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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리굿 조현, 그린카드 공익광고 모델 발탁

    베리굿 조현, 그린카드 공익광고 모델 발탁

    걸그룹 베리굿 멤버 조현이 공익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19일 소속사 제이티지 엔터테인먼트는 베리굿의 멤버 조현이 BC그린카드의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면서 현장 사진 일부를 공개했다.조현이 모델로 발탁된 그린카드는 국민의 녹색생활과 녹색소비를 지원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2011년 7월 환경부에서 새롭게 도입한 제도다. 신용카드 포인트 제도를 활용해 카드 사용자가 저탄소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이티지 엔터테인먼트 측은 “광고 모델로 확정되고 나서 조현이 많은 고민을 했다. 공익광고이니만큼 광고가 국민에게 주어야 하는 메시지를 잘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던 것 같다”라며 “예쁘게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델로 발탁된 만큼 많은 분이 그린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한편 조현이 속한 베리굿은 지난 16일 신곡 ‘비비디 바비디 부‘로 컴백했다. ‘비비디 바비디 부’는 도입부부터 신나는 컨트리 기타로 시작하는 밝고 경쾌한 댄스 음악이다. 적재적소의 멜로디 악기들과 후렴구의 브라스 사운드, 리드미컬한 기타와 베이스 연주가 경쾌함을 더했다. 주문을 외우는 것 같은 ‘비비디 바비디 부’라는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北축구 한광성, 세리에A 칼리아리와 5년 계약…액수는 미공개

    北축구 한광성, 세리에A 칼리아리와 5년 계약…액수는 미공개

    북한 축구 대표팀의 공격수 한광성(18)이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칼리아리와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세리에A는 13일 칼리아리 구단이 한광성과 공식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2년까지다. 이탈리아 스포츠지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오는 7월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이번 계약에 따라 한광성이 칼리아리의 정식 선수로 향후 5년 동안 뛰게 됐다”고 전했다. 칼리아리는 지난 1월 말 한광성에 대한 입단 테스트를 거친 뒤 당초 그를 구단의 청소년 선수로 등록했었다. 한광성은 지난 3일 팔레르모전에서 교체 출전, 북한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리에A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2번째 경기인 지난 9일 토리노FC와의 홈경기에 교체 출전, 1-3으로 뒤진 후반 추가 시간에 헤딩슛을 성공시켜 세리에A 첫골을 터트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탈리아 축구 사이트인 골닷컴은 “칼리아리가 출전 두 경기 만에 골을 넣어 재능을 과시한 한광성에게 정식 계약으로 화답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한광성은 세리에A와 정식 계약을 맺은 북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앞서 작년 2월 북한 최성혁(19)이 세리에A 피오렌티나와 계약을 했으나, 그는 피오렌티나 산하 청소년팀과 입단 계약을 했다가 방출된 바 있다. 스페인 축구 유학 경험이 있는 한광성은 2015년 칠레 U-17 월드컵에서 잠재력을 입증해 영국 일간 가디언이 그해 ‘1998년에 출생한 세계 50대 축구선수’ 중 하나로 꼽기도 한 선수다. 2014년 9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 결승전 남북 대결에서 동점골을 넣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의회는 지난 달 초 한광성의 칼리아리 구단 입단이 임박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북한 축구 선수의 이탈리아 리그 진출이 대북제재 위반이 아닌지를 살펴달라는 질의서를 이탈리아 정부에 제출했으나, 이탈리아 정부는 이에 대해 아직 답변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탈리아 의회는 지난해 5월에도 피오렌티나의 최성혁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질의서를 정부에 낸 바 있다. 피오렌티나는 의회의 대정부 질의서가 발송된 직후인 지난해 7월 최성혁을 다른 선수 14명과 함께 전격 방출, 대북 제재 위반 논란에 부담을 느껴 조치를 취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하지만 최성혁 측은 방출 이후 피오렌티나를 계약 불이행으로 제소했고, 이탈리아 축구협회(FIGC)는 최근 피오렌티나 구단에 최성혁과의 계약을 준수하라고 판결했다. 칼리아리가 대북제재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광성과 전격 계약을 체결한 것은 최성혁이 피오렌티나를 상대로 한 재판에서 승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계 배우들, 韓·美 스크린 접수

    한국계 배우들, 韓·美 스크린 접수

    미국 할리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계 배우들을 스크린에서 만날 기회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 작품에 출연한 경우도 있어 더욱 반갑다.오는 26일 개봉하는 최민식 주연의 정치 드라마 ‘특별시민’에는 할리우드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기홍(31)이 출연한다. 그는 SF 모험물 ‘메이즈 러너’ 시리즈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거대한 미로에 갇힌 소년들의 리더 민호로 나와 주인공 딜런 오브라이언 못지않은 강한 인상을 줬다. ‘특별시민’에서는 3선 서울시장을 노리는 변종구(최민식)의 상대 후보 양진주(라미란)의 아들 스티브를 연기한다. 하버드 출신 미국 변호사이자 한국 정치 입문을 꿈꾸는 캐릭터다. 이기홍은 한국 작품 출연 이유에 대해 “최민식 선배님과 한 장면에서 함께 작업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라미란 선배님을 비롯해 한국의 베테랑 배우들로부터 여러 가지를 배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부모를 따라 뉴질랜드로 이주한 이기홍은 2년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 오는 7월 북미 개봉 예정인 공포영화 ‘위시 어폰’에도 출연했으며, 현재 메이즈 러너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더 데스 큐어’를 찍고 있다.김윤진(44)이 원톱 주연을 맡은 ‘시간 위의 집’은 지난 5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열 살 때 미국 이민을 간 그녀는 현재 할리우드와 한국을 오가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다. 국내 영화계에서는 ‘쉬리’(1999)로 일찌감치 데뷔해 현재 10여 편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렸다. 할리우드에선 인기 미드 ‘로스트’(2004~2010)와 ‘미스트리스’(2013~2016)의 주연을 잇따라 맡아 활약했다. 아시아계 배우로는 보기 드문 성과다.다음달 3일 개봉하는 슈퍼히어로물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2’에는 한국계 프랑스 배우 폼 클레멘티에프(31)가 출연한다. 마블 유니버스 히어로 중 하나인 맨티스를 연기한다. 녹색 피부에 더듬이 등으로 인기 만화 ‘드래곤볼’의 피콜로 대마왕을 연상케 하는 이 캐릭터는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갖고 있다. 원작 만화에서는 베트남과 독일 혼혈이다. 어머니가 한국인, 아버지가 러시아계 프랑스인으로 알려진 클레멘티에프는 캐나다 퀘벡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에 정착해 연기를 시작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이 박찬욱 감독 작품을 리메이크한 미국판 ‘올드보이’(2013)에서 보디가드 행복 역할을 맡아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이름은 한국어인 ‘봄’과 ‘범’에서 따왔다고 한다.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맨티스 역을 거머쥔 그녀는 ‘가오갤2’에 이어 내년 개봉하는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에도 출연한다.6월 개봉 예정인 봉준호 감독의 글로벌 프로젝트 ‘옥자’에는 스티븐 연(34)이 등장한다. 2010년부터 인기 미드 ‘워킹데드’에서 원년 멤버 글렌으로 장기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던 그다. 최신 7시즌의 첫 화에서 참혹한 죽음을 맞으며 시리즈를 떠나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다섯 살 때 가족과 함께 이민해 캐나다를 거쳐 미국에 정착한 그는 이미 신연식 감독의 ‘프랑스 영화처럼’(2015)을 통해 한국 영화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다. 돌연변이 돼지와 산골 소녀의 우정을 그린 것으로 알려진 ‘옥자’는 출연 배우와 간략한 시놉시스를 제외하곤 베일에 가려져 있는데 스티븐 연의 캐릭터도 이름이 ‘K’라는 것을 제외하곤 그다지 알려진 게 없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In&Out] 미국 금리 인상과 트럼프노믹스/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

    [In&Out] 미국 금리 인상과 트럼프노믹스/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

    지난달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기준금리를 3개월 만에 전격 인상하자 주가는 상승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은 금융시장이 마치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것처럼 움직였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금리 인상을 호재로 받아들인 이유는 연준이 점진적인 속도를 강조한 데에 따른 안도감도 있었지만 트럼프노믹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로 인해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지난달 연준이 전망한 금리 인상 횟수는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것과 같이 2017년, 2018년에는 3회로 동일하지만 2019년에는 기존 3회에서 3.5회로 상향 조정됐다. 그런데도 미국 시장에서 갑자기 완만한 금리 인상이 부각된 것은 주요국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긴축으로 변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유로존(ECB)은 이달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기로 결정했으며 9월에는 현재 -0.4%인 중앙은행 예치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중앙은행(BOJ)도 마이너스 정책금리의 한계에 대한 지적과 함께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엔화 약세가 심화될 경우 장기금리 목표를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점진적 금리 인상은 호재인가.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들은 이례적인 저금리와 대규모 양적완화로 시장불안에 대응하며 자산가격을 부양시켰다. 금리 인상은 그간 인위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을 억제하고, 불안해질 때마다 중앙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과도하게 높였던 시스템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 이제 중앙은행이 아니라 원래대로 성장, 무역, 투자 등 경제 현상에 대한 기대로 넘어가게 됨을 의미하며 연준에서 트럼프의 경제정책으로 시장의 중요도가 변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의 주식 시가총액은 2조 3000억 달러(9%) 증가했다. 소비와 기업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되었고 글로벌 대기업의 미국 내 투자도 확대됐다. 트럼프의 정책은 래퍼곡선을 근거로 한 레이건의 감세정책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경기 회복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되었고, 오바마 정권에서와 달리 공화당이 양원의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의회에서의 추진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 등에서 지적했듯이 트럼프노믹스의 실체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트럼프노믹스는 크게 보면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 반이민, 리쇼어링(해외이전 기업의 본국 이전), 대내적으로는 규제 완화, 세제 개혁, 인프라 투자 등 성장 친화적 정책들을 골자로 한다. 그런데 문제는 각 정책들이 상충된다는 점이다. 3월 미 통화정책회의(FOMC) 후 기자들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에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립 구도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던 것도 확장적 재정정책과 저금리 유지가 어렵다는 견해 때문이다.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세계경제 전망에서 트럼프의 정책을 상방과 하방 리스크가 모두 존재한다며 반영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측 가능한 점진적 경로로 진행되면서 신흥국 등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우호적 금융 여건이 이어지고 있을 때 산업 구조 개편을 추진한다면 미래의 경제 불확실성을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7월 발간한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기업 및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에 성공할 경우 10년 내 국내총생산(GDP)이 추가로 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물경제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입된 외국인 자금의 상당 부분이 되돌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겠다.
  • 작가도 제목도 모르는데… 책을 사라고?

    작가도 제목도 모르는데… 책을 사라고?

    작가도 제목도 꽁꽁 숨긴 채 도서 예약판매 시장에 등장한 책이 출판계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독자가 책을 처음 대면할 때 첫인상을 결정하는 건 책의 표지. 하지만 이 책은 표지를 종이로 감싸 정체를 감췄다. 그리고 독자에게 당부한다. “5월 16일까지는 (책의 저자, 제목, 표지에 대한) 비밀을 지켜 달라”고.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가 ‘작당’해 내놓은 마음산책X, 북스피어X, 은행나무X다. 세 출판사는 지난 1일 온라인서점 네 곳에서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제목도 저자도 모르고 책을 사라니, ‘만우절 이벤트냐’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주말 이틀 동안 온라인서점에서 예약 판매로 주문이 들어온 책만 1000여권에 이른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3일 “보통 주말에는 인터넷 서점에서 책 판매 비율이 평일보다 3분의1 정도 떨어지는데 주말에만 1000여권 팔릴 정도로 반응이 빠르다”며 “책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출판사의 선택을 믿어 달라’고 독자들에게 프로포즈한 게 더 눈길을 끈 셈”이라고 말했다. 국내 출판사에서 이런 시도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해외 서점에서는 책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독자에게 ‘믿고 살 것’을 주문하는 이벤트들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세 출판사 대표가 아이디어를 얻은 건 지난해 가을 함께 들른 일본 교토의 한 서점에서였다. 매대에 같은 책이 여러 권 쌓여 있었는데 “죄송합니다. 저는 이 책을 어떻게 추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책 제목을 숨기고 팔기로 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던 것. 책 전체를 전면 띠지로 감싸 책에 대한 정보를 가린 문고본, ‘문고X’였다. 일본 사와야 서점 페잔점의 한 직원이 아이디어를 내 지난해 7월 21일 처음 선보인 책은 책의 제목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그해 12월 9일까지 650여개 서점으로 퍼져 나가며 일본 전역에서 11만부가 팔려 나갔다. 유럽 각지의 서점에서도 ‘블라인드 데이트 위드 어 북’(책과의 블라인드 데이트)라는 명칭의 이벤트가 널리 진행되고 있다. 책은 포장지에 봉인한 채 소설의 첫 문장만 적어 둔다든지, 키워드만 써 놓는다든지, 출간 국가만 밝혀 놓는 식의 힌트로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세 출판사는 오는 24일까지 온라인 서점에서 예약판매가 끝나면 25일부터 5월 16일까지는 책을 오프라인 서점에 깔 예정이다. 이때도 제목과 저자는 철저히 가려진 채 판매된다. 제목과 저자를 공개하는 건 5월 16일 자정. 예약판매로 미리 책을 손에 넣은 독자들은 5월 16일까지 제목을 함구해 달라는 지령을 받게 된다.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는 “일본에서는 독자들이 약속한 날까지 비밀을 지켜 줬는데 우리는 어떨지 모르겠다. 각 출판사가 콘텐츠에 자신이 있어 시도한 이벤트라 독자들이 함구해 준다면 더욱 흥미진진한 게임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정치 뒷담화] 리더를 꿈꾸게 한 나만의 멘토

    [정치 뒷담화] 리더를 꿈꾸게 한 나만의 멘토

    책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어떤 책을 썼는지 못지않게 어떤 책을 감명 깊게 읽었는지도 그 사람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국가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대선 주자들은 과연 어떤 책을 읽고 큰 꿈을 다져왔을까. 주자들이 꼽은 ‘내 인생의 책’을 통해 이들이 꿈꾸는 가치와 정치를 읽어 본다.유신체제 지식인의 필독서, 국제정치 눈뜨다 문재인 전 대표의 ‘인생 책’은 고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다. 1974년 출판된 이 책은 유신체제 시절 지식인과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꼽히던 고전적 사회계몽서다. 문 전 대표에게 현대사와 국제정치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책 ‘운명’에서 대학 시절 비판의식과 사회의식을 다지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 리영희 선생을 꼽았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책들을 읽는데 특히 김현철 서울대 교수의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저성장 시대, 기적의 생존 전략’이 인상 깊었다. 이 책은 우리보다 먼저 저성장 시대를 경험한 일본을 철저하게 분석해 다가오는 세계 경제의 침체 위기에 대처하는 전략을 담고 있다.정치 환멸 잠재워 준 신영복 교수의 에세이집 안희정 지사는 고 신영복 교수의 에세이집 ‘청구회 추억’과 토머스 머튼의 ‘사막의 지혜’를 인생의 책으로 추천했다. ‘청구회 추억’은 신 교수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기 2년 전 소풍길에서 우연히 만난 가난한 소년들과의 우정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정치에 환멸을 느껴 출판사 영업부장이 된 안 지사가 대구의 한 서점에서 우연히 읽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고, 세상을 다시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2013년에 읽은 수도사들의 잠언을 모은 책인 ‘사막의 지혜’를 통해서는 ‘분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의 ‘선의 발언’을 비판하며 “안 지사의 말 속엔 분노가 담겨 있지 않다”고 지적하자 그는 “지도자의 분노는 단어 하나만 써도 피바람을 불러온다”고 말하기도 했다.호남을 이해하고 역사관 만들어준 ‘태백산맥’ 이재명 시장이 중앙대 법대 재학 시절 가장 충격을 받은 일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고 나머지는 소설가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은 것이다. 1948년 여수반란사건 종결 시점부터 1953년 7월 휴전 협정 직후까지의 시기를 배경으로 좌우 갈등을 그린 이 소설에 대해 이 시장은 “호남 지역을 이해하게 해 준 고마운 책이고 대학 시절 다음 권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나오자마자 사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지켜본 경험이 더해져 이 시장의 역사관이 만들어졌다. 이 시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광주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한낱 개가 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면서 “광주는 나의 구원이자 스승이었고 내 사회의식의 뿌리였다. 나를 바꿔 놓았다”고 밝혔다.유럽 ‘공화주의’에 쇼크… 정치를 하는 이유 2015년 2월부터 7월까지의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험은 유승민 의원의 정치 인생의 큰 전환점이기도 했다. 원내대표가 되기 전 지인의 소개로 읽은 모라치오 비롤리의 ‘공화주의’는 그 변곡점을 함께한 책이다. 수백 년 전 유럽에서 이탈리아 사상가들이 고민하던 공화주의가 지금 대한민국의 양극화와 불공정, 불평등 문제와 닮아 있다는 점에 놀랐다. 책에서 나온 공화의 정신은 곧 대한민국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깨닫게 됐고 “이것이 바로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라고 믿게 됐다”고 말한다. 자유, 평등, 공정, 법치와 같은 소중한 가치들을 모두 담고 있는 정의가 바로 공화의 핵심이며 유 의원이 강조하는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이 밖에 보수주의 정치의 교과서와도 같은 에드먼드 버크의 ‘프랑스 혁명에 관한 성찰’, 후배들에게 주로 추천했던 책인 조지훈 시인의 ‘지조론’, 초등학생 시절 푹 빠져 읽었던 ‘대망’ 등이 유 의원의 생각을 다듬어 왔다.‘삼국지’에서 인생의 모든 처세술을 배우다 홍준표 지사는 ‘삼국지’를 인생의 책으로 꼽았다. 인생의 모든 처세술이 삼국지에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 지사는 정치적 상황을 설명할 때에도 삼국지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을 즐긴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 “적벽대전을 앞둔 제갈량이 주유에게 ‘만사구비 지흠동풍’(모든 조건이 구비되었고 이제 동풍만 남았다)이라고 했다. 이제 누명 벗은 무죄 판결이 동풍이 됐으면 한다”고 적기도 했다. 또 “조자룡은 장판파 전투에서 단기필마로 유비의 아들 아두를 구해 왔다”며 대규모 경선 캠프를 꾸리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대학 시절 읽었던 이병주의 ‘지리산’도 인생을 바꾸게 한 책으로 꼽았다. 지리산은 1972년 월간 ‘세대’에 연재된 소설로 해방 직후 한국의 좌우 혼란상이 극명하게 담겼다.아내가 선물한 책, 열세 번도 넘게 읽은 반려자 김관용 지사는 빅터 프랭클린의 ‘죽음의 수용소’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말했다. 아내가 선물한 이 책을 13번도 넘게 읽은 “인생의 반려자 같은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은 독일의 아우슈비츠수용소에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끌려간 저자의 자전적 소설로, 인간 군상을 통해 고통과 생존을 치열하게 고민한 것이 특징이다. 김 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책에 대해 “생사의 갈림길 속에서도 치열하게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저자의 모습 자체가 인간 존엄성의 승리”라면서 “살아가며 겪는 힘겨운 문제들도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비춰 보면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대한민국 미래산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서 안철수 전 대표는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26명이 쓴 책인 ‘축적의 시간’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 책은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현주소에 대해 평가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로 ‘축적’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오랜 기간 실패 경험이 축적된 상황에서만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은 사회 전반적으로 축적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실패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이스라엘 학자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다. 인류의 역사가 인지혁명과 농업혁명, 과학혁명 등에 따라 전환점을 맞았다는 점을 서술하며 이제는 인류가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책이다. 이번 대선의 중요한 과제로 4차 산업혁명을 내세운 안 전 대표는 이 책을 읽으며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통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키루스 대왕의 업적, 위대한 리더십을 키우다 손학규 전 대표는 크세노폰의 ‘키로파에디아: 키루스의 교육’을 통해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는 계기를 가졌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플라톤과 동문수학한 크세노폰이 쓴 이 책은 키루스 대왕의 업적을 살펴보며 어떤 교육을 받으면 그와 같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또 어떻게 사람들을 지휘하면 대제국을 건설하는 것과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를 자세히 다뤘다.사회약자를 대변하는 ‘좋은 정치’의 깊은 성찰 심상정 대표가 선택한 래리 바텔스의 ‘불평등 민주주의’는 각종 통계를 바탕으로 소득 불평등과 정치의 긴밀한 관계를 실증한다. 미국 민주당 집권기에는 사회의 불평등이 줄어들고, 공화당 집권기에는 다시 불평등이 늘어난다는 결론은 곧 정치의 중요성을 일깨우게 했다. 그런데 이 같은 현상과 달리 사회적 빈곤층은 민주당에 표를 주지 않았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라는 게 이 책의 분석인데 심 대표는 여기에 깊이 공감했다. 특히 진보정당을 이끄는 주역으로서 사회적 약자들을 진정으로 대변할 수 있는 ‘좋은 정치’가 무엇인지 꾸준히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을 과업으로 여기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건강보험 개편 2단계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정부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3단계에서 2단계로 단축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21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복지위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정부가 제시한 개편안을 심의한 뒤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복지위는 당초 정부가 제시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단계를 3단계(1단계 2018년, 2단계 2021년, 3단계 2024년)에서 2단계로 변경하기로 했다. 내년 7월에 1단계 개편을 시작하고 4년 뒤에 3단계로 바로 진입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최종 단계 개편에 들어가는 기간이 당초 6년에서 2년이 줄어든다. 복지위는 국고로 매년 건강보험 재정의 20%를 지원하도록 하는 국고보조금 지원 제도의 시한을 올해 말에서 2022년 말까지 5년 연장하는 데도 합의했다. 다만 국고 지원 사후정산제 도입은 장기 과제로 검토하기로 했다. 법안심사소위는 이 같은 합의안을 22일 오전 의결하고 23일 열리는 복지위 전체회의로 넘길 예정이다. 합의안이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1월 복지부가 내놓은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은 저소득 606만 가구의 건강보험료를 2024년까지 절반으로 낮추고 고소득 직장인·피부양자 73만 가구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인상하는 안을 담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금리 역습에 대비하라] 기준금리 동결하며 가계빚 관리… LTV·DTI 다시 강화해야

    [금리 역습에 대비하라] 기준금리 동결하며 가계빚 관리… LTV·DTI 다시 강화해야

    미국의 금리 인상은 가계부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함께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트릴레마(삼중고)다. 워낙 복잡하게 엉켜 있어 전문가마다 해법이 다르지만, 한국은행이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금융당국은 가계빚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계부채를 근본적으로 잡기 위해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서울신문이 19일 10명의 전문가에게 처방을 들어본 결과 7명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은은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내린 뒤 8개월째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 미국이 적극적으로 금리를 낮출 때 우리도 과감하게 내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정책 대응 폭이 너무 줄었다”며 “일단은 금리를 동결해 저소득 고위험 계층의 가계부채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계속 동결할 경우 연말엔 미국과 역전돼 자본 유출이 일어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금리를 올려 경제가 악화됨에 따라 발생하는 자본 유출이 한·미 금리 차이에 따른 유출보다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금리 동결 전략… 실질적 인하 효과”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과거에도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가 역전된 적이 있었던 만큼 기계적으로 미국을 따라가야 하는 건 아니다”며 “미국이 금리를 계속 높이는데 우리가 그대로 유지하면 실질적으로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동결도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시장에 긴축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은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면 가계부채가 더 증가하는 등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며 “조만간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줘 가계부채 증가세에 제동을 걸고 정부는 그사이 부동산 거품을 빼는 등 적절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일부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 인하 카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을 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간 우리는 경기가 안 좋아지는 게 확인돼야 금리를 찔끔 내리는 식의 통화정책을 반복한 탓에 효과가 없었다”며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만큼 선제적으로 시장 기대에 앞서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경기 부양책을 쓸 수 있고 한은이 5~6월 한 차례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며 “가계부채가 양은 물론 질도 안 좋아지는 상황이라 생계형 대출은 부담을 완화해주고 부동산 대출은 조이는 이원화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제는 LTV와 DTI 완화 기조를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시절인 2014년 8월 50~70%를 적용했던 LTV는 70%로, 50~60%인 DTI는 60%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1년간 한시적인 조치였으나 2015년과 지난해 각각 연장됐다. 오는 7월 시한이 다시 끝나는데,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연초 부처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올해도 연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DTI 놔둘 거면 DSR 조기 전면 도입”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는 통화정책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금리를 내린다고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는 것도 아니고 금리를 올려도 경기에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가계부채를 총량적 규제로 관리하기 전 취할 수 있는 조치로 LTV·DTI 비율 강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전면 도입 등이 있다”고 강조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신용카드 미결제액 등 모든 대출 원리금을 바탕으로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제도로 2019년까지 모든 금융권에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등 여러 조치가 나왔지만 가계부채를 잡으려면 LTV와 DTI를 먼저 조절하고 금리 인상으로 가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보다 가계 부채가 더 심각”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한은이 미국이나 유럽, 일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조치인 국채 매입 프로그램 가동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원장은 “한은의 국채 매입은 경기 부양이 아닌 경기 방어 측면이 강해 다른 나라의 양적완화와 성격이 다르다”며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부담스럽겠지만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중앙은행이 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것)와 같은 적극적인 정책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해결할 때 온정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단호한 목소리도 나왔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일부 대선주자 공약과 같은) 한계가구 부채 탕감 등은 성실 상환자의 의욕을 저하하고 금융 기본원칙을 흔드는 일인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경기 침체보다는 가계부채가 더 심각하다고 보는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는 “금리를 하루라도 빨리 올려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면서 “금리 인상 과정에서 이른바 ‘좀비기업’(한계기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아레나·둘리·혁신 교육… 산뿐인 도봉, 응답하라 ‘문화 특별구’

    [자치단체장 25시] 아레나·둘리·혁신 교육… 산뿐인 도봉, 응답하라 ‘문화 특별구’

    서울 동북쪽 끄트머리에 있는 산뿐인 동네. 잠만 자는 베드타운…. ‘서울 도봉구’ 하면 뭔가 지루한 인상과 이미지가 많았다. 서울의 가장자리라는 입지적 불리함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도봉산만 우뚝 솟은 심심한 동네로 남았다. 그랬던 도봉구가 몇 해 전부터 ‘흥이 넘치는 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이동진(57) 구청장이 지역 살림을 맡은 2010년 이래 지난 7년간 극적 변화를 이끌었다. 이 구청장은 가진 건 녹지와 주택가뿐이던 이 도시에 문화를 입히고 있다.그는 “문화는 불리한 입지 조건을 뛰어넘어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며 “세이지 음악당 등을 지어 쇠퇴한 석탄도시에서 문화도시로 이미지를 갈아입은 영국 뉴캐슬처럼 우리 도봉구도 ‘서울의 문화특별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만화 박물관과 대형 공연장인 ‘서울아레나’ 건립,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조성 등이 그가 생각하는 지역 발전의 엔진이다. 2014년 6월 재선한 뒤 임기 3년째를 맞은 이 구청장을 14일 쌍문역 인근의 한 교회에서 만나 구정 평가와 올해 계획, 현 정치 상황 등에 대해 물었다. ●“교육·보육은 마을이 책임져야” “교육이 학교에서만 이뤄진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학교 담장 밖 마을에서도 아이들이 배울 수 있어야 잘 성장하죠.” 이 구청장은 “2014년 지방선거 때 한 공약 59개 가운데 교육사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마을이 곧 학교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그는 2015년부터 진행하는 서울형혁신교육지구사업을 가장 애정 가는 구정 프로젝트로 꼽았다. 혁신교육지구는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사업을 지자체가 벌일 수 있도록 서울시교육청 등이 지원하는 사업이다. 도봉구는 2년 전 서울시 혁신교육지구로 처음 선정돼 지금껏 65억원의 예산을 교육에 투자했다. 이 돈으로 마을학교를 운영하고, 방과후교실과 야간자율학습 등을 지원했다. 그는 “구민들의 교육 만족도가 2012년에는 23% 수준이었는데 4년 뒤 48%까지 올랐다”면서 “혁신교육지구사업 등 다양한 교육사업을 꾸준히 펼친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 구청장은 도봉구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쌍문동처럼 골목마다 정이 흐르는 곳이 되길 꿈꾼다. 아이들이 도봉에서 하루를 살아도 애정을 가지고 고향처럼 여기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마을학교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을학교에서는 체육·국악·연극 등 각 분야 전문가인 주민 340여명이 교사를 맡아 아이들을 가르친다. 현재 도봉에서 마을학교 90여개가 운영 중인데 올해 120개로 늘어난다. 이 구청장은 “아이들이 마을학교에서 공부하면서 이웃이 자신을 보호하고 도움을 준다는 걸 느낀다”며 “이러면 내가 사는 마을 공동체에 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게 바로 혁신 교육”이라고 덧붙였다. 학교가 도맡던 방과후활동 운영도 올해부터 구가 책임진다. 전국 최초의 시도인 ‘도봉형 방과후활동’이다. 이 구청장은 “교사들이 방과후 아이들을 돌보는 역할까지 맡다 보니 정작 교과목을 가르치는 데 소홀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돌봄을 지자체가 책임지면 학교는 교과 연구와 학생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지난달 ‘마을방과후활동 운영센터’를 만들어 강사 선발과 수강료 징수, 강좌 개설 등을 맡겼다.●“‘응팔’ 이후 쌍문동 개명 요구 사라져” 도봉구는 지난해 11월 새 도시브랜드(BI)로 ‘기분 좋은 문화도시 버라이어티 도봉’을 내걸었다. 서울에서 문화가 가장 풍성한 지역으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이었다. 이 구청장은 “우리 구의 쌍문동은 낙후한 이미지 탓에 구민들로부터 개명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응답하라 1988’이 방영되며 친근한 이미지가 생기자 이런 요구가 싹 사라졌다”면서 “바로 문화의 힘”이라고 말했다. 특히 만화가 도봉의 킬러콘텐츠(핵심적 문화 자원)다. 만화 ‘아기공룡 둘리’에서 고길동의 집이 있던 쌍문동에 2015년 7월 둘리뮤지엄을 개관했고, 지난해 12월에는 4호선 쌍문역을 둘리테마역사로 꾸몄다. 지난달에는 쌍문교 인근 1㎞ 구간을 둘리테마거리로 조성하는 등 볼거리를 늘려 가고 있다. 또 올해는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만화가들에게 주변 시세의 3분의1 수준으로 살 곳을 빌려주는 ‘만화인마을’(임대주택) 사업도 한다.음악은 도봉구의 미래 먹거리다. 그 중심에 서울아레나가 있다. 2만명을 수용하는 국내 첫 아레나급 공연장으로 서울에서 유일한 전문공연시설이다. 민간투자로 4800억원을 확보해 2020년 완공한다는 목표다. 이 구청장은 “이곳이 케이팝(한국 대중음악)의 성지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국내에서 큰 공연을 할 때는 주로 체조경기장 등에 무대를 설치해 진행했는데 전용 공연장이 아니다 보니 무대의 측면 객석은 시야 확보가 안 되는 단점이 있었다”며 “아레나 공연장은 어느 객석에 앉든 불편함 없이 공연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연장이 아무리 좋아도 과연 서울 외곽까지 올까 싶었다. 이에 대해 이 구청장은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를 보라”고 말했다.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는 도쿄 외곽에 있지만 대형 공연이 줄지어 열리는 곳이다. 그는 “아레나는 주변 지역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오는 곳이 아니다. 지방과 해외 팬들이 찾을 만한 큰 공연을 하는 공간”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건 철도 등과의 접근성인데 서울아레나는 1·4호선 창동역 바로 옆에 있어 최적의 입지”라고 말했다. 구는 기획재정부 공공투자관리센터로부터 적격성 심사 승인을 받아 올해 첫 삽을 뜨겠다는 계획이다.또 오는 8월에는 도봉산역 인근 대전차방호시설을 예술창작공간으로 꾸며 문을 연다. 이 시설은 북한군 탱크의 이동 동선을 막으려는 목적으로 세워졌는데, 시설 위에 있던 아파트가 2004년 철거된 뒤 방치돼 왔다. 구는 도시 미관을 해친다고 지적받아 온 이 시설 위를 생활예술창작자들의 공방과 전시장, 문화예술교육공간으로 꾸미기로 하고 한창 공사 중이다. 독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 일부 등을 전시하며 평화 교육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도봉구는 서울 동북권의 미래 발전 거점이 될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계획도 추진 중이다. 서울메트로의 창동차량기지가 2019년 경기 남양주 진접읍으로 이전하면 서울 강남의 코엑스 넓이만 한 빈터(17만 9578㎡)가 생긴다. 이곳에 각종 산업·업무시설을 들여 베드타운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 버린다는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최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창동·상계 지역을 신경제중심지로 만드는 내용의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안을 가결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촛불 민주시민 사회변혁 공감대 확대” ‘학출 노동자’(대학생 출신으로 공장 등에 취업한 사람)로 1980년대를 보낸 이 구청장에게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 사태는 남다른 의미다. 이 구청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현상적으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탓에 발생한 것이지만 그 본질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성장한 시민의식과 과거로 회귀한 권위주의 정권이 충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6월 민주 항쟁’ 30돌인 올해에 한국의 민주주의가 성숙했음을 확인했다는 얘기다. 그는 “촛불집회 현장에도 여러 번 나갔는데 1987년과 비교해 매우 평화적이면서도 사회변혁에 대한 시민적 공감대가 그때보다 훨씬 크고 넓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불복하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 도도히 흐르는 민주주의의 물결을 결코 거스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 오는 5월까지 중앙정부의 권력 공백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지방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정부 공백뿐 아니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중국이 반발하면서 생긴 경제·외교적 어려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가가 서민경제를 압박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서울시와 논의해 예산을 조기 집행하고, 서민경제 안정화에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구청장은 내년 지방선거에 3선을 위해 출마할지 묻자 “주민들이 다시 선택해 준다면 진행 중인 구정을 마저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여성의 적은 여성?’ …운동하는 女 조롱한 女보디빌더

    ‘여성의 적은 여성?’ …운동하는 女 조롱한 女보디빌더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표현이 허황된 소리가 아님을 입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한 여성 보디빌더가 헬스클럽에서 운동 중인 동료의 몸매를 공개적으로 비하해 온라인상에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녀는 영국보디빌딩&피트니스협회(UKBFF)가 주최하는 대회에 참가한 이력이 있는 보디빌더 선수였다. 영국 런던 출신의 다이아나 앤드류는 러닝머신 위에서 뛰고 있는 한 여성의 사진을 찍어 '허리에 배둘레햄(love handles)'이라는 제목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린 뒤 '그녀는 햄버거를 배달 주문할 것'이라고 놀렸다. 또한 사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체중 감량을 위해 혹은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위해 헬스클럽에 가지 않는 이유'라는 설명이 쓰여져 있었다. 사람들이 그녀의 코멘트가 '잔인하다', '살을 빼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좌절시킨다'면서 비난했다. 노여움이 수그러들지 않자, 앤드류는 1만7000명의 팔로워에게, "어리석은 농담을 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누군가를 무시하고 아프게하거나 신체적인 수치심을 주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단순히 러닝머신 위에서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는 여성에 대해 농담한 것"이라며 사과했다. 그녀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비공개 상태로 바뀌었지만, 그녀가 게재한 사진 중 일부가 여전히 페이스북에서 공유되고 있다. 식이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치료하는 에미 길모어는 "이것은 한 사회가 여성이 서로 판단하고 비교하게 하면서 어떻게 길들여지는지를 보여주는 정말 비극적인 사례"라며 "자신이 불충분하다고 느끼는 여성들에게 우리는 평범한 세계에 살고 있을 뿐이라고 말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여성이 여성을 모욕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플레이보이 잡지 모델 다니 매더스는 헬스장에서 샤워 중인 70대 여성을 조롱해 사생활 침해와 경범죄로 기소된 적이 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웨스트브룩, 챔벌레인 넘어 한 시즌 최다 트리플더블 2위로

    웨스트브룩, 챔벌레인 넘어 한 시즌 최다 트리플더블 2위로

    미국프로야구(MLB)에서 불멸의 기록으로 꼽히는 게 1941년 7월 뉴욕 양키스의 레전드 조 디마지오의 56경기 연속 안타 기록이다. 그와 맞먹게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왔던 기록이 한 시즌 최다 트리플더블이다. 오스카 로버슨이 1961~62시즌 41차례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이 11일(이하 현지시간) 홈으로 불러 들인 유타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33득점 10리바운드 14어시스트로 112-104 완승을 이끌며 시즌 32번째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웨스트브룩은 1967~68시즌 윌트 챔벌레인(31회)을 넘어 역대 두 번째의 한 시즌 최다 트리플더블러로 이름을 올렸다. 빌리 도노번 OKC 감독은 “그가 이룬 것들은 놀랍다”고 평가했다. 정작 본인은 “난 그저 뛸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이제 그는 시즌 남은 16경넘어서게 된기에서 9차례 트리플더블을 더하면 로버슨의 대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 차례만 더해도 로버슨을다. 웨스트브룩이 가장 많은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시즌이 18차례 작성한 지난 시즌이었다. 동료 가드인 안드레 로버슨은 “러셀에게요? 아, 그라면 쉽죠. 짐승같은 기질에다 날 때부터 괴짜였어요. 러스에겐 불가능이란 없는 것 같아요.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트리플더블이 거기에 따라오면 그렇게 하도록 하는 거죠. 그게 바로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웨스트브룩은 아울러 커리어 통산 69차례 트리플더블을 작성해 역시 9개만 더 보태면 역대 커리어 최다 트리플더블러 네 번째인 챔벌레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그의 인상적인 활약에 따라 OKC도 덩달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웨스트브룩이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경기에서 팀은 26승6패를 올렸지만 그렇지 않은 경기에서는 11승23패로 저조했다. 지금까지 66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의 시즌 평균은 31.9득점 10.5리바운드 10.1어시스트였다. 남은 16경기에서 평균 9.5어시스트 7.5리바운드만 유지하면 1961~62시즌 로버슨 이후 처음으로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月434만원 이상 고소득자 7월부터 국민연금 더 낸다

    월 434만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자는 오는 7월부터 국민연금 보험료로 매달 최대 1만 3500원을 더 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매기는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을 월 434만원에서 449만원으로, 하한액은 월 28만원에서 29만원으로 각각 올리는 내용의 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하고 22일까지 의견을 받은 뒤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바뀌는 기준소득월액은 오는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1년간 적용된다. 개정안에 따라 월소득 434만원 이상 가입자 245만여명(전체 가입자의 14%)은 최대 월 1만 3500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월소득 434만원 미만 가입자의 보험료는 변동이 없다. 연금보험료는 기준소득월액에다 보험료율(9%)을 곱해서 계산한다. 이 같은 계산 방식에 따라 현재 500만원의 월급을 받는 직장인 A씨의 경우 6월까지는 상한액이 월 434만원으로 연금보험료를 월 39만 600원(434만원×0.09) 냈지만 7월부터는 상한액 기준이 월 449만원으로 인상됨에 따라 보험료는 월 40만 4100원(449만원×0.09) 내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새달부터 국민연금 수령액 3520원 인상

    다음달부터 국민연금 수령액이 평균 3520원, 20년 이상 가입자는 평균 8840원 인상된다. 보건복지부는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에 따라 기본 연금액을 1% 인상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마련해 22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민연금 월평균 수급액이 35만 259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4월부터는 3520원을 더해 매달 35만 6110원을 받게 된다. 수급자 최고 인상액은 1만 9370원이다. 20년 이상 가입자는 월평균 88만 4210원에서 8840원이 올라 월평균 89만 3050원을 받게 된다. 부양가족 연금액도 배우자는 연 25만 2090원, 자녀·부모는 연 16만 8020원으로 각각 2490원, 1660원씩 인상된다. 또 오는 7월부터 국민연금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기준소득월액 상한액은 434만원에서 449만원으로, 하한액은 28만원에서 29만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이번 고시 개정안은 행정예고 기간 중 의견 수렴을 거쳐 3월 중 확정된다. 고시 개정안에 대해 의견이 있는 단체나 개인은 오는 22일까지 복지부 국민연금정책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의 두테르테’ 홍준표 막말의 역사 “경비원 네까짓 게”

    ‘한국의 두테르테’ 홍준표 막말의 역사 “경비원 네까짓 게”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8일 “지금 민주당 1등 하는 후보는 자기 대장(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처음으로 자신이 지지율 3%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에는 “그것도 지지율이냐”고 인상적인 소감을 남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소한의 예의조차 잊었다.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전에 인격부터 다시 수양하라”고 일침했다. 홍준표 지사의 막말은 역시나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의 어록을 보면 막말로 유명한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와 미국의 트럼프가 떠오른다. 지난해 7월에는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했던 여영국(정의당) 경남도의원을 향해 ‘쓰레기’를 운운하며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라는 말을 남겼다. 2011년 한나라당(새누리당) 대표 시절에는 자신에게 민감한 질문을 던진 여기자에게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 버릇없게”라고 폭언해 물의를 빚었다. 같은 해 10월 청년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이대(이화여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 같잖은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방송국 경비원이 입구에서 자신을 제지하자 “넌 또 뭐야? 니들 면상 보러 온 거 아니다. 네까짓 게”라는 발언으로 자신의 가치관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태권도협회장 시절이던 2009년에는 자신의 반대세력을 향해 “사자는 강아지와 싸우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가 하면 민감한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안경 벗기고 아구통을 날리겠다”는 욕설과 다름없는 답을 했다. 같은 해 추미애 의원에게는 “일하기 싫으면 집에 가서 애나 봐라. (국회의원) 배지 떼라”는 성차별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실패를 이겼다 인류 첫 비행 ‘위대한 12초’

    실패를 이겼다 인류 첫 비행 ‘위대한 12초’

    라이트 형제/데이비드 매컬로 지음/박중서 옮김/승산/502쪽/2만원비행의 발견/마크 밴호네커/나시윤 옮김/북플래닛/530쪽/1만 6500원1903년 12월 17일 오전 10시 35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티호크의 모래밭 위로 인류는 첫 비행(飛行)을 했다. 자전거 기계공인 윌버와 오빌 라이트 형제가 만든 무게 275㎏ 플라이어호가 지상으로부터 이륙해 약 12초 동안 36m를 난 순간이다. 동전 던지기로 가린 첫 조종자 윌버는 이륙에 실패했고, 오빌이 조종대를 잡았다. 동생이 인류 최초의 유인 동력 비행에 성공하는 순간 형도 옆에서 따라 달렸다. ‘라이트 형제’는 미국 퓰리처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작가 데이비드 매컬로가 라이트 형제의 일기와 메모, 1000통 이상의 편지 등 풍성한 1차 사료를 통해 그들의 삶을 고증해 낸 전기다. 라이트 형제가 태어나고 살았던 오하이오주 데이턴은 역사적으로 큰 관심을 끌 만한 사건이 없는 ‘한적한 곳’이었다. 달리 말하면 타인의 이목을 받지 않고 조용히 스스로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라이트 형제가 하루아침에 비행기를 발명한 건 아니다. 형인 윌버는 천재적 기질이 있었고, 동생 오빌은 기계 다루는 능력이 특출 났다. 그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흥미거리를 찾아 도전했다. 오빌은 고등학생 때 형과 함께 만든 인쇄기로 ‘웨스트 사이드 뉴스’라는 신문을 창간했다. 두 형제가 1893년 차린 ‘라이트 자전거 상회’의 주문 제작 자전거 사업은 꽤 번창했다. 당시 시대상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라이트 형제보다 앞선 비행 선구자들은 공공연히 ‘괴짜’나 ‘우둔한 인간’으로 조롱받거나 묘사됐고, 워싱턴포스트 같은 유력지는 “인간은 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비행을 꿈꾸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라이트 형제에게 비행의 꿈을 심어준 건 독일 항공 연구가 오토 릴리엔탈과 프랑스의 농부 연구가였던 루이 피에르 무이야르였다. 무이야르가 쓴 ‘공중 제국’ 영역본에 묘사된 새들의 비행은 라이트 형제의 표현대로 “우리의 느슨했던 호기심을 적극적인 일꾼의 열정으로 변모시켰다.” 라이트 형제는 실험용 연을 날리며 공기 역학을 연구했고, 1899년 자전거 상회의 위층 방에서 그들의 첫 번째 비행기를 제작했다. 전기에는 라이트 형제의 끝없는 실패가 반복적으로 기술돼 있다. 우상화된 라이트 형제가 아닌 실패에도 굴복하지 않은 성실함, 애서가인 부친의 영향을 받아 독서를 통해 지적 탐구심을 성장시켰던 그들의 노력 등 휴머니즘적 요소가 이 책의 미덕이다. 윌버는 1912년 5월 장티푸스로 45세에 숨졌다. 오빌은 2차 세계대전에서 거대한 폭격기가 죽음과 파괴를 일으키는 걸 목격하면서 살아 있는 자신과 죽은 형을 대변해야 했다. 그는 1948년 1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1969년 7월 20일 달에 첫발을 내딛은 닐 암스트롱은 자신의 우주복 안에 1903년 플라이어호의 날개에서 떼어낸 천 조각을 지니고 있었다. 라이트 형제의 위대한 성취를 기리기 위해. 라이트 형제 전기가 다소 무겁다면 ‘비행의 발견’은 가볍고 흥미로운 에세이다. 영국 항공 선임부기장으로 보잉 747기를 조종하는 저자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이자 로맨틱한 기계로서의 비행기, 그리고 조종사만이 경험할 수 있는 비행 세계를 감칠맛 나게 풀어낸다. 영국에서는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의 계보를 잇는 항공문학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저자는 비행이 끌리는 이유로 ‘높이에 대한 영원한 동경’과 자유, 그리고 고독을 꼽는다. 시공간의 변화를 느끼게 되는 조종석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지상과는 다른 인상을 선사한다. 책은 각국의 공역과 하늘길에 얽힌 이야기도 소개한다. 알파벳 대문자의 다섯 글자 코드로 구성된 항공 경로의 웨이포인트(위치명) 중에는 찰스 슈츠의 만화 주인공 ‘스누피’을 딴 이름부터 바비큐, 미국 랩가수 에미넴도 있다. 조종사들이 조종실 바닥이 얼음장처럼 차 두꺼운 스키 양말을 신고 비행기를 몬다는 소소한 얘기부터 잠옷 차림으로 담요와 베개를 들고 텅 빈 객실로 둥지를 트러 가는 밤의 일상, 지평선이 가까워질수록 더 강렬하게 반짝이는 별과 행성의 경이로운 풍경을 묘사한 글솜씨도 탁월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눔의 힘 시민의 쉼’ 기부의 씨앗… 불모지에 피운 예술꽃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나눔의 힘 시민의 쉼’ 기부의 씨앗… 불모지에 피운 예술꽃

    20세기 초까지 예술의 중심 무대였던 유럽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황량해졌다. 비참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예술가들을 두 팔 벌려 맞아들인 곳이 미국이었다. 자본이 원활하게 흐르고, 모더니즘 정신이 깃든 20세기 초의 뉴욕은 멋진 신세계였다. 부유한 사업가들은 유럽에서 망명 온 예술가들의 후원자가 됐고 그들 작품의 컬렉터가 됐다.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속속 문을 열었고, 뉴욕은 단번에 자타 공인 현대미술의 메카가 됐다. 그 화려한 명성대로 도시의 곳곳에서 세계적인 미술관들을 만날 수 있는 뉴욕으로 예술 산책을 떠나 보자.뉴욕에는 다른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과거와 현재, 예술과 자연, 기계와 인간이 극적으로 조화를 이룬 데서 비롯되는 것이리라. 센트럴파크의 동쪽을 따라 길게 나 있는 5번 애비뉴의 ‘뮤지엄 마일’을 따라가 보면 뉴욕이 과연 자연과 예술의 도시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5번 애비뉴의 80번 스트리트에서 84번 스트리트까지 4개의 블록을 차지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그 백미다. #150년의 세월… 5만여평에 300만점 전시 약칭으로 ‘더 메트’(The MET)라고 불리는 이 미술관의 사명은 ‘기원전 8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물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화권과 시대를 망라하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예술적 위업을 나타내는 작품을 수집하는 것’이다. 고대의 근동,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의 조각품부터 중세 미술, 근대 유럽의 회화, 동시대의 현대미술, 다양한 장식미술과 의상 등 장르와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광범위한 소장품을 지닌 이곳은 규모나 소장품의 내용 면에서 미국이 자랑하는 백과사전식 종합미술관이다. 파리의 루브르박물관, 런던의 영국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르미타시박물관, 베를린의 박물관섬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미술관이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유럽에 비해 너무나 빈약한 예술적 토양에서 소박하게 시작했으나 15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미술관 건물과 소장품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5만 7500평의 면적에 300만점에 이르는 경이적인 규모가 됐다. 방대한 소장품을 연구하고 관리하기 위한 학예부서만도 17개 부서로 나뉘어 있으며 1800여명의 풀타임 직원과 9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일하고 있다.#민간 주도… 백과사전식 종합미술관 탄생 더욱 놀라운 것은 이처럼 커다란 미술관이 정부의 지원 없이 시작돼 운영된다는 점이다. 유럽의 미술관과 박물관들은 군주의 후원과 왕조의 유산을 기반으로 출발해 국가의 지원을 받지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순수하게 민간 주도로 만들어졌고 시민들의 기부와 기증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시작은 미미했다. 파리에 머물고 있던 변호사 존 제이는 1866년 7월 4일 지인들과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모임에서 독자적인 박물관의 설립을 제안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뜻에 동참하기로 맹세했고 그로부터 4년 후인 1870년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탄생했다. 1880년 현재의 위치인 센트럴파크에 캘버트 복스와 제이컵 레이 몰드가 지은 신고딕 양식의 간소한 미술관 건물이 개관했다. 여전히 소장품은 유럽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비해 너무 초라했다. 메트의 소장품 컬렉션은 1872년 철도사업가 존 테일러에 의해 작품이 기증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유럽의 박물관과 같은 소장품을, 그것도 진품을 구입하기엔 턱없이 예산이 부족해 세계적 걸작의 복제품과 석고 모형을 수집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1902년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뉴저지주 패터슨에서 기관차 제조업을 하는 사업가 제이컵 S 로저스가 미술품 구입비로 500만 달러를 기부한 덕분에 메트로폴리탄은 수많은 진품 걸작을 구입하며 미술시장의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한다. 메트로폴리탄이 자랑하는 피터르 브뤼헐의 ‘추수하는 농부들’,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 폼페이 벽화와 중동의 유물 등 많은 걸작은 ‘로저스 기금’으로 구입한 것이다. 당시 혁신적이었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공공미술관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가치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1913년에는 벤저민 올트먼이 뒤러의 ‘성 안나와 함께 있는 성모와 아기예수’를 비롯한 1000여점의 수집품을 유증했다. 1929년에는 호러스 해브마이어가 엘 그레코의 ‘톨레도 풍경’ 외에 드가, 마네, 세잔 등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대거 기증했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개인 컬렉션 중 하나인 로버트 리먼 컬렉션은 1967년 유증됐다. 중세부터 모더니즘에 이르는 2600점의 작품 가운데 시모네 마르티니의 ‘성모자상’, 한스 멤링의 ‘수태고지’, 엘 그레코의 ‘학자 성 제롬’, 르누아르의 ‘피아노 앞의 두 소녀’ 같은 걸작들이 로버트 리먼 윙에 전시돼 있다. 20세기 초 걸작품 구입에 매진했던 수집가들의 통 큰 기부 덕분에 메트는 명실공히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했고 기부 전통은 수세대에 걸쳐 계승되고 있다.#건물의 확장… 센트럴파크와 어울림 무게 외형의 변화도 드라마틱하게 진행됐다. 메트가 세계적인 규모의 박물관·미술관으로 성장한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이는 1904년 관장으로 부임한 J P 모건(1837~1913)이었다. JP모건의 설립자이자 전설적 금융가인 그는 당대 유명한 예술품 컬렉터이자 예술 후원자였다. J P 모건은 관장에 부임하면서 대대적인 증축 작업에 들어갔다. 프랑스 국립미술학교인 에콜드보자르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제1호 유학파 건축가 리처드 모리스 헌트에게 증축 작업을 맡겼다. 5번가에서 바라보는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 정면은 리처드 모리스 헌트의 설계로 지어졌다. 이어 북쪽 날개 부분과 남쪽 날개가 찰스 매킴과 미드, 화이트의 설계로 각각 19011년과 1913년 완공됐다. 현재의 미술관 정문 파사드와 입구는 1926년 완성됐다. 1954년 대규모 개축으로 근대적 스타일의 전시장을 완비했다. 센트럴파크 내의 건물 증축은 미술관 개관 100주년을 맞은 1970년 케빈 로시에 의해 새롭게 단장됐다. 아일랜드 출신의 건축가 로시는 감상자들이 느끼는 박물관 피로증의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1층 북쪽 끝부분을 유리로 만들어 센트럴파크의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풍경이 박물관 안으로 들어오도록 했다. 로시는 헌트의 건물 앞에 기다란 계단광장을 만들어 진정한 박물관 거리를 조성했다. #한국실 등 동서고금 넘나드는 수많은 공간 계단을 올라 메인 출입구로 들어가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로비가 나온다. 미국은 모든 게 다 크다고 하는데 미술관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로비는 세 개의 정사각형 평면에 세 개의 돔 천장을 갖추고 있는데 건물을 설계한 리처드 모리스 헌트의 아들인 리처드 하울랜드 헌트가 내장을 맡았다고 한다. 긴 로비의 왼쪽으로 가면 그리스·로마관, 오른쪽은 이집트관, 정면 계단으로 오르면 유럽 회화관으로 인도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고 복도를 통해 다른 건물의 수많은 전시실로 연결된다. 15~19세기 대가들의 작품을 포함하고 있는 소묘와 판화 컬렉션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 옆으로 유럽 회화 작품들이 시기별로 구분돼 전시돼 있다. 미국 회화관에서는 유명한 에마누엘 로이체의 ‘델라웨어강을 건너는 워싱턴’과 존 싱어 사전트의 ‘마담X’를 볼 수 있다. 2층과 3층에는 고대 근동, 아랍, 터키, 이란, 중앙아시아 및 후기 남아시아 미술이 전시돼 있고 그 반대편에서 아시아 미술을 볼 수 있어 시공을 넘나들며 세계 일주하는 기분으로 감상이 가능하다. 한국실에는 귀한 고려불화 수월관음보살상과 조선시대 달항아리도 있다. 소장품이 너무 많아서 한 번 방문으로 모두 감상하는 것은 무리다. 시간을 잘 배분해서 꼭 보고 싶은 작품을 찾아가 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미술관 안내지도를 보면 가장 빠른 시간에 메트를 관람하고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과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루트를 붉은 점선으로 표시해 놓았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부산 ‘위기를 기회로’… 新성장산업 육성 경제살리기 올인

    부산 ‘위기를 기회로’… 新성장산업 육성 경제살리기 올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일고 있고, 대통령 탄핵과 맞물려 조기 대선 등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서민 가계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구제역 발생 등의 여파로 실질 생활물가가 뜀박질해 주부들은 장보기가 겁난다. 시장 상인들은 한결같이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이다. 부산 지역경제에도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부산시가 지역경제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시나리오를 마련했다.부산시는 지난해 지역 주력 업종인 조선, 해운 등 제조업 경기 둔화와 서민경제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역시 국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등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경기회복세 악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부산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올해 경제 전망에 빨간불이 켜지자 ‘위기관리, 민생안전, 경제도약’에 방점을 둔 ‘2017년 부산 경제정책 방향’을 수립했다. 선제적으로 경제위기 리스크를 관리하고 위기대응력 강화를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비상대응 체계를 구축, 운영에 들어가겠다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부산경제진흥원은 “올해 지역 경제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수출회복세 둔화 등으로 부산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진 2.4%로 전망된다”며 “이는 시민 가계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물가 불안심리를 차단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경제사령탑인 김영환 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조선, 해운 등 5개 위기대응반을 구성하고, 매주 경제·민생 상황을 점검한다. 김 부시장은 “위기 업종인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피해를 최소화하고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선 기자재 성능 고도화 등 3개 사업에 746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이 사라진 가운데 부산항을 떠받칠 1조원 규모의 한국선박회사와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사인 SM상선 본사를 부산에 유치할 예정이다. 환적화물 이탈 방지 및 신규선사 기항 유치에도 힘을 쏟는다. 유치 인센티브를 지난해 30억원에서 올해 40억원으로 대폭 올렸다. 국비 400억원을 확보, 조선기자재 수출 애프터서비스(AS) 국내 허브기지를 구축한다.침체에 빠진 수출 회복에도 힘을 쏟는다. 해외 마케팅, 수출 경쟁력 강화에 57억원을 투입하고, 수출 원스톱 지원 플랫품을 구축한다. 지역 중소기업 30곳에는 해외 마케팅을 위해 2억원을 지원한다. 공공 분야에서는 재정 조기 집행을 시행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지역 소비 활성화를 위해 재정을 1분기까지 38%, 2분기까지 68% 조기 집행한다. 서민 안전을 위한 민생 안전망 구축에도 적극 나선다. 간부 공무원들이 현장을 집중 탐방해 시민의 소리를 정책에 반영토록 했다. 안정적 일자리 제공을 위해 조선·해운업 퇴직 인력 재취업 지원에 173억원, 공공근로 등 단기 일자리사업에 100억원을 투입한다.청년들이 지역에서 희망을 품고 정착할 수 있도록 청년 일자리 지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청년일자리허브Y+센터’를 오는 7월 개소한다. 중소기업에 정규직으로 3년 근무하면 2000만원을 모을 수 있는 ‘부산형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도 추진해 청년에게 취업과 목돈 마련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도록 했다. 또 지역 최초로 부산에 유치한 ‘케이무브(K-MOVE)센터’를 구심점으로 잠재력이 높은 청년들의 해외 취업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자금 등 종합적인 지원 대책도 4월 중으로 마련한다.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거나 인상 시기를 최대한 분산해 서민생활에 가장 민감한 생활물가를 관리할 방침이다. 부비론 등 서민금융 지원 요건을 완화해 돈이 필요한 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한다. 신성장산업 육성으로 경제체질 강화 및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해 지역 여건에 맞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4차 산업인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산업, 드론, 사물인터넷(IoT) 및 클라우드 산업을 지원하고 새로운 신산업으로 파워반도체와 신재생에너지를 육성해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도록 했다.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산업에서 고부가 서비스산업으로의 구조조정을 위해 영상·콘텐츠, 관광·마이스, 의료 등을 중심으로 자금, 입지, 연구개발(R&D)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울러 아시아 제1의 창업밸리 조성을 목표로 전국 최초로 창업에서 숙식까지 해결해 주는 신개념의 창업지원주택 100가구를 건립해 청년들의 창업 열기를 이어 나가도록 했다. 2258억원 규모의 창업펀드 조성과 전용판매장 ‘디아트’를 12월에 개업해 판로를 지원한다.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와 북항 재개발 지역에는 대기업 2개사 및 글로벌 외국 기업 5개사 유치를 추진한다. 민선 6기 대표 공약인 인재(Talent) 양성과 기술(Technology) 혁신을 통한 TNT2030플랜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인재양성 계획인 부산과학기술진흥종합계획을 상반기에 완성해 경제 체질 개선의 기반으로 삼는다. 부산시는 올해를 경제 글로벌화를 위한 도시기반 구축 원년으로 삼고 세계수산대학 시범 개교와 자금세탁방지 교육연구원을 운영하는 등 국제 경제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금융 중심 인프라 확충을 위한 주부산국제금융센터(BIFC) 2·3단계 사업의 차질 없는 진행과 전문 금융인력 양성을 위한 금융전문대학원 설립도 추진한다. 중국은행, 영국로이즈재보험사 등 국제 금융기관과 금융 지사 유치에도 적극 나서 부산을 글로벌 금융 중심지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토록 할 방침이다. 이 밖에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명지글로벌 캠퍼스를 2019년에 차질 없이 개교할 방침이다. 해운대구 좌동에 짓는 아세안 문화원을 오는 10월 개관하는 등 아세안 10개국 교류 및 동남아 이주민과의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올해 부산이 처한 경제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지만 시민들에게 경제,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해 불안심리를 차단하고, 신성장산업 육성에 매진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꾼 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공유가 몰던 차 봤어? CF 말고 드라마에서

    공유가 몰던 차 봤어? CF 말고 드라마에서

    지난달 최고 시청률 20.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도깨비 역을 맡은 공유는 마세라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르반떼’를 몰았다. 공유가 캐나다 퀘벡의 아름다운 단풍을 배경으로 마세라티의 상징인 포세이돈의 삼지창 문양이 전면에 박힌 르반떼를 타고 나타난 이후 르반떼는 ‘공유 차’로 유명세를 얻었다. 드라마 방영 전후로 공유가 선전하는 기아차 ‘K7 하이브리드’ 광고가 등장했지만, 드라마 속 르반떼를 타는 공유가 더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콘텐츠의 힘’이라고 말한다. 콘텐츠가 광고와 결합될 때 직접 광고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한류의 선봉에 서 있는 우리나라 드라마 시장이 커지면서 자동차 업체의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일일 드라마 등 시청률이 낮은 드라마의 PPL 협찬 비용은 수천만원에 그치지만,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PPL 비용이 억 단위로 뛴다. 현대·기아차가 한 해 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에 쏟아붓는 수백억원의 광고 예산에 비하면 미미할지 몰라도 한 해 협찬하는 드라마 등을 따지면 이 규모 또한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주연 이민호, 전지현),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주연 송중기, 송혜교) 등 몇몇 드라마는 출연진이 공개되자마자 자동차 업체들이 줄을 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출연진, 제작진, 시놉시스(드라마 개요) 등 제한된 정보만 가지고 베팅을 할 수밖에 없지만, 일단 정상급 배우가 출연하면 흥행은 보장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광고대행사 올컴의 오도식 PPL 담당 국장은 “실시간 시청률만으로 흥행 효과를 따질 수 없다. 동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드라마가 유포되기 때문에 도달률을 놓고 보면 시청률보다 훨씬 높아 자동차 업체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현대차는 ‘큰손’으로 통한다. 막대한 자본력을 무기로 흥행 보증수표나 다름없었던 ‘태양의 후예’와 ‘푸른 바다의 전설’ 드라마 모두에 협찬했다.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방영된 ‘태양의 후예’는 38.8%의 시청률을 올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에서 40억뷰라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수치로만 놓고 보면 미국인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슈퍼볼 광고 효과보다 더 컸던 셈이다. 이 드라마에는 현대차의 투싼, 싼타페, 아슬란, 제네시스, 아반떼 등 주요 차량이 모두 출연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100% 사전 제작된 드라마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모험을 감행했다”면서 “특히 ‘아라블루’ 컬러의 투싼이 극 중 주인공인 송중기가 타면서 크게 주목받았다”고 말했다.현대차는 지난달 25일 종영한 ‘푸른 바다의 전설’에도 EQ900, G80스포츠, G80, 그랜저, i30 등의 차량을 지원했다. 이 드라마 역시 17.9%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아시아, 유럽 등 해외 10여개국으로 수출돼 해외 광고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기아차는 지난해 상반기 방영된 tvN 드라마 ‘또 오해영’으로 재미를 봤다. 역대 케이블 TV 시청률 4위(10.0%)를 기록한 이 드라마에서 극중 배우들은 쏘렌토, 니로, K7, K5, K3 등 기아차를 탔다. 오해영 역을 맡은 배우 서현진이 에릭과 로맨스 시작을 알리는 쏘렌토 해안도로 주행신은 드라마 OST 뮤직비디오에도 삽입되면서 콘텐츠 확산 기대효과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등을 통해 PPL 가능성을 엿본 BMW코리아는 지난해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i8과 4시리즈 그란쿠페, 뉴 7시리즈 등을 지원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 ‘별에서 온 그대’ 등에 PPL로 참가해 쏠쏠한 효과를 봤다. 지난해 7월에는 김우빈, 수지 주연의 KBS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 SUV ‘GLC’ 등 대표 차종을 지원했다. 한국토요타와 FCA코리아는 각각 SBS 드라마 ‘우리 갑순이’와 JTBC 드라마 ‘욱씨남정기’에 대표 모델인 캠리와 300C를 협찬했다. 르노삼성, 쌍용차는 드라마 외에 KBS 예능 프로그램인 ‘1박 2일’ 등에도 차량을 지원하면서 간접 광고 효과를 누리고 있다. 르노삼성의 QM6에 적용된 세로형 대형 내비게이션이 수차례 노출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다만 자동차 PPL의 맹점은 주행 중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자동차 업체들이 렌터카 업체와 계약해 렌터카 측에서 차량을 지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외환보유고 3조 달러가 무너진 속사정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외환보유고 3조 달러가 무너진 속사정

    중국의 외환보유고 3조 달러(약 3450조원)대가 맥없이무너졌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3조 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친 것은 2011년 2월 말 2조 9914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5년 11개월 만이다. 경제 성장세의 둔화로 자본유출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환율 개입(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바람에 3조 달러 대가 끝내 붕괴된 것이다.7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올 1월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전달(3조 105억 달러)보다 123억 달러가 줄어든 2조 9982억 달러를 기록, ‘3조 달러‘ 마지노선이 깨졌다. 이에 따라 중국 외환보유고는 2014년 6월 4조 달러에 육박하는 3조 9932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불과 2년 6개월 만에 무려 1조 달러나 급감했다. 지난 한해동안 중국에서 해외로 빠져 나간 자금도 전년보다 60% 이상 급증한 3000억 달러를 넘어선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보도했다. 중국이 매달 400억~ 500억 달러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내고 있는 데도 중국에서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은 중국 경제성장 둔화세로 위안화 약세를 예상해 투자자들이 중국 내에서 돈을 빼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때문에 미국 자본이 되돌아가는 돈도 있고, 경기 불확실성에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자 중국 기업들이 외화 자산 확보 차원에서 해외 인수·합병(M&A)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여기에다 M&A 등을 통해 수출 기업들이 벌어들인 외화를 중국으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에 보유한 것도 자본유출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중국은 2005년 위안화 평가절상과 관리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자금유입이 확대에 힘입어 외환보유고도 해마다 2000억~5000억 달러가 늘어나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05년 1조 달러(8188억 달러)를 밑돌던 외환보유고는 2006년 10월 1조 달러, 2009년 4월 2조 달러, 2011년 3월 3조 달러를 각각 돌파하며 자본이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때문에 중국 외환 당국은 투기머니 유입과 위안화 강세를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시급한 과제가 됐을 정도다. 그러나 2015년 들어 경제성장률의 6%대 후반을 유지하기에 급급하고 그해 8월 5%에 가까운 위안화의 급격한 평가절하 탓에 중국은 위안화 가치 하락과 자본유출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급변했다.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밭이 변해 푸른 바다로 되는, 중국의 외환정책이 180도 변하게 된 것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연초부터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환율 개입을 반복하면서 외환보유고 3조 달러 붕괴도 시간문제일뿐, 머지않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국제 외환 전문가들은 중국 외환보유고의 심리적 지지선은 3조 달러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못 미치면 위기 상황에 대비한 안전판이 부족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중국 외환보유고 투자 대상의 유동성이 낮은 점, 그 중 2조 8000억달러가 이미 다른 부채 충당에 쓰이고 있을 가능성 등의 이유로 3조 달러라 해도 실제 중국 정부가 쓸 수 있는 돈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한다. 다일리 왕 루비니글로벌이코노믹스 전략분석가는 “3조 달러가 시장의 심리에 영향을 줄 임계점”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은행 소시에테제네럴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 기준을 이용해 외환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고 수준을 2조 7500만 달러로 추정했다. 3조 달러대가 무너졌지만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최근의 감소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 우려된다. 이에 당황한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500만 달러 이상의 해외 송금과 환전, 해외 M&A에 대해 사전 심사에 착수하고 올해 1월부터는 은행들에 개인 외화로 환전할 때 용도를 자세히 보고하도록 지시하는 등 자본유출 막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본유출 막기에 두팔을 걷은 중국은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고 중 가장 환금성이 좋은 미국 국채를 내다팔고 있다. 중국은 주로 미 국채를 내다팔아 달러를 조달했으며, 이 달러로 위안화를 구매해 환율을 방어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8년 일본을 제치고 최대 미국 국채보유국에 올라섰던 중국은 중국은 이로 인해 최대 미국 국채보유국 자리를 일본에 내줬다. 지난해 10월에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규모는 전달보다 413억 달러가 줄어든 1조 1200억 달러로 내려앉으며 자리바꿈을 한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2010년 7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스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달러화 자산 매도와 외환보유액 감소 추이는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라며 “일부 트레이더들은 중국 금융당국이 벨기에에 예치된 미국 국채를 트레이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중국 정부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미국 달러의 강세가 지속되면 상대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가 지속되고, 자본유출도 한층 확대되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위안화는 지난해 6월달만 하더라도 달러당 6위안대 초반까지 고공행진을 하며 5위안대로 진입할 기세를 보이는 초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위안화는 약세 기조로 돌아섰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견된 후 중국 본토에서 자금이 유출되기 시작하면서 위안화는 맥을 못췄다. 올해 들어서도 연초 6.5위안 선에 머물렀던 위안화 환율이 7일 현재 달러당 6.8604로 떨어져 7위안 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평가절하돼 올 1분기 말이면 7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증권의 경우 3개월후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1위안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루키르 샤르마 모건스탠리 수석 전략분석가는 “중국을 떠나기를 원하는 엄청난 자금의 대기수요가 있기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의 최대 피해국은 중국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통화가치 약세는 수출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급격한 통화가치 약세는 국가신인도 하락과 대규모 외자유출로 이어진다. ‘위안화 약세→ 자금 유출→ 외환보유액 감소→ 위안화 약세’의 악순환은 지난 1년동안 중국 당국을 간단없이 괴롭혀왔다. 지난해 1월 ‘헤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위안화 약세에 거액을 베팅하자, 중국 금융당국은 헤지펀드들의 버릇을 고쳐놓겠다며 막대한 외환보유고을 동원해 위안화를 사고 달러를 팔면서 환율 방어에 나선 까닭이다. 그 결과 위안화는 급격한 평가절하 현상은 회피했지만, 그만큼 외환보유고는 쪼그라들 수 밖에 없었다. 7위안과 3조 달러. 중국 금융당국의 정신적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이미 3조 달러가 무너졌고 앞으로 달러당 위안화 환율마저 7위안을 넘어서면 중국 금융당국으로서는 악몽에 가까운 끔찍한 시기이다. 이 두가지가 동시에 붕괴되는 경우 중국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질 공산이 크다. 안 그래도 가뜩이나 ‘스트롱맨’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파워에 밀리는 기색이 역력한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정치 행보에 보폭이 점점 좁아지는 2017년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단독] KTX ‘청춘 할인율 40%’ 외쳐놓고… 좌석 반 토막으로 줄여

    [단독] KTX ‘청춘 할인율 40%’ 외쳐놓고… 좌석 반 토막으로 줄여

    코레일은 청년층 KTX 할인상품 ‘힘내라 청춘’의 할인율을 최대 40%로 확대한다고 지난해 11월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취업준비생인 청년과 박봉인 사회초년생의 교통비 부담을 추가로 완화한다는 의도였다. 서울신문이 3일 확인해 보니 이 할인율 확대 발표 전후로 ‘공급 좌석 수’가 반 토막으로 줄었다. 코레일이 생색만 내고 실제 청년들의 할인 혜택을 줄인 것이다. 청년들은 “코레일 예매가 갑자기 힘들어진 이유를 이제 알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전문가들은 코레일이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실이 코레일에서 제출받은 ‘KTX 할인 제도 및 할인 실적’ 자료에 따르면 ‘힘내라 청춘’ 상품의 공급 좌석이 2016년 9~10월 15만 9000석이었지만 할인율을 확대한다고 발표한 후인 11~12월에는 8만 3000석으로 급격히 줄었다. 그 결과 청년들이 할인받은 금액은 9·10월 4억 949만 5000원에서 11·12월 3억 4310만 3000원으로 16.2% 감소했다. 코레일이 할인율을 확대했다고 홍보했지만, 실상은 할인 좌석을 줄여 청년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약 7000만원 줄었다. 2015년 도입된 ‘힘내라 청춘’ 상품은 만 25~33세 청년에게 할인율 10~30%를 적용해 인기였다. 청년층 하루 이용객도 2015년 440명에서 지난해 715명으로 약 62% 증가했다. 구직활동을 위해 KTX로 이동하는 20~30대 청년들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적은 사회초년생들이 많이 이용했다. 그런데 코레일이 늘어나는 수요를 외면한 채 좌석을 줄인 꼴이 됐다. 오송행 KTX를 자주 이용했던 이모(33)씨는 “할인 확대 발표 이전에는 예매가 수월했는데 최근에 예매를 하려면 시간대가 늦거나 할인율도 10%밖에 안 되더라”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좌석 수가 반 토막이 난 줄은 몰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기간 소비자의 호응이 좋았던 다른 할인 상품들의 공급 좌석과 할인 금액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만 13~24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드림’은 공급 좌석이 16만 6000석에서 6만 2000석으로 줄어들었다. 할인 금액도 4억 4500만원에서 2억 1200만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4명을 한 세트로 판매하는 ‘KTX 가족석’ 할인 금액 역시 16억 3000만원에서 13억 2000만원으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해 7월 홍순만 코레일 사장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서 내놓은 발언과도 배치된다. 홍 사장은 황 의원이 ‘코레일이 할인 제도를 변경해 700억원의 이득을 챙겼다’고 지적하자 “국민에게 추가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인 제도를)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힘내라 청춘, 청소년드림, KTX 가족석 등 주요 할인상품의 할인 금액을 보면 약속과 달리 소비자들 부담이 늘어난 걸 알 수 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할인율을 확대한다고 약속해놓고 공급 좌석을 줄인다면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인 만큼 비판받아야 한다”면서 “공기업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할인 혜택을 강화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눈 가리고 아웅’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11∼12월은 승차율이 높아져 할인 대상의 범위를 축소했고 수서발고속철도(SRT)의 개통으로 열차운행 횟수가 감소한 게 영향을 끼쳤다”고 해명했다. 또 “힘내라 청춘과 인터넷 특가의 할인율이 겹치는 부분은 앞으로 고쳐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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