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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역 끊고 대사 추방… 국제사회, 北 고립작전 속도 낸다

    교역 끊고 대사 추방… 국제사회, 北 고립작전 속도 낸다

    EU 외교장관회의 독자제재 합의 ‘기피인물’ 김형길 대사 곧 귀국 “제재 이행 제대로 안 돼” 보고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의 요청으로 11일 ‘대북 원유 금수 조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신규 대북 제재 결의안 투표에 나선다. 이와는 별도로 국제사회의 북한 고립 작전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의 다섯 번째 교역국인 필리핀은 지난 8일 북한과의 교역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또 아프리카의 우간다도 북한의 공군 고문단을 전원 철수시키는 등 군사 교류를 중단했다.호주와 뉴질랜드 등 태평양 섬나라들의 협의체인 태평양도서국포럼(PIF) 회원국들도 태평양 국가들의 선박등록부에 올라 있는 북한 무역선이나 어선의 등록을 취소하기로 했다. 앞서 멕시코 정부는 자국 주재 김형길 북한 대사를 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하고 72시간 이내에 떠날 것을 지난 7일 명령했다. 이날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에서도 회원국들은 유엔 안보리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과 별도로 독자적인 대북 추가 제재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오는 19∼25일 유엔 총회 ‘일반토의’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도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제재의 ‘부당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분위기상 동조 세력을 얻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유엔 외교가는 보고 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들이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 일부에서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 전문가 패널은 북한과 시리아가 금지된 화학무기와 탄도미사일, 재래식 무기와 관련해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구체적으로 이름을 밝히지 않은 2개 국가가 최근 시리아로 향하던 선박에서 북한 화물을 압수한 사실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모잠비크에 북한의 무역회사가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과 방공시스템, 레이더 등의 무기를 수출한 사례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이 지난 8월 초까지 최근 6개월 동안 중국과 인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으로 최소 2억 7000만 달러(약 3503억원) 상당의 석탄과 철광석 등을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였다는 사실도 보고서에 담겼다. 전문가 패널은 지난 2월 중국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이후 북한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으로 수출을 다변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 제재를 위반하고 피해 가고 있다”면서 “북한의 금융기관이 해외 대리인을 내세워 계속 금융거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필리핀, 北과 교역 전면 중단… 멕시코, 北대사 추방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에 대한 처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북한의 4~5위 교역 상대국인 필리핀은 8일 북한과의 교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필리핀은 경제 제재를 포함한 대북 안보리 결의를 전면 이행할 것”이라며 즉각적인 교역 중단을 밝혔다고 현지 GMA방송 등이 전했다. 지난해 필리핀의 대북 수출액은 2880만 달러(약 326억원), 수입액은 1610만 달러(약 183억원)였다. 필리핀의 대북 수출품 중 약 60%를 차지하는 집적회로 기판과 컴퓨터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필리핀의 이런 조치는 미국이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과의 무역을 중단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검토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멕시코 정부는 자국에 주재하는 북한 대사를 추방했다. 멕시코 정부는 7일(현지시간) “외교부가 김형길 북한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선언했으며, 그에게 72시간 내에 출국을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멕시코 정부는 보도자료에서 “멕시코는 북한 정부에 최근의 핵활동에 대한 절대적 거부 입장을 표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외교적 기피인물을 의미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외교사절 가운데 특정 인물을 해당 정부가 허용하고 싶지 않을 때 선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충실히 이행되지 못해 북한이 수억 달러를 벌어들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최근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제재 결의에서 금지하고 있는 석탄이나 철, 아연 등을 수출해 2억 7000만 달러(약 3048억원)를 벌어들였고, 이 수출의 대부분은 중국으로 향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자금이 외국 금융기관의 가명계좌에 총 30억~50억 달러(약 3조 3825억~5조 6375억원)가량 숨겨져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8일 전했다. 신문은 IBK기업은행 조봉현 연구위원의 말을 인용, ‘혁명자금’이라 불리는 돈이 스위스와 홍콩, 중동 각국 등의 금융기관에 은닉돼 있다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FTA 폐기하면 공산품·농산물 美가 더 손실”

    “FTA 폐기하면 공산품·농산물 美가 더 손실”

    한국 대미무역 흑자 2억弗 증가 관세 절감 혜택도 美가 더 줄어 美, 농산물관세 즉각 철폐 요구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언급한 가운데 FTA가 폐기되면 우리나라보다 미국 측 손실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산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이 공동 수행한 ‘한·미 FTA 종료 시나리오’에 따르면 FTA를 종료하면 우리나라의 대(對)미국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억 6000만 달러(약 2941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보다 13억 2000만 달러가 줄어드는 반면 미국의 대한국 수출은 15억 8000만 달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FTA가 종료되면 공산품 관세 절감 혜택도 우리 기업보다 미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현행 최혜국대우(MFN) 세율은 한국(4.0%)이 미국(2.3%)보다 높아 미국 기업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은 한국(11억 6000만 달러)보다 2억 달러가량 많은 13억 2000만 달러의 관세 절감 혜택이 사라질 것으로 봤다. 농산물도 미국은 연간 7억 7000만 달러, 한국은 2000만 달러의 관세 절감 혜택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한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선을 FTA 체결국인 유럽연합이나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법률과 방송 등 국내 서비스 분야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은 사업 철수나 지분 매각 등을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 이번 보고서와는 별도로 한국경제연구원은 FTA 전면 재협상 시 올해부터 5년 동안 269억 달러(약 30조 4000억원)의 수출 손실과 24만개 일자리 손실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한·미 FTA 폐기는 양국 간 교역에 불확실성을 키워 양국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고 상대국 수입시장에서 가격경쟁력 약화를 가져와 결국 소비자들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미국의 무역 전문지인 ‘인사이드 US 트레이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22일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에서 한국이 15년 동안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한 미국산 농산물 관세를 즉각 철폐해 달라고 요구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미FTA 종료시 미국 손실이 더 크다” 연구 결과 나와

    “한미FTA 종료시 미국 손실이 더 크다” 연구 결과 나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 “대미 무역흑자 오히려 확대” 한·미 FTA가 종료되면 미국의 손실이 더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4일 산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수행한 한·미 FTA 종료 시나리오 분석 결과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현행(2016년)보다 2억 6000만 달러(약 2941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FTA가 폐기되면 대미 공산품 수출·수입이 모두 감소하지만 대미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한·미 FTA가 적용된 지난해 기준으로 대미 공산품 수출은 655억 7000만 달러(74조 1597억원), 미국으로부터의 공산품 수입은 364억 4000만 달러(41조 2136억원)다. 대미 무역수지는 291억2천만 달러(32조 9347억원) 흑자였다. 그러나 FTA 종료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대미 수출은 2.0% 감소한 642억 5000만 달러(72조 6668억원), 미국에서의 수입은 그보다 더 큰 4.3% 감소한 348억 6000만 달러(39조 4267억원)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293억 8000만 달러(33조 2288억원)로 현행보다 2억 6000만 달러 커진다. 공산품 관세 절감 효과도 미국 제품이 더 컸던 만큼 FTA가 종료되면 그만큼 혜택이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 공산품의 관세 절감 혜택은 11억 6000만 달러(1조 3120억원) 사라지지만 미국은 2억 달러 가까이 많은 13억 2000만 달러(1조 4929억원)의 관세 절감 혜택이 없어진다. 농산물에서는 미국이 연간 7억 7000만 달러(8709억원), 한국은 약 2000만 달러(226억원)의 관세 절감 혜택이 없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에서 수입되던 농산물 중 일부는 한국의 FTA 체결국인 유럽연합(EU),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에서 수입선이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밝혔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5일 백악관에서 참모들과 회의를 열 것”이라며 “정말 FTA를 폐기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협상 전략인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對美흑자 연말 ‘반토막’…수출은 10개월째 증가

    對美흑자 연말 ‘반토막’…수출은 10개월째 증가

    대(對)미국 무역수지 흑자가 계속 쪼그라들면서 올해 흑자 규모가 작년의 절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이 10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좋아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대미 무역흑자가 8월 말 누적 기준 59억 7000만 달러라고 밝혔다. 지난해 1~8월에 비해 51억 달러(45.9%) 감소한 수치다. 김영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지금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50억 달러가 더 감소해 연간 100억 달러(약 11조원)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가 233억 달러였으니 거의 반 토막 나는 셈이다. 대미 흑자가 급감한 이유는 미국으로의 수출은 줄어든 반면 수입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미국 시장 내 경쟁 심화와 전기차 수요 증가 등으로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등의 수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기준 자동차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4%, 자동차부품은 19.6% 줄었다. 반면 반도체 제조용 장비(102.7%), 항공기 및 부품(353.6%) 등의 수입은 크게 늘었다. 그나마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반도체 호조 덕에 전체 수출은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8월 수출은 471억 16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7.4%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이 87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6.8% 급증하면서 월간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산업부 측은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대미 무역흑자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어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다음번 미국에서 열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때도 이 부분을 최대한 부각시킬 방침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자신이 입던 속옷 팔아 7000만원 번 여성

    자신이 입던 속옷 팔아 7000만원 번 여성

    한 여성이 자신이 입던 속옷을 판매해 수천 만원을 벌어들였다. 30일(현지시간) 뉴질랜드헤럴드는 영국 런던 출신의 야스민 나이트(가명·24)가 입던 속옷, 생리대, 머리카락, 잘라낸 발톱을 ‘페이피그’(paypig) 남성들에게 팔아 8만7000달러(약 7000만원)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전했다. ‘페이피그’는 대개 여성이 사용한 특정 물건을 사들이거나 재정적 지원을 함으로써 성적 쾌감을 느끼는 남성들을 일컫는다. 사연에 따르면, 야스민은 본래 청소부로 일했다. 그러나 청소부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진절머리가 나기 시작했다. 재정적으로도 힘들었고, 실제로 병이 날만큼 모든 일이 피곤하고 지겨워졌다. 그러다 야스민은 몇 년 전 헌 속옷을 파는 온라인 사이트에 대해 알게 됐다. 더 나은 일자리를 얻을 때까지 약간의 돈을 모으려는 명목으로 시도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게됐고, 지난해 자신이 진 빚이 1만700달러(약 872만원)에 달하자 결국 페티쉬 시장에 입문하게 됐다. 그녀는 “요청 항목에는 여성용 속바지, 양말, 브래지어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난 해당 물품을 인터넷에 판매했고, 이 세계에 더 깊이 파고들면서 구매자들이 훨씬 더 은밀하거나 상상하지 못했던 물품을 원하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 동안 야스민은 한 페이피그 남성으로부터 상당 부분의 수익을 거두어 들일 수 있었다. 그녀의 속옷을 비롯해 사용한 물품을 받는 대가로 그는 식료품과 생활비, 가구와 디자이너의 의류, 심지어 남자친구와의 호화로운 휴일비용을 모두 지원했다. 이를 통해 성적 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야스민은 “나는 그가 IT관련 일을 한다는 걸 안다. 그는 얼마를 버는지 밝히지 않았고 나 또한 알아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재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즐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고객을 잃을까봐 두려워 정체를 밝히진 않았지만 인지도 높은 집안, 이목을 끌만한 유명인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이중생활을 공개한 ‘하우스 오브 호저리’(House of Hosiery)란 책을 통해 돈이 궁한 여성들에게 자신의 발자취를 따르도록 장려하기도 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베이비파우더는 진짜 난소암을 일으키나”

    “베이비파우더는 진짜 난소암을 일으키나”

    세계적 다국적기업인 존슨앤존슨(J&J)은 최근 ‘베이비파우더 난소암 유발’을 둘러싼 소송에서 4억 1700만 달러(약 4700억원)에 이르는 초거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베이비파우더의 주원료인 활석가루가 난소암을 일으키는 지를 둘러싸고는 연구자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소비자들의 불안과 공포만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1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에서 열린 이번 소송의 후폭풍에 주목하며 실제 베이비파우더가 난소암 유발의 연관성이 있는지에 주목하며 기존의 연구 등을 짚어봤다. 이날 배심원단은 난소암에 걸린 여성 에바 에체베리아(63)가 제기한 소송에서 J&J 측은 에체베리아에게 보상적 손해 배상금 7000만 달러(약 789억원), 징벌적 손해 배상금 3억 4700만 달러(약 3911억원) 등 총 4억 170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에체베리아는 J&J 베이비파우더를 11살 때 시작해서 지난해 해당 제품이 난소암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기까지 50년 넘게 사용했다. 그는 2007년 난소암 진단을 받아 현재 암말기 상태다. 에체베리아는 “J&J가 베이비파우더와 난소암 발생 위험의 상관관계에 대해 미리 경고했다면, 해당 제품의 사용을 중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손해배상금 만으로도 천문학적이지만 J&J 입장에서는 이런 소송이 현재까지 모두 4800건이 넘는다는 사실이다. 이미 앞선 다른 4건의 베이비파우더 소송에서 각각 7200만달러, 5500만달러, 7000만달러, 1억1000만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재판의 쟁점은 베이비파우더에 들어 있는 화학 성분 ‘탈크’(활석)의 유해성 문제다. 탈크는 마그네슘 성분의 일종으로 피부를 매끈하게 하며 피지흡착을 위한 용도로 화장품 등에 많이 사용된다. J&J 대변인 캐롤 굿리치는 “정부기관 전문가들이 베이비파우더 속 탈크의 안전성을 검토한 결과, 난소암 발생 위험과 상관관계는 없었다”며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에체베리아 측 변호사 마크 로빈슨은 “존슨앤존스 측은 난소암과 탈크가 연관이 있다는 연구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판매했다”며 “암 위험에 대해 소비자에게 제대로 경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존스홉킨스 대학의 부인과 종양 전문의 인 아만다 페이더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과학적 연구 결과는 탈크와 난소암 사이의 강력한 연관성을 뒷받침 할만큼 강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암학회는 “탈크와 난소 암에 관한 연구를 보면, 조금씩이나마 증가했다는 보고와 약간의 증가도 없다고 보고한 결과들이 뒤섞여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탈크에 노출되는 것과 난소암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결론 지었다 . 그러나 연관성을 약하게 보는 페이더 전문의 등을 비롯한 다른 연구자들 역시 두 사이의 연관성이 언젠가 확립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미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 주제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로 아이들과 여성들로 이뤄진 주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불안과 공포만 쌓일 뿐 여전히 모호한 상황인 셈이다. 캔자스시티 아동병원 소아과 의사이자 환경보건 전문가 인 제니퍼 로리는 “(난소암 유발 문제와는 별개로라도)많은 소아과 의사들은 최소한 베이비 파우더 입자가 호흡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아기에게 이러한 분말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법정 가는 넬슨의 ‘그린재킷’

    법정 가는 넬슨의 ‘그린재킷’

    “보관 중 2009년에 사라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대회 챔피언의 상징인 그린재킷의 소유권을 놓고 법적 분쟁이 불거졌다.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대회를 주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은 경매업체 ‘그린재킷옥션’을 상대로 경매 중인 세 벌의 그린재킷은 물론 오거스타내셔널 로고 등을 새긴 식기 세트와 벨트 버클의 경매도 중단해야 한다는 소송을 걸었다. 그린재킷은 해마다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는 부상이다. 올해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37·스페인)는 그린재킷을 입고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대결인 ‘엘 클라시코’에서 시축해 화제를 모았다. 우승자는 1년간 재킷을 갖고 있다가 반환한다. 클럽은 이를 영구 보관하는 게 관례로 알려졌다. 다만 1948년 이전 우승자에겐 개인 소장용으로 증정한 만큼 예외다. 오거스타내셔널 측은 “그린재킷 소유권은 우리에게 있다. 우승자가 클럽을 방문할 때만 입어 보는 등 권리를 갖는다. 오거스타내셔널 일부 회원에게도 그린재킷이 주어지는데 역시 클럽을 떠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경매 중인 세 벌 가운데 한 벌은 1966년 우승자 바이런 넬슨(1912~2006·미국)에게 수여한 것으로 2009년까지 클럽 안에 있었는데 알 수 없는 경위로 사라졌다”고 소장에서 밝혔다. 2만 5000달러(약 2800만원)로 출발한 경매가는 종료 나흘을 남기고 11만 4874달러(약 1억 3000만원)까지 치솟았다. 회원 2명의 이름을 새긴 나머지 두 벌의 현재 입찰가는 1만 달러 안팎이다. 그린재킷옥션은 “오거스타내셔널에선 누가 보유하고 있는지와 무관하게 모든 그린재킷의 소유권을 내세우는 모양이지만 동의할 수 없고, 필요하면 법정에서 반박할 것”이라고 맞섰다. 지금까지 챔피언 그린재킷 세 벌이 옥션을 통해 팔렸다. 1936년 마스터스 초대 챔피언인 호튼 스미스(1908~1963·미국)의 재킷은 2013년 골프 용품 경매 최고가(68만 2000달러·약 7억 7000만원)를 기록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北, 군수공장에도 외화벌이 할당

    북한이 올해 들어 군수공장에도 외화벌이 할당량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 생산에만 집중해 오던 군수공장까지 외화 벌이에 동원된 것은 북한의 극심한 외화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대북 정보 소식통은 9일 “넉넉하게 지내던 북의 외화벌이들이 ‘요즘 힘들다’는 하소연을 자주 늘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함경북도의 소식통을 인용, 군수공장 소속 어선들이 대거 청진시 앞바다에 모여 오징어잡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청진시 신암구역에는 신진포구와 새나루포구 등 대규모 군부 외화벌이 어업기지가 있는데 최근 부윤군수품공장 317기지 소속 어선들이 신진포구에 새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317기지는 원래 무기를 생산하던 청진시 부윤구역 군수품 공장의 부대 번호로, 이곳에도 외화벌이 명령이 떨어지면서 어선을 확보해 오징어잡이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어 이 소식통은 “8월 들어 오징어철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317기지의 모든 어선이 원양 어로작업에 나섰다”면서 “어선들은 한 해 50만 달러(약 5억 7000만원)의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고 RFA에 말했다. 이어 “317기지의 어선들은 육지에서 100마일(약 160㎞) 이상 떨어진 공해상에서 한 달씩 작업한다. 1일 작업을 하게 되면 출항 때마다 해안경비초소나 당국에 뇌물을 바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재벌과 이혼 뒤 매달 4억원 받는 여성 근황

    재벌과 이혼 뒤 매달 4억원 받는 여성 근황

    인도네시아의 한 재벌과 이혼한 뒤 매달 4억 원에 달하는 생활비를 받아 우리나라에 소개될 만큼 유명한 한 여성의 근황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8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에르메스 버킨백을 소유한 인스타그램 스타 제이미 추아(43)의 근황을 소개했다. 싱가포르항공 승무원 출신인 추아는 20세였던 1994년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던 인도네시아 재벌 누르디안 쿠아카와 만나 결혼하면서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지금까지 추아는 돈이 있어도 구하기 어렵다는 에르메스의 버킨백과 켈리백 등을 수백 개나 수집했고 그 가치는 무려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아는 자신의 가방 사랑이 15년 전쯤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최근 퍼스밥과의 인터뷰에서 “내게 있어 버킨백이나 켈리백은 부의 상징은 아니지만 실제로 이들 가방은 사용하기가 편하다”면서 “내가 하루 동안 쓸 물건이 딱 들어가고 찾기도 정말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녀는 최근 자신의 드레스룸에 있는 가방 수납공간을 유리로 개조해 모든 핸드백이 한눈에 보이게 만들었다. 그녀는 “이는 특히 내가 바쁠 때 편하다. 이전에는 어느 곳에나 신발이 널브러져 있을 만큼 정말 어지러웠다”면서 “난 한 번에 내 모든 가방을 볼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녀가 그다음으로 좋아하는 액세서리는 구두다. 그녀의 드레스룸에는 디자이너 제품 수백 켤레가 전시돼 있다. 그녀는 “신발이 마음에 들면 모든 색상을 산다”면서 “난 모든 여성처럼 이런 것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녀가 이렇게 호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은 화장품 사업으로 버는 수익도 있지만, 전남편에게 받는 생활비 덕분이다. 그녀는 15년 간의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처음에 남편에게 매달 45만 달러(약 5억 원)의 위자료를 요구했지만 법정 다툼 끝에 매달 33만2000달러(약 3억7000만 원)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클리블랜드(21)와 딸 칼리스타(17)와 함께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그녀는 매달 1만5000달러(약 1700만 원)에 달하는 각종 시술과 관리를 받아 종종 딸과 자매로 오해될 만큼 동안 외모를 자랑한다. 이뿐만 아니라 그녀는 딸에게 생일 선물로 샤넬백을 사주거나 아들에게는 2억 원에 달하는 레인지로버를 사주는 등 선물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녀들이 버릇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녀는 “사실, 난 항상 그들에게 잔소리하는데 본인들 스스로 먹고사는 데 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면서 “난 내 아이들이 게으름을 피우며 돈이 하늘에서 그냥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길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여행할 때 두 명의 정규직 비서와 함께 떠난다. 그리고 이들 비서는 그녀의 완벽한 모습을 포착할 때까지 사진을 찍는다. 그녀는 핸드백을 수집하거나 각종 시술과 관리를 받을 때를 제외하고 지난해 4월 자신이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몇 달 사이 그녀는 파리와 몰디브, 그리고 상하이 등으로 가서 화장품을 홍보하며 자녀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제이미 추아/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루한 성공은 의미 없다” 실패에 관대한 베저스

    “지루한 성공은 의미 없다” 실패에 관대한 베저스

    지난달 27일 워싱턴주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에서 갑자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가 16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지켜 온 ‘세계 최고 갑부’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이날 아마존의 주가가 한때 1083.31달러까지 오르면서 베저스의 자산 가치는 923억 달러(약 103조원)까지 치솟아 게이츠의 900억 달러(약 101조원)를 넘어섰다. 장 막판 주가 하락으로 ‘4시간 천하’였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베저스가 게이츠를 제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세계 최고 혁신 기업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아마존 성공 뒤에는 엄청난 실패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아마존이 2007년 시작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웹페이는 수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결국 2014년 중단됐다. 또 2014년에는 자체 스마트폰인 파이어폰을 출시했으나 소비자의 외면으로 1억 7000만 달러(약 1912억원)의 손실만을 남긴 채 사업에서 철수했다. 2015년 아마존 데스티네이션이라는 지역 호텔 예약 서비스도 에어비앤비 등에 밀려 6개월 만에 손을 뗐다. 아마존 월렛(결제), 아마존 로컬 레지스터(결제), 아마존 뮤직 임포터(음악재생 플랫폼), 아마존로컬(부동산정보) 등 실패한 사업도 상당히 많다. 이런 실패는 ‘실패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는 베저스 CEO의 기업 철학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베저스는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큰 성공은 수십 번의 실패가 쌓인 뒤에야 온다”면서 “CEO로서 나의 일 중 하나는 직원들에게 실패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 베저스는 실패가 아마존의 ‘문화’가 되도록 했다. 그는 “성공을 목표로 하면 거기서 멈춰 버린다”면서 “그러나 실패를 목표로 하면 실패할 때까지 끊임없는 혁신과 변혁이 일어난다. 오히려 지루하게 성공한 직원들이 회사에 불필요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이 현재 진행 중인 온·오프라인 융합 등 새로운 실험이 그동안의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또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드 후폭풍… 서비스수지 적자 157억弗 사상 최대

    사드 후폭풍… 서비스수지 적자 157억弗 사상 최대

    올해 상반기 서비스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의 후폭풍으로 해석된다.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7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상반기 서비스수지는 157억 4000만 달러 적자다. 이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이자 직전인 2016년 하반기(97억 8000만 달러) 기록을 뛰어넘었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와 운송수지가 악화된 영향이 컸다.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는 77억 4000만 달러로, 반기 기준으로 2007년 하반기(82억 5000만 달러) 이후 사상 두 번째 규모다. 특히 6월 적자는 13억 9000만 달러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불거졌던 2015년 7월(14억 7000만 달러) 이후 23개월 만에 최대다.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6월 중국인 입국자는 25만 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4% 추락했다. 상반기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줄어든 675만 2005명으로, 외국을 찾은 우리 국민(1262만 762명)의 절반에 그쳤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중국 ‘공유자전거’ 세계 정복 나선다

    중국 자전거 공유업체들이 세계 정복에 나섰다. 중국 모바이단처(摩拜單車·Mobike)는 지난 6월 영국 맨체스터에 진출한데 이어 오는 9월부터 런던 서부 일링에서 자전거 750대로 운행을 시작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 중문판 등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중국에서 자전거 공유 붐을 일으킨 모바이단처는 스마트폰에 전용앱만 설치하면 QR코드 인식을 통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용 요금은 30분당 0.5파운드(약 740원)로 비교적 저렴하다. 스티브 파이어 모바이단처 영국 지사장은 “모바이단처가 런던 시민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도록 일링은 물론 런던의 다른 자치구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이단처는 영국 진출에 앞서 싱가포르와 이탈리아 상륙에도 성공했다. 이에 따라 중국 등 모바이단처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 150개 도시에 이른다. 이들 도시에 깔린 자전거만 600만대 이상, 하루 이용 건수는 2500만건이 넘는다. 올해 말까지 진출 도시를 200곳으로 늘리는 게 모바이단처의 목표다. 이 회사에 투자된 글로벌 자금만 10억 달러(약 1조 1240억원)가 넘는다.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과 중국 정보기술(IT) 공룡 텅쉰(騰訊), 글로벌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 등이 주요 투자자다. 모바이단처의 라이벌인 오포(Ofo)는 한 달간의 시험운행을 거쳐 1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6000대의 공유 자전거를 본격 운영하고 있다. 오포 역시 싱가포르와 미국, 영국, 카자흐스탄에서 공유자전거 운영을 시작했다. 차오샤오 오포 아·태 지역 대표는 “태국은 7000만명의 인구와 교통 체증 문제를 안고 있는 나라”라며 “태국 주요 도시의 교통체계를 개선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비트코인으로 4조 4800억원 돈세탁했다가 덜미

     마약 밀매, 컴퓨터 해킹 등 40억 달러(약 4조 4800억원) 규모의 범죄자금을 세탁한 조직의 총책이 기소됐다. 외신은 미국 법무무 성명을 인용해 이 총책이 세계적 규모의 비트코인 거래소 BTC-e의 운영자인 러시아 국적의 알렉산더 비닉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닉은 26일(현지시간) 미 법무부로부터 기소당했다. 전날 오전 그리스 북부 해안가의 소도시 텐살로니키에서 그리스와 미국 당국의 합동 작전으로 체포된 비닉은 곧바로 법무부와 연방 정부 태스크포스 팀의 수사를 받았다.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비닉은 세계 8위 비트코인 거래소인 BTC-e의 운영자로 돈세탁 및 기타 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절차와 규정을 무시한 채 미국 내에서 사업을 벌여왔다. 2014년 당시 글로벌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 곡스(Mt.Gox)가 해킹과 횡령으로 파산했을 때 Mt.Gox가 BTC-e를 통해 4억 7000만 달러(약 52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세탁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비닉은 자신과 관계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BTC-e 홈페이지에는 ‘사이트 유지 관리 중입니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떠 있어 접속이 불가능하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창간 113주년 기획] 세계 최대 디젤발전소… 요르단 ‘만성 전력난’ 해결

    [창간 113주년 기획] 세계 최대 디젤발전소… 요르단 ‘만성 전력난’ 해결

    중형차 3571대급 엔진 38대…작년 503억원 규모 매출 올려중동의 모든 나라가 ‘오일 달러’의 축복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요르단이 그렇다. 사막과 황야뿐인 땅에서 원유라도 솟아야 할 텐데, 그렇지를 못하니 중동에 있으면서도 자원 빈국이다. 1967년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패해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을 빼앗긴 이후로는 경제가 기지개를 켤 날이 없었다. 2015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5600달러로 우리나라의 5분의1도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시리아 등 분쟁지역 난민이 물밀듯 유입되면서 인구가 폭증했다. 가뜩이나 나빴던 전력 사정이 더 안 좋아졌다. 한국전력의 현지 역할이 한층 중요해진 이유다. 한전은 요르단의 수도 암만과 소도시 알카트라나 등 2곳에서 이 나라 전체 전력의 21.4%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오후 암만 퀸 알리아 국제공항에서 동쪽으로 40㎞ 정도를 달려 다다른 알마나커 황야지대. 7만 2000평의 드넓은 땅에 ‘암만아시아’(IPP3) 발전소가 50m 높이의 기둥 수십개를 하늘로 뻗어내며 우뚝 서 있다. 가스와 중유로 돌아가는 15㎿ 용량의 디젤엔진 및 발전기 38대에 총 573㎿의 발전 능력을 보유한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디젤발전소’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실린더가 18개 장착된 18기통 디젤엔진 하나의 출력은 60만 마력에 이른다. 배기량 2000㏄급 중형차 3571대가 힘을 모았을 때 가능한 출력이다. 이런 대형 엔진 38대가 운영된다. 2015년 4월 준공된 이곳은 만성적인 전력난을 타개하려는 요르단 정부의 요청에 의해 세워졌다. 가동 이후 25년 동안 전력 구매 및 요금 지급을 현지 정부가 보증하는 이유다. 한전은 이곳에서 지난해 4429만 달러(약 503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투자금액 1억 1400만 달러의 40% 정도 되는 돈을 한 해 매출로 올린 것이다. 암만아시아 발전소에서 100㎞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373㎿급 규모의 알카트라나 가스복합화력발전소가 나온다. 내부에 발을 들여놓자 비행기 제트엔진과 같은 거대한 장치 2대가 가동되며 엄청난 소음을 일으키고 있었다. 엔진 추진력으로 터빈을 돌려 1차로 전기를 생산한 뒤 이 과정에서 얻어진 증기로 스팀터빈을 돌려 2차 전기를 만드는 복합화력발전소다. 우리나라의 중동 발전수출 1호인 이곳은 한전(지분율 80%)과 사우디아라비아 제넬(20%)이 합작해 2012년 2월 준공했다. 2035년까지 총 15억 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황수환 법인장은 “이곳 프로젝트를 따냄으로써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에서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다”며 “특히 미국 AES, 일본 미쓰비시 등 세계적인 사업자들과의 경쟁에서 따낸 것이어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 2월 89㎿ 규모의 푸제이즈 풍력발전소를 착공하며 요르단에서 세 번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정동일 푸제이즈 법인장은 “내년 10월 준공 이후 20년 동안 5억 7000만 달러(약 65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암만·알카트라나(요르단) 김태균 산업부장 windsea@seoul.co.kr
  • ‘사람 수 만큼 쥐가 산다?’…뉴욕시 ‘365억짜리 쥐잡기’

    ‘사람 수 만큼 쥐가 산다?’…뉴욕시 ‘365억짜리 쥐잡기’

    들끓는 쥐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뉴욕시가 수백억의 예산을 들여 쥐 없애기에 나선다.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3200만 달러(약 365억 7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뉴욕의 쥐를 70%까지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다면적인 공격을 시도해, 쥐로 인한 오염이 가장 심한 뉴욕의 (쥐)개체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시의 이번 정책은 쥐를 직접 죽이는 것보다는 도시 환경 정비에 가깝다. 우선 거리에 쥐가 뚫고 들어오지 못하는 쓰레기통을 300여개 배치해 쥐의 먹이사슬을 차단한다. 이 쓰레기통은 우체통처럼 뚜껑이 달렸고 내부에선 태양열로 쓰레기가 분쇄된다. 이미 시험 단계에서 이 쓰레기통을 사용해 쥐를 90%까지 없애는 효과를 봤다. 기존에 설치돼 있던 철망형 쓰레기통도 철제 통 형태로 대체할 계획이다. 또한 뉴욕시는 쥐 서식지를 없애기 위해 공공주택 지하층 바닥에 콘크리트 재질의 ‘래트 패드(Rat Pads)’를 배치할 예정이다. 한편 뉴욕은 오랫동안 ‘사람 수 만큼 쥐가 산다’는 오명을 안고 있다. 1842년 뉴욕을 찾은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글에서도 뉴욕에 쥐가 많다는 불평이 등장한다. 지난해에는 쥐가 뉴욕 지하철 역내 쓰레기통에서 피자 조각을 물고가거나 지하철 심야열차에서 잠든 승객의 몸을 오르내리는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4년에는 미국 컬럼비아대 학생이 영국 왕립통계학회 후원 대회에서 통계학 기법을 사용해 ‘인구 800만 명의 대도시 뉴욕에는 쥐도 800만 마리’라는 속설을 반박하고 실제로는 200만 마리라는 것을 증명해 상을 받았다. 뉴욕 시에는 시내에 서식하는 쥐의 수를 파악한 자료가 없다고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NBA] 하든 4년 더 2632억원 역대 재계약 최고액 경신

    [NBA] 하든 4년 더 2632억원 역대 재계약 최고액 경신

    제임스 하든(휴스턴)이 4년 더 팀에 남기로 하면서 2억 2800만달러(악 2632억원)를 보장받아 미국프로농구(NBA) 역대 재계약 최고액을 경신했다.  2016~17시즌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 시티)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그는 계약기간 2년에 5900만달러(약 681억원)가 남아 있었지만 2022~23시즌까지 연장하면서 1억 7000만달러(약 1962억원)를 더 챙기게 됐다고 ESPN이 9일 전했다. 리그 소식통에 따르면 올스타 가드 크리스 폴을 받아들인 휴스턴 구단은 하든 재계약 문제를 서둘러 매듭짓고 이제 올스타 포워드인 카멜로 앤서니를 뉴욕 닉스로부터 트레이드 받는 협상에 전력을 쏟고 있다. 앤서니는 휴스턴과 협상이 잘 진행되면 웨이브를 신청하겠다고 닉스 구단에 이미 통보한 상태다.  하든은 구단이 배포한 성명을 통해 “휴스턴은 내게 집”이라며 “(구단주인 레슬리 알렉산더가) 승리에 헌신하겠다는 것을 보여줘 나와 팀 동료들은 더 잘하고 열심히 경쟁해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단이 재능있는 선수들을 끌어모으는 등 공격적인 오프시즌을 보낸 것이 하든의 잔류 결심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하든이 직접 폴을 데려오자고 구단에 추천하고 몇 차례 만나 함께 호흡을 맞춰본 뒤 둘이 함께 뛰면 좋겠다는 확신이 들어 구단에 영입하자는 뜻을 전해 성사시켰다.  하든은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29.1득점에 리그에서 가장 많은 11.2어시스트와 8.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한편 휴스턴은 수비 전문인 PJ 터커와 4년 계약에 3200만달러에 타결했는데 폴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함께 성장했고 아마추어 애슬레틱 유니언(AAU) 동기생인 터커를 데려오자고 구단에 천거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외환보유액 3805억 달러 사상 최대

    외환보유액 3805억 달러 사상 최대

    5일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3805억 7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 직원이 미국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조선업 수주 1위 되찾고 보릿고개 넘나

    조선업 수주 1위 되찾고 보릿고개 넘나

    현대重 72척… 삼성重 48억弗 “건조까지 2년여… 안심 일러”지독한 ‘일감 절벽’에 시달려 온 조선업계가 올해 수주 점유율 세계 1위를 탈환할 전망이다. 저가 공세를 편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준 지 5년 만이다. 3일 글로벌 조선해운 조사기관 클랙슨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조선소 수주량(6월 말 기준)은 256만 CGT(표준화물선환산t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전 세계 발주 선박 3대 중 1대(34%)를 우리 조선사들이 따내면서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을 따돌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전체 통계가 나오지 않아 최종 순위에 일부 변화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기존에 따놓은 하반기 물량 등을 고려하면 한국이 올해 연간 기준으로 수주 1위에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반기 실적 호조에는 ‘빅3’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의 역할이 가장 컸다.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3개사가 72척(42억 달러)을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척(10억 달러)에 비해 대수로는 6배, 금액으로는 4배 정도 늘었다. 상반기에 13척을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물량보다는 실속을 챙겼다. 수주 대수는 현대중공업그룹보다 적지만 금액은 48억 달러로 최고엿다. 특히 FPU(부유식 원유 생산설비),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등 해양플랜트 2척을 37억 7000만 달러에 수주했다. 구조조정이 한창인 대우조선도 7척(7억 7000만 달러)을 수주하면서 76.2%의 자구안 이행률을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2조 7100억원을 수주한다는 게 목표였지만 이미 2조 650억원을 채웠다. 업계는 하반기도 밝게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가스선 분야에서 LNG운반선 12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6척 등 총 18척의 건조의향서를 확보했다. 삼성중공업도 싱가포르 AET사로부터 유조선 2척(약 2억 2000만 달러)의 수주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업계나 금융 당국은 “한국 조선 수주의 1등 복귀가 당장 과거 영광의 재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조선업계 전망이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구조조정이 필요한 조선업계에 당장 일자리 수요가 늘어나는 등 훈풍이 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아무리 수주를 많이 한다고 해도 건조까지는 1년에서 2년 반 이상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동안은 보릿고개를 견뎌 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일감 없어 노는 일손만 수천명”… ‘해고 칼바람’ 또 불까 걱정

    “일감 없어 노는 일손만 수천명”… ‘해고 칼바람’ 또 불까 걱정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에 근무하는 김모(52)씨는 오후 5시 퇴근하면 곧바로 집으로 향한다. 간단히 저녁을 먹은 뒤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공인중개사 자격증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조선업계 ‘수주 절벽’으로 인한 ‘일감 절벽’이 본격화되면서 회사가 지난해 7월부터 1시간 조기 퇴근을 시행하자, 김씨는 올해부터 학원 야간반에 등록했다. 조기 퇴근, 유휴인력 순환 휴직, 명예퇴직으로 이어지는 위기감이 근로자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김씨처럼 위기 속에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은 울산과 거제 등 ‘조선 도시’에서 흔한 풍경이 되고 있다. 일감 부족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울산 현대중공업과 거제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을 찾아봤다.20일 오전 11시 울산 동구 방어동 현대중공업 제5건조 도크. 평소 같으면 마른 바닥에서 선박 건조작업이 한창일 도크가 일감 부족으로 지난 3월부터 가동을 중단하면서 지금은 물을 채워 배를 대는 ‘안벽’으로 전락했다. 내부 구조물을 설치하는 의장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근로자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가 좋을 때 도크당 2~3척의 선박을 건조하던 때와 많이 다르다. 현대중공업은 일감 부족으로 10개 도크 가운데 이미 2개가 멈췄고 하반기까지 추가로 2~3개를 가동 중단할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본사와 협력업체는 명예퇴직 등을 통해 감원에 나섰지만 유휴인력이 수천명에 달한다. 교육이나 순환 휴직으로도 해소가 어렵다고 한다. 이모(44)씨는 “최근 수주가 조금 늘었지만 보통 상선은 계약하고 1~2년 후 건조에 들어가기 때문에 내년이나 내후년까지는 일감이 없다”며 “특근이 사라져 월 70만원가량 수입이 줄어들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특근도 사라져… 더 얇아진 근로자 지갑 조기 퇴근이 이뤄지면서 동구지역 체육관이나 기술학원에는 중·장년층 수강생이 늘고 있다. 박모(50)씨는 “회사가 더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해 자격증을 따려는 동료가 늘고 있다”며 “옛날 같으면 퇴근 후 동료들과 술 한잔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요즘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기술자격증이나 공인중개사 자격증 등을 따기 위해 학원에 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구 D부동산법학원의 야간반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업종에 근무하거나 퇴직한 근로자들이 상당수를 이루고 있다. 학원 관계자는 “조선업 불황이 계속되면서 수강신청을 준비하는 사람이 올 들어 1.5배나 늘었다”며 “대부분 직장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자격증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1시간 빠른 조기 퇴근으로 음식점 등 지역 상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예년 같으면 퇴근 후 삼삼오오 모여 밥이나 술을 먹었지만, 요즘은 회식이나 외식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돼지갈비집을 운영하는 김모(67·여)씨는 “시간이 갈수록 손님이 줄어 문을 닫아야 하나 걱정이 많다”며 “하루라도 문을 닫으면 폐업한 것으로 알고 손님이 완전히 끊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문만 열어 두는 날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부동산업계도 찬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1년 전 월 50만원을 받던 원룸 월세가 지금은 35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집이 비는 게 싫어서 월세가 몇 개월째 밀려도 그냥 집을 빌려주는 건물주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옥포만에 자리잡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우뚝 솟은 골리앗 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이 각종 선박과 해양플랜트 구조물 건조작업을 하느라 요란한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었다. 빅3 조선소 현장을 돌아보는 것으로는 조선업 경기가 장기간 불황에 빠졌다는 사실을 느낄 수 없었다. 블록조립 현장에서 작업에 열중인 한 사내협력업체 근로자(53)는 “요즘은 조선업이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거나 선박 수주를 했다는 뉴스가 가장 반가운 소식”이라며 “고용불안 없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조선업 경기가 빨리 살아나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올 수주량 많더라도 일감은 바로 안 늘어 대우조선해양은 작업물량 감소로 호황 때보다 34%가량 직원 수를 줄였다. 2015년 원청 직원 1만 2700명과 협력사 직원 3만 4100명 등 모두 4만 6800명이던 직원 수가 원청 직원 1만 200명, 협력사 직원 2만 500명 등 3만 700명(지난달 말 기준)으로 감소했다. 1만 6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과 지난해 수주물량이 31척(44억 7000만 달러)과 12척(15억 5000만 달러)에 그치면서 수주 잔량이 대폭 줄었다. 작업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해양플랜트구조물은 2014년을 끝으로 수주가 없다. 거제시 장평동에 있는 삼성중공업은 일감사정이 대우조선해양보다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건조 마무리 작업장 도크 7개 가운데 올 들어 1개가 비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현재 수주잔량은 79척이지만 건조완성 단계인 선박·해양플랜트가 많은 데다 지난해 수주가 저조해 올해 말부터 내년 말까지 일 년 동안 일감이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 말까지 삼성중공업 협력업체 직원 및 물량팀 상당수의 실직이 우려된다. 현재 삼성중공업 직원은 직영 1만 1800여명과 협력업체 2만 3200명 등 모두 3만 5000여명이다. 지난해 희망퇴직을 통해 15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옥주원 거제시 해양플랜트 과장은 “조선업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실제 건조작업이 이뤄질 때까지는 당장 고용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 시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양가보다 싸도 안 팔리는 아파트 수두룩 거제시에 따르면 조선업 경기 호황이 정점이었던 2015년 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두 회사 직영 및 사내외 근로자 수는 370여개 업체에 9만 2000여명이었다. 올해 5월 말에는 320개 업체, 7만 1000여명으로 1년 반 사이에 2만 1000여명이 줄어 거제지역 경제가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중공업 근처의 한 일식집 주인은 “조선업이 한창 호황일 때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 잡기가 어려웠는데 요즘은 날마다 빈자리가 많다”며 “매출이 호황기 때보다 50% 밑으로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지역 상인들에 따르면 고급 음식점일수록 고객이 뚝 끊겼고 특히 유흥주점은 대부분이 개점휴업 상태라고 전했다. 장사가 안되다 보니 업종과 주인이 자주 바뀌지만, 조선업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걱정한다. 대우조선해양 인근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2~3년 전에는 100㎡ 규모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이 넘고 웃돈까지 수천만원이 붙어 거래됐지만 지금은 분양가보다 오히려 수천만원이 내렸는데도 거래가 거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제시 고현동 주민 이모(54·회사원)씨는 “지역 상인들과 주민들의 경제 수준 눈높이가 조선업 경기가 특수를 누릴 당시 최고 높은 기준에 맞춰져 있다 보니 지금의 경제 불황 정도를 상대적으로 더 심각하게 느끼는 측면도 있다”며 “이제는 경제 수준에 대한 기준을 낮춰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소 협력업체 직원 박모(52·거제시 장평동)씨는 “몇 년 전에는 당장 급하지 않은 의류나 생활용품이라도 충동구매를 많이 했지만, 조선업 불황으로 고용안정을 확신할 수 없어 지금은 시급한 물품이 아니면 구입하지 않고 지출을 최대한 줄이며 지낸다”고 털어놨다. 거제시 조선해양플랜트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실직한 거제지역 조선소 물량팀 근로자들 가운데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거제를 빠져나간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거제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지 않은 근로자들이 많아 정확한 이동 규모와 지역 등은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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