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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조회 잦아도 신용등급 안 깎인다

    신용조회 잦아도 신용등급 안 깎인다

    앞으로 신용조회 때문에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게 된다. 소액·단기 연체는 신용평가 시 불이익이 줄어든다. 고금리의 주범인 대출 중개 수수료율도 상한제가 도입된다. 이와 함께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를 통해 올해 3조 2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지원되는 등 3대 서민 우대 금융도 강화된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서민금융 기반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800조원을 넘어서는 가계 부채 문제에 대한 종합대책을 내놓기에 앞서 신용도 등에 취약한 서민 가계를 위해 미리 안전망을 깐다는 취지다. 이번 대책은 이달부터 10월까지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우선 개인신용평가제도 개선 부분이 눈에 띈다. 여러 금융회사에 대출 문의를 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신용조회를 하게 되면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요인이 됐다. 하지만 앞으로 조회 기록은 무등급자에 대한 등급 부여와 금융 사기 방지 목적으로만 활용되고 신용평가에는 반영되지 않게 된다. 신용정보 조회 기록으로 신용평가에 불이익을 받는 이들은 307만명에 이른다. 10만원 미만 연체 정보도 신용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 소액 연체자 749만명이 걱정을 덜게 됐다. 90일 미만 연체 정보의 반영 기간도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든다. 신용회복위원회 등의 개인워크아웃을 성실하게 이행하거나 공공요금을 잘 내는 경우에는 가산점이 주어진다. 서민의 금융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현행 연 44%인 대부업체의 대출금리 최고 한도는 연 39%로 낮아진다. 대부업체 등이 대출 중개업자 또는 대출 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중개 수수료율의 최고 한도가 3~5% 수준으로 규제된다. 현재 7~10%의 수수료율이 대부 금리 등에 포함돼 고금리의 주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에서다. 다단계 대출 중개 행위도 금지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개업자가 고객들에게 중개 수수료를 받는 것은 불법”이라면서 “이 같은 행위는 집중 단속하고 피해 구제 장치를 보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신용 서민층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밀려나는 것을 막기 위해 서민 우대 금융 제도도 보강된다. 저신용자의 창업·사업자금을 지원하는 미소금융은 국·공유 재산 사용의 근거를 마련해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 올해 2000억원 안팎이 지원될 예정이다. 서민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생계·사업자금을 지원하는 햇살론은 긴급성이 인정되면 소득 대비 채무상환액 비율이 50%에서 60%로 늘어나고,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가운데 자활 의지가 확고한 경우 보증 지원 비율이 85%에서 90%로 확대된다. 시중 은행을 중심으로 생계 자금을 지원하는 새희망홀씨 자금 규모는 올해 1조원 안팎으로 늘어난다. 신용회복 지원 확대도 중요한 부분이다. 20% 이상 고금리 채무를 11% 수준으로 바꿔주는 신용회복기금의 바꿔드림론(전환대출)은 연 소득 2600만원 이하일 때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지원된다. 현재 6개 은행에서 전국 모든 은행으로 지원 창구가 확대된다. 신용회복 지원 시 채무 분할 상환 기간은 기존 8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30~90일 미만 단기 연체자의 채무 상환 기간을 연장해주는 제도로, 이달 종료 예정이던 개인프리워크아웃 제도는 2년 추가 시행된다. 이 밖에 3대 서민 우대 금융과 신복위의 지원 정보, 대형 대부업체의 차입 상황까지 포함하는 통합 데이터베이스가 도입돼 중복·과잉 대출을 미리 차단하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민들의 금융기관 이용이 보다 원활해지고 금리 부담이 전반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면서 “저소득·저신용의 서민들도 의지가 확고할 경우 저금리 자금을 지원받아 자활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열린세상] 빚, 문제가 없다고?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빚, 문제가 없다고?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도 분명 ‘하우스 푸어’(house poor)가 있을 것이다. ‘하우스 푸어’는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때 저금리를 바탕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했으나, 금리가 인상되면서 대출이자 부담으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와중에 주택가격은 도리어 하락하여 팔지도 못하는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을 말한다. 어느 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인 10명 가운데 3명이나 스스로 ‘하우스 푸어’라고 했다지만, 8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중 350조원에 달하는 국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이자만 상환하는 거치기간이 올해와 내년에 대부분 종료되어 앞으로는 원금 상환까지 하게 된다. 이 경우 가계부담은 지금보다 3~4배에 이를 것이고, 이러다 보니 금융권에서는 미국이 겪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면 가계부채만 문제일까? 아니다. 기업의 이자부 부채는 1282조원에 육박한다. 55개 재벌(기업집단)의 평균 부채비율은 109%로 1년 전보다 오히려 6.8%포인트 감소했지만,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수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건설업과 부동산 임대업을 중심으로 급격히 부채가 늘어나 이자를 상환하고 임금을 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고 한다.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모두 심각한 상황이지만 부채의 증가 속도는 정부부채가 가장 빠르다. 지방정부를 포함한 일반정부 채무는 393조원에 육박, 전년 대비 33조원가량 늘었다. 여기서 정부는 대표적 재정건전성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33.5%를 제시하면서 전년(33.8%)보다 0.3%포인트가 줄었고 당초 예상치 36.1%보다 2.6%포인트 개선됐다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올 회계연도부터 재정통계 기준이 현금주의 방식에서 국제기준인 발생주의 방식으로 변경되면 국가채무가 100조원 이상 늘어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45%선까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기에 광의의 정부부채인 공기업 부채까지 포함할 경우 국가채무 규모는 훨씬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중앙정부 국채, 지자체 지방채, 보증채무, 4대 공적연금 책임준비금 부족액, 통화안정증권 잔액, 공기업 부채 등을 모두 포함할 경우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2009년 말 기준 1637조원에 육박한다. 정부는 주로 가계부채만 문제시하고 있지만 실상은 가계부채, 기업부채와 정부부채 모두가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체험하면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모든 경제주체의 채무를 축소하는 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는 거꾸로 모든 경제주체의 채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우리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가계부채나 정부부채의 상황이 나쁘지 않아 기업을 지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가계부채의 경우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중앙정부 재정과 지방재정 모두 한계에 봉착했으며,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기업 채무 상황은 심각하다. 이렇게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는 상황인 만큼 정부는 경제 전반의 건전성을 재점검해야 한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때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29%였는데, 2009년 말 우리나라의 경우 그 비율이 144%나 된다. 한마디로 2008년의 미국보다 위험한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관료들은 GDP 대비 국가채무가 전년 대비 0.3% 감소한 것에 환호하면서 “작년 하반기 이후 예상보다 경기호전이 빠르게 진행돼 GDP도 상당히 증가했고 세수도 예상보다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한다. 외환위기 직전까지 당시 관료들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아서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만을 반복했다.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번에는 우리 관료들의 낙관적 견해가 적중하기 바란다.
  • 나랏빚 지난해 392조원… 1인당 804만원

    나랏빚 지난해 392조원… 1인당 804만원

    지난해 나랏빚이 392조원으로 당초 예상 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년보다는 33조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1인당 나랏빚은 804만원으로 전년 보다 66만원 늘어났다. 정부는 5일 국무회의에서 2010회계연도 국가결산과 세계잉여금 처리안을 의결했다. 결산에 따르면 지방 정부를 포함한 나랏빚은 392조 8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3.5%다. 당초 예상치였던 407조 2000억원, GDP 대비 36.1%에 비해 재정건전성이 대폭 호전됐다. 경제성장률이 예상치(5.5%) 보다 높은 6.2%를 기록, GDP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경기 호조로 예상 보다 세입도 늘어나 나랏빚 증가속도는 둔화됐다. 이에 따라 GDP 대비 나랏빚 비중이 전년도 나랏빚(346조 1000억원)의 GDP 대비 33.8% 보다도 낮아졌다. 신형철 회계결산심의관은 “나랏빚을 따질 때 GDP 대비 비중으로 판단하므로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예상보다 나랏빚이 줄어들었지만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국가채무 비율이 지속적으로 하향추세를 유지할지도 미지수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거질 복지공약 등도 나랏빚 규모를 늘릴 전망이다. 재정통계 개편을 통해 일부 공공기관의 부채까지 나랏빚에 포함됨에 따라 나랏빚은 적정성에 대한 논란도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나랏빚 규모는 현재 안정적인 수준”이라면서 “선거를 앞두고 재정 투입이 필요한 건강보험, 복지 논쟁 등에서 안정적인 재정 운용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는 쉽지 않아 중장기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8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되는 가계부채도 겹쳐 있어 빚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정책 일관성부터… 그래야 신뢰한다”

    8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나라 대외신인도를 하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부활을 반복하며 ‘오락가락 정책’을 펴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키웠다는 비판도 나왔다. 금융당국이 준비하고 있는 ‘가계대출 종합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관된 정부정책과 함께 연착륙을 위한 속도조절의 중요성을 제안했다. ●“당국이 가계대출 덜 심각하게 봐” 가계부채에 대한 문제제기는 4~5년 전부터 지속되어 왔지만, 최근에 그 심각성이 더해졌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4일 “미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는 데 비해 우리의 가계부채 증가폭과 속도는 이례적”이라면서 “대외신인도 하락이 일어날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795조 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9년 현재 143.0%로 스페인(137.6%)보다 높다. 그럼에도 과거 카드사태 등으로 가계가 무너질 때에 비해 안전장치가 잘되어 있다는 견해는 당국의 대책 마련 속도를 늦췄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350조원 정도가 주택담보대출로 담보력이 보장된 상태라는 점도 당국이 긴장을 풀게 했다. 학계에서는 당국에 비해 가계부채 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봤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계부채는 고정되어 있는데, 부동산과 같은 자산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순식간에 가계부채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난 2월 ‘가계부채 위험성 진단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던 이은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64조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하고,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점이 위험요인”이라고 못박았다. ●“편법까지 예측하고 정책 내놓아야” 전문가들은 당국의 가계부채 대책에 고언을 쏟아냈다. 괜히 성급하게 가계부채 총량규제를 서두르다가는 경기둔화라는 역효과만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창균 교수는 “정부가 몇년 전 단기대출을 못하게 하자, 은행은 10년 이상 장기대출을 한 뒤 3~5년의 거치기간이 끝나면 재대출을 하는 편법을 썼다.”면서 “은행과 대출자가 쓸 수 있는 편법까지 예견하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예컨대 DTI 규제를 쓰기로 했으면, 예외 없이 밀고 나가야 정부를 신뢰하지 않겠느냐.”면서 “정책당국의 일관성이 중요한 문제”라고 일갈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국이 가계부채의 성격과 관련된 부분을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에버그린론이 남발됐을 가능성 등을 규명해 맞춤형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韓 - UAE 시스템 반도체 손잡는다

    우리나라가 올해 하반기부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 ‘스마트 시대’의 총아로 주목 받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대한 집중 육성에 나선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의 돌파구를 만들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면서 “양국이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상호 보완하면 단기간 내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지각변동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UAE는 시스템 반도체 제조(파운드리) 분야 세계 2위의 위상과 막대한 자본력을 갖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 1위의 지위와 설계 능력, 대형 수요처를 보유한 우리나라와 손을 잡으면 이 분야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의 미래기획위(위원장 곽승준)와 UAE 아부다비의 ‘EAA’(미래전략기구)는 최근 공동분석을 통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가능성이 매우 높아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올해 하반기쯤 구체적인 제휴관계를 체결하기 위해 현재 치밀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1일 미래기획위 신년 보고 때 시스템 반도체 분야 등을 거론하며 “하루라도 빨리 범부처적으로 국가 역량를 집중해 육성하라.”고 지시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스마트폰, 디지털TV, 게임기 등 새로운 전자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자동차, 중공업 등 기계분야가 전자적 제어 기능을 부가하면서 연 6∼15%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지난 2009년 세계 시장 규모가 200조원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45조원)의 4배를 넘어섰다. 우리나라는 또 연내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와 UAE 아부다비펀드(ADIA) 간 공동투자 등 협력방안을 구체화해 금융산업의 국제화를 촉진하기로 했다. 아부다비펀드는 현재 600조∼800조원의 자금력을 통해 선진국 금융시장에서 최일류 금융기관들과 거래하고 있으며 세계 국부펀드의 중심에 서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건전성 높은 담보대출 DTI 15%P↑…취득세 인하 소급 안돼

    건전성 높은 담보대출 DTI 15%P↑…취득세 인하 소급 안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조치가 예정대로 이달 말 끝나 8·29대책 이전으로 돌아간다. 다만 서민·중산층 등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최대 15%포인트까지 확대된다. 취득세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22일 당정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4월부터 투기지역은 DTI가 40%, 서울은 50%, 인천·경기는 60%가 적용된다. 주택담보대출의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정금리·비거치식·원금분할상환 대출의 경우 DTI 비율이 최고 15%포인트 확대된다. 이 경우 투기지역은 55%, 서울 65%, 인천·경기 75%까지 가능하다.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도입한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은 올 연말까지 연장된다. DTI 면제 대상인 소액대출 한도는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취득세는 9억원 이하 1인 1주택은 현행 2%에서 1%로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추가 인하된다. 9억원 초과 1인 1주택 또는 다주택은 4%에서 2%로 인하된다. 취득세율 감면에 따른 지방세수 부족분은 전액 보전할 방침이다. 당정은 분양가 상한제를 투기지역을 제외하고 전면적으로 풀기로 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DTI 규제를 지난해 8·29대책 이전으로 돌리기로 합의한 것은 800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다만 다음달 4·27 재·보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 서민들을 위한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했다. 취득세를 현행 세율의 절반으로 내리고 DTI 적용의 예외가 늘어난 것이 그 예다. 다만 취득세 인하는 소급적용이 되지 않고 법 시행 전까지 주택 거래가 끊기는 등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DTI는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며 “금융기관이 안고 있는 800조원을 초과하는 가계부채의 잠재적 폭발 내역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주택시장 활성화와 보완대책을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 선택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건전성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고정금리·분할상환·비거치식 등 이른바 건전성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DTI 적용 비율을 최대 15%포인트까지 확대해주기로 한 것이 그 예다. 특히 확대 적용은 투기지역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서울 강남 3구에서 55%까지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실수요자에 한해서는 주택담보 대출금액이 늘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연소득 3000만원인 회사원이 강남 3구가 아닌 서울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만기 20년, 금리 6%) 1억 7000만원이 최고한도지만 이번 조치로 4월부터는 2억 3000만원으로 늘어난다. 현재는 비거치식 고정금리·분할상환의 경우 DTI가 10%포인트 높았으나 다음달부터 15%포인트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일정기간 동안 이자만 내는 거치식을 택할 경우는 대출금액이 대폭 줄어든다. 강남 3구 이외 지역에서 6억원 상당의 아파트 소유자(연봉 5000만원)의 경우 담보인정비율(LTV) 60%를 적용받아 3억 6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그러나 4월부터 DTI 50%가 적용돼 2억 3200만원(3년 거치, 20년 만기)까지만 받을 수 있다. 홍지민·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가계빚 어쩌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확고해지면서 가계빚 부담이 앞으로 서민층을 옥죌 전망이다. 가계빚 규모가 이미 800조원에 육박한 시점에서 금리 인상은 가계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은 지난해 말 795조 4000억원으로 2000년 말(266조 9000억원)보다 198% 증가했다. 분기마다 14조 3000억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면 가계신용은 조만간 8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가처분소득’(개인소득 중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000년 87.4%에서 2009년 143.0%로 뛰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시장금리와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이날 연중 최고치인 3.39%로 마감했다. 연초 대비 0.59% 포인트, 2월 말 대비 0.22% 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연 6.7% 안팎으로 인상되는 등 각종 대출금리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1일부터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고객들에게 5.27~6.77%의 대출 금리를 적용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9월 말 가계부채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2% 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분기당 11조 7000억원에서 16조 1000억원으로 4조 4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미 수석연구원은 “금리는 오르는 반면 증시의 변동성은 커져 가계부채를 둘러싼 여건은 나빠질 것”이라면서 “가파른 대출 증가에 금리인상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층 대출자들의 부담은 더욱 불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가계부채는 고소득층이 많이 지고 있는 데다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다고 해도 소득 대비 11%가량의 이자를 내고 있어 가계부채에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이달 중에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베이비 스텝’으로 간다

    ‘베이비 스텝’으로 간다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지만 인플레 기대심리를 단기간에 잠재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상반기 내내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이 더 현실성 있는 듯하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 방향’에서 “앞으로 경기 상승으로 인한 수요압력 증대와 국제 원자재가격 불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증대 등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사실상 ‘중동 사태’ 등 공급 측면의 강한 압박에 물가 잡기가 쉽지 않음을 토로한 것이다. 2월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6% 급등했다. 2008년 11월(7.8%)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나들면서 석유와 화학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6.9%, 12.5% 뛰었다. 과실과 축산물 생산자물가도 각각 67.1%, 18.5% 올랐다.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박도 거세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4.5%)의 품목별 기여도를 보면 개인서비스가 1.1% 포인트로 농산물(1.1% 포인트)과 함께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달에도 등록금 인상과 자영업자의 가격인상 봇물로 물가 상승을 부추길 전망이다. 시장이 금통위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예견된 일”로 치부하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그렇다고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물가 잡기에 나서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것으로 금통위는 진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큰 폭의 금리인상 정책보다 꾸준한 (금리인상) 정책이 사후적으로 시장에 주는 충격을 완화하며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면서 “지금 이 수준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베이비 스텝(단계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 기대 심리를 서서히 낮춰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홀수(11월·1월·3월) 달에만 금리를 인상했다. 이에 따라 특별한 외부 변수가 없다면 4월보다 5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여기에 수입물가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원·달러 환율 하락도 기대된다. 금리가 올라가면 보통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늘어 원화 가치를 끌어올린다. 외환당국이 당분간 원화 강세를 용인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 만큼 수입 원자재값 상승을 다소나마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부의 공급 충격이 가시기 전에는 금리 인상만으로 인플레 기대 심리를 다잡을 수 없다.”면서 “한은이 800조원에 이르는 가계 대출과 저축은행 사태 등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해 인플레 기대심리를 서서히 낮추는 방식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이 매번 뒤늦은 결정이 아니냐.’는 실기 논란과 관련, “현 상황에서 실기 주장은 큰 설득력이 없다.”면서 “0.25% 포인트나마 계속 꾸준하게 관리한다면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기대 심리도 이에 맞춰 조정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기준금리 올려도 보금자리론 5% 유지할 것”

    “기준금리 올려도 보금자리론 5% 유지할 것”

    임주재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U보금자리론 금리(고정)는 가능한 한 버틸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대로 10일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 5.0%대의 U보금자리론 고정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가계빚 규모는 800조원에 이른다. 금리가 1% 포인트만 올라도 추가 이자부담액이 8조원이다. 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이자폭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임 사장은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이후 시장금리 상황을 봐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 시장금리가 조금 더 올라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당분간 안정적인 운용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상→시중금리 인상→주택담보대출금리 인상’의 연쇄 반응이 하루나 이틀 만에 실현되는 은행 변동금리 체계와는 다른 방식의 금리 운용은 어떻게 가능할까. 임 사장은 “단기로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유동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은 자금을 조달할 때 3분의2 이상을 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의존하는데, 3~12개월짜리가 주를 이루는 단기성 자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니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대출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10년 이상 장기로 운용되는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려면 대출 자산을 기반으로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발행해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금융기관이 대출을 실행하고 나서도 자산으로 보유하는 등 외형만 키우는 몸집 불리기 경쟁을 해왔다. 이렇게 되면 변동금리 형태로 가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대출구조 자체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금리가 낮고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부동산을 처분해 은행빚을 갚아 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큰 위기가 아니었지만, 주택시장 구조에 체질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임 사장은 지적했다. 그는 “만일 가계가 빚을 이기지 못해 은행이 담보로 잡은 집을 강제집행하게 되면 시장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발생해 부동산 시장이 더 침체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임 사장은 “MBS 발행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할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은행들이 지금까지처럼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오르면 오르는 대로 이자를 주고, 대출자에게는 오른 이자를 받는 식의 ‘전당포 영업’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은행은 금융 전문가로서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글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부동산시장 바닥 쳤나?

    부동산시장 바닥 쳤나?

    2월까지 25개월 연속 오른 전셋값은 2년간 누적 상승률이 20%를 웃돈다. 정부가 올 들어서만 두 차례 전세 대책을 내놓았지만 좀처럼 약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집값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값은 석 달 연속 오름세다. 누적상승률은 0.5% 안팎으로 상승폭이 작지만 강남권 아파트값은 지난해 9월 이후 줄곧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도 84% 선으로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아파트 거래량은 ‘8·29대책’ 이후 지난해 11~12월 큰 폭으로 늘었다. 1월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거래가 주춤했지만 2월 들어서는 거래가 늘고, 가격도 오름세라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얘기이다. 땅값은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0.11% 상승하며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1월에도 0.09% 상승률을 유지했다. 땅값은 집값의 선행지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19만 495가구로 지난해 29만 7108가구에서 35%가량 감소가 예상된다. ● 집값 선행지수 ‘땅값’도 8개월만에 최대 상승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택시장 초미의 관심사는 ‘전셋값 상승이 집값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이다. 1987년과 1999년 이후 각각 4년간 전개된 전세대란에선 결국 집값이 오르고 투기적 가수요가 더해졌다. 오른 집값만큼 다시 전셋값이 오르는 악순환도 이어졌다. 정부는 대규모 신도시 개발 등으로 주택 공급을 확대하면서 집값 안정을 꾀할 수 있었다. 최근 상황이 ‘전세난→내집 마련 수요 증가→집값 상승→투기 수요 출현→전셋값 재상승→신도시 개발’ 등의 사이클의 초기 단계라는 해석도 있다.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일부 갈아타는 것이 그 방증이다. 하지만 요즘 주택시장은 과거와는 다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과거와 달리 저금리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졌지만 좀처럼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지 않고 있다. 물가폭등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주택공급은 여전히 부족하다. ● DTI 완화 규정 없어질 듯 전셋값이 많이 올랐지만 주택가격의 거품이 여전해 ‘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이 비율은 1999년 서울지역에서 56%를 웃돌았지만 현재 44%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 60%를 넘어야 매매가 살아난다고 보지만 부산·대구·울산지역만 이 수치를 넘어선 상태다. 인구 고령화와 가계부채 800조원도 과거와 달라진 요인이다.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994년 49.5%에서 최근 122%까지 늘었다. 가장 큰 변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다시 묶느냐이다. 가계부채 급등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8·29대책의 DTI 완화 규정을 그대로 일몰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DTI 완화는 시장심리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규제를 다시 살릴 경우 집값 회복이나 전세난 완화에 모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지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DTI 완화 연장 여하에 따라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가계빚 800조 육박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주택 및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가계 빚이 800조원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0년 4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를 뜻하는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795조 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5조 3000억원 늘었다. 전체 가계 빚 중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746조원으로 전분기보다 20조 9000억원 늘었고, 판매신용잔액은 49조 4000억원으로 4조 4000억원 증가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8조 8000억원으로 전분기 3조 70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은 8조 7000억원 늘어나 전분기 증가액 6조 4000억원을 넘어섰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에서는 주택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주택대출 증가액은 6조 3000억원으로 전분기 2조 80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도 7조 7000억원으로 전분기 3조 6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과 관련해 주택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데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 대출도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금융권 정기 예·적금 800兆 돌파

    금융권 정기 예·적금 800兆 돌파

    지난해 금융권의 정기 예·적금 평균 잔액이 800조원을 넘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정기 예·적금 평균 잔액은 808조 7000억원으로 2009년 같은 기간보다 137조원(20.4%)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00년(20.8%) 이후 가장 높았다. 2005년 2.5%에 머물렀던 정기 예·적금 증가율은 2006년 5.0%, 2007년 6.3%, 2008년 12.0%, 2009년 14.9% 등으로 상승세다. 특히 2009년부터 국내 통화량(M2)이나 유동성(Lf)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 시중 자금을 대거 흡수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정기 예·적금의 급증 배경으로 당국의 규제 효과가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당국의 예대율 인하 목표에 맞추려고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정기예금 수신을 늘렸다.”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나 은행채도 만기가 돌아오면 예금으로 돌리려고 애를 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는 만기가 짧은 상품에 더 집중됐다. 전체 정기 예·적금에서 만기 2년 미만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0.3%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0년대 이후 가장 컸다. 한은 측은 “외환위기 때 정기 예·적금이 늘어난 이유가 고금리의 매력이었다면, 지난해는 낮은 금리에도 유동성이 풍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부동산 거래 살리되 거품은 줄여야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거래도 부진하다.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는 3만 454건으로 지난해 2월(2만 8741건) 이후 가장 적다. 5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아파트는 11만가구를 넘는다.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새 아파트 입주를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미분양에다 입주 포기까지 겹치면서 부동산시장에는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정부는 내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부동산시장의 거래부진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거래를 터주는 대책은 필요하다. 정부는 4월23일 신규주택 입주를 앞둔 사람의 기존 주택을 구입하면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을 예외로 해주는 거래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대출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신청이 한 건도 없었다. 대표적인 탁상행정의 실패인 셈이다. 내일 발표할 대책의 핵심은 DTI 규제 완화 여부에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 소득에 따라 대출한도가 결정되는 DTI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40%, 서울의 다른 지역은 50%, 인천·경기는 60%다. 부동산시장 거래를 살리려면 일시적으로라도 강남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DTI를 소폭 높여주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대상자를 선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가계부채는 800조원을 넘는다. DTI 규제가 완화되면 가계부채는 더 늘어 부담이 될 수 있다. DTI 규제완화가 거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동산거래를 위해서는 한시적으로라도 부동산 관련 세제를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 보금자리 주택 공급시기도 조절해야 한다. 부동산거래에 숨통을 터주는 정책은 필요하지만 부동산시장을 부추기는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시중에는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떠돌아다니는 부동자금이 많다. 잘못된 시그널을 주면 뭉칫돈이 부동산시장에 몰릴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거래활성화를 위한 부동산정책은 점진적이어야 한다. 부동산정책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정부는 보다 정교하고 세심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는 귀를 기울일 가치도 없다.
  • “기후변화 위험신호 곳곳서 이미 나타나”

    “기후변화 위험신호 곳곳서 이미 나타나”

    “우리나라도 식생 변화와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신호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후변화 적응 프로그램을 마련 중입니다.”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이재현(50)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국장)은 정부차원에서 적응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의미부터 설명했다. 지난 8~9일 ´기후변화 적응전략 공유를 위한 워크숍’이 열린 제주 현지에서 이 국장을 만났다. 그는 기후변화로 이상징후가 나타나는 제주도 현장을 안내하며 적응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점점 사라지는 제주 용머리 해안 제주도 용머리 해안가.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이곳은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 그런데 요즘엔 이 산책로를 통제하는 일이 잦아졌다. 해수면이 올라가 길이 물에 잠기기 때문이다. 이 국장은 “최근 용머리 해안가는 하루 4시간 정도는 바닷물에 잠기고 파도가 거센 날에는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다.”면서 “1987년 산책로를 조성할 당시에는 거의 없던 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산책로 조성에 참석했던 제주 사람들은 그때보다 현재 해안선 평균 수위가 15㎝ 정도 높아졌다고 말한다. 또한 한라산은 해발고도에 따라 다양한 식생 분포를 보여줘, 기후변화에 민감하거나 취약한 생물 종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는 “한라산에서 기후변화의 피해를 입고 있는 대표적인 수종으로 구상나무를 꼽을 수 있다.”면서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환경의 변화로 생장쇠퇴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빈번한 기상재해 현명하게 대처해야 기후변화로 재배되는 과수와 채소 등의 종류도 바뀌고 있다. 이런 현실을 확인하기 위해 서귀포시 안덕면의 한 농가로 안내했다. 채소 농사를 짓던 이 농가는 6년 전부터 아열대 작물인 망고를 재배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제주도에서 아열대 작물 재배가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이 국장은 “2100년까지 우리나라 평균 온도가 4도 이상 상승하고, 이로 인해 800조원 이상의 경제적 피해가 예상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을 배가시키는 정부차원의 프로그램을 확정짓기 위해 이달 말까지 관련부처와 협의를 마칠 계획이다.”고 밝혔다. 글 사진 제주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민관기구서 감사책임자 선발… 제식구 봐주기 사라질듯

    민관기구서 감사책임자 선발… 제식구 봐주기 사라질듯

    다음달 1일 임기가 시작되는 신임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첫 인사 때부터 감사책임자를 누구로 임명할지 고민해야 한다. 비록 1~2년간의 유예 기간을 두긴 했지만 민선 4기 때처럼 내부 직원이나 측근을 마음대로 임명하기엔 부담스럽다. 임기 시작과 함께 ‘공공기관감사에 관한 법률(공감법)’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서울 성동구청 고재득 당선자 등 상당수의 당선자는 벌써부터 감사 책임자를 외부 공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동안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는 감사원법에 의한 감사원 감사와 행정감사 규정 및 기관의 정관 등에 근거한 자체감사를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공공감사체계 전반을 규율하는 일반 법률이 없는 데다가 지자체장이 감사 책임자를 직접 임명, 제 식구 감싸기나 비위 공무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체감사 기능강화 장치 마련 실제로 최근 충남 당진군수 횡령사건에서 보듯 지자체나 공공기관 등에서 단체장이나 직원들의 공금횡령, 금품수수 등이 끊이지 않았다. 또 선거를 의식한 단체장들의 정책남발 등 예산낭비 사례도 연간 조 단위를 넘어서고 있다. 감사원은 감사인력(802명)의 한계로 공공부문(대상기관 6만 6000여개, 예산 800조원, 직원 124만명)의 부정·부패를 통제하기엔 역부족이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자체감사기구는 감사원보다 6배가 많은 4958명(지난해 기준)의 감사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문성과 독립성이 부족해 내부통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 지자체의 실제 감사인력은 16개 시·도 본청 807명, 230개 시·군·구 감사인원 1831명 등 2638명이지만 인력도 충분치 않을 뿐 아니라 전문성도 떨어진다. 박정우 연세대 교수는 “감사는 책무인데 자체감사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자체감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 3월 제정된 공감법은 자체감사기구를 현재보다 한층 강화해 효율적인 감사체계를 갖추는 데 초점을 뒀다. 이번에 당선된 신임 지자체장들은 취임 후 가장 먼저 공감법에 따른 조직과 인사에 관심을 쏟을 전망이다. 윤승기 감사원 법무담당관은 “광역·기초지자체장들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자체감사기구 구성과 책임자 선발을 가장 먼저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자체는 중앙행정기관이나 공기업 등 대부분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자체감사기구를 의무적으로 설치,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앙행정기관 38곳 가운데 31곳이 자체감사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는 246곳 가운데 63곳(27%)만이 감사전담기구를 운영하고 나머지는 법무, 기획 등 다른 업무와 병행하고 있다. ●감사원서 감사책임자 상시 감시 최근 군수의 비리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당진군처럼 군 단위 지자체에는 한 곳도 감사전담기구가 없다. 감사원은 공감법 시행에 맞춰 30만명 이상의 지자체는 자체감사기구를 둘 수 있도록 했다. 또 자체감사기구의 장은 반드시 개방직으로 하고 내·외부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공모해야 한다. 중앙행정기관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동안 내부감찰에 취약했던 검찰, 경찰, 국세청 등 이른바 권력기관들도 앞으로 1년 이내에 감사책임자를 공모하게 돼 있어 향후 내부 개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감법 11조는 자체감사기구의 장에 대한 자격기준을 엄격히 하고 있다. 종전처럼 인사나 개발업무를 맡던 공무원이 감사담당관이나 감사관 등 감사기구의 장이 될 수 없다. 감사 관련업무를 3년 이상 맡은 5급 이상 공무원과 3년 이상 경험이 있는 판사·검사·변호사·회계사·조교수, 공공기관 등에서 부서책임자 이상 근무경력자 등을 공모 절차를 거쳐 감사기구의 장에 임명할 수 있다. ●감사담당자 가점 등 인센티브 검토 감사책임자를 개방형 직위로 공모키로 한 것은 전문성을 높이는 동시에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개방형 직위에 대한 단체장의 입김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도록 반드시 민간인들이 참여하는 선발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단체장 측근 등의 임명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감사책임자는 임명 이후 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항상 검증을 받는다. 감사원은 20~30명 내외의 감사지원단(가칭)을 구성해 감사책임자에 대해 상시 감시하고 부적격자는 교체를 권고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자체감사결과는 모두 주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이는 주요 예산이 집행되기 전 단계에서부터 사전감사를 통해 예산낭비를 미리 방지하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감사원은 공공기관의 자체감사가 제대로 될 수 있도록 감사담당자에 대한 자격 및 결격사유를 규정한 데 이어 우대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감사원은 직급 상향 조정에 이어 감사인력에 대해서는 인사가점이나 추가수당 등 인센티브 부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종철 감사원 심의실장은 “이번 공감법 시행은 자체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일 뿐”이라며 “중요한 것은 자체감사기구의 신중하고도 효율적인 운영이다.”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외환시장 투기 차단… 선물환포지션 규제

    외환시장 투기 차단… 선물환포지션 규제

    정부가 13일 국내 외환시장의 투기적 요인을 차단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급격한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선물환포지션(자기자본 대비 선물환비율) 한도를 국내은행은 자기자본의 50%,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250%로 제한하되, 기존 거래분은 2년까지 보유를 허용하기로 한 것 등이 핵심이다. 관련 세칙을 내달까지 고치고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10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표 참조). 정부의 조치는 ‘돈벌이’를 위한 투기적 단기자금의 빈번한 유출입으로 국민경제의 펀더멘털이 휘청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 등 일부 반발이 있긴 하지만, 시장개방과 자본자유화라는 기존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투기적 요소만 차단한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논란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소규모개방경제(Small Open Economy)인 우리나라의 경우 자본유출입 변동성이 너무 커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1997년 외환위기 때 214억달러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는 4개월 만에 695억달러가 각각 빠져나가면서 시장이 마비되는 등 충격이 컸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국내로 유입된 외화는 2200억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유출은 순식간에 이뤄진 셈이다. 호황기에는 자본이 과다하게 유입되고 불황기에는 급격히 유출돼 금융·외환시장이 변동하고 실물경제가 다시 영향을 받는 악순환이 되풀이된 것은 소규모 개방경제의 한계이기도 하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외화가 국내로 유입되는 경로는 주식시장(6월 초 기준 2800억달러), 채권시장(〃 600억달러), 금융기관·기업 등이 무역금융이나 선물환거래 등을 위해 달러를 빌려오는 차입시장(〃 1500억달러) 등이다. 차입시장의 절반가량이 단기자금 성격이 강한 선물환거래에 따른 환헤지(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다. 환헤지의 90%가량이 조선업종의 수출기업과 자산운용사들이다. 선물환거래는 조선회사 등 수출기업들이 미래에 받을 수출대금(달러)이 환율 하락으로 손해를 보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현재의 환율로 은행에 파는 일종의 파생상품이다. 수출기업이 은행과 선물환거래를 하면 은행은 외국은행 등에 그만큼 달러를 빌려와 환헤지를 한다. 정부의 조치는 조선업종의 수출기업과 외은을 겨냥하고 있다. 수출기업은 금융기관을 통해 엄청난 규모의 선물환거래를 하면서 시장을 출렁대게 하고, 외은은 본점에서 단기자금을 끌어다가 수출기업을 상대로 ‘돈벌이’를 하고 있지만 정작 위기 때는 돈을 빼내 가는 바람에 시장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이에 따른 충격은 시장참가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고, 정부는 떨어진 대외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또 다시 고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외은의 자산규모는 100조원으로 순이익을 2조원가량 남겼다. 반면 국내 은행의 자산은 1800조원이지만 순이익은 7조원에 불과하다. 정부가 단기자금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다가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급격하게 돈을 빼내 우리 경제를 휘청대게 하는 주범이 외은이라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단기자금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 외환 건전성이 제고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과다한 유입을 막으면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충격을 덜 받고, 270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를 덜 쌓아도 된다는 것이다. 외환보유고 관리비용만도 연간 2조~3조원이 들어간다. 정부는 몇 주간에 걸쳐 수출기업과 외은 등을 대상으로 시장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충분히 시뮬레이션을 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종룡 기재부 1차관은 “이번 조치는 시장관리라는 규제 차원이 아니라 시장개방에 따른 관리수단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썰물(안정) 때 둑을 쌓아 밀물(위기)을 막는다는 의미도 있으며, 미국의 볼커룰 등 자본 유출입에 따른 리스크 시스템 강화는 국제적으로도 공감대를 이루고 있어 국제적 논란이 될 소지는 없다.”고 말했다. 학계도 비슷한 시각이다. 세계적인 흐름인 자본통제 움직임에 맞춰 관련 규제를 도입한 것은 시의적절하며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외환시장 일각과 외은 등은 인위적인 자본통제는 정상적인 자금 흐름을 막을 뿐 아니라 투기자금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외은은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신설해도 환헤지를 원하는 수출기업들이 해외 금융기관과 거래할 경우 달라질 게 없지 않으냐고 주장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수요 위축으로 단기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두바이 후폭풍] UAE 중앙銀 “유동성 지원 창구 개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구성하는 7개 토후국의 ‘맏형’인 아부다비가 과도한 부채로 위기에 빠진 두바이를 사안별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부다비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두바이가 내건 약속들을 검토한 뒤 사안별로 접근해 언제 어디서 두바이의 기업들을 도울 것인지를 선택할 것”이라면서 “두바이의 채무 모두를 아부다비가 인수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밝혔다. 아부다비는 세계 3위 석유 생산국인 아랍에미리트 석유 매장량의 95%를 보유하고 있다. 아부다비 국부펀드 평가액만 우리 돈으로 800조원가량일 정도로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자랑한다. 아랍에미리트 연방법률은 ‘한 토후국이 어려워지면 다른 토후국이 지원을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아부다비는 이미 중앙은행과 민간 은행을 통해 간접 지원 형태로 두바이에 150억달러를 긴급 수혈한 바 있다. 하지만 아부다비가 그동안 두바이식 개방정책을 불만스러워했다는 점에서 ‘두바이 군기잡기’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아랍에미리트 중앙은행은 자국 은행 및 현지 외국계 은행 지점들을 위해 특별 유동성 지원창구를 개설했다고 29일 밝혔다. AFP 통신은 “중앙은행의 조치는 4일의 연휴 뒤 30일 재개장하는 아랍에미리트 증시에 미칠 충격파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원전 강국은 인재양성에서/박녹 한전원자력연료㈜ 감사·영남대 겸임교수

    [열린세상] 원전 강국은 인재양성에서/박녹 한전원자력연료㈜ 감사·영남대 겸임교수

    19세기 말 인류는 원자핵 속에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세 가지 실험적 발견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에 힘입어 이를 이용하게 됐다. 세 가지 발견이란 1895년 뢴트겐에 의한 X선 발견, 1896년 베크렐에 의한 방사선 발견, 1897년 톰슨에 의한 전자의 발견을 말한다. 1942년에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연쇄반응에 성공했다. 그 결과는 2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알리는 원자폭탄의 탄생이었다. 1956년에는 영국의 콜더 홀 원자력발전소가 세계 최초로 상업용 발전을 시작했다. 핵의 평화적 이용이 시작된 것이다. 이듬해 미국은 시핑포트 원자력 발전소를 시작으로 100여개의 원전을 건설하면서 원자력 선진국으로 거듭나게 됐다. 그러나 원전의 시발지였던 펜실베이니아주의 스리마일아일랜드(TMI) 발전소에서 1979년 방사능물질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인명피해가 없는 경미한 사고였지만 이후 30여년 동안 원전 증설이 중단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국은 최대 원자력 기업을 일본에 팔았고 화력 발전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의지해 왔다.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협약이 대두되면서 ‘청정에너지원 확보’라는 명분 아래 원자로 30여기를 계획하고 있지만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의 연구 및 제조기술 인력도 미국 원전사의 요청으로 지난 2000년 초부터 파견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프랑스는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미국의 원전기술을 도입, 발전소 건설에 매진했다. 그 결과 전체 생산 전력의 79%를 원자력에서 얻고 있고, 지금은 세계 최고의 원자력 기술과 인재를 자랑하는 나라가 됐다. 앞으로 30여년 동안 800조원대의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 건설 시장을 차지하는 데 있어서 프랑스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물론 프랑스는 글로벌 이슈인 온난화의 대응에도 가장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는 1962년에 원자로가 최초로 가동되면서 관련 연구가 시작됐고, 1971년에 기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 1호기는 TMI 사고 1년 전인 1978년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사실 원전의 황무지에서 해외에 거주하고 있던 과학자들을 불러 모아 시작된 한국의 원자력사는, 모든 것이 궁핍한 상황에서 관련분야 종사자들의 땀과 눈물로 이룩한 신화창조의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가 세계 6대 원전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자금도 아니었고, 풍부한 자원도 아니었다. 가난한 나라를 경제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우수한 인력, 그들의 사명감과 노력의 결과였다. 원자력 연료, 원전 설계와 플랜트 엔지니어링 시스템 구축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우뚝 섰으며, 원전 종합 설계와 주기기 설계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기술진을 보유하게 되었다.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력 발전소를 설계한 경험도 갖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원자력산업의 신성장동력화를 위해 국내 원전의 비중을 36%에서 59%로 확대키로 하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른 정원 감축으로 원자력계는 인력 운영에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특별히 원자력산업 인력에 대해서는 외부기관에 용역을 주어 조직진단 중에 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본다. 미국의 우(愚)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탄소 녹색성장의 인프라 역할과 진정한 원전강국의 지름길인 원전 기술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정부는 인재 양성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할 시점이다. 여전히 우리나라의 최대 자원은 우수한 인력과 이들이 창조해내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박녹 한전원자력연료㈜ 감사·영남대 겸임교수
  • [씨줄날줄] 퉁단(通丹) 경제벨트/오일만 논설위원

    북한 접경지역에 ‘퉁단(通丹) 경제벨트’가 구축된다.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지린(吉林)성 퉁화(通化)시는 두 시를 묶는 개방 선도구(先導區)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종의 경제개발특구로서 2012년까지 4억 4000만위안(약 880억원)이 투입되며 북한과의 무역을 확대하고 나아가 동북아 지역에서의 경제무역 협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퉁화항이 완공되면 국제보세 물류센터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 퉁단 경제벨트는 랴오닝·지린·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 3성 노후 공업기지 진흥전략의 일환이다. 동북3성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경제를 떠받쳐온 중화학 공업기지였지만 개혁·개방 이후 중국경제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곳이다. 최근 4조위안(약 800조원) 규모의 경제 부양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존 노후공업 개조에서 ‘전방위 개발’로 전략을 수정했다. 지난 3월 하순 동북개발의 주창자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랴오닝성을 찾아 ‘강력한 추진’을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동북개발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헤이룽장성 수이펀허(綏芬河)와 랴오닝성 다롄(大連)을 잇는 전장 1389㎞의 둥볜다오(東邊道) 철도다. 이 철도는 압록강과 두만강 북편을 달리다가 언제든지 북한의 주요 지역과 연결될 수 있다. 중국 훈춘(琿春)과 북한 나진을 잇는 도로도 2006년부터 공사를 하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가 최근 북한 방문시 합의한 나진항 1호 부두 개발권과도 맥이 닿는다. 지난달 1일에는 지린성 허룽(和龍)과 난핑(南坪)을 잇는 철도 공사가 착공됐다. 난핑은 아시아 최대 노천 철광인 북한 무산광산과 맞닿은 곳이다. 자원 개발과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중국이 북한의 철광과 텅스텐, 마그네사이트 등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퉁단 경제벨트 건설 계획은 북한을 ‘동북 4성’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이 보다 구체화됐다는 의미다. 단둥은 중국 전체 대북 무역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지역으로 북한 신의주와 연결된다. 이 연결고리가 바로 압록강 대교 신설이다. 남북 간엔 지금 식량 지원을 놓고 기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중국의 북한 경제 침투 속도는 참으로 놀라울 정도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씨줄날줄] 페이고(Pay-Go) 원칙/육철수 논설위원

    김가성(50)씨는 전북 고창군청에 근무하는 6급 공무원이다. 5년 전 ‘청보리밭 축제’란 아이디어로 떼돈을 벌어준 주인공이다. 군청 예산을 불과 3000만원 들인 첫해 축제에서 관광수입을 180억원이나 올렸단다.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 여기에 창조적이고 성실한 근무자세가 엄청난 변화를 낳았다. 김씨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180억 공무원’이란 책을 펴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공무원이 성실하고 정직하기만 해도 세금 내는 국민의 처지에선 본전은 건지는 셈이다. 사실 재정은 한정돼 있는데 이런저런 사업에 돈 들어 갈 구석이 어디 한두 군데인가. 그래서 예산을 최대한 아껴 최선의 결과를 내준다면 이보다 고마울 게 없을 거다. 혈세 빼먹고 예산 낭비하며, 온갖 비리에 연루된 공무원들이 적잖은 세태에서 김씨 같은 공직자야말로 봉급을 몇십배 더 줘도 아깝지 않을 공복(公僕)일 것이다. 요즘 초대형 국책사업들이 동시다발로 발표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세종시·혁신도시, 보금자리 주택, 우주과학기술…. 다 합치면 사업비가 수십조원은 족히 될 성싶다. 나랏빚(공공부채)이 2~3년 안에 800조원을 넘을 전망이라는데, 이들 사업을 추진하자면 국민의 허리는 성할 날이 없을 것 같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공무원 월급을 못줄 정도로 파산 직전까지 갔다. 영국은 재정적자를 메우려고 나라재산 160억파운드(약 30조원)어치를 팔아야 할 처지다.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런 만큼 예산을 짜고 집행하는 공무원들은 정말이지 한 푼의 혈세도 새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할 시점이다. 특정 사업의 비중을 높이면 다른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 정치·지역적 이해가 걸린 사업은 예산 조정이 쉽지 않다. 미국에서 법(1990~2002년)으로 국책사업에 적용했던 ‘페이고’(Pay-Go) 원칙은 이럴 때 눈여겨볼 만하다. “한쪽에서 예산 1달러 늘리면 다른 데서 1달러 줄여라.”는 게 골자다. 국책사업을 벌인답시고 국민에게 자꾸 손을 내밀 염치가 없어서 짜낸 방안이란다. 우리도 벤치마킹해볼 가치가 있다. 큰 사업들을 벌이려면 한정된 돈을 잘 나눠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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