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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토피와 닮은 듯 다른 ‘건선’… 샤워하면 더 가려워요

    아토피와 닮은 듯 다른 ‘건선’… 샤워하면 더 가려워요

    면역세포 지나치게 활성화되며 발생국내 환자 16만명… 남성이 1.5배 많아암·고혈압·고지혈 등 전신질환 위험도식습관 조절·운동으로 체중 유지하고하루 2~3번 보습제 바르고 자극 금물●피부에 은백색 비늘·붉은 발진 나타나 지난 7일은 24절기 중 겨울의 길목이라는 입동(立冬)이었다. 겨울철은 피부 질환 환자들에게 특히나 가혹한 시기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피부질환이 건선이다. 건선 자체의 염증만으로 피부가 건조해진 상황에서 차고 건조한 날씨까지 더해지며 증세가 안 좋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반면 일조시간이 짧다 보니 환자들이 건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외선에 피부를 노출하기 위해 햇빛을 쬘 시간은 줄어든다. 건선은 피부에 은백색 비늘(인설)로 덮인 붉은 발진이 반복적으로 생기는 만성 재발성 피부 질환이다. 전 인구의 2~4%에서 발병하고, 아시아인보다 서구인에서 발생 빈도가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1% 이내라고 한다. 모든 신체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는 T세포(피부 각질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세포)라고 불리는 특정 면역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 되면서 건선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고, 관련해서 전문가들이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김태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유전적 인자도 건선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부모가 모두 건선인 경우 자녀가 건선에 걸릴 확률은 41% 정도이며 부모 중 한 명이 건선이라면 자녀가 건선에 걸릴 확률은 14%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밖에도 계절, 피부 자극, 스트레스, 목감기, 흡연과 음주, 비만, 약물 등으로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분석해 발표한 ‘2014∼2018년 건선 진료환자’ 통계에 따르면 건선 환자는 16만 3531명으로 남성 9만 7134명, 여성 6만 6387명으로 집계됐다. 남성이 여성보다 1.5배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최근 5년간 환자 수가 80대 이상은 연평균 8.8% 증가했고, 60대 3.9%, 70대 1.7% 순으로 증가했다. 60대 이상부터 환자가 뚜렷하게 증가한 것이다. 조남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이 처음 나타나는 연령은 평균적으로는 남자 35.7세, 여자 36.3세”라면서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28.1%로 가장 많고 30대 17.4%, 10대 14.4% 순인데 완치가 어렵다 보니 나이가 들수록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선은 보통 붉은색 발진과 은백색의 비늘이 특징인 ‘판상건선’을 말한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판상건선이 전체 건선의 80∼90%를 차지한다. 이는 전신의 어느 부위에나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팔꿈치, 무릎, 두피, 엉덩이에 잘 나타난다. 판상건선 이외에도 젊은층에서 흔히 발병하는 물방울 모양 건선과 겨드랑이·엉덩이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각질 없이 붉게 나타나는 간찰부위 건선 등 건선의 형태는 다양하다. ●심근경색 발생률 2~3배 높아져 주의해야 건선은 다양한 전신질환을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들을 더 힘들게 한다. 흔한 동반되는 질환으로는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 심장질환, 관절질환, 염증성장질환, 정신질환 등이 있다. 건선질환의 중증도가 높아 전신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심근경색 발생률도 일반적인 위험도를 훨씬 웃돌았다. 건선 중증도가 높은 남성환자군은 대조군에 비해 2.09배 높았고, 여성환자군은 3.23배나 더 높게 나타났다. 암 발생률도 정상인에 비교해서 높다. 이민걸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병원에서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다양한 암 발생 비율이 높았으며 특히 위암의 발생률이 1,3배 정도 높았다”면서 “예전에는 건선은 단순히 피부에만 국한된 피부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동반 질환 여부를 잘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선은 오랜 기간 증상이 나타나고 재발이 잦다 보니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이 필요하다. 크게 국소 치료(바르는 약)와 전신 치료, 광선 치료로 나뉘는데,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비타민 D 유도체 등 연고를 바르는 국소치료를 하고 이것만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자외선을 사용하는 광선치료를 주 2~3회 한다. 광선치료는 어린이나 임산부도 사용이 가능한 안전한 치료법이다. 치료되지 않는 심한 건선인 경우에는 생물학적 제제인 주사제가 있다. 다만 약값이 비싸다. 심한 건선 환자들만 보험 적용이 된다. ●잦은 샤워·긴 시간 목욕, 피부가 싫어해 건선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고, 스트레스나 과로를 피해야 한다. 식습관을 조절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건선은 앞서 말한 대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을 동반하고 심혈관 질환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생활 습관 교정과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수적이다. 또한 겨울철에는 피부 건조를 막는 것이 증상을 완화시키고 새로운 병변을 막는 예방책이 될 수 있다. 샤워를 자주 하거나 장시간 목욕을 하는 것은 피부를 건조하게 할 수 있다. 되도록 가볍게 샤워하는 것을 권장한다. 건선의 각질을 손이나 목욕 수건으로 억지로 벗겨 내는 등 과도하게 피부를 자극하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또한 하루에도 2~3번 이상 충분한 양의 보습제를 바르면 좋다. 마지막으로 건선과 아토피피부염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우선 아토피 피부염은 대부분 유·소아기에 발병해 나이가 들면서 점차 나아지는데 건선은 20대에 발병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증상도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접히는 부분에 심한 가려움증을 느끼고 건선은 피부 병변이 전신에 걸쳐 분포할 수 있음에도 가려움증은 심하지 않은 편이다. 고주연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에 일어난 변화를 보면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붉은색 수포가 진물 등과 함께 관찰되고, 건선의 경우 처음에는 선홍색의 작은 발진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부위가 커지고 은백색 비늘을 동반한 경계가 분명해진다”면서 “두 가지는 치료 및 관리법도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 아파트 팔고 운명 같은 제주행 “올레길은 마음길”

    서울 아파트 팔고 운명 같은 제주행 “올레길은 마음길”

    “코로나 시대라고 모두 가만히 집에만 처박혀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습니까.” 막바지 제주올레걷기축제가 한창인 제주올레 12코스에서 10일 만난 사단법인 제주올레 안은주(50) 상임이사는 평소처럼 씩씩해 보였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축제는 오는 14일까지 계속된다. 그는 요즘 매일 전국에서 삼삼오오 찾아온 올레꾼들과 어울려 노란 감귤이 익어 가는 제주올레길을 걷는다.-왜 올레길인가, 왜 걷는가. “올레길은 무료 종합병원이다. 누구나 와서 올레길을 걸으면 몸과 마음이 저절로 치유되는 마법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축제에 참가한 올레꾼들의 표정에서 모처럼 안도감과 해방감이 넘쳐나더라. 자연과 함께하는 이 길을 걸으면서 다들 행복해한다. 부부가 등산을 가면 부인은 남편의 빨리 오라는 소리만 듣지만 올레길은 같이 함께 나란히 걷는다. 바쁠 것도 없다. 올레길을 걸으면 행복해진다. 지금은 코로나19와도 싸워야 하지만 코로나 블루(우울)도 이겨 내야 한다. 코로나 블루를 날려 버리기엔 올레길만 한 게 없다.” -제주올레와는 어떻게 인연이 됐나. “어느 날 갑자기 제주올레와 운명처럼 만났다. 논산의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대전과 서울에서 학교에 다녔다. 시사잡지 기자로 일하다 제주올레가 막 태동하던 2008년 9월 거역할 수 없는 운명에 이끌리듯 제주로 왔다. 제주살이 14년차다. 당시 언론계 선배였던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혼자 힘으로 버거우니 도와 달라고 해 회사를 휴직하고 왔다. 올레길의 아름다운 매력에 푹 빠지다 보니 다시 번잡한 도시로 돌아갈 생각이 싹 가셔 눌러앉았다. 신혼여행을 제주로 왔고 그때 남편과 나중에 제주에서 살자고 했는데 그 꿈이 앞당겨 이뤄졌다. 제주는 운명인 듯싶다. 올레길에서 치유받고 행복해하는 올레꾼들의 모습에서 올레길을 잘 가꿔야 한다는 작은 책임감도 느꼈다.” -제주올레 바람이 시들해진 것 아닌가. “도보여행 바람이 불면서 한때는 한 해 100만명이 넘는 올레꾼들이 제주올레길을 찾더라. 우리도 깜짝 놀랐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예상하지도 못했다. 일상에 지쳐 올레길을 걸으며 자연에서 위안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도 놀랐다. 유행에 뒤처질까 봐 올레길 도보여행을 하는 올레꾼도 많았다. 제주올레 이후 전국 각지에 올레길이 생겨났다. 이제는 굳이 제주올레가 아니더라고 전국 어디서나 올레길을 즐길 수 있다. 한때 넘쳐나는 올레꾼으로 제주올레길이 군데군데 훼손되기도 했다. 제주올레는 이제 처음 추구했던 본래의 올레길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도보여행 문화도 일반화됐다. 올레길은 한적해야 제멋이다.”-제주올레를 왜 일본에 전수했나. 욕도 먹었다. “제주올레 바람이 불자 2014년 규슈관광기구에서 규슈에도 올레길을 내줄 수 없냐고 연락이 왔다. 현지에 가 보니 올레길을 내겠다는 규수 측의 열의가 대단했다. 올레라는 명칭과 표지 등을 그대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올레길 개설과 운영 노하우를 전수했다. 우리라면 아무리 탐나더라도 대놓고 일본 것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제주올레의 모토는 모두가 함께 즐기자는 것이다. 규슈올레는 벌써 21개 코스가 개설됐고 마을마다 서로 올레길을 내달라고 아우성이다. 해마다 올레 브랜드 사용료도 받는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쑥대밭이 된 미야기 지역은 방사능 우려 등으로 고심에 고심했다. 하지만 올레길은 치유의 길이다. 방사능 안전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미야기 올레길 개설을 지원했다. 4개 코스가 개설된 미야기올레는 일본 대지진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는 치유의 올레길로 성장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규슈와 미야기 지역 올레길 개설은 잠시 중단됐지만 새로운 올레길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일본에 올레길 개설을 도와주고 욕도 많이 먹었다. 세계의 올레길에는 인종도 국적도 없다. 오로지 올레꾼만 있다. 그게 제주올레가 추구하는 철학이다.” -제주 이주 생활은 만족하나. 요즘 다시 되돌아가는 제주 이주민도 있다. “제주올레가 제주 이주 바람의 불씨를 댕겼다고들 한다. 렌터카를 타고 제주의 껍데기만 둘러봤던 여행객들이 올레길을 걸으면서 제주의 아름다운 속살에 푹 빠진 것이다. 이주 바람이 멈춘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주거 환경의 악화가 큰 요인이지만 정서의 문제도 있다. 나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라 시골 친화적이다. 도시민들이 제주의 시골에 이주해 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을 속에 스며들어야 하는데 정서적으로 통하지 않으면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아직 순박한 인심이 넘치는 곳이 제주의 시골이다. 이주민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다 퍼주는 게 올레길 제주 시골 마을의 인심이다. 제주 한 달 살기 바람이 지금도 계속 중인 것을 보면 제주 이주는 아직도 매력적인 요소가 더 많다.”-올레길도 좋지만 먹고사는 것은 어찌하나. “제주올레 사무국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운영한다. 가난하지만 행사 때마다 지원봉사자가 넘쳐난다. 올레길 유지 관리 등 단체 운영을 위해 올레 기념품을 판매하고 게스트하우스인 올레스테이도 운영한다. 전국에서 올레길이 좋아 모여든 사무국 직원들에게 늘 미안하다. 개인적으로는 서울에서 이주할 때 아파트도 팔고 왔다. 그 아파트 가격이 지금 어마어마하다지만 아름다운 제주올레 풍광과 미리 바꾼 것으로 퉁친다. 올레길에 살다 보면 돈 들 일도 크게 없다. 옷은 다 트레킹복이고 화장할 일도 없다. 제주의 인심이란 게 서로 마음만 열리면 이것저것 다 퍼준다.” -먼 미래에도 제주 올레길은 존재할까. “평소에는 아침에 서귀포 법환포구 인근을 지나는 제주올레 7코스를 1시간 정도 걷고 나서 서귀포에 있는 사무국으로 출근한다. 수십년간 등을 졌던 70대 자매가 제주올레길을 걸으며 화해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제주를 찾았던 사람이 올레길에서 생각을 바꾸기도 했다. 입대를 앞둔 자식과 제주에 여행 왔던 무뚝뚝한 경상도 부자는 올레길에서 처음 대화를 시작했다. 올레길에서 만나 결혼을 한 사람도 많다. 제주섬이 완전히 망가지지 않은 한 올레길은 생명력을 이어 갈 것이다. 코로나19로 여행도 자연 친화적인 바람이 불고 있지 않는가. 자연만이 위안을 줄 수 있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올레길을 만들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외부 간섭 등으로 올레길을 개설한 철학이 왜곡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제주올레는 순수하게 민간 주도로 만들어 낸 도보 여행길이다. 제주올레는 올레길을 지나는 마을 주민들의 참여로 그들과 함께했다. 올레길 주민들은 제주올레의 또 다른 주인공들이다. 길만 덩그러니 있다면 진정한 올레길이 아니다. 길을 지나면서 길에 사는 주민들과 교감해야 진정한 올레길이다. 올레길 마을 주민 한분 한분이 가꾼 게 지금의 제주올레길이다. 앞으로도 치유와 상생, 자연과의 공존 등의 철학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늘 씩씩해 보인다. 생활 속 우울과 스트레스는 어떻게 다스리나. “무작정 사무국을 벗어나 가까운 올레길을 혼자 걷는다. 길에서 다양한 올레꾼들의 표정을 만나고 그것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려 노력한다. 코로나로 우울하다면 굳이 제주올레가 아니더라도 집 근처 둘레길을 터벅터벅 걸어 볼 것을 권유한다. 마음이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마음뿐인가 몸도 건강해지는 게 걷는 것이다. 제주에 와서 병원에 갈 일도 거의 없더라. 올레길을 따라 제주섬을 한 열 바퀴쯤 걷다 보니 어느새 마음속에 평화가 찾아와 있더라. 사소한 우울과 스트레스는 무시하고 넘겨버리는 법을 제주 자연에서 배웠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경남 사천지역 경로당 등에서 60~80대 9명 코로나19 확진

    경남 사천지역 경로당 등에서 60~80대 9명 코로나19 확진

    경남 사천시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같은 경로당을 이용하며 접촉한 마을 주민 등 모두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남도는 10일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열고 사천에 거주하는 60∼80대(경남 360∼368번) 9명이 이날 동시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이들 확진자 가운데 8명은 앞서 지난 8일 확진된 70대 여성(355번)과 마을 경로당이나 집에서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60대 남성(368번) 확진자는 355번 확진자의 배우자인 80대 남성(357번)과 대중 목욕탕에서 접촉이 있었다. 역학조사결과 360∼365번 6명(70~80대)은 사천시 한 경로당에서 355번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최초 확진자로 추정되는 355번이 자신의 동선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가족과 주변 지인 등을 상대로 이동 경로 등을 조사했다. 조사에서 355번이 평소 자주 다니던 경로당을 지난달 23일 부터는 몸이 좋지 않아 나가지 않은 사실을 파악하고 23일 이전에 경로당에서 355번과 접촉했던 마을 주민 9명에 대해 검사를 한 결과 6명이 양성, 3명은 음성으로 나왔다. 366번(70대 여성)은 지난 6일 355번 집에서 식사를 같이 했고, 367번도 지난 6일 본인 가게에서 355번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355번이 다녔던 경로당을 포함해 주변 지역 경로당 20곳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368번 확진자는 지난 6·7일 이틀간 사천 남일대해수월드 남탕을 이용한 357번 확진자와 같은 시간대에 같은 사우나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11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사천지역에 즉각대응팀을 파견해 심층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도는 사천지역 확진자 및 접촉자 가운데 고령자가 많아 치료와 추가 확산을 막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천 집단감염 최초 확진자인 355번은 지난달 13~14일 수도권 지역 한 장례식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어 배우자인 357번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역학조사결과 355번은 수도권 방문 과정에서 접촉했던 사람들 가운데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정확한 감염경로 확인을 위해 심층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이날까지 경남지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모두 365명으로 늘어났다. 310명은 퇴원했고 55명은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김명섭 경남도 대변인은 “마을 경로당에서 접촉으로 60~80대 고령 주민들이 감염되는 등 코로나19는 청정지역이 있을 수 없고 조금만 방심해도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며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및 생활 속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꼭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경로당·사우나 등 방문”...경남 사천서 노인 9명 코로나19 확진

    “경로당·사우나 등 방문”...경남 사천서 노인 9명 코로나19 확진

    경남 사천에서 노인 9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0일 경남도에 따르면, 사천에 사는 60∼80대(경남 360∼368번) 노인 9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 8일 확진된 70대 여성(355번)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360∼365번 6명은 355번 확진자와 사천시 경로당에서 접촉했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355번 확진자가 자신의 동선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가족과 주변 지인을 상대로 이동 경로를 조사했다. 그 결과 평소 경로당에서 자주 접촉했던 9명에 대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해 6명은 양성, 3명은 음성으로 나왔다. 방역 당국은 355번 확진자가 지난달 23일부터 몸이 좋지 않아 경로당에 나가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해 경로당과 주변 지인에 대한 검사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도는 355번 확진자가 다녔던 경로당을 포함해 지역 경로당 20곳을 폐쇄했다. 366번 확진자는 지난 6일 355번 확진자의 집에서 식사를 했으며, 367번 확진자는 같은날 본인 가게에서 355번 확진자와 접촉했다. 60대 남성인 368번 확진자는 355번의 배우자인 80대 남성(357번)과 접촉해 감염됐다. 357번 확진자는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사천 남일대해수월드 남탕을 이용했으며, 368번 확진자는 이 시간대에 사우나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천에서는 355번 부부 확진 이후 접촉자와 동선 노출자 등 175명을 검사해 지금까지 11명이 확진됐다. 163명은 음성이고, 나머지는 검사 중이다. 방역 당국은 심층 역학조사로 노인들의 동선과 접촉자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고령자가 많은 만큼 확진자 치료와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자신 없으면 태블릿 만지지 마” 日 국회, 머나먼 ‘디지털 혁신’

    “자신 없으면 태블릿 만지지 마” 日 국회, 머나먼 ‘디지털 혁신’

    “오늘부터 종이를 없애고 태블릿PC로만 회의합니다. 태블릿PC 조작은 사무직원들이 할 테니까 자신 없는 분들은 절대로 화면에 손대지 마세요.” 지난달 16일 일본 집권 자민당 내 신국제질서창조전략본부 회의. 아마리 아키라 세제조사회장은 이날 인쇄된 종이자료를 없앤 ‘페이퍼리스’ 회의를 처음 주재하면서 디지털 기기가 생소한 고참의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일부 의원들은 태블릿PC 화면을 손가락으로 쿡쿡 눌러 보며 신기해했다고 한다. 마이니치신문은 9일 자민당이 ‘디지털 혁신’을 전면에 내건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방침에 따라 각종 회의에서 종이를 몰아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자민당은 외교, 농림, 교육, 과학 등 정책분야별로 회의를 할 때 많게는 200여부씩 자료를 인쇄해 참석의원들에게 배포해 왔다. 자료를 준비하느라 직원들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고 시대의 흐름에도 뒤처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 9월 스가 총리 취임 이후 태블릿PC 대체를 본격화했지만, “종이를 갖고 다닐 필요 없이 자료를 어디서나 볼 수 있게 돼 정책을 검토하기가 쉬워졌다”(40대 의원)는 환영의 목소리가 있는 반면 “태블릿PC 조작이 너무 어려워 종이가 훨씬 더 낫다”(70대 의원)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태블릿PC로 받은 자료를 다시 종이로 인쇄하는 촌극도 빚어지고 있다. 마이니치는 “이런 상황은 입헌민주당 등 야권이라고 해서 자민당보다 더 나을 게 없다”고 전했다. 일본 국회에서는 각료나 의원들이 본회의장이나 각종 위원회 등에 태블릿PC를 갖고 들어오는 것 자체가 금지돼 있다. 당연히 대정부 질의 등에도 활용할 수 없다. 두꺼운 예산서 책자를 모든 의원에게 배포하는 관행도 변하지 않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文지지율 44.4% 3주째 하락… 국민의힘, 서울·부울경서 민주 눌러(종합)

    文지지율 44.4% 3주째 하락… 국민의힘, 서울·부울경서 민주 눌러(종합)

    文지지율, 서울서 하락 폭 가장 커중도·진보층도 지지율 하락세민주당 34.7% vs 국민의힘 28.0%국민의힘, 서울·부울경서 민주에 역전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이 3주 연속 하락하면서 44.4%를 기록했다. 서울과 진보층에서의 지지율 철회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긍·부정 평가간 격차(5.8%포인트)도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율 34.7%로 국민의힘 28.0%을 앞섰으나 가장 많은 유권자가 몰려 있는 서울과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국민의힘에 지지율을 역전 당했다. 서울과 부산에서는 성추행 사건으로 공석이 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후임을 뽑는 보궐 선거가 내년 4월 치러진다. 文, 정의당 지지층 17.8% 하락서울 2.4%p 빠지고중도 3.2%p 떨어져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이달 2~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9일 발표한 11월 1주차 주간 집계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0.5%포인트 내린 44.4%로 나타났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라는 부정평가는 0.7%포인트 떨어진 50.2%로 집계됐다. 이로써 긍·부정 평가 격차는 오차범위 밖을 기록했다. ‘모름·무응답’은 1.2%p 오른 5.4%다. 권역별로는 서울에서 2.4% 포인트로 가장 크게 하락폭이 컸다. 인천·경기에서는 1.0% 포인트 올랐다. 연령대별로는 50대와 60대에서 지지율이 각각 3.9%포인트, 2.8%포인트 하락했고 40대에서는 4.4%포인트 상승했다. 지지 정당별로는 정의당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17.8%포인트 대폭 하락했다. 반면 열린민주당 지지층에서는 1.0%포인트 높아졌다. 이념 성향별로는 중도층과 진보층에서는 각각 3.2%포인트, 2.3%포인트 떨어졌고 보수층에서 3.0%포인트 올랐다. 여론조사 기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동부구치소 이송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 2심 징역 2년 실형 선고,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는 국민의 집단 학습기회’ 발언 논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사 사표 국민청원에 “윤석열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발언,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의표명 및 재신임 논란, 검찰의 월성1호기 경제성 평가 의혹 관련 산업통상자원부·한국수력원자력 등 압수수색과 여권의 윤 총장과 검찰 비판 등의 이슈가 있었다.국민의힘, 보궐선거 치러지는서울·부울경서 민주당에 앞서 서울 국민의힘 32.2% vs 민주 30.6%부울경 국민의힘 34.2% vs 민주 29.5%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도 격차는 6.7%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었지만 서울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등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34.7%로 전주보다 0.1%포인트 내려갔다. 국민의힘은 28.0%로 역시 전주보다 0.9%포인트 지지율이 빠졌다. 이어 열린민주당 7.0%(0.5%포인트↑), 국민의당 6.3%(0.6%포인트↓), 정의당 5.2%(0.4%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무당층은 15.2%로 같은 기간 1.0%포인트 올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서울에서의 지지율이다.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2.2%로 30.6%를 받은 민주당을 1.6%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지역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3.5%포인트 빠진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8%포인트 올랐다.부산·울산·경남의 경우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34.2%, 민주당 지지율이 29.5%로 국민의당이 4.7%포인트 차이로 민주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도는 충청권(3.9%포인트↑), 40대(4.1%포인트↑), 70대 이상(3.1%포인트↑), 무직(3.8%포인트↑)에서는 상승했다. 반면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는 서울(3.5%포인트↓)과 부산·경남(3.5%포인트↓), 60대(6.8%포인트↓), 노동직(3.0%포인트↓)·가정주부(3.0%포인트↓)에서는 하락세를 보였다. 국민의힘의 경우 서울(1.8%포인트↑), 30대(2.6%포인트↑), 50대(1.0%포인트↑), 중도층(1.0%포인트↑)에서 지지율이 전주보다 올랐다. 그러나 인천·경기(3.8%포인트↓), 20대(4.2%P↓), 학생(4.0%P↓) 등에서 전주보다 지지도가 떨어졌다.서울 등 수도권·부울경·중도·진보층서 ‘무당층’ 늘어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못한 무당층은 호남지역과 수도권, 부울경, 진보층에서 증가했다. 광주·전라(4.6%포인트↑), 부산·울산·경남(2.2%포인트↑), 인천·경기(1.8%포인트↑), 서울(1.7%포인트↑)에서 전주보다 무당층이 늘었다. 이념성향별로 보면 무당층은 진보층(1.6%포인트↑)에서 늘어난 반면 보수층(2.8%p↓)에서는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번 집계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20년 10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응답률은 4.5%.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문 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50%대 회복

    문 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50%대 회복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50%대로 올라섰다. 8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업체 4개사가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1월1주차 전국지표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 응답은 직전 조사 대비 1%포인트 오른 50%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도 1%포인트 오른 44%로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소폭 2%포인트 하락한 6%다. 긍정평가는 지난 9월3주차 이후 비슷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긍정평가는 20대와 70대 이상에서 하락한 반면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늘었다. 40대 지지율은 64%로 직전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부동산 정책에 민감한 서울 지지율이 45%로 직전 조사 대비 6%포인트 하락했다. 단, 인천·경기는 54%로 올랐다. 대전·세종·충청은 44%로 4%포인트 떨어졌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 97명... “백신 이상 소견 없다”(종합)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 97명... “백신 이상 소견 없다”(종합)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된 사람이 9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2021절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시작한 뒤 이날 0시까지 백신 접종 후 며칠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사례는 총 97명으로 확인됐다. 질병청은 97명의 사망 원인을 조사한 결과 96명은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나머지 1명에 대해서는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연령대별로 보면 70대 이상이 81명(83.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60대와 60대 미만은 각 8명이었다. 사망 신고 시점은 만 70세 이상 어르신 국가 예방접종 지원 사업이 시작된 10월 셋째 주(10.19∼25)에 집중됐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뒤 사망까지 걸린 시간이 48시간 이상인 경우가 60명(61.9%)이었고, 24시간 미만인 경우는 17명(17.5%)이었다.질병청은 사망 사례와 관련해 “현재까지 사망 사례 97건 가운데 96건에 대한 역학조사, 기초조사, 부검 결과 등을 검토한 결과 모든 사례에서 백신 이상 반응으로 추정되는 소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망자들은) 기저질환 악화, 명백한 기타 사인, 임상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다른 사인 등이 발견됐다”며 “사망과 예방접종 간의 인과성은 인정되지 않아 백신 재검정이나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을 고려할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모친·아들 살해 후 장롱 유기한 40대...검찰 “사형 구형”

    모친·아들 살해 후 장롱 유기한 40대...검찰 “사형 구형”

    범행 3개월 만에 시신 발견재판부, 다음달 11일 선고“가석방 가능성이 있는 무기징역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한 뒤 장롱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손동환) 심리로 열린 A(41)씨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을 법정 최고형인 사형에 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강간상해 등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뒤 형기를 마치고 모친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다가 말다툼을 이유로 살해하고 혼자 남은 아들까지 살해해 사체를 장롱에 은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의 반사회성과 폭력성에 비춰보면 가석방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는 무기징역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 1월 서울 동작구의 자택에서 70대 어머니와 10대 아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장롱에 숨긴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사건 3개월여 만인 지난 4월 말 장롱에서 시신을 발견한 뒤 용의자 추척에 나섰고, 사흘 만에 한 모텔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오랫동안 환청에 시달리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어 술을 마시며 지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검찰은 A씨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로 함께 기소된 공범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11일 열린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내 나이가 어때서”… 지구촌 지도자 ‘70대 시니어’ 전성시대

    “내 나이가 어때서”… 지구촌 지도자 ‘70대 시니어’ 전성시대

    네타냐후·스가·두테르테·수치 모두 70대77세 우드워드·90세 버핏 현장서 맹활약유럽은 젊은 편… 마크롱 등 30~40대 여럿 다양한 경험과 경륜이 위기 대처에 도움변화·혁신 약하지만 극단 안 치우쳐 장점세대 격차 줄여 조화로운 공존 여부 관건70대 지도자 전성시대다. 정치인뿐 아니라 기업인, 언론인까지 70대가 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미국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이 거의 70대다. 더욱이 지난 3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민주당 후보 모두 70대여서 도널드 트럼프나 조 바이든 중에서 누가 당선되든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세우게 됐다. 민주당 경선에 나왔던 버니 샌더스(79)와 엘리자베스 워런(71)도 모두 70대다. 자연스럽게 지도자의 나이와 리더십의 상관관계로 관심이 옮겨 가고 있다. ‘나이 70이 세계 지도자들에게는 50세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는 학자들까지 등장했다. 70대가 50대처럼 아무 문제 없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2차대전 후 美베이비붐 세대 정부·의회 장기 포진 70대 정치 지도자는 미국만이 아니다. 베냐민 네타냐후(71) 이스라엘 총리, 스가 요시히데(72) 일본 총리,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75) 국가고문, 로드리고 두테르테(75) 필리핀 대통령도 모두 70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3년 뒤면 70대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한국의 야당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팔순이고, 2022년 대선 출마가 유력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2년 뒤면 70세다. 이에 반해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은 확실히 젊은 편이다. 30대·40대 총리와 대통령이 여럿 있다. 또 51살에 총리가 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해 60대 여성 지도자 3명이 유럽의 정치와 중앙은행을 이끌고 있다. 20~30년 전에 비하면 건강상태가 좋아지고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평균수명이 늘어났다. 철저한 체력 관리에 교육수준까지 높아져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시기가 길어졌다. 관건은 할아버지와 손주만큼이나 벌어진 세대 격차와 문화적·사회심리적 차이를 줄여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 지도자 평균 연령대가 1990년대와 비교하면 많이 올라갔다. 세대 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 한국에 ‘386세대’가 있듯이 미국에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1964년까지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포진하고 있다. 1992년 47세의 빌 클린턴과 45세의 앨 고어가 대통령과 부통령에 당선하면서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H W 부시 대통령 때보다 20년 이상 젊어졌다. 이어 빌 클린턴과 1946년생 동갑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50대에 대통령이 됐고, 이어 2008년에 1961년생인 버락 오바마가 48세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6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보다 한 살 적은 69세의 힐러리 클린턴과 70세의 트럼프가 맞붙어 트럼프가 당선됐다. 이로써 1946년에 태어난 미국 대통령은 세 명으로 늘어났다. 정치인이 제대로 활동하려면 체력과 판단력, 사고의 유연성과 포용력이 중요한데 과연 70~80대가 이런 자질을 유지하고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현실 앞에서 이 같은 추정은 힘을 잃었다. 트럼프는 현재 74세이고, 바이든은 78세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1959년생 61세로 젊은 축에 속할 정도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80세이고,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두 살 적은 78세다. 펠로시는 2년 전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8시간이나 쉬지 않고 발언한 기록도 세웠다. 젊은 의원들도 따라오지 못할 강한 체력을 보여 줬다. 지난 3일 선거 결과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10월 말 현재 미 연방 하원의원 36명과 상원의원 14명의 나이가 75세 이상이라고 한다. 만약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신설할 ‘기후변화 차르’를 존 케리(76) 전 국무장관이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힐러리 클린턴의 선대위원장을 지낸 존 포데스타(72)가 맡을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美 70대 지도자 공통점은 고학력 백인 남성 경제계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마하의 현자’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90세이고, 루퍼트 머독은 89세다. 임원급 헤드헌팅회사인 크리스트콜더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새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나이가 15년 전보다 20% 높아졌고, 주요 기업 CEO 중 40%가 60대 이상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국장은 77세로 50년 가까이 취재 현장에서 특종 보도와 책을 매년 펴내고 있다. 미 대선 후보 토론회를 진행했던 CBS방송의 레즐리 스탈도 79세다. 전문가들은 이들 70대를 베이비부머의 마지막 물결로 보고 있다. 유럽의 정치 지도자 평균 나이는 미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낮은 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43) 프랑스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49) 캐나다 총리는 40대다. 핀란드 여성 총리는 35세이고 테러와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리더십을 높이 평가받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갓 마흔을 넘었다. 미 테네시대학이 수집 분석한 세계 지도자 자료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들의 평균 나이는 1950년대 이후 꾸준히 높아진 반면 유럽 지도자들의 평균 연령은 1980년대를 지나면서 떨어지기 시작해 세계 평균에 크게 밑돈다. 유럽연합 28개 회원국의 총리나 대통령의 중간 나이값은 52세이고, 8명은 45세 이하라고 한다. 70대는 딱 한 명이다. 포린폴리시 최근호에 나이와 세계 지도자에 관한 글을 기고한 잭 골드스톤 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미국의 70대 정치 경제 지도자들의 공통점으로 고학력의 백인 남성을 꼽았다. 미국 남성들은 확실히 윗세대보다 오래 건강하게 활동적으로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DC와 뉴욕에 거주하는 남성의 2015년 기준 기대수명은 1990년보다 13.7년 늘어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75세 이상 미국인들의 75%가 자신의 건강이 좋거나 매우 좋다고 답했다. 1991년에는 66%에 그쳤다. ●경험에서 나온 확신이 조직의 경직화 초래 우려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양호하지만 70대가 넘으면 가장 큰 걱정이 치매다. 트럼프나 바이든 모두 치매에 걸릴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미 하버드대 의대가 올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75세가 넘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1995년 25%에서 18%로 크게 낮아졌다.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조기진단과 예방활동 등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골드스톤 교수는 여러 근거를 종합해 볼 때 70대 고령의 대통령이라고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다양한 경험과 경륜이 현재 미국 사회가 맞닥뜨린 여러 위기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젊은 세대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결단을 내리고 변화와 혁신에는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지만, 극단으로 치우칠 가능성은 낮은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적 차이가 있다지만, 최고 지도자의 고령은 주요 리스크 요소이고, 경험에서 나온 확고한 신념은 변화와 반대 의견을 수용하지 못해 조직을 경직되게 할 수도 있다. 인구 구성상 밀레니얼과 포스트밀레니얼 세대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젊음과 변화,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자연스럽게 지도층의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밀레니얼과 포스트밀레니얼 세대는 나이나 성, 정체성보다는 개인 그 자체로 평가받기를 원한다. 또한 기존의 정당이나 정치 조직에 대한 불신이 강한 편이다. 정당보다는 시민 사회단체에 더 관심이 많고 이데올로기보다는 기후변화와 같은 특정 이슈에 천착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젊은 세대를 제대로 알고 소통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70대의 기성 정치·경제·사회 지도자들이 젊은 세대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경험을 공유할 때 간극을 좁힐 수 있다. 세대마다 전성기가 있고 역할이 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노인 법률보호 5점 만점에 2점… “해피콜 때 주관식으로 확인을”

    노인 법률보호 5점 만점에 2점… “해피콜 때 주관식으로 확인을”

    노후자금을 탐내는 손길은 무자비했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5일부터 5회에 걸쳐 ‘노후자금 착취 리포트-늙은 지갑을 탐하다’ 시리즈를 통해 금융사와 가족·지인, 사기 조직 등이 황혼의 종잣돈을 어떻게 가로채는지 다뤘다. 올해 812만명인 국내 노인 인구(65세 이상)는 2030년에 1298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계된다. 불완전판매와 사기 등으로 노후자금을 날린 피해자의 고통과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마지막회에서는 금융과 노인 문제에 밝은 학자와 시민단체, 피해자단체 대표 등 전문가 23명에게 이러한 문제를 풀 해법을 물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대상 불완전판매, 경제적 착취 등을 막기 위한 국내 법률이 충분한지 묻는 질문에 5점 만점에 평균 2점만 줬다(표 ①).●사모펀드 피해액 중 3조, 노인 주머니서 착취 은행·증권사 등의 추천으로 노후자금을 고위험 상품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몽땅 잃는 사건이 최근 빈번하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대표적이다. 최근 문제 된 사모펀드 피해액 중 약 3조원이 노인 주머니에서 나간 돈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5일 “금융사들이 돈만 보고 금융 이해도가 떨어지는 노인들에게 복잡한 구조의 상품을 판매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윤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현재 노인 세대는 급격한 산업화 시기에 근로소득을 버는 데 집중했을 뿐 재테크 같은 금융교육을 따로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8년 금융이해력 조사’(표 ②)에 따르면 60·70대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각각 59.6점, 54.2점으로 국민 전체 평균(62.2점)을 밑돌았다. 노인 대상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제도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표 ③). 하지만 교묘한 판매 행태 탓에 무용지물이 됐다. 제철웅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프라이빗뱅커(PB) 등은 녹음과 기록이 안 남을 땐 상품의 긍정적 측면만 부각하고 위험성은 최소한만 언급한다”고 밝혔다. 전문가와 피해자가 제안하는 해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판매 금융사에 대한 처벌 강화다. 예컨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들 수 있다. 이경임 신한금융 피해자연합 공동대책위원회 대표는 “고령자에게 판 펀드가 사고가 나면 손해액의 약 3배 범위에서 금융사에 배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은 내년 3월부터 시행할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원안에 포함됐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금감원 분쟁조정 권고안에 ‘편면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권고안을 금융사가 거부하더라도 소비자가 동의했다면 배상액이 일정액 이하일 땐 무조건 수용하도록 하는 것이다(표 ④). 두 번째는 노인이 금융상품을 살 때 도움받을 수 있는 공적·사적 시스템을 강화하자는 제안이다. 권순채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책임연구원은 “독립투자자문업자(IFA) 제도 활성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IFA는 금융사와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고객에게 투자 조언을 해 주는 기관·개인을 뜻한다. 은행·증권사의 프라이빗뱅커(PB)와 달리 고객에게 상담 보수를 받고, 각 금융사 상품 중 투자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준다. 2017년 제도는 도입됐지만 IFA 기준 조건이 높다는 이유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또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60대 중 금융 지식이 있는 이들이 다른 노인의 후견인이 돼 금융상품 가입 때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는 판매 단계에서 직원이 고령 고객을 기만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다. 오윤해 연구위원은 “펀드, 변액보험 등 투자상품이 고객에게 적합한지 가려내는 지침을 보다 상세히 마련하고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판 금융기관에는 과징금을 철저히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구집 대신증권 라임펀드피해자모임 대표는 “계약서에 서명하거나 ‘해피콜’(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하는 통화)을 할 때 가입자가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싱 골든타임 2~3시간… 수사절차 간소화 시급 가족과 지인 등 집안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착취는 우선 실태 파악부터 해야 한다. 정부는 국내 노인 중 몇 명이 매년 노후자금을 가족 등에게 빼앗기는지 집계조차 못한다. 지난 8월 내놓은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 방안’에도 이 대책은 빠졌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금융회사가 의심 거래 같은 금융착취 피해 현황을 재무부에 보고하면 이를 취합해 매년 보고서를 발간한다”고 했다. 또 경제적 착취를 당하는 노인을 신속히 돕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등에 권한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현행 노인복지법에는 경제적 착취도 노인 학대로 규정하지만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어떤 역할을 할지 권한이 나와 있지 않다. 제 교수는 “미국, 캐나다처럼 법에 경제적 착취 예방과 피해의 신속구제 조치를 할 권한을 지자체에 주고, 그 권한을 노인보호전문기관 등이 행사할 수 있도록 위임하는 규정이 있어야 한다(표 ⑤)”고 제안했다. 한국후견인협회의 배광열 변호사는 “제정 중인 노인금융피해방지법에 신탁 활성화를 위한 제도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면서 “특히 노인이 치매 등에 걸려 판단 능력이 부족해지기 전 미리 자신의 재산을 신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 등 노인 대상 사이버 범죄는 ‘골든타임’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김현걸 사이버보안협회장은 골든타임이 2~3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보이스피싱 등은 보통 순식간에 진행돼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간다”면서 “공휴일 등에 피해 접수가 안 된다거나 개인정보 확보를 위한 영장청구나 수사 협조에 드는 시간이 길어져 범죄 자료 등을 확보하지 못하는 일이 흔하다”고 했다. ●일률적인 고령자 교육은 되레 사기 위험 높여 노인의 노후자금 손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미국도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에 따른 대규모 투자자 피해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 교육을 강화했다(표 ⑥). 조혜진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행 금융 교육은 표준안 없이 다양한 금융기업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실효성과 효과성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 교육을 할 때 금융지식·소득수준·성별·연령 등 각 고령자의 특성에 맞춰 교육이 실시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률적인 고령자 교육은 오히려 사기 등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금소법 시행에 맞춰 출범할 금융교육협의회가 중심이 돼 금융 교육을 총괄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는 “노인들에게는 단순한 금융지식보다 금융상품 선택 등 금융 행위나 자신의 투자 성향 같은 금융 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맞춤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유대근·홍인기·나상현·윤연정 기자 dynamic@seoul.co.kr ■설문에 응답해 주신 분들<가나다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권순채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주임연구원, 김규동 보험연구원 생명·연금연구실장,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김은미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전임연구원,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김현걸 사이버보안협회장, 박성진 NH투자증권 옵티머스 펀드사기 피해자모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배광열 변호사, 변혜원 보험연구원 금융소비자실장, 이경임 신한금융 피해자연합 공동대책위원회 대표,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 오윤해 KDI 연구위원,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의환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 상황실장, 임춘식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 회장, 정구집 대신증권 라임펀드피해자모임 대표, 제철웅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혜진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금융소비자학과 교수, 황순주 KDI 연구위원
  • 이찬원 선한 영향력 어디까지’

    이찬원 선한 영향력 어디까지’

    ‘미스터트롯’ 가수 이찬원의 선한 영향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영남대 경산캠퍼스 인근에서 아델라인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박도영 대표는 지난 10월 22일 ‘이찬원 엄마팬클럽’이 이찬원의 모교인 영남대학교에 장학금을 기탁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선뜻 발전기금 1000만 원 기탁 의사를 대학에 전했다. 4일 오후 2시 박 대표는 영남대를 찾아 서길수 총장에게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1000만 원을 전달했다. 박 대표는 “‘이찬원 엄마팬클럽’의 장학금 기탁 뉴스를 보면서 팬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영남대 인근에서 카페를 하며 평소에도 대학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발전기금 기탁으로 영남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오히려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이찬원 뿐 만 아니라, 영남대도 많이 응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햇다. 영남대에 발전기금을 내겠다고 나선 사람이 박 대표 뿐만이 아니다. 경북 구미의 한 70대 할머니는 ‘이찬원 엄마팬클럽’ 기탁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대학에 전화를 걸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10만원을 보냈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익명의 기탁자도 200만 원을 대학으로 보내왔다. 서길수 영남대 총장은 “이찬원 학생과 팬클럽의 선한 영향력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최근 자주 느낀다. 박도영 대표나 익명의 기탁자처럼 발전기금을 선뜻 내놓으시는 분들과 대학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우리 대학을 응원하는 일반 시민들의 메시지를 통해 큰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경남 창원서 또 제사모임으로 코로나19 확산, 15명 확진

    경남 창원서 또 제사모임으로 코로나19 확산, 15명 확진

    경남 창원시 지역에서 가족 제사 모임을 통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돼 2차 감염을 포함해 모두 15명이 확진됐다. 경남도는 5일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열어 지난달 25일 창원지역 한 가정에서 열린 제사모임에 참석했던 가족, 친인척과 접촉자 등 모두 10명이 이날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앞서 하루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부부(경남 322·323번)와 고교·대학생 ·회사원 자녀 3명 등 일가족 5명도 역학조사결과 322번 부모 집에서 열린 이 제사모임에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322번의 부모인 80대 남성(332번)과 70대 여성(333번)을 비롯해 60대 남성 2명(331·334번), 50대 여성(335번) 등이다. 제사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던 60대 여성(327번)은 제사 모임에 참석한 331번의 배우자로 검사결과 양성판정을 받았다. 제사모임에 참석한 총 16명 가운데 앞서 확진된 322번 일가족 5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사모임 확진자인 322·323번 부부와 지난달 26일 함께 식사를 하며 접촉했던 50대 여성 2명(328·329번)도 이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달 25일 322번 확진자와 차를 함께 타고 창원시 소재 예식장에 참석했던 지인인 50대 여성(330번)도 이날 확진됐다. 50대 여성 336번 확진자는 322번 지인으로 지난달 25일 집앞에서 322번을 잠시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사천시 지역에 거주하는 60대 남성(326번)은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송파구 확진자와 접촉이 있은 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제사모임에 따른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검사결과 322번 확진자 직장과 자녀들이 다니는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 등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창원지역에서 앞서 지난달 17일에도 제사모임에 참석했던 가족과 접촉자 등 모두 1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남도내 이날까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333명으로 299명은 퇴원했고 34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경남도는 가족모임을 통한 확진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제사는 참석 인원을 최소화 하고 제사중에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할 것과 제사가 끝난 뒤 식사는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는 12종 고위험시설에만 핵심 방역수칙을 의무화 하고 있는 기존 관리체계를 앞으로는 중점·일반관리시설 23종으로 확대하고 불법유사방문판매 행위와 체험방 형태의 의료기기 판매업소도 포함해 관리하는 내용으로 개편하는 경남형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을 곧 확정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英 2차 봉쇄에…97세 치매노모 요양원서 빼돌리다 적발된 73세 딸

    英 2차 봉쇄에…97세 치매노모 요양원서 빼돌리다 적발된 73세 딸

    코로나19로 요양원 등 돌봄시설 방문 제한이 1년 가까이 지속된 상황에서 제2차 봉쇄까지 겹치면서 입소자 가족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요양원 및 돌봄시설 격리 연장과 함께 길어진 생이별을 감당 못한 가족들이 입소자를 몰래 빼내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제2차 봉쇄 발령 이틀 전이었던 지난 3일, 이스트요크셔주의 한 도로에서 소란이 일었다. 입소자가 사라졌다는 요양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70대 여성 한 명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법적으로 돌봄의 책임이 있는 요양원은 70대 딸이 노모를 몰래 데리고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인근에서 사라진 할머니와 70대 딸과 손녀를 발견했으며, 할머니를 요양원으로 돌려 보냈다”고 밝혔다.붙잡힌 일레니아 안젤리(73)는 이날 자신의 딸 린드라 애쉬튼(42)과 함께 요양원에서 97세 치매 노모를 빼돌렸다. 안젤리의 딸 애쉬튼은 “이미 9개월 동안 할머니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봉쇄 전 요양원에 들러 마지막 ‘창문 면회’라도 하려 했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재봉쇄 전에 어머니와 함께 요양원으로 밀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할머니가 사라진 걸 안 요양원은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할머니 상태를 최우선으로 생각한 경찰은 분리를 반대하며 눈물로 간청하는 70대 딸에게 수갑을 채워 경찰차에 가뒀다. 애쉬튼은 영문을 모른 채 차에 홀로 앉아있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어떻게든 할머니를 지킬 것"이라며 눈물을 떨궜다. 할머니는 다시 요양원으로 돌려보내졌다. 그녀는 “태어나 처음으로 법의 반대편에 섰다”면서 “비합리적 상황에 직면하면 사람도 비합리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규칙을 따랐지만 그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1년 가까이 떨어져 있게 되니 의문이 생기더라”고 설명했다. “보호를 위한 규칙이지만 육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해가 될 때 우리는 규칙을 어기게 된다”고 하소연했다.간호사인 어머니가 할머니를 직접 돌보게 해달라고 요양원과 보건당국, 하원까지 모든 공식 채널에 진정서를 냈지만 소용 없었다고도 전했다. 가족들은 건강이 악화된 할머니가 재봉쇄 기간 혹여 잘못될까 전전긍긍했다. 종국에는 요양원에 쳐들어가 할머니를 빼돌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일단 할머니는 다시 요양원 보호를 받고 있으며, 체포됐던 70대 딸은 훈방 조치됐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도 고통스러워했다. 하지만 노인 안전이 우선이었다”고 밝혔다. 또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 “할머니 가족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애쉬튼은 “경찰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 문제는 탁상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언제 돌아가실지 모를 요양원 입소자를 직접 돌볼 수 있도록 자격이 있는 가족에게는 ‘필수노동자’(key-worker) 지위를 허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수노동자란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상황에서도 각종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의 안전과 기본생활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노동자로, 취약계층 돌봄이나 보육종사나, 의료지원인력, 택배종사자 등이 포함된다.영국 정부는 봉쇄 기간 요양원 등 돌봄시설 방문을 금지시켰다. 단 ‘창문 면회’ 등 야외 방문과 화상 면회는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요양원 입소자와 가족을 배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항의했다. 추워진 날씨 탓에 창문 면회 등 야외 방문은 어려운 실정인데다, 치매 환자처럼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는 특히 가족의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첫 번째 봉쇄 이후 더 나은 정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실망스럽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현재 정책은 요점을 놓치고 있다. 요양원 입소자 대부분은 치매 환자다. 보다 융통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횡단보도 지나던 자전거운전자 버스 치어 사망…기사 집유

    횡단보도 지나던 자전거운전자 버스 치어 사망…기사 집유

    70대 버스기사, 금고 6개월에 집유 1년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자전거 운전자를 발견하지 못해 치어 숨지게 한 버스 운전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자전거 운전자가 당시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고 자전거를 탄 채 횡단보도를 이동한 점을 형량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장원정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77)씨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오후 8시쯤 버스를 몰고 서울 서초구의 한 도로에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지나던 중 길을 건너던 자전거 운전자 B(53)씨를 차로 치었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오전 숨졌다. A씨는 B씨를 늦게 발견해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비록 저속이기는 하나 피고인이 횡단보도 부근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진행한 과실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사고 당시 B씨가 어두운 옷을 입고 있어 야간에 눈에 잘 띄지 않은 점, B씨가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던 중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그르니에를 그르니에답게 말맛까지 살려 내는 게 번역”

    “그르니에를 그르니에답게 말맛까지 살려 내는 게 번역”

    까딱 잘못하면 눈으로만 읽게 된다. 뒤로 갔다 앞으로 갔다를 수차례 반복해도 문장의 뜻을 알까 말까다. 알베르 카뮈를 글의 세계로 인도한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장 그르니에(1898~1971)의 에세이 ‘섬’. 1980년 처음 초역 출간됐던 책이 40년 만에 새 번역으로 다시 나왔다. 그때 번역한 원고를 들고 출판사를 찾아다니던 30대 젊은 교수는 이제 70대가 됐다.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본인도 어렵다는 책을 다시 내놓고 싱글싱글 즐거워하는 기색이었다. “나도 모든 문장을 다 100% 이해하며 번역하는 게 아니에요. 이러리라고 짐작하는 거지.” ‘섬’을 읽으며 헤맸을 법한 독자에겐 ‘안심되는’ 고백이다. 그는 “전엔 살짝살짝 고쳐서 독자한테 친절하게 하려고 했지만, 그러면 글이 가지고 있는 맛은 변질된다”며 ‘떠먹여 주는 번역’은 지양하고, 그르니에 특유의 금욕적이고 비밀스러운 문장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40년 세월 동안 독자도 더 현명해졌으리라고 가정하는 거죠.” 노벨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카뮈가 ‘아무런 회한도 없이, 처음으로 이 ‘섬’을 펼쳐 보는 저 낯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15쪽)는 책, 젊은 김 교수를 매혹시켰던 그르니에의 문장은 다시 봐도 매력적이다. 세상사 모든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사이의 골목길을 요리조리 헤쳐 나가듯” 이야기하는 게 그의 글이다. “말이 섬 같아요. 한 문장이 섬이고 그 사이에 바다가 있어요. 말하는 것을 통해 말하지 않는 것을 더 많이 말하는, 그런 책이에요.” 가령 ‘말없이 어떤 풍경을 고즈넉이 바라보고만 있어도, 욕망은 입을 다물어 버린다. 공의 자리에 즉시 충만이 들어앉는다.’(29쪽, ‘공의 매혹’) 같은 문장들이 그렇다. 이런 그르니에를 두고 김 교수는 ‘견고한 통나무나 대리석을 더이상 깎을 수 없을 때까지 깎아 내어 진면목을 찾아내는 조각가’(176~177쪽)라고 평했다.그르니에가 한국에 소개되기까지는, 그르니에와 카뮈 같던 평생의 사제 관계 덕이 컸다. “출판사 다섯 군데에서 퇴짜를 놨는데, 때마침 고등학교(경기고) 때 은사였던 이어령 선생님이 나한테 ‘문학사상’ 편집위원을 하래요. 그때 그르니에의 ‘공의 매혹’, 바슐라르의 ‘수련’을 번역해 잡지에 소개했는데 독자들이 반응했어요.” 이를 보고 대학 선배이기도 한 박맹호 민음사 회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난번 가지고 왔던 그 원고가 ‘문학사상’에 실은 그 사람 글이오? 빨리 가져와요.”(180쪽) 파트리크 모디아노, 크리스토프 바타유 등 수많은 프랑스 문호들의 책 120여권을 번역했지만 김 교수는 ‘프로 번역가’라는 말 대신 ‘책을 선택하는 사람’이길 원한다. 번역으로 벌어먹지 않고, 본인이 소개하고 싶은 책만 번역했기 때문이다. 평생 해 왔던 강의와 연구, 번역과 시작(196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중 무얼 할 때가 가장 행복했을까. “아무것도 안 할 때가 제일 행복하죠.(웃음) 그냥 바깥을 내다보고 있을 때, 세상이 내 속으로 흘러드는 것 같을 때…. 그러다 그 생각이 원고지로 옮겨질 때가 좋고, 너무 심심하면 번역도 좋아요.” 그는 그날도 모디아노의 소설 ‘잠자는 추억’의 원고를 막 출판사에 넘기고 나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불문학 120권 번역한 김화영 교수 “아무 것도 안할 때가 제일 행복”

    불문학 120권 번역한 김화영 교수 “아무 것도 안할 때가 제일 행복”

    까딱 잘못 하면 눈으로만 읽게 된다. 뒤로 갔다 앞으로 갔다를 수 차례 반복해도 문장의 뜻을 알까 말까다. 알베르 카뮈를 글의 세계로 인도한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 장 그르니에(1898~1971)의 에세이 ‘섬’. 1980년 첫 초역 출간돼 10만 부(추정) 이상 팔린 책이 40년 만에 새 번역으로 다시 나왔다. 그때 번역한 원고를 들고 출판사를 찾아 다니던 30대 젊은 교수는 이제 70대가 됐다.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본인도 어렵다는 책을 다시 내놓고 싱글싱글 즐거워하는 기색이었다. “나도 모든 문장을 다 100% 이해하며 번역하는 게 아니에요. 이러리라고 짐작하는 거지.” ‘섬’을 읽으며 헤맸을 법한 독자에겐 ‘안심되는’ 고백이다. 그는 “전엔 살짝살짝 고쳐서 독자한테 친절하게 하려고 했지만, 그러면 글이 가지고 있는 맛은 변질된다”면서 ‘떠먹여주는 번역’은 지양하고, 그르니에 특유의 금욕적이고 비밀스러운 문장을 그대로 살리려 노력했다. “40년 세월 동안 독자도 더 현명해졌으리라고 가정하는 거죠.” 그르니에게 한국에 소개되기까지는, 그르니에와 까뮈 같던 평생의 사제 관계 덕이 컸다. “출판사 다섯 군데서 퇴짜를 놨는데, 그 때 마침 고등학교(경기고) 은사셨던 이어령 선생님이 나한테 ‘문학사상’ 편집위원을 하래요. 그 때, 그르니에의 ‘공의 매혹’, 바슐라르의 ‘수련’을 번역해 잡지에 소개했는데 독자들이 반응했어요.” 이를 보고 대학 선배이기도 한 박맹호 민음사 회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난번 가지고 왔던 그 원고가 ‘문학사상’에 실은 그 사람 글이오? 빨리 가져와요.”(180쪽) 노벨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카뮈가 ‘아무런 회한도 없이, 처음으로 이 ‘섬’을 펼쳐 보는 저 낯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 한다’(15쪽)는 책, 젊은 김 교수를 매혹시켰던 그르니에의 문장은 다시 봐도 매력적이다. 세상사 모든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사이의 골목길을 요리조리 헤쳐나가듯” 이야기하는 게 그의 글이다. “말이 섬 같아요. 한 문장이 섬이고 그 사이 바다가 있어요. 말하는 것을 통해서 말하지 않는 것을 더 많이 말하는, 그런 책이에요.” 가령 ‘말 없이 어떤 풍경을 고즈넉이 바라보고만 있어도, 욕망은 입을 다물어버린다. 공의 자리에 즉시 충만이 들어앉는다.’(29쪽, ‘공의 매혹’) 같은 문장들이 그렇다. 이런 그르니에를 두고 김 교수는 ‘견고한 통나무나 대리석을 더 이상 깎을 수 없을 때까지 깎아 내어 진면목을 찾아내는 조각가’(176~177쪽)라고 평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책을 ‘덜 친절하게’ 번역한 교수의 생각이 궁금했다. “어차피 안 읽을 사람은 안 읽을 것”이라고 말문을 연 그에게서 달라진 세태에 대한 진단이 이어졌다. “모두가 대학에 가는 시대가 되면서, 지식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장래를 위해서 대학에 가요. 대학에서는 진리가 아니라 공평함을 배우죠. 쟤보다 내가 몇 점 떨어지는지가 중요하니까, 사지선다형 밖에 안해요.” 그의 말에 따르면 객관식으로 평가 받는 세대는 짧은 요약본 위주의 정보 외에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문학은 요즘 세태에 적극적으로 반하는 텍스트 양식이다. “스토리뿐 아니라 글 쓰는 방식, 전체 구조, 동원된 문장의 배열 방식이 곧 문학이에요. 아닌게 아니라 대입 시험 때문에 모든 걸 요약해놨는데, 요약본을 봤다고 해서 ‘마담 보바리’를 읽은 게 아니잖아요.” 스토리를 꿰고 나면 끝나는 문학이 아닌, 40년 만에 다시 읽어도 새로운 책이 그가 말하는 진정한 문학이다. 파트릭 모디아노,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등 수많은 프랑스 문호들의 책 120여권을 번역했지만, 김 교수는 ‘프로 번역가’ 라는 말 대신 ‘책을 선택하는 사람’ 이길 원한다. 번역으로 밥 벌어 먹지 않고, 본인이 소개하고 싶은 책만 번역했기 때문이다. 평생 해왔던 강의와 연구, 번역과 시작(196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중 무얼 할 때가 가장 행복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아무것도 안 할 때가 제일 행복하죠.(웃음) 그냥 바깥을 내다 보고 있을 때, 세상이 내 속으로 흘러 드는 것 같을 때…. 그러다 그 생각이 원고지로 옮겨질 때가 좋고, 너무 심심하면 번역도 해요.” 그가 생각하는 번역 일의 좋은 점은 딴 짓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번역 일은 내 생각이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이 생각을 해둔 거예요. 그런 건 다른 일 하다가 다시 봐도 돼요. 내 글은 매달려야 하니까 그렇게 할 수가 없죠.” ‘굉장히 기분파’인 교수는 번역을 하다가도 따분하면 놔두고 다른 글도 쓰고 시도 쓴단다. “계획은 없어요. 그 때 그 때 기분 좋은 것만 하는 거죠. 내가 나를 아니까 가만 놀지는 않을 거고, 뭔가 하고 싶은 게 있겠지…” 그런 그는 그날도 모디아노의 소설 ‘잠자는 추억’의 원고를 막 출판사에 넘기고 나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102㎏ 아들 목 졸라 죽였다는 70대 노모 ‘무죄’

    법원 “가족 보호하려 허위진술 가능성”현장에 같이 있었다는 딸 다시 심리도 체중 100㎏이 넘는 아들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자백한 70대 노모가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가 왜소한 노모의 자백은 인정하지 않고 제3자 범죄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표극창)는 3일 술을 자주 마시는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100㎏의 50대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A(76)씨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살인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그의 자백과 딸 B씨의 진술뿐”이라면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자백했더라도 법원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때만 (자백을) 유죄의 증거로 삼아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살해 경위 등을 보면 범행 동기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면서 “제3자가 사건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피고인이 가족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허위 진술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가로 40㎝, 세로 75㎝ 크기의 수건으로 고령인 피고인이 키 173.5㎝에 몸무게 102㎏인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당시 피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반항 못할 정도의 만취 상태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피해자의 여동생인) B씨는 사건 발생 전날 밤에 귀가해 오빠와 다퉜는데 말싸움을 시작한 이후 상황을 논리적으로 진술하지 못했다”면서 “증인으로 법정에 나와 ‘오빠가 양심이 있다면 죽고 싶어 가만히 있지 않았을까’라고 한 말도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5분 만에 경찰이 출동했을 때 A씨의 집이 말끔하게 정돈된 상황과 관련해서도 “피고인이 청소할 정신적인 여유나 필요성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112 신고 후 가만히 있었다는 피고인의 진술도 진실성에 강한 의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앞서 A씨의 진술 신빙성을 의심한 재판부는 두 번의 기일을 추가로 지정해 심리했다. 재판부는 A씨가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 뒤집어쓸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집 안에 같이 있다가 밖으로 나간 딸 B씨를 불러 재차 심리하기도 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88명, 이상 1736건…“접종 계속 진행”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88명, 이상 1736건…“접종 계속 진행”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후 사망했다고 신고된 사람이 90명에 가까워졌다.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접종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시작되고 이날 0시까지 백신 접종 후 며칠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사례는 모두 88명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지난달 31일까지만 해도 83명이었으나 사흘 새 5명이 늘었다. 지금까지 보고된 사망자 대부분은 고령층이다. 70대 이상이 83.0%(73명)를 차지했다. 신고 시점도 만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접종이 시작된 10월 셋째 주에 집중됐다. 서울, 경기, 경남, 전북, 전남, 대구 등 6개 지역에서 69.3%(61명)가 신고됐다. 질병청은 “접종 후 이상 반응으로 신고된 사망 사례 88건 중 83건에 대한 역학조사, 기초조사, 부검 결과 등을 검토한 결과, 사망과 예방접종 간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것으로 나왔다”면서 “백신 재검정이나 국가 예방접종 사업 중단을 고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무료접종 대상인 생후 6개월∼만 12세, 임신부, 만 13∼18세, 만 62세 이상에 해당하는 1898만 6588명 가운데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1187만 5323명(62.5%)으로 파악됐다. 백신을 맞은 직후 발열이나 국소 반응 등의 이상 반응이 있다고 신고한 건수는 1736건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성추행 저항 피하려 남성 혀 깨물어 절단…경찰 “처벌 대상 아냐”

    성추행 저항 피하려 남성 혀 깨물어 절단…경찰 “처벌 대상 아냐”

    성추행을 저항하는 과정에서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한 여성에 대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경찰의 판단이 나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자신에게 강제로 키스하려던 30대 남성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 혐의로 고소를 당한 20대 여성에 대해 불기소 의견(죄가 안됨)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여성 A씨는 지난 7월 19일 오전 9시 25분쯤 부산 남구 황령산 산길에 주차된 차량 내에서 남성 B씨가 자신에서 강제로 키스하려고 하자 B씨의 혀를 깨물어 혀 끝 3㎝가량이 절단됐다. A씨는 B씨의 강제추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했고, B씨는 합의해 의한 행위였다며 오히려 A씨를 중상해로 처벌해달라고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와 폐쇄회로(CC)TV, 이동동선 등을 분석하고, 정당방위 심사위원회 의견 등을 종합한 결과 B씨가 강제추행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으며, 여성의 이같은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정당방위 심사위원회에서 혀 절단은 정당방위를 넘은 ‘과잉방위’이기는 하지만, 형법 21조 3항에 따라 면책되는 행위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형법 21조3항은 “방어행위가 정도를 초과한 경우라고, 그 행위가 야간에 발생했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 경악, 흥분 당황으로 발생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B씨에 대해서는 강간치상 혐의로 지난달 9일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부산에서는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70대 여성 최모씨가 56년 만에 재심을 청구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씨는 18세이던 1964년 5월 6일,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노모(당시 21세)씨 혀를 깨물어 1.5㎝ 자른 혐의(중상해죄)로 부산지법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당시 성폭행에 저항한 정당방위임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노씨에게는 강간미수를 제외한 특수주거침입·특수협박 혐의로 최씨보다 가벼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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