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7번
    2026-02-27
    검색기록 지우기
  • 70대
    2026-02-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869
  • ‘27번의 결혼 리허설’ 리뷰 - 결혼은 “환상” vs “가식”

    ‘27번의 결혼 리허설’ 리뷰 - 결혼은 “환상” vs “가식”

    “결혼식때 신부를 바라보는 신랑의 눈빛은 환상적이야.”(제인)“결혼과 산타의 공통점은 둘다 가식적이라는 거지.”(케빈) ‘27번의 결혼 리허설´ (27 Dresses·6일 개봉)에 등장하는 결혼식에 중독된 여자와 결혼엔 냉소적인 남자. 이 둘의 만남은 시작부터 꽤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각자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8세 때 사촌언니의 결혼식을 돕다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된 제인(캐서린 헤글)의 유일한 취미는 결혼식의 들러리로 서는 것. 쾌활한 성격에 뉴욕에서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는 그녀는 결혼식날 신부들을 돕거나 들러리로 망가지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때문에 그녀의 옷장에는 27번 결혼식 들러리로 서면서 보관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컨셉트의 드레스들이 훈장처럼 걸려 있다. 하지만, 우리 옛말에 ‘중이 제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던가. 택시에서 옷을 갈아입고 하루 두번씩 결혼식을 오가며 넓은 ‘오지랖’을 자랑하는 그녀지만 정작 자신의 사랑 앞에서는 영 쑥맥이다. 오히려 짝사랑하던 직장 상사인 조지(에드워드 번스)마저 여동생에게 빼앗긴다. 갑작스러운 동생의 결혼에 황당해하는 제인을 더욱 심란케 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뉴욕저널의 신문기자 케빈(제임스 마스던)이다. 일요일마다 ‘백년가약’이라는 칼럼을 쓰고는 있지만, 결혼엔 냉소적인 그는 ‘들러리의 여왕’ 제인을 알게 된 뒤 취재 목적으로 접근한다. 결혼에 대한 이견만큼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서로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는 제인과 케빈. 제인은 케빈을 통해 자신이 그동안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전혀 거절하지 못하는 속칭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빠져 자신의 행복을 등한시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결혼식 들러리는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한 결혼문화지만,‘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썼던 작가 알린 브로시 매케너는 어딘가에 있을법한 친근한 캐릭터에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재치있는 대사로 흡인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표방하는 것처럼 여주인공 제인의 캐릭터가 브리짓 존스나 김삼순을 떠올릴 만큼 자신의 삶과 행복을 주체적으로 개척하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그려지지 않는다.15세이상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올해도 오! 초아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29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골프장(파72·6547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챔피언스 2라운드에서 이날 최고 스코어인 7언더파를 치며 1,2라운드 합계 13언더 131타로 2위그룹을 7타 차이로 크게 따돌리며 변함없는 선두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시즌 8승 등 통산 17승을 거두며 ‘새로운 여제’로 떠오르고 있는 오초아는 올 해 첫 출전한 대회에서도 이틀연속 맹위를 떨쳐 올해도 ‘오초아의 해’를 예고했다.4번홀부터 10번홀까지 8번홀을 제외하고 버디를 6개 성공시키는 등 이틀 연속 확실히 기선을 제압했다.13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잠시 주춤했으나 16번,17번홀에서 또다시 버디를 보탰다. 이 기세에 눌린 탓인지 함께 라운딩한 폴라 크리머(미국)와 미야자토 아이(일본)는 각각 1언더파,2오버파에 그쳤다. 특히 미야자토는 공동 10위까지 밀려났다. 대신 전날 1언더파를 치며 공동 19위로 부진했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전반 1언더로 숨을 고르더니 후반 15번홀부터 18번홀까지 줄버디를 기록하며 이날에만 5언더파를 쳐 138타로 공동 2위까지 치고올라가는 무서운 기세를 보여줬다. 태극자매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김인경(23)은 13번홀이 두고두고 아쉬웠다.9번홀 이글과 10번홀 버디 등으로 오초아를 계속 추격하던 김인경은 전날 버디를 기록했던 13번홀에서 어처구니없는 트리플보기를 범하며 무너지는 듯했다. 하지만 김인경은 15번,16번,18번홀에서 또다시 줄버디로 기사회생하며 소렌스탐, 폴라 크리머와 함께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이지영(23)은 이븐파를 치며 공동 8위로 톱10 가능성을 높였다. 한편 1오버파로 2라운드를 출발한 신지애(20)는 이날 3언더파로 공동 16위에 올랐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반갑다 장호항

    반갑다 장호항

    우리나라에는 ‘나폴리´란 별명을 가진 항구가 두 개 있다. 하나는 경남 통영항이고, 또 하나는 강원도 삼척의 장호항이다. 나폴리를 가보지도 않은 터에 뭐라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 곳이 장호항을 닮았다면 사람들의 시선에서 살짝 비켜선 한적함과 소담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을 게 분명하다. 겨울을 정리하고 봄을 맞기 위해 동해안으로, 보다 정확히는 장호항을 향해 훌쩍 떠났다. 삼척을 지나 장호까지 가는 동안 함께한 7번 국도는 바다와 평행선을 그리며 멋진 늦겨울 바다를 아낌없이 보여 줬다. # ‘한국의 나폴리´ 삼척 장호항 삼척시 한 모퉁이에 자리한 장호항은 7번 국도가 숨겨 놓은 보석 같은 어촌마을 중 하나다. 맑은 초록빛 바닷물과 아담한 항구가 잘 어우러져 있다.2003년 TV드라마 ‘태양의 남쪽´의 촬영지로 잠시 유명세를 얻긴 했지만, 여전히 외지인의 발길이 뜸해 어촌 특유의 풍경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20여년 전 처음 본 장호항의 기억을 여태 잊을 수 없다. 삼척에서 태백으로 향하던 중 이름모를 해안절벽 위에서 만난 장쾌하고 도저한 풍광이었다. 용화와 장호 2개의 백사장이 초승달처럼 휘어지며 크고 작은 두 개의 반지를 이루고, 그 끝자락에 장호항이 보석처럼 들어 앉은 모습이었다. 작지만 짜임새 있고 정감 넘치는 항구 풍경이 장호항의 자랑.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오누이처럼 마주 보고 서 있는 항구 끝에 고래바위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이 병풍처럼 에워싸며 아늑함을 안겨 준다. 반달형의 작은 해수욕장도 포근한 느낌. 장호항 뒤편으로는 기암괴석이 우뚝 솟아 있다. 예전엔 고깃배를 타고서야 볼 수 있었지만, 최근 공사를 통해 산책로를 조성해 놓았다. 일출 풍광이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항구에서 삼척방향의 고갯마루에 선 장호용화랜드에서는 아름다운 장호항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장호용화랜드를 지나 산자락 몇구비를 돌면 만나는 고갯길의 전망대도 놓칠 수 없는 조망 포인트다. # 전국 최우수 어촌체험마을로 선정 단지 경치가 좋아서 동해안 항포구를 찾는 것은 아니다. 억척스러운 어민들의 삶을 더 가까이서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장호마을(cyber.samcheok.go.kr/jhtown)에선 다양한 어촌 체험이 가능하다. 나룻배를 타고 가까운 바다에 나가 물안경을 낀 채 성게 등 해산물을 잡는 ‘창경바리 어업´이 관광객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체험프로그램. 이밖에 뗏배 어업 등 전통 어법 체험은 물론, 대구 지깅낚시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두고 있다. 가격도 모두 1인당 2만원이어서 비용 부담도 덜하다. 잘 짜여진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 공로로 지난 5일 전국 최우수 어촌체험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새달 8일(음력 2월1일)엔 바람의 신 ‘영등할머니´에게 올리는 영등제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 수로부인과 철쭉, 그리고 노인 장호항을 비롯한 삼척의 해안절벽에는 신라시대 수로부인의 설화가 맺혀 있다. 내용은 이렇다. 경국지색의 용모로 뭇 남성들은 물론, 동해 용왕의 애간장까지 시꺼멓게 태웠던 수로부인이 강릉태수를 제수받은 남편 순정공과 함께 ‘7번국도´를 따라 부임지로 향하던 길이었다. 장호에서 삼척에 이르는 해안가 어디에선가 수로부인이 천길단애에 핀 철쭉꽃을 보며 누군가 저 꽃을 꺾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혼잣말을 했다. 마침 암소를 몰고 지나던 한 노인이 선뜻 나섰다. “짙붉은 바위 옆에/잡은 암소 놓게 하시고/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꽃을 꺾어 받자 오리다.” 향가 ‘헌화가´는 그렇게 탄생했다. 한데 왜 하필 노인이었을까. 미화되고 각색되는 것이 설화라고 보면 ‘훈남´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도 됐을 텐데 말이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속에 이런저런 의문들을 갈무리한 장호항에 시나브로 어둠이 깔렸다. 장호항의 저녁풍경은 꽃을 사랑하는 여인과 꽃을 바치는 남자가 등장하는 설화가 있어 더 멋들어지다. 글 사진 삼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 수첩(지역번호 033) ▶ 주변 볼거리 ▲준경묘 : 숭례문 화재사건 이후 주목받는 곳. 조선 태조 이성계의 5대조 이양무(李陽茂) 장군의 묘소다. 숭례문 복원공사에 사용될 것이 유력한 금강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570-3224. ▲해신당(海神堂) : 다양한 ‘남근(男根)´들이 모여 있는 성민속공원. 동해안 어민들의 생활상과 각 국의 성(性) 민속문화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 입장료 1500∼3000원.572-4429. ▲신리 너와마을 : 화전민들이 자연부락을 형성한 전통적인 산촌마을이다. 너와집과 물레방아 등이 잘 보존돼 있다.neowa.invil.org,552-5967. ▲대이리 동굴지대 : 천연기념물 제 178호로 지정된 곳. 대금굴과 환선굴 등이 일반에 공개되어 있다. 대금굴의 경우 홈페이지(samcheok.mainticket.co.kr)에서 사전예약해야 입장할 수 있다.541-9266. ▲해안드라이브 : 총연장 58㎞에 달하는 삼척의 바다는 꼭 둘러보아야 할 드라이브 코스. 새천년해안도로 등 아름다운 해안선을 감상할 수 있는 곳들이 널려 있다. ▶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동해 나들목→7번 국도→동해→삼척→동막→장호. 수도권 기준 3시간30분 소요. 중부내륙고속도로→감곡나들목→38번국도→제천방향→영월→정선→태백→삼척→장호. 구불구불한 강원도 길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길이다. ▶ 맛집 : 삼척해수욕장 인근 바다마을은 곰치국을 잘한다.1인분 7000원.572-5559. 삼척항 내 삼정식당은 생태지리국과 해물탕이 자랑. 모두 2만∼3만원.573-3233. 삼척시내 정라횟집은 도루묵찜으로 소문났다.2만2000∼4만원.573-3670. ▶ 유용한 전화번호 : 삼척시청 관광개발과(tour.samcheok.go.kr) 570-3545, 장호1리 홍영기 이장 018)284-4204.
  • [이명박대통령 취임] 연설36분 박수40회

    [이명박대통령 취임] 연설36분 박수40회

    “대통령께 대하여 받들어 총!” 육·해·공 3군 의장대의 우렁찬 구호가 허공을 흔들었다. 단상의 이명박 대통령은 단호한 거수경례로 답했다. 웅장한 팡파르와 21발의 예포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미동도 않은 채 비장한 눈초리로 전방을 응시했다. 짧지 않은 1분여간 대통령의 머릿속엔 어떤 상념이 떠올랐을까. 경제? 안보? 실용? 역사? 국민? 이 장엄한 의식(儀式)의 순간에 취임식장 전체가 숨을 죽였다. 까치발을 하고 선 국민들의 눈가에 뜨거운 것이 맺혔다. 뭉클함은 단지 17번째 대통령의 탄생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반만년 이어온 겨레의 유구함에 대한 경외, 그리고 역사의 갖은 풍상을 극복하고 당당히 일어선 데 대한 자부심 같은 것들이 감격이라는 상투적 외피로 표출되는 것은 아닐까. 25일 오전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거행된 17대 대통령 취임식은 세계 11위권 경제강국의 위상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전통과 첨단, 아날로그와 디지털, 숙연함과 열정 등이 비벼지고 어우러지면서 한바탕 축제를 연출했다. 취임식장 곳곳에 설치된 대형 액정표시장치(LCD)는 정보기술(IT) 강국의 위상을, 전통춤과 연주를 곁들인 ‘시청각 효과’들은 전통국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무대 아래를 가득 메운 4만 3000여명의 국민들이 내뿜는 환호는 추운 날씨를 녹일 만큼 뜨거웠고 단상의 근엄함을 무안하게 할 만큼 열정적이었다. 국민들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시시각각 이 대통령의 동선을 촬영하는 등 역대 어느 취임식보다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였다. ●열정적인 청중 오전 10시52분. 이 대통령 내외를 태운 리무진 차량이 삼엄한 경비 속에 국회 정문 앞에 도착했다. 먼 발치에서나마 대통령을 보려고 건너편 도로변에 서 있던 시민들 몇몇이 “와, 대통령이다.”면서 박수를 쳤다. 취임식 사회를 맡은 행정자치부 의전관이 이 대통령 내외의 도착 사실을 알리자 취임식장은 일순 고요해지면서 기대와 흥분이 교차했다. 양복 코트에 옥색 넥타이 차림의 이 대통령과 옥색 한복 차림의 김윤옥 여사는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의사당을 향해 200m를 걸어 들어갔다. 입장하는 중앙통로를 따라 미래의 길을 연다는 의미를 담은 전통춤 ‘환영무’가 펼쳐졌다. 대통령 내외는 청사초롱을 든 남녀 어린이의 안내를 받아 연단에 올랐다. 미리 앉아 있던 1000명의 국내외 주요인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이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내외와 악수하면서 가벼운 인사말을 건넨 뒤 김대중·김영삼·전두환 전 대통령, 주요 내외빈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이윽고 오전 11시. 개식 선언과 함께 의사당 전방 양옆의 의원회관과 국회도서관 옥상에서 전통 취타대의 팡파르가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등 국민의례로 시작해 한덕수 총리의 식사가 이어졌다. ●섬김의 리더십 강조 이어 연단에 선 이 대통령은 엄숙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들어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중략)…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취임 선서를 했다. 곧 이어 군악대 행진과 의장대 사열이 이뤄졌다.21발의 예포 포성이 가라앉자 이 대통령은 T자형 단상의 객석 방향에 설치된 연단으로 이동해 취임사를 시작했다.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모두 40차례 박수가 터졌고 “이명박” “만세” “잘됐다.” 등의 연호가 이어졌다. 당초 25분으로 예정했던 연설 시간도 36분으로 11분이나 길어졌다. 이 대통령은 당초 원고에 없던 부사와 조사, 어미를 가미했고 즉석 애드리브를 하기도 했다. 연설 초반 마치 사회자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 쪽으로 뒤돌아서면서 “특히 지난 5년간 수고한 노무현 대통령께 여러분 박수로 한번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박수를 유도했다. 총 8700여자로 된 연설문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대한민국’으로 모두 17번 쓰였다. 이명박 정부의 ‘키워드’인 ‘선진’은 15번,‘경제’는 11번,‘발전’은 10번,‘변화’는 6번,‘실용’은 5번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와의 연대와 협력관계 강화를 언급하는 부분에서도 원고와는 다른 애드리브를 선보였고, 당초 원고에 적시됐던 연설 마지막 ‘대통령부터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부분은 “대통령부터 더 열심히 섬기고 일하겠습니다.”라고 수정, 섬김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연설 후 서울시향 연주에 연합합창단이 합창하는 베토벤 9번 교향곡 4악장 ‘환희의 송가’가 9분 동안 이어지면서 새 대통령의 탄생에 기쁨을 표현했다. ●예상보다 21분 길어져 연주가 끝난 뒤 이 대통령 내외는 단상의 주요 내외빈들과 인사를 나눈 뒤 노 전 대통령 내외와 함께 환한 표정으로 연단 중앙계단을 걸어 내려오면서 가벼운 대화를 나눴고, 노 전 대통령이 승용차에 탑승해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로 떠나는 장면을 지켜봤다. 이후 입장할 때와 반대로 중앙통로를 통해 국회 정문까지 행진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참석한 국민들과 적극적으로 악수를 나누는 바람에 경호요원들이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취임식은 연설과 퇴장 시간이 길어져 당초 예상보다 21분 늦은 낮 12시21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인터넷 참여로 취임식에 초청받은 박창희(46)씨는 “광주광역시에서 오늘 새벽 3시에 일어나 올라왔다.”며 “새 대통령이 5년 동안 잘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외국인으로서 취임식에 초청받은 미국 기업 MPRI의 한국지사장 대릴 브룩스씨는 “초대받아 영광”이라며 “이 대통령의 정치·경제적인 입장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김상연 김지훈 한상우기자 carlos@seoul.co.kr
  • 아깝다! 장정

    ‘아깝다,JJ’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08년 시즌 한국 선수의 첫 우승을 눈앞에 뒀던 장정(28·기업은행)이 뼈아픈 역전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24일 미국 하와이주 카폴레이의 코올리나골프장(파72·6519야드). 장정은 LPGA 투어 필즈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지만 6타를 줄이며 맹추격전을 벌인 폴라 크리머(미국)에게 1타차 우승을 내줬다.15번홀까지 장정에 2타 뒤졌던 크리머는 16번홀(파3)과 17번홀(파4)에서 버디로 따라 붙은 뒤 18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는 등 마지막 3홀에서 3타를 줄여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렸던 장정은 17번홀에서 크리머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맞은 버디 찬스를 놓쳐 공동 선두를 허용한 뒤 마지막 18번홀에서 파세이브에 그쳐 버디를 한 개 더 보탠 크리머에게 무릎을 꿇었다. 5언더파 67타를 친 린지 라이트(미국)가 장정에 1타 뒤진 3위(14언더파 202타)를 차지했고, 개막전 챔피언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4타를 줄이며 4위(12언더파 204타)에 올라 2주 연속 ‘톱 5’에 입상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69타를 친 한희원(30·휠라코리아)이 공동 7위(10언더파 206타),68타를 때린 김초롱(24)이 공동10위(9언더파 207타)에 올라 ‘톱 10’에 든 한국·한국계 선수는 3명.1라운드에서 20개월 만에 60대 타수를 때려 부활 조짐을 보이는 듯했던 미셸 위(19·미국)는 6오버파 78타를 쳐 꼴찌(4오버파 220타)로 대회를 마쳤다. 위는 “실망스럽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내가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봉하마을 축제 분위기…국밥 1만명분 준비

    봉하마을 축제 분위기…국밥 1만명분 준비

    오는 25일 대통령 이·취임식이 열린다. 이명박 당선인은 이날 청와대로 들어가고,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고향인 김해로 내려간다. 이 당선인측은 고향 덕실마을의 농촌 전경을 개발하지 말고 그대로 두라는 뜻을 포항시에 전했고, 노 대통령 측에서는 화려하다고 지적될 정도로 환영 행사 준비에 바쁘다. 두 진영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차’가 커 보인다. ■[단독]“고향 덕실마을에 돈 쓰지 말라” 경북 포항시가 추진중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고향마을인 흥해읍 덕실마을의 각종 개발사업이 전면 중단 또는 취소된다. ●“시골 정취 나도록 그대로 두세요” 포항시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당초 10억원 이상을 들여 계획했던 덕실마을 소공원 조성 등 각종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 설날(7일) 고향을 찾은 이 당선인측이 시로부터 고향마을 개발 계획을 보고받고 “시골 정취가 나도록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시는 이달 시작할 예정이던 덕실마을 입구 소공원(1400㎡) 및 주차장(600여㎡) 조성사업을 연기 또는 취소하기로 했다. 이 사업에는 부지 매입비 등 최소 3억∼4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또 6억여원을 들여 국도에서 덕실마을 진입로로 이용되는 덕장교(길이 30m, 폭 5m) 교체 사업도 당분간 중단한다. 덕장교는 건설된 지 오래돼 노폭이 좁고 낡아 관광객 차량의 진·출입에 불편이 크다. 시는 흥해읍 곡강리 7번 국도변에서 덕실마을까지 5㎞ 구간의 도로 선형 작업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관광 편의시설은 신설·존치 다만 관광객 편의시설인 덕실마을내 화장실과 특산물 홍보·판매센터, 관광안내소는 신규 설치 또는 현행대로 유지한다. 경북도와 포항시 관계자는 “이 당선인측이 많은 돈을 들여 마을을 인위적으로 개발하지 말고 농촌 전경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당부했다.”면서 “당선인측의 검소한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덕실마을은 지난해 말 대통령 선거 이후 지금까지 19만명 정도가 찾았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봉하마을 축제 분위기…국밥 1만명분 준비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퇴임 후 귀향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는 귀향을 축하하는 노란 풍선과 현수막이 내걸려 잔칫집 분위기다. ●전소 숭례문 참배 분위기와 대조적 노 대통령의 귀향 환영행사에는 국밥 1만명분도 준비된다.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을 애도하는 참배객의 발길과 정부중앙청사 화재 등 무거운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주민들은 귀향 4일을 앞둔 21일 대보름을 맞아 노 대통령의 사저 건너편 논바닥에 높이 25m의 대형 달집을 짓고, 달이 떠오르자 소원성취를 빌면서 불을 질렀다. 노 대통령이 거처할 사저는 지하 1층 지상 1층 연면적 1277㎡ 규모로 19일 김해시로부터 사용검사 승인을 받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외곽에 석축을 쌓고, 보안등 설치공사가 진행되면서 보안을 위해 둘러쳤던 펜스가 일부 철거돼 사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봉하마을을 찾은 황모(46·경북)씨는 “(사저가)황토빛 외벽에 ‘디귿(ㄷ)’자 모양으로 지어져 특이하다.”면서 “큰 돈을 들이지 않았다고 하지만 호화롭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저 호화롭다” 지적도 사저와 주변에 대한 경비도 강화됐다. 김해경찰서는 이번 주 들어 사저 인근에 경찰버스를 상시 배치하고 사저와 경호 시설, 생가 주변 등을 24시간 경비하고 있다. 지난달 말 완공된 경호동에는 이미 필요한 집기류가 모두 비치됐고, 최근에는 경호차량 2∼3대도 배치됐다.‘노무현 대통령 귀향환영행사추진위원회’는 참석 인사를 7000∼8000명으로 잡고 있다. 숭례문 화재로 너무 지나치다는 소리가 나오자 계획을 급히 바꿔 1억 3000여만원이었던 당초 예산을 6500만원으로 줄였다. 김해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하늘을 날으는 훈민정음-모나리자’

    대한항공이 루브르 박물관의 한국어 서비스를 기념해 만든 홍보 항공기(B747-400)의 래핑(wrapping) 과정을 20일 공개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인천∼파리 노선에 훈민정음으로 만든 모나리자 래핑 항공기를 처음 투입한 것을 시작으로 홍보항공기를 운항 중이다. 9일간의 작업시간이 소요된 이 래핑작업은 모나리자 형상 주변의 훈민정음을 항공기 전용 페인트로, 모나리자 형상은 특수 필름으로 처리했다. 이번 루브르 박물관의 한국어 서비스는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일본어에 이어 7번째이며, 우리말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문화플러스] 수채화가 김현숙 개인전

    중견 수채화가 김현숙(45)의 7번째 개인전이 서울 관훈동 갤러리 이화에 마련돼 있다.아시아수채화연맹 사무국장인 작가는 이번에 꽃, 나무를 소재로 한 정물화 및 풍경화 27점을 내놨다.26일까지.(02)720-7703.
  • 문화 태운 버스

    경기도는 13일 서비스 개선사업의 하나로 6개시 9개 운송업체 소속 버스 160대를 대상으로 ‘테마버스’를 운행한다고 밝혔다. 테마버스는 승객들에게 흥겨운 음악을 들려주거나 아름다운 사진 또는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꾸며지며 지역별·시기별로 특성에 맞게 다양한 테마가 도입된다. 우선 3월부터 6월까지 28개 노선별로 각 1∼2대씩 시험운행한다. 단국대∼미금역∼강남역∼광화문을 운행하는 경기고속 1005-1번 버스의 경우 ‘눈과 귀가 즐거운 버스’라는 테마로 승객들에게 명상음악을 들려주고 좌석 앞면에 붙어 있는 무질서한 광고판 대신 동호회 사진 등을 전시하게 된다. 또 수원 오목천동∼수원역∼경기대∼잠실을 운행하는 대원고속 1007번 버스는 ‘관광지로 가는 버스’란 테마로 수원 화성, 광주 남한산성, 미사리경정장 등 노선 주변의 주요 관광지를 안내하는 사진과 글이 좌석 앞면에 부착된다. 안성시 국민은행∼보개초교∼하남을 운행하는 백성운수 15-1번 버스는 ‘신명나는 안성남사당 풍물체험버스’란 테마로 안산남사당 여섯마당과 캐릭터, 남사당 공연사진 등을 전시한다. 이밖에 파주 문산터미널∼문산역∼법원리를 운행하는 신일여객 11번 버스는 ‘율곡선생과 함께 타는 시내버스’란 주제로 율곡 이이 선생의 작품을 전시하고 동두천 신산리∼중앙시장∼광암동을 연결하는 51번 버스는 ‘시와 수필이 함께하는 즐거운 버스’란 주제로 시와 수필작품을 전시하게 된다. 도는 테마버스 운행에 동참하는 업체에 대해 경영 및 서비스 평가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먹선 아닌 유화로 진경산수 되살린다

    먹선 아닌 유화로 진경산수 되살린다

    유화로 되살리는 진경산수. 중견작가 전준엽(55)의 최근 작업 화두이다. 금방이라도 대바람 소리가 새어나올 것같은 죽림(竹林), 그 옆을 사뿐히 휘돌아 나가는 나룻배 한 척, 삽살개 한마리 앞세운 채 휘영청 보름달 벗삼아 밤길을 완상하는 선비…. 먹선을 동원하지 않고도 고아한 아름다움의 묘미를 살려내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12일부터 새달 1일까지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열리는 작가의 17번째 개인전에서다. 한국 산하의 숨소리를 담았으되 다분히 이질적 재료인 유화물감을 사용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관념의 세계 풀어보이는 풍경화 그려 작가는 한때 민중미술 계보에 섰던 사람이다.1990년대에는 전통 고분벽화를 현대회화의 감각으로 재해석했고, 최근엔 현대적 감각을 견지한 산수화에 몰두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빈 공간을 담은 세상’. 작가는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가 그렇듯 관념적인 풍경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보이는 것’이 아니라 관념의 세계를 풀어보이는 풍경화를 그렸다는 뜻이다. 그런 의도는 화폭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시점이 다른 풍경을 한데 어울러 균형미를 일궈낸 ‘대바람 소리’가 그 대표작이다. 고즈넉한 오두막은 정면에서 바라본 시점인데, 뒤편의 무성한 대나무 숲은 언덕 위 오두막에서 굽어본 시점이다. 유화물감으로 그린 산수화에는 다양한 기법이 동원됐다. 대나무를 묘사할 때는 물감을 부은 뒤 입으로 불어 번지게 했다. 하늘을 표현한 누르스름한 장판지색은 덧칠된 물감을 벗겨낸 덕분에 색감이 독특하다. ●“동양화도 서양화도 아닌 한국화 선보일 터” 전시에는 모두 20여점이 나왔다. 전통산수의 일관된 맥락을 선보이는 일련의 작품들은 ‘빛의 정원에서’라는 시리즈이다. 전남 담양의 소쇄원 토담 등도 영감을 퍼올린 주요 소재가 됐다. 미술평론가 류석우씨는 “보면 볼수록 무한한 자연의 묘미와 흥취를 느끼게 하는 것은 작가 특유의 장인적 능력”이라고 평했다. 중앙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작가는 이력도 다양하다.10년 동안은 미술전문 기자로 활동했고, 성곡미술관 설립 초창기부터 2004년까지 9년 동안 성곡미술관 운영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말했다. 신정아 이전에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을 지냈다는 이유로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조사를 두 번이나 받았다.“함께 근무할 때 신정아에 대한 신뢰가 워낙 두터워 항간의 나쁜 소문을 믿지 않았는데, 검찰에서 직접 확인한 사실들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작품에 매달린 덕분에 충격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미술계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팝아트 등 서양식 현대미술이 과도하게 부각돼 있다.”고 꼬집었다. 작가의 목표는 동양화도 서양화도 아닌,‘한국화’를 선보이는 것.“앞으로도 유화를 재료로 산수화의 조형언어를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02)549-3112.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양용은, PGA 톱 10 첫경험

    ‘바람의 아들’ 양용은(36·테일러메이드)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양용은은 11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6816야드)에서 벌어진 AT&T페블비치 내셔널프로암 4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지만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PGA 풀시드를 처음으로 손에 쥐고 정식 멤버가 된 양용은은 시즌 네 번째 출전한 투어 대회에서 첫 ‘톱10’의 성적을 올려 이후 본격적인 활약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했던 터라 아쉬움도 남는 성적. 전반까지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기록했던 양용은은 11번홀에서 1타를 더 줄였지만 12번홀에서 1m도 안되는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친 뒤 갑자기 난조에 빠졌다.13번홀에선 페어웨이 벙커와 러프를 오가다 1타를 잃은 뒤 14번홀에선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저지른 데 이어 17번홀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또 1타를 잃어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양용은과 함께 공동 5위로 출발한 노장 스티브 로리(미국)는 4타를 줄인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선두였던 비제이 싱(피지)과 연장전에 들어간 뒤 천금같은 버디를 낚아 8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6) 쌍겨리와 소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6) 쌍겨리와 소

    김홍도의 그림 ‘쌍겨리’다. 그림은 위쪽과 아래쪽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먼저 위쪽을 보자. 남자 둘이 쇠스랑을 들고 일을 하고 있다. 쇠스랑은 주로 두엄을 쳐내고 퇴비를 긁어 올리는 데 사용하며, 드물게는 밭을 가는 데도 사용된다. 쇠스랑은 그림에서처럼 발이 세 개인 것이 일반적이고 이따금 둘인 것도 있다. 자루는 대개 참나무로 만들고 발은 당연히 쇠로 만든다. 그런데 이 그림의 농부 둘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두엄을 쳐내는지, 퇴비를 긁는지, 아니면 밭을 가는지 그림만으로는 알 수가 없다. ●지방마다 쟁기 끄는 소의 마릿수 달라 아래쪽의 사내는 소 두 마리로 쟁기질을 하고 있는 중이다. 소 엉덩이에 똥이 묻은 것까지 자세하게 그렸으니, 어지간한 관찰력이다. 어쨌거나, 쟁기질이라니, 아마도 봄이리라. 흥미로운 것은, 쟁기를 끄는 소가 두 마리라는 것이다. 소 한 마리에 멍에를 지우는 것을 외겨리, 혹은 독겨리라 하고, 쌍멍에에 소 두 마리를 지우면 쌍겨리라 한다. 대개 논과 밭을 갈 때 땅이 평평하여 쉽게 흙을 팔 수 있으면 외겨리로 하지만, 화전 같은 경사지거나 흙이 단단하거나 돌이 많은 곳은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쌍겨리로 하는 것이다. 대개 쌍겨리는 땅을 깊이 갈기 위해 고안된 방법인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강진에 귀양 가서 ‘탐진농가’란 시를 지었는데, 여기에 흥미롭게도 외겨리, 쌍겨리 이야기가 나온다(탐진은 강진의 옛이름이다). 모두 10수인데,7번째 작품을 보자. 게으른 습성은 정말이지 옥토에서 생기는 법 상농(上農)도 해가 중천인데 잠에 빠졌다가 느릅나무 그늘에서 술주정을 부리다 말고 느지막이 소 한 마리 몰고 마른밭을 가는구나 이 시에 주석이 붙어 있는데,“경기 지방의 마른밭은 소 두 마리로 간다.”라고 되어 있다. 곧 전라도 강진에서는 외겨리로 밭을 갈지만, 경기도에서는 쌍겨리로 갈았던 것이다. 우하영의 ‘천일록’은 지방에 따라서 쌍겨리로 밭을 가는지, 외겨리로 가는지를 밝히고 있다. 이에 의하면, 관동지방은 영서·영동을 막론하고 쌍겨리로, 황해도 봉산·재령·신천·안악 등도 쌍겨리, 경상도는 대개 쌍겨리로 하고, 남쪽 지방은 외겨리로, 전라도는 산간 지방은 쌍겨리, 평야 지대는 외겨리로 한다는 것이다(주강현,‘두레’). 혼자 소 두 마리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소란 것이 농민이면 누구나 손쉽게 가질 수 있는 재산이 아니어서, 이웃과 함께 어울려 소 두 마리를 메기도 하였던 것이다. 위의 그림도 그런 사정을 말해 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쌍겨리로 논밭을 갈면서 부르는 노래를 ‘쌍겨리소리’라 하는데, 경기도 가평의 쌍겨리소리를 들면 이렇다.“어져, 저 소야, 줄 잡아 당겨라. 이랴, 이랴. 먼저 나가지 말고, 두 마리가 잘 잡아 당겨라.” 물론 노래는 소리를 길게 뽑고 후렴구를 넣기도 하여 길게 늘어진다. ●농우 확보위해 도살 금했지만 ‘고려공사 사흘´ 농우는 농사를 짓는 데 필수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농민들에게 소가 언제나 넉넉하게 돌아갔던 것은 아니다. 성종 때 시인이자 관료였던 강희맹이 쓴 농서 ‘금양잡록(衿陽雜錄)’을 보면 농촌에 소가 아주 드물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동리에 100집이 있는데, 가축이 있는 집은 10집 남짓이고, 소는 한두 마리에 불과하다. 거기서 송아지를 제외하고 농사일을 맡길 만한 소는 겨우 몇 마리에 불과하다.100집의 밭을 몇 마리 소가 갈자 하니 힘이 부치기 마련이다.”라고 하고 있으니, 농사지을 소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거기다 도둑떼까지 소를 잡아먹어 남은 소로는 경작이 불가능해 하는 수 없이 사람이 쟁기를 끄는데, 아홉 명이 쟁기를 끌어도 소 한 마리를 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농업사회인 조선조에는 소가 늘 부족했다. 소 전염병도 자주 돌았다. 예컨대 인조 15년,16년 두 해에는 소 전염병이 너무 심하여, 성균관에서 공자에게 올리는 봄 가을의 제사, 곧 석전 때도 제물로 소 대신 돼지를 쓰게 했으며, 현종 11년 전국의 소가 거의 다 죽어 사람이 대신 쟁기를 끌었다고 한다. 한데 소가 모자라는 가장 큰 이유는 쇠고기의 소비 때문이었다.‘세종실록’ 7년 2월4일조를 보면 국가에서는 농우의 확보를 위해 소의 도살을 금지하고 있다. 읽어보면 다음과 같다.“먹는 것은 백성의 근본이 되고 곡식은 소의 힘에서 나오므로 우리나라에서는 금살도감(禁殺都監)을 설치하였고, 중국에서는 쇠고기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령이 있으니, 이는 농사를 중히 여기고 민생을 후하게 하려는 것이다.” 조선조 500년 동안 지속된 세 가지 금령이 있는 바, 소나무의 벌채를 제한하는 송금(松禁), 술을 빚는 것을 금하는 주금(酒禁), 그리고 바로 소의 도살을 금하는 우금(牛禁)이 그것이었다. 조선 정부는 이처럼 소의 도살을 막았지만, 그것이 성공한 적은 없었다. 왜냐하면 정책을 수립하는 지배층 자체가 쇠고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계층이었기 때문이었다. ●소는 농가 최고 재산… 세금 못내면 끌고가기도 정조 때 박제가가 쓴 ‘북학의’에 의하면 당시 날마다 소 500마리를 도살한다 하였다. 서울에는 쇠고기를 파는 24개의 푸줏간이 있고, 지방 300여 고을 관아에서도 빠짐없이 쇠고기를 파는 푸줏간을 열고 있다 했으니, 실로 쇠고기의 소비량이 대단했던 것이다.‘정조실록’ 17년 9월11일조의 대사간 임제원이 올린 상소문을 보면, 이해 가을 작황을 보니 좋은 날씨로 인해 유례 없는 풍년이 들었는데도, 뜻밖에도 모내기도 못한 곳이 있다면서 그 이유로 농사지을 소의 부족을 들었다. 즉 소를 잡아먹는 일이 최근 너무 심해져 소가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큰 도시에서 쇠고기를 파는 가게가 늘어서 있으며, 호서 지방과 호남 지방이 가장 쇠고기를 먹는 데 열중한 나머지 소 값이 올라 논밭을 가는 소가 모자라게 되고, 그 결과 사람이 대신 쟁기질을 하므로 모를 내지 못하는 곳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요컨대 소를 잡아먹는 것을 금하자는 것이었지만, 고려공사 사흘이라고 아무리 금령을 발동해도 고쳐지지가 않았다. 소는 농사를 짓거나 고기만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짐을 끄는 것도 소가 하는 중요한 노동이었다. 영조 때의 시인인 홍신유가 쓴 시에 ‘우거행(牛車行)’이란 작품이 있다.‘수레를 끄는 소에 대한 노래’란 뜻이다. 서울 한강 근처에 강을 통해 서울에 도착한 양곡이며, 땔나무를 도성 안으로 옮기는 수레를 끄는 소를 제재로 삼은 것이다. 이 작품의 소는 짐을 싣고 도성으로 들어가다가 큰 비로 생긴 웅덩이에 빠졌다가 천신만고 끝에 나오지만, 다시 좁은 비탈길에서 양반네 행차를 만나 놀란 나머지 진흙 구덩이에 빠져 버둥거리다 죽고 만다. 시인은 소를 가엽게 여겨 이렇게 말한다.“한 해 가고 두 해 가면/ 전신은 성한 데 없고/ 가죽은 마르고 살은 쫄아 붙어/ 영락없이 고사목처럼 되고 말지/ 그 소 마침내 푸주로 끌려와서/ 잡아먹히게 되는데/ 수레 끄는 소는 고기 맛이 없다고/ 말들 한다네/ 소의 힘 모두 빨고/ 마침내 그의 고기까지 먹으니/ 사람들 잔인하기/ 어찌 이와 같단 말가?”(임형택 편역,‘이조시대 서사시(상)’) 평생 노동력을 빼앗고, 죽으면 고기까지 먹으니, 인간처럼 잔인한 짐승이 지구상에 또 있을까? 소는 농가의 최고 재산이었다. 조선시대 한시를 보면 세금을 내지 못한 농가에 아전들이 들이닥쳐 소를 끌고 가는 장면이 흔히 나온다. 아니,20세기에도 소는 대학생의 등록금이 아니었던가. 위 그림의 소를 부려 농사짓는 사람은 그나마 넉넉한 농민이었던가 보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클레멘스 갈수록 곤경

    미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을 7번이나 받은 로저 클레멘스(46)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클레멘스는 약물 복용 의혹을 받고 있지만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1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 수전 일스턴 판사가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 등을 공급한 혐의로 기소된 전 뉴욕 메츠의 배트보이 커크 라돔스키(39)에게 집행유예 5년에 벌금 1만 8575달러(약 1746만원)를 9일 선고했다. 여기에 클레멘스의 아내 데비도 성장호르몬을 사용했다는 진술이 나와 주목된다. 클레멘스의 개인 트레이너였던 브라이언 맥나미가 지난 8일 의회 조사에서 클레멘스 부부가 2003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수영복 특집 사진을 찍기 전에 클레멘스의 권유로 데비에게도 성장 호르몬을 주입한 사실을 폭로했다고 뉴욕 데일리 뉴스가 홈페이지에서 보도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신지애, 아쉽다! 준우승

    한국 여자프로골프의 ‘지존’ 신지애(20·하이마트)가 ‘여자 백상어’ 캐리 웹(호주)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신지애는 3일 호주 멜버른의 킹스턴히스골프장(파73·6082m)에서 벌어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MFS호주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8언더파 284타로 웹과 동타를 이뤘지만 연장전에서 우승컵을 내줬다. 신지애는 지난달 지은희와 짝을 이뤄 출전한 국가대항전인 세계여자월드컵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준우승. 그러나 신지애는 메이저대회 7차례를 포함,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35승을 올리며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린 웹과의 경쟁에서 당당하게 어깨를 겨뤄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을 또 한 번 입증했다. 3라운드 선두였던 린지 라이트(호주)에 1타차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신지애는 정교한 아이언샷과 과감한 퍼트로 챔피언조에서 출발한 웹과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전반에만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인 신지애는 각각 3타를 줄인 디펜딩 챔피언 웹과 신예 멜리사 리드(잉글랜드)와 우승컵을 놓고 경쟁했다. 후반 들어 승부의 추는 신지애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10번홀(파5)에서 1타를 줄인 신지애는 12번홀(파4)에서 홀 7m를 남기고 굴린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13번홀과 15번홀(이상 파4)에서도 버디를 보탰다. 리드는 4언더파 288타로 3위, 라이트는 1언더파 291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감, 결국 승부는 신지애와 웹의 대결로 좁혀졌다. 한 홀 뒤에서 경기를 치르던 웹은 한때 신지애에 2타차까지 뒤지기도 했지만 16번홀과 17번홀 연속 버디로 동타를 만들어 경기를 먼저 끝낸 신지애와 연장전에 들어갔다.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신지애는 같은 홀에서 열린 연장 두 번째홀에서 세컨드 샷을 홀에서 멀리 떨어진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뜨렸다. 신지애는 회심의 버디 퍼트를 시도했지만 공은 홀을 외면했고, 웹은 3m 정도의 챔피언 버디 퍼트를 떨궈 우승을 확정했다. 양희영(19·삼성전자)이 2언더파 290타로 순위를 4위까지 끌어 올렸고,LPGA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최나연(21·SK텔레콤)도 1언더파 291타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두바이데저트클래식] ‘뒷심’ 우즈 사막서 포효

    사막도 결국 호랑이의 몫이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3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에미리트골프장(파72·7301야드)에서 막을 내린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의 불꽃샷을 뿜어내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4타나 앞섰지만 1타를 줄이는 데 그친 선두 어니 엘스(남아공·12언더파 276타)를 2타차로 밀어낸 대역전극. 버디는 무려 9개나 쓸어담고 보기는 단 2개로 막았다. 이전까지 네 차례 출전했지만 지난 2006년 단 한 차례밖에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던 우즈는 이로써 대회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고,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에 이어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2주 연속 정상에 섰다. 반면 우즈에 4타나 앞선 단독 선두로 출발, 대회 네 번째 우승을 눈앞에 뒀던 엘스는 사막의 모래보다 더 뜨거운 불꽃샷을 뿜어낸 황제의 기세에 눌린 채 버디 4개를 보기 3개로 까먹어 공동 3위로 밀려났다. 공동 5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한 우즈의 역전 우승은 전반까지는 쉽지 않아 보였다.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번갈아 쳐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던 우즈는 그러나 후반 ‘버디쇼’를 시작했다.10번홀(파5)에서 가볍게 버디를 잡은 우즈는 12번홀(파4)에서 그림 같은 ‘칩 인 버디’를 성공시키더니 13번홀(파5),14번홀(파4)에서도 내리 1타씩을 줄였다. 승부수를 건 곳은 359야드짜리 17번(파4)홀. 우즈는 드라이버로 친 티샷을 그린 가장자리에 떨구더니 칩샷에 이은 버디 퍼트로 홀아웃,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18번홀(파5)에서는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 뒤로 넘긴 뒤에도 두 차례 만에 또 버디를 뽑아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일요영화] 길

    [일요영화] 길

    ●길(KBS1 명화극장 밤 12시50분) 배창호 감독의 세 번째 독립영화로, 제작된 지 2년 만인 지난 2006년 늦가을에 우여곡절 끝에 극장개봉된 작품이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남도를 떠도는 장돌뱅이의 고집스런 인생을 통해 예술가로서 감독 자신의 삶을 투영해낸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영화가에 화제가 됐던 배경은 여럿 있었다. 감독의 전작 ‘정’,‘러브 스토리’에 이어 독자적인 제작방식으로 제작비 5억원의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라는 점, 거기에 감독이 주연까지 맡아 열연했다는 점 등이다. 장터라는 장소 자체가 삶의 풍요를 대변했던 1970년대 중반. 태석(배창호)은 20년이 넘게 무거운 모루를 짊어지고 전국 각지의 장터를 떠돌아다니는 대장장이이다. 다음 장터를 향해 길을 가던 중 그는 서울에서 내려온 여공 신영(강기화)을 만난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러 가는 길이라면서도 빨간 코트에 큼지막한 스마일 배지를 달고 있는 신영은 첫눈에도 좀 모자라 보인다. 신영을 버스타는 곳까지 데려다주는 길에서 태석은 어느새 옛날을 떠올린다.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던 사랑했던 아내, 그 아내가 지키고 있기에 아늑한 안식처가 됐던 작은 초가집, 그리고 둘도 없는 친구 득수…. 그러나 지난 20년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떠돌게 만들었던 득수의 배신을 회상하는 길 위에는 그리움과 미움이 뒤섞인 감정들로 얼룩진다. 나란히 함께 걷는 여자 신영이 다름아닌 원수가 돼버린 득수의 딸임을 알게 되면서 마음 한켠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진다. 개봉관에서 금방 간판을 내렸지만 개봉 당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1982년 ‘꼬방동네 사람들’로 데뷔한 이후 ‘깊고 푸른 밤’‘고래사냥’‘기쁜 우리 젊은 날’ 등 메가톤급 히트작을 줄기차게 내놓은 감독에게 ‘길’은 17번째 장편. 수묵담채처럼 질박하고 소박한 화면은 삶의 멍에를 벗어 버리지 못한 채 방황하며 살아가는 나약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깊은 시선으로 은유해 냈다. 흐뭇하고 넉넉한 배경도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이다. 변산반도의 너른 뻘밭, 구례 산수유 마을, 함평 오일장, 강원도 산간 너와집들…. 감독이 직접 다리품을 팔며 전국을 뒤져 찾아낸 그림 같은 풍경들에 가슴 속 매듭이 소리 없이 녹아내린다.2005년 필라델피아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6국] 조치훈,일본 기성전 2국 승리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6국] 조치훈,일본 기성전 2국 승리

    제10보(192∼202) 조치훈 9단이 일본 랭킹 1위 기전인 기성전 도전2국에서 승리하며 1국의 패배를 설욕했다. 지난달 30∼31일 일본 시마네현 마스다시에서 열린 제32기 기성전 도전 7번기 제2국에서 조치훈 9단은 타이틀 보유자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을 248수만에 백불계로 제압했다. 이로써 야마시타 9단은 지난 2년간 지켜왔던 타이틀전 무패행진을 마감했다. 명인전, 본인방전과 함께 일본 3대 기전으로 불리는 기성전은 우승상금 4200만엔(약 3억 4000만원)으로 일본 국내 기전 중 최대규모.2000년 이후 일본 3대 기전과 인연이 닿지 않았던 조치훈 9단은 통산 73회 우승과 함께 9번째 기성 등극을 노리고 있다. 흑이 195로 단수를 치자 백은 패를 피하기 힘든 모양이 되었다. 물론 백은 (참고도1) 백1로 잇는 변화도 생각할 수 있지만, 흑이 2를 선수한 뒤 4로 젖히면 백도 두 눈을 낼 수 없는 모양이 된다. 이 그림은 오히려 백이 겁나는 수상전. 따라서 실전의 진행은 거의 필연인데, 흑이 199로 패를 따냈을 때 곧바로 백200으로 단수를 친 것이 흑에게 기회를 준 완착이다. 백으로서는 (참고도2) 백1로 팻감을 쓰는 것이 보다 알기 쉬웠다. 흑이 2로 이으면 백의 요석을 잡으며 중앙 흑대마가 모두 살아가지만, 백3으로 상변 흑을 포획하는 것으로 백은 충분히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과연 강유택 초단이 기회를 살리는 길은 무엇일까? (199…▲,201…192)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무대, 황혼에 물들다

    무대, 황혼에 물들다

    23일 오후 서울 충무아트홀에서는 뮤지컬 ‘러브’(2월1일∼24일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의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었다. 양로원 노인들의 사랑을 담은 이 작품의 출연자 평균 연령은 61.6세. 분홍·보라·주홍·파랑의 반짝이 의상에 흰색 부츠를 차려입은 할머니 배우들이 등장했다. 이들이 그룹 아바의 ‘댄싱퀸’을 부르며 춤을 추자 연습실 여기저기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연출자, 에이콤의 윤호진 대표는 “아마추어 배우를 뽑으며 기대 반 우려 반이었는데 그건 기우였다.”고 말했다.“‘이런 노인들이 가만히 집에 있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싶을 정도로 그 열정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형사반장, 교수님 배우에 부부배우까지 ‘러브’에서는 20여명의 일반인 배우가 더 빛난다. 노래솜씨며 대사 처리, 표정 연기 모두 기존 배우 못지않다. 최연장자인 형사반장 출신 이윤영(77)씨는 이번 공연으로 언론에 여러번 얼굴을 알린 스타(?). 젊을 땐 하루에 영화를 세 편씩 본 영화광이었다는 이씨는 “그렇게 좋아하던 뮤지컬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다음에는 이미 늙어 동경만 했었는데, 꿈이 이뤄지니 뭐든 재미있다.”고 말했다. ‘교수님’ 배우도 있다. 대학에서 물리를 가르치는 오윤식(55)씨는 성악이 꿈이었지만 교회 성가대에 서본 게 무대 경험의 전부. 그는 “캐릭터에 맞게 연기를 하는 건 또 다른 어려움”이라고 긴장감을 토로했지만 미국에 사는 아들과 부인이 공연을 보러올 거라며 한껏 설레고 있었다. 부부 배우도 활동 중이다. 주부 윤이남(63)씨는 남편 권영국(68)씨와 함께 ‘러브’에 참여하고 있다. 치매 할머니 역을 맡아 남들 노래할 때 멍하니 하늘 보고 웃기만 하던 윤씨는 “답답하죠. 노래하고 싶고 연기하고 싶은데….”하며 아쉬워했다. 그는 “물 먹고 오면 까먹고 화장실 갔다 오면 까먹는데 그래도 남편과 함께 격려해주면서 하니 너무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황혼으로 접어드는 이들의 얼굴이 말갛게 빛나고 있었다. 환하게 부서지는 조명 탓만은 아니었다. ●여든에 반한 열아홉,60대‘가족의 발견’도 현재 공연가에 ‘실버 세대’ 소재는 이뿐만이 아니다.1987년 초연,2003년부터 박정자가 합류한 연극 ‘19 그리고 80’(3월5일까지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도 뮤지컬로 옷을 갈아입었다. 17번의 자살 경력,‘꽝’하는 다이너마이트의 굉음을 숭배하는 청춘 해럴드(이신성)는 곧 여든이 되는 할머니 모드(박정자)를 만나며 인생관을 수정한다. 모드는 기발한 상상력과 촌철살인의 지혜를 해럴드에게 전해주는 생기발랄한 할머니. 해럴드는 모드에게서 이분법에 갇히지 않는 법, 춤추는 법, 즐거움을 알아보는 법 등을 배운다. 그리고 이내 모드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모드는 ‘다음 단계’로 이동할 준비를 한다.“난 이미 살아버렸고 넌 이제 삶을 시작했을 뿐이야. 넌 내가 심은 나무야. 넌 더 자라야 해.” 감동은 노배우의 몫, 화려한 기교와 웃음은 멀티맨으로 출연하는 배해선, 이건명의 몫이다. 배우 양택조, 사미자가 부부를 이룬 ‘늙은 부부 이야기’(2월10일까지·대학로 소극장 축제)는 2003년부터 초연된 대학로 인기레퍼토리. 예순살 두 할아버지의 우정을 담은 ‘아주 특별한 초대’(25일∼4월 6일·소극장 예술정원)는 황혼에 발견한 새로운 가족을 그린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책꽂이]

    ●2008년도 제3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권여선 외 지음, 문학사상사 펴냄) 대상 수상작인 권여선의 단편 ‘사랑을 믿다’와 그가 뽑은 대표작 ‘내 정원의 붉은 열매’가 실렸다. 우수상 수상작 정영문의 ‘목신의 어떤 오후’, 하성란의 ‘그 여름의 수사(修辭)’, 천운영의 ‘내가 데려다줄게’ 등도 함께 묶었다.1만 1000원.●헤럴드 블룸 클래식(윌리엄 셰익스피어 등 지음, 헤럴드 블룸 엮음, 정정호 외 옮김) 서양 문학비평계의 거장 헤럴드 블룸이 엄선한 고전들로 엮은 책. 에밀 졸라, 오스카 와일드, 니콜라이 고골 등의 단편 41편과 이솝, 윌리엄 셰익스피어, 월리스 스티븐스 등의 시 83편을 만날 수 있다.2만 9500원.●뚜벅이 반추(장윤우 지음, 목훈문화사·현대시단사 펴냄) 196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의 12번째 시집. 표제작 ‘뚜벅이 반추’ 등 70여편이 실린 이 시집은 고희를 넘긴 시인이 자신의 이름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살아온 삶을 가감없이 고백하고 있다.9000원.●마교사전(전2권, 한소공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민음사 펴냄) 1968년 문화혁명 때 후난(湖南)성 미뤄(汨羅)현이라는 산골 마을에 하방(下放·지식인 정신개조 운동)됐던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 소설. 시골 마을 마차오(馬橋) 사람들이 쓰는 사투리를 ‘사전’이라는 형식을 통해 언어 밑바탕에 깔린 인간 본연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본다. 각권 1만원.●임을 부르는 물소리 그 물소리(오세영 지음,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투명한 시심이 돋보이는 시인의 17번째 시집. 지난해 출간된 ‘오세영 시전집’에 실었던 것을 단행본으로 묶었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압록에서 낙동까지 한반도 전역의 산하를 노래한 108편의 시가 실린 ‘국토시집’이다.8000원.●나는 고백한다(이재운 지음, 예담 펴냄) ‘소설 토정비결’로 친숙한 작가가 조선 초 권신 정도전을 소재로 쓴 역사소설. 정도전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의 죽음으로 결국 미완으로 남은 요동 정벌 계획의 역사적 의미를 재구성했다.9800원.●바람과 그림자의 책(마이클 그루버 지음, 박미영 옮김, 노블마인 펴냄) 해양생물학 교수와 록 밴드 매니저, 공무원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작가가 셰익스피어의 삶을 재조명하며 그의 미발표 희곡을 찾으려는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을 그려낸 본격 팩션 스릴러소설.1만 3800원.
  • [여자월드컵골프대회] 신·지듀오 “아깝다”

    한국여자골프가 세계 정상의 문턱에서 필리핀의 막판 추격에 물러났다. 신지애(19·하이마트)와 지은희(22)가 짝을 이룬 한국대표팀은 20일 남아공 선시티의 게리플레이어골프장(파72·6466야드)에서 막을 내린 세계여자월드컵골프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필리핀에 2타차로 역전패했다. 두 선수가 각각 플레이를 펼쳐 홀마다 좋은 스코어를 팀 성적으로 삼는 포볼 방식으로 치러진 이날 한국은 신지애가 이글 1개와 버디 2개를 뽑아내고 지은희가 버디 1개를 보태 4타를 줄였지만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로 필리핀(18언더파 198타)에 재역전극을 펼치는 데 실패했다. 2005년 첫 대회 때 준우승,2회 대회 5위, 그리고 지난해 3회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세계 정상급 실력을 입증했던 한국은 1,2라운드에서 내리 선두를 달려 우승 문턱까지 갔지만 끝내 한 걸음이 모자랐다. 첫날 단독 선두 뒤 2라운드에서 필리핀에 공동 선두를 허용한 게 영 불안했던 터. 결국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6승을 합작한 도로시 델라신과 제니퍼 로살레스의 노련미에 말려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로살레스가 1번홀(파5)에서 이글성 버디를 잡아낸 데 이어 4번홀(파4)에서 1.5m짜리 버디를 뽑아내는 동안 신-지 조는 거듭된 버디 기회를 놓쳐 2타차 2위로 밀려났다.5번홀(파5) 필리핀이 보기로 홀아웃하자 신지애가 ‘칩인 이글’로 1타차 단독 선두를 되찾은 뒤 6번홀(파4)에서 신지애가 2.5m 거리의 버디를 또 떨궈 우승은 실현되는 듯했다. 그러나 필리핀은 로살레스가 11∼12번홀 연속 버디로 따라 붙은 뒤 난조에 시달리던 델라신까지 15번홀 버디에 이어 16번홀 칩샷 버디, 그리고 17번홀 5m 버디를 뽑아내며 2타차 리드를 다시 잡으며 흐름을 가져갔다. 한국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신지애가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쪽 바위를 맞고 그린으로 튀어 오르는 이글 기회를 맞았지만 버디에 그쳤고, 챔피언 퍼트에 나선 델라신이 쐐기를 박는 버디로 2타차 승부를 확인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