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86세대
    2026-07-03
    검색기록 지우기
  • 판다
    2026-07-03
    검색기록 지우기
  • 수첩
    2026-07-03
    검색기록 지우기
  • 카스
    2026-07-03
    검색기록 지우기
  • 수상
    2026-07-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16
  • [2002문화계 새인물,새지평] 임옥희 ‘여/성 이론’ 편집장

    ***제도권 탈피 여성의 대안적 삶 실천. 90년대 이후 숱한 문화운동 전선에서 가장 괄목하게 목소리를 낸 분야가 페미니즘이다.그러나 여성의 삶은 형태가 너무 다양해 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무엇보다 여전히 거대하고 견고한 소외의 벽에 갇혀 있고 억압의 늪에 빠져 있다. 영문학자이자 반년간(刊) 페미니즘 이론지 ‘여/성 이론’의 임옥희 편집장(48)은 비(非)제도권을 스스로 선택했다.그는 비제도권만이 할 수 있는 여성 주체간 의사소통에 앞장서고 여성의 대안적 삶을 실천하는 페미니스트다.몸 나이는 40대 후반이지만 ‘문화 연령’은 386세대다.‘육체노동’으로 20대를 거의 다 보낸 뒤 80년도에야 대학에 진학한 덕분이다. 여성 3대가 한 지붕에 살았던 가난한 가족사,육체노동자 시절의 뼈저린 불평등 경험,대학시절 내내 타오른 이상사회에대한 열망 등이 자연스레 ‘반사회적’ 성향을 키운 것 같다고 털어놓는다. “장학금으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딴 뒤 대학강사로 7년,강의전담 교수로 3년 정열적으로 일했습니다.그런데 대학측이 외국박사학위,외국저널 논문이 없다고 따지더군요.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만 뒀는데 정말 후련했습니다.”그 뒤 임 편집장은 본격적으로 ‘없는 자’의 길에 나섰다.97년 계간 ‘문화과학’편집위원으로 함께 일하던 고갑희,태해숙씨와 의기투합,‘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를 차렸다.그들과 뭉친 건 두가지 꿈 때문.하나는 이 땅에 여성으로 사는 어려움을 담은 여성주의 이론 생산과 문화연구 틀을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도권 연구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여이연은 곧 사회적 활동공간에 목말라했던 여성연구자들의‘기지’가 됐고 넘치는 연구성과물을 모으려 잡지 ‘여/성이론’을 펴냈다.참여하는 여성 박사만도 50명이 넘는다. “이론이 바로 변화를 이끄는 것은 아니지만 뜻밖에 많은 영향력을 목도하게 됩니다.미시적 운동과는 별개로,다양한 형태로 숨쉬는 여성의 삶을 분석하고 그에 걸맞는 공간을 만들어 전망을 열어 주는 일이 필요합니다.”여성의 섹슈얼리티(성)와 성적 소수자 문제는 98년 ‘여/성이론’ 창간호가특집으로 다룰 때만 해도 전혀 생소한 주제였다.그 뒤 음지를 벗어나 운동의 공간을 확보했다.사이버공간에서 볼 수 있는 ‘거슬러읽기’의 터득도 문화 변화를 실감케 한다.야구스타 이승엽의 결혼을 ‘이승엽 어른됐다’로 표현한 신문제목에 “결혼 안한 사람은 어른이 못되는 거냐”고 딴지를 걸고,대서특필되는 큰스님 입적에 “이 땅의 보살들은 다 어디로 갔나”며 따져 물었다. 그의 연구 관심사는 두 가지다.‘자녀 대학 보내는 교육소비자’로 전락한 여성 삶의 방식 바꾸기와 남성 중심 문화에대한 정신분석학적 접근이다.이런 맥락에서 교육비평 칼럼‘외계인 뺑덕어미의 서울 교육견문록’을 잡지에 고정적으로 쓰고 있다.또 ‘제도화된 모성과 자녀교육 히스테리’(여/성이론) ‘청바지를 걸친 중세의 우화’(당대비평) ‘우리시대 아버지의 우화들’(문학동네) 등 다수의 논문과 ‘여성과 광기’‘뫼비우스 띠로서의 몸’등 수십권의 번역서를 펴냈다. 연구와 함께 ‘밥·꽃·양’사건,여성백인위사건,정신대사건 등 구체적인 현장과의 연대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철학적 유토피아’를 그리며 ‘중산층’을 포기하고 남성·자본위주의 주류적 삶의 양식에 틈을 내는 그의 대안적 삶이 몹시 아름다워 보인다. 신연숙기자yshin@
  • [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 그늘에서 잘익은 포도주를 기억하자

    K에게. 한겨울로 치닫는 1월의 추위는 정말 매섭구나. 며칠 전 네 소식을 들었다.대학 정시모집에서 떨어졌다는말을 듣고 무척 마음이 아팠다.네가 얼마나 그 대학에 가고싶어했는지,잔디 푸른 캠퍼스를 걸어보고 싶어했는지 아는나로서는 너무나 안타까웠단다. 유치원부터 오로지 대학에 목을 매고 달려온 우리나라 수험생들에게 대입 실패는 얼마나 큰 상처인지는 나도 잘 알지. 그렇지만 너보다 좀더 오래 산 인생 선배의 말에 잠시 귀기울여보렴.슬픔에 빠져 있을 너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구나. 아줌마는 입시 실패 경험은 없어.여고를 졸업하면서 원하는 대학에 붙었지.시골 출신인 탓에 세상을 다 얻은듯 신났고뭐든지 내 뜻대로 될듯 했지.입학 후에는 해방감에 놀기도많이 놀았어.‘386세대’로 학생운동도 많이 했지.수업시간에 막걸리집에서 술잔을 기울인 일도 있었지. 그런데 한두번 입시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재수생 신입생인 ‘예비역’들은 뭔가 달랐어.한번 ‘덴’ 탓인지 열심히 공부했고 매사에 진지했어.기껏 한두살 차이인데도 실패는사람을 성숙시키는 것이라는 걸 알았단다. 내 성적은 어땠냐고? 학사경고만 면했지 바닥을 헤맸다.진로 걱정도 않다가 졸업 후에 1년간 취업 재수를 했지.입사시험에 10번도 넘게 떨어진 그때 기분이란…. 한 때의 실패가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시기만 다르지 누구나 삶의 중간중간에 실패를 하게 돼 있지.중요한 것은 빨리 실패를 딛고 다시 성공의 길로 뛰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해. 크고 작은 삶의 고비길에서 가끔 우울해질 때면 나는 포도주를 떠올려.포도를 짠 원액에 햇빛만 비추면 시큼하게 상해버리지만 지하실 어두컴컴한 그늘에서는 그윽한 맛으로 깊어가지.지금의 좌절이 ‘그늘’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더구나. K야,힘내.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야.김요한시인의 ‘지나고 나서야’라는 시를 소개할게. 지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고통이 나의 인생을 성숙시켰다는 것을/지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눈물이 나의 사랑을 아름답게 만들었다는 것을/지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시련이 나의 삶을 단단하게 묶었다는 것을/그래서 나는 알았습니다/나의 길은 소중하고 거룩하다는 것을. 허윤주기자
  • [2002문화계 새인물,새지평] 김명섭 한신대교수

    가느다란 미풍이 끝내 온 숲을 흔들어댈 수 있다.2002년을맞는 문화계 곳곳에서 우리 눈에 익숙한 문화의 여러 모양새와 알맹이를 바꿀 잠재력의 인물들이 大바람의 씨앗을 키우고 있다.우리 문화의 외적 형상을 변화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내적 지평의 새 땅을 일굴 기대주들을 분야별로 소개해본다. ***“美 주도 세계화 탈피 우리의 눈으로 보자”. “언제까지 미국정치학회의 한국지부 노릇만 할 것인가.미국이란 ‘제국’의 확장에 복무하는 국제정치학 인식틀에서 벗어나 우리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지난해 소장학자로서 여러 학문 분야를 넘나드는 방대한 지식과 독창적인 시각이 번득이는 저서 ‘대서양문명사’를 발표해 지성계를 강타했던 김명섭 한신대 국제관계학과 교수(39).그가 이 땅에서 태어난 국제정치학자로서 이제부터 ‘한국적 국제정치학’을 수행할 것을 소명으로 선언하고 나섰다. “요즘 인문학의 위기를 이야기하는데 인문학의 위기가 왜나왔는가.우리 인문학이 우리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 아닌가.국제정치학도 우리 중심이 돼야 한다.미국이라는 제국적 중심에 우리의 지적 역량이 이용당하고있다.”김 교수는 ‘대서양문명사’는 우리 중심의 글쓰기에 앞서우리 시각의 글읽기가 이뤄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최근 학자들의 ‘탈식민주의적 글쓰기’주장은많았지만 의외로 우리 시각에서 서양을 읽어내려는 작업은없어 ‘탈식민주의적 글읽기’를 먼저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관계를 분석하되 역사적 사실에서 통찰력을 얻는거시적 접근법을 사용한다.‘대서양문명사’에서 그가 내린결론은 특정 강대국의 개별적 표준이 국경을 넘어 시대를 압도하더라도 끊임없는 자기 쇄신을 통해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중심으로 동심원적 구조의 세계화를 기해 간다면 약소민족공동체에게도 생존의 길이 있다는 것이다.페르시아라는 대국의 도전에 직면했던 아테네,로마 지배하의 유대,이슬람문명권의 도전에 맞섰던 베네치아 등은 각각 민주주의와 기독교문명,그리고 실용주의라는 자기쇄신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세계화를 달성한 사례로 본다. 그렇다면 미국 주도의 세계화 상황에서 한국이 치고 나갈 ‘자기표준’은 어떤 것들이 될 수 있을까.김 교수는 “환경,평화,여성문제등 여러 분야에서 독자적인 창조력을 발휘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그러나 최근 동향을 보면 디지털TV의 예처럼 지나치게 미국적 표준을 따라 가려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고 한다.김 교수는 “이제 미국으로부터는 냉전시대와 같은 전략적 배려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유럽과 중국 등 여러 세력을 지렛대로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교수는 또 요즘 국제흐름을 읽는 데 있어 386세대들의 맹목적인 친중국 심리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낸다.80년대 세대들이 당시 반미 문제의식의 결과로 친중 성향을 갖고 있으나 중국도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국가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한국의 아이덴티티는 과거와 같이 앞으로도 중국과의 ‘구별’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단언하는 그는“최근의 달라이 라마 방한 불발은 주권행사와 관련된 중대한 문제로 앞으로 중국이 커 갈수록 비슷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게 될것”이라면서 이러한 중국문명권과 미국문명권의충돌은 향후 지역 헤게모니 문제와 관련,핵심 과제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분석에 따라 올해 그가 손댈 작업은 미국과 중국의패권경쟁 시대에 바람직한 남북한 협력관계의 창출방안을 태평양문명의 시각에서 도출하는 것이다.또 EU로부터 ‘EU와남북한’을 주제로 한 학술회의 조직을 요청받았는데 2003년 열릴 이 회의는 네덜란드와 EU의 통합모델을 한반도문제의대안으로 인식하고 있는 그에게는 올해의 또다른 중요 과제가 될 것이다.그는 또 방송통신대에서 역서 ‘거대한 체스판’(브레진스키 저)을 주제로 TV강의를 하게 되는데 이 또한그를 설레게 하는 일이다.‘젊은이들에게 세계를 읽을 수 있는 힘을 키워 주는 것이 세계화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그에게 이번 공개강의는 좋은 기회의 창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에게 새해는 여러 학문간의 경계만을 허무는 것이 아니라 학문과 대중과의 간격도 허물어 시대인들과 소통하는의미깊은 한 해가 될 것 같다. ◆김명섭 한신대교수 약력. 1963년 출생/연세대 정치외교학과 학사 및 석사/프랑스 팡테옹 소르본 대학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논문 ‘지배를 위한통합:트루먼 행정부의 세계전략과 삼각적 지역체제의 기원’)/서울대 지역종합연구소 특별연구원/한신대 국제관계학과교수(현재)/저서 ‘대서양문명사’,공저 ‘80년대의 한국사회’‘해방전후사의 인식(4·6권)’ ,역서 ‘거대한 체스판’ 등/논문 ‘제국정치학과 국제정치학:한국적 국제정치학의 모색’‘남북한 관계에 대한 문명론적 조망’ 등. 신연숙기자 yshin@
  • ‘김은성 리스트’정가 폭풍

    ‘진승현(陳承鉉)게이트’가 겨울정국에 ‘칼 바람’을몰아오고 있다. 민주당 허인회(許仁會)동대문을 지구당위원장이 진씨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지난 14일 처음 확인되면서,정치권은 ‘진승현 리스트’의 추가 공개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한편에서는 이 사건의 밑바탕에 여권내 권력 암투가 얽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리스트 공개되나= 민주당 허 위원장의 금품수수 사실이확인되자 정치권에서는 ‘상당수 386세대 의원들이 진씨의 돈을 받았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냐며 아연 긴장하고있다.지난해부터 정치권 주변에서는 386 의원들이 ‘진씨의 돈이 상대적으로 깨끗한 돈’이라고 생각,돈을 받았다는 소문이 나돌았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16일 진승현 리스트에 여권 핵심인사가 올라 있다며 이니셜을 거론해 파문이 예상된다.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진승현 리스트는 두 종류가 있으며,그 각각에는 수뢰혐의를 받고 있는 정치인 30여명과 포섭대상이었던 50여명의 명단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K,K,H씨와 모 장관을 포함,특정지연과 학연이 얽히고설켜 있다”면서 여권의 특정인을 거론했다.반면 야당인사에 대해서는 “포섭대상에는 일부 포함돼 있지만,수뢰혐의를 받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암투설 부상= 게이트 파문이 검찰·국정원·정치권을 뒤덮으면서 권력내부 암투설도 불거지고 있다.게이트에 연루된 국정원과 검찰의 핵심 인사들이 각기 생존을 위해 재직시 입수한 정보를 흘리면서 결국 공멸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제2차장과 신광옥(辛光玉)전 법무차관으로 상징되는 암투설의 두 축이 각각 서로 다른 여권 실세그룹을 배경삼아 이 정권들어 승승장구했다는 분석이 곁들여져 있다.실제로 지난 10월 게이트가1년여만에 다시 불거지면서 김 전 차장과 김형윤 전 국정원 경제단장,정성홍 전 경제과장 등 국정원내 ‘김은성 사단’이 줄줄이 낙마하게 됐다.김 전 차장은 당시 끝까지사표제출을 거부하다가 “나를 밀어내려는 특정세력이 있다.나가서 싸우겠다”고 말했었다. 그후 한달여가 흐른 뒤 신 전 차관의 수뢰설이 나왔는데,정치권 일각에서이를 김 전 차장측의 반격으로 해석하고있는 것이다.실제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16일 리스트의출처로 김 전 차장측을 지목,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김상연 이지운 전영우기자 carlos@.
  • [기고] 민주당 후보경선 해법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총재직 사퇴 이후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당에 DJ의 그림자는 없다고 선언하였다.당무의 공백을 막기 위해 고위당직자를 임명하고 ‘당 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켰다. 민주당 대선후보들은 각기 당의 민주화와 정권재창출의변을 토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집권당다운 용틀임과 기백이 보이지 않는다.민주당 전신이었던 새정치국민회의는 역사상 최초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달성하였다.당시 DJ는 그만의 색깔을 벗겨냈고 국민회의는 결코 특정계보의 지배에 있지 않음을 보여주면서 탈지역정당의 가능성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켰기에 모든 민주화세력을 결집할 수 있었다. 집권후 권력의 독점과 지역화 경향을 한번더 탈색시키고자 4·13총선을 앞두고 지금의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하였다.그러나 결과는 한나라당과 비교할 때 참담하기 그지 없었다.386세대와 유명인사를 동원한 어설픈 변장과 민주당의앞마당인 호남지역에서마저 정치개혁을 외면한 결과는 국민의 마음을 열지 못하였던 것이다. 개혁이란 모름지기 자기 몸을 채찍질하는 자기성찰에서비롯되기에 민주당의 모습을 자기변화가 아닌 자기변색으로 본 것이다.이제 민주당은 DJ 충격요법의 목적이 당의환골탈태에 있음을 입증할 책무가 있다.21세기 한국사회가 필요로 하는 민주주의는 국민과 권력을 공유하는 차원의참여민주주의다.총재와 대선후보를 일치시키려는 사고는이미 구태의연하다.국민은 당을 장악한 카리스마보다는 자신들과 가까운 대통령을 필요로 한다.이 시점에서 민주당이 대선후보를 만들기에 급급해 하고 당을 그 후보자에게종속시키려 할 경우 민주당은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이러한 위기상황을 민주당은 과감하고 공정한 정당예비선거의 도입에서 그 열쇠를 찾으라는 당부를 한다. 내년 전당대회에서 예비선거제 도입을 선언하고 이를 흔들림없이 치러낼 당대표를 뽑아야 할 것이다.경우에 따라서는 유력한 인사가 대권포기선언을 하고 예비선거제도 일정을 책임지는 희생도 필요하다.내년 지방선거부터 예비선거를 단행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국가대사인 월드컵을멋있게 치르고 3개월간의 일정으로시·도별 전국순회 예비선거일정을 잡아도 충분하다.예비선거참여자는 많을수록 좋으며 반드시 시·도별 인구비례를 그 기준으로 하고 비당원에게도 개방하여 예비선거제도의 원래 취지를 충분히 살려야 한다.예비선거 대의원확보방식에 있어서는 미국 연방제적 특성상 승자독식방식이 주를 이루지만 우리의 경우 시·도대표성이 아니라 전국대표성이 중요하기에 득표누적제도를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 민주당이 예비선거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할 경우 당실력자의 변화에 따라 그동안 당명만 바꿔오던 한국정당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적 정당으로 소생하게 될 것이다.정권재창출을 위해 백의종군한다고 선언한 김대중 대통령도 집권여당의 민주화에 기여하는 한 어느 누구도 이를 수렴청정으로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헌법학
  • [공무원 Life & Culture] 자격증 취득 바람

    정부 중앙청사 모과장은 지난 98년 6월부터 올 2월까지 5학기동안 야간대학 법학과를 다니느라 고생했다.그는 미국에서 대학원까지 마친 어엿한 행정학 석사출신이다.그런데도 힘들게 학사편입을 하면서까지 법학과를 다닌 것은 ‘국제변호사’가 되겠다는 목표에서다.지금도 법학박사 과정을 밟고있는 그는 “사무관 시절 2년 미국연수를 다녀왔지만 앞으로 1년6개월정도 자비로 미국에서 로스쿨을 다닐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공직사회에 자격증 취득 열풍이 불고 있다.‘국제변호사’가 가장 인기이고 MBA(경영학 석사),박사학위,공인회계사,세무사,변리사,감정평가사 등 자격증의 종류도 다양하다. 과거 공직사회에서 해외연수는 ‘영어공부하고 견문 넓히는’ 수준에 그쳤으나 이제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활용할 수 있는 전문자격증 따는 기회’로 바뀌고 있다.그래서인지 국제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공무원들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대부분은 ‘386세대’로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주역이기도 하다. 국제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공직자들은 총리 산하 국무조정실 신창동 과장,총리비서실 최병환 과장,행정자치부 이호영서기관,외교통상부 이충면 서기관,해양수산부 박민규 사무관,국정홍보처 박영국 서기관 등 30여명에 이른다. 주로 통상업무 관련 부서에 많이 몰려 있다.외교통상부에윤 서기관을 비롯,김원경,이충면,김정홍 사무관이 있다.산자부에는 이종건,윤상직 과장,김창규 서기관이 있고,재경부에는 신경남 서기관 등이 있다.또 공정거래위에 김성만 과장,이석준·오승돈·송상민 서기관,금감위에 이명호 서기관,관세청에 심재천 서기관,전태환 사무관,특허청에 정차호·최규완·조용환 서기관,정통부에 김용수 서기관,청와대에 박재문 서기관이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 통상법,특허법 등을 전공한 이들은 “최근 통상마찰문제가 많은 만큼 전문 법률지식을 갖추고 다자간 협상과 외국인투자업무 등을 맡음으로써 업무추진의 효율성이 누구보다 높다”고 말했다. 올해 영국 켄트대에서 정치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총리 비서실에서 근무하는 길홍근 과장은 “우리사회의 엘리트라고 자부하는 공직자들인 만큼 점차 전문화되는 사회변화 추세에 발맞추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동료들로부터 “언젠가는 공직사회를 떠나는 것 아니냐”며 질시 어린 시선을 받기도 한다.실제로 외교부의 경우 최근 6개월 사이에 국제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유능한 인재5명이 공직을 떠났다.이재민 전 사무관 등 2명은 미국 보스턴 로펌에 취직했고 나머지는 국내 대학교수로 가거나 현재로스쿨에 다니는 중이다. 산업자원부 정책과장을 지내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교수로 자리를 옮긴 이창량 교수는 “보수나 업무내용,조직문화에서 큰 변화가 없으면 젊은 사무관을 중심으로 점차 공직을 떠나는 비율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직을 지키겠다는 이들도 만만찮다.국무조정실 신창동 과장은 “더 나은 경제적 여건과 사회적 대우 때문에전직하기도 하지만 로펌에 가서 하는 일은 사무관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전공을 살려 공직사회에 보탬이 되는 것이더 보람있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 ■“변호사라고 하면 일단 말의 권위가 섭니다”. “다자간협상에서 군축·환경 등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외교영역이 확대되면서 변호사가 갖는 꼼꼼하고 논리적인 사고가 업무에 도움이 됩니다.” 지난 98년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자격증을 취득한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 군축원자력과 이충면 서기관.“지금 외교협상은 과거처럼 타협이나 정치적으로 좌우되는 것보다 국제법의 하나인 협약이 중심이 된다”고 강조했다.협상이 곧협약으로 굳어지는 만큼 ▲조문의 의미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상대방의 의도 ▲숨어있는 함정 등에 대한 법적인전문지식이 요긴하게 쓰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변호사출신 외교관의 장점은 많다.“다자간협상시 변호사라고 하면 일단 말의 권위가 섭니다.복도에서 비공식으로 만나 이야기를 해도 경청하는 태도가 좀 다른 것 같아요.” 실제로 그가 맡고 있는 군축업무로 제네바 등에서 다자간협상에 임할 때 만나는 협상 파트너들도 변호사출신 외교관들이 많다.미국 국무부의 경우는 외교관의 60∼70%가 변호사출신이라고 한다.그는 국제변호사가 되는 노하우를 ‘누구나될 수 있는 미국변호사,누구나 알 수 있는 미국법’이라는책으로 펴내기도 했다.아무 정보도 없이 공부를 하느라 하도 고생을 해서 국제변호사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쓸 데없는 시간낭비를 줄여주려고’ 쓴 책이다. 최광숙기자
  • 리뷰/ 서울발레시어터 ‘WAREHOUSE‘

    발레 무대에 사물이 놀고,대형 스크린엔 서정적인 영상이 넘실댄다.무용수들이 신들린 듯한 타악을 연주하는가 하면 출연진들이 무대와 객석을 오르락내리락한다.모두 상식적인 발레무대에선 보기 힘든 장면들이다. 지난 6일부터 서울발레시어터가 한전아츠풀센터 무대에 올리고 있는 현대발레 ‘WAREHOUSE’(창고·제임스 전 안무).1시간40분간 객석을 지키고 있다보면 ‘여기가 발레 공연장인가,라이브 공연장인가’ 판단이 안 설 정도로 헷갈리는 장면들이 줄곧 이어진다. 어둠 속에서 큰 북과 사물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가 하면느닷없이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군무(群舞)가 펼쳐지는 등 이 발레단 상임안무가인 제임스 전 특유의 파격적인 쇼(엔터테인먼트) 색채가 강하다.그러면서도 말하려는 메시지가 입체적인 무대효과와 함께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되는,흥미있는 작품이다. 발레는 지난 80년대의 격동기를 헤쳐온 40대 초반의 남자,이른바 386세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답답하고 힘겹던 시절 기억의 편린들을,마치 창고 속에 파묻혀있는 잊혀진 물건들을하나둘씩 끄집어내듯 한거풀씩 벗겨내는 묘미가 솔솔하다. 검은색 교복 속에 감춘 고교생들의 젊음이 버스 안내양과 여학생들과의 장난기어린 몸짓으로 유쾌하게 발산된다.대학생이 된 뒤 찾은 디스코텍,그곳에서 발견한 첫 사랑,불안한 시대의 갈등과 시위,군복무후 대학졸업,취직,그러면서 멀어져가는 순수와 열정들이 갖은 볼거리와 함께 이어진다.결국 몇번의 맞선과 의례적인 데이트를 마치고 청춘에 이별을 고한다. 얼핏 보면 아주 평범한 내용이지만 장면마다 추임새처럼 삽입되는 애드립과 몸짓들이 그냥 보아넘길 수 없게 한다.공연전 관객들이 보는 앞에서 자유롭게 몸을 풀던 출연진들은 막도 없이 시작되는 공연에서 줄곧 자유로운 분위기를 이어가정통 고전발레나 현대 발레의 정형적인 동작선이나 우아함을 기대한 관객들에겐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묘미는 바로 이 비정형의 자유로움에서 찾아진다.무대 정면과 양 옆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투사되는 사진 첩과 과거의 모습들은 단순한 배경설명을 넘어,그대로가 영상 작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안무자가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한 탓인지 마지막 맞선과 결혼 장면이다소 지리했지만 공연내내 보여지는 파격을 안정적으로 매듭짓는 또하나의 볼거리로 쳐도 괜찮을 것 같다. 김성호기자
  • 서울발레시어터 새달6일부터 ‘창고’ 공연

    항상 여유로운 유머를 보여주지만 정작 문제에 접근할때는그 누구보다도 진지한 안무자겸 춤꾼 제임스 전.그가 ‘현존’ 시리즈에 이어 또 하나의 야심작을 내놓았다. 서울발레시어터가 다음달 6일부터 11월4일까지 한전 아츠풀센터에서 선보이는 ‘WAREHOUSE’(창고).평범한 일상인이 지난 70년대와 80년대의 길목에서 반추(反芻) 하는 우리의 현대사를 남성 무용수들이 주도하는 복고풍의 추억발레로 꾸미면서도 코믹하게 한 흥미있는 작품이다. 70년대의 고교시절과 청년기를 관통하는 80년대,그리고 이젠 중년이 되어 사회라는 틀 안에서 한 구성원일 뿐인 이른바 386세대,혹은 모래시계 세대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밥 딜런의 ‘블로잉 인 더 윈드’,김민기의 ‘친구’‘아침이슬’ 등 시대상을 반영하는 노래들과 함께한 히피문화와장발단속,청바지와 이데올로기의 교차점에서 웃고 울며 아파하던 시간을 관통해,이젠 ‘아저씨’라는 호칭이 어울리는한 남자의 시선으로 좇아간다. 클래식부터 팝,가요,국악,재즈까지 다양한 음악들이 춤 동작을 따라 흐르는가하면 갖가지 볼거리들이 쉴사이없이 무대에 등장한다.멀티큐브를 이용한 영상과 노름마치가 빚어내는 현장 라이브,서커스단 광대 품바들의 관객유도,객석과 로비를 이용한 무대구성등 이벤트와 퍼포먼스를 통해 발레의정형성을 탈피하려는 의도가 짙은 작품이다. 안무자 제임스 전의 설명대로 비언어 퍼포먼스 성격이 짙다. 막이 오르면 우선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우리의 삶이 무대위에 설치된 대형 앨범을 통해 투영된다.고교시절 어설픈포즈의 단체사진부터 과거의 편린들이 무대를 통해 차츰 현실로 다가선다.만원 통학버스,교복,빵집,미팅,첫키스,군대,첫경험,데모,디스코텍,홍등가,결혼….멀지않은 과거의 희로애락이 춤과 영상으로 풀어진다. 36회의 장기공연이란 점 말고도 이번 공연이 갖는 특성은적지않다.발레 공연에서 흔한 외국 안무자,스태프를 배제했다.스트라빈스키와 트윈 폴리오,퀸,그리고 사물놀이도 어우러진다. 그동안 서울발레시어터를 떠나 활동하던 로돌포 파텔라(미애틀란타 발레단)와 정운식(유니버설 발레단)이 주역 무용수로 귀향하여 힘을 보탠다. 줄리아드 예술대를 졸업하고 모리스 베자르발레단,플로리다 발레단을 거쳐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를 지낸 제임스 전.‘무엇을 보여줄 것인지가 명확하다’는 평을 얻은 그가 ‘또하나의 분신’이라며 자신있게 내놓은 새 작품이 무대에서 어떻게 비쳐질지 궁금하다. 김성호기자 kimus@
  • ‘캐릭터 드라마’ 시트콤 기사회생

    사극열풍에 고사직전까지 몰렸던 시트콤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올해 초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던 시트콤들은 제대로 이름도 알리지 못한채 물갈이되거나 사라졌다.KBS2‘반쪽이네’,SBS‘돈.com’,MBC‘가문의 영광’‘논스톱’ 등이 그런 경우다. 살아남은 시트콤들은 여전히 한자리 수의 낮은 시청률 속에 고전하지만 MBC ‘뉴논스톱’,SBS ‘웬만해선 그들을막을 수 없다’‘여고시절’ 등은 10%대의 시청률을 올리며 순항하는 몇 안되는 프로들이다.‘웬만해선…’는 이제 한국 시트콤의 명작이 된 ‘순풍 산부인과’의 제작진들이 그대로 뭉쳐 방송전부터 기대를 모았다.각 인물의 성격을 구축하기까지 약간 삐걱댔지만 이후에는 안정된 인기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여고시절’은 제작진의 의도대로 386세대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70년대 여고시절을 그리는 과거와 현재 시점의 교차,시트콤에 전혀 경험없던 연기자들의 의외의코믹 연기 등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들 시트콤의 인기비결은 무엇보다 개성있는 캐릭터의확실한 구축이다.현재 3개 공중파에서 방송되고 있는 시트콤은 총7편.제작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방송사에서는 안일하게 시트콤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시트콤은 극중 인물의 캐릭터가 드라마의 성공을 좌우하는 ‘캐릭터드라마’다.일단 극중 인물의 독특한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각인되고 나면 나중에는 시청자 스스로 알아서웃는 ‘웃음의 눈덩이 효과’까지 생겨난다.‘웬만해선…’의 노주현의 주책,이홍렬의 쪼잔함,‘뉴논스톱’ 양동근의 ‘구리구리함’ 등 캐릭터 그 자체가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뉴논스톱’의 권익준PD는 “오후7시에는 성인 대상이나 가족 시트콤보다는 10대와 20대를 대상으로 한 청춘시트콤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청춘시트콤의 원조인 ‘남자셋 여자셋’의 따라하기 전략이 먹혀들면서 시청률도 따라 올랐다”고 말했다. ‘뉴논스톱’은 가을 개편을 맞아 다음달 중순쯤 이민우,이제니 등이 빠지고 ‘태조왕건’의 정태우가 새롭게 투입될 예정이다.추석 특집으로 ‘패러디 극장’도 마련했다. 추석 당일인 10월1일에는90분간 조인성이 ‘엽기남’,박경림이 ‘순진녀’로 분해 영화를 패러디한 ‘엽기적인 그놈’,MBC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다큐멘터리 양동근의 성공시대’‘섹션TV 논스톱통신’등을 방송한다. 윤창수기자 geo@
  • [여성 선언] 고정관념의 벽이 문제다

    나에게 개인적으로 스피치 훈련을 받은 적이 있는 한 기업인이 전화를 해왔다.“딸이 방송국의 아나운서 입사시험을 보겠다고 합니다.요즘에는 방송국 입사 시험 보는데 기혼·미혼 안가리지요? 우리 딸애가 얼마 전에 결혼을 해서…” 내가 근무하던 시절에는 ‘아나운서는 미혼’이 공식처럼 되어 있어서 나는 서슴없이 “기혼 여성에게는 응시자격을 주지 않을걸요?”라고 답변했다. 알고 보니 지금은 여자 아나운서 응시자격에 기혼과 미혼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어차피 입사하면 곧바로 결혼을 하며,결혼 후에도 그만두지 않는데 굳이 미혼에게만 입사자격을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나는 그 분에게 다시 전화를 해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부끄러웠다.소위 앞서가는 여성으로 스스로를 분류하던 나도 여사원의 신입사원 입사는 미혼으로 국한되어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예 여성에게는 응시자격조차 주지 않던 시절에도 당당하게 인사과를 찾아가 여성에게 응시자격조차 주지 않는것은 불법이라고 큰소리 친 후 입사시험을 치르고 합격해방송인이 된 여성도 있다. 남성 중심의 전문직으로 여겨지던 법조계와 의료계는 물론 남성 고유의 업무로 여겨지던 중장비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들도 나날이 늘고 있다.고정관념을 깨고 나도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여성들이 늘었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사석에서 만난 386세대의 잘 나가는 한 남성 벤처 CEO는 “저는 절대 여사원을 위해 투자하지 않겠습니다.교육비 투자해서 쓸만한 전문가 만들면 해외 근무 떠나는 남편 따라 미국을 가느니,애 낳고 몇 년간은 쉬어야 한다느니 하면서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고 사표를 내니 어떻게안심하고 전문가로 키우겠습니까? 그런 일을 당하고도 설마 하며 다시 여성을 채용했다가 낭패본 일이 한두 번이아닙니다.” 나 또한 여사원을 채용해 그 남자 CEO처럼 실망한 경험이 많은 터여서 당당하게 대응할 입장은 못되었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여성은 사회적 책임을 가볍게 여겨도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프로가 되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다.결근할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회사에결근할 수밖에없는 사유를 알리지 않고도 제 때 연락하지 않아 미안하다는 말 대신 남의 사정도 모르고 야단만 치다니 야속하다며 되레 화를 내거나 기대했던 업무가 주어지지 않았다며 신입사원 교육만 받고 즉각 그만두면서 조금도 미안해하지않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사회활동을 하고 싶어하지만 일자리가없다는 보도를 심심치않게 본다.같은 일에 종사해도 여성은 남성의 61%의 급여를 받는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이러한 사실을 보면서 화만 낼 것이 아니라 과연 여성들이‘여성은 직장에서 차별을 받을 것이다’ ‘여성에게는 전문직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고정관념 속에서 사회적 책임에 소홀한 점은 없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불평등의 장벽을 넘으려면 여성 자신이 여성의 한계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있게 대항할 만한 프로 정신과 태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정숙 시그니아 미디어 대표
  •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 첫 소설집 낸 조용호씨

    “앞으로는 외롭지 않고 행복할 것 같습니다.소설로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게된 것만으로 삶의 갈증이 많이 가십니다.” 최근 첫 소설집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를 내놓은작가 조용호를 만났다. 어느 작가든 개인의 경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조용호도 마찬가지다.표제작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를 비롯해 ‘그 동백에 울다’‘이별’‘황색 오르페우스’ 등곳곳에서 작가의 운동권(노래패) 경험이 불쑥불쑥 드러난다.현실 속에서 뿌리내리지 못한 직장인들의 얘기를 다룬,다른 작품들도 그 의식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80년대와 운동권이 만나면 후일담 소설을 떠올린다.그러나 조용호의 작품엔 거친 시대를 저 혼자 끌어안고왔다는듯한 ‘자만’이 들어있지 않다.일부에서 평하듯 “뜨거운80년대를 방관했던 부채 의식”도 느껴지지 않고 그저 살아온 만큼만 들려주겠다는 겸허만이 묻어난다. “‘386세대’니 ‘80년대 운동권’이니 하는 딱지는 반갑지 않습니다.그저 누구에게나 소중하게 남을 20대에 ‘아픈 80년대’를 만난 한 인간의아픔과 정념 등을 자연스럽게 옮기고 싶었습니다.” 애써 개인사로 치부하지만 80년대를 지나치게 우려먹었던후일담 소설에 대한 못마땅함은 소설에서 드러난다.운동의 ‘사이더’가 주인공인양 설치고 더 치열하게 산 사람은 침묵하는 세태에 대한 뜨악함도 언뜻 내비친다.하지만그 방식은 간접적이다. 오빠의 투신을 목도하고 노동현장을 들어갔다 제도권에들어온 옛 애인을 내세운다.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마침내 베니스의 바닷가에서 몸을 던지기 직전 보낸편지에서 “후일담이라니요,그 시절의 진실이 단지 살아남은 자의 넋두리라니요.그 시절의 펄펄 끓던 순수의 용광로는 불과 몇 년이 흘렀다고 차가운 쇳소리만 내는 걸까요”라고 반문한다.(‘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 작가의 몫은 늘 궂은 일 챙기기이다.‘운동 경험’을 훈장처럼 이용,또 다른 권력으로 변신하지도 않고 마흔살이되도록 “세상 어느 것에서도 의미를 찾지 못하고 하릴없이 방황하는 병”(‘잉카의 여인’)에 걸려 있다.그러면서도 자기보다 더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영혼을 달래주고 있다. 작가의 따스한 시선엔 여러 상처받은 영혼이 나온다.아버지,고향 사람들,운동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선후배들...이들을 안고가는 작가 역시 현실 속에서의 적응이 순탄치 않았음이 많은 작품에서 읽을 수 있다.그러기에 작가에게 글쓰기는 ‘삶의 숨통’이었다.“진보를 대변한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을 위로하려 썼다”는 말에서 이런 의도를 엿볼수 있다. 소설 밖으로 나올 때 드는 의문 하나.일간지 기자라는 빽빽한 일상에서 소설쓰기가 온당한 일인가. “여름휴가를 통채 쏟아부은 ‘비파나무 그늘 아래’외엔주로 주말을 이용,회사부근 여관을 전전하며 짬짬이 썼습니다.리듬이 끊겨 쉽지 않았죠.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아내와 자식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쑥스럽게 말을 맺는 순간에도 축하인사는 이어진다.하지만 그는 짐스러워한다.“겨우 ‘뽕짝’정도인 자식(소설)들의 수준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민입니다.”이종수기자 vielee@
  • 국감제출 기초 자료 재탕식 폭로주의

    다음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부 각 부처에서 국회 상임위및 의원들에게 제출된 자료들이 벌써부터 ‘재탕,삼탕식 폭로주의’로 이용되고 있어 관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200건이 넘는 자료를 국회 상임위에 제출한 정부부처의 한관계자는 15일 “행정행위의 잘잘못을 가리는데 쓰여져야할기초자료들이 일부 의원의 ‘한건주의성 행태’때문에 변질,폭로에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감사원의 건강보험 분야 감사결과를 비롯,정부가 이미 발표한 자료가 마치 새로운 폭로인 것 처럼 일부의원들에 의해 확대,재생산되는 양상이 너무 심하다”고 개탄했다.특히 이미 시정조치가 된 사항도 현재까지 잘못되고있는 양 발표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이같은 ‘한탕주의’가 더욱 심각해질 조짐이라는 분석이다.급기야 일부 부처에서는 국회의원들에게 무분별한 자료 왜곡 발표를 자제토록협조 요청까지 하고 있는 형편이다. 중앙부처의 한 관계자는 “국감자료가 정치권에서 연일 터져나와 어떤 상황에서 ‘유탄’을맞게 될지 몸조심이 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또다른 관계자는 “어떤 의원은정부 제출 자료를 자신이 조사한 것인 양 홍보성으로 흘리고 있다”고 개탄했다. 감사원의 한 직원은 “요즘 국감관련 보도를 보면 감사원의 ‘무용담’을 보는 느낌”이라면서 “해마다 국감을 앞두고 겪어오는 일이지만 올해는 유독 심한 것 같아 씁쓰레함을지울수 없다”고 밝혔다. 너무 개괄적이거나 재탕·삼탕 자료를 요청하는 관행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한 광역단체 관계자는 “일부 국회의원은 몇년 동안의 자료를 일괄 요청,자료준비에 엄청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앙부처 한 공무원은 “국정감사는 행정의 올바른 길을 찾아주는데 목적이있는 것”이라고 전제,“내용을 한건주의식으로 흘리는 국회의원중 소위 ‘386세대’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사람들도있다”며 낡은 관행에서 탈피해 행정력의 낭비를 줄여줄 것을 요청했다. 정기홍 최여경기자 hong@
  • 386세대 작가 9인 ‘현장 2001‘전시회

    미술계의 386세대 가운데 역량있는 작가 9인이 모여 ‘현장2001 건·너·간·다’라는 제목으로 17∼21일 성곡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연다.민중미술의 영향을 받은 많은 젊은작가들은 개별화,파편화,일상화로 상징되는 ‘좌표부재’의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80년대식의 선명한 정체성을 잃은것이 사실이다.이들 9인은 이런 가운데서도 자기 중심을 잡고 현장성을 살린 창작에 몰두해온 작가들이다. 참여작가 최병수는 “우리들의 작품이 80년대말에서 2000년대로 건너왔다기보다 시대상황이 달라짐에 따라 그림의 소재인 현장이 바뀌고 그림내용도 바뀐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02)737-7650. 유상덕기자 youni@
  • 가뭄에 움츠린 與소장파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가 10일 당내 소장파들에게 “목적의 정당성만큼 절차의 정당성도 중요하다”고 메시지를보냈다.당 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소장파들의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경고다. 이에 대해 소장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당내역학관계가 달라질 조짐이다.‘가뭄 정국’이 당 쇄신을 거세게 요구해온 소장파들의 입지를 좁히면서 당지도부의 운신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얘기다. 김 대표는 6·10항쟁 14주년인 이날 아침 서울 세실레스토랑에서 김성호(金成鎬) 이종걸(李鍾杰) 임종석(任鍾晳) 장성민(張誠珉) 의원과 허인회(許仁會)씨 등 당내 386세대 원내·외위원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동지애를 강조하면서도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개혁적인 참석자들의 요구를 경청한 뒤 매우 강한 어조로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 당이 되지 않고,그런 정당은구속력이 없다”고 전제,“싫으면 탈당하는 것”이라고도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민심과 여론을 혼동해선 안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국민의 마음,즉 민심을 살리는 게중요하다고 역설했다.그러면서 “우리를 악의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고,언론도 반드시 우호적이지는 않다”고도 했다.정치 현안보다는가뭄으로 타들어가는 민심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취지인 듯했다. 그러나 성명파인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이날 김 대표의 절차문제 지적에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김 대표의 경고가또 다른 당내 불화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춘규기자 taein@
  • 이두헌 ‘12년만에 가요계 컴백’

    ‘새벽기차’의 기관사가 홀로 돌아왔다.앞으로 달려갈 행선지를 알리는 이정표격인 앨범 한장 달랑 들고. 9일 오후4시·7시 두차례 서울 메사팝콘 라이브홀에서 콘서트를 여는 이두헌(37).‘새벽기차’‘수요일엔 빨간장미를’‘풍선’같은 히트곡을 남긴 그룹 ‘다섯손가락’의 리더였다.그룹 해체 뒤인 89년 대학로 샘터파랑새극장 공연을 끝으로 무대를 떠났으니 12년만의 컴백인 셈이다.12년만에 내놓은 앨범 타이틀은 ‘이매진’.첫 솔로 앨범이다.종전 분위기를 깔면서 조금씩 색깔이 변한 노래들이 담겼다.지난 6일 같은 장소에서 환영무대 성격의 공연이 있었지만 9일 무대가컴백을 알리는 정통 콘서트다.콘서트 타이틀은 ‘턴 레프트’.변화에의 욕구가 강하게 드러난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변신을 꿈꾸지 않을까요.다섯손가락 시절 팝록이 주조였다면 새 앨범은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새벽기차’같은 분위기에 다양한 리듬과 조금 더 강한 비트를 넣은 게 다른 점입니다.”94년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 음대와 USC(남가주대)에서 7년간 연주를전공하면서 여러 음악 장르를 만났고 새 앨범으로 소화했다.그래서인지 새 노래들엔 펑크,라틴 모던록,재즈같은 리듬이 드문드문 묻어있다.초등학교시절 한대수의 ‘바람과 나’를 듣고 가수에의 꿈을 키운 인연을 살려 한대수의노래인생을 담은 블루스풍의 ‘한대수’도 들어있다. “요즘 흔한 386세대니 하는 말들이 왠지 족쇄를 채우는 것같아 싫어요.386세대는 그 세대에 맞는 노래만 해야 하나요. 우리 가요계는 나이에 맞는 장르를 당연시합니다.저만 해도이제 시작인데….”경직된 분위기와,주문에 따라야 하는 방송국 무대가 싫어 그룹 활동 17년간 방송 출연은 단 한차례 뿐이었다.그만큼 자유로운 라이브 무대를 고집했다.지난해 7년만의 귀국에서 받은 가요계에 대한 인상은 여전히 좋지않았다. “댄스 계열의 장르가 군림하고 있을 뿐 예나 지금이나 별차이가 없어요.예전엔 록이나 포크,트로트가 나름대로 비슷하게 성했는데 지금은 댄스 아니면 발라드로 양분되는 것 같아요.무엇보다 만능 엔터테이너를 요구하는 풍토가 다양성과 질적 성장을 가로막는큰 걸림돌이라고 봅니다.”지난해 가을학기부터 경희대 포스트모던음악과에 출강하면서 재즈 뮤지션,음반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등 귀국 후 줄곧 바빴다.가끔씩 주변에서 다섯손가락 재결합 여부를 물어오지만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내년초쯤 두번째 솔로앨범을 낼 계획이다.거기엔 굵고 직선적인 록에 힙합도 담을 것이라고 한다. “다양한 시도를 더 해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세월이 흐른뒤 ‘이것이다’라는 방향이 잡힐 때 그때 가서 한쪽을 고수할 수도 있겠지요.”김성호기자 kimus@
  • 보성차밭 광고 촬영지로 인기

    ‘동산에 아침 햇살 구름 뚫고 솟아 와 새하얀 접시 꽃잎위에 눈부시게 빛나고…’ 김민기의 노래 ‘천리길’이 흐르는 가운데 중세 유럽의장원을 연상케 하는 시원하게 탁 트인 차밭에서 한 가족이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SK엔크린이 최근 TV에 내보내고 있는 새 광고이다. 이 광고는 서울 홍익대 앞에서 이건희 성형외과를 경영하는 의사가족을 모델로 기용,전남 보성의 차밭에서 지난달 하순쯤촬영됐다. 이 차밭은 엔크린 광고 외에도 SK텔레콤의 광고 ‘수녀와비구니’편,하나은행 광고,MBC드라마 ‘온달왕자’,영화 ‘선물’등의 배경으로 등장했다.차밭을 운영하는 대한다업측은 “TV광고 등에 자주 등장하면서 차밭을 찾는 관광객들이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엔크린 광고를 만든 제일기획 김현철 AE는 “도시의 답답함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속이 확 뚫리는 시원함을 주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헤매다 보성 차밭을 촬영지로 선택했다”고 말했다.김씨는 유홍준씨의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들고 직접 국토의 아름다움을 찾아다니는 386세대를 타깃으로 엔크린 주유소 광고를 제작했다고 밝혔다.따라서 배경음악도 386세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80년대의가요인 김민기씨의 ‘천리길’로 택했다. 제일기획의 지현탁 차장은 “보성 차밭은 구불구불한 오솔길과 끝없는 녹색의 물결로 우리 국토 가운데 드물게 이국적 분위기를 풍긴다”면서 “가족들이 함께 여행을 다니는문화가 정착되면서 주유소와 대한민국의 숨겨진 명소를 찾아가보자는 주제를 연결시켰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정치무대서 힘빠진 4·19세대

    정치권에서 이른바 ‘4·19 세대’의 퇴조가 눈에 띈다.4·19혁명 41돌 기념일인 19일 수유리 국립묘역에서도 “4·19 정신을 계승하자”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정작 ‘4·19’ 주역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4·19세대의 선두주자였던 이기택(李基澤)·이세기(李世基)전의원은 물론 김중위(金重緯)·이우재(李佑宰)·이영일(李榮一)·길승흠(吉昇欽)·박실(朴實)·박정훈(朴正勳)전 의원 등이 지난 총선에서 원내 진입에 실패,세인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다.김원길(金元吉)·박명환(朴明煥)·유용태(劉容泰)·박관용(朴寬用)의원 등 몇 안되는 얼굴이 명맥을 잇고 있을 뿐이다. 이들의 퇴조는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의미한다.이들의 자리를 떠오르는 세대인 ‘긴급조치 세대’와 ‘386세대’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4·13총선에서 김중위 전의원은 ‘긴급조치 1세대’인 심재권(沈載權)의원,이세기전의원은 임종석(任鍾晳)의원,이우재 전의원은 장성민(張誠珉)의원 등 ‘386세대’에게 밀려났다. 이 때문에 아직은 정치의 중심에 서있지만 4·19세대와맥이 통하는 ‘6·3세대’가 긴장하고 있다.지난 64년 6월3일 한·일회담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이들중 이미 박범진(朴範珍)전의원이 ‘386세대’인 원희룡(元喜龍)의원에게의석을 내준 것을 비롯해 조홍규(趙洪奎)전의원 등 상당수가 정치현장을 떠났다.리더격인 김덕룡(金德龍)·이부영(李富榮)의원과 서청원(徐淸源)의원 등이 건재하고 있지만3김의 그늘에서 벗어나 신진들의 도전을 뿌리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동형기자 yunbin@
  • [네티즌 칼럼] 보호받지 못하는 ‘친구’

    이 시대 친구의 의미는 뭘까? 요즘 뜬 영화 ‘친구’는 보호자로서의 친구상을 제시한다.사실 386세대는 보호받지 못한 세대이다.영화 속 주인공들도 정붙일 곳이 없어 모두들친구에게 자신을 ‘의탁’한다.‘함께 있을 때 우리는 아무두려움이 없었다’는 영화의 슬로건은 친구가 서로를 보호해주고 있음을 암시한다. 내가 위험에 빠져 있을 때 몸 던져 구해 줄 수 있는 사람이친구인 셈이다. 마지막 순간 나를 보호해줄 그 무엇이 있다는 것,그래서 믿고 한껏 발랄해진다는 것,거기에서 얻어지는 약간의 순수.그 순수에서 사무치는 건 ‘미학’이다.일종의 아름다움.그거 하나만 믿고 행복하게 죽었다.386 세대들은 이 아름다움을 좇는 마지막 낭만파일지도 모른다. 한데 이 영화 ‘친구’를 둘러싼,권위만 앞세우는 영화평론가들의 비평이 마음에 안든다.한국 대박영화에는 무조건 별점을 안 줘야 잘난 평론가가 되는 분위기도 못마땅하다.외국영화에는 별 다섯개짜리 평론도 척척 한다.중국 영화 ‘와호장룡’ 같은 영화에 별 다섯개를 주면서,한국영화 ‘친구’는별 두개 반도 주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내가 볼 때 평론가들의 ‘함량 부족’에 있다.좋은 영화 ‘친구’를 융숭히 대접은 못해줄 망정 초를 쳐서야 되겠는가.영화 팬의 입장에서 볼 때 ‘친구’는 잘 만들어진 영화이다. 첫째,주제를 뚜렷하게 살렸다.보편적인 의제인 ‘친구는 어떤 존재인가’를 마음껏 드러내 놓았다.둘째,시나리오가 탄탄하다.셋째,주인공들의 연기도 뛰어나다.넷째,부산 사투리특유의 함축적인 대사도 돋보인다. 여기에다 친구는 한 가지를 덧붙였다.즉 좋은 영화가 되기위한 조건인 ‘공간’을 잘 쓴 것이다.주인공들이 제대로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잘 다루는 것은 연출자의필수 덕목이다.예를 들면 이명세의 ‘인정사정 볼것없다’는 미로같은 골목이나 벽,담벼락 등 좁은 공간 즉 입체적공간을 활용했다.하지만 과거 한국영화가 잘 안된 이유는대부분 이런 기본이 잘 안돼 있기 때문이었다.쌈질을 하더라도 ‘투캅스’처럼 주차장이나 허름한 공장마당 같은 데서 한다.평면적인 공간에서 하다보니 주변공간을 활용하지못한다.하지만이번 영화는 감독이 제 역할을 한 ‘공간친밀’이 두드러진다.보림극장 뒷편 범일동 산복도로,범내골언덕과 굴다리,육교 등 입체적인 공간구조를 활용해 주인공들의 연기도 살리고 영화의 입체감도 극대화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한국영화의 흥행을 주도하는 신인감독들은 그걸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반갑다.아무리 뛰어난 배우라도 정서적으로 친숙하지 않은 허허벌판에 데려다 놓으면 ‘용병이반’,‘애니깽’,‘비천무’,‘단적비연수’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친구는 몇 점 짜리 영화일까.100점은 줄 수 없을것이다.그러나 별 넷은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영화는 한마디로 새로운 의문을 던지는 영화이다.씨받이는 ‘대리모’라는 화두를 공개된 시장으로 데리고 나왔고 ‘서편제’는 판소리라는,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소재를 등장시켰다.‘친구’도 ‘이 시대 친구가 무엇인가’를 되묻게 만든 문제작이라는 점에서 좋은 영화인 것이다. 영화 ‘친구’를 비판하는 평자들은 극의 반전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그러나 친구는 드라마에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고,실화를 토대로 우리사회에 하나의 화두를던지는 작품이다.그런 평자들이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을 보고도 극적 반전 타령을 하고 있을까? ■김 동 렬 심플렉스인터넷 고문drkim@simplexi.com
  • 4·13총선 1돌/ 장성민·원희룡의원의 자평

    “정치개혁을 염원하는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여야의 대표적 386세대 초선의원인 민주당 장성민(張誠珉)의원과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의원은 13일 지난 1년 동안의 의정활동에 대해 입을 모아 뼈저린 ‘반성’의 변을내놓았다. ■반성 장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정치의 약동하는 희망을 상징했던 386 정치인들은 정치판의 썩은 피를 정화하기는커녕,오히려 기성 정치권에 순치돼 있지 않은지 심각하게 자문해 봐야 한다”고 ‘고해성사’를 했다.그는 “기성 정치권의 높은 벽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면죄부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원 의원도 “지난해 4·13총선에서 ‘바꿔’ 열풍으로 대거 국회에 진출한 초선의원들이 기대에 못미친 게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불만 두 사람은 그러나 기성 정치권이 수적 우위와 기득권을 무기로 개혁을 거부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을 잊지 않았다.특히 총재나 대표 등 1인 지배체제가 정치개혁을 가로막는 근본 원인이라는 시각을 나타냈다.장 의원은 “기성 정치인들이 당론이라는 명분으로 개혁세력의 발목을 잡고,의원 개개인의 자율성을 억누르고 있다”고 비판했다.원 의원도 “정치 지도자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원들을 동원하는 행태가 개혁을 막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총재 1인 지배구조’에화살을 돌렸다. 장 의원은 특히 “기성 정치인들이 초선을 길들이려는 의도로 ‘왕따’(집단 따돌림)를 놓거나 골프 등으로 회유하는 등 구태를 보이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희망 원 의원은 하지만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당 지도부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가 쉽게 통하지 않게 된 것은고무적인 변화”라고 자평했다. 장 의원도 “원내 개혁세력의 활동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적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교섭단체 구성기준을 10석 이하로 대폭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4·13총선 1돌/ ‘찻잔속 돌풍’… 그래도 희망은 있다

    지난해 4·13총선에서 ‘바꿔 열풍’이 불면서 소위 386세대 출신이 대거 국회에 입성했다.386 당선자들은 지난해6월 16대 국회 개원 전부터 여야 양쪽에서 세력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진의원들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젊은 피’ 수혈로 인해 당초 크게 기대됐던 정치권 개혁은 미풍에 그쳤다.386돌풍이 오래 가지 못했던셈이다. 총선 직후인 지난해 5·18전야제 광주술판사건으로 386세대 전체가 여론 및 중진들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았다.지난해 6월 개원 이후에도 386 의원들이 여야를 초월,개혁입법이나 대북 문제에 대해 공동보조를 시도했다.하지만 그때마다 “당론을 위배해선 안된다”는 중진들의 압박에 이들은 무력하게 무릎을 꿇었다.그러나 개혁성향의 여야 386의원들이 최근 다시 세력화를 모색하고 있어 한가닥 기대를갖게 한다.지난 3일 여야 386의원들이 주축이 됐던 ‘정치개혁의원모임’의 합숙토론회가 재기 신호다.이들의 세력화가 진전될 때 중진들의 응전도 예상된다.보·혁 갈등 형태로 표출된 한나라당내 최근 갈등은 이를 말해준다. 이춘규기자 taein@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