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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전 읽는 여성들 / “古典속에서 삶의 지혜·가치 배워요”

    서울 서초구 ‘한국인성교육원’의 사무실에 들어서니 한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한학자 소현(素玄) 노재욱(73·교육학) 박사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대천선화(代天宣化),사람 없는 하늘 없다.즉,하늘이 할 일을 사람이 대신한다,인간이 하는 것 같아도 우리가 하는 일이 모두 하늘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지요.그러니 허튼 짓을 하지 말아야 하고,또 작은 일에 겁을 내고 점쟁이를 찾아다니는 등 호들갑을 떨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왜 겁이 나? 하늘이 있는데.또한 하늘이 보고 있으니 방자한 행동을 하지 말자는 가르침까지 함께 담고 있습니다.” 인간의 도리와 삶의 지혜를 담은 당나라 때의 책 ‘이수합해’(理數合解)를 펴든 이들은 40∼70대의 여성들.모두 열중한 모습이었다.낮 12시면 수업이 끝날 것이라 했지만,강사 소현 선생은 물론 학생들도 30분이나 연장된 수업에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10여년째 고전 공부를 하는 ‘골수 회원’들이 10여명 되고,신참 회원들도 늘고 있어요.그동안 논어·맹자·중용·대학 등 사서삼경(四書三經)을 꾸준히 읽었고 현재는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단 한권의 해설서나 참고서도 나와 있지 않은 책,‘이수합해’를 읽고 있어요.그래서 더 즐겁습니다.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 행복과 보람을 주니까요.” 권명득(65) 원장은 이 클래스의 수준이 대단하다고 자랑했다. 한국인성교육원이 구성된 것은 3년 전.그 이전부터 고전 공부를 시작했던 회원들이 뜻을 모아 교육원을 만들었고,현재는 60여명이 고전을 익히고 있다.고전을 공부하면서 삶의 즐거움과 어려움을 공유하고,지혜를 모아간다는 이들은 ‘세상 이치’를 터득하는 데는 고전 공부가 최고라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문옥주(66·서울 마포구 서교동)씨는 “고전을 배우면서 가정생활은 물론 자녀교육까지 도움이 된다.”며 “집안을 경영하는 여성들이,젊은 엄마들이 배워야 할 것이 고전”이라고 말했다.널리 고전 공부를 보급할 수만 있다면 우리 여성과 가정·사회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전희순(64·서울 동작구 사당동)씨는 아이들을 키운 후 마음이 허했는데,고전 공부가그런 허한 마음을 채워줬다고 웃음을 보였다.“자식과의 갈등,친구와의 문제에서도 쉽게 상처받았지만 공부를 시작한 후에는 조금은 객관적으로 나 자신은 물론 세상사를 보게 됐다.내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나를 사랑하게 됐다는 것이야말로 정말 의미있는 일이다.” 김정숙(77·서울 마포구 성산동)씨는 고전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헛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인생의 고비에서 풀어지지 않았던 문제들을 지금에사 머리와 가슴으로 동시에 느끼고 풀어간다.”고 고전 공부가 바로 인생 공부라고 말했다. 그러나 녹록지 않은 고전 공부를 누구나 할 수는 없단다.주위의 친구들과 친지들에게 권해도 막상 나와보고는 손사래를 치며 다시는 오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정말 좋은 공부라 권해도 ‘공부라면 딱 질색’이라는 사람들도 있고,배워보겠다고 나서도 실제로 아무나 고전에 입문하지는 못해요.노래나 스포츠댄스처럼 재미있지 않잖아요.그리고 90분간 가만히 앉아서 강의를 듣는다는 것이 좋은 말씀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고문이거든요.”이종미(50·서울 강남구 세곡동)씨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들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에 대해 소현 선생은 ‘극성 학생’이라고 말한다.99년,갑자기 암 판정을 받고 수술 후 어쩔 수 없이 휴강을 했는데,3개월만에 다시 강의를 시작한 것도 ‘극성 학생’들 때문이었다.“열심히 하는 분들이니 좋은 말씀을 하나라도 더 전하고 싶은 게 가르치는 사람의 마음이니까요.머리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배우는 분들이라 강의 한마디 한마디가 쑥쑥 빨려들어가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대수술 후 3개월만에 강의를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의사는 물론 제 가족들도 모두 반대했지요.그러나 이들의 열정과 마주선 덕분에 건강도 찾았습니다.” 이날 처음으로 고전 교실에 출석한 배기화(56·서울 성북구 신영동)씨는 “전통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큰애를 결혼시키면서 격식을 갖춘 함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세상이 변해도 결혼의 소중함은 변함없는 것인 만큼 부모의 정성을 담기 위해 노 선생님께 도움을 청했다. 이를 계기로 고전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공부가 쉽지는 않을 것 같지만 좋은 말씀을 듣고,인생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계속 강의를 듣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모임의 청일점,김진돈(44·운제당한의원 원장)씨는 올해 초부터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새로운 교재로 공부하면서 신선한 시각으로 한의학에 접근하게 된다고 말했다.“10여년간 골프를 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바로 그런 시간을 고전공부로 돌렸어요.쉬운 결단은 아니었지만 제게 고전 공부는 삶의 필터,정화기능을 맡고 있는 것 같습니다.고전공부를 하면 1주일이 편안합니다.스트레스가 없어져요.” 김씨는 하늘이 할 일을 사람이 대신한다는 뜻의 ‘대천선화’란 말이 환자와 만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겸손함을 잊어버리지 않게 한다고 말했다. 한때 세 동서가 나란히 고전공부를 했다는 최영숙(49·서울 강남구 세곡동)씨는 “옛 성현의 글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잃어버린 나를 찾게 되는 계기를 만나게 됐다.1초 전이 과거라면 1초 후가 미래인 만큼 매 순간을 소홀할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크게 깨닫고,내 삶에 감사하고 만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환경에 맞게 하라는 가르침을 담은 말 시중처화(時中處和)와,자신의 속을 먼저 들여다보라는 뜻의 정관(靜觀),모든 본성을 다해서 이치를 추구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는 궁리진성(窮理盡性)의 말을 배웠다는 이들에게서는 편안함이 보인다. 고전을 읽는 여성들은 고전읽기의 즐거움을 “글을 통해 삶의 이치를 터득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고전을 통해 ‘느리게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한 사람들의 얼굴이 해맑았다. 허남주기자 hhj@
  • 타이완 사스 급속확산

    |베이징·타이베이·홍콩 외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자와 사망자가 타이완에서 급격히 늘고 있는 반면 중국과 홍콩에서는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 농촌의 사스 감염정도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할 것으로 우려,농촌에 잇따라 전문가들을 파견했다. 타이완 보건당국은 12일 남부 가오슝(高雄)의 한 치과의사를 포함해 6명이 사스로 사망,지금까지 모두 25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가오슝에서 사망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사스가 타이완 중·북부에서 남부로 번지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중국과 홍콩에서는 추가 감염자수가 확연히 줄었다.중국에서는 12일 12명이 죽고 75명이 추가로 감염됐다.중국 전체에서 감염자 5013명,사망자 252명으로 감염자수가 5000명을 돌파했지만 추가 감염자 수는 날마다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중국 WHO 지부의 망가이 발라세가람 대변인은 12일 “농촌 지역에 사스가 얼마나 퍼져 있는지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WHO 관리들은 사스의 발원지인 광둥성이나 베이징과 인접한 지역,이주 노동자가 많은 지역에서 극소수의 사스 감염 사례만 보고된데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한편 사스 감염자를 분석해본 결과 20대의 감염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중국 사스실태 분석전문가인 쉬더중(徐德忠)은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 감염자를 조사한 결과,20대 감염자가 전체의 29.2%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고 상하이(上海) 문회보(文匯報)가 11일 보도했다. 그러나 사망률은 70대 노인들이 28%로 가장 높았다.특히 이들은 대부분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 사스 감염 이전에 다른 질병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매맞는 여성 보호시설 르포 / 가정폭력 ‘집안 일’ 아니다

    5월은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이 든 ‘행복한 달’이지만 여성단체가 정한 ‘가정 폭력없는 평화의 달’이기도 하다.가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아내가 남편의 폭력에 일방적으로 희생당하면서 유지하는 가정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흔히 가정 폭력을 ‘숨겨진 범죄’라고 한다.그러나 이제 그것은 더이상 부부간의 ‘내밀한 일’도 ‘집안 일’도 아니다.“맞을 짓을 했을 것”이란 피해자에 대한 선입견도 잘못된 것이지만 폭력이 ‘술김에’‘홧김에’휘두른 실수로 용서받아서도 안된다.가정 폭력은 피해자인 여성은 물론 가해자인 남성,그리고 아이들까지 모두 병들게하는 사회적인 병이다.특히 국내의 가정 폭력 발생률(31.4%)은 미국(16.1%),일본(17.0%)의 2배 가까이 되는 등 그 심각성을 인식해야할 때다. ‘그곳’은 멀지 않았다.남편의 폭력에 병든 여성들이 몸과 마음을 누이기 위해 잠깐 찾아드는 곳,그 ‘쉼터’는 서울의 주택가에 있었다.팻말도 없었고,끝내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지 않아 담당 사회복지사의 휴대전화에의지,물어물어 찾아갈 수 있었다. ●피해 여성들의 친정같은 ‘쉼터’ 23일 오전,‘쉼터’에 들어서자 가지런히 책이 꽂힌 서가와 정돈된 분위기는 여느 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그러나 어제 집을 나왔다는 김영자(가명·45)씨의 시퍼렇게 멍든 눈두덩과 그늘진 얼굴에선 고단한 삶이 단숨에 읽혀졌다.쉽게 말문을 열지 못하던 김씨는 22년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조금씩 털어놓았다. “…내가 이렇게 맞다가 죽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래서 누군가 듣고 경찰에 신고라도 좀 해주길 바라며 소리를 내기도 했지만,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어요.”김씨는 결국 여성긴급전화 ‘1366’에 전화하면서 집을 나왔다고 했다.“경찰은 피해자인 나를 보호해 주기는커녕 ‘우리가 할 일은 끝났다.’면서 남편과 함께 집으로 가라고 했어요.경찰에 신고한 나를 남편이 더 심하게 때릴 게 겁나 그길로 나올 수 밖에 없었어요.그런데 왜 피해자인 내가 이렇게 숨어야 하나요?”숨죽인 그녀의 울음은 처연했다.더욱이 우울증을 앓기도 했던 딸을 염려하면서 울음은 오열로변했다. 마주앉은 여성,양윤정(가명·38)씨의 양 볼에도 눈물이 흘러내렸다.남의 일이 아니라는 침묵은 강한 긍정의 표현이었다.양씨는 13년간 맞고 살았던 자신을 되돌아보면 “벌레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난생 처음 집을 떠나 ‘쉼터’에 여윈 몸을 맡긴 지 2개월,“난 많이 변했다.”며 “무엇이든 트집 잡는 남편이 돌아올 시간이면 가슴이 너무 뛰어 어지러울 정도였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남편의 기분을 맞추려고 노력했던 지난날의 자신은 ‘노예였다.’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았다.“아무리 청소를 열심히 해도,아무리 음식을 잘 만들어도 남편은 단 한번도 만족해하지않고 다른 것을 트집삼았고,상을 뒤엎으면서 그 지긋지긋한 일은 시작됐어요.” 맨몸으로 뛰쳐 나왔지만 보모 교육을 받았고 난생 처음으로 돈을 벌었다는 양씨는 “나도 사람이라는 사실,그걸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끝내 자신의 이야기를 한 마디도 털어놓지 못할만큼 가슴 속 상처가 큰 또다른 여성들도 ‘남의 일같지 않은 슬픔’을 함께 공유하고 있어 분위기는 참 무거웠다. ●학력·재산·나이와 무관 피해 여성과 24시간을 함께 기거하며 상담을 맡고있는 사회복지사 김성숙씨는 “눈물은 아픔을 씻어내는 정화기능을 한다.”며 “남편의 마음에 맞도록 자신을 바꾸려고 10∼20년씩 노력했던 여성들이 ‘더이상 남편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렸을 때 어쩔 수 없이 도움을 청한다.”고 말했다.또한 이곳을 이용하는 피해 여성은 30∼50대가 주류를 이루지만 10대부터 70대까지 구별이 없고,학력과 재산 유무와도 관계없다고 설명했다.김재엽 연세대 교수는 “소득이 전혀없는 집단의 27.5%,월 300만원 이상의 소득자 28.3%에서 가정폭력이 일어난다.”며 항간의 저소득,저학력층에서 가정 폭력이 있다는 오해에 대해 꼬집었다. 24일,여성의 전화연합 사무실에서 만난 두 피해여성은 ‘쉼터’에 머문 지난 2개월동안 “나 자신을 찾았다.”고 말했다.의외로 밝아 보이는 얼굴에 안도감이 느껴졌지만,한켠에서는 ‘이렇게 밝은 성격인데 당하기만 했을까?’라는 피해여성에 대한 편견이 떠올랐다.이런 속마음을 들여다 보기라도 한듯 동행한 사회복지사 배인숙씨는 “폭력에 노출돼 무기력했던 여성들이 쉼터에서 함께 피해자들과 지내면 자신에게만 있었던 일이 아님을 알게 되고 서서히 치유돼 예전의 밝은 성격을 되찾는다.”고 설명했다. 보험회사의 교육담당자였다는 이정희(가명·43)씨는 “밖에서는 당당했지만 ‘남편을 무시한다.’며 던진 밥그릇에 이마가 터져도 남편의 마음만 풀어주려고 비굴하게 노력했던 약한 여성이었다.”고 자신의 과거를 고백했다.“너무 맞으니까 ‘차라리 빨리 때려라.’는 식으로 체념하게 됐지요.어차피 내가 맞아야 끝날 일이라면 빨리 끝나는 게 낫다는 식으로 생각이 길들여졌어요.”.그는 중학생인 아들이 “옥상에서 아버지를 밀어버리고 싶다.”는 말을 듣고서야 더이상의 불행을 막기 위해 이혼할 것을 결심했다. 때로 피해 여성들은 ‘내 얼굴에 침뱉기’라거나 ‘남편을 고발했다.’는 사실 때문에 괴로움에 젖기도 한다.자신이 가정을 떠남으로써 ‘가정이 깨어졌다.’는 현실은 더 큰 죄의식을 안겨준다. 그래서 피해자들이 함께 만나고,자신들을 추스르는 과정이 어떤 전문가의 상담보다 더 효과적이라 한다.‘쉼터’를 통해 자신과 남편,가정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 여성들은 성큼 성장하게 된다.그래서 쉼터에 머물렀던 여성들 중 35%는 집으로 복귀,가정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하기도 한다. ●전국 32곳뿐… 세대별 보호시설 늘려야 87년 처음으로 쉼터의 문을 열었던 여성의 전화연합은 90년 구타 남편이 ‘인신매매집단’이라고 경찰에 고발,실무자 3명이 경찰에 연행·조사를 받기도 했었다고 한다.또한 쉼터가 집안에 머물렀던 아내들을 집밖으로 유도한다거나 이혼을 부추긴다는 엉뚱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쉼터는 현재 서울 8곳,전남·경남 3곳,부산 2곳 등 전국 32곳에서 운영되고 있다.대부분 10명 내외를 보호할 수 있는 작은 규모라 다 합쳐도 한꺼번에 332명밖에 보호할 수 없다.더욱이 아이들을 데리고 입소할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2∼3개월 머무르면 퇴소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거처가 되지는 못한다. 여성부는 올해 어머니와 아이가 함께 지낼 수 있는‘세대별 보호시설’을 충북에 시범적으로 설립,15세대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허남주기자 hhj@ ■가해자 위탁상담 프로그램 “나도 처음부터 폭력 남편은 아니었다.”고 폭력의 원인을 아내의 잘못으로 돌리는 40대 남편,“때려서라도 고쳐서 데리고 살려고 했다.”며 가부장적인 의식을 내세우는 30대 남편,하물며 “때리는 것도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고 강변하는 남편.폭력을 휘두르는 이유도 가지가지이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성격장애이자 분노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가정법원으로부터 가정보호사건 처분을 받은 가정폭력사건 중 일부는 상담위탁을 명령받는다.서울 여의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등 상담기관에서는‘가정폭력 행위자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단,잘못을 인정하자 곽모(45·공무원)씨는 술을 마시면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리고,아내를 폭행했다.참다못한 아내가 경찰에 고발하자 “공무원 신분인 나를 망신시켰다.”며 처음엔 아내를 원망했다.그러나 3개월간의 위탁상담을 받은 후 술을 끊고,아내와 원만한 관계를 회복했다.“진작 이렇게 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까지 말했다. 박모(37·대학강사)씨는 결혼 2년,오히려 자신의 성격을 이기지못해 펄펄 뛰는 아내를 밀쳤을뿐인데도 고발,상담을 받게 되자 처음에는 분노가 치밀었다한다.“12살 연하의 아내는 불같은 성격에 걸핏하면 친정으로 달려갔다.화가 나면 벽에 자신의 머리를 찧을만큼 극단적인 성격이었는데 임신중 아이를 잃으면서 결국 결혼생활은 금이 갔다.”고 아내 탓을 했던 그가 상담이 거듭되면서 “나 자신의 책임도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어떻게해서라도 아내를 달래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 아내의 화를 돋웠던 것같다.”고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상담을 받으면서 남의 결혼생활을 통해 많은 생각을 했고,결혼생활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고 말하는 박씨는 이혼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때,내가 조금이라도 노력했다면…”이란 생각만으로도 지난 결혼이 준 상처가 치유되는 것같다고 말했다. ●부부간 대화법과 스트레스 해소법도 가르쳐 위탁상담은 개인·집단상담은 물론 1박2일의 부부캠프를 실시한다.일정이 끝나면 대체로 폭력을 인정하고,가정폭력방지법을 이해할 뿐 아니라 부부간의 의사소통법 등을 알게 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은 “상담을 받았다고 모든 사람들이 반성하고 새롭게 가정을 이끌지는 못한다.어쩔 수 없이 이혼에 이르기도 하지만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었음을,조금더 노력했으면 달라졌을 것이란 것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 일부 부유층“회춘” ‘피 바꾸기’ 성행

    최근 서울 강남의 일부 부유층 사이에 ‘회춘’을 위해 피를 ‘세탁’하거나,중국 등지에서 젊은이의 피로 ‘바꿔치기’ 하는 시술이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돈이면 젊음도 살 수 있다는 일부 중·노년층의 과욕이 의학적으로 아무 효과가 없는 엽기적인 시술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이들의 행태는 최근 헌혈자 급감으로 일선 혈액원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과 대비돼 더욱 비난을 사고 있다. ●실태 지난 연말 강남구 삼성동에서 개업한 회춘 전문 S클리닉은 외국에서 수입한 특수 혈액교체기를 이용,고객의 피를 ‘새것’으로 만들어 교체해 주는 ‘혈액 세탁 회춘 프로그램’으로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객의 피를 뽑아낸 뒤 특수약물과 혈액 성분을 첨가,새 피로 만들어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고객은 대부분 강남에 사는 40∼70대의 부유층이며,입소문을 타면서 벌써 60여명이 시술을 받았다. 최모(53·강남구 청담동)씨는 “얼마전 타계한 대기업 회장이 이 방법으로 생명을 연장했다는 소문이 돌고 난 뒤 강남부유층 사이에 ‘피 세탁’ 붐이 일고 있다.”면서 “30만원 정도로 가격이 싸 매달 시술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병원 관계자는 “서울의 다른 몇몇 병원도 이 시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부유층은 아예 중국 등으로 나가 현지 병원에 입원,몸 속의 피를 뽑아내고 대신 현지 젊은이의 피를 수혈받고 있다. 일선 중국의학연수 모집책과 관광회사 등에 따르면 ‘피 바꿔치기’ 시술은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선양(瀋陽) 등지에 위치한 종합병원과 중의원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선양의 S병원 관계자는 “시술은 혈액 투석기 등으로 몸속의 피를 빼낸 뒤 20,30대 젊은이 30,40명으로부터 조금씩 모은 피를 한꺼번에 수혈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면서 “한 차례 시술 비용은 200만∼300만원 정도”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이같은 시술이 은밀히 이뤄지고 있지만 2000만원 이상으로 비싸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 의대와 병원 연수를 알선하는 H의료기공협회 관계자는 “부유층들이 국내보다 값싸고 사회적 비난도 피할 수 있는 중국을 ‘젊은 피 수혈’장소로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암환자라고 속이고 10대의 피를 수혈해 달라고 부탁하는 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내 ‘건강투어’를 대행하는 K여행사 관계자는 “요즘들어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프로그램과는 상관없이 피 바꾸기 시술을 해주는 중국 의사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는 부유층이 많다.”고 밝혔다. ●문제점 연세대의대 심장혈관병원 최동훈(40) 교수는 “새 피로 수혈을 받아도 일주일이면 원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회춘효과’는 한마디로 사기”라면서 “비위생적인 시설에서 피를 교체하면 에이즈·간염 등 치명적인 질병을 얻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관련 학회에서 효과를 인정받지 못했거나 비공식 의료기관에서 비밀리에 이뤄지는 시술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
  • 노무현 당선자 KBS 토론

    ◆정치개혁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18일 밤 KBS-TV 토론에서 내년 4월 총선을 전후로 한 ‘2단계 분권론’을 재확인했다.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권력의 분산을 통해 합리적이고 투명한 통치과정을 제시하겠다는 당선자의 의지가 표현됐다.당선 직후의 언급을 보다 구체화함으로써 현행 헌법 아래서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가 실시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노 당선자는 “내년 총선 전까지는 순수대통령제로,총선 후에는 과반 정치세력에게 총리 지명권을 주는 형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당선자는 이같은 ‘책임총리제’의 전제조건을 명확히 했다.지역구도를 제도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하거나,비례대표제를 대폭 도입해 어느 한 정당이 특정지역에서 70∼80% 이상 석권하지 못하는 제도를 만드는 등 정치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다음은 관련 문답. ●대통령과 총리간 분권이 어느 정도 가능한가. 권력이 분권이냐 집권이냐는 것은 정당구조에 달려 있다.과거에는 대통령이 행정부를 지배하면서 국회를 지배했다.지금 분권형 대통령은 국민들이 옛날 대통령의 횡포에 놀라서 요구하는 것이다. 당·정분리를 통해 대통령이 정당을 지배하지 않으면 한번 분권이 되고,총리에게 헌법대로 권력을 주면 또 한번 분권이 된다.이렇게 2단계에 걸쳐 분권할 것이다. 지금 헌법대로 하면 프랑스식 이원집정제처럼 갈 수 있고,성공적으로 운영해보려 한다. ●야당인 한나라당이 인준하거나 추천하는 사람이 총리가 되는 것이 프랑스 식인데. 지금부터 내년 총선 전까지 1단계는 순수대통령제로 가려고 한다.2단계는 총선이 끝난 뒤,소위 과반수 정치세력이 총리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미 공약했다.다만 전제를 하나 붙였다.지역구도를 제도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중선거구제를 하든지 아니면 비례대표제를 대폭 도입해서,적어도 어느 지역에서 한 당이 70∼80%를 석권하지 못하는 제도를 만들어주면 지역구도가 극복되니까,그때 바로 프랑스 식으로 그렇게 하겠다. ●정치개혁의 원칙과 방향,기성정치권의 저항을 극복할 방안은. 모든 해답이 국민들에게 있다.정치개혁은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다 말할 것이다.정치개혁이 안 되면 대통령직 수행이 어렵다.첫째,정당개혁이 우선이다.정당이 투명하고 깨끗하고 민주적일 때 그 사회의 정치가 그렇게 되는 것이다.전국적 기반을 가지고 정책으로 뭉친 정당이 꼭 만들어져야 된다.둘째는 선거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나는 이번에 기업에 민폐를 아주 적게 끼쳤다.법정선거자금 안에서 선거를 치렀다.내가 이번에 큰소리치지만,답답함이 있다.국민경선할 때 경선자금 어디서 났느냐라고 질문할 때 솔직히 말 못했다.후배 경선 후보들에게 경선자금 이렇게 모았다고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정치자금제도를 제대로 만들어줘야 한다. ●정치개혁의 대상과 주체가 같다는 것이 어려움이다. 당내에서 정당개혁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정당은 국민 민심이라는 바다를 항해하는 배와 같기 때문에 물이 새는 배는 버리지 않을 수가 없다.지금 정당제도는 물이 새는 배다.살자면 물이 새는 배를 버리고 다시 헤엄을 얼마간 치더라도 새로운 배로 옮겨 타야 한다. 문소영기자 symun@kdaily.com ◆북.미및 대북관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남북장관급 회담 북측 대표들을 만날 뜻을 18일 공개적으로 밝힘에 따라 향후 노 당선자의 대북 해법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노 당선자는 북측대표단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격식,체면 따지지 말고 만나서 솔직하고 진지하게 대화해야 (문제가)풀린다고 생각한다.”고 흔쾌히 답변했다. 물론 “북측 대표단이 만나길 원한다면”이란 단서를 붙이긴 했다.그러나 노 당선자의 이같은 언급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취임 후 대북 특사 파견은 물론,남북 정상회담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노 당선자는 최근 핵문제를 둘러싼 강경시위를 벌이고 있는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도 “북한이 절박하게 안전을 보장받고 싶어하고,금방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지만 개혁·개방을 하고 싶어한다.”고 단정짓고,북·미간 자존심을 살려가며 조금씩 신뢰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차제에 노 당선자가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간 직접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노 당선자는 또 대미 관계에서 작전지휘권,한·미상호방위조약,주한미군지위협정 등을 언급하며 “앞으로 5년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할 정도로 변화시키겠다.”면서 “그러나 국론의 심각한 대립·분열이 초래되는 일이 없도록 하면서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약속했다.대미 정책에서도 직접적이고,솔직한 행보가 있을 것이란 관측으로 연결된다. 김수정기자 crystal@kdaily.com ***외신오보 대미관계 손상우려 “AP통신의 오보 소동으로 노무현 당선자가 당선 이후 대미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쌓아왔던 공든 탑이 무너질까 걱정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8일 TV토론회에서 외신의 ‘북핵 관련 오보 소동’에 대해 이렇게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발단은 AP통신이 노 당선자의 ‘국민과의 대화’ 중에서 북핵 관련 발언을 ‘긴급뉴스’로 ‘미국 행정부의 일부 관계자들이 지난달 북한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남한의 노 당선자가 말했다.’고 타전한 것이다.그리고 미국 언론에서 그대로 보도됐다. 이에 미 백악관 지니 메이모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북한이 초래한 현 상황에 대한 평화적 해결책을 원하고 있음을 시사해 왔다.”며 AP통신 보도를 부인했다. 노 당선자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일부 미국 언론들의 보도내용이 “부정확한 인용이며,취지를 왜곡할 소지가 있다.”고 ‘오해’를 차단하고 나섰다. 이낙연(李洛淵) 당선자 대변인은 “이미 해당 언론사에 구두로 정확한 발언내용을 설명하고 정정을 요구했고, 미국 정부쪽에는 노 당선자의 자세한 발언 내용과 배경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의 또다른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노 당선자가 평소의 솔직한 태도로 허심탄회하게 다 털어놓은 것은 좋았으나,불편할 수도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할 상황에서 북핵 관련 일부 발언은 부적절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최근 노 당선자는 제임스 켈리 미국 특사 접견과 한미연합사 방문,주한미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 등 연속적인 행사 등을 통해 ‘미국은 대단히 중요한 우방’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등 대미 관계 개선에 주력해 왔었다. 문소영기자 ◆총리 인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18일 KBS-TV 토론에서 총리인선에 대한 질문에 직접적 답변을 피하면서도 “‘개혁 대통령에 안정적인 총리’ 구도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언론 및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당선자는 “국가라는 것은 마치 선박이 항해를 하면서 계속 내부수리를 해야 하는 것과 같다.”면서 “항해는 계속해야 하니까 선장(대통령)이 자꾸 들락날락하면서 개혁한다고 들여다보면 항로가 틀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안정된 항해사(총리)가 항해를 계속하면서 국정의 흐름에 따라 안정되게 가야 한다.”고 밝혔다.노 당선자는 “옛날에 총리를 했던 인물을 재기용하면 안되는 것 아니냐.”는 패널의 질문에 “똑같은 물건이라도 짝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이어 “대통령으로 알맞은 사람을 총리자리에 갖다 놓으면 공 두개를 갖다 놓은 것처럼 계속 어긋날 수 있다.”면서 “제가 둥근 돌이라면 총리는 그 돌을 잘 받쳐주는 나무받침대처럼 안으로 쏙 들어간 분이라야 짝이 잘 맞는다.”라고 말했다. 노 당선자의 이날 언급을 종합하면 그동안 내정설-탈락설을 오갔던 고건 전 총리가 다시 낙점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안정감과 행정경험 등에 있어 가장 조건이 맞는다는 것이다.그러나 그의 병역문제 등이 청문회에서 불거져 나올 우려가 제기된다. 민주당에서는 김원기 고문을 추천하는 목소리가 높고 진념 전 경제부총리,김종인 전 경제수석,박세일 전 정책기획수석 등과 이세중 변호사의 이름도 계속 거명된다.정운찬 서울대총장은 총리직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kdaily.com ◆검찰총장 임기 김각영 현 검찰총장의 2년 임기가 보장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한때 정치권에서 검찰총장의 교체론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임기 보장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노 당선자는 지난 18일 밤 TV토론에 출연,“검찰총장의 임기를 법대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노 당선자는 이날 ‘4000억원 대북지원설 등 3대 의혹을 취임전에 털고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국민적 의혹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언급한 뒤 검찰총장의 임기를 보장한다는 말에는 검찰이 의혹사건을 정치적 고려없이 원칙대로 처리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총장 교체 여부로 뒤숭숭했던 검찰은 노 당선자가 직접 나서 쐐기를 박자 안도하는 분위기다.사실 총장 재신임설이 제기된 이후 검찰 안팎에서는 후임 총장 자리를 놓고 누가 정치권에 줄을 대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끊이지 않았었다. 대검 한 중견 간부는 “노 당선자의 언급으로 검찰총장의 교체 논란은 사실상 끝났다.”면서 “앞으로는 산적해 있는 검찰 현안을 논의할 때”라고 강조했다.다른 관계자도 “검찰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하면서도 법으로 보장된 검찰총장 임기를 무시하겠다는 것이 바로 검찰의 중립화를 흔드는 처사”라면서 “법조인 출신 대통령 당선자로서의 당연한 원칙 표명”이라고 말했다. 특히 검찰총장 등 이른바 ‘빅4’에 대한 인사청문회법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현 검찰총장은 청문회 대상이 아니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로써 김 총장은 임기가 보장되는 대신 4000억원 대북지원설 등 국민적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강충식기자 chungsik@kdaily.com ◆노사모 진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의 팬클럽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대해 새로운 역할을 당부하는 등 그동안 나눴던 ‘사랑’의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후보가 아닌 당선자로서 지지자들에게만 치우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 당선자는 18일 KBS-TV 토론에서 “다른 국민의 소외감을 감안해 노사모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지 않느냐.”는 패널의 질문에 대해 “(노사모와는) 섭섭하고 아쉽지만 자연스럽게 서로 멀어져 가고 있다.”면서 “노사모는 자발적인 조직으로,제가 해산하라 해도 되지 않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그러나 “노사모가 시야를 넓히면 할 일이 많다.”면서 “정치는 부득이 스타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제2,3,4의 노무현’을 찾아 또한번 참여국민이 만드는 선수들로 만들어 보자.”고 말해 노사모가 참여민주주의 활동을 통해 새로운 정치지도자를 계속 발굴해 줄 것을 주문했다. 노 당선자는 이어 “정치개혁 등 큰 문제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과 기업운영에서 부닥치는 행정관청과의 작은 문제 등 절차 하나만 개혁하면 되는 문제들에 대해 노사모들이 서로 만나 협의하고 고쳐나가는 ‘시민 옴부즈맨’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방향전환 지침까지 덧붙였다. 한편 노 당선자는 노사모 등 젊은 세대와의 관계에 따른 50∼60대 소외론에 대해 “많은 분들이 세대간 분단을 얘기하나 실제로는 과장돼 있다.”면서 “대선에서 제가 얻은 50∼70대 득표율이 약 40%로,영남지역 득표율 25%보다 높았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여야.시민단체 반응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등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정치개혁’ 구상 등에 대해 대체로 후한 점수를 주었으나 일부 지적의목소리도 있었다.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여야 의원들과 대화를 하겠다.수시로 토론하겠다.’고 말하는 등 탈 권위적인 면모를 보인 것은 진일보한 국정운영 방식”이라면서 “노 당선자가 ‘반미(反美)’가 아니라고 밝히는 등 급진적이고 과격한 이미지를 탈피한 것도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역구도 극복을 위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거나,비례대표제를 확대하겠다고 말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하고 “정부조직 개편과 산하기관 인사를 거론한 것은 측근들의 낙하산 인사를 하겠다는 정치적 복선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최근 북한 핵 문제와 촛불시위 등으로 국민들이 새 정부의 국정운영을 궁금해하고 있다.”면서 “시기적으로 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대통령직 인수위의 한 고위관계자도 “이런 기회가 정기적으로 있었으면 좋겠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나 ‘국민과의 대화’가 단순히 국정홍보의 장(場)으로 전락돼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말로 하는 정치,관념 속 정치가 아니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참여연대 이지현(李知炫) 간사는 “대통령이나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해명하는 쪽에만 치우치지 않도록 운영상의 문제는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원상기자 wshong@kdaily.com ⊙프랑스식 이원집정부제란 대통령과 내각 수반인 국무총리가 외치와 내치를 각각 나눠 맡는 권력구조이다.이때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대외적 상징이자 외교·안보·국방을 주로 맡고,총리는 경제·치안·복지 등 내치를 책임진다. 프랑스의 경우 좌파 대통령과 우파 총리가 연정을 이루는 좌우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가 수립되기도 한다. 최근 한국 정치권에선 ‘분권형 대통령제’의 한 방식으로 불리고 있다.그러나 총리가 원내 다수당의 지명을 받아 내각의 실질적인 수반으로서 내치를 책임지기 때문에 이는 분명히 내각제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우리 현행 헌법의 경우 엄밀하게 따지면 프랑스식에 가깝다.
  • 동해상고 김태희양 교통사고 뇌사 환자4명에 장기기증 새삶 찾아줘

    뇌사 상태의 여고생이 새해 첫날 장기 기증을 통해 네명의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주고 죽음을 맞아 세상의 빛이 되고 있다. 한창 꿈을 키울 17세의 어린 나이에 아름답게 생을 마감한 주인공은 강원도 동해상고에 다니던 김태희(1년)양. 김양은 구랍 19일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강릉 아산병원을 찾았으나 뇌의 과다 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져 줄곧 중환자실에 있었다.장기 기증은 지난해 마지막날인 31일 김양의 어머니 황말년(43)씨가 “딸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뜨는 것이 안타까워 가슴에 묻었지만 꺼져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열어 준다면 덜 안타까울 것 같아 결심했다.”며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이뤄지게 됐다.이에 따라 강릉 아산병원은 계미년 첫날 강남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만성신부전증으로 고통받아오던 20대와 50대 환자에게 신장 2구를 각각 전달해 이식에 성공했다.2일에는 계명대 동산병원과 서울 아산병원에서 원추각막증과 각막혼탁증세로 실명위기에 놓여 있던 10대 남학생과 70대 할아버지에게 각막이 기증됐다. 장기 기증외에 심장조직도 서울 아산병원에 전달돼 또다른 환자의 치료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강릉 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장혁재(張爀在·외과) 교수는 “한 학생의 아름다운 죽음이 고통받던 네명의 환자에게 큰 희망이 되었다.”며 “심장조직도 새로운 환자에게 희망의 불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안성 일가 살해용의자 영장

    70대 전직 의사 등 안성 일가족 3명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안성경찰서는 3일 이 사건의 용의자로 공개 수배한 도모(31·보험설계사·안성시 공도읍)씨를 붙잡아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은 또 도씨가 빼앗은 돈을 감추고 도피를 도운 혐의로 도씨의 처남 송모(31·충남 천안시 성환읍)씨와 친구 유모(32·천안시 성환읍)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신청하고,빼앗은 현금 3억원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안성 김병철기자 kbchul@
  • 70대가족 셋 살해 용의자 보험회사 직원 공개수배

    70대 3명 둔기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안성경찰서는 2일 피살된 염모(76·의사)씨와 평소 알고 지내던 도모(31·보험회사 근무)씨를 유력한 강도살인 용의자로 보고 공개수배했다. 경찰은 범인에게 둔기로 맞아 의식을 잃고 치료를 받아오던 염씨의 손자(18·고3년)로부터 ‘사건 당일 도씨가 자신을 승용차에 태워 안성시 원곡면 지문리 건설현장에 데려가 살해하려 했다.’는 결정적인 진술을 1일 확보,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도씨 검거에 나섰으나 실패했다.도씨는 사건 다음날인 28일 오전 안성시 공도읍 자신의 집에서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경찰 조사결과 도씨의 아버지와 염씨는 30년 친구 사이이며,도씨는 평택 사창가에서 사채놀이를 하다 실패,1억원 이상을 날려 최근 생활고에 시달려왔다. 안성 김병철기자 kbchul@
  • 70대 부부등 셋 피살

    70대 노부부 등 3명이 둔기에 맞아 살해되고 고등학생 손자가 피습된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오후 10시50분쯤 경기 안성시 공도읍 송두리 염모(76·안과의사)씨 집에서 염씨와 아내 윤모(70)씨,처형(76) 등 3명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숨진채 발견됐다.방 안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부러진 야구방망이 1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염씨가 이달 초 경기개발공사로부터 공도지구 택지개발보상비로 44억여원을 받았고 현금 3억원이 사라진 점 등으로 미뤄 집안 사정을 잘 아는자의 금품을 노린 소행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염씨와 함께 사는 손자(19·고3)도 이날 오후 6시쯤 175㎝ 키에 보통 체격의 스포츠형 머리를 한 35세 가량 되는 남자 1명의 전화를 받고 평택시장 입구에서 이 남자를 만나 프린스 승용차를 타고가다 둔기로 머리를 맞아 평택박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염씨의 요청에 따라 인근 농협직원 2명이 염씨의 계좌에서 현금 3억원을 인출,종이상자에 담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안성 김병철기자 kbchul@
  • [대한포럼] 醫·政의 네 탓 싸움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 싸움이 한마디로 가관이다.2000년 7월 의약분업 시행을 앞두고 빚어졌던 이전투구가 재연되는 듯하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 파탄의 책임을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로,의사들은 실패한 의약분업 탓으로 돌리고 있다.‘네 탓’만 있고 자기 탓은 없다.의약분업으로 50% 이상 보험료를 더 물고도 건보재정 파탄의 멍에를 짊어져야 하는 소비자들로서는 분통이 터질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최근의 의(醫)·정(政) 갈등은 의료계측에서 먼저 촉발한 감이 없지 않다.의료계는 시행한 지 2년째 접어든 의약분업의 정착에 협력하기는커녕,대선이라는 호재를 ‘실패한 의약분업의 철폐’에 활용하기로 투쟁목표를 설정했다.건보재정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과 올 상반기 수가를 12.6%와 2.9% 인하한 데 이어 연말쯤 다시 추가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자 ‘울고 싶던 차에 뺨을 때린 격’이라며 의료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의료계는 지난달 22일자 일간지 광고를 통해 ‘부산에서 70대 생활보호대상자 자살’이라는 자극적인 제목 아래‘의약분업 이후 국민의 부담은 대폭늘고 의료 혜택은 계속 줄이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그러자 복지부는 의약분업 이후 의료기관 이용률이 증가하고 의약품 오남용이 줄어드는 등 의약분업이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광고로 되받아쳤다. 1차 광고전에서 판정승을 거뒀다고 판단한 의료계는 지난달 27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복지부측을 압박했다.이에 복지부는 잃은 점수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 ‘의약분업 이후 의원의 진료비 수입 대폭 증가’,‘동네의원 진료 왜곡 심각’,‘동네의원 월평균 부당청구 102건’ 등 건보재정 파탄의 ‘주범’이 의료계임을 암시하는 자료들을 잇달아 쏟아냈다. 이어 11월1일에는 복지부와 의사협회가 동시에 ‘이유없이 비싼 약값만 부담하진 않았습니까?’,‘재정파탄,원인이 반드시 규명되어야 합니다.’라는 광고를 통해 맞삿대질하는 상황에 이르렀다.서로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지만 ‘나는 잘 했는데 너 때문에’라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의약분업 이후 약국은월평균 680만원,의원은 월평균 598만원의 요양급여비 수입이 늘었다.증가분 4조 6785억원(2001년 기준)은 모두 국민들이 부담했다.의료계가 의약분업 철폐를 요구하는 것은 따지고 보면 약국이 더 많이 벌어들이는 꼴은 못 봐주겠다는 심사다.‘배 고픈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배 아픈 것은 참을 수 없다.’는 심술이 깔린 것으로 볼 수있다. 그렇다고 복지부가 잘했다는 뜻은 아니다.2년 전만 해도 원가의 80% 수준인 의료수가를 현실화시켜 주겠다고 했다가 건보재정 파탄 우려가 제기되자 정책 실패의 모든 책임을 의료계로 떠넘겼다.의료계의 압력에 밀려 의원 중심으로 수가를 현실화한 결과,중소병원이 줄줄이 도산하는 사태를 초래했다.전공의들이 마취과나 일반외과와 같은 ‘3D 진료과목’보다는 안과,피부과,성형외과 등 개업하기 쉬운 과목으로 몰리면서 의료공급체계마저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복지부는 자체 홍보 자료에서도 제시했듯이 의약분업 이후 의료기관 만족도가 32.9%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이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거룩한 희생정신을 가진 ‘히포크라테스’가 아니다.아플 때 먹을 수 있는 약과 치료해줄 의사가 필요한 것이다.복지부와 의료계는 국민들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월드컵 D-100일/ ‘장외 대표’자원봉사자 맹활약

    ■자원봉사자 축구클럽…석달만에 500여명 전국모임으로 발전. 하루라도 ‘뽈’을 차지않으면 몸에 가시가 돋는 ‘축구광’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002월드컵자원봉사 축구클럽’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수십개의 자원봉사자 친목모임 가운데 최대규모를 자랑한다.지난해 11월 자원봉사가 인터넷사이트가 개설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축구광들이 몰려 들었다.지금은 500여명의 정회원을 거느린 전국규모 조직으로 발전했다.2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연령층이 다양하지만 그라운드에 서면 한치의 양보도 없다.이들은 “월드컵자원봉사자들이 갖춰야 할 기본조건은 축구에 대한 애정”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모임을 만든 사람은 이석민(29)씨.월드컵 기간중 전산분야를 담당하게 된다. 이씨는 “모임이 이렇게 큰 호응을 얻을 줄은 몰랐다.”면서 “한국축구의 저력이 다시 한번 느껴진다.”고 뿌듯해 했다.이씨는 지금은 대학원에 다니고 있지만 중학교때까진 학교축구 선수로 활약했다.“다시 태어나면 꼭 대표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오는 3월1일과 2일 이틀동안 울산에 모여 개최도시 대항전을 가질 예정이다.대회 공식명칭은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갈망하는 의미에서 ‘16강 기원 월드컵 자원봉사자 축구클럽 전국축구대회’로 정했다. 이를 위해 현재 각 개최도시별로 훈련이 한창이다.울산지역은 우승을 목표로 주중에도 훈련을 하고 있을 정도다.예선리그는 오는 17일 수원-인천의 대결로 시작된다.한발 더 나아가 새달쯤 일본자원봉사자들과의 경기도 추진하고 있다.아직 일정은 정하지 못했지만 ‘장외대표’로 나서는 만큼 한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순수모임인 만큼 운영은 빠듯하다.회비는 월 1만원으로 전액 용품구입에 들어간다.따라서 모임 뒤 간단한 식사라도 할 양이면 개인 호주머니를 털어야 한다.그렇지만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간혹 참가자들 가운데 경제적으로 다소형편이 나은 사람들이 내는 찬조금으로 소주 한잔 걸치는데만족해야 한다. 이들은 단순히 경기를 하는데서 벗어나 사회봉사활동으로영역을 넓혀가고 있다.클럽 내 자원봉사팀이 따로 있을 정도로체계적으로 사회활동을 벌이고 있다.지난 연말연시에는지역 양로원과 고아원을 방문했다.가까운 이웃의 아픔도 돌보지 못하면서 국가적 대사인 월드컵 자원봉사를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월드컵이 끝나더라도 모임은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지금은참가자격을 자원봉사자로 한정했지만 월드컵 이후에는 일반인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할 참이다.모임의 성격도 사회봉사활동에 중점을 둘 작정이다. 이석민씨는 “모두가 죽을 때까지 볼을 차고 싶은 사람들”이라면서 “이들이 든든하게 떠 받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은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 ■한·일 자원봉사자 “한·일 힘모아 월드컵 성공”. “성공적인 월드컵을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힘을 모아야합니다.”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성공개최를 위해 한·일자원봉사자들이 손을 맞잡았다.양국의 자원봉사자들은 ‘월드컵자원봉사자 교류팀’을 만들어 개막전까지 활발한 의견교환을 통해 서로 단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시작단계인만큼 인원은각각 10명 내외로 한정했다.교류가 활성화된 이후에는 규모를 더욱 늘려 나갈 참이다. 이번 교류는 일본의 한 자원봉사자의 열정이 계기가 됐다. 아사미라는 50대 자원봉사자는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장외대표’라고 하는 한·일자원봉사자들이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양국 자원봉사자들간의 교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일본월드컵조직위가 한국에 그의 뜻을 전했고 한국월드컵조직위도 선뜻 응했다. 회장 이은형(46·여·주부)씨는 공동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의 공생관계를 강조했다. 이씨는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한국과 일본이 경쟁자적인인상을 많이 주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어느한쪽이 성공하고 다른 한쪽이 실패할 경우 이를 성공개최라고 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오는 22일 2박3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측 자원봉사자 10명이서울을 방문한다.이들은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상암경기장을 둘러보고 한국의 자원봉사자 교육에도 직접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을 맞이하기위해 한국측 자원봉사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이미 몇차례의 만남을 통해 구체적인 교류내용을 준비하고 있다.자원봉사자 교류가 처음있는 일이라 더욱 조심스럽다.한국월드컵조직위 서울운영본부에서 조언을 해주고있다. 참가자들의 연령은 2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서비스분야는 다르지만 ‘일본의 장점을 배우자’는 공통된생각으로 뭉쳤다.이들 모두 일본어에 능통하다.최소한 의사소통은 가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참가자들의 열정은 대단하다.변규창(36)씨는 자원봉사자 명함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다니고 있을 정도다.변씨는 일본인부인 다나베 가오리(29)씨와 함께 월드컵에서 미디어분야에서 일하게 됐다.변씨는 명함에 부부의 사진과 함께 ‘우리부부의 선언’이라는 제목으로 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하는 취지의 글도 실었다. 변씨는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월드컵을 치러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 “당초 아내와 함께 이번 모임에 참가하려고 했지만 아내는 출산으로 불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자원봉사자들은 새달 쯤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일본 요코하마경기장을 방문할 예정이다.방문기간 중 일본자원봉사자 교육에도 참여할 생각이다.친절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노하우’를 현지에서 배워 이를 한국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전수할 작정이다. 박준석기자. ■월드컵자원봉사자 “13개분야 2만여명 ‘프로’자임”. 이번 월드컵 기간동안 1만6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 산하 각 개최도시 운영본부 소속으로 활동한다.개최도시별로 자체적으로 선발한 인원 등을 합치면 자원봉사자 수는 2만명을 넘어선다.이들 모두 면밀한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선발된만큼 ‘프로’임을 자부하고 있다. 조직위 소속 자원봉사자 가운데는 재외동포 670명과 외국인 115명도 포함돼 있다.이들은 외국어서비스,미디어,등록,전산,통신,의무,수송,교통,출입관리,관중안내,검표,행정,경기운영 등 모두 13개 분야로 나눠 활동하게 된다.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교육이 지난해 11월부터 개막직전까지 진행된다.‘실전’위주의 직무교육도 함께 실시된다.다른분야와는 달리 등록과 미디어 분야는 개막 한달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슬로베니아어,터키어 같은 특수외국어 분야에는 지원자가 적어 추가 모집을 검토하고 있다.조직위는 여의치 않을 경우 한국외국어대 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방침이다. 각 개최도시는 자체적으로 500∼600명의 자원봉사들을 추가로 선발했다.이들은 현재 경기장 홍보관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월드컵 기간중에는 개최 도시 곳곳에 배치돼 숙박과 관광,교통안내 등을 맡게 된다. 송한수기자 onekor@
  • [우리고장 NGO] 부산 ‘100만평 범시민협의회’

    “100만평 문화공원을 조성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 부산지역에 100만평 문화공원 조성을 위한 땅 한평 사기운동이 일고 있다. 100만평 문화공원 조성 범시민협의회(공동의장단 이태일·정영문·최해군)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이 사업은 최근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점차 확산되고 있다.듣기에도 다소 생소한 ‘100만평 범시민협의회’는 지난해 5월 9일 창립총회를 갖고 정식 발족됐다. 400만명이 사는 대도시에 변변한 문화공간이 없는 것을못내 아쉬워한 부산지역의 의학·문화·여성·체육계와 경제단체 등 뜻있는 각계 인사들이 100만평 문화공원을 조성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 이들의 목표는 창립총회 취지문에서 밝혔듯이 미국 뉴욕의 센터럴 파크에 필적할 만한 공원을 만들어 2세들이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 애착과 자부심을 갖게 하자는 것이다.문화공원 조성지역은 부산 강서구 둔치도 일대 100만평.문화공원 조성에는 2,000억원이라는 거액이 필요하다. 범시민협의회는 450억원은 시민모금으로,나머지는 시비나 정부보조를 받아 충당할 계획이다.이곳에는 100만평에다50만평 규모의 숲과 물이 있는 평지형 문화공원이 들어서게 된다. 100만평 공원은 산책공원과는 달리 생태공원으로 조성,자연친화적인 공원을 만들어 동식물의 생활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하고 학생들의 자연학습관으로 만들어진다.완공목표는 오는 2020년으로 잡고 있으며 매년 4만∼5만여평씩 20년간 숲과 공원을 조성해 나간다. 협의회는 우선 지난해 11월30일 기금모금 조성행사를 벌여 모은 돈으로 강서구 둔치도 1만3,400여평에 대한 땅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또 원활한 모금운동을 펴기위해 ‘기금모금 추진본부’를 구성,본격적인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오는 2월까지 1차모금운동을 벌인다. 동참하는 시민들도 벌써 30만명이 넘어서고 있다.서울에거주하는 한 70대 사업가는 해운대구 재송동에 있는 녹지10만평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것을 비롯해 외국인의 동참도 잇따르고 있다.일본 도쿄의 환경단체 사카이 겐이치 회장(72)등 3명은 땅 매입에 써달라며 1평 구입비 명목으로 각각 1만엔을 보내왔다. 범시민협의회의 이태일 상임의장은 “100만평 문화공원조성 운동은 부산시민의 힘으로 푸른 부산의 꿈을 현실화시키는 모델공원을 만드는 운동”이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농한기 보건소 “바쁘다 바빠”

    “팔 다리 쑤시는데는 가까운 보건소가 최고지유” 22일 오전 충북 청원군 남일면 청원군보건소.보건소를 찾은 김학연(71·청원군 남일면 신송리)할머니는 뜸과 침등한방과 물리치료에 이어 치과진료까지 받았다. 보건소 입구에는 김 할머니와 같이 농사를 짓다 만성이된 농부병을 호소하는 50∼70대 농민 4∼5명이 진료를 받으려고 서성거리고 있다. 이처럼 최근 농한기를 맞으면서 농촌지역 보건소를 찾는발길이 부쩍 잦아진 것이다. 특히 의약분업 실시 이후 병의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체감 부담이 늘면서 진료 수가가 상대적으로 싼 보건소를 선호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청원군보건소에는 요즘 하루 평균 50∼60여명의 환자들이 찾고있다.이 가운데 치과를 찾는 환자가 하루 평균 2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농삿일이 한창 바쁜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당장 고통을호소하는 환자가 대부분이었다.그러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농번기가 끝나고 한숨 돌릴 수 있는 농한기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참아왔던 질환을 치료하려는 농민들의 이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용자 대부분이 농촌 주민들이었으나 올 하반기에 들어서는 인근 도시 환자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게 보건소관계자의 말이다. 이 보건소에는 일반의사 2명과 한의사 1명,치과의사 3명등 6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요즘같은 농한기에는 보건소 의사들이 짬을 내기가 무척이나 어렵다고 한다. 김 할머니는 “집에서 딱히 할 일도 없어 오전에 버스를타고 보건소를 왔다”며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받은 뒤치과에 들려 이빨까지 치료받았다”고 말했다.“의사,간호사 모두가 친절해 보건소를 자주 찾는다”고 덧붙였다. 보건소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는 지속적으로 이용 환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명의 의사가 배치된 충북 음성읍 음성군보건소에도 하루 50여명의 환자들이 찾고 있다. 지난 9월이나 10월에 비해 30% 정도 환자가 늘어났으며특히 치과환자는 예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치과 의사는 진료장비 1대로 겨우 꾸려가고 있는 형편이다. 올해 처음 한의사가 배치된 이곳에는 침이나 뜸,부황을맞으려는 환자들도 많이 찾는다.농촌지역 환자들이 보건소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가깝고 진료비가 저렴하기 때문. 65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무료인데다 진료와 처방을 다 받아도 기본료를 포함해 2,000원을 넘지 않는다.물리치료실만을 이용할 경우에는 1,600원을 따로 내야 한다. 글 청주 김동진기자 kdj@
  • 외국기업 관세행정 대폭 간소화

    국내에 들어온 외국기업들을 위해 관세 행정이 대폭 간소화된다.수출입 업무때 세관에 내야 하는 서류의 종류가 대폭 줄어들고 세관을 직접 찾아가야 하는 일도 많이 사라지게 된다. 관세청은 15일 서울 논현동 서울세관에서 주한외교사절과 외국경제인단체장,외국인투자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기업 지원을 위한 관세행정 개선협의회’를 열고 70건의 개선안을 확정 발표했다.관세청 자체발굴 30건과 건의사항 40건으로 ▲수입통관절차 대폭 간소화 ▲물류비용 절감 ▲금융부담 완화 ▲위조상품 단속 강화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관세청은 수입적하목록 정정신청서,반출입신고 정정신청서 등 지금까지 세관을 직접 방문해 서류로 내던 각종 정정신청서를 사무실에서 전자문서로 제출하도록 했다.선박이 들어오기 전과 들어온 뒤에 따로 내던 적하목록과 하선신고서를 통합,한번만 내도록 했다.범법·체납 사실이 없는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각종 서류심사를 면제해주고 항공화물 반입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관세청은 “70대 개선과제가 추진되면 전국 2,500여개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연간 1,134억원의 경비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균기자 windsea@
  • 한적, 이산상봉단 후보 300명 선발

    대한적십자사는 21일 인선위원회를 열어 이산가족 방문단후보자 300명을 선정,개별 통지했다. 한적은 후보자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방북의사를 확인한 뒤 다음주 200명으로 추린 명단을 북측에 전달할 예정이다.최종 방북자 100명은 북측 가족의 생사 및 주소 확인등을 거쳐 연령과 직계가족 여부를 기준으로 다음달 초 선발하게 된다. 이날 선정작업은 신청자 10만3,700여명에 대해 80세이상 7점,70대 4점,60대 3점의 가중치를 부과해 컴퓨터추첨을 한 결과 ▲80세 이상 117명 ▲70대 126명 ▲60대 57명이 각각 포함됐다. 남자 206명,여자 94명으로 구성된 상봉단 후보자의 출신지분포는 황해 79명,평남 49명,함남 39명 등 순이다. 진경호기자 jade@
  • 80억대 재산 노인 납치·치사

    서울 서초경찰서는 20일 땅부자인 70대 할머니를 납치,땅을빼앗은 뒤 숨지게 한 김모씨(77·전직 의사)와 이모씨(66·전직 간호사),고모씨(40) 등 3명에 대해 살인 및 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은 또 이들과 짜고 땅을 빼앗은 토지 사기단 13명을 수배했다. 김씨 등은 98년 12월 말 수배된 토지사기범들과 짜고 모 종교단체에서 알게 된 진모씨(75·여)를 1년여 동안 서울과 인천 등지로 끌고 다니며 감금하고 협박해,진씨가 소유한 경기도 덕소의 땅과 임야 등 3만4,500평의 명의를 바꿔 J은행에담보로 잡히고 29억여원을 대출받아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있다. 이들은 또 당뇨병이 있던 진씨가 위독해지자 지난해 1월 인천의 한 병원에 입원시킨 뒤 보호자라고 속이고 “심폐소생술을 할 필요없다”고 의료진에게 요청해 숨지게 한 혐의도받고 있다. 진씨는 수년 전 경기도 남양주 일대의 토지와 서울 장충동주택 등 80억원대의 재산을 사망한 남편으로부터 상속받았으며 친자녀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입원 7순할머니 1억 의대 장학금

    의료계 집단폐업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입원중인 70대 할머니가 평생 모은 재산을 인재양성에 써달라며 병원측에 기탁했다. 충남 공주시 교동에 사는 유금화(劉錦花·74)씨는 6일 자신이 입원중인 대전시 서구 가수원동 건양대병원에 “많은 돈은 아니지만 의료계 인재양성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장학금으로 1억원을 내놨다. 유씨는 기증식에서 “평소 돈을 벌어 의료기관을 설립해 좋은 일을하고 싶었다”며 “의료계 집단폐업으로 전공의들이 없는 악조건에서도 친절하고 성실한 태도로 진료하는 건양대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들에 반해 장학금을 기증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구 출신으로 경북여고를 중퇴한 유씨는 지난 50년대초 결혼,아들하나를 두었으나 어렸을때 병으로 숨지고 남편과도 불화를 빚어 60년대초 이혼한 뒤 지금까지 혼자 살아왔다.이혼 후 대전에서 음식점및건축업을 하며 한두푼씩 돈을 어렵사리 모았다. 현재 20여년된 20평짜리 아파트에서 살고있는 유씨는 위염으로 지난달 23일 이 병원에 입원,치료중이다. 건양대병원측은 ‘유금화 장학금’을 만들어 병원에서 실습중인 의학 및 간호학과 학생이나 우수한 인턴과 간호사를 매년 선발,장학금을 줄 계획이다. 김희수(金熺洙)이사장은 “할머니가 장학금을 전달하게 된 의미가퇴색해지지 않도록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펼치는데 온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남북 장관급 평양회담/ 이모저모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거야?” 평양 2차 장관급회담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변화무쌍한 일정으로 일관하고 있다.우리 대표단은 31일 예상했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하지 못했다.급기야는 오후 늦게당초 서울 귀환일을 하루 연장시키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빚어 취재진을 어리둥절케 했다.일부에서는 태풍 ‘프라피룬’을 이유로 우리측이 더 유리한 내용을 얻기 위해 출발을 연기하는 ‘벼랑끝 전술’을썼다는 관측도 나왔다. ■진통 거듭 전날 적정한 선에서 순조롭게 의견을 좁혀갔던 남북 양측은 당초 이날 오전 회담 합의사항을 발표할 예정이었다.그러나 군사 직통전화 설치 등 군사분야에 관한 의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하루종일 진통을 거듭했다.우리측의 적극적인 합의 제의에 북측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남측 회담 관계자는 “신뢰구축 문제는 북측이 군 등 여러 기관과 얘기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 ■누굴 만났을까? 남측 박재규(朴在圭)수석대표와 북측 전금진(全今鎭)단장은 이날 오후 5시쯤 고려호텔에서 단독접촉을 갖다가 1시간가까이 ‘행방불명’돼 궁금증을 낳았다.두 사람은 수행원 1명씩만을대동하고 10분 간격으로 고려호텔을 떠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55분 뒤 상기된 얼굴로 호텔에 돌아온 박 수석대표는 “비가 많이 와남측 대표단을 태우고 갈 비행기가 뜰 수 있는지를 살피러 순안공항에 다녀왔다”고 답했으나,실제로는 북측 고위인사를 만나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회담장 부근에선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나 북측 군 고위관계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일부에서는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설도 나왔는데,북측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지방에서 현지지도중”이라고 완강하게 부인. ■김영남 위원장 오찬 앞서 이날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열린 오찬에서 김영남(金永南)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를 인용하면서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건강하신가.연로하신 몸으로 북남 공동선언 이행에 분투하시고 있어 건강이염려된다”며 김 대통령의 건강부터 챙겼다.박장관은 “그분 연세는70대지만 활동은 저희보다 몇배 더 하시고 있어 건강은 아무 걱정이없다”고 화답.이날 오찬은 당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재할 계획이었으나 지방 시찰중이어서 김영남 위원장이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공동취재단 김상연기자 carlos@
  • 8·15 이산가족 교환방문 D-6/ 남북 방문단 차이점

    8 ·15 이산가족 교환방문과 관련,8일 공개된 남측의 평양 방문단 100명과북측의 서울 방문단 100명의 면면은 몇가지 차이점을 보인다. ■남은 일반시민,북은 유명 인사 주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북측 100명 상당수가 고학력 ‘인텔리’ 출신인 데 반해 우리측 100명은 대부분 평범한 일반시민이라는 것.그것은 애초에 양측이 방문자를 선정하는 기준이 달랐기 때문이다.우리측은 무작위 컴퓨터 추첨으로 ‘형평성’에 무게를 둔 반면 북측은 체제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성공한 남쪽 인텔리 출신’으로 후보자를선별한 인상이 짙다. 실제 이번에 서울에 오는 북측 이산가족들은 한국전쟁 당시 10·20대였던 60대(71명)와 70대(26명)가 대부분이다.이념적 혼란기였던 당시 ‘좌익’으로흘렀던 청년 학생들이 주류라는 얘기다.방문단에는 특히 조진용씨(69 ·서울법대) 등 월북 당시 명문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사람이 6명이나 포함돼 있다. 반면 우리측 평양 방문단은 70대(65명)와 80대(20명)가 대부분이고 90세 이상도 3명이 포함돼 있는 등 북측에 비해 고령자들로 구성됐다. ■남은 가족관계,북은 유명인 우선 안배 우리측은 북쪽에 직계가족(부모,배우자,자녀)이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 39명 전원을 방북단에 포함시키는 등가족관계를 최우선시했다. 반면 북측은 남쪽에 직계가족이 살아 있는 것으로확인된 31명 중 27명만 서울 방문단에 포함시켰다. 남쪽에 부모가 살아 있는21명은 전부 방문단에 포함됐지만, 아내가 살아 있는 1명과 자녀가 생존해있는 3명은 탈락했다. 북측이 우리와 달리 ‘유명세’ 등 다각적인 요소를 고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실제 ‘비날론 박사’로 유명한 화학자 이승기씨의 부인 황의분씨의 경우 남쪽 상봉 대상이 비교적 ‘먼 친척’인 올케임에도 불구하고 직계가족생존자들을 제치고 방문단에 선정됐다.황씨는 방문단 중 최고령이다. 반면 최연소자는 북한 예술계 박사 1호인 김옥배씨(62·여)로 서울에서 어머니 홍순길씨(88) 등을 만나게 된다. 김상연기자 carlos@. *北측 유명인사들. 북한이 통보해온 방문단 최종 명단에는 북한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학자와 예술인들이 다수 끼여있다.원로 국어학자인 류렬(82),김일성종합대학 수학박사인 조주경(68)씨를 비롯,북한 미술계에서 조선화(동양화의 일종)의 거장으로 불리는 정창모(68)씨,북한의 최고 시인으로 추앙받는 오영재(64)씨등이 눈길을 끈다. ■류렬 북한 국어학계의 ‘기념비’로 불리는 ‘세나라 시기 리두(吏讀)에대한 연구’를 83년 집필했다.경남 산청이 고향인 그는 6·25 당시 고려대강사로 있다가 의용군에 참가,월북했다.현재 북한 사회과학원 언어연구소에근무하고 있다. ■조주경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이자 북한에서 최고의 과학자에게 주어지는 ‘인민과학자’ 칭호를 받았다.경북 영양이 고향인 그는 서울대 문리대를 중퇴한 뒤 6·25 당시 의용군으로 참여,영천전투에서 왼팔을 잃었다. ‘해석 수학’ 등 50여권의 교과서와 참고서를 집필하고 80여건의 과학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조영관 북한 방직기술의 대가이자 공훈 과학자다.전북 장수군 출신으로 경공업 방직분원 방직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조선지식인대회’ 등 각종 대회에 대표로 활약,과학적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정창모 만수대창작사 조선화 창장단 화가다.인물화,풍경화,정물화 등 조선화 각 장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화가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76년 김일성 주석이 집무실로 사용했던 금수산의사당 기념 촬영대에비치된 ‘비봉폭포의 가을’을 완성,극찬을 받았다.77년 공훈예술가,88년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았다. ■오영재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시분과위원회 소속이다.수백편의 시와 수십권의 시집을 출간했다.대표작으로 시집 ‘대동강’과 ‘영원히 당과 함께’ 등이 있다.평양 주체사상탑의 비문에 새겨진 ‘오 주체 사상탑이여’를지은 장본인이다. ■박섭 서울에서 극단 ‘신향’의 배우로 활동하다 월북,현재 북한 최고의영화 더빙 전문 성우이자 인민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최종 명단 탈락 후보 명단에 있던 어문학계 권위자로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인 김영황(69),김책공업종합대학 강좌장 하재경(65),한덕수 평양경공업대학강좌장 김봉회(68),김책공업종합대학 교수 고천식씨(66) 등은 최종 명단에서빠진 것으로 확인됐다.고음 독창가수인 김점순씨(67),평양 직물도매소 지배인으로 일하고 있는 홍응표씨(64)도 최종 명단에서 빠졌다. 오일만기자 oilman@. *북쪽 남편 ‘望婦南行'.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에는 50여년 전 헤어진 남쪽의 아내를 찾는 북한 남편들이 4명이나 된다.50여년 동안 가슴 속에 묻어뒀던 애절한 ‘망부(望婦)’의 한이 이번 8·15 상봉을 통해 씻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북 장수군 출생인 조용관씨(78)는 전주시 병원 간호사였던 아내 김부선씨(78)와 맏아들 경제씨(53)를 상봉한다.조씨는 헤어질 당시 전북 임실군 섬진강발전소 건설사업소의 노동자였다. 경북 안동군 풍산면 매곡동 출신의 리복연씨(일명 리승철·73)도 인천시 부평동에서 헤어진 아내 이춘자씨(72)와 장남 지걸(53),차남 호걸씨(50)를 만나는 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충북 중원군 양성면 능암리 출신의 김희영씨(72)는 서울 동대문구 이천상사에서 일하다 헤어진 아내 정춘자씨(72)와 아들 상교씨(53)와 50여년 만에 상봉한다. 강원 울진이 고향인 최필순씨(77)는 아내 주정연씨(70)를 찾았으나 주씨가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대신 헤어질 당시 한살배기로서 이름도 몰랐던 맏아들 최중선씨(52)와 극적으로 상봉,50년 비원을 이루게 됐다. 반면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명단에 올랐던 신용대씨(81)는 최종 명단에서탈락,주위를 안타깝게 했다.경기도 안양공업학교에서 음악교사를 지낸 신씨는 서울 종로거리의 여자옷 상점에서 일했던 아내 이순인씨(79)와 아들 문제씨(50)를 찾았었다. 오일만기자. *이승기박사 부인 서울 온다. 북측 방문단에는 북한이 주체섬유로 부르는 ‘비날론’을 개발한 대표적 화학자 이승기(96년 2월 사망)박사의 부인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경북 김천이 고향인 황의분(84)씨는 북측 방문단의 최고령으로 이번 방문에서 서울에 사는 올케 강순악(86)씨와 조카 황옥연(52) 황보연(68) 황청정(60) 윤탁씨(57) 등을 만날 예정이다.이 박사 일가는 북한에서 ‘과학자 집안’으로 우대받고 있는 명가.이승기 박사는 전남 담양 출생으로 일본 유학 중이던 지난 39년 화학섬유의 일종인 비날론을 발명,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해방 후 서울대학교 공학대학 학장을 역임했으며 6·25때 월북,지난 61년부터 국가과학원 함흥분원장을 맡았다.이 박사는 북한에서 ‘비날론 박사’로불리며 북한 화학 분야를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그의 아들인 이종과 김일성종합대학 촉매과학실장은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전국과학자 기술자대회’에서 “우리 일가 중에 35명의 박사·학자·연구사가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일만기자
  • 4·13총선 D-14/ 납세‘병역 정밀분석 이모저모

    *납세. 이번 총선 후보중 3년동안 자신 명의의 소득세나 재산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후보가 120여명에 이르러 그 사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억대의 재산을 신고하고서도 재산세를 하나도 내지 않은 후보들의 과반수가정치인이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재산이 배우자나 가족 명의로 돼 있어 후보 이름의 납세가 없는 것”이라며 “세금 탈루나 의혹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또 “재산은 가족명의의 모든 재산을 신고하게 하면서 납세는 종합토지세도 빼고 후보자 개인으로만 한정해 쓸데없는 오해를 사고 있다”며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3년동안 납세실적이 전혀 없는 후보들을 정당별로 보면 29일 오후 3시 현재무소속이 25명으로 가장 많고 민국당 20명,자민련 16명,민주당 13명, 한나라당 9명 등의 순이다.서울지역에 출마한 청년진보당 후보들의 과반수도 납세실적이 없다. 서울 강북을의 민국당 이병석(李炳碩·여)후보는 104억원의 재산을 신고했지만 3년간 납세액은 없다.대한농산대표인 이후보측은 “소유건물은 종교단체 명의라 재산세를 내지 않고 주요사업 품목인 농산물은 비과세라 소득세가없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기장갑의 한나라당 손태인(孫泰仁)후보는 6억원의 재산을 신고 했지만 3년 동안 납세실적이 전혀 없다.손후보측은 “정치인으로서 그동안 후원금이나 주위의 도움으로 살아와 공식 소득이 없었고 본인 명의의 재산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고양덕양갑의 자민련 이영희(李永熙)후보도 8억8,000만원의 재산신고를 했지만 3년동안 납세실적이 없다.이후보측은 “아파트 한 채와 다른 6명과 공동소유한 임야가 부인 명의”라며 “소득세는 대학강사를 하긴 했지만1년간 소득이 500만원도 되지 않아 아예 세금을 매길 대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수원팔달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후보는 61억3,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지만 재산세는 내지 않았다.남후보는 “재산 대부분이 토지이고 건물은거의 없는 데다 비상장 주식을 1만여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년간 재산세를 내지 않은 전직 의원 등 정치인들의 재산신고액은 평균 현역의원의 2∼3배에 달했다. 32억4,406만원을 신고했으나 소득세는 11만원만 낸 서울 도봉갑의 한나라당양경자(梁慶子·여)전의원은 “벤처기업을 하는 아들 재산이 포함됐기 때문이며 내 재산은 소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경하기자 lark3@. *병역. 16대 총선을 앞두고 병역비리 문제가 주요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29일 등록을 마친 후보·직계비속의 병역면제 사유가 납득하기 힘든 경우도 상당해 파문이 일 조짐이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총선 들어 처음으로 후보 및 직계비속의 병역내용을 공개했는데 후보의 23%,직계비속의 20%가 병역을 면제받았다. 29일 오후 현재 총후보 974명의 직계비속 중 병역신고 대상자는 772명으로이중 병역필이 441명,복무중이 63명,병역미필이 268명(34.7%)이었다.미필자중 입영대기,제1국민역을 제외한 실제 면제자는 155명으로 이는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자제중 2명 이상 병역면제처분을 받은 후보도 16명에 달했다.이들 중에는 3부자가 모두 면제 처분을 받았거나 집안의 5명 남자중 4명이 면제를받은 사례도있었다. 이외에도 현역을 마친 자제는 한명도 없이 병역면제 자녀와 보충역 전역 자녀만을 둔 후보는 엄청나게 많아 선관위 관계자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면제처분의 사유도 체중과다,체중미달,시력미달,맹장수술 후유증,천식,결핵등 다양한 분포를 보였는데 일반인들에게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신체결격 사유였다. 아들이 30,40대의 나이임에도 60대 이상 고령자들에 주로 해당하는 병적기록무·중단 사유도 있었는데 이들이 미국에 거주해 병적기록이 없다는 답변이었다. 서울의 모 후보는 “자제들 병역시비 때문에 무려 7번이나 떨어졌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또다른 후보는 “우리쪽만 시비걸게 아니라 상대후보도 철저히 조사해 달라”며 경쟁자의 의혹부분을 제기하기도 했다.“면제사유는 빼고 면제를 받았다는 사실만 써달라”는 후보도 있었다. 류길상기자 ukelvin@. *비례대표 후보 분석. 여야의 전국구 당선 가능권에 배치된 후보들중 돈 많은 재력가가 상당수 포진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민련은 5번을 받은 안대륜(安大崙)맥산회장의 재산신고액이 200억6,389만원에 이른다.또 2번의 조희욱(曺喜旭)MG하이테크회장은 87억3,996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그외 10번안에 포함된 인사 대부분의 재산신고액도 10억원 이상이다. 민국당 1번을 받은 강숙자(姜淑子)전부산시교육위의장은 남편이 의사로 91억9,7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당의 재정난을 타개하려는 고육책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전(錢)국구’ 비난으로부터는 다소 자유로운 편이다.그러나 한나라당은 5번을 받은 신영균(申榮均)의원이 309억2,900만원을 신고,‘최고갑부’로서의 부러움(?)을 샀다.황승민(黃勝敏·18번)전중소기협중앙회장은 45억9,438만원을 신고했다.이외 10억원 이상을 신고한사람은 강창성(姜昌成·4번)부총재 11억8,881만원, 이한구(李漢久·12번)선대위 정책위원장 19억6,786만원 등이다. 민주당도 박상희(朴相熙·9번)전중소기협중앙회장이 33억여원의 재력가로나타났다.그외 10억원 이상 재산신고를 한 사람은 장태완(張泰玩·3번)전재향군인회장 13억5,000만원,이만섭(李萬燮·4번)전국회의장 16억6,000만원 등이다. 한편 당선 안정권의 성비는 남자가 43명,여자가 12명으로 나타났다.연령별로는 40대 4명,50대 25명,60대 22명,70대 이상 4명이었다. 박준석기자 p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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