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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서 80대 한인 할머니 ‘묻지마 폭행’한 용의자 체포

    LA서 80대 한인 할머니 ‘묻지마 폭행’한 용의자 체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최근 85세 한인 할머니를 ‘묻지마 폭행’한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14일(현지시간) 주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LA 경찰국은 지난 10일 한인타운 중심가 대형마트에서 발생한 한인 송모(85) 할머니 폭행 사건의 용의자로 리처드 콜로모(41)를 전날 검거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한인 할머니를 폭행한 경위와 이 사건이 인종 증오범죄인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키 174㎝, 체중 77㎏의 히스패닉계 남성인 콜로모(벨 가든스 거주)는 범행 직후 달아나는 장면이 인근 상점의 CCTV 영상에 찍혔고, 경찰의 추적 끝에 신원이 확인됐다. 송 할머니는 용의자한테서 머리를 얻어맞아 뒤로 넘어졌으며,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의식을 잃었고 머리에서 피를 흘렸다. 미국 시민권자인 송 할머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송 할머니는 두 눈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LA 총영사관은 “이번 사건은 금품갈취 등의 특별한 목적 없이 피해자를 무작위로 골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2월에도 한인타운에서 83세 한인 할머니가 백인 여성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지난 2016년에는 LA 다운타운에서 노숙자의 폭행으로 80대 한인 노인이 사망한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완전한 사육? 19세 여성 꾀어 감금한 80대 노인

    10대 소녀와 동거한(?) 80대 아르헨티나 노인이 긴급 체포됐다. 집이 싫어 가출을 한 소녀는 숙식과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말에 깜빡 속았다며 노인을 직접 고발했다. 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의자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주 킬메스라는 곳에 혼자 살던 81세 노인이다. 80대지만 인터넷에 능숙한 노인은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를 알게 됐다. 아르헨티나 북구 미시오네스주에 살던 피해자는 19살 여성으로 가정에 불만이 많았다. 일자리가 부족한 미시오네스주의 경제에도 여성은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노인은 그런 여성에게 일자리와 숙식을 약속하며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오라"고 했다. 그 말을 믿고 무작정 집을 뛰쳐나와 노인을 찾아갔지만 여성에겐 지옥 같은 생활이 시작됐다. 노인은 여성을 집에 가두고 집안일을 시키면서 매일 성관계를 요구했다. 잠깐 장을 보러 나가는 것 외엔 외출도 허락하지 않았다. 잠자리에 들 때면 도망가지 못하게 방과 대문에 자물쇠를 굳게 걸어 잠갔다. 견디다 못한 여성은 시장에 간다고 나갔다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노인의 집을 수색하다가 혀를 내둘렀다. 각종 무기와 마약, 비아그라, 포르노물 등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노인의 집에선 16구경 엽총, 공기총, 카빈, 권총, 포르노물, 비아그라, 콘돔, 마리화나 등이 발견됐다. 피해여성은 "노인이 비아그라를 복용하고 매일 5회 이상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숙식과 일자리를 미끼로 여성을 꼬여 사실상 감금한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인신매매에 준하는 혐의로 남자를 처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부에노스 아이레스주 경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부모님 안심하고 모실 곳 ‘1등급 요양병원 ’ 어딜까

    부모님 안심하고 모실 곳 ‘1등급 요양병원 ’ 어딜까

    80대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김세영(57)씨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건이 남의 일 같지가 않고 불안하다. 병과 노화로 아버지 기력이 급격히 쇠해 최근 형제들과 요양병원에 모시는 문제를 논의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부족한 의료인력과 각종 안전사고 문제가 불거져 걱정이 앞선다. 김씨처럼 부모를 안심하고 모실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반드시 체크해 봐야 할 사항이 있다.3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정부는 2년에 한 번씩 심평원을 통해 전국 1400여개 요양병원의 등급을 평가한다. 권역별로 영남권이 534곳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경기권(351곳), 호남권(212곳), 충청권(180곳), 서울권(110곳), 강원권(31곳), 제주권(10곳) 등의 순이다. 이들 기관 중 가장 최근인 2015년 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기관은 202곳이다. 1등급 기관은 종합점수 100점 만점에 92점을 넘는 우수기관을 의미한다. 그다음으로 5등급까지 차례로 등급을 매긴다. 1등급 병원 비율은 서울이 31.6%로 가장 높고 다음은 대구(22.4%), 대전(21.6%), 경기(17.6%), 인천(16.4%), 광주(16.3%) 등으로 대도시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강원은 26개 병원 중 1등급이 1곳도 없고 제주는 1곳이다. 이들 202개 기관 중 2013년과 2015년 평가에서 2회 연속 1등급을 받은 기관은 전국에 57곳이 있다. 수도권에 절반에 가까운 26곳이 몰려 있다. 1등급 기관과 세부 평가정보를 확인하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서 ‘병원평가정보’ 항목을 찾아 지역을 입력하면 된다. 요양병원을 선택할 때 비용을 최우선 조건으로 고려하는 사람이 많지만 기관의 질을 따진다면 따로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다. 요양병원 평가정보 항목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은 ‘인력 보유 수준’이다. 화재 참사가 발생한 세종병원은 의사 2명(비상근 1명 제외), 간호사 6명이 근무해 대부분 노인인 환자들을 대피시킬 여력이 없었다. 의사, 간호사 등 간호인력 1인당 환자 수가 평균 이하이면서 약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사회복지사, 의무기록사 재직일수율이 높은 곳이 인력 보유 수준이 높은 곳이다. 심평원은 간호인력의 이직률도 살핀다. 인력 보유 수준이 낮을수록 환자 돌봄이나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요양병원은 환자 35명당 의사 1명, 환자 6명당 1명의 간호사를 둬야 한다. 일상생활 수행능력과 욕창 관리 수준을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요양병원 진료기능 평가항목을 봤을 때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감퇴한 환자나 욕창이 악화된 환자 비율이 높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노인환자의 인지기능 검사, 당뇨관리를 위한 검사비율이 낮아 일상생활 수행능력 평가가 부실한 곳도 피해야 한다. 비용이 높다고 무조건 높은 등급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해서는 안 된다. 환자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지와 주거지와의 거리도 중요사항으로 고려해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월드피플+] 외로움을 누드모델로 승화한 中 88세 할아버지

    [월드피플+] 외로움을 누드모델로 승화한 中 88세 할아버지

    "혼자 집에 앉아 TV를 보느니 하루 8시간 학생들 앞에 나체로 앉아있는 편이 낫다" 30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신문망 영문판(ECNS)은 고독함 대신 누드 모델 일을 선택한 80대 할아버지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쓰촨성 청두에 홀로사는 왕 쑤중(88) 할아버지는 매일 아침 8시 30분 쯤 청두 사범대학에 간다. 그리고 한 무리의 예술대학 학생들 앞에서 옷을 벗고 자연스레 포즈를 취한다. 매달 700위안(약 11만 8000원)정도의 연금으로 살아가던 할아버지는 2012년 부터 이 일을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난 옷을 입은 채로 하루에 70위안(약 1만 1000원), 나체로 100위안(약 1만 7000원)을 번다. 이는 예술이며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학생들이 내게 말을 걸어주고 선생님들도 마음을 많이 써주신다. 그러나 이 일을 시작한 뒤로 자식들은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내가 자신들의 체면을 구긴다고 생각하고 화를 낸다. 자식들의 완강한 반대에도 예술을 위한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누드 모델은 여전히 수치스러운 직업으로 여겨진다. 낯선 사람들 앞에서 옷을 벗어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수입이 낮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후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 할아버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1만 건이 넘는 댓글과 9만 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또한 자녀들이 취업을 위해 도시로 빠져나가고 농촌에 노부모만 빈집을 지키고 있다는 중국의 ‘콩차오라오런’(空巢老人) 현상에 대한 열띤 토론을 부채질했다. 콩차오라오런은 한국에서 '빈집지기(empty-nester)'라고도 불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노인들에게 보다 포괄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젊은 사람들이 부모와 더욱 긴밀한 의사소통을 유지하도록 장려해야한다”며 “노인들은 자녀들로부터 정신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차이나데일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왜 여기로 옮겼나”… 대피한 노인 환자들 극심한 불안 증세

    “왜 여기로 옮겼나”… 대피한 노인 환자들 극심한 불안 증세

    구조 중 건물에 부딪혀 부상 갑작스런 건강 악화 우려 커 치매·부정맥 앓던 80대 숨져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당시 불이 난 건물과 연결된 세종요양병원에는 장기 요양 환자 94명이 있었다. 천만다행으로 무사히 대피한 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29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일단 가족들이 집으로 데려간 1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환자들은 밀양·창원·양산·부산·대구·경북 등의 요양병원으로 뿔뿔이 이송돼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세종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은 70~90대 고령인데다 치매 등 여러 가지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어 혼자서는 움직이기 어려운 환자들이다. 분초를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서 구조대와 병원직원, 시민들이 업고 대피시키는 과정에서 벽이나 계단에 부딪혀 다친 환자들도 있었다. 의료진과 보호자들은 고령의 요양환자들이 영하의 추위 속에 얇은 환자복만 입은 채 건물 밖으로 나온 뒤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놀라고 추위에 시달리는 등 충격이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염과 연기로 뒤덮인 당시 병원 상황을 떠올리며 불안해하는 환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호자 이모(60·부산시)씨는 “어머니(92)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아들과 함께 정신없이 가보니 어머니가 장례식장 안에 대피해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 어머니는 두 다리가 불편해 혼자서는 한 발짝도 다닐 수 없어 휠체어를 이용한다. 이씨는 “너무 놀라 온몸이 떨려 우황청심환까지 먹었다”고 했다. 6명이 이송돼 입원해 있는 창원시 동창원요양병원 측은 “병원이 왜 바뀌었는지 이유를 잘 모르고 있다가 뉴스를 보고 화재로 대피한 했다는 것을 뒤늦게 안 환자도 있다”며 “고령의 환자들은 환경변화나 작은 충격에도 질환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세심한 주의·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 치매와 천식, 부정맥 등 노인성 질환으로 세종요양병원에 입원했던 김모(86·여)씨는 이번 화재로 새한솔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 호흡곤란이 악화돼 지난 28일 밤 11시 50분쯤 사망했다. G요양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인 한 할머니(84)는 “아침을 먹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소방차와 구급차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고, 누군가한테 업혀 나왔다”며 “지금도 가슴이 ‘쿵쿵’거리고 숨이 가쁘다”고 불안해 했다. 대피 직후 보건소 측에서 지정해준 병원이 불편해 요양병원을 몇 차례 옮겨다닌 환자들도 있고, 가족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환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中, 자연이 만든 신비한 회전 ‘아이스 서클’

    中, 자연이 만든 신비한 회전 ‘아이스 서클’

    중국 북동부 한 지역의 얼음판 위에 형성된 신비스런 회전 아이스 서클. 이 곳을 찾은 많은 관광객의 입소문과 네티즌들을 통해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람 손 때가 묻지 않고 자연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어떤 기구나 사람을 통해 밀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 사연을 지난 5일(현지시각) 중국 매체 CGTN이 소개했다. 영상 속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거대한 얼음 원반은 리오닝(Liaoning) 주 선양(Shenyang)시 시궁쯔지(Xiquchengzi) 마을에 있다. 한 마을 주민은 40여 일 전 리아오(Liao) 강에 직경 12미터에 이르는 큰 원형 모양의 아이스 링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그는 “아무도 어떻게 형성됐는지 모른다. 80대 노인들도 생전 처음 본 현상”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 희귀한 장면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어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올렸다. ‘별난(eccentric)’ 그리고 ‘외계인(extraterrestrial)’이란 닉네임까지 붙으며 겨울 명소가 되고 있다. 지방 당국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얇은 얼음 위로 올라가지 마세요’라는 경고용 안내 문구판을 세웠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중국 지질과학 자연연구소 송(Song) 교수에 따르면 이 회전 얼음판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그는 “아이스 서클은 일반적으로 강에서 ‘소용돌이와 같은 움직임(vortex-like motion)’에 의해 형성된다”며 “그러한 소용돌이는 천연 가스 방출로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이스 서클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호수 표면에 생긴 아이스 서클은 이 곳 뿐만이 아니다. 러시아 바이칼(Baikal) 호수 표면의 아이스 서클은 2009년 미국 잡지 와이어드(Wired)에 가장 재밌고 흥미로운 기사로 소개 되었다. 또한 뉴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과 덴마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사진·영상=CGTN/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엄마 퇴원하는 날인데…” 청천벽력 같은 참변에 넋놓고 오열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엄마 퇴원하는 날인데…” 청천벽력 같은 참변에 넋놓고 오열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망자들이 이송된 장례식장의 분위기는 비통함 그 자체였다.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고 찾아온 유가족들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아직 가족의 사망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는지 초점 없는 눈빛으로 멍하니 서 있는 사람도 있었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화재로 숨진 37명 가운데 80대 이상이 절반이 넘는 26명에 달했다. 5층에 입원해 있던 99세 할머니를 포함해 90대가 9명이었으며, 80대 17명, 70대 4명, 60대 4명, 40대 1명, 30대 2명씩이었다. 2층 병실에서 가장 많은 18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3층 중환자실에서 8명, 5층 병실에서 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이날 밀양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박모(85)씨는 깊게 팬 얼굴 주름 사이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내 이모(82)씨를 떠나보냈다고 했다. 박씨는 잠깐 다른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TV 뉴스로 세종병원에 불이 났다는 사실을 접했다. 곧바로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아내는 세상을 떠난 뒤였다. 박씨는 온몸이 검은 그을음으로 뒤덮여 있는 아내의 시신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오열했다. 박씨는 “사망자를 한쪽에 눕혀 놨던데 거기서 이름을 보고 아내를 찾았다. 얼굴이며 팔이며 타지는 않고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면서 “아내가 입원한 지 한 달이 돼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돼 버렸다”며 울먹였다. 아내의 시신을 본 순간 박씨의 머릿속에는 지난 60여년 동안 함께 살았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졌다. 아내가 17살, 박씨가 20살 되던 해 결혼한 두 사람은 모두 밀양 출신으로 함께 농사를 짓고 살았다. 25년 전 아내가 디스크로 수술을 받아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이후로는 일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씨는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고 보살피며 지금까지 다투지 않고 살아왔는데 안타깝게도 이날 참변을 맞았다. 박씨는 “이렇게 억울하게 죽어서야 되겠나”며 원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세종병원 2층 입원실에서 책임 간호사로 일하다 숨진 김모(49·여)씨의 남동생(46)은 누나의 억울한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누나가 발견된 장소는 세종병원에서 약 20m 떨어진 길 건너 노인회관이었다. 그는 “담요에 덮여 있는 누나에게서 체온이 느껴져 살려 달라고 고함을 쳤는데도 의료진이나 구급대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외침에 김씨는 뒤늦게 밀양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전 10시 49분쯤 결국 눈을 감고 말았다. 병원 5층에서 입원 중이던 어머니를 잃은 윤모(60)씨는 한솔병원 장례식장에서 TV에 나오는 소방당국 관계자의 기자회견을 보며 울분을 토했다. 윤씨는 “어머니 시신의 입가에 검은 연기로 인한 그을음이 묻어 있었다”면서 “연기가 2층 이상 올라가는 것을 차단했다는 소방당국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윤씨는 “어머니는 충분히 걸을 수 있는 상태였는데, 소방당국이 1층에서 연기를 차단하지 못해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라면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화재로 숨진 박모(92·여)씨의 밀양병원 장례식장에는 다섯 딸과 사위들이 와 있었다. 한 유가족이 “오늘이 퇴원 날이었는데…”라며 눈물을 훔쳤다. 폐가 좋지 않아 치료를 받던 박씨는 상태가 호전돼 아래층 병실로 옮긴 뒤 퇴원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이날 참변을 당했다. 가족들은 TV 뉴스로 비보를 접했다. 두 딸은 서둘러 병원을 찾아갔으나 어느 병원으로 이송됐는지 확인이 안 돼 이리저리 찾아 헤매다 겨우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건 노모의 사망 소식이었다. 지난해 12월 21일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슬픔에 잠겼던 충북 제천의 시민들도 이날 밀양 화재 소식을 듣고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안타까워했다. 밀양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밀양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멕시코 치안 보여주는 단 한장 사진… “제발 훔치지 마세요”

    멕시코 치안 보여주는 단 한장 사진… “제발 훔치지 마세요”

    멕시코의 치안상태를 실감케 하는 한 장의 사진이 언론에 소개됐다. 연방수도 멕시코시티의 우니베르시닷이라는 대로에서 찍었다는 사진 속엔 자전거 1대가 세워져 있다. 누군가 훔쳐갈까 주인은 쇠사슬로 자전거를 전신주에 매어놓았다. 그러면서 옆에는 손글씨로 쓴 호소문(?)을 걸었다. 종이박스를 오려내 쓴 글엔 "제발 나의 자전거를 훔쳐가지 마세요. 출근하는 데 꼭 필요합니다"라고 적혀있다. 글은 "(나는) 85세 된 사람입니다"라고 끝맺음되어 있다. 현지 언론은 사진을 소개하며 "제발 훔쳐가지 말라고 부탁해야 하는 나라, 그리고 이런 부탁이 소용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야 하는 나라가 멕시코"라며 자국의 불안한 치안을 개탄했다. 네티즌들도 적극적으로 공감했다. 한 네티즌은 "80대 노인이 일을 해야 하는 것도, 게다가 자전거 걱정까지 해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멕시코는 자전거 절도사건에 대한 통계는 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절도사건을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유추할 수 있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발생한 자동차절도사건은 모두 9만187건으로 역대 최다였다. 2016년 7만925건과 비교하면 사건은 27.2% 증가했다. 멕시코의 치안불안은 사회적 문제를 넘어 이젠 경제성장까지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멕시코 중앙은행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외국인투자를 꺼리게 하는 1등 요인으로 치안불안을 꼽았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지난해 4월, 7월, 9월에 실시한 동일한 설문에서도 이런 답이 나왔다"며 치안불안이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최대의 걱정거리라고 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SDP뉴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필리핀 마욘화산 대폭발 임박…시뻘건 용암 분출

    필리핀 마욘화산 대폭발 임박…시뻘건 용암 분출

    필리핀 중부 알바이 주에 있는 마욘 화산의 대폭발이 임박하면서 현지 주민 5만 6000명이 대피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23일 필리핀 현지 언론와 AP통신에 따르면 마욘 화산 분화구에서 화산재가 3㎞ 상공까지 분출해 버섯 모양의 구름을 형성한 데 이어 시뻘건 용암도 700m 상공까지 치솟는 등 폭발 징후가 한층 뚜렷해졌다. 필리필 재난당국은 마욘 화산이 수시간에서 수일안에 격렬하게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리핀 지진화산연구소는 전날 마욘 화산에 대한 경보 수위를 3단계(위험한 폭발 경향 증가)에서 4단계(위험한 폭발 임박)로 상향했다. 알바이 주는 주민 접근을 차단하는 위험지역을 화산 반경 8㎞에서 9㎞로 넓혔다. 한 대피소에서는 80대 노인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바이 주 레가스피 공항과 나가 공항이 폐쇄됐고 이 지역을 지나는 비행기 운항도 금지됐다. 인근 카마리네스 수르 주까지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퍼지면서 일부 도시와 마을이 잿빛으로 뒤덮였다. 재난 당국은 방진 마스크 3만여 개, 쌀 5천 포대, 식수, 의약품 등 구호품을 대피소에 공급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마욘화산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 거리에 있으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는 필리핀에서 마욘화산은 22개 활화산 가운데 하나로, 지난 500년간 약 50차례 폭발했다. 2013년에는 마욘화산이 폭발해 외국인을 비롯한 등산객 5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다. 1814년에는 최악의 마욘화산 폭발로 1천2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문기술자 이근안 “다 죽고 나만 미친놈 되기 싫다”

    고문기술자 이근안 “다 죽고 나만 미친놈 되기 싫다”

    영화 ‘1987’과 ‘남영동1985’, ‘변호인’ 등 군사독재 시절을 다룬 영화에는 실존 인물 박처원과 이근안이 여러 차례 영화 속 배역으로 등장한다. 고문·조작의 총책임자였던 박처원과 고문기술자 이근안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먼저 박처원은 민주화운동 인사들을 고문하거나 간첩수사 결과를 마음대로 조작하던 일련의 행위를 직접 지휘한 총책임자였다. 그 공으로 경찰서장, 도경국장도 안 하고 치안본부 2인자인 치안감까지 올라갔다. 이근안은 1970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 당시 대공분실장이던 박처원의 경호원 역할을 맡았다. 박처원의 대공업무를 도우며 ‘분신’처럼 고문 기술자로 활약했다. 1985년 김근태 당시 민청련 의장이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박처원은 ‘김근태가 입을 열지 않는데 당신이 맡아야 겠다’며 이근안에게 김근태의 고문을 지시했고 이후 이근안의 11년 간의 도피생활을 도왔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9일 박처원이 10년 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근황을 전했다. 박처원은 생전 사람을 죽이는 고문을 지시하고 고문기술자의 도피를 지속적으로 도왔지만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근안은 자신의 고문 행위와 당시 고문 수사의 전모를 알고 있는 인물이지만 30년이 지난 지금도 반성의 기색은 없었다. ‘뉴스쇼’는 이근안이 홀로 동대문구 허름한 다세대 주택 지하방에 살고 있으며, 한때 별명이 ‘곰’이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초라한 행색의 80대 노인이었다고 전했다. 이근안은 “30여 년 전 얘기고, 관련된 사람들 다 죽고 나 혼자 떠들어 봐야 나만 미친놈 된다. 살 거 다 살고 나와서 지금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인터뷰했다. 앞서 이근안은 2010년 이후 언론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말들을 했다. “나는 고문 기술자가 아닌 심문기술자였다. 1980년대 심문은 예술이었다.”“애국은 남에게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 당장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똑같이 일할 것이다.” “영화 ‘남영동1985’를 보고 웃었다. 물고문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이근안으로부터 고문을 받았던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전류를 때로는 강하게. 길게도 하고 또 짧게도 하고. 고통과 공포는 주되, 사람이 목숨을 잃지는 않도록…”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의 혹독한 고문 휴우증으로 수년간 파킨슨병을 앓았다. 김근태와 함께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았던 문용식 현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은 “박종철 고문했던 남영동 팀이 결국 김근태도 고문했던 것이고 검찰이 김근태 의장의 고발을 받아들여서 엄정하게 수사하고 단죄했더라면 박종철 고문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고문의 명백한 증거가 나왔음에도 무혐의 처리를 한 건, 100% 검찰 잘못이다. 그때의 검찰이 박종철을 죽인 거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보약 같은 친구야 잘 살다 마무리하세나…

    보약 같은 친구야 잘 살다 마무리하세나…

    ‘보약 같은 친구야 끝까지 잘 살다 마무리하세나.’서울 도봉구 방학3동에 사는 노인 16명이 ‘온 마음 담아’라는 시집을 지난달 29일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도봉구는 지난 4월부터 방학3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운영해 온 마을학교 수업에 참여한 노인들이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담아낸 자작시를 묶었다고 4일 밝혔다. 대다수가 70~80대 노인으로 구성됐으며 최고령자는 90세다. 방학3동의 마을학교 수업은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4개월간 매주 운영됐다. 강춘선(72) 할머니는 ‘보약 같은 친구’라는 자작시에서 친구를 보약에 비유해 살뜰한 마음을 담았다. 윤점순(80) 할머니는 ‘나의 어린 시절’이라는 시에서 바느질하며 저고리 적삼을 만들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담기도 했다. 시집 발간에 참석한 한 노인은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 같아 기쁘다”며 “방학3동에 살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학3동 관계자는 “처음에 캘리그래피 수업으로 시작한 수업인데, 어르신들의 글이 너무 훌륭해 시집까지 내게 됐다”며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저마다의 사연에 가슴이 먹먹해지곤 했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초점] ‘젓가락 변 검사’ 강요까지…요양보호사의 호소

    [초점] ‘젓가락 변 검사’ 강요까지…요양보호사의 호소

    2008년부터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신체활동 보조나 가사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사회보험제도다. 현재 전국의 요양보호사 수는 27만명으로, 지난 10년 동안 제도의 양적 팽창을 이끌었다. 하지만 높아진 노인의 복지 수준과는 달리 정작 서비스를 책임지는 요양보호사의 처우는 열악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노인의 과도한 요구과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서비스를 받는 노인들은 “기대만큼 열심히 일하지 않는 요양보호사가 적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그래서 1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연구팀이 한국노인복지학회에 보고한 ‘노인과 요양보호사의 갈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요양보호사와 노인의 갈등 유형을 살펴봤다. 연구팀은 노인 8명, 요양보호사 9명 등 17명을 만나 심층인터뷰를 했다. 요양보호사들은 업무와 무관한 과도한 요구, ‘파출부’ 등 부적절한 호칭, 성희롱 등 주로 ‘갑질’ 문제를, 노인들은 업무 태만, 역량 부족, 성격 차이 등 관계에서 비롯되는 갈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연구에 참여한 요양보호사는 경력 1~7년의 40~70대 여성이었고 노인은 70~80대로 4개월~7년간 서비스를 경험했다. ●요양보호사 “우리를 파출부, 식모 취급” 요양보호사들은 국가에서 자격증을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노인들이 ‘파출부’, ‘도우미’, ‘청소부’, ‘식모’ 취급을 하는데서 큰 갈등이 생긴다고 봤다. 요양보호사 8명 중 6명이 이런 직업 비하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요양보호사 A씨는 “누가 와서 ‘(이 사람) 누구야?’라고 물으면 (노인이) ‘청소아줌마다’라고 답한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서비스에 포함돼 있지 않은 ‘변 검사’나 주말 이사를 위해 가구를 모두 닦아 달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요양보호사 B씨는 “자기가 변 봐놓고는 변 검사하라고 한다”며 “나무젓가락을 갖고 와서 변 색깔이 어떤가 봐달라고 하는데 그건 아니지 않나”라고 호소했다. 요양보호사 2명은 직접적인 성희롱 경험을 거론했다. 2014년 한양대 산학협력단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는 요양보호사의 15%가 성희롱 및 성폭력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요양보호사 C씨는 “정신이 멀쩡한데 여기 만져달라고 하고 긁어달라고도 한다”며 “긁어주면 혼자 씩 음침하게 웃고, ‘한번 줄래?’라는 식으로 나오는 대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방문목욕서비스는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지만 가정 방문 요양보호사가 모두 해주길 바라는 경우도 많았다. 요양보호사 D씨는 “목욕서비스는 따로 있는데 대부분 우리가 다 해주기를 바란다”고 토로했다. 이밖에 돈을 훔쳐갔다거나 남편을 유혹한다는 의심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노인의 과도한 요구를 딱 잘라 거절하기 어려운데다 시간을 초과해 서비스를 제공해도 추가적인 보상이 없어 갈등이 빈번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전체 가족 구성원이 6명인 가정에서 다른 가족의 일까지 떠맡는 사례도 있었다. D씨는 “자기네들이 먹은 설거지라던가 빨래, 청소를 다 요구하지만 막상 일을 해보면 단정적으로 선을 그을 수 있는 입장이 못 될 때가 많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요양보호사 E씨는 “운동하다 ‘냉면이나 먹고 들어가자’고 하시면 나는 안 가고 싶다”며 “어르신을 모시고 가서 손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자리에 앉히려면 퇴근시간도 늦어지니까 싫은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 “하루 4시간 중 2시간은 휴대전화 사용” 서비스를 받는 노인들은 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많이 표시했다. 노인 A씨는 “걸레 하나를 빨아서 전부 닦는데 화장실도 다시 때를 묻혀놓고 너무 더러웠다”고 표현했다. 요양보호사들이 과도한 업무를 호소한 반면 노인들은 요양보호사의 눈치를 볼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노인 B씨는 “귀 어둡다고 못 듣는지 알고 그러는지 ‘신경질 내버릴까’라고 하고 던져버리고 탁탁 놔버리고 이런다”고 말했다. 노인 C씨는 “하루 4시간 중에 1시간은 통화하고 1시간은 휴대전화 보고 있고 집에서 일하는 것은 2시간 정도 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지방자치단체 등 장기요양서비스 공급을 책임지는 공적 기관에서 책임있는 개입과 중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또 장기요양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통해 요양보호사에게 불합리한 역할을 강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양보호사에게 성폭력을 가했을 때 법적인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제공기관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고, 노인의 서비스 수급자격 제한과 같은 제도적 대응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요양보호사와 갈등을 겪는 노인도 갈등해소를 위한 창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지역경기 다시 활기… 568명 이재민 “한 달째 텐트 생활 우울증”

    지역경기 다시 활기… 568명 이재민 “한 달째 텐트 생활 우울증”

    흥해체육관 등 대피소 4곳 이재민 언제 집으로 돌아갈지 기약없어“대피소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기분이 우울해지고 성격이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겨울 칼바람이 살을 에는 듯 차가웠던 12일 경북 포항시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에서 만난 50대 초반의 주부 조모씨는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선뜻 말을 붙이는 게 미안할 만큼 피곤과 스트레스에 절어 있는 얼굴이었다. 지난달 15일 규모 5.4의 지진이 지축을 뒤흔든 이후 약 한 달 만에 다시 찾은 포항은 추위 때문에 더 쓸쓸해 보였다. 이재민 396명이 생활하고 있는 흥해체육관은 한산했다. 가장과 젊은이, 학생, 아이들은 일터나 학교, 유치원 등으로 가고 없었고 노인과 주부 여남은 명만 눈에 띄었다. 침실 역할을 하는 각자의 좁은 텐트에 누워 있거나 체육관 관중석에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포항시, 내주부터 지원금 지급 이재민 남모(71·흥해읍)씨는 “추위로 밖에 나가기가 힘들어 감옥 같은 대피소에서 지내자니 답답하고 미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50대 여성 이재민은 “여기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화병이 날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피소에는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 놀이방(오전 8시~오후 9시 운영)은 있지만 어른을 위한 편의시설은 없다. 이 체육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황모씨는 “이재민들이 서로 신경이 예민해지다 보니 사소한 일로 언쟁을 벌이기도 하고, 시에서 이재민들이 궁금해하는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아 많이 답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추위는 피할 수 있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이 체육관엔 대형 온풍기 4대가 설치돼 돌아가고 있었고 텐트 바닥에는 온열 매트가 깔렸다. 체육관 내 화장실(남녀 각 6칸)과 세면장(남녀 각 1칸)은 이재민 전용 공간으로 바뀌었지만, 아침에 여러 사람이 동시에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체육관 한구석에서는 의료지원반의 모습도 보였다. 이들 이재민은 지진으로 집이 부분 파손돼 복구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정부가 피해 가구별로 지원하는 재난지원금은 전파 900만원, 반파 450만원, 소파 100만원인데, 이 돈으로는 피해를 복구하기는 부족하다는 게 이재민들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 금액마저도 아직 정부 예산이 내려오지 않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은 정부가 이번 주말쯤 예산을 내려보낼 계획이어서 다음주면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와 별개로 현재까지 340억원을 넘은 국민 성금으로 전파 및 반파 피해 가구별로 500만원(세입자 250만원)과 250만원(125만원)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흥해체육관을 포함해 현재 포항시엔 4곳의 대피소에서 모두 568명이 피난살이를 하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피해가 너무 커 아예 철거를 해야 하는 주택의 이재민 524명(218가구)은 정부가 제공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민임대주택, 다가구주택, 전세임대 등에 임시로 이미 입주했다. 그중 128가구는 흥해읍 대성아파트 주민들이다. 시는 이날까지 이재민들을 위한 이동형 조립식 주택 12채를 추가 설치하고 빠르면 13일부터 입주시킬 계획이다. ●“또 지진 날라” 경로당에 사는 노인들 지진으로 철거 결정이 내려졌을 만큼 피해가 컸던 대성아파트를 가봤더니 흉물스러웠던 한 달 전 모습 그대로였다. 건물이 기울어진 E동의 중간 벽에는 금세라도 아파트가 두 쪽이 날 것처럼 큰 균열이 위아래로 나 있었다. 철제 베란다 난간이 구부러지고, 아파트 현관문은 아예 떨어져 나간 상태였다. 아파트 출입은 붕괴 위험으로 여전히 통제되고 있었다. 이 아파트의 철거 시기는 불투명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사유시설인 건물 철거를 위해서는 근저당권을 설정한 은행, 해당 주민과의 협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면서 “모두 쉽지 않은 문제여서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앙지였던 흥해읍 망천리 181가구, 300여명의 주민도 심각한 지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조준길(70) 이장은 “주민 대부분이 노인이라 지진에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면서 “아직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두통과 어지럼증, 이명을 호소하는 주민이 많다”고 했다. 이런 불안감 탓에 혼자 사는 70~80대 여성 노인 8명은 경로당에서 숙식을 함께하고 있다. 경로당에서 만난 노인들은 “집에서 혼자 산다는 게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지진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지역 경기는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한 달 전 손님이 뚝 끊겨 을씨년스러웠던 죽도시장에 가보니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허창호(47) 죽도시장연합회장은 “손님이 지진 전의 80%까지 회복된 것 같다”고 했고,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44)씨는 “지진으로 한 달 가까이 장사를 못 해 손해가 컸지만, 다행히 지난 주말부터 손님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진 직후 무더기 예약 취소 사태를 겪은 포항크루즈는 지난 9일과 10일 각각 310명, 390명이 찾아 지진 직후에 비해 3배 정도 관광객이 늘었다. 물론 지진 전 휴일 평균 1300명에는 아직 못 미친다. 지진으로 파손됐던 도로, 다리 등 공공시설물은 전부 복구가 완료됐다. 포항시는 이번 지진 피해액을 546억원으로 최종 집계했고 복구비는 총 1440억원으로 잡았다. 글 사진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길 잃은 치매 할머니와 경찰의 아름다운 동행

    길 잃은 치매 할머니와 경찰의 아름다운 동행

    치매에 걸린 80대 노인을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려보낸 경찰관의 사연이 알려졌다. 강원 원주경찰서 북원지구대에 따르면, 지난 11월 22일 오후 8시 40분경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김기홍(58) 경위(순찰팀장)와 이창근(37) 경사를 비롯한 북원지구대 소속 경찰들은 먼저 신고자를 만나 박모(87) 할머니의 인적사항과 인상착의 등을 수집한 후 수색에 나섰다. 그로부터 3시간 뒤, 한 시민의 제보로 소초면 장양리 인근 도로에서 박 할머니를 찾았다. 현장에 도착한 이창근 경사는 할머니에게 순찰차에 타고 안전하게 이동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차를 타면 울렁거린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때, 30여년 경력의 베테랑 김기홍 경위의 대처가 눈길을 끈다. 김 경위는 먼저 가족들에게 할머니를 찾았다는 사실을 알렸으며 할머니를 억지로 차에 태우지 않았다. 그는 할머니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판단, 그저 조용히 할머니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창근 경사는 “할머니가 발견된 곳은 인적이 드문 지점이었으며 당시 날씨가 매우 추웠다. 할머니께서 차에 타시는 게 가장 안전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팀장님의 생각은 달랐다”며 “치매가 있는 분들을 차로 모시는 경우,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로 다칠 수 있다. 우선 가족들에게 연락해 안심케 하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렇게 경찰의 연락을 받은 가족들은 10분도 채 되지 않아 할머니가 발견된 현장에 도착했다. 신고한 아들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이에 대해 이 경사는 “눈시울이 젖어 있는 아들이 어머니를 껴안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넬 때, 같은 아들의 입장이기에 더욱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이 경사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팀장님께서 현장에서 노련하게 대처하시는 모습이 후배에게 큰 귀감이 됐다”고 덧붙였다. 사진 영상=강원지방경찰청 제공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우울증은 가라… 6080 디스코 열기 속으로

    우울증은 가라… 6080 디스코 열기 속으로

    지난 16일 오후 1시 서울 성동구 사근동노인복지센터 2층에 실버 댄스장 ‘9988 청춘클럽’이 문을 열었다. 이날 개장을 기념해 가면무도회가 열렸다.한껏 멋을 부린 60~80대 어르신 100여명이 경쾌한 디스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형형색색의 가면을 쓴 어르신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현란한 조명이 어르신들의 흥을 돋웠다. 젊은이들로 가득한 홍대·강남 일대 클럽을 방불케 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무도회 도중 깜짝 등장했다. 빨간색 나비넥타이와 파란색 고깔모자에 푸른색 망토를 두르고 나타나 어르신들과 뒤섞여 위아래 허공으로 사정없이 손가락을 찔렀다. 어르신들은 박수를 치며 열렬히 환호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정 구청장은 마이크를 잡고 ‘사랑의 트위스트’를 불렀다. 정 구청장은 “어르신들께서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고 진작 이런 공간을 마련해 드리지 못한 게 마음이 아팠다”며 “모쪼록 어르신들께서 춤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더욱더 건강한 삶을 사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동구의 ‘참여형 노인복지사업’이 노년층의 삶을 확 바꾸고 있다. 단순히 복지 혜택만 제공하는 데서 벗어나 사회 속 관계 형성을 통해 노인들의 건강한 삶을 이끌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9988 청춘클럽’도 참여형 노인복지사업의 하나로, 정 구청장의 아이디어로 추진됐다. 건전한 여가를 통해 노년층의 우울증을 해소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클럽은 100㎡ 규모에 사이키 조명, 전문 음향장비, DJ박스 등 댄스시설을 완비했다. 매주 월요일엔 전문 강사의 춤 강습이, 매달 마지막 목요일에는 가면무도회가 진행된다. 김재순(72)씨는 “그동안 가족들 건사하느라 여기저기 눈치 보며 살았는데 아무 눈치도 보지 않고 친구들과 신나는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추니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 좋아했다. 성동구는 일자리 제공을 통해 어르신들의 자아실현을 돕는 ‘미래일자리주식회사’ 설립, 어르신이 주인공인 ‘실버뮤지컬’, 마을 곳곳에서 열리는 ‘찾아가는 지역 어르신 콘서트’ 등 다양한 참여형 노인복지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전담주치의가 집으로 찾아가 진료하는 ‘효사랑 주치의’로 어르신 건강까지 빈틈없이 챙기고 있다. 정 구청장은 “지속적인 참여형 노인복지사업 발굴·추진을 통해 지역 사회와 정서적인 유대를 강화, 독거가 아니라 더불어서 활기찬 노년을 보내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딸이 교주와 노부모 데리고 나간 뒤에 아버지 익사·어머니 실종

    딸이 교주와 노부모 데리고 나간 뒤에 아버지 익사·어머니 실종

    80대 남성 노인이 북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고인의 부인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 사건에 이 노부모의 딸과 한 종교단체의 교주가 관여한 것으로 보고 긴급체포했지만 둘은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경찰은 둘의 진술 거부가 계속될 경우 도주 우려 및 증거 인멸 등을 우려해 둘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경기 가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3시쯤 북한강에서 80대 남성 노인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 부검 결과 고인의 사망 원인은 익사로 나왔다. 경찰은 신원 파악 작업을 벌여 익사자가 가평군에 사는 A(83)씨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15일 오전 A씨의 딸 B(43)씨를 찾아 연락했다. A씨의 집에서 시신이 발견된 지점까지는 약 20㎞ 떨어져 있었다. 경찰의 연락을 받고 출석한 B씨는 “아버지가 맞다”면서 “아버지와 엄마가 손을 잡고 같이 놀러 나간 걸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B씨의 어머니인 C(77)씨는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 그런데 경찰은 딸이 아버지의 사망 소식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수상히 여겨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A씨 집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놀랄 만한 사실이 드러났다. B씨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집을 나갔다고 진술했지만 CCTV 확인 결과 지난 11일 아버지와 어머니는 따로 외출했다. 지난 11일 오후 7시 20분과 밤 9시 40분 두 차례에 걸쳐 딸과 제3의 인물이 봉고차량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각각 태워 집을 나선 것이다. 딸의 최초 진술이 거짓으로 밝혀진 셈이다. 경찰은 A씨의 사망과 C씨의 실종에 딸과 제3의 인물이 개입했다고 보고 두 사람을 각각 존속유기 및 유기 혐의로 지난 17일 오후 7시쯤 긴급체포했다. 딸과 함께 있던 인물은 종교단체의 여성 교주 D(63)씨였다. 이 종교단체의 이름에 ‘물’이 들어간다는 사실 외에 종교단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지만, 둘은 경찰에서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C씨의 소재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북한강변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길 잃은 노인과 경찰의 따뜻한 동행

    길 잃은 노인과 경찰의 따뜻한 동행

    길을 잃고 헤매던 80대 치매노인이 경찰관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가족의 품에 돌아갔다. 대구 동부경찰서 동촌지구대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6시 40분경 동구 입석동의 한 도로에 전동휠체어를 탄 노인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최영일(50) 경위와 권동혁(27) 순경은 전동휠체어에 앉아 도로에 위태롭게 서성이는 조모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최 경위는 “당시 할아버지가 길을 막고 있어 차량 흐름에 방해가 됐다. 무엇보다 할아버지는 편도 1차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며 왔다 갔다 하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조 할아버지는 새로운 동네에 이사 온 첫날이었고, 동사무소에 전입신고를 하러 갔다가 길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들은 사고예방을 위해 조 할아버지 뒤를 1.5km가량 뒤따라가면서 보호했다. 최 경위와 권 순경은 할아버지가 집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번갈아 차에서 내려 함께 걷는 방식을 취했다. 이에 대해 최 경위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면서 “좋은 일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쌀쌀한 날씨에 전해진 훈훈한 이 사연은 지난 14일 대구경찰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됐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단독] 박카스 할머니로 늙은 박카스 아줌마…“기초연금으론 못 살아…20년 넘었죠”

    [단독] 박카스 할머니로 늙은 박카스 아줌마…“기초연금으론 못 살아…20년 넘었죠”

    “나라에서 주는 기초연금 20만원으론 먹고살 수가 없어.”1일 서울 종로구 종묘광장공원에서 만난 할머니 A(75)씨는 피로개선 음료를 들고 공원으로 나온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A씨는 20년 넘도록 ‘장사’를 해 왔다고 털어놓았다. 세월이 흘러 이른바 ‘박카스 아줌마’는 어느덧 ‘박카스 할머니’가 돼 있었다. A씨는 “이제 60대도 젊은 나이다. 80대도 박카스 들고 많이 나와 있다”고고 말했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 성매매’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종묘 일대에서 경찰 단속이 뜸해진 틈을 타 ‘박카스 아줌마·할머니’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는 추세다. 종묘 인근 골목에서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한 손에 음료를 들고 배회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지난 9월 새 단장을 마친 다시세운상가(세운상가) 주변에서도 옆구리에 작은 가방을 하나씩 낀 여성들이 노인들에게 말을 걸며 음료를 건네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었다. 종묘 인근의 한 주점 주인은 “단속을 꾸준히 안 하니까 다시 예전처럼 많아졌다”면서 “박카스 할머니들이 손님으로 온 노인들을 데리고 나가 장사에 방해가 된다”고 불평했다. ●종로3가역 인근서도 버젓이 이뤄져 종로3가역 인근에서도 노인들의 성매매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었다. 짙은 화장을 한 60대 여성 B씨는 “몇 만원씩 벌어서 먹고사는 처지에 단속이라도 걸리면 몇 배의 벌금을 내야 한다”면서 “모텔에 가서 받은 돈을 빼앗기고 지갑까지 털린 적도 있지만 신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한 외국인 가운데 이곳에서 노인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지난 1월 싱가포르의 채널뉴스아시아(CNA)는 ‘한국의 할머니 매춘부’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기도 했다. 경찰의 노인 성매매 적발 건수도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속이 강화됐던 2013년 전국 183건에서 지난해 603건으로 3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났다. 경찰은 단속을 통한 형사처벌보다는 상담센터를 통한 계도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처벌이 약하다는 점 때문에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계도에 무게 둔 탓에 근절 어려워”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 관계자는 “경찰과 연계해 상담 업무를 하기로 한 것은 맞지만 실제 상담 건수는 얼마 없다”고 말했다. 노인들 스스로 혐의를 인정하고 상담을 받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이런 노인 성매매 문제가 단순히 성 욕구의 문제가 아닌 ‘빈곤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입을 모은다.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은 “법적 부양 의무가 있는 자식이 있어 기초생활수급대상이 되지 못하는 노인들은 경제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일반 성매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재활지원책이 노인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기존의 경로당이나 복지관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질적인 노인 집단을 위한 맞춤형 여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현장 행정] 치매 넘볼 틈 없이… 어르신 곁 10년째 ‘또바기 강동’

    [현장 행정] 치매 넘볼 틈 없이… 어르신 곁 10년째 ‘또바기 강동’

    “살아 있어 행복해 살아 있어 행복해 네가 있어 행복해 정말 행복해요.”지난 27일 서울 강동구청 대강당. ‘강동구 치매지원센터 10주년 기념 심포지엄’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센터 소속 치매가족 합창단인 ‘또바기’(‘언제나 한결같이 꼭 그렇게’라는 뜻의 순우리말)가 무대에 올라 가수 추가열의 노래 ‘행복해요’를 불렀다. 70~80대 노인 20여명은 목에 스카프를 두른 채 앙증맞은 율동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지역 주민, 봉사자 150여명도 흥겨운 무대를 지켜보며 박수를 보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이날 “새 정부 들어와 ‘치매국가책임제’가 실시되고 있는데, 치매는 우리 가족의 일이고 우리 공동체의 일”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지역의 노인 비율과 유병률(인구 대비 발병자의 수)이 늘고 있어 치매지원센터의 역할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동구가 치매지원센터를 개소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서울시는 2007년 강동구를 비롯한 4개 구에서 센터 운영을 시작했고 2008년 7곳, 2009년 13곳, 2010년 1곳을 끝으로 25개 전 지자체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했다. 구청 관계자는 “최근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가 급증하면서 치매 환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심포지엄을 마련한 것도 지난 10년간의 사업과 성과를 공유해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매안심센터는 지난 10년간 만 60세 이상 어르신 대상 무료 치매검진 시행, 치매예방캠페인 등은 물론 청소년, 중장년, 노년층 등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치매예방학교’를 운영해 왔다. 경증 치매 어르신의 정서적 안정과 인지재활을 돕기 위해 ‘치매전문자원봉사단’을 만들어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10년간 치매 조기 검진을 받은 관내 60대 이상 노인만 3만 9168명에 이른다. 치매 환자 2394명과 치매 고위험군 1928명도 발굴했다. 또바기 합창단 등의 프로그램은 치매 환자 가족의 마음까지 보듬고 있다. 자연스레 주민 및 환자 가족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바기 합창단의 일원인 맹만순(72) 할머니는 “치매센터 직원분들이 정말 가족처럼 너무 잘해 주시고 치매 환자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이 따로 있어 좋다”면서 “장시간 간호로 지쳐 있는 가족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고 자존감을 높여 준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강동구 치매지원센터는 지난해 ‘서울시 치매관리사업 성과 평가대회’에서 치매관리사업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치매 환자를 비롯해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왜 말 안 들어” 입원한 치매환자 마구 폭행한 병원장 기소

    “왜 말 안 들어” 입원한 치매환자 마구 폭행한 병원장 기소

    입원 중인 치매환자를 마구 폭행한 요양병원장이 재판에 넘겨졌다.광주지검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입원 중인 치매환자를 폭행한 혐의(상해·노인복지법 위반)로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장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폭행 장면이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CCTV를 삭제한 혐의(증거인멸)로 이 병원 직원 B씨도 구속기소 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올해 7월 입원 중인 80대 치매 환자의 눈을 주먹으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 환자가 병실 문을 나가려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말을 듣지 않는다며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지속적으로 이 환자를 학대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2015년 6월 다른 입원 환자에게 반말과 폭언을 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직원 B씨는 폭행 사건이 불거지고 나서 입원 병동에 설치된 CCTV의 하드디스크를 빼내 관련 영상을 삭제한 혐의다. 이 병원은 광주시가 위탁 운영한 곳으로, 폭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20년 넘게 이어진 민간위탁이 해지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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