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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 내주 방북…‘핵리스트-종전선언’ 빅딜 이룰까

    폼페이오 내주 방북…‘핵리스트-종전선언’ 빅딜 이룰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다음 주 비핵화 협상을 위해 방북하기로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스티븐 비건 포드 부회장을 대북특별대표에 지명하며 다음 주 비건 신임 대북특별대표와 함께 방북하겠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비중 있는 분이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방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이번 방북의 의미에 그 어느 때보다 무게가 실려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북한이 다음 달 9일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을 전격적으로 초청했다는 점에서 협상 전망은 낙관적이다. 북·미 관계를 개선해 9·9절에 성과를 내보이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이 담긴 결정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측근인사들이 불법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아 정치적 위기를 맞았고, 김 위원장도 지난해 마이너스 3.5% 성장을 한데다 올해 1분기 대중국 수출이 지난해보다 88%나 급감해 경제 고갈 위기에 처했다”며 “양측 모두 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협상이 필요한 만큼 폼페이오가 빈손으로 북한에 가지도, 또 빈손으로 돌아오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양 담판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시설 리스트와 종전선언을 맞교환하는 ‘빅딜’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7월 초 방북에서 아무런 성과없이 빈손으로 귀환한 터라 폼페이오 장관도 일정한 성과를 보장받지 않고선 방북을 결단하기 어려운 처지다. 게다가 이번 방북은 비건 신임 대북특별대표의 첫 대북 외교 데뷔 자리이기도 해 방북 전 이미 양국간에 어느 정도 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폼페이오가 또 빈손으로 돌아간다면 이후 비핵화 협상은 더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다. 북한이 무엇을 내놓든 간에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에 합의해줄만한 ‘명분’ 수준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협상이 잘 된다면 내달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북·미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9·9절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 2차 북·미 정상회담 순으로 비핵화 정상외교 일정이 이어지며 지지부진했던 비핵화 협상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23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은 비핵화 절차의 로드맵을 만들려는 의욕이 강하다”며 “이 문제에 진전이 없다면 폼페이오 장관은 다시 방북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최소한의 요구는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신고와 비핵화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로드맵”이라고 말했다. 물론 양측이 일단 파국은 피하는 선에서 이후 협상을 이어가는 정도의 절충형 합의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제대로 된 합의를 끌어내려면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야 하는데,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폼페이오가 김 위원장을 면담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 양측이 빅딜을 이루지 못하면 공은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넘어가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든 북·미 양측에 다리를 놓아 미국의 종전선언 약속과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행동을 끌어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큰 진전을 이뤄내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 상황에 대해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안건 등이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비건 신임 대북정책특별대표 임명을 환영한다면서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간 통화와 회담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폼페이오 “다음주 4차 방북”…‘종전선언’ 등 빅딜 주목

    폼페이오 “다음주 4차 방북”…‘종전선언’ 등 빅딜 주목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주에 북한 비핵화 논의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다. 이번엔 신임 대북 특별대표 스티븐 비건 포드 부회장이 방북에 동행하기로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주에 북한을 방문한다”고 직접 방북 계획을 발표했다. ‘빈손 방북’ 논란이 일었던 지난달 3차 방문에 이은 4차 방북이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신임 대북특별대표에 스티븐 비건 부회장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스티븐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더 많은 외교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내주에 북한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4차 방북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핵시설 리스트 제출과 북한이 주장하는 종전선언을 놓고 최종 접점을 찾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방북은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인 9·9절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방북,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 2차 북미정상회담 순으로 긴박하게 이어지는 외교전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만약 4차 방북에서 ‘핵 신고-종전선언’의 맞교환식 ‘빅딜’이 성사된다면 내달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큰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북미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에 앞서 판문점 실무접촉을 하는 등 사전 조율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앞서 14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를 공유하는 통화를 한 뒤, 트위터에 “미국과 북한은 FFVD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품 오페라의 향연 달구벌서 느끼세요

    명품 오페라의 향연 달구벌서 느끼세요

    열여섯 번째를 맞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다음달 14일부터 10월 21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대구 일대에서 열린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번 축제 주제는 지난해와 같은 ‘오페라 & 휴먼’이다. 여기에 ‘영원한 오페라 꿈꾸는 사람’이라는 부제를 더했다. 70년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오페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한다는 의미다.축제의 메인 포스터는 인류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종합예술 오페라가 가진 불멸성을 표현하기 위해 붉은색을 상징 색으로 사용하고, 오페라가 실제로 펼쳐지는 공간인 오페라하우스를 비주얼화해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가치와 의미를 강조했다. 또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인 ‘달성습지’, ‘진골목’, ‘금호강과 산격대교’, ‘3·1 만세운동길’ 등을 담아 축제 때 대구를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 대구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보여 주고자 했다. 세계 유명 예술 페스티벌들이 관광과 연계해 발전했다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대구만의 관광 명소를 포스터에 반영한 것이다.이번 축제에서는 ‘돈 카를로’ 등 메인 오페라 4편과 ‘버섯피자’ 등 소극장 오페라 4편이 무대에 오른다. 개막작 ‘돈 카를로’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성기를 이룬 베르디의 중기 최고 걸작이자 심리극이다. 16세기 무적 함대를 이끌고 스페인 전성시대를 열었던 필리포2세와 그의 아들 돈 카를로 등 실존 인물의 삶과 사랑, 죽음에 대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 개최 기념 5막으로 만들어졌으며, 1884년 밀라노 라스칼라극장에서 4막 구성으로 다시 선보였다. 이번에 선보일 작품 역시 4막의 이탈리아어 판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 작품을 위해 90명의 오케스트라, 60명의 합창단을 투입해 오페라 애호가들에게 대작 오페라의 감동을 제대로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휘는 펠릭스 크리거, 연출은 이회수씨가 맡았으며, 주역인 필리포2세 역은 베이스 연광철, 그의 아들인 돈 카를로 역에 테너 권재희, 엘리자베타 역에 소프라노 서선영, 로드리고 역에 바리톤 이응광, 에볼리 역에 메조소프라노 실비아 멜트라미 등 현재 유럽 무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성악가들이 대거 포진됐다. 다섯 주인공 사이의 엇갈린 사랑과 배신, 오해와 비극을 치밀하게 그려 냈다. 다음달 28일 공연되는 창작 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는 영남오페라단과 대구오페라하우스 합작이다. 작곡자는 진영민 경북대 교수이며, 연출자는 극단 한울림 정철원 대표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연인 김우진과 함께 바다에 투신해 생을 마감한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의 짧은 삶과 일제강점기 억압된 사회에서 나라와 예술에 헌신한 홍난파, 홍해성, 채동선 등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녀의 대표곡 ‘사의 찬미’를 바탕으로 펼쳐진다. 독립운동자금 모금을 위한 대구 순회공연 장면 등 근대 대구의 모습을 담아내는 점도 볼거리다. 소프라노 이화영, 조지영이 윤심덕 역에 캐스팅돼 대한민국 오페라 70주년 역사에 의미 있는 작품을 함께하게 되며, 김우진 역에 테너 김동원·노성훈, 홍난파 역에 바리톤 노운병·구본광 등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성악가들이 포진해 있다. 이 작품은 2018년 대구문화재단 집중기획 지원작이기도 하다.세 번째 무대에 오르는 메인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은 즐겁고 경쾌한 왈츠로 축제의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들어 줄 빈 오페레타의 결정판으로, 작곡가 레하르를 백만장자로 만든 작품이다. 오페레타는 오페라와 비슷하지만 낭만적이고 재미있는 줄거리, 대사가 많고 화려한 춤이 등장해 오락성이 강하다. 프랑스 안의 가상국가인 폰테베드로를 배경으로 옛 연인 다닐로 그리고 부유한 미망인 한나와 그녀에게 청혼하는 남자들 사이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경쾌한 왈츠가 극 전반을 흐르며, 아리아 ‘빌랴의 노래’에서는 이국적이고 신비롭게, 이중창 ‘입술은 침묵하고’에서는 사랑스럽고 달콤하게 이어지는 관현악의 다채로운 선율 역시 매력적이다. 오페레타의 본고장 오스트리아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이 준비한 이번 무대는 오페레타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마지막으로 선보일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70년 전 대한민국 오페라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르는 베르디 최고의 인기작이다. 향락과 유흥에 젖어 살던 사교계의 꽃 비올레타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진정한 사랑과 연인을 위한 자기 희생을 담은 비극이지만, ‘축배의 노래’, ‘언제나 자유롭게’ 등 유명 아리아들을 감상할 수 있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리신차오가 지휘를, 이탈리아 연출가 스테파니아 파니기니가 연출을 맡았다. 비올레타 역에 소프라노 이윤경과 이윤정이, 알프레도 역에 테너 김동녘과 이상준이 함께하며, 바리톤 김동섭과 김만수가 제르몽 역을 담당한다. 이번 축제에서 소개될 각 오페라의 오케스트라는 디오오케스트라가, 합창은 메트로폴리탄오페라콰이어가 맡고 있다. 이 두 단체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주말에 선보이는 메인 오페라와 달리 주중에는 소극장오페라가 편성돼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소극장인 카메라타, 북구 어울아트센터, 달서구의 웃는얼굴아트센터 등에서 공연된다. 특히 ‘빼앗긴 들에도’의 경우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상화를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로 10월 16일과 17일 대구 중구에 소재한 이상화 고택에서 공연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다음달 18일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독일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의 합작 무대인 오페라 콘체르탄테 ‘살로메’가 공연된다. 오페라 콘체르탄테는 콘서트오페라라고도 부르는 연주회 형식의 오페라다. 오케스트라를 무대에 배치하고 성악가들이 한 편의 오페라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콘서트처럼 연주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시민 누구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다음달 7일 저녁 7시 30분 수성못 야외무대에서 ‘미리 보는 오페라 수상음악회’를 개최한다. 유명 오페라 아리아는 물론 영화음악과 대중가요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광장오페라’도 눈에 띈다. ‘광장 오페라’는 오페라 ‘라 보엠’ 2막의 배경이 되는 ‘모무스 카페’를 실제 광장에 재현해 공연을 펼친다. 발코니 등 주변 시설들을 활용하고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함께 어우러져 ‘오페라란 재미있는 것’임을 효과적으로 알릴 것으로 기대된다. 21, 22일에는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야외광장에서, 10월 13일에는 롯데아울렛 이시아폴리스에서 펼쳐진다. 또 메인 오페라를 감상하기 전에 관련 작품에 대해 전문가의 해설을 들을 수 있는 무료 강연 프로그램으로 ‘오페라 오디세이’를 준비하고 있다. 축제의 대단원을 함께할 폐막 콘서트와 오페라대상 시상식은 10월 21일 오후 5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여느 해에 비해 한 달여 빠른 9월에 시작한다. 해외 극장의 비시즌 기간인 9월에 축제를 시작함으로써 해외에서 활동 중인 훌륭한 아티스트들을 초청하는 데 유리하고 질적인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추석을 축제 가운데 두고 대구를 찾는 외지인들에게 축제를 소개하며 오페라를 관람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배선주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유럽의 대표적인 오페라 축제들과 마찬가지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매력적인 관광 상품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면서 “대구만의 브랜드 상품으로 창작 오페라가 활성화돼야 한다. 오페라 애호가는 물론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황성기 칼럼] 트럼프가 신경 쓰는 ‘중국 배후론’

    [황성기 칼럼] 트럼프가 신경 쓰는 ‘중국 배후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중에 심사 꼬인 듯 2차 북·미 정상회담 카드를 꺼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설이 무성했는데 트럼프를 봐선 진짜인 모양이다. 간다면 북한 정권 창립 70주년 9·9절 행사에 참석한다니 밀월에 화룡점정(畵龍點睛)할 심산이다. 트럼프는 중국이 비핵화 줄을 당겼다 늦췄다 하는 ‘배후론’을 주장한다. 하지만 북·중이 그런 사이인지는 의문이다.북한 소설가 백남룡이 2016년 펴낸 ‘야전열차’는 그 해답을 준다. 책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1년 정초부터 그해 12월 17일 사망하기까지를 다룬 다큐멘터리성 소설이다. 김 위원장이 야전열차로 북한을 누비는 현지지도를 담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장동지’로 처음 등장한다. 키리졸브, 독수리, 을지프리덤가디언 등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공포에 가까운 속내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에 대한 불만, 2011년 뉴욕과 제네바 북·미 고위급회담의 내막까지 북한의 내정·외교를 들여다볼 수 있다. 비핵화 국면과 견줘 보면 흥미롭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시사점을 던지는 대목이 있다. 흥남비료연합기업소의 비료 증산에 필요한 수소정제탑 수입을 둘러싼 일화다. 중국을 통해 정제탑을 들여오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내각총리가 김정일에게 보고하는 대목이 첫머리에 나온다. “미국 놈들이 ‘와쎄나협약’에 걸어 중국에 압력을 가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우리와 수소정제탑 관련 계약을 맺고 막대한 외화까지도 받고서도 미국의 눈치만 보면서 어쩌지 못하고 있습니다.” 와쎄나협약이란 소련이 해체되면서 대공산권 수출을 통제하던 코콤을 대신해 무기제조 등 군사 용도로 전환이 가능한 제품·기술을 막기 위해 1995년 출범한 와세나협정을 말한다. 김정일은 그해 5월 중국을 비공식 방문한다. 베이징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주최한 만찬의 일이다. 김정일은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자신에게 술을 따르는 법무위원에게 후 주석이 들으라는 듯 정제탑 수입의 지연을 따진다. 당황한 후 주석이 법무위원을 다그친다. 김정일은 “미국의 초대국 지위를 무너뜨린 중국이 별치 않은 무역 문제를 가지고 미국 눈치를 본다는 게 말이 안 되지요”라 하고, 후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약속한다. “상무부가 정제탑을 실어 보내도록 당장 대책을 취하고, 납입을 어긴 건 식량으로 보상해 드리겠다”고. 그러나 김정일이 사망해 소설이 끝날 때까지 정제탑이 중국에서 들어왔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김정일이 그해 10월 흥남비료연합기업소를 현지지도하는데, 사전 점검 나간 김정은이 기술 책임자에게 말한다. “미국이 방해를 놓은 정제탑과 초고압 화학설비들은 장군님(김정일)께서 룡성기계에게 직접 과업을 주시어 만들어 주셨다.” 후진타오의 면전 약속에도 불구하고 정제탑 수입은 불발에 그쳤고, 북한이 자체 제작하는 것으로 소설은 그리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불신은 이때 굳어졌다는 게 정설이다. 세 차례의 김정은·시진핑 정상회담으로 냉랭했던 북·중이 다시 가까워졌다. 겉모습은 그렇게 보인다. 비핵화가 진전되면 중·러 주도의 제재 완화, 다시 말해 대미 압박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북한 무역의 90%를 차지한다. 일각에선 북·중 접경지대에서 제재 완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 정부 차원에서 대북 제재를 완화했다는 증거는 없다. 세계 패권을 다투는 중국이 비핵화 전열을 흩트려 스스로 위상을 떨어뜨릴 가능성은 극히 적다. 1970년대 마오쩌둥은 김일성에게 핵을 가지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것이 일관된 중국의 대북 비핵 정책이다. 동북아에서 핵을 가진 나라는 중국이 유일해야 한다. 입으로는 혈맹을 말하지만 실용적인 선택, 북한이 볼 때는 몇 차례 뼈아픈 배신을 때린 중국이다. 정제탑 사건 말고도 1991년 남북 유엔 동시 가입, 1992년의 한·중 수교가 있고, 2015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항일 전승기념일에 불러들였다. 중국의 ‘혈맹’과 대북 실용 노선은 동전의 앞뒤다.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에 비핵화를 지렛대로 쓴다는 발상은 난센스다. 시진핑이 비핵화를 방해하러 간다는 주장까지 나오는데 그보다 코미디 같은 소리는 없다. 시진핑이 평양에 간다면 관전 포인트는 하나다. 김정은이 중국 불신의 발톱을 숨기고 같은 실용주의자끼리 네 번이나 만나 내놓을 새로운 북·중 관계 청사진이다. marry04@seoul.co.kr
  • “北 9·9절 열병식 규모 지난 2월보다 클 것”...ICBM 동원은 미지수

    “北 9·9절 열병식 규모 지난 2월보다 클 것”...ICBM 동원은 미지수

    북한이 다음달 9일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열병식 규모가 지난 2월 8일 건군 70주년 열병식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비핵화’와 ‘체제보장’ 등을 놓고 협상중인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예년처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과시하는 정황은 보이지 않지만 이번 행사가 미국을 향한 모종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38노스는 열병식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를 지난 12일 촬영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뒤 “준비와 훈련 속도로 볼 때 9월 9일 열릴 예정인 정권 수립 기념일 열병식 규모가 2월 열린 건군절 열병식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38노스에 따르면 열병식 준비는 지난달에 처음 목격됐다. 이달 12일 촬영한 사진에는 병력을 수송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추정되는 트럭 500여 대가 포착됐다. 미림 헬리콥터 이착륙장에는 열병식 참여자들이 머물 작은 텐트촌도 세워졌다. 비행장 도로를 따라 6개 그룹의 병력이 열병식 대형으로 행진하는 모습이 담겼다. 비행장 근처 다른 곳곳에 소규모 병력과 차량, 보관소 등도 보였다. 38노스의 조셉 버뮤데스 연구원은 “탱크, 대형포 등 열병식에 동원될 무기를 가리는 데 이용되는 시설이 2월 건군절 준비 때보다 많았다”고 설명했다. 각 시설 앞에는 탱크나 대포로 보이는 장비 10여 개가 포착됐다. 그러나 아직 탄도미사일이나 무인항공기(UAV) 발사대는 포착되지 않았다. 그는 “과거 열병식에서 행진했던 기병대를 훈련시킨 미림 승마아카데미나 2월 열병식 때 초경량비행장치가 공급됐던 인근 비행장에는 중요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며 “만약 9월 열병식에 이런 요소가 포함되면 앞으로 2주 간 훈련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대대적인 열병식 규모에 시진핑 주석까지 참석한다면, 이번 행사는 비핵화와 체제 보장 문제 등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미국 도널트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임박한 폼페이오 4차 방북, 비핵화 가속화 계기 돼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임박했음을 확인했다. 그는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을 위해 조만간 평양에 갈 것”이라며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1년 안에 이 일(비핵화)을 하자고 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알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린 시점부터 1년 내 비핵화한다는 것은 남북한이 이미 합의한 내용”이라고 강조한 뒤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 간 면담을 기대한다고 했다. 북한과 미국이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비밀리에 실무협의를 가진 뒤 폼페이오 장관도 “머지않아 큰 도약을 만들어 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의 4차 방북은 지난 7월 초 3차 때 쟁점이던 북·미의 상이한 요구가 어느 정도 실무협의에서 절충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즉 핵 물질·시설의 목록을 달라는 미국과 체제보장 초기 조치로 종전선언을 요구한 북한이 두 가지의 빅딜에 의견 접근을 이루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인 9월 9일까지는 북·미 적대관계 청산의 첫걸음으로 종전선언 혹은 그에 가까운 조치를 군과 주민들에게 내놓고 싶어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11월에 중간선거가 있어 북·미 비핵화 교섭에서 의미 있는 성과물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은 앞으로 비핵화가 성공할 수 있는지를 가리는 중차대한 고비가 될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 방문 시 ‘핵신고·종전선언 교환’이라는 성과를 낸다면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과 남북 정상의 평양회담에서 ‘연내 종전선언’을 구체화할 수 있는 호재를 맞을 수도 있다. 9월 유엔총회에 김 위원장이 참석하고 정전체제 관련 4국이 종전선언까지 한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북·미는 벼랑 끝에 몰렸다는 각오로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실질적인 조치를 주고받기를 바란다.
  • “北 비핵화 진전 있어야 시진핑 ‘9·9절 답방’ 명분”

    “北 비핵화 진전 있어야 시진핑 ‘9·9절 답방’ 명분”

    中, 역사상 최초 참석 기대감 속 ‘부담’ 北 핵포기 준비 안 돼… 기회 꼭 잡아야 5자회담 통해 北체제보장 적극 논의를“북한이 상당히 성의 있는 비핵화 조치를 내놓아야만 시진핑 주석이 체면을 지키며 북한 방문에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진창이(金强一) 중국 옌볜대 교수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답방에 대해 아직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없으니 추측만 가능해 누구도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시 주석의 방북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있어야만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정권 수립 70주년인 9·9절을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세 차례 중국 방문에 이어 시 주석이 답방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 국가지도자가 북한 9·9절 행사에 참석한 사례는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 당시 부총리와 건국 40주년이었던 1988년 양상쿤(楊尙昆) 국가주석밖에 없다. 만약 시 주석의 평양 답방이 이뤄지면 공산당 대 노동당의 교류였던 북·중 역사상 처음으로 공산당 총서기가 9·9절 행사에 참석하게 된다. 중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어 시 주석이 과연 9·9절 행사에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진 교수는 북한이 대대적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9·9절 열병식에 대해서도 어떤 무기를 전시해 전략적 목표를 보여 줄지는 뚜껑을 열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지부진한 북한 비핵화의 해법으로는 북한이 빠진 한·미·중·일·러 5자회담을 제시했다. 6자회담을 거부하는 북한을 제외한 주변 5개국이 머리를 맞대고 북한에 대한 지원과 체제 안전 보장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이전 6자회담은 북한에 대한 제재 논의만 했는데 이제는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주변국들도 핵을 포기하면 엄청난 번영이 올 수 있다는 걸 북한이 확신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체면을 유지하면서 핵을 포기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현재 북한은 아직 핵 포기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구체적인 경제 지원책과 체제 보장 방안이 명확하게 제시돼야만 북한도 비핵화를 선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은 한국과 협력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어떤 규모와 형태로 안전과 평화를 보장하고 경제 협력을 진행할 것인지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북한에도 선택할 여지를 줘야지 지금처럼 핵만 포기하라고 하면 비핵화 협상이 계속 교착 또는 위기 상태일 수밖에 없다”며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폼페이오도 시진핑도 ‘방북 카드’… 복잡해진 비핵화 방정식

    폼페이오도 시진핑도 ‘방북 카드’… 복잡해진 비핵화 방정식

    핵신고·종전선언 빅딜 가능성 관심집중 “남북정상, 1년 이내 비핵화 합의” 압박 무역전쟁 코너 몰린 中, 영향력 행사 변수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임박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9월 방북설, 평양 남북 정상회담 등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중국까지 북한의 비핵화에 공식적으로 개입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방정식이 점점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핵 신고와 종전선언의 ‘빅딜’을 이룰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ABC방송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곧 4차 평양 방문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을 공개적으로 확인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과 면담 가능성에 대해 “그게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이뤄진 극비 북·미 접촉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때 김 위원장과의 면담’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위원장만이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정부가 김 위원장 면담을 연일 요구하고 있는 것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이며,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약속을 지키라는 압박”이라면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된다면 북·미 ‘빅딜’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북·미의 정치적 상황도 빅딜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 여론조사가 공화당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는 북핵 해결이라는 외교적 성과가 절실한 시점이다. 또 김 위원장도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9절을 맞아 경제적 성과가 필요하다. 이러한 북·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핵 신고와 종전선언의 빅딜, 김 위원장의 뉴욕 유엔총회 연설,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그 회담(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것(북한의 비핵화)을 1년 이내에 하자고 했고, 김 위원장은 ‘예스’(yes)라고 했다”면서 “북한이 비핵화의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시점으로부터 1년은 남북이 이미 동의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북한의 1년 비핵화 시간표’는 미측의 요구가 아니라 북한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폼페이오 장관은 4차 방북에서 김 위원장에게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하면서 종전선언이라는 ‘당근’을 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독자제재에 대한 북한의 반발과 시 주석의 방북설 등의 변수를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정부의 중국·러시아 해운 관련 기업의 제재를 두고 김 위원장이 직접 ‘강도적 제재 봉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를 지렛대 삼아 북·미 간 빅딜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시진핑 방북 가시화… 북핵·무역전쟁 ‘지렛대’ 활용 촉각

    시진핑 방북 가시화… 북핵·무역전쟁 ‘지렛대’ 활용 촉각

    싱가포르 언론 “시진핑, 9·9절 참석” 中, 한반도 조정자 지위 회복에 총력 대미 무역협상서 북핵 이용 관측도 민감한 美 “中, 대북 영향력 발휘해야”시진핑(習近平 왼쪽)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답방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 3월부터 중국과 북한은 세 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했지만 모두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첫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방문을 약속했으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한창인 데다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방북 시점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싱가포르 매체인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초청에 따라 오는 9월 9일(9·9절)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북·중 정상회담 준비 및 세부 일정 확정을 위해 약 30명 규모의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선발대가 먼저 평양에 입성해 북한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있다. 중국 외교부는 19일 현재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북한의 정권 수립 기념일인 9·9절 전후로 시 주석의 방북이 이뤄지면 2012년 시 주석 집권 이후 첫 중국 최고 지도자의 방북이자 2001년 장쩌민(江澤民),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에 이어 세 번째이며 13년 만에 처음이다. 시 주석의 방북은 한반도에서 비핵화 협상 등 조정자 지위를 확보하고 대미 무역전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중국과 종전선언 등 비핵화 협상에 중국을 우군으로 이용하려는 북한, 그리고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에서 추진돼 더욱 주목된다. 중국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서 약해진 영향력을 회복하면서 대미 무역협상 등에서도 북한 문제를 지렛대로 삼으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주임은 최근 “중국이 미국에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을 제안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추진 등으로 제자리를 맴돌던 북·미 협상의 물꼬가 다시 트이려는 시점이라 북·중 밀착이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시 주석의 방북설에 대해 “북한이 북·미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수 있도록 중국이 고유한 지렛대를 사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북·미 간 협상의 ‘판’을 흔드는 게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또 미국은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열린 극비 북·미 접촉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을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4차 방북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다면 3차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빈손 방북’ 논란에 휩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미국은 이런 논란을 차단하고 북한 비핵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김 위원장의 면담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한자리에 모인 여야 5당 지도부

    한자리에 모인 여야 5당 지도부

    여야 5당 지도부가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개최된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 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를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 접경지 통일경제특구·개성공단 재개…광범위한 대북 경협카드

    접경지 통일경제특구·개성공단 재개…광범위한 대북 경협카드

    ‘통일특구’ 남쪽의 제2 개성공단 육성 철도 연결 연내 착공…금강산관광 재개 文 “北의 완전한 비핵화가 전제” 강조 새달 평양 방문때 상당한 진전 급선무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남북 경제협력 구상을 광범위하게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73주년 광복절과 정부 수립 70주년 경축사를 통해 경기·강원도의 남북 접경 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하고, 연내 남북을 잇는 철도·도로 연결에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언급하고 남북한과 중국·일본·러시아·몽골·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도 제안했다. 북한 비핵화에 따른 대북 제재 해제를 전제하며 한 말인데, 뒤집어 보면 비핵화에 따른 제재 해제를 어느 정도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한편으론 경협에 속도를 내길 바라는 북한을 향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룬다면 남북 경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돼야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평화경제, 경제공동체의 꿈을 실현시킬 때 우리 민족 모두가 함께 잘사는 날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책연구기관의 연구라며 향후 30년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최소 17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연구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남북한 경제통합 분석모형 구축과 성장효과 분석’ 보고서로, 올해부터 2047년까지 30년간 7대 남북 경협 사업을 추진했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경제성장 효과를 총 169조 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7대 경협 사업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단천지역 지하지원 개발, 조선협력단지,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한강 하구 공동 이용, 경수로 등이다. 문 대통령은 이 중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주목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금강산 관광으로 8900여명의 일자리를 만들고 강원도 고성의 경제를 비약시켰던 경험이 있다. 개성공단은 협력 업체를 포함해 10만명에 이르는 일자리의 보고였다”고 설명했다. 경협의 핵심 인프라인 철도·도로 연결과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는 북한이 줄곧 요구해 온 경협 사업이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식이 열린 용산을 “경의선과 경원선의 출발지였던 곳”이라고 소개하며 광복절을 출발점 삼아 남북 경제공동체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북·미 대화 교착 국면에서도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언급하고 연내 목표를 밝히는 등 경제협력을 빠른 속도로 진척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북한 역시 이를 긍정적 메시지로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처음 밝힌 통일경제특구 구상이 어떤 형태로 구체화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통일경제특구에 대해 “많은 일자리와 함께 지역과 중소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동해안 수산업 가공공단처럼 우선 우리 근로자만 일하는 통일경제특구를 만들고, 이후 비핵화 진전에 따라 남북 근로자가 함께 일하는 ‘남쪽의 제2의 개성공단’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런 문 대통령의 구상은 ‘북한 비핵화’라는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과 다음달 중순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등을 통해 비핵화 협상에 상당한 수준의 진전이 이뤄지는 게 급선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용산서 처음 열린 광복절 경축식… ‘데니 태극기’ 등 태극기 5종 게양

    용산서 처음 열린 광복절 경축식… ‘데니 태극기’ 등 태극기 5종 게양

    제73주년 광복절 및 제70주년 정부 수립 기념 경축식이 15일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행사장에는 1890년 고종이 미국인 외교고문 O N 데니에게 하사한 ‘데니 태극기’를 비롯해 독립운동가 남상락 선생이 1919년 충남 당진에서 독립만세 운동 때 사용했던 ‘자수 태극기’, 1923년 ‘임시정부의정원 태극기’, 1942년 재미 독립운동가가 사용했던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 게양 태극기’ 등 4종의 옛 태극기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대한민국 태극기’ 등 5종의 태극기가 함께 게양됐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文 ‘동아시아철도공동체’ 제안… 경제통일 구상

    文 ‘동아시아철도공동체’ 제안… 경제통일 구상

    “경제공동체 이루는 것이 진정한 광복” EU 모체인 ECSC처럼 철도·도로 연결남·북·미·중·일·러에 몽골 포함시켜 제시 비핵화 후 7자 평화안보체 복안 첫 시사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과거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모델로 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통일 접근법으로 제시해 주목된다. ECSC를 통한 ‘경제 통합’이 훗날 유럽연합(EU)이라는 ‘정치 통합’의 모태가 됐다는 점에서 ‘경제 통일’을 통한 ‘정치 통일’을 남북통일의 단계적 시나리오로 구상하고 있음을 내비친 셈이다.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73주년 광복절 및 정부 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통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을 올해 안에 갖는 것이 목표”라며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이라고 했다. 이어 “1951년 전쟁방지, 평화구축, 경제재건이라는 목표 아래 유럽 6개국이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창설했고 이 공동체가 이후 유럽연합의 모체가 됐다”며 “저는 오늘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한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남북한과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미국을 동아시아철도공동체 참여국으로 상정한 점이 주목된다. 장기적으로 이들 국가를 비핵화 후 도래할 ‘한반도 다자(多者)평화안보체제’의 주체로 참여시키려는 구상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반도 다자안보체제와 관련해 남북한과 미·중이 참여하는 4자, 일본과 러시아까지 참여하는 6자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는데, 문 대통령은 6자에 몽골까지 포함하는 7자 다자안보체제가 가능함을 처음으로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 공동체는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돼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과거 프랑스와 독일이 질 좋은 석탄과 철강이 나는 국경 지역을 두고 자주 분쟁을 벌이자 프랑스 정치가 장 모네는 이 지역 석탄과 철강을 관리할 공동기구인 ECSC 창설을 제안했다. 군수산업의 2대 물자인 석탄과 철강 관리를 초국가적인 제3의 기구에 맡겨 유럽에 항구적인 평화기반을 조성하자는 구상이었다. 마찬가지로 동아시아철도공동체가 현실화돼 동북아 관련 국가끼리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되면 역내 평화를 위해 서로 전쟁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문 대통령은 보는 것 같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우리에겐 진정한 광복”이라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북한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관람석 가격 공개…최고 103만원

    북한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관람석 가격 공개…최고 103만원

    북한이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9·9절)을 맞아 선보이는 집단체조(매스게임) 공연의 일정과 티켓 가격 등을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사이트 ‘조선관광’은 첫 화면 ‘새소식’에 “대(大)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이 진행된다”는 게시글을 최근 올린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 사이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돌을 경축하여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이 주체107(2018)년 9월 9일부터 9월 말까지 평양의 ‘5월1일’ 경기장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공연 관람 가격도 함께 공개했다. 관람석 가격은 특등석 800유로(약 103만원), 1등석 500유로(약 64만원), 2등석 300유로(약 38만원), 3등석 100유로(약 13만원)으로 안내됐다. 북한은 집단체조 공연을 2013년 9월을 마지막으로 중단한 바 있다. 정권 수립 70주년 9·9절에 집단체조를 다시 선보인다는 사실은 최근 북한 전문 여행사들의 공지와 관련 상품 판매 등으로 알려졌지만 북한 매체나 웹사이트를 통해 대외적으로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집단체조는 최대 10만명의 인원이 동원돼 체조와 춤, 카드섹션 등을 벌이는 대규모 공연으로 북한 정권 홍보 및 체제 결속 수단으로 활용된다. 북한은 이 공연을 관광 수입원으로도 적극 활용 중이다. 북한이 이번 ‘빛나는 조국’ 공연을 연다고 밝힌 ‘5월1일’ 경기장은 평양 능라도에 있는 15만석 규모의 경기장으로 과거 집단체조 ‘아리랑’이 공연됐던 장소이기도 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광복절 #독립운동 #아빠’ 홍지민, 광복절 애국가 제창 태극기 인증샷

    ‘#광복절 #독립운동 #아빠’ 홍지민, 광복절 애국가 제창 태극기 인증샷

    뮤지컬 배우 홍지민이 국가유공자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15일 홍지민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광복절날 난 애국가 부르고 엄마는 참석하시고. 아빠도 함께 계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운 아버지. #광복절 #독립운동 #아빠”라는 글을 올렸다. 이와 함께 공개된 사진에서 홍지민은 어머니와 다정한 모습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특히 홍지민이 한 손으로 꼭 잡고 있는 태극기가 눈길을 끈다. 앞서 홍지민은 광복절인 오늘(15일) 오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독립유공자 유족들과 무대에 올라 애국가를 제창했다. 그는 19세 때 항일 투쟁을 펼치며 독립운동을 한 故홍창식 씨의 후손이다. 홍지민은 “역사적인 날 광복 73주년. 정부 수립 70주년. 잊지 않겠습니다. 숭고한 희생정신. 오늘따라 아버지가 더더욱 그립습니다”라는 글과, 자신이 애국가를 제창하는 TV 화면도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홍지민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 중이다. 스포츠서울
  • [포토] ‘열혈내조 부채질’ 김정숙 여사

    [포토] ‘열혈내조 부채질’ 김정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을 마치고 국가기록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포토] ‘문 대통령과 기념’ 광복절 경축식

    [포토] ‘문 대통령과 기념’ 광복절 경축식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테너 신상근 씨와 셀카를 찍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전문]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남북평화 정착이 진정한 광복”

    [전문]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남북평화 정착이 진정한 광복”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제70주년 정부수립 기념 경축식에 경축사를 통해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은 광복 73주년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고 기쁜 날입니다. 독립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우리는 오늘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 깊이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께도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구한말 의병운동으로부터 시작한 우리의 독립운동은 3·1운동을 거치며 국민주권을 찾는 치열한 항전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우리의 나라를 우리의 힘으로 건설하자는 불굴의 투쟁을 벌였습니다. 친일의 역사는 결코 우리 역사의 주류가 아니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독립투쟁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치열했습니다. 광복은 결코 밖에서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선열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함께 싸워 이겨낸 결과였습니다.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힘을 모아 이룬 광복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광복의 그날 우리는 모두가 어울려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습니다. 우리는 그 사실에 높은 자긍심을 가져도 좋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이곳은 114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 비로소 온전히 우리의 땅이 된 서울의 심장부 용산입니다. 일제강점기 용산은 일본의 군사기지였으며 조선을 착취하고 지배했던 핵심이었습니다. 광복과 함께 용산에서 한미동맹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용산은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온 기반이었습니다. 지난 6월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으로 한미동맹은 더 굳건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이제 용산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될 것입니다. 2005년 선포된 국가공원 조성계획을 이제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부에서 허파역할을 할 거대한 생태자연공원을 상상하면 가슴이 뜁니다. 그처럼 우리에게 아픈 역사와 평화의 의지, 아름다운 미래가 함께 담겨있는 이곳 용산에서 오늘 광복절 기념식을 갖게 되어 더욱 뜻깊게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용산이 오래도록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것처럼 발굴하지 못하고 찾아내지 못한 독립운동의 역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독립운동은 더 깊숙이 묻혀왔습니다.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사회, 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평양 평원고무공장의 여성노동자였던 강주룡은 1931년 일제의 일방적인 임금삭감에 반대해 높이 12미터의 을밀대 지붕에 올라 농성하며 “여성해방, 노동해방”을 외쳤습니다. 당시 조선의 남성 노동자 임금은 일본 노동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조선 여성노동자는 그의 절반도 되지 못했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저항으로 지사는 출감 두 달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지만 2007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습니다. 1932년 제주 구좌읍에서는 일제의 착취에 맞서 고차동, 김계석, 김옥련, 부덕량, 부춘화 다섯 분의 해녀로 시작된 해녀 항일운동이 제주 각지 800명으로 확산되었고 3개월 동안 연인원 1만7천명이 238회에 달하는 집회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지금 구좌에는 제주해녀 항일운동기념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광복절 이후 1년 간 여성 독립운동가 이백 두 분을 찾아 광복의 역사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 중 스물여섯 분에게 이번 광복절에 서훈과 유공자 포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분들도 계속 포상할 예정입니다. 광복을 위한 모든 노력에 반드시 정당한 평가와 합당한 예우를 받게 하겠습니다. 정부는 여성과 남성, 역할을 떠나 어떤 차별도 없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발굴해낼 것입니다. 묻혀진 독립운동사와 독립운동가의 완전한 발굴이야말로 또 하나의 광복의 완성이라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우리 국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보태 함께 만든 나라입니다. 정부수립 70주년을 맞는 오늘,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해방된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처럼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함께 성공한 나라는 없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에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되살려 전 세계를 경탄시킨 나라, 그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분단과 참혹한 전쟁, 첨예한 남북대치 상황, 절대빈곤, 군부독재 등의 온갖 역경을 헤치고 이룬 위대한 성과입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전 세계에서 우리만큼 역동적인 발전을 이룬 나라가 많지 않다는 사실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선대들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세대가 함께 이뤄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위상과 역량을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보면 누구나 느끼듯이 한국은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성공한 나라이고 배우고자 하는 나라입니다. 그 사실에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자부심으로 우리는 새로운 70년의 발전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길입니다. 분단은 전쟁 이후에도 국민들의 삶속에서 전쟁의 공포를 일상화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갔고 막대한 경제적 비용과 역량소모를 가져왔습니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북부지역은 개발이 제한되었고 서해 5도의 주민들은 풍요의 바다를 눈앞에 두고도 조업할 수 없었습니다. 분단은 대한민국을 대륙으로부터 단절된 섬으로 만들었습니다. 분단은 우리의 사고까지 분단시켰습니다. 많은 금기들이 자유로운 사고를 막았습니다. 분단은 안보를 내세운 군부독재의 명분이 되었고 국민을 편 가르는 이념갈등과 색깔론 정치, 지역주의 정치의 빌미가 되었으며 특권과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분단을 극복해야 합니다.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가며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입니다. 저는 국민들과 함께 그 길을 담대하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전적으로 국민들의 힘 덕분입니다. 제가 취임 후 방문한 11개 나라, 17개 도시의 세계인들은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와 정의를 되살리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가는 우리 국민들에게 깊은 경의의 마음을 보냈습니다. 그것이 국제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한미동맹을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킬 것을 합의했습니다. 평화적 방식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G20의 정상들도 우리 정부의 노력에 전폭적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아세안 국가들과도 ‘더불어 잘사는 평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시진핑 주석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고 지금 중국은 한반도 평화에 큰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과는 남북러 3각 협력을 함께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아베 총리와도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그 협력은 결국 북일관계 정상화로 이끌어 갈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은 그와 같은 국제적지지 속에서 남북 공동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남과 북은 우리가 사는 땅, 하늘, 바다 어디에서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남북은 군사당국간 상시 연락채널을 복원해 일일단위로 연락하고 있습니다. ‘분쟁의 바다’ 서해는 군사적 위협이 사라진 ‘평화의 바다’로 바뀌고 있고 공동번영의 바다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비무장화, 비무장지대의 시범적 감시초소 철수도 원칙적으로 합의를 이뤘습니다. 남북 공동의 유해발굴도 이뤄질 것입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재개되었습니다. 앞으로 상호대표부로 발전하게 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사상 최초로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대단히 뜻깊은 일입니다. 며칠 후면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북미 정상회담 또한 함께 평화와 번영으로 가겠다는 북미 양국의 의지로 성사되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양 정상이 세계와 나눈 약속입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포괄적 조치가 신속하게 추진되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틀 전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판문점 회담’에서 약속한 가을 정상회담이 합의되었습니다. 다음 달 저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평양을 방문하게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정상 간에 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을 것입니다. 남북과 북미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 걷힐 때 서로 간의 합의가 진정성 있게 이행될 수 있습니다. 남북 간에 더 깊은 신뢰관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주도적인 노력도 함께 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입니다. 과거 남북관계가 좋았던 시기에 북핵 위협이 줄어들고 비핵화 합의에까지 이를 수 있던 역사적 경험이 그 사실을 뒷받침 합니다.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야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평화경제, 경제공동체의 꿈을 실현시킬 때 우리 경제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날도 앞당겨질 것입니다. 국책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향후 30년 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소한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철도연결과 일부 지하자원 개발사업을 더한 효과입니다. 남북 간에 전면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때 그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질 것입니다. 이미 금강산 관광으로 8천9백여 명의 일자리를 만들고 강원도 고성의 경제를 비약시켰던 경험이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협력업체를 포함해 10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의 보고였습니다. 지금 파주 일대의 상전벽해와 같은 눈부신 발전도 남북이 평화로웠을 때 이뤄졌습니다. 평화가 경제입니다.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것입니다. 많은 일자리와 함께 지역과 중소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철도, 도로 연결은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입니다.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입니다. 1951년 전쟁방지, 평화구축, 경제재건이라는 목표 아래 유럽 6개국이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창설했습니다. 이 공동체가 이후 유럽연합의 모체가 되었습니다. 경의선과 경원선의 출발지였던 용산에서 저는 오늘,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합니다. 이 공동체는 우리의 경제지평을 북방대륙까지 넓히고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되어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식민지로부터 광복, 전쟁을 이겨내고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뤄내기까지 우리 국민들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국민들이 기적을 만들었고 대한민국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가고 있습니다. 독립의 선열들과 국민들은 반드시 광복이 올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고난을 이겨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경제 살리기라는 순탄하지 않은 과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까지처럼 서로의 손을 꽉 잡으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우리가 어떻게 하냐에 달렸습니다. 낙관의 힘을 저는 믿습니다. 광복을 만든 용기와 의지가 우리에게 분단을 넘어선, 평화와 번영이라는 진정한 광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산들부터 이정현까지, 광복절 기념행사 눈길 끈 스타들

    산들부터 이정현까지, 광복절 기념행사 눈길 끈 스타들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이 거행됐다. 15일 오전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독립유공자와 유족, 주한외교단, 시민 등 2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복절 경축식이 진행됐다. 이날 독립유공자 후손 배우 박환희가 유공자 김화영 선생의 증손자 신기정 씨와 함께 태극기를 게양했다. 이어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일본인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이정현과 뮤지컬 배우 홍지민이 애국가를 제창했다. 이어 그룹 B1A4 산들이 테너 신상근과 ‘향수’를 불렀다. 이는 지상파 3사 MBC, KBS1, SBS를 통해 생중계됐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도보다리’서 만난 형제… “우리도 남북정상처럼”

    ‘도보다리’서 만난 형제… “우리도 남북정상처럼”

    14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73주년 광복절, 70주년 정부수립을 기념하는 ‘국가기록 특별전’에서 한 형제가 ‘도보다리 회담’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 도보다리 벤치에서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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