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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대강 사업 낙동강 로봇물고기만 사는 ‘죽음의 강’으로 변한다

    4대강 사업 낙동강 로봇물고기만 사는 ‘죽음의 강’으로 변한다

    환경단체와 학계 등의 조사결과 4대강 사업 뒤 낙동강 일대는 어류가 급격히 줄고 강바닥 산소가 고갈되는 등 수생태계 파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민들은 낙동강이 물고기 씨가 마르는 등 로봇물고기만 살 수 있는 ‘죽음의 강’으로 바뀐다고 주장했다. 15일 학계 조사자료에 따르면 낙동강에는 1973년 어류 18과 55종, 1977년에는 24과 91종이 서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1997~2002년 ‘제2차 전국자연환경조사’에서도 뱀장어와 빙어, 은어 등 70여종의 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급수에서 서식하는 갈겨니, 버들치, 쉬리, 모래무지 등도 고루 분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4대강 조사위원회가 올해 낙동강 남지, 삼랑진, 상동, 대동, 구포 등에서 물고기 서식실태를 조사한 결과 어류는 참게와 블루길, 강준치, 숭어, 누치, 붕어, 동자개, 베스 등 8종에 그쳤다. 1급수에 서식하는 어종은 누치 한종류 뿐이었다. 4대강 사업 뒤 낙동강 물고기 감소는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했다. 부산대 생명공학과 조현빈 교수 연구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이 한창이던 2010~2011년 사이 낙동강 본류 합천창녕보 인근에 서식하는 어류 개체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고기 떼죽음 사례도 잇따른다. 지난 6월 13일 낙동강 분천리 양원역에서 소천역, 임기리에 이르는 30㎞ 구간에서 꺽지·붕어·누치 등 물고기 수천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지난 1월에는 경북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강준치 47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됐다. 4대강 조사위는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수심이 깊어지고 보가 만들어져 강이 호수처럼 변해 물고기 산란처가 사라진 것을 급격한 어류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조사위는 지난 6월 10일부터 이틀간 수심이 깊은 함안보(11m)와 합천보(11m), 달성보(9m) 지점 수질 분석을 한 결과 심층수에는 용존산소(DO)가 고갈돼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위에 따르면 합천창녕보 표층(수면) 용존산소는 ℓ당 8.8㎎였으나 심층인 9~11m 구간에서는 0㎎였다. 창녕함안보와 달성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낙동강 어민 성기만(창녕군)씨는 “낙동강에 보가 만들어져 흐르는 강이 멈춘 뒤 낙동강 수질이 더 오염되고 물고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정책실장은 “강바닥이 모래와 진흙, 자갈 등 다양하게 구성되고 산소가 풍부해야 물고기들이 살 수 있는데 보 준설로 바닥 모래가 모두 사라져 어류도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녹조도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부산국토관리청은 16일 낙동강 칠곡보를 비롯한 5개 보를 열어 3400만㎥을 방류한다고 이날 밝혔다. 또 창녕함안보 상류 구간에 있는 합천댐 수문도 열어 900만㎥를 방류할 예정이다.해 낙동강 녹조상황을 개선할 예정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이슈&이슈] “대기 개선할 집단에너지 시설” vs “전기 파는 석탄발전소”

    [이슈&이슈] “대기 개선할 집단에너지 시설” vs “전기 파는 석탄발전소”

    경기 포천시 신북면 장자산업단지에서 건설 중인 집단에너지시설을 놓고 석탄화력발전소라는 논란이 뜨겁다. 이 집단에너지시설은 시간당 550t 용량의 열과 169.9㎿ 용량의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포천시와 사업 주체인 ㈜GS포천열병합발전은 14일 “인접한 염색공장에서 배출하는 엄청난 대기오염물질을 개선하기 위해 꼭 필요한 집단에너지시설”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시민환경단체와 포천석탄발전소반대범시민연대는 “염색공장에 보낼 스팀(뜨거운 열)의 양보다 석탄을 태워 전기를 생산·판매하는 기능이 더 큰 석탄화력발전소”라면서 “오염물질이 덜 배출되는 LNG발전소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포천시와 GS포천열병합발전 측은 “당초 장자산단 입주 기업 100여곳을 위해 도시가스를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생산단가가 너무 높아 불가피하게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게 됐다”면서 “집단에너지시설이 들어서면 지금보다 대기오염물질 총배출량은 약 51%, 미세먼지 발생량은 약 81%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장자산단이 조성 중인 신북면 장자마을은 한센인들이 1973년부터 정착해 돼지 등을 키우며 생계를 이어갔던 곳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축사 등을 개조한 무허가 염색공장이 들어서 대기오염물질과 폐수를 배출했으나 행정력이 미치지 못했다. 2008년 경기도와 포천시가 한탄강 수질개선대책 및 한센촌 양성화 방안 건의서를 환경부에 제출하면서 무허가 염색공장을 재정비하고 수질오염 및 대기질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산단을 만들고 있다. 45만㎡ 규모다. 장자산단은 피혁 및 염색가공이 주요 업종이라 스팀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40여개 공장은 자체 보일러를 설치하고 고형연료(SRF)와 벙커C유, 폐옷가지 등을 태워 스팀을 얻기 때문에 주변 대기질을 오염시키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포천시와 염색공장 업주 등으로 구성된 장자개발조합은 2011년 2월부터 장자산단 조성과 함께 집단에너지시설 건설사업에 나섰다. 당초 LNG를 사용하려고 했으나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 유연탄으로 바꾸기로 했다. GS포천열병합발전 측은 지난해 12월 공사에 들어갔고, 현재 공정률은 20%가 넘었다. 내년 상반기부터 열 공급을 일부 시작하며 2018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집단에너지시설 건립 사업이 ‘석탄화력발전소’로 불리며 반발을 사게 된 것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4월 당시 포천시장 예비후보였던 A 포천시의원이 임시회 5분 발언에서 “당초 LNG 연료로 사업 승인과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슬그머니 유연탄으로 변경됐다”면서 “석탄발전소 사업을 추진하려는 이면에는 포천시와 사업추진체가 설명하지 못하는 이권이 개입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면서 알려졌다. 총선을 앞둔 올 2월에는 B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만약 제가 국회로 진출한다면 석탄발전소를 원점에서 다시 재검토해 신재생 대체 에너지를 강구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문제점을 해결하겠다”고 주장하는 등 선거 이슈로 부상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범시민연대가 꾸려지고, 불교계에 이어 기독교계까지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반대 측은 포천시와 GS열병합발전 측을 압박하고 있다. 범시민연대 측은 “석탄화력발전소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과 독성 중금속물질을 다량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주민 건강 및 농작물 생육에 큰 위협이 된다”면서 “LNG발전소로 변경해야 하며 시민의 목숨을 ‘값싼 전기’와 맞바꿀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GS열병합발전 측은 집단에너지시설이 석탄화력발전소라는 주장을 일축한다. 유연탄을 태워 얻는 에너지의 76%가 염색공장에 공급하기 위한 스팀이고, 전기 생산량은 24%에 그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GS열병합발전 측은 “우리나라 어디에도 169.9㎿ 규모의 화력발전소는 없으며, 사업 특성상 최소 1000㎿ 이상 대규모로 추진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주장한다. 반대하는 측에서 집단에너지시설에 석탄의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워 이미지를 조작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포천 집단에너지 시설은 신규시설이 아니라 기존 100여개의 벙커C유, SRF 등을 태워 열을 얻는 ‘개별 염색공장 보일러’를 대체하는 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GS열병합발전 측은 “환경부와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할 당시 국내 최고로 강화된 배출규제와 대기오염물질 최적방지시설 설치로 지금보다 대기오염물질 총배출량이 약 51% 감소되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최근 대두되는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도 GS열병합발전 측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했다. 우리나라 화력발전소의 먼지 배출기준은 S㎥당 10㎎이다. 유럽연합(EU)보다도 높았다. EU는 지난해까지 먼지 배출기준이 우리나라보다 두 배나 높은 20㎎이었다가 올해 들어 우리나라와 같은 10㎎으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포천의 경우 화력발전소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집단에너지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최고 수준인 5㎎으로 환경부와 협의했다는 것이다. 인근 LNG복합화력발전소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경제성이 있는지를 떠나 유연탄 사용으로 설계한 시설을 LNG 사용으로 설계변경할 수 있을까. GS열병합발전 측은 이미 늦었다는 입장이다. 2011년 이후 4년여간 복잡한 인허가 과정을 거쳐 현재 20%대의 공정률을 보이고 총사업비 5700억원 중 이미 2000억원을 집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설비와 보조설비, 환경방지시설 등의 플랜트를 구성하는 주요 부품이 벌써 유연탄 사용에 맞춰 설계돼 제작 중이라서 변경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포천시 측도 “민간이 절차를 밟아 허가받은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반대운동을 펼쳐온 시민단체 ‘공존’의 허효범 대표는 “LNG로 되돌릴 수 없다면 처음 추진할 때부터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집단에너지시설이 아닌 발전허가를 먼저 받은 것 등을 종합하면 행정적 오류가 있어 (인허가 등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허 대표는 “아무리 필터링을 잘하고 배출기준을 강화해도 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면서 “GS E&R이 경기 안산에서 운영 중인 열병합발전시설과 비교해 봤을 때 열에너지 공급 대상 업체 수는 30%에 불과한데 시설 규모는 2배 이상 큰 것으로 봐서 석탄화력발전소가 틀림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곧 공익감사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 생가 인근 화재…인명·문화재 피해없어

    ‘조선의 국모’ 명성황후 생가 인근 화재…인명·문화재 피해없어

    경기 여주에 있는 명성황후 생가 유적지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현장에 출동관 소방관들이 15분만에 불을 꺼 인명피해는 물론 문화재 피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인 12일 밤 8시 45분쯤 경기 여주시 능현동에 있는 명성황후 생가 유적지 관리사무소 옆 출입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나자 경기 여주소방서는 소방관 30여명과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를 투입, 진화에 나섰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불이 난 지점이 명성황후 생가와 150m가량 떨어져 있어 문화재 피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불이 난 곳은 주차장 입구에 있는 유적지 관리사무소에서 화장실 가는 길 사이에 있는 출입문”이라면서 “출입문은 무너지지 않았고 불에 그슬린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명성황후 생가는 1973년 경기유형문화재 제46호로 지정돼 있다. 생가는 명성황후가 8살 때까지 살던 집으로 알려져 있다. 숙종 13년 때인 1687년 인현왕후의 부친인 민유중의 묘막으로 건립되었는데 당시 건물로 남아있는 것은 안채 뿐이었다. 하지만 1995년 행랑채와 사랑채, 별당채 등이 복원돼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원인과 피해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의병장이 사재 털어 쌓은 산성… 항일 운동 성지로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의병장이 사재 털어 쌓은 산성… 항일 운동 성지로

    경북 영양의 검산성(劍山城)은 우리나라 산성 가운데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유생 출신의 의병장이 사재를 털어 쌓았기 때문이다. 검산성은 둘레가 500m 남짓에 불과하다. 남아 있는 성벽은 길이가 200m 정도이고 높이도 2m가 채 되지 않는다. 뒤편 절벽 아래로 청계천이 흘러 그런대로 자연 해자의 역할을 했을 것 같기는 하다. 그렇다 해도 내륙의 궁벽한 곳에 의병 산성의 존재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져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수록 뜻을 세운 사람의 의기(義氣)는 더욱 뚜렷하게 다가온다. 산성을 쌓은 사람은 벽산 김도현이다. 스스로 바다에 걸어들어가 자결하는 도해순국(蹈海殉國)으로 극치의 항일 정신을 실천한 인물이다. 검산성은 그가 태어난 영양군 청기면 상청리의 마을 뒷산에 자리잡고 있다. 마을에는 16세기 후반 처음 지어졌다는 생가도 남아 있다. 몇 년 전까지 검산성을 찾아가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도로명 주소가 도입되면서 일대가 ‘벽산길’로 명명됐고, 자동차 내비게이션에도 ‘벽산생가’가 오르면서 이제는 초행길에도 크게 헤매는 일은 없을 것이다. ●벽산, 단발령 내려지자 검산성서 의병 일으켜 산성을 쌓은 시기에는 조금 혼란이 있다. 1894년 동학농민운동이 계기가 됐다는 기록이 있는 반면 1895년 명성황후가 일본 자객에게 시해된 을미사변과 단발령이 계기가 됐다는 기록도 있다. 벽산은 왕조시대 세계관에 충실한 인물이었던 만큼 전국적인 농민의 봉기에 위협을 느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초축 시기와 관계없이 검산성은 이후 벽산이 주도한 항일 운동의 성지로 자리잡는다. 벽산은 1895년 8월 을미사변에 이어 11월 단발령이 내려지자 통문을 돌려 거병을 논의한다. 당시 지역 유생과 일가 권속으로 이루어진 영양 의병은 검산성에서 기치를 들었다고 한다. 벽산은 이듬해 2월 이들을 이끌고 봉화 청량산으로 들어간다. 벽산이 이끄는 영양 의병은 곧 경북 지역 7개 의병과 연합의진(聯合義陣)을 꾸리고 3월에는 상주의 일본군 병참부대를 공격하여 상당한 전과를 거두기도 한다. 그는 이해 10월 15일 의병을 해산해 을미의병장 가운데 최장수의 기록을 남겼다. 그럼에도 “어찌하여 도의와 학문의 지방인 영남으로서 태만하게 넘기고 한가롭게 지내다가 머리 깎는 화가 이른 날에야 거의(擧義)를 하였으니…” 하며 통탄하는 편지를 남겼다. 을미사변으로 일본의 야욕이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머뭇거리다 단발령에 이르러서야 봉기한 것에 대한 자책일 것이다. 벽산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고 외교권이 박탈되자 이른바 을사5적의 처단을 촉구하는 상소를 올리고, 각국 공사관에 ‘포고서양각국문’(布告西洋各國文)을 보내 조선을 강제 병합하려는 일제의 횡포를 막는 데 힘써 달라고 호소한다. 이듬해 1월에는 다시 의병을 일으키고, 주변 각 고을에도 의병 궐기를 촉구한다. 하지만 1907년 일경에 체포되어 6개월동안 대구감옥에서 옥고를 치러야 했다. ●영흥학교 설립도… 국권 빼앗기자 자결 결심 그는 이후 지역 인사들과 옛 영양관아의 객사를 수리해 영흥학교(英興學校)를 설립하고 교장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에 힘썼다. 하지만 1910년 일제가 병탄 조약으로 국권을 빼앗자 자결을 결심한다. 하지만 유학자에게 부모보다 먼저, 그것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 세상을 뜬다는 것은 인간의 도리일 수 없었을 것이다. 병환 중이던 아버지가 1914년 돌아가시고 장례를 마치자 그는 시를 지어 뜻을 밝혔다. ‘늦게야 죽으려니 묻힐 땅이 어디인가. 옛 나라의 남겨 둔 땅이 없구나.’ 벽산은 영양을 떠나 영해 울티(泣峙)를 넘고 산수암(汕水巖)에 이르어 미리 써 놓은 임절시(臨節詩), 곧 ‘죽음에 임하여 쓴 시’를 남기고 지팡이를 짚으며 바다로 걸어 들어갔다고 한다. 1973년 그가 순국한 산수암에는 도해단(蹈海壇)이 세워졌다. 해마다 벽산의 생일인 음력 7월 14일 ‘도해단 전례’가 이곳에서 열린다. 올해 벽산의 생일은 광복절 다음날인 8월 16일이다. dcsuh@seoul.co.kr
  • [사설] 에너지 빈곤층 위한 폭염 대책 시급하다

    전국이 보름 넘게 찜통이다. 입추가 지났는데도 연일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지난달 22일 이후 단 이틀만 빼고는 매일 밤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1973년 이후 열대야 발생 일수는 두 번째로 많은 해로 기록된다. 밤잠을 설치게 하는 기록적인 더위에 시민 건강에도 전례 없는 비상이 걸렸다. 열사병, 열탈진 등 온열병 환자 수는 두 달 남짓 동안 1000명을 넘었다. 이 가운데 10명은 목숨을 잃었다. 이쯤 되면 손 놓고 기록만 세고 있을 단순 폭염이 아닌 것이다. 이런 이상 고온 속에 하루를 일년보다 더 힘겹게 넘겨야 하는 이들은 에너지 빈곤층이다. 에너지 빈곤층은 소득의 10% 이상을 냉난방비로 써야 하는 계층으로 전국에 약 150만 가구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만 해도 이들은 전체 가구의 10%를 웃돈다. 이들의 60%는 10평도 안 되는 좁은 집에 살고 있으며, 80%는 선풍기에만 의존해야 한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가구의 대부분이 70세 이상 노인이라는 것이다. 빈곤층 독거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등 취약 계층에게는 폭염이 재난이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폭염은 태풍이나 홍수보다 인명 피해를 더 많이 내는 기상재해로 분류된다. 한국기상학회는 최고 기온이 35도를 넘는 날에는 60대 이상의 사망자 비율이 68%까지 늘어난다고 경고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경로당이나 복지관, 주민센터 등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취약 계층을 챙기는 작업은 서둘러야 마땅할 서민지원 정책이다. 자칫 그런 배려조차 받지 못하고 방치된 쪽방촌이나 달동네의 빈곤층은 없는지 더욱 세심히 살펴야 한다. 거동이 불편해 온종일 집안에만 머물면서도 전기요금이 겁나 선풍기조차 마음 놓고 틀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니 걱정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의 여름철 폭염은 앞으로도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봄과 가을이 짧아지는 아열대성 기후로의 변화를 해마다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 폭염 대비책을 지자체에만 맡겨 둘 일이 아니라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도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빈곤층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에너지 바우처 제도부터 손질돼야 한다. 겨울철 난방연료 지원으로만 국한하지 말고 당장 내년부터라도 여름철 냉방비 지원으로 범위를 확대할 일이다.
  • 15일째 빨간 눈, 15일까지 하얀 밤

    15일째 빨간 눈, 15일까지 하얀 밤

    경북 의성 37.8도… 올 최고기온 온열질환자도 1000명 넘어서 15일까지 열대야 땐 역대 2번째 휴가철 끝난 오늘부터 전력량↑ 절기상 가을에 들어서는 입추(立秋)인 7일에도 ‘가마솥더위’가 이어졌다. 경북 의성의 낮 최고 기온이 올해 최고치인 37.8도를 찍은 데 이어 안동 36.4도, 김천 36.3도, 구미 35.8도를 기록했다. 서울, 춘천 등 중부와 강원 영서지역은 35도 안팎의 기온을 보이면서 전국 산과 바다는 피서객들로 붐볐다.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동해안 92개 해수욕장을 찾은 인파가 지난 6일 155만 31명에 이어 7일에는 100만명을 넘겼다. 부산 해운대·광안리 등 7개 해수욕장에는 이날 하루에만 200만명에 가까운 피서객이 몰렸다. 전북 남원 지리산과 무주 덕유산, 정읍 내장산 등 대표적인 계곡에는 3만명이 몰려 더위를 식혔다. 직장인들의 휴가는 끝나고 있지만 폭염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열대야로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서울에는 지난달 22일부터 7일까지 이틀(7월 29일, 8월 3일)을 제외하고 15일 동안 열대야가 나타났다. 기상청은 광복절 연휴까지 열대야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1973년 전국적으로 기상관측망이 구축된 이후 1994년 여름(36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대야가 길게 나타난 해로 기록될 수 있다. 밤낮으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열사병, 열탈진, 열실신 등 온열질환 환자도 1000명을 넘었다. 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 ‘온열질환 감시체계’ 가동 이후 지난 5일까지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1016명에 달하고 10명이 사망했다. 비슷한 시기에 감시체계를 시작한 지난해의 1051명에 육박하는 수준이고 6월부터 시스템을 작동시킨 2014년(818명) 통계는 이미 넘어섰다. 무더위로 사망한 10명 중 절반은 60대 이상 고령자이고 40대가 3명, 50대와 10대가 각각 1명이었다. 폭염이 계속되지만 냉방용 전력 사용은 7월 말보다 낮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7일 오후 2시 현재 전력사용량이 6643만㎾에 이르고 전날인 6일에도 7160만㎾가 사용됐다. 사상 처음으로 전력사용량 8000만㎾를 넘은 지난달 25일(8022만㎾)과 26일(8111만㎾)에 비하면 ‘잠잠’하다. 한전 측은 휴가를 끝낸 8일 이후부터는 가정의 전력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력소비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8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28~35도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특보 기준인 33~35도 안팎에 이를 것”이라고 7일 예보했다. 오는 17일까지도 별다른 비 소식이 없어 덥고 습한 날씨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서울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여성미 가득 낭만 ‘지젤’이냐 남성미 물씬 스파르타쿠스냐

    여성미 가득 낭만 ‘지젤’이냐 남성미 물씬 스파르타쿠스냐

    국내 양대 발레단인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이 여성미와 남성미로 대변되는 상반된 작품을 들고 관객들을 찾아온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오는 12~14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지젤’(위)을, 국립발레단은 26~2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스파르타쿠스’(아래)를 선보인다. ‘지젤’은 초연 후 175년이 흘러도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낭만 발레 대표작이다. 숭고한 영혼을 지닌 지젤의 영원불멸한 사랑 이야기를 아름답고도 비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총 2막으로 구성돼 있다. 1막에선 순박하고 명랑한 시골 소녀에서 사랑의 배신에 몸부림치며 광란의 여인이 되는 지젤 모습이, 2막에선 죽음을 뛰어넘은 숭고한 지젤의 사랑을 그린다. 지젤의 극적인 캐릭터 변화, 푸른 달빛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윌리(약혼식만 올리고 결혼 전 죽은 처녀 영혼)들의 군무, 전형적인 비극 발레로서 주인공의 애절한 드라마가 매력적이다. 지젤 역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황혜민을 비롯해 강미선·김나은·홍향기가, 지젤과 운명적이고도 비극적인 사랑을 나누는 알브레히트 역은 객원 수석무용수 엄재용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이동탁·강민우가 열연한다. 2만~8만원, (02)2230-6601. ‘스파르타쿠스’는 기원전 73년 로마에서 노예 반란을 주도했다 실패하고 로마군에 포위돼 전사한 실존 검투사 스파르타쿠스의 투쟁과 사랑, 자유를 향한 갈망과 좌절을 그린 작품이다. 남성 무용수 수십명이 뿜어내는 강인하고 역동적인 에너지가 백미다. 1막 1장 ‘침략’, 3막 4장 ‘마지막 전투’의 군무가 남성미를 유감없이 발산한다. 1956년 레오니드 야콥슨 안무로 레닌그라드 오페라발레시어터가 초연했고 1968년 볼쇼이발레단이 유리 그리고로비치 안무로 선보인 뒤 현재까지 그리고로비치 버전이 공연되고 있다. 이번 ‘스파르타쿠스’는 2012년 이후 4년 만의 공연으로, 그리고로비치가 직접 내한해 단원들을 지도할 예정이다. 그리고로비치는 그가 안무한 ‘로미오와 줄리엣’, ‘라이몬다’를 공연한 국립발레단 초청으로 2008년과 2010년에도 내한한 바 있다. 1만~3만원, (02)2280-4114∼6.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녀에게 장미가 아니라 벼룩을 바친 시인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녀에게 장미가 아니라 벼룩을 바친 시인

    시인이라면 잊지 못할 연애시 한편은 남기고 죽어야 한다. 내가 읽은 가장 재미난 연애시는 존 던(1572~1631)의 ‘벼룩’(The Flea)이다. 이 벼룩을 좀 보아요, 그리고 그 속에서 당신이 날 거절함이 얼마나 하찮은 일인지 보세요. 이놈은 먼저 나를 빨고, 이제 그대를 빨아, 이 벼룩 속에 우리의 두 피가 섞였지요 이것은 죄도 아니고, 수치도 아니며, 처녀성의 상실도 아님을 당신도 알고 있지요. 그런데 이놈은 구혼하기도 전에 즐기며 두 사람의 피가 하나로 된 것을 실컷 먹어 배가 불렀지요, 그러니 이는, 아 정말이지, 우리가 하고 싶은 것 그 이상이네요 오 멈추세요, 한 마리 벼룩 속의 세 목숨 해치지 마세요, 이 속에서 우리는 거의 결혼, 아니 그 이상을 했지요. 이 벼룩은 당신과 나,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결혼 침대이며, 혼례식을 올린 성스러운 곳이요; 비록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고, 당신도 내켜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미 만났고, 이 흑옥(黑玉)의 살아 있는 벽 속에 숨어 있지요 비록 당신은 나를 죽이는 습관이 있지만 거기에 자살을 추가하지는 마세요, 그리고 셋을 죽여 세 가지 죄를 짓는 신성모독을… 하하-. 연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데 ‘벼룩’을 이용하다니! 남들은 징그러워 오래 쳐다보지 않는 벌레, 무서운 전염병을 옮기는 벼룩을 보며 남자와 여자의 피의 ‘혼인’을 떠올린 참신한 발상에 나는 탄복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두 대상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것이 상상력이다. 하긴 사랑도 전염병이니, 벼룩과 연애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곤 할 수 없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를 만난 적은 없으나, 존 던은 무척 귀여운 남자였을 것 같다. 벼룩을 보며 웃을 여자가 있을까. ‘벼룩’을 읽으며 웃지 않을 여자가 있을까. 이렇게 재치 넘치는 언어로 구애하는 남자한테 안 넘어갈 여자가 있을까. ‘여자를 웃게 하면 그녀의 침대에 반쯤은 걸터앉은 거나 마찬가지다’라는 서양 속담이 있지 않은가. ‘두 사람의 피가 하나로 된 것을 실컷 먹어 배가 불렀지요’(pampered swells with one blood made of two)는 임신을 암시하는 표현이다. 두 번째 연을, 무심코 벼룩을 때려 죽이려는 애인을 말리는 구어체 감탄사인 “Oh stay,”(오 멈추세요)로 시작해 극적인 긴장감을 높였다. ‘흑옥(黑玉)의 살아 있는 벽’은 벼룩의 검은 몸체를 말한다. ‘벼룩’처럼 재기발랄한 연애시를 쓴 사람이 훗날 세인트폴 대성당의 사제가 되었으니, 존 던의 파란만장한 삶 자체가 한편의 시대극이다. 던은 1573년 런던의 유서 깊은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상인이었던 아버지는 던이 세 살 때 죽었고, 던의 어머니는 ‘유토피아’를 쓴 토머스 모어의 조카딸이었다. 토머스 모어는 헨리 8세에 의해 대법관에 임명되었으나 반역죄에 몰려 처형당한 가톨릭 성인이다. 수장령을 선포한 헨리 8세의 딸인 엘리자베스 1세의 재위 기간에 가톨릭 순교자의 피가 흐르는 집안에서 태어났으니 던의 생이 순탄할 리 없다. 그는 옥스퍼드에서 3년 공부했지만 가톨릭 신앙 때문에 영국 성공회의 충성맹서를 하지 않아 학위를 따지 못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도 공부만 하고 학위를 따지 않았다. 1593년 가톨릭 신부를 도와주다 체포된 동생 헨리가 감옥에서 죽자, 던은 가톨릭 신앙에 회의를 품게 된다. 상속받은 상당한 유산을 여자와 여행으로 탕진하고, 런던으로 돌아온 던은 당대 정계의 실력자인 토머스 에저튼 경의 비서관이 되었다. 에저튼의 후원 아래 착실한 경력을 쌓던 던은 스물여덟 살 되던 해에 에저튼의 조카딸인 열여섯살의 앤과 사랑에 빠졌다. 1601년 앤과의 비밀결혼이 발각되어 던은 해고되고 결혼식의 증인이었던 신부님과 함께 투옥되었다 곧 풀려났다. 앤의 사촌이 젊은 부부를 위해 시골에 피난처를 제공했고 부유한 친척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결혼축시를 써 주거나 법률 자문을 하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했다. 앤은 15년의 결혼생활 동안 12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6명만 살아남았다. 사십 세가 되도록 가난을 면치 못하던 던은 1615년에 성직에 들어갔다. 제임스 1세에 의해 성공회 사제로 임명되며, 드디어 오랜 돈 걱정이 끝났는데 1617년에 부인 앤이 열병을 앓다 사망한다. 던은 ‘가장 잘 선택되고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여인, 가장 귀엽고 순결한’ 아내를 기리는 비석을 세워 앤의 죽음을 애도했고 다시 결혼하지 않았다. ‘하나님 밑에서 그의 유해와 그녀의 유해가 합쳐져 새로이 결혼할 것을 서약하노라’는 비명(碑銘)이 말해주듯 두 사람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운명의 짝이었다.
  • 50m·70m 첨단라인 품질 실험…프리미엄 ‘가전의 심장’ 자신감

    50m·70m 첨단라인 품질 실험…프리미엄 ‘가전의 심장’ 자신감

    LG전자가 모터 생산을 시작한 시기는 1962년, 선풍기용 모터부터 시작했다. 이어 1973년 냉장고용 컴프레서 모터, 1981년 청소기용 유니버설 모터, 1993년 세탁기용 인버터 모터를 양산했다. 이때까지 국내 선도적 시도였다면, 1998년 세탁기용 DD(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부터 세계 최초를 향한 경쟁이 시작됐다. 2001년엔 전력 소비를 줄이고 정밀 제어를 가능케 한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 성과가 나왔다. LG전자가 지난 22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1·2공장의 모터 및 컴프레서 생산라인을 국내외 언론에 선보였다. 지난 1분기 가전(H&A) 사업부가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4078억원)·영업이익률(9.7%)을 기록한 핵심 경쟁력으로 모터 및 컴프레서 기술력이 주목받는 분위기 속에서다. 공장 안에 들어서자 최장 50m(모터)~70m(컴프레서)까지 이어진 생산라인이 눈길을 끌었다. 모터의 경우 코일(구리선) 감기-코일 연결-검사, 컴프레서의 경우 조립-용접-검사가 반복되는 형태여서 라인이 길게 구축됐다. 컴프레서 라인 끝단엔 완제품을 수조에 빠뜨리는 공정이 포함됐는데, 컴프레서 내부에 공기를 투입한 뒤 수조에 넣었을 때 기포가 하나도 올라오지 않아야 합격 판정을 받는다. 세탁기, 청소기,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등에 활용되는 모터와 다르게 컴프레서는 냉장고나 에어컨처럼 냉기를 필요로 하는 제품에 사용되기 때문에 컴프레서의 밀폐력이 약하면 냉기가 빠져나오게 된다. 모터 생산라인은 냉장고, 청소기, 정수기, 건조기 등 완제품 라인에 맞춰 총 11개 라인으로 다양하게 구축됐다. LG전자 컴프레서BD 담당 노태영 상무는 “가전 양산업체 중 드물게 모터·컴프레서 생산을 직접 하기에 다양한 제품 라인업 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모터의 쓰임이 가전을 넘어 확대된다면 LG전자의 사업기회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미국의 GM과 전기자동차용 구동모터 공급 계약을 맺었다. 모터 라인 옆에서 진행 중인 전기차용 전동컴프모터 개발 정도에 대해 LG전자 측은 “거의 완료 단계”라고 밝혔다. 창원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대우건설, LNG플랜트 최강자, 에너지 디벨로퍼 도약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대우건설, LNG플랜트 최강자, 에너지 디벨로퍼 도약

    대우건설은 1973년 창사 이후 43년간 한국 건설 산업을 선도해 왔다. 대우건설은 도로, 철도, 교량, 항만, 공항 등 사회 기반시설 구축은 물론 원자력, 화력, 조력 등 발전설비와 산업단지 등 대규모의 산업설비시설을 건설하며 국가 경제 성장의 중추 역할을 맡았다. 대우건설은 1970년대 후반 에콰도르 도로공사를 시작으로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지역 등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서 300건 이상의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시장에서 LNG플랜트와 발전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플랜트 건설에 힘써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강자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3조 736억원의 수주실적을 올린 대우건설은 올해도 해외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중장기 전략 목표인 에너지 디벨로퍼로의 변신을 위해 발전 플랜트, 신재생 에너지사업에서의 역량 강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미 나이지리아, 모로코, 알제리 등지에서 선진 디벨로퍼들과 손잡고 수많은 민자발전플랜트를 시공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또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립, 유기성 폐기물 자원화 기술인 대우건설만의 DBS공법, 건물 일체형 풍력발전기술, 해상 풍력발전 기술, 태양광발전설비 기술 개발 등을 바탕으로 향후 미래 먹거리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프로젝트 파이낸싱 경험이 풍부한 산업은행과의 공조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SK, ‘인재보국’ 교육·장학사업 이어와

    [창간 112주년-파워! 코리아] SK, ‘인재보국’ 교육·장학사업 이어와

    SK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 아래 긴 호흡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그룹의 사회공헌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분야는 인재양성, 교육 분야다. SK는 인재를 통한 사회 기여, 즉 인재보국(人材報國) 철학에 따라 1973년부터 ‘장학퀴즈’를 후원했다. 당시만 해도 고교생 대상 퀴즈 프로그램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팽배했지만, 인재가 자원이라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을 실천하기 위해 뚝심 있게 후원했다고 SK는 설명했다. 44년째에 접어든 장학퀴즈는 올해 ‘장학퀴즈-학교에 가다’로 제목을 바꿨다. 일부 학생들이 스튜디오에서 지식 대결을 벌이던 형식에서 벗어나 전국에 있는 고등학교를 제작진이 직접 방문하는 식으로 포맷도 바꿨다. SK가 지원하는 장학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인재양성도 42년째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대표적인 인재양성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재단은 지금까지 3300여명의 장학생과 664명의 박사를 배출했다. 재단 출신 석학들은 전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전공과 진로 탐색을 돕는 ‘드림 렉처’를 진행하고 있다. 학자들이 중·고교를 방문하는 ‘너만의 꿈을 키워라’와 학생들을 재단으로 초청하는 ‘더 넓은 세상으로’ 프로그램 등 두 가지 형태의 드림 렉처에 참여한 학생들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만 7000명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손가락 빠는 아이, 나중에 더 건강해진다(연구)

    손가락 빠는 아이, 나중에 더 건강해진다(연구)

    이미 젖도 떼고 '클만큼 큰' 아이가 손가락을 빨고, 손톱을 물어뜯는 경우가 흔하다. 심지어 유치원을 다니거나 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이런 습관을 여전히 갖고 있는 아이들도 많다. 부모들로서는 손가락 빠는 버릇을 고치기 위해 별별 수단을 다 쓰곤 하지만 꼭 그렇게 걱정할 일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뉴질랜드 오타고대학 연구팀은 최근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알레르기에 덜 시달리게 된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손가락의 미생물에 노출됨으로 해서 면역력을 높이고 알레르기 위험을 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다음달 발행하는 '미국소아학' 저널에 발표할 예정이다. 오타고대 연구팀은 1972~1973년에 태어난 1037명의 실험참가자들의 삶을 학문융합적으로 추적하는 방식의 연구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해냈다. 참가자들의 아이들이 5세, 7세, 9세, 11세에 손톱을 물어뜯거나 손가락을 빠는 버릇을 가졌던 아이들이 각각 13세와 32세에 아토피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피부검사를 실시했다. 13세 때 나타난 관찰 결과는 '손가락 빨기'가 가진 장점을 실증적으로 드러냈다.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없었던 아이들의 절반에 가까운 49%가 알레르기 위험에 노출됐던 것과 달리 손가락 빨기 또는 손톱 물어뜯는 습관 가졌던 아이의 33% 남짓으로 떨어졌다. 연구를 주도한 밥 핸콕스 교수는 "심지어 손가락도 빨고, 손톱도 물어뜯었던 아이의 피부 알레르기 위험은 31%로 더 낮았다"고 말했다. 또한 32세 때 조사에서도 성별, 가족력 유무, 반려동물 유무, 모유수유 여부, 흡연 등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물론, 이 연구가 아이에게 손톱 물어뜯기를 권장하라는 결론으로 이르는 것은 아니다. 핸콕스 교수는 "과거 상식 수준에서 가졌던 '손가락 빠는 습관이 알레르기 위험을 미연에 낮출 수 있다'는 가설이 틀리지 않았음을 뒷받침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댈러스 경찰 변했다지만, 흑인들 응어리 여전했다

    미국에서 경찰관을 겨냥한 매복 조준 사격이 발생한 사건의 무대인 텍사스주 댈러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인 경찰의 인종차별적 대응에 따른 흑인들의 분노가 공권력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표출된 이유에 관심이 집중된다. 댈러스는 흑인이나 히스패닉을 대상으로 한 백인 경찰의 무자비한 공권력 행사로 악명 높았던 곳이다. 심지어 사건 발생 장소는 53년 전인 1963년 11월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경찰 저격범인 마이카 존슨이 숨어 있던 곳은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딜리 플라자에서 겨우 200m 떨어진 곳이다. 하지만 댈러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8월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발생한 백인 경찰관의 흑인 소년 총격 살해사건 이후 시민단체인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통해 댈러스가 모범적인 개혁 운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댈러스 경찰은 총격사건이 발생하기 전날에도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는 흑인 시위대와 뒤섞여 미네소타와 루이지애나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공식 트위터에 올릴 정도로 시민과 각별한 모습을 보였다. 공화당의 존 콘이어 하원의원은 “댈러스시 지도자와 경찰당국, 시민단체가 함께 인종차별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995년 최초로 흑인인 론 커크가 댈러스 시장에 당선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는 총기사고와 관련해 경찰관이 업무 중에 총기를 사용해 인명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경찰관의 모든 사건을 조사하도록 했다. 이 때문인지 2010년 댈러스 경찰의 과도한 총기 사용은 64%나 감소했다. 댈러스 경찰은 1973년 주유소에 있던 자동판매기서 8달러를 훔친 혐의로 당시 12살이던 히스패닉 소년을 담당 경찰관이 수갑을 채운 채 러시안룰렛 게임을 하다 살해하기도 했다. 1986년에도 신참 경찰관이 강도 신고를 한 흑인 여교사를 강도로 오인해 총을 발사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백인 경찰을 향한 흑인들의 응어리가 댈러스에 여전함을 방증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댈러스 경찰 변했다지만, 흑인들 응어리 여전했다

    미국에서 경찰관을 겨냥한 매복 조준 사격이 발생한 사건의 무대인 텍사스주 댈러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인 경찰의 인종차별적 대응에 따른 흑인들의 분노가 공권력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표출된 이유에 관심이 집중된다. 댈러스는 흑인이나 히스패닉을 대상으로 한 백인 경찰의 무자비한 공권력 행사로 악명 높았던 곳이다. 심지어 사건 발생 장소는 53년 전인 1963년 11월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경찰 저격범인 마이카 존슨이 숨어 있던 곳은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딜리 플라자에서 겨우 200m 떨어진 곳이다. 하지만 댈러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2014년 8월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발생한 백인 경찰관의 흑인 소년 총격 살해사건 이후 시민단체인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통해 댈러스가 모범적인 개혁 운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댈러스 경찰은 총격사건이 발생하기 전날에도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는 흑인 시위대와 뒤섞여 미네소타와 루이지애나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공식 트위터에 올릴 정도로 시민과 각별한 모습을 보였다. 공화당의 존 콘이어 하원의원은 “댈러스시 지도자와 경찰당국, 시민단체가 함께 인종차별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995년 최초로 흑인인 론 커크가 댈러스 시장에 당선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는 총기사고와 관련해 경찰관이 업무 중에 총기를 사용해 인명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경찰관의 모든 사건을 조사하도록 했다. 이 때문인지 2010년 댈러스 경찰의 과도한 총기 사용은 64%나 감소했다. 댈러스 경찰은 1973년 주유소에 있던 자동판매기서 8달러를 훔친 혐의로 당시 12살이던 히스패닉 소년을 담당 경찰관이 수갑을 채운 채 러시안룰렛 게임을 하다 살해하기도 했다. 1986년에도 신참 경찰관이 강도 신고를 한 흑인 여교사를 강도로 오인해 총을 발사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백인 경찰을 향한 흑인들의 응어리가 댈러스에 여전함을 방증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세리나 윌리엄스, “남자와 똑같이 상금을 받아야겠느냐”는 질문에

    세리나 윌리엄스, “남자와 똑같이 상금을 받아야겠느냐”는 질문에

    세리나 윌리엄스(34·미국)가 결승에 진출한 뒤 기자회견 도중 참으로 듣기 거북한 질문을 받았다. 윌리엄스는 8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이어진 엘레나 베스니나(러시아)와의 윔블던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을 48분 만에 2-0(6-2 6-0)으로 이겨 결승에 진출, 언니 비너스를 72분 만에 2-0(6-4 6-4)으로 물리친 호주오픈 챔피언 안젤리크 케르버(독일)와 10일 우승을 다툰다. 그런데 세리나는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앤디 머리(영국)가 각각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와 조 윌프레드 총가(프랑스)를 상대로 5세트까지 접전을 치르느라 힘들었는데 한 시간도 안 걸린 경기를 끝내고도 남자와 똑같은 상금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들었다. 세리나는 “성별 때문에 상금을 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사람들이 특히 언론, 일반적으로는 다른 선수들도 여성이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존재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만으로 평가하고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고 대꾸했다. 이어 “(테니스는) 기본적으로 일생을 걸쳐 해온 일이다. 평생 동안 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BBC는 기자회견 내용을 전한 뒤 지난 3월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더 많은 이들이 경기를 지켜보기 때문에 남자 선수들이 더 많은 상금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가 곧바로 ”성에 따라 어떤 차별이 있어야 한다고 얘기한 건 아니다. 난 스포츠에서의 기회 균등에 찬동한다“라고 해명하며 사과한 일이 있다고 전했다. 레이먼드 무어 인디언웰스 대회 조직위원장은 여자 골퍼들은 “(남자들에) 묻어간다. 남자 선수들에 감사하며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호기롭게 말했다가 나중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윔블던 대회는 2007년에 남녀에게 동등한 상금을 지급하기로 해 그랜드슬램 대회 가운데 가장 늦었다. US오픈은 1973년으로 가장 빨랐고, 프랑스오픈은 2006년, 호주오픈은 2001년부터 시행했다. 세리나와 결승에서 맞붙는 케르버는 “누구나 코트 위에서 갖가지 일들과 마주치게 된다. (경기에) 2시간이 걸릴지 아니면 8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남편의 50㎞ 구름층엔 태양계 초기물질… 생명 기원 알려줄까

    남편의 50㎞ 구름층엔 태양계 초기물질… 생명 기원 알려줄까

    로마 신화 속 최고의 여신으로, 결혼을 관장하고 질투의 화신으로도 불렸던 ‘주노’가 드디어 남편 ‘주피터’(목성)를 만났다. 지난 5년 28억㎞를 날아가는 여정 끝에 이뤄진 만남이다. ‘주노’, 인류가 보낸 우주탐사선이 목성의 극지방 상공 궤도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3개의 위성을 거느리는 목성은 태양을 제외한 모든 행성을 집어넣어도 자리가 남을 정도로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이다. 목성의 이름인 주피터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로 불리는, 최고의 신이다. 주피터는 부정한 행위를 할 때면 이를 숨기려고 두꺼운 구름 장막을 치곤 해 누구도 그의 부정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유일하게 이 구름을 뚫고 주피터의 ‘딴짓’을 볼 수 있는 신이 그의 아내, 주노(그리스 신화의 헤라) 여신이었다. 목성 탐사선을 주노로 이름 지은 것도 신화에서처럼 목성을 둘러싸고 있는 50㎞ 두께의 두꺼운 구름층을 뚫고 목성 내부 구성을 알아내기 위한 임무를 정확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최영준 박사는 “목성은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으로 위성을 처음 관측한 데 이어 1973년 파이오니어 10호, 1979년 보이저 1·2호가 목성을 스쳐 지나가면서 목성 영상을 지구로 전송했고, 1995년엔 갈릴레오 탐사선이 목성에 진입해 탐사활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는 행성”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는 “주노는 이전 탐사와 달리 목성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목성의 생성원인, 내부구조, 자기장, 대기특성 등을 본격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목성 궤도에 진입한 주노는 53.5일에 한 번씩 목성 주변을 돌면서 2018년 2월까지 20개월 동안 탐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주노에는 총 1만 9000여개의 태양전지를 탑재한 9m 길이의 팔이 3개 달려 있다. 보통 심(深)우주 탐사선에는 원자력 전지가 사용되는데 태양전지를 사용해 목성까지 탐사선을 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목성은 강한 방사선을 내뿜고 있기 때문에 나사 연구진은 방사선으로 인해 관측장비가 망가지지 않도록 200㎏에 달하는 티타늄 덮개를 씌웠다. 주노는 목성을 감싸고 있는 구름층에 5000㎞까지 근접해 금속성 액체 수소의 바다 아래 지구처럼 단단한 고체의 핵이 있는지 여부와 자기장, 대기 중 수분과 암모니아 함량, 오로라 현상 등 다양한 측면에서 관측하게 된다. 실제로 목성은 46억년 전 태양이 만들어지고 남은 먼지와 가스 등으로 형성된 태양계 최초의 행성이다. 두꺼운 구름층을 형성하고 있는 목성의 대기는 태양계 초기 물질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은 주노가 보내오는 목성의 대기와 지표면과 관련한 자료가 지구와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푸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노에는 목성의 대기 상태를 촬영할 컬러 카메라와 목성의 오로라 현상을 촬영할 자외선 및 적외선 관측장비, 산소와 수분 함량을 계측하는 장비, 중력과 자기장 측정 장비 등 9개의 최첨단 관측장비가 장착돼 있다. 이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들은 즉시 NASA에 전송된다. 주노 프로젝트 책임자인 스콧 볼턴 NASA 선임연구원은 “가벼운 기체인 수소나 헬륨을 붙잡아 둘 수 있는 강력한 중력이 목성에서 어떻게 생겼는지 주노가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태양계와 지구 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데도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영준 박사도 “최근 목성의 크고 붉은 점인 대적반이 작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간혹 들을 수 있는데 주노를 통해 목성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천체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1억 달러(약 1조 2600억원)가 투입된 주노 탐사선은 20개월간 탐사가 끝나면 목성 구름층으로 떨어져 산화하도록 설계됐다. 주노에 묻었을지 모르는 지구 미생물로 인해 목성과 목성 위성 중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로파’가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목성 도착 주노에 대한 6가지 궁금증

    목성 도착 주노에 대한 6가지 궁금증

    태양계 거인을 향해 5년 전 날아올랐던 미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탐사선 ‘주노’(Juno)가 마침내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이하 현지시간) 목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이날 오후 NASA 측은 밤 11시 18분(한국시각 5일 낮 12시 18분)부터 주노가 목성 궤도 진입을 위한 감속 엔진의 점화를 시작해 밤 11시 53분에 목성 궤도에 들어섰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1년 8월 발사돼 5년 가까운 세월동안 총 28억㎞를 비행한 주노는 앞으로 20개월 간 목성을 돌며 탐사에 나선다. 인류를 대신해 무한도전에 나서는 주노와 미션에 대해 알아야 할 6가지를 정리해 봤다. 1. 태양계의 큰 형님 목성은 어떤 행성? 태양계의 5번째 궤도를 돌고 있는 목성은 지름이 14만 3000km로 지구의 약 11배에 이른다. 질량은 지구의 약 318배, 부피는 지구의 약 1400배나 되지만, 밀도는 지구의 약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목성은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된 가스 행성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거대한 덩치를 가진 목성의 자전속도가 태양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사실이다. 목성은 초당 12.6㎞의 속도로 자전해 한바퀴 도는데 채 10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2. 주노의 임무는? 목성은 지구와 달리 단단한 표면이 없는 가스행성이다. 목성의 상층 대기를 지나 더 깊이 내려가도 더 높은 압력의 가스층이 기다린다. 이 때문에 목성은 가스 거인(Gas Giant)으로도 불린다. 지난 1995년 주노의 선배인 갈릴레오호가 목성의 대기를 조사하며 암모니아 가스의 양을 측정한 바 있으나 문제는 내부 가스층을 들여다보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이번 주노의 주 임무는 목성 대기 약 5000km 상공에서 지옥같은 목성의 대기를 뚫고 내부 구조를 상세히 들여다보고 자기장, 중력장 등을 관측하는 것이다. 앞으로 주노는 20개월 간 목성을 37차례 돌며 조사에 나선다. 재미있는 점은 주노에는 레고인형들이 타고있다. 각각의 이름은 로마신화 속 주피터(Jupiter·그리스신화의 제우스), 그의 아내 주노(Juno·헤라) 그리고 인류 최초로 목성을 발견한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다. 이같은 이유로 목성(주피터) 탐사선에 주노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주노 인형은 돋보기를 들고있다. 이는 주피터가 종종 바람을 피울 때 구름으로 자신을 가리기 때문인데 돋보기는 구름 속을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3, 주노가 날아온 길 5년 전인 지난 2011년 8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한 탐사선을 실은 아틀라스 V 551 로켓이 힘차게 날아올랐다. 바로 태양 에너지로 작동하는 주노다. 지난 1월 13일 태양으로부터 약 7억 9300만㎞ 떨어진 지점을 통과, 태양에너지 탐사선으로는 가장 멀리 비행한 기록을 세운 주노의 총 비행거리는 28억 ㎞다. 4, 주노의 특징과 에너지원은? 농구장 만한 크기를 가진 주노의 에너지원은 태양이다. 무게가 4t에 달하는 주노에는 고효율 태양전지가 장착된 길이 9m의 태양전지판 3개가 탑재돼 있으며 500와트의 전력을 생산해 장착된 9개 기기를 운영한다. 특히 주노의 외부는 단단한 장갑차처럼 튼튼하다. 컴퓨터와 전자장비들은 모두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금고같은 공간에 보호되며 우주 방사선으로부터도 안전하다. 5. 인류의 목성 탐사 역사는? 인류와 목성의 첫 만남은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관측이 시작이었다. 당시 갈릴레이는 자체 제작한 망원경으로 목성을 비롯 태양계에서 가장 큰 활화산이 있는 이오(Io)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로파(Europa),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칼리스토(Callisto) 그리고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이자 ‘건방지게’ 행성인 수성보다 큰 가니메데(5262km)를 발견했다. 이후 망원경에 만족 못한 인류의 목성탐사는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태양계 너머를 보고싶었던 NASA는 파이오니어 10호를 발사해 처음으로 소행성대를 탐사하고 목성을 관찰한 우주선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후 외계인에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계속 여정을 떠난 파이오니어 10호는 해왕성을 건너 지금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지난 1979년에는 보이저 1호와 2호가 각각 목성을 지나치며 두 개의 고리와 몇 개의 달 그리고 이오에 활화산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인류의 본격적인 목성 탐사는 갈릴레오호가 시작이었다. 발사 6년 만인 1995년 12월 목성에 도착한 갈릴레오호는 2003년까지 주위를 돌며 독특한 대기와 주위 위성들에 대한 정보, 구름에 가린 대기 속으로 탐사선을 낙하시켜 관련 데이터를 얻어냈다. 이어 2007년에는 명왕성을 향해 가던 뉴호라이즌스호가 목성의 대기 폭풍과 링, 유로파, 이오의 새 사진을 촬영했다. 곧 목성 만을 탐사하는 것은 주노가 두번째다.  6. 주노의 운명은? 주노의 공식임무는 오는 2018년까지다. 이후 주노는 '남편 품'에 안기며 장렬히 전사한다. 물론 주노의 죽음 또한 탐사의 일환인데 NASA 측은 수명이 다 한 주노를 목성으로 서서히 하강시켜 충돌할 때까지의 데이터를 얻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우주를 보다] 인류, 400년 세월 동안 ‘큰형님’ 목성을 보다

    [우주를 보다] 인류, 400년 세월 동안 ‘큰형님’ 목성을 보다

    지난 2011년 발사돼 5년을 쉼없이 날아간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주노(Juno)가 7월 4일(한국시간 5일 오후 12시 16분)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목성궤도에 진입한다. 지난 1월 13일 태양으로부터 약 7억 9300만㎞ 떨어진 지점을 통과, 태양에너지 탐사선으로는 가장 멀리 비행한 기록을 세운 주노는 목성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면 1년 8개월 간의 탐사활동에 들어간다. 이 기간 중 주노는 목성 대기 약 5000km 상공에서 대기와 자기장, 중력장 등을 관측해 태양계에서 가장 큰 거인의 내부 구조를 상세히 들여다 볼 예정이다. - 태양계 '큰형님' 목성 태양계의 5번째 궤도를 돌고 있는 목성은 지름이 14만 3000km로 지구의 약 11배에 이른다. 질량은 지구의 약 318배, 부피는 지구의 약 1400배나 되지만, 밀도는 지구의 약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목성은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이 아닌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된 가스 행성이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거대한 덩치를 가진 목성의 자전속도가 태양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사실이다. 목성은 초당 12.6㎞의 속도로 자전해 한바퀴 도는데 채 10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 인류, 목성을 탐사하다 인류와 목성의 첫 만남은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관측이 시작이다. 당시 갈릴레이는 자체 제작한 망원경으로 목성을 비롯 태양계에서 가장 큰 활화산이 있는 이오(Io)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로파(Europa),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칼리스토(Callisto) 그리고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이자 ‘건방지게’ 행성인 수성보다 큰 가니메데(5262km)를 발견했다. 이후 망원경에 만족 못한 인류의 목성탐사는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NASA의 파이오니어 10호는 처음으로 소행성대를 탐사하고 목성을 관찰한 우주선이라는 기록을 남겼으며 컬러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다. 이후 계속 여정을 떠난 파이오니어 10호는 해왕성을 건너 지금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외계인에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지난 1979년에는 보이저 1호와 2호가 각각 목성을 지나치며 두 개의 고리와 몇 개의 달 그리고 이오에 활화산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995년~2003년은 목성 탐사선의 결정판 갈릴레오호의 시대다. 발사 6년 만인 1995년 12월 목성에 도착한 갈릴레오호는 목성과 대기, 주위 위성들에 대한 보다 생생한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으며 구름에 가린 대기 속으로 탑재한 탐사선을 낙하시켜 관련 데이터를 얻었다. 이어 2007년에는 명왕성을 향해 가던 뉴호라이즌스호가 목성의 대기 폭풍과 링, 유로파, 이오의 새 사진을 촬영했다.   그간 탐사선이 촬영한 사진을 순서대로 정리해봤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커버스토리] 미술계 憂患 된 이우환 작품… 누구 말이 진짜인가

    [커버스토리] 미술계 憂患 된 이우환 작품… 누구 말이 진짜인가

    “이우환(80) 화백이 자기 작품이 맞다고 하는데 원작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마땅하다. 왜 생존 작가의 의견을 먼저 듣지 않고 수사를 진행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작가가 살아 있는 경우 작가 감정을 우선시하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최병식 경희대 미대 교수. “작가들이 과도하게 나서는 게 오히려 큰 문제다.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논란과 비슷한 경우다. 작가가 나서서 한마디를 해버리면 합리적인 문제 제기가 안 된다. 외국의 경우 작가가 나서서 자신의 작품이 맞다, 아니다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미술평론가). 이우환 화백의 작품 13점을 둘러싼 위작 논란이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 화백이 두 차례에 걸쳐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방문, 위작 논란 작품을 감정한 뒤 모두 자신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은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이 화백이 경찰의 회유설을 흘리면서 양편은 다소 격앙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미술계에는 이 화백이 그림 가격 하락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지만 이 화백 측은 ‘타격은 없다’며 일축했다. 이 화백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위작 확인 작업 중에) 경찰이 13점 중 유통된 4점만 위작이라고 하자고 회유했다”고 말한 뒤 곧바로 중국 국가미술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로 떠났다. 2일 귀국한다. 경찰은 1일 “이 화백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필요하면 법적 대응도 하겠다”며 “유통된 4점의 경우 위조범도 잡았고 법적 절차만 밟으면 되는데 회유하려면 아직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남은 9점에 대해 회유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화백은 두 차례에 걸쳐 13점을 살펴본 뒤 “호흡과 리듬, 채색이 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본인의 느낌 외에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13점 모두를 위작으로 결론지은 경찰의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했다. 위조범이 그렸다고 진술한 작품 1점에 붙은 작가 확인서에 대해서는 “화랑에서 실물을 보고 작가 확인서를 (직접) 써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짜 감정서가 붙은 채 경매에 출품됐던 ‘점으로부터 No.780217’에 대해서는 “화폭 앞부분이 손질이 많이 됐고 화폭 뒤의 서명도 내 것은 아니지만, 필치를 보니 그림 자체는 분명히 내가 그린 것”이라고 했다. “감정서 진위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찰은 위조범의 자백, 자금 흐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민간 전문가들의 감정 결과를 종합했을 때 위작이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이 압수한 그림 13점 가운데 4점을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현모(66)씨는 지난달 28일 법원 재판에서 “위조한 사실을 인정한다. 처벌받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2차 작가 감정이 끝난 후 현씨가 위작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현씨는 ‘점으로부터’를 위조하면서 레이저 광선을 일직선으로 쏘는 ‘레이저 수평기’를 켜놓고 레이저의 광선을 따라 점들을 일렬로 그려냈다. 서명은 도록에 담겨 있는 진짜 서명 사진을 찍어 컴퓨터에 저장하고 그 이미지를 영사기를 통해 캔버스에 쏜 후 따라 그리는 식으로 위조했다. 작품의 일련번호는 진짜 작품의 번호 중에서 필요한 숫자를 임의로 뽑아 만들어냈다. 가짜 진품감정서는 레이저 프린터로 출력했다. 또 경찰은 위작의 구매 대금 23억원이 유통책에게 건네졌고, 위조범 현씨의 통장에 2000만원이 입금된 사실도 확인했다.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과 민간 감정위원회는 안목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국제미술과학연구소는 과학감정을 실시했다. 이들은 국립광주박물관을 포함해 국내 유명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이 화백의 진품 6점을 기준으로 진위를 가렸다. 1973년부터 1980년 사이의 작품으로 유통경로가 투명한 데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진품이 틀림없다고 인정한 작품들이다. 이 작품과 비교한 4개 감정기관은 13점 모두 위작이라는 공통된 결론을 내렸다. 안목감정은 작가의 화풍과 특징을 바탕으로 진위를 판별하는 것이고 과학감정은 현미경 관찰과 X선·적외선 촬영 등을 통해 작품의 제작 시기와 재료 등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경찰은 감정 결과 중 특히 물감 성분에 주목했다. 위조범은 경찰 조사에서 “이 화백의 작품에는 특유의 광택이 있었다. 물감만으로는 그 느낌을 살릴 수 없어 대리석 가루와 유리 가루를 섞어 작업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 화백은 “대리석이나 유리 가루를 섞어 쓴 적은 없다. 내 그림이 반짝이는 것은 여러 안료를 섞어서 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과학 감정 결과 위조범이 그렸다고 자백한 4점의 물감에서는 대리석 가루와 유리 가루가 발견됐지만 이 화백의 진짜 작품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과학 감정에 참여했던 최명윤 국제미술과학연구소 소장은 “압수된 13점을 보고 첫눈에 위작인 줄 알았다. 이걸 굳이 과학감정을 해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통 및 판매책이 보관한 8점과 미술품 경매에 나왔던 1점 등 9점은 저열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 화백의 발언과 무관하게 13점 모두를 위작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1일 오전 현씨와 함께 위작을 그린 또 다른 위조범 이모(39)씨와 유통 총책인 이모(6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미술계에는 ‘위작이 밝혀지면 작품 가격이 폭락하고, 소장자들의 반발이 커질까 봐 이 화백이 경찰의 수사 결과에도 진품 주장을 꺾지 않는 것 같다’는 견해가 많다. 이에 대해 이 화백의 법률대리인인 최순용 변호사는 “이번 위작 논란에 휩싸인 작품들은 70년대의 것으로 주로 국내에서 활발하게 유통되던 작품들로 해외 거래는 여전하기 때문에 타격이 없다”며 “이 화백도 이번 논란으로 자신이 피해 입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 시장에서 이 화백의 ‘바람’, ‘조응’ 등 최신작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해외에서는 작가가 ‘진짜 작품이 맞다’고 하면 수긍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논란이 장기화되면 혹시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전혀 문제 없다”고 설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남한강 차지하는 자 한반도를 가지리라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남한강 차지하는 자 한반도를 가지리라

    조세제도를 확립하고 나면 지방에서 걷은 세곡(稅穀)을 수도로 나르는 조운 제도를 구비하는 것은 필수적이었다. 배를 건조하고, 세곡을 운반해 배에 실을 수 있는 조창을 세워야 했다. 전국적으로 고려시대에는 13곳, 조선시대에는 12곳의 조창을 운영했다. ●영남 북부 세곡 남한강 조창 통해 운반 그런데 충청·호남 지역과 영남 서부에는 조창을 두었지만, 영남 북부에 조창이 없었다는 것은 흥미롭다. 이 지역 세곡은 어떻게 운반했을까. 한강의 수운은 지금 팔당댐과 4대강 사업에 따른 보(洑)에 막혀 두절된 상태다. 하지만 고려시대에는 덕흥창, 조선시대에는 가흥창이라고 불린 남한강 상류 충주에 설치된 조창이 있었다.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을 잇는 조령은 그저 영남 선비들이 과거 보러 한양을 오가던 작은 길이 아니었다. 영남 북부 지역 세곡은 달구지에 실린 채 조령을 넘어 충주 조창으로 운반됐다. 충주에서 조운선에 실린 영남 세곡은 2~3일이면 한양이나 개경에 닿았다. 강원도 지역 세곡도 마찬가지였다. 원주 흥원창은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내륙 수운의 요지에 자리잡았다. 흥원창이 있었던 원주 부론면이라면 고려시대 거찰(巨刹) 법천사를 떠올리는 독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법천사터에 있던 지광국사현묘탑은 우려곡절 끝에 경복궁 마당으로 옮겨졌고, 지금은 해체 수리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법천사와 지척의 거돈사, 섬강 상류의 흥법사, 그리고 남한강을 조금 내려간 여주의 고달사는 모두 고려시대 국사(國師)나 왕사(王師) 반열에 올랐던 고승들이 은퇴하고 머무는 하안소(下安所)로 지정됐다. 유사시에는 뱃길로 빠르게 개경을 오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신경림 시인의 ‘목계장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로 시작하는 유명한 시다. 충주 목계나루는 남한강 수운의 역사를 1973년 팔당댐 건설 이전까지 이었다. ‘목계장터’에도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라는 대목이 보인다. 장돌뱅이들을 태운 나룻배가 아니라 화급을 다투는 군선(軍船)이라면 아차산 아래 광나루에 닿는 시간은 훨씬 단축됐을 것이다. ●‘중원’ 충주, 삼국 각축 벌이던 요충지 고려·조선 시대 남한강 수운의 양상을 장황하게 나열한 이유는 삼국시대에도 결코 다르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흔히 중원(中原)으로 불리는 충주 일대는 고구려, 신라, 백제가 각축을 벌인 지역이다. 결국 진흥왕 이후 신라가 이 지역을 안정적으로 경영했고, 그것은 삼국을 통일하는 중요한 동력의 하나였다. 중원이란 매우 상징적인 표현이다. ‘중원을 차지하는 자가 천하를 차지한다’는 표현은 중국에서 시작되었다지만 지금은 사업가들도 흔히 입에 올린다. 최근까지도 충북에 중원군(中原郡)이라는 행정구역이 남아있었던 것은 진흥왕이 이곳에 설치한 국원경(國原京)을 경덕왕이 중원경(中原京)이라 개칭한 역사의 연장선상이다. 신라는 통일을 이룬 국토의 중심부라는 뜻에서 중원이라는 개념을 세웠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중원, 즉 충주 일대를 차지한 신라가 한반도 전체를 차지했다. ●충주 지배 세력 한강 유역 일대도 장악 삼국시대 중원의 주인과 서울 일대의 주인은 대부분의 기간이 일치했다. 충주를 지키고 있으면 한강 유역까지 쉽게 차지하고 지배를 이어갈 수 있었다. 반대로 충주를 잃으면 한강 하류 방어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성백제가 한강 하류에서 명맥을 유지한 기간도 충주 일대를 장악하고 있었던 기간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백제가 서울을 버리고 공주로 천도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결정적으로 고구려가 충주 일대 지배권마저 확보함에 따라 더이상 버틸 여력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고 싶다. 충주 고구려비는 건립 당시 중원 일대가 신라 영토이기는 했지만, 고구려군이 주둔해 사실상의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는 정황을 알려준다. 같은 차원에서 신라가 한강 유역을 점령하고 통일에 이르기까지 지켜낼 수 있었던 것도 충주를 손아귀에 넣었기 때문이다. 충주에 병력과 군수품을 집결시킨 세력은 뱃길로 빠르면 하루에 보급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세력은 병력과 군수품 조달 속도에서 열세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그만큼 남한강 수로가 가진 역사적 중요성은 엄청나다. 그럼에도 오늘날 그 역사성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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