 계기로 중·일 전쟁이 발발했다. 우수리 지방에서 일·소 간 군사충돌이 빈발하자 고려인에 대한 스탈린의 적대적 경계심은 더욱 커갔다. 급기야 스탈린은 고려인을 일본 간첩으로 몰아 강제이주라는 전대미문의 폭거를 자행했다. 그런 의미에서 고려인 강제이주의 비극은 일본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 일·소 대립의 틈바귀에서 찢기고 짓밟힌 것이 나라 없는 백성 고려인이었다. 강제이주로 70년 정든 땅에서 쫓겨난 고려인들은 소련이 개혁·개방될 때까지 그 피맺히고 억울한 사연을 어디에도 호소하지 못하고 가슴속 깊이 묻은 채 침묵의 삶을 살았다. 소련공산당이 “강제이주가 반인도적이고 불법적인 범죄행위였다”고 시인한 것은 반세기가 지난 1989년이다. 그 후 러시아 정부는 “강제이주는 폭력적인 집단학살이었다”고 그 죄과를 분명히 하며 고려인에게 원래 거주지인 연해주로 귀환할 권리를 인정했다. 고려인들은 수십년간 그들을 짓눌렀던 적성민족의 불명예에서 벗어나 비로소 고향인 원동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낯선 땅에서 80년… 93%는 귀향하지 않았다 강제이주 당시 18만명이었던 고려인 인구는 지금 45만명(사할린 고려인 제외)으로 늘어나, 유라시아 대륙 곳곳에 똬리를 틀고 살고 있다. 세대마다 이주를 거듭해 온 ‘유랑민’ 고려인은 유라시아 대륙의 대표적인 분산민족이다. 대륙의 어디든 고려인이 없는 곳이 없지만 그렇다고 민족자치를 거론할 만큼 다수파로 밀집해 사는 곳도 없다. 고려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곳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일대다. 이곳의 고려인 수는 약 13만명에 달한다. 한반도와 가까운 원동지구에 거주하는 고려인은 연해주의 1만 8800명을 비롯해 모두 3만 2000명(2010년 러시아 인구센서스)에 불과하다. 유라시아 고려인 45만명 중 겨우 7%만 원동으로 귀환해 살고 있다. 나머지 93%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고 ‘타향살이’다. 지금은 하산군으로 이름이 바뀐 남우수리 지방은 고려인의 발원지다. 3년 전 그곳에서 필자가 확인한 고려인 귀환자는 단 2가구였다. 강제이주 전 고려인 수만명이 밀집해 살던 곳이 지금은 고려인이라곤 발견하기조차 힘든 낯선 땅이 돼버렸다. 이곳의 중·러 국경지대는 경비가 삼엄하다. 출입통제구역이어서 사전 신고 없이는 접근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고향을 찾은 고려인도 마찬가지였다. 80년이란 긴 세월이 지났어도 강제이주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김호준 역사저널리스트
  • 드레셀 하룻밤 금메달 셋이나, 펠프스도 못해낸 쾌거

    드레셀 하룻밤 금메달 셋이나, 펠프스도 못해낸 쾌거

    카엘렙 드레셀(20·미국)이 하룻밤에 금메달을 셋이나, 그것도 2시간 안에 모두 휩쓸어 놀라움을 안겼다. 물론 세계수영선수권과 올림픽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은퇴한 마이클 펠프스도 못해낸 일이었다. 드레셀은 29일(이하 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50m를 21초15에 터치패드를 찍어 우승한 뒤 30분도 안돼 풀로 돌아와 접영 100m에서 49초86을 찍어 마이클 펠프스의 세계기록(49초82)에 100분의 4초 뒤져 거의 깰 뺀했다. 지치지도 않는지 그는 혼성 400m 자유형 릴레이의 첫 100m를 47초22에 마쳐 미국 대표팀이 3분19초60에 터치패드를 찍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 2년 전 카잔 대회에서 미국이 작성한 세계기록(3분23초05)을 3초 넘게 앞당기게 하며 금메달을 추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플로리다대학 재학 중인 그는 “두 차례만 헤엄친 것 같다. 아주 많은 재미가 있었다”며 즐거워했다. 앞서 미국 대표팀의 동갑내기 케이티 레데키가 여자 자유형 800m를 8분12초68에 터치패드를 찍어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작성한 자신의 세계기록을 거의 8초 가량 앞당기며 이번 대회 다섯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당연히 스포트라이트는 드레셀의 차지였다. 드레셀은 이번 대회 여섯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어 펠프스가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에서 수집한 7개의 금메달에 하나만을 남겨뒀는데 30일 밤 400m 메들리 릴레이팀으로 참가해 펠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그는 웃으며 “두 랩만 더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드레셀은 혼성 릴레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둘이나 얻었다. 펠프스는 드레셀이 혼성 400m 자유형 릴레이를 우승하자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리우올림픽 계영 금메달을 땄을 때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 꼬마 불붙었네. 이 친구를 보는 건 엄청 재미있네”라고 적어 축하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광주시, 생활임금제 도입...올해 7010원 첫 지급

    경기 광주시는 이달부터 생활임금 제도를 도입한다. 시는 2017년 생활임금제 시행을 위한 심의위원회 회의를 열고 올해 생활임금 시급을 7010원으로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생활임금은 최저생계비 기준인 ‘최저임금’만으로는 보장하기 어려운 주거비, 교육비, 교통비, 문화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질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수 있게 하는 기초적인 적정소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가 올해 처음 도입하는 생활임금은 2017년 기준 최저임금인 6470원 보다 540원 많은 금액으로 월액으로 환산하면 146만5090원으로 최저임금 보다 11만2860원 많다. 시는 지난해 9월 시와 지방공단, 출자·출연기관 소속 기간제 근로자의 최소한의 인간적, 문화적 생활을 가능케 할 목적으로 생활임금제 조례안을 제정했으며 올해 지급을 위한 조례 개정도 지난 10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시를 비롯한 지방공단, 출자·출연기관 소속 근로자 350여명이 생활임금을 적용받아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시 관계자는 “최저임금제 상승률 등을 고려해 올해 생활임금액을 7010원으로 결정했으며 내년도 최저 시급이 대폭 인상된 만큼 내년도 생활임금액도 오를 것”이라며 “ 생활임금제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비수기에도 아파트 경기 호황] 서울 ‘10억 이상’ 5년새 2배로

    서울에서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가 최근 5년 사이 2배로 증가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는 10채 가운데 7채가 10억원 이상의 비싼 아파트로 조사됐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5년 전에 비해 서울의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수는 10만 5773가구에서 20만 4791가구로 증가했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의 10억원 이상 아파트는 16만 143가구로 전체 고가 아파트의 78%를 차지했다. 고가 아파트 비중도 높아졌다. 부동산114의 서울 시세조사 대상 아파트 수는 2012년 7월 114만 6162가구에서 올해 7월에는 124만 2791가구로 증가했다. 이 중 고가 아파트 비중은 2012년 9.2%에서 올해 16.5%로 늘어났다. 특히 강남 3구의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비중은 2012년 27%(7만 9869가구)에서 올해 61%(16만 143가구)로 급증했다. 지역별 고가 아파트의 비중은 강남구가 6만 8374가구로 이 지역 아파트의 69%에 달했다. 서초구는 고가 아파트 수가 5만 2344가구지만, 비중은 71%로 강남구보다 더 높았다. 송파구는 3만 9425가구로 43%였다. 강남권 외에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수는 양천구 1만 2768가구, 용산구 9800가구, 영등포구 5614가구, 성동구 3230가구, 마포구 2898가구, 광진구 2755가구, 종로구 2258가구, 중구 631가구 등으로 집계됐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시속 100㎞까지 단 5.7초 ‘힘 짱짱’

    시속 100㎞까지 단 5.7초 ‘힘 짱짱’

    새 5시리즈는 BMW코리아가 벤츠에 뺏긴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작심하고 내놓은 차다.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한국에만 M 스포츠 패키지를 모든 5시리즈에 적용한 이유이기도 하다.‘BMW 530d 스포츠 패키지’는 5시리즈 형제 중에서도 맏형이다. 이전 세대보다 차체는 커졌으나 무게는 가벼워졌다. 길이·폭·높이는 4936㎜, 1868㎜, 1479㎜로 각각 29㎜, 8㎜, 15㎜ 늘었다. 중량은 최대 115㎏까지 줄었다. 새 엔진이 장착된 뉴 530d 모델은 직렬 6기통 엔진을 통해 265마력의 최고출력과 63.2㎏·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도 단 5.7초다. BMW가 내세우는 가장 큰 특징은 첨단사양의 반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위험한 상황을 만나면 차가 단순히 경고를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방향 조정과 제동, 가속까지 간섭한다. 일례로 뒤에서 접근하는 차와 충돌이 예상되면 차는 안전벨트를 당기고 열린 창문을 닫아 운전자를 보호한다. 사고로 에어백이 작동하면 자동으로 긴급 전화를 걸어 사고를 알린다. 가격은 8790만원이다.
  • 활황에 몸집 불린 ‘슈퍼 개미’… 소외되는 소액 투자자

    활황에 몸집 불린 ‘슈퍼 개미’… 소외되는 소액 투자자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8거래일 연속 지수 상승으로 2007년 5월에 세운 역대 최장 연속 상승과 타이기록이다. 이런 역사적 상승장에 하루 1억원 이상을 굴리는 개인투자자인 ‘슈퍼 개미’가 늘었다.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1.47포인트(0.06%) 오른 2451.53으로 마감해 지난 13일(2409.49) 이후 8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2007년 5월 28일~6월 7일 작성한 역대 최장 기록(2000년 이후)을 10년 만에 다시 세웠다. 이날 외국인투자자가 1600억원어치를 팔아 장중 내내 약보합권을 보였으나 막판 기관투자자의 매수가 집중되며 뒷심을 발휘했다. 기관은 1400억원어치를 사들여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냈고, 개인도 200억원을 순매수했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2.96%, 2.50% 상승하는 등 통신주(株)가 힘을 냈다. 2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도 기대감에 2.53% 올랐다.‘슈퍼 개미’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이날 거래소의 분석을 보면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의 1억원 이상 주문은 하루 평균 908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494건)보다 6.97% 증가했다. 1~4월은 7000~8000건으로 지난해보다 약간 적거나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5월 1만 1154건으로 크게 증가하더니 지난달에는 1만 2462건에 달했다. 코스피가 지난 5월 4일(2241.24) 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이후에도 꾸준히 지수를 끌어올린 덕이다. ‘슈퍼 개미’가 하루에 1억원 이상 주문하는 주된 종목은 삼성전자로 분석됐다. 개인의 삼성전자 주문 건수 146만 4804건 중 1억원 이상 대량 주문은 5만 2318건으로 3.57%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생명(2.58%)·엔씨소프트(2.25%)·삼성물산(1.95%)·SK(1.84%)·현대중공업(1.50%)·SK이노베이션(1.48%)·삼성바이오로직스(1.46%)·롯데케미칼(1.42%) 등 시가총액 50위 이내 대형주에 1억원 이상 대량 주문이 많았다. 그러나 전체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가 지난해보다 적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슈퍼 개미’를 제외한 소액 투자자는 활황장에서 소외된 것이다. 상반기 개인의 코스피 하루 평균 주문은 272만 645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3만 3129건)에 비해 3.77% 줄었다. 개인의 코스피 매매 비중도 46.47%에 그쳐 전년 동기 51.33%에 비해 4.86% 포인트나 하락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전문대 정원 86% 수시 모집 ‘사상 최대’

    전문대학이 올해 전체 모집인원의 86.4%를 수시모집에서 선발한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전국 135개 전문대학의 2018학년도 수시모집 주요 사항을 24일 발표했다. 올해 전체 모집인원은 20만 6300명으로, 이 가운데 86.4%인 17만 8213명을 수시에서 선발한다. 지난해 17만 8790명에 비해 인원은 577명(0.3%) 줄었지만, 선발 비중은 1.7% 포인트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과 달리 ‘일반전형’보다 대학이 자체 선발 기준을 활용하거나 사회·지역 배려자, 경력자 등을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으로 더 많이 뽑는다. 올해 일반전형으로는 5만 3737명, 특별전형으론 12만 4476명을 선발한다. 정원 내 전형으로는 14만 9681명, 정원 외 전형으로는 대졸자·기회균형대상자·장애인·재외국민·성인학습자 등이 2만 8532명이다. 전문대학은 수시모집에서 학생부·면접·실기·서류 등 4개의 전형요소를 중심으로 합격자를 가리는데, 대부분 1∼2개 요소만 활용한다. 학생부 위주 전형이 모집인원 79.5%인 14만 1615명, 면접 위주 전형으로는 1만 8280명(10.3%), 서류와 실기 위주로는 각 1만 3747명(7.7%)과 4571명(2.5%)을 선발한다. 전문대학 수시모집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전과 후로 구분해 두 차례 실시한다. 1차 모집(농협대·기독간호대·조선간호대·대구미래대 제외)은 9월 11∼29일, 2차 모집(농협대·서울예술대·대구미래대 제외)은 11월 7∼21일이다. 전문대학은 4년제 일반대학과 달리 수시 6회 제한이 없다. 전문대교협은 오는 27∼29일 양재동 에이티(aT)센터에서 82개 전문대가 수시입학 정보박람회를 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1400조 가계빚 ‘이자 장사’… 사상 최대 큰돈 번 시중은행

    1400조 가계빚 ‘이자 장사’… 사상 최대 큰돈 번 시중은행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돈은 은행이 다 벌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난해까지 은행 발목을 잡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정리되며 대손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둔 돈) 부담이 줄어든 여파도 있다.하지만 예금 금리는 ‘제자리걸음’인 반면 대출 금리만 ‘멀리뛰기’를 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이 ‘1400조원 빚더미’에 신음하는 가계를 상대로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이자 장사’에 주력한 결과라는 뜻이다. 이에 은행들이 불공정한 예대마진 체계를 개선하고 장기연체 채권 소각 등에 동참하는 등 일정 부분의 실적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 우리은행, 하나금융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5조 8786억원으로 6조원에 육박한다. 신한금융은 1조 8891억원, KB금융은 1조 8602억원을 벌어 각각 2001년과 2008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은행과 하나금융도 1조원이 넘는 순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은행권 호실적은 이자 수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예대마진을 나타내는 은행의 핵심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모두 상승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4분기 1.61%에서 올 2분기 1.72%로 0.11% 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49%→1.56%로 0.07% 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0.08% 포인트, 하나은행은 0.10% 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은행권이 리스크(위험)는 회피한 채 안정성 위주의 안일한 영업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돈 떼일 염려가 적은 가계나 우량 고객에게 대출을 집중하는 식이다. 중소기업 대출도 손쉬운 담보대출 비중이 56%(올 3월 기준)에 달한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월 은행장들을 불러 “은행이 자체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정책 보증에 의존하거나 시공사에 부담을 떠넘기는 관행이 만연됐다”고 ‘얌체 영업’에 일침을 가했다. 손실이 날 수 있는 아파트 집단대출과 관련해 은행이 시행·시공사에 대출 보증 부담(10%)을 떠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한 데 따른 지적이었다. 서민에게 더 높은 이자 부담을 지우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대출 기준)는 지난 5월 현재 연 3.47%로 기업대출 금리 연 3.45%보다 0.02% 포인트 높아졌다.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대출 금리보다 높아진 것은 2010년 3월(가계 5.80%, 기업 5.74%)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반면 예금금리는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신한, 국민, 우리, 하나)은행 1년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연 1.1~1.4% 수준이다. 금융당국 역시 단기 성과만 좇아 거액의 성과급을 챙기던 금융회사들의 관행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익을 내도 성과급을 4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고, 손실이 나면 성과급을 깎거나 심지어 지급된 성과급까지 환수하는 식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감독규정이 오는 9월부터 적용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은행의 책임을 강화하고 공정한 경쟁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과도하고 불공정한 가산금리 체계를 개선해 서민 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호실적은) 단순히 은행이 장사를 잘한 게 아니라 ‘정부의 가계부채 옥죄기’ 정책에 따라 공급 물량을 줄이며 대출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된 효과를 부인할 수 없다”면서 “은행들이 과실을 ‘저소득층의 장기 연체 빚 탕감’ 등의 방식으로 사회에 되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딱 맞춤이외다…안성맞춤 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딱 맞춤이외다…안성맞춤 박물관

    “그의 원래 이름은 놈, 외할머니가 그의 앞날이 염려되어 걱정아! 걱정아 불렀던 게 ‘꺽정’이 되었다던가.” 벽초 홍명희(1888~1968)의 장편소설 ‘임꺽정’의 한 대목이다. 경기도 안성은 본디 민초들의 땅이었다. 예로부터 임꺽정(1504~1562)과 장길산(미상·조선 숙종 연간)이 이곳 흙길을 무대 삼아 한바탕 자취를 남기었고, 남사당패 꼭두쇠 바우덕이(1848~1870)의 흔들리는 치마폭도 안성장길 들머리에서 시작되었다. 원래 안성은 전주, 대구와 더불어 조선 3대 장터 소재지였다.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 속 허생은 조선 삼남(三南)의 물산이 안성장에 죄다 모이는 것을 알고 제수용 과일을 몽땅 사들인다. 그 뒤 열 배로 되팔아 이문을 남기는 매점매석의 소설 모티프는 연암이 안성땅 지나 밟게 되는 충청도 면천 군수로 재직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 이렇듯 위세당당하던 안성 지역도 경부선이 평택을 지나치고, 중부고속도로 역시 안성의 동쪽 끝자락 일죽면을 겨우 지나다니다 보니 한양 관문 교통 요지로서의 모습은 이제는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도 한때나마 안성은 한양 입구 노른자 길목이었으니 예부터 나라님이나 양반 사대부 세간에 들어가는 공납(貢納) 물품들이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였다. 하루 한두 끼 보리죽도 못 먹은 힘으로, 한양 양반님네들의 먹다 죽어 때깔 고운 조상들 위한 밥그릇 등속 예뻐지라고 두들겨댔으니 배곯던 민초들의 분노가 오죽했으랴. 임꺽정과 장길산은 말 그대로 안성맞춤의 구세주였던가? 경기도 안성의 안성맞춤박물관이다. 생각해보면 박물관 이름하나는 잘 지었다. 희미하게 보였던 안성땅의 정체성이 단박에 머리로 꿀꺽 넘어갈 정도로 시원하게 잡힌다. 원래 이 지역은 라면이 아니라 유기(鍮器)로 이름 내던 곳이었음을 잊으면 안 되리라. 안성맞춤 박물관은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들어가는 초입 왼편에, 흡사 정자 누마루같이 솟은 단아한 모양새로 엎드려 있다. 박물관 건물도 2003년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받을 정도로 수준급이어서 박물관 들어가는 대문부터 설레게 한다. 박물관에는 주로 놋쇠 그릇, 즉 유기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선 유기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자면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두드려서 만드는 방짜기법과 녹여서 만드는 주물기법이 있는 데 이 중 안성은 주물기법의 유기가 유명한 곳이다. 구리 78%, 주석 22%을 녹여 거푸집에 부은 뒤 모양별로 그릇 및 제수, 불교용품을 만들었다. 이 중 안성에서 만드는 유기 제품의 주품목은 바로 양반가에 납품되던 첩 반상기였다. 지체에 따라 12첩부터 3첩 반상기를 만들었는데, 첩 반상기란 뚜껑이 있는 반찬 그릇을 말한다. 바로 여기에서 ‘안성맞춤’이라는 어원이 생겼는데, 보리나 잡곡을 먹던 지방의 큰 그릇과는 달리 쌀을 주식으로 하던 한양의 양반가 한 끼 담을 그릇크기로는 안성에서 나온 유기그릇이 딱 적당하였다. 바로 크기나 모양이 한양 양반들 마음에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안성맞춤 박물관은 2002년 8월에 문을 열어 현재 상설전시실 3실과 기획전시실 1실의 규모로 박물관 치고는 아담하다. 이 곳에는 안성유기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설명하는 자료부터 시작해서 각종 첩 반상기, 불교용구, 제수용품, 기타 유기로 만들어지던 각종 생활용품까지 잘 전시되어 있다. 또한 유기 전시물 이외에도 다양한 안성의 역사를 알아볼 수도 있다. 농업역사실에는 선사 시대 유물인 돌검과 돌두검창, 반달돌칼 등을 포함하여 안성지역의 오랜 농업 역사와 특산품 등에 대한 전시품들이 있어 반나절 넉넉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안성맞춤박물관은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해당 자치 도시의 특색을 고스란히 잘 담은 좋은 박물관이다. 또한 대학 캠퍼스 내에 위치하여 한여름 더위에 지친 관람객들이 박물관 앞 메타세쿼이아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안성맞춤 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안성에 가서 시간이 좀 남는다면, 안성 시민들의 주말 산책 장소. 2. 누구와 함께? -어린 자녀와 함께 3. 가는 방법은? -안성시 대덕면 서동대로 4726-15/ 중앙대 안성캠퍼스 입구. 031) 676-4352 4. 감탄하는 점은? -대학 캠퍼스에 있어 휴식 공간으로 적절하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외지인들은 잘 모르는 장소. 6. 꼭 봐야할 장소는? -유기 제품들로 만든 각종 생활용품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청국장 ‘서일농원 솔리’(673-3171), 설렁탕 ‘안일옥’(675-2486), 묵밥 ‘고삼묵집’(672-7026), ‘모박사부대찌게’(676-1508), ‘보리네생고깃간’(673-6992)/지역번호 031 8. 홈페이지 주소는? -www.anseong.go.kr/tourPortal/museum/contents.do?mId=0101000000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안성 3.1운동기념관, 조병화 문학관, 포도박물관, 안성팜랜드 10. 총평 및 당부사항 -큰 기대를 가지지는 말길. 다만 시립박물관으로는 적당히 특징적이어서 여름 한낮 더위 피할 공간으로는 훌륭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국민연금의 과한 ‘삼성株 사랑’

    국민연금의 과한 ‘삼성株 사랑’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슈퍼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의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30대 그룹 상장사에 대한 국민연금 투자의 45%가 삼성그룹에 쏠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1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민연금이 공시한 30대 그룹 상장사에 대한 주식 가치(6월 말 종가 기준)를 분석한 결과 주식 보유 기업은 모두 100개사, 주식 가치는 총 85조 4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주식 보유 기업은 5곳 늘었고 주식 가치는 무려 25.9% 급증했다. 대표적인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치면 35조 8651억원으로 국민연금의 30대 그룹 대상 투자자산 중 42%를 차지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주식 가치가 30조 8941억원으로 전체의 36.1%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가 4조 971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현대차, 포스코, 현대모비스 순이었다. 지난해 말에 비해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보유주식 가치는 무려 7조 5099억원(32.1%)이나 급증했다. SK하이닉스도 1조 7374억원(53.7%)이나 늘었고, 삼성전기는 6개월간 무려 170.3%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 계열사 보유주식 가치가 38조 1138억원으로 전체의 44.6%에 달했다. SK그룹은 10조 7851억원(12.6%)으로 2위였고 현대차(9.9%), LG(8.4%), 포스코(3.4%)가 ‘톱5’에 들었다. 하지만 나머지 4개 그룹의 주식가치를 다 합해도 34.3%로 삼성에 크게 뒤지는 수준이었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LG하우시스로 14.56%였고 신세계와 한섬이 각각 13.77%, 13.60%였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만 원의 가치를 찾아서] 수익 하락 → 고용 감축 → 잇단 실직… 최저시급 1만원의 역설

    [만 원의 가치를 찾아서] 수익 하락 → 고용 감축 → 잇단 실직… 최저시급 1만원의 역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49)씨는 아르바이트(알바)생을 구하지 못해 폐점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지난 3월부터 각종 온라인 알바 채용 사이트에 구인광고를 내고 있지만 전화 한 통 걸려 오지 않았다. 시급을 6500원에서 7000원으로 올려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다시 시급 7500원에 교통비도 지급하겠다고 적었으나 소용없었다.●“외진 지역 매장은 알바 못 구해 폐점 생각” 김씨는 “매장이 시내 중심가로부터 꽤 멀리 있고, 알바생들의 ‘시급 눈높이’도 높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만일 최저시급이 1만원이 되면 우리 매장처럼 외진 곳에 있는 곳들은 최소 1만 3000원에서 1만 5000원은 준다고 해야 알바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알바비를 줘야 할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최저시급 인상으로 알바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김씨처럼 가뜩이나 사람을 구하기 힘든 ‘알바터’ 업주들의 알바생 구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저시급 1만원’ 공약이 알바생들의 ‘눈높이’만 높여 놓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씨의 사례에서 보듯 최저시급은 근무지의 위치와 업무의 강도에 따라 달리 책정된다. 내년 시급 기준인 7530원을 넘겨 지급하는 업종도 주변에 상당히 많다. 이들 업종은 내년 1월 1일부터 굳이 시급을 올릴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알바생들의 생각은 다르다.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 알바생 장모(22)씨는 “현재 시급은 7700원이지만 최저시급이 1060원 오른다면 저도 8760원은 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바 구하기 쉽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인상” 고용주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시급을 올려 줘야 할지 아니면 알바생을 새로 찾을지가 고민거리다. 서울 성북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모(52)씨는 “고기판을 닦는 일이 힘들어 새 알바생을 구하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며 “시급을 올려 달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올려 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급여 ‘역전 현상’도 ‘1만원 시급’이 야기할 수 있는 맹점으로 꼽힌다. 정부의 계획대로 2020년에 최저시급이 1만원이 되면 주 40시간 기준으로 최저임금은 209만원이 된다. 웬만한 공무원과 중소기업의 기본급까지 추월하게 되는 셈이다. 2013년 노동계가 ‘시급 1만원’ 구호를 들고 나왔을 때만 해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얘기라는 지적이 많았다. 당시 최저임금은 시간당 4860원으로 1만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연평균 7% 넘는 상승률에 힘입어 올해 최저임금은 6470원까지 올랐고, 내년은 16.4% 상승한 7530원으로 확정됐다. 이런 추세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까지 시급 1만원’ 공약도 임기 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노동 현장엔 ‘시급 1만원 시대’를 맞이할 여건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가 공약을 무리하게 강행하면 할수록 부작용도 잇따라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전체 근로자 13.6% 최저임금 미달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의 13.6%에 달하는 266만 3000명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고용한 고용주들은 모두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셈이 된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오르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이들 저임금자의 98.7%가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고, 이 가운데 87.3%는 3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총 측은 “최근 소상공인의 27%가 월 100만원의 영업이익도 못 내고 있다”면서 “최저임금이 오를수록 영세·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은 더욱 나빠지고 일자리 창출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법을 준수하면 업체는 수익 하락이 불가피하다. 자동차 부품 업체를 경영하는 최모(58)씨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적용해 보니 직원 150명의 1인당 연봉이 10%에 해당하는 400만원씩 더 늘어나게 돼 인건비 부담이 6억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또 최저임금법 준수는 고용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매년 인상돼 2020년 1만원이 되면 외식업계의 영업이익은 10.5%에서 1.7%로 뚝 떨어지고, 인건비는 해마다 9% 이상 증가해 실직하는 종업원 수가 누적 27만 6320명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편의점·PC방·슈퍼마켓·음식점 등의 업주들로 구성된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도 “최저임금 사업장의 87%가 소상공인 업종에 몰려 있다”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강남 부자의 아파트 관리비 절감법/주현진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강남 부자의 아파트 관리비 절감법/주현진 사회2부 차장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고급 주상복합인 대림아크로빌(490가구). 2012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관리비 비리 아파트로 악명이 높았지만 지금은 모범 단지로 불린다. 아무리 주상복합이라고 해도 50평대 관리비가 월 100만원도 넘게 나오던 것을 이상하게 여긴 주민 김태수(74·여)씨가 당시 입주자대표회장 명의로 된 관리비 통장 내역 공개를 요구하면서 사정이 바뀌기 시작했다. 정보 공개로 당시 회장이 7860만원을 식비 등으로 사적 유용한 사실을 잡아내면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김씨는 새 회장을 맡아 전기세부터 각종 공사비까지 모든 지출을 관리한 끝에 관리비를 월 40만원대로 줄였다. 김씨는 “내 사업 하듯 발품을 팔아 가며 조사해 보니 각종 공사, 외벽 청소, 비품 구입 등 지출에 20~50%가량의 거품이 끼어 있었다”고 회고했다. 아파트 관리비 비리가 공론화된 것은 2014년 배우 김부선씨의 문제 제기로 이뤄졌다. 당시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한 아파트 특정 가구들의 난방비가 사용량보다 적게 부과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이 단지 536가구에 27개월간 부과된 1만 4472건의 난방비를 조사해 보니 실제로 특정 가구들에서 한겨울 난방량이 ‘0’으로 표기된 게 300건에 달했던 것. 다른 가구들이 특정 가구들의 난방비를 대신 내줬다는 이야기다. 국민의 70% 가까이가 아파트에 살고 있고, 이들이 내는 관리비 규모가 연간 12조원대에 달한다는 점에서 관리비 문제는 더이상 사적인 영역으로 볼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정부는 해법을 외부 회계감사에서 찾았으나 효과는 별로다. 정부는 2015년부터 300가구 이상 아파트에 대해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화하는 식으로 비리 근절에 나섰다. 그러나 그해 550개 단지를 감사한 회계법인이 시세의 절반밖에 안 되는 저가로 수임하고 엉터리 감사를 해 준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정부는 2016년부터 300가구 이상 아파트에 대한 회계감사를 감리하고 있지만 역시 사정은 나아지지 않은 것 같다. 올해도 300가구 이상 아파트 3349개 단지 중 53.7%에서 부실 감사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리가 의심되는 816개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감사를 벌여 보니 713곳(87%)에선 3435건의 비리가 확인되기도 했다. 국민 생활밀착형 적폐 1호가 된 관리비 비리 근절 대책은 아직 없는 셈이다. 서울 강남구는 이 같은 사정들을 감안해 최근 아파트 관리비 절감 사업을 시작했다.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가 30명과 구청 직원 70명이 함께 지역 내 아파트 관리비를 들여다보는 식으로 새는 돈을 막아 주는 컨설팅을 하고 있다. 행정권을 발동할 수 있는 구청이 전문가들과 함께 장부를 살펴본다는 점에서 관리비 비리 근절을 위해 진일보한 조치가 나왔다고 평가할 만하다. 대림아크로빌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김씨는 요즘도 아파트 관리비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 하루 반나절 이상을 아파트 관리에 매달린다고 한다. 이 같은 ‘무보수 봉사’를 하겠다는 주민이 없어 5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김부선씨는 사정이 딱하다. 아파트 관리비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입주민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달 20일이 최종 선고인데 “(비리 폭로를) 후회하고 있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관리비 비리 근절의 책임을 특정 개인에게 미루기보다 주민 모두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강남구의 실험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jhj@seoul.co.kr
  • 서울시의회 전철수의원 “유가보조금 ‘줄줄’... 5년새 15억 빠져나가”

    서울시의회 전철수의원 “유가보조금 ‘줄줄’... 5년새 15억 빠져나가”

    허위로 결제하거나 주유소와 공모해 주유량을 부풀리는 방법 등으로 유가보조금 매년 수억 가량이 부당하게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시의회 전철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1)이 서울시에서 받은 ‘최근 5년, 유가보조금 위반 현황’에 따르면 유가보조금 1조5179억5326만원 중 0.1%인 15억4032만원을 부당하게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5억8492만원, 2013년 8316만원, 2014년 2억7478만원, 2015년 6181만원 그리고 지난해 5억3567만원이다. 이 기간 화물은 862건, 택시는 608건 등 총 1,470건이 적발됐다. 2012년 327건, 2013년 107건, 2014년 171건, 2015년 250건, 2016년 615건으로 각각 나타났다.유형별로 보면 화물은 허위 결제(차량 말소, 매도 후, 양도·양수 후 카드를 말소하지 않고 계속 사용)가 가장 많은 346건이 발생했다. 이어 ▲주유소와 공모하여 실제 주유량보다 부풀려서 결제 222건 ▲카드에 등재된 차량 외(자가용, 타차량, 보일러 기름 등) 결제 92건 ▲일괄 결제(외상 후 장부에 기입하고 차후에 카드로 일괄 결제) 52건 등이다. 택시는 운송사업 외 사용이 가장 많은 522건이 들통났다. 이어 ▲관련 자료 미제출 53건 ▲타차량 충전 21건 ▲차령만료, 면허취소, 감차 후 충전 6건 등이다.부정수급에 따라 행정처분도 뒤따랐다. 서울시는 택시운수자 605명, 화물 주 513명에게 각 6개월간 보조금 지급을 정지했다. 한편 최근 5년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의심 18,068건을 적발해 분석한 결과 1,274건은 부정수급 의심거래를 규명하지 못했다. 전철수 의원은 “최근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유가보조금을 부정 수급한 사례가 매년 크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혈세가 낭비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환수율이 46.3%에 머물고 있다”면서 “서울시는 환수율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8개 상권 ‘문열고 냉방’ 집중점검

    최근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정부가 냉방기를 튼 채 문 열고 장사하는 이른바 ‘개문(開門) 냉방’을 집중 점검한다. 점검 기간은 17일부터 21일까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서울 명동, 강남역, 부산 서면 등 전국 주요 18개 상권에 305명의 점검 인원을 투입한다고 16일 밝혔다. 일단 계도 활동을 벌인 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단속에 들어갈 방침이다. 상습 위반 점포에는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지난 14일 오후 3시 기준 최대전력 수요는 8321만㎾로 전년 같은 날(7477만㎾)보다 11.3% 늘었다. 정부는 올해 최대전력 수요가 8650만㎾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수급 상황이 악화되면 ‘에너지 사용제한 조치’도 발동할 예정이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월 200만원 vs 139만원… 물러설 수 없는 마지막 생존권

    월 200만원 vs 139만원… 물러설 수 없는 마지막 생존권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노동계와 사용자 측은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까지 10차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지난 12일 회의에서 노동계는 올해(6470원) 대비 47.9% 오른 9570원(월급 기준 200만원), 사용자 측은 3.1% 오른 6670원(139만 4000원)을 1차 수정안으로 각각 제시했다. 당초 노동계는 올해 대비 54.6% 인상한 1만원, 사용자 측은 2.4% 오른 6625원을 제시한 뒤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았다.●15년간 연평균 7.8% 상승했지만… 체감은 미흡 내년도 최저임금은 15일 열리는 11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장관은 매년 8월 5일까지 다음해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이의 제기 등에 걸리는 기간을 고시 전 20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7월 16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에는 기한을 넘긴 7월 17일 전년 대비 7.3% 오른 6470원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최저임금 제도는 국가가 노사 간 임금 결정 과정에 개입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이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해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고자 도입됐다. 1953년 근로기준법을 제정하면서 최저임금제 실시 근거를 뒀지만 우리 경제가 최저임금제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시행이 보류됐다. 실제로 최저임금법은 1986년 12월에야 제정됐고 1988년부터 최저임금이 적용됐다. 최저임금제도가 본격 시행된 1987년부터 1993년까지는 매년 9~10월이면, 1993년 법 개정으로 고시일이 11월 30일에서 8월 5일로 바뀐 이후로는 매년 6~7월이면 최저임금 인상액을 놓고 노사 간 줄다리기가 벌어져 왔다. 시행 첫해인 1987년에는 노동계 대표위원이 최저임금(시급 462.5원)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1988년에는 사용자 대표위원이 시급 600원인 최저임금이 너무 높다며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사용자 측은 1990년 최저임금 820원이 높다고 반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재심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노동계나 사용자 대표위원이 공익위원이 제시한 결정안에 반대하며 퇴장하거나 사퇴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노사 양측이 반박 성명을 내거나 재심의를 요청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만 해도 노동계 위원 전원이 퇴장한 채 사용자 위원이 제시한 7.3% 인상안을 표결에 부쳐 의결했다. 이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한 위원의 전원 사퇴와 최저임금 결정 방식 개선을 요구했다. 지난 30년 동안 노사 간 합의를 통해 최저임금이 결정된 경우는 4차례에 불과하다. 최저임금을 가능한 한 많이 올리고자 하는 노동계와 경영 악화를 내세우는 사용자 측 입장이 좁혀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사용자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된다. 협상 막바지가 되면 공익위원 측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의 구간을 제시하고 이 구간 내에서 최저임금이 최종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임기 3년의 공익위원은 고용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때문에 정권 입맛대로 최저임금이 결정돼 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올해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 인상률을 10% 이상 제시, 내년 최저임금이 7000원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최저임금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은 올해도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생계비 수준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생계비를 감안하면 최저임금 1만원은 최소한의 요구”라는 입장이다. 반면 사용자 측은 “하위 25% 기준 생계비(109만 2530원·2016년 기준), 유사 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인상 요인이 없다”며 “저임금 근로자 보호라는 정책 목표는 이미 달성됐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 산출 시 참고하는 ‘비혼 단신 노동자 실태생계비’(결혼하지 않은 근로자가 혼자 살 때 필요한 생계비)는 2016년 기준 175만 2898원이다. 2016년 최저임금 126만 270원(월급 기준)으로는 생계비를 감당할 수 없다. 2017년 최저임금(135만 2230원)도 2016년 생계비의 77.1%다. 또 최저임금은 정부가 복지 대상자를 선정할 때 사용하는 소득 기준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60%(168만 8669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기원 알바노조 대변인은 “최저임금을 받는 일자리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구의 생계를 꾸릴 수 없다”고 말했다. 생계비와 큰 차이가 나는 최저임금은 노동계가 금액 인상을 통한 가계소득 확대와 소비 활성화를 주장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반면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면 소상공인과 영세업체에서 대량 해고와 폐업이 이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지난 10일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릴 경우 외식업계에서만 27만 6000명이 실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78.1%가 새 정부 공약 가운데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이 가장 부담된다’고 답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53·여)씨는 “시급이 7000원 이상으로 오르면 사람 쓰기가 부담스러워진다”며 “아르바이트생을 줄이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은 2002년 이후 15년간 연평균 7.8% 정도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인상폭이 충분하다고 체감하는 노동자는 드물다. 최저임금을 ‘적정 임금’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기준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노동자는 336만명으로 전체의 17.4%다. 정부가 밝힌 대로 현재 6470원인 최저시급을 2020년까지 1만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앞으로 3년간 연평균 15% 이상 인상해야 한다. 반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03년 전체 근로자의 4.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3.7%까지 늘어났다. 또 휴게시간을 늘려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성과급을 통상임금에 섞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기준선을 맞추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는 최저임금 미만을 받지만 이는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다.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지지만, 법규 위반을 적발한 경우는 드물다. 고용부가 직접 근로감독을 통해 위반사항을 적발한 경우는 2012년 1649건에서 지난해 1278건으로 줄었다.●“인상분의 원청 분담 의무화 등 제도화해야” 전문가들은 위반사항에 대한 감독 강화와 함께 분배 구조 해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사업자 등 ‘을과 을’이 다투기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이 갑을 관계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은 갑과 을의 분배구조에서 파생되는 문제”라며 “부당하게 많은 갑의 몫이 을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최저임금 인상분에 대한 원청 분담 의무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 등이 대책으로 거론된다. 박제성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도 보고서를 통해 “가맹본부·가맹점주·가맹점 노동자가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는 3자 교섭구조를 통해 가맹점주의 최소 운영수입, 노동자의 최저임금 또는 적정 임금을 실현할 수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고용부가 교섭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문 대통령 ‘국민 직접 만나 토론한다’…8월 말 ‘국민보고대회’ 개최

    문 대통령 ‘국민 직접 만나 토론한다’…8월 말 ‘국민보고대회’ 개최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국민과 직접 만나 국민인수위원회에 제안된 정책을 논의한다.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국민인수위원회에 접수된 정책제안을 토대로 8월 말 국민보고대회를 열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민인수위 운영 경과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같이 결정했다. 국민인수위원회는 모든 국민이 정권 인수위원으로 새 정부 국정운영에 참여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국민인수위는 5월 25일부터 지난 12일까지 50일 동안 온, 오프라인을 통해 국민에게서 정책제안을 받았다. 이 기간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가 정책으로 탈바꿈해 모두 15만 4529건의 정책제안이 접수됐다. 유형별로는 온라인 홈페이지 및 문자메시지 13만 8699건, 오프라인으로 6066건, 콜센터 7514건, 이메일과 우편으로 2250건 등이다. 내용으로는 민생·복지·교육 관련 분야가 5만 5079건으로 38%를 차지했고, 이어 일자리 2만 4750건(17.1%), 부정부패 청산 1만 8713건(12.9%) 순이었다. 국민인수위는 접수된 정책제안을 8월 중으로 분석, 검토하고 국민인수위 운영 결과 전반에 대한 종합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8월 말 문 대통령과 국민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고 토론하는 국민보고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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