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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새벽 ‘남북의 길 국도1호선’

    '8.15민족통일대회'의 막이 오른 지난 14일 서울 인사동 공평아트센터에서는 통일을 기원하는 미술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그룹 새벽'의 '남북의 길-국도 1호선 전'이 그것. 국도 1호선은 한반도의 남서단인 목포에서 북서쪽 끝 신의주를 연결하는 '남북의 대동맥'. 국도 2호선이 목포와 부산을 잇는 '남남의 대동맥'인 점을 떠올리면, 국도 1호가 갖는 상징성에는 제법 마음이 찡해진다. 그룹 새벽의 황순칠 회장은 “판문점에서 막혀버린 국도 1호선은 분단의 아픔을 직접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표상”이라며 “예술인도 ‘6·15 남북공동선언’이후 세계 정세 변화에 주목하고,민족적 과제인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설치·회화·조각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새벽은 1991년 광주·전남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주축이 돼 창립한 미술단체로 개인전은 순수미술을 지향하지만,단체전은 사회성과 대중성을 강조해 왔다. 회원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까지 목포에서 판문점까지 3차례나 답사했다.일제 수탈의 현장인 목포 ‘동양척식회사’터에서 출발,북상하면서 광주금남로,정읍 동학혁명지,천안 독립기념관,오산 미군부대,임진각 자유의 다리,문산 통일전망대에서 공동작업도 했다. 때문에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은 고근호 김기범 김성식 김숙빈 박광구 이기원 전범수씨가 공동작업하고,자유의 다리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참여한 임진각 설치작품이다.목포의 ‘국도 1호선’도로 원표와,자유의 다리 표석·상판·교각에서 떠낸 석고를 먹물빛 30m 길이의 한지에 흩뿌려 놓았다. 한지는 지난 겨울 자유의 다리에 깔아놓고 국내외 관광객이 밟고 지나가도록 한 자취다.분단을 상징하는 철조망에는 민족의 소망이 적힌 오방색 깃발이 빽빽이 꽂혀 있다.“막힌 길은 열려야 한다.”는 외침이다. 작업 현장을 비디오에 생생히 담아 현장사진들과 함께 전시실에서 내내 영상으로 상영한다. 마음 속에 오랫동안 떨림을 유발하는 작품으로는 한희원씨의 ‘아버지의 길’연작을 손꼽을 수 있다.그 가운데 작가가 아버지 영정을 들고 있는 작품.“선친이 평양 출생으로 평양 숭실대 영문과를 졸업했다.”는 작가의 설명을 들으면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낡은 앨범에서 얼음 덮인 압록강 사진을 꺼내 꿈꾸는 눈으로 바라보던,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는 일이 그에겐 곧바로 작품이 됐다. 정용규씨의 ‘길’은 한국의 근·현대사 속 인물을 한폭에 담았다.최병구씨의 ‘꿈-희망’은 지도를 잘게 분할,이리저리 재구성해 남과 북의 분단을 지정학적으로 점검했다. 황순칠씨의 ‘혼불’은 흰색으로 그린 동양척식회사 위로 민족의 붉은 심장같은 획을 쭉 내리그어 민족의 분노를 시원하게 표출했다.서울 전시는 20일까지(02)733-5912,광주 전시는 9월29일부터 10월3일까지 남도예술회관(062)227-1136. 문소영기자 symun@
  • [기고] 남북통일美展 일반인도 보게 전시기간 늘렸으면

    올해로 광복 57주년을 맞았다.민족이 분단되어 서로의 가슴에 상처를 주며 보낸 시간도 이와 엇비슷하다.광복절을 전후로 남북의 통일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은 해방과 통일이라는 가치의 무게가 같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8·15민족통일대회에서는 남북한 미술작품들이 전시되었다.공식명칭은 ‘6·15공동선언실현을 위한 남북통일미술전시회'이다.북한에서 국보급이라고 하는 작품 7점을 포함해 총 107점의 작품이 서울에서 선보였다. 전시된 작품은 조선화가 대부분이지만 유화도 12점이나 되었고,얇은 금박으로 붙여 그린 ‘금니화',색색의 돌가루로 만든 ‘보석화',판화,수예,도자기 작품도 전시되었다. 분단 이후 이런 대규모의 남북한 미술전시는 처음이다.간간이 여러 경로를통해 소개된 북한미술은 있었지만,이번 전시는 특별한 점을 가지고 있다.북한에서 국보로 여겨 좀처럼 밖으로 보이지 않는 작품을 전시한 것이 가장 인상적이다. 북한을 대표하는 미술갈래인 ‘조선화'를 정착,발전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민예술가정종녀,이석호의 초기작품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특별한 관심을 보여 완성했다는 정영만의 ‘강선의 저녁노을’,또한 아이들의 앙증맞은 키재기 모습을 담은 정현웅의 1963년 창작 수채화 소품 따위가 그것이다.국보급 작품 외의 작품도 최근에 창작된 것이다.과거 몇 년씩 지나거나 오래된 작품을 전시한 것에 비하면 북한이 남북통일미술전을 얼마만큼 중요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다. 심지어는 이번 남북통일미술전시를 위해 며칠씩밤을 새워 그린 작품도 있다고 한다. 북한미술 하면 보통 수령화나 정치색이 뚜렷한 작품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지만 이번 전시는 풍경화나 정물화,춤추는 여성인물화 따위의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작품이 대부분이다.남쪽 사람들의 정서를 배려했다는 인상을 풍긴다. 조금 부담된다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 ‘김일성화(花)',‘김정일화(花)'를 담은 수예작품이다.그러나 제목만 없으면 그냥 화려한 꽃을 수놓았다는 느낌일 것이다.화려한 꽃과 과일을 그린 정물화부터 매의 비상하는 모습,풍산개의 귀여운 모습,춤추는 타조의 모습,아이들의 밝은 웃음 따위의 작품들은 북한미술의 다양함과 서정성을 잘 보여준다. 사실 북한미술의 특징은 높은 기량과 낭만성이다.이런 경향은 미술뿐만 아니라 공연,노래,무용 따위를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감성을 자극하는 표정과 화면연출,여기에 오랜 숙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술이 결합한 것이 북한예술의 두드러진 모습이다. 조선화는 한지와 수성물감을 사용하기 때문에 색이 미려하고 부드럽다.또한 사실적인 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감상하는 데 어려움이 덜하다. 90년대 이후 풍경화가 널리 그려지면서 백두산이나 금강산,묘향산 따위의 절경과 명승지를 담은 작품은 우리에게 많이 소개되었다.이러한 서정성과 기량을 바탕으로 북한미술품은 여러 나라에 수출이 많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통일미술전시회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일반 사람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장소나 기간이 없었고,전시장도 호텔 만찬장을 사용해 남북한 작가들의 작품을 모두 걸기가 어려웠다. 좋은 의미라면 남북한의 화가들이 서로의 작품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일반 사람들에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그러나 아쉬움은 곧 현실의 무게와 같다.통일을 이루는 길이 그만큼 어렵고 힘들다는 말이다.통일을 위해서는 서로의 가슴을 믿는 마음이 생겨야 하듯이 이번 통일미술전시회가 예술과 감동을 통해 하나임을 확인하는 수준 높은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심규섭 /화가
  • 네티즌 마당/ “외모 지상주의에 돌을 던져라”

    “맨 얼굴은 찍지 마시라요.”8·15 민족통일대회에 참가한 북한 예술단원들이 화장을 하던 중에 기자들에게 했다는 말이다.이처럼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은 남과 북이 다를 리 없다.요즘 우리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 중 하나가 ‘외모지상주의’를 가리키는 ‘루키즘(Lookism)’이란 단어다.대학가방학에 맞춰 고개를 든 이 말은,얼마 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성형수술 붐을 기사화한 뒤로 유행어가 되었다.그러나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론도 높다.특히 기성세대로 갈수록 거부반응이 더욱 커진다.그렇다면 네티즌들은 이런 외모지상주의,특히 성형수술 붐에 대해 어떻게생각할까.포털사이트 야후(kr.yahoo.com)의 토론플라자에는 외모지상주의에관한 논쟁이 베스트토론방에 오를 정도로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토론장의 네티즌들은 대부분 외모지상주의와 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성형수술에 비판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13∼43세 여성 68%가 “외모가 인생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답변했다는 최근의 여론조사결과를볼 땐 의외의 결과다.ID가 nesow인 네티즌은 “자기 어머니를 밉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결혼해서 살다보니 남편의 외모보다는 느낌,분위기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더라.”라는 경험담을 내세우며 외모에 집착하는 풍조를 비판했다. ID kaimrush는 “아무리 대단한 외모를 가진 여성을 만났더라도 그 여성의 어투에서 상스러움이나 무뇌아의 징조가 나타난다면 어떤 남자도 그 여자를 잡기 위해 열을 올리거나 목숨을 바치지 않을 것”이라며 외모보다는 품성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외국에 산다는 jymonica라는 네티즌은 “일본에서는 ‘한국이 성형대국’이라는 특집방송을 자주 볼 수 있다.”며 “너도나도 똑같이 쌍꺼풀 수술을 하고 코를 높여서,공장에서 나온 제품 같은 얼굴을 할 것이 아니라 자기의 매력을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wjftpalska83라는 네티즌은 “성형수술하는 여성들 중에는 성형중독증에 걸려서 수술받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는데 이것은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다.”라고 꼬집고 “부디 자신의 외모를 인정할 줄 알고 거기서 참다운 미를 발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ID notcertainty는 “외모가 자신감을 얻게 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고 남들에게 예쁘게 보이면 좋은 것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 정도의 효과에 그쳐야 한다.외모를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고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면 정말 중요한 걸 놓치게 된다.”고 밝혔다. 소수의견이기는 하지만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옹호도 만만치는 않다.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네티즌들은 “현대사회에서 외모 또한 그 사람의 경쟁력”이라며 무조건 비난할 일만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ID colorminkr는 “남성이건 여성이건 못생긴 사람에게 호감이 덜 간다고 하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다.”며 “상대방의 호감을 사기 위해 성형하는 것도 자기 마음이기 때문에 콤플렉스를 없애기 위한 것이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neogameofdeath라는 네티즌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외모가 뛰어난 경우 더많은 보수와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업무에 종사할 확률이 높다.”고 전제하고 “현실적으로 외모도 경쟁력”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그는 “성형수술을 한 사람들의 외모가 다 비슷해진다면 그것이 과연 미로서의 가치라고 할 수있겠느냐.”며 미의 기준이 획일화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를 나타냈다. 한편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찬반을 떠나,이런 현상을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사회적 병폐의 하나로 진단하며 공동의 노력으로 치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ID가 dlennon3인 네티즌은 “오직 돈만이 만능 키로 작용하는,그리고 모든 가치를 대체하는 사회풍조 속에서 이러한 병폐들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모든 이의 다양성이 존중받고 인간의 존엄성이 엄격히 지켜지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sagang@
  • 8.15 민족통일대회/ 北 공훈화가 김동환, 南 장순업·이숙자교수 만나

    “너무 반가워 가슴이 떨립니다.형님.”“우리 동생,반가워.잘 지냈지?” ‘의형제의 연(緣)’을 맺은 남북의 화가들이 8·15민족통일대회 폐막일에 극적으로 만났다. 16일 오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북한 만수대창작사 공훈예술가 김동환(金東丸·41) 화가는 한남대 미술교육과 장순업(張淳業·46) 교수와 고려대 미대 이숙자(李淑子·50) 교수를 만났다.이들은 헤어진 가족을 만나기나 한듯 손을 맞잡고 감격에 겨워했다. “어떻게 내려왔냐.보고싶었다.”는 남한의 교수와 “선생님들 보고싶어서 왔다.”고 애틋함으로 말하는 북한 화가의 얘기꽃은 시들 줄을 몰랐고 이들사이에는 분단도,서해교전도 없었다. 이들은 지난 97년 일본 도쿄(東京) 통일미술전에서 만난 뒤 무릎을 맞대고 밤을 새워가며 ‘그림’과 남북 미술을 얘기했다.밤이 무르익으며 부모·형제 얘기에 첫사랑 얘기까지 속내를 털어놓았다.장 교수는 김씨와 의형제를 맺었고,이 교수는 김씨를 ‘귀염둥이’라고 부르며 친동생처럼 아끼게 됐다.단 한번이지만 만남의 깊이는 횟수로 재단할 수없는 것이었다. 김씨는 서울에 오자마자 이들을 찾으려 했지만 연락처를 두고와 막막했다.이런 사정은 두 교수들도 마찬가지였다.혹시 했으면서도 원칙적으로 대회장통제가 이뤄지는 탓에 김씨를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이들의 만남은 지난 15일 김씨가 대한매일 기자에게 “꼭 찾아서 만나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면서 이뤄졌다.장 교수와 이 교수는 수소문끝에 연락을 받자마자 댓바람에 달려왔다. 김씨는 북에서 촉망받는 젊은 작가다.이번 민족통일대회에서 ‘향촌의 아침’과 ‘뭇새도 자유로이 날건만’ 두 작품을 전시했다.이 교수와 장 교수 역시 우리 화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물같은 화가들이다.두 시간여의 만남은 이들에게는 너무 짧았다.공식 행사때문에 헤어져야 하는 김씨는 “헤어지는 아쉬움은 많지만 서울까지 와서 뵙지 못하고 갈 뻔했는데 정말 기쁘다.”면서 “어서 통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8.15 민족통일대회/기고/北예술단 공연을 보고-남북예술 만나 또하나의 통일을…

    나는 평소부터 나라와 나라,민족과 민족 사이에서 서로가 지닌 문화예술이란 비교는 하되 우열을 가릴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 나라나 민족의 고유성이나 환경의 차이로 좌우되는 결과일뿐 그 우월성의 평가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그러기에 동서문화를놓고,어느쪽이 우수하다거나 뒤떨어진다고 평가하는 일이 그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상기시키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지난 8월15일밤,북한예술단의 공연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는 큰 관심사이자 흥밋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지금까지도 이미 몇차례 북한의 공연예술이 우리에게 소개된 바 있었고,개인적으로도 혁명가극 ‘피바다’나 ‘꽃파는처녀’를 외국에서 감상한 적이 있다.그리고 재작년에는 평양에서 그들의 공연예술과 직접 대한 적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 낯이 익은 처지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주변사람의 시각은 냉담했거나,그 진가를 인정하지 않는 편으로 기울어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천편일률적인 소재,경직되고 획일적인 표현법,현대적인 감각의 결여 등은 한마디로 후진적이며 전근대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나는 그와 같은 평가를 부분적으로 인정은 하면서도 한가지 반문이 남는다.즉 북한의 예술,특히 무용과 음악은 일고의 가치가 없는 것인가.나는 그 점에 있어서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할 수가 있다. 그 첫째는 기교적인 면에서의 철저하고도 일사불란한 전문성과 앙상블 조성의 탁월함이다.그리고 음악에 있어서 민족적 정서에 바탕을 둔 창작성과 대중성이다.바꾸어 말하자면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치열한 훈련과 투자다.사회주의국가에서 예술을 중시하고 예술가의 예우에 각별한 시책을 실시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예술을 위한 예술이기보다는 당이나 조직,더나아가서는 민족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치되 패배 대신 승리만을 추구하는 사상적 이념은 지유민주주의의 감미로운 맛에 익숙해진 우리 형편과는 판이하다. 특히 4∼5세만 되면 철저한 영재교육을 강행하는 현장교육은 이를테면 병영(兵營)을 연상시킨다.예술은 개인이 아닌 전체적인 조화와 협동정신위에서이루어진다는 그들의 삶의 궤적은 때로는 섬뜩함을 느끼게 한다.재작년에 서울에 왔었던 청소년예술단과 평양교예단을 처음 대한 사람들은 어린이다운순진성이나 인간미보다는 하나의 기계화된 인간들을 연상케 했던 기억을 체험했다. 그러나 이번에 온 예술단은 사정이 좀 다르다.인민배우와 공훈배우를 여럿포함한 인적구성이고 보면 그것은 북한의 공연예술로서는 정상급에 속한다.그 미모와 균형잡힌 체격에서부터 숙달된 기교에 이르기까지 다 갖추었으면서도 어딘지 어색하고 세련됨에 모자란 까닭은 무엇일까.그들의 예술에서 주제의 선택이나 인간성의 추구는 금기사항이다.오직 예술은 유일사상에다 바탕을 두되 건설적이며 약동적이고 미래지향성으로 가는 획일적인 창조만이요구되는 사회라는 데 문제가 있다.자유민주국가에서처럼 표현의 자유나 인간성의 추구란 없다.오직 대다수를 위한 승리와 건설을 희구하기 때문에 음악에도 이른바 순수음악이니 대중음악의 구분이 없다.그러나 우리의 꿈인 통일이 이루어졌을 때 남쪽의 자유분방한 표현과 일사불란한 북의 예술이 만났을 때를 상상해 보라.그것은 또 하나의 숙제이자 승리라는 자신감을 얻는다. 차범석 (극작가·예술원 회장)
  • 8.15 민족통일대회/ “통일의 뜻 음반에 담았어요”

    “통일과 화해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서울 강동경찰서 고덕1동파출소 부소장 김용현(사진·53) 경사가 지난 15일 낮 12시 8·15민족통일대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워커힐호텔로 찾아가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통일연대측에 ‘북측 대표단에 전해달라.’며 음반 10여장을 전달했다. 김 경사는 지난해 10월 경찰관 생활 26년만에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평양의 밤’이란 곡을 앞세워 첫 음반을 발표해 화제를 모은 ‘늦깎이 경찰가수’로 음반에는 평양의 밤도 담았다.평양의 밤은 평양 야경을 빗대 헤어진 여인을 그리워하는 트로트. 김 경사는 “2년전 평양의 밤 가사를 쓸 때만 해도 남북 정상이 만나 통일이 성큼 다가온 것 같더니 시간이 가면서 자꾸만 멀어져갔다.”면서 “이번행사로 다시 분위기가 바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장석기자 surono@
  • “北 성과급제 시행”北대표단 본사 긴급좌담

    지난달부터 시장경제 성격을 가미한 경제개혁에 공식 착수한 북한이 거의 전 직장에서 근로자의 능력에 따라 임금을 차등지급하는 자본주의식 성과급제를 본격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또 근로자의 임금과 상품 판매가격을 대폭 올린 경제개혁이 시행 50여일을 맞아 정착단계에 오른 것으로 평가됐다. 이같은 사실은 대한매일이 8·15 민족통일대회 참석차 서울을 방문중인 북측 민간대표단 가운데 5명과 이날 가진 긴급좌담회에서 밝혀졌다. 북측 대표단 숙소인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좌담에서 김지선 북한 민화협 중앙위원 등 북측 대표단 5명은 최근 북한 당국이 실시하고 있는 경제개혁 방안에 대해 북한 주민들이 전적으로 만족하고 있으며,이같은 경제개혁은 북한이 고수해온 사회주의적 원칙을 포기하는 게 결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김지선 중앙위원은 “지난 7월부터 노임(임금)과 상품 판매가격을 현실화하기 위한 정책이 공식 정책으로 시행되고 있다.”며 “지금은 직장끼리는 물론 같은 직장내 근로자끼리도 노임이 성과에따라 일일이 다르다.”고 밝혔다.김 위원은 “일한 만큼 받는 것이기 때문에 주민들은 다들 불만이 없고 좋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북한이 근로자 임금을 현실화하면서 직종간 봉급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은 있었으나 한 직장내에서도 성과급제가 도입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확인된 것이다. 8·15 민족통일대회 성과에 대해 참석자들은 좌담회에서 대체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약간의 아쉬움을 토로했다.장연희 조선 학생위원회 지도원은 “결과를 성공적으로 평가하지만,남쪽의 일반인들과 만날 수 있는 대중적 행사가 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참석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TV를 통해 한국팀의 경기장면을 모두 지켜봤으며,월드컵 4강 진출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또 부산아시안게임 남북한 공동참가와 관련,김지영 조선신보 기자는 “북한 선수들은 남조선이 월드컵에서 거둔 성적에 고무돼 ‘우리도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결의가 대단하다.”고 전했다. 김상연 유영규 이세영기자 carlos@
  • [사설] ‘독도토론’ 학술교류 기폭제 돼야

    8·15민족통일대회가 어제 막을 내렸다.짧은 준비 속에 열린 민간대회라는 점을 고려하면,처음부터 당국간 행사와 같은 일사불란한 진행이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하지만 남북 민간단체들이 형식을 떠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상호의 이해와 신뢰의 폭을 다지는 데 온 정성을 기울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특히 ‘독도 영유권 수호와 일본의 과거 청산을 위한 우리 민족의 과제’주제의 공동학술토론회에 이은 공동 호소문 발표는 남북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이었다.민족의 현안을 남북 민간단체들이 공동으로 인식하고,그 인식을 지속적으로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노력하기로 한 것은 의의가 크다.독도문제는 남북 당국이 일본과의 협상이나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측면에서,이같은 민간학술교류를 통한 인식일치는 긴요하고 유익하다 할 수 있다.이번 토론회가 남북학술교류 확대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 정부들어 민간 차원의 교류는 크게 활성화된게 사실이다.또 그 가운데 학술교류도 꾸준히 제안되고 추진돼 왔다.그러나 제3국에서의 행사가 많고,남북간 왕래도 제3국을 통한 왕래가 대부분이었다.교류추진 주체나 단체도 지극히 제한됐다. 이번 통일대회를 계기로 학술교류도 크게 활성화되고 민간교류도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민간·학술교류의 확대는 결국 남북 주민화해와 통일분위기 조성에도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비무장지대의 생태계 조사 및 보전방안,대기오염 방지방안,남북 언어조사,정보통신분야 협력확대 등 학술교류 확대 분야는 무궁무진하다.이 과정에서 관계자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남북 당국이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 8.15 민족통일대회/폐막식 이모저모/””통일의 아침 곧 올것… 또 만나요”

    8·15 민족통일대회가 폐막된 16일 남북 대표단은 이별을 아쉬워하며 통일과 재회의 날을 기약했다. *부문별 모임- 이날 오전 남북 대표단 530여명은 서울 워커힐호텔 컨벤션 센터에서 종단,민화협,노동,여성 등 9개 부문별로 모임을 가졌다. 노동부문 모임에서 최창만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부장은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이북의 한 노동자는 분통이 터져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면서 “노동자들이 자주통일의 기관차가 되자.”고 주장했다.종단모임에서 강영섭 조선 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믿는 사람들이 합심하면 내일이라도 통일을 이룰 수 있다.”면서 “반대하는 사람 없느냐.”고 물어 폭소를 자아냈다. 문예 모임에서 남측 영화관계자가 “대종상 영화제 외국작품 부문에 북측작품을 초청하고 싶다.”고 제안하자 제상철 평양예술단 단장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다.”고 화답했다.청년학생 모임에서 최휘 김일성 사회주의청년동맹 비서는 “행사 장소가 호텔 내로 한정돼 많은 사람을 접촉할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청년학생 모임은 내달 초 금강산에서 통일대회를 갖기로 하고 오는 25일 실무자 회의에서 세부사항을 논의하자는 내용의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모임 참석자들은 서로 선물을 교환하며 ‘민족의 정’을 듬뿍 나눴다. *폐막식- 장재언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은 폐막식에서 “우리가 하나의 민족으로 마음이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곧 통일의 아침이 올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허혁필 민화협 부위원장의 폐회선언과 함께 아리랑음악이 장내에 울려퍼지자 단일기가 무대 왼쪽으로 퇴장했다. 기수로 활약한 조최화윤(23·동아대 4년)씨는 “조명애씨 등 북측 기수단원들이 ‘또 만나자.’며 말을 걸어와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말했다. 폐막식 직후 남측 대표들은 행사장 입구에서 호텔 현관까지 두 줄로 늘어서 북측 대표들에게 손뼉을 치고 꽃다발을 건넸다.남북 대표들은 “또 만나자.”며 아쉬운 인사를 나눴다. 이어 고궁 관람에 나선 북측 대표단은 오후 4시 20분쯤 창덕궁 서쪽 금호문 앞에 도착,인덕전 등을 둘러봤다.김영대 단장은 창덕궁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는 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우리 민족의 위대한 역사유물을 잘 보존해 달라.”고 당부했다. *환송만찬- 남북 대표단과 초청인사들은 이날 오후 7시 무궁화볼룸에서 열린 환송만찬에 참석,서로의 건강을 기원하며 이별의 술잔을 들었다.서울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북측 대표단은 17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에서 고려민항기편으로 평양으로 돌아간다. 유영규 이세영 박지연기자 anne02@
  • 8.15 민족통일대회/독도수호 학술토론회/“日 역사왜곡 대응 민족운동 펴자”

    8·15민족통일대회에 참가한 남북 학자들은 16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독도 영유권 수호와 일본의 과거청산을 위한 우리민족의 과제’란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가 끝난 뒤에는 ‘해내외 온 겨레에게 보내는 특별호소문’을 통해“일본은 아름다운 삼천리 강토를 황폐화시키고 귀중한 문화재와 재산을 앗아갔다.”며 “일본의 역사왜곡,독도 영유권 주장,군사 대국화를 반대하는 민족적인 운동을 강력히 벌여나가자.”고 강조했다.다음은 남북학자들의 발표요지. *강만길 상지대 총장- 일본이 울릉도 외에 독도가 있다는 것을 안 것은 17세기 후반이고,이후 일종의 영토분쟁이 생겼으나 1696년 두나라 교섭으로 조선의 영토임이 재확인됐다. 1902년엔 부산주재 일본영사관은 ‘울릉도 동쪽에 ‘리양코’(독도)가 있는데,울릉도 주민들이 출어하여 4∼5일간 머물다가 돌아간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1904년 한 일본어부도 ‘리양코는 울릉도의 부속도서로 한국의 영토’라며 일본정부에 어업권 빌리기를 원했다는 기록이 있다. 남북은 독도 문제 대처를 위한 공동기구를 만들고 보조를 함께해야 한다.또 독도 수비를 위해 상징적으로 남북이 공동으로 병력을 파견하는 일도 바람직할 것이다. *허종호 조선역사학회 회장- 독도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민족의 신성한 영토다.우리의 독도 영유 형태는 ▲6세기 초 우산국 복속 ▲12세기 중엽 관리파견 직접통치 ▲15세기 초 소극적 공도정책 아래서의 영유권 선언으로 구분된다.조선은 독도 영유권을 1900년 10월25일 ‘칙령 제41호’로 공표했다.일본은 독도에 전임관리를 보내 주권행사를 하거나,정부차원의 개척,경영사업을 한 일이 없다.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교수- 신라시대 이후 우리가 독도를 영유해 왔다는 사실은 삼국사기,세종실록지리지,증보동곡문헌비고 등 많은 문헌으로 확인된다.일본이 1905년 시마네현 고시 제40호로 독도를 일본 영토로 편입한 것도 고유 영토가 아님을 스스로 반증하는 것이다.남북은 일본의 공식 사죄와 재거론 방지 약속,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국제적 연대전략수립,독도 전시회 및 학술토론회등으로 공조해야 한다. *황명철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연구사- 일본은 1693년 호키 번주가 막부의승인 아래 안용복에게 내준 확인문서에서 조선의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이후 1696년 막부는 ‘죽도(울릉도)와 그밖의 한 섬(독도)’에 왜인들의 출입을 금지했다.1946년 연합군 최고사령부는 지령 제677호(약간의 주변지역을 정치행정상 일본으로부터 분리한 데에 대한각서)에서 울릉도,독도,제주도를 우리나라에 귀속시켰다.우리나라의 독도영유권을 확인한 대표적인 국제협약이다. *한상범 동국대 교수- 일본의 우익 세력은 일관되게 메이지헌법 체제로 복귀하려 한다.역사왜곡은 군국주의 정신교육의 예비단계다.우리 민족이 직접 부딪히는 문제이며 동시에 아시아 민중의 운명에도 직결되는 문제이다. 우리는 남북을 가리지 않고 민족적 공동관심사에 협조해야 한다.일본의 군사대국화는 이웃에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일본 민중,평화 애호세력도 큰 희생을 치를 수밖에 없다.일본의 역사왜곡과 군국주의 부활정책은 우리민족에 대한 죄악이며 범죄행위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8.15 민족통일대회/ 행사 취재 뒷얘기/“北대표단 大選 질문 공세”

    지난 14일부터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는 분단 이후 서울에서 처음 열리는 남북한 민간차원의 행사라는 의미에 걸맞게 숱한 화제를 낳았다. *북측 기자들의 소회- 이번 대회에 동행한 북측 기자 14명은 남측 기자들의 치열한 취재 경쟁을 지켜보며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섞인 반응을 보였다.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의 김지영(36)기자는 15일 사진전 개막식 때 갑자기 남측 취재진이 몰려들자 “작품을 감상하기 위한 자리지 기자들 취재하라고 마련된 자리는 아니지 않으냐.”면서 “남측 기자들은 규율성이 너무 없다.”고 꼬집었다. 북한 일간지의 한 기자는 지난 14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여원구 의장이 선친인 여운형 선생의 묘소를 참배하는 문제로 북측 대표단과 보도진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자 “너무 무례한 것 아니냐.”며 남측 기자들에게 쓴소리를 던졌다. 노동신문의 엄일규 기자는 방문 소감을 묻는 질문에 “통일을 이루려면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남측기자들도 통일의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막식 축사를 낭독한 통일연대 한상렬 상임대표를 가리키며 “저 양반 연설 참 잘한다.”고 관심을 보였으며,남측 기자들이 다양한 질문을 던지자 “취재하러 왔다가 취재만 당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 기자는 “우리를 반길 것으로 믿었던 서울 시민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남한 사정에 밝은 북측 대표단- 행사 기간 동안 공식·비공식 자리에서 극도로 말을 아꼈던 북측 대표단이 정작 각종 행사 참석을 위해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고속 소속 버스 운전사 장용길(54)씨는 16일 “북측 대표단이 최근 연말 대선을 앞두고 인기가 오르고 있는 정몽준씨와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비리 문제 등에 대해 많이 질문했다.”고 전했다.이들은 이동중에 서울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주변을 지날 때 태조 이성계와 관련된 유례를 설명하고 새로 지은 한강다리의 이름도 척척 얘기하는 등 남측 안내원들을 머쓱하게 했다고 한다. 운전사 장씨는 “간부급들은 서울 토박이보다 서울을 더 잘 아는 것 같다.”면서 “북측 대표들의 인사성 바르고 예의바른 모습은 남한 젊은이들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 첫날 점심식사로 쇠고기가 나오자 불교계 대표단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일부 다른 대표단은 “통일을 위해 먹어야 되지 않겠는가.”라며 농담을 건넸다. *눈길 끈 북측 예술단원- 20∼30대 배우들로 이뤄진 북측 예술단원들은 빼어난 미모와 단아한 차림으로 단연 이목을 집중시켰다.이들은 간단한 화장품과 손수건,‘자주통일’,‘민족자주’ 등의 구호가 적힌 깃발,한반도기 등이 들어 있는 작은 손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남측 기자들이 “일정이 빡빡한데 몸은 괜찮으냐.”고 묻자 한결같이 “일 없습네다.(괜찮습니다)”라고 대답했다.또 “한복을 입으니 곱다.”고 말을 건네자 “무용할 때가 더 고우니 사진도 많이 찍어달라.”며 받아 넘겼다. 행사 이틀째부터는 쏟아지는 질문에 익숙해진 듯 “남한에는 20대 중반의 미혼 여성이 많다.”는 기자의 말에 “빨리 좋은 가정을 꾸리셔야죠.”라며 재치있게 응수했다. *달걀 할머니- 민족통일대회 본 행사가 시작된 15일 90도 가까이 허리가 굽은 한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두리번거리며 호텔 로비와 지하1층 등을 돌아다녀 눈길을 끌었다. 강동구 천호동에 사는 박모(73)할머니는 “북한 사람들을 보고 싶어 왔다.”며 기자에게 북측 대표단의 동정을 물었다.박 할머니는 “배고프면 먹으려고 달걀까지 몇알 삶아 왔다.”면서 “북한 사람들에게도 달걀을 선물로 주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박 할머니는 “북한 사람들이 무서웠던 적도 많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한민족’이라는 느낌을 갖게 됐다.”면서 “통일이 돼 북한에 갈 수 있을 때까지 살고 싶다.”고 말했다.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
  • 8·15 민족통일대회 폐막

    북측의 대규모 민간대표단의 첫 남측 방문 행사인 ‘2002 8·15민족통일대회’가 막을 내렸다. 남북 대표단 540여명은 16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청년·여성·종교 등 8개 부문별 상봉모임과 독도 주제의 학술토론회 뒤 폐막식을 가졌다.북측 대표단 116명은 17일 오전 10시 인천공항에서 고려민항기를 타고 평양으로 돌아간다. 16일 오전 열린 부문별 모임에서 청년부문은 다음달 7∼8일 금강산에서 청년학생통일대회 개최를 최종합의한 뒤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여성부문 역시 다음달 12∼13일 금강산 여성통일대회 개최를 위해 실무접촉을 하기로 합의했다. 박록삼기자youngtan@
  • 8.15 민족통일대회/ 최성룡 北미술가동맹 부위원장

    “작가들이 자신의 특성을 살린 개성있는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동맹에서 창작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8·15민족통일대회 북측 대표로 서울에 온 최성룡(사진·60·인민예술가) 조선미술가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북한의 화가들도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고정된 틀을 벗고 개성을 살린 작품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사회주의 리얼리즘이란 사회 현실을 인민의 미적 감각에 맞춰 극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양식을 말한다.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공동 통일미술전시회’에 그가 출품한 조선화 ‘첫눈’에서도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된다.흰 눈이 소복이 쌓인 나뭇가지 위로 통통하게 살이 오른 참새들이 두세마리씩 어울려 추위를 녹이는 모습은 서정적이고 전통적인 수묵화를 보는 듯했다.몇몇 유화작품도 강력한 붓터치가 느껴지고,실경 풍경화에서는 의도적인 생략도 나타나고 있다. 최 부위원장은 전시회에 출품한 화가로 서울 방문이 허락된 인민예술가급 화가.북측에서는 인민예술가들의 작품과,국보급 작품 20여점을 포함한 107점을 출품했지만 작가들의 방한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최 부위원장은 “이번 대회가 북한의 다양한 예술형태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조선화 유화 출판화 공예 보석화 금리화 수예화 등 모든 종류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월북작가인 김용준의 조선화 ‘춤’이 너무 큰 탓에 비행기로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림에 대한 호칭이 매우 낯설어 되물었더니 조선화는 한국화를 말하고 출판화는 판화,보석화는 돌가루에서 색을 낸 석채(石彩)화,금리화는 금가루로 그린 그림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전시작품 107점의 주제는 5가지.조선통일,명승지 절경,민속,국보급 작품,도자기 등이다. “북한 사람이라고 감정이 없겠습니까.비극적인 사건도 있고 부모가 돌아가시면 슬픔을 표현하죠.개인적인 갈등이나 고통,고뇌를 표현할 수 없거나,표현해서는 안된다는 기준은 절대 없습니다.” 그는 함께 전시하고 있는 남측 화가 곽석손 강요배 박승규 등 작가의 작품들이 “모두 개성이 강하고 표현양식이 다양해훌륭하게 느껴졌고 작품에 반했다.”며 수줍게 말했다. 이번 전시는 북한에서 공인한 최고의 작품들이 전시됐지만 보안관계로 일반인들은 거의 관람할 수 없었다.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은 이번 전시작품의 일부를 다시 전시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최 부위원장도 “남측에서 작품을 떨구고 가달라고 하는데,그렇게 해보려고 한다.”며 대회 후 재전시의 가능성을 비쳤다. 문소영기자 symun@
  • 8.15 민족통일대회/北참석인사 좌담/“사회주의 원칙 포기 아니다”

    16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좌담회에 참석한 북한의 김지선 민화협 중앙위원과 황명철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박사,김해남 조선 기록영화 촬영소 기사,김지영 조선신보 기자,장연희 조선 학생위원회 지도원 등 5명은 대한매일이 준비한 4개 주제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진지하게 개진했다.북한이 최근 실시중인 경제개혁 조치,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부산 아시안게임 남북한 공동참가,이번 8·15민족통일행사 성과 등에 대해 기자가 의견을 물으면,각자 답변하는 형식으로 좌담은 진행됐다.북측 인사들은 무작위로 선정됐음에도,경제개혁 등 껄끄러운 주제에 대해 “사회주의 원칙의 포기는 아니다.”는 식으로 뚜렷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이와 함께 한국의 월드컵 4강신화는물론 안정환 선수의 ‘오노 세리머니’를 먼저 거론할 정도로 자세히 알고 있어,북한당국의 주민 통제가 상당히 유연해졌음을 느끼게 했다. ■北경제개혁조치 *김지선-올 7월부터 노임(임금)과 상품 판매가격을 현실화하기 위한 정책이 시행됐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지시한 것은 아니고,그냥 정책으로 시행된 것이다.그렇다고 근본적인 게 바뀐 것은 아니다.원래 우리 사회주의는 일한 만큼 노임을 받는 게 원칙인데,그동안은 이게 잘 안됐다.이번에 그것을 확실하게 시행하는 쪽으로 바로잡은 것이다. 지금은 직장끼리는 물론,같은 직장의 노동자끼리도 노임이 일일이 틀리다.하지만 열심히 일한 만큼 받는 것이기 때문에 다들 불만이 없고,좋게 생각한다. *황명철-인민들의 자발적인 의사와 요구를 공화국이 받아들인 것이다.노동자와 농민들의 임금이 많이 올랐다. 그만큼 ‘잘 살아보겠다.’는 인민들의 의욕도 고취됐다.북조선 사회주의 체제의 공고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인민들도 좋아한다. *김지영-남측 언론에서는 자꾸 북조선 경제가 악화돼 어쩔 수 없이 경제를 개방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데,모르는 소리다.북조선은 과거 러시아처럼 사회주의를 포기한 것도 아니고 중국식 사회주의와도 다르다. 이번 조치는 안팎에서 공화국에 가해지는 위협으로부터 공화국을 보위하기 위해 취한 조치로 인민들의 광범위한 동의에 기반하고 있다. *김해남-미국의 경제 압박과 방해,그리고 자연재해 등이 겹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달정도 진행된 이번 조치로 주민들은 만족하고 있는 분위기다.실제 노동자의 임금이나 쌀값 조정 등으로 생활이 훨씬 나아졌다는 느낌을 받고있다. *장연희-여성의 한명으로서,가정경제가 나아진 점을 바로 느끼고 있다.우리의 조치는 사회주의적 원칙을 중심으로 나가는 것이다.결코 자본주의로의 전환이라는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또한 ‘개혁’이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그간의 역사상 북조선은 기본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길을 걸어 왔다. *김지선-노임과 상품 판매가격이 올랐다.현실에 맞게 가격을 높인 것이다.하지만 가격을 상인 개인이 맘대로 정하지는 못한다.공화국에서 공급받은 상품인 만큼,가격도 공화국에서 정하는 게 당연하다.평양시내에 얼마전 설치된 상품 매대(판매대)는 지난번 아리랑축전때 외국 관광객들을 위해 만든 것이다.이것을 계속 둘지,어떻게 할지는 잘 모르겠다. *김지영- 물가가 오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전부터 형성돼 있던 가격을 양성화한 것이다.대신 근로자들의 임금도 많이 올렸다.그만큼 공화국이 인민을 위해 부담을 진 것이다.인민들은 이 조치를 열렬히 환영한다. ■한국 ‘월드컵 4강신화' *김지선-남측이 월드컵 4강에 들어간 것을 북한 인민들도 잘 알고 있다.다들 텔레비전으로 남조선의 경기를 구경했다.정말 놀랐던 것은 광화문인가 종로인가 하는 거리에 수많은 사람이 몰린 것이었다. 특히 다들 붉은 색 옷을 입고 모였기에,우리들끼리 “남쪽에서는 붉은 색에 거부감을 갖고 두려워한다는데 이상한 일이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황명철-북조선 텔레비전에서 중계를 해줘 인민들도 남조선 선수들이 잘 싸운 것을 알고 있다.나도 몇번 시청했는데,미국과의 경기에서 안정환 선수가 보여준 스케이팅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지영- 인민들도 남조선 축구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안정환 선수가 가장 유명하고 유상철,황선홍 선수도 잘 알려져 있다.미국과의 경기에서 안선수의 스케이팅 모습이 텔레비전을 통해 방송되자 장난삼아 흉내내는 인민들도 있었다.물론 “저거 연습할 시간 있었으면 축구연습이나 더 하지.”라고 농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김해남-북한 주민들도 남조선이 월드컵에서 잘 한 것을 기뻐하고 있다.무엇보다 미국전을 이겨줬으면 했는데 아쉽다.북조선에선 한반도가 반미의 기치를 올렸으면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장연희-축구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게임이나 중계를 해서 잘 알고 있다.우리쪽 주민들은 모르고 있을 것이라 걱정하지 마라.모두 잘 알고 있고,너무 기뻐하고 있다. ■北 ‘부산아시안게임' 준비 *황명철-실무자가 아니라서 얼마나 준비가 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인민들도 아시아경기가 남조선의 부산에서 열린다는 사실과 북조선도 참가한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 *김지선-얼마전 나온 내용이라 아직 알려진 내용은 없다.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 *김해남-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구기종목을 중심으로 준비하는 것을 중앙방송을 통해 봤다.북과 남이 힘을 합친다면 중국을 제치고 1위를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김지영-행정적인 실무는 잘 모른다.하지만 선수들은 남쪽에서 열리는 대회이니만큼 좋은 성적을 올려 민족의 우수성을 떨치자는 결의로 가득 차 있다.유도·레슬링·체조 등 전통적으로 강한 종목뿐 아니라 축구도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 기대하고 있다.국가의 지원도 충분하고 세계선수권(월드컵축구대회)에서 남조선이 거둔 성적에 고무돼 ‘우리도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결의가 대단하다.그동안 국제대회를 자주 갖지 못해 잘 안 알려져서 그렇지 북조선 축구 실력도 대단하다. *장연희-최근 일이라 정확히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표단을 구성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북조선은 특히 여성들의 운동부분이 발달돼있다.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북조선 사람들이 월드컵에서 남조선을 응원했듯이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남조선도 열렬히 응원해줬으면 한다.하나되는 응원을 기대한다. ■민족통일대회 평가 *김지선-그동안 우리 지역에서만 민간 대표 모임이 열렸고 남쪽에서는 한번도 안 열렸는데,이번에 처음 열리게 된 것을 의미있게 평가한다.이번 기회에 북과 남이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되새기고 그 이행을 위해 노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황명철-여러가지 아쉬운 점이 있지만,일단 만났고 이후 교류일정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지영-서운한 감정이 없지는 않지만 이렇게 서울에서 만났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북측이 발표한 성명서를 봐라.모두가 서울시민 앞으로 보내는 것이다.그만큼 우리는 서울시민들을 많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통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김해남-북남이 하나가 돼 남조선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것으로 본다.하지만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솔직히 이곳에 내려오면서 남조선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가고 싶은 것이 우리의 욕심이었는데 통제가 심한것 같다.남조선 청년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면 금상첨화였을 텐데…. *장연희-우선 만족하고,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붙이고 싶다.하지만 좀더 대중적인 행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남조선의 일반인들과 만나 서로 통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이길 바란다.하지만,첫술에 배부를 순 없겠다는 생각을 한다. 정리 김상연 유영규 이세영기자 carlos@
  • [사설] ‘통일대회’ 민간교류 확산 계기로

    어제 개막된 8·15민족통일대회는 북측 민간인사들이 처음으로 서울에서 남측 민간인사들과 함께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민간교류가 당국간 회담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남북 주민들의 정서적 동질성을 회복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는 크다 할 것이다. 그러나 행사와 구호가 무성하다 해서 통일이 다가오고,남북 주민간 신뢰와 이해가 증진되진 않는다.진정 민간 협력이 확대되고 나아가 동질성이 회복되기 위해서는,서로 마음으로부터 이해하고 감싸안으려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남북 민간단체나 이번 행사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남북이 채택한 공동호소문에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은 통일을 향해가는 출발점”이라며 “대결과 반목의 낡은 때를 씻고 따뜻한 동포애로 화해와 신뢰와 단합의 손을 잡자.”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한다. 공동호소문 작성 과정에서 드러났듯 남북이 몇몇 현안에서 마찰을 빚은 것은 유감이다.또 후속 민간교류 행사 일정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북측이 일방적으로 성명서에 포함시켜 낭독해 논란을 빚은 것은 행사의 의미를 반감시키는 실망스러운 대목이다.한총련의 방북 문제를 둘러싸고 우리측 민간단체끼리 의견이 엇갈려 혼선을 보인 것도 성찰해야 할 것이다.민간 기구나 단체의 교류는 많은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속에 이뤄져야 함은 말할 나위없다.또 다른 남남갈등의 불씨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동안 남북대화가 주로 정부 주도로 이뤄졌던 사실에 비춰보면,이번 대회는 남북당국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큰 관심사다.더구나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음 달에는 청년통일행사,여성통일행사가 열리고,개천절 등 각종 기념일 때도 남북 민간단체들이 통일행사를 가질 것이라고 한다.남북장관급회담을 계기로 당국간 경제,군사협력 및 교류가 활성화하는 시점에 민간차원의 교류가 확대되는 것은 고무적이다.이번 행사가 잘 마무리돼,민간통일운동이 올바르게 자리잡아 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8.15 민족통일대회/ 공동호소문 요지

    7천만 겨레여! 민족의 관심과 기대속에 열리는 8·15민족통일대회에 참가한 우리들은 통일의 염원을 담아 겨레에게 이 호소문을 보낸다.우리 겨레는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면서 공동선언을 실현하기 위한 통일대행진을 힘차게 전개해왔다.한 핏줄을 이어 온 동포들이 모여 화해와 단합,평화와 통일을 외치는 이 순간 우리 모두는 동포애로 더 가까워지고 함께 손잡고 통일의 길을 힘차게 열어 나갈 의지를 다시 한번 굳게 했다. 남과 북의 통일운동단체들은 8·15민족통일대회에서 우리 민족끼리 손잡고 힘과 지혜를 합쳐 통일운동을 활성화해 나가며 민족단합을 실현하기 위한 연대연합운동을 벌여나감으로써 민족의 안녕과 평화를 지키고 외세의 간섭과 전쟁의 근원을 제거해나가기로 했다. 사랑하는 동포형제들이여! 21세기에는 대결과 분열의 과거에서 벗어나 민족공동의 번영을 이루고 통일을 달성해야 할 대망의 세기다.겨레가 새로운 열정,새로운 각오,새로운 신심을 안고 나라의 통일을 위해 나서자.민족적 단합과 조국통일의 이정표인 6·15공동선언을 굳건히 고수하고 철저히 이행해 나가자! 민족의 화해와 단합은 통일을 향해 가는 출발점이다.대결과 반목의 낡은 때를 씻고 따뜻한 동포애로 화해와 신뢰와 단합의 손을 잡자.이 땅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고 민족의 평화와 안전을 이루자! 통일이야말로 최대의 애국애족이다. 통일운동은 6·15공동선언 발표이후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지금이야말로 성과와 경험을 토대로 통일운동의 새로운 도약을 마련해야 할 역사적인 시기다. 8·15민족통일대회 2002년 8월15일 서울
  • 김대통령 8·15 경축사 의미/ 지속적 개혁·안정에 초점

    장대환(張大煥) 총리서리가 15일 대독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8·15 경축사는 지속적인 개혁과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김 대통령이 평소 강조해온 대로 남은 6개월여 임기 동안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는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마무리를 잘 하겠다는 의도이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의지는 ‘포스트 월드컵’ 대책의 성공적 추진,구조개혁의 지속,남북관계 개선 노력,중산층과 서민생활 향상,대선의 공정한 관리,부산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 등 ‘6대 과제’로 구체화됐다. 김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초심(初心)의 자세로 개혁을 마무리하고,국운융성을 위한 주춧돌을 놓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새롭게 다진데서도 알 수 있다. 이날 경축사에서는 내년부터 국채발행을 중단하고,공적자금 상환계획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대목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이는 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당시 40억달러 이하였던 외환보유액이 1100억달러 이상으로 확충되었고,지난해 8월 IMF 자금 195억달러를 3년 앞당겨 조기 상환한 결과다.따라서 외환위기 이후 부실 금융기관 구조조정 등을 위해 발행한 적자국채를 내년부터 발행하지 않기로 하는 등 균형재정을 달성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적자국채는 지난 98년부터 발행돼 99년 10조 4000억원까지 치솟았으며,지난해에는 2조 4000억원 수준이었다. 김 대통령은 “기업활동의 공정거래 관행도 정착시켜야 하며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의 민영화와 공기업의 개혁도 늦춰서는 안된다.”고 상기시켰다. 오풍연기자
  • 南北 ‘독도’ 공동호소문, ‘통일대회’오늘 학술토론회…일부일정 논란

    남과 북의 민간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8·15 민족통일대회가 15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서울에서 개막돼,민족단합대회와 각종 예술공연 등 일정이 치러졌다. 남북 대표단은 16일 ‘독도의 영유권 수호와 일본의 과거청산을 위한 우리민족의 과제’란 제목의 학술토론회를 갖고,독도 문제와 관련한 남북 최초의 ‘공동호소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앞서 양측 대표단 530여명은 15일 오전 서울 워커힐호텔 잔디밭인 ‘제이드가든’에서 개막식과 민족단합대회를 잇따라 열고 공동호소문을 채택했다. 북측 최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비서와 남측 은방희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이 번갈아가며 낭독한 공동호소문에서 양측은 “6·15공동선언이야말로 민족이 화해하고 단합하여 통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기치”라며 “우리들은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6·15선언을 실천해야 한다는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 최 비서가 낭독한 “남과 북의 통일운동단체들은 금강산에서 청년통일행사는 9월7일부터 8일까지,여성통일행사는9월12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하기로 하였으며 10월3일 개천절을 비롯한 여러 계기들에 해당 단체들 사이에 통일행사를 진행해 나아가기로 하였다.”는 부분을 놓고 행사후 양측간 논란이 일었다. 남측 대표단은 “날짜를 명시하지 말고 ‘9월 중 개최’라고만 발표키로 개막식 직전에 합의했는데,북측이 일방적으로 북측 초안대로 낭독했다.”고 북측에 항의했다. 이후 사진·미술전 개막을 앞두고는 북측이 준비한 일부 사진과 캡션(사진설명)이 김일성 주석과 북한 체제를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남측이 이의를 제기,작품을 선별해서 전시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이날 오후 북측 여원구(呂鴛九·74)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의장은 워커힐호텔에서 부친 몽양(夢陽) 여운형(呂運亨) 선생의 동생 운홍(74년 작고)씨의 며느리와 손자 등을 만났다. 김상연 박록삼기자 carlos@
  • 8.15 민족통일대회/ 北미술품 분단후 첫 ‘서울나들이’, 워커힐호텔서 107점 전시

    분단이후 처음으로 남쪽 땅에서 북한의 미술작품들이 대거 전시되며 문화예술 교류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 15일부터 이틀동안 서울 워커힐호텔 무궁화볼룸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조선화 62점,유화 12점 등 모두 107점이 선보였다.이중 국보급 작품이 20점이나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80년대 이후 작품까지 대거 소개돼 북한 미술계의최근 경향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대부분 작품들은 정치색을 띠지 않으면서도 북한사람의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남북이 미술뿐 아니라 서로의 정서,실생활까지 공유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북한에서 단연 ‘국보급’으로 평가받는 정영만 화백의 ‘강선의 저녁노을’이 전시돼 주목을 끌었다.인민예술가 정 화백이 그린 이 작품은 대동강변에 있는 강선제강소에 저녁 노을이 지는 모습을 수채화풍으로 아름답게 그렸다. 지난 99년 숨진 정 화백은 조선미술가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조선화창작단단장을 지냈다. 공훈예술가 최상건은 평양미대를 졸업하고 만수대창작사에 소속되어있는 원로 미술가다.그의 작품인 ‘금강산귀면암’은 ‘총석정’ 등과 함께 그가 천착하는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힘이 넘치게 그리며 사람의 감성을 묘하게 휘어잡는 마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천진난만한 북한 아이들이 서로 키를 재고 있는 모습이 보는 사람을 슬그머니 웃음짓게 만드는 정현웅 화백의 ‘누구 키가 더 큰가’라는 작품과 인민예술가 김성민의 ‘칼춤’ 등 남측에 한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이 이번에 전시됐다. 박록삼기자
  • [사설] 金대통령의 공영제 의지

    김대중 대통령이 어제 8·15 경축사에서 공명선거 실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정치권에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도록 촉구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국회는 정치자금의 투명화와 선거공영제의 대폭 확대를 강조한 김 대통령의 의지를 십분 살려야 할 것이다.대선이끝나고 여야가 분명해지면 기득권 유지를 위해 이의 제도화가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따라서 이번 대선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마침 중앙선관위가 지난달 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 의견을 제시해 놓은 상태여서 이를 토대로 논의하면 시간절약도 될 것이다.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서는 완전공영제가 마땅하다고 본다.대신 세몰이 목적의 지역별 정당유세를 폐지해야 할 것이다.중앙선관위의 개정의견에도 정당유세를 없애는 대신 TV 등 언론매체를 통한 합동연설회와 정책토론회를 크게 확대하도록 되어 있다.정당유세 때 이뤄지는 군중동원에 따른 비용이 엄청난 대선자금수요의 원천이 되어온 현실을 감안할 때,중앙선관위의 개정의견을 수용하는 게 옳다고 본다. 그러나 완전선거공영제는 결국 그만큼 국민 세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므로 국민동의가 필요할 것이다.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국민세금만 끌어내고 정치개혁은 외면한다면 강한 저항을 불러올 게 자명하다.따라서 정치자금의 투명화 방안도 동시에 논의되어야 한다.정치자금의 입·출금은 선관위에 신고된 단일 계좌만을 이용하고,10만원 이상은 수표사용을 의무화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당장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한꺼번에 실천하기가 어렵다면 정치개혁을 위한 최대공약수를 찾아 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정치권은 선거중립을 약속하고 임기를 6개월 남겨놓은 대통령의 간곡한 호소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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