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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에서 맛보는 50원짜리 ‘오락실 추억’

    ‘오락실에서 하던 게임을 온라인으로 즐기세요.’ 1980년대 말부터 오락실에서 ‘동심’을 빼앗았던 ‘스트리트 파이터’가 온라인 게임으로 부활했다.‘갤러그(사진)’ ‘보글보글’ ‘너구리’ 등 추억의 오락실 ‘베스트셀러’ 게임도 인터넷에 다시 등장,30대들에게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되살아난 ‘스트리트 파이터의 추억’ 게임포털 엠게임(www.mgame.com)은 ‘엠게임 오락실’을 통해 스트리트 파이터의 온라인 정식 서비스를 13일부터 시작했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지난 88년 일본 게임회사인 캡콤이 개발,한·일 오락실을 평정한 대전 격투 게임의 원조.이후 몇차례 업그레이드판이 등장할 정도로 전세계적인 선풍을 일으켰다.영화로도 만들어졌을 정도다. 이번 스트리트 파이터 온라인판의 특징은 커뮤니티와 레벨,아바타,아이템 등 온라인게임의 요소를 끌어들여 재미를 더했다는 점이다. 현재 류,캔,춘리,달심,블랑카 등 5가지 캐릭터가 제공된다.회사 측은 이후 장지에프,혼다,가일 등 나머지 캐릭터들도 곧 추가할 계획이다.홈페이지에서 게임을 무료로 내려받기만 하면 ‘준비 끝’이다. ●갤러그,보글보글도 인터넷으로 80년대 초반 오락실을 주름잡았던 ‘386세대 게임’도 온라인에 등장했다.겜마니오락실(www.fungame.pe.kr)에는 ‘너구리’ ‘갤러그’ 등 ‘원조’ 오락실 게임들이 즐비하다.개인 홈페이지라 별도의 회원 가입없이 시작 버튼을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삐용’ 하는 소리까지 그대로 재현됐다.물론 50원짜리 동전은 준비할 필요없다. 로플넷(www.rople.net)에서는 ‘버블버블’ ‘1942’ 등 100여개의 게임을 맛볼 수 있다.에뮬존(www.emulzone)에서는 ‘갤러그’ ‘슈퍼마리오’ 등이 30대 네티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둠’ ‘삼국지’ 등 수백가지의 ‘1세대 PC게임’도 보너스로 준비돼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5)이어령-세계사 새 조류와 한국 지성인

    “우리는 지금 하나의 벽화 앞에 있다.그것을 너무 떨어져서 또는 너무 가까이 가서 바라보면 안된다.적당한 거리가 필요할 것이다.말하자면 형상의 윤곽만 짐작할 수 있는 그런 원거리와 반대로 어느 부분의 디테일만 보이는 근접된 거리에 서지 않는 것이 좋다.”(이어령 ‘저항의 문학’(1959)중에서) 전후문학(戰後文學)에 대해 공부하면서 이어령 선생의 글을 접한 적이 있다.무덤 속에서 죽은 이상(李箱)을 깨워낸 그는 당대의 한국문학에 현대성과 보편성이라는 화두를 던졌다.그리고 지금도 그는 한국사회의 한 끝에 서 있다. 어느 날 아침 라디오에서 기업가들을 앞에 놓고 세계사의 향방을 이야기하는 선생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그 젊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하시는 말씀이 최신식이었던 까닭이다.나는 오늘도 그런 기대를 안고 선생을 찾아갔다. “문명비평가로서,중앙일보 고문으로서 선생님의 근황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내 나이가 이제 고희를 지났습니다.새로 시작하기보다는 정리하는 쪽으로 하려고 합니다.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하나는,내가 본래 문학평론을 했기 때문에 현암출판사 하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와 소설을 지금까지 내가 해오던 방식으로 정밀 분석하는 시리즈를 내려고 합니다.두 번째는 10월부터 일본문화연구소의 초청으로 일본에 장기체류하게 되는데 거기서 동아시아 문화 읽기를 시리즈 방식으로 써나가려고 합니다.마지막은,서양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한국의 입장에서 새 문명의 지도를 그려보려는 뜻에서 세계 각국을 주유하면서 석학들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특히 마지막 대목이 흥미롭습니다.” “잘 알다시피 영국·미국·호주·필리핀·싱가포르·일본 이런 나라들은 해양 국가들입니다.미국이라는 게 큰 대륙이지만 문명사적으로 보면 유럽에서 떨어져나간 섬이죠.일본이 대륙권 문화에서 떨어져나간 섬처럼 말이죠.소위 섬들의 문화입니다.그런 해양 세력 하고 유럽 중심 속의 유라시아 하고 우리나라·러시아·중국 등을 대비해 보려고 합니다.그러니까 사실상 문명 충돌은 헌팅턴이 본 것처럼 이슬람 대 기독교,이렇게 되는 게 아닙니다.지정학적인,지리적인 위치에 따라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부딪치는 관계인 거죠.우리는 반도라는,양립성을 가지고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 위치에서 세계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고 자신감에 차 있다.선생을 문명비평가라 칭한 것은 잘한 일 같다. “선생님께서는 1934년생이신데요.어느 누구보다 부단한 갱신을 이뤄 오셨습니다.이를 가능케 한 시대나 세대상의 배경은 없을는지요?” “내가 성장하던 시대는 자기 정체성이 분명하게 없었던 시대였죠.서울의 도시체험이라고 하는 것도 첨단 도시가 아니라 완전히 폐허의 도시였어요.전쟁 때문에 울타리도 없고 길거리도 없고.한마디로 우리 세대는 자기 정체성마저도 상실된 시대이기 때문에 제로에서부터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그리고 나는 이것이 굉장한 불행인 줄 알았는데 내 일생을 살아가는 데 귀중한 체험이 되었습니다.연필이 왜 좋은가.만년필이 있고 볼펜이 있는데.지울 수 있기 때문이죠.한번 쓰면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 게 요즘 젊은 세대들이 아닌가 해요.386세대,한총련세대 전부 지워지지 않는 볼펜 같습니다.우리 세대는 확실하게 지워질 수 있었습니다.끝없이 자기를 소거했던 거죠.내가 컴퓨터를 좋아하는 것은 아무리 어마어마한 것이라 해도 컴퓨터는 딜리트 키 하나만 누르면 전체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이 쾌감이 우리 세대를 대표하는 겁니다.이것이 지금까지의 내 문학이론의 기본적인 바탕입니다.끝없이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아 자기를 몰입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선생은 말을 끊을 사이도 없이 숨 가쁘게 말씀을 이어간다.나는 선생의 어조와 표정에서 씌었거나 들린 사람의 표징을 본다. “선생님은 문학비평에서 문명비평으로 그 폭을 넓혀 오시지 않았던가요?” “내가 역사나 사회로부터 도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요.문학이라는 것은 사회개혁의 수단이 아니라고 이야기한 것이지 내가 사회와 역사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소리는 아닙니다.나 보고 직함이 많다고 하는데,그러나 나는 너무나도 단순하게 살아왔습니다.창조적 상상력을 위해서 일평생을 바쳤고,그것이면 뭐든 가리지 않고 지적 호기심을 바쳤다고 할 수 있지요.책도 그렇게 읽었고.다만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을 나는 믿지 않는 사람이에요.인생이 할 일이 이렇게 많은데 재미없게 왜 한 우물만 파느냐.토끼도 수십 마리 쫓아라,놓쳐도 좋다,수백 개의 우물을 파라는 겁니다.끝없이 수맥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어떻게 우물을 하나 파서 마십니까.나는 우물물을 마시는 사람이 아니고 토끼를 잡는 사람도 아니고 토끼를 쫓고 우물을 파는 사람,창조가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했습니다.진짜로 토끼를 잡아서 놔주면 내 작업은 끝난 거예요.이것을 잡을 때까지 전심을 다하는 그 긴장을 나는 사랑하는 것이지 토끼 잡아서 뭐합니까.내가 목마름의 갈증이 있는 한 나는 또 하나의 우물을 파지만 우물을 파서 마셔도 내 갈증이 없어지지 않는데 내가 왜 한 우물만 팝니까.우물 파기와 토끼 잡기,이것이 내 평생의 일이지요.” 이제 나는 질문을 선생의 문명비평 쪽으로 돌려본다.“선생님께서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쓰신 칼럼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불러일으켰던 것으로 아는데요.” “내가 그 칼럼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은 오늘날 전쟁이 뭐냐 하는 것이었어요.새로운 시대에 있어서의 전쟁이라고 하는 것은 평화다,반전이다,참전이다를 가릴 것 없다는 거죠. 우리의 생활 곁에 끝없이 선고받은,종전 없는 전쟁이 들어섰다는 거죠.부뚜막에 전쟁이 올라와 있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죠.그것을 갖다가 모럴문제,환경문제,발전문제로만 보는 것은 좁다 이거죠.그러니까 새롭게 보아야 하는 것이죠.” “오늘날 세계는 이라크 전쟁,북한의 핵문제 같은 ‘낡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가 하면 초국가적인 기술 발전으로 인해 나날이 새로운 국면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과연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할는지요?” “오늘날 어느 나라를 보든지 세계 시스템이라는 것은 국민국가예요.국민국가라고 하는 틀이 점점 커져서 글로벌화하다 보니까 다민족 국가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어요.중국 같은 나라가 55민족이 사는 나라가 아닌가 말이에요.미국도 다민족 국가고.스위스도 조그맣고 말레이시아도 조그마하지만 전부 다민족 국가예요.언어도 다 다르고.그게 바로 네이션 스테이트예요.그런데 지금 남들은 그런 국민국가에서 벗어나서 국민국가 자체가 허물어지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국민국가는커녕 통일도 못하고 있단 말이죠.그런 와중에도 한국은 세계적인,소위 보편적인 시스템에 들어서 있습니다.한국은 지금 세계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이 보편 시스템에 들어와 있는 걸 거부할 수가 없어요.인권,보편주의,보편성,합리성,자유,평등 이걸 거부할 수가 없어요.북한은 80%의 질서 속에 남아 있고 우리는 20%의 질서 속에 들어와 있어요.지금 남한은 20% 중에서,세계 IT 국가 중에서도 최강국이다 이거예요.이걸 잘 알아야 된단 말이죠.그러니까 민족주의적 감상으로 보면,핵문제 등에서 물보다 피가 더 짙다고 얘기하면서,정권이 뭐 민족이냐 이런 디테일한 문제를 따지기 전에 그냥 진짜 민족이다 우리끼리,그러니까 남의 나라가 위협하면 같이 싸워야 된다,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은데,현실적으로는 북핵문제라든지 이웃나라와의 공조문제라든지 했을 때는 20%에 속해 있으면서도 80%에 남아 있는 북한을 아우르는 데에서 오는 사고의 편차,물질적 경제적인 편차,국제적 외교관계들을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상황이 그렇다면 우리 한국의 지성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요?” “소위 ‘엔드 오브 히스토리(end of history)’, 역사는 결론이 났다.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그렇게 보았습니다.헤겔식 절대주의죠.새뮤얼 헌팅턴은 문명충돌론에서 정반대로 문화는 상대주의다,어느 하나가 세계를 지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나는 후쿠야마도 헌팅턴도 잘못됐다고 봅니다.문명충돌이라고 할지라도 이슬람 하고 이렇게 싸우는 것이 아니죠.명색은 지금 이라크와 미국이 붙어서 기독교문명과 이슬람문명이 싸우는 것 같지만,그러면 왜 유럽이 미국하고 손잡고 싸워야 하는데 안 그러느냐.왜 이슬람국가들이 다 같이 싸우지 못하고 방관하는 나라가 있느냐는 거죠.지금은 소위 지정학적 내셔널리즘이 지배하고 있어요.글로벌까지도 아니에요. 지역 컬처입니다.그럼 지역 컬처는 뭐냐.크게 보면 대륙문화권과 해양문화권의 충돌입니다.그러니까 세계를 좀더 복합적으로 크게 보아야 합니다.이런 눈으로 우리 반도를 보면 우리는 국내적으로가 아니라 국내외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볼 수 있어요.그렇다면 혼자,일국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고 어딘가와 연맹을 지어야 하는데 이념적 연맹이 아니고 세계 시장질서 속에서 하나의 경제권이라는 연맹을 맺어야 해요.쉽게 말하자면 세계시장이 글로벌리즘으로 바뀌면서 경제내용이 바뀌었다는 거지요.물동 중심의 경제가 지금 문화 콘텐츠 중심 경제로 바뀌고 있어요.배고픈 경제로부터 눈 고픈 경제,귀 고픈 경제로 바뀌고 있어요.이러한 경제를 공유할 수 있는 문화 공유권을 만들어야 합니다.이것은 정치이념이나 경제이념 하고는 달라요.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나라 위에 경제 공동체가 생기고 그것이 한 단위가 되어 세계시장에 참여하게 되는 거지요.그러니까 결론은 창조적인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겁니다.화석처럼 굳은 사고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강렬한 해체를 통해서 재창조해야 합니다.” 선생의 사고는 크고 넓다.그 속에서 나는 한국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대선배들의 세계관을 엿본다.386이라는 이름으로 한정된 세계관으로는 이 세계관에 맞서 양립할 수가 없음이 명약관화하다.큰 사고가 없이는,우물 안 사고로는 한국사회는 이미 대적할 수 없는 괴물이 돼 버린 것이다.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문명비평가 이어령 ●긴장감 부르는 예리한 눈매·맺힌 입술 이번이 몇 번째 만남인가.나는 선생을 기억하지만 선생은 기억이 없으시다.‘구운몽’에 그런 구절이 있다.귀인은 잊기를 잘 한다고.귀해 보이는 인상이다. 그리고 귀가 긴 선생.집안이 원래 대대로 장수를 했다는 이야기는 어디선가 들었는데 앞에 우뚝 선 모습이 칠순의 연세에 그렇게 단단해 보일 수가 없다. 옛날 1950년대,1960년대 문학잡지에 나오는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쓴 모습에서 그렇게 변한 게 없다.안경 너머로 눈매가 날카롭다.맺힌 입술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갖게 한다.저 모습 어디서 그 예민한 비평 감각이 솟아오르는 것인가. ●한국문학에 현대성·보편성 척도 제시 1934년생 충남 아산 출생.서울대학교 문리대 학생 시절부터 28세로 요절한 천재 이상(李箱)의 문학을 재발견해 냈다. 1950년대 후반에 걸쳐 김동리,조연현,서정주 등 이른바 문협 정통파의 전통주의,복고주의에 대해 전통 개념을 재해석하면서 구세대 문학에 대한 전후세대 문학의 독자성을 주장했다.(‘저항의 문학’)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특히 문학의 창조적 측면에 언어에 대한 관심을 중심으로 비평활동을 전개하면서 김수영 등과 이른바 불온시 논쟁을 벌이면서 ‘문학적’ 저항을 주장했다.소설가 남정현이 ‘분지’로 필화를 겪을 때 증인 신분으로 변론을 맡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오랫동안 이화여자대학교에 재직하면서 ‘장군의 수염’ 등을 위시한 소설 창작,‘문학사상’ 창간,이후 문화부장관,중앙일보 고문 등을 지내면서 다방면에 걸쳐 광범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현대 한국문학에 현대성·보편성의 척도를 제시해온 비평가다.
  • 권노갑 비자금 파문 /총선때 누가 받았나 ‘權자금’ 전방위 살포 개혁파 파격 지원설

    민주당 권노갑 전 고문이 현대측으로부터 100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면서 정치인 중 누가 이 돈을 받아 사용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비자금은 2000년 16대 총선 지원과 그후 정치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관측된다. ●비자금 규모 논란 가열 검찰쪽에서는 권 전 고문이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받았다고 밝혔다.일각에선 400억원대라는 말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하지만 권씨측은 이같은 비자금을 받은 일이 없다고 펄쩍 뛴다.권씨의 핵심 측근인 이훈평 의원은 12일 “권씨측에 유입된 현대의 자금은 10억원”이라고 주장했다.현대측과 고리 역할을 한 김영완씨가 “100억원의 (현대)비자금이 준비됐다.”고 제의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새겨 이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이 의원은 “권 전 고문이 다만 10억원을 빌렸다고 말했다.총선 때 당차원에서 돈이 모자라 다른 데서도 돈을 빌려 사용했으며,아직까지도 한 곳은 갚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4·13총선 당시 권씨의 자금모금 수법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총선자금,백중지역에 집중 투입 권씨는 총선 자금을 민주당에 맡긴 뒤 거중조정하기도 했으며,일부는 자신이 직접관리했다는 얘기가 있다.당에 투입된 자금은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수도권·충청권·강원·제주 등 백중우세 및 백중지역과 호남 일부 지역구에 투입됐다고 한다.동진정책에 따라 영남지역도 여론지지도가 높았던 전략지역에 자금투입이 집중됐다.부산 지역의 한 후보는 권씨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아쓴 뒤 1억여원의 잔금을 돌려줬다는 소문도 있어 전체 지원자금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선거 전 막판 지지도가 급상승한 지역에도 자금이 집중 투입됐다고 한다.일부 지역구는 수억원씩 두차례 이상 지원됐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권씨가 친분이 두터운 인사에 대해 직접 지원했다는 얘기도 있지만,권씨측은 “그런 지원은 절대 안 한다.”고 반박했다. ●신주류 핵심 집중 표적에 당혹 민주당은 총선 당시 상임고문이었던 권씨를 비롯,사무총장에 김옥두,총재특보단장 정균환,기조위원장(사무1부총장) 최재승,조직위원장(사무2부총장) 윤철상의원 등 동교동계가 선거 업무의 핵심역을 담당했었다.권씨의 자금이 당으로 유입됐다면 주로 동교동계 출신들이 이를 관리했을 개연성이 있다.그러나 김옥두·정균환·최재승 의원 등은 권씨의 자금이 당으로 유입됐다는 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동교동계 일각에서는 “총선자금이 들어왔다면 개혁파라는 신주류,특히 386세대,영입인사 등에 집중되지 않았겠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교동계 김태랑 최고위원은 지난해 1월 펴낸 ‘우리는 산을 옮기려 했다’는 자전 수필집에서 권씨의 총선 전후 수혜자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그는 “개혁파의 리더를 자임했던 C의원이 공천과정에서부터 권씨의 적극적이고 파격적인 지원을 받았고,‘바른정치모임’ 소속의 C·S·C·C 의원 등 젊은정치 신인들에게 별도의 사무실을 내주고 운영비를 지원한 사람도 권 전 고문이었다.”고 적었다.권씨가 이들을 민주당 ‘차세대(리더)’로 육성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이춘규기자 taein@
  • 민주 386 나서나

    민주당 386세대 의원과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이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며 명예회복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비쳤다. 청와대 386이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측근 그룹으로 활동하고,한나라당 386들이 최병렬 대표 체제 출범 후 중용된 것과는 달리 민주당 386들은 당 안팎에서 제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평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송영길·오영식·임종석 의원과 이인영·우상호 위원장 등 민주당 소장파 386 의원 및 지구당 위원장 26명은 10일 ‘남북경제협력 지속발전을 위한 범국민운동을 전개합시다.’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다짐했다.바로 윗세대인 신계륜·이종걸·정장선 의원 등도 이들의 취지에 공감,기자회견과 성명에 동참했다. 앞서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과 송영길·임종석·오영식 의원,이인영·윤호중·우상호 지구당위원장 등 민주당 386들은 지난 7일 만찬모임을 갖고 정치권 386의 역할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임종석 의원은 이 자리에서 “386 논쟁을 정치권내로 축소할 게 아니라 사회 전반에걸쳐 386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정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경기 구리시 윤호중 위원장은 “386 음모론을 지켜보면서 40대 초반인 내가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애로 취급받는 느낌을 받았으나,386은 이미 정치권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중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역할론을 강조했다. 운동권 선배로 이 모임에도 함께 참석했던 신계륜 의원은 “겸손을 잃지 않되 장점을 살려 정치권을 포함,사회전반에 걸쳐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北송금은 정책차원의 지원금”특검팀 참여 김승교변호사 ‘功過’평가

    대북송금 의혹사건 특별검사팀에서 활동했던 변호사 출신 특별수사관이 특검 활동의 공과(功過)를 평가해 관심을 끌고 있다. 김승교(사진·34) 변호사는 한국민권연구소가 격주로 발행하는 ‘정세동향’ 최근호에서 “정상회담,남북공동선언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고 남북관계를 고려하겠다는 애초의 명제는 수사 논리와 법실증주의에 쫓겨 후퇴했다.”면서 “통치행위 논란에 대한 섣부른 언급도 신중한 접근 노력을 무력화했다.”며 특검팀의 한계를 비판했다. ●언론 단정적 보도 문제 그는 당시 언론 보도에 대해 “수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대체로 ‘특검팀이 대북송금을 정상회담 대가로 결론’내린 것처럼 단정적으로 보도했고,많은 사람들이 정상회담 대가로 이해하는 듯하다.”며 언론을 비난했다.나아가 “수사 결과대로 ‘송금이 정상회담과 연관성이 있다.’는 정도를 넘어 ‘정상회담 대가’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정책적 차원의 대북 지원금’ 정도로 보는 게 무난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사법처리 자제는‘功’ 그는 “금강산관광재개 문제 협의차 방북을 요청했던 고 정몽헌 회장과 김윤규 사장의 출국 금지를 일시 해제하는 한편 개성공단 착공식을 고려해 수사를 일찍 끝내려 고심하는 등 남북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며 특검 활동을 긍정 평가했다. 실정법을 존중하는 법실증주의와 정상회담의 역사적 가치 및 남북관계의 앞날을 고려,사법처리를 자제한 것도 ‘공’으로 내세웠다. 지난 99년 개업한 김 변호사는 대표적인 386세대 변호사로 최근 한총련 합법화 범국민 대책위의 자문변호사로 활동했다. 특검에서는 전반적인 수사방향을 정하는 기획업무를 주로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386정치인 ‘3色 명암’ / 청와대혹독한 시련 한나라 전성기 구가 민주당 바닥에 납작

    지난 2000년 4·13총선에서 ‘젊은피’로 여론의 주목을 받은 여야 정치권의 이른바 ‘386세대 정치인’들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청와대에서 일하는 386참모들이 각종 음모론에 휘말려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반면,한나라당 386세대는 당직에 중용되면서 전성기를 구가 중이다.중간에 낀 민주당 386세대는 목소리를 낮추고 넙죽 엎드린 형국이다. ●청와대 386들 여론의 표적 노무현 대통령의 일급 참모로 활약 중인 청와대 386참모진이 여권내 각종 음모론에 휘말려들면서 호된 시련을 겪고 있지만 끝이 안보인다. 7월10일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굿모닝시티 윤창렬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공개되며 민주당내 중진들로부터 “정치개혁과 세대교체를 위해 중진 정치인들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몰려 한다.”는 음모론의 진원지로 공격받고 있다.이광재 국정상황실장과 박범계 민정2비서관이 핵심 표적이다. 특히 지난달 16일 동아일보에 민주당 김원기 고문과 이해찬·신계륜 의원,문희상 청와대비서실장이 굿모닝시티로부터 거액의 로비를 받은 것처럼 보도된 뒤 사실이 아니라고 동아일보가 정정보도를 하면서 청와대 386참모들은 “정치권 전체의 세대교체를 도모한다.”며 집중공격을 받았다. 이후에도 청와대 386참모들은 양길승 제1부속실장의 청주 향응 파문이 인 뒤에 역음모론의 진원지로 몰리는 등 여론의 표적이 되고 있다.내년 총선 출마 희망자 다수가 음모론 파문 때문인지 주춤거리는 분위기다. 반작용으로 민주당 구주류는 물론 일부 신주류들조차 ‘청와대386 견제론’에 가세하는 양상이다. ●당 ‘회춘' 책임진 한나라당 386 당 소속 의원의 절반 이상이 60세를 넘는 ‘경로당’ 이미지 속에서 한나라당 386세대는 최병렬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당 회춘(回春)을 책임지는 당의 얼굴로 당직의 전면에 포진되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최 대표 체제 출범 직후 김부겸·김영춘 의원 등 소장·개혁파 5인의 탈당이 다른 386세대들에겐 도약의 발판이 됐다는 평이다.옛 최고위원에 해당하는 상임운영위원에 남경필·오세훈 의원이 참여했다.임명직 당직에서도 원희룡 의원이 기획위원장,김영선의원이 공동대변인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386세대가 주축인 ‘미래연대’는 당 쇄신과 개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 386세대의 성공이 자신들의 정치력으로 얻은 것이라기보다는 당의 이미지를 고려한 지도부의 배려와 인위적 육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벌써부터 나온다. 반면 민주당 386세대는 고난의 연속 끝에 숨죽이고 있다.2000년 총선이 끝난 직후부터 5·18 술판 논란 이후 휘청거리다 지난해 대선 후보단일화 논의때 김민석 전 의원이 정몽준 의원의 통합21로 옮겨가면서 결정적 타격을 입었다는 평이다.김성호·오영식·임종석 의원 등과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이 당무에서 겉돌면서 숨죽인 채 엎드려 있다는 평을 받는다. 이춘규기자 taein@
  • “靑개편” 목소리 키우는 민주

    노무현 대통령이 다음달 청와대 개편 때 인사나 조직을 큰 폭으로 재편하지 않을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민주당에선 386 참모진을 포함,비서실을 대폭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개편론의 원조격은 정대철 대표다.그는 최근 “당정간 협력을 제고해야 한다.”면서 “청와대에서도 당정협의에 어긋나는 일을 자제시키고 문책인사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는 문재인 민정수석과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재야출신의 김근태 의원도 29일 “386 음모론은 과장돼 있지만 386도 처신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청와대는 386 외에는 보이지 않아 386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지금은 위기상황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노 대통령이 결심해서 필요할 경우 청와대를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86 세대인 김성호 의원도 “386 음모론은 실체가 없는 것이며 386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의도”라고 음모론은 경계하면서도 일부 경험이 부족하고 대통령 보좌에 문제가 있는 386 측근들은 서둘러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당내 중도파 중진인 조순형 의원 등도 청와대 참모들의 부분적인 교체를 주장했다.이들 역시 일부 386 측근들은 노 대통령 취임 6개월 동안의 검증 결과 문제가 드러난 만큼 교체하는 게 순리라는 주장을 폈다. 신주류 상당수 인사들도 노 대통령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가 386 참모들의 중용에 있다면서 비공개적으로 교체론을 주장하고 있다.물론 일부 수석비서관의 교체 필요성도 거론했다. 반면 386 교체론 중에는 순수한 의견도 있으나 내년 총선에서 세대교체론을 차단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신계륜 의원은 한 인터넷매체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386 음모론은 386세대에 대한 중대한 인격적 음해이자 모독”이라며 386을 옹호했다.음모론에 대해서도 “386을 과대평가해 권력투쟁의 시각에서 접근하거나,과소평가해 너무 어린 것들로 폄하해 버리는 잘못된 태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두둔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열린세상] 475세대가 386세대에게

    우리 국민은 매우 우수하다.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제성장을 일궈냈고,분단상황하에서도 민주주의 공고화 과정을 성공적으로 밟아가고 있다.그러나 그렇게 우수한 국민이 요즘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근면과 성실이라는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던 기본적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려웠던 시절 우리 부모는 굶어가면서 자녀를 교육시켰고,그 자녀들이 자라 산업화의 역군이 되었으며,그들은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를 무역 강대국으로 성장시켰다.그들 세대의 성공 배후에는 근면과 성실이라는 가치관이 자리하고 있었다.저임금 하에서도 일자리에 만족하며 열심히 일하고 일했다.그래서 그들은 일 중독자가 되었다. 475세대는 무역의 역군으로서 전 세계가 좁다 하고 날아다니면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민주주의가 얼마나 낙후되어 있는가를 직접 체험했던 세대이기도 하다.그들은 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해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독재정권이 내세운 소위 ‘한국식 민주주의’가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용감히 지적했다. 정치적으로 475세대는 양김시대를 살았다.군부독재에 항거하던 양김씨의 민주적 저항에 밑거름이 되었던 세대이다.그 양김을 대통령으로 만들면서 얼마나 자랑스러워했던가.부마사태,광주민주화항쟁,6·10항쟁 등을 회고하면서 한국의 민주화가 얼마나 어렵게 쟁취되었는가를 실감한 세대이기도 하다.휴가나 휴식,레저,스포츠와 같은 용어는 그들에게는 낯선 것이었다.생산에만 미쳐 있었던 475세대는 인생을 일하는 장소로만 여겼다.인적자원 이외에 가진 것이 별로 없는 한국 사회가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386후배들에게 바로 그러한 정신을 이어가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386세대는 선배세대들이 가꾸어 온 근면과 성실이라는 가치관을 낙후된 것으로 치부하고,역사를 다시 쓰고자 하는 것 같다.과거 역사는 일단 나쁜 것으로 폄하하고 그들의 생각만이 옳은 것으로 믿는 경향이 있는 것이 아닌가 염려된다.475세대는 386세대의 ‘튀는 발언과 행동’,‘높은 자신감’,‘부족한 경륜’ 등을 묵묵히 지켜보며,그들이 지니고 있는 부정적인 역사관이 우리 사회를 분열과 퇴락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 노무현대통령의 집권과정에서 386세대가 주역이었다면 그들은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386세대의 가치관과 행태가 과연 국민통합을 위해 순기능을 하고 있는가? 386세대의 부정적 역사관이 475 이전 세대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겠는가? 475 이전 세대들은 과연 무능하고 나쁜 사람들이었는가? 386세대는 과거와 단절된 채 도대체 어디로 가려하고 있는가? 386세대는 진정 우리 역사에 대해 긍지를 가질 수 없는가? 선배들을 존중하고 후배들을 아끼는 협력과 배려의 정신은 정녕 이 땅에서 사라지고 마는 것이 아닐까? 선배들의 장점은 이어가고 단점은 개선해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개혁이 아닌가?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386세대의 역사관과 가치관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났으면 좋겠다.우리의 것을 본질적으로 훼손하지 않는 긍정적인 역사관이 국민에게 긍지를 주고,선배세대와 후배세대들을 무리 없이 연결하여 우리 국민을 통합으로 이끌어 가길 기대한다.이를 위해서는 협력과 화합,그리고 배려의 정신이 386세대 정신이 되어야 한다.또한 선배들이 근면과 성실의 정신으로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면,오늘날 386세대는 사회 전면에 결코 나설 수 없었다는 역사적 진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길 바란다.그래야만 선배세대들의 심리적 지지와 후원을 받을 수 있다. 국민통합은 국가에너지를 결집하게 되고 그 에너지는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된다.386세대가 국민통합의 주체가 되어 국가발전을 위해 순기능을 담당하기를 진정 기대한다. 이 남 영 숙명여대교수 정치외교학
  • [열린세상] 젊은이의 꿈

    지난 연말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한동안 세대라는 용어가 자주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렸다.일부에서는 세대혁명이라는 다소 성급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아마도 그 요지는 우리 사회의 주역이 50∼60대라는 기성세대로부터 20∼30대라는 새로운 세대로 바뀌고 있다는,혹은 바뀌어야 한다는 내용일 것이다.그런데 한가지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세대 논의에 대해 정작 그 주역이라는 20대 젊은이들이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오히려 기성세대에 속한 많은 어른들의 허탈감 혹은 무력감이 더 두드러졌다.2030 대 5060이라는 대립구도는 사실과도 잘 맞지 않는다.이른바 ‘세대혁명’의 수혜자 가운데에는 이미 40대에 접어들었거나 혹은 가까운 386세대가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른바 ‘세대혁명’의 주역이라고 하는 20대 젊은이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들 상당수는 일자리를 찾는 긴 대열 속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거나 신용불량의 낙인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90년대우후죽순처럼 신설된 대학교들의 덕분에 대학 진학률은 사상 유례 없이 높았다.그런데 이들이 대학교를 다니거나 졸업할 무렵인 90년대 말 들이닥친 경제위기는 큰 시련을 안겨주었다.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이들의 부모 중 다수는 기업 도산과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었다.갑자기 어려워진 가정형편으로 다급하게 구직대열에 나선 이들을 기다린 것은 바늘구멍처럼 좁아진 취직의 기회였다.게다가 이들은 사상 유례 없이 많은 대졸자들과 경쟁해야만 했다.경제위기를 극복했다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선언한 지 한참 지난 지금에도 이러한 현실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들만의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50대 혹은 60대의 어른들은 참혹한 전쟁과 끔찍한 빈곤을 경험한 세대이다.또한 30대 일부와 40대의 경우는 군사통치의 암담한 현실 속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민주화의 험난한 길을 걸었을 것이다.그에 비하면 이들은 물질적 풍요를 누리기 시작할 무렵 태어나,민주화가 진행되던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냈다.따라서 이들은 적어도 특별히 더 불행한 세대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그렇다면 이들에게는 무엇이 문제일까? 그것은 바로 꿈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50대와 60대에게 경제적 근대화의 꿈,30대와 40대에게 정치적 민주화의 꿈이 있었다면,지금의 젊은이들은 어떤 꿈을 꿀 수 있을까? 아무리 무겁게 짓누르는 현실 속에서도 젊은이들은 미래에 대한 꿈을 통해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하지만 지금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꿈을 갖는다는 것은 그다지 간단하고 쉬운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지난해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등장했던 ‘꿈은 이루어진다’는 구호가 우리의 젊은이들에게는 일종의 파랑새와도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우리 사회가 지금 나아가고 있는 방향 역시 젊은이들에게 그다지 희망적인 것은 아니다.적게 낳고 오래 사는 사회로 변화하면서 일하는 연령층의 젊은이들이 져야 할 부양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개방적이고 유연한 경제로 바뀌어가면서 끊임없이 경쟁에 시달리고 자기 계발을 해야 할 필요가 늘어날 뿐 아니라,언제 일자리를 뺏길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또한 높아질 것이다. 며칠전 발표된 정부의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에는 청년 실업 대책과 아울러 신용불량자 대책이 포함되어 있다.정부가 젊은이들의 당면한 어려움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하지만 이러한 대책이 일시적이고 증세에 대응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어떻게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비전을 키워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우리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세대 문제는 어떻게 앞날을 짊어진 젊은 세대의 용기를 북돋워주고 꿈을 키워줄 것인가가 아닐까? 한 준 연세대 교수 사회학
  • [21세기 한국을 읽는다]방민호 교수가 만난 문학지성 (2)김윤식

    ‘국문학계의 살아 있는 전설’ 김윤식 선생을 뵙고 한국문학 연구의 현 단계를 묻기로 했다.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선생이 일생에 걸쳐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직분의 논리다.사람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밖에 할 수 없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그는 이렇게 말했다.“안일한 나날보다도 비통한 나날을,죽음 이외의 휴식은 없는 것이다.” “노예선의 벤허처럼 눈에 불을 켜야만 나는 사는 것이었다.” 인터뷰 때 찢어진 바랜 잡지를 가리키며 묻는 내게 그는 이렇게 말했다.“월평 쓰려고 준비하기 위해 갖고 다닌 거요.그 옆에 종이는 작품 읽고 메모해 놓은 거고.월평을 쓰려면 세 번 읽어야 된다고.한 번 읽고,쓸 때 다시 꺼내가지고 읽고,쓰고 난 다음에 대조해가면서 다시 읽고.그래야 돼.외국 갈 때는 잡지를 찢어가지고 가방에 넣어가.안 그러면 무거워서 많이 못 가져가니까.” 김윤식 선생을 만나러 가는 날은 몹시 긴장되었다.내게 무서운 선생님인 까닭이다.강의실에서 선생의 꾸짖는 소리를,고개를 숙이고 숨소리를 죽여 가며 들어야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런 무서움에 앞서 선생은 제자들보다 더 일찍 연구실에 불을 켜놓는 부지런함 때문에,날마다 읽고 쓰는 놀라운 규칙성 때문에 존경받는 ‘스승’이었다. 딱딱한 안면,퉁명스러운 말씀을 떠올리며 용산 자택으로 찾아갔다.기어들어 갔다고나 해야 할까.예상 외로 강의실에서와는 달리 선생은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그래,어떻게 지내나?” “….” 선생이 건네는 말씀은 독백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렇다할 대답을 하지 않는다.간단한 ‘요식 절차’가 끝나자 인터뷰를 서두른다.여전히 긴장한 탓이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책을 하나 써서 곧 나올 때가 되었어요.우리 세대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연구는 일제 강점기 문학이니까….정년 퇴임 후에 일제말기 한국 작가들이 일본어로 글 쓴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연구해 왔고….한 400페이지 되는 책으로 나올 것 같아요.” “내용이라면?” “유진오,김사량,이효석 이 세 사람이 일본말 창작을 자유롭게 했는데 이중에 이효석이 제일 정확하고 언어감각이 뛰어났어요.그냥 일본말로 바로 창작을 했지요.유진오도 대단히 정확했고 김사량은 그중 제일 서툴렀고….” “일제 말기 일본어 문학 행위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말하자면 그들은 이중어 글쓰기를 했던 셈인데,한국의 근대문학이라고 했을 때 그 문학은 근대국가가 만든 말을 가지고 해야 하지 않겠소? 그게 국어지.그런데 우리는 국가가 망하고 없었으니 조선어학회 같은 곳이 국가 역할을 대행했어요.그런데 일제 말기에 국가를 대행하는 이것을 잡아 가둬 버리기 시작한 것이 1942년 10월이에요.33인을 잡아넣었어요.33인이라는 것은 삼일운동 때 33인,그걸 맞추기 위해서 그렇게 한 거죠.그래서 그때부터 1945년 광복까지가 암흑기라는 것이오.1942년 10월까지는 조선근대문학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없어요.그럼 작가들은 어떻게 해야 되느냐.조선근대문학을 할 수 없으니까 그냥 문학을 하는 수밖에 없고 일본어로 문학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 “한국근대문학의 고통스러운 운명이 느껴지는군요.” “근대문학이 뭐냐 하면,자본재 생산양식 또는 국민국가주의가 문학에 투영된 것이잖소? 그런데 우리는 근대국가를 만들면서 동시에 일제라는 제국주의와 싸워야 했단 말이에요.근대국가라는 것이 사실은 ‘제국주의’인데 ‘제국주의’가 제국주의와 싸워야 했던 거죠.이 특수성,자기모순,우리 근대문학은 근대문학으로서의 보편성 외에 이 특수성을 반영하는 문학이었어요.” “최근 들어 특수성 대신에 보편성,즉 식민성 대신에 근대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강하지 않습니까.” “지금 세계에 176개의 나라가 있지만 근대화하지 않은 나라는 아무데도 없어요.국민국가주의라는 것이 얼마나 고약한 것인가는 천하가 다 아는 거라고.우리만 사람이고 우리 아닌 사람은 다 짐승이고,그래서 잡아먹어도 괜찮다,카니발적인 거라고.카니발리즘.그러나 좋은 점이 하나 있어요.우리끼리는 잡아먹지 말자는 거죠.그러니까 지금 사람이 생각해낸 것 중에서 제일 고약하지만 합당한 원리는 이것밖에 없단 말이에요.” 이 대목에서 선생의 일생을 지탱해온 문학 근대주의자 면모를 새삼 재발견한다.그렇다면 문학 역시 특수성에 연연하기보다는 아직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한 근대화를 향해 나아가는 문학이 되지 않으면 안될 터. “그렇다면 한국문학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내가 김현하고 문학 활동하던 그 세대에는,어땠냐면,어떻게 하면 식민지 사관을 극복하느냐가 관건이었어요.임화의 이식문학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이걸 가지고 떠들고 했어요.자본주의가 우리 내부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하려고 했었고.그런데 요새는 어떠냐.안병직씨 이론이 더 맞다고 하잖소.조선은 근대화할 능력이 없었다,일본이 와서 근대를 이식했다는 거지요. 그러면 이식문학 극복하자고 떠들던 우리는 어떻게 되느냐? 국민국가문학,이런 거 하는 것보다도,문학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이게 광복 직후에 김사량이 펼친 주장이잖소.이태준이 김사량 보고 너 일제시대 때 일본말로 글 쓰지 않았느냐 했더니,김사량이 뭐라고 했소.나 큰소리 안 친다 말이야,그러나 당신은 그럼 뭘 했는가.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 않느냐.나는 일본말로 썼든 뭐로 썼든 쓰지 않았느냐. 요즘 시점에서 보면 이 김사량의 입장이 뚜렷한 의미를 갖고 부상하는 것 같습니다.요즘 젊은 세대들은 6·25도 일본하고 전쟁한 거라고 보지 않아요? 이런 세대가 부각되고 있음을 사실로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의 말씀을 들으며 나는 어딘가 거북해진다.386세대의 일원인 나는 특수성에 목을 매고 살아온 까닭이다. 한편으로 보면 식민성이니 제국주의니 하는 특수성을 떨치고 세계화니 현대화니 하는 보편성을 향해 거침없는 진군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나는 다시 한 번 선생의 관심사를 한국문학이라는 특수성 쪽으로 환기시키려 해 본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한국근대문학의 특질은 무엇입니까.” “한국근대문학사를 공부해 오다 보니까 이게 일본근대문학사로부터 대단한 영향을 받았음을 알게 되지 않았겠소? 한국근대문학을 일본근대문학과 비교하면서 보는 시각은 한국근대문학만 보는 시각하고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중요한 것은 지금 세계의 관심사가 언어와 문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국문학도가 살아남으려면 국문학만 해서는 안됩니다.한국근대문학사의 특질이다,뭐다,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본은 어떻고 중국은 어떻다,하는 시각을 갖고 동북아시아 전체를 하나의 문화틀 속에서 견주어 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선생은 오히려 나를 선생의 시각 속으로 끌어 들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한국현대문학은 세계문학사의 관점에서 볼 때 어느 수준에 와 있습니까.한국문학은 세계문학사상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까.” “언어나 문학이나 이제 단일성만 주장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이런 상태에 머물고 있는 나라는 아마 일본이나 한국 정도가 아닐까 해요.다른 문화권은 이미 단일성을 주장하지 않아요.우리만 한국어라는 단일한 전제를 갖고 한국어로 된 문학이 국민정서 전체를 버티고 있는 거죠. 그러나 한국문학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우리 문학이 늘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우리 문학은 늘 인간은 벌레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어요.인간의 위엄에 어울리는 문학을 우리는 해왔단 말이에요.일제 때도 그렇고,광복 후 분단 문제와노사문제를 다룬 것도 그렇고.그런데 20세기 이후 21세기의 한국문학은 방향이 바뀌고 있어요.거꾸로 인간은 벌레라고 주장하고 있어요.인간은 벌레다,짐승이다,요녀다,물고기다.이런 작품들이 나오고 있어요.이것이 한국문학의 단일한 정체성에 파열구를 내고 그 방향을 바꾸고 있어요.인간을 하나의 생물로 보는 커다란 상상력을 통해 한국문학은 세계문학에 곧바로 연결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학 국적성의 해체 국면이군요.” “한글로 쓰든 영어로 쓰든 지금 제일 중요한 건 DNA예요.DNA 문제예요.여기서는 한국이고 뭐고 세계가 다 똑같다는 거죠.”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문학의 미래는 어떠합니까.” “그렇다 해도 나는 여전히 하버마스 쪽을 지지하고 있어요.이성이 아무리 도구적인 이성이 되어 가지고 유태인을 죽이고 미사일 가지고 실험한다 하지만 창조하는 것도 이성이란 말이에요.인류는 어떻게 하든 간에 이성을 살려가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내가 제일 많이 흔들린 때는 구소련이 무너졌을 때였어요.프랜시스후쿠야마가 역사가 끝났다고 하더군요.역사가 끝장났다면 인간은 그럼 뭐냐.나는 역시 이성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이성이 아무리 못된 짓을 많이 했지만 그것을 버리면 허무주의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거죠.” 정년퇴임한 선생이 나이 어린 나보다 더 젊게 보이는 느낌을 막을 수 없었다.선생은 세계화라는 시대의 대세를 거침없이 받아들이며 또 다른 국면을 펼쳐가고 있는 것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선생의 아파트를 빠져나올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예사 장맛비가 아니라 좍좍 내리 퍼붓는 소나기였다.앞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험한 비가,장대 같은 빗방울이 내 이마에 꽂히고 있었다.나 또한 매일 젊어져야 하리라. 문학평론가·국민대교수 ■방교수가 본 평론가 김윤식 ●조선 향기 가득한 자택 겉모습만 보면 김윤식 선생은 서구식 멋쟁이다.가운데 가르마를 타서 뒤로 잘 빗어 넘긴 머리칼은 지성을 상징한다.양복과 와이셔츠와 넥타이는 항상 세련된 조화를 벗어나는 법이 없다. ‘모던 보이’ 같은 외모와는 달리 뜻밖에 아파트는 전통미가 살아 숨쉰다.흔한 서구식 응접세트 대신에 자리를 깐 마룻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야 안성맞춤인 낮고 넓은 옻칠 탁자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그 위에는 우리네 화병이 하나,흰 접시가 하나,접시 위에는 산수유 열매 몇 점. 한쪽 벽에는 백자며 분청사기가 정갈하게 놓여 있어 고전미를 자아내는데 방문은 모두 격자무늬다.선생의 서구식 외모와는 전혀 다른 ‘조선식’ 생리를 발견한 것이 더할 수 없이 반가웠다. 그런데 내외만 사는 그곳엔 먼지 한 점 찾을 수 없다.여인은 어디론지 나가고 없고 선생 혼자 지키는 대낮의 실내는 적막하기만 하다.선생은 국문학이라는 바다를 헤쳐나가는 고독한 항해자였다. ●문학 유목과 지적 여정 1936년생인 김윤식은 한국 현대소설 및 비평 연구 분야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연구자이자 현재 활동하고 있는 비평가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을 읽고 소화해 내는 현역 비평가다.한국전쟁 이래 한국 현대문학사의 뼈대를 만든 ‘살아 있는 역사’이다. 그는 1960년대 후반 이래 숱한 연구와 저술활동을 벌여 100권을훨씬 상회하는 한국현대문학 관련 저서를 출간했으니,그로 인해 한국 현대문학 연구는 하나의 독자적인 학문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이광수와 그의 시대’,‘염상섭 연구’,‘김동인 연구’,‘김동리와 그의 시대’ 등으로 대표되는 그의 작가 연구는 젊은 국문학도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필독서.이외에도 ‘한국근대문예비평사’,‘한일문학의 관계 양상’ 등은 한국현대문학사를 일본문학과의 관계 속에서 검토하고자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연구서다. 또 ‘황홀경의 사상’ ‘낯선 신을 찾아서’ 등의 예술·기행 산문집은 현대 산문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 안희정씨 ‘세대혁명’ 노렸나

    안희정(39)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이 월간중앙 8월호 인터뷰에서 “집권당 사무총장이 되겠다.”고 한 발언을 놓고 시끄럽다. 정치권 인사들은 21일 대체로 “현실감이 결여된 주장”이라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으나,안 부소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라는 점에서 일말의 긴장감을 떨치지 못하는 눈치였다.특히 안 부소장이 “38세의 나이에 JP(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공화당 당의장을 했다.”며 구체적으로 ‘세대교체’와 ‘세대혁명’의 당위성을 설명한 대목을 두고는,386그룹 내부의 의견조율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관측까지 나돌았다. ●냉소… 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불쾌하다는 반응이었다.김원기 고문의 한 측근은 “철부지가 뭘 알겠느냐.”고 비판했다.김근태 의원은 “안 부소장의 발언은 당인으로서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밝혔고,국회의장을 지낸 이만섭 의원도 “젊은 사람의 의욕은 인정하지만,원로 정치인의 경륜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 잔뼈가 굵은 ‘고참 당직자’들은 하나같이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진화… 파문이 확산되자 안 부소장은 이날 “기사내용이 과장됐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냈다.그는 “사무총장이란 단어는 ‘내가 무엇이 되고자 하기보다는 개혁세력의 결집을 위한 산파역할을 하고 싶다.’는 평소의 포부를 밝힌 것”이라며 “개혁세력을 크게 결집해 가는 데 노·장·청이 갈등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부소장의 측근들은 구태여 ‘할 말을 했다.’는 속내를 숨기려고 하지 않았다. 한 측근은 “386세대를 자꾸 어린애 취급하는데,JP의 예도 있지만 386이라고 못할 게 뭐가 있느냐.벌써 40줄에 접어든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다른 측근은 아예 “(안 부소장의 발언이) 조금 일찍 나온 감이 있다.가을쯤 나왔으면 적절할 텐데….”라며 공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클로즈업/KBS1 ‘일요스페셜’

    최루탄 가스와 구호 속에 파묻힌 20대 청춘의 잿빛 기억을 공유한 이들,우리는 이들을 386세대라 부른다.그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KBS1 ‘일요스페셜-20년만의 리포트,386의 초상’(오후 8시)에서 그 단면을 엿볼 수 있다.1981년 서울대에서 강의를 시작한 한상진 교수는 10년간 자신의 ‘사회학 개론’를 들었던 학생들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해 10명을 심층면접하여 386의 자화상을 그린 책자를 냈다. 인터뷰에 응했던 이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법조인,언론인,벤처 기업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일견 80년대 자신들의 주장이나 삶과는 무관한 듯 보인다.하지만 과연 이들의 삶은 4·19세대나 6·3세대처럼 변질된 것으로 끝난 것일까.어느덧 기성세대가 돼버린 386의 새로운 변신,그리고 이들이 이끌어갈 한국 사회의 또 다른 미래를 함께 고민해본다. 이순녀기자 coral@
  • P세대’ 뜬다

    인터넷 세대에 이어 P세대라는 신조어가 등장,눈길을 끌고 있다. P세대는 열정(Passion)과 힘(Potential Power)을 바탕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적극적으로 참여(Participation)하면서 사회 패러다임에 변화(Paradigm-shifter)를 일으키는 젊은 층을 가리키는 것으로 월드컵,대선,촛불시위 등을 거치며 나타났다.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은 지난 2월부터 두달동안 P세대의 특징을 갖고 있는 전국 5대 도시 17∼39세의 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8일 발표했다. ●P세대의 가치관과 특징 자신이 사회 변화를 주도한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이들은 사회>경제>정치>문화>스포츠 순으로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80%는 ‘내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가운데 51%는 물품을 구매하기 전 인터넷에서 정보를 탐색하며,인터넷쇼핑몰 경험률은 36%로 2000년에 비해 4배로 늘어났다.응답자의 80.4%는 하루에 한번 이상 인터넷을 사용하며,사용자의 절반 정도는 ‘인터넷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는 인터넷 중독 증상을 보였다. ●P세대의 성장 배경 및 사회 변화 기존 질서의 거부를 선언하면 등장했던 90년대초 X세대의 소비 문화,386세대의 사회 의식,N세대의 생활 방식 등이 모두 융합된 특성을 지니고 있다.90년대 이후 정치 참여 기회 확대로 자유주의 성향을 갖게 됐으며 해외여행 자유화와 외환위기 이후의 글로벌 스탠더드 확산으로 ‘노마디즘’(유목주의)의 특성을 띠고 있다.경제적 풍요로움은 이들 세대의 다양한 소비패턴을 낳았다. 변화와 행동의 주체가 특정한 목적과 의식을 갖고 있는 기성세대,매체,기관 등에서 자발적 참여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참여 영역도 정치,이데올로기에서 문화적인 것으로 넓어지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
  • NGO / ‘제5의 權府’ 시민단체 세대교체 ‘강풍’

    시민단체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80년대 말 경실련과 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 등 대표적 시민단체를 탄생시켰던 시민운동‘1세대’들이 현장에서 한발 물러선 대신 386세대와 교수,변호사,회계사 등전문가그룹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과거 캠페인성 활동에 그쳤던 시민운동이 ‘제5의 권부’로 불릴 정도로 힘이 실리고 활동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데다,진보적인 시각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떠나는 ‘대부’들 국내 환경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환경운동연합 최열(54) 전 사무총장은 올초 사무총장 자리를 서주원(44)씨에게 내주고 공동대표로 자리를 옮겼다.올해로 창립 10돌을 맞은 환경운동연합은 서 총장 체제로 ‘제2의 도약’에 힘쓰고 있다. 서 총장의 부인으로 지난 99년부터 여성단체연합을 맡아 온 남윤인순(44) 사무총장도 지은희(55) 전 상임공동대표가 여성부장관에 임명되면서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한국 YMCA전국연맹도 지난 3월 부패방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남주(65) 전 사무총장의 후임에 이학영(52) 전남 순천YMCA사무총장을 선임했다. 참여연대 박원순(47) 전 사무처장도 지난해 2월부터 김기식(37)·박영선(36·여)씨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상임집행위원장으로 한발 물러났다.박 전 사무처장은 ‘아름다운재단’의 상임이사로 기부문화 정착과 소외된 이웃돕기 등의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출범부터 13년 동안 경실련 사무총장직을 장기 집권한 서경석(55) 목사도 현재는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와 서울조선족교회의 담임목사로 일하고 있다.대신 신철영(53) 사무총장이 경실련을 이끌고 있다. ●시민운동 중심축으로 떠오른 386세대 최근 참여연대와 경실련,녹색연합,‘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주요 시민단체들의 중심에는 386세대들이 포진해 있다. 참여연대는 김기식(서울대 85학번)·박영선(숙명여대 85학번) 사무처장과 함께 이태호(36·서울대 86학번) 정책실장,김민영(36·서울대 86학번) 시민감시국장 등이 맹활약 중이다. 김 사무처장은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박원순 전 사무처장과 함께 지난 94년 참여연대를 창립했으며,이 실장과 김 국장은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출신이다. 경실련은 이대영(41·전남대 81학번) 사무처장을 비롯,고계현(37·국민대 85학번) 정책실장,박완기(34·고려대 88학번) 시민사업국장,이강원(39·서강대 84학번) 시민감시국장 등이 주축이다. 이 사무처장은 지난 91년 경실련에 참여해 금융실명제 등 경제개혁을 주도했으며,고 실장은 95년 경실련에 합류,검찰 개혁과 정보공개법 개정작업에서 중추 역할을 도맡았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하승창(42·연세대 80학번) 사무처장은 인터넷을 통해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다.하 처장은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P)에서 ‘아시아 차세대 지도자’로 선정됐으나 이를 포기했다. 녹색연합 김타균(35·경상대 87학번) 정책실장은 지난 2000년 총선에서 낙천·낙선운동을 한 ‘총선시민연대’의 공보국장으로 활약한 환경운동가.‘환경정의시민연대’ 서왕진(38·서울대 84학번) 사무처장은 2001년 경기 용인 대지산살리기 운동으로 시민사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열린사회시민연합 박홍순(40·서울대 82학번) 사무처장은 시민들의 권익과 복지,주거문제 등 일상 생활과 관련된 전반적인 분야를 다루는 이 단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급부상한 전문가 그룹 최근 들어 교수와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가 집단이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 각 시민단체의 자문위원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참여연대의 김상조(41·한성대 교수) 경제개혁센터 소장과 김수진(47·이화여대 교수) 의정감시센터 소장,최영태(43·회계사) 조세개혁센터 소장,김칠준(43·변호사)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장 등이 대표적 인사들이다. 소액주주 운동과 주주대표소송,집단소송제 도입 등 재벌개혁의 모든 아이디어가 이들로부터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함시창(50) 상명대 교수는 공기업 민영화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위평량(42) 사무국장은 최근 중앙대 경제학과에서 ‘소유구조·지배구조,그리고 기업가치에 관한 실증분석’이란 제목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그만큼 재벌과 소유구조에 관해 해박하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3월 국제적인 석학이자 국제환경 전문가인 임길진(57) 미국 미시간주립대 석좌교수를 공동대표로 영입했다.임 교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장과 교수를 지낸 도시계획 및 환경공학 전문가.국제 환경단체와의 연대 등을 맡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
  • ‘386’ 이시대의 만능코드인가 / 서울대 한상진교수 ‘386세대, 그 빛과 그늘’ 출간

    어른들은 코끼리를 잡아먹은 보아 구렁이를 모자로 보았지만,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때묻지 않은 마음을 지니고 있었기에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었다.맑은 눈의 ‘어린 왕자’.암울했던 80년대,가파른 역사의 현장을 헤쳐온 대학생이라면 일단 그런 말을 들을 만하다.오로지 대학,아니 ‘일류’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유보한 삶을 살아온 그들인 만큼 그 생각의 울타리란 옹색하고 역설적으로 순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60년대생을 우리는 흔히 386세대라고 부른다.386세대란 말은 이미 시대의 유행어가 됐다.참여정부에 들어서는,권력의 이미지와 중첩되는 양상도 보인다.386세대,그들은 누구인가.아쉽게도 그 실체를 규명할 만한 자료나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 ●80년대 ‘시대 리포트' 34편 묶어 때마침 386세대의 어제와 오늘,그 내면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 한 권 나온다.서울대 사회학과 한상진(사진) 교수가 엮은 ‘386세대,그 빛과 그늘’(문학사상사).다음 주중에 출간될 이 책은 386세대의 실체를 바로 보는 데 적잖은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80년대 서울대에서 ‘사회학개론’을 강의하던 한 교수는,수강생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리포트를 작성하도록 했다.그렇게 해서 81년부터 9년동안 받은 게 모두 2400여편.20년 이상 이 보고서를 보관해오던 한 교수는 그중 ‘80년대’의 시대적 상황과 ‘청년기’의 내면을 극명하게 드러낸 34편의 글을 가려내 책으로 묶었다.그는 이 글들을 ‘생애사적 보고서’라고 부른다.이 보고서가 물론 386세대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80년대의 민중문화를 통해 386세대가 어떤 가치관을 획득했고 실천했으며,또 사회에 확산시켰는가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책에 실린 글들은 때로는 설익은 의식을 드러내지만,한 시대의 보편적인 고뇌와 사회현상을 증언한다.진정(국제경제학과 82학번) 전인능력계발 이사의 글.“최근 TV가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었다.내 머릿속도 흑백의 시대가 물러가고 컬러의 시대로 바뀌었는가.나는 아직도 고정관념이라는 흑백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의 말은 지금도 여전히 현재적 의미를갖는다.흑백의 이분법이 아직도 우리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그는 “흑색과 백색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는 청색도 회색도 녹색도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참다운 지식인의 사명이라고 결론짓는다. ●희망과 우려의 동의어 ‘386' 위종욱(정치학과 87학번) 한샘학원 강사는 일그러진 우리의 교육현실을 짚었다.“우리는 초등학교 때 착하고 바르게 살며 서로 돕고 살라고 분명히 배웠다.하지만 이것은 중학교에만 들어가도 마치 케케묵은 옛날 이야기처럼 진부해지고 우리는 서로간의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일류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이 지상목표인 우리 교육현실에 대해 그는 “대입 수험생의 4분의3은 4분의1의 대학 합격자를 위해 초·중·고등학교 12년 동안 들러리를 서는 셈”이라고 지적한다.우리가 남다른 일류지향 교육열로 이만큼 나라 모양을 만들었지만,결국은 그로 인해 오늘의 총체적인 ‘교육파국’을 맞고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386세대.그들은 그 이름 하나 때문에 미화되기도 하고 매도당하기도 한다.오늘날 ‘386’이란화두는 무분별하다고 할 만큼 넘쳐난다.사회의 ‘진실’을 보고자 하는 그들의 순수한 열망은 마땅히 귀하게 여겨야 한다.그러나 지나친 의미부여를 경계해야 하는 것은,그것이 자칫 ‘386 결정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386’은 희망과 우려의 동의어다. 김종면기자 jmkim@
  • 민변, 청와대 법률·인권 ‘쌍두마차’ / ‘덕수’이어 ‘새길’ 변호사도 입성

    노무현 대통령의 법률·인권분야 비서진이 ‘쌍두마차’ 체제를 갖춰가고 있다.법무법인 ‘덕수’ 소속 변호사들이 먼저 전면에 나섰고,법무법인 ‘새길’ 소속 변호사들이 새로운 파워엘리트군으로 가세했다.이들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덕수 출신 중에는 이석태(사시 24회) 변호사와 박서진(사시 37회) 변호사가 있다.이들은 새정부 출범과 함께 공직기강비서관과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입성,노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일할 인재를 추천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던 최병모(사시 16회) 변호사와 인권위원장으로서 노 대통령의 든든한 후원자인 김창국(고시 13회) 변호사도 덕수 소속이다. 새길 출신은 청와대 국민제안비서관으로 임명된 최은순(사시 31회) 변호사가 있다. 민변 내에서도 강금실(사시 23회) 법무장관과 함께 열심히 활동했던 인물로 정권 출범 전부터 청와대 기용이 점쳐졌었다.최근 인권위원으로 임명된 이흥록(사시 8회) 변호사도 새길 출신이다. 지난해 대선 때 노 대통령의 법률특보로 활동했던 이용철(사시 31회) 변호사도 파워엘리트 중 한 명이다.노 대통령의 먼 인척인 그는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민변 내에서도 법무법인 출신들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386세대 변호사들은 대체로 덕수·새길·명인·한결 등 법무법인에 소속돼 민변 활동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법조인은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노 대통령과 이른바 ‘코드’가 맞는 만큼 노 대통령의 제2기 인력풀의 상당수도 민변 소속 법무법인 변호사 가운데서 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재보선 3040바람 ‘출마정년’ 형성/ 불안한 ‘5060’

    정치인에게도 ‘정년’개념이 적용될까.유권자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면서 국회의원 출마에도 사실상 정년이 형성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4·24국회의원 재·보선 출마자 14명 가운데 10명이 40대 이하였다.당선자 3명도 모두 40대 이하였다.이를 놓고 소장의원들은 여야간 승부보다 ‘세대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내년 초 17대 총선에서는 역대 어느 선거에서보다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면서,50∼60대 정치인 사이에 불안감이 높아져 가고 있다.“이러다 아예 50대 이상은 공천 신청자격도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극단적 얘기까지 나온다. ●‘나이가 죄(?)’ 요즘 정치권에서는 ‘386세대’ 못지 않게 ‘역(逆) 386’이란 단어가 자주 쓰인다.30년대생으로 80년대에 정계에 입문한,나이가 60대 이상인 정치인을 일컫는다.여야 각당에서 세대교체론을 앞세운 30∼40대 신인들의 주된 타깃이기도 하다. 각 당에는 노·장년 의원들의 지역구와 관련,“현역 의원이 정계 은퇴를 결심했다.”거나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비례대표를 노린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그러다보니 의원간에도 ‘정치 환갑’ 논쟁이 심심치 않다. 수도권의 한 소장파 의원은 “62∼64세쯤 된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서 65세 이상은 용퇴해야겠지.’라고 하고,56∼58세쯤 된 의원들은 ‘정치권을 바꾸기 위해 60세 이상이 아름다운 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곤 한다.”고 전했다. ●젊음이 곧 경쟁력 “요즘은 노인정에 가도 제일 어린 사람이 회장을 맡는다.” 한나라당 당권 주자 중 하나인 강재섭 의원이 경쟁자들보다 나이가 적음을 강조하며 하는 말이다.민주당의 한 소장 당직자는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가 젊다는 것이었고,이번 재·보선에서도 당선자들의 적은 연령이 당선에 큰 도움이 됐다.”면서 ‘젊음이 곧 경쟁력’이라고 했다.한나라당내 소장 원내외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의 권영진 공동대표는 “유권자가 선택하는 한 정치인에게 정년은 없다.하지만 국민이 젊은 세대를 원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추세”라면서 “정치에 대한 막연한 혐오가 유권자 사이에서 젊은층 선호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지운기자 jj@
  • 책꽂이

    ●세상의 빈집(이동재 지음,문학과경계사 펴냄) ‘민통선 망둥어 낚시’에 이은 저자의 두번째 시집.여행중 폐교가 된 장수 덕산분교를 목격하고는 비어가는 것들에 대한 애틋함을 노래.보길도,다산초당 등지를 소재로 해직자,임시고용직 등 소외받은 이들의 사연을 들려준다.5500원. ●파크 라이프(요시다 슈이치 지음,오유리 옮김,열림원 펴냄) 지난해 일본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가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 점심시간에 모여드는 사람들을 관찰한다는 내용.아무런 목적없이 모였다 뿔뿔이 흩어지는 도시인들의 조각난 일상을 날카롭게 묘사했다.7800원. ●꿈(정영문 지음,민음사 펴냄) 파격적 기법으로 환상과 관념을 표현해온 작가의 소설집.여섯 편의 단편과 한편의 중편을 모았는데 대개 꿈 이야기가 등장한다.작가는 꿈을 현실의 분자화된 의식을 연장시키거나,프로이트의 해석대로 의식을 반영하는 장치로 이용한다.8000원. ●내 마음의 집(김경해 지음,동아일보사 펴냄) ‘나 만의 집’을 꿈꾸어온 한 여자가 자신의 삶에 중요하게 남아 있는 세 개의 집(어릴적 집,첫사랑인 남자의 종가,그리고 남편과 사는 집)을 중심으로 엮어가는 이야기.2003 ‘여성동아’장편소설 공모 당선작.8000원. ●새는(박현욱 지음,문학동네 펴냄) 제6회 문학동네 신인작가상 수상자인 저자의 두번째 장편.80년대 중반 지방 중소도시의 고교생 다섯명의 우정과 사랑을 소재로 한 성장소설.문학평론가 김동식은 ‘386세대의 허구적 자서전’이라고 평가한다.8000원. ●엄마는 나의 딸(라우라 프레샤스 엮음,최지영 옮김,문학동네 펴냄) ‘엄마와 딸’을 주제로 한 스페인 여성작가 14인의 단편소설집.여성이 엄마와 딸로서 경험하게 되는 일들을 떠남 혹은 죽음,갈등과 오해 등의 주제에 담아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다.8500원. ●짧고,그러면서 긴 순간의 무게(윤진상 지음,스타 펴냄) 70년대 세습을 위한 경영수업을 반대하는 재벌 아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정치와 음모,사랑과 혁명 등을 다룬 장편소설.9000원. ●뉴욕 3부작(폴 오스터 지음,황보석 옮김,열린책들 펴냄)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작가의 출세작.‘유리의 도시’‘유령들’‘잠겨있는 방’ 등 3편의 중편이 서로 물고 물리는 형식으로 전개.역자는 “처음도 끝도 없는 순환 고리의 형식으로 인간본성에의 회귀 충동을 담았다.”고 설명한다.9500원. ●한라산의 거울(김경훈 지음,삶이보이는창 펴냄) 4·3사건 지원사업소 전문위원 등 4·3사건의 진실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아온 제주출신 저자의 3번째 시집.피해자들의 피맺힌 증언과 양민들의 참상을 다루면서,살아남은 자들의 육성과 죽은 자의 기록을 시로 옮겼다.5000원.
  • 재계 “청와대가 너무 멀다”

    모 기업 임원 A(49)씨는 최근 청와대 인사를 만나기 위해 부하 직원인 B(39)차장에게 부탁했다.386세대인 청와대 인사와의 접촉을 위해 아랫사람이 친구를 만나는 술자리에까지 나가야 한다고 그는 털어놨다.A씨는 예고하지 않고 갑자기 나타나는 것으로 각본을 짰는데 어렵게 만난 행정관 C(39)씨가 몸이 아프다며 자리를 뜨는 바람에 이야기도 나누지 못했다. 새 정권이 들어선 뒤 재계 인사들은 청와대 인사들을 만나려 애쓴다. 그러나 청와대 인사들은 일단 자신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인사들과의 접촉을 꺼린다.어렵게 자리를 같이 해도 C씨처럼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재계 인사들이 가장 당혹스러워 하는 부분은 바로 ‘그들(청와대인사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엊그제 경제단체 회장들은 ‘경제불안’심리를 지적했는데 이를 초래하는 주요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청와대 인사들과의 네트워크(network)부족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인사들 대부분은 그동안 정치자금 수수와 거리가 먼 비주류 정치인이거나 386세대운동권 출신 비서관,시민단체 출신 등이다.이들은 재계와 연줄이 거의 닿지 않는다.S기업의 한 정보담당자는 “이전 정권까지는 기존 정치인들과의 연(緣)이 있는 사내 인사들을 찾기가 어렵지 않았지만 현 정부 ‘실력자’들은 제도권 출신이 아니어서 기업들이 접촉을 포기한 채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는 애써 만나도 기본 코드가 맞지 않는 게 더 문제라고 하소연한다.K사 한 임원은 “(청와대 인사들은)동지 의식이 강해서인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는 이야기하는 것조차 꺼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기업들은 기존 정부 핵심부와의 네트워킹(인맥 만들기)이 단절된 데 더 불안해한다.청와대 핵심인물의 프로필을 실은 책이 최근 잘 팔리는 것도 청와대에 관한 정보갈증 상황을 뒷받침한다. 게다가 과거 기업과 정치권의 상호 비공식 정보 통로였던 정보기관원들의 기업출입도 사라져 기업들이 청와대 기류를 간접적으로 들을 길도 없어졌다.물론 이런 상황은,과거 정-재계 커넥션으로 일을 처리했던 낡은 관행이 청와대 인사들의 새 행동양식에 적응치 못해 일어나는 재계의 ‘금단현상’일 수 있다.기업이 할 일만 하면 되지 청와대 동향에 신경쓸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있긴 하나 정부의 영향력이 여전히 큰 한국에서 기업들이 청와대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네트워킹의 부족이 대화부족과 불필요한 불안을 초래하는 상황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박홍환 주현진 김경두기자 jhj@
  • [인터넷 스코프] 인터넷 세대와 진정한 언론개혁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것은 인터넷 때문이라고 한다.노대통령은 또 주변에 386세대 참모가 많고 이들과 정신적 동지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이렇게 ‘인터넷’과 ‘386’이 키워드로 등장하게 된 것은 그 양자가 뭔가 과거와 다른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까?386세대로서 한때 기자를 하다가 학교로 옮겨 온 필자가 보기에도 요즘 기자들은 좀 다르다.술 접대한다고 기사를 빼주거나 실어주지도 않는다.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걸 강요하면 때려치우기 십상이다. 기자의 주요 정보원은 사람이다.출입처의 공무원에서부터 기업 홍보담당자에 이르기까지 취재원이야말로 기사의 시작이고 끝이다.그러나 요즘은 사람을 직접 만나기보다 전자우편으로 대화하는 걸 선호하는 기자가 늘고 있다.만약 정부의 취재지침에 따라 공무원을 절대 만날 수 없다고 하면 오히려 속으로는 잘됐다고 쾌재를 부를지도 모른다.술 마시지 않아도 되고 부담스럽게 밥먹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인쇄술의 발명 이후 언론이라고 지칭하는 매체가 생겨난 이래 인가나 검열,통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출판할 권리를 얻기 위해 언론은 국가권력과 500년 이상 투쟁해 왔다. 출판을 중심으로 한 언론 통제 유형은 크게 세가지다.첫째는 16세기 유럽에서 태동한 출판허가제로서 1789년 프랑스혁명 당시까지 수많은 출판인들이 화형을 당하거나 추방될 정도로 탄압을 겪었다.이러한 탄압은 존 밀턴이 저서 ‘아레오파지티카’에서 허가제의 폐해를 지적한 이래 세금에 의한 통제로 바뀌었다.교묘한 언론 탄압형태인 세금제도는 18세기 영국에서 큰 효과를 거두었다.세번째 유형의 언론탄압은 정부에 대한 비판자들을 국가비방이나 훼손죄로 형사처벌하는 것이었다.미국의 입법자들은 이러한 유럽의 법을 철폐하기 위해 수정헌법 제1조에 ‘의회는 언론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를 빼앗는 어떠한 입법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기에 이르렀다.오늘날 우리가 언론자유라 일컫는 권리는 이렇게 확립되었다.편안하게 받아보는 조간신문과 저녁 무렵 의자에 기대어 시청하는 뉴스는 200년전만 해도 꿈도 꿀 수 없었으며 누군가가 피를 흘려가며 얻어낸 것이었다.그러나 모순되게도 민주주의 국가인 21세기의 한국,컴퓨터만 켜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초강국에서 우리 언론은 이 세가지 유형의 언론통제를 모두 겪고 있다. 언론은 입법,사법,행정부에 이은 제4부라 불린다.그만큼 언론이 권력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언론이 제4부로서 다른 권력기관과 평행한 분권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입법부가 국민의 대의기구이듯 언론은 국민의 입이요,귀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참여정부는 정부에 대해 무한히 열려 있는 접근통로를 전제로 한다.이는 국민뿐만 아니라 언론에도 예외일 수 없다.구리고 부패한 것이 없다면,그래서 국민이든 언론이든 그 누구에게든 당당할 수 있다면 열려 있는 참여정부여야만 한다. ‘인터넷’과 ‘386’이 상징하는 그 무엇이 정치에서 혁명을 가져온 것처럼 새 정부는 언론에서도 혁명이 일어나리라 믿어야 한다.언론은 정부와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언론은 결코 정부에 의해 개혁될 수 없는 대상이다.정치에서 이뤘던 것처럼 언론개혁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과 양심있는 언론인 스스로가 그 몫을 담당해 주리라 믿는다.그게 진정한 언론개혁이다. 권 만 우 경성대 교수 커뮤니케이션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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