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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금성 피해기업 국가 배상”/ 1심 깨고 “6억5000만원 지급” 판결

    지난 98년 ‘북풍사건’을 주도한 국가안전기획부(전 국가정보원) 공작원 ‘흑금성’을 고용했다가 피해를 본 민간업체가 국가로부터 위자료를 받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5부(부장 양동관)는 27일 대북 광고기획사인 아자커뮤니케이션과 박기영 전 사장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6억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1심을 깨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흑금성이 안기부 대북공작원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원고 회사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훼손되고 계약 등도 파기됐다.”면서 “특히 안기부 직원이 국가기밀문서를 무책임하게 유출,기업활동에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법원이 안기부의 공작으로 민간기업이 피해를 본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아자측은 “흑금성을 위장 취업시킨 안기부가 사업실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손해배상금 7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안기부가 고의로 사업에 피해를 준 것이 아니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국회 예산정책처 만든다 / 9월 정기국회전에… 예산·기금운영 감시

    국회 운영위는 20일 행정부에 대한 재정통제권 강화를 위해 국회의장 직속기구인 예산정책처를 신설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회예산정책처법안’을 조건부 의결했다. 국회는 올 정기국회 이전에 예산정책처를 설립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예산 70억원을 이미 확보해놓았다.이에 따라 행정부의 예·결산 및 기금 운용에 대한 국회의 재정통제권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재정운용 철저 통제” 예산정책처는 행정부처의 예·결산 및 기금에 대한 연구·분석,예산 또는 기금이 수반되는 법률안의 소요비용 추계,국가재정 운용 및 거시경제 동향의 분석,국가 주요사업에 대한 분석·평가 및 중·장기 재정 분석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또 국회 상임위원회나 의원이 요구하는 사항에 대한 조사·분석 업무를 수행하며,이에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국가기관이나 단체에 수시로 요구할 수 있다.재정분야 전문가인 석·박사 50여명으로 구성된다. ●“독립·전문성 확보가 관건” 국회는 당초 민간연구원 형태의 ‘한국의정연구원’을 설립하는 방안을검토했다.그러나 수 차례 공청회를 거치면서 민간연구기관으로 설립할 경우 정부 부처 및 유관기관에 대해 예·결산 자료를 요청하거나 국회의원들이 요구하는 예·결산 분석자료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국회의장 직속의 국가기관인 예산정책처를 설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운영위원들이 “예산정책처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런 전제조건들이 법안에 명시되지 않으면 기존 국회사무처를 늘리는 것밖에는 안 된다.”고 지적함으로써 논란이 된 일부 규정을 고쳐 법사위에 회부키로 하고 법안을 통과시켰다. 전광삼기자 hisam@
  • 30대그룹 ‘쥐꼬리 기부금’/ 작년 매출액의 0.15%… SK 1069억 최다

    국내 30대 기업집단이 지난해 사회·종교단체,정당 등에 낸 기부금은 평균 200억원 안팎으로 매출액의 0.1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름다운 재단(이사장 박상증)이 지난해 국내 30대 기업집단의 기부금 현황을 조사해 1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SK그룹이 1069억원으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냈다.이어 삼성과 한국전력공사가 각각 820억원과 770억원,KT 570억원,포스코 44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개별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곳은 한국전력공사로 모두 768억원의 기부금을 냈다.SK텔레콤이 674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KT 566억원,포스코 435억원,현대중공업 412억원 등이었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높은 기업집단은 KT&G로 1.12%를 기록했고,현대중공업 0.51%,KT 0.48%,포스코 0.37%,한전이 0.35%로 조사됐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디에이블의 기부금 비율이 5.96%로 가장 높았다.다음이 한섬으로 5.40%를,한올제약과 새한은 각각 2.23%와 2.08%를 기록했다.재단 관계자는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높은 기업일수록 기부금을 많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기부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땅·공장 세일”

    올 들어 상장기업들이 토지 및 건물·공장 등의 고정자산을 본격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다.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된 경기 침체 탓이다.고정자산을 처분,차입금을 갚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거나 미리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기업들의 대대적인 자산 매각으로 아파트에 이어 토지와 건물 등 기업 부동산 시장에도 찬 바람이 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유동성 확보 전략 1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상장사들의 고정자산 처분 규모는 총 9904억원(2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589억원(25건)보다 50.3%나 급증했다.99년 3건(707억원),2000년 2건(280억원),2001년 7건(1921억원)과 비교해 올 들어 상장사들이 발표한 고정자산 처분은 매각건수나 매각액에서 모두 크게 늘어난 것이다. 올해 기업들의 고정자산 매각 이유는 재무구조개선 및 경영합리화가 10건으로 가장 많고,다음은 차입금 상환 및 운영자금 활용(8건),공장이전(4건),유동성확보(3건),신규투자를 위한 재원확보(2건) 등의 순으로나타났다. 고정자산 처분 규모는 공장 이전에 따라 경기도 용인의 부지를 매각한 태평양종합산업이 1807억원으로 가장 컸고,다음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마산공장을 매각한 한국철강 1643억 7300만원,역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본사 건물을 매각한 한화증권 1371억원 순이다.또 하나증권은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여의도 본사를 1070억원에 매각했으며 휴스틸은 공장이전을 위해 토지와 건물 등의 부동산을 950억원에 팔았다. 이밖에도 6월 들어 LG카드가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노력 차원에서 서울 역삼동 소재 사옥건립용 부동산을 450억원에 매각했다.또 지난달 말 하나은행은 옛 서울·보람은행 본점과 영업점 등 89개,장부가 5660억원어치를 팔겠다고 밝혔다.하나은행 관계자는 “합병으로 늘어난 무수익 자산 부동산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실제 매각대금은 협상을 거치면서 더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정자산취득 감소세로 반전 부동산컨설팅 관계자는 이와 관련,“기업의 부동산 매각은 극비리에 이뤄져 고정자산 매물을 파악할 수는 없지만 경기침체로 예전에 비해 매물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올 들어 5개월간 고정자산 취득은 8건 4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건 1286억원에 비해 건수에서는 1건 많았으나 액수에서는 62.8%나 줄었다. 고정자산 취득 규모는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경기 평택에 공장 부지를 매입한 풍산이 134억 3600만원으로 가장 컸고,일정실업(83억원)·세양선박(74억 3500만원,65억 600만원 등 2건)·한국코아(65억원)·한일철강(47억 2200만원) 등의 순이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사들이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동산 등을 처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경기침체에 대비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외환위기 때 중단됐던 고정자산 취득은 2000년 이후 회복되다가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올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정자산은 1년 이상 기업이 보유한 자산으로 토지·건물·구조물·기계장치·특허권·광업권·영업권 등을 말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5·18성금 70억 활용 싸고 ‘잡음’

    1980년 5·18 이후 광주시민을 위로하거나 지역발전기금으로 모금된 ‘5·18 국민성금’에 대한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전남도와 이 지역 상공인,출향 기업,대기업 등이 낸 이 성금은 원금 44억여원을 비롯,그동안의 이자 수입 등 70여억원에 이른다.82년 지역상공인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전남개발협의회’(현재 광주·전남 21세기 발전협의회)가 이 성금을 운용해 왔다.5·18기념재단이 운용중인 기금 75억원과는 별개의 돈이다. 그러나 5·18재단측은 최근 협의회가 운용중인 성금에 대한 반환을 광주시와 전남도에 요청했다. 강신석 기념재단 이사장은 최근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태영 전남지사를 만나 “5·18재단의 활성화에 광주시와 전남도가 관심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우회적으로 성금 반환을 요청했다.재단측은 “현재의 재단기금 75억원의 이자 수입으로는 사무실 운영,직원 월급 등 경상경비를 대기도 힘들다.”며 “협의회가 운용 중인 성금 70억원은 당초 5·18과 관련돼 모금됐기 때문에 재단에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지금의 재단기금 75억원은 지난 80∼81년 광주시와 전남도에 답지한 국민기금 52억원과 정부 보조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이 기금의 연간 이자수입은 3억 6000여만원으로 경상경비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재단측의 협의회 성금 반환 요청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협의회의 성금 운용은 이사회와 정관에 따라 결정될 문제인 만큼 도가 관여할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협의회측도 “지역발전기금은 5·18기금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모금됐다.”며 “이를 5·18재단측에 넘길 명분도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단체간 불협화음이 표면화될 조짐이어서 자칫 외부에 ‘돈싸움’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기로의 새만금 사업

    ■부안군 공사현장 르포 세계에서 가장 긴 33㎞의 방조제를 쌓고 있는 전북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새만금지구 공사현장. 결코 공존할 수 없는 ‘환경보존의 목소리’와 ‘지역개발의 염원’이 충돌하고 있는 바로 그 곳이다. 환경론자에게는 ‘죽음의 그림자’로,개발론자에게는 ‘푸른 꿈’으로 비쳐지는 초대형 방조제가 바다를 향해 끝없이 뻗어 있다. 부안쪽에서 내려다 보는 새만금지구는 바깥쪽으로는 짙푸른 서해가,안쪽으로는 앞으로 옥토가 될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 묘한 대조를 이룬다.지도가 바뀐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바다쪽에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뿌연 연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방조제를 막기 위한 대형 중장비들이 꼬리를 물고 달려간다. 4.7㎞의 1호 방조제가 끝나는 부분에서는 가로 30m,세로 15m 크기의 거대한 배수갑문 8연을 설치하는 공사가 마무리돼 임시 물막이 철거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종교인들의 3보1배 행사와 찬성하는 전북도민들의 대규모 상경시위로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이곳에는 전국 각지에서방문객이 몰려들고 있다.변산면 대항리에 세워진 새만금전시관과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1호 방조제에는 주말에 1만여명,평일에는 3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고 있다. 승용차 진입이 가능한 4.7㎞의 1호 방조제를 직접 달려본 방문객들은 바다와 싸워 만든 거대한 간척사업의 현장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총사업비 3조 2570억원(방조제 1조 4948억원,내부개발 1조 3152억원,보상비 447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서울 여의도의 144배에 이르는 농지 8600만평과 담수호 3500만평을 조성하는 대역사이다. 지난 91년 착공 이후 13년 동안 1조 6000억원이 투입돼 현재 방조제 33㎞ 가운데 86%인 28.5㎞가 건설됐다. 방조제로는 세계 최장,단일 토목공사로는 국내 최대 사업이 추진되면서 생태계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방조제 안쪽이 돼버린 해역은 반폐쇄성 항만환경으로 변해 갯벌이 쌓이면서 어패류의 서식밀도가 크게 낮아졌다.이곳에서 잡히던 대합,바지락,노랑조개 등은 예전의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방조제 밖으로도 생태계 변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가장 먼저 공사가 시작된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연안은 지난 88년 100㏊였던 갯벌이 134㏊로 늘었다.매년 34㎝씩 빠르게 퇴적이 진행 중이다. 농업기반공사는 대형 저서동물상 조사결과 외측이 내측보다 바지락과 피조개,소라,꽃게 등의 서식밀도가 높아 살아 있는 갯벌임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99년부터 2년여 동안 공사중단의 위기를 맞았던 농업기반공사 새만금사업단 관계자들은 최근 다시 일기 시작한 공사중단론에 매우 착잡한 분위기다. 새만금사업단 이종남(54) 2공구 사업소장은 “현재 축조된 방조제는 임시구조물이나 다름없다.”면서 “만약 공사를 중단할 경우 파도를 맞는 방조제의 단면이 유지되지 않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방조제가 유실되고 그로 인한 또다른 환경재앙을 불러일으키게 된다.”고 밝혔다. 새만금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어민들은 사업 찬반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일부에서는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도시사람들의 배부른 생각’으로 폄하하기도 하지만 어민도,바다도 모두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5대째 부안군 계화면에 살고 있는 어민 김진태(47)씨는 “이곳 주민들은 4만 5000원짜리 간단한 장비 하나로 백합을 잡아 연간 1500만원의 소득을 올렸는데 방조제가 완공되면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면서 “바다도 살리고 어민들의 생업도 보장해주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에서 양식업을 하고 있는 김영만(48)씨는 “방조제 안쪽은 이미 토사가 쌓여 육지화되고 있다.”면서 “어민들을 생각하면 공사를 중단해야 되고,전북 발전을 생각하면 방조제를 막아야 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전북 고창군에서 노인 72명과 함께 새만금공사 현장을 찾은 대산면 노인회장 정휴방(74)씨는 “이곳을 다섯차례나 와봤지만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외치는 환경단체나 종교인들의 주장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혼잣말을 던졌다. “즈덜이 갯벌을 얼마나 안다고…” 부안 임송학 기자shlim@ ■사업 추진사 새만금 간척사업의역사를 되짚어 보면 30여년전인 1971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박정희 대통령은 당시 극심한 쌀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해 간척지 개발을 추진했다.이 때 새만금 일대도 검토됐으나 공사비를 감당할 길이 없어 개발을 훗날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그로부터 16년 뒤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권말기였던 87년 5월 황인성 농림수산부 장관은 현재 새만금 사업의 모태가 되는 ‘서해안 간척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노태우 민정당 후보는 선거유세에서도 “서해안 지도를 바꾸겠다.”고 공약했으나 집권후 경제부처 등이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자 예산배정을 미뤘다.그러다 재임 마지막해인 91년 7월 여야 영수회담에서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공약 실천을 요구하자 2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고,마침내 11월 28일 사업에 착공했다.간척지 용도는 농지를 기본으로 하되 농공복합단지도 함께 조성할 목적이었다.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한 뒤 기초공사가 활기차게 진행됐으나 96년 ‘시화호 오염사건’이 터졌고,환경단체는 처음으로 새만금에 대한 환경파괴 우려를 제기했다.이 때 정부는 농공복합단지 부분은 빼고 친환경적으로 느껴지는 농지조성 목적을 강조했다.이곳이 서해안 수출의 관문인 만큼 산업기반으로 활용될 가치도 지녔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98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인수위원회는 새만금 간척사업이 ‘총체적 부실’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99년 5월 민·관 공동조사단을 구성,환경영향·경제성·수질보전대책에 대해 재검토 작업에 착수했다.이 때부터 2년동안 본 공사는 중단되고 만다. 2001년 5월 정부는 ‘친환경 순차계획’을 발표했다.골자는 ‘경제적 타당성이 분명한 만큼 공사는 재개하되 만경강·동진강에 대한 수질개선 대책을 수립하고,수질여건에 따라 순차적으로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2002년 12월 현 정부의 인수위원회도 말많은 새만금 정책을 다시 살펴보았으나 그대로 시행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여기서 주목되는 대목은 지난 2월 11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전북대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 발언이다.노 당선자는 “새만금 간척사업을 중단하지는 않겠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사업의 내용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쌀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막대한 돈을 들여 농지를 조성하는 것은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정책적 회의 ▲환경파괴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 ▲과거 개발정책에서 소외된 전북 지역에 대한 배려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사업주체인 농업기반공사측은 ‘공사 강행’으로 ▲환경단체 등은 ‘경제적 타당성에 회의가 든 만큼 전면 백지화 요구의 기회’로 ▲전라북도측은 ‘용도 변경의 기회’로 제각각 해석,예기치 못한 결과를 빚었다. 김경운 기자 kkwoon@
  • 국산 캐릭터들 “야호”

    선호캐릭터 1위(‘마시마로’),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10위권 내 4자리 차지,시장점유율의 꾸준한 증가….국산 캐릭터들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이 최근 발간한 ‘2002 캐릭터산업백서’에 따르면,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캐릭터는 2년 연속 ‘엽기토끼’ 마시마로(22%·사진)가 차지했다.뿌까(5위),둘리(6위),딸기(9위) 등 상위 10위권 안에 국산 캐릭터가 4자리나 차지해 시장경쟁력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국내 캐릭터 소비시장 규모는 5조 2771억원.전년보다 28% 증가한 수준으로,전체 문화콘텐츠 산업의 약 32%를 차지하는 규모다.이중 국산 캐릭터의 시장규모는 약 1조 8470억원.시장점유율 35%로 전년도에 비해 5% 정도 증가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2005년에는 내수시장 규모가 5조 5445억원으로,국산 캐릭터의 시장점유율이 약 50% 정도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채수범기자 lokavid@
  • 프로야구 FA제도 허와 실

    프로야구가 열기를 더하는 가운데 자유계약선수(FA)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삼성의 간판타자 이승엽과 마해영이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따내 사상 최고의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홈런왕 이승엽(연봉 6억 3000만원)은 미국 진출 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4년간 최소 40억원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최고 기록은 양준혁(삼성)이 지난해 세운 4년간 23억 2000만원.연봉이 3억 8000만원인 마해영도 FA 자격 전 양준혁의 연봉이 2억 7000만원인 것에 견줘보면 사상 두 번째 기록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몸값은 폭등,효과는 글쎄(?) FA 자격을 딴 선수는 거액의 몸값을 챙겨 ‘스포츠재벌’이 되기도 한다.그러나 구단은 ‘혹시나’하고 큰돈을 쏟아붓지만 ‘역시나’로 끝나는 경우가 잦다.단숨에 거액을 움켜쥔 선수들 대부분이 목표 의식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먹고 살만해지면서 운동선수의 기본인 투혼이 사라져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얘기다.물론 FA제도가 자리를 잡으면서 고교 유망주 등의 해외진출이 크게 줄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올해까지 다년계약을 한 FA 16명 가운데 FA 이전에 견줘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5명뿐.올 시즌의 안경현(두산) 박경완(SK),FA 원년인 2000년의 송진우(한화)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FA는 ‘빛 좋은 개살구’.올해 3년간 4억원에 계약한 강상수(롯데)는 몸을 제대로 만들지 않아 1군 마운드를 밟지도 못하고 있다.2년간 6억에 눌러 앉힌 박정태(롯데)도 컨디션 난조로 겨우 9경기에 출전해 .227의 저조한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양준혁은 FA 계약 첫해인 지난 시즌 93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3할대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다.2000년에는 이강철이 삼성,김동수가 LG,송진우는 한화와 각각 다년계약을 했지만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한 선수는 송진우 정도.김동수는 3년간 7억 5000만원을 받고 두산에서 삼성으로 옮겼으나 백업포수로 전락한 뒤 계약 기간을 1년 남기고 SK로 트레이드됐고,이강철은 친정팀 기아로 쫓겨났다. 2001년에는 김기태와 홍현우가 삼성 LG의 유니폼을 입으며 18억원을 챙겼다.하지만 김기태는 그해 .176의 저조한 타율을 올린 뒤 지난해 ‘먹튀’라는 오명만 뒤집어쓴 채 SK로 트레이드됐다.홍현우는 올해까지 1할대 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상진(삼성)은 FA 계약(3년간 8억 5000만원)을 한 2001년 방어율 7.04의 부진을 보이다 그해 가을에 SK로 트레이드됐다. ●진입 폭 넓혀 경쟁체제 유도를 야구계 안팎에서는 현행 FA제도가 기대 효과를 거두지도 못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실제로 삼성은 FA제도가 시행된 이후 16명 가운데 5명을 영입하거나 잔류시키면서 무려 70억원을 쏟아부었다.이 과정에서 FA 몸값 ‘거품론’이 대두된 것은 당연한 일.구단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실력 이상의 보상이 속출했다는 것.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FA 시장의 진입(New Entry)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한다. 나진균 프로야구선수협의회 사무국장은 “현행제도 아래에서는 FA 가운데 16%만이 혜택을 본다.”면서 “전 소속 구단에 대한 보상금이 연봉의 300∼450%로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일본의 경우는 100%. 구단 관계자는 “지급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치솟기만 하는 계약금을 제한하고 전 소속구단에 대한 보상금을 낮추는 등의 방법으로 몸값을 안정시켜야 한다.”면서 “대신 자격 요건을 완화해 FA 시장도 경쟁체제가 가동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FA제도란 자유계약선수(FA·Free Agent)는 선수에게 자유로운 구단 선택권을 주고,각 팀의 전력을 평준화해 리그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다.지난 1999년 처음 도입돼 2000년부터 시행됐다.이전에는 선수들이 한번 입단하면 트레이드되거나 은퇴하지 않는 한 팀을 떠날 수 없어 “불평등 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FA 자격은 프로에 들어온 이후 9년간 매년 정규시즌의 3분의2 이상을 출전해야만 주어진다.이적할 때는 전 소속 팀에 해당 선수의 전년도 연봉의 300%와 선수 1명을 넘겨주거나,또는 전년도 연봉 450%를 보상해야 한다.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최초 FA는 74년 당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에이스였던 캣피시헌터.오클랜드가 헌터에게 연봉의 절반인 5만달러를 지급하지 못하자 헌터는 소송을 제기해 FA 자격을 따냈다. 헌터는 뉴욕 양키스와 당시로서는 최고액인 5년간 370만달러에 계약했다.75년 앤디 메서스미스(LA 다저스)와 데이브 맥낼리(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소송 없이 메이저리그 중재위원회를 통해 처음으로 구단 이적의 자유를 인정받았다. 결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와 선수노조는 76년에 풀타임 메이저리그 경력 6년 이상 선수들에게 FA를 선언할 수 있도록 규정을 신설했다. 김영중기자
  • 글로벌 정상화 ‘산넘어 산’

    SK와 채권단이 SK글로벌 자구안에 합의함으로써 SK는 일단 그룹 해체의 위기에서 벗어났다.그러나 완전 정상화에 이르려면 자구노력 이행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SK,어떻게 되나 이달 18일까지 SK와 채권단이 워크아웃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 채권단이 담보로 확보하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의 그룹 계열사 지분은 매각 위기에서 벗어난다.그룹 존속의 ‘파란불’이 켜지는 것이다. 그러나 SK는 향후 강도높은 구조조정 등 뼈를 깎는 아픔이 뒤따를 전망이다.그룹 계열사는 수익모델에 따라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59개인 계열사중 법률상 통합이 금지된 지역도시가스 회사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수익 창출에 실패한 벤처기업 등은 대폭 정리가 불가피하다. 덩치가 큰 계열사의 정리도 예상된다.SK글로벌이 최대주주(71.7%)인 SK생명도 주인이 바뀔 공산이 커졌다. 최 회장의 지배권은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13일로 예정된 선고공판에서 집행유예로 출소한다 해도 당장 경영 현장에 복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SK 일각에서는 국내경영을 손길승 회장이 맡고,최 회장은 중국 등 해외사업장에 전념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SK글로벌은 2005년까지 ‘클린컴퍼니’로 변신? 이날 SK글로벌 정상화추진본부가 공개한 자체 구조조정계획에 따르면 SK글로벌은 2005년까지 워크아웃을 졸업하게 된다. 각론으로는 SK텔레콤 주식 140여만주 등 상장·비상장 주식 매각과 신문로사옥 임대보증금 회수 등을 통해 1조원대의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다.비상장 계열사인 SK생명 주식 전체도 매각할 계획이다.창업주인 고 최종건 1대회장의 사저였던 ‘선혜원’도 팔기로 했다. 그러나 주유소 매각은 매각 후 SK㈜ 등으로부터 임차해 운영하는 것보다는 자체 자산으로 보유하는 것이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부동산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다. SK측은 이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SK글로벌이 2005년 매출 17조원,EBITDA 4570억원의 에너지·정보통신·마케팅 전문기업으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5년간 年4300억 창출이 관건 채권단과 SK와의 갈등이 일단락됐지만 세부적으로조율되어야 할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다. SK글로벌의 전체 자본잠식분 4조 4000억원 가운데 SK㈜의 출자전환금액(85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채권단이 어떻게 메울 지 우선 관심사다. SK가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4300억원의 EBITDA를 창출하지 못할 경우 1500억원을 추가출자하겠다고 밝혔지만,EBITDA 감소폭이 1500억원보다 훨씬 클 경우 채권단의 손실을 보장할 만한 장치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이밖에 3곳의 해외법인을 유지하겠다는 SK와 모든 해외법인의 청산을 요구하는 채권단 간의 의견 조율도 과제다. 박홍환 김유영기자 stinger@
  • “VOD가 인터넷사업 수익모델 될 것”방준혁 넷마블사장 전망

    “인터넷사업의 향후 수익모델은 그간의 게임,검색광고에 이어 주문형비디오(VOD)가 될 것입니다.” 엔터테인먼트 모회사인 플레너스와의 합병을 최근 발표한 방준혁(房俊爀·사진·36) 넷마블 사장은 29일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회사를 키우겠다고 밝혔다.두 회사의 합병은 국내 최초 온·오프라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탄생이자 ‘새우가 고래를 잡아먹는’격으로 자회사가 모회사를 인수한 결과 때문에 눈길을 모았다. 넷마블은 지난 2001년 11월 당시 로커스홀딩스였던 플레너스에 100억원의 가치로 인수됐다가 1년 반만에 기업 가치가 29배로 급증,자회사의 대표가 지분율 23.4%로 모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인터넷 게임에서 시장 점유율 39%를 차지하고 있는 넷마블은 19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강우석 감독과 국내 최대 영화투자 배급사인 시네마 서비스가 있는 플레너스는 현재 한국 영화시장 점유율 1위다. 방 사장은 국내 최초 인터넷 영화관 설립,위성인터넷 VOD사업 등을 했다가 크게 망한 적이 있다.2000년 넷마블을 설립하면서는 ‘절대정숙’‘업무집중’을 사무실에 써 붙이고 근무시간에 잡담을 금지하는 등 직원들에게 철저한 책임의식을 강조했다.역사가 짧은 벤처기업은 조직의 이익이 먼저고 넘치는 자율과 창의는 오히려 대기업에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군사문화’로 기업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본인은 전셋집에 살면서 지난 2월 경영성과금 31억원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철저하게 업무 성과와 조직 문화를 강조한 것이 적자에 허덕이던 게임회사를 1년만에 매출 270억원의 1위 게임포털로 바꿔놓았다. 윤창수기자 geo@
  • 盧대통령 지인에 ‘호의적 거래’ 장수천 / 2억 경락뒤 11억에 되팔아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경영하다 폐업한 생수회사 ‘장수천’이 지인에게 헐값으로 경매 처분된 뒤 1년쯤 지나 경락금의 약 5배를 받고 최종 매각된 것으로 29일 드러났다.노 대통령이 언급한 ‘호의적 거래’의 일종인지 주목되고 있다. 충북 옥천군 청성면 장수천 공장과 부지의 최종 인수자는 같은 도내의 생수업자 김모(47)씨로,지난해 8월쯤 시가를 웃도는 11억 5000만원에 계약을 맺어 현재 ‘J음료’(자본금 15억원,1일 채수량 340t)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장수천을 2001년 7월 민주당 대전 동구지구당 부위원장 신남철(38)씨가 6차례 유찰 끝에 경락받을 때의 대금은 2억 2700만원이었다.당시 감정가는 8억 5000만원으로,김씨는 거의 제값을 주고 산 셈이다. 그런데 신씨가 운영한 장수천의 후신 ‘워터코리아’에는 노 대통령의 측근 선봉술,김각노씨가 그대로 재직하는 등 사실상 노 대통령 소유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노 대통령이 측근을 내세워 헐값으로 낙찰받은 의혹이 있다.”면서 “신씨는 전직이 아파트관리소장으로 뚜렷한 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은행 융자 8억원을 떠안는 조건인데다 신씨 개인 자금도 들어갔기 때문에 신씨는 별로 이득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동업자인 사장 김모씨도 “관정에 균열이 가 수질이 나빴는데 지금은 환경영향평가를 마쳤고,공장 입구까지 도로가 포장돼 60억∼70억원의 가치는 될 것”이라며 거래에 ‘호의’는 없었음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왜,생수사업 경험이 없는 신씨가 1년 만에 살릴 정도의 공장이라면 김씨가 당초 입찰에 응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김씨는 전에 운영하던 ‘S음료’가 채수허가량(144t)이 적어 93년 설립 때부터 고전,경제성 있는 다른 생수공장을 물색해 왔기 때문이다. 김씨는 “신씨측과 모르는 관계”라면서 “노 대통령이 보증에 참여,투자했다는 사실은 계약 때 들었다.”고 밝혔다.김씨는 경북 상주 출생으로 95년 민자당 정책위원,2000년 민주국민당 상주지구당 위원장을 지냈으며 15,16대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 행자부, 597억 투입

    행정자치부는 21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특별교부세 250억원을 포함,지방비와 민간자본·국비 등 모두 597억원을 긴급 투입한다고 밝혔다. 지원자금은 지역핵심산업 육성기반 조성사업,지역기술혁신 기반조성사업,지역전통산업 및 유통촉진 기반조성사업,재래시장 활성화사업 등 4개분야에 중점 사용된다. 주요 지원사업으로는 부산 바이오 기업지원센터 설치 등 12개 사업에 특별교부세 76억원,경북 첨단모바일산업 지원센터 등 4개 사업에 22억원,전남 무안의 자색고구마 가공공장 설립 등 22개 사업에 152억원이 각각 지원된다.또 부산 동래시장 등 전국 15개 재래시장의 환경개선 등을 위해 특별교부세 70억원 등 174억원이 투입된다. 장세훈기자 shjang@
  • [녹색공간] 살려야 할 三步一拜 정신

    삼보일배(三步一拜)에 참가한 4명의 성직자들이 경기도 수원을 지나 과천을 향해 엎드려 절하며 ‘기어오고’ 있다.지난 3월28일 전북 부안을 떠난 지 50여 일이 넘었다.일정에 의하면 오는 23일쯤 서울 동작구 사당동을 경유한다.자그마치 305㎞를 문규현신부,수경스님,김경일교무,이희운목사 등 4명이 ‘세 걸음에 한 차례’씩 절을 하며 북상한 것이다.나이 60세를 목전에 둔 신부님은 뼈마디가 쑤셔 밤에 잠을 못 이룬다.출발하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한 스님의 한쪽 무릎은 어떤 후유증을 남길지 모른다.교무님의 다리도 성할 리가 없다.목사님은 십자가를 짚기 때문에 손목에 이상이 왔다. 아무리 자발적 고행이라 하지만 이들을 땅바닥으로 내몬 것은 무엇인가.12년 전부터 우리 사회를 망령처럼 휘감고 있는 ‘새만금 소동’이다.새만금이 한국의 환경운동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무겁고도 깊다.세계 4대 갯벌이라는 지구생태적 갯벌가치 외에도,그런 엄청난 자연자원을 국립공원의 산을 파괴하면서까지 메우려는 무모함에서도 그렇고,이미 들인 4조 657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의 무모한 탕진에서도 그렇다. 마침 생태경제연구회에서 최근(15일) 발표한 새만금 경제성 분석에 의하면,“지금이라도 새만금 간척공사를 중지할 경후 향후 8조원의 경제적 이익이 기대되지만,강행할 경우 손실액이 4조원에 이른다.”고 한다.수치에 약한 글쟁이라 나는 이 수치를 “이미 들인 돈이 4000원이지만,공사를 중지하면 8000원이 남고,계속 강행하면 4000원을 더 들여야 한다.”라고 고쳐 읽어본다.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계산이 나온 만큼 주머니에서 돈을 더 꺼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새만금은 돈 이야기로 전개될 일이 아니다.새만금은 생명의 담론이고,혹독한 반성과 참회의 담론이기 때문이다.쌀이 부족해 갯벌을 메우겠다는 농림부의 주장도 대통령에 의해 단칼에 부정된 지 벌써 오래다.최첨단 산업공단을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하며 혹세무민하던 도백(道伯)은 ‘다른 부정’이 발각돼 지금 감옥에 있다.그런데도,“새만금사업 빨리 해달라.”고 환경부와 농림부를 항의방문하는 국회의원들과 지방 유지들은누구인가.새만금사업 강행으로 이익을 얻을 사람들이지 그들이 조작한 언로(言路)에 갇혀 뭐가 뭔지 몰라 안타까워하는 전북도민들이 아니다. 삼보일배라는 극한적 고행의 순례길 한쪽에 버스로 몇백명의 고용된 사람들을 풀어놓아 ‘관제 데모’를 시킨 세력들은 누구인가.관제 데모를 지휘하는 자의 옆구리에 ‘농업기반공사’ 봉투가 끼워져 있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새만금사업 강행자들을 혈세 탕진하는 범죄자라 부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새만금사업은 12년 전부터 이성적 결정이 아니라 망국적 지역주의에 바탕한 정치적 흥정으로 비롯되었으므로,이 해법 또한 최고결정권자가 쥐고 있을 수밖에 없다.그렇지만,대통령과 그를 모시는 사람들은 삼보일배 참회기도가 더 확산되고,그 파장이 더 커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눈치다. 새만금사업의 백지화 발표는 기도순례단 옆에 사람들을 풀어놓은 한 줌도 안 되는 부패한 세력 사이에 벌어질 한판 싸움이 아니다.대통령의 새만금사업 백지화 발표는 잘못된 사업을 바로잡는 개혁의 한 모습이고,지난 시절 잘못꿴 단추를 바로 꿰는 상식의 회복이며,자원과 생명과 혈세를 낭비하는 망령을 걷어내는 당연한 수술이건만,‘변했다.’는 소리를 두려워하지 않는 노무현정권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통스러운 얼굴로 삼보일배 현장을 다녀간 환경부장관과 문광부장관에게 부탁드린다.대통령이 소신과 용기를 회복하도록 간곡하게 충언하기 바란다.새만금 백지화 발표로 잃는 것보다 얻는 게 필경 더 많을 것이라고 말씀드려주기 바란다.오는 30일 ‘바다의 날’도 있고,6월5일 ‘환경의 날’도 있다. 최 성 각 소설가 풀꽃평화연구소장
  • 기업 1분기 실적 명암 / 배는 날고 비행기는 ‘잠수’

    ‘배는 날고 비행기는 가라앉고’ 기업들의 올 1·4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업종별 희비쌍곡선이 다시 그려지고 있다.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선은 선박 수주 호황으로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항공은 이라크전과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의 영향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또 상사,정유업계는 ‘잘 나가는’ 선두기업보다 후발기업들이 장사를 잘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유통은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면서 업계 순위가 바뀌었다. ●조선 ‘웃고’,항공 ‘울고’ 지난해 말부터 탄탄대로를 달리던 조선업계가 올 1·4분기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우조선해양은 영업이익이 11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6% 늘어났다.한진중공업은 매출액이 38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소폭 늘어났지만 순이익(158억원)은 무려 12배나 증가했다.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미포조선은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이 각각 113억원,51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항공업계는 ‘죽을 맛’이다.대한항공은 1·4분기 영업손실이 45억원,경상손실 1751억원,순손실 18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아시아나항공도 영업손실 114억원,경상손실 519억원,순손실 595억원을 기록했다.게다가 사스 여파로 2·4분기 실적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지난달부터 국제선 탑승률은 예년보다 평균 15%이상 떨어졌으며 예약률도 60%대에 머물고 있다. ●후발기업들의 반란(?) 워크아웃중인 대우인터내셔널이 종합상사업계에서 실적이 뛰어났다.1·4분기 순이익이 2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억원)보다 무려 262억원이 늘어났다. 그러나 SK글로벌은 분식회계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308억원,경상이익 1276억원,순이익 1089억원이 각각 줄었다. 삼성물산도 상사부문 영업이익이 40억원,건설부문 36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감소했다. 법정관리중인 인천정유는 1·4분기 영업이익이 580억원을 기록,지난해 적자(15억원)에서 벗어났다.반면 정유업계 1위인 SK㈜는 SK글로벌 사태로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1%(493억원)나 줄었다. ●유통은 신세계,롯데 순으로 신세계가 새 회계기준 덕분에 롯데쇼핑을 제치고 유통업계 1위로 올라섰다.신세계는 할인점 이마트의 매출 호조로 1·4분기 매출액이 1조 3970억원으로 롯데쇼핑(8887억원)보다 5000억원이상 많았다.임대수수료 비중이 높은 롯데쇼핑의 매출은 줄어든 반면 직매입 위주의 신세계 매출은 감소폭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롯데가 각각 1889억원과 1254억원을 기록,신세계(1093억원,689억원)보다 앞섰다. 김경두기자 golders@
  • 방송3社, DAS 구축 경쟁

    요즘 방송계의 화두는 단연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이하 DAS).방송 콘텐츠를 디지털 데이터 형태로 보관·관리하는 시스템이다.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녹화 테이프로는 수백만개에 해당하는 분량을 서버 하나에 저장할 수 있고,검색·전송도 훨씬 쉽다. 단순한 축적에 치우쳤던 방송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공유하게 되는 등 이점이 많다.당장은 방송사들의 편의를 위하여 구축하고 있지만,대용량 전송 설비와 공개검색엔진을 구성하면 일반 시청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 일본 NHK는 지난 2월 아날로그 자료들을 디지털 형태로 바꾸어 가와구치시에 있는 중앙 아카이브로 옮기고,시부야 방송센터와 광케이블로 연결했다.아카이브의 자료를 제작에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이미 갖춘 셈이다. 국내의 선두주자는 KBS.지난해 6월 삼성 SDS에 맡겨 완성된 콘텐츠관리 솔루션 시스템을 현재 외신 뉴스 제작에 시범 운용하고 있다. SBS는 더욱 적극적이다.지난 3월말 한국IBM과 뉴스제작의 전과정을 디지털로 구현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뉴스의 취재에서 기사작성·편집·송출 등 전 과정을 아카이브(보관소)와 연계시키는 자동관리 체계이다.SBS는 내년 상반기까지 작업을 마무리하고 하반기까지는 제작본부에도 도입할 방침이다. MBC도 올해 안에 뉴스·다큐멘터리 콘텐츠를 중심으로 DAS 구축을 추진한다.지난 3월말 이포텍으로부터 필요한 하드웨어도 일괄 공급받았다.그러나 시스템을 자체개발할지,외부에 의뢰할지는 아직도 ‘검토중’이다. 정보통신부도 국가기록 영상의 DAS화를 올해 ‘국가지식정보자원 디지털화 지원대상’으로 선정했다.이에 따라 국립영상간행물연구소는 지난달 정통부로부터 270억원을 지원받아 DAS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은 “DAS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2004년까지 저작권 위탁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의무납본제 등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경제 플러스 / 새롬기술, 김천제일상호 인수추진

    새롬기술은 28일 경북 김천시의 김천제일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관련서류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새롬기술은 김천제일상호저축은행의 주식 100%를 70억원(주당 3만 4900원)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김천제일상호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금 20억 400만원에 자기자본 50억원,자산 336억원의 중소형 저축은행이다.
  • 도곡1차 26평형 4억2664만원… 2억이 거품? / 재건축 분양가의 진실은

    평당 2000만원에 육박하는 서울 재건축아파트 분양가는 어떻게 산출됐을까. 강남구 도곡주공 1차재건축아파트 26평형(전용면적 18평)의 분양가가 최근 4억 2664만원으로 발표되자 무주택 서민은 물론 주택소유자들도 깜짝 놀랐다.분양가는 간단히 건축비 1억 9649만원,택지비 2억 3015만원을 더해 나왔다.평당 분양가는 1590만원이다.43평형은 평당 1809만원에 달해 2000만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는 도곡1차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사상 최고인 4000대 1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서민에게는 어처구니없이 높은 분양가지만 주변 시세보다는 조금 낮은 데다 입주 뒤에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아파트 분양가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지만 어떤 근거로 분양가가 책정됐는지는 한마디로 요지경속과 같다.소비자들도 실제가치보다 매매가치를 중시,가격을 문제삼지 않고 있다.2001년 평당 684만원이던 서울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가 올들어 942만원으로 껑충 뛰었다.매번 서울시 동시분양 아파트의 분양가 등을 평가하는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소시모)에 따르면 다음달 6일부터 청약접수를 받는 도곡1차아파트,서초구 서초동 롯데캐슬아파트 등의 분양가는 ‘원가’의 2.5∼3배에 달한다. 소시모는 조합과 시공사들이 택지비를 계산할 때 취득기준일을 사업승인 시점이 아닌 분양이나 입주 때를 기준으로 잡아 땅값을 부풀렸다고 주장한다. 도곡 재건축조합의 경우 감정평가법인 G사와 J사에 자산가치 평가를 의뢰,두 법인의 평균치인 1조 1570억원(토지 1평당 2753만원)을 종전가치로,건축비 6211억원이 포함된 1조 7781억원을 개발후의 가치(종후가치)로 평가했다.택지비는 평당 970만원인 ‘택지비 원가’(공시지가×1.2)의 3배다. 조합측의 말대로라면 새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의 아파트 부지 4만 5530평의 땅값이 2년 전에 평당 2750여만원으로 모두 1조 1600여억원이나 된다. 하지만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도곡동 일대 주거단지의 현재 땅값은 평당 1200만∼1500만원,목이 좋은 대로변 상가 땅값도 2000만∼2500만원이어서 감정평가법인의 땅값 평가가 턱없이 부풀려졌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도곡동 N부동산중개업소 대표 채모씨는 “아무리 주변 아파트 시세가 올랐다 하더라도 도곡아파트의 땅값은 주변 시세와 너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초동 롯데캐슬도 지난 2001년 9월과 12월을 택지취득 기준일로 삼아 택지비 원가 632만원의 3배에 가까운 1610여만원을 분양택지비로 책정했다.반면 인근 S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롯데캐슬 주변의 현 땅값은 평당 1400만∼1500만원으로 분양택지비와 비슷하지만 2001년에는 평당 1000만∼1200만원에 불과했었다.”고 말했다. 건축비도 의문투성이다. 도곡주공아파트의 시공사와 조합은 평당 건축비가 621만∼778만원이라고 서울시에 제출했다.하지만 건설교통부의 건축비 원가기준(표준건축비×1.3+25만원)에 따라 계산하면 평당 건축비는 314만∼326만원이 된다.시공사가 순수건축비라고 밝힌 290만∼300만원과 비슷하다. 이는 조합측이 제시한 건축비에 과다한 행정용역비 80억원,평균의 10배가 넘는 조합추진비 34억원,62억원에 이르는 단지특화비용,54억원의 주변민원비용 등 ‘허수’가 여기저기 포함됐기 때문이다.게다가 건축비 6310억원 가운데 증빙계약서 등 근거가 명시된 비용은 4443억원에 불과했다.롯데캐슬의 평당 건축비도 810여만원으로 원가 310만원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소시모측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각 조합측은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훨씬 낮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또 택지 취득원가도 입주시점의 감정가가 아닌 사업승인 시점의 시세라고 주장했다. 건설업체측은 교통문제와 환경·교육문제를 감안한 가중치를 20∼30%로 너무 낮게 잡았다고 지적했다. 도곡동 일대 아파트의 평당 평균매매가는 1545만∼2057만원으로 도곡1차아파트의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높다. 부동산 컨설팅에서도 역세권의 새 아파트인 데다 주변 학군도 좋아 그 정도 분양가면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한 목소리다. 반면 서울여대 송보경 교수는 “부동산시장 자체가 비합리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데다 분양가에 대한 평가기준마저 없어 과도한 분양가를 주변시세가 따라가고그 주변시세에 맞춰 다시 분양가가 결정되는 악순환이 꼬리를 물고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사설] ‘稅風’ 수사가 남긴 교훈

    검찰은 어제 ‘세풍(稅風)’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 사건은 국세청과 한나라당이 조직적으로 협력하여 대선자금을 불법 모금한 사건이라고 못박았다.검찰 발표대로라면 한나라당은 5년 전 일이라 할지라도 진심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엊그제 구속기소된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지난달 미국에서 압송된 다음에도 한나라당은 “정적과 야당을 죽이기 위해 자행한 편파 기획사정”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그런데도 대선자금을 수사한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오히려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결과는 당초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특히 반드시 규명해야 할 부분도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조사하지 않았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이석희씨 계좌에서 나온 수표를 일부 정치인이나 언론인들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가 여기에 해당한다.166억 3000만원 말고 70억원을 추가로 조성한 혐의에 대해서도 핵심 당사자들이 진술을 거부하는 데다 공소시효가 지나 사실여부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그대로 넘어갔다는 해명은 검찰의 종전 관행에 비추어보면 군색하기 그지 없다. 사건 자체가 엄청난 정치적 폭발력을 지닌 것으로 여겨졌던 만큼 수사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검찰로서도 답답하고 억울한 일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국기문란’으로까지 불린 엄청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미진한 부분은 끝까지 파헤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근본적으로는 검은돈의 정치권 유입을 막는 제도적 보완작업이 시급하다고 본다.
  • 중앙박물관 문화재 구입 일본시장에 ‘눈독’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록펠러센터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백제시대 반가사유상이 157만 5500달러(19억 7600만원)에 낙찰되어 화제가 됐다. “한국의 국립박물관이 사들인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은 경매장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백제불상이 드문 상황에서 사진으로는 최소한 보물급으로 보이는 작품인 만큼 참여하지 않은 것은 의외였다. ●美 크리스티에서 홀대받은 백제 반가사유상 중앙박물관의 ‘유물 구입 및 관리 총책’이라고 할 수 있는 신광섭 유물관리부장은 이렇게 설명했다.미술품은 열 사람이 좋다고 해도,한 사람 눈빛이 좋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크리스티가 사전에 보내온 정보를 내부 검토한 결과 내용에 비하여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는 것이다.경매에서는 낙찰가격에 10∼15%의 수수료가 붙는 만큼 반가사유상의 최종구입가는 22억∼23억원에 이르게 된다. 보통 유물구입은 중앙박물관 내부에서 예비평가위원회를 열어 사들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면 유물선정위원회에 올리고,여기서 통과되면 문화재위원회에 상정하는데 이번에는 내부 직원들 눈빛부터가 좋지 않았던 셈이다.이 불상의 낙찰가는 크리스티가 예상한 최고 180만달러(22억 5700만원)에 크게 못미쳤다.‘초특급 유물’은 아니라는 중앙박물관의 평가능력이 어느 정도 입증된 셈이다. 그러나 같은 날 경매가 이루어진 박수근의 서양화 ‘한일’(閑日)과 김준근의 풍속화첩은 각각 112만 7500달러(16억원)와 32만 1100달러(4억원)에 낙찰됐다.크리스티의 예상 최고가가 각각 30만달러(3억 7600만원)와 7만달러(8800만원)였던 것에 비하면,백제불상은 크게 홀대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 유물구입비 70억원 올해 중앙박물관의 유물구입비는 70억원.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지 않겠지만,이 반가사유상 같은 유물이라면 4점도 채 구입하지 못할 ‘소액’이다.그래도 소더비나 크리스티 등 경매회사에는 귀중한 고객이 아닐 수 없다.‘물건’을 미리 보자고 하면 언제든지 한국으로 가져온다고 한다.다만 보험료에 직원 출장비가 붙어 값은 그만큼 오르기 마련이다. 지난 97년 3월 뉴욕의 소더비 경매에서 71만 7500달러(당시 환율로 6억 3000만원)에 낙찰되어 화제를 모았던 ‘사불회탱’(四佛會幀)도 중앙박물관이 구입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처음엔 ‘신원을 알 수 없는 한국인’이 산 것으로만 알려져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었다. 실제로 박물관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중앙박물관이 한번 언급할 때마다 유물 값이 억 단위로 뛴다.”는 격언이 있다.국립박물관이 관심을 보일 정도이니 유물의 가치는 증명됐고,확실한 원매자도 나타났으니 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따라서 중앙박물관의 유물구입은 극도의 보안이 생명이라는 것이다. ●거품빠진 일본, 거래가 30%수준 하락 중앙박물관이 지금 가장 공을 들이는 문화재 시장은 일본.이른바 버블시대가 막을 내리고,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유물의 거래값이 경기가 좋을 때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올해 유물구입에 지출한 25억원도 모두 일본시장에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신광섭 부장은 “용산 박물관의 외국실 설치를 앞두고 많은 동양유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하고 “전시및 연구용 유물을 갖추려면 일본 문화재 시장이 저평가되어 있는 지금이 놓칠 수 없는 호기”라면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동아건설·대농·해태 前회장등 12명 기소/ 불법사기대출 3900억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본부장 安大熙 대검 중수부장)는 1일 비자금을 조성하고 분식회계를 저지른 고병우 동아건설 전 회장,박영일 대농그룹 전 회장 등 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박건배 해태그룹 전 회장 등 6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동아건설로부터 정치자금을 받고도 영수증 발급 등 합법적인 절차를 밟지 않은 이종찬·정영훈·김선길 전 의원 등 3명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또 불법대출을 해주고 대가를 챙긴 J은행 지점장 조모씨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H은행 이사부장 이모씨 등 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들 기업의 사기대출 규모는 3900여억원,부도 등으로 금융권이 떠안은 부실채무 규모는 5조 100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고병우 전 회장 등 동아건설 관계자들은 2000년 3∼4월 4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정치인 60명에게 7억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또 공사수주와 세무조사 회피 청탁 등을 위해 브로커 유모(39·구속)·박모(57·구속)씨에게 9억원을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박영일 전 회장 등 대농그룹 관계자들은 지난 96∼97년 2990억원을 분식회계한 뒤 이를 근거로 1600억원을 사기 대출받았다. 또 지난 97년 계열사인 미도파백화점을 신동방그룹이 인수하려 들자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자금 1370억원을 동원,자사주를 매집했다가 주가 폭락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히기도 했다. 박건배 전 회장 등 해태그룹 관계자들은 지난 95∼97년 1500억원을 분식회계 처리한 뒤 2300억원을 사기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은 N사,G사 등 10여개 부실기업에 대한 추가 수사를 위해 관련자 50여명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로써 2001년 12월 수사본부 발족으로 적발된 공적자금비리 사범은 109명(48명 구속,53명 불구속,8명 수배),회수된 공적자금은 398억 9800만원으로 증가했다. 조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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