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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자에도… 매일매일… 15년 쭉~ ‘R&D 뚝심’

    적자에도… 매일매일… 15년 쭉~ ‘R&D 뚝심’

    “신약 개발은 내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임성기(큰 75) 한미약품 회장의 연구·개발(R&D) ‘집착’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동안 한미약품이 R&D에 투입한 누적 금액은 9000억원대에 이른다. 회사가 사상 첫 적자를 내도, 유동성 위기에 처해도 임 회장의 ‘뚝심’은 꺾이지 않았다. ●1966년 종로서 약국… 1973년 회사 설립 한미약품이 지난 5일 프랑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업체 사노피아벤티스와 39억 유로(약 4조 8000억원)에 달하는 당뇨치료제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 일라이 릴리,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각각 6억 9000만 달러(약 7603억원), 7억 3000만 달러(약 8300억원)에 달하는 기술 수출 계약에 이어 세번째 쾌거다. 특히 이번 수출 계약은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인 7600억원보다 6배나 더 큰 규모로 계약금만 5000억원에 달한다. 한미약품이 2012년 이후 지금까지 R&D에 쏟아부은 4971억원에 맞먹는 숫자다. “R&D 다 좋은데요, 올해는 배당 하나요.” 지난 10년여간 한미약품 투자자들은 조바심이 컸다. 투자한 만큼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임직원들도 회의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무엇도 임 회장의 신념을 꺾진 못했다. 임 회장은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송파구 사옥에 매일 출근해 R&D 부문을 꼼꼼히 챙겼다. R&D 부문 책임자인 이관순(작은 55) 한미약품 대표(사장)는 R&D 진행 현황보고를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시로 회장 앞에 앉아 있어야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2010년 사상 첫 적자 때도 R&D 투자 비용을 늘렸다”면서 “회장님의 판단력이 없었다면 대규모 기술 수출 성과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013년 제약업계 처음으로 연간 R&D 투자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의 20%에 해당하는 1525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올해 3분기까지는 매출액의 19%에 해당하는 1380억원을 R&D에 썼다. 제약업계 매출 대비 R&D 투자율이 평균 7%대임을 고려하면 한미약품의 ‘잭팟’은 하루아침에 터진 게 아니다. 한미약품이 이번에 사노피아벤티스와 수출계약을 맺은 신약기술은 지속 기간을 늘린 당뇨치료제에 관련된 프로젝트다. 하루 1회 주사하는 인슐린을 일주일에 한 번만 주사하도록 해 투약횟수와 투여량을 최소화해 부작용 발생률은 낮추고 약효는 최적화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미약품의 모태는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한 임회장이 1966년 27살의 나이로 서울 종로 5가에 세운 ‘임성기 약국’이다. 임 회장은 ‘더 좋은 약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며 1973년 한미약품을 설립했다. ●주가 70만원 돌파… 연초 대비 7배 올라 한편 이번 계약 체결로 한미약품의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썼다. 6일 코스피시장에서 한미약품은 전날보다 16만 4000원(29.98%) 오른 71만 1000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7배 가까이 상승했다. 한미약품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도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목 마른 단비… 전국 최고 100㎜ 해갈 역부족

    기상청은 6~9일 전국에 최고 100㎜의 단비가 오겠다고 예보했지만 가뭄 해갈에는 부족하겠다. 5일 기상청은 중국 중부지방에서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6일 점점 흐려져 비가 시작돼 9일까지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7일 오전부터 8일 낮 사이 충청 이남 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의 강한 비가 내리겠다. 강원 영동 지방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6일 오전부터 많은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 경북 동해안, 전남, 경남, 제주도 산간 40~100㎜, 그 밖의 지역은 20~60㎜다. 한편 올해 전국의 누적 강수량은 780.4㎜로 평년 수준인 1242.9㎜의 62%에 그쳤다. 특히 강원도와 충청도는 1973년 관측 이후 최저 강수량을 기록 중이라 이번 단비로도 가뭄이 해결되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내년 2월까지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많겠지만 겨울철 강수의 절대량이 작아 가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국회 충무공像 ‘조선 명장’ 모습 되찾다

    국회 충무공像 ‘조선 명장’ 모습 되찾다

    중국이나 일본의 장수 같다는 지적을 받아 왔던 국회의사당 현관의 이순신 장군 석상이 한국식으로 새롭게 교체됐다. 국회사무처는 2일 정의화 국회의장과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정현관 2층 현관에서 새 충무공상 제막식을 했다. 기존 석상은 고 김경승 작가의 작품으로 당초 1973년 중앙청에 설치됐다가 중앙청이 헐리고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바뀌면서 1990년 국회로 옮겨 온 것이다. 이 석상은 장검이 조선시대 것보다 길어 일본 무사의 검에 더 가깝고, 갑옷도 중국 장수의 것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용모나 투구에 대한 고증도 불충분했다. 게다가 김 작가의 과거 친일 행적도 논란이 되면서 결국 교체가 결정됐다. 국회사무처는 2013년 5월부터 역사·조각·복식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자문위원회를 꾸리고 고증을 거쳐 새 석상을 제작했다. 석상의 얼굴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표준영정을 기준으로 했고, 복식과 장검도 고증을 통해 임진왜란 당시 조선 장수의 모습을 재현했다. 다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석상 설치대 아래에 써 놓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이라는 글귀는 그대로 두기로 했다. 박 사무총장은 “새 충무공상은 조선시대 당시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가장 사실적으로 표현한 석상”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입지도 공간도 명품 아파트! ‘중동 한양수자인 엘리티지’

    입지도 공간도 명품 아파트! ‘중동 한양수자인 엘리티지’

    -주변 시세보다 1억원 이상 저렴한 3억9000만원대-신천이 도보 5분 거리… 조망 및 산책•운동 편리 ‘중동 한양수자인 엘리티지’는 2015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24위의 ㈜한양이 시공 예정으로 신뢰를 더하고 있다. ㈜한양은 최근 대구 타 지역주택조합에 참여하고 있는 한양건설과는 같은 ‘한양수자인’브랜드를 사용하지만 별개의 회사이다. 1973년 문을 연 ㈜한양은 국내 최고 부촌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압구정동과 반포동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를 건설해온 전통의 주택건설 명가다. 1983년에는 국내 도급순위(현 시공능력평가)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과 과천 서울랜드, 평택 LNG(액화천연가스) 기지 등이 한양의 손을 거쳤다. 한양은 올해 목표로 잡았던 전국 1만1000여가구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2017년 주택 빅5 건설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동 한양수자인 엘리티지’는 주거선호 1순위의 수성구 입지에 걸맞게 명품공간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남향위주 배치와 필로티설계로 쾌적함을 더하고 휘트니스센터, 작은 도서관, 주민공동시설 등 고품격 커뮤니티를 설치한다. 4Bay 와이드한 혁신설계로 공간활용과 만족도를 더 높였다. 지하1층~지상 21층 10개동에 702가구로 전용면적 기준으로는 △66㎡ 260가구 △84㎡A타입 316가구, △84㎡B타입 18가구 △84㎡C타입 108가구 구성되어 있다. ‘중동 한양수자인 엘리티지’는 신천이 도보 5분 거리에 있어 조망과 산책, 운동 등 신천 강변프리미엄까지 누릴 수 있는 수성구 노른자위에 위치한다. 신천대로, 신천동로, 4차순환도로, 앞산순환도로 등 빠르고 편리한 교통망과 근거리의 3호선 황금역을 이용할 수 있다. 반경 2Km안에 롯데슈퍼센터, 홈플러스, 대백프라자, 수성못, 효성병원, 들안길 먹거리타운, 은행 등 편리한 수성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또한 삼육초, 수성초, 황금초, 황금중, 과학고 등 전국적인 명성의 명문 수성학군, 최고 수준의 학원가 등 우수한 교육환경을 누릴 수 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 수성구 평균 아파트값은 현재 1067만원(3.3㎡당, 국민은행 기준)으로, 대구 평균 856만원 보다 무려 200만원 이상 높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에 따르면 지난 7월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84㎡)는 6억57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비슷한 시기에 건축된 같은 크기 아파트보다 1억2천만원 높은 가격이다. 심지어 지어진지 30년이 넘은 아파트도 5억2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동 한양수자인 엘리티지’는 전용면적 84㎡ 기준 전층, 주변 시세보다 1억원 이상 저렴한 3억9000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공급돼 주목 받고 있다. 수성구 입성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홍보관 개관과 동시에 선착순 청약접수를 받고 있다. 주택홍보관은 황금네거리 자금성 옆 황금빌딩 2층에 위치하고 있다.문의 053)794-9999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등재 1년…‘남한산성’의 가을

    세계문화유산 등재 1년…‘남한산성’의 가을

    단풍이 중부 지방 일대까지 내려왔다. 먼 강원의 산을 찾기 힘들었던 사람들에겐 근교의 숲길을 찾아 움직이기 좋을 때다. 이맘때라면 경기 광주의 남한산성이 제격이다. 성곽 주변으로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는 데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멀지 않다. 치열했던 역사의 흔적이 오롯하고, 단풍 빛깔도 제법 곱다. 게다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딱 1년째다. 이쯤 되면 찾아갈 명분도 그럴싸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한산성이 깃든 곳은 중부면이었다. 이게 남한산성면으로 바뀌었다. 지난 16일 일이다. 주민 96%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명칭을 바꿨다.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남한산성이 백숙 먹고 노는 곳쯤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 같은 조치가 얼마나 실효를 얻을지 걱정이 앞선다. 남한산성 들머리가 붉다. 8㎞에 이르는 진입로의 나무들이 죄다 단풍으로 물들었다. 남한산성 주변을 흐르는 오전리 계곡, 불당골 계곡, 검북리 계곡 등을 따라 들어갈수록 가을 풍경도 깊어진다. 북한산성에 견주자면 남한산성은 서울의 남쪽을 지키는 산성이다. 통일신라 문무왕(672년) 때 쌓은 주장성의 옛터를 활용해 조선 인조 2년(1624)에 축성 공사를 시작해 2년 뒤 완공했다. 성벽 둘레는 11.76㎞. 성벽 외부는 급경사인 데 반해 내부는 경사가 완만하고 넓은 분지 형태다. 주민들이 머물거나 전쟁 등 유사시에 농성하기 맞춤한 구조다. ●병자호란 아픔 지켜 본 나무들, 그 위로 내려앉은 단풍의 향연 남한산성에는 단풍보다 붉은 처절한 역사가 깃들었다. 1637년 1월 30일 조선 16대 임금 인조가 산성 서문(西門)을 나서 한강 동쪽 삼전도(현재 서울 송파구 삼전동 일대)로 간다. 청 태종 앞에 무릎 꿇고 머리 조아리기 위해서다. 청나라 10만 대군의 공격을 피해 남한산성에서 농성한 지 47일 만의 일이다. 인조의 항복으로 병자호란(1636~1637)은 일단락된다. 그 치욕의 순간들이 풀 한 포기, 벽돌 하나하나에 맺혀 있다. 산성은 삼국시대 이래로 군사적 요충지였다. 고려시대에는 몽골의 침입을 막아낸 현장이었고 일제강점기에는 항일운동의 거점이었다. 남한산성 탐방 코스는 모두 5개다. 거리도 4㎞부터 8㎞까지 다양하다. 소요 시간은 1시간 30분~3시간 20분 안팎이어서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가장 대중적인 코스는 산성로터리→전승문(북문)→우익문(서문)→수어장대→영춘정→지화문(남문) 순으로 돌아본 뒤 다시 산성로터리로 내려오는 코스다. 거리는 5㎞, 1시간 50분 정도 소요된다. 산성로터리에서 영월정으로 오른 뒤, 숭렬전→수어장대→우익문(서문)→국청사를 지나 산성로터리로 돌아오는 코스도 사람들이 많이 걷는다. 4㎞,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산성로터리를 들머리 삼을 경우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행궁이다. 왕의 임시거처 노릇을 했던 곳. 조선의 행궁 가운데 종묘와 사직을 둔 곳은 남한산성 행궁이 유일하다. 규모는 작아도 임금이 늘 머물던 법궁 못지않은 시설을 갖췄다는 뜻이다. 전쟁 등 유사시엔 임시수도 역할도 수행했다. 실제 병자호란(1636년) 때 인조가 남한산성 행궁에서 47일간 머물며 항전했다. 이후에도 숙종, 영조, 정조 등 여러 임금들이 여주, 이천 등의 능행길에 행궁을 들러 갔다. 행궁은 순조 때인 1805년까지 증축을 거듭했다. 이후 1907년 일본의 군대 해산령과 함께 허물어졌다가 2002년부터 10년간 복원 공사를 벌인 끝에 2012년 완공했다. 행궁 복원 도중 행궁터와 산성터 등에서 통일신라시대의 초대형 기와와 건물지가 확인되기도 했다. 정문인 한남루를 지나면 숱하게 많은 전각들과 만난다. 초입의 침괘정, 연못이 있는 지수당 등 볼거리가 많다. ●산성 걷기 들머리로 남문 인기… 서문 앞 언덕은 ‘서울 전망’ 최고 포인트 가장 많은 이들이 산성 걷기 들머리로 삼는 곳은 남문(南門)이자 정문인 지화문이다. 1636년 12월 14일 새벽 도성을 버린 인조의 행렬이 들어갔던 문이다. 남문을 찾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중국 관광객들이다. 우리와 달리 전승의 기억을 갖고 와서인지 표정들이 밝다. 성벽은 능선을 타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진다. 흙길을 걷고 돌계단도 오른다. 영춘정이 첫 번째 풍경 전망대다. 팔각정이라고도 불리는데, 원래 남문 아래 있던 것을 옮겨 지은 것이다. 이어 수어장대(守禦將臺). 산성 안에 남은 건물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웅장하다. 장수가 휘하 장졸들을 지휘하기 위해 높은 곳에 세운 건물을 장대라 부른다. 산성 안에는 총 다섯 개의 장대가 있었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게 현재의 수어장대다. 건물은 2층이다. 기단 위에 자리잡은 자태가 옹골차다. 오래전 장대 위에서 호령하던 장수의 굵은 목소리가 귓전에 울리는 듯하다. 수어장대 옆 보호각엔 ‘무망루’(無忘樓)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영조가 병자호란의 시련을 잊지 말자며 지은 글이다. 수어장대에서 15분쯤 더 가면 서문(우익문)이다. 서문 앞 언덕은 남한산성 최고의 전망 포인트다. 서울 시내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청계산, 관악산, 대모산, 남산, 북악산, 북한산, 아차산, 도봉산 등 수많은 명산을 헤아리기 숨가쁘다. 야경 명소로도 꼽힌다. 평일에도 서울 야경을 보기 위해 서문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광주에서 꼭 돌아봐야 할 명소 몇 곳 더 소개하자. 경안천 생태습지공원은 1973년 팔당댐이 건설되면서 일대 농지와 저지대가 습지로 변한 곳이다. 강변을 따라 2㎞에 이르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가을 향 맡으며 자박자박 걷기 좋다. 산책로 주변엔 소나무, 왕벚나무, 단풍나무, 감나무, 왕버들, 선버들 등이 우거져 있다. 연 밭 위로는 목재 데크를 조성해 뒀다. 철새 조망대도 있다. 겨울 철새들이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시작하면 큰고니 등 다양한 철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남종면, 남한산성면, 퇴촌면 등 광주시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도자기 생산지로 유명했다. 조선 영조 28년 궁중 음식을 담당하던 사옹원의 분원이 광주에 설치된 이후 약 130년간 285곳의 가마터가 이 일대에서 번창했다고 한다. 옛 분원초등학교 폐교사를 리모델링해 2003년 개관한 분원백자자료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조선 도자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경기도자박물관도 조선 5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순백자, 청화백자 등 조선시대 관요에서 생산된 전통 도자기와 그 전통을 계승하는 현재 작가들의 작품 등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분원백자자료관 인근의 박물관 얼굴도 돌아볼 만하다. 연극 연출가 김정옥 대표가 40여년간 수집해 온 석인, 목각인형 등과 여러 나라의 인형 등 다양한 얼굴 조각 1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글 사진 광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31) → 가는 길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으로 나가 헌인릉, 세곡동, 복정사거리 등을 차례로 지나면 남한산성 남문이다.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겠다면 경안 나들목으로 나가 광지원을 지나면 남한산성 동문이다. 주말 고속도로 정체가 심할 경우 하남 나들목으로 나가 국도를 따라가는 방법도 있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 1번 출구로 나가면 곧 남한산성 등산로다. 서문까지 1시간쯤 걸린다.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www.ggnhss.or.kr) 777-7500. → 맛집 남한산성 위 산성리 마을에 닭·오리 백숙거리가 조성돼 있다. 행복한 식탁(797-5299)이 많이 알려졌다. 산성에서 좀 떨어진 불당리 낙선재(746-3003)는 깔끔한 한정식이 자랑이다. 두 집 모두 맛 못지않게 업소 분위기가 그윽하다. 남종면 등 경안천 쪽엔 민물 매운탕집이 많다. 분원붕어찜(옛 강촌매운탕·767-9055, 1011) 등이 많이 알려졌다. → 잘 곳 도척면 곤지암 리조트(1661-8787)는 가족 단위로 묵기 좋다. 스키장을 비롯해 스파, 레스토랑, 전시장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찼다. 요즘엔 화담숲을 돌아볼 만하다. 모노레일을 타고 오를 수 있다. 남한산성과 팔당호 주변 등에 펜션, 모텔 등도 많다.
  • “칠순에 순애보를 쓰려니 쑥스럽기도 했죠”

    “칠순에 순애보를 쓰려니 쑥스럽기도 했죠”

    올해 고희를 맞은 소설가 박범신이 순애보를 들고 나왔다. 마흔두 번째 장편소설 ‘당신-꽃잎보다 붉던’(문학동네)이다. 작가는 “죽음과 존재론적 한계를 다루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순애보”라고 소개했다. 소설은 치매에 걸린 남편 주호백과 아내 윤희옥의 삶을 담았다. 한평생 아내와 딸에게 헌신하며 산 주호백은 두 차례 뇌출혈을 겪고 치매에 걸리면서 예상치 못한 인생 말년을 맞이하게 된다. 주호백은 과거로 회귀하면서 그동안 내면에 쌓여 있던 인내, 헌신, 사랑의 이면을 조금씩 드러낸다. 윤희옥은 자신이 평생 받은 사랑을 뒤늦게나마 깨닫고 주호백에게 그 사랑을 돌려준다. 작가는 “소설을 쓰면서 너무나 사랑했지만 잘못도 많았던 제 사랑의 과오에 대한 회한과 성찰이 컸다”고 털어놨다. “젊었을 때 외박도 많이 하고 술 먹고 집에도 늦게 들어갔다. 사랑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공평해야 한다. 소설 속 부부도 평생 불공평했다가 남편이 치매에 걸려 죽게 됐을 때에야 비로소 공평해진다. 상대편을 내 걸로 갖고 싶은 욕망과 헌신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살다 죽음을 앞두고 사랑의 완성을 이룬다. 나이 들어 아내에 대해 쓰려니 부끄러웠지만 불공평한 삶을 살아온 아내를 생각하면 백 번이라도 더 써야 할 것 같다.” 소설의 영감은 장인과 자신의 꿈에서 얻었다. 작가의 장인은 재작년 치매를 앓다 돌아가셨다. 장인의 치매 증상 중 하나가 밤늦게 알아들을 수 없는 내용을 큰소리로 지르는 거였다. “장인은 평생 감정을 억제하고 살아 세상에 말하고 싶은 게 많으신 것 같았다. 죽기 전에 마음에 억압된 말들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도 자신이 치매에 걸린 꿈을 연거푸 꿨다. 나이가 들어 비이성적인 상태로 살아야 한다는 게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죽음보다 더 큰 공포였다. 이성이 있을 때 치매와 정면으로 마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잔뜩 취해 길가에서 죽음을 앞둔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최백호의 노래 ‘길 위에서’를 듣는데, 소설이 순간적으로 구상됐다. “‘세상에 대해 말하고 싶은 걸 말하지 못한 사람이 말년에 치매에 걸려 젊은 시절로 돌아가 말하고 싶은 걸 말한다’는 기본 뼈대가 정해지고 나니까 소설이 씌어졌다.” 중·단편 전집도 출간됐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등단작 ‘여름의 잔해’부터 2006년 발표한 ‘아버지 골룸’까지 42년간 발표한 85편의 작품을 7권에 담았다. 마지막 7권 ‘쪼다 파티’는 7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발표한 콩트들 중 작가가 직접 추려낸 작품을 묶은 콩트집이다. “최근 중·단편을 못 썼다. 요즘 늘 차선의 선택을 하면서 살아온 건 아닐까, 정말 내가 쓰고 싶은 대로만 썼는가 하는 회한이 든다. 내년 여름쯤 세상과 나의 관계가 정리되고 나면 정말 쓰고 싶은 단편을 쓰고 싶다. ‘더러운 책상’ 후속과 연작소설 ‘들길’부터 완성하고 싶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박범신, 죽음의 한계앞에 선 순애보 소설 ‘당신’ 펴내

    박범신, 죽음의 한계앞에 선 순애보 소설 ‘당신’ 펴내

     올해 고희를 맞은 소설가 박범신이 순애보를 들고 나왔다. 마흔두 번째 장편소설 ‘당신-꽃잎보다 붉던’(문학동네)이다. 작가는 “죽음과 존재론적 한계를 다루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순애보”라고 소개했다.  소설은 치매에 걸린 남편 주호백과 아내 윤희옥의 삶을 담았다. 한평생 아내와 딸에게 헌신하며 산 주호백은 두 차례 뇌출혈을 겪고 치매에 걸리면서 예상치 못한 인생 말년을 맞이하게 된다. 주호백은 과거로 회귀하면서 그동안 내면에 쌓여 있던 인내, 헌신, 사랑의 이면을 조금씩 드러낸다. 윤희옥은 자신이 평생 받은 사랑을 뒤늦게나마 깨닫고 주호백에게 그 사랑을 돌려준다. 작가는 “소설을 쓰면서 너무나 사랑했지만 잘못도 많았던 제 사랑의 과오에 대한 회한과 성찰이 컸다”고 털어놨다. “젊었을 때 외박도 많이 하고 술 먹고 집에도 늦게 들어갔다. 사랑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공평해야 한다. 소설 속 부부도 평생 불공평했다가 남편이 치매에 걸려 죽게 됐을 때에야 비로소 공평해진다. 상대편을 내 걸로 갖고 싶은 욕망과 헌신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살다 죽음을 앞두고 사랑의 완성을 이룬다. 나이 들어 아내에 대해 쓰려니 부끄러웠지만 불공평한 삶을 살아온 아내를 생각하면 백 번이라도 더 써야 할 것 같다.”  소설의 영감은 장인과 자신의 꿈에서 얻었다. 작가의 장인은 재작년 치매를 앓다 돌아가셨다. 장인의 치매 증상 중 하나가 밤늦게 알아들을 수 없는 내용을 큰소리로 지르는 거였다. “장인은 평생 감정을 억제하고 살아 세상에 말하고 싶은 게 많으신 것 같았다. 죽기 전에 마음에 억압된 말들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도 자신이 치매에 걸린 꿈을 연거푸 꿨다. 나이가 들어 비이성적인 상태로 살아야 한다는 게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죽음보다 더 큰 공포였다. 이성이 있을 때 치매와 정면으로 마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잔뜩 취해 길가에서 죽음을 앞둔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최백호의 노래 ‘길 위에서’를 듣는데, 소설이 순간적으로 구상됐다. “‘세상에 대해 말하고 싶은 걸 말하지 못한 사람이 말년에 치매에 걸려 젊은 시절로 돌아가 말하고 싶은 걸 말한다’는 기본 뼈대가 정해지고 나니까 소설이 씌어졌다.”  중·단편 전집도 출간됐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등단작 ‘여름의 잔해’부터 2006년 발표한 ‘아버지 골룸’까지 42년간 발표한 85편의 작품을 7권에 담았다. 마지막 7권 ‘쪼다 파티’는 7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발표한 콩트들 중 작가가 직접 추려낸 작품을 묶은 콩트집이다. “최근 중·단편을 못 썼다. 요즘 늘 차선의 선택을 하면서 살아온 건 아닐까, 정말 내가 쓰고 싶은 대로만 썼는가 하는 회한이 든다. 내년 여름쯤 세상과 나의 관계가 정리되고 나면 정말 쓰고 싶은 단편을 쓰고 싶다. ‘더러운 책상’ 후속과 연작소설 ‘들길’부터 완성하고 싶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편지·일기·사진… 70년 세월 ‘보통 국민’의 삶 엿보다

    편지·일기·사진… 70년 세월 ‘보통 국민’의 삶 엿보다

    “지금 솔베이지의 노래가 흘러 나오고 있어요. 가끔 들을 때마다 항상 가슴에 맺혀 오는 건 가슴 뭉클한 어떤 것. 언니를, 언니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건지 하는 바람이 모두 무너지는 게 아련한 슬픔이 아니고 괴로움이라고요.” 1973년 한 여인은 독일로 건너간 피붙이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낯선 나라에서 떨어져 살아가는 뼈아픈 선택에 대한 안타까움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언니는 당시 간호사로 독일에 건너간 뒤 아예 정착해 살고 있다. 1960~70년대 우리 국민 중엔 벌이를 위해 간호사 자격증을 따 독일로 둥지를 옮긴 이들이 숱했다. 그립다 못해 괴로움을 곱씹은 동생은 “다음주 가족끼리 모인다”며 “(가족들이) 언니를 대하는 태도, 표현하는 방식에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보통 국민’의 삶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22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서울기록관에서 열린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서다. 2007년부터 기획 수집과 기증 캠페인을 통해 90여명의 개인 및 단체로부터 건네받은 기록물 22만여점 가운데 270여점을 추렸다. 사회, 문화, 교육, 국방 등 각 분야에서 엄선했다. 앞에 소개한 편지는 지난해 말 독일 교포에게서 직접 기증 받은 것이다. 어떤 기증자는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과 집안 대소사 등 60년 가까운 잔잔한 얘기를 일기에 녹였다. 1946년 일기장엔 “양념이 모자라 다시 장만하느라 이틀에 걸쳐 김장을 했다. 하도 남쪽으로 내려와 북(北)과는 다른 기후 탓에 잘 쉬어진다니 어벙벙하다”고 썼다. 또 1947년 어느 날엔 “딸의 머리칼이 거무스레 나온다. 다리가 통통해진다. 키가 크려나 보다”라고 엄마의 마음을 적었다. 전시회엔 금연운동에 힘쓴 박재갑(67) 국립암센터 초대 원장의 일지, 6·25전쟁 때 내무부(현 행정자치부) 치안국 태백산지구 경찰전투사령부에서 치열했던 전황을 그린 ‘태백전사’, 1950년대 온 국민을 울렸던 라디오 최초의 연속극 ‘청실홍실’, 시청자들을 웃음바다에 빠뜨린 텔레비전 희극 ‘웃으면 복이 와요’의 방송 대본, 근로자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의 감사 편지를 곁들인 누런 월급봉투, 1950년대 초등학교 1~6학년 통신문, 1970년대 ‘근면·자조·협동’이란 새마을운동 슬로건 아래 어촌회관 및 복지회관을 정비하고 있는 전남 영광군 두우리 마을의 모습 등도 소개된다. 1975~77년 강원 원주극장 상영일지도 우리나라 근대화 시기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다. 전시회는 1년간 이어진다. 이날 오전 11시~오후 1시 열리는 기념식엔 기증자 8명이 참석한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불가리아 출신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선두 주자

    “유엔 사무총장을 할 만한 여성이 없다는 변명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훌륭한 후보들이 너무나 많다.” 세계 여성 인사 20여명이 조직한 웹사이트 ‘여성 유엔 사무총장을 뽑기 위한 캠페인’(www.womansg.org)은 차기 유엔 사무총장이 될 수 있는 능력 있는 여성 30명을 선별해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캠페인 측은 “내년 말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뽑기 전까지 우리는 전 세계 모든 지역의 고위급 자리에서 활동해온 능력 있고 경험 많은 여성들을 알리기 위해 뛰어난 여성들의 프로필을 시리즈로 게재하는 활동을 시작했다”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출신은 후보가 될 수 없게 돼 있지만 그들 국가 출신의 여성들도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페인 측은 후보들의 경력과 자질, 언어능력, 자신감, 도덕성, 투명성, 다양성, 존재감 등 다양한 분야를 고려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가운데는 대통령과 총리, 장관, 국제기구 수장, 유엔 사무차장급 출신 등이 다수 포함됐다. 연령대도 1938년생부터 1973년까지 다양하며, 미주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모든 대륙이 망라됐다. 이들 중 여성단체와 유엔 전문가, 언론 등이 주목하는 후보는 8명 정도로 추려진다. 그동안 배출된 남성 사무총장 8명과 같은 규모다. 뉴욕타임스는 캠페인 사이트를 인용, “다양한 여성 리더들 중 엘런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알리시아 바르세나 이바라 유엔 중남미·카리브경제위원회(CEPAL) 사무총장,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빌 리처드슨 전 유엔 미대사는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불가리아 출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다양한 요구 기준을 충촉해 선두주자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유엔 사무총장 선출의 ‘지역별 교대’ 전통에 따라 반기문 사무총장을 배출한 아시아의 뒤를 이어 유럽, 특히 한 번도 총장을 배출한 적이 없는 동유럽 출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불가리아 정부가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내세운 보코바 사무총장의 경력과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또 베스나 푸시치 크로아티아 외교장관도 크로아티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있어 동유럽 출신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동유럽 출신이 유력 후보가 되지 못할 경우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전 총리,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등도 후보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데스크 시각] 역사의 삶을 사는 개인/박록삼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역사의 삶을 사는 개인/박록삼 문화부 차장

    박종홍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오랜 시간 한국 철학계의 거두였다. 헤겔을 비롯한 서양철학, 주희 등 동양철학에 이르기까지 철학을 공부하고자 한다면 그를 넘어서기 위해 발버둥쳐야 했다. 그는 1968년 박정희 대통령의 명을 받아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로 시작하는 ‘국민교육헌장’의 초안을 만들며 대철학자가 아닌, 군사독재 정권의 이데올로그로 전락했다. 근대화는 개인의 가치를 부정하고, 국가와 민족의 절대성을 강조하며 이뤄졌다. ‘국민교육헌장’만으로 목적이 충족되지 않자 박정희 대통령은 1973년 교과서 국정화를 전격적으로 시행했다. 국가의 이름으로 역사를 지배하는 시공간에서 개인의 존엄 따위는 숨 쉴 틈이 없었다. 숱한 희생과 절박한 외침이 켜켜이 쌓여 갔고, 전체주의와 공동체문화 등 상대적 대척점의 가치를 뚫고 개인은 어렵게 복원됐다. 여전히 긍정과 부정의 두 얼굴을 띤 채다. 42년의 시간이 흐른 2015년 가을 개인은 다시 한번 도전에 직면한다. 이제 개인은 건강한 공동체, 그리고 역사와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지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2017년 3월 국정 역사 교과서를 배포하겠다고 선언했다. 혜안의 결과물일 수 있다. 그의 아버지가 그랬듯 말이다. 실제 국정 역사 교과서가 공포를 심어 주건, 냉소를 심어 주건 골치 아프게 만드는 것들을 당장 눈앞에서 치워 버리는 것만으로 국민들 불쾌지수를 낮추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정 역사 교과서에 대한 설문에서 근소하게나마 찬성 응답이 더 높게 나오기도 했다. 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을 보면 ‘역사 교과서 대못 박기’라거나 ‘빗나간 효심의 결정판’, 혹은 ‘보수층 총집결을 위한 선거용 포석’이니 하는 여러 해석이 분분하다. 정부는 주체사상 교육, 좌편향 등 여러 근거를 갖다 대려 하지만 번번이 견강부회의 자충수가 되고 있다. 명백한 퇴행이다. 퇴행의 시작은 멀리 있지 않았다. 2008년 즈음 여느 술자리에서도 상대방이 누구건, 어느 쪽에서도 욕먹지 않는 방법은 노무현 전 대통령, 혹은 통합진보당을 비판하고 조롱하는 것이었다. ‘노무현 반대, 통진당 반대’의 이름으로 술자리는 화기애애해졌고 맞장구 소리는 커져만 갔다. 좀 더 멀리 보면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방사물폐기장 등을 둘러싸고 SNS 공간 속 개인은 재치있는 표현으로 정치적 올바름을 과시했다. 대신 실제 삶 속에서는 ‘좋은 게 좋은 것’ 식으로 온화하게 인간관계를 맺는 쪽으로 흘러갔다. 결과는 엄혹했다. 그사이 전직 대통령은 죽었고, 한 정당은 법적으로 사망했고, 구럼비 바위는 산산조각 났고, 핵에너지 의존은 여전한 상태다. 개인이 SNS 공간에서 그랬던 것처럼 국가는 실제 삶 속에서 법과 제도로 개인들을 조롱했다. 냉소와 회의를 안겨 줬고, 역사의 퇴행을 겪도록 했다. 진정성을 드러내는 일은 꼭 개인의 희생으로만 가능한 건 아니다. 개인의 이해관계가 사회의 이해관계와 늘 상반되는 것도 아니다. 지난 주말 만난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친구가 “내 아이는 대입전형 3년 예고제 때문에 2019년 고 3때까지 미우나 고우나 국정 교과서로 역사를 배워야 해. 그래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그냥 놔둘 수는 없지”라며 술잔을 털었다. 다행인 점은 자유로운 개인의 주체적 의지를 드러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멀지 않다는 점이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은 개인이 공동체와 역사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youngtan@seoul.co.kr
  • 집값 비싼 수성구에 합리적인 분양가의 ‘중동 한양수자인 엘리티지’10월 22일 공개

    집값 비싼 수성구에 합리적인 분양가의 ‘중동 한양수자인 엘리티지’10월 22일 공개

    2015년도 시공능력평가 순위 24위 ㈜한양 시공예정사 참여로 신뢰 더해 10월 22일~25일 동.호지정 청약접수, 26일~27일 계약 대구 분양시장의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수성구 아파트 가격이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수성구 A아파트는 3.3㎡당 호가기준 최고 2,200만원을 넘었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2009년 2월 입주 당시 3억5,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0월 6억2,000만원에 이어 최근에는 7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입주가 임박한 수성구 B아파트는 2년6개월여 전 분양할 때보다 프리미엄이 1억6,000만원 이상 붙어있다. 수성구 아파트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되자 지역주택조합이 수성구 내집마련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들이 사업주체가 되는 일종의 공동구매형식으로 별도의 시행사가 없어 사업 진행비용을 줄일 수 있으므로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내집마련이 가능하다. 이러한 가운데 수성구의 중심가치와 푸른 신천강변을 누릴 수 있는 중동네거리에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칭)수성창포지역주택조합이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중동 한양수자인 엘리티지는 84㎡ 기준 전층, 주변 시세보다 1억원 이상 저렴한 3억9천만원대의 공급가로 주목받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수성구 아파트 가격에 근심깊은 실수요자들에게 수성구에 입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각광받고 있다. 최고의 수성 생활 인프라‘중동 한양수자인 엘리티지’는 신천이 도보 5분 거리에 있어 조망과 산책, 운동 등 신천 강변프리미엄까지 누릴 수 있는 수성구 노른자위에 위치한다. 신천대로, 신천동로, 4차순환도로, 앞산순환도로 등 빠르고 편리한 교통망과 근거리의 3호선 황금역을 이용할 수 있다. 반경 2Km안에 롯데슈퍼센터, 홈플러스, 대백프라자, 수성못, 효성병원, 들안길 먹거리타운, 은행 등 편리한 수성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또한 삼육초, 수성초, 황금초, 황금중, 과학고 등 전국적인 명성의 명문 수성학군, 최고 수준의 학원가 등 우수한 교육환경을 누릴 수 있다. ‘중동 한양수자인 엘리티지’는 2015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24위의 ㈜한양이 시공 예정으로 신뢰를 더하고 있다. ㈜한양은 최근 대구 타 지역주택조합에 참여하고 있는 한양건설과는 같은 ‘한양수자인’브랜드를 사용하지만 별개의 회사이다. 1973년 문을 연 ㈜한양은 국내 최고 부촌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압구정동과 반포동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를 건설해온 전통의 주택건설 명가다. 1983년에는 국내 도급순위(현 시공능력평가)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과 과천 서울랜드, 평택 LNG(액화천연가스) 기지 등이 한양의 손을 거쳤다. 한양은 올해 목표로 잡았던 전국 1만1000여가구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2017년 주택 빅5 건설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동 한양수자인 엘리티지’는 주거선호 1순위의 수성구 입지에 걸맞게 명품공간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남향위주 배치와 필로티설계로 쾌적함을 더하고 휘트니스센터, 작은 도서관, 주민공동시설 등 고품격 커뮤니티를 설치한다. 4Bay 와이드한 혁신설계로 공간활용과 만족도를 더 높였다. 지하1층~지상 21층 10개동에 702가구로 전용면적 기준으로는 △66㎡ 260가구 △84㎡A타입 316가구, △84㎡B타입 18가구 △84㎡C타입 108가구로 구성되어 있다. 10월 22일 목요일 주택홍보관을 개관하고 조합원모집에 들어간다. 주택홍보관 개관과 동시에 22일(목)부터 25일(일)까지 선착순 청약접수를 받고 동호수를 지정할 예정이며, 계약일은 26일(월)부터 27일(화)까지이다. 주택홍보관은 황금네거리 자금성 옆에 위치하고 있다.문의 053)794-9999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아하! 우주] 지구 50배 달하는 ‘태양의 코로나 홀’포착

    [아하! 우주] 지구 50배 달하는 ‘태양의 코로나 홀’포착

    지구 50배 크기에 달하는 거대한 코로나 홀(Corona hole)이 태양에서 포착됐다고 미국항공우주국(이하 NASA)가 전했다. 코로나는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는 부분으로, 100만℃에 달하는 고온을 유지하면 끊임없이 X선과 자외선 등 태양풍을 내뿜는다. 이번에 포착한 코로나 홀은 사진 속 태양 위쪽의 검은색 부분이며, NASA의 태양활동관측위성인 SDO가 촬영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15일 전송된 코로나 홀의 크기는 지구의 50배에 달한다. 해당 지역에서는 초고속의 태양풍이 뿜어져 나오고 있으며, 극도의 자외선 파장 탓에 검은색으로 보인다. 엄청난 자외선과 초고속의 태양풍이 ‘부산물’로 쏟아지긴 하지만 지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포착한 코로나 홀의 규모가 상당히 크지만, 코로나 홀은 태양 활동에서 자주 관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태양이 11년 주기로 흑점이 많아지는 극대기와 흑점이 줄어드는 극소기를 반복하는데, 지난해는 태양 활동 극대기의 정점에 달했으며 현재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 홀이 처음으로 관측된 것은 1973년으로, 당시 NASA의 첫 우주정거장 스카이랩(Skylab)에서 우주비행사들의 의해 X선으로 촬영됐다. 태양으로부터 끊임없이 불어오는 태양풍은 초속 400㎞에 달하며, 코로나 홀이 육안으로 확인될 때에는 태양풍의 속도가 시속 800㎞에 이르기도 한다. 미국 국립기후자료센터(NOAA)는 현재 코로나 홀이 서쪽으로 이동 중이며, 당분간 강력한 태양풍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국내 4년제 대학 유일 외국인 총장’ 존 엔디컷 우송대 총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국내 4년제 대학 유일 외국인 총장’ 존 엔디컷 우송대 총장

    반핵운동가 겸 한반도 문제 전문가. 두 차례에 걸친 노벨 평화상 후보. 국내 4년제 대학 총장 중 유일한 외국인 총장. 직접 강의도 하는 총장. 대전에 있는 우송대 존 엔디컷(79) 총장이다. 2007년 미국에서 솔브릿지대학 교수로 부임, 2009년부터 7년째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학가의 해외석학 초빙 사업이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는 가운데 외국인으로서 국내 대학 총장으로 일하는 그를 만나 대학 운영과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에 대한 입장 등을 들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 5일 우송대 솔브릿지 경영대학 내 사무실에서 했다. →두 차례나 노벨 평화상 후보로 올랐다고 들었다. -지난 20년간 조지아공대 교수 및 국제전략정책센터 소장으로 근무하며 동북아 정세를 연구했다. 1991년 한반도·일본·대만·몽골·시베리아·중국 동북부에서 핵무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 민간운동인 ‘동북아제한적비핵지대화회의’(LNWFZ-NEA) 개념을 이끌어 내는 등 동북아 비핵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2005년에 LNWFZ-NEA 사무국과 함께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9년에도 올랐다. 2005년에는 후보 랭킹 7위였다. →한국과의 개인적 인연이 있다면. -처음 한국을 방문한 건 미 공군 장교로 일본에서 근무하던 시절이다. 1959년이다.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2주간 파견 근무했다. 국민소득 60달러였을 때로 민둥산에 황량한 분위기였다. 이후 1968년 푸에블로호 사건이나 김신조 습격 사건 등 남북 간 중요 사건이 있을 때도 방문했다. 제 분야가 동북아 연구였던 만큼 한국에 언제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미 공사 교수로 있을 때는 ‘동아시아의 정치학’이라는 입문서도 공동 저술했다. 한국, 북한, 일본 부문 기록을 내가 맡았다. 고향인 애틀랜타의 한인들과도 교류하고 미 중서부 상공회의소 소장도 맡은 적이 있다. 베트남 복무 시에는 따뜻한 된장찌개를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며 백마사단 관계자와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다. →총장 취임 당시 다짐과 성과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총장직을 수행하기 시작할 때 설정한 목표는 학생들에게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교육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학생들의 소프트 스킬, 그러니까 인간적 기반 능력 자체를 강화시키는 것이었다. 1991년부터 동북아시아 비핵화 운동을 하며 세운 ‘이웃 사촌 아시아’라는 개념의 현실화 또한 부수적인 목표로 세웠다. 개인적으로 평가하자면 전자는 매우 성공적이며 후자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 우리 졸업생들은 사회에서 기대하는 인재상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고, 우송대는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특성화 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 솔브릿지대의 경우 2007년 개강 당시 학생 29명에 교수 8명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유학생만 38개국에서 1000명 이상이 와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하며 유학생들에게는 한국어를, 한국 학생들에게는 중국어를 의무과정으로 3년간 듣도록 하고 있다. 성적을 매기자면 5점 만점에 4.5점이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총장이면서 직접 강의도 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일반적으로 미국도 총장이 강의하는 것은 드물다. 하지만 나는 내 관심 분야에서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게 좋다. 지금은 미국사 강의를 하고 있으며, 다음 학기에는 동북아 정치를 할 계획이다. 한번은 중국 유학생이 고구려는 중국 역사라고 하길래 그렇게 생각하느냐며 웃으며 말해 주었다. 역사적으로 한국 역사라고 말이다. →우송대는 1년 4학기제를 운용하는데 2학기제와 비교해서 어떤 이점이 있나. -내가 오하이오주립대를 다녔는데 4학기제였다. ROTC 후보생이었던 관계로 다른 학교 생도들보다 4개월 일찍 임관하면서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 와 보니 방학기간이 너무 길더라. 방학이 길면 외국어를 배우더라도 까먹는다. 집중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2010년부터 4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간호학과처럼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학과생들과 필요에 의해 졸업을 늦추려는 학생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3년 6개월 만에 졸업하고 있다. 졸업생들이 사회 진출 준비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본다. 다른 대학에서도 우리를 벤치마킹하러 온다. 4학기제를 다른 대학들도 도입할 만하다고 본다. →교수진의 연구 역량 강화, 학생 취업률 제고, 대학 경영 개선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게 국내 대학의 현실이다. 대학 총장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연구 부문에 중점을 두고 답변드리자면 우송대는 연구 중심 대학이 아니라 교육 중심 대학이다. 물론 교수 연구를 독려하고 우수한 연구자에게는 충분한 인센티브를 부여하지만 연구의 전반적 방향성은 주로 학생들의 수혜를 목표로 한다. 취직의 경우는 취지는 잘 이해하고 있다. 대졸자들이 직장을 찾기 힘든 것은 세계적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로 전국 대학 총장들을 초대한 적이 있다. 학생들에게 좋은 직장을 갖게 노력해 달라고 했는데 공감했다. 다행히 우리 대학은 특성화 대학으로서 이 분야에서 꽤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정부 압박으로 인해 대학가 전반에서 “우리가 취업 알선가인가, 교육자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개인적인 의견은 약간 부담이 될지라도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을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아래 대학 총장이 할 일은 학교의 상징으로서 우뚝 서고 교원, 직원, 학생들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학술적, 윤리적 표본으로서 모두에게 각인되고, 대학에서 행하는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요지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학생들이 우리의 미래 아닌가. →등록금 규제나 대학 총장 간선제 등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은 어떻게 보나. -선거를 통해 임명된 게 아니기에 한국 대학의 총장 선거에 대해서는 제 의견을 피력할 수 없음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등록금 규제 문제의 경우 미국에서도 부모 지원보다는 학생 대출에 의존하는 관계로 졸업생들이 20만 달러(약 2억 2000만원) 이상의 빚을 지는 모습이 흔할 정도다.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은 교육 발전을 위한 정책이어야지 규제를 위한 정책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자유경쟁이라는 시장 논리로 해결될 수 있는 과제를 억지로 붙들어 매는 형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에게 최선, 최신의 교육을 제공하려면 등록금은 교육 방식의 발전에 따라 증가한 비용을 반영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연구윤리 위배 등 교수 사회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에 대해서는. -전 부정에 대해서는 누가 됐든 타협하지 않는다. 윤리란 국가와 국민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인 만큼 관계가 어떻게 되든 그 누구도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 한밤중에 아무도 없는 횡단보도의 초록불에 멈추는 것부터 페리선의 선박 규정까지 법과 규정은 동일한 관점으로 엄중히 관리, 집행돼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다른 이의 학술적 성취를 무단 도용하는 것은 절대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취업 때 지원자 학벌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채용 문화가 한국에 형성됐다고 보는지. -50년간 사회인으로서 활동한 제 경험에 기반해 말씀드리면 개인의 능력이 학력을 압도하는 현상이 점점 증가 추세에 있다고 본다. 아직도 사람의 배경이 취직 첫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그 단계를 넘어가고 실무에 투입됐을 때는 결국 업무 능력에서 승부가 갈리게 돼 있다. 물론 고학력이 요구되는 직종은 유형별로 다른 과정이 있을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한민국 교육열기 칭찬에 대한 견해는 어떻게 보나. -제가 보기에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교육에 대한 감탄은 한국 학생들의 PISA 시험 점수 통계에 기반한 게 아닌가 싶다. PIS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국제 학생 평가 프로그램으로 한국 학생들은 대체로 수학과 과학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미국도 한국처럼 가족 전체가 학생들의 학습과 성취에 관심과 열정을 가졌으면 하는 기대감을 표출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PISA 시험은 교육 성과의 수많은 스펙트럼 중 일부만을 보여 줄 수 있다. 혁신성, 창의성, 유연성 등에 대한 평가는 결여돼 있는 체계다. 미국의 교육 방식은 PISA 시험 점수는 낮게 나올지는 몰라도 위의 3대 요소에서는 더욱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카이스트 로플린 박사나 서남표 박사가 대학 개혁 문제로 내부 구성원들과의 갈등 끝에 총장직에서 중도 낙마했다. 외국인 총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로플린 총장의 경우는 잘 모르겠다. 서 총장의 경우 내가 한국에 있을 때 있었던 일로 비극적인 일이라 안타깝다. 관찰자 입장에서 보자면 너무 상의하달 식으로 대학 구성원들을 몰아붙인 게 부작용을 가져온 것 아닌가 싶다. 여유를 갖고 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카이스트는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가 많은 등 기득권 체제가 있어 갈등이 있을 수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우송대는 신생 대학으로서 그런 점에서 갈등 요인이 없었다. 게다가 저를 조직의 일원으로서 받아줄 만큼 개방적인 교수, 직원과 학생들이 있었다는 것도 저로서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서울신문은 해외 석학 초빙사업이 빈껍데기라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다. 해외 연구진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대학에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해외 석학 활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지 부문으로 이를 위해 소속감을 부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교수회의를 예로 들면 외국 교수들의 참석을 요구하지만 그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 교수 회의에 아예 참석을 요청하지 않는 것과 같은 행위가 이들로 하여금 조직의 일원으로 느끼기 힘들게 한다. 우리는 외국 교수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오랜 시간 동안 충실히 한다. 공문서는 기본적으로 한글로 작성하지만 영어 등 외국어 구사가 가능한 직원을 외국 교수 연구실에 배치해 의사소통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 내가 주재하는 회의도 사전에 한국말로 번역해 자료를 배포한다. 외국인 교수 자녀에 대한 지원도 생각해야 한다(서울은 기회가 많으나 대전은 연간 2만 달러가 들어가는데 부담이 된다. 외국인 교수 유치를 위한 지원책이 있으면 좋겠다). 박현갑 부국장 eagldudo@seoul.co.kr >> 엔디컷 총장은 엔디컷 총장의 첫 인상은 79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는 점이다. 실제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덕담에 환하게 웃으며 뭐든지 물어봐도 좋다고 말할 정도로 유머 감각도 넘친다. 직접 강의도 하며 손자 손녀뻘 되는 학생들과 격의 없이 소통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광팬이기도 하다. 두 차례에 걸쳐 시구도 했다. 이뤄지기 힘들지 모르나 한화가 코리안 시리즈 우승하는 걸 보고 싶단다. 두 명의 자녀는 미국에 있으며 한국에는 일본인 부인과 함께 있다. 부인도 이 대학에서 일본어를 가르친다. ●1936년, 미 오하이오주 출생. 58년 오하이오주립대 졸업. 1973년 하버드대, 터프츠대 공동 운영 과정 프레처스쿨 외교학 석사 및 국제학 박사 취득. 1989~2007년 조지아공대 국제전략기술정책센터 소장 겸 샘넌 국제대학원 교수. 미 국방부 산하 국가전략연구소장. 1996년 미·일 간 극동아시아 비핵화지대위원회 위원장. 2005년, 2009년 노벨 평화상 후보.
  • 세계서 가장 비싼 유명인 사인은?…1위 제임스 딘·카스트로

    세계서 가장 비싼 유명인 사인은?…1위 제임스 딘·카스트로

    세계 각국에서 거래되는 유명인들의 '친필사인'(autograph) 중 가장 비싼 것은 누가 남긴 것일까?유명인과 관련된 수집품 사이트를 운영하는 영국의 ‘폴 프레이저 컬렉티블스’가 최근 2015년판 '사인(autograph) 지수’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있다. 매년 이맘 때 주로 영미권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명인의 사인을 대상으로 집계된 이번 조사는 사망자까지 포함돼 있으며 지난해 발표 결과와 별 차이는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수집가들 사이에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사인은 미국의 영화배우 제임스 딘의 친필 사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딘의 사인은 1만 8000파운드(약 3100만원)로 조사됐으며 이유는 역시 희귀성 때문이다. 제임스 딘은 그의 나이 24세 때인 지난 1955년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나 현재 남아있는 사인이 별로 없다. 특성상 앞으로도 제임스 딘의 '아성'을 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 2위는 홍콩 영화배우 이소룡이 차지했다. 지난 1973년 사망한 이소룡의 사인은 시장에서 1만 1000파운드(약 190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영국 넬슨 제독의 사인이 1만 500파운드(약 1800만원)로 3위에 올랐다. 이어 다이애나비(9500파운드), 알버트 아인슈타인(8950파운드), 닐 암스트롱(8500파운드)이 각각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현재 생존자들 중 가장 사인 가격이 비싼 사람은 누굴까? 1위는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 평의회 의장의 사인으로 3950파운드(약 690만원)로 평가받아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올랐다. 그의 사인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암살 위협 때문에 아무나 쉽게 접근해 사인을 받지 못하고 사후에 가격이 더욱 올라가는 특징 때문이다. 그 뒤를 이어 폴 매카티니의 사인이 2500파운드(약 430만원), 지난해 3위였던 윌리엄 왕세손 역시 2500파운드로 어깨를 나란히 해 점점 '몸값'이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 지난 1년 사이 가장 사인값이 뛴 인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현재 125파운드(약 21만원·25% 상승)로 거래되고 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16.7% 뛴 175파운드(약 30만원)로 평가받고 있다. ‘폴 프레이저 컬렉티블스’ 관계자 단 웨이드는 "제임스 딘의 경우 사망하기 6개월 전 스타덤에 올라 팬들에게 남긴 사인이 거의 없다" 면서 "푸틴 대통령의 사인 가치가 올라간 것은 지난 1년 간의 정치적 영향력과 무관치 않다"고 밝혔다. * 다음은 생존자 사인 톱 10   Fidel Castro: £3,950Paul McCartney: £2,500Prince William (album page): £2,500JK Rowling: £1,950Muhammad Ali: £1,950Ringo Starr: £1,250Madonna: £995Prince Harry (album page): £600Barack Obama: £350Pope Francis: £175 * 다음은 사망자 사인 톱 10    James Dean: £18,000Bruce Lee (album page): £11,000Lord Nelson (handwritten letter): £10,500Princess Diana: £9,500Albert Einstein: £8,950Neil Armstrong: £8,500John F Kennedy: £7,950Winston Churchill: £7,500Marilyn Monroe (album page): £6,950John Lennon (album page): £6,950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에 육문 스님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에 육문 스님

    조계종 제11대 전국비구니회장에 육문 스님이 당선됐다. 육문 스님은 12일 전국비구니회관에서 열린 선거에서 총투표자 1184명 가운데 923표를 얻어 자민(245표) 스님을 제치고 당선됐다. 육문 스님은 1962년 부산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을 계사로 사미니계를, 1973년 충북 법주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제11대 중앙종회의원, 전국 비구니선원 선문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은해사 백흥암 회주와 군위 법주사 주지 등을 맡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문화는 소통… 韓·佛 젊은 예술가들 활발한 교류 기대”

    “문화는 소통… 韓·佛 젊은 예술가들 활발한 교류 기대”

    “올해는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지 130주년을 맞는 중요한 해입니다. 이를 계기로 다음달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방한, 내년의 박근혜 대통령 방불 등 고위급 상호방문, 그리고 다양한 행사 문화행사를 통해 두 나라의 관계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문화는 소통이고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특히 미래를 열어가는 젊은 예술가들의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 한국과 프랑스 상호교류의 해 행사 시작과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을 위해 방한 중인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8일 서울 서소문동 주한 프랑스대사관저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올해부터 두 나라는 수천년의 역사를 보여주게 될 것이며, 디자인부터 명품산업, 영화, 바로크 음악, 미술과 공연 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부터 한국의 해가 시작돼 파리의 에펠탑이 태극모양으로 조명을 밝힌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면서 “내년 3월부터 한국에서 프랑스의 해가 진행될 예정인 만큼 한국과 프랑스가 더욱더 긴밀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의성은 미래 성장동력이자 경제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한국은 문화유산과 전통적 생활방식을 유지하면서도 기술혁신을 거듭함으로써 스마트 사회를 완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프랑스도 한국처럼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검은 드레스 차림의 펠르랭 장관은 시종 밝은 미소를 지으며 “한국인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한다”면서 “한·불 수교 130주년 행사와 정상회담 등 중요한 행사를 치르게 된 것과 한국인의 핏줄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펠르랭 장관은 1973년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됐다. 16세에 대학입학자격시험에 합격해 17세에 상경계 그랑제콜인 에섹(ESSEC)에 진학,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국립행정학교(ENA) 등 명문학교를 거치며 프랑스 최고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10월 유신 지나고 국정 1종 첫 등장… 5·16 ‘혁명’ 미화

    현재 시행 중인 교과서 제도는 크게 ‘국정’, ‘검정’, ‘인정’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국정교과서는 국가적 통일성이 필요한 교과목에 대해 국가가 편찬하고 저작권을 갖는 교과서를 말한다. 국정을 쓰면 전국 모든 학교가 한 가지 교과서로 수업하게 된다. 현재 초등학교 1, 2학년의 모든 교과서와 3~6학년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도덕 교과서가 국정이다. 검정교과서는 민간에서 개발해 출판한 도서 중 국가의 검정 심사에 합격한 도서로, 현재 한국사를 포함한 중·고교 사회, 도덕, 국어 및 국정을 제외한 초등교과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인정교과서는 민간에서 개발한 도서 중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고 시·도 교육감이 승인한 것으로, 국어, 사회, 도덕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고교 교과서가 인정교과서다. 우리나라가 원래부터 국정과 검인정제를 혼용했던 것은 아니다. 해방 이후 1973년 이전까지는 검정교과서를 사용했다. 당시 ‘국사’ 교과서는 중·고교 각각 11종으로 모두 22종이었다. 하지만 1972년 10월 유신 이후인 1974년 2월 박정희 정권은 국사 교과서를 1종의 국정교과서로 전환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국정교과서로 자신들이 일으킨 5·16 군사반란을 ‘혁명’으로 치켜세우고, 10월 유신의 정당성을 적극 홍보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정부가 구성했던 ‘국사교육강화위원회’ 소속 학자들은 경직된 역사인식 등을 우려해 대부분 국정화에 반대했다. 이후 국사 국정교과서는 독재 옹호 논란을 빚어 오다 2002년 국사에서 ‘근현대사’가 분리돼 검정으로 바뀌었고, 2010년 기존 국정인 국사와 검정인 근현대사가 다시 합쳐져 ‘한국사’가 되면서 검정 체제로 일원화됐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해외여행 | Shalom, Israel 샬롬, 이스라엘②Judean Desert·Dead Sea 유대광야·사해, Masada 마사다

    해외여행 | Shalom, Israel 샬롬, 이스라엘②Judean Desert·Dead Sea 유대광야·사해, Masada 마사다

    ●Judean Desert·Dead Sea 유대광야·사해 광야Judean Desert를 지나 사해Dead Sea로 예루살렘을 벗어나 동쪽으로 달린다. 어떤 생명체도 살지 못할 듯 삭막하고 건조한 풍광이 펼쳐진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곳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유대광야Judean Desert’라 부르는 암석사막이다. 예로부터 하느님께 몸을 바치려는 자들에게 황폐하고 쓸쓸한 유대광야는 이상적인 장소였다. 이들은 광야의 절벽을 깎고 수도원을 만들고 기도했다. 예수가 40일간 금식하고, 악마의 시험을 받으며 깨달음을 얻은 곳도 유대광야다. 그는 광야에서 무슨 꿈을 꾸었을까. 광야의 끝에 사해가 나타난다. 해발 820m의 예루살렘에서 해발 마이너스 423m의 지하세계로 간다. 사해로 가는 길은 해저로 내려가는 길이다. 지구상에서 사람이 사는 곳 중 가장 낮은 곳이 사해다. ‘죽은 바다Dead Sea’라는 무서운 이름과 달리 사해는 곱디고운 옥빛이다. 색이 너무 예뻐 깜짝 놀랐다. 죽음의 색이 이런 거라면 지구상에서 죽음이 가장 매혹적으로 여겨질 곳이 사해일지도 모르겠다. 에인 보켁Ein Bokek의 관광단지에 위치한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수영복을 챙겨 입고 5분 거리의 바닷가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정말 둥둥 떠 있다. 바닷물 속에서 수영은 하지 않고 가만히 둥둥 떠 있는 사람들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사해 바닷물 속으로 발길을 옮긴다. 진한 염도 때문인지 미끈미끈한 바닷물이 기름처럼 쩍쩍 몸에 달라붙는 것 같다. 문득 궁금하다. 이 소금물 속에 얼굴을 담가 보면 어떨까? 장난기가 발동해 눈을 감고 얼굴을 넣어 본다. 아, 순식간에 눈가가 짜릿짜릿하다. 눈을 감으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완전 오산이다. 내 손을 잡아끄는 누군가에 이끌려 샤워장으로 갔다. “여기서 수영할 수 없는 걸 몰랐어요?” “저 앞에 대기 중인 앰뷸런스 못 봤어요?” 눈에 스며든 염분을 씻어 내느라 경황없는 내게 그는 몇 번이나 괜찮은지를 되묻는다. 그는 내가 수영을 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어느 한국 신문에선가는 사해 물에 빠지면 실명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던데 나는 말짱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제 다시 사해 물 속에 얼굴을 담글 일은 없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사해의 남북 길이는 약 80km, 폭은 17km 정도다. 크고 넓다. 장소에 따라 사해 소금물은 여러 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염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해의 염도는 대략 33.7%, 보통 바다의 8배로 1리터당 340g의 염분을 갖고 있다. 세계 최고다. 수영을 할 순 없지만 사해를 찾는 관광객들이 빼먹지 않는 건 머드팩이다. 사해 바다 속 진흙은 염화마그네슘, 염화나트륨, 염화칼슘 등 무기질을 풍부히 갖고 있어 피부 미용에 좋다. 생명은 살지 않는데 미용에는 좋다는 곳이 사해다. 사해 건너편은 요르단이다. 동편이니 요르단 저 편에서 해가 떠오를 게 분명하다. 새벽 5시, 다시 사해 바닷가로 나간다. 소금 덩어리가 바닷물 속에 응결된 소금꽃 바닷물 속에 둥둥 뜬 채 떠오르는 태양을 맞는다. 이 순간을 위해 12시간 비행기를 타고 여기까지 왔구나 생각될 만큼 기억에 남은 순간이다. ●Masada 마사다 유대인의 초상, 마사다Masada 사해를 떠나 갈릴리에 도착하기 전에 들른 곳이 있다. 두 개의 사해 사이에 있는 마사다Masada다. 마사다는 사해 서쪽, 깎아 세운 듯 가파른 고원에 지어진 고대의 왕궁이자 요새다. 케이블카를 타고 마사다 정상으로 향한다. 꼭대기에 오르니 서쪽으로는 계단 모양의 단구와 구릉이 많은 유대광야가, 동쪽으로는 옥빛의 사해가 펼쳐진다. 아무리 살펴봐도 동서남북의 끝은 모두 가파른 벼랑이다. 사해 수면을 기준으로 450m 높이에 건설된 마사다 요새의 길이와 너비는 각각 650m, 300m 정도로 사막에 있는 요새라 하기에 장대한 규모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케이블카 오른편의 ‘북쪽 궁전’은 벼랑의 단구를 깎아 3개 층으로 만들었다. 북쪽 궁전 외 서쪽에도 궁전이 있다. 웨스턴 게이트 부근이다. 고대 로마 양식으로 지은 마사다의 궁전은 흔히 헤롯의 ‘요새 궁전’이라 불린다. 궁전 외에도 유대교 회당, 남쪽 물 저장고, 대중목욕탕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마사다 요새 서쪽 아래로는 로마군이 마사다를 공격할 때 사용한 공성의 흔적도 남아 있다. 마사다는 기원 후 70년, 로마 황제 티투스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된 후에도 끝까지 로마에 맞선 유대인 전사들의 마지막 항전지였다. 마지막으로 남은 유대인 반란군은 마사다에 모여 결사항전을 다짐했고, 로마군은 철벽 요새인 마사다 서쪽 웨스턴 게이트 옆에 돌과 흙을 다져 댐을 쌓듯 거대한 경사로를 만들어 공격한다. 기원 후 73년 항전의 마지막 날, 로마군과의 전투에서 패배할 지경에 이른 960명의 유대인은 집단 자결한다. 로마군은 마사다를 포위한 지 3년 만에 성벽을 넘었지만 그들이 마주한 것은 수많은 시신들이었다. 유대인들은 노예로서 목숨을 연장하는 대신 죽음을 선택했고, 살아남은 자들은 이를 명예로운 죽음으로 기억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마사다는 압제로부터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상징뿐만 아니라 유대인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마사다 함락 이후 유대인들은 나라를 잃고 디아스포라가 되었다. 로마군은 40년에 걸쳐 마사다에 주둔하다 철수하고, 마사다는 버려진다. 그 후 몇몇 크리스천 공동체가 마사다에서 생활하기도 했으나 이들마저도 사라지고 1960년대 초반,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인 야딘의 주도하에 발굴이 시작될 때까지 마사다는 세상에서 완전히 잊혀진다. 정작 1960년대 발굴시 집단 자결한 이들의 유골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대인들에게 마사다는 영원한 성지이자 고대 유대 왕국의 증거다. 오늘날 마사다는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대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신병 훈련을 마치는 장소로 종종 사용된다. 그들이 훈련을 마치며 외치는 말이 있다. “마사다는 두 번 다시 함락되지 않는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이스라엘정부관광청 www.goisrael.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노벨화학상은 DNA 복구 메커니즘 밝힌 3人

    노벨화학상은 DNA 복구 메커니즘 밝힌 3人

    2015년 노벨 화학상은 DNA 손상을 복구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토마스 린달(왼쪽·77) 영국 암연구소 명예수석연구원, 폴 모드리치(가운데·69) 미국 듀크대 교수, 아지즈 산자르(오른쪽·69)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의대교수 등 3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 3명의 과학자는 세포가 손상된 DNA를 복구하면서 유전자 정보를 보호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함으로써 새로운 암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린달 교수는 1938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나 1967년 카롤린스카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78~1982년 예테보리대 의대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영국 암연구소와 프랜시스 크릭연구소 명예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다. 모드리치 교수는 1946년 미국에서 태어나 1973년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듀크대 의대에서 생화학 석좌교수와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에서 근무했다. 미국·터키 이중국적자인 산자르 교수는 1946년 터키 사우르에서 태어나 1977년 미국 텍사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노스캐롤라이나 의대에서 생화학 및 생물리학을 석좌교수로 재직하면서 DNA 복구와 생체리듬 조절에 관해 연구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유전정보를 포함한 기본단위인 DNA로 이뤄져 있다. DNA는 자외선이나 방사선, 활성산소, 알코올이나 담배연기 같은 외부 자극은 물론 노화로 인해 끊임없이 손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포 DNA가 손상될 경우 스스로 복구하지만 복구 기능에 장애가 생길 경우 세포 이상이나 돌연변이가 발생해 암, 노화, 유전적 결핍증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수상자들은 체내에서 발생하는 DNA 손상이나 DNA 복제할 때 발생하는 오류 등을 인식해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생체 메커니즘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산자르 교수와 함께 연구를 했던 강태홍 동아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DNA의 손상은 암은 물론 다양한 질병, 노화와 관련이 있다”며 “이들은 DNA 손상에 대해 밝혀내고 메커니즘을 찾아냄으로써 질병 치료는 물론 노화 연구에 큰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800만 크로네(약 11억 1900만원)가 주어지는데 공헌도에 따라 똑같이 약 266만 크로네씩 주어질 예정이다. 노벨위원회는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 12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장마·태풍도 외면… “중부 가뭄 100년 만의 최악”

    장마·태풍도 외면… “중부 가뭄 100년 만의 최악”

    중부지역 가뭄이 재앙 수준이다. 봄 가뭄에 이어 가을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여름 장마가 실종됐고 폭우를 동반한 9월 태풍도 중국, 일본으로 향하고 한반도를 통과하지 않은 탓이다. 충남 서북부 8개 지역과 충북 단양은 지난 1일부터 제한 급수에 돌입했다. 상습 물 부족 지역인 강원 속초시는 절수운동에 나섰다. 저수율이 뚝 떨어진 경기도와 충청도에서는 내년 논농사가 어려울 뿐 아니라 수도권 식수원까지 위협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형 산불 발생도 걱정이다. ●계곡도 말라… 보령댐 급수량 20%로 줄여 강철성 충북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근래 100여년 사이 가장 극심한 중부지방 가뭄 같다”며 “엘리뇨 현상에 따른 지구온난화 탓인데 앞으로 중부지역에 비가 올 확률이 적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5일 충남 보령시 미산면 보령댐 상류를 찾은 기자의 눈 앞에는 너른 들판이 펼쳐졌다. 댐 물이 차 있던 곳이 잡초가 무성한 들판으로 변했고 여기저기 야생화 군락지까지 생겨났다. 가장자리를 따라 왕버들 등 나무들이 어른 키보다 높이 자랐다. 댐 속 들판에는 길이가 300m는 족히 넘을 수몰됐던 도로도 드러났다. 보령댐 가뭄이 상당히 오래 진행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미산면 도화담리 주민 이상두(60)씨는 “댐이 생긴 뒤 이런 일(댐 가뭄)은 처음”이라면서 “댐이 마르면서 썰물처럼 물이 1㎞ 넘게 빠져 들판처럼 변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관리단은 이날 보령댐 저수율이 22.5%(2630만t)에 불과하다고 했다. 만수위 때 1억 1600만t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송치영 보령권관리단 관리팀장은 “10월 초까지 평균 강우량이 1200㎜는 됐는데 올해는 절반인 660㎜ 안팎에 그쳤다”며 “이 때문에 댐의 주요 수원인 보령 성주산과 부여 만수산 쪽에서 흘러오는 물이 예전의 31%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가을비가 내렸지만 메마른 흙 속으로 스며들 정도밖에 되지 않아 댐에는 거의 유입되지 않았다. 보령댐은 1998년 완공돼 보령, 당진, 서산, 태안, 홍성, 예산, 청양, 서천 등 충남 서북부 8개 시·군 50만명에게 하루 20만t의 식수를 공급한다. 미산면과 웅천읍 등에 농업용수도 대지만 추수를 앞두고 공급이 절실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댐 주변 도로를 따라 하류로 가는 길에 내다본 댐 물이 아득히 멀었다. 수면과 도로 사이로 10m가 넘는 거대한 황토 띠가 끝도 없이 펼쳐졌다. 물이 빠진 흔적이다. 송 팀장은 “예년 평균 수위가 70m인데 지금은 59m로 11m 낮아졌다”면서 “댐 유역 면적 6.4㎢ 중 상류 쪽 호수 바닥이 밖으로 많이 드러났지만 그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류의 댐은 수문을 단단히 잠근 상태였다. 수문 아래 방류 통로에는 물기조차 없다. 댐에서 방류한 물이 흐르는 웅천천도 말랐다. 주산면 화평리 이장 이당우(64)씨는 “댐에서 몇백m 더 내려가면 물이 아예 안 보인다”면서 “물이 말라 하천 생태계가 다 망가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댐을 건설할 때 수자원공사에서 ‘농사짓기 좋게 하겠다’고 해서 따라 줬는데, 특히 올해 논밭에 물을 대 달라고 사정하느라 힘들었다”며 “댐 물을 어떻게 관리하길래 이런 지경이 됐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보령댐은 한 달여 전 전국 댐 중 유일하게 관심, 주의, 경계 등을 거쳐 가장 좋지 않은 ‘심각’ 단계로 진입했다. 이 댐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시·군들은 지난 1일부터 제한 급수에 들어갔다. 하루 공급량을 15만t으로 20% 넘게 줄였다. 홍성군은 밤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10시까지 물을 끊는다. 11개 읍·면은 격일제로 이같이 제한 급수한다. 슈퍼마켓과 할인점 등에서는 주민들이 플라스틱 물동이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서산시는 6일부터 종합운동장 수영장 등 일부 시설을 임시 휴관하고 샤워장 5곳, 옥외 음수대 5곳, 행사용 급수시설 2곳을 당분간 폐쇄하기로 했다. 강원 지역 가뭄도 심각하다. 지난 여름 화천·인제 지역에 잠깐 집중호우가 내려 바닥을 보이던 소양강댐 수위가 10m 이상 올라가는 등 물 부족을 해결하는 듯했지만 가을에 접어들면서 가뭄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강원 지역 영동권과 영서권 강수량은 예년에 비해 각각 17%와 16% 수준에 그쳤다. 춘천은 평년의 3%에 불과해 1966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 상습 물 부족 지역인 속초시는 식수 부족이 우려되자 시민을 대상으로 절수운동에 나섰다. 주요 취수원인 쌍천 집수정의 수위 관리에도 나섰다. 충북 지역도 가을 가뭄 때문에 일부 마을에서 제한 급수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단양군 단성면 고평리와 영춘면 사지원리 등 10여개 마을이다. 예년 평균 강우량은 1170.2㎜인데 올해는 612.6㎜로 절반 수준이다. 1973년 관측한 이래 올해가 최저 강수량이다. 장기봉(60) 단성면 고평리 이장은 “물탱크를 오전 5시에 열어 주고 9시에 잠갔다가 다시 12시에 열어 주는 등 제한 급수를 해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다”라며 “시골 동네도 요즘은 전부 수세식 화장실을 쓰고 있어 화장실을 마음대로 사용 못 하는 게 가장 큰 불편”이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 봉담읍 덕우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낸 채 잡초만 무성하다. 메마른 저수지 안쪽에는 군데군데 모래톱이 생겨났다. 물 한가운데 둥둥 떠 있어야 할 수상가옥 형태의 낚시터는 저수지 바닥에 주저앉아 흉가처럼 변했다. 군데군데 고여 있는 물에서는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덕우저수지 저수율은 고작 18%로 지난해 이맘때 55%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저수지 옆 낚시터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가뭄으로 담수량이 부족하다 보니 낚시꾼들도 안 와 생계 유지가 어렵다”고 울상이다. ●산불 비상… 한달 새 급증 전국 33건·4㏊태워 산불 발생 위험도 커지고 있다. 7~10월은 산불 걱정이 없는 시기지만 올해는 다르다. 가뭄 탓에 바짝 마른 낙엽이 쌓인 상태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크게 확산될 위험이 있다. 지난달 전국에서 33건의 산불이 발생해 4.0㏊의 피해가 발생했다. 최근 5년 평균 1.6건, 0.1㏊ 피해가 발생한 것과 비교해 산불 빈도 및 피해가 급증했다. 홍성숙 강원지방기상청 기후서비스 담당은 “엘니뇨 현상으로 가뭄의 장기화가 예상된다”면서 “연말까지 예년의 강수량이 예보되지만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해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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