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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관기구서 감사책임자 선발… 제식구 봐주기 사라질듯

    민관기구서 감사책임자 선발… 제식구 봐주기 사라질듯

    다음달 1일 임기가 시작되는 신임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첫 인사 때부터 감사책임자를 누구로 임명할지 고민해야 한다. 비록 1~2년간의 유예 기간을 두긴 했지만 민선 4기 때처럼 내부 직원이나 측근을 마음대로 임명하기엔 부담스럽다. 임기 시작과 함께 ‘공공기관감사에 관한 법률(공감법)’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서울 성동구청 고재득 당선자 등 상당수의 당선자는 벌써부터 감사 책임자를 외부 공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동안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는 감사원법에 의한 감사원 감사와 행정감사 규정 및 기관의 정관 등에 근거한 자체감사를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공공감사체계 전반을 규율하는 일반 법률이 없는 데다가 지자체장이 감사 책임자를 직접 임명, 제 식구 감싸기나 비위 공무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체감사 기능강화 장치 마련 실제로 최근 충남 당진군수 횡령사건에서 보듯 지자체나 공공기관 등에서 단체장이나 직원들의 공금횡령, 금품수수 등이 끊이지 않았다. 또 선거를 의식한 단체장들의 정책남발 등 예산낭비 사례도 연간 조 단위를 넘어서고 있다. 감사원은 감사인력(802명)의 한계로 공공부문(대상기관 6만 6000여개, 예산 800조원, 직원 124만명)의 부정·부패를 통제하기엔 역부족이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자체감사기구는 감사원보다 6배가 많은 4958명(지난해 기준)의 감사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문성과 독립성이 부족해 내부통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 지자체의 실제 감사인력은 16개 시·도 본청 807명, 230개 시·군·구 감사인원 1831명 등 2638명이지만 인력도 충분치 않을 뿐 아니라 전문성도 떨어진다. 박정우 연세대 교수는 “감사는 책무인데 자체감사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자체감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 3월 제정된 공감법은 자체감사기구를 현재보다 한층 강화해 효율적인 감사체계를 갖추는 데 초점을 뒀다. 이번에 당선된 신임 지자체장들은 취임 후 가장 먼저 공감법에 따른 조직과 인사에 관심을 쏟을 전망이다. 윤승기 감사원 법무담당관은 “광역·기초지자체장들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자체감사기구 구성과 책임자 선발을 가장 먼저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자체는 중앙행정기관이나 공기업 등 대부분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자체감사기구를 의무적으로 설치,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앙행정기관 38곳 가운데 31곳이 자체감사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는 246곳 가운데 63곳(27%)만이 감사전담기구를 운영하고 나머지는 법무, 기획 등 다른 업무와 병행하고 있다. ●감사원서 감사책임자 상시 감시 최근 군수의 비리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당진군처럼 군 단위 지자체에는 한 곳도 감사전담기구가 없다. 감사원은 공감법 시행에 맞춰 30만명 이상의 지자체는 자체감사기구를 둘 수 있도록 했다. 또 자체감사기구의 장은 반드시 개방직으로 하고 내·외부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공모해야 한다. 중앙행정기관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동안 내부감찰에 취약했던 검찰, 경찰, 국세청 등 이른바 권력기관들도 앞으로 1년 이내에 감사책임자를 공모하게 돼 있어 향후 내부 개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감법 11조는 자체감사기구의 장에 대한 자격기준을 엄격히 하고 있다. 종전처럼 인사나 개발업무를 맡던 공무원이 감사담당관이나 감사관 등 감사기구의 장이 될 수 없다. 감사 관련업무를 3년 이상 맡은 5급 이상 공무원과 3년 이상 경험이 있는 판사·검사·변호사·회계사·조교수, 공공기관 등에서 부서책임자 이상 근무경력자 등을 공모 절차를 거쳐 감사기구의 장에 임명할 수 있다. ●감사담당자 가점 등 인센티브 검토 감사책임자를 개방형 직위로 공모키로 한 것은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개방형 직위에 대한 단체장의 입김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도록 반드시 민간인들이 참여하는 선발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단체장 측근 등의 임명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감사책임자는 임명 이후 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항상 검증을 받는다. 감사원은 20~30명 내외의 감사지원단(가칭)을 구성해 감사책임자에 대해 상시 감시하고 부적격자는 교체를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자체감사결과는 모두 주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이는 주요 예산이 집행되기 전 단계에서부터 사전감사를 통해 예산낭비를 미리 방지하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감사원은 공공기관의 자체감사가 제대로 될 수 있도록 감사담당자에 대한 자격 및 결격사유를 규정한 데 이어 우대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감사원은 직급 상향 조정에 이어 감사인력에 대해서는 인사가점이나 추가수당 등 인센티브 부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종철 감사원 심의실장은 “이번 공감법 시행은 자체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일 뿐”이라며 “중요한 것은 자체감사기구의 신중하고도 효율적인 운영이다.”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두바이 후폭풍] UAE 중앙銀 “유동성 지원 창구 개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구성하는 7개 토후국의 ‘맏형’인 아부다비가 과도한 부채로 위기에 빠진 두바이를 사안별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부다비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두바이가 내건 약속들을 검토한 뒤 사안별로 접근해 언제 어디서 두바이의 기업들을 도울 것인지를 선택할 것”이라면서 “두바이의 채무 모두를 아부다비가 인수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밝혔다. 아부다비는 세계 3위 석유 생산국인 아랍에미리트 석유 매장량의 95%를 보유하고 있다. 아부다비 국부펀드 평가액만 우리 돈으로 800조원가량일 정도로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자랑한다. 아랍에미리트 연방법률은 ‘한 토후국이 어려워지면 다른 토후국이 지원을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아부다비는 이미 중앙은행과 민간 은행을 통해 간접 지원 형태로 두바이에 150억달러를 긴급 수혈한 바 있다. 하지만 아부다비가 그동안 두바이식 개방정책을 불만스러워했다는 점에서 ‘두바이 군기잡기’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아랍에미리트 중앙은행은 자국 은행 및 현지 외국계 은행 지점들을 위해 특별 유동성 지원창구를 개설했다고 29일 밝혔다. AFP 통신은 “중앙은행의 조치는 4일의 연휴 뒤 30일 재개장하는 아랍에미리트 증시에 미칠 충격파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원전 강국은 인재양성에서/박녹 한전원자력연료㈜ 감사·영남대 겸임교수

    [열린세상] 원전 강국은 인재양성에서/박녹 한전원자력연료㈜ 감사·영남대 겸임교수

    19세기 말 인류는 원자핵 속에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세 가지 실험적 발견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에 힘입어 이를 이용하게 됐다. 세 가지 발견이란 1895년 뢴트겐에 의한 X선 발견, 1896년 베크렐에 의한 방사선 발견, 1897년 톰슨에 의한 전자의 발견을 말한다. 1942년에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연쇄반응에 성공했다. 그 결과는 2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알리는 원자폭탄의 탄생이었다. 1956년에는 영국의 콜더 홀 원자력발전소가 세계 최초로 상업용 발전을 시작했다. 핵의 평화적 이용이 시작된 것이다. 이듬해 미국은 시핑포트 원자력 발전소를 시작으로 100여개의 원전을 건설하면서 원자력 선진국으로 거듭나게 됐다. 그러나 원전의 시발지였던 펜실베이니아주의 스리마일아일랜드(TMI) 발전소에서 1979년 방사능물질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인명피해가 없는 경미한 사고였지만 이후 30여년 동안 원전 증설이 중단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은 최대 원자력 기업을 일본에 팔았고 화력 발전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의지해 왔다.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협약이 대두되면서 ‘청정에너지원 확보’라는 명분 아래 원자로 30여기를 계획하고 있지만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의 연구 및 제조기술 인력도 미국 원전사의 요청으로 지난 2000년 초부터 파견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프랑스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미국의 원전기술을 도입, 발전소 건설에 매진했다. 그 결과 전체 생산 전력의 79%를 원자력에서 얻고 있고, 지금은 세계 최고의 원자력 기술과 인재를 자랑하는 나라가 됐다. 앞으로 30여년 동안 800조원대의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 건설 시장을 차지하는 데 있어서 프랑스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물론 프랑스는 글로벌 이슈인 온난화의 대응에도 가장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는 1962년에 원자로가 최초로 가동되면서 관련 연구가 시작됐고, 1971년에 기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 1호기는 TMI 사고 1년 전인 1978년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사실 원전의 황무지에서 해외에 거주하고 있던 과학자들을 불러 모아 시작된 한국의 원자력사는, 모든 것이 궁핍한 상황에서 관련분야 종사자들의 땀과 눈물로 이룩한 신화창조의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가 세계 6대 원전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자금도 아니었고, 풍부한 자원도 아니었다. 가난한 나라를 경제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우수한 인력, 그들의 사명감과 노력의 결과였다. 원자력 연료, 원전 설계와 플랜트 엔지니어링 시스템 구축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우뚝 섰으며, 원전 종합 설계와 주기기 설계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기술진을 보유하게 되었다.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 발전소를 설계한 경험도 갖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원자력산업의 신성장동력화를 위해 국내 원전의 비중을 36%에서 59%로 확대키로 하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른 정원 감축으로 원자력계는 인력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특별히 원자력산업 인력에 대해서는 외부기관에 용역을 주어 조직진단 중에 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본다. 미국의 우(愚)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탄소 녹색성장의 인프라 역할과 진정한 원전강국의 지름길인 원전 기술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정부는 인재 양성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할 시점이다. 여전히 우리나라의 최대 자원은 우수한 인력과 이들이 창조해내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박녹 한전원자력연료㈜ 감사·영남대 겸임교수
  • [씨줄날줄] 퉁단(通丹) 경제벨트/오일만 논설위원

    북한 접경지역에 ‘퉁단(通丹) 경제벨트’가 구축된다.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지린(吉林)성 퉁화(通化)시는 두 시를 묶는 개방 선도구(先導區)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종의 경제개발특구로서 2012년까지 4억 4000만위안(약 880억원)이 투입되며 북한과의 무역을 확대하고 나아가 동북아 지역에서의 경제무역 협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퉁화항이 완공되면 국제보세 물류센터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 퉁단 경제벨트는 랴오닝·지린·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 3성 노후 공업기지 진흥전략의 일환이다. 동북3성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경제를 떠받쳐온 중화학 공업기지였지만 개혁·개방 이후 중국경제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곳이다. 최근 4조위안(약 800조원) 규모의 경제 부양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존 노후공업 개조에서 ‘전방위 개발’로 전략을 수정했다. 지난 3월 하순 동북개발의 주창자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랴오닝성을 찾아 ‘강력한 추진’을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북개발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헤이룽장성 수이펀허(綏芬河)와 랴오닝성 다롄(大連)을 잇는 전장 1389㎞의 둥볜다오(東邊道) 철도다. 이 철도는 압록강과 두만강 북편을 달리다가 언제든지 북한의 주요 지역과 연결될 수 있다. 중국 훈춘(琿春)과 북한 나진을 잇는 도로도 2006년부터 공사를 하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가 최근 북한 방문시 합의한 나진항 1호 부두 개발권과도 맥이 닿는다. 지난달 1일에는 지린성 허룽(和龍)과 난핑(南坪)을 잇는 철도 공사가 착공됐다. 난핑은 아시아 최대 노천 철광인 북한 무산광산과 맞닿은 곳이다. 자원 개발과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중국이 북한의 철광과 텅스텐, 마그네사이트 등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퉁단 경제벨트 건설 계획은 북한을 ‘동북 4성’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이 보다 구체화됐다는 의미다. 단둥은 중국 전체 대북 무역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지역으로 북한 신의주와 연결된다. 이 연결고리가 바로 압록강 대교 신설이다. 남북 간엔 지금 식량 지원을 놓고 기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중국의 북한 경제 침투 속도는 참으로 놀라울 정도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씨줄날줄] 페이고(Pay-Go) 원칙/육철수 논설위원

    김가성(50)씨는 전북 고창군청에 근무하는 6급 공무원이다. 5년 전 ‘청보리밭 축제’란 아이디어로 떼돈을 벌어준 주인공이다. 군청 예산을 불과 3000만원 들인 첫해 축제에서 관광수입을 180억원이나 올렸단다.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 여기에 창조적이고 성실한 근무자세가 엄청난 변화를 낳았다. 김씨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180억 공무원’이란 책을 펴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공무원이 성실하고 정직하기만 해도 세금 내는 국민의 처지에선 본전은 건지는 셈이다. 사실 재정은 한정돼 있는데 이런저런 사업에 돈 들어 갈 구석이 어디 한두 군데인가. 그래서 예산을 최대한 아껴 최선의 결과를 내준다면 이보다 고마울 게 없을 거다. 혈세 빼먹고 예산 낭비하며, 온갖 비리에 연루된 공무원들이 적잖은 세태에서 김씨 같은 공직자야말로 봉급을 몇십배 더 줘도 아깝지 않을 공복(公僕)일 것이다. 요즘 초대형 국책사업들이 동시다발로 발표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세종시·혁신도시, 보금자리 주택, 우주과학기술…. 다 합치면 사업비가 수십조원은 족히 될 성싶다. 나랏빚(공공부채)이 2~3년 안에 800조원을 넘을 전망이라는데, 이들 사업을 추진하자면 국민의 허리는 성할 날이 없을 것 같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공무원 월급을 못줄 정도로 파산 직전까지 갔다. 영국은 재정적자를 메우려고 나라재산 160억파운드(약 30조원)어치를 팔아야 할 처지다.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런 만큼 예산을 짜고 집행하는 공무원들은 정말이지 한 푼의 혈세도 새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할 시점이다. 특정 사업의 비중을 높이면 다른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 정치·지역적 이해가 걸린 사업은 예산 조정이 쉽지 않다. 미국에서 법(1990~2002년)으로 국책사업에 적용했던 ‘페이고’(Pay-Go) 원칙은 이럴 때 눈여겨볼 만하다. “한쪽에서 예산 1달러 늘리면 다른 데서 1달러 줄여라.”는 게 골자다. 국책사업을 벌인답시고 국민에게 자꾸 손을 내밀 염치가 없어서 짜낸 방안이란다. 우리도 벤치마킹해볼 가치가 있다. 큰 사업들을 벌이려면 한정된 돈을 잘 나눠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코스피 시총 800조 돌파…환율 1220원대

    31일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을 등에 업고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560선에 바짝 다가섰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푼 달러화가 넘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외환당국의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1230원선이 무너졌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55포인트(1.47%) 오른 1557.29로 마감했다. 개장 전 들려온 미국 다우존스지수의 연중 최고치 달성 소식과 13거래일째 계속된 외국인의 순매수세(5364억원) 등에 힘입어 장중 1559.07까지 밀고 올라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8.30원 내린 122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14일(1208원) 이후 9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장중 1226.5원까지 떨어졌다. 종가 기준 올해 저점(6월3일 1233.20원)과 장중 저점(5월13일 1229.00원)을 모두 갈아치웠다. 안미현 장세훈기자 hyun@seoul.co.kr
  • [서울광장]모르핀 함정에 빠져드는 한국경제/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모르핀 함정에 빠져드는 한국경제/오일만 논설위원

    너무나 닮아간다. 무서울 정도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공황의 진행 과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공황은 1929년 10월24일 ‘검은 목요일’로 불리는 주가 대폭락에서 시작됐다. 증시가 붕괴되면서 거의 일년 이상 주가폭락이 지속되다가 반짝 바닥을 치는 시기가 있었다. 당시 재무장관인 앤드루 멜론은 “우리 경제가 곧 활력을 되찾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 굴지의 증권회사인 메릴린치는 “지금이야말로 가장 싸게 주식을 사들일 때”라며 투자자를 선동했다. 혹시나 했던 투자자들이 빈털터리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대공황은 피 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지속됐다. 금융위기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우리 사회가 또 장밋빛으로 물들고 있다. 2·4분기 경제성장률이 2.3%를 기록하고 증권·부동산 등 자산시장은 버블 조짐마저 보인다. 코스피 지수가 1500선을 돌파하자 증권사들은 1600선마저 넘어설 것이라고 유혹한다. 일부에선 ‘V자 회복(급속한 회복)’의 기대도 감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김영호 유한대 총장은 ‘번지점프 이론’을 제시한다. 추락과 반등을 되풀이하는 경기 현상을 말한다. 더블딥(경기회복 후 침체)과 비슷한 개념이다. 우리 경제는 800조원의 단기 유동자산이 지탱시키는 상황이다. 지속적인 재정확장은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을 부른다. 고용과 투자,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다시 추락할 운명이다. 경제학자들은 대공황 당시 더블딥이 4차례나 일어났다고 지적한다. 당시 미국도 재정지출을 줄였다가 불황에 빠져든 경험이 있다. 윤증현 경제팀은 최근 확장정책 기조의 유지를 결정했다. 경기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확장정책을 유지하려는 이면에는 고도의 심리전이 숨어 있는 듯하다. 어떤 정부든지 공황보다 버블의 상태를 선호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불황이 공황으로 이어지는 순간 정권 유지는 불가능하다. 버블의 후유증은 슬그머니 다음 정권으로 미루면 된다. 미 하버드대 그레고리 메큐 교수처럼 노골적으로 미국의 물가 상승률을 6%대로 유지하는 버블정책을 권하는 학자도 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이 돼 저축보다 소비가 늘게 된다. 현 경제팀의 정책은 어찌 보면 같은 맥락인지도 모른다.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를 확산시켜야 소비자들은 서둘러 물건을 사게 된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버블도 때로는 필요하다. 이것이 내수경기를 살려 기업이 살고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다. 현 정부가 저금리 정책과 유동성 확대를 포기할 수 없는 진짜 이유다. 출구 전략(유동성 환수)에 착수할 수 없는 아픔이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은 이렇다. 고통을 호소하는 경제에 일시적으로 유동성 확대라는 모르핀을 투여해 아픔을 멈추게 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 퍼부을 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상반기에 재정지출의 65%를 소진했다. 더 강력한 모르핀을 투여할 여력이 없다. 3분기 경제성장이 0%대에 머물 것이란 분석도 이 때문이다. ‘모르핀 경제’의 후유증은 상상하기도 싫다. 거대한 해일로 변한 인플레이션의 파도가 우리 경제를 초토화시킬 수도 있다. 경제를 살리는 길엔 왕도가 없다. 조금 빨리 지름길로 가려다 미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조금 더디더라도 실물경제의 바닥을 다지면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사설] 신버블 조짐 단계적 출구전략 있어야

    경기회복의 조짐이 보이면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부동산 시장은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증시도 5개월 새 46%나 급증했다. 코스피 지수는 1500 탈환을 목전에 두는 상황이다. 800조원이 넘는 단기 유동성 자금을 바탕으로 버블 가능성이 자산시장 전방위로 확대되는 시점이다. 금융위기 해결 과정에서 풀린 800조원의 단기 유동자금이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그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됐다.이런 상황에서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경제환경 변화와 정책방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출구전략이란 위기 이후에 대비한 유동성 회수 전략을 통칭한다. 지금의 저금리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부동산 버블 등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은 경제가 침체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시점에서 출구전략 논의가 빠르다는 입장이다. 경제계 역시 내수와 수출 등의 지표가 부정적인 상황에서 섣부른 출구전략은 더블딥 등의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그럼에도 우리는 시중에 떠도는 유동자금이 실물경제로 흘러들지 않는 자금순환 구조를 볼 때 지금이야말로 출구 전략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전면적인 정책기조를 바꾸는 것은 현 상황에서 더 큰 부작용이 따른다. 금리인상 등의 거시정책 변화보다는 버블이 생기는 부분에 대한 미시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경제 지표들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단계적으로 출구 수위를 높이는 전략이 보다 합리적이다.
  • [열린세상] 출구전략(단기 경기안정화 대책) 추진은 시기상조다/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열린세상] 출구전략(단기 경기안정화 대책) 추진은 시기상조다/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최근 경제기사에 ‘출구전략(Exit Strategy)’이란 용어가 자주 회자되고 있다. 출구전략이란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을 추진함에 따라 우려되는 물가급등 등과 같은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제위기 극복 이후에 대비한 단기적인 경제안정화대책을 의미한다. 요즘 출구전략이 등장하는 이유는 금융부문을 중심으로 일부 지표들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때문인 것 같다. 코스피지수는 작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고 원·달러환율이나 회사채(3년, AA-)도 각각 1200원 중후반과 5%대 초반에서 안정되고 있으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가격도 꿈틀거리고 있다. 여기에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 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고 향후 경기전환시점을 예고해 주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전월차도 금년 1월부터 계속 상승해 국내경기가 하강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는 듯하다. 더욱이 서비스업생산과 소비재판매가 전년동월대비로 각각 4월과 5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6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석달째 개선되고 있다. 이처럼 상반기 경기바닥론을 지지하는 지표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출구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이 감세정책기조의 변화를 의미하는 듯해 논란을 부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출구전략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서서히 공론화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지금 거시경제정책방향을 긴축기조로 전환하는 출구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기엔 아직 때이른 감이 있다. 우선 세계경제회복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하고 원화가치가 절상되고 있어 우리 경제의 한 축인 수출은 4·4분기는 돼야 기술적 반등에 의존해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우리 경제의 다른 한 축인 내수도 자생적인 회복의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재정의 역할을 통해 급락세를 완화하고 있을 뿐이다. 내수와 밀접한 취업자 수는 5월에 전년동월대비로 22만명가량 감소했고 자영업주는 30만명이나 줄었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기업구조조정이 예상되고 있고 고용은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도 계속 나빠지는 후행지표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내수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 더욱이 출구전략의 최대 관심사인 전반적인 물가급등 가능성도 최소한 금년 내에는 적어 보인다.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0%에 불과하고 7월에는 환율안정, 경기하강 등에 따라 1%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국제유가 강세나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전반적인 물가안정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금융완화정책으로 풍부해진 시중유동성이 부동산 등 일부 자산시장에서 투기적 거품을 일으킬 우려가 있으므로 800조원이 넘는 단기유동성이 실물경제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자금시장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1990년대 경기침체에 헤매던 일본은 일시적으로 경기회복의 가능성이 조금씩 나타나자 소비세 인상 등과 같은 정책기조전환을 성급하게 추진했다. 그 결과로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장기불황의 늪에 빠졌던 역사적 경험을 지금 우리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대다수 전문가들이 향후 국내경기를 V자형 급반등보다는 더블딥이나 바나나형의 완만한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경기부양적 정책기조를 지속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현 시점에선 출구전략을 미리 구상해 볼 수는 있어도 추진하는 것은 한마디로 시기상조다. 더불어 향후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조직이기주의에 매몰돼 섣부른 정책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하진 않을 것으로 믿고 싶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 5년간 GDP 2% 107조원 투입 2020년 세계7대 녹색강국 진입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7대 ‘녹색강국’ 진입을 목표로 향후 5년간 매년 GDP(국내총생산)의 2% 수준인 총 107조원을 투입한다. 녹색성장위원회(공동위원장 한승수 국무총리·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는 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4차 보고회의를 열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녹색성장 국가전략 계획을 보고했다. 세부 추진계획으로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자립, 신성장동력 창출, 삶의 질 개선과 국가위상 강화 등 3대 추진 전략과 10대 정책방향도 설정했다. 정부는 녹색기술 및 산업, 기후변화 적응 역량, 에너지 자립도 등 녹색경쟁력 전반에 걸쳐 2020년까지 세계 7대, 2050년까지는 세계 5대 녹색강국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를 위해 녹색기술과 산업에 대한 민간 투자를 확대하고, 800조원이 넘는 부동 자금을 흡수하기 위해 장기 저리의 녹색채권·예금을 발행해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자동차의 경우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평균 연비 17㎞/ℓ 이상 또는 온실가스 배출량 140g/㎞ 이내 중 ‘선택형’ 단일규제 방안을 채택해 자동차 생산업체가 이를 준수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올해 안에 국가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 내년부터 단계적인 감축에 들어가기로 했다. 아울러 탄소 배출권 거래제를 2011년부터 시범실시한 뒤 2012년부터 본격 도입하는 한편, 철도 등 녹색교통 수단 활성화를 통해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을 55%까지 늘릴 방침이다. 또한 환경정책으로 수도권과 부산·광주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폐자원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14개의 ‘환경 에너지타운’을 조성하기로 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날 녹색성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문가 30명으로 구성된 ‘녹색성장자문위원회’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유진상 임주형기자 jsr@seoul.co.kr
  • [열린세상] 인플레이션 함정의 탈출/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 ·전 총장

    [열린세상] 인플레이션 함정의 탈출/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 ·전 총장

    세계 경제가 살아나기도 전에 물가불안의 압박을 받고 있다. 세계 각국이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무제한적으로 돈을 풀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총생산의 10%가 넘는 재정자금을 투입했다. 여기에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어 중앙은행의 금고를 사실상 열어 놓았다. 미국과 보조를 맞추어 유럽연합,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도 유사한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위기는 일단 안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각국에서 풀린 돈이 넘치면서 세계경제를 초인플레이션의 함정에 밀어 넣고 있다. 문제는 실물경기를 살리는 투자와 소비의 회복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현 추세로 나갈 경우 세계 경제가 일시적으로 회복했다가 물가불안과 불황의 2중고를 다시 겪는 스태그플레이션 형태의 더블딥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선진 8개국 재무장관들은 통화·재정 확대 정책에서 빠져나갈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과도한 정부개입과 통화증발이 시장기능의 저해와 인플레이션의 피해를 유발하여 건전한 경제회복을 가로막는다는 논리이다. 우리 경제도 더블딥의 함정에 빠질 우려가 크다. 시중에 풀려있는 부동자금이 800조원이 넘는다. 올 들어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푼 재정자금만 110조원이나 된다. 한국은행은 2%의 저금리기조를 유지하며 통화공급을 계속 늘리고 있다. 자금방출은 곧바로 증권시장과 부동산시장으로 흘러 주가를 1400선으로 끌어올리고 부동산가격을 2006년 최고치의 90%선까지 오르게 했다. 반면 실물경제회복의 원동력인 설비투자와 소비는 각각 25%와 4%나 감소했다. 투자→ 고용→ 소비의 선순환이 깨지고 물가불안심리만 고조되고 있다. 경기회복이 아니라 거품회복의 징조이다. 특히 국제시장에서 원자재가격이 급등할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생산활동이 급히 위축되고 성장동력이 꺼질 수 있다. 그러면 다른 나라보다 더블딥의 화를 먼저 겪을 수 있다. 올 들어 국제 석유·구리의 가격이 각각 50%와 60% 오르는 등 원자재가격이 이미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생산자물가 상승에 따른 수출위축과 소비자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 경제가 다시 숨이 막히고 있다. 또한 국제수지가 악화하고 환율이 불안하여 외환·금융시장도 언제 다시 흔들릴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 경제는 해외에서 밀려오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쓰나미에서 선제적으로 탈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로 큰 우려는 금리를 올리고 통화공급을 줄일 경우 부실한 기업과 금융회사들의 부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부채가 많은 서민가계의 파탄을 가져와 경제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일본 경제가 1990년 대 초반 서투른 정책전환으로 잃어버린 10년을 자초한 것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근본적인 해법은 자금흐름의 개선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미봉책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부실을 과감하게 제거하여 부동자금이 산업현장으로 흐르게 해야 한다. 생산과 투자가 활기를 찾게 해야 한다. 미래산업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여 기업들이 창업과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한편 부동자금이 부동산과 증권시장으로 흘러 투기거품을 일으키는 것을 정책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적절한 규제를 동원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정부가 경기활성화를 위해 건설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것이 투기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감안하여 이에 대한 조정도 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실물경제가 건전한 성장의 궤도에 들어서게 한 후 경제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긴축정책을 펴는 것이 수순이다. 실로 세심한 경기회복 정책과 출구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 교수 ·전 총장
  • [사설] 심상치 않은 부동산 과열 두고만 볼텐가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 규제 완화에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각종 개발 호재 등이 맞물리면서 서울과 수도권 거의 모든 지역의 아파트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특히 지하철 9호선 개통을 눈앞에 둔 강남을 비롯한 ‘버블세븐’ 지역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하반기 본격적인 재건축 규제 완화를 앞두고 강남과 여의도, 마포 등 한강변 일대의 재건축 시장은 매매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과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고 한다. 지난 석 달 동안 서울과 수도권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률이 100%에 이르고, 인천 청라· 송도지구 등은 수백대1의 경쟁률까지 보였다니 글로벌 금융위기 속 경제 한파를 무색하게 한다. 부동산 시장이 깨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시중에 풀려 있는 단기 부동자금이 800조원에 이를 정도로 돈이 넘쳐나는 상황임을 놓고 본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금융경색 해소를 위해 투입된 자금이 자칫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 하루아침에 집값 폭등과 투기 과열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엊그제 한은 창립 기념식에서 “빠르게 늘어난 단기 유동성이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부동산 투기를 막을 제도적 빗장은 거의 다 풀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부세·양도세가 크게 완화됐고, 재건축·재개발 규제도 개발이익 환수를 제외하고는 거의 사라졌다. 그런 만큼 부동산 과열을 미리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한 시점이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제도를 신축적으로 활용해 투기심리를 사전 차단하는 한편 시중의 부동자금을 점진적으로 거둬들이는 통화정책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 20억이상 고가아파트 거래 작년의 2배

    20억이상 고가아파트 거래 작년의 2배

    ‘부동산 큰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주춤했던 고가아파트의 거래가 올 들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여윳돈을 가진 ‘큰손’들이 부동산 투자를 재개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2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20억원 이상의 아파트 거래는 모두 144건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36건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20억원 이상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가 106건, 월평균 17.7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거래건수이다. 월별로 보면 1월에 31건이 거래됐으며, 2월에는 19건으로 줄어들었다가 3월 46건, 4월 48건으로 크게 늘었다. 가장 비싸게 팔린 집은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 전용면적 244㎡로 49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4월 48억 7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1년 만에 처음 팔린 것이다. 두번째로 비싸게 팔린 집도 타워팰리스1차 전용면적 245㎡로 49억원에 거래됐으며, 1개월 전인 3월 말에는 48억 1000만원에 거래된 적이 있다. 이외에 서초동 더미켈란 전용면적 267㎡가 40억원, 압구정동 현대 65동 전용면적 244㎡가 38억원에 거래됐다. 올 들어 30억원이 넘는가격에 거래된 아파트는 모두 11건으로 더미켈란을 제외하고 10건은 모두 강남구에 있는 집이다. 11건 중 5건이 4월에 계약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전용면적 195㎡)는 올 들어서는 아직 한 건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처럼 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것을 놓고 시장에서는 큰손들이 움직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집값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바닥론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강남권 금융가에서는 펀드를 환매한 자금이 타워팰리스 매입에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시중에 800조원이 넘는 유동자금이 나돌고 있지만 기업 등 생산적인 곳에 투자하기보다는 부동산 등 투기성 자금으로 흘러들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천 송도 아파트 분양 현장에 수만명이 몰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것과 관련, “어떤 사람들이 아파트를 구매했는지 정확한 분석을 할 수는 없다.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인지는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정부·한은 “바쁘다 바빠”

    정부·한은 “바쁘다 바빠”

    시중에 돈이 지나치게 많이 풀렸다는 유동성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와 한국은행이 연일 진화에 나서고 있다. “(유동성의)실체부터 정확히 파악하라.”는 대통령의 질책성 발언에 더 움찔하는 기색이다. 그러나 애초 화근을 제공한 주체가 정부인 데다 진화 과정에서도 서로 손발이 맞지 않아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유동성 논란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시중 부동자금 800조원은 분명 과잉 유동성”이라고 발언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시장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거둬들이는 게 아니냐.’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은은 즉각 부인했다. 그러자 정부와 한은의 시각차까지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윤 장관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안에는 유동성을 회수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한 데 이어 20일에는 좀 더 수위를 올려 “현재 부동산시장에 과열 조짐은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꺼져가던 논란에 다시 불씨를 던진 것은 역설적이게도 한은이다. 김재천 한은 부총재보가 19일 한 정책토론회에서 “금리인상 등 출구(Exit) 전략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것이다. “지금 당장 출구 전략을 이행하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명백하게 단서를 단 원론적 수준이었지만 시장은 곧이곧대로 해석하지 않았다. 한 채권딜러는 “사고친 정부가 열심히 수습하고 있는데 뒤늦게 한은이 정부의 출구 전략에 가세하고 나섰다.”며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자꾸 이 말 했다 저 말 했다 하니 혼란스럽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김 부총재보의 발언은 “출구 전략을 본격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는 이성태 한은 총재의 발언과도 배치되는 것이어서 시장의 당혹감은 더 컸다. 한은 집행부와 일부 금통위원간 이견도 감지된다. 한은은 시중자금 단기부동화가 장기자금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색하고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반면 일부 금통위원은 우려할 만하다고 본다. 지난 12일 금통위 발표문 작성 때도 시장자금 단기화에 대한 우려 수위를 둘러싸고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한은이 21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시중자금 단기화는 금융완화 정책의 정상적 결과”라는 진단과 “단기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될 경우 주택가격이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경고를 함께 담은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부동자금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도 분분하다. 한은은 단기수신 811조원 가운데 거래용, 예비용, 투자용 자금 등이 섞여 있는 만큼 이를 모두 투기성 자금 성격의 부동자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다. “투기성 자금은 10분의1도 안 된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부동자금은 80조원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태준 금융연구원장은 “부동자금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811조원이 전부 부동자금은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우리 경제의 회복 신호가 아직 확실치 않은 만큼 유동성 문제를 자꾸 언급한다거나 연내에 유동성을 회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질책성 주문까지 나와 유동성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한은과 정부는 자체 부동자금 규모 파악에도 각각 착수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은행 후순위채권 판매 재개

    지난해 말 은행마다 조기마감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던 후순위채와 하이브리드채권이 시장에 다시 등장했다. 자본확충이 필요한 은행들이 800조원을 넘어선 부동자금을 붙잡기 위해 꺼내든 카드이지만 흥행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농협과 신한은행은 후순위채권과 하이브리드채권을 각각 판매한다고 20일 밝혔다. 농협은 21일부터 연 5.9% 확정금리로 후순위채권(만기 6년) 7000억원어치를 판다. 신한은행도 다음달 7000억원 규모의 하이브리드채권을 판매한다. 금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연 6%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측이다. 앞서 국민은행도 1조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판매했다.지난해 연말 이후 5개월 만의 후순위채 재등장이지만 그 새 풍경은 많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금리가 연 8%대에서 5%대 후반(5.7~5.9%)으로 뚝 떨어졌다. 기준금리(연 2.0%)가 급락한 탓이다.때문에 프라이빗 뱅커(PB)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기에는 수익성도 안전성도 매력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김인응 우리은행 재테크 팀장은 “후순위채는 최소 1000만원 이상을 5년 반 이상 묶어둬야 하는데 확정금리가 연 6%도 안 된다면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하다.”면서 “앞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자칫 (투자상품)소개하고 욕먹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우신 기업은행 PB팀장도 “최소 1억원 금융자산을 가진 고객이 포트폴리오(자산 분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털어놓았다.해당 은행들은 자신있다는 표정이다. 농협과 신한은행 측은 “시장에 투자수요가 충분하고 딱히 경쟁할 만한 투자상품도 없어 조기마감도 예상된다.”고 장담했다. 실제 지난달 연 5.7% 금리를 내세운 국민은행은 판매 첫날에만 2940억원을 팔았다. 이는 7.5% 금리를 약속했던 지난해(12월22일) 첫날 판매실적인 2877억원보다 오히려 많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영업일 기준으로 8일 만에 1조원어치가 다 팔렸다.”면서 “금리가 많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정기예금의 2배는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통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윤 재정 “경제지표 급락 겨우 진정시켜” 크루그먼 “세계경제 중환자실 나왔을 뿐”

    윤 재정 “경제지표 급락 겨우 진정시켜” 크루그먼 “세계경제 중환자실 나왔을 뿐”

    단기 유동성이 800조원을 돌파하면서 시중자금의 선제적인 환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지금은 정책기조를 바꿀 때가 절대 아니며, 아마도 올해에는 유동성을 회수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M1)는 늘고 있지만 통화의 유통속도가 떨어져 전체 유동성 상황을 보여 주는 총통화(M2)는 증가하지 않고 있다.”면서 “자산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것을 경기회복으로 잘못 알고 긴축 정책을 폈다가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우를 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유동성이 국지적으로 이상한 곳으로 가는지 예의주시하겠지만 지금은 자금이 실물 부문으로 좀 더 흘러 들어가도록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재정 여건은 대단히 열악해 현재로선 추가 감세를 할 여지가 없다.”면서 “(상속세와 증여세 등)그동안 진행돼 온 감세는 하겠지만 이후에 또 다른 감세는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날 한국경제TV 주최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세계 경제금융 콘퍼런스’에서 “세계경제가 최악의 위기국면은 지났지만 이제 막 중환자실에서 나온 수준으로, 실질적인 회복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1990년대의 일본처럼 ‘잃어 버린 5년, 10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사설] 윤증현 경제팀, 구조조정에 명운 걸라

    윤증현 경제팀이 오늘로 출범 100일을 맞는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거센 소용돌이 속에서 추락을 거듭하던 한국 경제의 구원투수로 나선 뒤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단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주식 등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를 회복했고 각종 산업활동지수도 하락세를 멈췄거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후행지표인 고용까지 진정 조짐을 보인 것은 고무적이다. 시장도 점차 경기회복에 대해 자신감을 되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같은 회복세는 냉정하게 말해 윤증현 경제팀이 아니라 돈의 힘이다. 매머드 추경편성에다 초저금리 정책을 통해 돈을 쏟아부으면서 시장은 돈의 홍수에 파묻혀 있다. 단기유동성자금만 800조원을 웃돌 정도로 돈이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수는 여전히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넘쳐나는 돈은 생산자본이 아니라 투기시장을 기웃대고 있다. 목 좋은 아파트 분양 현장에 수만명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 단적인 예다. 윤증현 경제팀의 도전은 지금부터다. 대외 환경은 미국 GM의 파산 가능성과 수출여건 악화 등 아직도 곳곳이 지뢰밭이다. 언제 위기가 몰려올지 가늠키 어렵다. 신발끈을 고쳐매야 한다. 무엇보다 금융위기 이후에 대비한 경제체질 다지기, 특히 기업 구조조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건설·조선·해운업종에서처럼 생색내기에 그친다면 우리 경제는 재도약은커녕 또 다른 위기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엄정한 실사로 부실기업은 예외 없이 털어내는 과감한 수술 의지가 절실한 시점이다.
  • 한국경제 ‘3대 딜레마’

    한국경제 ‘3대 딜레마’

    가파른 경기 하락이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우리 경제에 새로운 해결 과제들이 등장하고 있다. 하나의 현상 속에 밝은 부분(명·明)과 어두운 부분(암·暗)이 혼재돼 나타난다. 시중 자금경색 완화와 주가 상승에 적잖이 도움됐던 시중 유동성이 향후 ‘거품(버블) 폭탄’으로 우려될 만큼 과도하게 팽창했다. 금융시장 안정의 열쇠로 인식됐던 환율 하락도 과속(過速)으로 치달으면서 수출 경기 급락 가능성 등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역시 환율 하락을 가속화하는 데다 그 원인이 국내경기 침체라는 점에서 마냥 좋게 볼 일만은 아니다. 경제당국이 이 3가지 딜레마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당장의 경기회복은 물론이고 이후 안정된 성장기반 확보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18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시중 단기성 수신은 지난달 말 기준 811조 3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800조원을 돌파했다. 약 1000조원인 국내총생산(GDP)의 80% 수준이다. 지난 3월 말(795조원)에 비해 16조원 이상 늘었고 지난해 말(747조 9000억원)과 비교하면 63조 4000억원 증가했다. 일부 자금은 이미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가 과열 양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단기 유동성 팽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부동산 가격 폭등을 비롯한 자산시장 거품이나 물가 급등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환율이 최근 급격히 내려 앉고 있는 것도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18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1259.50원으로 올해 가장 높았던 3월2일의 1570.30원에 비해 20% 하락했다. 수입 측면에서 보면 물건을 싼 값에 들여와 소비·투자의 확대를 꾀할 수 있고 외화부채 상환, 해외송금 부담 감소 등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경기회복의 최대 관건인 수출 측면에서는 가격 경쟁력 하락 등 타격을 입게 된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달 66억 5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흑자를 많이 낸다는 것 자체가 나쁠 것은 없지만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우울하기 그지 없다. 흑자의 주 원인이 우리 물건이 잘 팔려서가 아니라 수입(전년동월 대비 -35.9%)이 수출(-22.0%)보다 훨씬 더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여러 요소들이 갖는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 등 모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일부에 대해서는 상당한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거나 지나치게 빠르게 변화할 때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복현 한밭대 교수는 “돈이 많이 풀렸지만 정작 기업에는 제대로 가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면서 “증시나 부동산에 쓸 데 없는 거품이 나올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중앙은행 같은 곳에서 분명한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 [한국경제 3대 딜레마] 부동산·증시 들썩… 물가상승 유발 가능성

    [한국경제 3대 딜레마] 부동산·증시 들썩… 물가상승 유발 가능성

    환율의 하향 안정이나 시중 유동성 확대는 지난해 9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가계·기업·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바라던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문제는 정도가 지나쳐 과다(過多) 또는 과속(過速)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데 있다. 800조원을 돌파한 단기 유동성의 경우 정부가 금융위기에 대한 긴급 처방으로 유동성 공급을 크게 확대하면서 급속도로 불어났다. 정부는 시중 유동성이 그동안 경제위기 대응과정에서는 적잖은 역할을 해냈다고 보고 있다. ‘돈맥경화(자금경색)’ 해소에 도움이 됐고 최근 주식시장의 ‘베어마켓 랠리(주가 하락기의 상승세)’ 장세를 일으키는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을 때 부동산 등 자산 버블(거품)이나 물가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의 부동산 버블이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바로 과열 및 거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고, 이 과정에서 당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건이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은 불리해지지만 소비재나 생산재의 수입가격이 낮아져 소비 및 투자 활성화에는 도움이 된다.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외채상환 부담도 줄어든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수출 주도형이라는 게 문제다. 당국은 외환시장 개입을 최대한 자제한다는 입장이지만 하락 속도가 지나칠 경우 시장 메커니즘에만 맡겨 놓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흑자도 그 원인과 결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연구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올해 200억달러 안팎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의 원인이 수출 증가가 아닌 수입 감소에 있는 만큼 현 상태의 흑자는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금융계 인사는 “8~9월까지는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와 이에 따른 환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 [사설]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 정책으로 보여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부동산 투기 조짐이 보이면 투기지역 지정이든, 금융규제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이 취임 이후 부동산 투기 문제와 관련해 이처럼 단호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윤 장관은 취임 이후 양도소득세 한시 중과폐지, 종합부동산세 대폭감면 등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쏟아낸 장본인이다. 그의 정책 선회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관련 법안 통과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클릭 조정’에 나선 것은 그만큼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보이는 이상 과열 기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정확한 진단만이 올바른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힘이다. 우리 경제가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불황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는 진단은 여전히 유효하다. 어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가 현저하게 개선된 것은 아직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2.00% 유지를 결정한 것도 이런 진단 때문일 것이다.이런 때 우리 경제를 가장 위협하는 변수는 다름 아닌 ‘버블’이다. 우리의 부동산 가격 수준은 실질 국민소득 5만달러 수준이다. 한국의 아파트 부분만 떼어 보면 현재 가격 대비 63%까지 버블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시중에 떠도는 800조원의 단기 부동자금이 투기 자금이 아닌, 생산설비 투자 등의 실물분야로 흘러가야 한다는 것은 국민적 당위성을 갖는다. 부동산 투기 재발을 막아 불로소득으로 돈을 버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윤 장관의 시각은 경제 회생의 올바른 해법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부동산·건설 시장이 죽으면 경제 활성화 목표에 차질을 빚는 것도 사실이다. 부동산 투기는 잡되 건전한 부동산 시장은 살려야 하는 ‘절묘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민들의 내집 마련의 꿈은 키우되 부자들의 탐욕을 막는 부동산 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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