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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평등을 향한 지금, 여기서의 한 발”… 9월 1~7일 양성평등주간 행사 ‘풍성’

    여성가족부는 새달 1일부터 7일까지 ‘2020년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성평등을 향한 지금, 여기서의 한 발’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행사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우선 새달 2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제25회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을 열고 여성 인권 증진과 성평등 문화 확산에 기여한 유공자에 정부포상을 수여한다. 여성·아동의 인권 증진을 위한 동북아여성평화회의의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이선종 원불교 교무가 국민훈장 동백장을,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과 이찬진 제일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가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는다. 이들과 함께 대구 지역 코로나19 확산 당시 호소문을 통해 간호 인력을 충원하는 데 기여한 최석진 대구광역시간호사회 회장과 텔레그램 n번방의 실체를 밝힌 ‘추적단 불꽃’ 등 총 75명(단체 포함)이 양성평등 유공자로 선정됐다. 여가부는 올해 ‘양성평등 임금의 날’(양성평등주간 중 목요일)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됨에 따라 해당일인 3일 ‘성별임금격차 해소 방안 토론회’를 진행한다. 여가부와 서울신문 젠더연구소,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공공기관 성별임금격차 조사 결과를 처음 공개한다. 더불어 성별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중앙 및 지방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정책 과제에 대해 논의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토론회 녹화 영상은 추후 여가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다. 또 3일에는 통계청과 함께 인구, 가족, 여성폭력, 고용, 소득 등 여성의 삶을 통계로 조명하는 ‘202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발표한다. 이어 3~4일에는 ‘성평등과 코로나19 위기’를 주제로 한 ‘2020 대한민국 성평등 포럼’을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 중계한다.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 여성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노동, 돌봄, 폭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고, 코로나 사태로 변화된 일상 속에서 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밖에 경기 고양 국립여성사전시관은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내년 2월 27일까지 ‘방역의 역사, 여성의 기록’을 주제로 한 특별기획전을 연다. ‘경력단절 예방의 날’을 기념하는 이야기 콘서트는 7일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진행된다. 아울러 법무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도 양성평등주간에 맞춰 양성평등정책 아이디어 공모전, 젠더 토크 콘서트, 성인지 특별 교육 등의 행사를 열 예정이다. 작년까지 7월이었던 양성평등주간이 올해부터는 9월로 변경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인 ‘여권통문’이 발표된 날인 9월 1일이 작년 11월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개신교, 靑으로 오라” 文, 교회발 코로나 확산에 교회지도자 초청(종합)

    “개신교, 靑으로 오라” 文, 교회발 코로나 확산에 교회지도자 초청(종합)

    전광훈 담임목사가 이끄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교회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감염이 확산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11시 개신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다고 청와대가 26일 밝혔다. 문 대통령, 교회에 방역 적극 협조 당부 간담회에는 한국교회총연합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공동대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 등이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방역 노력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당부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일부 교회의 일탈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결국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종교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개신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하는 것은 지난해 7월 3일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에는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천주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사랑제일교회 확진 933명…18명 더광화문집회 219명 확진…26명 추가 이날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도심 집회를 감염 고리로 확진자가 계속 나왔고 다른 교회들의 집단 감염도 잇따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6일 낮 12시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18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93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교회 교인·방문자가 567명, 추가 전파로 인한 감염자가 285명, 조사 중인 사람이 81명이다. 연령별로 보면 60대가 256명(27.4%)으로 가장 많고, 70대 이상도 130명(13.9%)이나 돼 감염 취약층이 많은 편이다. 방대본은 현재 교회에서 받은 신도명단과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명단을 비교 분석하면서 교인과 방문자를 구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방대본은 지금까지 교인과 방문자 등 3900여 명의 명단을 확보했으며, 이중 3815명이 검사를 받았다.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서는 종교시설, 요양시설, 의료기관 등 곳곳으로 ‘n차 전파’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추가 전파로 인해 확진자가 나온 장소는 23곳이며, 이곳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총 130명에 이른다. 방역당국은 접촉자를 차단하기 위해 현재 186곳에 대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등지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와 관련해서도 감염자가 26명 더 늘어 지금까지 총 219명이 확진됐다.인천 ‘주님의교회’ 26명 집단감염광화문 집회 참석자, 교회 신도 접촉 인천에서는 서구 지역 교회와 관련한 26명이 집단감염되는 등 코로나19 확진자 64명이 추가로 나왔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서구 심곡동 ‘주님의교회’의 최근 예배 참석자 등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한 결과 이날 교회 신도와 이들의 가족 등 26명이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 이날 오후 7시40분 현재 해당 교회와 관련해 확인된 인천 지역 확진자는 29명(기존 확진자 3명 포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지역 확진자만 29명으로 다른 지역 환자까지 포함하면 숫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주님의교회에선 22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29명이 추가돼 총 3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A(43·인천 572번)씨와 B(71·인천 539번)씨 등 4명(인천 3명)이 모두 주님의교회와 관련성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달 16일 이곳에서 진행된 대면 예배 참석자 등 16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벌였다. 방역 당국이 주님의교회 관련 지표환자(집단감염과 관련한 첫 환자)로 보는 B씨는 이달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으며 20일에는 해당 교회 신도인 A씨와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광주 ‘성림침례교회’ 28명 무더기 감염광화문 집회 확진자 다녀가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가 다녀간 광주 한 교회에서 신도와 접촉자 등 30명을 웃도는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광주 북구 각화동 성림침례교회 신도 등 28명이 진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광주 297∼324번 확진자로 등록됐다. 방역 당국은 광주 284번 확진자로 등록된 60대 여성 A씨가 최근 이 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하고 교인 등을 검사했다. A씨는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에 다녀온 뒤 1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 30분, 오후 6시부터 9시, 19일 오후 6시 40분부터 9시 10분까지 3차례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 당국은 25일 밤 교회 앞 공간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교인 등 접촉자 700여명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또 확진자 발생” 정부서울청사, 본관 3층 청원경찰 1명

    “또 확진자 발생” 정부서울청사, 본관 3층 청원경찰 1명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또 나왔다. 금융위원회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6일 정부청사관리본부 서울청사관리소 소속으로 서울청사 본관 3층에 근무하는 청원경찰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서울청사관리소는 본관 3층을 중심으로 확진자 동선에 따라 긴급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본관 3층에는 언론사 기자와 타 부처 직원 등이 수시로 오가는 합동브리핑실과 금융위원회 기자실 등이 있다. 정부서울청사에서는 앞서 지난 7월 본관 3층에 있는 개인정보보회원회 직원 1명이 처음으로 확진판정을 받은 바 있다. 또 지난 23일에는 외교부 청사로 사용 중인 별관 건물에서 외교부 직원 1명과 미화 공무직 2명 등 모두 3명이 확진돼 3개 층을 일시 폐쇄하고 긴급 방역을 실시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진해만 빈산소수괴 물덩이로 양식장 피해 잇따라

    진해만 빈산소수괴 물덩이로 양식장 피해 잇따라

    경남 진해만 해역에서 바닷물에 산소가 부족한 물덩어리인 빈사소수괴가 발생해 홍합, 굴 등 패류를 비롯한 양식장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경남도는 진해만 해역에서 지난 7월 말부터 발생한 빈산소수괴로 창원·거제·통영·고성 등 진해만 일대 4개 시·군 바다 양식장 1110㏊에 피해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26일 밝혔다.도에 따르면 이달 4일 부터 진해만 빈산소수괴 피해신고를 접수한 결과 홍합, 굴, 멍게, 미더덕, 가리비 등의 양식장에서 827건 72억 5800만원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빈산소수괴가 발생한 진해만 해역에는 가두리 양식장은 없어 어류 피해는 없다. 도는 현재 진해만 해역에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넓게 걸쳐있는 가운데 추가 피해가 계속 접수되고 있어 패류 폐사 피해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도는 해당 시·군에 신속한 피해조사를 요청하고 점검반을 편성해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남도는 신고된 피해에 대해 전날 우선 1차로 복구계획 심의를 완료하고 해양수산부에 239건에 대한 복구비 27억 1300만원 지원을 건의했다. 추가로 접수되는 피해에 대해서도 이달말까지 피해조사를 완료한 뒤 복구계획을 세울 계획이다. 도는 접수된 피해신고 827건 가운데 64%인 529건은 입식신고를 하지 않은 어가여서 ‘농어업재해대책법’에 근거한 ‘자연재난조사 및 복구계획 수립’에 따르면 피해조사 및 복구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진해만 해역 대규모 빈산소수괴 피해상황과 코로나19에 따른 수산물 소비위축 등 국가적인 어업 위기상황을 고려해 실제 입식이 확인되는 어가 피해에 대해서는 별도 복구계획을 세워 지원을 검토할 계획이다. 도는 해양수산부에 피해어가 긴급 경영안정자금 31억 500만원 지원도 건의하는 등 피해 어업인을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도는 홍합 등은 재해 복구비 단가가 낮다는 어업인들의 의견에 따라 지난 13일부터 단가 현실화를 위한 시군별, 품종별 조사를 실시한 뒤 25일 해양수산부에 적정한 단가 책정 반영도 건의했다. 경남도는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는 시기에 자주 발생하는 적조와 고수온 등에 대한 어장 예찰 및 어업인 현장지도를 강화하는 등 어업피해 예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현재 경남도 연안 수온은 섭씨 21~27도 안팎으로 지난 17일부터 진해만, 고성군 동화리에서 통영시 추봉도 내만 등에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돼 있다. 김춘근 경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진해만 해역에서 발생한 빈산소수괴 피해에 대한 신속한 지원과 함께 고수온·적조 피해 예방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어업인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NC, 1차 지명 고교 신인 김유성 학교 폭력 이력 해명 후 사과

    NC, 1차 지명 고교 신인 김유성 학교 폭력 이력 해명 후 사과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2021년 고교 신인으로 1차 지명한 김유성(김해고)이 “내동중학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을 행사했다”는 팬들의 지적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NC는 김유성이 내동중학교 재학 시절 학폭위로부터 행정 처분을 받고 재판을 받은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NC는 “2017년 7월7일 김유성 선수는 경남 내동중학교 학교폭력위원회로부터 출석정지 5일 조치를 받았다”며 “2018년 1월 23일에는 창원지방법원에서 화해권고 결정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화해가 성립되지 않아 같은해 2월12일 창원지방법원에서 20시간의 심리치료 수강,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 내려졌다”며 “김유성 선수는 2018년 3월19~21일, 같은해 3월9~15일 각각 심리치료와 사회봉사를 마쳤다”고 했다. NC는 김유성 선수의 학폭 이력을 인지하게 된 과정도 소상히 밝혔다. NC는 “8월 24일 1차 지명 발표 후 구단 SNS 포스팅을 통해 올라온 댓글로 인지했다”며 “앞서 피해 관련 내용이 8월11일 구단 익명 게시판에 올라왔지만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제보 내용을 놓친 부분과 선수 지명 과정에서 과거의 사실을 꼼꼼히 확인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제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NC는 “사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분들이 김유성 선수측으로부터 진정성 있고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것이 최우선이다”라며 “김유성 선수측에서 피해자 분을 직접 찾아뵙고 사과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구단은 김유성 선수측의 진심 어린 사과를 도울 예정”이라고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중국서 날아온 열대거세미나방에 농작물 피해 주의보

    중국서 날아온 열대거세미나방에 농작물 피해 주의보

    중국에서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열대거세미나방이 농가에서 잇따라 발견돼 방제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열대거세미나방은 애벌레 시기에 작물의 잎과 줄기를 갉아 먹어 피해를 주는 곤충이다. 25일 충남 서산시에 따르면 부석면 옥수수밭에서 열대거세미나방 유충이 발견돼 긴급방제했다. 올해 서산에서 열대거세미나방 유충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열대거세미나방은 5월말부터 중국 남부에서 편서풍을 타고 국내로 날아와 활동하는 해충이다. 주로 옥수수, 수수, 벼 등 벼과 식물의 잎과 중심부를 갉아먹는다. 유충이 성장하고 개체 수가 늘어나면 배추과, 박과, 가지과 식물에도 큰 피해를 준다. 산란량이 많아 발생 초기에 방제하지 않으면 피해가 크고, 개체 수가 늘어나 월동에 성공하면 국내에 정착할 우려도 있다.특히 올해는 중국에서 5월 초부터 열대거세미나방이 대거 발생해 정부가 5월 7일 대비 태세를 강화한 바 있다. 이미 5월 11일 제주에서 올해 첫 열대거세미나방 성충이 발견됐고, 이어 6월 5일에는 경북 경주와 경산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충북 보은에서는 7월 초 유충이 발견돼 방제를 했지만 7월 23일 다시 유충이 대거 발견되는 등 유입과 발생이 꾸준히 이어지는 양상이다. 열대거세미나방 발생 확인 시 신속히 방제해야 하고, 의심되는 벌레를 발견할 경우 가까운 농업기술센터 등으로 신고해야 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재갑의 감염병 이야기] 우리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이겨낼 수 있을까

    [이재갑의 감염병 이야기] 우리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이겨낼 수 있을까

    기나긴 장마 끝에 해는 떠올랐지만 우리에게 코로나19 2차 유행이라는 더 큰 시련이 시작됐다. 지금 돌이켜 보면 아쉬운 여러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첫째,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졌다. 카페나 식당에서 발생하는 감염자가 7월 전에 이상할 정도로 적었는데 최근 들어서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예전에는 사람이 붐비는 장소를 피했는데 최근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몇십 년 만이라는 긴 장마까지 겹치면서 실내 활동을 더 촉진시켰다. 둘째, 휴가철이 겹쳤다. 많은 사람들이 호텔로, 여행지로 떠나면서 접촉빈도가 늘었고 코로나19 확산에도 영향을 주었다. 내수 진작을 위한 외식 장려나 여행 장려와 같은 정부 정책도 감염 확산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지역사회 깜깜이 감염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방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교회와 대규모 집회로 감염의 고리가 이어지면서 전국적인 확산에 이르게 됐다. 이 바이러스는 정말 우리의 취약한 곳을 통해 우리의 방심을 먹이 삼아 이렇게 감당하기 힘든 유행을 만드는, 상대하기 힘든 바이러스다. 그러면 지금의 유행이 왜 1차 대유행보다 더 위험하다고 하는가. 무엇보다 인구밀집 정도가 높기로 유명한 수도권에서 유행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건국대 수학과 정은옥 교수의 수학적 모델링에 따르면 12일부터 일주간의 기초재생산지수는 2.8이다. 만약 방역 수준에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2~3주 후 날마다 10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게다가 교회와 광화문 집회가 유행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고령자들의 발병이 많다. 8월 13일부터 어제까지 발병한 사람들 중 60대 이상이 30%다. 또다시 시작된 지금의 위기를 우리는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중요한 해법이다. 정부와 방역 당국도 선제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깜깜이 감염이 늘어나고 전국 단위의 감염 확산이 이미 시작됐기 때문에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주저하지 말고 수도권에 대해 우선적으로 격상하고 다른 지역도 준비를 해야 한다. 강력한 억제요법을 유지해 유행의 고리를 끊어내는 게 오히려 경제에 주는 타격이 덜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과 일반병상, 생활치료센터를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미 병상이 부족해 입원 대기를 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중환자를 위한 병상도 바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피해 최소화의 근본 목적은 치명률을 낮추는 것이다. 지금 하루하루가 정말 급한 상황이므로 공공 영역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까지 나서서 이 파국을 대비해야 할 때이다. 많이 지쳐 있지만 지쳐 있을 겨를도 없이 밤낮으로 뛰고 있는 방역 당국과 의료진을 위해서라도 자기의 자리에서 ‘잠시 멈춤’을 꼭 지켜 주었으면 한다.
  • “모리배가 헛소문 퍼트려 교란할 것이니…”

    “모리배가 헛소문 퍼트려 교란할 것이니…”

    “대소 사민이 서로 ‘우리가 신해년의 변(현종 12년)’을 겪었지만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대동법의 은혜입니다. …만약 대동법을 혁파한다면 백성이 굶주리고 흩어져도 구할 방도가 없습니다.” 조선 현종 14년(1673년) 사간원 사간을 지낸 이무의 상소 내용이다. 여기서 ‘신해년의 변’이란 현종 13년의 가뭄을 말하지만, 보통 현종 12년(경신년)의 기근과 합쳐 ‘경신대기근’이라고 한다. 대기근을 전후로 조선의 공식 인구는 516만명에서 469만여명으로 줄었다. 열 명에 한 명이 사라진 것이다. 현종 대엔 기근과 전염병 등 재난이 극성했다. 현종이 ‘하늘을 두려워하며 몸과 마음가짐을 바르게’(恐懼修省·공구수성) 하려 후궁을 들이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었다. 대동법은 광해군이 처음 경기도에서 시범실시하고 효종이 충청도와 호남 해안지방으로 확대했으며 현종 때 호남 내륙으로 확대했다. 그때마다 소수를 제외하고 집권 서인이나 야당 남인을 가리지 않고 결사적으로 저항했다. 조선의 조세제도는 전세, 공납, 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공납을 쌀로 일괄 납부하고 가구별로 일정액을 부과하던 것을 토지 소유 규모에 따라 차등 부과한 것이 대동법이었다. 현종 때 조세 수입의 60%를 차지했던 공납은 방납업자의 폭리, 관리의 뇌물, 인징·족징 등 수탈, 양반 지주 특혜로 말미암아 농민을 아사지경으로 내몰았다. 폐해가 얼마나 지독했던지, 농민들이 도망쳐 텅 빈 마을이 속출했다. “인정(뇌물과 수수료)으로 드는 비용이 공물의 값보다 두 배는 더 드는 형편이라 가산을 탕진하고 유리하는 자들이 많습니다.”(현종 2년 영부사 정유성) “진상품은 손으로 들고 인정물은 말에 싣고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인조실록 14년 2월 10일, 대사간 이황) 대동법은 양반 지주에겐 끔찍했다. 전답 규모에 따라 부과했으니 부담이 수십 수백 배 더 늘었다. 저항은 필사적이었다. 광해군 즉위년(1608년) 경기도 시행 후 마지막으로 황해도(숙종 34년)에서 시행하기까지 무려 100년이 걸린 것은 그 때문이었다. 효종은 즉위년(1649년) 좌의정에 존재 조익, 우의정에 잠곡 김육을 제수했다. 선대왕 때부터 대동법 확대를 추진했던 중신이었다. 잠곡은 7번이나 고사했다. 마지막 사직상소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인군이 수성하는 데에는 다른 방도가 없고, 오직 백성을 보호하는 정사를 행하여 그들의 삶을 편안케 하는 것뿐입니다”, “(대동법을 호서로 확대하지 않으려면) 소신을 노망한 재상으로 여겨 쓰지 마십시오.” 조정은 콩 볶듯 시끄러웠다. 이 문제를 놓고 집권 서인이 김육·조익·신면 등 ‘한당’과 김집·이기조·송시열 등 ‘산당’으로 분열했다. 한당은 왕의 신임을 받았지만, 수적으로 형편없이 밀렸다. 이듬해(1651년) 기회가 왔다. 청은 조선의 북벌 계획을 입수하고 압록강변의 군대를 움직여 효종을 청으로 압송하려 했다. 북벌에 앞장섰던 산당의 지도자 김집·김상헌 등이 부랴부랴 고향으로 돌아갔다. 영의정 이경석 등 애꿎은 사람만 청에 끌려갔다. 효종은 분개했다. 이듬해 1월 효종은 김육을 아예 영의정에 앉혔다. 김육의 건의에 따라 “호서에서 전답 1결마다 10두씩 징수하되 봄가을로 나누어 5두씩 받고, 산읍에는 쌀 5두에 무명 1필을 공납하도록 하였다.”(효종실록 2년 8월24일) 납부 시기가 되자 ‘백성’을 앞세운 저항이 격렬해졌다. 사헌부 장령을 지낸 안방준은 김육이 대동법을 확대하는 것은 유성룡이 임진왜란을 불러온 것과 같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국가 기강이 문란해지다 보니, 무식한 백성과 노예들까지 ‘조선의 공사는 3일이면 흐지부지된다’고 합니다. 어리석은 백성에게 비웃음을 사느니 차라리 그 일을 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효종실록 3년 5월 16일) 효종은 묵살했다. 효종 7년(1656년)엔 호남의 해읍(연안의 군현)으로 확대했다. 잠곡의 노력 외에도 호남의 중소지주들이 찬성으로 돌아선 게 큰 힘이 됐다. 대동법 시행으로 충청도 농민의 세 부담이 크게 완화되자 호남 소작농이 대거 충청도로 옮겨갔고, 호남에서 일손 부족이 심각해지자 울며 겨자 먹기로 찬성하게 된 것이다. 현종은 즉위하자마자 효종의 유지를 앞세워 호남 전역으로 이를 확대하려 했다. 반대는 거칠었다. 현종 1년(1660년) 영의정 정태화가 직접 나섰다. “서두를 일이 아니라 일단 전라감사와 다시 의논하는 게 좋겠습니다.” 현종은 일단 단호했다. “호남 산군에 시행하는 것은 이미 결정된 것이니 거행하기만 하면 된다.” 현종은 7월 11일 즉각 시행을 명했다. 그러나 그해 가을 추수철이 되자 원로 대신들이 다시 ‘백성’을 앞세워 유예를 주장했다. 삼정승이 포함된 비변사에서 “백성이 원치 않는 것을 흉년에 시행하는 것은 불가합니다.” 이조판서 홍명하가 “연해 지역은 흉년이지만 산군에서는 평년작인데, 대동법 시행이 불가하다니 영문을 알 수 없다”고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현종은 1년 연기했다. 이듬해에도 저항은 계속됐다. 잠곡의 아들 호조참판 김좌명은 참판직을 내놓고 ‘호남에 안찰사로 나가 대동법을 시행하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비변사는 반대했다. 현종은 다시 1년 유예했다. 현종 4년 봄 호남 산군(내륙) 시행을 위한 절목(세칙)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승 판서 언관의 저항에 밀려 다시 또 유예했다. ‘실록’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대동법 설행 후 소민(농민)들은 다 편리하다고 말했으나 대호(양반 대농)는 한꺼번에 쌀을 내는 것을 어렵게 여겨 모두 불편하다고 했다. 조정의 논의를 혁파해야 한다는 자가 많았다.”(현종개수실록 6년 12월 27일) 이듬해 봄 현종은 각도에 어사를 파견해 농민의 여론을 보고하도록 했다. 호남 담당 신명규는 이렇게 보고했다. “호우(대지주)는 대동법 혁파가 편리하다고 말하고 잔호(소작농)는 다시 실시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현종실록 7년 10월 22일) 현종이 대신들에게 물었다. “백성은 다시 시행하기를 바란다는데 어느 것이 진실인가.” ‘백성’을 앞세워 반대했던 자들은 할 말이 없었다. 호남 해읍에서 내륙으로 확대하는 데에만 무려 7년이 걸렸다. 대동법은 숙종 3년(1677년) 이정명의 건의로 영남으로 확대되고, 숙종 34년(1708년) 황해도를 포함하면서 전국 시행이 마무리됐다. 경기도 시행부터 무려 100년이 걸렸다. 임진왜란 중(1594년) 잠시 시행했다가 곧 폐기된 대공수미법으로부터 보면 114년 만이고 율곡이 건의했을 때부터 계산하면 139년 만이다. 조세정의 구현에 대한 저항은 그렇게 집요하고 극렬했다. 조선조 공납이 왕조를 흔들었다면, 요즘은 아파트가 정권을 흔든다. 그동안 투기는 일부 자산계층의 전유물이었지만, 요즘 30대까지 은행 돈 빌려 가며 투기판에 뛰어들었고 외국인까지 몰려들어 아파트값을 천정부지로 올렸다. 정부는 부랴부랴 여러 대책을 내놨다. 투기자금의 공급을 막기 위해 은행대출을 옥죄고 보유세를 크게 강화해 다주택자의 부담을 대폭 늘렸다. 양도소득세 강화로 불로소득의 기회를 조이고 세입자의 권리를 강화했다. 공공임대주택 포함 신규 아파트를 대거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불안과 불만은 여전하다. 무주택자는 월세 부담이 커질까 걱정이고, 다주택자는 보유세 증가와 불로소득 감소가 불만이다. 아예 논외인 주택, 빌라 소유자들은 아파트값만 오르는 것도 불만인데, 보유세나 거래세 불똥이 튈까 걱정이다. 대다수 매체는 이런 걱정과 불만을 확대 과장하며 정책을 흔든다. 김육은 이렇게 경고했었다. “탐욕스럽고 교활한 아전이나 모리배들이 방납하기 어려움을 원망하여 반드시 헛소문을 퍼트려 교란시킬 것이니, 신은 다만 이 점이 염려됩니다.” 투기 대책을 교란하는 헛소문이 천지에 가득한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제가 갑자기 죽게 되면 일이 중도에 폐지될까 두렵습니다.” 잠곡의 마지막 병상 상소에 효종은 이렇게 답했다. “걱정 마시고 쾌차에 힘쓰세요. 서필원도 이시백도 있습니다.” 결정권자와 입안자의 호응이 아름답다. 헛소리에 굴하지 않은 이들 덕분에 조선은 저 참혹한 경신대기근에서 왕조를 지켰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연재는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마칩니다. 애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흰옷·꽃으로 반인권을 꼬집다… ‘스트롱맨’에 맞선 여성 연대

    흰옷·꽃으로 반인권을 꼬집다… ‘스트롱맨’에 맞선 여성 연대

    전 세계에 권위주의적 남성 지도자들이 득세하며 ‘스트롱맨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들의 행태를 보다 못한 여성들이 집 밖으로 나오고 있다. 권좌에 오른 스트롱맨들이 어김없이 증오와 배타의 리더십으로 사회를 분열시키고, 반인권적 행보를 서슴지 않자 여성들이 이에 맞서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맞서 흰옷을 입고 거리로 나선 벨라루스 여성 등 남성 지도자들의 독단적 행태에 맞선 여성들의 용기를 소개한다.●벨라루스 거리 물들인 ‘흰옷의 물결’ 지난 12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는 흰옷을 입은 수백 명의 여성들이 시위에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혼식 신부 복장을 떠올리게 하는 하얀색 옷에 아름다운 꽃을 든 여성들의 모습은 때가 얼마든 묻어도 상관없는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나서는 일반적인 시위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들은 엄연히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의 장기 집권에 항의하기 위해 나선 반정부 시위대의 일원이었다. 식당 종업원으로 일한다는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 타티아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구타와 학대를 당한 남성들과 연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면서 “더이상 폭력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흰옷을 입었다”고 말했다. 여성 시위대들은 강경 진압에 나선 경찰들에게 꽃을 나눠 주기도 했다.루카셴코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 대선에서 8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로 최대 경쟁자로 꼽혔던 영어 교사 출신의 여성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를 꺾고 30년 장기 집권의 문을 열었다. 이번 대선에서 여성들을 특히 분노하게 했던 것은 바로 루카셴코 대통령의 여성 비하 발언이었다. 그는 반체제 유명 유튜버이자 대선후보였던 남편을 대신해 출마한 티하놉스카야를 겨냥해 “아이들을 위해 저녁 요리에나 집중하라”는 등의 저질 발언을 쏟아냈고, 이는 오랜 장기 집권에 지친 여성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 루카셴코의 여성 비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과거에도 “우리 헌법은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여성이 투표할 만큼 아직 성숙하지 못하다”는 등 정상적인 국가의 지도자로서는 입에 올리기 어려운 여혐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티하놉스카야의 도전과 벨라루스 여성들의 분노는 이웃 나라 여성들에게도 정치적 영감을 준 것만은 분명하다. 벨라루스 반정부 시위 직후 러시아와 독일, 벨기에, 우크라이나 등 인근 국가의 여성들까지도 흰옷과 흰꽃을 들고 동조 시위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소셜미디어상에도 벨라루스 여성들을 응원하기 위한 ‘시 포 벨라루스’(#she4belarus)라는 해시태그가 공유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대선일인 9일 이후 2주 넘게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시위에서도 흰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시위대 맨 앞에 선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민스크에서는 시위대 수만명이 대통령 관저까지 접근해 폭동진압부대와 대치했고, 남동부 고멜과 서부 도시 그로드노에서도 수천 명이 시위를 벌이는 등 저항의 열기를 이어 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오피니언면을 통해 “이제 여성들이 루카셴코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시작했다”면서 “여성들이 리더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시위를 조직해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7월 말에는 폴란드 여성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재선에 성공한 폴란드의 우파 포퓰리스트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재집권과 함께 여성에 대한 폭력을 금지하는 이른바 ‘이스탄불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스탄불협약’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가정폭력을 예방·퇴치하기 위해 유럽평의회가 주도해 만든 인권협약으로, 폴란드는 중도파 집권 시절 2015년 이 조약을 비준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와 연대해 전통적 가족 가치를 복원하겠다는 보수적 행보를 약속한 두다 대통령은 여성 인권 문제를 2기 임기의 주요 과제로 삼는 모습이다. 즈비그뉴 지오브로 폴란드 법무장관은 이스탄불협약 탈퇴 의사를 밝히며 “페미니스트들의 창조물이자 동성애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할 목적으로 만든 발명품”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는 2016년 두다 대통령 1기 임기 때 추진된 낙태전면금지법 시도 논란이 재연된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벨라루스 여성들이 흰옷을 입고 나섰던 것처럼 4년 전 폴란드 여성들은 검은옷을 입고 당시 낙태금지법 반대 시위에 나섰다. ‘검은 월요일’로 불렸던 2016년 10월 3일에서 시위는 최고조에 이르렀고 결국 두다 정권은 낙태금지법 추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우파 대통령에 맞선 폴란드 여성들 두다 정권의 최근 ‘반인권 드라이브’는 유럽의 다른 우파 정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터키 에르도안 정권 역시 이스탄불협약 탈퇴를 검토하자 이달 초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 등 터키 전역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여성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이스탄불은 2011년 유럽평의회가 이 지역에서 협약을 체결한 상징성을 가진 도시였다. 거리로 나선 터키 여성들은 “이스탄불협약은 우리 여성들의 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성토했다. 터키는 최근 데이트폭력으로 여성이 사망한 사건으로 여성인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기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터키에서는 지난해 474명의 여성이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피해 규모는 지난 10년 가운데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코로나19로 외출이 금지됐던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르도안 정권의 ‘탈(脫)이스탄불협약’ 움직임은 말 그대로 여성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 됐다. 앞서 소개한 유럽의 사례와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전 세계 스트롱맨을 대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여성들의 분노도 더욱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육아와 교육, 경제 등에 불만을 품은 여성이 등장했다며 이들을 ‘레이지맘’(분노한 엄마)이라고 소개했다. 빌 클린턴 시대 때는 ‘사커맘’(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어머니)이, 9·11 테러가 발생한 조지 부시 때는 ‘시큐리티맘’(국가 안보 정책에 큰 관심을 가진 주부)이 나왔던 것처럼 최근에는 트럼프에 분노한 ‘레이지맘’이 탄생했다는 의미다. NYT는 “전염병 대유행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본 여성 유권자나 어머니들이 마음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시위에 참여하는 경우가 더 많았고,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여성의 시위 참여율이 남성보다 2배 더 높았다는 비영리단체 카이저가족재단의 6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다트머스대 역사학자 아네리제 오를렉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시위에) 나서는 규모가 현세대에서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며 “모든 분야에 걸쳐 여성들이 조직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최악 지지율·건강 이상설… 상처뿐인 최장 총리 아베

    최악 지지율·건강 이상설… 상처뿐인 최장 총리 아베

    “국민과의 약속 지키기 위해 전심전력”소감 말할 때 표정 없고 자신감도 잃어벚꽃 스캔들·방역 실패에 등 돌린 여론“재임 너무 길어서 국민들 완전히 질려”이달 지지율 36%… 역대 최저치 육박“지난 7년 8개월간 국민에게 약속했던 정책을 실행하고 결과를 내기 위해 하루하루 전심전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러한 것이 쌓이고 쌓여 오늘 같은 날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4일 오후 1시 50분쯤 도쿄도 지요다구 나가타정의 총리관저 로비. 아베 신조(66) 일본 총리는 사전에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가듯 자신의 최장기 연속 재임 달성에 대한 소감을 말했으나 표정과 목소리에서 자신감을 찾기는 힘들었다. 더구나 이날 그는 신주쿠구에 있는 게이오대병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지난 17일 받았던 검진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는 정도의 방문이라고 했지만 일주일 간격의 병원행은 불안한 그의 현 상태를 대변하기에 충분했다. 이날로 아베 총리는 두 번째 총리 취임(2012년 12월 26일)을 기점으로 2799일간 재직, 자신의 외종조부인 사토 에이사쿠를 제치고 ‘연속 재임’ 기준 역대 최장 집권기록을 세웠다. 앞서 지난해 11월 20일 1차 집권기(2006년 9월~2007년 9월·366일)와 2차 집권기를 합한 ‘통산 재임’에서 최장 기록을 세운 데 이은 것이다. 모리토모학원·가케학원 비리 의혹 등 몇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도 탄탄히 유지되던 ‘아베 1강’의 위세는 지난해 가을을 기점으로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10월 경제산업상과 법무상이 연달아 선거법 위반 파문으로 낙마한 데 이어 11월에는 아베 총리의 국가예산 사유화 논란을 낳은 ‘벚꽃을 보는 모임’ 스캔들이 시작됐다. 이어 12월에는 정권의 역점 사업인 카지노형 리조트 입법과 관련한 여당 의원 뇌물 사건이 터졌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19는 결정타가 됐다.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아베 총리 본인을 비롯해 정권의 주요 책임자들이 무능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국가적 위기에서 우왕좌왕하는 통에 집권 이후 최저 지지율 행진이 이어졌다. 가장 최근인 지난 23일에 나온 교도통신의 8월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정권 지지율은 36.0%로 기존 최저치 35.8%(2017년 7월)와 거의 동률을 이뤘다. ‘아베 총리에게 지도력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20명 중 1명도 안 되는 4.3%에 불과했고, ‘아베 총리를 신뢰한다’고 답한 사람은 13.6%에 그쳤다.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0%가 ‘아베 총리가 즉각 또는 연내에 사임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가 최대 목표로 삼았던 헌법 개정은 물 건너갔고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경제 분야의 성과는 코로나19 위기로 완전히 소멸 단계에 있다. 외교 분야에서의 치적도 현재로서는 크게 내세울 게 없는 상태다. 당장 초미의 관심사는 그의 건강 상태와 이를 둘러싼 거취다. 이미 ‘아베 총리의 사퇴→아소 다로 부총리의 임시 총리직 승계→중의원 해산’과 같이 그의 퇴장을 전제로 한 설들이 정가에 파다하다. 아베 정권에서 방위상을 지낸 나카타니 겐 의원조차 언론 인터뷰에서 “재임이 너무 길어서 국민이 완전히 질려 하고 있다. 총리관저가 무엇을 해도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등 당내 구심력도 전에 없이 약해진 상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일 지소미아 ‘언제든 종료 vs 사실상 유지’ 긴장 지속

    한일 지소미아 ‘언제든 종료 vs 사실상 유지’ 긴장 지속

    양국 ‘종료 통보 시한’ 각자 유리한 해석추가 조치·요구 없이 기존 입장 재확인한일 양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통보 시한과 관련, 엇갈린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협정상 종료 통보 시한인 24일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지소미아 종료 유예 관련 한일 간 합의에 따라 지소미아를 언제든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반면, 일본 정부는 지소미아의 안정적 운용을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일단 협정을 유지함에 따라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그다음 달 이에 대응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로 촉발된 한일 갈등의 재연은 피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한국 정부는 이날 별도의 메시지를 내진 않았지만 지소미아는 날짜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지소미아는 체결일인 11월 23일에 1년 단위로 자동 갱신되며 종료하려면 90일 전 상대에게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11월 한일 간 합의에 따라 언제든지 지소미아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켰기에 종료 통보 시한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소미아는 내일이라도 종료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지소미아는) 한일 간 안전보장 분야의 협력과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 협정이 계속 안정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지소미아는 언제든 종료할 수 있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에 대해 시비를 가리며 갈등을 되풀이하기보다는 ‘지소미아의 사실상 연장’ 상태를 이어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소미아를 바로 종료하기보다는 일본을 수출규제 철회를 위한 협의로 유도하는 카드로 활용하면서 상황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협정 종료에 반대하고 있어 정부가 실제 종료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일본이 수출규제와 관련, 무성의한 태도를 유지하거나 추가 경제 보복 조치를 취한다면 정부로서도 지소미아 종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지소미아와 관련해선 한일이 당분간 냉각기를 가질 것”이라면서도 “한국 사법부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따라 자국 기업의 자산이 현금화된다면 추가 보복 조치를 취하겠다고 일본이 공언한 만큼 양국 간 파국 위험은 잠복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목에 공기총 맞아 피범벅이 된 英 런던 백조 발견

    목에 공기총 맞아 피범벅이 된 英 런던 백조 발견

    영국 런던지역에 사는 백조 한 마리가 목에 공기총을 맞고 피범벅이 된채 발견되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런던 경찰은 현재 이 백조를 쏜 범인을 찾기 위해 수사중이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스타의 보도에 의하면 이 상처받은 백조는 지난 21일 런던 동남부 템즈미드에 위치한 사우스미어 호수에서 발견되었다. 이 백조는 오른쪽 목부위에 공기총에 맞은 상처가 있었으며, 상처에서 나온 피가 목을 타고 내려와 백조의 흰색은 붉은색 피로 물들어 있었다. 런던 템즈강 주변에 사는 백조들은 영국 왕실의 소유일 뿐만 아니라 영국 자연보호법의 보호 대상으로 이들 조류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불법이다. 이에 런던 경찰은 이 백조를 쏜 범인을 찾고 있으며 시민들에게 제보를 받고 있다. 한편 런던 주변의 백조가 공기총을 맞고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데 또 다른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런던 서부 버크셔 주 댓첨에서 역시 머리에 공기총을 맞은 백조가 발견되어 이슈가 되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영국 북서부 랭카셔 주 블랙풀에 위치한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 45㎝ 되는 화살이 몸을 관통한 갈매기가 발견되어 놀라움을 주었다. 해당 갈매기는 5월부터 거의 두달 동안 몸에 화살이 꽂힌채 시내 주변에서 음식을 찾아 헤매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코로나19 대응에 주요국 부채 폭등…2차대전 직후 기록 경신

    코로나19 대응에 주요국 부채 폭등…2차대전 직후 기록 경신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주요국 부채가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최악 기록을 경신했다. 주요국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등 7개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23일(현지시간) 주요국들의 부채비율이 지난 7월 현재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28%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주요국의 부채비율(124%)을 경신한 것이다.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냈던 글렌 허바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명예학장은 “(코로나19를) 전쟁에 비유하는 게 정확하다”며 “우리는 외세가 아닌 바이러스와 지금도 전쟁을 하고 있다. 지출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는 과거 전시 상황과는 다르다는 진단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주요국들은 급속한 경제성장에 기대 부채를 빠르게 줄였다. 1959년 절반 이상의 국가들이 GDP 대비 부채비율을 50% 미만으로 낮췄다. 반면 현재는 인구감소 문제와 기술 문제, 저성장 기조 등으로 부채비율을 당시처럼 줄이는 일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과거 2차대전 후에는 출산율이 급증해 가계를 형성했고, 노동력 증가로 이어졌다. 기술 발전과 도시화, 의학 발전 등도 함께 이뤄졌다. 그 결과 1950년대 후반 주요국 경제는 급성장했다. 프랑스와 캐나다는 연간 5%, 이탈리아는 6%, 독일과 일본은 각각 8%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 경제 역시 4% 수준 성장했다.네이선 쉬츠 푸르덴셜파이낸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10년 동안 과거 성장률의 절반만 돼도 운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의 경제성장률은 연 2% 수준에 불과하며, 일본과 프랑스는 1%를 밑돌고 있다. 이탈리아는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백신이 개발되고 나면 경제 전망에 낙관론이 크게 부각될 수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2차 대전 이후의 ‘경제성장 붐’을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인구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화와 생산성 저하, 노동력 감소 등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960년대 초까지 이들 7개국 인구증가율은 연 1%에 육박했으나 지금은 일본과 이탈리아의 경우 인구가 감소하는 중이다. 저(低)인플레이션 기조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2차대전 이후 주요국들은 임금과 물가통제를 완화해 인플레이션을 유발, 부채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봤다. 그러나 지금은 2차대전 후와 마찬가지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 지출을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높아진 정부 부채의 시대를 ‘뉴노멀’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WSJ은 내다봤다. 하지만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이 장기 금리를 낮추고 성장률 제고를 위해 막대한 양의 국채를 사들이고 있는 만큼 각국 정부가 실질적으로 민간에 진 빚은 큰 부담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례로 오랫동안 부채가 늘어난 일본의 경우 정부 부채가 GDP의 200%를 크게 웃돌고 있는 데도 별다른 재정 위기를 겪지 않고 있다. 미국 역시 국채 26조 달러 중 4조 달러(약 4800조원) 이상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보유 중이며, 일본은 11조 달러의 채무 중 4조 달러 이상을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코로나19에 맨해튼 입성, 역발상 통할까

    코로나19에 맨해튼 입성, 역발상 통할까

    크리스피크림 뉴욕 도심에 대형 매장‘연내 800개 폐점’ 던킨과 반대 행보아마존 뉴욕 5번가 백화점 건물 매입고비용 도심 건물 유지 고민과 정반대V자회복 땐 이익, L자침체 땐 미지수코로나19로 세계에서 가장 고밀도 도시 중 하나인 미국 뉴욕 도심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가운데 이 기회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기업들도 있다. 소위 ‘코로나19 역발상’이 성공할지 미국 내 관심이 커지고 있다. CNN은 23일(현지시간) “도넛 브랜드인 크리스피 크림이 뉴욕 타임즈스퀘어에 자신들의 가장 큰 점포를 다음달 15일에 연다”면서 “하지만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누가 들를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이 업체는 코로나19를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지난해 6월 타임즈스퀘어에 매장을 연다고 처음 발표했다. 올해 들어 뉴욕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졌지만 업체 측은 매장 오픈 계획을 취소하지 않았다. 다만 원래 문을 열려던 5월보다 개점이 4개월 정도 늦어졌다. 약 420㎡ 규모의 매장에서 한 시간에 도넛 4560개를 생산할 수 있다. 크리스피 크림의 확장 전략은 던킨이 올해 말까지 미국 내 지점을 800개나 폐쇄키로 한 것과 반대다. 업체 측은 당분간 손해는 불가피하지만 긴 안목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연말까지 뉴욕에서 8개 점포를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현재 33개국에 총 1400여개 점포가 있다. 하지만 해당 매장이 들어서는 지역의 지난 7월 방문객 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무려 90%나 줄었다. 뉴욕의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지난 4월 방문객 수가 전년동월대비 96% 감소했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CNN은 전했다.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이 업체 측의 관측보다 크게 늦춰질 수 있다는 의미다.코로나19로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면서 큰 이익을 본 아마존도 뉴욕 5번가의 로드앤테일러 백화점 빌딩을 약 10억 달러(약 1조 1800억원)에 인수했다. 뉴욕을 포함해 피닉스, 샌디에이고, 덴버, 디트로이트, 댈러스 등에서 약 2만 5000평의 사무공간을 추가로 확보하고 3500개의 일자리를 늘릴 계획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고비용의 도심 사무실을 유지할지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이와 정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미국 경제가 V자 회복을 할 경우 부동산 가치 상승이 예상되지만 L자 침체를 겪는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세계 1위이지만 사무실 임대료 중간값은 3167달러(약 375만원)로 지난해 7월보다 약 10% 내렸고, 같은 달 임대용 아파트는 6만 7300채가 시장에 공급돼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집이 나왔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흰옷입고 거리로…‘스트롱맨’에 맞선 여성들

    흰옷입고 거리로…‘스트롱맨’에 맞선 여성들

    전 세계에 권위주의적 남성 지도자들이 득세하며 ‘스트롱맨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들의 행태를 보다 못한 여성들이 집 밖으로 나오고 있다. 권좌에 오른 스트롱맨들이 어김없이 증오와 배타의 리더십으로 사회를 분열시키고, 반인권적 행보를 서슴지 않자 여성들이 이에 맞서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맞서 흰옷을 입고 거리로 나선 벨라루스 여성 등 남성 지도자들의 독단적 행태에 맞선 여성들의 용기를 소개한다. ●벨라루스 거리 물든 ‘흰옷의 물결’ 지난 12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는 흰옷을 입은 수백 명의 여성들이 시위에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혼식 신부 복장을 떠올리게 하는 하얀색 옷에 아름다운 꽃을 든 여성들의 모습은 때가 얼마든 묻어도 상관없는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나서는 일반적인 시위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들은 엄연히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의 장기 집권에 항의하기 위해 나선 반정부 시위대의 일원이었다. 식당 종업원으로 일한다는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 타티아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구타와 학대를 당한 남성들과 연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면서 “더이상 폭력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흰옷을 입었다”고 말했다. 여성 시위대들은 강경 진압에 나선 경찰들에게 꽃을 나눠 주기도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 대선에서 8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로 최대 경쟁자로 꼽혔던 영어 교사 출신의 여성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를 꺾고 30년 장기 집권의 문을 열었다. 이번 대선에서 여성들을 특히 분노하게 했던 것은 바로 루카셴코 대통령의 여성 비하 발언이었다. 그는 반체제 유명 유튜버이자 대선후보였던 남편을 대신해 출마한 티하놉스카야를 겨냥해 “아이들을 위해 저녁 요리에나 집중하라”는 등의 저질 발언을 쏟아냈고, 이는 오랜 장기 집권에 지친 여성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다.루카셴코의 여성 비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과거에도 “우리 헌법은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여성이 투표할 만큼 아직 성숙하지 못하다”는 등 정상적인 국가의 지도자로서는 입에 올리기 어려운 여혐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티하놉스카야의 도전과 벨라루스 여성들의 분노는 이웃 나라 여성들에게도 정치적 영감을 준 것만은 분명하다. 벨라루스 반정부 시위 직후 러시아와 독일, 벨기에, 우크라이나 등 인근 국가의 여성들까지도 흰옷과 흰꽃을 들고 동조 시위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소셜미디어상에도 벨라루스 여성들을 응원하기 위한 ‘시 포 벨라루스’(#she4belarus)라는 해시태그가 공유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대선일인 9일 이후 2주 넘게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시위에서도 흰 드레스를 입은 여성들이 시위대 맨 앞에 선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민스크에서는 시위대 수만명이 대통령 관저까지 접근해 폭동진압부대와 대치했고, 남동부 고멜과 서부 도시 그로드노에서도 수천 명이 시위를 벌이는 등 저항의 열기를 이어 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오피니언면을 통해 “이제 여성들이 루카셴코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시작했다”면서 “여성들이 리더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시위를 조직해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파 대통령에 맞선 폴란드 여성들 지난 7월 말에는 폴란드 여성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재선에 성공한 폴란드의 우파 포퓰리스트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재집권과 함께 여성에 대한 폭력을 금지하는 이른바 ‘이스탄불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스탄불협약’은 여성에 대한 폭력과 가정폭력을 예방·퇴치하기 위해 유럽평의회가 주도해 만든 인권협약으로, 폴란드는 중도파 집권 시절 2015년 이 조약을 비준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와 연대해 전통적 가족 가치를 복원하겠다는 보수적 행보를 약속한 두다 대통령은 여성 인권 문제를 2기 임기의 주요 과제로 삼는 모습이다. 즈비그뉴 지오브로 폴란드 법무장관은 이스탄불협약 탈퇴 의사를 밝히며 “페미니스트들의 창조물이자 동성애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할 목적으로 만든 발명품”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는 2016년 두다 대통령 1기 임기 때 추진된 낙태전면금지법 시도 논란이 재연된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벨라루스 여성들이 흰옷을 입고 나섰던 것처럼 4년 전 폴란드 여성들은 검은옷을 입고 당시 낙태금지법 반대 시위에 나섰다. ‘검은 월요일’로 불렸던 2016년 10월 3일에서 시위는 최고조에 이르렀고 결국 두다 정권은 낙태금지법 추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두다 정권의 최근 ‘반인권 드라이브’는 유럽의 다른 우파 정권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터키 에르도안 정권 역시 이스탄불협약 탈퇴를 검토하자 이달 초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 등 터키 전역에서는 이에 항의하는 여성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이스탄불은 2011년 유럽평의회가 이 지역에서 협약을 체결한 상징성을 가진 도시였다. 거리로 나선 터키 여성들은 “이스탄불협약은 우리 여성들의 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성토했다. 터키는 최근 데이트폭력으로 여성이 사망한 사건으로 여성인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기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터키에서는 지난해 474명의 여성이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피해 규모는 지난 10년 가운데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코로나19로 외출이 금지됐던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르도안 정권의 ‘탈(脫)이스탄불협약’ 움직임은 말 그대로 여성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 됐다.●美선 트럼프에게 화난 ‘레이지 맘’ 등장 앞서 소개한 유럽의 사례와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전 세계 스트롱맨을 대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여성들의 분노도 더욱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육아와 교육, 경제 등에 불만을 품은 여성이 등장했다며 이들을 ‘레이지맘’(분노한 엄마)이라고 소개했다. 빌 클린턴 시대 때는 ‘사커맘’(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어머니)이, 9·11 테러가 발생한 조지 부시 때는 ‘시큐리티맘’(국가 안보 정책에 큰 관심을 가진 주부)이 나왔던 것처럼 최근에는 트럼프에 분노한 ‘레이지맘’이 탄생했다는 의미다. NYT는 “전염병 대유행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본 여성 유권자나 어머니들이 마음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시위에 참여하는 경우가 더 많았고,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여성의 시위 참여율이 남성보다 2배 더 높았다는 비영리단체 카이저가족재단의 6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다트머스대 역사학자 아네리제 오를렉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시위에) 나서는 규모가 현세대에서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며 “모든 분야에 걸쳐 여성들이 조직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혼·양극성 장애 시끌’…킴 카다시안-카니예 웨스트 부부, 평온한 주말 일상 공개

    ‘이혼·양극성 장애 시끌’…킴 카다시안-카니예 웨스트 부부, 평온한 주말 일상 공개

    킴 카다시안이 지난 23일 카니예 웨스트와의 단란한 결혼생활을 공개했다. 카다시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주말을 즐기는 몇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미국 유명 래퍼인 남편 카니예 웨스트와 딸과 함께한 모습이 담겨있다. 또한 언니 코트니 카다시안과 가족 친구인 해리 허드슨도 함께 시간을 보냈다. 편안한 운동복 차림, 수상 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수트 등을 입고 자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공개된 사진에는 딸과 함께 패들보드를 타는 모습도 담겼다. 킴 카다시안은 남편 카니예 웨스트가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양극성 장애는 일반적으로 조울증으로 알려진 정신 질환이다. 웨스트는 지난 7월 자신의 트위터에 카다시안과 이혼을 고려 중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글을 삭제하고 사과하기도 했다. 킴 카다시안은 카니예 웨스트와 지난 2014년 결혼해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검진 결과 나왔다” 아베, 연속 최장수 총리된 날 또 병원 간다

    “검진 결과 나왔다” 아베, 연속 최장수 총리된 날 또 병원 간다

    지난 17일 검진 받았던 게이오대 병원연속 재임 최장 기록 세운 오늘 재방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역대 일본 총리 연속 재임일수 신기록을 세운 24일 도쿄에 있는 게이오대학 병원을 재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두 매체는 복수의 일본 정부·여당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이날 오전 게이오대학 병원을 재방문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병원은 아베 총리가 지난 17일 건강 검진을 위해 7시간 반 동안 머문 곳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는 검진 결과를 듣기 위해”라고 설명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아베 총리는 게이오대학 병원에서 매년 두 차례 건강 검진을 받아왔다. 지난 17일 건강 검진은 지난 6월 13일 같은 병원에서의 검진 이후 두 달여 만에 예고 없이 이뤄져 아베 총리의 건강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 아베 총리 관련 건강 이상설은 공식 기자회견을 꺼리기 시작한 지난 6월부터 나왔다. 지난 4일 발매된 일본 주간지 ‘플래시’는 지난 7월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아베 총리가 토혈(피를 토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면서 건강 이상설에 기름을 부었다. 이후 코로나19 대처 등으로 피로가 쌓여 아베 총리의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일본 민영 방송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2012년 12월 2차 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이날 연속 재임일수 2799일을 달성해 사토 에이사쿠(1901~1975) 전 총리의 기존 최장 기록(2798일)을 넘게 됐다. 아베 총리는 이미 지난해 11월 20일 1차 집권 기간(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366일)까지 포함한 전체 재임일수 기준으로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된 바 있다. 지지율 36%…“국민이 완전히 질렸다” 하지만 유권자의 민심은 사실상 완전히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도통신이 지난 22~23일 실시한 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6.0%로 아베 총리가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두 번째로 낮았다.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 아베 총리를 신뢰한다고 답한 이들은 13.6%, 아베 총리에게 지도력이 있다고 평가한 이들은 4.3%에 불과했다. 7년 넘게 이어진 장기 집권에 유권자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내각에서 방위상을 지낸 나카타니 겐 자민당 중의원 의원은 “너무 길어서 국민이 완전히 질리고 있다. 총리관저가 무엇을 해도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국도 천도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국도 천도

    도읍지는 한 시대의 역사를 이끌어 나가는 중심지다. 왕조가 바뀌면 국호를 개칭하거나 국도를 천도하는 것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권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삼국을 통일한 고려도, 고려를 대신한 조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 나라의 수도를 옮긴다는 것(遷都)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대사로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기득권 세력을 타파하고 민심을 일신하는 데 천도만큼 효과가 크고 빠른 것도 없다. 서울의 부동산 광풍은 때아닌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이란 핵폭풍을 불러왔다. 마치 620여년 전 태조 이성계의 한양 천도를 떠올리게 한다. 1392년 7월 17일 개성 수창궁에서 왕위에 오른 태조는 신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즉위 한 달도 채 안 돼 천도를 공포하고 후보지 물색에 나섰다. 나라를 세우면 국호를 새로 정하고 제도 정비가 급선무다. 얼마나 천도가 급했으면 국호를 바꾸지도 않고 태조 즉위 2년 뒤까지 여전히 고려라 불렀을까. 왜 태조는 그토록 급하게 도읍을 옮기려 한 것일까. 고려 말부터 조선 건국을 전후해 “개성의 지기는 이미 쇠했다”거나 “개성은 신하가 임금을 폐하는 망국의 터다”라는 참설이 끊임없이 오르내렸다. 신하로서 임금을 폐하고 왕위에 오른 자신도 언젠가 다시 신하에 의해 폐왕의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등으로 이미 지덕이 다한 개성을 하루라도 빨리 떠나고자 했다. 서둘러 1392년 8월 13일 도읍을 한양으로 옮길 것을 명하고 이틀 뒤 15일에는 이염을 보내 궁실을 수리토록 하고, 9월 30일엔 종묘 터를 물색했지만 신료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다음해 2월 1일 친히 잠저 때의 친구요, 정치적 고문인 정중화가 올린 새 도읍지, 지금의 세종시와 가까운 계룡산 신도안을 향해 출발 8일 만에 도착했다. 닷새 동안 머물면서 직접 산세와 지형을 꼼꼼히 살펴본 태조는 마음에 들어 국도 건설을 추진토록 했다. 수천 명의 인부를 동원해 시작된 국도 공사는 10개월 만에 경기도 관찰사 하륜의 건의로 중지됐다. 그 이유가 첫째, 한 나라의 수도는 중앙에 위치해야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는데, 계룡산은 너무 남쪽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통일신라의 수도인 경주가 너무 동쪽에 치우쳐 있어 대구 천도 문제가 거론된 적이 있었고, 불편을 덜기 위해 충주·원주·청주·강릉·남원 등에 오소경을 두기도 했다. 둘째 계룡산 신도안이 금강과 너무 떨어져 있고 해안에서도 멀어 물자 수송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셋째 풍수지리적으로 계룡산 도읍지도 개성처럼 곧 망할 땅이라는 것이다. 놀란 태조는 하륜에게 서운관의 비밀문서들을 주어 고려 왕릉과 개성의 길흉 여부를 조사시킨 결과 사실로 확인되자 다시 천도 후보지를 물색하도록 한 곳이 지금의 서울 신촌 일대 무악이다. 태조가 친히 무악에 올라 땅을 살펴보고 이곳에 궁궐을 지어 천도하고자 했지만, 무악을 천거한 하륜을 제외한 모든 신료들이 하나같이 무악이 나라의 중앙에 위치해 운송도 좋기는 하나, 주산이 낮고 골짜기에 끼어 있어 도읍지로 좁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차선책으로 선정된 곳이 고려의 남경 터였던 지금의 경복궁 일대다. 지루하게 3년을 끌어 왔던 천도 문제는 1394년(태조 3) 10월 8일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면서 마무리됐다. 국도인 개성을 버린 것이나, 계룡산 신도 공사를 중지한 결정적 이유는 실용성보다 망할 땅이란 풍수지리적 결함 때문이었다.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은 부동산의 광풍도, 풍수지리설도 아닌 통일 후 국가의 백년대계란 틀에서 봐야 한다. 모름지기 한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못 다스려지고는 통치술에 있지 지리의 성쇠에 달린 것이 아니며, ‘도읍을 정할 때는 무엇보다 군왕의 통치술이 풍수도참설보다 앞서야 한다’는 삼봉 정도전의 충정이 새롭게 다가온다.
  • #여행 취소 #외출 자제 #주말 집콕

    #여행 취소 #외출 자제 #주말 집콕

    직장인 정모(50)씨는 지난 21일 3개월 만에 중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다. 여느 때 같으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 단골 술집에 모였겠지만 이날은 식탁 위에 맥주 한 잔 따라 놓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줌(Zoom)을 켰다. 화면 속 친구들은 휴대전화 카메라를 향해 술잔을 들어 보이며 “건배”를 외쳤다. 정씨는 “식당이나 술집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할까봐 오프라인 모임을 취소하고 아쉬운 대로 온라인 모임을 했다”면서 “처음엔 앱 접속이 어려워 헤맸지만, 각자 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얘기하는 것도 신선한 재미가 있었다”고 했다. ●여름휴가 반납 등 거리두기 적극 동참 일일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하는 등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개인 방역을 실천하는 ‘집콕’ 시민들이 늘고 있다. 필요 없는 외출을 자제하고, 여름휴가까지 반납하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이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위약금을 물고도 여행을 취소했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7월 말 8월 초’ 퍼부은 장맛비를 피해 휴가를 이달 말로 미뤘는데 코로나19가 재유행하자 아예 이를 취소했다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다. 직장인 오모(39)씨는 “오는 29일에 4박5일 제주 가족여행을 가려고 항공권, 숙소, 렌터카를 예약했는데 모두 취소했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는 ‘#여행취소’라는 해시태그로 올라온 게시글이 5000개가 넘었다. 경기 지역의 맘카페는 주말 동안 ‘집콕 인증’ 이벤트를 진행했다. 22~23일 이틀간 집콕 인증 사진과 글을 남긴 회원에게 추첨을 통해 상품권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운영자는 “서로 글을 보며 마음도 다잡고, 힘내서 다 같이 버텨 보자”며 회원들을 독려했다. ●“다같이 버텨보자” 집콕 인증 이벤트 지난 2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1차 대유행 이후 반년 만의 재확산에 서울·수도권 소재 대기업들은 속속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29)씨는 “처음 화상회의를 할 때는 프로그램 작동법을 잘 몰라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대면 회의만큼 익숙해졌다”고 했다. 집콕 생활이 늘면서 실내에서 즐기는 취미 용품도 주목받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옥션이 최근 한 달(7월 22일~8월 21일) 실내 취미용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실 꿰기나 구슬 꿰기 등의 용품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560%나 늘었다. 그 외 십자수 용품, 퀼트 용품과 조립 키트, 컬러링북의 판매량도 증가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고대 예방의학팀 “코로나19로 전 세계 수명상실연수 407만년”

    고대 예방의학팀 “코로나19로 전 세계 수명상실연수 407만년”

    코로나19 감염으로 인류 수명이 407만년 넘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려대 예방의학과 윤석준 교수팀은 코로나19 발생률이 가장 높은 전 세계 30개국의 조기사망에 따른 수명상실 기간을 측정한 결과 지난 7월 기준으로 407만 2325년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분석 결과 세계인의 수명상실 연수는 지난 4월 기준 169만 9574년이었으나 지난달에는 407만 2325년으로 크게 늘었다. 3개월 동안 인류 수명이 2.6배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수명상실 연수는 당초 기대했던 생존 기간과 비교해 조기 사망했을 경우 생긴 차이를 말한다. 예를 들면 80세까지 생존할 것으로 기대됐던 사람이 50세에 숨지면 상실 연수는 30년이다. 최대 피해를 본 국가는 미국으로 국민 수명이 120만년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명상실 연수의 30% 규모다. 이어 브라질 60만 8285년, 영국 36만 8737년, 이탈리아 28만 303년 등이었다.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30개국 가운데 28번째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기준으로 수명상실 연수를 따져보면 벨기에가 가장 많았고,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프랑스 순으로 조사돼 유럽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명상실 연수는 남성과 고연령층에서 높게 나왔다. 조사 대상 30개국에서 남성의 수명상실은 236만여년, 여성은 170만여년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남녀 모두 70세 이상의 수명 상실이 전체의 58.8%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조기사망 수명상실 기간은 사망률이나 감염률과 더불어 사회가 코로나19 질병으로부터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 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실렸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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