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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타의 보따리 장사(시베리아 대탐방:38)

    ◎중·몽골·조선족 잡화상 몰려/1백만루블 주고 비자받아 대부분 불법체류/옷가지·그릇 취급… 루블화 하락에 본전 못건져 중국인 암시장 시베리아인은 중국인시장을 「암시장」이라고 부른다.활기찬 자본주의시장분위기에 대한 거부감을 은연중에 나타낸 호칭이라고 생각된다.울란우데 중심가에 있는 중국암시장은 3천평정도의 넓이에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 북적대는 명물이다.물건을 파는 사람은 대부분 동양족으로 중국·몽골인,그리고 간간이 연변의 조선족이 바로 그들이다.어린이 장남감·빗·주방용기·옷·운동화 등 온갖 것을 다 갖다 판다. 몽골인은 1985년부터,중국상인은 이곳에 개방바람이 한창이던 89년부터 드나들기 시작했다고 한다.용케 장사에 필요한 러시아말을 몇마디씩 배워 손님을 부르는데 러시아인에게는 그게 바로 큰 구경거리다.그런데 2년전부터 부리야트정부에서 이들의 입국조건을 강화시켜 비자발급을 제한하고 큰돈을 요구하는 등 갖은 제약을 가한다고 한다. ○85년이후 대거 몰려 이곳 시간으로 밤 9시20분 치타행 열차를 탔다.침대칸을 못구해 칸막이도 없는 객차에 80여명이 꽉 들어찬 3등열차를 탔다.통로의자도 펴서 침대로 쓰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사람이 지나다닐 때마다 몸을 빼 비켜주어야 했다.밤새도록 가래소리를 쿨룩거리는 노인,끊임없이 먹고 마셔대는 사람,라디오소리,서민특유의 부산함등 때문에 좀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장사하러 왔다는 20대후반의 연변여인을 기찻간에서 만났다.결혼하고 10일만에 남편과 함께 중국돈 3만원을 빌려 『목돈을 벌려고』 왔는데 남편은 한달도 못돼 이혼하고 돌아가버렸다고 한다.조선족은 주로 치타·이르쿠츠크·울란우데에 많이 모여 사는데 이 여인이 들려준 이들의 사는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우선 국경에서 보름짜리 입국비자를 얻는 데 1백만루블이 든다.그러니 한번 들어왔다 하면 모두 불법체류로 눌러앉는다.이걸 아는 러시아당국에게 이들은 「밥」이나 다름없다.수시로 돈을 뜯어가고 물건을 팔면 거기서도 20%는 꼬박꼬박 자릿세를 뜯긴다.더 큰 문제는 루블시세가 계속 떨어지는 것.힘들게 벌어놓으면 루블값이 떨어져본전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숨겨갖고 가던 달러를 세관에서 몽땅 뺏기는 일도 허다하다고 한다. ○허름한 여인숙 생활 멀리 떨어져 살아도 동족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연변 보따리장수의 삶이 궁금해 치타에 도착한 뒤 그들이 산다는 변두리의 여인숙을 찾아가 보았다.가스타흐여관이라고 이름을 대니 택시운전사는 금방 그곳을 찾아냈다.워낙 중국상인이 많이 드나들고 험하기로 이름난 곳이기 때문이었다.5층짜리 공동주택인데 모두 일하러 나가고 몸이 아파 쉬는 중국인 부인네 몇명만 집을 지키고 있었다.녹물이 뚝뚝 떨어지는 공동취사장,방마다 발디딜 틈도 없이 꽉 들어찬 침대들… 하루 방값이 1만루블,우리 돈으로 2천원미만의 노무자숙소였다. 치타주에 들어서며 모스크바와의 시차는 6시간으로 늘어났다.치타역에 도착한 것은 상오8시15분.진눈깨비가 펄펄 내리고 있었고 모스크바와의 거리는 6천74㎞를 가리키고 있다.드디어 시베리아의 마지막 주에 도착한 것이다.동쪽의 아무르주부터는 극동에 속한다. 변경도시인 치타는흑해의 세바스토폴처럼 전형적인 군사도시다.「자바이칼군관구」사령부가 있고 국경수비사령부가 위치해 있다.마침 도착한 날이 국경수비군의 날이라 저녁 시내광장에서는 대중가수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요란한 위문행사가 벌어지고 있었다.치타는 군사도시로서의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1653년 정복자 비케토프장군이 바이칼을 출발해 아무르쪽으로 향하던 정복길에 잉고다강변에 작은 겨울요새를 건설한 것이 이 도시의 출발점이다.그뒤 코사크군인들이 정착해 만주·중국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군사도시로 키워 1851년에는 자바이칼 코사크군사령부가 들어섰다.이 코사크사령부 건물은 지금 자바이칼 철도청사로 쓰이는데 건물측면 출입구 벽에 「작은 치타의 역사는 바로 전러시아의 역사」라는 전설적인 코사크사령관 크라포트킨장군의 말이 새겨져 있다. 1900년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이곳을 통과했다.당시 시베리아철도의 종착역은 치타 동쪽의 스레친스크였다.그리고 1903∼1905년 치타와 스레친스크 중간에 있는 카림스코예역에서 남으로 지선을 건설,만주의 하얼빈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연결됐다.그뒤 스탈린때인 1937년 치타주가 정식으로 만들어지며 치타시는 그 행정수도가 됐다. ○북서 모란식당 경영 16세기까지 이곳은 만주땅이었다.국경을 맞닿은 때문인지 지금도 몽골과는 매우 밀접한 유대를 맺고 있는 것같았다.취재단이 머무르는 중에도 몽골문화의 날 행사가 한창이었다. 중앙광장에는 몽골풍물행사가 열리고 몽골의 추발산시 출신 화가들이 몽골스텝을 주제로 그린 유화전시회를 열고 있고 시립문화관에서는 몽골의 전통의상·보석·장신구 등을 전시해놓고 있다. 러시아에서 군사도시는 대개 높은 문화수준을 유지하는 게 이채롭다.제정러시아시절부터 상류층에 속하던 군인부인들이 높은 문화의 향유자였기 때문이다.이곳으로 유형온 12월당원 부인중에도 당대에 이름날린 여류문인이 많았다.군사도시답지 않게 도시 곳곳에 발레극장·도서관이 들어서 있다.특히 시베리아 최대의 군사박물관이 이곳에 있다. 도착한 이튿날에는 실내체육관에서 학생댄스경연대회가 열렸다.이 지역에 있는 6개 댄스학교 학생의 졸업경연대회였다.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 졸업반까지 모두 2백∼3백명이 화려한 무도복을 갖춰 입고 등에 번호판을 달고 저마다 춤솜씨를 뽐냈다.왈츠·마주르카 등 제정시절 유행하던 춤에서부터 최신 서양댄스까지 다양한 춤솜씨를 보여주었다.관람석에는 학부모가 꽉 들어차 도시잔치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1년의 절반이상이 혹한인 이 척박한 땅에서 함께 웃으며 춤도 추고 발레도 하며 문화생활을 영위해나가는 인간의 생명력에 야릇한 경외감을 느꼈다.저녁에는 북한에서 진출한 모란식당에서 모처럼 불고기와 냉면으로 포식했다.평양에서 왔다는 여지배인은 김일성배지를 단정히 달고 있었다.『장사가 잘되느냐』는 물음에 『평일에는 하루손님이 10명도 채 안된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뷔페」라고 부르는 간이식당이 더러 있지만 주민 38만명의 도시에 레스토랑은 이곳을 포함해 2곳밖에 없다.형편이 어려워 레스토랑은 생일잔치 등 큰 일 때나 한번씩 이용하는 곳으로 인식돼 있다고 한다.
  • 일반사면 11월초 단행/7백∼8백만명/시국사범도 포함될듯

    정부와 민자당은 지난 8·15특사와 분리,연기된 일반사면 대상을 7백만∼8백만명선으로 해 오는 11월초에 단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민자당의 김종호 정책위의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예고하고 대상 범죄는 95년 8월10일 이전의 도로교통법·향토예비군설치법·건축법등 행정규제적 법규 가운데 경미한 조항을 위반한 생활사범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시국사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2기시대 거듭나기(창설 50주년/변화하는 유엔:상)

    ◎“정치보다 경제로”… 새 좌표 모색/냉전 종식후 환경·빈곤·인권 등 눈돌려/역할 증대 요구속 심각한 재정난 큰짐 유엔은 창설 반세기를 맞아 탈냉전이후 세계질서 재편의 틀을 만들어가는 와중에 「변화하는 유엔」으로의 개혁을 강요받고 있다.유엔은 이에따라 신국제질서에 걸맞은 「유엔 2기시대」 새 좌표설정에 고심하고 있다.과거의 강대국 메신저구실에서 벗어나 제구실을 다하기 위해선 유엔부터 달라져야 할 것이라는 여론이 강하기 때문이다.특히 올 유엔총회 중반에는 한국이 96∼97년 안전보장이사회의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될 것이 확실시돼 유엔내에서의 한차원 높은 한국의 활동영역확대가 기대된다.19일 개막되는 제50차 유엔총회에 즈음하여 유엔의 변신노력및 고민,유엔내 한국의 위상및 한국의 유엔대책을 2회에 나눠 조명해 본다. 올해 유엔총회는 1백60여개 의제중 특히 유엔의 변신및 개혁에 주안점을 둘 전망이다.초점은 냉전종식이후 크게 변모한 국제정세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기능강화 방안에 모아질 것이 틀림없다.유엔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세계의 외교관뿐아니라 수많은 비정부기구(NGO)들도 유엔의 변화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국가원수 1백8명,정부수반 50여명등이 참석하는 유엔창설 50주년 특별정상회의에서도 새로운 유엔시대를 맞는 각종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신국제질서 대처 유엔의 본질적 기능에 대한 시비는 냉전종식과 함께 찾아왔다.유엔이 환경,빈곤,핵확산,인권문제등 냉전종식이후 떠오르고 있는 국제현안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유엔이 냉전종식이후의 신질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정치분야보다는 개발분야쪽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지난해 유엔총회의 성격이 「개발」이었을 정도로 유엔도 나름대로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세계아동정상회담·환경정상회담·인구개발회의·사회개발정상회담을 비롯,최근 북경에서 열린 세계여성회의등이 만들어 낸 과제만도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다.그러나 개발문제를 둘러싸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은 항상 이해가 상충돼 별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개발의 우선순위와 기준에도 양측의 시각이 다르며 특히 환경문제와 관련된 규제조건들에 대해선 합의가 힘들다.또 이러한 사업들에 필요한 대규모의 자금확보도 문제이다.이에따라 재정력이 없는 유엔이 개발주체 노릇을 할 수 있는지 원초적 의구심을 제기하는 측도 있다.안전보장이사회와 함께 명목상 유엔의 양축을 이루고 있는 경제사회이사회의 구실확대가 요구되는 대목이다.유엔이 기대하는 「한국의 역할증대」에는 한국의 활발한 경제활동 주문이 들어있다. 유엔의 가장 큰 고민은 고질병같은 자금난이다.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과 조지프 코너 유엔행정관리담당 사무차장은 지난 12일 유엔의 재정상태에 관한 보고서및 성명서를 발표,유엔재정난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유엔회원국들에게 연체된 분담금을 조속히 납부해줄 것을 촉구했다. ○「완납」 64국 불과 각 회원국들이 지난 8월말 현재 연체된 분담금 총액은 37억달러(일반예산 8억5천만달러,유엔평화유지활동 28억5천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유엔평화유지활동(PKO)참여국가에 급여와 장비대금등도 지불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유엔은 이미 PKO참여국가들에 9억달러이상을 빚지고 있다.1백85개 회원국중 정규예산분담금을 완납한 국가는 한국을 비롯한 64개국에 불과하다.유엔의 「대부」격인 미국이 지난 8월15일 현재 25억9천만달러의 연체분담금을 발생시키고 있는데서 유엔 재정난을 짐작할 수 있다.미납및 연체분담금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중 한국등 선발개도국의 PKO예산분담률인상등이 검토되고 있다. 유엔의 PKO활동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고민의 하나다.84개국의 6만4천여명이 소말리아,보스니아등 16개지역에서 활동중인 PKO는 지구촌 평화유지라는 긍정적 평가에 못지않게 효율성에 대해 비판적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이번 총회에서도 지난해 총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유엔이 모든 분쟁사태에 무조건 개입해야 하는지,개입시 설정돼야 할 적정목표는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군축에 대한 접근방법에도 실효성의 문제가 제기된다.지난 5월 NPT(핵확산금지조약)의 무기한연장결정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프랑스가 핵실험을재개함에 따라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 96년 조기체결(CTBT)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군축문제도 논란 한때 유엔조직개편의 핵심이었던 안보리 개편의 경우 안보리의 대표성,안보리 협의의 효율성,특히 5개 상임이사국의 특별지위가 유엔의 민주성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 따라 검토됐었다.당초 올해 목표로 추진됐으나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특별한 상황변화가 없는한 21세기에 가야 결론이 날 사안으로 바뀌었다. 안보리는 올해는 아니더라도 멀지않아 일본과 독일을 새 상임이사국으로 맞이하고 조직을 확대할 전망이다.「정치유엔」에서 벗어나 「경제유엔」으로 변신하는 유엔에 안보리의 확대가 역작용을 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거부권행사 문제만 합의된다면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에 보다 많은 경제적 책무를 지울 수 있다는 점에서 꼭 부정적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 정주영 회장 대북경협 전념 포석/박세용 현대그룹기획실장 발탁 배경

    ◎정 명예회장·정 회장 신임 돈독한 해외통/정부창구역 맡아… 그룹 운영위에도 참여 현대그룹은 삼성에 비해 비서실이나 기획실의 기능이 크게 중시되지 않는 재벌이다.정주영 그룹 명예회장은 참모나 비서,기획기능 같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장에 11일 돌연 박세용 종합상사 사장 겸 현대상선 사장이 겸임발령된 것을 놓고 세인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8·15특사로 사면복권된 정명예회장과 박사장의 특별한 관계,대북경협 재개 등 현대의 세계화 전략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박사장은 정명예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해외통이자,그룹의 대북 사업에 깊이 관여해 온 핵심측근이다.때문에 정명예회장이 최근 통일원에 방북을 타진한 데 이어 현대가 대북 사업을 비롯해 대규모 해외투자를 의욕적으로 다시 추진하기 위해 정부와의 창구를 바꾼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정명예회장은 정치참여에 따른 동면에서 해금된 뒤 새로운 사업으로 그룹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다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사장은 이북출신이지만 1·4후퇴 때 월남한 뒤 거제도에서 살았다.장승포에서 국교를 나왔다.노래를 잘 불러 김영삼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주최한 군민 노래자랑에서 우승한 일화도 있다.김대통령과의 인연도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에 근무하던 70년대 중동에서 뇌물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렀다.이때 현대에서는 파장을 우려,독약을 보내며 『여차하면 죽으라』고 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정명예회장과 관계가 돈독하다.현대의 정치참여 여파로 대통령선거 직전 있었던 현대상선의 탈세사건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지난 광복절 특사에서 사면됐다.대선 당시에는 실무총괄을 한 바 있다. 그는 박사장은 정명예회장과 정세영회장 두 사람으로부터 신임을 동시에 받고 있다.거제출신인데서 나타나듯 정권과의 사이도 현대핵심 중 누구보다 좋다. 또한 기획실장이 됨으로써 자연스레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그룹 운영위의 멤버가 됐다.그룹운영위원은 현재 정세영 회장과 이춘림 종합상사·정몽구 정공·정몽헌 전자·이현태 석유화학 회장 등을 포함해 6명.이들과 함께 당당히 그룹운영을 논의하게 된다.정명예회장의 또 다른 오른 팔인 이내흔 건설회장,심현영 전임 기획실장, 또 비서출신이지만 정명예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이병규 중앙병원 부원장 등 일련의 차세대군 중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이 분명하다. 그의 경력과 신뢰도를 감안할 때 정명예회장의 밀명을 받고 현대가 뭔가 깜작 놀랄 일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강좌 한국철학/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화제의 책)

    ◎「한국 철학 흐름」 사상·논점별 정리 한국 철학의 흐름을 고대에서 지금까지 사상·시대·논쟁별로 총정리한 연구서. 전체를 3부분으로 구성,제1부 「사상별로 본 한국철학」에서는 유학·신유학·실학·불교·도교등 전통철학이 외국에서 탄생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뒤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서술했다. 2부는 시대별로 한국철학의 흐름을 조명한 철학사 부분.고조선∼삼국시대를 고대,통일신라·발해가 공존한 남북국시대부터 고려를 거쳐 개항이전까지를 중세,개항기∼8·15 광복까지를 근대,해방이후를 현대로 분류,각 시대 철학의 성격을 분석했다. 3부 「논쟁별로 본 한국철학」은 철학사에 남은 주요 논쟁을 소개했다.불교 교종·선종의 대립을 다룬 「교선논쟁」을 비롯,분단이후 남한의 관념론과 북한 유물론의 시각차를 보여준 「현대한국철학 논쟁」에 이르기까지 10가지 논쟁을 실었다. 그동안 나온 철학사 저서들이 근대까지만 다루고 현대 철학을 정리하지 못한데 견줘 근·현대의 철학연구 성과를 폭넓게 수용한 점이 돋보인다.30∼40대 소장학자 모임인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펴냈다.김교빈 호서대교수를 비롯해 25명이 집필에 참여했다. 예문서원 1만2천원.
  • “올 북녘추석 우울하고 쓸쓸”

    ◎수재로 상당수 묘지 유실… 전염병 등 「3재」/연휴없고 9·9절 겹쳐 백미 배급이 고작 북녘동포들에게는 올해 추석이 여느 해보다 우울한 민속명절이었을 것이라는 게 북한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올 7·8월 한반도 전역을 휩쓴 수재로 북한이 사상 유례없는 피해를 당했기 때문일 것이다.가뜩이나 어려운 식량난이 더욱 가중된 데다 농약과 기초의약품 부족으로,추석이 지난 현재까지 병충해와 수인성 전염병 비상이라는 이른바 「3재」를 겪고있는 까닭이다. 특히 이번 수재로 북한 곳곳의 도로와 철도들이 피해를 입은 데다 상당수 묘지마저 유실되는 바람에 북한주민들은 더욱 쓸쓸한 추석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북한 선전매체들이 추석을 전후해 주민들의 한가위 맞이 움직임에 대한 별다른 보도를 하지 않고 있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올 추석이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47주년)과 겹쳐 주민들은 국경절에 나오는 얼마간의 백미 특별배급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이다.이 과정에서 최근 남한과 일본이 제공한쌀이 고위간부급을 비롯한 일부 계층에 공급됐을 공산도 있다는 게 최근 귀순자들의 귀띔이다.북한은 국경절에 1일분의 백미를 지급하는데 노동자는 5백69g,부녀자와 학생은 4백g미만을 받는다. 북한은 6·25 휴전 이후 조상에 대한 제사를 봉건잔재라면서 물자낭비·분파주의·종파주의를 조장하는 관행이라는 이유를 들어 철저히 차단한 바 있다.그러다가 지난 88년에야 비로소 민속명절로 인정해 간단한 제사와 성묘를 허용하고 있는 형편이다.그러나 추석연휴란 있을 수 없어 남한에서와 같은 「민족대이동」현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더욱이 추석은 다른 민족명절인 구정(음력1월1일),한식(4월6 또는 7일),단오(음력 5월5일)와 함께 하루 대휴로 하여 당일이 평일일 경우는 일요일에 대신 일을 하도록 정해져 있다. 북한은 국가명절과 민족명절을 구분하여 국가명절인 신정(1월1일),김정일 생일(2월16일),김일성생일(4월15일)은 각각 이틀연휴를 허용하고 있다.국제노동자절(5월1일),해방기념일(8월15일),정권창건일(9월9일 9·9절),노동당창건일(10월10일),헌법절(12월27일)도 북한에선 국가명절로 규정돼 있다.
  • 1·4후퇴뒤 혼란정국(새로 쓰는 한국현대사:34)

    ◎거창학살­국민방위군 사건 잇달아 발생/이 대통령,국회와 마찰… 대통령 직선 추진 한국전쟁은 1951년 새해가 밝으면서 개전 2년째를 맞았다.미 공군은 설날에도 전폭기 편대들을 전선과 북한지역 깊숙이 발진시켰다.그리고 8백12회의 출격을 설날에 기록했다.전선은 남쪽으로 크게 밀려나 38도선 부근에 와 있었다.중공군의 한국전 개입은 전선이 압록강 한·만국경에 고착될 것으로 기대한 한국민의 희망을 깡그리 앗아갔던 것이다. 정부는 1월3일 임시수도를 부산으로 결정하고 다음날 서울을 비웠다.전해 9·28수복으로 환도했던 정부의 공식 서울 철수를 역사는 1·4후퇴로 기록하고 있다.서울시민 30만명이 피란길에 오른 가운데 5일에는 중공군 선발대가 한강을 건너 영등포까지 진출했다.주문진,홍천,양평,수원을 잇는 제2방어선도 곧 무너졌다.유엔군은 7일 오산을 포기해 버렸다. ○양민희생자 6백명 그 2월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경남 거창에서 양민학살 사건이 일어났다.공비토벌에 나섰던 육군 제11사단 9연대 제3대대가 2월11·12일에 거창군 신원면에서 저지른 이 사건의 희생자는 6백명이나 되었다.이유는 공비와 내통했다는 것이었는 데 일일전과 보고는 주민 희생자수를 1백87명으로 기록했다.국회가 이를 문제시하고 4월7일 현지조사에 나섰다가 공비로 가장한 군의 공격을 받고 철수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주동자들은 구속되어 군법회의에서 실형을 받았다.그러나 모두 1년안에 풀려났다. 이 사건을 축소 은폐한 국방부 장관 신성모는 5월7일 해임되었다.그의 해임은 불가피한 것이었다.거창 사건말고 새로 불거져나온 국민방위군 사건이 더 크게 작용했다.이 사건은 51년1월 국민방위군 집단후송과 수용과정에서 고개를 들었다.국민방위군 설치법에 따라 제2국민병에 해당하는 17∼40살의 장정들을 방위군에 편입시켜 경북지역 각 교육대에 수용했다.이를 계기로 방위군 고위 간부들이 막대한 돈과 물자를 빼돌렸다.그 부정규모는 당시 화폐 24억원,양곡 5만2천섬에 달했다. 국회는 4월30일 방위군 해산을 결의했다.이에따라 5월12일 방위군이 공식 해산되었으나 장정들의 귀향조치는 3월중순부터 이루어졌다.사건이 확대되고 희생자가 날로 늘어나자 정부는 진상조사에 나서 김윤근 사령관을 구속했다.다른 간부 5명과 함께 군법회의에 회부된 그는 사형선고를 받았다.사형이 선고된 5명의 방위군 간부들에 대해서는 8월13일 대구 근교에서 총살이 집행되었다.숱한 청장년을 헐벗게 하고 굶긴 건국이래 최대의 비리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방위군 간부 5명 총살 1951년의 이 두 사건은 이승만 대통령의 초대 임기 내내 따라붙은 불명예였을 뿐 아니라 정적들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특히 거창사건 주동자 가운데 김종원의 경우 뒷날 경찰총수인 치안국장으로 기용했다는 사실은 이승만 정권의 정치적 도덕성을 문제시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이 사건들은 이기붕을 권력의 주변으로 끌어들인 결과를 가져왔다.이승만 대통령은 그를 신성모 후임의 국방장관으로 임명했던 것이다.이를 단초로 이승만 대통령을 핵으로 한 권력의 인맥이 새롭게 발전할 것이라는 장래를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기붕 기용에 앞서 거창사건의 책임을 물어 조병옥 내무장관,김준연 법무장관의 권고사직을 4월24일과 25일에 전격 수리했다.대통령은 조병옥을 오랫동안 못마땅하게 여겼다.당시 대통령의 업무일지에는 1951년1월 서울에서 내려온 이후 조병옥은 내무부가 있는 대구보다는 부산에 더 많이 머물러 있다고 기록했다.그 이유는 정치적 책략을 동원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그리고 대통령을 찾아오는 일이 없고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게 고작이라는 불만도 곁들였다. 조병옥은 사퇴서를 보내놓고 곧바로 이승만 대통령을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그래서 4월24일자 대통령 업무일지는 「조병옥은 자신의 위치를 어느 정도 굳혔고 대통령에 반대해서 싸울 것」이라는 기록을 남겼다.주한 미국대사 무치오는 조병옥의 사표수리를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항의했다.이를놓고 이승만 대통령 쪽에서는 미국이 다음 대통령 선거를 좌지우지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무치오가 새로운 내무장관을 장면과 같은 온건한 인물로 꼽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장면에게는 이미 국무총리직이 수임되어 있었다.장면은 사실상 주미대사로 워싱턴에 더 머물기를 희망했다.그럼에도 이승만은 새해들어 그의 소환을 결심하고 1월5일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이시영 부통령이 5월9일 「시위」에 앉아 소찬을 먹는 격에 지나지 못했기 때문에 물러난다」는 서한을 신익희 국회의장 앞으로 전달했다.이와 더불어 부통령직 사임서를 피란국회에 보냈다.사임서가 국회에서 반려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본인의 고사로 3일후 국회 본회의가 이를 수리했다.국회는 두 차례의 보궐선거끝에 5월16일 김성수를 부통령으로 뽑았다.그 역시 잔여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1952년 정치파동의 와중에 전격 사임해 버렸다. ○개헌 결심…자유당 창당 한반도를 아비규환의 전쟁으로 몰아붙인 그 6월이 또 다가왔다.4월11일 전격해임된 맥아더장군에 이어 리지웨이장군이 이끄는 유엔군은 6월19일 철원,김화,평강으로 이어지는 철의 삼각지대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그러나 중공군은 금성지구 한국군 2군단 전면에서 춘계공세 이래 최대의 공격을 개시했다.공산군은 4월22일 제1차 춘계공세 이후 6월17일까지 21만5천9백명의 병력손실을 입었다.그럼에도 유엔군사령부는 아직 대공세 능력을 상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승만은 계속 국회와 부딪쳤다.일반적 여론은 국회가 대통령을 간선으로 선출할 경우 그가 대통령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었다.그래서 헌법개정을 결심했다.8월15일 그의 신당구상은 11월19일 자유당 창당으로 실현되었다.자유당 창당 이전인 10월17일 국무회의는 대통령 직선과 양원제를 골자로 한 개헌안을 의결하고 11월20일 이를 국회에 제출했다. ◎미 「알렉시스 존슨 파일」/미,한국전중 “기독교도 구출” 논의/전쟁 확산→한반도 포기상황 전제/북한측 박해 밝혀져 인권차원 거론 미국은 한국전쟁이 확산되어 한반도를 포기할 경우 한국민 가운데 기독교인들을 구출하는 문제를 토의한 것으로 밝혀졌다.이는 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이 워싱턴 미 국립공문서보존관리국(NARA)에서 입수한 「알렉시스 존슨(Alexis Johnson)파일」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이같은 기독교인 구출문제에 대한 논의는 1951년 11월2일에 작성한 미 국무성 회의비망록에 들어있다.회의에는 미 국무성 극동국의 러스크,동북 아시아과의 맥 크러킨이 참석했다.이는 미국 장로교인 트류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당시 미국은 다른 종교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 기독교 국가였기 때문에 이 문제가 자연스럽게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특히 한국전쟁 이전에 북한 공산권 치하에서 기독교인들이 큰 박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유엔군 북진에서 드러나 더욱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한국전쟁 이전 북한의 기독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 철저하게 말살되었다.가톨릭의 경우 함경남도 덕원 면속구의 피해는 컸다.1945년 민족해방 이후 1949년 5월9일 이후 수도원은 몰수 당했다.사우어 주교를 비롯한 많은 신부와 수사,수녀들이 고난속에서 순교했음이 밝혀졌다.개신교에서도 많은 순교자를 냈다는 사실이 서방에 전해짐으로써 기독교인들의 구출은 인권 차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한국민 기독교인 구출은 한국에 살고있는 미국 민간인 철수작전과 더불어 제기되었다.한국전쟁 발발 당시인 1950년 서울은 물론 대전이 예상이외에 빨리 북한군에 점령되어 미국의 민간인들이 포로로 취급받은 데 따른 대비책으로 미 민간인 철수는 심도있게 논의됐다.그러니까 이 비망록을 작성할 당시도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가 불투명했다는 추론이 나올 수 있다. 알렉시스 존슨은 1930년대 후반 한국에도 살았던 외교관으로 이승만이 미국에 망명해 있던 시절 그와 절친한 관계를 유지했던 인물이다.한때 미 국무성 극동아시아과에서 영향력을 가진 관리로 활약했다.
  • “대여일전”­“과민반응” 공방 가열/「사정 회오리」속 여야 움직임

    ◎“성역없는 수사”… 대치정국 장기화 불원­민자/“형평잃은 조사… 명백한 야당탄압” 비난­신당 김대중 창당준비 위원장의 새정치 국민회의가 1일 최락도의원의 구속 등에 반발,대여강경투쟁을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사정회오리 속에 여야간 대치국면이 더욱 가파라지고 있다. 민자당은 이날도 『정치적 의도가 없는 순수한 부정척결 차원』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국민회의는 『창당방해를 위한 표적수사』라고 규정,「야당탄압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정면대응하겠다는 자세다. ▷민자당◁ ○…국민회의가 최의원 구속에 대해 『사정정국 조성기도』라고 반발하고 나서자 『성역 없는 수사의 일환』이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하지만 여야간 냉각국면의 장기화는 바라지 않는 눈치다. 이신범 부대변인은 국민회의측이 정면대응을 선언하자 『비리사건 조사를 두고 과거 독재정권하의 사건조작이나 야당탄압에 견주어 대응하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과민반응』이라고 성토했다. 강삼재 사무총장은 『검찰당국에 최의원의 비리사실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사실수사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수사가 아님을 강조했다. 강총장은 정치권 비리 전반에 대한 수사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중인 서해유통 연루자 정도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해 문제의원 한두명에 대한 추가 사법처리로 정치권에 대한 「사정바람」이 수그러들 것임을 시사했다.특히 교육위원 선출 비리와 관련해서도 아태재단의 운영자금으로까지 수사가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선거부정 사범과 교육위원 선출비리에 대해서는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사정당국의 자세로 미루어 여야간 대치상황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민자당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새정치 국민회의◁ ○…검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던 전날까지와는 달리 정면대응으로 방침을 정했다.명백한 야당탄압이라는 주장 아래 절대 물러서지 않고 현 정권과 한판승부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침묵으로 일관해 온 김대중위원장도 이날은 입을 열었다.강도 높은 대여공세였다.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4차상임준비위 회의에서 김위원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최의원에 대한 탄압에 분노하며 정말 파렴치한 짓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여권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김위원장은 『백번 양보해서 최의원의 수뢰가 사실이더라도 여당쪽에서 저지른 수나 액수를 보면 단연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특히 대선때 몇천억원을 해준 사람은 외국으로 도피시켰다가 돌아와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이원조전의원의 경우를 들어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회의가 끝난 뒤 곧바로 이종찬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야당탄압 비상대책위」를 구성했다.이와 함께 당내 「4천억원 비자금의혹 조사특위」(위원장 조세형)를 본격 가동하는 것은 물론 이원조전의원과 이용만전재무장관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하고 서석재전총무처장관도 변호사법 위반과 위증혐의 등으로 고발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 ○…사정한파로 정국이 급속히 냉각돼 정기국회가 파행운영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이규택대변인은 『불과 일주일전만 해도 국가원로오찬,8·15대사면 등 국민대화합을 하자고 해 놓고 갑자기 사정태풍으로 정국을 경색시키는 것을 국민들은 도저히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여권을 비난한 뒤 『어떤 정당도 민생문제를 다뤄야 할 중차대한 정기국회를 파행으로 몰고가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자민련◁ ○…안성열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정정국을 조성,여당을 이탈하려는 의원들에게 무언의 경고를 하고 야당의 이미지를 훼손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사정정국 조성기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안대변인은 『며칠째 정치권 비리를 조사한다지만 소리만 요란했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면서 『검찰이 정부 여당의 다목적 용도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고 공정한 검찰권의 행사를 촉구했다.
  • 도밍고·관객 함께 만든 최상의 콘서트(객석에서)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는 역시 프로다.27·29일 이틀에 걸쳐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두번째 내한공연에서 그는 열악한 감상조건의 관객들을 능수능란한 무대매너로 사로잡았다.6번의 커튼콜에 5개의 앙코르곡을 선사하며 종래는 기립박수를 뒤로 하고 무대를 떠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세계적인 명성이 그냥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10억원이라는 국내 성악콘서트 사상 최대액수의 출연료를 들인 주최측은 많은 관객동원을 위해 성악공연장으론 맞지않는 체조경기장에서 일을 벌였다.초대석도 적지 않았겠으나 비싼 입장료(S석­10만원,A석­7만원)에도 불구하고 1만여 객석이 가득 찼다.관객의 질서의식도 수준급이었다. 문제는 공연장의 여건상 성악공연에 되레 감흥을 깎아내는 마이크 사용을 했다는데 있었다.S석이나 A석에서는 소리가 지나치게 울려 끝에 가선 귀가 먹먹했고 하위석에선 마이크를 통한 소리마저 흩어져 도밍고의 미성이 거의 전달되지 않았다. 그러나 열악함을 빤히 알면서도 최선을 다해 관객을 만나는 도밍고와 함께그가 초대한 우리의 성악가 홍혜경과 연광철의 열창은 냉방도 제대로 안된 공연장의 짜증나는 상황을 참을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뉴욕 오페라계에 이름이 난 홍혜경의 실력이야 그렇다고 치고 30세의 젊은 신예인 베이스 연광철의 웅장하고 저력있는 소리는 이번 도밍고 공연이 낳은 뜻밖의 수확이다. 우리 관객의 수준도 크게 달라졌다.지난 8월15일 「세계음악인 대향연」에서 보여준 5만여 관객의 열의있고 질서있는 감상자세와 이번 도밍고 공연을 찾은 1만여명 관객의 진지한 태도는 우리 문화의식의 성숙을 새삼 느끼게 했다. 공연장 조건이 열악한데다 도밍고의 CD녹음 관계로 음악회의 레퍼토리가 일반 관객의 흥미를 넘어선 전문적인 것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흐트러짐없이 두시간여를 감상,도밍고의 애창곡인 스페인민요「그라나다」와 우리가곡「그리운 금강산」을 앙코르곡으로 끌어낸 관객의 자세에 박수를 보낸다.
  • 멸종위기 황복 치어 방류/오늘 강화 앞바다에 4만마리/해양연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의 생물종 보존과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은 황복치어 방류행사가 30일 상오10시 강화도 앞바다에서 열린다. 한국해양연구소는 8·15 광복 5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연구소가 인공부화시켜 사육한 황복치어 4만마리를 강화군 하점면 창후리 앞바다에 방류하는 행사를 갖는다. 황복은 산란기에 강으로 올라와 산란하고 바다로 내려가는 회유성 어종.임진강에서 산란하고 서해안에서 자라는 서해안산이 인기가 높은데 환경오염및 남획에 의해 멸종추세에 있다. 해양연구소측은 『농수산부로부터 의뢰받은 「황복종묘 대량생산및 증·양식기술 개발연구」를 수행중 환경보전운동과 토종보호사업,지역어민의 소득증대사업 차원에서 이번 행사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방류되는 치어는 지난 5월 경기도 파주군 장파리및 금파리지역에서 인공산란유도에 의해 알을 채집,해양연구소에서 부화시켜 사육한 새끼 황복으로 크기는 4∼5㎝ 정도다.이 치어는 강화도 앞바다 배위에서 방류돼 우리나라 해역뿐만 아니라 북한해역으로까지 유입돼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광복50돌 기념 「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 대향연」을 보고/이상만

    “한국인 역량 확인한 뿌듯한 무대”/서양음악 일색… 국악 공연 없어 아쉬움 지난 8월15일 잠실의 올림픽경기장에서 5만여명의 거대한 청중이 운집하고 전국의 텔레비전에 방영된 축전음악회를 필두로 해서 서울 예술의 전당과 부산·대구·광주·대전에서 8개의 프로그램으로 모두 16회의 공연이 펼쳐져 광복50년만에 가장 큰 음악잔치를 치렀다.음악회 그 자체는 연주자들이 정성을 다해서 무대에 섰고 연일 음악회장은 많은 인파가 모여들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더구나 그 많은 한국 연주가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을 수 있었다는 사실과 호응도로 볼때 이 「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 대향연」축제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연주자들의 연주능력과 짧은 서양음악의 역사속에서 한국이 이렇게 많은 음악가들을 배출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새삼스럽게 한국 음악인의 예술적 역량에 대한 자부심도 느끼게 해주었다. 더구나 이 음악회는 강압적 청중 동원없이 시장구조에 맡겨진데다 기업의 협찬에 힘입어 정부예산을 크게 축내지 않는 흥행적 성공도 거뒀다.특히 서로 만나기 힘든 해외 연주가들이 27일의 피아노 4중주의 밤(김영욱 최은식 정명화 한동일)에서 보여준 「브람스 피아노 4중주」연주는 구성인원의 조화,연주의 밀도등에서 한국인들도 힘을 합치면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또 28일 마지막 공연의 이돈웅 작곡 「색소폰과 창과 관현악을 위한 한소리」는 이 축제에서 유일하게 연주된 한국작곡가의 새로운 창작음악이었다.이 작품의 예술적 척도보다도 이러한 작품이 그나마 프로그램에 포함돼 원경수가 한국작품을 성실하게 지휘했다는 좋은 인상을 남기었다. 어쨌든 이번 음악회는 한마디로 해서 「한국 서양음악의 축제」,그것도 연주자들을 위한 축제였다.한국 음악인이 그렇게 열심히 서양음악을 좇아 공부하고 그들을 능가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대견한 일이다.정트리오와 같은 세계적인 음악가를 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며 이번 음악제의 성공도 그 가족의 역할에 크게 힘입었다고 생각이 들어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시대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무덤을 파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이번 축제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고 무덤이 될 수 있다.한편으로 생각하면 광복50주년의 역사적 잔치로는 그 호화로움 속에서도 매우 처절한 우리의 현실에 통한을 금할 수 없는 단면이 있었다. 광복50주년의 축제라면 그 속에 우리 삶의 이상과 정부의 역량과 모든 것들이 통합적이고 유기적인 구성으로 이뤄져야 한다.이 축제속에 적어도 한국음악인이 누구고 한국음악이 나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를 제시해 주었어야 한다.짧은 50년의 역사라도 음악제를 통해서 느낄 수 있어야 했다.한국의 전통음악에 대한 배려,광복50년에 기여한 음악인들에 대한 기회제공이 됐어야 했다. 그러나 한 흥행사,한 가족들의 역량을 크게 믿고 그에 의지한 정부의 입장이 애처롭게 보였다.번갯불에 콩 구어먹듯 한탕 치른 축제였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었다.행사 1주일전에도 확정되지 않은 프로그램,그것도 빈번한 내용변경,오자와 내용빈곤의 프로그램 책자.챙기고 다뤄야 할 곳이 너무 많았다.
  • 전·노 전 대통령 방문/민자 김 대표 내일

    민자당의 김윤환 대표위원은 28일 하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을 방문,대표취임 인사와 함께 정국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김대표는 와병중인 최규하 전 대통령에게는 윤원중 비서실장을 보내 인사할 예정이다. 김대표는 두 전직대통령 예방에서 대표위원 취임인사와 함께 김영삼대통령의 8·15 대화합조치를 설명하고 취지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김대표의 전직대통령 예방은 단순한 인사 차원을 떠나 5·6공화국을 대표하는 두사람을 포함,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범여권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대표는 이에 앞서 이날 낮 헌정회를 방문하고 헌정회원들을 오찬에 초청,국정 및 민자당 운영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 김영삼 정부 30개월/김대통령에 바란다­각계인사 제언

    ◎통치철학 「경제중심」에서 「생명중심」으로/「법의 논리」 앞세워 사회기강 바로 잡아야 ○이연숙 여성단체협 회장 김영삼 대통령의 5년 임기의 절반을 보낸 지금 애초의 기대만큼 정부가 각계에서 충실한 개혁의지를 펼쳐보이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초기에 그렸던 「신한국」의 모습이 제대로 구현되기에는 아직 이른듯하다.그러나 그동안 우리사회의 뿌리깊은 병폐였던 「검은 돈」의 흐름을 막기위해 전격적으로 금융실명제를 도입한 것과 입시위주의 획일화된 교육현실에서 탈피하려는 교육개혁안을 마련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문민정부 전반기가 잘못된 제도의 틀을 바꾸는 시기였다면 앞으로 남은 후반기의 과제는 바뀐 제도를 어떻게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운용하느냐 하는 것이다.그동안 국민들은 정부가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바람직한 제도들이 시행과정에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반대세력의 목소리에 부딪쳐 흐지부지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현 정부는 최초의 문민정부라는 이름에 걸맞게 남은 임기동안 금융실명제등 새로운 제도가 올바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보완장치를 마련하는데 전력하고 민의를 수렴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열 환경운동연 사무총장 지난 지자제 선거결과는 문민정부 초기의 개혁정신이 후퇴·실종된데 따른 국민의 심판이라 생각한다.따라서 후반기 대통령의 통치철학의 방향은 부정·부패의 원인이 되는 「경제가치」중심의 의식에서 「생명가치」중심으로 초점을 맞춰야할 것이다.후반기 문민정부는 우선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장기적인 환경 프로그램을 마련해 적어도 5년 뒤에는 수도물을 마음놓고 마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60년대 이후 군사정권이 도입했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대체할 만한 「정치발전 장기 계획」도 수립해야 할 것이다.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사심없는 사회·시민 운동가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한다. 여기에 미국식 문명에 익숙한 국민 의식도 우리 토양에 맞는 문화 양식으로 바꾸고 다음 세대의 생활과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우리 선조가 가졌던 철학을 되새기는 계획을 세워 나가야 한다.부정부패 추방과 정치인 물갈이등의 원칙은 「소나무 같이」 하되 운용은 「버드나무 같이」 하는 슬기가 필요하다. ○안상수 변협 홍보이사 원칙이 존중되는 정책을 펴 사회기강을 바로 잡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법에 대한 신뢰회복이 곧 사회기강을 세우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법의 논리보다는 정치적 논리가 앞서는듯 하다. 예컨대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보더라도 권력층의 부정부패사범은 모두 풀려난 반면 2백만∼3백만원의 뇌물을 챙긴 공무원들은 감옥생활을 해야 하는 부조화의 현상으로 나타났다. 법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에 어긋나는 조치이다. 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나 대구지하철 가스폭발사고등 잇단 대형사고에 대한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 대형사고에 대한 예방을 위해서라도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책임자들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할 수 있는 제도적 법률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민생치안과 기초질서·환경 등의 대한 정책에도 많은 지원이 있어야 하겠다.
  • “폭우 산사태”… 21명 사망·실종/중부지방

    ◎공주·영월·영주 등 4곳서 참변/9곳 홍수경보… 주민 긴급대피/건물 8백채·농지 6천㏊ 침수 중부권의 계속된 폭우로 25일 하루에만 4건의 대형 산사태등이 발생해 12명이 숨지고 10명이 매몰되거나 실종됐다. 중앙재해대책 본부는 지난 23일부터 계속된 폭우로 모두 23명이 사망하고 17명이 실종됐다고 이날 잠정 발표했다. 이날 상오 2시쯤 충남 공주시 중학동 유종희씨(49) 집 뒤 야산에서 산사태로 10t의 흙더미가 유씨 집과 김재동씨(37) 집을 덮쳐 유씨 부부와 김씨 집에 세들어 살던 정의덕씨(50),정씨의 장남 찬학군(17),장녀 은주양(15) 등 6명이 숨졌다. 공주고 3년 김용삼군(19) 등 유씨집 하숙생 4명은 흙더미에 깔렸다가 구조돼 충남대 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았다.유씨집에는 4개의 방에서 모두 8명이 하숙하고 있었으나 유정형군(16·공주고 1년) 등 4명은 흙탕물에 휩쓸렸다가 구조됐다. 이 날 상오 8시15분쯤에는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내덕6리 천영석씨(51)집 등 9채가 마을 뒤 순경산의 산사태로 매몰돼 천씨와 천씨의 어머니 신옥선씨(72),세들어 살던 송순분씨(76·여) 등 3명이 실종됐다. 상오 8시40분쯤에도 경북 영주시 단산면 좌석리 조재마을에서 산사태가 나 가옥 10채를 덮쳐 권영자씨(48) 등 3명이 숨지고 권씨의 아들 최성욱씨(27)등 5명은 실종됐다. 이에 앞서 상오 7시50분쯤 영주시 순흥면 덕현리에서 가옥 8채가 마을 뒷산에서 흘러내린 흙더미에 묻혀 이계화씨(61·여),김종찬군(5) 등 2명이 숨지고 안돈혁씨(24) 등 2명이 실종됐다. 재산피해도 잇따랐다.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날 하오 9시 현재 1백91억원의 재산 피해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이의동 여천과 팔달구 하동 소하천 등 1백14곳이 유실됐고 충남 천안시 성환읍,서산시 인지면,당진군 정미면 등 15개 면의 농경지 1천5백80여㏊가 침수되는 등 6천32㏊가 물에 잠겼다. 건물 7백89채가 물에 잠기고 66채가 부서졌으며 2백8개 도로 및 교량 3만3천9백여m가 유실 또는 파손됐다.이밖에 하천 제방 1백29곳 1만9천7백여m가 무너지거나 유실됐으며 철로 16곳 3천1백여m가 매몰 또는 유실됐다. 시·도별로는 충남이 1백29억원으로 가장 피해가 컸고 경기 37억원,강원 등 나머지 지역이 25억원 등이다. ◎소하천도 범람 전국에서는 소하천이 범람하거나 한강·금강유역 9곳에 홍수 경보가 내려져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5일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23일부터 계속된 호우로 5천14가구 1만5천4백여명이 집을 버리고 고지대로 대피했고 경기도 여주읍 7천가구 2만5천여명은 긴급 대피에 대비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이날 하오 인천시 계양구 상야동 굴포천이 범람해 인근 농경지 3백85㏊가 침수되는 등 4백51㏊의 농경지가 침수됐으며 상야동과 하야동,평동,박촌동 일대 40여가구 주민 1백12명이 상야국교와 소양국교로 긴급 대피했다. 이에 앞서 이날 상오 금강지류인 충남 논산군에서 석성천,연산천,왕덕천의 제방이 유실되면서 범람하는 바람에 광석면 독윤리,연산면 오산리 저지대 일대 주민 66가구 1백29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 보령에서는 미산읍의 보령댐이 수위 상승으로 대천천의 범람이 우려돼 하류의 주산면,웅천읍 주민 1천5백60가구 5천1백21명이 인근 국민학교로 피했다. 삽교천 유역의 예산·당진·홍성지역에서도 범람이 우려돼 이 일대 1천7백39가구 5천9백명이 이웃 마을로 대피했다. 경기도 안성에서는 안성천 상류의 마둔·금광·고삼·청룡저수지가 만수위로 유입되는 물을 그대로 방류하면서 공도면 웅교리 웅교제방의 지반이 침하돼 붕괴위험을 맞았다.이에 따라 부근 평택시가 전면 침수될 위기를 맞자 안성군 등은 중장비 8대와 공무원 1백80명 등 4백80명이 나서 밤새워 제방붕괴 방지작업을 벌였다. 여주에서는 남한강의 수위가 밤12시 현재 9.89m로 경계수위 7.5m와 위험수위 9.5m를 넘어서 7천가구 2만5천여 주민들이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한강 유역에도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 “핵실험 영구금지” 미 결정은 옳다/레너드 스펙터(지구촌 칼럼)

    ◎NPT체제 강화로 북한 핵위협 등 효과적 억제 8월15일,영국·미국,그리고 많은 동아시아 국가들은 일본의 2차세계대전 패배 50주년을 기념했다.일본의 패배는 일본의 야만적인 점령과 일반인 및 전쟁포로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이보다 앞서 8월6일과 9일은 각각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50주년이었다.이 폭격은 일본의 패배를 앞당겼을 수도 있었지만 이 사건을 기리는 「축하」가 있었다고 말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대신에 이 두 도시 파괴 50주년은 핵전쟁의 철저한 파괴력에 대해 국제사회가 냉철한 반성의 기회를 갖도록 하면서 「추념」되었다. 과거에 초점이 맞춰진 이 사건들은 오늘날 핵무기 문제의 계속적인 심각성을 상기시킴으로써 주목된 것이다.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프랑스가 남태평양에서 핵실험을 재개한다고 선언했으며 중국은 올들어 두번째의 핵실험을 실시했다. 다행스럽게 핵무기의 역할이 앞으로 국제문제로서 다소 약화될 전망이 이번달 내비춰졌다.핵실험 재개에 대한 비난에 못이겨 시라크대통령은 96년 핵실험의 영구금지를 약속했으며 중국정부도 비슷한 약속을 내놓았다. 거기에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미 영구핵실험 금지 방침을 밝혔고 또 일시적 실험중지 약속을 지켜온 미국이 소규모 폭발실험마저 위법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금지안을 지지한다고 천명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그러나 소규모라도 실험실시는 전지구적 실험금지의 뜻을 해칠 수 있다고 염려해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같은 올 8월의 일련의 이벤트들은 다양하면서 상충되기도 하는 메시지를 한국에 전달했을 것이다. 첫째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한 원폭투하를 다시없이 좋은 일로 여긴다는 사실은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어떤 이에겐 이것은 수십년 일제 압제에 대한 징벌이었다.더 나아가 이 원폭투하 덕분에 한국이 주권국가로서 존재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날 다수 학자들은 당시 일본이 평화로 돌아선 것은 소련군의 참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으나 원폭투하는 일본의 항복을 가속시켰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히로시마와 나가사키가폐허가 될 무렵에 이미 소련군은 한반도의 북쪽을 점령해가고 있었다.일본의 항복이 조금 더 늦춰졌다면 소련은 한반도 전역을 욕심냈을 수 있었다. 이와 반대로 모든 한국인은 전쟁의 참화를 겪어야 하는 민간인들의 고통을 다시금 떠올렸을는지도 모른다.남·북한간의 전쟁으로 인한 파괴는 핵무기로 인한 것은 아니지만 참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핵실험 금지 또한 한국에게 복잡한 문제와 다시 대면케 한다.오늘날 북한으로부터의 도전은 아주 새로운 차원을 갖는데 평양이 하나 혹은 둘의 핵 장치를 위한 물질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미·북한간 기본합의는 이 위협을 제거하는 청사진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는 비록 절름거리기는 하지만 목표를 향해 진전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의 핵우산이 중무장한 북한의 공격을 저지하는 주요 방책이었던 냉전시대 이후 많은 것이 변했다.진정 당시 미 핵무기의 한국 존재는 동맹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굳은 의지를 과시하는 상징이었다.그러나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북한의 핵위협을 억제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핵확산금지 체제를 비롯한 외교적 방편이다. 미국의 모든 종류의 핵실험에 대한 금지 방침은 현재의 세계적 핵확산금지 체제를 강화할 것이다.더구나 핵실험 금지는 그자체로 지구적 핵억제 체제에서 중요한 새 요인이 된다.이 억제체제가 더 광범위해지고 더 상세해질수록 핵확산금지의 규범을 강화할 것이며 이 규범에 거슬려가려는 국가는 한층 고립될 것이다.북한은 이미 이같은 고립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지난 91년 미국 핵무기가 한국에서 철수된 이후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의지는 외부적으로 덜 분명해졌다.그리고 몇몇 미 국방관계자들은 미국의 핵실험금지 정책이 확고해지면 지금도 보일락 말락하는 미국의 핵억지력이 외부에 거의 나타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걱정한다. 이런 시각에서 본 핵실험금지의 영향은 그러나 미시적인 것이다.미국은 이제까지 어느 국가보다 많은 핵실험을 실시했으며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핵능력을 보유하고 있다.핵실험 계속여부와는 상관없이 어떤 적성국이 미국의 비축 핵무기 성능이 크게 나빠질것이란 판단을 바탕으로 군사적 계획을 세운다고 가정하는 건 억지에 가깝다. 결국 핵실험금지는 북한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보증을 보는 시각에다 별다른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없다.반대로 핵실험금지는 북한의 핵도전을 종식시킬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을 강화시킬 것이다. 올 8월에 발신된 핵 신호는 혼선돼 불분명할 수 있으나 하나의 메시지만은 단연코 뚜렷하다:히로시마와 나가사키사태가 되풀이되어선 안된다.한반도와 세계의 핵확산금지에 관한 미국의 노력은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
  • 한국에선… 일본 대사관(한국속의 일본,일본속의 한국:20)

    ◎“과거인식 잘못” 반일정서에 곤혹/비중있는 재외공관… 직원 50명/교역 급속 증가… 경제업무 중시/정치·안보 밀접한 동맹… 정무분야 중요 서울 종로구 중학동 18의 11,한국일보사와 연합통신사의 사이에 주한 일본대사관이 자리잡고 있다.1백m쯤 떨어진 미국대사관이 세종로 큰 길가에 보란듯이 서 있는 것에 비하면 일본대사관은 주변의 고층빌딩 사이에 5층짜리 붉은 벽돌 건물을 숨기듯 웅크리고 있다. 우리나라에 일본정부의 사무소가 처음 설치된 것은 지난 65년이다.우리가 먼저 49년 1월에 주일 대한민국 대표부를 설치했으며,일본이 65년 주한 일본정부 사무소를 설치한 것이다. 65년 12월18일 한일기본조약 및 부속협정이 발효되면서 양측 대표부와 사무소는 대사관으로 승격했다.일본은 이후 부산에 총영사관을,제주도에 출장소를 각각 1곳씩 설치했다. ○11명째 대사 보내 양국간의 국교가 정상화된 뒤 일본은 66년 3월16일 기무라 시로(목촌사랑칠)초대 대사를 부임시킨이래 지금까지 모두 11명의 대사를 한국에 보냈다. 현재의 주한 일본 대사는 야마시타 신타로(산하신태랑).32년생으로 도쿄대학 법학부를 졸업한뒤 외무성에 들어가 미국 안전보장과장과 독일대사관 참사관,태국 대사,정보조사국장등의 요직을 거친 엘리트 외교관이다.야마시타대사는 특히 미국과의 안보조약 업무를 계속 담당해왔기 때문에 한·미·일 3국간의 안보협력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주한 일본대사가 접촉하는 인사의 폭은 매우 넓고 깊다는 것이 외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일본대사가 임기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갈 때 열리는 환송연에서는 정치·경제·사회·문화등 각 분야의 한국내 유력인사는 모두 볼 수 있다고 한다. 야마시타 대사의 경력이 말해주듯 주한 일본대사관은 일본의 재외공관 가운데서도 매우 중요한 곳으로 손꼽힌다. 5대 대사를 지낸 스노베 료조(수지부양삼)의 경우 외교관으로서 최고직인 외무차관에 오르기도 했다.또 일본 외무성에서 아주국장과 북동아과장등 아시아쪽의 중요한 외교포스트를 맡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국을 거쳐야 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있다. 일본의 재외공관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물론 워싱턴의 주일대사관으로 외교관 숫자만 1백명이 넘는다. 현재 주한 일본대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은 모두 50명선.이 숫자는 미국과 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보다는 적지만,일본이 중시하는 서방선진 7개국(G­7)에 파견한 외교관의 숫자의 평균과 비슷한 것이다. 특이한 것은 주한 일본대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의 90%가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아파트 지역에 몰려산다는 점이다.한국에 파견된 일본 언론인들도 마찬가지다.일본대사관의 한 직원은 그 이유를『개포동에 있는 일본인 학교에서 동부이촌동에 스쿨버스를 보내기 때문』이라고 자녀교육을 이유로 들며『집단거주촌을 만든다든지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설명했다. 65년 수교이래 한·일관계가 양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일본대사관의 한국정부와의 협의사항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한·일 양국이 정치,안보상의 동맹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정무분야도 중요하지만 교역이 늘어남에 따라 경제분야의 업무도 마찬가지로 중시되고 있다. ○비판여론에 촉각 일본대사관측이 양국관계에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바로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한국인의 비판적 여론이다.특히 올해 광복 50주년,한·일국교정상화 3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도 일본에 대한 한국 국민의 「적대적」태도가 그다지 바뀌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매우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일본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일본도 역사인식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한 현안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으며,지난 8월15일의 무라야마총리 담화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국민의식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그러나 『과거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인 스스로의 책임도 인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같다』고 최근의 한국내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일본대사관은 한국내에서 반일감정이 확산될 때마다 학생시위대의 공격목표가 되기도 한다.지난 75년 8월15일 문세광이 육영수여사를 저격했을 때 일본대사관은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으며,지난 6월6일에도 학생들이 안국동 일본공보문화원에 화염병을 던져 도서관이 불타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서도 양국의 인적교류가 확대되고 있으며,이에 따라 주한대사관의 영사업무도 폭주하고 있다. 일본대사관측이 제공한 일본 법무성자료의 통계에 따르면 93년 일본인의 해외여행지 1위는 미국,2위는 한국이다.또 같은해 한국인의 해외여행지 1위는 일본,2위는 미국이다.87년부터 우리정부가 해외여행을 단계적으로 자유화하면서 일본 방문자는 87년 16만9천9백74명에서 지난해 59만5천6백90명으로 크게 늘었다.그러나 아직까지 약간의 규제가 있지만 미국처럼 비자받기가 어렵다는 불평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여행사 관계자들은 말한다. ○대부분 지한파로 한편으로 일본 대사관이 「관리」해야 하는 한국내의 일본인은 1만1천명 정도다.94년 10월1일을 기준으로 볼 때 장기체류자가 8천7백18명,영주자가 4백79명으로 공식집계되고 있다.장기체류자는 역시 민간기업인이 2천1백90명으로 가장 많고,유학생이나 연구원이 1천6백46명,자유업이 98명,특파원등 언론관계인이 74명,기타 4천4백9명등이다.유학생 가운데는 대사관에 체류를 신고 하지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고된 숫자는 실제 체류자보다 적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 체류를 마치고 돌아가는 일본인들은 각자의 경험에 따라 한국에 염증을 느끼거나 애정을 느끼거나 한다.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한국 근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일본 외교관들은 대체로 지한파의 성향을 갖게 된다고 한다.양국의 국민감정이 좋지 않은 가운데 적극적으로 양국관계를 개선하려다 보니 자연히 상대방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 학생들 강의 선택 폭 넓어졌다/연대·중앙대 학사개선 의미

    연세대가 23일 96학년도부터 적용키로 확정,발표한 교육과정·학사관리 개선안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강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대학원 중심으로 교육체계를 전환하기 위한 방안으로 나왔다. 내년도 신입생들부터 전과를 허용해 1학년과정 이수뒤 동일대학에서 전입학과(학부)정원의 20%까지 가능토록 했으며 의·치과대학은 다른 대학으로의 전과도 할 수 있도록 했다.또 97년에는 동일캠퍼스의 인문·사회계열 대학간,이·공계열 대학간 학과정원의 30%로,98년부터는 단과대학에 상관없이 동일캠퍼스에서 학과정원의 50%까지로 단계적으로 확대실시키로 했다. 또 학생들의 능력과 적성에 따른 강의 선택폭을 넓히기 위해 동일 대학내 이중 혹은 다중 전공을 허용키로 하고 이를 위해 인문사회계열 전공과목학점을 전체 이수학점의 4분의1인 35학점(일부 33학점)으로 최소화했다. 특히 평점 3.5이상인 학생은 3학점을 추가 수강할 수 있어 빠르면 3학년 2학기를 마치고도 졸업이 가능하게 됐으며 3학년까지 총 평점 평균이 3.5이상인 학생은 대학원 기초과목을 수강할 수 있게돼 대학원 수료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개선안은 이밖에 매학기 평균 성적이 1.5 미만인 경우 학사경고를 내리고 학사경고 3회 이상인 학생은 자동 제적되도록 학사운영을 대폭 강화했다. 또 중앙대가 이날 마련한 다학기제 운영세칙안은 지난 4월 교육부의 학사관리자율화 조치이후 각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도입을 검토하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도입여부가 불확실해진 안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안에 따르면 현행 2학기제를 1학기(15주),2학기(7·5주),3학기(15주),4학기(7·5주)로 편성해 1학기와 3학기는 현행 2학기제의 골격을 유지한 「중핵학기」로,2학기와 4학기는 현행 계절학기를 확대한 「보충학기」의 개념을 도입키로 했다. 또 학기별 교육과정은 중핵학기인 1학기(3·4·5·6월)와 3학기(9·10·11·12월)의 경우 현행대로 학생들이 21학점까지 전공과목 등을 필수적으로 수강토록 했으며 보충학기인 2학기(7·8월)와 4학기(1·2월)는 전공영역의 실험과 실습,선택과목,교양과목,외국어과목,컴퓨터 과목 등을 골라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학기와 학기 사이에는 약 10일간의 휴강기간이 있지만 학기중에는 추석,8·15 광복절,개교기념일 등을 제외한 일체의 공휴일,수학여행,졸업여행,체육대회,MT 등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또 다학기제 도입에 따른 교수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나 각종 기업체 연구기관에 속한 연구원,법관,변호사 및 사회 각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소지한 사람을 선발해 「교수인력단(POOL)」을 구성해 이들 가운데 대우교수를 임명해 활용키로했다.
  • 민자 새대표 김윤환씨/전국위서 선출/주요당직 오늘 개편

    ◎“대화합 새출발… 큰 정치 펴자”/김 대통령 치사 민자당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은 21일 하오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김윤환 사무총장을 새 대표위원으로 지명하고 21세기와 통일에 대비한 「대화합의 새정치 출발」을 선언했다. 신임 김대표위원은 이날 김대통령의 지명을 받고 1천4백여명의 전국위원들이 만장일치 박수로 동의하는 형식을 통해 공식 선임됐다. 김대통령은 치사를 통해 『이제 세계 중심국가,일류국가가 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우리 모두가 대화합으로 새 출발해서 진실로 큰 정치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대화합조치와 관련,『8·15대화합조치에 이어 정기국회의 동의를 받아 10월에 1천만명 이상의 일반사면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조치는 문민정부들어 부정부패에 대한 사면이 없었듯이 대화합으로 새출발,큰 정치로 나아가자는 뜻이지 부정부패를 용서하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어 『변화와 개혁을 통해 혼란 없는 안정을 가져올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면서 『민자당은 변화와 개혁을 통해 국민과 함께 새로 태어나야 한다』고 국민과 함께하는 개혁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세대교체 문제와 관련,『세계일류국가를 만들어 사랑하는 자손과 차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천하의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모아야 한다』면서 『선후배가 함께 어울리는 위대한 당을 만들어 역사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창조하는 당이 되자』고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지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선거에 승리하지 못한 것을 다같이 반성하고 새 출발해야 한다』면서 『참된 반성이야 말로 미래를 개척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민자당 운영과 관련,『국민에게 희망과 미래를 보장하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면서 『총재인 내가 직접 챙기겠다』고 강조해 당에 대한 장악을 한층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 『우리는 지난 2년동안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로 비롯된 핵위협을 막는데 최선을 다해 왔다』면서 『북한이 개방과 대화로 나오기를 바라며 우리는 예기치 못한 모든 사태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임대표는 대표위원수락연설을 통해 『김대통령이 광복 50주년을 맞아 내린 국민 대화합의 정치를 실천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면서 『지역 패권주의에 바탕을 둔 분열과 반목의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미래지향의 새 정치를 창출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표는 『민자당은 국민이 안심하고 참여하는 개혁을 제도적으로 완성해 가야 하며 우리당은 그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언로가 활짝 열린,당원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될수 있는 민주정당으로 탈바꿈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자당은 이날 전국위에서 지역을 볼모로 하는 분열의 정치와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파당의 정치를 청산하고 미래와 차세대를 위한 새로운 정치의 실현을 다짐하는 「21세기를 향한 우리의 다짐」이라는 대국민선언문을 채택했다.또 원내총무경선제 폐지및 차기대통령후보의 선출시기를 명기하는 내용의 당헌개정안을 의결했다. ◇김윤환 신임대표위원 약력 ▲경북 선산(63) ▲경북대 졸 ▲조선일보 주일·주미특파원,편집국장대리 ▲10·11·13·14대 의원 ▲문공부 차관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비서실장 ▲정무제1장관(3번) ▲민정당 사무총장·원내총무 ▲민자당 원내총무·사무총장·경북도지부 위원장 ▲한·일의원연맹 회장 ◎중·하위직 23일에 민자당 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은 21일 민자당 전국위원회에서 김윤환사무총장을 새 대표위원으로 지명한데 이어 22일에는 김대표의 제청을 받아 당3역과 대변인 등 주요당직자들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또 23일에는 중·하위 당직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전국위원회 소집에 앞서 이승윤정책위의장,현경대원내총무는 김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으며 나머지 당직자들도 22일 상오 일괄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다. 사무총장에는 민정계의 기용이 유력시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출신의 김기배 의원과 인천출신의 서정화 의원,충북출신의 김종호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원내총무에는 민주계의 김정수·서청원 의원이 대상에 올라 있다. 정책위의장에는 경제통인 강경식 의원과 김중위 환경부장관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변인에는 강용식 대표비서실장과 김기도 정조위원장이 거명되고 있다. 한편 내각개편과 관련,김대통령은 24일쯤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속에 한국은행 폐기지폐 유출사건의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다음주로 연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주목되고 있다. 김대통령은 25일 내각과 민자당의 주요당직자들이 참석하는 당정간담회를 통해 집권후반기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 김 대통령 민자 전국위 치사/요지

    이번에 구조선 총독부청사를 실질적으로 철거했습니다.문민정부의 중요한 개혁 중의 하나입니다. 5·16 군사쿠데타로 중단됐던 지방자치제도 32년 만에 부활시켰습니다.지방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치름으로써 세계로부터 사랑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민자당은 이번 선거에서 패했습니다.반성이 없으면 미래가 없습니다.올바른 반성이 있어야 미래가 있습니다.반드시 앞으로 있을 중요한 선거에서 승리해야 합니다.이것을 해내는 것이 민자당의 저력입니다. 12·12 관련 녹음테이프는 문민정부 탄생 이전 유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국민들이 그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며 어떤 느낌일까를 짐작하고도 남습니다.저는 대통령에 취임한 뒤 제일 먼저 군대 사조직인 하나회를 청산하고 정치군인의 옷을 벗겼습니다.그 결과 능력있고 깨끗한 사람에게 자리를 보장해 군의 사기가 충천했습니다. 헌법에 보장돼 있는 통수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안됩니다.저는 지금 확고하게 60만 대군을 통수하고 있는 것을 보람과 자랑으로 생각합니다. 북한은 제가 93년 2월25일 대통령에취임한 뒤 3월에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했습니다.내 임기중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면 안된다는 생각에 클린턴 미대통령과 3번 정상회담을 갖고 수십번의 전화를 통해 북한핵 문제에서 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북한이 너무도 어렵다는 것입니다.그러나 신뢰회복을 위해 북한사정에 관한 모든 것을 공개하기를 삼가고 있습니다.흔히 냉전이 끝났다고 하지만 한반도는 마지막 냉전지역입니다. 과거 독일통일을 예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한반도도 예외는 아닙니다.모든 사태에 대해 준비해야 합니다.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공직자 재산공개,정치관계법 개정등 많은 일을 했습니다.이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동참이 중요합니다.생활의 개혁,우리 모든 사회의 개혁이 필요합니다. 8·15를 기해 대대적인 사면을 했습니다.앞으로 정기국회가 개회되면 1천만명이 넘는 일반사면도 단행할 것입니다.이를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고,진실로 큰 정치로나아가자는 것입니다.그러나 부정을 용서하자는 말은 아닙니다.문민정부 출범 이후 저질러진 부정은 이번 사면에서 전부 제외했습니다.결코 부정을 묵과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10월 아니면 11월에 유엔 안보리이사국에 진출할 것입니다.세계속에 중심적 역할을 하는 나라가 됐습니다.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당은 단합하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역사와 명분은 우리 당에 있습니다.누구하고의 싸움이 아니라 운명과의 싸움이 제일 중요합니다.역사에 끌려다니는 정당이 아니라 역사를 창조하는 당이 돼야 합니다.총재인 저 자신이 당을 직접 챙기도록 하겠습니다.민자당을 오늘의 정당이 아닌 미래의 정당으로 길러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줍시다.
  • 전원주택/대지150평 1억5천만원선/건설업체 분양·사업추진 잇따라

    ◎용인·양평 인기… 「주문형 분양」 많아/문화·연예인 겨냥한 「테마형」도 추진 건설업체들이 풍광이 좋은 경기도 일원과 충청 강원지역에 전원주택을 건립,분양하고 있다. 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 건립이 가능하도록 설계에 수요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주문형 분양」이 대부분으로 대지 1백∼1백50평에 건평 30∼40평 규모로 가격은 1억∼1억5천만원대 가 주를 이룬다. 대림그룹 계열의 대림흥산은 경기도 안성군 공도면 「대림동산」내 부지 7만평에 전원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다음달까지 사업 전반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작성,1차로 내년 3월 8∼15평 전원형 원룸아파트 1백50가구를 임대로 공급할 계획이다. 나머지 지역에도 내년 중으로 3천∼1만7천평 규모의 4개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문화인 마을,전문인 마을,연예인 마을,동호인 마을 등 테마형 주택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진도산업개발은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송학리 일대 5천평에 32평과 42평형 전원형 단독주택 50가구를 세운다.9월말 사업설명회를 갖고 수요자들의 의견을 설계에 최대한 반영,10월에 1차로 7가구를 공급한다. 경기도 용인군 기흥읍에도 20가구 정도의 주택을 짓는다.분양가는 32평형이 1억∼1억2천만원.경기도 남양주군에서도 대규모 전원주택 단지를 추진중이다. (주)삼익은 경기도 남양주군 마석 일대 대지 3천평에 30평형 전원형 단독주택 19가구를 10월쯤 지어 분양한다.역시 남양주군에 전원주택 단지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지난 2월부터 경기도 안성군 일죽면 금산리 일대 3천8백평에 가구당 대지 90∼1백20평,15∼45평 규모의 전원형 단독주택 13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또 내달중 22가구를 추가 분양한다.주문자가 요구하는대로 주택 형태와 건축재를 사용한다.대지 가격은 평당 6만원선이다.경기도 안성군 일죽면 3천8백평에 40가구를 건립키로 하고 입주자 모집에 나섰다. 이밖에도 우솔컨설팅이 천안에 1만2천평 규모의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최근 천안시에 사업승인을 요청하는 등 전원주택 건축 붐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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