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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충’ 천만 관객 돌파에 봉준호 감독 “예상 못한 상황”

    ‘기생충’ 천만 관객 돌파에 봉준호 감독 “예상 못한 상황”

    영화 ‘기생충’이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기생충’은 지난 21일 개봉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한국영화 최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자 동시에 1000만명 넘는 관객의 사랑을 받은 영화로, 한국영화사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천만 관객 돌파 소식에 봉준호 감독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어서, 무척 놀랐다. 관객들의 넘치는 큰 사랑을 개봉 이후 매일같이 받아왔다고 생각한다.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배우 송강호는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관객분들의 한국영화에 대한 자긍심과 깊은 애정의 결과인 것 같다. 그래서 영광스럽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기생충’은 한국영화로는 ‘명량’, ‘극한직업’, ‘신과함께-죄와 벌’, ‘국제시장’ 등에 이은 역대 19번째, ‘아바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등 7편의 외화를 포함하면 역대 26번째로 1000만 영화가 되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괴물’과 함께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포함하게 됐다. 투자배급사인 CJ ENM은 ‘해운대’,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극한직업’에 이어 7번째, 2019년에만 ‘극한직업’에 이어 두 번째 1000만 영화 배급작을 배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7편의 1000만 영화 보유는 국내 투자배급사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영화의 해외 세일즈도 맡고 있는 CJ ENM측은 “‘기생충’은 올해뿐만 아니라 2020년까지도 세계 각지에서 개봉되면서 한국영화의 위상을 비약적으로 높여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생충’은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개봉 전부터 전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영화가 최초 공개된 후 각국 언론들은 “봉준호는 마침내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IndieWire), “‘가족영화’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특유의 다양한 천재성을 발휘한다”(Le Monde), “당신은 ‘기생충’을 보며 웃고, 비명을 지르고, 박수를 치고, 손톱을 물어뜯게 될 것이다”(BBC), “이것은 공식적인 의견이다. 칸 최고의 작품이다”(Beyond FEST) 등 찬사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기생충’은 상영 이후 영화제의 공식 데일리지인 스크린 인터내셔널(Screen International)을 비롯한 다수의 매체에서 상영작 중 평점 1위를 기록했고, 마침내 한국 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후 황금종려상에 이어 지난 6월 5일 열린 시드니영화제에서도 최고상인 시드니 필름 프라이즈를 거머쥐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세계에 높였다. ‘기생충’의 세계 관객과의 만남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5월 30일 한국 개봉을 시작으로 프랑스, 스위스,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각국에서 순차적으로 개봉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6월 5일 개봉해 역대 프랑스 개봉 한국영화 중 최고 흥행작이 됐다. 베트남에서는 6월 21일 개봉해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꿰찼을 뿐만 아니라 개봉 11일 만에 역대 베트남 개봉 한국영화 흥행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또한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는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흥행 1위 달성,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역대 개봉한 한국영화 흥행 1위 달성, 러시아에서도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이 밖에 스위스(6월 19일), 싱가포르(6월 27일) 등에서도 개봉 후 관객몰이가 한창이다. 앞으로 7월에 미얀마와 태국, 8월에 필리핀과 이스라엘, 9월에 체코와 슬로바키아, 폴란드, 포르투갈, 10월에는 북미, 독일, 스페인, 그리스, 11월에 터키, 루마니아, 네덜란드 개봉이, 12월에는 스웨덴, 이탈리아, 헝가리 개봉이 예정돼 있다. 영국과 남미권은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법인세·취득세 온갖 특혜 줬더니…‘부동산 투기’ 수확한 농업법인

    법인세·취득세 온갖 특혜 줬더니…‘부동산 투기’ 수확한 농업법인

    농업법인의 부동산 투기 등 불·탈법이 도를 넘고 있다. 농업법인은 설립 땐 법인세·등록세를, 토지 매입 때는 취득세 등을 감면받는 등 각종 특혜를 누린다. 법인을 활용해 부동산을 사들인 뒤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하거나 가격을 부풀려 되판 후 법인을 해산하는 ‘먹튀’ 사례도 허다하다. 경쟁력 있는 농업경영체 육성을 위해 도입된 제도의 취지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농업법인 제도는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에 따라 1990년 도입됐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보조금과 각종 세제 혜택을 주고 있으나 사후 관리·감독은 뒷전이고, 그 틈새를 노려 불·탈법이 판을 친다.●‘배임’ 대표이사 포함한 일가 3명 檢 수사 광주의 한 농업법인도 제도상 허점을 이용해 막대한 재산을 부풀린 혐의 등으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한국농어촌공사 광주지사는 21일 광주 광산구 수완동 한두레농산㈜ 대표이사 한모씨와 계열사 공동 대표 등 일가 3명을 배임과 강제집행면탈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농업용 저수지를 헐값에 사들인 뒤 도시계획시설 변경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서울신문 7월 10일자 23면>이 가려질지 주목된다. 농어촌공사는 2009년 농업법인인 한두레농산이 광산구 수완제(농업용 저수지) 부지 1만여㎡(약 3000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면적 9200㎡ 규모의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건립하는 것을 허용했다. 건립 10년 후인 올해 건물 가등기를 설정해 주고, 20년 후(2029년)에는 기부채납받는 조건을 달았다. 저수지 땅 지분은 농어촌공사가 74.2%, 농업법인이 25.8%를 소유했다. 농어촌공사는 20년 동안 연평균 1억여원의 임대료(20여억원)를 받기로 약정했다. 현재 3분의1 정도인 6억~7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두레농산이 가등기를 해 주기로 약속한 10년을 6개월여 앞둔 지난해 8~10월 채권자들이 무더기로 이 법인 재산을 가압류했다. 이 회사 계열사인 H건설이 89억여원의 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며 부동산을 가압류했다. 역시 이 농업법인 대표의 가족이 운영하는 M주택산업과 H레포츠도 34억원과 7억 5000여만원의 대여금 지급을 요청하며 건물에 대한 강제 경매에 돌입했다. 건물의 감정평가액이 95억원인 데 비해 법인 빚은 한순간 130여억원으로 늘어났다. 유통센터가 빈 껍데기로 변해 버린 것이다. 농어촌공사는 뒤늦게 이 농업법인을 형사 고소한 데 이어 손해배상 소송 등 민사적 책임을 묻기로 했으나 채권 회수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이 사건은 표면적으론 농어촌공사와 농업법인의 재산권 다툼으로 비친다. 그러나 한 꺼풀 벗겨 보면 민간 회사의 탐욕과 공공기관의 묵인·방조·유착 의혹 등으로 얼룩진 복마전이다. 한두레농산이 사업 제안서를 낸 것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사는 같은 해 3~12월 농어촌공사와 수완제를 공동 활용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저수지 부지 1만 7300여㎡에 유통센터를 건립한 뒤 20년 후에 기부채납하는 조건이었다. 저수지 부지는 생산녹지지역으로, 농업회사 법인이 아니면 관련 시설물을 지을 수 없다. 관할 광산구는 이를 토대로 2008년 4월 유통센터 건립을 허가했다. 한두레농산은 허가가 나오자 속내를 드러냈다. 같은 해 7월 농업 관련 시설물 이외의 용도로 사용이 불가능한 저수지 일부인 7260여㎡를 계열사인 H레포츠에 넘겼다. 소유주인 농어촌공사는 사전 토지 사용을 승낙하는 등 H레포츠의 골프연습장 사업을 ‘사실상’ 측면 지원했다. H레포츠는 이어 이 저수지 땅에 대해 체육시설용지로 용도변경을 추진했다. 광산구는 대상 토지의 80%를 미리 확보해야 하는 규정을 무시한 채 용도를 변경해 줬다. 특히 저수지에 수익시설인 골프연습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인근 사유지에 대해 수용권까지 발동했다. 감사원은 2010년 “광산구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업자에게 도시계획시설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를 내주고 편입토지에 대한 보상·수용권을 부여하는 등 특혜를 줬다”며 해당 공무원 징계를 요청했다. 농어촌공사도 이를 눈감았다. 또 엉터리 감정평가로 시세의 3분의2 수준으로 땅(저수지)을 팔면서 6억 2000여만원의 손해를 끼쳤던 사실이 나중에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설립 당시 총 30억 4000만원 지원받아 한두레농산은 농업법인 설립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17억원, 광주시와 광산구로부터도 각각 6억 5000만원 등 모두 30억 4000만원을 지원받았다. 회사는 이 돈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을 짓고 지하 1층 4271㎡는 농산물산지유통센터로, 나머지 1~3층은 농산물직판장과 사무실 등으로 활용했다. 회사는 이어 초창기 1~2년 동안 사업 제안서대로 목적에 걸맞은 농산물 판매 관련 시설로 운영했다. 이후 지하 1층을 제외한 지상층은 마트와 식당 등으로 바꾼 뒤 수익사업에 나섰다. 협약 주체인 농어촌공사나 농식품부·광주시 등 보조금을 지원한 기관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농업법인 관리·감독 기간은 10년이다. 지자체는 보조금을 지급한 뒤 매년 현장 지도·점검을 해야 한다. 위반사항 적발 시엔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보조금을 회수 조치해야 한다. ●“실태조사 나서자 법인등기 서둘러 폐지” 그러나 한두레농산은 10년을 몇 개월 앞둔 지난해 10월부터 경매절차가 개시됐는데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이어 정확히 10년이 되는 시점인 지난 2월 13일 농업법인 등기 자체를 폐쇄해 버렸다. 회사의 대주주는 앞서 증자와 주주 변경을 통해 설립 당시와 달리 비농업인인 특수관계인에게 주식지분을 편법 증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채권자인 농어촌공사 등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나 몰라라 했다. 심지어 광산구는 지난해 10월 법원으로부터 해당 건물에 대한 경매개시 내용을 통보받고도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로써 이 회사는 농어촌공사와 협약한 가등기 또는 기부채납 조건 이행이 불가능해졌다. 농식품부와 광주시 등 보조금을 지원한 기관의 관리·감독에서도 완전히 벗어났다. ●등기 폐쇄 전 논밭 대량 매입 등 투기 의혹 한두레농산은 등기 폐쇄 전에 논밭 등을 대량 매입하는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일반 법인이나 비농업인이 논밭을 매입할 경우 영농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회사는 농업회사 설립 직후인 2008년부터 법인 명의로 유통센터 인근의 논 등 농업용지 수천평을 매입했다. 농업법인이 누릴 수 있는 각종 세금 감면 혜택도 받았다. 회사는 이같이 구입한 해당 지역 농지 등을 골프연습장과 주유소 등으로 개발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3년 11월 전남 곡성군 일대 토지 11만 5000여㎡를 농업회사 법인 명의로 구입한 뒤 비업무용으로 보관해 오다가 최근 특수관계인에게 넘기는 등 탈법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 회사가 농지법을 위반한 투기 행위를 감추고 당국이 정기적으로 하는 실태조사를 피하기 위해 농업회사 법인등기 자체를 서둘러 폐지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현재 당초 농업법인 대주주 일가 소유로 넘어간 수완동 저수지 일대의 땅은 매입 당시 평당 62만원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1000만원을 호가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잘되지 않아도 진짜 좋아서 했던 진보정치…노회찬 정신은 당선 전후가 다르지 않은 것”

    “잘되지 않아도 진짜 좋아서 했던 진보정치…노회찬 정신은 당선 전후가 다르지 않은 것”

    “내가 왜 잘되지 않는 일(진보정치)을 계속하는지 아냐. 진짜 좋아하는 일이라서 그래.” 2014년 9월 추석, 노회찬 의원이 취기가 남은 목소리로 조카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노 의원은 동생 회건씨 집에서 평소답지 않게 취할 정도로 음복했다. 노 의원의 큰조카인 선덕(29)씨는 잠든 큰아버지를 차로 집까지 모셔다드렸다. 선덕씨는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노회찬재단에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족에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던 큰아버지가 그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속마음을 보이셨다”고 회상했다. 선덕씨는 자녀가 없는 노 의원의 빈소에서 상주 역할을 했고 운구 때 영정을 들었다. 당시 노 의원은 2013년 2월 ‘삼성 X파일’에 등장하는 검사 7명의 실명을 밝힌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상태였다. 같은 해 4월 노 의원의 지역구였던 노원구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아내이자 동지인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게 졌다. 이듬해 7월 동작구 재보궐 선거에 나선 노 의원은 나경원 의원에게 패배했다. 900여표 차이였다. 진보정당은 성공할 수 없다는 비관과 민주당 표만 깎아 먹는 세력이라는 비난을 들으면서도 굴하지 않았던 그가 세상에 외치고 싶었던 말을 조카에게 했을지도 모른다.선덕씨는 큰아버지를 멘토로 삼았다. 고민이 있을 때면 와인을 사 들고 큰아버지를 찾아갔다. 선덕씨는 “항상 겸손하고 유머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가 로스쿨에 진학한 것도 큰아버지 같은 사람을 옆에서 도와주고 싶어서다. 선덕씨는 진로 상담을 하다가 노 의원에게 “미래를 알지 못하면서도 매 순간 선택을 하실 텐데 어떤 기준으로 하시냐”고 물었다고 한다. 노 의원은 “잘 모르겠을 때는 제일 어려운 게 맞다”고 답했다. 이 말은 선덕씨의 좌우명이 됐다. 2018년 7월 23일 노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당부를 유서에 남겼다. 큰아버지는 항상 같은 차를 타고, 똑같은 집에 살면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그래서 충격이 더 컸다. 선덕씨는 5일장을 치르는 내내 “도대체 큰아버지가 하시려던 건 무엇인가”라고 되뇌었다. 운구차가 화장터로 가다가 신호에 걸려 멈췄을 때다. 시민들이 모두 발길을 멈추고 큰아버지의 영정사진을 향해 목례를 했다. 선덕씨는 “정치인 한 명이 많은 사람에게 이런 감동을 줄 수 있구나. 큰아버지가 하시려는 게 이런 거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그때야 들었다”고 말했다. 큰아버지의 빈자리는 그대로다. 찻잔을 꺼내려다가 큰아버지가 보내 준 녹차를 보면 그리움이 밀려온다. 선덕씨는 “일상 속에서 큰아버지의 흔적을 발견할 때마다 그립다”면서 “1주기가 다가오면서 아버지와 큰어머니가 다시 힘들어하신다”고 걱정했다. 아이가 없었던 노 의원은 조카들을 예뻐했다. 형편이 좋지 않았는데도 늘 조카들 선물을 챙겼다. 그중 여섯 살 때 받았던 두발자전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처음 타는 두발자전거를 뒤에서 잡아 준 사람도 큰아버지였다.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이런 것도 들어 봐야 한다”며 서태지 음악 테이프를 줬다. ‘전태일 평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부터 법학 책도 숱하게 받았다. 하루는 열 살이던 선덕씨의 동생이 두 번 연속으로 방송국 토론 기념시계를 받고 실망한 표정으로 “또 시계야”라고 말했다. 노 의원은 어쩔 줄 몰라 하며 급히 밖으로 나가더니 만원을 뽑아왔다. 안경에는 서리가 잔뜩 끼어 있었다. 노 의원의 죽음에 청년들이 특히 슬퍼했던 건 청년을 대하던 자세 때문이었을 것이다. 선덕씨는 “큰아버지는 자기가 아는 것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흥미로워하는 것을 생각하고 대화 주제로 삼았다”면서 “영화, 음식, 4차산업, 비트코인 이야기를 자주 했고 ‘꼰대’처럼 말씀하시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선덕씨는 ‘노회찬 정신’을 ‘진정성’이라고 했다. 그는 “진정성은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 번의 행위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꾸준히 밀고 가야 진정성 있는 정치인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 노회찬이 노동자에게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당선 이전과 이후가 같았기 때문일 겁니다. 이런 정신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어요.”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주가 급락, 노조 압박, 사망 사고… 포스코 ‘3대 악재’ 휘청

    주가 급락, 노조 압박, 사망 사고… 포스코 ‘3대 악재’ 휘청

    시총 1년새 28% 빠지고, 노조 와해 의혹 올 직원 4명 사망… 노조 ‘장기 투쟁’ 예고국내 대표 철강 기업인 포스코가 주가 하락, 사망사고 다발, 노조 와해 논란 등 3대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오는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앞에도 초라한 성적표가 놓였다. 포스코 노조는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직업병 보상을 위한 장기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1년 사이 30% 가까이 폭락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20조 6196억 8600만원, 종가는 23만 6500원을 기록했다. 최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7월 27일 기준 시가총액 28조 6844억 6900만원, 종가 32만 9000원에서 28.1% 급락한 수치다. 1년 사이 시가총액이 8조원 넘게 증발하면서 순위도 6위에서 11위로 밀려났다. 최 회장이 취임한 이후 영업이익도 꾸준히 하락했다. 23일 발표되는 포스코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안팎 감소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광석의 국제 가격이 오르고 업황이 나빠진 것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원인”이라면서 “올 하반기 철광석 가격 안정과 판매 가격 협상이 주가 반등을 위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이 취임 후 내세운 ‘Safety With POSCO’(안전한 포스코)라는 구호도 말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작업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지난해 5명에 이어 올해도 벌써 4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한국노총 포스코노조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내고 “포스코 노동자가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에 대해 최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면서 “또다시 사망사고가 난다면 사퇴하겠다는 각오로 사고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직업병 보상을 위한 장기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회 관계자는 “현재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거나 퇴직 후 질병으로 치료 중 혹은 사망한 지 3년이 안 된 노동자를 대상으로 직업성 질환 제보를 받고 있다”면서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지원단체인 ‘반올림’의 사례를 참고해 작업장에 대한 종합진단을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불거진 ‘노조 와해’ 논란으로 포스코는 노동 적대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지난해 9월 포스코지회가 출범했을 때 노조 측은 “포스코 노무협력실 쪽에서 지회를 강성노조, 정치집단으로 규정하고 노조의 정치적 행위를 무력화해야 한다는 지침을 담은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포스코 측은 “회사는 자유로운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있으며 노조 와해 목적의 문건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힘받는 ‘자위대 개헌’…아베, 한국에 추가 경제보복 현실화되나

    힘받는 ‘자위대 개헌’…아베, 한국에 추가 경제보복 현실화되나

    21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공명당의 연립여당이 과반수를 확보하는 승리를 거두면서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아베 신조(65) 총리는 한층 더 거칠 것 없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자신의 숙원인 헌법 개정을 가열차게 밀어붙이는 한편 한국에 대한 강경 대응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오는 8월 24일 자신의 외종조부인 사토 에이사쿠(재임 2798일) 전 총리를, 11월 20일에는 가쓰라 다로(2886일) 전 총리를 차례로 제치고 역대 최장수 총리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자민당 당헌상 4연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2021년 9월 3연임의 임기를 마치면 반드시 물러나야 하는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자칫 ‘레임덕’이 올까 걱정해 왔다. 특히 2016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거둔 압도적인 승리의 재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해와 같은 돼지띠 해인 2007년 참의원 선거에 참패한 악몽이 있는 그로서는 이번 선거에 정치생명을 걸 만큼 공을 들여 왔다. 그러나 이번에 당초 우려를 불식시키고 승리를 품에 안음으로써 자신의 가장 큰 목표인 개헌을 한층 강력하게 추진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의 개헌 방향은 현행 헌법 제9조의 ‘국제평화를 희구하고 무력행사는 영구히 포기한다’(1항), ‘육·해·공군 및 기타의 전력을 보유하지 않으며 교전권은 인정되지 않는다’(2항)는 규정에 제9조의2라는 별도 조목을 신설, ‘자위대’의 존재 근거를 만드는 것이다. 21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자민·공명 연립여당과 개헌에 찬성하는 일본유신의회를 합한 이른바 ‘개헌세력’이 개헌안 발의 기준인 전체 의석의 3분의2선을 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많으면 개헌선인 85석(전체 124석)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바람과 달리 국민들의 개헌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다. NHK가 지난달 21~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개헌 필요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9%만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명목상 개헌세력이라고는 하지만 공명당이 워낙 헌법 개정에 소극적인 것도 문제다. 이런 가운데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로 한국과 극한대립 국면을 조장하고 있는 그가 한일 관계 설정에 어떠한 태도를 취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자신의 강공 드라이브가 어느 정도 먹혔다고 판단하고 이러한 기조를 그대로 이어 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의 양보를 이끌어 낼 때까지 압박 수위를 높여 간다는 시나리오다. 특히 현 국면을 아베 총리의 총리관저 및 경제산업성이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이번 승리를 등에 업고 한층 더 실권을 휘두르려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따라 외무성 등 실무조직의 의견은 무시되고 한국에 대한 추가 제재 등 강공모드의 공격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네덜란드 대법원 “스레브레니차 350명 학살에 책임 있다. 딱 10%만”

    네덜란드 대법원 “스레브레니차 350명 학살에 책임 있다. 딱 10%만”

    네덜란드 대법원이 1995년 보스니아 스레브레니차에서 350명의 무슬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데 대해 자국 평화유지군의 책임이 있다고 19일(이하 현지시간) 인정했다. 그런데 딱 10%만 책임이 있다며 항소심의 30%를 오히려 깎았다. 지난 19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8000여명의 보스니아 무슬림들이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민병대의 인종청소에 목숨을 잃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학살이었다. 수많은 보스니아 무슬림들이 네덜란드 평화유지군이 지키고 있던 유엔 안전지대 스레브레니차로 피신했는데 ‘보스니아의 도살자’로 불리던 전범 라트코 믈라디치가 이끄는 보스니아 세르비아계가 포위하고 포격을 퍼붓자 네덜란드 평화유지군은 전력에서 절대적 열세라며 피신한 보스니아 무슬림 남성 5000명을 보스니아 세르비아 민병대에 넘겨 이들 가운데 약 350명이 학살당했다. 지난 2002년 스레브레니차 학살에 관한 네덜란드 평화유지군의 책임론이 대두하자 내각이 사퇴한 일이 있었다. 이에 따라 피해자 단체 ‘스레브레니차의 어머니들’은 학살을 방조한 책임이 두드러진 네덜란드 평화유지군을 상대로 2007년 소송을 냈다. 네덜란드 하급 법원은 당시 네덜란드 평화유지군이 보스니아 무슬림들을 세르비아계 민병대에 넘길 경우 생명을 잃을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며 무슬림들이 학살당한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항소법원은 지난 2017년 네덜란드와 관계없이 학살당한 8000명 모두에 책임을 질 수는 없다며 네덜란드군이 세르비아계군에 넘겨 목숨을 잃은 350명에 대한 책임만 인정하며 책임져야 할 몫을 30%로 산정했다. 스레브레니차의 어머니들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이날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하면서 오히려 책임을 10%로 더 줄이고 말았다. 물론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과 관련해 한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긴 하다. 그리고 네덜란드 대법원이 10%의 책임을 인정함으로써 피해자 유족들은 수천 유로씩을 보상금으로 손에 쥘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4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 생색내기로 찔끔 보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느낌 역시 지울 수 없다. 스레브레니차 어머니들 가운데 한 명인 무니라 수바시치는 이날 재판정에서 다른 두 동료와 함께 판결 내용을 침묵 속에 들은 뒤 “다시 굴욕을 느꼈다. 1995년과 똑같이 네덜란드는 또다른 책임질 일을 만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일이 진행될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대법원 심리에서는 이들 유족들의 증언도 듣지 않았다. 수바시치는 10%의 책임을 인정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BBC 기자의 질문에 “우리 아들의 유골은 3% 밖에 찾지 못했다. 나머지는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끔찍한 실수를 저지른 네덜란드 평화유지군의 책임을 기억하기 위해 영국 BBC가 정리한 일지를 통해 24년 전 이 무렵 뜨거웠던 일주일 남짓을 돌아본다. 1995년 7월 6~8일: 보스니아 세르비아 민병대가 스레브레니차를 포위한 채 포격 시작 7월 9일: 세르비아 민병대가 포격을 강화하고 수천 명의 보스니아 무슬림 난민들이 유엔의 안전지대 스레브레니차로 피신 7월 10일: 세르비아 민병대가 네덜란드 평화유지군 진지에까지 포격을 가하자 네덜란드는 유엔의 공습 지원을 요청한다. 난민들이 네덜란드군 주위에 모여듦 7월 11일: 포토카리 마을의 네덜란드 기지에 2만명 이상의 난민이 피신. 네덜란드 공군의 F16 전폭기가 세르비아 민병대 진지에 폭탄을 투하하자 세르비아 민병대는 네덜란드군 포로들을 죽이고 난민들에게 포탄을 퍼붓겠다고 위협한다. 라트코 믈라디치 세르비아계 민병대 사령관이 스레브레니차에 진입해 무슬림들에게 무기를 빼앗아 넘기라고 최후통첩 7월 12일: 2만 3000여명의 여성과 어린이들은 무슬림 주거지로 후송하고 12~77세의 남성들은 조사를 한다는 미명 아래 트럭과 창고 등에 수용 7월 13일: 크라비카 마을 근처에서 비무장 무슬림들을 학살하기 시작. 평화유지군은 5000명의 무슬림과 14명의 네덜란드인 포로들을 교환 7월 14일: 학살이 자행된다는 보고가 쏟아지기 시작(350명은 송환에 반대해 땅굴을 파 숨어 있던 이들이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협의회장 선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협의회장 선출

    문석진(사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이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19일 서대문구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문 구청장은 지난 3일 충남 부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 연수에서 협의회장직에 올랐다. 이날부터 4일까지 1박 2일 동안 진행된 이번 연수는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협의회 소속 전국 151개 기초자치단체장들 중 96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문 구청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치분권은 국가경쟁력 강화와 주민행복 실현을 위한 시대적 요구”라면서 “의식과 문화, 사회의 모든 면에서 명실상부한 선진국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분권을 이뤄야 하고, 그 실현을 위해 서대문 지방정부가 주체적으로 앞장서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앞으로 서대문의 정책을 ‘기-승-전-지방정부’의 기조로 추진하고, 지방정부를 위한 의제 발굴과 공유, 타 지방정부의 연대에도 더욱 힘쓰겠다”면서 “실질적인 자치분권을 위해서는 기초지방정부의 힘을 모아야 한다. 기초지방정부의 전체 의견을 수렴해 그 목소리를 중앙정부에 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 구청장은 민선 5, 6기에 이어 민선 7기 서대문구를 이끌고 있다. 2016년 7월부터 1년 동안 서울시 구청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개헌특별위원회 위원장 및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상산고 동창회 전북교육청 관제 시위 의혹 제기

    전북도교육청이 상산고의 자사고 폐지 여론 확산을 위해 관제 시위를 사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상산고 총동창회는 18일 전북교육청 직원이 전주시초·중·고학부모연합회의(전학연) 운영진 15명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자사고 반대시위를 사주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총동창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북교육청에 근무하는 A씨를 관제 시위 배후 조정자로 지목했다. 총동창회는 A씨가 지난 5월 23일 정오쯤 교육청 옆 음식점과 커피숍에서 30만원 상당의 점심 식사와 음료수를 제공한 뒤 “상산고 평가가 진행중이다. 맨날 피켓시위를 하는 저분들은 전북사람들이 아니라 강남 아줌마, 부자 아줌마들”이라고 말한 음성파일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같은 모임 이후 전학연의 SNS(밴드)에 자사고 반대 글과 기사 링크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학연은 자사고 지정 취소와 일반고 전환을 촉구하는데 앞장섰다는게 총동창회의 주장이다. 실제로 전학연은 지난 7월 4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자사고 일반고 전환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7월 10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앞에서 열린 자사고 폐지 촉구 집회에도 동참했다. 이에대해 총동회는 “전북교육청은 무엇이 두려워 이 같은 일을 저질렀는가? 이게 청렴과 도덕성을 자랑해 온 김승환 교육감의 실체냐?”고 묻고 김 교육감이 직접 나서 해명하고 도민들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동창회 관계자는 “전북교육청의 관제 시위 사주에 대해 검찰에 수사 의뢰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람은 행복할 때는 낯선 사람과, 불행할 때는 절친 찾아” (연구)

    “사람은 행복할 때는 낯선 사람과, 불행할 때는 절친 찾아” (연구)

    사람은 행복할 때 낯선 사람 즉 새로운 사람과 인맥을 쌓지만, 그렇지 못하면 가까운 친구를 찾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주로 프랑스인으로 이뤄진 연구 지원자 3만여 명을 대상으로 행복감에 따라 만나는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지 1개월간 추적 조사했다. 이들 지원자는 모두 ‘58 세컨즈’(58 Seconds)라는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을 통해 임의의 시간에 알람을 받으면 주어진 질문에 답했다. 질문은 현재 무엇을 하는지, 기분이 어떤지, 혼자 있는지, 혼자가 아니라면 누구와 함께 있는지 등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연구진은 각 사람이 누구와 있을 때 기분이 어떤지를 분석할 수 있었다. 또 연구진은 각 참가자가 온종일 기분이 어떻게 변했는지, 심지어 하루의 시작과 끝 무렵 기분이 대개 좋아지는 경향이 있는지 등 개인의 성격에 관한 사소한 부분까지도 고려했다. 그 결과, 사람은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가까운 친구들을 찾아 시간을 보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좋은 시간이 일종의 위로와 사회적 격려로 작용했다”면서 “사람들은 이런 친밀한 교류 뒤 기분이 더 좋다고 보고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실제로 덜 분명하고 유쾌한 상황을 찾아나섰다. 이는 기분이 좋을 때 장기적인 보상을 약속할 수 있는 덜 즐거운 사회적 관계를 선택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이런 활동이 실제 기분을 좀 더 나쁘게 만들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즉 사람은 새로운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힘을 행복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연구에 참여한 하버드 의대의 막심 타케 연구원은 “이는 행복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 심리과학협회(APS)가 발행하는 ‘심리과학학술지’(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7월3일자)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유튜브처럼, 영화 같은… 아이디어·기술력으로 무장한 이색 공연들

    유튜브처럼, 영화 같은… 아이디어·기술력으로 무장한 이색 공연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한 스토리 참여, 3D 입체 영상과 영화 제작 기법을 활용한 무대 연출 등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완성도 높은 기술력 등으로 무장한 공연들이 관객 맞이에 나섰다. 극단 화담은 카카오톡 소통 연극 ‘#나만빼고’를, 공연제작사 쇼노트는 어린이 뮤지컬 ‘점박이 공룡대모험: 뒤섞인 세계’를 각각 무대에 올렸다.●관객이 친구1… 배우와 실시간 톡해요 오픈채팅방 소통 연극 ‘#나만빼고‘ 서울 대학로 지하 소극장. 곧 연극이 시작됨에도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손에 쥔 스마트폰을 끄지 않고 빛을 낸다. 어두운 소극장은 곳곳이 스마트폰 빛으로 밝혀진다. 이곳에서는 관객 모두 ‘폰딧불이’(스마트폰·반딧불이 합성어)가 된다. 극단 측도 “혹시 폰을 껐다면 다시 켜 오픈채팅방으로 들어와 주세요”라고 안내한다. ‘세계최초 카톡 참여형 연극’을 표방한 연극 ‘#나만빼고’의 재오픈 공연 현장이다. 연극 ‘#나만빼고’는 관객이 주인공 진욱의 친구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초대돼 진욱과 카톡으로 소통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난 3월 단기 공연 당시 관객의 호평을 받고 7월 본공연이 결정됐다. 지난 5일 개막 후 몇 번의 공연을 통해 극 구성을 가다듬고 12일 공연을 재개했다. 극은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고백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상상 연애와 이별을 반복하는 대학생 진욱이 이번에도 홀로 이별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경주로 여행 가려는 모녀, 대부도 주말부부 남편, 게스트하우스 사람들, 대부도 작은 식당 가족들 등 진욱이 여행 중 만난 사람들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았다. 진욱의 눈에는 모두가 행복해 보인다. 그들이 가진 삶의 아픔은 보이지 않는다. 작품은 각각의 이야기에 현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들을 배치하며, 웃음으로 포장된 이면에 짙은 슬픔도 함께 녹여 관객들 저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카톡 소통’은 이야기 전개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고, 작품 집중도를 높이고 자칫 무거움으로 기울 수 있는 이야기의 중심을 재치와 유머로 잡아주는 정도로 활용된다. 120분 웃고 울다 소극장을 빠져나올 땐 스마트폰 통화버튼을 눌러 누군가를 찾고 싶은 작품이다. 대학로 익스트림씨어터 2관에서 오픈 런(흥행 여부에 따라 폐막일 결정)으로 공연한다.●할리우드급 공룡들… 실사 같아요 실감나는 공룡 ‘점박이 공룡대모험’ “엄마! 저기저기 위에 익룡 익룡! 우와~” 지난 13일 주말을 맞아 오전부터 공연 관람을 나온 어린 아이들과 부모들로 1037석 규모 공연장 분위기는 소란스러웠다. 그러나 소란도 잠시, 공연장 주 조명이 꺼지자 아이들의 시선은 일제히 공연장 한가운데 천장을 향했다. 커다란 익룡 한 마리가 무대를 향해 미끄러지듯 날아와 내려왔고, 흥분한 아이들은 탄성을 내질렀다. 2008년 EBS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당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점박이’ 시리즈가 가족용 뮤지컬로 재탄생해 무대에 처음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EBS 창립 45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뮤지컬 ‘점박이 공룡대모험: 뒤섞인 세계’는 8000만년 전 백악기 한반도를 중심으로 서식했던 육식공룡 ‘타르보사우르스’를 소재로, 인간 세계와 공룡의 세계가 뒤섞인 공간에서 8살 꼬마와 어린 점박이 공룡이 각자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앞서 두 편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시리즈와도 이야기가 닿아있어 애니메이션을 본 아이들에게는 더욱 친근하고 반갑게 다가온다. 우려했던 공룡 재현은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와 디즈니 등에서 활용 중인 ‘애니메트로닉스’(애니메이션+일렉트로닉스) 기술을 통해 공룡 가죽과 눈빛, 이빨 등 사실감과 입체감을 한층 높였다. 공룡을 조작하는 배우들은 걸음걸이와 포효하는 모습 등 실제 공룡의 행동을 세밀하게 표현해, 관객이 극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했다. 공연 시작 직전 산만하던 아이들은 큰 눈망울만 껌뻑이며 숨죽인 채 공룡들의 여행을 함께했다.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8월 25일까지 관객을 맞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서울스럽지 않은’ 경계의 땅에 내려앉은 한옥… 항일 숨결 속으로

    ‘서울스럽지 않은’ 경계의 땅에 내려앉은 한옥… 항일 숨결 속으로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2회 불광동과 은평한옥마을’ 편이 지난 13일 은평구 불광동과 진관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더위를 피해 불광역 구내에 집결한 참가자 40여명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불광대장간과 천주교 불광동성당을 찬찬히 둘러봤다. 참가자들이 독일제 쌍둥이 칼보다 한 수 위라는 ‘불광’ 부엌칼을 사려고 줄을 서는 바람에 시간이 지체됐다. 김수근이 설계한 붉은 벽돌 성당은 “왜 굳이 유럽까지 성당 순례를 가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마음을 사로잡았다. 일행은 701번 시내버스를 잡아타고 진관사와 은평한옥마을까지 한걸음에 내달렸다. 답사 축지법(縮地法)이다.북촌 한옥마을과는 또 다른 차원의 이층짜리 한옥마을길을 요리조리 걷는 기분이 삼삼했다. 대리석을 깎아 만든 수려한 조선 성종의 후궁 숙용 심씨 묘표는 압권이었다. 대리석 비석의 자태가 눈을 홀렸다. 걸레스님이자 화가 중광과 ‘소풍’의 시인 천상병, 소설가 이외수 등 ‘도적놈 셋이서’라는 제목의 시집을 낸 3명의 기인이사(奇人異士)를 모은 ‘셋이서 문학관’이 흥미진진했다. 백초월 스님의 얼을 느끼게 하는 진관사 태극기 비석을 거쳐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옥상 전망대 정자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초복 바로 다음날의 폭염도 북한산 바람 숲 아래에선 기를 펴지 못했다. 맵시 있는 개량 한복 차림으로 참가자들을 이끈 베테랑 정순희 해설사는 은평구의 중심 불광동과 문화예술촌으로 거듭나는 진관동에 서린 역사 실타래를 한 올 한 올 풀어냈다. 은평구는 ‘서울스럽지 않은’ 옛 풍광을 가장 오랫동안 간직했던 서울의 서북쪽 가장자리 고을이다.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가장 늦게 편입된 막내 자치구이기도 하다. 아파트의 물결로 뒤덮이기 전까지 5000기가 넘는 무덤이 산재한 땅이었다. 신라의 문장가 최치원이 언급한 대사찰 청담사의 명문이 새겨진 기와가 나오고 서울에서 처음 통일신라시대 기와 가마터가 발견된 곳이다. 무덤과 유물은 조선시대 장례문화와 매장 풍습을 밝혀 주는 귀중한 자료가 됐다. 해발고도 132m의 나지막한 진관동 이말산 기슭에는 역관과 내시, 궁녀의 무덤이 수두룩했다. 중국으로 가는 의주로(통일로)의 길목에 위치했기 때문이리라. 의주로는 서울 서대문에서 의주까지 1080리 길에 이르는 조선의 제1대로였다. 중국과의 조공무역에서는 역관의 역할이 컸다. 지금은 전문직인 동시통역사이지만 조선시대 역관은 중인 신분의 대물림 직업이었다. 인동 장씨, 연주 현씨, 남양 홍씨, 우봉 김씨가 역관가문으로 이름을 떨쳤다. 역관은 단순 통역관이 아니라 외교전문가였고, 무역상이었으며, 외국어 교육가였다. 때론 스파이 노릇도 마다치 않았다. 천주교와 실학이 이들의 손과 입을 통해 국내에 전파됐다. ‘실학파의 아버지’ 유대치, 오경석도 역관 출신이었다. 이말산은 역관을 93명이나 배출한 우봉 김씨의 선산이기도 했다. 조선 말 최초로 세계일주를 한 ‘국제인’ 김득련의 묘가 남아 있다.내시와 궁녀의 무덤이 대거 발굴돼 이목을 끌었다. 진관내동 중골마을 백화사 옆에 이사문(李似文)을 시조로 모시는 이사문공파의 내시 분묘 45기가 실재했다. 국내 최대의 내시묘역으로 ‘내시들의 정원’이라고 불릴 만한 곳이다. 광해군 13년(1621)에 세워진 정2품 자헌대부 김충영의 묘가 가장 오래됐다. 왕과 왕비의 명령을 전하는 최고의 요직 대전 승전색을 지냈다. 비석이나 상석에 관직이 기록된 14기 중에는 종1품 숭록대부 2기, 종2품 상선의 묘 5기를 비롯해 정경부인에 오른 내시부부 합장묘도 7기가 있었다. 2003년 내시묘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뒤 4억 8000만원에 조경업자 손에 넘어가 파헤쳐졌다. 석물도 사라지고 상선 노윤천의 묘 등이 봉분도 없이 남았다. 현종의 유모였던 상궁 옥구 임씨, 임실 이씨의 묘도 마찬가지다. 사후 고향에 갈 수 없었던 내시와 궁녀가 묻히기에 딱 좋은 땅이었다. 이말산은 한양 사대문을 둘러싼 그린벨트지역인 사산금표(四山禁표)를 막 벗어난 지역이다. 궁에서 가까운 거리였다. 살아서 권력이 있던 자가 죽으면 묻힐 수 있는 공간이었다. 북한산 둘레길 내시묘역길에는 아쉽게도 내시묘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은평은 경계의 땅이다. 개성에서 서울로 들어서는 경계이자 서울과 고양, 양주 세 지방이 만나는 접경이다. 옛 조선 한성부 북부의 상평방, 연은방, 연희방이 도성의 서북경계였는데 이 중 연은방(홍제원계, 양철리계, 불광산계, 신사동계 등)과 연희방(수색리계, 증산리계, 성산리계, 망원정계 등)의 일부가 오늘의 은평구에 속한다. 18세기작 ‘해동지도’나 19세기작 ‘광여도’ 등을 보면 진관내동과 진관외동은 서울의 서북 외곽인 은평구의 가장 끝에 북쪽을 향해 돌아앉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수봉에서 비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내려가다가 서오릉이 안겨 있는 효경봉에서 북으로 한 갈래가 갈라져 나가 창릉천을 맞는다. 이 줄기가 진관내동과 진관외동의 경계를 이룬다. 비봉에서 나지막한 산줄기 하나가 서북으로 길게 뻗어나가 한복판에 낮은 봉우리를 만들었는데 이게 이말산이다. 북쪽 창릉천의 낮은 지대가 진관내동이고 남쪽의 비봉에서 박석고개로 이어지는 큰 산자락 쪽이 진관외동이다. 1949년 고양군 일부가 서울시에 편입됐으나 고양군 신도면 구파발리, 진관내리, 진관외리는 1973년까지 이어졌다. 서대문구 은평출장소를 거쳐 1979년에야 은평구로 승격됐다. 신라의 청담사, 고려의 신혈사·삼천사와 조선의 진관사는 천년고찰이다. 진관사는 1011년 고려 현종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진관대사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신혈사 터에 큰 절을 세우고 대사의 이름을 따 세웠다. 태조 이성계도 물과 육지에 떠도는 외로운 영혼과 아귀에게 제사 지내는 수륙재(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126호)를 진관사에서 봉행토록 했다. 진관사의 신미대사가 첫 한글서적 중 하나인 ‘석보상절’을 펴낸 점과 세종이 성삼문·신숙주·박팽년·이개 등 집현전 학사들이 머물면서 훈민정음을 연구토록 경내에 독서당을 세워줬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진관사가 한글창제 비밀 작업 공간이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민족대표 33인에 서명한 만해 한용운, 대각사의 백용성 스님과 함께 조선 불교계의 독립운동 선봉 백초월 스님의 본거지였다. 백초월 스님은 진관사와 진관사의 포교원인 마포 극락암을 상하이 임시정부의 국내 비밀조직인 연통부의 불교계 연락본부로 사용했다고 한다. 2009년 진관사 칠성각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진관사 태극기와 인쇄물은 백초월 스님과 관련된 것으로 여겨진다. 태극기 보자기는 인쇄물을 싸고 있었는데 일장기 위에 먹물로 태극과 4괘를 그려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삼일운동 당시 사용된 태극기 대부분이 일장기에 덧칠한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회가 제정한 국기양식과 동일한 점 등이 인정돼 등록문화재 제458호로 지정됐다. 인쇄물은 삼일운동 직후 국내외 독립운동 현장에서 발간된 상하이판 독립신문, 신대한, 경고문, 조선독립신문, 자유신종보 등 6종 16점이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발간한 신대한 2호와 3호는 유일본이다. 학계에서는 진관사의 태극기와 자료는 백초월 스님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본다. 백초월이 일본에서 체포돼 압송된 1920년 3월 이전 급히 숨겼다는 것이다. 1944년 청주형무소에서 순국하기 전까지 24년 세월은 체포와 옥고로 점철됐다. 진관사 태극기가 90년 만에 빛을 본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진관사 진입로는 ‘백초월길’이라고 명명됐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3회 부암동 능금나무길 ■일시 및 집결장소:7월 20일(토) 오전 10시 윤동주문학관 앞(창의문)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조선·중앙 일본어판 때린 靑… 조국 “매국적 제목 누가 뽑았나”

    조선·중앙 일본어판 때린 靑… 조국 “매국적 제목 누가 뽑았나”

    靑 “국민의 목소리 반영한 것인지 의문” 조 수석 “국민으로 강력 항의… 답변을” 조선일보, 논란된 일부 기사 홈피서 삭제 조 수석 “신속히 처리” 페북에 글 남겨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16일 일본 경제보복과 한일 갈등을 다룬 조선·중앙일보의 일본어판 기사 제목과 관련, “혐한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비판했다. 조 수석의 공개비판 뒤 조선일보 일본어판 홈페이지에서 논란이 된 일부 기사들이 삭제되자 조 수석은 17일 관련 보도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조선일보, 신속히 처리했다”는 글을 남겼다. 고민정 대변인도 이날 “(해당 보도가) 진정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현 정부 들어 특정 보도의 사실관계에 대해 정정보도 요청 등을 한 적은 있지만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가 이처럼 강한 톤으로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조 수석은 전날 페이스북에 MBC 시사프로그램(15일 방송)을 인용해 “한국 본사 소속 사람인가? 아니면 일본 온라인 공급업체 사람인가? 어느 경우건 이런 제목 뽑기를 계속할 것인가”라며 “민정수석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책임 있는 답변을 희망한다”고도 했다. 조 수석이 캡처한 화면에는 ‘관제 민족주의가 한국을 멸망시킨다’(3월 31일),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7월 4일), ‘북미 정치쇼에 들뜨고 일본 보복에는 침묵하는 청와대’(7월 3일·조선), ‘문재인 정권발 한일관계 파탄의 공포’(4월 22일),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5월 10일), ‘반일은 북한만 좋고 한국에 좋지 않다’(5월 10일·중앙) 등이 나열됐다. 고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 이후 정부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신중하게 한 발 한 발 내디디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일본의 한국 투자 1년 새 마이너스 40%, 요즘 한국기업과 접촉도 꺼려’라는 기사를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로 제목을 바꿔 일본어판 기사를 제공했다”고 했다. 그는 “많은 일본인이 한국 기사를 번역한 이런 기사로 한국 여론을 이해하고 있다”며 “모두 각자 자리에서 지혜를 모으려고 하는 때에 무엇이 한국과 우리 국민을 위한 일인지 답해야 한다”고 했다. 민정수석과 대변인이 연이어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정부 대응에 비판적 논조를 보여 온 조선·중앙일보의 보도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본격 여론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보복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적전 분열’을 막는 한편 일본에 잘못된 ‘시그널’이 가지 않도록 왜곡 보도를 막아야 한다는 판단인 셈이다. 한편 고 대변인은 “참여정부 당시 민관공동위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반영됐다’고 발표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서도 “당시 보도자료의 일부 내용만 왜곡·발췌한 것으로 일본 기업 측 주장과 동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민관공동위는 ‘청구권협정으로 일본에서 받은 무상 자금 3억 달러에 강제징용 보상금이 포함됐다고 본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도 위원으로 참여했다”고 썼다. 이에 고 대변인은 “민관공동위는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청구권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국토위원장 사퇴 거부’ 박순자 징계 절차 들어간 한국당

    ‘국토위원장 사퇴 거부’ 박순자 징계 절차 들어간 한국당

    박순자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 사퇴를 거부하는 가운데 그의 소속 정당인 자유한국당의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가 박순자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자유한국당 윤리위는 17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박 의원 징계안을 심의해 징계 절차 개시 건에 대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면서 “박 의원에게 소명 기회를 주고 오는 23일 다시 전체회의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당규에 명시된 징계사유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 등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정당한 이유 없이 당명에 불복하고 당원으로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당의 위신을 훼손했을 때 △당 소속 국회의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음에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기일에 불출석했을 때 등이다. 징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로 구분한다. 즉 자유한국당 윤리위가 내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징계 수위는 제명이다. 현재 자유한국당 안에서는 국토교통위원장직을 둘러싸고 자리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김성태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맡고 있던 지난해 7월 자유한국당은 국회법에서 보장하는 임기 2년인 국회 상임위원장을 1년씩 나눠 맡기로 구두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합의에 따라 최근 자유한국당 몫인 보건복지위원장,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장 등은 교체됐다. 하지만 박 의원은 위원장직에서 물러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제 임기가 1년이라고 말한 분은 없었다”면서 “20대 국회 후반기 위원장으로 선출된 만큼 국회법 취지에 맞게 위원장직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후임 국토교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같은 당의 홍문표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박 의원은 당 의원총회에서 세 번씩이나 만장일치로 결정한 위원장직을 넘길 수 없다며 몽니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결국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지난 10일 박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했다. 현행 국회법이 상임위원장 임기를 상임위원과 마찬가지로 2년으로 정하고 있어 자유한국당의 징계 결정이 박 의원을 강제로 국토교통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진행되는 자유한국당 공천에는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씨줄날줄] 블랙아웃/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블랙아웃/이동구 논설위원

    뉴욕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발생한 대정전(블랙아웃)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세계 초일류 도시에서도 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현실에 놀랐고, 만약 대정전이 우리의 대도시에서 발생했다면 어떻게 되겠나 하는 걱정에 소름이 돋는다. 더구나 우리는 탈원전 정책으로 향후 전력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데다 얼마 전 서울 KT아현지사의 통신망 화재로 겪었던 불편을 기억하기에 뉴욕 대정전을 보는 심경은 검은색의 타로카드를 뽑은 듯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42년 전인 1977년 7월 13일에도 뉴욕 대정전이 있었다. 변전소에 벼락이 떨어져 뉴욕의 상당 부분에서 정전이 발생, 약 25시간 동안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이에 뉴욕은 한순간에 무법천지로 돌변, 약탈과 방화로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 됐다. 1700여개 상점이 약탈당하고 3800여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는 기록으로도 충분히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크게 달랐다. 뉴욕 대정전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 5시간 동안 지속된 정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차분하고 질서 있게 대처했다. 약탈 등 정전으로 인한 혼란과 범죄는 없었다. 카네기홀의 연주자들은 정전으로 공연이 취소되자 거리로 나와 시민들을 위로하는 즉석 길거리 공연을 펼쳤고, 이 광경을 담은 동영상이 트위터에 올려지면서 하루 만에 3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다른 뮤지컬 연기자들도 관객을 위해 거리에서 간이공연을 했다고 한다. 성숙된 시민의식이 재난 상황을 세상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장면으로 바꾼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많은 공연이 취소됐지만 관객들은 기억에 남을 순간을 선물로 받았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물론 이번 대정전으로 뉴욕의 세계적인 명소 타임스스퀘어, 록펠러센터,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등을 수놓던 휘황찬란한 불빛도 꺼져 암흑천지가 됐다. 브로드웨이에서 상영 중이던 오페라의 유령 등 유명 뮤지컬도 취소, 중단되는 등 곳곳에서 엄청난 피해와 불편이 이어졌다. 하지만 뉴욕 시민들이 보여 준 침착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은 뉴욕을 세계 일류도시, 문화의 도시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영어권에서 블랙과 결합된 용어, 단어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가 많다. 블랙먼데이(증시 대폭락 사태), 블랙리스트, 블랙마켓 등 부지기수다. 대정전도 블랙아웃(Blackout)이라고 한다. 그런데 회계 장부상에는 흑자는 검은색(블랙)을, 적자를 표시할 때는 빨간색(레드) 잉크를 사용한다. 연중 최대 규모의 세일인 블랙프라이데이에서 블랙이 바로 그런 의미로 조합된 단어다. 그렇다면 뉴욕 블랙아웃의 의미도!? yidonggu@seoul.co.kr
  • 일 커질라… 軍 “무인 北목선 파기” 이례적 설명

    13일에도 동해 상으로 3척 떠내려와 북한 소형 목선 사건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군이 최근 북한에서 떠내려온 소형 무인 목선 조치 결과에 대해 이례적인 설명에 나섰다. 합참 관계자는 15일 “지난 12일 오전 10시 37분쯤 강원 고성군 거진1리 해안가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목선은 조사 결과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군은 목선 선박 내에서 무기나 침투용 장비가 식별되지 않았고 육안으로 해안가를 정찰한 결과에서도 침투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대공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 합참 관계자는 “목선 내에서 어로 행위 흔적이 있는 어망과 부패한 어류, 장화 등이 발견됐으며 목선은 거의 침수됐다”고 말했다. 또 지난 13일에도 동해상에 무인 소형 목선 3척이 떠내려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목선들은 침수되거나 전복된 상태였으며, 각각 육군 열영상감시장비(TOD), 해군 해상작전헬기 및 해상초계기 등으로 발견해 현장에서 파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이 북한에서 떠내려온 무인 소형 목선에 대해 구체적인 조치 결과를 설명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지난달 15일 4명의 선원이 탄 목선이 삼척항에 무사히 접안하면서 경계작전 실패로 큰 비판을 받았던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군은 또 지난 5월 31일부터 7월 14일까지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월선해 불법 조업을 한 북한 어선 380여척을 퇴거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40여척을 퇴거 조치한 것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합참 관계자는 “최근 북한에 북중 합영조업구역이 설정돼 중국 어선들이 많이 활동하다 보니 충돌과 마찰이 생겨 NLL 인근에서 북한 어선의 조업 활동이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단독] 日제품 불매운동 이후…유니클로 소비 26% 줄었다

    [단독] 日제품 불매운동 이후…유니클로 소비 26% 줄었다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 20%↓ 7월 첫 주말 세일 기간도 특수 없어 30대 여성 소비자들 불매운동 주도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계기로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최근 일본계 기업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카드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14일 한 국내 카드사에 의뢰해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주요 불매 대상 기업에 대한 고객들의 소비 행태를 분석한 결과 불매 운동 후 개인 신용·체크 카드의 일평균 이용 건수가 20% 안팎으로 감소했다. 일본계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경우 불매운동 여론이 조성된 지난 3일 이후 8일간(7월 3~10일) 일평균 카드 이용 건수가 직전 주 같은 요일(6월 19~26일)에 비해 26.2% 줄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계획을 발표한 지난 1일부터 10일간(7월 1~10일) 역시 직전 주 같은 요일(6월 17~26일)에 비해 17.1% 감소했다. 일본계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의 경우 불매운동 후 8일간 일평균 카드 이용 건수가 19.7% 감소했다. 수출 규제 발표 후 10일 동안은 14.6% 줄었다. 특히 7월 첫 주말은 세일 기간이었음에도 ‘세일 특수’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 업종의 국내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일본계 기업에 대한 소비 감소가 두드러졌다. 유니클로의 대체 기업으로 떠오른 국내 SPA 브랜드인 ‘탑텐’(TOPTEN)은 같은 기간 소비가 각각 10.3%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생활용품 브랜드인 자주(JAJU)는 불매운동 후 소비가 1.5% 감소했으나 수출 규제 발표 후에는 4.7% 증가했다. 입점 제품 중 일본 제품 비중이 높은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의 경우 불매운동의 영향이 미미했다. 불매 운동 후 8일간 올리브영의 일평균 카드 이용 건수는 0.5%, 랄라블라는 4.8% 각각 증가했다.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이 낮은 업체의 소비 역시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일본 본사가 지분 99.96%를 보유한 신발 편집숍 ABC마트는 불매운동 후 8일간 소비가 3% 감소했다.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에 대한 불매운동을 주도하는 세대는 30대 여성으로 나타났다. 유니클로의 경우 일본 수출 규제 전후 20~40대 여성 고객군의 소비가 뚜렷하게 줄었다. 특히 30대 여성의 카드 이용 건수 감소율은 32.0%로, 성별·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40대 여성(-31.1%)과 20대 여성(-28.3%) 등이 뒤따랐다. 무인양품은 20대 여성(-25.8%), 30대 여성(-24.3%), 30대 남성(-25.4%) 등 젊은층이 불매를 주도했다. 이를 분석한 카드사 관계자는 “해당 일본 기업의 업종 특성상 여성 고객 비중이 높아 소비 변화가 눈에 띄는 것”이라면서도 “일본의 수출 규제 후 단기간의 소비만을 분석한 자료로 현상을 단정짓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뉴욕의 심장이 꺼졌다…지하철·승강기·신호등까지 ‘올스톱’

    뉴욕의 심장이 꺼졌다…지하철·승강기·신호등까지 ‘올스톱’

    변압기 화재가 원인… 7만여가구 불편 ‘명소’ 타임스스퀘어 전광판 일부 꺼져 브로드웨이 공연 중단 등 도심 큰 혼란미국 뉴욕 맨해튼 도심에서 대규모 정전이 일어나 지하철과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브로드웨이 공연이 중단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42년 전 이날도 뉴욕 시민들은 대규모 정전에 공포의 하루를 보냈었다.AP통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오후 6시 47분쯤 맨해튼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정전으로 한때 최대 7만 2000여가구가 3시간 이상 불편을 겪었다. 뉴욕 소방당국에 따르면 정전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변압기 화재는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웨스트 64번가와 웨스트엔드 애비뉴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 인근 건물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도 다수 목격됐다. 뉴욕시에 전력을 공급하는 업체 콘에디슨은 이번 정전이 남북으로 30번가와 72번가 사이, 동서로는 5번가에서 허드슨강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정전 발생 한 시간 후 인근 미드타운 록펠러센터빌딩도 상당 부분 정전됐으며 맨해튼 명소인 타임스스퀘어의 일부 전광판의 불도 꺼졌다. 브로드웨이에서는 공연이 취소되거나 관객 입장이 지연되는 사태가 일어났으며, 미 유명 가수 제니퍼 로페즈는 공연 시작 20분 만에 공연을 멈추고 관객을 대피시켜야 했다. 먹통이 된 지하철에서 승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으나 꺼진 신호등 탓에 인파와 차량이 뒤섞이며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링컨센터 인근 교차로에서는 시민들이 수신호로 교통 통제에 나서기도 했다. 오후 10시부터 시작된 복구 작업으로 밤 12시쯤 전력 대부분이 정상화됐다. 불빛이 돌아오자 이를 축하하는 함성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다행스럽게 이번 사건으로 부상자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 것 자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 시민들은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며 신속히 움직인 초동 대응팀과 시민들에 대해 칭찬했다.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정전 소식에 아이오와주에서 하던 미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 유세를 중단하고 급히 복귀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외부의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력이 복구된 후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정전은 공교롭게도 1977년 7월 13일 뉴욕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한 지 꼭 42년 만에 일어났다. 당시 콘에디슨의 변전소에 낙뢰가 떨어져 뉴욕 퀸스를 제외한 전체가 25시간 동안 정전됐다. 밤새 뉴욕 시내 상점 1700여곳이 약탈당했고 30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광범위한 약탈과 방화로 인한 피해액만 3억 1000만 달러(약 3655억원)에 달했다. 뉴욕시는 2003년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정전 사태 때도 피해를 입었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단독]일본제품 불매운동 이후…유니클로 소비 26% 줄었다

    [단독]일본제품 불매운동 이후…유니클로 소비 26% 줄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계기로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최근 일본계 기업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카드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14일 한 국내 카드사에 의뢰해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주요 불매 대상 기업에 대한 고객들의 소비 행태를 분석한 결과 불매 운동 후 개인 신용·체크 카드의 일평균 이용 건수가 20% 안팎으로 감소했다. 일본계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경우 불매운동 여론이 조성된 지난 3일 이후 8일간(7월 3~10일) 일평균 카드 이용 건수가 직전 주 같은 요일(6월 19~26일)에 비해 26.2% 줄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계획을 발표한 지난 1일부터 10일간(7월 1~10일) 역시 직전 주 같은 요일(6월 17~26일)에 비해 17.1% 감소했다. 일본계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의 경우 불매운동 후 8일간 일평균 카드 이용 건수가 19.7% 감소했다. 수출 규제 발표 후 10일 동안은 14.6% 줄었다. 특히 7월 첫 주말은 세일 기간이었음에도 ‘세일 특수’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 업종의 국내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일본계 기업에 대한 소비 감소가 두드러졌다. 유니클로의 대체 기업으로 떠오른 국내 SPA 브랜드인 ‘탑텐’(TOPTEN)은 같은 기간 소비가 각각 10.3%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생활용품 브랜드인 자주(JAJU)는 불매운동 후 소비가 1.5% 감소했으나 수출 규제 발표 후에는 4.7% 증가했다. 입점 제품 중 일본 제품 비중이 높은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의 경우 불매운동의 영향이 미미했다. 불매 운동 후 8일간 올리브영의 일평균 카드 이용 건수는 0.5%, 랄라블라는 4.8% 각각 증가했다. 유명 브랜드 중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이 낮은 업체의 소비 역시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일본 본사가 지분 99.96%를 보유한 신발 편집숍 ABC마트는 불매운동 후 8일간 소비가 3% 감소했다.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에 대한 불매운동을 주도하는 세대는 30대 여성으로 나타났다. 유니클로의 경우 일본 수출 규제 전후 20~40대 여성 고객군의 소비가 뚜렷하게 줄었다. 특히 30대 여성의 카드 이용 건수 감소율은 32.0%로, 성별·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40대 여성(-31.1%)과 20대 여성(-28.3%) 등이 뒤따랐다. 무인양품은 20대 여성(-25.8%), 30대 여성(-24.3%), 30대 남성(-25.4%) 등 젊은층이 불매를 주도했다. 이를 분석한 카드사 관계자는 “해당 일본 기업의 업종 특성상 여성 고객 비중이 높아 소비 변화가 눈에 띄는 것”이라면서도 “일본의 수출 규제 후 단기간의 소비만을 분석한 자료로 현상을 단정짓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국방부 “2함대 발견 고무보트·오리발, 적 침투와 무관…개인 소유”

    국방부 “2함대 발견 고무보트·오리발, 적 침투와 무관…개인 소유”

    “거동수상자·허위자백, 작전상황 아니어서 합참의장에 보고 안해”‘허위자백 종용’ 영관급 장교,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형사입건 지난 4일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발생한 거동수상자 및 허위 자수 사건과 관련, 오리발 등 발견물 등을 조사한 결과 국방부는 대공 용의점이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국방부는 14일 ‘해군 2함대사령부 거동수상자 발견 상황과 관련 수사 결과’ 자료를 통해 “당시 초소 근무자 신고 내용, 경계시설 확인 결과 등 제반 정보분석 결과, 대공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면서 “(2함대에서 발견된) 고무보트, 오리발 등 가방의 내용물들은 민간레저용으로 2함대사령부 체력단련장 관리원의 개인 소유로 확인돼 적 침투 상황과는 무관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7월 4일부터 5일까지 2함대사령부 주관으로 정보 분석을 하고, 7월 12일부터 13일까지 지역합동정보조사팀이 현장을 재확인한 결과, 동일한 결론이 도출됐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거동수상자 허위 자수에 대한 군 수뇌부 보고 누락에 대해서도 “합참 보고 사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허위자백 종용 사실 식별과 관련해 2함대 사령관은 7월 9일 오후 5시쯤 헌병 대대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이후 해작사령관과 해군참모총장에게 보고했다”면서 “이는 작전 상황이 아니므로 합첨 보고 대상이 아님에 따라 해군 2전투전단장이 9일 오후 6시 25분쯤 합참 작전 2처장에게만 유선으로 참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참 작전2처장도 합참 보고 대상이 아님에 따라 합참의장에게는 보고하지 않고 9일 오후 6시 30분쯤 합참 작전본부장과 작전부장에게만 구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는 “거동수상자 발견 상황에 대해 당시 지휘통제실 영관장교가 대공 혐의점이 없음이 확인된 이후 상황을 조기에 종결시키고 싶은 자체 판단에서 5일 오전 6시경 상황 근무자의 생활관을 찾아가 근무가 없는 병사 10명을 모아놓고 허위 자백을 유도하면서 A 병장을 지목하며 ‘○○가 한번 해볼래’라고 하자 A 병장이 ‘알겠다’고 수긍했다”고 설명했다. 이 병사는 지난 5일 오전 9시 30분쯤 2함대 헌병대대 조사에서 “흡연을 하던 중 탄약고 경계병이 수하를 하자 이에 놀라 생활관 뒤편 쪽으로 뛰어갔다”고 허위 자백을 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국방부는 “헌병대대에서는 CCTV 분석 및 행적 수사 등을 통해 9일 오전 11시쯤 A 병장의 자백이 허위라는 것을 밝혀내고 ‘허위자백’ 경위를 확인 후 이를 종용한 영관장교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등의 혐의로 형사입건했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조정석, ‘녹두꽃’으로 입증한 대체불가 ‘믿.보.배’의 진가

    조정석, ‘녹두꽃’으로 입증한 대체불가 ‘믿.보.배’의 진가

    배우 조정석이 ‘녹두꽃’으로 명불허전 명품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조정석은 어제(13일) 종영된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에서 악명 높은 이방인 백가의 장남이자 얼자 ‘백이강’ 역을 맡아 매회 몰입도 높은 열연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어제(13일) 방송된 ‘녹두꽃’ 마지막화에서는 고부관아의 형옥에서 다시 재회한 조정석과 윤시윤(백이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장면에서 조정석은 윤시윤을 향해 덤덤하게 “내 손으로 너를 죽이지 않게 혀줘서 고맙다”고 전하며 “대신 다음에 누가 니 목심 가지러 오믄 기꺼이 줘. 나가 먼저 가서 터 잡아 놓을팅게 저승이라고 겁내덜 말고 그냥 오라고” 말해 엇갈린 형제의 애틋하고도 안타까운 마지막을 그려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또한 조정석은 눈물 대신 애틋한 석별의 감정으로 전봉준을 떠나보내며 시청자들을 가슴을 울렸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여전히 일본군에 대항하는 의병으로 투지에 불타는 모습을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남김과 동시에 짙은 여운과 감동을 선사했다. 이처럼 조정석은 드라마 ‘녹두꽃’을 통해 동학농민혁명 앞에서 다른 운명을 선택 했던 잔혹한 운명의 이복형제 이야기와 그 속에서 그려진 애틋한 형제애를 묵직한 연기로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뜨거운 감동을 안겼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지만 조명되지 않았던 동학농민혁명 역사 속 가상의 인물들의 삶을 투영한 이 드라마에서 조정석은 진정성 있는 연기와 현장을 아우르는 역할을 하며 웰메이드 사극의 탄생을 견인했다. 조정석은 자신의 숙명 앞에서 몸을 던져 살다가 농민군을 만나고, 혁명에 가담하면서 변주 하는 백이강의 드라마틱한 삶을 조정석만의 페이소스로 디테일한 연기를 표현해 시청자들이 극에 몰입 할 수 있도록 견인했을 뿐만 아니라, 정의를 위해 목숨을 던져 싸우는 황토현 전투, 우금티(우금치) 전투를 비롯해 숭고한 희생들이 이어진 이야기가 펼쳐지며 역사적인 의미를 전달했다. 또한 후반부 전봉준의 죽음과 우금티(우금치) 전투의 패배 등 외피는 비극일 수 있으나 조정석이 보여준 각 인물과의 연기 호흡은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 결국 작품이 말하고자하는 희망과 연대의 주제를 느끼게 했다. 이처럼 조정석은 이번 ‘녹두꽃’을 통해 그간 ‘오 나의 귀신님’, ‘질투의 화신’ 등 현대극에서 보여줬던 다양한 연기에 또 한번 확장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탄탄한 연기력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이끌며 믿고 보는 배우 조정석의 진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조정석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 녹두꽃의 종영을 뒤로 하고 오는 7월 31일 영화 ‘엑시트’로 스크린 활약에 나선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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