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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여기] 머라이어 캐리 유감/이은주 문화부 기자

    [지금&여기] 머라이어 캐리 유감/이은주 문화부 기자

    지난 8일 열린 ‘팝의 디바’ 머라이어 캐리 내한 공연을 찾았던 관객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시원한 돌고래 창법과 폭발적인 가창력은 온데간데없고 키를 낮춰 부르다가 고음 부분에서는 뒤로 몸을 돌려버리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그런 공연을 놓고 일각에서는 립싱크 의혹까지 제기됐다. 야외 무대였기에 좋은 음향 시스템을 갖추기 어려웠던 사정을 접어주더라도, 최고 20만원(VIP석) 가까이 하는 비싼 티켓을 샀던 관객들에게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는 공연계에선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한 중소 공연기획사 대표는 “캐리는 11년 전 한국 공연에서도 립싱크 의혹을 빚었다. 게다가 요즘은 전성기 때의 가창력에 한참 떨어져 미국에서도 인기가 시들한데 무조건 이름만 보고 모셔올 일이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CJ가 ‘팝의 전설’ 퀸시 존스 탄생 8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첫 내한 공연 때도 그랬다. 그는 연주를 한 번도 하지 않는 함량 미달의 공연으로 ‘졸속 팔순잔치’라는 등 혹평을 받았다. 그에 앞서 지난해 4월 내한한 라틴 팝의 황제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무성의한 무대 매너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들어 대기업의 문화사업 투자가 늘면서 세계적 팝스타들이 줄줄이 내한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 관객들의 열정적인 반응도 월드스타들을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지난 14일 코엑스에서 열린 미국의 R&B 가수 브라이언 맥나잇은 셔츠가 흥건하게 젖을 정도로 ‘원 래스트 크라이’, ‘백 앳 원’ 등 자신의 히트곡을 열창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마룬5, 제이슨 므라즈, 브루노 마스 등도 자신의 노래를 ‘떼창’해주는 한국 팬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감사의 뜻을 전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제 한국 공연계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화강국의 반열에 오른 만큼 해외 팝스타 모셔오기에 급급해 옥석을 가리지 않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자성이 이어지고 있다. 모시기 경쟁이 심해져 해외 팝스타들 사이에 ‘서울=고액 개런티’의 등식이 통하고 있다는 공연계의 얘기는 씁쓸하다. 한물간 스타까지 내한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무조건 고개를 숙이며 경쟁한다면, 그들이 한국 무대를 쉽게 볼 것은 당연한 이치다. 계약 조건에 아티스트의 공연 관련 의무조항을 좀 더 깐깐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제아무리 세계적 스타일지라도 무대는 관객과의 약속이다. 한국 관객의 관람매너는 해외 팝스타들도 인정한다. 그런 우리는 수준급의 공연을 즐길 권리가 있다.erin@seoul.co.kr
  • 일본 1호 국립공원 운젠에 가다

    일본 1호 국립공원 운젠에 가다

    일본 나가사키현은 ‘한국 중시 정책’의 일환으로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세계기억유산 등재 노력 <서울신문 8월 16일자 12면>과 함께 한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나가사키현의 다양한 관광 명소 중에서도 가볼 만한 곳은 올해로 지정 80주년을 맞은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인 운젠 아마쿠사 국립공원이다. 나가사키·구마모토·가고시마현을 아우르는 약 2만 8000㏊ 규모의 국립공원 안에서도 유명한 곳은 나가사키현 시마바라반도에 있는 운젠 온천. 트레킹 코스와 화산체험 학습시설도 있어 가족 단위로 들러볼 만하다. ●허연 연기 모락모락… 여긴 지옥이야 흡사 지옥도를 눈앞에 옮겨 놓은 것 같다.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허연 연기가 맹렬히 솟아오른다. 한껏 달아오른 바위는 손이 녹을까 봐 차마 만져 보지 못한다. 썩은 계란 같은 유황 냄새가 코끝을 찌르고, 발끝에 차이는 새까만 돌들은 숭숭 뚫린 구멍 사이로 뜨거운 날숨을 내지르는 듯하다. 이곳은 운젠 아마쿠사 국립공원의 하이라이트인 운젠 지옥. 해발 700m 고원지에 펼쳐진 이곳은 30분 정도 걸으면 전부 둘러볼 수 있다. 고온의 증기와 물이 분출하는 이곳은 말 그대로 지옥 같은 모습이지만 ‘운젠 지옥’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진 연유는 따로 있다. 1627년부터 5년간 천주교 탄압으로 인해 많은 신자들이 고문을 당했다. 특히 배교를 거부한 16명의 신자가 순교를 당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금도 나가사키현과 나가사키 대주교구에서 각각 세운 두 개의 기념비가 순교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여름에도 30도 안 넘어… 여긴 천국이야 운젠 지옥을 나오면 온천 마을이 펼쳐진다. 이곳은 여름에도 30도를 넘지 않아 메이지 시대(1868~1912)에는 나가사키~상하이 항로를 이용해 나가사키에 온 유럽인들이 리조트로 애용했다. 이곳의 이름인 운젠(雲仙)은 원래 한자로 ‘온천’(溫泉)으로 썼다. 그만큼 온천수가 좋다. 운젠온천관광협회에 따르면 운젠의 온천은 유황을 함유한 강한 산성(pH 2.0~2.2)으로 살균효과가 뛰어나다. 한때 30개에 이르렀던 료칸·호텔은 13개로 줄었다. 1990년부터 5년간 근처 화산이 분화해 헤이세이신잔산이 생기면서 관광객이 줄어든 탓이다. ●화산 모의 체험… 실제 아니라 다행이네 운젠온천마을은 요즘 운젠 화산을 대표하는 주봉(主峰)인 후겐다케산(1359m)의 트레킹 코스 때문에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현재 4개 코스인 규슈 올레길에 편입하기 위해 심사를 거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올레에서 직접 트레킹 코스를 답사하러 오기도 했다. 시마바라 반도 가운데에 있는 온천마을에서 남동쪽으로 내려오면 운젠다케 재해 기념관이 나온다. 온천이 화산의 선물이라면, 이곳에서는 화산으로 인해 인간들이 겪은 고통을 엿볼 수 있다. 시마바라반도는 1792년에도 마유야마산 분화와 쓰나미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1990년 인근 화산의 분화로 헤이세이신잔산이 생기면서 사망·행방불명자가 44명에 이르렀고 5년에 걸친 분화활동 때문에 화쇄류(화산에서 분출된 암석류와 화산 가스의 혼합물이 흘러나오는 것)가 9000번 이상 발생할 정도였다. 운젠다케 재해 기념관은 당시 상황을 모의 체험해 보는 ‘헤세 대분화 시어터’, 1792년의 재해를 연극 형식으로 공부하는 ‘시마바라다이헨 시어터’ 등을 통해 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상기시킨다. 이 기념관은 일본 최초로 지정된 세계지오파크의 중심이기도 하다. 세계지오파크는 지구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지역으로, 유네스코의 지원을 받아 2004년 설립된 세계지오파크네트워크(GGN)가 인정한다. 일본에는 시마바라반도를 시작으로 총 5개 지역에 있고 전 세계적으로는 27개국 87개 지역(2011년 12월 현재)이 있다. 한국은 제주도가 2010년 세계 지오파크에 등록됐다. 글 사진 운젠(나가사키)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부고] 배뱅이굿 대가·서민의 소리꾼 하늘무대로

    [부고] 배뱅이굿 대가·서민의 소리꾼 하늘무대로

    중요무형문화재 29호인 서도소리 명인 이은관옹이 12일 오전 9시 20분 서울 중구 황학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97세. ‘배뱅이굿’(소리꾼이 장구 반주에 맞춰 배뱅이 이야기를 서도소리로 풀어내는 1인 창극)의 1인자로 꼽히는 고인은 배뱅이굿을 시작한 지 80주년을 맞은 지난해 기념 공연을 여는 등 최근까지도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서대문구 영천시장 건물 옥상에 차린 ‘이은관의 민속교실’에도 매일 출퇴근하며 제자를 길러내는 데 힘을 쏟았다. 하지만 직접 작곡한 신민요로 ‘100살 기념 무대’를 열겠다는 꿈은 끝내 이루지 못하게 됐다. 1917년 강원도 이천에서 8형제 가운데 맏아들로 태어난 그는 보통학교를 나온 뒤 철원고등학교 재학 시절 마을 소리 대회에 나가 1등을 차지했다. 19세이던 1936년 학교를 그만두고 황해도 황주에서 스승 이인수 명창에게 ‘배뱅이굿’과 ‘서도명창’을 배우며 소리 인생을 시작했다. 해방 뒤에는 장소팔, 고춘자씨와 유랑극단을 만들어 서민들의 시름을 풀어 주는 소리꾼으로 활약했다. 1957년 양주남 감독의 영화 ‘배뱅이굿’에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발매된 영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은 6만장 이상 팔려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1984년 배뱅이굿으로 중요무형문화재 29호로 지정된 고인은 한국국악협회 이사 등을 지내며 평생 국악 대중화에 힘썼다. 1990년 보관문화훈장, 2002년 제9회 방일영국악상을 수상했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1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 오전 9시. 장지는 경기 파주 시립묘지. (02)2290-946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러시안 루트를 가다] 만약 여기 안 가봤다면 러시아를 말하지 마세요

    [러시안 루트를 가다] 만약 여기 안 가봤다면 러시아를 말하지 마세요

    ‘크렘린, 붉은 광장, 여름궁전….’ 러시아 여행에서 가장 많이 떠올리는 곳들이다. 러시아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지만 러시아에는 두 도시 외에도 한국인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여행지가 많다. 유럽과 아시아에 영토를 걸치고 있는 러시아에서는 그리스 정교, 로마 가톨릭 문화를 이어받은 유럽 문화와 몽골, 타타르족의 잦은 침략을 받아 섞인 아시아 문화, 사회주의 혁명 뒤에 발전시킨 소비에트 양식 등 여러 가지 문화·예술 양식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모스크바 북동부에는 ‘황금고리’로 불리는 작은 고대도시들이 있다. 세르기예프 포사드, 페레슬라블 잘레스키, 로스토프, 야로슬라블 코스트로마, 이바노보, 수즈달, 보골류보보, 블라디미르 등으로 러시아 정교 문화·예술에 큰 역할을 했다. 이들 각 도시에는 독특한 개성을 가진 수많은 성당이 있다.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몽골과 국경 지역엔 알타이 공화국이 있다. 1998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황금 산맥을 따라 곳곳에 카나스, 아켐 등 아름다운 강과 호수가 절경을 이루고 있다. 연해주 지역의 도시에는 러시아가 국경을 정하기 전부터 정착한 한인들의 거주지가 있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는 1863년 이주한 한인들이 정착한 신한촌 터가 있다. 이곳엔 한민족연구소가 1999년 3·1 독립선언 80주년을 맞아 건립한 ‘신한촌 기념비’가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북쪽으로 약 112㎞ 떨어진 우수리스크는 연해주에서 펼쳐진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다. 이곳에는 이상설 선생 등이 머물렀던 유적지와 2009년 문을 연 고려인문화센터가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현대음악 거장 펜데레츠키 온다…후계자 류재준과 함께

    현대음악 거장 펜데레츠키 온다…후계자 류재준과 함께

    현존하는 현대음악의 거장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80)가 온다. ‘폴란드의 음악 대통령’으로 추앙받는 펜데레츠키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제가 올해 폴란드, 핀란드,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펼쳐진 가운데 한국에서도 그의 음악을 만끽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IBK챔버홀 등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음악제다. 바이올린으로 음악에 첫발을 내디딘 펜데레츠키는 1958~1959년 바르샤바 작곡가 콩쿠르에서 1~3위를 모두 휩쓸며 작곡가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은 실존에 대한 묵직한 성찰을 담은 것으로 유명하다. 삶과 죽음, 선과 악, 고통과 죄의식, 원죄와 구원 사이의 경계를 탐구하는 그의 주제 의식이 담긴 대표작으로는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1960년), 성 누가 수난곡(1965년), 예루살렘 7개의 문(1995~1996년) 등이 꼽힌다. 이번 음악제에서는 ‘스승과 제자와의 만남’이 특히 주목된다. 펜데레츠키와 그가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제자 류재준 작곡가의 곡이 한 데 어우러지는 무대가 오는 18~19일 ‘거장과 그의 후계자’라는 타이틀로 이틀간 마련된다. 서울바로크합주단이 합류하는 18일에는 펜데레츠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류재준의 첼로협주곡 2번이 연주된다. 실내악 특별공연으로 꾸며지는 19일에는 펜데레츠키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과 류재준의 클라리넷 소나타 등이 예정돼 있다. 양일 공연에서는 류재준 작곡가도 무대로 나와 관객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20일에는 뉴욕타임스로부터 ‘20세기 마지막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은 ‘교향곡 7번-예루살렘 7개의 문’이 연주된다. 펜데레츠키가 지휘하고 KBS교향악단과 국립합창단, 서울시립합창단 등 400여명의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라 대작의 장엄함과 숭고미를 빚어낼 예정이다. 1만~10만원. 1544-5142.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하프타임]

    축구協 80주년 비전 선포식 대한축구협회가 창립 80주년을 맞아 22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비전 선포식을 연다. 협회는 이 자리에서 ‘축구, 그 이상을 위하여’라는 기치를 내걸고 창립 100주년인 오는 2033년까지의 목표와 세부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성남일화, 마지막 홈경기 무료 프로축구 성남 일화가 23일 오후 2시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대구FC와의 마지막 홈 경기를 무료로 개방한다. 성남은 “지난 25년간 사랑해 주신 팬들을 위해 성남 일화의 이름으로 치르는 이날 마지막 경기 전 좌석(VIP석 제외)을 무료로 개방한다”고 20일 밝혔다. 코베아, 스포츠산업 대상 캠핑·등산용품 브랜드인 코베아가 20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관,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시상식에서 대통령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국무총리상인 최우수상은 블루원 골프장에, 우수상(장관 표창)은 휠라인과 신티에스, 에스티엔, 대명레저산업 등에 돌아갔다. 경북 안동시는 우수 마케팅 지방자치단체에 뽑혔다.
  • 일제… 유신… 광주… 낮은 곳에서의 80년

    일제… 유신… 광주… 낮은 곳에서의 80년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가 한국 진출 8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선교회 측은 한국 진출 80년이 되는 오는 2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의 주례로 개회미사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6개월 동안 다양한 기념행사를 갖는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27일까지 전국 순회 미사·음악회를 비롯해 6·25전쟁 골롬반선교회 순교자 영상전 등 80년사를 정리한 물품전시회 등이 잇따라 열리게 된다.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는 유일하게 평신도와 사제들로 구성된 국제 가톨릭 선교단체. ‘사회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현장에서 함께 활동한다’는 설립 목적을 갖고 있다. 1933년 10월 29일 아일랜드의 선교사 10명이 부산항에 입항한 게 한국 진출의 시초. 선교사들은 대구교구 신학교에서 한국말을 배워 광주·목포·순천·제주 등지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했으며, 유배지 흑산도까지 들어갔다고 한다. ‘정치인들과 협상하지 말고, 한국어를 배우라’는 초대 감목대리 맥폴린 신부의 지침을 따라 빠르게 한국에 정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활동 중인 사제 35명과 평신도 3명을 포함해 지난 80년 동안 한국에서 활동한 선교회 신부는 266명에 달한다. 서울대교구 30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131개 성당을 건축해 한국 교회에 넘겨준 것으로 집계된다.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으로 옥고를 치르거나 추방,가택 연금된 신부도 부지기수. 6·25전쟁 중에는 골롬반선교회 신부 7명이 순교했고, 박정희 정권 때에는 선교회에서 야학과 노동사목을 폈으며 지학순 주교 투옥사건을 계기로 인권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철수 지시를 받고도 “6·25전쟁 때에도 나가지 않았다”며 시민들과 함께한 일화는 유명하다. 정부는 1999년 선교회 신부 3명에게 독립유공훈장을 수여했다.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한국지부장인 아일랜드 출신 오기백(63·본명 도날 오 키프) 신부는 “사회가 변한 만큼 교회도 변했고 이에 따라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며 “지난 80년의 역사를 정리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괴물의 원조’ 네시 출현 80주년…정체는 과연?

    ‘괴물의 원조’ 네시 출현 80주년…정체는 과연?

    1933년 4월 14일 한 영국인 부부가 자동차를 타고 가다 호수에서 공룡처럼 크고 검은 물체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바로 현재까지도 풀리지 않는 ‘괴물의 원조’ 네시(Nessie) 신화의 시작이었다.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호수인 네스호(湖)는 이후 한 미국인 변호사가 신비한 네시 사진을 내놓으며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최근 네시 연구 단체들은 네시의 출현(?) 8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당시 처음으로 네시를 목격했다는 여성은 지금은 작고한 알디 맥케이. 그녀는 네시 연구 단체가 공개한 인터뷰 필름에서 “지금도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면서 “네시를 목격한 후 당장 차를 멈추라고 남편에게 고함쳤다.” 며 당시를 회고했다. 이 부부의 목격담은 당시 언론을 통해 보도돼 화제가 됐고 이후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네시를 목격했다고 주장이 이어졌다. 급기야 네시를 연구하는 단체까지 등장했고 수많은 과학자와 언론사들이 네시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노력했으나 모두 수포에 그쳤다. 그러나 미스터리 괴물 네시는 엉뚱하게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효자’가 됐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 덕분에 매년 네시가 벌어다 주는 수입이 무려 6000만 파운드(약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네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돌정도. 스코틀랜드 관광청 말콤 러프헤드는 “맥케이 부인의 목격담이 지역 관광산업에 큰 기여를 한 것은 분명하다.” 면서 “80주년을 맞아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네시를 보러 오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백남준, 아이폰에까지 영감 줬다”

    “아이폰으로 음악이나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아이디어는 이미 백남준(1932~2006)이 오래전에 상상했던 것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아메리칸 아트 미술관(SAAM)의 수석 큐레이터이자 백남준 전문가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존 핸하르트는 12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백남준이 스티브 잡스에게 영감을 줄 만큼 시대를 앞서간 천재였다고 평가했다. SAAM은 올해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탄생 80주년을 맞아 13일부터 8개월간 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의 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우상)은 물론 미국의 여러 예술 재단과 기금 등 11곳이 후원할 정도로 미국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백남준의 주요 작품 67점과 개인 자료 140점이 관객을 맞는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백남준의 작품과 함께 제작 과정을 담은 개인 기록물들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그의 작품 활동에 대한 다층적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게 기존 전시들과 다른 점이다. →피카소가 20세기 전반을 지배했고, 백남준은 20세기 후반을 지배한 예술가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맞는 말은 아니다. 피카소는 그림을 리메이크한 반면 백남준은 비디오아트를 창조했다. 백남준은 새로운 예술 세계를 창조함으로써 예술계에 엄청난 충격을 준 천재다. 그는 영화와 TV,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쳤는데 한 인물이 이룬 업적으로는 엄청난 것이다. 우리는 그의 비디오아트로부터 아직도 배우고 있다. 백남준은 비디오아트계의 조지 워싱턴(미국 초대 대통령)이다. →백남준이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개발에 영감을 줬다는 얘기도 있는데. -백남준의 아이디어와 작품은 온라인 교육과 인터넷 등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고 있을 만큼 그는 미래를 내다보는 상상력의 소유자였다. 백남준이 상상한 대로 앞으로 동영상을 담은 책이 나올 수도 있다. →백남준 전문가가 된 계기는. -1970년대 초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을 때 그의 비디오아트 작품을 보고 매료돼 직접 맨해튼 스튜디오를 찾아가 교분을 맺었다. 이후 함께 해외 전시회를 다니는 등 친구처럼 지냈다. →백남준의 작품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한 가지만 택하기는 정말 힘들지만 ‘선’(禪·Zen for TV) 같은 작품을 좋아한다. →백남준과의 추억 한 토막만 소개해 달라. -1980년대 백남준의 스튜디오를 찾아갔을 때 그가 “존, 우리는 승리할 거야.”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한 게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백남준은 그때 이미 비디오아트가 미래에 예술 분야의 ‘최고’가 될 것임을 내다본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팔순’ 맞은 베니스영화제 서울서 걸작 상영 잔치

    올해로 80주년을 맞은 세계적인 권위의 베니스영화제의 상영작을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화제가 열린다.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베니스 비엔날레 재단, 주한 이탈리아문화원과 함께 12일부터 한 달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012 베니스 인 서울’ 영화제를 연다. 1932년에 시작해 올해로 80주년을 맞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영화제로 올해 김기덕 감독에게 황금사자상을 안겼다. 영화문화의 다양성과 문화 교류의 장을 넓히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지난 80년 동안 베니스영화제에서 소개된 세계 각국의 걸작들과 새롭게 복원한 이탈리아 고전, 동시대의 이탈리아 최신작까지 3개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까지 총 2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특히 이탈리아의 고전 걸작을 디지털로 복원한 작품을 소개하는 ‘베니스 클래식’ 섹션이 눈에 띈다.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스트롬볼리’(1950), 피에르 파올로 파솔리니의 ‘돼지우리’(1969), 프렌체스코 로지의 ‘마테이 사건’(1972) 등 이탈리아 영화사의 대표 걸작 4편을 선보인다. 베니스 비엔날레 재단 역사기록물 보관소의 희귀한 걸작을 선보이는 ‘80!’ 섹션에서는 ‘신은 인간을 필요로 한다’(1950), ‘징기스 칸’(1950) 등 9편이 상영된다. 또한 올해 베니스영화제 초청작들로 구성한 ‘베니스 69’ 섹션에서는 마르코 벨로키오의 ‘잠자는 미녀’(2012), 프란체스카 코멘치니의 ‘특별한 하루’ 등 동시대의 문제를 다룬 이탈리아 영화 7편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 기간에는 베니스영화제의 운영 감독(매니징 디렉터)을 맡고 있는 루이지 쿠치니엘로와 아시아 영화 담당인 엘레나 폴라키 프로그래머 등 베니스영화제 관계자들이 내한해 영화제를 직접 소개하는 시간도 갖는다. 아울러 김기덕 감독과의 대담, 이탈리아 영화에 정통한 영화평론가 한창호씨와 함께하는 ‘시네토크’ 등 행사도 마련됐다. 개막식은 12일 저녁 7시 낙원상가 4층에 있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일반관객 6000원, 청소년 5000원, 관객회원과 노인·장애인은 4000원이다. 자세한 작품 정보와 상영 시간표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www.cinematheque.seoul.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美 오바마 2기] ‘美 대통령 첫 미얀마 방문’ 오바마의 선택… 中 기선제압

    [美 오바마 2기] ‘美 대통령 첫 미얀마 방문’ 오바마의 선택… 中 기선제압

    미국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17~20일 미얀마를 비롯해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3개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8일(현지시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아시아를, 그것도 오랫동안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던 미얀마를 선택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오바마 행정부 2기의 외교 최우선 순위가 아시아에 있으며, 특히 ‘중국 봉쇄’에 초점이 맞춰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어서 아시아가 주요 2개국(G2)의 대결장이 될 조짐이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도 다음 주 호주와 태국, 캄보디아 등 아시아 3개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태국 방콕을 방문, 잉락 친나왓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올해 수교 180주년을 맞은 양국의 동맹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18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고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 정상들과 만날 예정이다. 캄보디아 역시 미국 대통령이 처음 방문하는 곳이어서 오바마 행정부가 작심하고 ‘아시아 최우선 정책’ 실행에 나섰음을 알 수 있다. EAS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도 참석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19일 미얀마 양곤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 미얀마의 민주화 및 정치개혁, 양국 협력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을 방문한 수치 여사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비공개 면담을 가졌고, 때맞춰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미국 국무장관으로는 1955년 이후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한 바 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무역확대를 통한 경제번영과 일자리창출, 에너지 및 안보협력, 인권, 지역 및 국제 현안 등의 이슈를 놓고 각국 정상들과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내 인권단체 등은 아직 미얀마 정부의 민주화 노력이 미진하다며 이번 방문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고 독재국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미얀마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오바마의 외교 행보가 해법이 난해한 ‘중동평화’ 대신 미얀마에서 외교적 치적을 쌓으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미주통신] ‘마천루 위에서의 점심’ 사진 조작 논란

    [미주통신] ‘마천루 위에서의 점심’ 사진 조작 논란

    ‘마천루 위에서의 점심’(Lunch atop a skyscraper)이라는 제목의 유명한 사진이 지난 20일(현지시각)로 세상에 공개된 지 80주년이 되면서 그 진실성에 의혹이 일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1932년 9월 20일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이 사진은 당시 건축 중인 록펠러 센터 건물 69층(260m)의 가로 빔에 건설 노동자들이 위태롭게 앉아서 서로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찍은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사진이다. 하지만 유명한 사진작가인 찰스 에버트에 의해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이 사진에 대해 캔 존스턴 사진 역사 전문가는 “그 사진은 록펠러 센터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며 실질 노동자가 아니라 여러 명의 사진작가가 연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논란에도 이 사진은 점심 후 잠시 휴식을 취하는 또 한 장의 사진과 함께 1930년대 미국 대공항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한 역사적 사진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에 나오는 노동자들의 신원에 관해서는 늘 의문이 있었으나 최근 아일랜드 출신 감독의 새로운 다큐멘터리 ‘점심시간의 남자’(Men at Lunch)에서는 패트(75), 패트릭(77) 등 두 명의 후손들이 등장하여 좌∙우측 맨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자신들의 아버지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英대표작가 12인이 그린 2012런던 그리고… 백남준이 남긴 1988서울

    英대표작가 12인이 그린 2012런던 그리고… 백남준이 남긴 1988서울

    런던올림픽이 한창이다. 선수들과 선수를 응원하는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를 예술적으로 표현해 낸 작품들이 전시된다. 귀여운 호돌이가 인상적이었던 1988년 서울올림픽의 추억을 되새겨볼 기회도 마련됐다. ●英낡은 전통 이미지 대신 현대적 예술 과시 8월 31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갤러리 본점에서는 ‘2012 런던올림픽 아트포스터전’이 열린다. 이번 런던올림픽을 통해 영국이 노리는 목표 가운데 하나는 영국이 여전히 전통에 얽매인 낡은 국가라는 이미지를 떨쳐버리고, 오랜 전통 위에 서 있지만 현대적이고 멋진 문화예술도 쌓아 왔다는 점을 선전하는 것이다. 이미 TV를 통해 본 사람들은 눈치챘겠지만 경기장이 세련된 보라, 그러니까 문화예술 쪽에서 가장 선호하는 색깔로 뒤덮인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문화예술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올림픽의 공식 포스터는 영국의 대표작가 12명에게 제작을 의뢰했다. 바로 이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다. 영국 골드스미스의 교수이자 데미안 허스트로 상징되는 yBa(Young British Artists·젊은 영국미술가)의 스승으로 유명한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스톱워치와 ‘GO’라는 문자는 간결하게 융합해 놓은 작품을 선보인다. 크리스티 오필리는 작품 ‘무명의 주자를 위하여’에서 육상선수의 모습을 그리스 도자기 형태에 담아 둬 역사성을 강조했다. 오륜의 패턴을 다양하게 변주한 레이첼 화이트리드의 ‘런던2012’도 재미있다. 앤시아 해밀턴은 ‘다이버들’이란 작품을 내놨다. 콜라주 기법으로 역동적 조각 작품을 선보여 왔던 작가는 싱크로나이즈드 수영 선수들을 화면 아래에 배치한 뒤 마치 다리로 오륜기를 돌리는 듯한 광경으로 도전하는 올림픽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색을 광학적으로 분할한 작품으로 유명한 브리짓 라일리는 ‘장미, 장미’라는 작품에서 영국을 상징하는 장미의 색깔을 광학적으로 나눈 색의 마술을 선보인다. 앞서 2008년 테이트모던갤러리에서 올림픽 선수들이 전시장을 질주하는 퍼포먼스로 열광적인 반응을 받았던 마틴 크리드는 오륜기 색을 기초로 올림픽을 상징하는 연단을 재현해 스포츠정신에 대한 존경을 보여줬다. 런던의 랜드마크인 빅벤을 색으로 분할해 둔 사라 모리스의 ‘빅벤’도 이채롭다. 영국 현대 작가들의 흐름을 엿본다는 점에서는 8월 19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쿨 브리타니아’전도 참고할 만하다. ●오륜기 워터스크린·호돌이 설치물, 향수 자극 1988년 서울올림픽을 추억할 수 있는 전시도 있다. 9월 16일까지 서울 방이동 소마미술관에서 열리는 백남준 탄생 80주년 전이다. ‘쿠베르탱’은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든 작품으로 여러 대의 모니터와 네온으로 인간과 오륜을 형상화했다. ‘올림픽 레이저 워터스크린’은 백남준의 유일한 설치 레이저 작품으로 오륜과 태극기의 4궤(건, 곤, 감, 이) 문양 등을 한데 어우러지게 해 뒀다. 빛을 이용하는 야외 설치 작품인 만큼 매일 밤 2차례 선보인다. ‘메가트론’은 무려 150대의 TV모니터로 구성한 하나의 대형화면에 역동적인 스포츠 경기 장면을 담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백남준의 ‘드로잉’ 본 적 있나요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 탄생 8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용인 상갈동 백남준아트센터는 내년 1월 20일까지 특별전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을 연다. 제목은 1992년 백남준이 남긴 메모에서 따왔다. 백남준을 기리는 노스탤지어가 오늘날 미디어아트와 만났을 때 더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는 의미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의 키워드는 인간과 기계 간의 조화다. 예술과 기계는 대척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잘 조화를 이루면 새로운 예술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 이가 백남준이다. ‘지구별’, ‘픽셀에서 파노라마까지’ 등 백남준의 작품이 주제별로 전시되고 , 이불·김신일(한국), 마리 바우어마이스터(독일), 빌 비올라(미국) 등 백남준의 맥을 잇는 13명의 작가 70여점도 함께 전시된다. 서울 방이도 소마미술관에서는 9월 16일까지 ‘광 : 선 백남준 스펙트럼’이 열린다. 조각이나 대형 설치작품을 위해 백남준은 다양한 아이디어 드로잉을 남겼는데, 최근 수집된 드로잉들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다. 이 밖에도 비디오 작업, 레이저 작업을 함께 선보인다. 광주시립미술관도 백남준이 존경했던 작곡가 존 케이지(1912-1992) 탄생 100주년과 백남준 탄생 80주년을 함께 묶어 ‘동서양인, 존 케이지+백남준+홍신자=251’전을 열었다. 10월 12일에는 ‘인간과 기계, 삶을 이중주하다’는 주제로 뉴욕 현대미술관 미디어아트 복원 전문가 글렌 와튼, 미국 노스이스턴대 미술사 및 미디어이론 교수 윌리엄 카이젠 등이 참가한 가운데 국제심포지엄도 열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노수희 “김정일 서거는 민족 최대 슬픔”

    노수희 “김정일 서거는 민족 최대 슬픔”

    지난 3월 2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100일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무단 방북한 노수희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이 5일 오후 판문점으로 귀환한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노씨가 밀입북해 우리 정부를 비방하고 북한을 찬양한 행위는 법 위반 사항”이라면서 “방북 경위와 북한 내에서의 행적 등을 조사한 후 관련 법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노수희 부의장의 평양 방문은 어느 모로 보나 정당하고 정의로운 애국적 장거”라며 “반통일 폭압 책동에 더욱 매달리고 있는 보수 당국의 처사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노 부의장이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 위원장과 노씨가 “동포애의 정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노 부의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의 서거는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상실이며 최대의 슬픔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씨는 지난 3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중앙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한반도 분열 사상 처음으로 남북 수뇌 상봉을 실현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마련해 주신 민족의 어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서는 “북녘 겨레는 인민을 하늘처럼 떠받들며 인민 사랑과 후대 사랑의 정치를 펴 나가시는 최고사령관님을 어버이로 믿고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녘은 정치적 안정과 막강한 경제적 잠재력에 의거해 강성국가를 반드시 건설하리라는 것을 느꼈다.”고 방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노씨는 김정일 사망 중앙추모대회(3월 25일)에 참석하고 만경대 김일성 생가(3월 26일)와 금수산기념궁전(2월 27일) 방문, 김일성 부자 동상 제막식(4월 13일), 김일성 100회 생일 중앙보고대회(4월 13일) 참석 등 60여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북한 김씨 일가를 찬양하고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행보를 이어 갔다. 그는 방북 다음 날인 3월 25일 김정일 초상화 앞에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고 적힌 화환을 바쳤다. 3월 26일에는 만경대를 방문해 방명록에 “국상 중에도 반인륜적 만행을 자행한 이명박 정권을 대신해 조국 인민의 사과를 만경대에 정중히 사죄드립니다.”라고 기록하기도 했다. 노씨의 친북 발언은 김일성 탄생 100주년과 인민군 창건 80주년 등 주요 행사가 몰린 4월부터 노골화됐다. 지난 4월 4일 범민련 북측본부 의장 최진수와 만난 자리에서는 “남과 북, 해외의 3자 연대를 강화해 자주 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북한 정권에 대한 충성 맹세를 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지방직 9급 공채 필기시험 총평

    “유형은 정형적, 출제분야는 골고루, 문제 난이도는 무난하게” 지난 12일 서울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실시된 지방직 9급 공채 필기시험에 대한 수험전문가들의 평가다. 내년 대대적 시험제도 개편을 앞두고 출제위원들이 파격 없이 최대한 조심스럽게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국어, 어문규정 9문제… 대체로 쉬워 국어는 어문규정 9문제, 비문학 7문제, 한자·속담 4문제가 출제됐다. 대체로 쉬웠다는 평이다. 송운학 에듀윌 국어강사는 “내년부터 9급 시험에 고교졸업자도 쉽게 응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맞춰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됐던 국어문제 난이도가 쉬워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어휘, 어법을 포함한 어문규정은 매년 가장 많이 출제되는 분야다. 이번 시험에서는 어간의 말음이 ‘ㄹ’인 용언의 활용형과 어휘 ‘상기다’의 용법은 다소 낯선 유형이었다. ‘그는 땀에 전 작업복을 갈아입었다.’에서 ‘전’은 ‘(땀에) 절다’의 바른 활용형이다. 또 정답을 고르는 데 큰 어려움이 따르지는 않았지만 ‘관계가 깊지 않고 조금 서먹하다’는 뜻의 ‘상기다’라는 어휘가 생소했다. 반면 ‘들르다, 띠다, 벌리다, 담그다, 무릅쓰다, 받치다, 붙이다, 갈음, 늘이다’ 등의 어휘는 이전에도 자주 출제됐다. 또한 묵호(Mukho), 극락전(Geungnakjeon), 경포대(Gyeongpodae) 등 로마자표기법도 단골 출제됐던 것이고, 파이팅·슈퍼마켓·코냑·팸플릿 등 외래어 표기법 문제도 기초적인 수준이었다. 비문학 영역은 이전처럼 ▲글의 중심내용 찾기 ▲알맞은 접속어 ▲글의 내용 파악 및 논리적 연결 문제가 출제됐다. 모두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였다. 그나마 수험생들이 어려워할 만한 문제는 한자와 어휘문제였다.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말을 할 때 저촉(抵觸)은 법률이나 규칙 따위에 위반되거나 거스른다는 뜻으로 ‘해당’으로 바꿀 수 없다. 또 면종복배(面從腹背)는 겉으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는다는 뜻이다. ●영어, 지난해와 출제비중·유형 똑같아 이번 시험 영어는 분야별로 문법 2문제, 어휘 4문제, 생활영어·영작 4문제, 독해 10문제가 출제됐다. 지난해와 분야별 출제비중·문제유형이 똑같았다. 난이도도 거의 같았다.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 맨정신’이라는 뜻의 ‘sobriety’와 가까운 뜻을 찾는 A책형 문제 2번의 답은 보기 4번 temperance(금주, 절제)다. 또 문제 4번에서 take place는 ‘개최되다’는 뜻이고, take down은 ‘걷다, 치우다’는 뜻으로 구분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문제 13번에 derivative(파생물)와 substitute(대체물)의 뜻 차이를 묻는 문제도 출제됐다. 김현수 강사는 “공무원 영어는 기출문제·기본서를 중심으로 어휘·독해를 공부하고 난 뒤 독해를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사, 의거 80주년 윤봉길 관련 문제 한국사는 시기별로 조선시대 관련 문제가 예년과 같이 7문제(35%)로 가장 출제비중이 높았다. 또 선사시대·연맹왕국 각 1문제, 고대국가 3문제, 남북국·후삼국 각 1문제, 고려 3문제, 근현대사 3문제 등으로 출제됐다. A책형 문제 4번은 그림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옳지 않은 설명을 고르는 문제다. 북쪽을 지키는 수호신인 현무도가 등장했는데, 현무도가 발견된 강서대묘는 벽화가 그려질 수 있는 굴식돌방무덤으로 덧널무덤이라고 한 보기 2번이 잘못된 설명으로 정답이다. 문제 19번은 윤봉길 의사 관련 문제다. 1932년 4월 폭탄으로 일본군 대장을 즉사시켜, 올해가 의거 80주년이다. 이 사건의 영향을 고르는 문제의 정답은 ‘한국광복군 형성의 기초가 되었다’는 보기 2번이 답이다. ●행정법, 알기 쉬운 문제 위주로 행정법은 판례 13문제, 법령 6문제, 이론 1문제가 출제됐다. 보기의 길이가 다소 긴 문제가 있어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시자들이 있었지만 대체로 알기 쉬운 문제 위주로 출제됐다. 4번은 지난해 말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한 내용 중 옳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다. 개인정보에 관한 분쟁을 조정하는 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심의위원회(보기 3번)가 아니라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다. ●행정학, 토머스 갈등관리 방안 단골 출제 행정학은 기출문제가 반복 출제돼 난이도는 예년과 비슷했다. 기초이론의 기본적 내용이 출제됐다. 신공공관리론의 대안으로서 신공공서비스론의 출제빈도가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또 갈등해결의 방안으로서의 토머스 모형도 최근 자주 출제되고 있다. 특히 예산 분야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성(性)인지예산이 출제빈도가 잦다. A책형 문제 3번은 토머스가 제시하고 있는 갈등관리 방안에 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다. 이 안에 따르면 타협이란 자신과 상대방 이익의 중간 정도를 만족하게 하는 것이다. ‘자신과 상대방의 이익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방안’이라고 한 보기 4번이 정답이다. 문제 20번은 성인지예산에 대한 문제다. 이 예산정책이 ‘성 중립적 관점에서 출발한다.’고 한 보기 2번이 옳지 않은 설명으로 정답이다. 성인지예산 정책은 성별 차이로 불평등이 발생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정책이다. 남진우 강사는 “인사, 재무, 지방행정 등 각론분야에서 법령에 관한 문제가 많이 출제가 되고 있어 법령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도움말 에듀윌
  • 이례적으로 중앙보고대회만… 北 숨고르기?

    이례적으로 중앙보고대회만… 北 숨고르기?

    북한이 조선인민군 80주년 창건일인 25일, 예년보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중앙보고대회만 치렀다. 최근 미사일 발사에 이어 대남 도발을 예고했던 북한이 한 박자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일성 동지께서 조선인민군을 창건하신 80돌이 되는 날을 경축하는 중앙보고대회가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성대히 진행됐다.”고 전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 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리영호 군 총참모장은 보고에서 ‘인민군대 강화’를 강조한 뒤 “우리 군대와 인민은 또 다시 우리 체제와 최고존엄을 중상모독하는 특대형 범죄행위를 감행하는 이명박 역적패당에 대한 치솟는 분노로 복수의 피를 끓이고 있다.”며 “역적패당의 아성을 짓뭉개버리는 우리 식의 보복성전을 벌여나감으로써 극악무도한 도발자들의 숨통을 끊어버리고 도발원점들을 흔적도 없이 죽탕쳐 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참모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대남 비난·협박의 연장선상으로 보이지만 물리적 도발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 조선중앙TV·방송, 평양방송 등은 오후 중앙보고대회를 1시간 동안 녹화방송했다. 80주년 창건일인 이른바 ‘꺾어지는 해’에 북한이 다른 행사 없이 보고대회만 치른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에 맞춰 열병식을 앞당겨 치렀기 때문에, 다른 대규모 행사 없이 보고대회로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대남 도발 등 협박 수위를 높인 뒤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오늘 인민군 80주년 창건일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보이지 않았다.”며 “북한도 내부 정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세습 끝낸 北, 극한대치로 체제 굳히기

    남북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23일에는 ‘혁명무력의 특별행동 개시’ 선언이라는 북측의 위협까지 나왔다. 남북이 벼랑 끝 대치로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대남 비난은 지난 18일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및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으로 시작됐다. 이들 성명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16일 라디오 연설과 보수 대북 단체 시위 등이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면서, “서울 한복판이라 해도 우리의 최고 존엄을 헐뜯고 건드리는 도발 원점으로 되고 있는 이상 그 모든 것을 통째로 날려보내기 위한 특별행동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실상 첫 번째 도발 예고였던 셈이다. 이후 북한은 정부·정당·단체 성명 및 조국전선중앙위 담화, 군민대회, 외무성 대변인 성명 등을 통해 이 대통령의 지난 19일 국방과학연구소 방문 발언, 20일 통일교육원 특강 등을 연일 비난하더니, 23일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 통고를 통해 “우리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은 일단 개시되면 3~4분, 그보다 더 짧은 순간에 지금까지 있어본 적이 없는 특이한 수단과 방법으로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 도발 위협 수위를 한층 높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특별작전행동소조는 처음 등장한 조직으로, 최근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을 위해 신설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특별행동 발표는 지난해 12월 말 북한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한 대남 강경 입장이 나온 후 남북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악재들의 영향으로 구체화된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북한이 당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 태양절 등 최근 중요한 행사들이 모두 끝나면서 본격적인 대남 도발을 준비하는 것 같다.”며 “청와대와 정부 홈페이지, 언급된 언론사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 테러부터 시작해 이들 기관에 대한 생화학 테러까지 모든 유형의 도발에 대한 적극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 체제가 미국·유엔과 대립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대립 구도를 남북으로 돌려 내부적으로 체제를 결속하면서 한편으로는 남한 대선까지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북한이 대통령과 보수언론을 타깃으로 삼았는데, 이들이 모여 있는 서울을 공격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선전포고이기 때문에 오히려 전자파 교란이나 사이버 테러 가능성이 있고, 서울 공격을 예고한 뒤 ‘성동격서’ 식으로 서해 미사일 발사나 비무장지대(DMZ) 도발 등 무력 시위를 통해 긴장을 고조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 최근 들어 말을 앞세우는 경향이 강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전 차관은 “북한으로서는 남북 간 긴장 고조 발언이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 상황이니 인민군 창립 80주년인 25일과 대남 도발을 연계시키기보다는 우리 측의 향후 대응에 따라 실제 행동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최근 대남 비난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면서 “특별작전소조의 실체가 무엇인지, 북한의 향후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창군 80돌 앞두고 연일 대남 비방

    북한이 오는 25일 조선인민군 창건 80주년을 앞두고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3차 핵실험 등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 현 상황이어서 군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21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리명박쥐새끼 패당을 이 땅 위에서 하늘 아래서 씨도 없이 깨끗이 쓸어버릴 것”이라며 “역도는 입에 게거품을 물고 북이 장거리미사일 발사에만도 돈을 얼마 썼을 것이고 그 돈이면 강냉이 얼마를 사올 수 있었을 것이라느니 뭐니 하고 줴쳐댔는가 하면 어용나팔수들을 내세워 그 무슨 잔치비용이요 뭐요 하며 입에 담지 못할 수작질을 해댔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도 우리 정부가 지난 19일 전략미사일을 공개한 것에 대해 “괴뢰패당의 호전적 망동이자 전쟁 열 고취”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앞서 20일에는 평양에서 15만명 이상의 군인과 주민을 동원해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에 대해 “김정은이 이번 4월 25일 인민군 창설 80주년을 전후해 공화국 원수로 추대될 가능성이 높으며 4월의 마지막 공식 행사인 이번 행사를 끝으로 김정은 시대가 명실공히 개막될 것”이라면서 “‘체제 모독’과 ‘존엄 훼손’에 대해 대단히 민감한 북한이 최근 우리 정부가 ‘통중봉북’ ‘정권 교체’등 용어를 사용한 데 대해 상당한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기고] 내가 겪은 김일성 생일/림일 탈북작가· ‘소설 김정일’ 저자

    [기고] 내가 겪은 김일성 생일/림일 탈북작가· ‘소설 김정일’ 저자

    지난 15일은 김일성의 100번째 생일이었다. 북한 전역에서는 매년 이맘때 ‘충성의 노래모임’이 열린다. 이름 그대로 노래와 무용으로 김일성에 대한 충성심을 표현하는 정치음악회이며, 지난 1980년대 초 노동당의 특별지시로 불쑥 생긴 사회 풍조이다. 모든 기관과 단체, 공장과 농어촌, 군부대에서 한달 전부터 준비하는 이 공연은 일과 후 주민과 군인들이 3~4시간씩 고된 연습을 한다. 예능 기량이 우수한 사람들로 주요 종목을 만들며 합창과 합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참여한다. 시낭송, 노래, 연극, 만담 등으로 이뤄진 ‘충성의 노래모임’은 1~2시간가량 진행된다. 김일성 우상화 정치행사의 일종인 충성의 노래모임은 대중가요 ‘김일성 장군의 노래’로 시작하는데, 이 노래는 북한의 모든 행사에서 서곡으로 불린다. 마치 남한의 각종 공공행사장에서 태극기를 향해 ‘애국가’를 부르듯이 말이다. 이틀 휴무인 김일성 생일은 북한에서 ‘민족 최대의 명절’로 불린다. 첫날은 모든 주민들이 영구적으로 소속된 기관·단체 등에서 ‘학습토론회’ ‘영화감상회’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를 진행하며 다음 날은 자유롭게 휴식을 취한다. 20년 전 김일성 탄생 80주년 때 평양에서 필자의 가족이 국가에서 받은 명절 공급은 돼지고기 1㎏, 된장 500g, 술 1병, 고급담배 2갑, 사탕과자 1㎏, 두부 2모, 사과 4알이 전부였다. 최근 탈북한 후배들로부터 전해 들은 90주년 공급은 쌀 1㎏이 고작이었다. 휴무가 끝나면 출근을 평일보다 1시간 일찍 하는데 그것은 수령의 덕분에 명절을 보냈으니 그에 대한 보답으로 일을 더 많이 하겠다는 맹세를 다지는 ‘충성의 선서모임’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명절 후에 꼭 같이 적용된다. 만약 4·11 총선에서 승리한 한국의 국회의원 당선자가 공영방송에 나와 “인류역사에 다시 없을 한없이 자애로운 유권자들을 해와 달이 다하도록 높이 모시고 따르겠습니다. 부모가 준 육체적 생명보다 국민이 주신 정치적 생명을 귀중히 여기고 여러분의 말씀을 피와 살로 만들고 살겠습니다.”라고 맹세를 한다면 어떨까. 아마 “뭐야? 저 사람 정신병자 아니야?” 혹은 “야! 재밌다. 코미디보다 더 웃겨.”라는 반응이 돌아올 것이다. 북한에서는 다르다. 해마다 이맘때 남한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물론 당과 국가의 간부들이 경쟁적으로 TV와 방송에 나와 김일성 충성가무를 한다. 인민의 마음속에 영생하는 수령의 덕으로 대의원이 되고 간부가 되었기에 수령을 찬양함은 당연하겠지만, 그들은 아마도 ‘좋은 노래도 세 번이면 듣기 싫다.’라는 말이 있는 줄도 모르는 듯싶다. 고령의 나이에 저마다 무대에 올라 감동의 눈물을 보이며 노래와 춤을 추는 모습이 참으로 가관이다. 아들이 못다한 혁명 위업을 손자가 이어가는 희한한 나라에서 독재정치, 혁명사상, 핵무장 군사가 최고인 이른바 ‘강성대국’ 진입이 수십년간 계속되는 주민들의 굶주림을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구천에 사무친 배고픈 민심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고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맞아 ‘광명성 3호’를 쏘는 북한당국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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