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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대 독지가, 55억 KAIST 기부 “이름 밝히면 도로 가져갈 겁니다”

    익명의 독지가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거액의 재산을 기탁했다. KAIST는 7일 신원을 밝히지 않은 80대 남성이 지난 6일 서남표 총장을 만나 학교와 국가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현금과 주식, 채권 등 55억원 상당의 동산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기부자는 자신의 신분 노출을 꺼려 학교가 아닌 자신이 지정한 장소에서 서 총장에게 기부금을 전달했다. ●“KAIST 개혁 노력에 공감 기부 결정” 이 독지가는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면 쾌척한 재산을 환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원수 KAIST 홍보실장은 “(기부자가) 자신에 대한 인적사항를 밝히지 않았고, 알리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면서 “다만 교수들의 연구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KAIST에 기부를 결정한 배경은 KAIST의 개혁노력과 발전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수 연구·학생들 위해 사용 기부자는 기부 사실이 공개되는 것을 처음부터 사양했지만 서 총장이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설득, 자료 배포는 승낙했다는 후문이다. 서 총장은 “KAIST를 위해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은 기부자의 마음에 가슴 속 깊은 울림을 느꼈다.”면서 “기부자의 취지에 따라 교수들의 연구와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기부금은 KAIST에서 고액 기부로는 역대 7번째, 2006년 7월 서 총장 임기 중 이뤄진 기부로는 6번째로 많은 액수다. 최고액 기부는 지난 2008년 8월 한의학계 원로인 류근철 박사의 578억원으로, 당시 부동산과 소장 골동품 등을 전달했다. 2001년과 2009년에는 정문술 전 미래산업회장과 김병호 서전농원 대표가 각각 30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고액 기부자 대부분이 학계와 재계 등에서 활동해 과학기술 발전과 우수 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염원한 반면 일반 시민의 고액 기부는 2010년 100억원을 기부한 오이원 여사 이후 2번째다. KAIST는 서 총장 부임 후 발전기금 유치에 적극 나서 이달 현재 KAIST 발전기금은 기부자 7387명(해외 14명 포함)에, 1737억 5000만원에 달하고 있다. 2006년 말 기준 59억원과 비교해 30배 증가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하반기 한국경제 어디로] 피치, 韓 신용등급 ‘AA-’로 한 단계 상향

    무디스와 더불어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피치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더블 A 등급을 회복한 것은 처음이다. 피치 기준으로 일본이나 중국보다 신용등급이 높아진 것도 처음이다. 다만 피치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상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무디스가 우리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올렸다. Aa3와 AA-는 같은 등급이다. 피치의 등급 상향은 2005년 10월 ‘BBB+’에서 ‘A+’로 올린 이후 7년 만이다. ‘AA-’ 등급 회복은 1997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로써 3대 신평사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A’ 등급)를 제외하고는 모두 환란 이전 수준으로 등급이 되돌아갔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신평사들이 등급을 판단하는 일반적인 기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S&P 역시 (등급 상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피치는 중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A+ 등급을 유지해, 우리나라가 한 등급 더 높아졌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에 이어 7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피치는 우리나라가 실물·금융 안정성과 튼튼한 거시경제정책 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등급 상향의 이유로 들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과 단기외채 비중 축소, 외화보유액 증가 등 대외건전성 개선도 높게 평가받았다. 그러나 피치는 우리나라 성장률이 올해 2.5%에 그친 뒤 내년에는 3.6%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보다 0.3% 포인트 내려잡은 것이다. 무디스 역시 지난달 27일 유로존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우리나라 성장률이 3.0%에서 2.5%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공기업 부채, 가계부채 등을 한국 경제의 취약요소로 지적했다. 이두걸·김양진기자 douzirl@seoul.co.kr
  • [한화금융클래식] 유소연, 역시 메이저퀸… 후반 줄버디로 맹추격

    지난해 미여자프로골프(LPGA)에 진출하기도 전에 US여자오픈 챔피언에 올랐던 유소연(22·한화).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 한화금융클래식 첫날 후반 맹타로 ‘메이저 퀸’의 저력을 뽐냈다. 유소연은 6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골프장(파72·6564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5언더파 67타의 데일리 베스트로 단독 선두에 오른 김소영(25·핑골프)에게 3타 뒤진 공동 6위. 대회에 초청된 6명의 US오픈 챔피언 가운데 유일하게 ‘톱 10’에 들었다. 전반 7번홀(파5) 보기로 1타를 잃은 유소연은 그러나 후반 들어 타수를 줄여나갔다. 10번홀 첫 버디에 이어 11번홀(이상 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핀 1m도 되지 않는 지점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그 뒤에도 2타를 더 줄인 유소연은 16번홀(파4)에서 보기로 주춤했지만 더 이상 타수를 잃지 않았다. 올해 LPGA 투어에 정식 데뷔한 뒤 국내 대회에 첫 출전한 유소연은 “국내를 떠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잔디가 생소해 깜짝 놀랐다.”며 “후반에는 제 플레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최나연(25·SK텔레콤)은 1오버파 73타를 적어내 지은희(26·캘러웨이), 양수진(21·넵스) 등과 공동 22위에 올랐다. 3·4번홀 연속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후반 변덕스러운 바닷바람에 고전해 더블보기 2개를 범했다. 그는 “오늘 자신감도 있고 컨디션도 좋아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는데, 바람이 계속 바뀌어 클럽 선택에 애를 먹었다.”며 “오늘 일은 잊고 내일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최나연과 동반 출전한 국내 시즌 3승의 김자영(21·넵스)은 버디 없이 보기만 5개를 기록해 71위(5오버파 77타)에 그쳤다. 올해 국내 대회에 첫 출전한 박세리(35·KDB금융그룹)는 2오버파 74타를 써내 공동 36위. 지난 2006년 투어 데뷔 이후 첫 우승의 기회를 잡은 김소영은 “오랫동안 우승은 없었지만 ‘난 늘 잘하고 있다’고 주문을 넣고 있다.”며 생애 첫 승의 열망을 조심스럽게 비쳤다. 태안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년차의 첫키스… 김지현 KLPGT 우승

    2년차의 첫키스… 김지현 KLPGT 우승

    ‘2년차’ 김지현(21·웅진코웨이)이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일 경기 포천의 일동레이크 골프장(파72·6509야드)에서 막을 내린 KLPGT LIG손해보험클래식 마지막날 3라운드. 김지현은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5개를 뽑아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가 된 김지현은 이날 하루 5타를 줄이며 맹추격한 2위 이정민(20·KT)을 2타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투어 우승과 함께 1억원의 상금을 따냈다. 2009년 말 프로에 데뷔해 2010년 2부 투어 생활을 하다 지난해 1부 리그로 승격, 2년째 KLPGT 멤버 생활을 하고 있는 김지현은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대회 공동 9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올 시즌에도 지난달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도 통산 두 번째 ‘톱 10’에 들었지만 역시 9위의 벽을 넘지 못했다. “평소 신지애의 집중력과 타이거 우즈의 승부 정신을 존경해 왔다.”는 김지현은 “9위의 벽을 깨서 기쁘다. 올해 상금왕·다승왕 경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2위 홍진주(29·비씨카드)에 1타차, 양수진(21·넵스), 최혜용(22) 이정민 등 3위 그룹에 2타차 단독선두로 3라운드를 맞은 김지현은 1번홀(파4)에서 버디를 뽑아낸 뒤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후반 첫 홀인 10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보태 2위 그룹과의 타수차를 4타로 벌린 김지현은 그러나 16번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렸지만 3퍼트로 1타를 잃은 것. 이정민은 같은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한뼘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 김지현과의 거리를 2타차로 좁혔다. 그러나 김지현은 17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2.5m에 붙인 뒤 버디 퍼트에 성공,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스무살의 줄버디… 이상희 KPGA선수권 우승

    스무살의 줄버디… 이상희 KPGA선수권 우승

    스무 살 청년 이상희(호반건설)가 데뷔 2년 만에 생애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일 전남 나주 해피니스 휴먼·해피코스(파72·7125야드)에서 끝난 해피니스-광주은행 제55회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 이상희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쓸어담은 끝에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사흘 전 태풍과 비로 첫날 라운드가 취소된 뒤 전날 2라운드 중간합계 7언더파 공동 8위로 1번홀에서 출발한 이상희는 첫 홀(파5)부터 기분 좋게 첫 버디를 뽑아내더니 전반홀에서만 3타를 줄이며 우승을 조심스럽게 예감했다. 예감이 현실로 된 건 13번홀(파4). 후반 첫 홀인 10번홀에서 1타를 더 줄인 이상희는 13번홀(파5)에서 280야드짜리 드라이버 티샷에 이어 두 번째 샷을 핀 7m에 붙인 뒤 두 차례 퍼트 만에 공을 홀에 떨궈 5번째 버디를 잡아냈다. 단독 선두가 된 이상희는 17번홀(파5)에서도 유틸리티로 친 두 번째 샷을 핀 6m에 붙인 뒤 또 버디를 잡아내 사실상 승부를 끝냈다. 전날 10언더파로 선두를 달리던 강경남(29·우리투자증권)은 2타를 까먹어 공동 12위로 밀려났고 8언더파 공동 2위로 전역 신고 우승을 노리던 김대섭(31·아리지골프장)도 이븐파에 그쳐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로 같은 순위에 그쳤다. 이상희는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루키이던 지난해 10월 NH농협오픈에서 우승할 당시(19세 6개월) 김비오(22·넥슨)의 투어 최연소 우승을 갈아치운 주인공이다. 이번 대회에서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우승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은 한장상(72) KPGA 고문이 1960년 8월 7일 우승할 당시 세웠던 20세 4개월 10일이고 이상희는 이틀 늦은 20세 4개월 12일로 이날 대회 우승컵을 안았다. 이상희는 “전체적으로 샷이 잘됐다. 아차 하면 실수할 만한 코스였다. 그래서 안전하게 공략하려 했는데 치다 보니 공격적으로 하게 됐다. 잘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우승 상금 1억원과 함께 KPGA 선수권 영구 시드를 받은 이상희는 “이달 말 일본 퀄리파잉스쿨을 치르려 일본에 건너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나주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위안부 증거 있다] “내가 산증인…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한가”

    [위안부 증거 있다] “내가 산증인…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한가”

    일본군 위안부를 강제 동원한 증거가 없다는 일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의 망언이 전해지자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은 “국가 간의 이해를 떠나 패륜의 극치”라며 분노했다. 강제동원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파렴치한 일본의 행보에 “내가 강제 동원의 산증인이다.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한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경술국치 102주년인 29일 오후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037번째 수요집회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7)·길원옥(85) 할머니는 “증거가 필요하면 우리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하라. 이렇게 증인들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길 할머니는 “나만 해도 일본 육군 제15사단을 따라 싱가포르, 타이완, 홍콩, 말레이시아 등지를 끌려다녔다.”면서 “지금까지도 그때 그 악몽 같은 기억이 생생하게 머릿속에 남아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김 할머니는 “민간인이 (위안부로 강제 동원된) 그 어린 소녀들을 다 데리고 (위험한 전선을) 다닐 수가 있느냐.”면서 “일본 정부가 주도하지 않았다는 말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 억지”라고 말했다. 일본 정치인들의 잇단 망언에 피해 할머니들은 공분했다. 대구에 머물고 있는 이용수(83) 할머니는 “역사의 산증인인 나와 다른 할머니들이 엄연히 살아있는데 일본이 이젠 있던 일까지 없는 일로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파렴치한 일본의 정치인들이 인륜의 문제를 정치의 소도구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檢 “朴·梁 수시로 문자… 송금내역 등 위변조 가능성 염두”

    민주통합당 공천헌금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양경숙(51·구속) 인터넷방송 ‘라디오21’ 편성본부장과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사이에 총선을 전후해 대량의 문자메시지가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양씨가 함께 구속된 세무법인 대표 이규섭(57)씨, 사업가 정일수(52)씨, 서울시 강서시설관리공단 이양호(55) 이사장 등 3명으로부터 입금받은 32억여원을 총선 전인 지난 1~2월 모두 인출했으며 이 가운데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민주당과 복수의 친노 측 인사에게 전달된 사실도 확인했다. 양씨가 공천을 대가로 자기 회사에 투자할 것을 민주당 인사에게 이메일로 권유했다는 의혹도 새롭게 제기됐다. 검찰 관계자는 29일 “통신사와 금융기관 협조를 얻어 사건 관련자들의 휴대전화 통화 및 문자 내역, 계좌 송금내역 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송금기록과 문자메시지가 조작되거나 변조된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해 진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검찰은 압수물 분석 등 수사진행 과정에서 위·변조 가능성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 3명 “양씨가 공천 약속” 검찰은 양씨와 함께 구속된 3명으로부터 “양씨가 공천 약속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세무법인 대표 이씨와 사업가 정씨는 이 이사장이 양씨에게 소개해 준 것으로 파악했다. 양씨가 4·11 총선을 다섯 달 앞둔 지난해 12월 한 친노계 민주당 인사에게 자기 회사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날 MBC 보도에 따르면 양씨는 이메일에서 “선거 로고송 제작이나 탑차 납품 사업에 15억원을 투자해달라.”면서 “(그렇게 하면)네티즌 몫 비례대표 한 자리를 가져가게 될 것…아마 (비례대표)13~17번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 대변인은 “양씨가 보냈다는 이메일 내용이 신빙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면서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문자 메시지 도용 당해” 한편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자신이 4·11 총선 비례대표 공천 희망자에게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박지원이 밀겠습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며 누군가 번호를 도용해 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자신이 피의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온 시간에는 광주에서 김포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해 있었다며 해당 항공사의 탑승사실 조회서까지 공개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3) 인천 영종도 용궁사 느티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3) 인천 영종도 용궁사 느티나무

    1300살 된 느티나무를 찾아간 인천 영종도 백운산 자락의 용궁사에는 손님이 여럿 있었다. 전각에 남은 현판에서 백여 년 전 이곳에 머물렀던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손길을 확인하기 위해 죽은 나무의 나이를 측정하려는 충북대 목재종이과학과 박원규 교수와 죽은 나무가 다시 사람의 곁에서 오래 살도록 나뭇결에 혼을 불어 넣는 무형문화재 목조각장 제49호 한봉석 선생이다. 약속도 없이 같은 시간에 스님의 요사채에 모여 앉아 살아 있는 나무에서부터 죽은 나무, 죽어서 사람살이와 더불어 더 긴 세월을 살아가는 문화재로서의 나무에 이르기까지, 나무의 일생에 대한 갖가지 흥미로운 대화를 나눴다. 대관절 사람살이에 나무의 유효기간은 얼마나 될 것인가를 짚어 보게 하는 특별한 광경이었다. ●원효대사가 지은 용궁사를 지켜온 상징 “오래된 목재에서도 50년 정도의 나이테만 확인할 수 있으면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어요. 나이테에는 기후를 중심으로 한 이 땅의 변화가 고스란히 남거든요. 기후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나이테가 형성된 시기를 확인하는 겁니다.” 용궁사 현판의 나이를 측정하기 위해 절집을 찾은 박원규 교수는 죽은 나무의 나이 측정법을 그렇게 설명했다. 세도정치의 풍랑을 피해 흥선대원군은 한양에서 가깝지만 사람의 발길이 잦지 않은 영종도에 자주 들렀고 이곳 용궁사에 머물렀다. 용궁사 편액은 그가 남긴 뚜렷한 흔적이다. 첨단 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서 천년 고찰을 찾을 수 있다는 건 의외일 수 있다. 그러나 용궁사는 흥선대원군의 예에서 보는 것처럼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이어서 우리 역사의 흔적을 적잖이 찾을 수 있다. 흥선대원군의 편액이 전부는 아니다. 그보다 훨씬 오랜 역사를 가리키는 증거는 바로 130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의 흔적을 갖고 서 있는 인천시 기념물 제9호 용궁사 느티나무 한 쌍이다. “언제 심은 나무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은 없어요. 아마 우리 절을 처음 세운 분이 1300년 전의 원효대사라는 걸 바탕으로 짐작한 이야기이지 싶어요. 나무가 그때부터 저 자리에 있었다고 보는 거죠.” 용궁사에 주석한 지 1년 됐다는 주지 능해(能解) 스님의 이야기다. 스님은 절집의 여러 전각 못지않게 나무가 용궁사를 지켜온 상징이라고 덧붙였다. ●전각 사이에 두고 마주한 할배·할매나무 용궁사는 신라 문무왕 10년인 서기 670년에 원효대사가 세웠다고 전한다. 처음에는 구담사(瞿曇寺), 백운사(白雲寺)라고 불렀는데 조선 철종 5년에 흥선대원군이 중건하면서 용궁사(龍宮寺)라고 이름을 바꾸었다. 천년 고찰 용궁사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생명은 역시 요사채 양쪽에 서 있는 한 쌍의 느티나무다. 절집을 찾는 사람들은 나무를 할배나무 할매나무라 부른다. 할매나무는 뿌리 부분에서부터 줄기가 둘로 갈라졌는데 갈라진 두 줄기 모두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둘로 나뉜 줄기 가운데 비교적 굵은 줄기에서 뻗어나온 몇 가닥의 가지에만 간당간당 생명이 붙어 있다. 할배나무는 내외하는 노부부들처럼 고개를 돌리고 무뚝뚝하게 우뚝 선 채로 할매나무 쪽을 흘금거리는 눈치다. 예전에 나무가 젊었을 때는 더 많은 가지가 할매나무 쪽으로 뻗었다고 한다. 전각을 가운데 두고 마주 보고 서 있는 모습이나 서로를 향해 가지를 뻗은 모습에서 사람들은 정겨운 부부의 인상을 얻은 것이지 싶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아낙네들이 할배나무에 기원을 올리면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부부처럼 정겨운 나무 풍경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혹은 부부의 연을 가진 나무가 적지 않다. 이번 태풍 볼라벤의 습격으로 큰 가지가 부러진 보은 정이품송과 그의 정부인으로 불리는 보은 서원리 소나무가 대표적인 예다. 또 1500살 된 삼척 늑구리 은행나무와 1100살 된 영주 금성단 은행나무도 부부의 연을 맺고 살아온 나무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대개의 경우 남성형의 나무는 중심 줄기가 우뚝 서고 여성형의 나무는 작은 키에 줄기가 둘로 갈라진 형태이기 십상이다. 옛 사람들의 성(性)에 대한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용궁사 느티나무도 그렇다. 하나의 줄기가 우뚝 선 나무가 할배, 줄기가 둘로 갈라진 채 다소곳이 서 있는 나무가 할매나무다. ●강인한 생명력으로 세상의 모든 생명 품어 할배나무는 키가 20m쯤 되고 줄기 둘레는 6m쯤 된다. 줄기의 상당 부분은 썩어 문드러져 충전물로 메운 수술 흔적이 줄기의 절반이 넘는다. 할매나무는 할배나무에 비하면 왜소해 보인다. 물론 할매나무도 젊은 시절에는 할배나무 못지않게 우람했겠으나 이제는 연명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지경이다. 용궁사 느티나무는 마을의 당산나무였다고 한다. 용궁사를 찾아온 사람들이 나무에 절을 올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절집에서 가장 공경받는 상징이라 할 만하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을 품어 안는 게 중도(中道)예요. 산에서는 산이 주인인 것처럼 마을에는 당연히 마을의 수호신인 나무가 주인이지요. 삼라만상 모두에 담긴 불성을 찾아나가는 게 불가의 도리입니다. 하나의 테두리 안에 널리 포용해야 하겠지요.” 능해 스님은 ‘중도’ 이야기를 들어 세상의 모든 생명을 함께 품어 안고 살아가는 게 불가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나무가 긴 세월 동안 절집을 평안하게 지켜온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글 사진 영종도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가는 길 인천 중구 운남동 667번지 용궁사 내. 서울에서 출발해 영종도에 들어가려면 영종대교를 이용하는 게 좋다. 영종도에 들어선 뒤 처음 나오는 교차로인 금산교차로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간다. 금산교차로에서 중산동 방면으로 1.3㎞쯤 가면 운남교차로가 나온다. 여기에서 우회전해 마을 길로 들어선다. 길이 좁아 마주 오는 차와 교행이 되지 않으니 조심해서 700m쯤 간다. 길 양옆에 자그마한 식당이 나오는 지점에서 유턴하듯 우회전해서 산길로 800m 들어가면 용궁사에 이른다.
  • [프로야구] 잘랐다, 잘할까

    [프로야구] 잘랐다, 잘할까

    타이밍이 이상하다. 프로야구 한화의 한대화(52) 감독 경질 얘기다. 한화는 28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한 감독이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28일 대전 넥센전부터 한용덕 수석코치의 대행 체제로 올시즌 남은 경기를 치른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올해가 3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한 감독과의 재계약은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한 감독의 경질설이 나돌았지만 그때마다 “한 감독과 올 시즌 끝까지 같이 간다.”는 게 한화 프런트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정규리그를 한 달가량 남긴 지금, 갑작스레 칼을 빼들었다. 문제는 높아도 너무 높은 구단의 눈높이였다. 올해 한화는 김태균(30)과 박찬호(39), 자유계약(FA)선수로 풀린 송신영(35)을 잇따라 영입하며 통큰 지원을 했다. 구단 내부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졌다. 그러나 야구는 에이스와 4번타자로만 하는 게 아니다. 팀 성적이 제대로 나오려면 꾸준한 투자와 코칭스태프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이다. 한 감독은 최근 “시범경기 후 전력분석팀에서 8개 구단 전력을 비교했더니 우리가 7위로 나왔다. 야수진 전체의 기량이 다른 팀보다 떨어졌다. 그런데 고위층에서 전력분석이 잘못됐다며 다시 작성하라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4강 전력이라고 자신하던 팀이 하위권을 맴돌자 팀내 불신은 더욱 심해졌다. 지난 5월 한 감독이 직접 데려온 이종두 수석코치, 강성우 배터리 코치 등을 구단이 2군으로 내려보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한 감독의 레임덕도 빨라졌다. 외국인선수 교체 등을 놓고서도 감독보다는 구단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면서 상황은 돌이킬 수 없게 됐다. 이후 한 감독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구단 수뇌부는 임기 보장을 약속하며 만류했다. 당시 정승진 사장, 노재덕 단장은 빈약한 선수층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기대치를 높게 잡았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정규리그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한 한화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잠시 반등하기도 했지만 이달 초 5연패, 최근 4연패 등으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한 감독에게 묻게 됐다. 어쩌면 당연한 수순인지 모른다. 하지만 31년 프로야구 역사를 돌이켜보면 시즌 도중 사령탑 경질은 약보다 독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중도 퇴진한 감독 8명 중 6명이 LG, 롯데, KIA 소속이었다. 하위권을 헤맸던 이 팀들은 잦은 감독 교체로 오히려 악순환을 불러오는 일이 많았다. 당장 성적이 오르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팀 리빌딩이나 팀원들의 사기 저하로 ‘골병’드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 감독은 시즌 도중 하차한 역대 32번째 감독으로 기록된다. 그중에서도 시즌 막판인 8월 이후 물러난 역대 7번째 감독이다. 25명 중 대부분이 6~7월 사령탑에서 물러난 것을 감안하면 한 감독의 사퇴 시기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한 감독은 이날 오후 마지막 미팅을 위해 대전구장을 찾았다. 착 가라앉은 분위기의 선수들에게 한 감독은 “나는 괜찮다. 너희들은 야구할 날이 앞으로도 많이 남아 있으니 남은 경기를 잘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LG-두산(잠실), 롯데-SK(문학), 넥센-한화(대전), 삼성-KIA(군산) 네 경기 모두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취소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정몽구 회장 “확실한 품질로 美서 제값 받자”

    정몽구 회장 “확실한 품질로 美서 제값 받자”

    ‘일본 차의 파상적인 물량 공세를 엄격한 품질로 막아내라.’ 공장 설립 이후 7번째로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을 찾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특명’은 ‘엄격한 품질관리’와 ‘제값 받기’였다. 그동안 방문 때마다 각종 주문이 있었지만 ‘제값 받기’에 방점을 둔 것은 처음이다. 품질관리로 일본업체들의 파상적인 공세와 유로존 재정위기 파고를 넘고, 제값도 받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22일(현지시간) 조지아공장을 둘러보며 “미국의 자동차 수요 증가에 따른 현대기아차의 공급물량 부족을 해소하는 데 조지아공장의 정상적인 차량 공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확실한 품질 점검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차량 공급을 통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또 “미국시장에서 ‘제값 받기’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품질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면서 “3교대 등으로 생산물량이 늘어나는 것만큼 품질 수준도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이 품질을 한층 더 강조한 것은 자칫 물량 확대 과정에서 품질이 저하돼 제값 받기 정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노는 땅 기부합니다” 서대문 ‘착한공간나눔’ 활기

    서대문구가 추진하는 공간 기부사업 ‘착한 공간 나눔’이 활기를 띠고 있다. 공공시설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 유휴 공간도 잇따라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구는 23일 신촌동 대신교회 회의실에서 공간 나눔 협약식을 가졌다. 대신교회는 예배당과 식당을 주민에게 예식장으로 개방하고 사정이 어려운 부부나 다문화가정에는 주례도 지원해주기로 했다. 구는 지난 4월 서부제일교회와 처음 공간 나눔 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번이 7번째 협약이다. 서부제일교회는 교회주차장과 문화센터 도서관, 주차장 등을 개방한 바 있다. 구는 2010년 7월 문석진 구청장 취임 이후부터 구 청사 건물 안의 각종 회의실과 광장을 주민에게 무료로 개방해왔다. 최근에는 서울시로부터 공공시설 공간개방 시범구로 지정돼 1억 12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인터넷 예약시스템을 활용해 앞으로 50여개 시설을 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할 계획이다. 문석진 구청장은 “공공시설의 개방은 물론 민간 부문 시설 개방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박치기왕’ 김일의 고향 전남 고흥 거금도

    ‘박치기왕’ 김일의 고향 전남 고흥 거금도

    남도에 가서 자랑하지 말아야 할 게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고흥에서 힘자랑 말라는 겁니다. 갯바람 맞고, 갯것 먹으며 자란 고흥 사내들의 골격이 하나같이 단단하고 힘 또한 장사라는 뜻일 테지요. 여기서 ‘고흥’은 구체적으로 거금도(居島)를 뜻한다는 게 현지인들의 대체적인 인식입니다.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김일의 고향이기도 하지요. 건장한 사내의 너른 가슴팍을 닮은 섬, 그곳에서 마주하는 풍경 또한 거칠고 호방합니다. ●‘전설의 프로레슬러’ 김일 선수가 나고 자란 곳 전남 고흥이 장사의 고장으로 알려지게 된 데에는 씨름으로 명성을 얻었던 배경이 깔려 있다. 고흥은 전북 완주의 봉동읍과 더불어 씨름으로 유명했다. 특히 거금도 출신의 사내들이 곧잘 돋보이는 성적을 냈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1960~1970년대를 주름잡았던 ‘박치기왕’ 김일(1929~2006)이다. 184㎝의 거구였던 김일은 어렸을 때 부터 근동의 씨름판을 휩쓸었을 만큼 이름난 씨름꾼이었다고 한다. 거구의 씨름장사들이 즐비하니, 외지의 건달들이 고흥땅에서 기를 펴기도 쉽지 않았을 터. 고흥에서 힘자랑 말라는 말은 그래서 나왔을 게다. 이처럼 김일을 빼고 거금도를 말할 수는 없다. 김일의 제자인 백종호(65) 김일기념체육관장은 “전국의 섬 가운데 거금도에 가장 먼저 전기가 들어온 것도 오로지 (김일) 선생님의 공”이라고 했다. 송강호 주연의 영화 ‘반칙왕’(2000년)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선생님을 불러 ‘임자의 희망이 뭐냐’고 물었는데, 거금도에 전기가 들어오는 것이라고 답했다.”며 “이후 ‘청와대 지령 8호’로 거금도에 전기 시설이 들어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거금도에 들면 우선 김일기념체육관에 들를 일이다. 그런데 기념관치고는 다소 옹색하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국민 영웅에 대한 후세의 대접이 참 각박하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 김일이 누군가. 너나없이 곤궁했던 시절, 박치기 한 방으로 국민들의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줬던 인물이다. 하지만 기념체육관에서 엿볼 수 있는 그의 흔적이란 동상 하나와 낡은 사진이 전부다. 그나마 동상은 6척 장신이었던 김일을 표현하기엔 턱없이 작고, 몇 장 남지 않은 사진조차 구겨지고 변색됐다. 백 관장은 “방송사 등이 보관하고 있는 경기 장면 등을 상영하려 해도 천문학적인 저작권료 때문에 엄두도 못낸다.”고 했다. 기념관에 영상 자료 등을 기부하는 것을 자본의 논리가 아닌, 사회 공헌 차원에서 바라보는 인식이 아쉽기만 한 대목이다. 김일기념체육관 바로 앞엔 김일의 생가와 그가 잠든 묘, 그리고 기념비 등이 어우러진 공간이 조성돼 있다. 그런데 이곳엔 뜻밖에도 김일이 아닌, 진돗개 동상이 세워져 있다. 고흥군청의 마이수 관광기획계장은 “김일 선수가 박치기왕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준 개”라고 했다. 사연은 이렇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 군인들의 겨울 방한복으로 흔히 개가죽이 쓰였다. 당시 김일 선수가 기르던 개도 일본 순사에 의해 공출로 끌려갔는데, 1시간여 만에 극적으로 탈출했다. 그러나 재회의 기쁨도 잠시, 곧바로 일본 순사가 들이닥쳤고, 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김일은 변변히 대항도 못하고(박치기로 일본 순사를 들이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애견을 빼앗겼다. 이때부터 그의 가슴에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 불타 올랐고, 일본으로 건너가 프로레슬러로 성장하는 동력이 됐다는 얘기다. 김일의 당시 심정은 그가 직접 썼다는 동상 비문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거구의 사내 가슴속에 지켜주지 못한 진돗개 한 마리가 50년 넘게 들어 있었던 게다. ●늘씬한 거금대교 따라 느릿느릿 걸어볼까 거금도는 멀다. 전남의 끝자락 고흥에서도 몇 발짝 더 내려가야 한다. 지난해 거금대교가 놓여지면서 사실상 뭍이 됐다. 그 덕에 소요시간이 상당히 줄긴 했으나, 그래도 예닐곱 시간은 족히 걸린다. 거금도에 이르는 첫 관문은 거금대교다. 소록대교와 소록도를 딛고 나면 곧바로 만난다. 개통 이후 거금도의 최고 명물 자리를 단단히 꿰찬 다리다. 거금대교는 늘씬하다. 높이 168m의 주탑 두 개가 케이블로 상판을 받친 형태를 하고 있다. 총연장은 6.67㎞. 육상 구간을 빼면 바다를 건너는 교각 구간은 2㎞ 남짓 된다. 거금대교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인도교가 따로 마련돼 있다는 거다. 다리 상판이 2층으로 돼 있는데, 차량들은 위층의 도로를 내달리고, 아래층은 보행자와 자전거가 느릿느릿 지난다. 다리를 통째로 차지하고 걷는 맛이 각별하다. 다리를 걷다 보면 양쪽의 바다가 죄다 눈에 들어 온다. 거북섬 너머로 고깃배들이 지나고, 상·하화도 앞바다엔 물비늘이 현란하다. 다리가 놓여지지 않았다면 절대 엿볼 수 없을 풍경들이다. 다리를 왕복하는 데는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자전거를 빌려 타면 시간은 더 줄어 든다. 다리 끝자락, 그러니까 거금도 초입에서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 준다. 마이수 관광기획계장은 “현재 자전거가 30대가량 운용되고 있는데, 올 10월쯤 추가로 20대를 더 들여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걸개그림 같은 풍경을 내건 해안도로 거금도에 들면 먼저 섬을 한 바퀴 도는 해안일주도로에 오르는 게 순서다. 해안도로를 따라 가는 여정은 다도해의 풍광과 만나는 길이기도 하다. 이 구간을 현지에선 ‘고흥 해안 풍경구간’이라 부른다. 이 길에 들면 그네들 표현처럼 ‘미쳐불 만한’ 풍경이 이어진다. 굽이도는 길 따라 파란 바다와 섬 풍경이 번갈아 펼쳐진다. 구간의 들머리인 옥룡마을 버스 정류장은 반드시 들를 것. 발 아래로 너른 남쪽 바다가 풍경화처럼 매달린다. 전국의 버스 정류장 가운데 이만한 경치를 가진 곳도 드물지 싶다. 이 구간의 절정은 오천항이다. 27번 국도의 종점인 포구다. 제법 큰 갯마을과 그 앞에 떠 있는 섬들이 어우러져 넉넉한 섬 풍경을 그려낸다. 오천항 초입엔 ‘공룡알 해변’이 있다. 수박만 한 크기의 갯돌들이 뒹구는 해안이다. 둥근 갯돌을 흔히 ‘몽돌’이라 부르는데, 거금도 사람들은 이를 ‘공룡알’이라 부른다. 섬을 가로지르는 도로도 있다. 용두봉(418m)과 적대봉(592m) 사이를 지나는 지방도로다. 이곳에서 마주하는 풍경 또한 ‘미쳐불’ 정도다. 파성재에서 송광암 이정표를 따라 산자락을 타고 가면 거금도와 고흥반도의 남쪽 해안, 그리고 완도의 금당도 등이 한데 어우러지는데, 딱 걸개그림이다. 거금도 가운데 우뚝 솟은 적대봉은 최고의 풍경 전망대로 꼽힌다. 해발 592m로 제법 높지만, 주차장이 있는 파성재에서 출발하면 왕복 2시간에 돌아볼 수 있다. ‘섬 속의 섬’ 연홍도도 가볼 만하다. 거금도에서 배로 5분이면 닿는다. 글 사진 고흥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익산 갈림목에서 익산~포항 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완주에서 다시 완주~순천 고속도로로 갈아탄다. 순천에 내려서서 여수박람회장 이정표를 따라 가다 새로 난 영암~순천 고속도로에 올라선다. 벌교 나들목으로 나와 고흥방면으로 가다 녹동·거금대교 이정표를 따르면 된다. 다소 복잡하지만 고속도로 표지판이 잘돼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다. →잘 곳 거금도 한옥민박(282-5327)은 너른 바다를 마당 삼은 집. 공룡알 해변이 코앞인 하얀파도 펜션(844-1232)과 익금해변 쪽 아마존모텔(842-4117)도 깔끔한 편이다. →맛집 녹동항 내 영성횟집은 장어통탕을 잘한다. 835-5303. 도화면 중앙식당은 한정식으로 이름났다. 굴을 껍질째 삶은 피굴 등 토속음식이 곁들여진다. 832-7757.
  • 앗! 1.5m…이글 퍼팅 놓친 박인비, 세이프웨이클래식 2위

    박인비(24)가 1.5m짜리 이글 기회를 놓치면서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우승 기회까지 날렸다. 지난 6월 말 ‘제5의 메이저대회’ 에비앙마스터스 챔피언 박인비는 20일 미국 오리건주 노스플레인스의 펌킨리지골프장(파72·6611야드)에서 끝난 세이프웨이클래식 3라운드에서 천금 같은 이글 기회를 놓쳐 11언더파 205타, 2타차 공동 준우승에 머물렀다. 박인비는 선두에 3타 뒤진 8언더파 공동 4위로 출발, 선두 미야자토 미카(일본)를 맹렬하게 추격했다. 전반 9개 홀을 도는 동안 1타를 잃었지만 후반 들어 버디 3개를 뽑아내 미야자토에 2타차까지 따라붙었다. 마침내 리드를 빼앗을 기회를 17번홀에서 맞았다. 파밸류 4짜리 미들홀이면서도 214야드에 불과한 이 홀 티박스에서 박인비는 5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을 단박에 핀 1.5m에 붙여 선두와 동타를 만들 기회를 잡았다. 티샷을 한 번에 그린에 올렸으니, 이글 퍼트만 성공하면 단번에 2타를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평소 ‘컴퓨터 퍼트’를 자랑하던 박인비의 이글 퍼트는 야속하게 빗나갔고, 타수도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바로 뒷 조에서 경기하던 미야자토는 이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m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 다시 2타 차로 앞서갔다. 결국 박인비는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함께 11언더파 205타로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챔피언 조에서 미야자토와 동반플레이를 펼친 유소연(22·한화)도 막판 집중력이 아쉬웠다. 미야자토에 1타 차를 유지하던 15번홀(파5) 그린에서 어이없는 ‘3퍼트’를 하는 바람에 보기를 적어내며 자멸했다. 유소연은 16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아 다시 추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18번홀(파4)에서 티샷이 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또 보기를 적어내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강혜지(22), 크리스티 커(미국)와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중앙에 선 ‘센트럴 박지성’ 아직 갈길은 멀다

    박지성이 퀸스파크레인저스(QPR)의 ‘중앙’에 섰다. 박지성은 18일(현지시간) 2012-20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주장 완장을 달고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등에는 박지성이 선호하는 등번호 ‘7번’이 선명했다. 박지성은 중앙에서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조율하다가도 수비를 해야 할 상황에서는 특유의 집념으로 공을 쫓았고 빠른 움직임으로 공격 진영으로 침투하는 등 경기장 전체를 뛰어다니며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8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의 7년 동안 205경기를 소화하면서 주로 측면 공격 자원으로 활용됐다. 처진 스트라이커나 중앙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서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 횟수가 많지 않았다. 맨유 입단 초기, 박지성은 팀의 측면 자원인 라이언 긱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주전 경쟁을 벌였고, 이후에는 나니, 발렌시아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실력을 견줬다. 그러나 퀸스파크레인저스의 마크 휴즈 감독이 생각한 박지성의 자리는 경기장 중앙이었다.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장 중앙에 선 박지성은 공격과 수비의 조화를 이뤄내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 이날 90분을 모두 뛴 박지성은 후방에서 상대 패스의 맥을 끊기도 하고 최전방으로 침투해 적극적으로 공격 포인트를 노리기도 했다. 심판 판정에 적극적으로 항의하거나 넘어진 상대 선수를 달래 주는 등 주장으로서의 역할을 소화했다. 그러나 팀의 0-5 대패를 막지는 못했다. 강팀에서 뛰던 박지성이 약팀에서 대패를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생소하기까지 했다. 공격의 흐름을 끊지 않고 전방으로 연결하는 박지성의 경기 운영은 탁월했지만 상대의 긴 패스 하나로 무너져버리는 수비까지 책임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QPR은 이번 시즌 개막 전, 많은 선수들을 영입해 중위권 도약을 준비했다. 최근 영입된 선수들이 아직까지 발을 맞출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 본인의 경기 운영은 합격점을 줄 수 있지만 수비와의 연계에 있어서는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다는 평가다. 중앙의 박지성, ‘센트럴 박’의 출발은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다. 개막전 패배는 시즌 전체로 보면 약이 될 수 있다.
  • [사설] 여야 ‘김영란法’ 이상의 부패척결 의지 보여라

    공무원과 정치인의 부패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널리 쓰이는 게 부패인식지수(CPI)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발표하는 이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5.4점을 얻어 조사대상 183개국 가운데 43위를 차지했다. 3년째 하락세다. 경제규모가 세계 14위이고, 세계에서 7번째로 2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에 들었고, 대학 진학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80%에 이르는 나라라며 어깨에 힘 주기엔 남 부끄러운 수치다. 국민소득이나 경제규모만 따져 선진국 진입 운운하길 주저하게 만드는 게 바로 이 우리나라 권력계층의 고질적인 부패와 비리 구조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어제 김영란 위원장 주도로 부정청탁금지법을 마련해 입법예고한 것은, 그래서 때 늦은 감이 있다 싶을 정도로 시급한 조치다. 이른바 ‘김영란법(法)’은 대가성이 있든 없든 공직자가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았거나, 요구하거나, 약속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수수액의 5배에 이르는 벌금을 물도록 하는 내용이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국회의원, 판검사, 공공기관 직원, 교사가 주된 적용 대상이다.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졌고, 그래서 주고받으며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못했던 ‘떡값’을 공직사회에서 완전히 추방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작은 도둑은 죄다 걸리고 큰 도둑은 어찌된 영문인지 모두 빠져나가는 요지경의 법망(法網)이 온존해서는 결코 공정사회 구현은 불가능하다. 두 가지가 필요하다. 강력한 처벌과 단호한 이행이다. 우리 사회 부패구조의 상층부를 차지하고 있는 권력형 비리부터 발본색원할 엄정한 법체계가 필요하고, 한번 처벌을 받으면 중간에 어물쩍 용서받고 사회로 복귀하는 일이 절대 없도록 국가 지도자가 단호한 의지를 갖춰야 한다. 김영란법을 통해 강력한 처벌 체제는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여야는 마땅히 김영란법이 목표한 2014년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나아가 이에 머물 게 아니라 대통령의 사면권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치도 강구해야 한다. 여야 대선주자들이 사면권 제한을 다짐하고는 있으나 제도적으로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밝힌 인사는 없다. 후보들은 사면권 제한의 구체적 조치를 공약으로 제시하기 바란다.
  • 불량 대출자 1년새 80만명 쏟아져… 신용회복委서 만난 안타까운 사연들

    불량 대출자 1년새 80만명 쏟아져… 신용회복委서 만난 안타까운 사연들

    금융회사에 제때 빚을 갚지 못해 ‘불량 대출자’가 된 사람이 최근 1년간 약 80만명이나 된다는 한 신용평가회사의 통계가 16일 나왔다. 이날 오후 이런 우울한 통계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서울 중구 남대문로 신용회복위원회 서울중앙지부를 찾은 사람들의 표정은 평소보다 어둡기만 했다. 박진수(54·가명)씨도 마찬가지였다. 신복위를 찾은 사연을 묻자 박씨는 답답한 듯 “막걸리나 한잔하자.”고 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박씨의 벌이는 나쁘지 않았다. 박씨는 하루 14만원을 받는 잘나가는 미장이였다. 건설업이 호황이어서 한달에 적어도 보름은 일거리가 있었다. 건설 경기를 타고 2000년대 초반 강북구 미아동에 5000만원짜리 집도 샀다. 2000만원짜리 담보 대출이 짐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10년 뒤 사정은 달라졌다. 집값도, 일거리도 떨어졌다. 박씨는 한달에 서너번 일하기도 어려워졌다.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박씨는 카드 7개로 돌려막기를 시작했다. 먹고살기 위해서였다. 다달이 7번의 변제 독촉 전화를 받아야 했다. 생활비가 쪼들리자 노름에도 손을 댔다. 주택담보 대출을 제외하고도 카드빚과 증권사 대출이 3000만원에 가까워졌다. 박씨의 아내는 “이럴 거면 나가라.”고 울화통을 터뜨렸다. 박씨의 미장일이 줄자 아내는 하루 13시간씩 봉제 공장에서 일하게 됐다. 박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자식들에게 빚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이곳을 찾게 됐다.”고 털어놨다. 박씨처럼 신복위를 찾은 이는 올 상반기에만 4만 5505명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9명 늘었다. 신복위 관계자는 “매일 이곳을 찾는 사람만 30~40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개인 워크아웃 등을 통해 채무감면이나 분할상환 등의 채무조정을 받으려는 이들이다. 박씨보다 더 어려운 경우도 많다. 지난 1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45·여)씨는 15층 베란다 창문에서 세살짜리 아들을 안고 화단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아들은 엄마 옆 2m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엄마 품에 안겨 떨어진 탓에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이씨 가족은 아파트 월세가 몇 달간 밀려 이날 오전 일산동구 장항동의 한 오피스텔로 이사 중이었다. 지난 14일 0시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한 중년 남자가 자살을 시도하다 경찰에 구조됐다. 사업실패로 아내와 이혼하고, 채무로 의료보험마저 해지돼 위암치료조차 받지 못하던 정모(45)씨였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한때 잘나가던 사업가였다. 부인과 딸을 둔 평범한 가정의 가장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5년 전 사업 실패와 더불어 빚더미에 내몰려 길거리로 나앉았고, 부인마저 떠났다. 생활고는 청춘에게도 예외가 없다. 지난달 4일 울산 중구 다운동의 한 원룸에서 혼자 살던 김모(30)씨는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했다. 김씨는 방안 운동기구(철봉)에 노끈으로 목을 맸다. 한동안 연락이 없던 아들이 궁금해 원룸을 찾았던 아버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늙은 아버지는 ‘부모님께 죄송하다.’라고 쓴 한 줄짜리 유서를 읽어야 했다. 김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대학을 중퇴하고 직장을 찾아 나섰지만,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자 마음고생을 많이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종합·서울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18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대비법

    18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대비법

    15일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18일 치러지는 제16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한국사시험) 지원자가 6만 484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실시된 제15회 시험 지원자 수(3만 3993명)의 약 두 배다. 특히 중급 시험 지원자는 모두 2만 6942명으로, 지난번 시험(1만 2056명)보다 2.2배 늘어났다. 내년부터 교원임용시험에 응시하려면 한국사 시험 3급 이상(중급) 자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5급 공채와 법원행정고시에는 한국사 시험 2급 이상(고급)이 응시 요건으로 적용되고 있다. ●중급 지원자 지난 5월 시험보다 2.2배↑ 고급 지원자도 3만 266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시험(1만 8530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초급시험 지원자는 5235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사 시험의 ‘널뛰기 난이도’는 올 4월 교육과학기술부 감사 이후 안정화되는 추세다. 고급 시험 합격자는 14회에서는 69%, 15회에서는 63%로 각각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출제 측이 이 정도 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한국사시험은 구석기~고려·조선 전기~후기·근현대사가 3분의1씩 같은 비율로 출제되고 있다. 분야별로는 정치·문화사의 비율이 경제·사회사보다 높았다. 직전 15회 시험에서도 고대 국가의 혼인풍속(7번), 강강술래(22번) 등 문화사에 관한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이 같은 문화사 중심의 출제에 대해 이운우 에듀스파 한국사 강사는 “수험서 중심에서 답사나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 중심으로 출제함으로써 한국사 공부법을 바꾸려는 의도가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난이도 중급 중심으로 기출문제 풀어봐야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우선 기출문제 중심으로 공부하되 상급 이상의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는 다시 출제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특히 합격률이 4~5%대에 불과했던 7회와 10회 기출 문제를 놓고 씨름하기보다는 다른 회차의 문제를 많이 풀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최근 사료제시형 문제나 문화재에 대한 문제들이 자주 출제되고 있다. 중요한 사료는 따로 챙겨 보고 문화재 사진도 어느 시대, 어떤 문화재인지 확실하게 기억해야 한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음악은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대상 요즘엔 베토벤의 일생에 빠져 행복”

    “음악은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대상 요즘엔 베토벤의 일생에 빠져 행복”

    1996년 4월 오슬로에서 열린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 공연 중 피날레를 7분쯤 남기고 그의 심장에 이상 신호가 왔다. “기계가 나를 가운데 놓고 짓누르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결국 3분쯤 남기고 바닥에 쓰러졌다. 심장마비를 일으킨 것. 그런데 오른손은 여전히 지휘봉을 흔들고 있었다. 라트비아 출신 명지휘자 마리스 얀손스(69)의 집념과 열정을 짐작하게 하는 일화다. ●16년 전 공연 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지휘자였던 아버지 아르비드 역시 1984년 무대에서 쓰러졌고, 심부전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심장질환은 가족력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얀손스도 처음 발작이 왔을 때 두려웠을 터다. 게다가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 중 하나다. 죽음의 목전까지 갔던 그로서는 포디엄(지휘대)을 떠날 법도 했다. 하지만 6개월여가 흐르고 돌아왔다. 활동은 외려 활발해졌고, 음악에 대한 성찰은 더 깊어졌다. 2003년부터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을, 2004년부터 로열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RCO)까지 맡았다. 이후로도 심장은 말썽을 일으켰다. 지난해 말 또 고장 났다. 올 초 대부분 스케줄을 취소했다. 그래도 한국팬은 운이 좋다. 오는 11월 20~21일 예술의전당에서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과 베토벤 교향곡 2·3·6·7번을 지휘하는 얀손스를 볼 수 있다. 스위스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얀손스를 지난 13일 전화로 만났다. 마에스트로는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새달 RCO와 루체른 공연을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 이게 나에겐 휴식이다.”라고 했다. 최고수준의 지휘자가 휴가지에서 공부를 한다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지휘가 직업이고 공부를 하는 건 의무다. 리허설도 그냥 올라선 안 된다.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정적 지휘가 건강 지키는 비결” 클래식 팬이라면 그의 심장이 가장 궁금할 터. 16년 전 일을 물었다.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지휘한 건) 나도 무의식이었으니까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머릿속은 ‘라보엠’을 잘 끝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곧바로 “지금 건강상태는 너무 좋다.”며 안심시켰다. “특별히 (치료·운동 등을) 하는 건 없는데 지방을 줄이고 살찌는 음식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지휘는 아주 좋은 직업이다. 따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온몸으로 운동을 하게 만든다. 열정적으로 지휘하면 그게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라며 껄껄 웃었다. 얀손스는 요즘 베토벤에 꽂혀 있다. “요즘 한창 공부하고 있다. 드라마틱한 삶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지휘자는 시기마다 빠져드는 음악가가 계속 변한다. 그 순간은 갑자기 오기 때문에 딱히 이유를 말하기는 어렵다.” 거장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일까. “음악은 내 삶이다(Music is my life).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랑하는 대상”이라고 나직하게 읊조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美농구 드림팀, 왜 지하철을 탔나

    런던 시내는 ‘교통 지옥’으로 악명 높다. 이 때문에 런던올림픽 선수단은 경기장과 숙소를 오갈 때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부 선수들은 대중 교통을 애용해 화제를 낳고 있다. 더욱이 르브론(제임스)이나 코비(브라이언트) 등이라면. 영국의 석간 런던 이브닝스탠더드는 9일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선수들에게 금메달을 줘야 한다.’는 기사를 싣고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는 선수들을 집중 조명했다. 미프로농구(NBA) 슈퍼스타로 구성된 미국농구대표팀은 최근 올림픽 파크 인근 스트래트퍼드역에서 숙소가 있는 세인트 판크라스 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신문은 몸값이 수백만~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이들이 전용 차량이 아닌 지하철을 거리낌없이 이용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신문에 실린 사진에는 르브론 제임스, 코비 브라이언트 등 특급 스타들이 모자를 쓰고 자연스럽게 웃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지하철에 탄 시민·관광객 등과 반갑게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미국올림픽위원회가 나눠준 기념품을 건네주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대구 육상선수권대회 여자 400m 허들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육상선수 라신다 데무스는 음식 쓰레기가 나뒹구는 ‘257번 버스’를 즐겨 이용한다. 남편과 두 아들까지 런던으로 데리고 온 데무스는 “미국에서도 대중교통을 즐겨 이용한다.”면서 “버스 덕에 숙소까지의 잠깐 ‘가족 여행’을 즐긴다.”고 덧붙였다. 남자 펜싱 에페에서 금메달을 딴 베네수엘라의 루벤 리마르도 가스콘은 아예 금메달을 목에 걸고 지하철을 탄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김문수, 박근혜 지지자에 멱살 잡혀

    김문수, 박근혜 지지자에 멱살 잡혀

    ‘5·16 및 역사관’ 논란 속에 치러진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7번째 합동 연설회에서 박근혜 후보가 “산업화의 공과를 모두 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9일 경북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 연설회에서 “산업화·민주화 시대의 좋은 점은 계승하고 잘못된 점은 고쳐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선배들이 못다 이룬 꿈을 누가 해낼 수 있겠나. 과거를 공격하며 자랑스러운 성장의 역사조차 왜곡하고 부정하는 세력이 할 수 있겠냐.”며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의 공세에 일침을 가했다. 이날 행사에는 새누리당의 텃밭답게 1만여명의 인파가 몰렸으며 그간 박 후보에게 날 선 비판을 해 왔던 김문수 후보는 박 후보의 열성 지지자로부터 수난을 겪었다. 당원 선거인단에 인사를 하며 객석 통로를 지나던 김 후보에게 중년 남성이 다가와 멱살을 잡았으나 수행비서들이 즉시 제지해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는 이날도 박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의 ‘남과 여’ 동영상을 방영해 중간중간 “그만해라.” “야, 이 XX야. 물러나라.” 등의 욕설과 비난을 들어야 했다. 그는 “박 후보가 지난 비대위 때 참 잘했다.”며 잠시 공세 수위를 낮추다가도 “절대 권력 때문에 부패가 일어났다. 정수장학회, 친·인척 측근 비리를 모두 털고 가야 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안상수 후보는 “호미 한 자루 없을 때 철강산업을 발전시킨 우리의 지도자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자.”며 지역 민심을 파고들면서도 “그 리더십을 꼭 그 딸이어야 계승할 수 있느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천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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