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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생 아기들 80.8살까지 산다

    2010년생 아기들 80.8살까지 산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의 기대수명(출생 시 남은 수명)은 80.8년으로 전년 대비 0.2년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45세인 남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앞으로 34년을 더 살고, 같은 나이 여자는 이보다 6년이 긴 40.2년을 더 살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평균수명은 1년 전보다 2.4개월가량 늘었다. 반면 연령별 특정 사망원인 18개 가운데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의 ‘2010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기대수명은 80.8년으로 남아는 77.2년, 여아는 84.1년을 살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조사와 비교해 남아는 0.2년, 여아는 0.3년 기대수명이 증가한 것이다. 10년 전에 비해서는 각각 4.9년(남자)과 4.5년(여자) 늘어난 것이다. 기대수명의 남녀 차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6.9년 더 길게 나타났으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6년보다 길다. 지난해 출생아가 향후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남자가 28.3%, 여자가 17.0%로 나왔다. 전년보다 남자는 0.2% 포인트, 여자는 0.3% 포인트 높아졌다. 암이 제거된다면 기대수명은 남자 4.9년, 여자 2.8년씩 각각 증가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폐렴에 의한 사망확률이 남자 0.6% 포인트, 여자 0.4% 포인트 증가하는 등 다른 사인보다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이상한파 영향으로 폐렴이나 호흡기 질환에 따른 노인들의 사망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주말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EBS 일요일 밤 11시 40분) 나이트클럽에서 연주하는 남성 4인조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 불경기로 인해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출장 밴드를 전전한다. 팀의 리더 성우(이얼)는 고교 졸업 후 한 번도 찾지 않았던 고향 수안보의 와이키키 호텔에 일자리를 얻게 되고, 색소폰 연주자 현구(오광록)는 밤무대 밴드 생활에 희망을 버리고, 아내와 자식이 있는 부산으로 내려간다. 성우는 수안보에 도착해 고교 시절 밴드를 하며 꿈을 나눴던 친구들과 재회한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열정만으로 순수했던 친구들은 어느새 생활에 찌든 생활인으로 변해 있다. 약국을 하고 있는 민수는 돈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 있고, 시청 건축과에 근무하는 수철은 환경운동가가 된 친구 인기와 시위가 있을 때마다 마찰을 겪으며 불편한 관계를 이어간다. 성우에게 음악의 지표였던 음악학원 원장은 알코올 중독에 빠져 출장밴드를 하는 폐인의 모습으로 변해 있다. 한편 성우의 첫사랑이었던 인희(오지혜)는 남편과 사별하고, 트럭 야채 장사를 하며 억척스럽게 살고 있다. 성우는 어린 시절의 꿈과 사랑을 되새기며 이들의 변화에 서글픔을 느끼게 된다. ●친절한 금자씨(OBS 토요일 밤 11시 25분) 그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만큼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인 금자(이영애)는 스무 살에 죄를 짓고 감옥에 가게 된다. 어린 나이, 너무나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검거되는 순간에도 언론에 의해 유명세를 치른다. 그렇게 13년 동안 교도소에 복역하면서 누구보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하는 금자. ‘친절한 금자씨’라는 말도 교도소에서 사람들이 그녀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그녀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열심히 도와주며 13년간의 복역생활을 무사히 마친다. 출소하는 순간 금자는 그동안 자신이 치밀하게 준비해온 복수의 계획을 펼쳐 보인다. 그녀가 복수하려는 인물은 자신을 죄인으로 만든 백 선생(최민식)인데…. ●혜화, 동(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과거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스물 셋 여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 속 주인공 혜화는 홀로 유기견들을 돌보며 사는 여자다. 18살 고등학생 혜화와 한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혜화가 임신을 하자 한수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어느 날, 그녀 앞에 한수가 나타난다. 그는 혜화에게 용서를 구하며, 죽은 줄 알았던 자신의 아이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과거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혜화는 처음엔 그를 믿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린다. 스물 셋 혜화에게 불현듯 찾아온 한수. 이로 인해 5년 전 버려진 기억과 옛 연인과의 해후로 다시 한번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 사연따라 연예 반세기(演藝 半世紀)…그시절 그노래(5)

    사연따라 연예 반세기(演藝 半世紀)…그시절 그노래(5)

     ①황성(荒城)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月色)만 고요해. 폐허에 쓰린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 아, 가엾다. 이 내몸은 그 무엇 찾으려고, 끝없는 꿈의 거리를 헤매어 왔노라.  ②성(城)은 허물어져 빈터인데 방초(芳草)만 푸르러. 세상이 허무한 것을 말하여 주노라. 아, 외로운 저 나그네 홀로 잠못 이루고, 구슬픈 벌레 소리에 말없이 눈물져요.  1925년 초가을, 황해도 연안(延安)의 한 여인숙에는 비에 갇힌 순회 가극단이 묵고 있었다.  이른바 을축(乙丑)년 장마 때. 계속 내린 비 때문에 이들은 한달동안 공연을 못한채 하늘을 원망하고 있었다.  취성좌(聚星座) 가요부의 20여명 단원들이었다. 그 속에는 작곡가 전수린(全壽麟), 가수 겸 배우 이애리수(愛利秀)가 있었다.  전수린(全壽麟)은 창밖에 내리는 궂은 비를 바라 보다가 문득 얼마 전 개성(開城)에서 본 황량한 성터를 생각했다, 만월대(滿月臺)에 한길 넘게 우거진 잡초, 발 끝에 부딪치던 기왓장 조각, 주춧돌만 남아 있는 궁터-. 그는「바이얼린」을 꺼내어 떠오르는 악상을 정리했다. 순회극단, 또는 유랑극단이라면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으로 옮기면서「집시」같은 생활을 누리는 사람들. 더구나 한달씩 돈벌이를 못하고 갇혀 있는 처지에서 처량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심경은 그 가극단의 책임자 왕평(王平)도 마찬가지 였다. 전(全)씨가「바이얼린」으로 악상을 정리하여 5선지에 옮겨놓자 왕(王)씨는 흥얼거리면서 가사를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노래가『황성(荒城)옛터』다. 가사,「멜러디」가 처량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 노래는 취성좌(聚星座)에서 공연을 할 때 청순한 미인 가수 이(李)애리수의 목소리로 불려졌다. 너무 슬프게 불렀던지 공연장인 단성사(團成社)는 눈물바다가 됐다. 너무 슬픈 노래라 하여 작곡·작사자는 고등계 형사한데 붙들려가 취조를 받아야 했다.  한 때는 이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했지만 전수린(全壽麟)은 이 한곡으로 충분히 유명해 졌다. 그 때 전(全)씨 나이 18살.  개성(開城) 태생인 전(全)씨는 송도(松都)고등보통학교에 다니다가 서울에 와서 홍난파(洪蘭坡)씨가 조직한 연락회(硏樂會)에 들어갔다. 그것이 연예계 입문이지만 음악 공부는 이전부터 했다. 당시 개성에는 중앙회관과 고려여자회관이 있었는데 여기에「예뱃소년합창단」이 있어서 전(全)씨는 어려서부터 음악에 접할 수 있었다. 호수돈(好壽敦) 여학교 초대 교장이던「루즈」부인에게「바이얼린」을 사사, 15살 때는 이미 습작곡을 내놓을만큼 천재적인 재질을 보였다.  이(李)애리수는 13살 때 취성좌(聚星座)의 아역 배우로 취성좌(聚星座) 대표 김소랑(金小浪)씨에 의해 발탁되었다.  전수린(全壽麟)씨와 같은 개성 태생으로 전(全)씨보다 3살 아래. 지금 66살인 전(全)씨는 48년 전의 일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이(李) 애리수의 목소리는 지금 이미자(李美子)와 흡사했다. 곱고 호흡이 퍽 좋았다. 그 위에 굉장한 미인이고 똑똑했다. 노래도 타고 난 예능인이었다.』  『황성(荒城)옛터』의「히트」가 이(李)애리수의 명성을 더욱 떨치게 한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일본「빅타·레코드」사는 전(全)씨를 초청해서 전속 계약을 맺고 이(李) 애리수에게 전(全)씨의 노래를 부르게 했다.  그 때 전(全)씨가 만든 일본말 노래가『와다나쓰께(仇情=미운 정)』. 이(李)애리수가 부른 이 노래는 일본 안에서도「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 영향으로 한국조의 유행가가 등장하기도 했다.「사사기슝이찌」의『시마노 무스메』(섬처녀)는 바로 전(全)씨의『와다나쓰께』를 모방해서 만든 것이고『나미다노 와다리도리』(눈물 젖은 새)는 신(申) 카나리아가 부른『삼천리(三千里) 강산』을 본딴 것이라는 얘기다.  어쨌든 전(全)씨는 그 후 7년간 일본「빅타」의 정사원으로 일했고 이(李)애리수는 한국 일본 양국에서 똑같이 인기있는 가수가 됐다. 그럴 즈음 이 대망의 여가수를 은퇴하게 만든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윤심덕(尹心悳)의 경우처럼 연예·정사사건이다.  일본서 돌아온 이(李)애리수에게 사랑의 불길을 지른 사람은 그때 연희(延禧)전문을 다니던 배동필(裵東弼)이란 청년. 돈도 가문도 당당한 부호의 아들이었다.  두 사람은 결혼할 것을 맹세했고 이(李)애리수는 아예 노래도 연극도 집어치우고 배(裵)와의 사랑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배(裵)씨 집에서『광대와는 결혼시킬 수 없다』고 완고하게 이를 거부하자 단성사 뒤의 한 여관방에서 정사(情死)를 기도, 팔 동맥을 끊었으나 여관 주인의 발견으로 이들은 다행히 생명을 건지게 되었다.  그 때 연예계의 지도층 인사였던 이기세(李基世)씨가 이 사실을 알고 배(裵)씨의 부모한데 달려가 담판을 지어 결국 고집 센 노인들의 결혼 허가를 받아냈다. 결혼 허가를 받은 이(李)애리수는 곧바로 은퇴해 버렸다.  20살 안팎에 최고의 인기 작곡가가 된 전수린(全壽麟)씨는 멋장이(멋쟁이)로도 소문났었다.그는 국내에 처음으로「아코디언」을 들여와 방송국에 출연했다. 서울에「라디오」방송국(京城방송국) 이 개국된 게 1926년. 국내서 처음인 신기한 악기「아코디언」을 방송국 직원들이 보고 하도 독촉하는 바람에 전(全)씨는 채 연습도 하지 못한채「아코디언」을 메고 출연했다가 진땀을 뺐다는 것이다. <조관희(趙觀熙)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2월4일 제6권 5호 통권 제225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남자의 성장 다룬 ‘비기너스’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남자의 성장 다룬 ‘비기너스’

    2003년 로스앤젤레스. 그래픽 디자이너 올리버(이완 맥그리거·오른쪽)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집을 정리하는 중이다. 아버지 할(크리스토퍼 플러머)은 75살의 나이에 아들 앞에서 자신이 게이라고 밝혔다. 44년을 해로했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6개월이 지난 후였다.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다던 아버지는 남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그리고 4년이 지나 암으로 삶을 마쳤다. 상실의 아픔에 빠져 지내던 올리버는 친구의 손에 끌려간 파티에서 프랑스 여배우 애나(멜라니 로랑·왼쪽)와 만난다. 후두염에 걸려 말을 하지 못하는 그녀의 신비한 매력은 올리버를 끌었고, 38살의 남자는 사랑에 빠진다. 올리버는 직업상 호텔에 묵는 그녀에게 자기 집에서 함께 지내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과거의 상처를 지닌 두 사람은 이제 막 시작된 사랑을 두고 머뭇거린다. 소년 시절 올리버는 따뜻하게 손 한번 잡아주지 않는 아버지에게 거리감을 느끼며 자랐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단지 서로 사랑하지 않는 까닭에 서먹서먹해 보인다고 짐작했다. 부모의 불편한 모습은 올리버가 인간관계를 차츰 불신하게 만든다. 사랑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반복할수록 그의 생각은 더욱 굳어졌고, 그는 관계가 슬픔을 낳는다고 믿기에 이른다. 마지막 나날을 가까이 지내는 동안 아버지로 인해 올리버는 변화를 겪는다. 할은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모습을 숨기지 않고 보여준다. 예전과 다른 아버지를 접한 올리버는 궁금하다. 아버지가 거침없이 새로운 관계를 만끽하도록 이끈 건 무엇일까. 마이크 밀스 감독은 전작에 이어 남자의 성장을 다룬다. ‘섬서커’(2005)가 서툰 대인관계를 손가락 빠는 행위로 표현하는 소년의 성장담이라면, ‘비기너스’는 이별을 염려해 매번 관계를 파국으로 몰곤 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영화는 세 번에 걸쳐 본성을 부인하거나 부인당하는 존재가 겪는 아이러니를 언급한다. 올리버는 사냥개로 개량됐다가 애완견으로 키워지는 ‘잭 러셀’종 개를 보며 사냥개인지 애완견인지 따진다. 파티에서 마녀로 분장한 친구는 프로이트 차림의 올리버와 정신 상담을 연기하며 “난 이런 모습을 원하지 않았어.”라고 농담한다. 그리고 살아 움직이는 진짜 토끼로 바뀌기까지 고통의 시간을 견뎌야 했던 봉제완구 토끼의 이야기가 삽입된다. 현재 행복을 지키고 싶은 올리버는 속과 다른 겉모습을 연기하며 살았다. 그것이 얼마나 거추장스러운지 알기에 그는 낯선 행복이 다가올 때마다 덜컥 겁을 먹는다. 정체성에 순응하고서 할은 병에 걸려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마지막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미래가 불안해 현재를 걱정하며 지낸 올리버는 아버지의 모습으로부터 억압의 고리를 풀 열쇠를 받아든다. 복잡하게 재지 않고 단순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죽을 걸 알면서도 우리는 살지 않는가. 이윽고 다시 마주 앉은 올리버와 애나는 어떻게 시작할지 서로에게 묻는다. ‘초보자’라는 제목을 지닌 영화는 시작을 망설이는 자의 등을 두드리며 ‘어떤 시작도 늦지 않다.’고 조언한다. 뮤직비디오와 다큐멘터리 작업을 병행해 온 마이크 밀스는 드라마가 과다한 감정을 드러내는 걸 거부하는 편이다. 아기자기한 표현을 즐기면서도 시종일관 차분한 톤을 유지하는 ‘비기너스’는 조용히 할 말을 다하는 영리한 영화다. 10일 개봉. 영화평론가
  • 『리즈·테일러』의 남편들

    『리즈·테일러』의 남편들

     『너무 지나친 질투 때문』에 최근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으나 또다시 이혼 선언을 해서 화제가 된「리즈」와「버튼」.  화제가 끊일 사이가 없는 이 두사람에게 새로운 화제를 주는 사진이 나타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리즈」와「버튼」이 처음 만난 건『클레오파트라』촬영 때였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20년 전에 그와 만났던 것.  그 뒤「리즈」는「에디·피셔」와의 생활을 청산하고「버튼」과 결혼했다.  「버튼」은 그러니까「리즈」의 다섯번째 남편.  18살의 어린 나이로 결혼한 후 지금까지 23년동안 다섯번이나 남편을 바꾼 이 화려한 여인의 애정사를 훑어 보면···.  첫번째 남편은 미국의 유명한 호텔 재벌「힐튼」가의 장손「니키·힐튼」. 두 사람이 너무 어렸기 때문에 소꿉장난같은 결혼 생활은 9개월만에 끝장나고 말았다.「리즈」는 나중에 첫번 결혼을 회상하며『나는 그 당시 결혼이 무엇을 의미하는 줄 몰랐다』고 술회했다.  두번째 남편은 영국 배우「마이클·와일딩」의 인기 하락으로 경제적인 문제가 대두되고「리즈」의 성장이 부담이 되어 헤어졌다.「와일딩」과 이혼한 후 만난 세번째 남편이「마이클·토드」.70cm 영화를 개발한「토드」는 전 남편들보다 훨씬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남편.「리즈」는 당시「토드」와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은퇴할 결심까지 했었다. 그러나「토드」는 뜻밖의 비행기 사고로 사망, 또 다른 남편을 찾아나서야 했다.  그래서 맞은 네번째 남편이 바로「에디·피셔」.「리즈」는 절친한 친구였던 배우「데비·레이놀즈」의 남편「피셔」를 가로챈 것인데 이로 인해「리즈」는 한때 영화가의 원성을 사기도.  「피셔」와의 생활도 결국은 오래 가지 못하고 별거에 들어간채 곧 이혼.  그리고는 또 다시 이혼을 발표한 다섯번째 남편「버튼」을 만났던 것.  「에디·피셔」를 남편으로 가졌을 때 초대받아 온「리처드·버튼」과 눈을 마주 친 이래『클레오파트라』촬영시 서로 반해 버려 결혼에 골인했던 것.  당시「리즈」는『버튼과는 그가 원하기 전에는 결코 헤어지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으나 끝내는 결혼 생활 10년도 못채우고 파단되고 말았다.  세계 최고의 미모와 세계 최고의 명성을 누려온 만큼 화려한 남성 편력을 지녀온 그녀가 또다시 여섯번째의 남편을 맞아들일 것인지 자못 궁금. [선데이서울 73년 8월12일 제6권 32호 통권 제252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MB “퇴임후 가난한 사람 성공 돕겠다”

    MB “퇴임후 가난한 사람 성공 돕겠다”

    “포항 출신의 가난한 소년에게 지금까지 위대한 모험이었으며, 무엇보다 대단한 영광이었다. 그리고 나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영문자서전 (‘The Uncharted Path’)의 마지막 장인 에필로그의 끝 문장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영문자서전은 미국 시카고에 있는 ‘소스북스’가 오는 11월 1일 출간한다. 이 대통령의 자서전이 영문판으로 상업 출간되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 아마존과 반즈 앤 노블 등에서 사전 주문 형식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책에서 퇴임 후 구상에 대해 처음으로 자세히 언급했다. “청계재단을 통해, 내가 5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다음 세대의 지도자들, 특히 가난과 어려움 속에서 성공하려고 몸부림치는 이들을 돕는 일을 계속하겠다. 남은 재임 기간 대통령직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자리인지 늘 생각하며 봉직하겠다. 청와대를 떠나서도 계속 봉사하겠다.” 이 대통령은 또 “(퇴임 후) 해외를 돌아다니면서 지인들을 만나고, 지속 가능한 녹색 미래를 위해 함께 일할 것”이라면서 “녹색성장과 환경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에도 참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선 승리 당시의 심경도 털어놨다. “청와대에 들어온 지 벌써 3년이 넘었는데 당시 대선 승리의 짜릿함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조급한 성공이나 쉽게 이기는 것을 쫓지 않고, 항상 옳은 일을 하겠다고 스스로 약속했었다.” 취임 선서를 마친 이 대통령은 자신이 현대 건설 최고경영자(CEO)로 일할 때 지은 청와대에 입성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도 했다. 집무실의 커다란 나무 책상에 앉은 이 대통령은 “세계 13대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의 대통령이 되는 것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시장을 수행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자신에게 되뇌었다고 털어놨다. 이 대통령은 또 서울시장직에 출마한 당시 여당인 민주당 김민석 후보를 “38살의 카리스마가 넘치는 후보였다. 20∼30대가 지지했고, 여론조사에서는 내가 늘 1∼3% 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유권자들은 대중인기보다는 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당시 내놓은 청계천 복원 구상이나 대중교통 체제 개선 구상이 인정받았다.”고 회고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우리가 공부하고 살아가는 목적은가진 것 나누며 더 좋은 세상 만드는 것”

    “우리가 공부하고 살아가는 목적은가진 것 나누며 더 좋은 세상 만드는 것”

    한국 시각장애인 최초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백악관 국가장애인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67) 박사는 11일 “인생을 살다 보면 좌절을 겪을 때가 있으나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역설했다. ●18살때 인생목표 정하고 스스로 채찍질 강 박사는 대구동신교회에서 열린 ‘인물은 길러지고 명문가는 만들어진다’라는 제목의 특강에서 “사고로 실명한 이후 죽도록 공부해 연세대 교육학과에 입학했지만 동료 학생들이 꺼리는 바람에 서클 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직접 독서클럽인 자유교양회를 만들었다.”고 재학시절을 회고했다. 그는 “다행히 천사 같은 분들의 도움으로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이 모든 것은 18살 맹인학교에 입학할 때 앞으로 30년 동안의 인생 비전과 목표를 정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워싱턴 지역안과협회장인 첫째 아들에게도 동기부여 필요성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눈 뜬 아빠’ 소망하던 아들 안과의사로 “큰아들이 4살 때 ‘야구도 못하고 자전거도 못 타는 아빠 대신에 눈 뜬 아빠를 갖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는 것을 들었다. 서글플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들에게 안과의사가 돼서 아빠 눈을 고쳐주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 아들에게 안과의사의 꿈을 이루도록 했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돌이켜 보면 장애인이 된 덕분에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었고 미국 대통령 4명을 포함해 각국 정상 22명 등을 만날 수 있었다.”면서 “미 대통령 은사인 한 교사가 내게 ‘강 박사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명문가를 이루고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했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목적적 가치·도구적 가치 잘 구분해야” 그는 미국 한 명문 사립학교의 건학이념인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Not for self)’를 언급하며 “공부를 하는 목적과 사는 목적은 내가 가진 것을 세상에 주어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목적적 가치와 도구적 가치를 잘 구분해 자신만의 성공 척도를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박사는 중학교 때 사고로 시력을 잃었으며 1972년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76년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노스이스턴 일리노이대 교수를 거쳐 2001~2008년 미 백악관 정책차관보를 역임했다. 현재 유엔 세계장애인위 부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장남은 미국에서 유명한 안과의사로, 차남은 오바마 대통령의 입법보좌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페이스북에 악플을?” 친구 살해한 잔인한 10대

    “페이스북에 악플을?” 친구 살해한 잔인한 10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인터넷 악플이 살인사건을 불러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독된 10대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악플을 단 친구를 칼로 찔러 살해했다고 현지 언론이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살된 여자가 올린 글의 내용은 그러나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에 푹 빠져 살고 있는 18살 소녀 베티가 그의 친구를 만나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건 지난 19일 밤 빌랴 두아르테라는 곳에서다. 밤 10시쯤 한 주점으로 자신보다 2살 많은 친구 크리스티나를 찾아간 베티는 “담벼락에 왜 악의적 글을 올렸냐.”며 화를 냈다. 크리스티나가 지지않고 성을 내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베티가 기다렸다는 듯 숨겨 간 칼을 빼들었다. 베티는 무자비하게 친구를 향해 칼을 휘둘었다. 칼에 찔린 여자가 쓰러지면서 손님들이 소리치며 도망가는 등 주점에선 큰 소동이 났다. 혼란을 틈타 베티는 칼을 버리고 도망갔다. 크리스티나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응급치료를 받다 끝내 사망했다. 병원은 “쇄골과 복부에 칼을 맞고 심한 출혈을 일으켜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함께 있던 친구들의 증언을 종합한 결과 사망한 여자가 가해자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올린 글이 사건의 원인이었다.”며 가해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가해자가 앙심을 품고 살인를 계획했던 것 같다.”면서 “쇄골과 복부 외에도 시신엔 잔인하게 칼에 찔린 곳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진=엘문도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약물을 빌지 않은 성병예방

    약물을 빌지 않은 성병예방

     보균자와 관계하는 경우라도 성병에 감염되지 않는 수도 있다. Y군의 경우는 보균자와 여러 차례 관계했으나 감염되지 않았던 희한한 케이스-.  18살 Y군은 시골에서 갓 올라와 일자리를 얻은 게 목욕탕의 때밀이였다. 답답하고 고된 일이었으나 하고 있느라니 엉뚱한 부수입이 그를 유혹했다.  하루는 이 목욕탕의 카운터를 보는 하이 미스 J양이 난생 처음 희한한 체험을 맛보여 주었다. 여자를 알게 한 것이다. 여건이 그렇기 때문에 둘은 늘 목욕탕을 이용했었다.  그러한 어느 날 J양은 Y군에게 한 숙녀 고객을 소개했다.『잘 해보라』며 두툼한 사례가 있을 것이라는 귀띔까지 했다. 그는 J양이 시키는 대로 독탕에 들어가 있던 숙녀의 때를 밀어 주고 그녀가 하자는 대로 했다. J양의 말대로 댓가(대가)가 손에 쥐어졌다.  수입은 J양과 반분해도 제법 큼직한 벌이였다. 그러나 몇달쯤 지나고 보니 도저히 자신의 체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Y군은 그 일을 그만두고 직장을 옮겼다.  어느 중국음식점의 배달원으로 들어갔다. Y군은 이 집으로 옮겨오기에 앞서 J양을 불러내 여관방에서 고별의 밤을 지냈다.  그런데 이틀째 일을 하던 날이었다.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고름이 흐르고 심하게 따가왔(웠)다.  Y군은 이웃 의사를 찾아왔다.  미스 J도 곧이어 세균 검사를 받았다. 둘은 같은 진단이 나왔다. Y군은 몹시 의아해 했으나 그것은 교섭 직전에 질내(膣內) 깊은 곳까지 세척하고 교섭 직후 남자의 성기를 깨끗이 씻으면 보균자인 여성과의 관계에서도 성병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들이 목욕탕에서 일할 때는 자연히 몸을 깨끗이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병을 예방하는 결과가 된 셈이었다. 참고로 말하자면 임균은 매우 약한 균이기 때문에 섭씨 40~45도의 더운 물에도 쉽게 죽는다.  성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①성교 전후에 비눗물로 깨끗이 씻을 것 ② 난폭하게 하지 말고(상처가 생기면 그곳으로 병균이 들어오니까) ③ 성교 도중 키스를 삼갈 것. 매독균은 키스로 침입하는 경우가 많다. ④ 상대가 감염 우려가 있는 사람이면 24시간 안에 전문의의 조치를 받을 것 ⑤항생제를 남용하지 말 것 ⑥외입을 했을 때는 적어도 잠복 기간인 1주일 이상 부인에게 접근하지 말 것 등이다.   [선데이서울 73년 8월5일 제6권 31호 통권 제251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팔다리 7개 소년 수술 후 모습 최초 공개

    다리 4개, 팔 3개를 가진 기형아로 태어난 인도 소년 쿠마르 파스완(8)이 수술 후 새 삶을 되찾은 모습을 최초로 공개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인도 동부 비하르 지역에 사는 파스완은 태아 시절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쌍둥이 형제의 몸과 비정상적으로 결합되면서 배에 팔다리가 더 붙은 형태로 태어났다. 사람들은 남들보다 팔다리를 많이 가진 파스완이 힌두교 ‘풍요의 신’과 모습이 흡사하다며 칭송했지만, 일부에서는 기괴한 모습이 악마를 연상시킨다며 배척하기도 했다. 파스완은 비싼 수술비를 감당하지 못해 8년 가까이를 다른 모습으로 살았지만, 그의 소식을 접한 한 병원이 무료로 수술을 해주겠다고 나서 새 삶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최초로 공개된 파스완의 모습은 또래 아이들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배 부위에 약간의 흉터가 남긴 했지만 활동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다. 8살 소년의 웃음을 되찾은 파스완은 친구들과 공놀이 등을 하며 평범한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파스완은 “이제 난 내 동생보다 더 빨리 뛸 수도 있고 공놀이를 할 수도 있다. 새 몸을 얻게 돼 매우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멀티비츠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장애 극복 자신감 얻은 게 최고의 수확”

    “장애 극복 자신감 얻은 게 최고의 수확”

    “장애는 걸림돌이 아니라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이죠.” 30일 제8회 서울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대회 시상식이 열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시상대에 오른 제과제빵 분야 금메달리스트 권혁진(37)씨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지난 6년 동안 케이크를 만드는 크고 작은 대회에 참가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팔을 쓰기 불편한 그는 지체장애 3급을 가진 장애인이다. 권씨가 처음부터 제과제빵업에 종사한 것은 아니다. 20대 때는 중소기업의 생산관리직에 근무하는 성실한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28살 때 당뇨합병증 때문에 중환자실에 누워 있던 아버지를 병간호하려고 잠시 휴직을 했다가 회사에 다시 복귀했는데, 그때 오른팔을 다치게 됐어요.” 그는 그 사건으로 4~5개월간 병원신세를 져야 했지만, 꾸준한 물리치료 덕에 회사에 가까스로 복직할 수 있었다. 외관상으로는 문제가 없었으나, 예전처럼 팔을 쓰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결국 제과제빵 학원을 다니면서 이직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제과점 일도 녹록지는 않았다. “첫 직장에서는 실수를 연발했고 결국 사흘 만에 쫓겨났어요.” 일반인들과 같은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았던 것. 그 사건 뒤로 다시 취직한 직장에서 그는 독하게 마음먹었다. “남들보다 1시간 더 일찍 출근하고 남들 퇴근한 뒤에도 밤늦게까지 연습했어요.” 땀을 흘린 만큼 보람은 있었다. 그는 2005년 시바 서울국제빵과자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다. 2008년에는 전국장애인기능경기에서 1등을 했고, 이번 대회까지 쉼없이 달려왔다. 2년 전부터 충남 천안에서 조그만 빵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그는 “상을 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최고의 수확”이라며 활짝 웃었다. 57개국 445명이 참가해 지난 25일부터 30일까지 6일간 서초구 양재동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서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총 40개 종목에 79명이 출전, 금메달 23개, 은메달 22개, 동메달 15개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995년 호주 퍼스에서 열린 제4회 대회부터 5차례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레즈비언 부부의 입양아들, 8세 성전환 ‘논란’

    미국인 레즈비언 부부에게 입양된 소년이 8살 어린나이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선택해 미국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동성부부 입양허용 논란에 불을 지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에 사는 동성부부 폴린 모레노와 데브라 로블가 6년 전 마음으로 낳은 아들 토마스 로블(8)이 지난여름부터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를 시작했으며, ‘태미’란 여성이름으로 바꿨다고 CNN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부부에 따르면 토마스는 말을 시작했을 때부터 스스로를 여자라고 여겼다. 어릴 적부터 “나는 여자예요.”라고 말했으며, 누군가가 남자라고 바로 잡으면 금세 시무룩해졌다. 함께 입양된 형은 운동을 좋아하고 활동적인 반면 토마스는 혼자서 인형놀이를 하는 걸 즐겼다. 부부가 토마스의 성전환치료를 결심한 건 1년 전 일어난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폴린은 “늘 여자가 아닌 남자인 현실을 괴로워하던 태미가 급기야 자신의 생식기를 훼손하려고 했다. 더 이상은 말릴 수 없다고 생각해 아들의 성전환을 도와주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토마스가 받고 있는 성전환치료는 사춘기 이전에 남성호르몬 발생을 억제해 2차 성징을 늦추는 방법이다. 아직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신체적성별은 여전히 남자이지만 굵은 목소리, 크고 넓게 발달하는 어깨 등 남성적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 사연이 전해지자 미국의 일부 주에서 시행되고 있는 동성 결혼은 물론 동성부부의 입양허용이 자녀의 성정체성 확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왔다. 이에 대해 올해로 결혼 12년 차를 맞은 폴린과 데브라 부부는 “그런 주장이 맞는다면 첫째아들도 성정체성에 문제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동성부부가 자녀들의 정체성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건 편견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강경윤기자 @seoul.co.kr
  • 강원도-스포츠외신 기자들과 동행한 2018 동계올림픽 미리보기 “Do You Know Pyeong Chang?”

    강원도-스포츠외신 기자들과 동행한 2018 동계올림픽 미리보기 “Do You Know Pyeong Chang?”

    “Do You Know Pyeong Chang?” 동행이 누구냐에 따라서 여행이 전혀 달라지는 또 한번의 경험이었다. 온갖 스포츠의 룰을 꾀고 있는 6명의 스포츠 외신 기자들. 그들 중에는 88 서울 올림픽에 선수로 참가했던 이도 있었고, 자신의 형이 한국전에 참전했었다는 노익장도 있었으며, 한국 스키점프 선수를 대번에 알아보는 여기자도 있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취재차 한국을 찾았던 그들을 평창까지 움직이게 한 것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가져간 것은 월정사 녹차의 아릿한 뒷맛, 강릉 선교장이 보여주는 우아한 한옥의 품위, 알펜시아 리조트의 포근한 베개 같은 따뜻한 체험들이었다. 6년 반 후 다시 돌아올 그들을 맞이할 풍경은 강원도의 투명한 설경이겠지만 오늘의 작고 훈훈한 느낌들은 달라질 리 없다. 그 온정은 우리의 핏속에 흐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신성식 취재협조 강원도청, 한국관광공사 강원권 협력단 88올림픽에 참가했던 Mr. 유비쿼터스 스포츠 칼럼니스트 게리 모건Gary Morgan | 미국 미시건 “88년 서울에 대한 기억은 별로 남아있지 않지만 많이 변한 것만은 확실하네요. 그때 DMZ 투어도 하고, 서울 전망이 보이는 곳에서 파티도 했던 것 같아요. Jesus! 그때나 지금이나 당신들은 정말 친절하더군요. 이번 여행에서는 대구 팔공산에 올라갈 때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는데, 손가락을 들자마자 차가 섰어요.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로 버스 터미널까지 곧장 차를 얻어 탈 수 있었죠. 평창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죠? 예전부터 온돌방에서 꼭 한번 자보고 싶었는데 멋진 한옥강릉 선교장을 보고 나니 더 욕심이 났어요.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플로어에서 잘 수 있는 곳서울 북촌의 한옥 게스트하우스였다을 예약했죠. 참! 강릉이 동계올림픽 아이스 종목이 개최되는 곳이죠? 인구가 얼마나 되나요? 22만명이면 꽤 큰 도시네요. 오케이, 느낌이 좋습니다!” 탄탄한 몸매를 지닌 게리씨는 시간만 충분했다면 오대산 정상까지 뛰어올라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듯 에너지가 넘쳤다. 1984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6번의 올림픽 대회에 출전(20km, 50km 경보)했던 육상 선수다웠다. 88년 서울 올림픽 때 28살이었던 그는 미국 국가대표 선수로 20km 경보 종목에 출전했었다. 그리고 23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 그동안 그는 미스터 유비쿼터스Mr. Ubiquitous라는 닉네임으로 불릴 만큼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는 스포츠 칼럼니스트로 변신했다. 지금까지 무려 39개국을 여행했고 미국 50개 주에 있는 모든 국립공원을 탐험했다. 마라톤 대회에도 60회 이상 참가했고, 미국 올림픽 위원회 선수자문단의 멤버이기도 하다. 술술 쏟아지는 경이적인 기록들은 ‘스포츠와 어드벤처’로 이뤄진 그의 삶을 마치 숫자로 치환해서 보여주는 듯했다. 그의 칼럼은 미시건 러너(www.michiganrunner.net)와 러닝 네트워크(www.runningnetwork.com)에서 볼 수 있다. 1 정강원(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은 한국의 맛을 미각뿐 아니라 시각으로도 보여주는 곳이다 2 항상 유쾌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게리씨도 월정사 해욱 스님이 다도를 알려주시는 동안에는 마치 경기에 임하듯 정신을 집중했다 3 한국의 불교 사찰이 처음이었던 마야는 월정사의 국보, 팔각구층석탑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눈이라고요? 그건 축제를 의미하죠 스포츠 넷 기자 마야 길야노비치Maja Giljanovic |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나 저 선수최흥철 선수 아는 것 같아요! 미스터 초이 아닌가요? 지난 대회에서 봤던 기억이 나요. 사실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스키를 타 본 적이 없어요. 내가 사는 스플리트Split, 크로아티아 제2의 도시에는 눈이 거의 오지 않고 쌓이는 경우는 아주 드물어요. 그래서 몇년에 한번씩 눈이 쌓이면 도시가 마비되고 학교는 문을 닫고, 사람들이 미끄러지고 부러지고 그래요. 하지만 동시에 축제 분위기가 되기도 하죠.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건 새콤한 차송화밀수였어요. 매실의 상큼달콤한 맛이 최고인데다가 그 작은 쿠키들다식도 정말 예쁘고 맛있었어요. 크로아티아에서는 차 문화가 그리 발달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알펜시아의 호텔도 최고더군요. 사실 전 특급 호텔은 처음이었는데, 아기처럼 잘 잤답니다.” 5년차 기자인 그녀는 깡마른 몸매와 다르게 강단이 있었다. 크로아티아의 대형 스포츠뉴스 사이트(www.hrsport.net)의 기자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베를린, 로마, 바르셀로나 등 유럽 지역의 챔피언십 대회를 주로 취재해 왔다. 크로아티아가 아직 유고슬라비아연방이었던 시절, 그녀의 아버지는 5명의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혼자 아마추어였던 아버지는 프로 선수들을 제치고 3명의 완주자에 들 만큼 실력이 뛰어났다.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것 같다는 마야도 취미로 마라톤을 하고 있는데, 완주의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았다. 가장 좋아하는 여행 방법도 ‘기차 여행’일 정도다. 서울역에서 대전까지 KTX를 외면하고 굳이 가장 느린(거의 4시간) 무궁화호를 선택한 그녀가 ‘너무 시간이 짧다’고 아쉬워했다면, 이해가 될까? 한국전에 참전했던 형에게 보여줄 사진들이야 스포츠 컨설턴트 로버트 러시Robert Rush | 미국 캘리포니아 “형이 셋인데, 여섯 살 많은 큰형이 한국전에 참전했었지. 내가 고등학생이었으니 51년, 52년 그때였던 것 같아. 집에 돌아온 형이 한국 이야기를 종종했었는데, 이제야 와보게 됐네. 한국은 처음이라서 낯설지만 비빔밥은 정말 마음에 들어. 아까 그 식당정강원에서 먹은 게 사람들이 남은 음식들을 모두 넣어서 손쉽게 비벼 먹었다는, 비빔밥이 맞는가? 나는 식성이 별로 까다로운 편이 아니야. 내가 젊었을 때는 까다로운 사람Picky은 직업을 구할 수 없었으니까. 산에서 며칠을 살면서 벌목을 할 때 어떤 음식이든 가리지 않고 먹어야 살 수 있었어. 아까 버스에서 보니 다른 나무로 지탱해 놓은 굽은 소나무들이 종종 보이던데. 금강송이라고? 정말 아름다운 나무더군. 항상 산불을 조심해야 해.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는 정말 산불이 많이 난다네. 젊었을 때 소방수로도 10년 넘게 일했는데, 가끔 산림관리를 위해 불을 놓아야 할 때도 있었어. 그런데 말야, 아까 차 마시던 곳선교장의 활래정에서 나무 테이블을 보았나? 나무의 본래 모양을 그대로 사용해서, 정말 어메이징하더군.” 일생을 체육 교육에 헌신한 이 77세 노익장의 젊은 날도 만만치 않게 파란만장하다. 15살 때부터 농장에서 배를 따며 돈을 벌어야 했던 그는 육상 코치가 되기 전까지 여름이면 소방수로 일했고, 벌목공, 장례식장의 염꾼 등 무수한 직업을 거쳤다. 6살 많은 형이 미 해군에 입대해 한국전에 참전했던 것에 비하면 학생 신분이라 한국전, 베트남전 등을 피할 수 있었던 자신은 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거리 해외여행을 거뜬히 소화할 만큼 건강한 그는 이번 여행 동안 누구보다 많은 사진을 찍었다. 83세의 형에게 전쟁 후 한국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를 보여주고 싶어서다. 사진촬영 강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카메라와 친숙했던 그는 현재 스포츠 컨설턴트(www.norcalstat.com)로 일하며 선수 지도를 위해 사진과 비디오 자료를 중요하게 활용하고 있다. 1 선교장의 열화당은 원래 남자 주인의 숙소였으나 지금은 작은 도서관으로 개방되고 있다. 로버스씨가 책을 읽고 있는 테라스는 구한말 러시아 공사관에서 선물로 지어 준 것이다 2 스키점프타워 아래에서 내려다본 알펜시아 전경. 스키장 앞쪽으로 호텔과 리조트촌이 보인다 3 아찔한 높이의 스키 점프대 위에서 과감하게 포즈를 취한 여행작가 키라티아나 4 평창 동계올림픽의 상징물이 되어 버린 스키점프타워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선수들도, 관광객들도 모노레일을 타야 한다 나만의 비빔밥을 요리해 볼래요 여행작가 키라티아나 프리롱Kiratiana Freelon | 미국 시카고 “제가 버스에서 너무 잠만 잤나요? 올림픽이나 챔피언십 같은 큰 대회를 취재하다 보면 예기치 못했던 일들이 밤낮으로 생겨요. 한국에서의 열흘 동안 잠이 많이 부족했나 봐요. 그래도 한국은 어디를 가든지 무선 인터넷이 잘 잡혀서 일하기도 쉽고, 여행에서도 도움을 많이 얻었어요. 아시아에 온 김에 여러 나라를 한 달 동안 여행할 계획이에요. 서울에 가볼 만한 클럽과 식당을 추천해 줄래요? 대구에서도 팔공산에 있는 여러 절들을 갔었는데, 아까 오대산 월정사 스님과 차를 마신 건 정말 특별한 체험이었어요. 스님과 찍은 기념사진을 꼭 블로그에 올리겠어요. 정강원의 비빔밥은 영감을 주는 음식이더군요. 집에 돌아가면 코리안 비빔밥을 응용한 저만의 비빔밥을 시도해 보게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고추장 대신 테리야키 소스를 쓴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맛있을 것 같죠?” 키라티아나씨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흑인문화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여행작가다. 그녀가 대구육상경기 취재차 한국에 온 것도 육상 종목에서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올해 초에 파리의 아프리카 문화를 테마로 한 가이드북 <블랙 파리Travel Guide to Black Paris>를 출간하기도 한 그녀는 섬세한 시각으로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여행기를 쓰고 있다. 그녀의 블로그(http://kiratianatravels.com)와 미국 속 아프리카 문화를 소개하는 커뮤니티 웹사이트(http://loop21.com)에서 그녀의 글을 만날 수 있는데, 무려 한 달간의 여정으로 계획한 아시아 여행의 이야기가 이미 펼쳐지고 있었다. 이번 평창 여행은 그녀의 눈에 어떻게 비추어졌을지, 어머니와 함께할 예정이라는 서울 여행 스토리와 그 이후의 일본 여행까지, 잔뜩 기대가 된다. 스포츠 외신 기자와 함께한 평창의 1박2일 평창의 역사는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2018년 전과, 후로 나뉘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전의 분기점을 꼽으라면 세 번째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한 7월6일이 될 것 같다. 그전에 찾아간 평창과 그후에 찾아간 평창은 공기부터가 다른 것 같았으니 말이다. 희망과 기대로 부풀어 오른 평창의 가을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며 6명의 스포츠 외신 기자들도 각자의 상상력을 발동시키고 있었다. 그 상상의 토대는 한국의 전통 문화와 맛, 그리고 알펜시아였다. 강릉 선교장의 백미는 연못 위에 세워진 활래정인데, 올해부터 다실로 개방하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즉석에서 호기심과 즐거움을 비비다 정강원 정강원靜江園은 귀한 손님들, 특히 외국 손님들에게 정갈한 한국 음식을 소개하고 싶을 때 안성맞춤인 곳이다. 지난 5월에 한국, 중국, 일본 세 관광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도 정강원을 찾아와 대형 그릇에 100인분이 넘는 비빔밥을 섞는 퍼포먼스를 했었다. 외신 기자 일행을 위해서도 비빔밥의 유래와 준비 과정을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이 있었다. 로버트씨가 ‘김치’를 처음 먹어 본다며 조심스럽게 젓가락질을 하는 동안 마야는 미역국을 두 그릇째 비우고 전 한 접시를 더 추가시켰다. 키라티아나는 전에 곁들여 나온 간장을 보더니 반색을 하며 비빔밥에 톡 털어 넣기도 했다. 마야도 전을 간장에 찍어 먹으니 정말 완벽한 맛이 난다고 한마디를 보탰다. 정강원이 자랑하는 우리 장들의 깊은 맛은 마당 가운데를 넓게 차지하고 있는 장독대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맛의 내공이 느껴지는 풍경. 그 풍경이 혹시 익숙하다면 드라마 <식객>에서 정강원을 미리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정강원의 정식 이름은 ‘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이다. 전통음식점뿐 아니라 한옥의 스타일을 잘 살린 숙소, 작은 동물원, 전통 연못, 박물관, 잔디정원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에 맞추어 전통주 담그기, 메밀묵 만들기, 올챙이국수 만들기, 김치 담그기 등의 체험행사도 신청할 수 있다. 바로 옆에 흐르는 금당계곡의 경치도 즐길 겸 시간을 넉넉히 잡고 방문하면 좋은 곳이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백옥포리 21 문의 033-333-1011~3 www.ktfce.com 요금 비빔밥 체험 1인 1만5,000원, 한정식 3만~10만원, 한옥 숙박 1인 10만원(저녁 한정식, 조식 포함) 스님과 함께 나눈 따뜻한 녹차 한잔 월정사 월정사 수행원 원감인 해욱 스님이 직접 우려 주시는 녹차가 깊은 맛을 찾아가는 동안 손님들의 가부좌는 흐트러졌고 다리를 어디에 둘지 몰라 몸을 배배 꼬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선만큼은 스님을 향해 고정한 채 한국 녹차와 불교에 대한 호기심을 욕심껏 채우고 있었다. 스님들이 머리카락을 미는 이유가 번뇌를 벗기 위해서라는 설명을 듣자 20대부터 민머리 스타일이었다는 게리씨는 “그래서 나는 근심이 없나 보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오대산 월정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이자 팔각구층석탑을 포함한 5점의 국보를 보유한 사찰이라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바쁜 와중에도 특별히 시간을 내어 주신 스님께 외국인들도 어설프지만 정성 어린 합장을 올렸다. 난생 처음 절에 와보는 사람도 있으니 자장율사에 대한 이야기나 신라시대 석탑의 아름다움은 자세히 알 수 없었겠지만 월정사 입구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의 아름다움이야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저절로 알 수 있는 만국공통의 감동이었다. 오대산의 아름다움은 산행을 해봐야만 알 수 있는데, 정상인 비로봉에서 평창쪽으로 내려오는 오대산 지구는 부드러운 흙길에 불교문화유적이 많고, 소금강 지구는 바위가 많아 금강산에 견줄 만한 경치를 자랑한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63 문의 033-339-6800 www.woljeongsa.org 요금 입장료 | 3,000원, 템플스테이 | 성인 1인 1박 4만~5만원(상시 운영) 아흔 아홉 번 놀라게 되는 집 선교장 연못 위에 떠 있는 활래정活來亭은 너무 예뻤다. 연꽃이 모두 고개를 숙인 늦은 오후였지만 푸른 연잎들은 곧 선녀가 되어 하늘로 날아오를 듯 몸이 가벼워 보였다. 그 순간, 얼핏 활래정의 열린 문 사이로 지나가는 선녀들, 아니 선녀처럼 단아한 여인들이 있었다. 그동안 일반에게 잘 공개되지 않았던 활래정이 올해부터 다실 ‘연잎에 앉아’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 단아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여인들이 귀한 송화가루로 만든 다식과 차를 내놨다.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이 활래정을 포함하는 아흔 아홉 칸 고택이 바로 ‘가장 아름다운 한옥’으로 꼽히는 선교장船橋莊이다. 효령대군(세종대왕의 형)의 11대 손이 건축한 한옥은 부유한 사대문가문의 주거양식을 보여준다. 3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보전된 나라의 가장 중요한 민속자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후손들의 노력이 가장 컸고 지금은 나라의 지원도 받고 있다. 그래서 구중궁궐 못지않게 겹겹의 문(12개의 대문이 있다)으로 이루어진 저택은 이제 그 문을 활짝 열고 드라마와 영화 촬영, 한옥민박, 문화 공연장, 도서관(열화당悅話堂)으로 변신해 사람들을 맞아들이고 있다. 가문의 후손에 의해 설립된 동명의 출판사로도 알려진 열화당은 예부터 많은 서화와 문집이 보관되어 있던 사랑채였다가 2009년부터 작은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곳에서 <이조실록> 사본들을 발견한 로버트씨는 마치 한국어를 이해하는 듯 책을 보며 희미한 미소를 떠올렸다. 주소 강원도 강릉시 운정동 431 문의 033-646-3270 www.knsgj.net 요금 관람료 | 성인 3,000원, 한옥체험 | 15만~25만원 동계올림픽을 위해 도약하는 알펜시아 알펜시아로 들어서는 순간 기자들의 눈이 빨라지고 있었다. 이미 해가 저물고 있어서 내일로 미루어진 시설 견학을 기다릴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냥 하룻밤 머무는 숙소였다면 나올 수 있는 반응이 아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알펜시아 리조트는 그야말로 ‘동계올림픽의 꿈’을 먹고 자란 곳이다. 두 번의 낙방 끝에 그 꿈을 이뤘으니 그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91% 정도의 완공률을 보이며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크게 3구획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컨티넨탈 알펜시아 평창 리조트와 홀리데이 인 리조트 알펜시아 평창(호텔, 콘도미니엄) 등의 특급 호텔이 세워진 알펜시아 타운은 숙박과 엔터테인먼트, 쇼핑을 위한 공간이자 스키장, 콘서트장, 워터파크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알펜시아 트룬 컨트리클럽은 골프 코스를 끼고 있는 268세대의 프라이비트 별장촌으로 지금 한창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알펜시아 스포츠파크는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릴 국제 규격의 스키점핑타워,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코스가 있으며 봅슬레이, 루지 등의 경기장이 공사 중이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223-9 문의 033-339-0000 www.alpensiaresort.co.kr 요금 알펜시아 올림픽 특별 패키지 이용시 17만원~41만원.(홀리데이 인 리조트 or 콘도미니엄에서의 1박, 몽블랑 레스토랑에서의 석식 혹은 중식, 워터파크 ‘오션 700‘ 이용권 포함) 1 정강원의 최고 인기 메뉴는 비빔밥인데, 그 유래와 재료를 자세히 설명해 준다 2 다도를 시연해 주시는 월정사 해욱 스님 3 알펜시아의 특1급 호텔인 인터콘티넨탈 알펜시아 리조트 전경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몇 가지 질문들 Q 알펜시아 리조트가 선수촌이 되는 건가요? A 빙상 종목들은 아이스링크가 있는 강릉에서 개최되고, 설상 종목은 새로 활강장이 만들어질 정선의 중봉스키장과 용평리조트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알펜시아에는 스키 점프와 트라이애슬론, 바이애슬론 등의 일부 종목만 진행됩니다. 따라서 선수들의 숙소도 강릉, 태백 등지로 나뉠 예정입니다. 대신 알펜시아 컨벤션 센터가 올림픽 미디어센터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Q 손님들을 모두 수용할 만큼의 숙소가 갖추어졌나요? A 올림픽위원회의 기준이 1만6,000실이라서 평창뿐 아니라 강릉, 진부 등 인근의 숙박 시설들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입니다. 모두 1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라서 불편하지는 않을 겁니다. 현재 알펜시아 리조트에는 홀리데인 인 스위트(콘도미니엄)의 419실, 홀리데이 인 리조트(호텔)의 214실, 인터콘티넨털 호텔의 238실을 포함해 약 940실 정도가 확보되어 있습니다. Q 경기장은 모두 완성되어 있나요? A 현재 용평스키장은 높이 800m 이상, 슬로프 길이 3.4km 이상이어야 하는 국제규격을 만족시키지 못해서 새로운 알파인 스키 활강장이 있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 기준을 만족할 수 있는 정선에 중봉스키장을 새로 만들려는 것입니다. 알펜시아의 스키점프 대회장 역시 현재 가능한 수용 인원이 1만5,500석인데, 국제 기준은 6만석이라서 확대공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봅슬레이와 루지 경기장 등은 2013년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Q 지금 알펜시아 리조트에 가면 즐길 거리가 있나요? A 알펜시아 스키장이 2년 전부터 가동하고 있고, 올해 여름에는 오션 700이라는 워터파크가 개장했습니다. 겨울에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실내 워터파크로 2,500명을 수용하는 규모입니다. 또 모노레일을 타고 스키점핑타워에 올라가면 알펜시아 리조트뿐 아니라 주변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콘서트홀은 대관령음악축제의 주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 밖에도 승마 체험, 행글라이딩 체험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1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알펜시아에 세워진 한국 유일의 스키점프타워 2 여름철에는 점프대에 물을 흘려 보내서 실전 연습을 할 수 있다 surprise encounter 영화 <국가대표> 꼬마 선수의 실제 모델 최흥철 선수와의 짧은 만남 알펜시아의 스키점프대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 최흥철 선수를 먼저 알아본 것은 부끄럽게도 스포츠 외신 기자들이었다. 갑자기 외국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최흥철 선수는 당황한 기색을 금세 거두고 쏟아지는 질문에 대답하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스키점프를 시작한 것은 9살 때인 91년이었다. 그때부터 무주리조트 소속 선수가 되어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프로 스키 점프 선수로 살아온 것이다. 이 대목에서 외신 기자들도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동계올림픽 유치의 꿈을 키우고 있던 무주는 스키점프, 루지, 프리스타일 중에서 에어리얼 등 비인기 동계올림픽 종목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었다. 올림픽 개최의 꿈은 평창에서 이뤄졌지만 무주의 투자가 씨앗이 되어 준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기초체력 다지기와 밸런스 훈련, 이미지 훈련 등을 반복하는 것이 이들의 일상인데 눈이 없는 여름에는 ‘스키점프대에 물만 흘려 보내면 점프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많은 시간을 빼앗을 수 없어서 그와의 담소는 이쯤에서 그쳤다. 그리고 최흥철 선수가 영화 <국가대표>에 등장하는 꼬마 선수의 실제 모델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가 지난 4월에는 SBS의 리얼리티 커플매치 프로그램인 <짝>에도 출연했었다는 것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허남주 칼럼] 무지개학교의 ‘기적’

    [허남주 칼럼] 무지개학교의 ‘기적’

    지난 8월 26일 무지개학교의 첫 졸업식이 있었다. 한국어와 한국의 생활을 공부한 학생들의 얼굴은 밝았고, 주고받는 한국말에선 나름의 자신감이 읽혔다. 중국 출신으로 이 학교를 졸업한 장문양(15)군은 8월 말부터 광진중학교에 편입, 정규교육을 받기 시작했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한편 낯선 한국땅에서 하루종일 방치되면서 병들어 갔던 18살 아이는 이제는 속을 털어놓을 수 있단다. “한국도 싫고, 엄마도 싫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두려울 때도 많았다. 학교를 다니면서 한국이 좋아졌고, 한국사람이 돼서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올 3월 문을 연 무지개학교(레인보 스쿨)는 한국 남성과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한국으로 온 ‘중도입국청소년’ 초기적응교육과 훈련을 맡고 있다. 서울, 부산, 인천, 전북 익산 등 10개 학교에서 60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마치 섬에 표류한 것처럼 아이들은 절망하고 있었어요.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낯선 사회도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재혼한 어머니로부터 받은 상처와 분노는 염려스러울 정도였습니다.” 무지개학교 신현옥 대표는 아이들이 자신감을 회복해 가는 것이 비단 개인의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중도입국청소년은 존재 자체가 낯설고 이들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에도 사실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하지만 지난해 중도입국청소년 중 한국국적 신청자 수는 법무부 집계에 의하면 5700명을 넘어섰다. 국내 체류 중인 중도입국청소년은 1만명으로 추정된다. 재혼 후 아이를 데리고 오는 결혼이주여성이 늘면서 지난 3월 법무부는 체류관리지침을 새롭게 완화하기도 했다. 미성년외국인자녀에게 거주사증을 발급하고, 국내 2년 체류 후 영주자격신청을 하도록 편의를 제공할 만큼 그들의 숫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장기체류 외국인, 귀화자와 외국인 자녀를 포함한 외국인 주민은 126만 5000명으로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에 진입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현재 총인구의 0.6%인 결혼이주여성과 자녀의 숫자는 2050년에는 5%를 차지할 것이라 한다. 최근 들어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이 높고, 그들의 적응을 돕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배려가 늘고 있다. 9월 한달간 전국에서 다문화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그래서 일각에선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이 한국의 저소득층보다 오히려 더 많을 뿐 아니라 일자리까지 잠식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더욱이 지난 7월 노르웨이 총격사건 이후 다문화사회를 아예 반대하는 목소리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높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다문화주의는 오늘날 거스를 수 없는 보편적 가치로 꼽힌다. 단일혈통을 지키기 위해 쇄국정책을 써야 한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다. 어느 사회나 차별이 있으면 갈등이 발생하게 마련이지 않던가. 더욱이 역사적으로 우리가 받은 차별에는 분노하면서 우리 스스로 똑같은, 때로는 더 잔인한 내면의 야만성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부정할 수 있을까. 인권은 특정국가, 특정 실정법과 관계없이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더욱이 이주민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사회의 근본적 질서를 재구성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주류사회의 수용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09년 국제경영개발원(IMD) 세계경쟁력 보고서는 한국의 외국문화에 대한 개방성을 57개국 중 56위, 최하위로 발표했다. 베트남에서 어머니를 따라왔지만 몇 년째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뚜뀐(22)양은 무지개학교를 다니면서 한국어능력시험 3급에 합격했다. “내 마음에 무지개가 떴어요. 내가 한국에서 꿈을 이룰 수 있다니 기적이에요. 정말 기적이에요.” 대학생이 되겠다는 그에게 앞으로도 계속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적의 기회를 우리 사회가 제공하길 바란다. 최근 프랑스에선 입양인 출신 첫 한국인 상원의원을 배출했다 한다. 이 보도에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냈다면, 이제 우리도 작은 기적들을 만들어 줄 때다. hhj@seoul.co.kr
  • 88살 ‘통곡의 쌍둥이 미루나무’ 살려주세요

    88살 ‘통곡의 쌍둥이 미루나무’ 살려주세요

    “그는 오늘 조금이나마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고, 시를 읊어주고, 콘서트를 열어주었습니다. 사람들이 속삭이네요. 그가 이제 길어야 10년도 채 못 산다고요. 그러고 보니 어느새 그가 이곳에서 자란 지 88년이나 됩니다.” 쫓아오던 해님이 서쪽 교회당에 걸릴 무렵이던 지난 23일 오후 6시, 서대문구 현저동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앞에선 조촐하지만 뜻깊은 음악회가 열렸다. 디케이 소울(본명 김동규)의 ‘지금도 그 자리에 서 있다’는 멀리서도 처연하게 들렸다. 이곳 형무소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독립·민주화운동 열사들의 넋을 달래려는 진혼제인 듯했지만 뜻밖이었다. 이름도 낯선 ‘스토리텔링 콘서트’의 주인공은 무대 앞 사형장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묵묵히 서 있는 미루나무 두 그루였다. 콘서트에 귀 기울이던 ‘키다리 아저씨’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가슴아픈 전설을 들려줬다. 옥사에 갇혔던 독립·민주열사들이 간수(看守)들에게 불려나가면서 겪은 얘기다. 역사관 앞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면회실이지만 오른쪽으로 꺾으면 사형장이었다. 오른쪽 길로 접어든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형수들은 미루나무를 붙잡고 꺼이꺼이 울었다는 사연이었다. 문제는 담벼락 안쪽에 서 있는 나무가 같은 시기에 들어선 바깥 미루나무와 달리 너무 왜소했다는 점이다. 2m가 넘는 담벼락에 가려 햇빛을 받지 못해서이겠지만, 마치 독립·민주화의 한(恨)을 풀지 못한 채 스러진 억울한 혼들의 아픔을 오롯이 목격한 쓰라림 탓인지 먹어도 먹어도 나무는 초췌해져만 갔다. 무성한 잎새와 두 사람이 손을 맞잡아야 껴안을 수 있는 사형장 밖 나무와 달리 안에 있는 녀석은 삐쩍 마르고 야윈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미루나무의 수명은 최대 100년이랍니다. 생(生)을 얼마 남기지 않았죠.”라는 문 구청장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문 구청장은 ‘상록수’의 저자 심훈(1901~1936년)이 이곳 옥중에서 쓴 ‘어머니에게 쓴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풀 한 포기 없는 마당에 뙤약볕이 내리쪼이고 주황빛 벽돌담은 화로 속처럼 달고 방 속에는 똥통이 끓습니다. 밤이면 빈대, 벼룩이 다투어가며 진물을 살살 뜯습니다. 생지옥 속에서 괴로워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도리어 그 눈들은 샛별과 같이 빛나고 있습니다.” 이쯤 되자 콘서트에 온 인근 인창고 학생들도, 관람객들도 모두 숨을 죽였다. 이어 한 사람 겨우 누울 곳에 갇혔던 애국지사들이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막는 부채꼴 모양 10칸의 격벽장에서 운동을 했던 이야기 등 형무소의 발자취를 더듬었다. 구는 희생정신을 증언하는 이 격벽장을 복원 중이다. 아픈 역사도 기념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 구청장은 “이야기가 사라지는 것은 비극이다. 그래서 온라인에 통곡의 미루나무 살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며 머리를 숙였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데뷔 25주년 ‘트로트 여제’ 가수 문희옥

    [김문이 만난사람] 데뷔 25주년 ‘트로트 여제’ 가수 문희옥

    트로트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자리 잡고 있을까. 원래 트로트(trot)라 함은 사전적으로 ‘빨리 걷다’ ‘속보’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트로트 시대의 개막을 알린 음악은 1934년에 발표된 고복수의 ‘타향살이’와 이듬해 발표된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이다. 이어 남인수의 ‘애수의 소야곡’과 백년설의 ‘번지 없는 주막’ ‘나그네 설움’ 등으로 연결된다. 이후 광복의 기쁨을 노래한 ‘귀국선’, 6·25의 참상을 생생하게 고발한 ‘단장의 미아리고개’ 등으로 이어지면서 우리 가요는 트로트 리듬을 타고 격동의 시대를 관통하며 국민과 함께해 왔다. 1980년대 초반에는 ‘트로트 메들리 붐’이 생겨났다. 노래를 1절씩만 엮어 만든 빠른 템포의 댄스곡으로 편곡돼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소위 ‘뽕짝’이라는 유행어까지 나왔다. 김연자의 ‘노래의 꽃다발’에 이어 주현미의 ‘쌍쌍파티’가 당시 크게 인기를 끌었다. 주현미는 또 ‘비 내리는 영동교’ ‘신사동 그사람’ 등을 발표하면서 대표적인 트로트 가수로 성장했다. #여고생 문희옥은… 이럴 무렵인 1986년 봄, 당시 서울 은광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문희옥은 학교 소풍 때 노래자랑에서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동교’를 구성지게 불렀다. 그러자 선생은 물론 학생들까지 기립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여고 2년생이 성인가요를 부른 것도 대단했지만 트로트 특유의 ‘꺾기 창법’을 기가 막히게 소화해내 다들 ‘은광 출신’의 가수탄생을 기대했다. 아니나 다를까. 1년 뒤 문희옥은 교장의 특별 배려로 학교강당에서 파격적인 트로트 음악 발표회를 가졌다. ‘워째 그라요, 워째 그라요 시방 날 울려놓고~’를 시작으로 하는 ‘팔도 디스코 메들리’를 맛깔스럽게 불렀다. 이때 발표한 메들리 앨범은 발매 1주일 만에 360만장이나 팔렸을 정도로 크게 히트쳤으며 고속도로를 달리던 운전자들이 휴게소에 잠시 들르면 저절로 눈길을 끌게 만들 만큼 ‘하이웨이 트로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지금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여전히 인기순위 톱에 있다고 하니 적어도 1000만장 이상 팔려 나갔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음악적 고집쟁이, 문희옥 가수 문희옥(42)은 올해로 데뷔 25년째를 맞는다. 그는 이미자·주현미의 뒤를 잇는 ‘정통 트로트의 계승자’라는 자부심으로 줄곧 트로트의 길을 걸어 왔다. 그러면서 무대에 설 때면 특유의 은근한 미소로 사투리 메들리를 비롯해 ‘성은 김이요’ ‘강남 멋쟁이’ ‘사랑의 거리’ 등의 노래로 많은 팬들을 확보해 왔다. 문희옥은 현재 활약하는 가수 가운데 주현미 등과 함께 대표적인 ‘정통 트로트 가수’로 인정받고 있다. 문희옥 스스로도 지난 세월 ‘정통 트로트’라는 경계선을 벗어난 적이 없이 올곧게 그 길을 고집해 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 고민이 무척 많아졌다. 트로트의 위기를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K팝(K-POP)이 대세인 상황에다 장윤정, 박현빈 등 ‘세미 트로트’ ‘댄스 트로트’라는 이름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후배 가수들이 많아졌고 또 일부 동료 트로트 가수들도 정통 트로트의 틀을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요 평론가 박성서씨는 정통 트로트에 대해 “4분의 4박자를 기본으로 하면서 강약의 박자를 넣고 독특한 꺾기 창법을 구사하는 독자적인 가요 형식”이라며 “네오 트로트와 댄스 트로트 등으로 변화하는 요즘 시대에서는 정통 트로트를 고수하기가 쉽지 않으며 따라서 시장에서도 승부가 안 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문희옥은 지난 추석 때인 12일 MBC ‘나는 가수다’의 스페셜 편 한가위 특집 ‘나는 트로트 가수다’에서 김수희, 남진, 박현빈, 설운도, 장윤정, 태진아 등 대한민국 최고의 트로트 가수 6인과 함께 경쟁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특히 문희옥은 이날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부르며 파격댄스를 선보여 방청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를 지켜본 남진은 “대단하다. 문희옥이 춤은 안 출 줄 알았다.”고 감탄했고 네티즌들은 “문희옥 대박!”, “너무 귀여웠어요.”, “추석 특집에서만 볼 수 있는 건가요?” “문바디라 불러다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앞서 문희옥은 케이블채널 tvN 프로그램 ‘오페라 스타’에 트로트 가수로는 유일하게 도전해 ‘나비부인’과 레퀴엠 중 ‘자비로운 예수님’ 등을 열창했다. 처음 예상과 달리 4번째 무대까지 오르면서 ‘트로트의 힘’ ‘아줌마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해 많은 찬사를 받았다. 트로트 외길을 걸어온 문희옥의 이러한 변신은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며 절정의 음악적 끼로 무한한 능력을 어디까지 보여줄지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기획사 사무실에서 문희옥을 만났다. #문희옥의 외도? 먼저 ‘나는 트로트 가수다’에서의 댄스 얘기부터 시작했다. 그는 “막춤은 좀 추지만 무대 위에서 댄스를 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박진영 안무팀한테 두 시간 반 정도 익혔는데 주위에서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다.”며 웃는다. 후배 가수들의 노래를 잘 듣느냐는 질문에 “주얼리, 동방신기 등 리듬감각을 익히기 위해 자주 듣는 편이다. 퓨전음악이라는 시대의 흐름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그러더니 긴 한숨을 내쉰다. “정통 트로트 가요는 이제 죽었습니다. 좋아하는 팬들도 앞으로 10년 정도나 버틸까요. 무서운 시장경쟁에서 트로트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을 가수는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나는 트로트 가수니까’ 하면서 안주할 수도 없고요. ‘도전 1000곡’이나 최근의 ‘오페라 스타’와 ‘나는 트로트 가수다’에 출연할 때에도 그래서 열심히 했습니다. ‘쟤는 트로트 가수밖에 안 돼’라는 말을 안 듣기 위해서였지요. 정통 트로트 가수가 변신하기란 쉽지 않거든요. 앞으로도 그런 기회가 오면 저의 끼가 어느정도인지 스스로 검증받고 싶기도 합니다.” 문희옥은 트로트에 대한 애정과 절망의 심경을 동시에 털어놨다. 20~30대 후배 가수들이 현대 트로트와 댄스 트로트라는 이름으로 열심히 노래를 부르지만 결국 정통 트로트만큼은 못하다고 했다. “정통과 대체되는 새로운 트로트, 즉 샐러드식 음악이 많이 나오고 있지요. 하지만 샐러드는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간장이나 된장, 김치 같은 정통 트로트 음악이 과연 계속 인기를 끌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그는 ‘위기의 트로트’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앞으로 어느 방향에 서 있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정통이냐, 세미 트로트냐 하는 것 또한 숙제라고 했다. 신곡 음반을 7년째 못 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그동안 걸어온 ‘문희옥의 길’을 되돌아보니 선뜻 음반을 내기가 겁이 난다는 것이다. “제가 지향하는 길과 안 맞더라도 ‘서둘지 말자’, ‘지금의 페이스에서 카리스마가 있는 선배, 노력하는 선배로 보여주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가수 중에 신곡을 7년째 안 내는 사람은 저밖에 없을 겁니다. 요즘 신곡을 내면 일단 뜹니다. 하지만 가수는 빛을 못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대중들은 인물의 됨됨이까지 봅니다. 가수가 노래만 잘하면 된다는 정석은 이미 깨졌지요. 노래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다 잘할 수 있는 만능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지금에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조심 조심 지나치지 않게 가자는 것이 제 인생의 화두가 됐습니다.” 그에게 ‘트로트가 죽었다’는 부문에 대해 다른 가수와 공감대를 형성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주현미 언니랑 만날 때 그런 걱정을 털어놓곤 합니다. 제가 아는 트로트 가수 중에 주현미 언니는 비교적 관리를 잘하는 편입니다. 유일한 트로트 프로그램인 ‘가요 무대’에도 함부로 나가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얘기도 해요. ‘가요 무대’는 말 그대로 정통 가요를 사랑하는 가수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인데 검증되지 않은 가수들이 자주 등장해서 그런가 봐요. 그러면서 언니는 ‘우리라도 트로트를 잘 지키자’고 얘기하지요.” #아내이자 엄마, 문희옥 그는 요즘 들어 지나 온 세월을 자주 돌아본다고 했다. 올해는 ‘오페라 가수’ 와 ‘트로트의 여제’라는 말을 듣게 되면서 더욱 자신을 살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가요보다 2~3 정도 키가 높다는 오페라 발성을 직접 해보이면서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는 자세로 정통 트로트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다. 그러던 중 소풍 가서 우연히 노래 한 곡을 불렀고 당시 교감 선생님한테 ‘희옥이는 가수 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가수의 꿈을 앞당겼다. 얼마 후 작곡가 안치행씨를 만나면서 1년 동안 비밀리에 트레이닝을 받아 ‘팔도 사투리 메들리’로 데뷔했다.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방언으로 부른 노래를 담은 앨범은 당시 밤을 새워서 찍어내야 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렸던 것. 그때 돈을 좀 벌었느냐고 하자 “저는 노래만 불렀고 문희옥이란 이름을 알렸잖아요. 아마 안 선생님은 많이 벌었을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그동안 낸 곡 중 가장 아끼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시간이 지나 지금 생각해 보니 ‘성은 김이요’가 좋은 것 같다.”며 웃는다. 1995년 일반 회사원과 결혼한 문희옥은 2004년 아들을 얻었고 이제 학부모가 됐다. 매주 일요일에는 어김없이 교회에 가서 가족의 행복을 기도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신곡 앨범이 언제 나오느냐고 하자 옆에 있던 기획사 대표가 “서정적인 가사로 11월 중 팬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문희옥은 누구 1969년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황해도 출신으로 6·25때 월남했다. 어릴 적부터 노래를 곧잘 부른다는 칭찬을 들으며 자란 그는 은광여고 3학년 재학 당시 ‘팔도 사투리 메들리’로 데뷔했다. 앨범 발매 1주일 만에 360만장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가요계에 혜성같이 나타났다. 이후 서울예술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면서 본격적인 정통 트로트의 길을 걸었다. 대표곡으로 ‘성은 김이요’ ‘사랑의 거리’ ‘강남 멋쟁이’ 등을 발표하면서 연이어 히트를 쳤다. 1995년 일반 회사원과 결혼한 그는 8살 된 아들을 두고 있다. 2003년 제5회 한국예술실연자대상 특별공로상 등을 수상했으며 최근 ‘오페라 스타’ ‘나는 트로트 가수다’ 등에 출연해 새로운 끼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올 11월쯤에는 서정적인 풍의 신곡을 낼 예정이다.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1) 동물 나이는 방송용(?)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1) 동물 나이는 방송용(?)

    동물에 대한 기사를 쓰다 보면 동물의 나이를 적어야 할 때가 있다. 유달리 장수했거나 나이차를 극복하고 늦둥이를 얻었다든지 할 때가 그렇다. 서울대공원 터줏대감이었던 로랜드고릴라 고리롱은 지난 2월 죽었을 때 나이가 공식적으로 49세였다. 국내 최장수 북극곰으로 기록된 민국이는 2008년 30세 때 세상을 떴다. 하지만 이런 나이는 추정치일 뿐이다. 출생지가 믿을 만한 동물원이었다면 생년월일은 물론 출생시간까지 알 수도 있겠지만, 야생에서 잡아온 희귀동물은 그저 몇 살 정도라고 어림잡을 뿐 정확한 나이를 알수가 없다. 여기에다 조금이라도 높은 값을 받으려는 현지 수출업자의 욕심이 더해지면 나이는 늘기보다 줄기 마련이다. “동물원 나이는 방송용”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나이를 알아보는 방법은 털 색깔, 뿔 길이, 이빨의 선과 마모도, 어깨높이(견장·동물의 키) 등 다양하다. 이 중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방법은 이빨의 마모도를 보는 것이다. 말이나 소, 원숭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말은 영구치가 4~5세 때 완성된다. 육체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시기지만 이후 영구치는 저작운동을 반복하면서 마모된다. 모양이 타원형(6~8세)→원형(9~13세)→삼각형(14~16세)으로 차츰 변한다. 마지막으로 이빨이 듬성듬성한 긴 네모꼴을 이루게 되면 수명이 다해간다는 뜻이다. 아프리카 코끼리의 경우 대표적으로 견장을 이용해 나이를 측정한다. 학자들이 수년간 케냐 국립공원에서 사바나 코끼리 298마리의 견장을 측정해 평균값을 계산해낸 덕이다. 수컷 코끼리는 죽을 때(보통 35세가량)까지 지속적으로 어깨 높이가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는 탓에 비교적 나이를 가늠하기 좋다. 하지만 늙은 암컷은 25세가 넘으면서 성장이 급격히 둔화돼 견장만으로 나이 추정이 쉽지 않다. 태어날 때 수컷의 어깨 높이는 1m 정도. 10살이 되면 약 2m, 17~18살때는 약 2.5m, 30세 이후엔 최대 3m에 이른다. 이 방법도 완전히 정확하다고 보긴 어렵다. 만약 누군가가 ‘키로 사람의 나이를 알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흔쾌히 동의할 수 없는 이유와 같다. 반면 비교적 논란의 여지 없이 나이를 알 수 있는 동물도 있다. 고래가 대표적이다. 이빨고래는 이빨에 나이테가 나타난다. 계절에 따른 수온 변화가 해마다 한 칸씩 성장륜(輪)을 만드는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긴수염고래는 귀지에 나이테가 새겨진다. 귀지는 직경이 5㎝, 길이가 20㎝에 이를 정도로 크다. 세로로 절단하면 밝고 어두운 층이 교대로 나타난다. 먹이가 많을 때는 지방이 축적되면서 귀지색이 밝아지지만 먹잇감이 귀한 겨울에는 어두운 색을 띤다. 그렇게 세월의 흔적은 모든 동물에게 공평하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이야기] 동물의 나이는 방송용

     동물에 대한 기사를 쓰다 보면 동물의 나이를 적어야 할 때가 있다. 유달리 장수했거나 나이차를 극복하고 늦둥이를 얻었다든지 할 때가 그렇다. 서울대공원 터줏대감이었던 로랜드고릴라 고리롱은 지난 2월 죽었을 때 나이가 공식적으로 49세였다. 국내 최장수 북극곰으로 기록된 민국이는 2008년 30세 때 세상을 떴다. 하지만 이런 나이는 추정치일 뿐이다. 출생지가 믿을 만한 동물원이었다면 생년월일은 물론 출생시간까지 알 수도 있겠지만, 야생에서 잡아온 희귀동물은 그저 몇 살 정도라고 어림잡을 뿐 정확한 나이를 알수가 없다. 여기에다 조금이라도 높은 값을 받으려는 현지 수출업자의 욕심이 더해지면 나이는 늘기보다 줄기 마련이다. “동물원 나이는 방송용”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나이를 알아보는 방법은 털 색깔, 뿔 길이, 이빨의 선과 마모도, 어깨높이(견장·동물의 키) 등 다양하다. 이 중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방법은 이빨의 마모도를 보는 것이다. 말이나 소, 원숭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말은 영구치가 4~5세 때 완성된다. 육체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시기지만 이후 영구치는 저작운동을 반복하면서 마모된다. 모양이 타원형(6~8세)→원형(9~13세)→삼각형(14~16세)으로 차츰 변한다. 마지막으로 이빨이 듬성듬성한 긴 네모꼴을 이루게 되면 수명이 다해간다는 뜻이다.  아프리카 코끼리의 경우 대표적으로 견장을 이용해 나이를 측정한다. 학자들이 수년간 케냐 국립공원에서 사바나 코끼리 298마리의 견장을 측정해 평균값을 계산해낸 덕이다. 수컷 코끼리는 죽을 때(보통 35세가량)까지 지속적으로 어깨 높이가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는 탓에 비교적 나이를 가늠하기 좋다. 하지만 늙은 암컷은 25세가 넘으면서 성장이 급격히 둔화돼 견장만으로 나이 추정이 쉽지 않다. 태어날 때 수컷의 어깨 높이는 1m 정도. 10살이 되면 약 2m, 17~18살때는 약 2.5m, 30세 이후엔 최대 3m에 이른다. 이 방법도 완전히 정확하다고 보긴 어렵다. 만약 누군가가 ‘키로 사람의 나이를 알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흔쾌히 동의할 수 없는 이유와 같다.  반면 비교적 논란의 여지 없이 나이를 알 수 있는 동물도 있다. 고래가 대표적이다. 이빨고래는 이빨에 나이테가 나타난다. 계절에 따른 수온 변화가 해마다 한 칸씩 성장륜(輪)을 만드는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긴수염고래는 귀지에 나이테가 새겨진다. 귀지는 직경이 5㎝, 길이가 20㎝에 이를 정도로 크다. 세로로 절단하면 밝고 어두운 층이 교대로 나타난다. 먹이가 많을 때는 지방이 축적되면서 귀지색이 밝아지지만 먹잇감이 귀한 겨울에는 어두운 색을 띤다. 그렇게 세월의 흔적은 모든 동물에게 공평하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나비스타 LPGA 클래식] 16세 소녀, LPGA 접수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나비스타 클래식 4라운드가 열린 19일 미국 앨라배마주 프래트빌의 RTJ 골프트레일(파72·6607야드). 필드 위로는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18번홀에 들어서는 알렉시스 톰슨(미국)과 캐디로 나선 아버지 스콧의 얼굴도 긴장한 탓에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11·12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흔들렸지만 16·17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내며 뒤를 바짝 좇는 재미교포 티파니 조를 5타 차로 따돌린 참이었다. LPGA 투어 사상 최연소 우승이 눈앞에 다가온 순간이었다. 갤러리들은 환호와 박수로 역사적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회심의 파퍼트가 홀컵에 빨려 들어가는 순간, 그제야 톰슨은 활짝 웃었다. 옆에서 눈물을 글썽이는 아버지와 감격의 포옹을 했다. 16세 7개월 8일. 2005년 5월 사이베이스 클래식에서 18세 9개월 17일 만에 정상에 오른 폴라 크리머(미국)보다 2년 2개월이나 어린 나이에 거둔 승리였다. 1라운드(18홀) 대회로 치러지던 1952년 사라소타 오픈에서 18세 14일 만에 우승한 마를린 바우어(미국)의 기록까지 합쳐도 여전히 최연소 기록이다. 우승 상금은 19만 5000달러. 톰슨은 버디 4개에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단독 2위였던 이미나(30·KT)는 1타를 잃고 공동 6위(9언더파 279타)로 밀려 한국(계) 선수 LPGA 투어 통산 100승 수확을 또다시 미뤘다. 시상식 뒤 인터뷰에서 톰슨은 “평생의 꿈이 현실이 됐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크리머가 다가오더니 ‘내 기록을 깰 수 있을 만한 사람은 너밖에 없어’라며 축하를 해준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한국 팬들에겐 낯선 이름이지만 톰슨은 어릴 때부터 ‘골프 천재’로 주목받아 왔다. 오빠 둘도 골프선수로 활동하고 있어 ‘골프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12살 때인 2007년 US여자오픈 사상 최연소로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고, 2008년에는 US 주니어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2009년 3년 연속 출전한 US여자오픈에서 컷 통과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6월 프로로 전향한 톰슨은 그해 US여자오픈에서 공동 10위에 올랐고 에비앙 마스터스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키가 180㎝나 되고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길어 재미교포 미셸 위(22·나이키골프)와 비교되기도 한다. 톰슨의 이번 대회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276.63야드. 올 시즌 평균은 268.4야드로 이 부문 1위 청야니(타이완)의 이번 대회 평균 비거리(271.13야드)를 넘는다. 톰슨은 18살이 돼야 회원자격을 주는 LPGA 투어 규정에 따라 아직 비회원이지만 다음 시즌부터 정회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LPGA 투어로부터 올해 퀄리파잉스쿨 출전을 허락받아 1차 예선을 1위로 통과했기 때문이다. 2, 3차 예선이 남아 있지만 톰슨이 상승세를 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온누리교회 故 하용조 목사 후임 이재훈 양재 담당목사 내정

    온누리교회 故 하용조 목사 후임 이재훈 양재 담당목사 내정

    고(故)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의 후임으로 이재훈(43) 온누리교회 양재 캠퍼스 담당 목사가 내정됐다. 온누리교회 측은 18일 “어제 담임목사 청빙위원회에서 이재훈 목사를 새 담임목사로 선출했으며 오는 24일 서빙고 본당에서 공동 의회를 열고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18살 이상 세례교인들이 참가하는 공동 의회에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담임목사로 확정된다. 그는 명지대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하고 1998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1996년부터 2005년까지 온누리교회에서 사역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뉴저지 초대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했으며 2009년 7월부터 온누리교회 양재 캠퍼스 담당 목사를 맡아 왔다. 1985년 온누리교회를 개척한 하 목사는 지난달 1일 뇌출혈로 쓰러져 다음 날인 2일 갑작스럽게 타계했다. 국내 대표적인 대형 교회 중 한곳인 온누리교회는 서빙고 본당을 비롯해 양재, 부천, 수원, 대전 등 전국에 9개 성전과 25개 비전교회를 두고 있으며 교인 수는 7만 5000여명에 이른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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