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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황연대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부회장

    [시론]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황연대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부회장

    지난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전후해 언론매체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앞다퉈 장애인 기사를 다뤘다. 성공한 장애인, 장애인과 공동체를 일궈낸 사람들, 체육대회에서 함박웃음을 짓는 장애인의 사진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그날 사회 한쪽에서는 ‘장애인 차별철폐’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자유롭지 않은 몸은 전동휠체어의 힘을 빌리고, 소리가 나지 않는 목소리는 호르라기로 대신하며, 자신의 생일날 거리로 뛰쳐나온 장애인들…. 이들이 점거해 버린 마포대교에는 퇴근차량과 뒤엉켜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었다. 그 자리에는 또 다른 사회적 약자의 삶을 지탱해 주는 생계형 트럭도 있었을 것이고, 거래선 납품 시간을 맞춰야 하는 기업체의 긴박한 물품도 있었을 테고, 모처럼만에 장거리 손님을 태운 택시도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애써 외면하고 이들이 거리로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일년에 딱 하루, 장애인의 날이 아니면 아무도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17대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이 경쟁하듯 장애인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탄생시키자, 국회내 편의시설이 빠른 속도로 보완되고 장애인 국회의원들이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장애 당사자가 체감하는 장애인복지 수준은 과거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장애인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장애인의 날을 전후해 온 사회가 장애인 문제에 대해 떠들썩하다가 또다시 며칠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조용해지는 현상. 그 근본 원인은 바로 장애인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후진성(시선의 오류)에 있다고 본다. 아직도 장애인을 능력과 개성을 가진 한 주체가 아닌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혹여 우리 사회가 장애인의 날 하루만이라도 떠들썩한 관심을 보여야 나머지 364일이 심적으로 편한 까닭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이제 장애인 문제는 복지적 관점에서 베푸는듯 해온 기존의 관행과 인식을 바꿔 ‘인권’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장애인들의 가장 큰 현안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 손꼽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법적인 강제성을 통해서라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장애인의 ‘인권’을 우리 사회가 지켜주어야 한다. 우리 국가와 사회는 장애인문제를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계형 운행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장애인 차량의 LPG 사용을 한달 250ℓ로 상한선을 정한 점,1991년 제정 이래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아직도 2% 선에 머무르고 있는 점(선진국은 최고 15%까지 적용), 장애아동의 양육 문제를 전적으로 가족에게 책임지우는 일 등은 바로 가슴이 아닌 머리로 한 일들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장애인 중 92.4%가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으로 발생한 후천성 장애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 모두는 예비장애인인 셈이다. 따라서 장애인복지에 투입되는 비용은 나와 가족을 위한 미래투자이며,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삶을 영위하는 것 자체가 사회의 안전망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줄기세포는 척수장애인의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아 주고, 컴퓨터칩이 내장된 인공 의족과 의수는 불편한 몸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게 해줄 게 틀림없다. 그러나 장애인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장애인을 영원히 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으로 갈라 놓는다면 이러한 첨단기술들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필자 역시 세 살때 소아마비를 앓아 일본인 교장에게 초등학교 입학부터 거절당했던 아픈 기억을 안고 사는 장애인으로서 이제는 국가경제와 사회 인식 수준에 맞는 장애인정책이 수립되고 운영되길 간절히 바란다. 장애인들이 장애인의 날 길거리에서 처절한 모습으로 절규하는 모습을 더이상 보지 말았으면 한다. 장애인들 역시 이제는 성숙한 모습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우리 모두의 노력을 통해 장애인의 날이라는 ‘특별한 하루’가 필요없는 세상이 하루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황연대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부회장
  • [삶과 경영 이야기] (38) ‘두산동아’ 제2 전성기 이끄는 최태경 두산출판BG 사장

    [삶과 경영 이야기] (38) ‘두산동아’ 제2 전성기 이끄는 최태경 두산출판BG 사장

    국내 출판업계의 선두주자인 ㈜두산 출판BG(Business Group)는 지난 20여년간 사용해온 ‘두산동아’라는 브랜드로 더욱 친숙하다.1985년 동아출판사를 인수한 뒤 탄탄대로를 걷다가 외환위기때 시련에 부딪쳤지만 이를 극복하고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 데는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최태경(58) 사장의 남다른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게 출판계의 평가다. ●30년 두산맨, 출판사장으로 -68년 두산상사에 입사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당시 무역이 최고로 중시되던 때라서 대학원 졸업 후 미쓰비시 뉴욕지사에 입사해 3년간 일했다.80년 다시 두산상사로 돌아왔다. 이후 두산컴퓨터와 오비씨그램, 두산제관 등에서 임원을 했고 97년 두산정보통신 대표를 맡았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8월 두산동아 대표로 옮겨 99년 2월 사명이 두산출판BG로 바뀌면서 초대 사장이 됐다. 책을 읽는 것은 평소에도 좋아했지만 ‘두산맨’ 30여년간 출판쪽과 인연을 맺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출판업은 재고관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DB)가 중요시되는 위탁산업이자 대리점 영업이다.DB를 통해 물량을 예측해야 반품을 줄일 수 있다. 대리점 관리 또한 중요하다. 이 때문에 컴퓨터·주류 계열사에서 DB 및 대리점 경험을 한 내가 출판사를 맡게 된 것 같다. ●50억원 들여 재고 사전 모두 회수 -외환위기 직후 외국 컨설팅사와 함께 회사를 살려낼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잡히는 것이 없었다. 고민하던 차에 고객 만족을 생각했다. 회사고객을 내부고객인 직원들과 외부고객인 대리점·학부모·학생 등으로 나눴다. 당시 회사가 적자에 허덕이며 매우 어려워 구조조정을 한다는 둥, 문을 닫는다는 둥 뜬소문이 많아 직원들이 굉장히 불안해했다. 외부고객들도 두산출판이 책을 계속 낼 것이냐, 어떻게 할 것이냐식으로 반신반의했다. 그런 와중에 98년 11월 양쪽 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큰 결심을 했다. 단돈 1억원이 아쉬웠던 때, 대리점을 통해 재고 사전을 모두 반품받기로 한 것이다. 반품된 사전은 일부 기증하고 나머지는 폐기처분했다. 사전 반품에 30억원 투자키로 했으나 50억원 가까이 썼다. 그러나 효과는 엄청났다. 재고 사전을 거둬들임으로써 회사가 문닫지 않고 계속 영업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외부에서 “두산출판이 몇십억원이나 투자했으니 다시 한번 해볼 모양이다.”라는 평가가 들렸다. 직원들의 눈빛도 완전히 달라졌다. 다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였다. 대리점 사장들도 반품 처리에 고마워하며 우리 책을 더 많이 팔아줬다. 분위기가 확 달라졌고 신바람이 났다.99년 들어 매출이 어느정도 회복됐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직원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했으니 새로운 수익 창출이 관건이었다. ●직원의 자율성 강조 적중 -새로운 책을 준비하면서 ‘엉터리 책은 절대 안 낸다.’고 마음먹었다. 거래처들이 “두산출판에서 나온 책 맞아?”라고 할 정도로 내용은 물론, 디자인과 레이아웃, 컬러 등을 일대 쇄신했다. 직원들이 모든 과정을 미주알고주알 나한테 가져오는 관행도 없앴다. 사장이 기획안을 결재하면 그 다음부터는 직원들이 모두 알아서 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우왕좌왕했지만 고객의 니즈(요구)를 파악한 뒤 시장조사를 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책 한권이라도 마케팅·디자인·영업·편집팀 등에서 1명씩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TF에서 결론이 나면 끝까지 밀고 나가도록 했다. 위에서 지시만 받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직접 책임지고 철저한 시장조사 결과에 따라 만드니까 반응이 훨씬 좋았다. 물론 직원들끼리 합의해 만드는 데 시간은 더 걸린다. 그러나 좋은 책이 나오는 과정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 -직원들에게도 고객은 두가지다. 편집직원의 내부고객은 영업직원이다. 좋은 책을 만들어야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선생님·학부모·학원강사 등 외부고객이 뭘 원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고객의 마음을 알아야 성공할 수 있으며, 그것이 곧 마케팅이다.3년째 모든 직원들이 한양대 마케팅 교수들과 팀을 이뤄 마케팅 교육을 받고 있다. 일을 잘한다고 해서 스카우트해오면 우리 회사의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나가기도 한다. 시키는 일만 하다가 능동적으로 하려니 못 견디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직원이 자산이다. 시키는 일만 해서는 어떤 경쟁에서도 이길 수 없다. ●투명경영으로 회사 비전 제시 -마케팅을 통한 핵심역량 강화, 선택과 집중에 의한 수익 극대화도 중요하지만 투명경영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사장이 되자마자 임직원 대상 분기별 경영설명회를 계획했다. 임원들이 “회사 치부까지 드러내면 타사에 들어가 곤란하다.”며 들고 일어났다. 그러나 직원들을 모아놓고 직접 매출·손익 등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정보가 외부로 많이 나갔지만 2∼3번쯤 하니까 유출이 싹 없어졌다.‘이 부문의 실적이 안 좋은데 우리끼리 숨길 것도 없고 얘기하고 반성하자. 이 부분은 잘 되는데 잘 되는 이유를 나눠보자.’는 식으로 토론을 했다. 지금은 경영설명회가 자연스럽게 기업문화가 돼 매년 4번씩 한다. 실적이 안 좋았을 때보다 지금이 효과 만점이다. 결국 투명경영이 이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장 취임 후 3∼4년 정도는 회사를 안정시키기 위한 시간이었다.4년째 되니 이익도 좀 났다. 그러나 이에 만족할 수 없다. 투명경영을 통해 회사 비전을 보여줘야 직원들이 따라온다. 직원들이 떠나지 않는 회사만이 희망이 있는 회사다. ●등산 통해 도전정신·끈기 길러 -지난 3년여간 백두대간을 종주한 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경영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산을 타게 된 것은 회사가 적자에 허덕이던 98년. 하루종일 회의에 시달리다가 머리를 식히러 공원 등에서 매일 1시간씩 산보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머리가 맑아지고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99년 들어 남산·북한산 등을 타면서 ‘회사 식구만 200명이 넘는데 회사가 잘못되면 안 된다.’고 다짐했다. 회사를 살리려면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했다. 이를 위해 개인적으로 어려운 목표를 세워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53세의 나이에 백두대간 종주를 타깃으로 삼았다. 내 스스로 도전해서 이기지 못하면 직원들도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출판인산악회가 백두대간에 도전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습을 시작했다. 속리산 등을 헤매며 동계훈련을 끝내고 2000년 3월 소백산에서 첫 등정에 나섰다.3년3개월간 매월 한번씩 탔는데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 하루 18시간 걷기도 했고 죽을 뻔한 고비도 많이 넘겼지만 종주를 끝내니 뿌듯했다. 당시 직원들에게 장문의 메일을 보냈다.‘백두대간은 끝났지만 또다시 시작이다. 뭔가를 이뤘다고 해서 멈추면 안 된다. 변화와 도전을 위해 또 걷자, 또 오르자.’고 썼다. 매년 2번씩 직원들과 산을 탄다. 최근에는 설악산에서 분기설명회를 했다. 직원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끈기를 기르기 위한 교육에 따라와줘 고마울 뿐이다. -조직의 리더는 ‘페이스메이커’다. 돌격할 때도 있고 1보 전진했다가 2보 후퇴도 있다. 등산과 마찬가지로 경영도 좀 쉬면서 영양을 보충하기도 하고, 부상자도 치료해야 한다. 등산하기 전 장비와 식량을 준비하는 것도 경영과 같다. 무작정 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이 최고 미덕이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등산도 경영도 망치고 만다. ●책은 인생의 최고 스승 -책이라는 것은 제일 좋은 선생님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책을 읽는 만큼,‘평생교육을 통한 자아실현’이 우리 회사의 모토다.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하는 초·중·고 학습물을 비롯, 유치·유아 부문의 교재를 새롭게 출시하고 있다. 강제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레고 등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학습물도 만들고 있다. 중등 온라인교육 및 전자사전 시장에도 뛰어들었으며, 토익·토플 등 성인 영어교재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랜 전통의 백과사전도 야생화 및 한국의 산, 세계의 문화유산 등을 가다듬어 펴내려고 한다. 일본의 대형 종합출판사를 벤치마킹해 임신·출산·육아 및 실버 관련 출판물도 기획해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올해는 기존제품 대비 신상품 비율이 95대 5 정도였지만 내년에는 85대 15로 만든 뒤 2007년 7대 3,2009년 6대 4 정도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최태경 사장은 회사 안팎에서 ‘카리스마 최’로 불린다는 최태경 사장을 만나 보니 나이에 비해 동안(童顔)인 데다가 캐주얼한 의상, 부드러운 눈웃음에 깜짝 놀랐다.‘고상한’ 출판사 사장의 이미지를 보여준 것도 잠시, 다양한 계열사를 돌며 쌓은 경험과 백두대간 종주 등의 인생 스토리에서 관록이 묻어나왔다. 연세대 경제학과와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에서의 한차례 ‘외도’를 제외하고 줄곧 두산그룹을 지켜온 최 사장. 지난 6년간 책과 등산에 관심을 쏟아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다고 했다. 주중 야근은 물론, 주말·휴일에도 나와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 회사가 생기있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자랑한다. 대학교수인 아내가 미국 초빙교수로 일하고 있어 2년째 떨어져 살고 있지만, 영문학 전공인 아내의 교육컨설팅이 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 [정인학칼럼] 빛의 3원색과 색의 3원색

    [정인학칼럼] 빛의 3원색과 색의 3원색

    꼬박 14일을 겉돌던 국회가 엊그제야 겨우 활동을 재개했다. 국회의 고질적인 ‘회기(會期) 까먹기’를 모르는 정치신인이 62.5%나 된다며 개혁을 기치로 보무당당하게 출발했던 17대 국회가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난 것이다. 세상엔 ‘보통’이라는 게 있다. 살다 보면 괜한 오해에 매도되거나 엉뚱하게 모욕을 당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소주 한 잔으로 풀어내지, 직장을 안 나가지는 않는다. 사과답지도 않은 사과를 사과라며 허겁지겁 국회로 출근한 것을 보면 한나라당도 늦게나마 경박함을 알기는 했나 보다. 국무총리도 그렇다. 일이 뒤틀릴 줄 뻔히 알면서 긁어 부스럼을 만든 심사는 무엇이란 말인가. 행정부를 대표해 남의 집 격인 국회에서, 그것도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몇몇 사례를 일반화하여 야당을 매도해서 뭘 어쩌자는 것인가. 국무총리가 자기 발언이 몰고올 파장을 계산하지 못했단 말인가.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국회의장과 여당의 권유가 있었다는 사실을 꼭 밝혀야 자기 체면이 선다고 보았단 말인가. 누구보다 앞장서서 흩어지는 민심을 쓸어 모아 국가발전 역량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위치를 망각한 채 자기 관리에 함몰되었다면 이건 정말 큰일이다. 빛의 삼원색이라는 게 있다. 빨강과 파랑에 초록을 더하면 어둠을 밝히는 환한 빛이 된다. 그러나 색의 세계에서는 빨강과 파랑, 노랑의 삼원색을 더하면 세상을 어둠 속으로 몰아 넣는 검정이 된다. 빛의 마술이요 색(色)의 함정일 것이다. 세상엔 보태야 할 빛이 있고 가까이 해서는 안 될 색이 있다. 행여 색을 빛인 줄 알고 혼합하고, 빛이라고 견강부회하려 하거나 감언이설로 세상을 우롱해서는 정말 안 될 것이다. 처음엔 국무총리의 국회발언은 빛의 3원색이었다. 그러나 14일이 지나자 내막이 어떻든 그건 세상을 혼돈으로 몰아넣었던 색의 3원색이었다. 한국교육이 또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정부와 여당이 사립학교법 개정을 시도하자 1900개에 육박하는 사립학교들이 교육을 포기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전교조를 비롯한 사립학교법 개정 ‘운동본부’는 그들대로 개정안이 개혁적인 당초 시안에서 후퇴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입장을 달리하는 양측이 모두 반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함량미달품이라는 추정을 할 수 있다. 사립학교 운영의 철학이나 원칙도 없이 이런저런 주장을 적당히 섞다 보니 빨강과 파랑에 초록을 넣어야 할 것을 그만 노랑을 넣은 게 아닌지 모르겠다. 한편에선 먹고 살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정책을 시도한다고 한다. 민생이 어렵다는 세상의 소리를 언론 탓으로 몰아붙이더니 늦게나마 태도를 바꿨다. 빨강·파랑에 초록빛을 더해 경제의 장막을 걷어내겠다고 한다. 반갑다. 그러나 한편으론 노란색을 듬뿍 넣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내려앉는다. 솔직히 미덥지 않다. 올 하반기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던 발언을 엊그제 내년 하반기로 말을 바꾸더니 그 메아리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뉴딜정책을 들고 나왔으니 말이다. 혼돈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풀어야 할 사회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둘로 나뉘어 죽고 살기로 싸운다. 명색이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소신이며 원칙이라는 궤변으로 분란을 부채질한다. 정당한 권한행사를 빙자해 약자를 핍박하고 겁박하며 생각의 굴종을 강요한다. 빛의 3원색을 섞는 체하면서 색의 3삼원색을 뒤섞어 세상을 어지럽힌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빛의 3원색을 섞었다고 우겨댄다. 세상이 혼란스럽게 보이는 단면일 것이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오색의 단풍이 곱고 아름답다. 빛의 마술과 색의 함정을 되새기는 요즘이 되었으면 한다. 교육 대기자 chung@seoul.co.kr
  • [씨줄날줄] 의원외교/오풍연 논설위원

    국회의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입법(立法) 활동이다. 의원 각자에게 헌법기관의 지위를 부여한 것도 독립적으로 민의를 담아 법률 제·개정을 하라는 뜻에서다. 의안심사, 국정감사, 국정조사는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개방화·세계화에 따라 점점 더 요구되는 것이 의원 외교활동이다. 의원 외교는 대외 협상시 결정적 순간에 ‘물꼬’를 트기도 한다. 의원들이 평소 쌓아둔 상대국 정계 인맥과의 접촉을 통해 벽에 부닥친 문제를 풀 수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의원 외교는 세 갈래로 분류된다. 초청외교, 방문외교, 국제회의 참석 등이 그것이다. 의원 외교 활동이 활발한 나라는 영국. 전체 의원들은 1년에 400회 안팎의 여행을 한다. 정부 기관인 ‘외교 및 영연방 사무국(Foreign and Commonwealth Office·FCO)’에서 체계적인 지원을 해준다. 여기에다 의원들은 개인적으로 해외정보 수집망 등을 가동하고 있다고 하니 그 경쟁력을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미국 의회도 방문외교를 많이 한다. 일본 중의원도 1년에 120명 정도를 해외에 파견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한마디로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의원들의 관심과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기초공사마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원들이 4년마다 너무 많이 교체되기 때문이다. 이번 17대 국회의 경우 3분의2가 바뀌었다. 전체 299명 중 초선은 187명.16대 때 의원외교를 담당했던 주역들은 대부분 낙마했다. 한·미의원외교협의회도 회장단 5명 중 2명만 당선됐다. 그래서 국회 출범 5개월이 지나도록 각종 의원외교단체 구성을 못하고 있다. 게다가 주요 단체 회장 자리를 놓고 볼썽사나운 싸움을 연출하고 있다. 잿밥에만 신경쓰는 꼴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한·미 의원외교’도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미국을 아는 전문가는 손꼽을 정도다. 미국 무대에 내보내려고 해도 마땅한 사람이 적다고 한다. 여야 모두 그렇다. 외교는 의욕만 가지고 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원은 일부 의원들의 무분별한 방미(訪美)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왔을까.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외국에 당당하려면 그들을 알아야 한다. 국제무대에서 ‘통(通)’할 수 있는 ‘미국통’‘중국통’‘일본통’들을 길러내야 할 때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돌아앉아 “네탓” 공방…與·野 대화는 없다?

    돌아앉아 “네탓” 공방…與·野 대화는 없다?

    지난 2002년 11월 이맘때도 16대 국회는 ‘국정원 도청의혹’ 공방으로 파행 중이었다. 양당 총무간 협상이 답보상태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자, 여당인 민주당의 중진 김상현 의원이 나선다. 당직은 없지만 ‘마당발’로 불릴 만큼 친화력이 탁월한 김 의원은 비밀리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찾아가 막후 담판을 시도했고, 결국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극적인 타협을 이끌어내게 된다. 그로부터 2년 후인 지금 17대 국회에서 이같은 막후 대화는 좀처럼 감지되지 않고 있다.5일로 9일째 국회가 마비상태지만, 여야 의원들은 하나같이 궂은 일에 관여하길 꺼리는 눈치다. 초선 의원들에게 이런 얘기를 꺼내면 “초선이라 상대당에 친한 사람이 없어서….”라고 고개를 돌리고, 중진 의원들은 “나라고 딱히….”라며 말꼬리를 흐리기 일쑤다.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보좌관들은 “공식 대화채널이 막히면 비공식 대화가 활발히 오가야 하는데,17대 국회에는 그런 일을 할 만한 중진들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탄핵풍’으로 중진들이 우수수 낙선하는 바람에 ‘막후정치’가 실종됐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공식 채널이 제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거의 매일 만나거나 전화를 주고받고 있지만, 뚜렷한 결실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이종걸 의원과 남경필 의원도 부지런히 얼굴을 맞대고 있지만, 성과와는 거리가 먼 형국이다. 이는 개인적 역량의 부족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역학관계가 바뀌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통령이나 총재 등 1인 보스 아래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체제가 사라지자, 개별 의원들이 원내대표의 위상을 인정해주지 않고 걸핏하면 반발하는 바람에 원내대표로서의 재량권이 크게 약화됐다는 것이다.A당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설령 원내대표가 합의해오면 뭐하나. 당내에서 별의별 반론이 다 쏟아질 텐데….”라고 자조했다. 시스템 문제도 거론된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옛날에는 정무장관이나 청와대 정무수석이 막후에서 야당 의원들을 만나 설득하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자리마저 없어지지 않았느냐.”면서 “미국의 경우 대통령이 야당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하는데 우리는 여당 의원이 대통령 만나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참에 정치문화 자체를 개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형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의회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공식적인 룰보다는 품위있는 비공식(informal)적 관행을 더 중히 여긴다.”면서 “미국처럼 ‘상호 존중’의 불문율을 여야 스스로 정립하지 않으면 막말정치와 파행은 영원히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초선의원들 첫 국감 소회

    “저녁 9시,10시까지 국정감사장에 머물려면 대단한 인내와 체력이 필요하다.…하루 15분씩의 질의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식사 시간에는 당을 초월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며칠전 버스 속에서는 마이크 잡은 모 의원이 ‘애실 누나, 말 좀 빨리하세요.’라고 말해 순간 폭소가 터졌다.” -한나라당 김애실 의원의 국감 일기 중에서- 17대 국회의 첫 국감이 지난 23일 막을 내렸다. 금배지를 달고 처음 국감을 치른 187명 초선 의원들은 우선 “시험 끝났다.”며 기쁜 표정이다.2∼3일 달콤한 휴가를 즐기면서 ‘국감 증후군’을 털어버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막상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무대 위에서 내려오는 게 영 섭섭하다고 했다. 열심히 했는데도 ‘구태’라는 화살이 돌아오면 울컥 언짢아지기도 했단다. 문화관광위 소속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정치부 기자로 10년 가까이 지켜본 국감을 직접 치러보니 소회가 남달랐다고 전했다. 민 의원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헌신적으로 일하는 동료 의원을 보면서 (정치입문 전)밖에서 평가하던 것과는 많은 차이를 느꼈다.”면서 “그런데 전반적으로 국감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 않았고, 특히 언론 평가는 너무 인색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처음 다짐한 대로 투쟁·폭로·정쟁의 구태는 버리고, 희망·대안·미래로 가득찬 정책국감을 끝까지 고집한 것은 큰 위안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카드대란을 비롯한 굵직굵직한 이슈로 ‘바람 잘 날’ 없던 정무위 국감을 마치고 “정책 질의를 하다가도 정쟁과 관련된 말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몇 달 밤을 세우며 준비한 것은 모두 정쟁으로 비화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보좌진들과 밤늦게까지 토론하며 준비했는데 공(功)보다 과(過)가 많다니 조금 서운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주제네바 대사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등을 지낸 열린우리당 정의용 의원은 ‘친정’인 통외통위 국감을 마치고 나니 벌써부터 다음 국감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그는 “아직 정치인이라는 새로운 역할에 익숙지 못해 비판적인 시각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면서 “건설적인 비판으로 피감기관인 외교부의 역량을 키워주고 대안도 제시했어야 했다.”고 아쉬워 했다.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의 수행비서 도기천씨가 쓴 ‘보좌후기’는 정쟁에 휘말려버린 국감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다음은 한 대목.“오늘(23일)은 국감 마지막 날. 대통령비서실 국감을 보좌했습니다. 국감을 위해 정 의원과 보좌진들은 여러 날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동안 주고받은 자료만 해도 책 몇권 분량은 될 겁니다. 바쁜 와중에 준비했는데, 정작 행정수도 이전 위헌논란에 휩쓸려 아무 것도 못했습니다. 참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렇게 첫 국감을 끝낸 의원회관은 대부분 짧은 휴가에 들어갔다. 앞으로 남은 내년도 예산안 심의와 상임위 활동을 위해 체력을 비축해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4일 국회에서 마주친 보좌관 A씨는 “난 이제 시작이야. 의원 눈초리가 심상찮으니 다른 방 찾아야지.”라고 나지막한 한숨을 내뱉었다.‘첫 국감의 추억’이 막을 내린 ‘여의도 극장’에는 곧 ‘일자리를 찾아서’가 개봉될 모양이다. 박지연 김준석기자 anne02@seoul.co.kr
  • [국감-정책은 없고 공방만 있다] 보좌관들 파리목숨?

    전직 보좌관인 A씨는 지난 8일 모 의원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정기국회가 끝나는 올 12월쯤 보좌관 1명을 교체할 예정인데,그 자리가 비기 전에 일단 지금부터 인턴 신분으로라도 일할 수 있겠느냐.”는 제의였다.A씨는 기자에게 “인턴이라고 하니 자존심이 상하긴 하지만,지금 딱히 하는 일이 없어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출범한 지 4개월밖에 안된 17대 국회에서 보좌관들이 대거 교체되고 있다.국정감사라는 ‘대목’을 코 앞에 둔 지난달에만 무려 41명의 보좌진이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한 의원실에서 4급과 6급 보좌진 2명을 한꺼번에 신규 채용한 경우도 있었다. ●국감 직전 41명이나 갈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국감이 본격 시작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10월에 들어서도 보좌진 교체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OOO의원실에서 함께 일할 보좌진을 모집합니다.’란 채용공고를 쉽게 볼 수 있다.10일 오후 검색한 기준으로 2명의 의원이 모집공고를 내놓고 있었다. 국회에서 수년간 잔뼈가 굵은 보좌관들은 “정기국회가 끝난 뒤 보좌진을 교체하는 경우는 흔히 봤지만,국감기간 중에 바꾸는 것은 보기 힘든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보좌진 사이에서 ‘보좌관 학살’이란 자조섞인 얘기들이 오갈 만도 하다.보좌관 생활 9년째인 B씨는 “정기국회가 끝나는 연말에 보좌관들이 대거 ‘잘릴’ 것이란 괴담이 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렇게 ‘대량 학살’이 횡행하고 있는 것은 의정 경험이 전무한 ‘신출내기’ 보좌관이 17대 국회에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막상 일을 시켜보니 국정감사라는 전문영역을 헤집을 역량이 안되거나 의원과 손발이 안맞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의욕 넘치는 초선 의원이 대량 유입되면서 의원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한 것도 보좌관의 ‘조기 강판’을 부르는 요인이다.이번 국감에서 ‘대박’을 못터뜨리면 끝장이라는 조바심에서 보좌진에 성급한 결실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언론보도 안되면 사퇴” 각서도 실제 모 의원은 국감 전에 보좌진 전원으로부터 ‘각서’를 받았다고 한다.‘의원의 국감 활동이 언론에 제대로 부각되지 않으면 해고를 감수한다.’는 내용이다.‘TV 9시 주요뉴스에 보도되면 10점,신문 1면 톱에 실리면 10점’ 등 구체적인 ‘성적표 작성 방식’까지 정했다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 보좌관은 “국감이 정쟁으로 흐르면서 언론의 초점도 그쪽으로 쏠리게 돼 보좌관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해진 셈”이라고 털어놨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17대국회 첫 국감 D-3] 각당 국감전략

    국회 국정감사는 각 정당과 소속의원들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무대다.‘스타의원’이 탄생하기도 하고,정국 주도권의 주인이 뒤바뀌기도 한다.4일 시작될 17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맞아 여야는 저마다 ‘정책국감’,‘민생국감’을 외치며 한판승부를 벼르고 있다.각 당의 국정감사 전략을 점검한다. ●열린우리당 ‘국정감사는 야당의 무대’라는 정치권의 금언처럼,정부를 뒷받침해야 하는 집권여당으로서는 국정감사에서의 자리매김이 그만큼 여의치 않다.정부의 실정(失政)을 파헤치면서도 야당의 ‘정치적 공세’는 효과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공수(攻守)를 동시에 수행하는 1인2역을 맡아야 하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국감의 목표를 ‘안정’과 ‘개혁’에 맞추고 있다.‘안정’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우선 경제와 민생을 앞장서 챙김으로써 집권당으로서의 안정감을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또 하나는 야당의 파상공세를 적절히 봉쇄,정국 대치로 인해 국민들이 불안감을 갖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미다.천정배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와 민생안정 문제에 대해 따질 것은 따지고,정책 대안도 제시할 것”이라며 “야당의 부당한 공격을 적극 차단,정책국감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나아가 이번 국감을 11월 각종 개혁법안 처리를 위한 교두보로 삼고 있다.과거사 정리와 국가보안법 폐지 등의 당위성을 국감에서 적극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전병헌 원내부대표는 “법사위에서는 국보법이 인권침해와 정권안보에 악용돼 온 사례를,행자위에서는 과거사 왜곡에 따른 각종 부작용을 실증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최근 당 정책위원회가 마련한 ▲자유민주체제 훼손 ▲민생경제 파탄 ▲사회안전망 붕괴 ▲수도이전 졸속 추진 등 4대 현안을 중심으로 국정감사 전략을 짜고 있다.한나라당은 정책위 산하 6개 정책조정위원회를 통해 4대 집중분야의 세부전략을 마련하고 있다.특히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쟁점사항이 국회 상임위 전 분야에 분산돼 있는 만큼 상임위 간사를 통해 종합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이한구 정책위의장은 30일 “수도이전 문제점에 대한 세부 리스트를 뽑아놓은 만큼 각 상임위별로 문제제기를 해나갈 것”이라며 “국보법의 경우 전·현직법무장관의 관련 발언이 현 정권과 배치됐던 점 등을 들어 추궁하고,과거사의 경우는 인권침해 및 독립성·중립성 저해 우려에 초점을 맞춰 따지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현 경제파탄과 국가 혼란의 중심에 노무현 대통령이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는 한편 국가보안법 폐지와 과거사 진상규명 등 ‘개혁 드라이브’의 허구와 정략성을 추궁한다는 방침이다.경제문제에 있어서는 가계부채 증가와 신용불량자 급증,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문제,실업 및 비정규직 대책 등 민생문제와 국가부채 증가에 따른 재정파탄,무분별한 국책사업 추진 등을 지적할 계획이다. ●민주노동당·민주당 민주노동당은 국정감사의 의의를 입법·예산심사·행정부 견제뿐 아니라 사회적 갈등의 수렴과 적극적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두고 ‘정책국감·민생국감·참여국감’의 국감방향을 설정했다.정책국감을 통해 민주노동당이 폭로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정당임을 보여주고 민생국감을 통해 경제난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을 보듬겠다는 방침이다. 민노당의 국감전략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참여국감’으로,이를 위해 시민사회단체들과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있다.각 상임위별로 의원과 시민단체간에 정보공유 네트워크도 가동할 방침이다.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서 정부의 정책실정을 밝혀내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국정감사를 민생과 경제챙기기에 전력을 다하라는 추석민심을 바탕으로 실정을 폭로하기보다는 국민의 정부에서의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집행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진경호 전광삼 김준석기자 jade@seoul.co.kr
  • [시론] 자, 공부 합시다/양길현 제주대 교수 · 명예논설위원

    ”공부 좀 하라.” 얼마전 민노당의 노회찬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보수·진보관을 질타하자,열린우리당의 유시민 의원이 노 의원에게 경제정책에 관해 공부를 더 하라고 일갈했다. 상대를 무식하다고 깎아내리면서 자기만 잘났다고 으스대는 언쟁이 보기에 썩 좋지는 않다.다만 서로 보수냐 개혁이냐,아니면 좌냐 우냐로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것보다는 더 생산적이라는 생각이다.왜냐하면 20세기 이데올로기 시대에서 벗어나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정치가 더욱 많은 지식과 공부에 기초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보듯이 정치는 광장과 거리에서의 대중동원에서 벗어나 안방에서의 미디어정치로 전환되었다.안방정치는 정치인들로 하여금 과거보다 더 많이 공부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그래서인지 17대 국회는 여러 형태의 공부 모임을 갖고 있어서 21세기 지식기반 정치의 향방을 보여준다. 지난날 중·고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대학에서 조금하면 그 지식 갖고 평생을 우려먹던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났다.이제는 평생교육의 시대이고 지식정보의 시대이다.그래서 정치인들도 평소에 공부를 하면서 TV토론회와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자주 비전과 방책을 다듬어 나갈 것을 요구받는다.지식에 기반을 둔 백가쟁명의 정치를 전제로 하여 21세기 비전을 찾아나서야 하기 때문이다.그렇지 않고 여야가 20세기의 옛 경험이나 아니면 서로가 다 아는 정보에만 기초하여 설전을 벌이게 되면,시간이 지날수록 비전 제시는 없고 상대방 말꼬리 잡기와 감정싸움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세상사에 관한 지식·정보의 필요성은 꼭 정치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그것은 일반 국민에게도 해당된다.왜냐하면 정치인은 다름아닌 국민 가운데서 나온다는 의미에서도 그렇고,더욱 중요하게는 국민이 정치인을 리드해 나가는 21세기 지식기반 정치의 시대를 위해서도 그렇다.지식·정보를 갖춘 국민 앞에서 어느 정치인이 감히 허튼소리를 할 수 있겠는가. 세계화의 여파로 경제의 지식기반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경제 살리기에서 첨단 기술과 숙련된 노하우 그리고 컴퓨터화한 작업시스템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얘기한다.타국과의 경쟁력 강화와 비교우위 확보를 외치면서 엄청난 재원이 투자되고 있다. 정치는 어떤가.탈냉전과 세계화의 21세기가 되어도 정치문화는 구태의연해 보인다.경제는 혁신역량을 강조하는 데 비해 정치는 여전히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경제는 재투자와 지식기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 반해 정치는 냉소와 무관심으로 뒤덮여 있다.선거를 통해 정치인을 많이 물갈이한 것 같은데도 시대착오적인 법과 제도는 여전히 그대로이다.말로는 개혁을 외치지만 행동은 과거 답습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 듯싶다. 21세기 지식기반 정치를 위해서 우리 모두 시간을 내어 공부하자.21세기는 노동과 자본의 세기이던 20세기와는 다른 지식의 세기이지 않은가.인터넷과 이메일 그리고 휴대전화로 편한 세상에 살게 된 대신 그에 따른 자격 조건이 바로 평생 공부이다.국민이 지식에 기반하여 정치를 알고 참여할 때 비로소 정치인들은 과거와는 달리 유식한 국민의 표를 얻기 위해서 변화하고 혁신될 것이다.21세기 지식기반 정치를 위한 국민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참여라는 삼위일체는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의 공부로부터 출발한다. 양길현 제주대 교수 · 명예논설위원 ˝
  • “광역의회 보좌관제 도입 추진”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유연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수용할 수 없는 현안에 대해서는 “안 되는 건 안된다.”며 늘 분명한 입장을 고수하기로 유명하다.서울시와 경북도의회가 최근 의정활동의 전문성 제고 및 질적 향상을 위해 ‘유급 보좌관제’ 도입을 의결한 데 대해 “법 조항에 없어 위법”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던 허 장관이 22일 “장기적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좀 망설이며 한 말이지만 입장의 큰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어서 행자부와 광역의회간 가장 예민하게 대립했던 이 문제가 앞으로 순풍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인사업무는 중앙인사위원회로 갔고,소방방재청이 독립했습니다.행자부의 중요 업무가 떨어져 나갔는데
  • [사설] 갈등 접고 이제 국력 결집을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기각 결정을 내렸다.헌정사상 초유의 국정 불안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했던 63일간의 탄핵정국이 마침내 막을 내린 것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탄핵정국이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로 마무리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그 시작은 어둡고 참담했으나 그 끝에 이르러서는 상생과 화합의 길을 제시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반갑다.탄핵사태는 진정한 승자도 없고,패자도 없다.또 승자와 패자가 있어서도 안 된다.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성숙 과정에서의 진통,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헌재의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 의미는 크게 보면 의회민주주의의 절차 존중,법치주의 확립,국민이 부여한 대통령에 대한 민주적 정당성과 헌법 수호자로서의 책임을 들 수 있을 것이다.헌재가 헌법정신과 법관의 양심에 따라 내린 결론은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이 기꺼이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헌재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여야 각 정당들의 반응도 당연한 것이다.다만 헌재가 역사적 결정을 내리는 마당에 법률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이유로 소수의견을 밝히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움으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탄핵정국의 와중에서 우리 정치와 사회는 엄청난 변혁을 겪었다.국정은 불안했고,시민사회는 갈등과 편가르기로 뒤숭숭했던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불안들을 성숙한 시민역량으로 극복했다.국민들은 총선을 통해 국가의 안정과 정치권의 반성을 강도높게 요구했다.또 차분히 기다렸다.청와대와 노 대통령측도 충분히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야당들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국정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정부의 노력도 돋보였다.탄핵정국이 국정안정의 발목을 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국정과 민생이 우려한 만큼 파탄지경에 이르지 않은 것은 우리 모두의 축복일 것이다. 이제 탄핵기각 결정 이후가 더 중요하다.대통령 직무정지 63일간이 헛된 시간이 아니라 국가발전을 위한 진통으로 승화시키려면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이 많다.대통령과 정치권,시민사회는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지금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한다.노 대통령과 청와대는 헌법과 국익의 수호자로서의 그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지난날의 공과나,책임공방은 이제 의미가 없다.헌재의 결정에서도 드러났듯이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아 나라의 중심에서 민주주의와 법을 수호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법과 질서의 토대위에서 국익을 챙기고 민생을 살리는 것이 바로 대통령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인기와 여론에 좌우되는 통치가 아니라,민심과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를 펼쳐야 할 것이다. 여야 정치권도 탄핵정국이라는 수업료를 톡톡히 지불했다고 본다.탄핵정국과 총선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민심은 한마디로 상생정치를 펼치라는 것이다.탄핵정국으로 국정을 불안하게 한 책임은 모두 정치권에 있다.인기위주의 정치,여론을 볼모로 한 편가르기와 힘겨루기 정치는 이번 결과를 교훈삼아 과감하게 추방해야 한다.민심과 민생을 살피는 정치여야지 여론을 좌지우지하려는 정치여서는 곤란하다.17대 국회에서는 대화와 타협,민생 우선의 정치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정부와 기업,근로자 등 경제주체들도 정치적 위기가 해소된 만큼 경제살리기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지금의 경제위기가 탄핵정국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지만 국제경쟁에 발빠른 대처를 하지 못한 것은 정치불안에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머리를 맞대고 경제살리기에 전념해야 한다.특히 정치권이 개혁의 방법론과 이념에 대한 논쟁으로 시간을 끌어 경제주체들의 발목을 잡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경제살리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선 순위다.대통령과 정부는 과감하게 주도권을 쥐고 경제 국익을 챙겨야 할 것이다. 탄핵정국 이후 촛불시위와 반대시위에 따른 국론분열 등 시민사회가 보여준 태도는 다소 염려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충돌없이 잘 참아준 것은 성숙한 시민사회의 승리다.이제 이같은 자신감을 거울삼아 시민사회가 국익과 민생에 대한 감시자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이제 나아갈 길은 국민화합과 전진이다.˝
  • [서울광장] 초선의원 187명이 할 일/오풍연 논설위원

    국회를 ‘민의의 전당’이라고 한다.백성의 뜻을 모으는 크고 화려한 집을 말한다.17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다음 달 개원과 함께 정식 입주를 한다.이제부턴 의사당의 주인으로서 모든 역량을 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전체 의원 299명 가운데 63%를 차지하는 초선 의원 187명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고 하겠다.16대 때는 초선의원 비율이 41%(111명)에 머물렀다.이는 새 정치를 바라는 민의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그런 만큼 초선들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고 했다.적을 알고,나를 알아야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얘기다.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들이 있다.먼저 ‘공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대학에 들어가면 책을 손에서 떼듯,‘금배지’를 단 뒤 연구를 소홀히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상임위를 지켜보면 의원 개개인의 실력을 금세 알 수 있다.각 당 스터디 그룹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환영할 만한 일이다.초심을 잃지 말아야 연구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또 오는 13일부터 이틀간 실시되는 ‘의정 과외’를 통해 비법(法)을 전수받기 바란다.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국회 도서관을 자주 이용해야 한다.학위논문실,국제기구·통일자료실,정간·신문열람실,비(非)도서자료실,마이크로폼자료실,멀티미디어실,의회·법령자료실 등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보유 도서만도 180여만권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그런데도 4년 동안 한 번도 들르지 않는 의원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지난해 1년 동안 의원열람실을 이용한 의원은 연인원 2880명에 불과했다.하루 평균 8명꼴이다.창피한 이용률이다. 소신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의원은 한 명 한 명이 입법기관이라 할 수 있다.그럼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와 권한을 다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여야를 불문하고 중진들이 ‘줄서기’를 강요할 것이다.벌써부터 그런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후문이다.뜻을 같이하는 의원끼리 만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의도는 없다.그러나 모임이 잦아지면 파벌이 생기고,사당(私黨)화를 초래할 가능성은 커지기 마련이다.그보다는 당내 민주주의를 위해 매진해야 할 것이다. 돈 안 쓰는 정치를 실천해야 한다.선거법 및 정당법 개정으로 돈 안 쓰는 토대는 마련됐다고 본다.돈 쓰는 정치를 하다 보면 유혹에 빠져들기 쉽고,그로 인해 패가망신하기도 한다.지금 서울구치소에는 10여명의 여야 의원들이 돈 수수혐의로 구속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다.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민원(民願)을 멀리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또 자세를 낮추기 바란다.여의도에 입성한 이후 사람이 달라졌다는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선량이 자기과시를 해서는 안 된다.이는 국민을 배반하는 행위다.공복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때 다음 번도 보장된다.그런 점에서 의원사무실의 문턱을 낮출 것을 당부한다.문을 활짝 열어놓고 보좌진들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의총에서 발언을 많이 하는 게 좋다.의총에는 매번 ‘단골손님’만 나온다.의총은 당론을 모으고,개인의 소신을 펼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의총장에서 뒷짐을 진 채 남의 집 닭 보듯하는 선배의원들의 뒤를 밟으면 안 될 것이다.의총이 활성화된 당은 미래도 밝은 법이다. 지역구도 잘 챙겨야 한다.수도권 의원들은 선거 때만 되면 얼굴을 내미는데,그래서는 곤란하다.이 경우 다음 선거에서 당선은 힘들어 진다.계획표를 잘 세워 후회없는 의정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4년은 그렇게 길지 않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
  • 권영길대표 2선 물러난다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대표 등 지도부가 전면 교체된다.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7차 중앙위원회가 ‘당직·공직 겸임 금지’ 조항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중앙위원 156명 중 89명이 찬성표를 던졌다.이에 따라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 등 공직을 맡은 사람은 당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광역지부장 등 당직을 맡을 수 없도록 당규가 개정됐다.10석 원내 진출에 따른 의원단의 과도한 권력 집중을 막는 동시에 원내·외 병행 전략이라는 당 운영 원칙이 흐트러질지 모른다는 당원들의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예상을 빗나간 이같은 결정은 민주노동당이 기존 정당과는 다른 차별성을 부각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몇몇 현실적 우려가 제기되는 속에서도 노동자,농민 등 현장의 목소리와 연대하는 당 중심의 활동에 의정활동을 곁들이겠다는 원칙을 관철시킨 것은 ‘소수 엘리트 중심 정치’를 지양함은 물론,원내 중심의 활동에 치중하며 점점 우경화된 서구 진보정당의 오류를 겪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결국 대국민 인지도가 높은 권영길 대표와 노회찬 사무총장 등 기존 지도부의 전면 교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당대표와 사무총장,정책위원을 포함한 13인 최고위원에는 김창현 울산지부장,김영욱 중앙연수원장 등 광역 시·도 지부장 등 새로운 얼굴이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당내에서는 정광훈 전 전농 의장의 당대표 출마설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중앙위 시작 전부터 ‘권 대표 3선 개헌 반대’ 등의 글이 게시판에 뜨고,평당원들의 ‘당직·공직 겸임 전면금지’ 서명 대자보가 붙는 등 치열한 논란을 예고했다.실제 배강욱 중앙위원(청주 상당 지구당)은 “당대표의 대외협상력 등 역할을 고려할 때 겸임은 허용되어야 한다.”며 당 대표에 한해 겸직을 허용해야 한다는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153명 중 70명만이 동조,자동 부결됐다. 중앙위에서는 당직·공직 겸임금지 안건과 함께 선출방식 등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당대회 준비위 구성관련 내용과 17대 의정활동 준비 상황,총선 이후 당 활동 방향 등도 관심분야였다.회의에서는 또 ‘6·5 재보선’ 대전 유성구청장 후보로 신현관 유성지구당 부위원장을 확정했고,아직 결정되지 않은 나머지 지역 후보들은 상무집행위로 인준 권한을 위임했다. 권영길 대표는 “오늘의 승리를 자축하는 자리이고 내일의 더 큰 승리를 준비하는 자리”라면서 “2012년 집권을 위한 초석을 다질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하자.”고 독려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여야대표 협약’ 실천이 중요하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간 3일 회동은 ‘상생의 정치’‘경제 살리기’로 집약된다.국민·기업·정부 할 것 없이 모두가 바라던 터여서 환영한다.특히 ‘협약’ 발표는 대표 회담을 한 단계 격상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이는 합의문보다 강한 구속력을 부여하기 때문이다.그렇다고 김칫국을 먼저 마셔서는 안 될 것이다.이제부터가 중요하다.무엇보다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추후 성과를 끌어내지 못하면 구두선에 그치게 된다. ‘협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총론보다 각론이 중요하다.3대 원칙,5대 핵심과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하지만 우선순위를 매겨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부터 살펴 나가야 한다.민생·경제 우선 원칙이 그것이다.노사관계를 안정시키고,일자리 창출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외국 투자자들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두 대표는 회담 내내 ‘실천’을 강조했다.지난날의 구태를 반복하지 않도록 각오를 단단히 하기 바란다. 김대중 정부 시절 여야 대표는 8차례 회동을 하며 ‘정책협의체’ 등을 합의해 놓고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도리어 영수회담을 한 뒤 여야 관계가 나빠져 정국이 급랭되곤 했다.상호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 탓이다.따라서 상대방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그래야 신뢰가 싹트고,국민을 안심시키는 정치를 할 수 있다.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고,한 발씩 양보하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여야 대표는 자주 만나야 한다.대표간 상시 대화 채널을 열어 놓으면 ‘협약’에 대한 이행도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대표회담에서 시각차를 드러낸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 등도 해법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이를 위해 양당 정책의장간 모임을 상설화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다음 달 17대 국회가 개원하면 민주노동당까지 함께 참여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민노당에도 13%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서 역할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모두가 ‘윈윈’하는 ‘상생의 정치’를 꼭 실천했으면 한다.˝
  • [정치플러스] 천정배, 우리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이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출마설이 나돌던 김한길 당선자는 불출마를 선언,천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이로써 대표 경선은 입각쪽으로 가닥을 잡은 김근태 원내대표를 제외한 천정배·이해찬 의원의 양강 구도에 장영달·유시민 의원 등이 출사표를 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천 의원은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 선언과 신당 창당 선언 이래,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정치개혁을 이룩한다는 일념으로 새 정치 실현에 앞장서 왔다.”면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17대 국회를 새로운 개혁정치의 마당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김한길 당선자는 “실무적인 역량과 능력을 갖춘 천정배 원내대표 만들기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 [열린세상] 여성의원들에게 바란다/신의진 연세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제17대 총선이 끝났다.과거 어느 총선보다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 많이 불어 앞으로의 국민적 기대가 크다.특히 여성들의 약진은 가장 눈에 두드러지는 변화이다.대선기간 중 박근혜,추미애 두 야당 선대위원장들의 활약을 텔레비전과 신문 지상에서 매일 접할 수 있었다.과거 남성 일변도의 선거 문화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며 이제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 여성 정치인들이 선두에 서는 모습을 낯설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또한 여성 국회의원들의 수적인 증가 역시 두드러지는 변화이다.아직 과반수를 차지할 정도는 아니라 할지라도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여성들이 국회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들에 대해 부정부패의 감소,민생 관련 정책의 증가 등 긍정적 기대를 하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전문적인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아직 여성 정치인들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할 만큼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른 희망과 실망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이다.오히려 향후 이들 여성 정치인들의 활약에 따라 여성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평가가 내려질 것이므로 그 어느 때보다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먼저 경제 문제,이라크 파병 문제,대통령 탄핵 등의 굵직한 정치 현안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분야에 여성 국회의원들이 먼저 관심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최근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 힘의 논리와 겉으로 나타나는 것에만 많은 가치를 둔다는 점이다.즉 힘을 가진 자들을 위해,또한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일들에 치중하여 사회가 굴러가고 있다.정치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그 때문에 겉으로 업적이 드러날 수 있고 자신의 힘을 과시할 수 있는 분야부터 먼저 정치가들은 손을 대는 경향이 강하다.이러다 보니 우리 사회의 상대적 약자들인 노인,여성,어린이,장애자들을 위한 정책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된다. 특히 가정의 해체가 가속화되고 경제적 어려움과 취업여성이 증가되면서 가정의 보호가 절실한 시기의 어린이들의 문제가 거의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아동학대 및 방치,성폭력,학교에서의 집단 따돌림과 폭력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직접 현장에서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더욱 큰 문제는 피해 어린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가 너무나 미비한 수준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 정책마련이 아직도 요원하다는 것이다.피해 어린이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고통을 표현할 능력도 없고 선거권도 없기 때문에 현명한 어른들이 나서지 않으면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한다.단지 청소년이나 성인으로 성장한 이후에 갖가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면서 주목을 받으나 이미 이 때는 되돌리기가 너무 어렵다.더구나 어린이와 청소년의 문제를 담당하는 정부 부서조차 여러 군데로 흩어져 있어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묻기조차 힘든 상황이다.예를 들어,아동학대는 보건복지부가,학교 폭력은 교육부가,성폭력은 여성부가,청소년문제는 청소년보호 위원회와 문화관광부가 주로 담당하므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따라서 상대적으로 소홀한 어린이와 청소년 관련 문제를 여성 정치인들이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현실적 대안마련에 앞장을 서 준다면 우리 미래를 위해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누구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우리의 미래임을 잘 알고 있으나 이들을 올바로 기르기 위한 노력을 진지하게 정책적으로 기울여주는 정치가들은 의외로 소수이다. 우리가 여성 정치가들에게 거는 기대는 겉으로 성과가 두드러지는 일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계층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마련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부분이다.이를 위해서는 정치가 자신의 소신과 용기가 필요하다.미국의 클린턴 대통령 시절 영부인인 힐러리 여사가 저소득층의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복지,교육 정책을 마련하여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고 그 결과 그녀가 정치가로서 부각될 수 있었다는 점을 여성 국회의원들이 깊이 마음에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의진 연세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 민노당의 ‘정치실험’

    민주노동당 단병호 당선자는 지난 22일 오후 17대 국회의원 당선증을 받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평소대로 추레한 점퍼 차림의 단 당선자를 본관 정문앞의 의경들이 막아섰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국회의원 당선증 받으려고 왔습니다.” 예의를 갖춘,그러나 고압적인 의경의 물음과 단 당선자의 생뚱한 답변은 그간 국회앞 ‘일반인과 의경’ 사이에 흔한 대화였다.한참을 갸우뚱거리다 얼굴을 알아본 한 의경 때문에 단 당선자는 국회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당선자전원 ‘머리띠 투쟁’ 경험 노동자·농민 운동 출신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17대 국회에서 종종 겪을 에피소드다.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일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정치’를 표방하며 의정활동에 노동자·농민·평화개혁투쟁 현장활동을 접목시키려는 민주노동당의 헌정사상 초유의 실험과 연관돼 있다.단 당선자의 점퍼 차림이나 농민 출신 강기갑 당선자의 긴 수염과 생활한복 차림은 ‘튀는 행동’이 아니라 노동자·농민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한 발은 운동권,한 발은 제도권을 딛고 있는 민주노동당 정치실험의 성공 여부를 많은 이들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23일 민주노동당 당선자 전원은 일제히 쌀개방 반대집회와 대우종합기계 해외매각 규탄집회 등 각종 투쟁 현장에 참석,제도권 바깥의 현장 활동에 주력했다. 천영세 부대표와 강기갑·현애자 당선자는 ‘전농 창립 14주년 기념식 및 쌀개방 반대와 식량주권수호 결의대회’에 참석해 “올해 쌀개방 반대와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를 위해 민주노동당의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또한 ‘전노협 쟁의국장 아가씨’ 심상정 당선자 역시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선거 이전과 다름없이 대우중공업 해외매각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단병호 당선자는 일본의 반전평화단체인 ‘PARC’ 관계자들을 만나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민주노동당 당선자들의 이같은 ‘각개 약진’은 일찍이 존재하지 않았던 ‘데모가 일상화된 국회의원’ 10명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원내외 병행전략은 당연” 하지만 현실적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원내와 원외의 의사결정을 둘러싼 시간상 불일치에 대한 우려다.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제도권과 마찰만 일으키거나,반대로 운동권으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이 온다면 한국의 ‘진보실험’은 다시 후퇴할 수 있다. 정대화 상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민주노총과 전농이라는 튼튼한 조직적 기반을 갖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원내외 병행전략을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원내에서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사안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즉각 반영되지 않을 경우 갈등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과반얻은 與’ 개혁 드라이브

    ■ 국회-의정비 카드로 결제 열린우리당은 22일 ‘일하는 국회준비위원회’를 열고 17대 국회부터 의원들이 복수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복수상임위제’를 추진하기로 했다.의원 개개인에게 표결권과 발언권을 주는 상임위를 하나씩 배정하되,표결권없이 발언권만 인정하는 상임위도 함께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또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 지원비를 신용카드로만 사용토록 하고,현재 연 500만원 수준인 의정활동비를 최대 연 1억원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기구 통폐합 등을 통해 국회 사무처 예산을 대폭 줄여 정책개발비로 사용하는 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 축소 및 의정활동비·정책개발비 증액안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측도 긍정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17대 원구성 직후 관련 입법 가능성이 높아졌다.열린우리당은 또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상시국회제’를 도입,휴가 기간을 제외한 연중 내내 국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별도의 케이블 채널을 통해 국회 청문회를 생중계해 청문회 제도의 실효성도 높인다. 이해찬 국회개혁추진단장은 “야당에서도 국회개혁 관련 법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17대 국회가 열리면 국회내 기구를 만들어 공식적으로 개혁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 ■ 국정원-상위직 15.6% 감축 국가정보원은 22일 기획과 조직,인사와 예산 등 지원분야에 대한 대폭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전 조직에 대해 대대적인 개편을 한 데 이은 2차 개편인 셈이다. 국정원은 이번 개편에서는 특히 유사·중복 업무의 통폐합과 업무의 과학화 등을 통해 지원분야 4급 이상 상위직 인력을 총원의 15.6%나 감축,조직의 슬림화를 꾀했다. 그러나 이번 조직개편으로 감축된 인력은 시대변화와 정보환경 변화에 따라 기능 강화가 필요한 해외정보 수집과 분석,대(對) 테러 및 국제조직범죄 대처분야 등에 전원 재배치해 국가안보 및 국익 확보를 위한 일선 정보활동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초 국회 국정연설에서 “국정원 등 권력기관을 더 이상 권력의 도구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국정원은 고영구 원장 취임 직후부터 국정원의 ‘탈정치와 탈권력화’에 주력,국내 정보분야 조직의 축소 및 재편을 추진해왔다. 국정원의 고위 관계자는 “참여정부 출범 후 작지만 능률적인 정보기관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차 개편 때에는 지원분야가 미흡했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2차 개편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어 “조직과 인력의 합리적 배분을 위해 핵심업무 위주로 기능을 조정하고 인력을 재배치한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외교부-통상교섭본부 독립 경제통상외교의 전문성 강화 등을 위해 외교통상부로부터 통상교섭본부를 독립시키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2일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최근 통상교섭본부 독립방안을 마련해 외교부에 의견을 구하는 중”이라면서 “대통령이 (탄핵사태가 끝나고) 복귀한 뒤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상교섭본부는 금융감독위원회나 국가균형발전위원회처럼 별도의 위원회 형태가 될 것이며 산하에 사무국 역할을 하는 교섭본부를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비슷한 형태라는 얘기다. 특히 외교부 조직개편안에는 대사직의 30%를 외부에서 충원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20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통상외교와 자국민 보호를 위한 영사관리가 중요한데도 뒷전”이라고 지적한 뒤 전문성 강화를 위한 외교부의 조직개편을 시사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이경형칼럼] 총선 이후엔…

    4·15 투표일이 밝았다.17대 국회가 어떤 모습으로 구성될지는 오늘 밤 개표 결과로 판가름나게 된다.총선이 끝나면 대개는 국민들의 산발적인 정치적인 의사가 선거를 통해 수렴되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정국도 정돈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거가 끝나도 정치 상황이 여느 때와는 다를 것 같다.향후 정국이 상당 기간 유동적일 가능성이 큰 것이다. 왜냐하면 첫째,대통령 탄핵 소추로 인한 권력 공백 현상과 탄핵 찬·반 세력간 분열·대결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이미 ‘탄핵무효·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은 오는 17일 탄핵 무효를 위한 대규모 촛불 시위를 재개키로 선언했고,그저께는 탄핵 반대를 외치며 분신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사회 일각에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예단하면서 벌써부터 수용하느니 못하느니 하는 논란이 분분하다.이런 징후들은 총선 후에도 탄핵을 둘러싼 갈등이 심상치 않을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지금처럼 탄핵 소추로 인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있는 상황은 하루속히 종결되어야 한다.정치권은 16대 국회의 잔여 임기(5월29일까지)중,아니면 총선 민의를 바탕으로 한 17대 원 구성과 동시에 탄핵 철회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정치권이 이러한 합의를 도출하기 전에 헌재가 탄핵 심판 결정을 할 경우,그 결과에 군말 없이 승복하겠다는 입장도 천명해야 한다.이렇게 하는 것이 탄핵 찬·반 대결로 인한 국력 소모를 막고,나아가 상생의 정치를 구현하는 길이 아닌가 한다. 둘째는 세대간 괴리감과 분열이 대단히 심각하다는 점이다.물론 지역주의 회귀나 좌우 이념간 갈등 현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세대간 분열을 더이상 방치하고는 한국사회의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번 총선은 처음부터 정책 선거가 실종되고,탄핵 역풍이 선거판을 뒤흔드는가 싶더니,어느 새 눈물로 호소하고 땅 바닥에 엎드리는가 하면 느닷없이 단식을 하는 등 이벤트·이미지 선거양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이러한 감성에 의존하는 선거는 ‘60∼70대 고려장’발언으로 세대간 괴리 현상을 더욱 파고 들었고,급기야는 연령대별 투표율이 당락을 좌우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되고 있다.감성적인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으면 여당에 유리하고,반대로 낮아지면 야당에 유리해지는 형국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젊은 세대는 수평적 네트워크를 중시하면서 대북정책,한·미 관계 등에서 진보적·자주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늙은 세대는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에 비판적이고,한·미 동맹관계를 강조하면서 보수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이러한 세대간 성향 차이는 국민 통합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세대간 권력의 분점,공직의 노·장·청 균분,세대간에 문화를 공유토록 하는 정치적·정책적 고려가 수반되어야 한다. 셋째,국민의 합의를 이뤄내는 대의(代議) 시스템인 국회가 새로이 구성되는데도 불구하고,거리의 직접 민주주의가 만연하는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1인2표제’로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민노당의 원내 진출이 기대되고 있으나,과연 국회가 가투(街鬪)를 사전에 소화해내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투자,일자리 창출도 정부,기업,노동자 등 경제주체간의 합의가 필요한데 새 국회가 이를 앞장서 끌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총선은 혼란 수습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라는 점을 후보자도,유권자도 깊이 인식해야 한다. 편집제작 이사 khlee@˝
  • [총선D-9] 각당 정책대결 대신 표밭 눈치보기

    총선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여야가 지역공약을 놓고 정면으로 맞붙을 조짐이다.신행정수도 이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다.민주당은 6일 행정수도 이전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뽑아들어 수도권 표심을 파고들며 논란을 촉발할 태세다.동계올림픽에 대해서는 열린우리당이 당초 전북 유치를 공약으로 마련했다가 강원지역 반발로 철회하는 등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강원 유치를,민주당이 전북 유치를 공언하며 정면으로 맞서 있다.모처럼 형성된 여야의 공약대결은 진정한 정책대결이라기보다는 지역주의를 볼모로 한 대립의 성격도 있어 각 당이 득표를 위해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도 나온다. ■신행정수도 이전 민주당이 현 정부 최대공약인 신행정수도 이전에 이의를 달 태세다.통일시대에 대비,행정수도 이전 범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2월 조순형 대표의 국회 연설에서도 ‘신3경(京)정책’을 내세워 행정수도 이전 계획을 부분 조정할 것을 주문했었다.남북통일시대 수도를 셋으로 나눠,서울을 ‘정치수도’,충청을 ‘행정수도’,평양을 ‘사법(司法)수도’로 각각 만들자는 것으로,행정수도 이전도 이런 바탕 위에 추진돼야 한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런 맥락에서 정부의 신행정수도 이전 범위를 정부기관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즉 통일 이후에도 서울이 정치수도로 남기 위해서는 국회와 같은 정치 관련 기구의 충청 이전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추미애 선대위원장 체제 출범 후 역점을 두고 있는 ‘햇볕정책’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담고 있다.민주당은 이르면 6일 선대위 차원에서 이같은 내용을 구체화해 총선 공약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지난 2002년 대선 때 충청 민심을 사로잡으면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가능케 한 1등 공신이다.민주당이 분당(分黨)전 공약에 대해 이처럼 급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서울과 수도권의 불안심리를 적극 파고들겠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실제로 서울시의회는 지금도 “행정수도 이전은 통일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전면 철회를 주장하고 있고,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민들도 대체로 수도권 위축을 이유로 신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노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승계한 열린우리당은 물론 한나라당도 충청 표심을 의식,차질없는 이행을 다짐하는 상황이다.결국 민주당은 이 틈새를 적극 공략,충청권에서의 타격을 감수하고라도 수도권 표심을 파고들어야 승산이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장성민 총선기획단장은 5일 “현 정권의 신행정수도 이전 구상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짚고 나갈 것”이라고 말해,노 대통령의 ‘천도(遷都)’ 발언을 집중 공략할 뜻임을 내비쳤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공약이 각 정당 간에 뚜렷한 차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강원도 평창이냐,전북 무주냐를 놓고 그동안 해당 자치단체 간에 벌어진 해묵은 공방이 17대 총선에서 각 당과 후보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부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010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철저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아깝게 무산된 점을 들어 당연히 2014년에도 평창이 선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강원도 영월·평창·태백·정선 지역구의 한나라당 김용학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 김운용 의원의 유치방해를 주장하며 강한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한나라당으로선 무주 지역이 전략적 표밭이 아니라는 점에서 평창에 손을 들어주기가 비교적 자유로운 것도 사실이다. 같은 이유에서 열린우리당은 어정쩡한 입장이다.전북을 싹쓸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강원도도 놓칠 수 없는 표밭이기 때문이다.최근 무주 유치를 공약했다가 강원도의 반발로 뒤늦게 공약을 삭제하는 소동을 빚은 데서도 이같은 난처함이 잘 나타난다. 열린우리당 강원도당은 한발 더 나아가 중앙당과 조율도 없이 평창 유치를 약속하고 나섰다.5일 ‘도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동계올림픽 유치 문제는 정치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200만 도민의 역량을 총집결해 평창 유치 활동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영월·평창·태백·정선의 이광재 후보를 기획단장으로 위촉해 유치위를 구성할 것도 제시했다.그러자 민주당은 열린우리당의 오락가락 태도를 문제 삼아 동계올림픽 유치를 총선 쟁점화하기 시작했다.전북도지부는 이날 “열린우리당이 강원도 표를 의식해 전북도민을 우롱하고 있다.”면서 무주 유치를 전면에 내세웠다.전주 완산갑에 출마하는 이무영 전북선대본부장은 “준비된 도시인 무주와 전주에 동계올림픽이 유치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열린우리당 전북도지부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엄정 중립을 지키고 국제적인 시설기준과 유치가능성 등을 전문가들이 검토해 결정한다는 게 중앙당의 기본 원칙”이라고만 강조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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