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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베스트브랜드 대상] 레몬·라벤더 활용해 만들어… 국제 행사서 다수 수상

    [2020 베스트브랜드 대상] 레몬·라벤더 활용해 만들어… 국제 행사서 다수 수상

    ㈜혜토 대표 브랜드 ‘로얄오차드(Royal Orchard)’의 ‘레몬딜라이트(Lemon Delight)’와 ‘퍼플드림(purple dream)’이 ‘2020년 영국 그레이트 테이스트 어워드(Great Taste Awards)’에서 2020년 ‘위너(Winner)’로 뽑혔다. 레몬딜라이트는 레몬머틀 베이스에 레몬밤, 레몬버베나, 레몬그라스 등을 블렌딩해 상큼한 레몬의 향을 느낄 수 있다. 퍼플드림은 자소엽, 박하 등 한국 전통 재료와 라벤더를 활용해 만든 블렌딩 차(茶)로 숙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2006년 설립된 혜토는 로얄오차드 외에도 한국의 고유원료로 만든 ‘왕실의 정원’과 유기농 허브차 ‘알뮤터(Allmutter)’까지 총 3개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이 중 왕실의 정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관광공사 주체로 열린 ‘대한민국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뽑히기도 했다. 혜토는 또 다른 국제대회인 ‘슈페리어 테이스트 어워드(Superior Taste Award)’에서 3년 연속 수상했으며, ‘2019년 몽드셀렉션( Monde Selection) 국제식품품평회’에서도 입상했다. 또한 2017년도에는 세계녹차협회 주최로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열린 ‘세계녹차콘테스트’에서 최고 금상과 금상 2가지를 받았으며, 이탈리아 디자인어워드인 ‘A 디자인 어워드 앤 컴페티션(A DESIGN AWARD & COMPETITION)’에서는 패키지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분양가 5억인데 전셋값 7억… 수도권 5년 만에 최대폭 상승

    분양가 5억인데 전셋값 7억… 수도권 5년 만에 최대폭 상승

    서울 아파트 0.1% 상승… 70주 연속 올라전세 품귀, 중저가 아파트값도 밀어올려전국 아파트 매매가 3주 연속 상승폭 확대정부의 ‘전셋값 안정’ 시그널에도 ‘전세대란’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0주째 올랐고, 수도권 전셋값은 2015년 11월 이후 5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전세 품귀’로 전세 수요가 아예 매매로 돌아서며 중저가 아파트값까지 밀어올리고 있다.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6일 조사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주 연속 0.08%의 상승폭을 유지하다가 이번 주 0.10%로 상승폭을 키웠다. 70주 연속 상승세다. 수도권도 지난주 0.21% 오른 데 이어 이번 주 0.23% 상승하며 64주째 오름세를 이어 갔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15년 11월 첫째 주(0.23%)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이 뛴 것이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3구’의 전셋값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송파구는 지난주 0.11%에서 이번 주 0.19%로, 강남구는 0.10%에서 0.18%로, 서초구는 0.10%에서 0.16%로 각각 상승폭을 키웠다.수도권 전셋값은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직후인 8월 첫째 주 0.22% 올라 올해 최고점을 찍은 뒤 2개월 가까이 상승폭이 둔화했다가 이달 들어 3주 연속(0.14%→0.16%→0.21%→0.23%) 상승폭을 키우며 가격 상승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전세대란이 이어지는 것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확대와 재건축 조합원 실거주 의무, 임대차 2법에 따른 갱신청구권 시행,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수요 등의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전셋값 상승으로 전셋값이 분양가를 초월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11월 입주를 앞둔 서울 홍은동 북한산두산위브2차의 전용 59㎡ 전세 매물은 현재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4억 7000만원에서 6억원까지 나와 있다. 2017년 분양 당시 해당 평형 분양가는 3억 7900만~3억 9900만원 선이었는데 전세매물 시세가 분양가보다 2억원 비싸게 나온 것이다. 경기 광명시에서 다음달 입주하는 광명아크포레자이위브단지(전용 84㎡)도 분양가는 5억원대였지만 현재 전셋값은 7억원 수준이다. 또 다른 문제는 전셋값 폭등이 매매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난이 확대됨에 따라 전국 아파트값은 이번 주 0.13% 상승해 3주 연속(0.08%→0.09%→0.12%→0.13%) 상승폭을 키웠고, 8월 첫째 주(0.13%) 이후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도 10주 연속 0.0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70주째 오르는 전셋값...서울 중저가 아파트값까지 뛴다

    70주째 오르는 전셋값...서울 중저가 아파트값까지 뛴다

    정부의 ‘전셋값 안정’ 시그널에도 ‘전세대란’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0주째 올랐고, 수도권 전셋값은 2015년 11월 이후 5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전세 품귀’로 전세 수요가 아예 매매로 돌아서며 중저가 아파트값까지 밀어올리고 있다.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6일 조사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주 연속 0.08%의 상승폭을 유지하다가 이번 주 0.10%로 상승폭을 키웠다. 70주 연속 상승세다. 수도권도 지난주 0.21% 오른 데 이어 이번 주 0.23% 상승하며 64주째 오름세를 이어 갔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15년 11월 첫째 주(0.23%)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이 뛴 것이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3구’의 전셋값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송파구는 지난주 0.11%에서 이번 주 0.19%로, 강남구는 0.10%에서 0.18%로, 서초구는 0.10%에서 0.16%로 각각 상승폭을 키웠다. 수도권 전셋값은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직후인 8월 첫째 주 0.22% 올라 올해 최고점을 찍은 뒤 2개월 가까이 상승폭이 둔화했다가 이달 들어 3주 연속(0.14%→0.16%→0.21%→0.23%) 상승폭을 키우며 가격 상승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전세대란이 이어지는 것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확대와 재건축 조합원 실거주 의무, 임대차 2법에 따른 갱신청구권 시행, 3기 신도시 청약 대기 수요 등의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전셋값 상승으로 전셋값이 분양가를 초월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11월 입주를 앞둔 서울 홍은동 북한산두산위브2차의 전용 59㎡ 전세 매물은 현재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4억 7000만원에서 6억원까지 나와 있다. 2017년 분양 당시 해당 평형 분양가는 3억 7900만~3억 9900만원 선이었는데 전세매물 시세가 분양가보다 2억원 비싸게 나온 것이다. 경기 광명시에서 다음달 입주하는 광명아크포레자이위브단지(전용 84㎡)도 분양가는 5억원대였지만 현재 전셋값은 7억원 수준이다. 또 다른 문제는 전셋값 폭등이 매매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난이 확대됨에 따라 전국 아파트값은 이번 주 0.13% 상승해 3주 연속(0.08%→0.09%→0.12%→0.13%) 상승폭을 키웠고, 8월 첫째 주(0.13%) 이후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도 10주 연속 0.0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수성구, ‘2020 대한민국 SNS 대상’ 대상 수상

    수성구, ‘2020 대한민국 SNS 대상’ 대상 수상

    대구 수성구가 ‘제10회 2020 대한민국 SNS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대한민국 SNS 대상’은 (사)한국소셜콘텐츠진흥협회 등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하는 행사다. 매년 페이스북, 블로그 등 SNS 운영활동이 우수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수성구는 올해 SNS 활용지수를 통한 정량평가와 전문가 평가, 사용자 투표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대상을 받았다. 특히 대구 기초지자체에서는 최초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한데 이어 올해 대상까지 수상해 거둔 성과여서 더 큰 주목을 받았으며, ‘SNS 소통 분야 1등 지자체’임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구청 공식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 주민들의 불안감을 낮추고 방역수칙 확산에도 기여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콘텐츠로 이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최근 구 공식 유튜브 채널 ‘수성TV At Suseong’에 업로드 된 ‘수성구청 주무관의 하루 브이로그’ 시리즈는 누적 조회수 15만뷰를 달성했으며, 구 공식 블로그 ‘다소곳’은 누적 방문자수 8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온라인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밖에도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플리커,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성구의 매력을 홍보하며 SNS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사이버 구정 홍보단 운영과 누리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수성구 SNS 소통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블로그 기자, SNS 서포터즈, 유튜브 기자단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흐름에 맞춰 랜선 문화생활, 관광 명소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게시하며 수성구의 생생한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하고 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SNS를 활용해 수성구 소식을 보다 쉽고 친근하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민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콘텐츠로 소통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kt 황재균, KBO 역대 11번째 5년 연속 20홈런 대기록

    kt 황재균, KBO 역대 11번째 5년 연속 20홈런 대기록

    프로야구 kt 위즈 황재균(33)이 5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황재균은 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회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시즌 20호. 황재균은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던 2015년 26개를 치며 20홈런 고지를 넘었고 이듬해에도 27개를 쳤다. 2017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1년 동안 도전한 황재균은 2018년 한국으로 돌아오며 kt와 계약했고, 올 시즌까지 매년 20홈런 이상을 쏘아 올렸다. 5년 연속 20홈런은 KBO리그 11번째 기록이다. 황재균 이전에는 이승엽(은퇴), 최형우(KIA), 박병호(키움 히어로즈), 양준혁(은퇴), 박재홍(은퇴), 타이론 우즈(은퇴), 마해영(은퇴), 이대호(롯데), 나성범(NC 다이노스), 최정(SK 와이번스)이 5년 연속 20홈런을 쳤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단독] 바다 건너 7년째 옥바라지한 노모… 무기징역수 아들 벼루예술가 되다

    [단독] 바다 건너 7년째 옥바라지한 노모… 무기징역수 아들 벼루예술가 되다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으로 간 부모를 따라 이민 길에 오른 네 살 소년은 서른세 살 수형자의 신분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아들 때문에 다시 귀국한 70대 노모는 충남 홍성교도소 옆에 쪽방을 얻고 옥바라지를 시작했다. 어느덧 40대가 된 소년은 교도소에서 배운 벼루공예로 인정받는 예술가가 됐다. 아들이 만든 벼루를 빠짐없이 사 모은 어머니는 그의 새 출발을 간절히 바란다. 제75회 ‘교정의날’(10월 28일)을 맞아 열린 교정작품전시회에서 벼루 와당쌍용연으로 금상을 거머쥔 무기징역수 정찬수(42·가명)씨 모자의 이야기다. 수형자들이 교도소에서 만든 작품을 모아 해마다 전시하고 시상하는 행사에서 정씨는 5년 연속 상을 받았다.●LA 흑인폭동 휘말린 부친… 트라우마 겪던 아들도 17세 때 총격 사건으로 美 감옥 수감 1982년 미국에 건너간 정씨 가족은 이민 10년 만인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흑인폭동에 휘말렸다. 그의 부친은 가족의 꿈과 희망인 마트를 지키려다 갈비뼈에 5발의 총상을 입었다. 흑인들은 피 흘리는 아버지를 버려둔 채 마트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 아버지는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살았다. 이 일을 계기로 정씨는 늘 총을 지니고 다녔다. 이듬해 한인 교포 중심의 갱단에 가입한 정씨는 1994년 17세의 나이로 총격 사건에 휘말려 무기징역을 받았다. 캘리포니아 교도소 수형자는 흑인 아니면 히스패닉(중남미계 이주민)이었다. 아시아인은 100명 중 2명꼴. 정씨는 사회에서 느낀 소수자의 서러움을 교도소에서도 겪어야 했다. 정씨가 한국에 돌아가기로 마음먹은 결정적인 이유는 돌아가신 아버지 때문이었다. 정씨의 부친은 생전 “찬수야, 한국 가면 엄마랑 아빠도 한국에서 같이 살고, 거기서 좋은 일도 많이 하자”고 말하곤 했다. 정씨는 아버지의 바람을 따라 한국 교도소로 이송을 신청했다. 2005년 한국이 미국 등 주요 국가와 국제수형자 이송 협약을 맺으면서 가능해진 일이었다. 그러나 정씨의 아버지는 끝내 아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2007년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죽음에도 미국 교도소는 가석방을 허락하지 않았다. 정씨는 자식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채 부친을 떠나보낸 일을 여전히 마음 아파한다. 정씨가 2011년 홍성교도소로 이송된 지 3년 후 그의 어머니도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아들을 찾아왔다. 올해 74세인 노모는 교도소 근처에 살면서 7년째 매주 아들을 면회하고 있다. 교도소 직원들은 정씨의 어머니를 두고 “처음 2년은 교도소 민원실에서 살다시피 하셨다”고 전했다. 어머니는 한국말이 서툰 아들이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책을 찢어 몰래 아들 손에 쥐여 주는 등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어머니 마지막 소망은 아들이 빨리 가석방돼 벼루 만들며 한국에 적응해 살았으면 정씨는 2015년 벼루공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꿈꾸게 됐다. 경력 6년차인 그는 다른 수형자의 벼루 제작을 지도하는 최고참이 됐다. “작업장에 먼지도 많은데 하지 말라”며 말리던 어머니는 누구보다 아들을 응원하는 ‘1호 팬’이 됐다. 교정작품전시회에 나온 아들의 벼루 작품을 직접 구매해 모으기도 했다. 정씨는 올해 말 가석방 심사를 앞두고 있다. 벼루를 만들며 이 땅에서 사는 것, 서로의 손을 꼭 잡은 모자의 마지막 소원이다. 한국말이 능숙해진 정씨는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면서 “앞으로 벼루공예를 계속하면서 어머니께 효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성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한화 대졸 신인 장웅정 4회 만루위기에 아쉽게 강판

    한화 대졸 신인 장웅정 4회 만루위기에 아쉽게 강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대졸 신인 투수 장웅정(23)이 두산 베어스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26)을 상대로 3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지만 만루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쉽게 강판했다. 장웅정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의 2020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대결에 선발 등판해 3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보여줬다. 장웅정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는 투 피치 투수로 제구를 활용해 상대 땅볼과 뜬공을 유도하는 유형의 투수였다. 장웅정은 1회 두산 선두 타자 정수빈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2014년 서건창(201안타)에 이어 KBO 역대 두 번째 단일 시즌 200안타를 노리는 2번 타자 플렉센을 병살타로 처리했다. 오재일에게 우익수 앞 1루타를 허용했지만 김재환을 2루수 땅볼 아웃으로 처리했다. 2회에도 선두 타자 허경민에게 중견수 앞 1루타를 허용했지만 이어서 나온 박세혁·김재호·오재원을 연속해서 범타 처리했다. 3회에는 두산 조수행·정수빈·페르난데스를 뜬공과 땅볼로 처리하며 첫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까지 주자를 내보냈더라도 흔들리지 않던 장웅정은 4회 급격히 흔들렸다. 장웅정은 4회 오재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재환과 허경민을 뜬 공으로 잘 처리했지만 박세혁의 안타, 김재호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첫 만루 위기를 맞았다. 오재원의 타석에서 초구 폭투가 나오면서 아쉽게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장웅정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오재원의 출루를 허용했고 박상원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고 교체됐다. 피안타가 아닌 볼넷과 폭투로 제대로 된 승부를 하지 못하고 내려 간 것이 못내 아쉬웠을 뿐이다. 두산 조수행은 교체된 한화 투수 박상원의 두번째 공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 팀의 2번째 득점을 올렸다. 박상원은 정수빈과의 7구 승부 끝에 뜬 공으로 아웃시키며 4회를 마무리했다. 1997년생 장웅정은 수원북중, 유신고, 동국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열린 2020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로 지명받아 한화에 입단했다.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 12경기에 등판해 30이닝을 던지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 1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데뷔 첫 1군 무대에 선발 등판해 4이닝 1실점 호투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경기는 생애 두 번째로 1군 무대에 선발 등판한 경기였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홍성교도소 벼루장인이 된 LA 무기징역수

    홍성교도소 벼루장인이 된 LA 무기징역수

    75주년 교정의날 기념 교정작품전시회벼루작품으로 금상 수상한 정모씨 인터뷰옥바라지하려 이민 접은 70대 노모의 모정 아메리칸 드림을 좇아 미국으로 간 부모를 따라 이민 길에 오른 네 살 소년은 서른세 살 수형자의 신분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아들 때문에 다시 귀국한 70대 노모는 충남 홍성교도소 옆에 쪽방을 얻고 옥바라지를 시작했다. 어느덧 40대가 된 소년은 교도소에서 배운 벼루공예로 인정받는 예술가가 됐다. 아들이 만든 벼루를 빠짐없이 사모은 어머니는 그의 새 출발을 간절히 바란다. 제75회 ‘교정의날’인 28일을 맞아 열린 교정작품전시회에서 벼루 와당쌍용연으로 금상을 거머쥔 무기징역수 정찬수(가명·42)씨 모자의 이야기다. 수형자들이 교도소에서 만든 작품을 모아 해마다 전시하고 시상하는 행사에서 정씨는 5년 연속 상을 받았다. 1982년 미국에 건너간 정씨 가족은 이민 10년 만인 1992년 LA(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에 휘말렸다. 그의 부친은 가족의 꿈과 희망인 마트를 지키려다 갈비뼈에 5발의 총상을 입었다. 흑인들은 피 흘리는 아버지를 버려둔 채 마트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 아버지는 극적으로 구조됐지만, 평생 후유증 안고 살았다.이 일을 계기로 정씨는 늘 총을 지니고 다녔다. 이듬해 한인 교포 중심의 갱단에 가입한 정씨는 1994년 17세의 나이로 총격 사건에 휘말려 무기징역을 받았다. 캘리포니아 교도소 수형자는 흑인 아니면 히스패닉(중남미계 이주민)이었다. 아시아인은 100명 중 2명꼴. 정씨는 사회에서 느낀 소수자의 서러움을 교도소에서도 겪어야 했다. 정씨가 한국에 돌아가기로 마음먹은 결정적인 이유는 돌아가신 아버지 때문이었다. 정씨의 부친은 생전 “찬수야, 한국 가면 엄마랑 아빠도 한국에서 같이 살고, 거기서 좋은 일도 많이 하자”고 말하곤 했다. 정씨는 아버지의 바람을 따라 한국 교도소로 이송을 신청했다. 2005년 한국이 미국 등 주요 국가와 국제수형자이송협약을 맺으면서 가능해진 일이었다. 그러나 정씨의 아버지는 끝내 아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2007년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죽음에도 미국 교도소는 가석방을 허락하지 않았다. 정씨는 자식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채 부친을 떠나보낸 일을 여전히 마음 아파한다.정씨가 2011년 홍성교도소로 이송된 지 3년 후 그의 어머니도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아들을 찾아왔다. 올해 74세인 노모는 교도소 근처에 살면서 7년째 매주 아들을 면회하고 있다. 교도소 직원들은 정씨의 어머니를 두고 “처음 2년은 교도소 민원실에서 살다시피 하셨다”고 전했다. 어머니는 한국말이 서툰 아들이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책을 찢어 몰래 아들 손에 쥐여주는 등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 정씨는 2015년 벼루공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꿈꾸게 됐다. 경력 6년차인 그는 다른 수형자의 벼루 제작을 지도하는 최고참이 됐다. “작업장에 먼지도 많은데 하지 말라”며 말리던 어머니는 누구보다 아들을 응원하는 ‘1호 팬’이 됐다. 교정작품전시회에 나온 아들의 벼루 작품을 직접 구매해 모으기도 했다. 정씨는 올해 말 가석방 심사를 앞두고 있다. 벼루를 만들며 이 땅에서 사는 것, 서로의 손을 꼭 잡은 모자의 마지막 소원이다. 한국말이 능숙해진 정씨는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면서 “앞으로 벼루공예를 계속하면서 어머니께 효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성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23년 현역’ 이동국, 내달 1일 은퇴경기…“새로운 시작”

    ‘23년 현역’ 이동국, 내달 1일 은퇴경기…“새로운 시작”

    한국 프로축구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인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 현대)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전북은 26일 “23년간 프로축구 선수로서의 활약을 마치고 제2의 인생을 선언한 이동국이 올 시즌 K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11월 1일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고 알렸다. 이동국은 은퇴 경기에 앞서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전북은 다음 달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FC와 올해 K리그1 최종 27라운드 홈경기를 가진다. 2위 울산 현대에 승점 3이 앞선 채 선두에 자리한 전북은 대구와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K리그 최초의 4년 연속 우승을 이룬다. 구단 발표에 앞서 이동국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쉬움과 고마움이 함께 했던 올 시즌을 끝으로 저는 제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고 은퇴를 알렸다. 이동국은 “은퇴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정”이라면서 “다가오는 홈경기가 등 번호 20번을 달고 팬분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먹먹해 온다. 마지막까지 축구선수 이동국이란 이름으로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전했다. 1998년 혜성처럼 등장…거듭된 월드컵 불운K리그·AFC 챔피언스리그 최다골 기록 등 남기고 23년 프로생활 마무리 지난 1998년 포항제철공고를 졸업하고, 포항스틸러스에서 K리그에 데뷔한 이동국은 첫 시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4경기에 출전, 11골2도움을 기록하면서 K리그 신인상을 차지했다. 또한 그해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19살 막내로 출전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활약으로 이동국은 K리그를 넘어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동국은 포항과 A대표팀, 각종 연령별 대표팀을 오가는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며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어린 시절 이동국은 붕대를 칭칭 감고 국제대회를 뛰기도 했다. 부상에도 쓰러지지 않았던 이동국은 2002년 첫 시련을 맞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일 월드컵 엔트리에서 그를 제외한 것. 그해 이동국은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과 동시에 병역 면제를 노렸지만 3위에 머물렀다. 이동국은 결국 2003년 광주상무에 입대, 군 복무를 하면서 재기에 나섰다. 상무에서 다시 제 기량을 찾은 이동국은 2005년 전역 후 2006년까지 포항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2006년 독일 월드컵 출전을 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상이 발목을 붙잡았다. 이동국은 소속팀 경기에서 십자인대 부상을 입고 월드컵 출전 기회를 놓쳤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동국은 2007년 1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축구종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들즈브러에 입단하는 도전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동국은 EPL 23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K리그 성남일화(현 성남FC)로 복귀했다. 성남에서 이동국은 주전경쟁에서 밀려 13경기 출전에 그쳤고 2009년 전북현대로 이적했다.전북 이적 후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의 믿음 아래 K리그 데뷔 후 첫 득점왕과 MVP를 차지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또한 소속팀 활약을 발판삼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출전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월드컵에서 이동국은 웃지 못했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경기 막판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며 12년 만에 출전한 월드컵을 아쉽게 마쳤다. 월드컵 후 팬들의 많은 비난이 있었지만 이동국은 흔들리지 않고 전북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게 임했다. 전북에서 이동국은 경기장 안팎에서 팀 중심역할을 하면서 K리그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이끌었다. 여기에 2012년 K리그 개막전에서 멀티골을 기록, 통산 117호골을 신고하면서 당시 K리그 최다 득점자였던 ‘선배’ 우성용(116골)을 넘어섰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은 대표팀의 호출로 이어졌다. 비록 월드컵 본선 무대에는 더 이상 서지 못했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국가대표팀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소집돼 한국의 월드컵 행을 이끌었다. 더 이상 월드컵 무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동국은 K리그에서 새로운 기록을 꾸준히 썼다. K리그 최다 득점 기록 경신 뿐만 아니라 2017년에는 K리그 최초로 ‘70-70 클럽(70골-70도움)’에 가입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K리그 최초 통산 300공격포인트(223골77도움)를 달성했다. 그리고 이동국은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가장 많은 547경기를 소화하며 최다득점인 228골을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부산·성남·인천 “테스형! 잔류가 왜 이렇게 힘들어”

    부산·성남·인천 “테스형! 잔류가 왜 이렇게 힘들어”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성남FC, 인천 유나이티드 중 한 팀은 10월의 마지막 날 강등의 눈물을 뿌린다. 유행가 노랫말처럼 잊을 수 없는 10월의 마지막 밤을 맞게 되는 것이다. 지난 23~24일 열린 K리그1 파이널B 26라운드에서도 다음 시즌 강등 팀이 가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27라운드에서 최종 판가름이 나게 됐다. 사실 24일 인천-부산전 후반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인천의 강등이 유력했다. 성남이 23일 수원 삼성을 2-1로 제압하고 승점 25점을 쌓은 상황이었다. 부산 역시 전반 43분 이동준의 선제골로 승점 28점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 21점에 머무른 인천이 구단 사상 처음 2부로 강등될 터였다. 그러나 한 편의 드라마가 연출됐다. 후반 29분과 30분 김대중과 정동윤의 연속골이 터지며 인천이 역전승을 거둔 것. 생존왕으로서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인천은 승점 24점을 쌓아 성남과 부산을 1점 차로 바짝 쫓았다. 비기기만 해도 1부 잔류를 확정할 수 있었던 부산은 막판 10분을 버티지 못하고 가슴 졸이는 강등 전쟁을 이어 가게 됐다.최종전에서 10위 부산과 11위 성남은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12위 인천은 이미 1부 잔류를 확정한 8위 FC서울과 원정 격돌한다. 승점이 같을 때 순위를 정하는 최우선 기준인 다득점에서 부산과 인천이 24골로 같고, 성남은 2골 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이 서울을 꺾으면 무조건 1부 잔류에 성공하고 부산-성남전 패자가 강등된다. 두 팀이 비기면 성남이 강등이다. 인천이 서울에 패하면 인천은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7년간 이어 왔던 ‘잔류왕’ 타이틀을 내려놓는다. 다만 인천이 서울과 비기면 다양한 경우의 수가 생긴다. 부산이 성남을 꺾으면 인천과 성남의 승점이 같아지는데 다득점에서 앞선 인천이 다소 유리하다. 성남으로선 인천이 득점 없이 비기기를 바라면서 부산에 패하더라도 3골 이상 넣어야 강등을 피할 수 있다. 물론 부산도 최종전에서 패하고 인천이 서울과 비기면 다득점을 따지고 다득점도 같으면 골득실에서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 非강남 ‘10억 전세’… 지방까지 최대 폭 껑충

    서울 非강남 ‘10억 전세’… 지방까지 최대 폭 껑충

    서울 전셋값이 69주째 오르며 최악의 전세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지방까지 ‘전세파동’이 심화하며 전국 아파트 전셋값도 5년 반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9일 조사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0.16%)보다 상승 폭이 커진 0.21%로 2015년 4월 셋째 주(0.23%)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서울은 지난주와 같은 0.08%로 69주 연속 상승했다. 수도권 전셋값도 0.21% 올라 전주(0.16%)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감정원은 “거주 요건 강화와 갱신청구권 시행 등으로 전세물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교육 여건이 우수하고 교통이 좋은 역세권 지역과 직주근접 지역을 중심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제 비강남권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은 물론이고 수도권까지 30평대 전세 10억원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서울 마포구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전용 84㎡의 경우 인근 중개업소에 전세 호가 10억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용산구 KCC웰츠타워 전용 97㎡ 전세가는 10억원을 호가한다. 수도권에선 지난달 24일 경기 과천시 중앙동 푸르지오써밋(전용 84㎡)이 종전 전세 신고가 10억원을 경신해 11억원에 전세거래를 마쳤다. 판교신도시 백현동 백현마을 6단지 전용 84㎡도 지난 8일 10억 8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지방 아파트 전셋값도 7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해 전세난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지방은 지난주 0.16%에서 이번 주 0.21% 오르며 2013년 4월 셋째 주(0.2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1.26%), 울산(0.5%), 충북(0.36%) 등 대부분의 지역이 상승세를 키웠다. 한편 아파트 매매시장도 전국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전국 아파트값은 0.12% 올라 3주 연속 상승 폭을 키우며 8월 둘째 주(0.12%) 이후 최대 상승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임신은 둘이 했는데…왜 책임은 여자만 지나요

    임신은 둘이 했는데…왜 책임은 여자만 지나요

    67년간 여성의 몸을 옭아맨 형법상 낙태죄의 개정 시한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임신중절(낙태) 허용 주수를 놓고 씨름하며 ‘불법’ 낙인은 거두지 않는 사이 여성들은 여전히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는다. 서울신문은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이 사회적 지탄을 두려워하며 가슴에 묻었던 이야기를 연속 인터뷰로 공개한다. 직업도, 나이도, 상황도 다르지만 이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낙태는 죄가 아니라 나를 지키는 선택이자 책임이었다고.“너는 낙태 처음이야? 내 전여친들이 몇 번 했는데, 별거 아니래.” 10년 전, 최수진(가명·35)씨가 임신테스트기에서 빨간 두줄을 확인했을 때 상대방은 이렇게 말했다. 오랜 친구였던 남성과의 ‘썸’ 관계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최씨는 “처음부터 상대방은 콘돔을 거부하는 등 피임에도 소극적인 사람이었다. 예상치 못한 임신 자체도 두려웠지만, 그보다 임신중절 여성을 바라보는 주위의 남성중심적인 인식이 더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남자, 가족, 병원…누구도 그의 편이 아니었다 상대방은 책임을 회피하며 오히려 최씨에게 수술이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말했다. 최씨는 “임신 이후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내게 ‘낙태 경험이 늦은 편’이라는 황당한 말을 했다”며 “깊게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지만 너무 큰 상처였다”고 돌아봤다. 그런데도 병원에선 수술을 원하면 상대방을 데려오라고 했다. 진료 과정에서는 ‘왜 피임을 제대로 하지 않았느냐’며 타박했다. 수치심과 모멸감이 들었다.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 탓에 당연히 부모님에겐 말할 수 없었다. 최씨가 임신하기 몇 달 전, 공교롭게 친오빠의 여자친구가 임신중절 수술을 했다. 최씨는 그때 엄마가 한 말을 잊을 수 없다. 최씨는 “둘이 같이 한 건데 엄마가 오빠에겐 ‘남자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하고, 여자 쪽이 ‘몸 관리를 못했다’고 탓하더라”면서 “같은 자식인데도 아들한테는 ‘실수’라고 하고, 딸인 나에게는 ‘네 잘못’이라고 할 것 같아 무서웠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갑에 넣어뒀던 ‘수술 후 주의사항 안내문’을 우연히 엄마에게 들키자 끝까지 친구 거라고 잡아뗐다. 대충 눈치는 챘을 것 같지만, 도저히 스스로 말할 용기가 없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불법’의 경험은 신체 변화로 제일 먼저 나타났다. 최씨는 수술 당시 직장에 딱 하루 휴가를 썼다. 수술이 여성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출산과 비슷한 수준인데도 산후조리는 꿈도 못 꿨다. 수술이 끝난 뒤, 갈 곳이 없어 상대방과 함께 모텔을 찾았을 때 그는 하혈하는 최씨에게 또 성관계를 요구했다. 다음날엔 아무렇지 않은 척 출근해야 했다. 수술 이후 제대로 된 처치나 진료를 받지 못하자 두달 만에 몸무게가 10㎏이 빠졌다. 수술 아픔 남았지만 “여성폭력 반대” 인권운동 앞장 아직도 수술 경험은 트라우마다. 그는 “수술대에 누워있는데 너무 울어서 형광등 불빛이 계속 뿌옇게 보였던 장면이 생생히 기억난다”며 “임신에 대한 책임은 남녀 둘다 져야 하는데 왜 여자만 모든 죄책감과 처벌을 짊어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수술 날짜는 매년 ‘잊지 않기’라는 글과 함께 달력에 적어놓는다. 혼자만 아는 일이지만, 잠시나마 뱃속에 있었던 아기를 잊지 말자는 생각에서다. 그는 현재 여성단체에서 활동하며 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한 인권 운동을 하고 있다. 단체에서 여성폭력 등을 배우면서 임신중절이 자신만의 잘못이 아니란 걸 서서히 깨달았다. 그는 “낙태죄는 여성의 몸을 국가가 법으로 통치하겠다는 뜻”이라며 “임신의 모든 책임을 여성 개인에게만 지우는 부당한 구조와 잘못된 시선이 바뀌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연락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낙태죄 개정을 앞두고 임신중절을 직접 경험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연속 인터뷰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법적 처벌과 윤리적인 비난 사이에서 남몰래 꽁꽁 숨겨둔 이야기를 clean@seoul.co.kr 으로 들려주세요. 원치 않는 임신을 중단한 여성의 선택은 죄가 아니라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끝까지 전하겠습니다.
  • 매일 육지 가족 보고파 눈물바다… 오랜 세월 버틴 힘은 ‘뱃사람 숙명’

    매일 육지 가족 보고파 눈물바다… 오랜 세월 버틴 힘은 ‘뱃사람 숙명’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 태어났다. 배에 오른 건 철저히 ‘생계’를 위해서였다. 34년 억센 바닷바람을 뚫고 거친 파도를 넘은 이 남자는 그렇게 말했다. 평범하지만, 단단해 보이는 ‘경상도 사나이’ 최규태(57) HMM(옛 현대상선) 선장은 “뱃사람들이 억셀 거라고 보통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나만 해도 오히려 눈물이 많다”고 웃으며 고백했다. 그는 육지와 가족을 그리워한 30년을 후회하진 않지만, 다음 생에도 선장이 되겠단 말은 차마 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 ‘더블린호’의 만선(滿船) 귀항을 이야기할 땐 어린아이 같은 자부심이 묻어났다. 얼마 전 배에서 내린 뒤 포항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그를 지난 8일 만났다. 죽도시장 명물 물회 한 접시 올려놓고 그는 뱃사람의 삶과 애환을 술술 풀어놨다.“상선 선원의 대단한 포부보다는 생계형으로 이 일에 뛰어들었죠. 학비가 싸서 목포해양대에 입학했고 자연스럽게 해군에 들어갔어요. 제대하니 먹고살기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배에 오른 게 1987년도였습니다.” 1997년 현대상선 경력직으로 입사하기 전까지 여러 배를 전전했다. 주로 ‘부정기선’에 올랐다. 정기선이 버스라면 부정기선은 택시다. 정해진 목적지 없이 화주가 가달라는 곳으로 간다. 온 바다를 정처 없이 떠돈 셈이다. 현대상선에 온 뒤로는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주로 몰았다. “저희 세대는 비슷할 겁니다. ‘금수저’ 물고 태어난 것도 아니니까요. 집안에서 뱃사람은 제가 처음입니다. 그저 오래 일했을 뿐인데 직업에 대한 애착이 생겼죠.” 보통 6개월에 한 번 집에 들어간다. 중간 중간 항구에 들르기는 하지만 수개월을 전 세계의 바다를 돌면서 지내는 것이다. 단 하루도 육지가 그립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버틴 것은 그저 숙명으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럼에도 억누를 수 없는 것이 바로 가족을 향한 애끓는 마음이다.●아침엔 늘 된장국… 밥맛 없어도 한그릇 뚝딱 “혈기왕성한 신혼 땐 정말 배에 타기 싫더라고요. 지금처럼 배에서 연락할 수 있는 게 아니니 다음 기항지에서 받아 볼 편지 기다리는 게 유일한 낙이었죠. 갓 태어난 아들 사진을 보고, 이미 읽은 편지를 닳도록 읽으면서 이불 뒤집어쓰고 눈물을 찔끔 흘리기도 했답니다. 2017년 광석전용선을 타고 브라질에 다녀왔는데 승선 중 매형과 모친이 돌아가셨습니다. 휴가 중엔 장인어른이 돌아가셨지요. 충격이 너무 컸습니다. 선원들도 가족 일로 상담을 많이 하러 오는데, 그 마음을 너무 잘 아니까. 해줄 수 있는 말도 마땅치 않고 너무 괴롭죠.” 힘들고 슬프기만 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에게 보람찼던 순간을 묻자 2018년 1만 3100TEU급 ‘빅토리호’를 탔던 기억을 풀어놨다. 국가 연구과제로 만선 상태에서 선박의 효율이 얼마나 나오는지 시험하는 것이었다. “긴장이 많이 됐어요. 연구진들을 태우고 그 큰 배를 몰며 22노트(약 40㎞)까지 달렸으니까요. 바다 위를 질주한 것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180도 배를 꺾기도 하고요. 보통 배를 타면서는 절대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과제를 무사히 성공적으로 해낸 게 선장으로서 가장 뿌듯한 순간입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2018년 중국에서 중동으로 목탄을 실어 날랐을 때다. 배에서 불이 났다. 목탄은 자연 발화가 가능한 물질이라 당연히 위험화물로 등록됐어야 하지만, 당시 그러지 않았다. “우연히 자연 발화가 됐죠.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서 무사히 불을 껐습니다. 만약 선원들이 방심할 수 있는 밤늦게 불이 났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선장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할까.’ 최 선장이 해군을 제대한 뒤 막 3등 항해사로 배에 올랐을 때 들었던 생각이다. 선장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선장의 일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항해 중 일어나는 모든 게 다 선장의 일이었던 것이다. “선원들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훤히 보여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도 조언해줄 수 있겠고요. 선장은 근무시간도 정해진 게 없습니다. 항해 경로에 위험물체가 보인다고 하면 자다가도 뛰어올라가야죠.” 배에선 아침에 된장국이 주로 나온다. 딱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전통처럼 내려오는 느낌이란다. 아침에 밥맛이 없어도 쉽게 먹을 수 있고 속도 편해서 그런 것 같다는 게 최 선장의 생각이다. 그는 아내와 함께 배에 올랐던 기억을 지우지 못한다고 했다. 1993년 하반기 현대상선은 유럽선사들이 시행하던 ‘가족동승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가족을 오래 만나지 못하는 선원들을 위한 복지다. “아내가 된장국을 참 좋아했어요. 처음 배에 탈 땐 점심이나 저녁에 나오는 진수성찬을 좋아했는데, 갈수록 된장국을 그렇게 잘 먹더라고요. 음식을 차리지 않아도 돼서 그렇게 좋아했던가 싶기도 하고요. 허허.” 선박은 점점 대형화하는데, 선원 수는 정해져 있다. 일이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예전엔 배 위에서 선원들끼리 담배를 걸고 포커를 자주 쳤지만, 요즘엔 그럴 겨를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한다. 그럼에도 최 선장이 빼놓지 않는 것은 바로 운동이다. 뱃사람들은 좁은 공간에만 있으니 하체가 부실해지기 일쑤다. 최 선장은 “다른 운동까지는 아니어도 배 위에서 매일 300계단씩 오르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 해운산업이 서서히 몰락하던 시절을 최 선장은 뚜렷이 기억한다. 절정은 2016년 한진해운 사태다. 최 선장은 당시 부산신항 옆 거제도에 있는 지세포항에서 ‘레이업’을 하는 배들이 수백 척 있었다고 회고했다. 레이업은 배의 시동을 꺼두고 앵커(닻)를 내려 정박시키는 것이다. 시동을 켜봤자 기름 값도 나오지 않는 슬픈 현실을 반영하는 장면이다. 그랬던 한국 해운이 서서히 부활하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2분기 21분기 만에 영업이익 138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한 HMM이 올 3분기 영업이익 3650억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물동량은 감소했지만, 선제적으로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하고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가입 효과도 톡톡히 봤다. HMM은 최근까지 최 선장이 몰았던 4호선 더블린호를 포함, 15항차 연속 만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포장도 뜯지 않은 새 배였죠. 다른 선사들 배가 만선으로 다니는 것을 볼 때마다 너무 부러웠어요. 이번에 저희 배가 만선으로 돌아올 땐 ‘우리 배 좀 보시오’ 하고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해운 재건에 어느 정도 일조를 했다는 보람도 있고 힘이 납니다. 이런 기조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안전 항해하는 ‘겁 많은 선장’으로 기억되길 바다는 그에게 ‘애증’의 존재다.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동시에 그와 가족을 지금껏 갈라놓았던 곳이기도 하다. 마냥 좋았던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전했다. ‘겁 많은 선장’으로 기억되는 게 그의 꿈이다. 30년 배를 타도 여전히 긴장이 된다는 그는 “겁이 많을수록 신경을 더 쓰게 되고 안전한 항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온 다음날, 최 선장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빼먹었다며 부랴부랴 메시지를 보내왔다. “(거칠고 투박할 것 같지만) 선원들은 심성이 순박하고 사람의 정을 그리워합니다. 녹화된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조금만 감동적인 장면이 나오면 펑펑 눈물을 흘리는 감성의 소유자들이에요. 저만 그런 줄 알았더니 어느 정도 연식이 있는 동료끼리는 모두 공감하고 있는 얘기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가족을 멀리 두고 숙명처럼 배를 모는 겁니다.” 글 사진 포항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그리스 특급’ 카시도코스타스, 6점짜리 하이런 얻어맞고 팀리그 데뷔전 쓴 잔

    ‘그리스 특급’ 카시도코스타스, 6점짜리 하이런 얻어맞고 팀리그 데뷔전 쓴 잔

    ‘매너 특급’ 김재근(48·크라운해태)이 막판 6연속 득점으로 ‘그리스 특급’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37·TS-JDX)를 돌려세웠다.김재근은 20일 경기 고양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프로당구(PBA) 팀리그 3라운드(6전4선승제) 1일차 두 번째 경기 5세트(남자단식)에서 카시도코스타스을 상대로 15-14, 한 점 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초반 2-1로 리드를 잡았지만 네 번째 이닝에서 카시도코스타스의 4점짜리 하이런(연속 득점)으로 3-5로 끌려가기 시작한 김재근은 10번째 이닝에서 다시 상대의 뱅크샷을 얻어 맞고 6-14, 매치포인트에 몰렸다. 한 점만 더 내주면 팀이 1-4로 패할 절대절명의 위기였지만 그는 카시도코스타스를 14점에 묶어놓고 6포인트를 내리 따내 ‘대어’ 사냥에 성공했다. 김재근은 카시도코스타스가 세 차례 연속 공타에 그친 뒤 되돌아오기 월뱅크샷으로 2점을 한꺼번에 따내고 비껴치기 대회전으로 1점수를, 다시 원뱅크 걸어치기로 2점을 올려 상대와 동점을 만든 뒤 회심의 옆돌리기로 승부를 매조지했다.지난해 PBA 투어 원년 1차전 챔피언이자 뒤늦게 합류한 올 시즌 PBA 투어 2차전에서 프레데릭 쿠드롱(52·벨기에)과 결승에서 만났던 카시도코스타스는 자신의 팀리그 데뷔전을 6점짜리 ‘하이런’을 얻어맞고 놓쳐 ‘그리스 특급’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김재근은 예술구까지 섭렵한 당구 만능 스타다. 2017년 최성원과 출전한 세계3쿠션 팀세계선수권을 제패하고 지난해 PBA 투어 대회 두 차례 8강에 올랐던 크라운해태의 팀 리더이기도 하다. LPBA의 최강 김가영이 프로에 전향한 뒤 많은 도움을 줘 ‘김가영의 사부’로도 불린다. 무엇보다 매너를 중시하는 당구계에서 ‘신사’로 불릴 만큼 깔끔한 플레이와 언행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그러나 김재근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크라운해태는 최종 6세트(남자 제3단식)를 다비드 마르테니스(스페인)가 TS 정경섭(41)에 내주면서 승점 사냥에 실패했다. TS-JDX는 카시도코스타스의 패전 뒤 정경섭(41)이 마르티네스를 11-7로 잡으면서 합계 4-2로 경기를 마무리, 승점 3을 보탠 승점 23(6승5무)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서대문 ‘마봄’ 전국 복지 인재 키운다

    서대문 ‘마봄’ 전국 복지 인재 키운다

    “서대문구의 사회복지 분야 노하우가 전국으로 퍼져 나갈 수 있길 고대합니다.”(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서울 서대문구에 지난 15일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관계자들이 찾아왔다. 개발원은 보건복지공무원, 민간 보건복지 종사자 등 150만명의 교육생을 교육하는 기관이다. 이날 두 기관은 협약을 맺고 서대문구의 지역복지 우수 사례를 교육 콘텐츠로 제작하고 교육 교재로 활용하기로 했다. 서대문구는 보건복지부 지역복지사업 평가에서 전국 최초로 7년 연속 복지행정상을 받는 등 촘촘한 동네 복지를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동네 복지의 구심체이자 민관 협력 네트워크 조직인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마봄협의체)가 활성화돼 있어 지역별 특화된 사업을 선보인다. 연희동 마봄협의체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제대로 못 하는 독거노인 55가구와 ‘굿바이 코로나, 반려콩나물 기르기’ 사업을 추진했으며, 남가좌2동 마봄협의체는 저소득 50가구에 생활지원금, 마스크, 생필품 꾸러미를 전하는 ‘추석맞이 해피박스, 행복전함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마봄협의체가 생긴 이래 총 14억 1590만원의 후원금이 모금(연모금액 1억 7458만원)됐으며 연평균 150여개의 동별 맞춤형 복지특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협약으로 개발원은 서대문구의 다양한 지역 복지 우수 사례를 교육 콘텐츠로 제작해 전국 교육 교재로 활용한다. 또한 개발원과 서대문구는 ‘보건복지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현장 중심의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관련 교육 콘텐츠, 현장 강사진 정보도 공유한다. 협약식에 참석한 허선 개발원장은 “서대문구를 ‘사회복지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콘텐츠 개발 협력기관’ 대도시형 모델로 전국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선정했다”며 “서대문구와 개발원이 전국의 보건 복지를 함께 선도해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동 주민센터를 복지의 허브로 만드는 동복지허브화사업, 후원자와 어려운 가정을 일대일로 연결하는 100가정 보듬기 사업 등 외국 선진 사례를 가져다가 배우면서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10년을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다 보니 다양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기적이 서대문에서만 되는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타 지방정부도 서대문구를 벤치마킹해 의지를 가지고 추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전국 사회복지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개발에 지속해서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세상 밖 나오지 못하고… ‘미안해 아가야’, 매년 2월 그날이면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세상 밖 나오지 못하고… ‘미안해 아가야’, 매년 2월 그날이면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67년간 여성의 몸을 옭아맨 형법상 낙태죄의 개정 시한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임신중절(낙태) 허용 주수를 놓고 씨름하며 ‘불법’ 낙인을 거두지 않는 사이 여성들은 여전히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는다. 서울신문은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이 사회적 지탄을 두려워하며 가슴에 묻었던 이야기를 연속 인터뷰로 공개한다. 직업도, 나이도, 상황도 다르지만 이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낙태는 죄가 아니라 나를 지키는 선택이자 책임이었다고. 직장인 이현지(37·가명)씨의 휴대전화 달력은 매년 2월 11일 알람을 울어 댄다. ‘미안해 아가야’ 여섯 글자가 무지근한 그날의 고통을 상기시킨다. 9년 전 이씨는 임신중절 수술을 했다.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씨는 임신 테스트기에서 선명한 두 줄을 확인하는 순간 “지구 종말이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원래 피임을 철저히 하는데 딱 하루 제대로 못 했고, 너무 순식간이라 임신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임신 사실만으로 이미 공황 상태였는데 수술할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건 더 힘들었다. 이씨는 “동네 산부인과를 일일이 돌며 물어봤는데, 내가 불법을 저지르는 것 같아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 겨우 찾은 병원에서도 의사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수술 과정과 후유증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대신 “어떻게 5주차까지 임신 사실을 모를 수 있느냐”며 이씨를 혼냈다. “젊은 사람이 몸을 함부로 굴렸다”는 말도 따라 나왔다. ●“내가 불법을 저지르는 것 같아 너무 무서웠다 ” 수술의 충격은 트라우마로 남았다. 의사는 전신마취 대신 부분마취를 택했다. 이씨는 수술기구가 몸속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모습과 소리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수술이 끝나자 의사는 몸에서 꺼낸 덩어리까지 보여 줬다. 이씨가 휴대전화 알람으로 매년 떠난 생명을 기억하는 것은 당시의 죄책감 때문이다. 남자친구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이씨를 두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너도 놀랐겠지만 솔직히 나도 충격이 커. 나도 집에 가서 좀 쉬어야겠어.” 혼자 울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씨는 돌아가신 엄마를 떠올렸다. 그의 어머니는 이씨의 동생을 가졌을 때 낙태를 고민했다. 터울이 너무 크고, 경제적으로도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독교 집안인 탓에 결국 포기했다고 한다. 이씨는 “원래 엄마랑 각별한 사이가 아니었다. 돌아가실 때도 큰 감정의 동요가 없었는데 수술하고 나니 저절로 떠오르더라”면서 “엄마가 살아 있었으면 내 편이 돼 줬을까 하는 생각에 정말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임신중절도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봐줬으면 ” 남자친구나 당시 룸메이트 외에 이씨가 자신의 낙태 경험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그동안 다른 사람의 손가락질이 무서워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못했는데, 정부가 내놓은 입법예고안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이씨는 “임신중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하는 거다. 그래도 평생 죄책감에 시달린다”며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사람들이 비난하지 않는 것처럼 낙태도 불법이 아니라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미안해’ 9년 전 지운 아기, 아직도 죄책감 시달립니다

    ‘미안해’ 9년 전 지운 아기, 아직도 죄책감 시달립니다

    67년간 여성의 몸을 옭아맨 형법상 낙태죄의 개정 시한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임신중절(낙태) 허용 주수를 놓고 씨름하며 ‘불법’ 낙인은 거두지 않는 사이 여성들은 여전히 원치 않는 임신으로 고통받는다. 서울신문은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이 사회적 지탄을 두려워하며 가슴에 묻었던 이야기를 연속 인터뷰로 공개한다. 직업도, 나이도, 상황도 다르지만 이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낙태는 죄가 아니라 나를 지키는 선택이자 책임이었다고.직장인 이현지(37·가명)씨의 휴대전화 달력은 매년 2월 11일 알람을 울어댄다. ‘미안해 아가야’ 여섯 글자가 무지근한 그날의 고통을 상기시킨다. 9년 전 이씨는 임신중절 수술을 했다.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씨는 임신 테스트기에서 선명한 두 줄을 확인하는 순간 “지구 종말이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원래 피임을 철저히 하는데 딱 하루 제대로 못 했고, 너무 순식간이라 임신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임신은 난생 처음 겪어보는 몸살과 함께 찾아왔다. 몸이 건강한 편이었는데도 그날 이후 머리가 어지럽고 속은 메슥거리고, 온몸이 아파 죽을 것만 같았다. 처음엔 야근이 잦아 그런 줄 알았다. 알고 보니 그게 임신 초기 증세였다. 임신 사실만으로 이미 공황 상태였는데 수술할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건 더 힘들었다. 이씨는 “동네 산부인과를 일일이 돌면서 물어봤는데, 내가 불법을 저지르는 것 같아 너무 무서웠다”고 했다. 겨우 찾은 병원에서도 의사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수술 과정과 후유증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대신 “어떻게 5주차까지 임신 사실을 모를 수 있느냐”며 이씨를 혼냈다. “젊은 사람이 몸을 함부로 굴렸다”는 말도 따라나왔다. 수술의 충격은 트라우마로 남았다. 의사는 전신마취 대신 부분마취를 택했다. 이씨는 수술기구가 몸속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모습과 소리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수술이 끝나자 의사는 몸에서 꺼낸 덩어리까지 보여줬다.이씨가 휴대전화 알람으로 매년 떠난 생명을 기억하는 것은 당시의 죄책감 때문이다. 남자친구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이씨를 두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너도 놀랐겠지만 솔직히 나도 충격이 커. 나도 집에 가서 좀 쉬어야겠어.” 혼자 울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씨는 돌아가신 엄마를 떠올렸다. 그의 어머니는 이씨의 동생을 가졌을 때 낙태를 고민했다. 터울이 너무 크고, 경제적으로도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독교 집안인 탓에 결국 포기했다고 한다. 이씨는 “원래 엄마랑 각별한 사이가 아니었다. 돌아가실 때도 큰 감정의 동요가 없었는데 수술하고 나니 저절로 떠오르더라”면서 “엄마가 살아 있었으면 내 편이 돼 줬을까 하는 생각에 정말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남자친구나 당시 룸메이트 외에 이씨가 자신의 낙태 경험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그동안 다른 사람의 손가락질이 무서워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못했는데, 정부가 내놓은 입법예고안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7일 현행 낙태죄를 유지, 임신 초기인 14주까지만 임신중지를 허용하는 내용의 입법예고안을 내놨다. 이씨는 “임신중절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여성들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하는 거다. 그래도 평생 죄책감에 시달린다”며 “통증도 부채감도 여성만의 몫인데, 법으로까지 처벌하는 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적, 사회적으로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없는 상황에서 아예 낳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도 의미 있는 선택”이라며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사람들이 비난하지 않는 것처럼 낙태도 불법이 아니라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연락 부탁드립니다서울신문은 낙태죄 개정을 앞두고 임신중절을 직접 경험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연속 인터뷰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법적 처벌과 윤리적인 비난 사이에서 남몰래 꽁꽁 숨겨둔 이야기를 clean@seoul.co.kr 으로 들려주세요. 원치 않는 임신을 중단한 여성의 선택은 죄가 아니라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끝까지 전하겠습니다.
  • ‘대투수’ 양현종, 올시즌 잠실에서의 마지막 불꽃은 8이닝 완벽투

    ‘대투수’ 양현종, 올시즌 잠실에서의 마지막 불꽃은 8이닝 완벽투

    올시즌을 마치고 해외로 진출하는 ‘대투수’ 양현종(32·KIA 타이거즈)이 올시즌 마지막이자 어쩌면 당분간 보기 힘들 잠실 등판에서 8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이틀 연속 잠실 야구장 표를 매진시킨 6866명 ‘직관(직접 관람)’ 팬들의 기대에 화답했다. 시즌 11승. 잠실야구장은 지난 2017년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양현종이 9회 마지막으로 구원 등판해 생애 최초 한국 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기억이 서린 공간이다. 양현종은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지며 4탈삼진 4피안타 1볼넷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양현종은 지난해 6월 23일 잠실에서 승리한 이후 LG를 상대로 4연승을 거두게 됐다. 양현종의 올시즌 최다 이닝 소화 경기였다. 양현종의 호투에 KIA 타선도 4회 2점, 7회 2점을 내며 화답했다. 이날 양현종은 직구 64개, 커브 7개, 슬라이더 8개, 체인지업 23개를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 km였고, 체인지업의 최고 구속은 시속 135km 였다. 양현종은 6회 오지환과 풀 카운트 접전 끝에 2루타를 맞았으나 3번 타자 이형종과 4번 타자 김현수를 중견수 플라이로 연속해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이후 양현종은 7회는 단 공 10개로 마무리하며 3루석 팬들과 동료 선후배들의 박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양현종이 87개의 공을 던진 뒤였다. 이때까지도 KIA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는 양현종 뿐이었다. 양현종이 8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오르자 관중석에서는 팬들의 환호와 박수가 일제히 터져 나왔다. 양현종은 8회 삼자 범퇴로 마무리하며 팬들과의 마지막 인사를 마쳤다. 9회에는 박준표에게 마운드를 넘겨줬고, 박준표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종결지었다. 이날의 수훈 선수로 선정된 양현종이 3루 더그아웃 근처에서 인터뷰를 하자 KIA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관중석을 떠나지 않고 양현종의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봤다. 이날 통산 147승을 거둔 그는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 감독을 제치고 타이거즈 구단 역대 선발투수 최다승 단독 2위, KBO 통산 선발투수 최다승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이제 KBO 역사에서 양현종의 이름 위에는 선발 투수 최다승 1위 송진우(210승), 2위 정민철(161승), 3위 이강철(152승) 뿐이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최근 4일 휴식 등판 로테이션을 지켜 온 양현종이 잔여 시즌 동안 5일 휴식 로테이션으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7회 때부터 저도 욕심이 났다”며 “코치님도 해보자고 했는데 감독님과 코치님 상의 끝에 (9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기로) 결정 났다. 저를 관리해주는 거라고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경기에서 ‘지독한 아홉수’에서 벗어난 것에 대해서 양현종은 “저는 정말 아홉수라는게 없었다. 위에서 형들이 농담삼아 선동렬 감독님 기운이 너무 세다고 했다. 위에서 누르고 있다고 했다. 이제는 선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시는 것 같다. 감독님 기운이 많이 도와줘서 오늘 경기도 운이 많이 따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지독한 아홉수를 깨고 통산 146승을 거두며 ‘KBO 레전드’이자 팀 선배 선동렬 전 야구 국가대표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한 뒤 올시즌을 마치고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했다. KIA는 5위 두산과의 경기 차가 5.5경기 차로 커 잔여 시즌 동안 이를 뒤집고 포스트 시즌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내년에 해외에 진출한다면 당분간 양현종을 잠실에서 보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야구 팬들은 잠실로 모여들었다. 표가 모두 매진된 이날 13시 이후에도 경기장 바깥에는 취소 표를 사려는 팬들로 줄이 길었다. 하지만 양현종은 이날 “지금 여러 얘기들이 많이 나오지만 시즌 끝나 봐야 알 것 같다”며 “어렵긴 하지만 아직 저희는 가을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고, 해외 진출에 대해서 거론하게 되면 팀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고 하기 때문에 그런 얘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여기서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양현종은 남은 시즌 동안 빠지지 않고 등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이스들은 시즌 막판 등판에서 제외시키곤 하지 않냐’는 질문에 “우선 로테이션 대로 갈 것 같다. 제가 이닝에 욕심이 많다보니까 저도 굳이 빠지기 보다는 끝까지 던져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대답했다. 양현종의 KBO에서의 마지막 등판은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오는 24일 토요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잠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형님, 용서해달라” 사법족쇄 푼 이재명, 대권도전 시사(종합)

    “형님, 용서해달라” 사법족쇄 푼 이재명, 대권도전 시사(종합)

    대권 가도 최대 걸림돌 제거돼강제입원 논란 당사자 셋째 형에 사과파기환송심 무죄선고 받고 SNS에 심경 글‘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혐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친형 고(故) 이재선(2017년 사망) 씨에게 사과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2년간의 칠흑 같던 재판과정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전한다. 셋째 형님. 살아생전 당신과 화해하지 못한 것이 평생 마음에 남을 것 같다”며 “어릴 적 지독한 가난의 굴레를 함께 넘으며 서로를 의지했던 시간을 기억한다. 우리를 갈라놓은 수많은 삶의 기로를 원망한다”고 했다. 이어 이 지사는 “부디 못난 동생을 용서해달라”며 “하늘에서는 마음 편하게 지내시길, 불효자를 대신해 어머니 잘 모셔주시길 부탁 올린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재선 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이어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 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도 받았다. 2심은 1심과 달리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유죄로 보고, 이 지사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 7월 상고심에서 “이 지사의 토론회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의혹 제기에 대한 답변·해명에 해당한다”며,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 이 지사는 강제입원 지시 의혹과 더불어 ‘어머니 관련 채무’, ‘형수 욕설 녹음파일’ 등 문제로 재선씨와 줄곧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 지사는 재선씨가 폐암으로 2017년 11월 숨지자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았으나, 형수 등 유족의 반대로 조문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사법 족쇄 푼 이재명 “대선은 국민이 정하는 것” 이 지사는 이날 수원고법에서 진행된 파기환송심 무죄 선고 직후 차기 대권과 관련 “대선이라는 것은 국민께서 대리인인 일꾼들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대리인을 자처하는 사람이 결정할 게 아니라 국민께서 정하시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을 그대로 따른 항소심 재판부가 5분 만에 무죄 선고를 내리면서 이 지사의 차기 대권 행보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지사는 한때 50%가 넘는 지지율로 ‘대세론’을 굳히던 이낙연 후보를 넘어선 데 이어 그 격차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 지사는 20%로 17%를 기록한 이 대표를 2주 연속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사는 이날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대권 후보로서 자신의 정치적 의제들을 내세우며 출마 가능성을 재차 드러냈다. 이 지사는 “이제 제게는 도정 한 길만 남았다”면서 “절박한 서민의 삶을 바꾸고, 구성원의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하며, 불평등 불공정에 맞서 만들어낸 실적과 평가로 도민 여러분께 엄중히 평가받겠다”고 밝혔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뉴호라이즌스가 보낸 명왕성 하트…자본·기술 아닌 인간 의지 결정체

    뉴호라이즌스가 보낸 명왕성 하트…자본·기술 아닌 인간 의지 결정체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앨런 스턴·데이비드 그린스푼 지음/김승욱 옮김/푸른숲/540쪽/2만 5000원 2006년 1월 19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 2015년 여름 태양과 지구 사이 거리 약 1억 5000㎞의 40배나 더 떨어져 있는 행성에서 뉴호라이즌스가 보내온 ‘예쁜 하트’ 모양의 명왕성 사진은 7개 대륙 전 신문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며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명왕성 플라이바이(근접비행) 당일 명왕성을 보려는 미 항공우주국(NASA) 웹사이트 접속자 수는 20억명을 넘었다.명왕성과 그 탐사선 뉴호라이즌스는 당시 폭발적인 인기와 성공의 아이콘이었지만 정작 그곳에 닿기까지의 과정은 전쟁이나 다름없었다. ‘뉴호라이즌스, 새로운 지평을 향한 여정’은 두 과학자가 태양계 아홉 번째 행성을 향해 간 탐사의 모든 것을 스릴러처럼 엮어 낸 역작이다. 탐사 프로그램을 이끈 행성과학자 앨런 스턴과 그 곁에서 자문 역할을 했던 우주생물학자 데이비드 그린스푼 두 사람이 털어놓는 프로젝트의 전말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의 연속이다. 인류가 유일하게 탐사하지 못한 고독한 행성이었던 명왕성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별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우주 탐사계획에서 번번이 밀리기 일쑤였다. 책은 저자들을 비롯해 20~30대 젊은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정치판과 과학계의 편견, 반대를 뚫고 탐사에 성공하기까지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우주 탐사는 기획과 위성 개발, 지상국 통신, 자료 수신을 포함해 보통 10년 정도가 소요된다. 뉴호라이즌스는 세 배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1989년 시작한 탐사 제안서는 2001년에야 승인됐고 2002년 제작에 들어간 위성은 3년 만에 완성돼 그 이듬해 우주로 날아갔다. 무려 17년 만에 탐사의 꿈이 현실이 됐다. 긴 비행 끝에 2015년 명왕성 궤도에 도달했으니 기획부터 근접비행까지 장장 26년이 걸린 셈이다. 탐사에 관여한 과학자와 엔지니어는 2500명에 달한다. 그 험난한 대장정을 전투처럼 치러 낸 열정과 끈기는 책 곳곳에서 실감나게 전해진다. 우주선 제작 착수 자금 확보를 위해 탐사계획서를 작성했다가 무산된 것만도 여섯 번이다. 전방위로 뻗쳐 있는 정치적 압박과 거대 기업의 방해로 프로젝트 자체가 무산될 위기도 여러 번 겪었고 심지어 2006년에는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됐다. 탐사 프로젝트 가부를 결정하는 태양계 탐사소위원회(SSES)의 회의 모습은 그 힘겹고 어려웠던 탐사의 여정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여러 위원들의 반대로 좌초 위기에 빠진 명왕성 탐사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전설적인 대기 물리학자 도널드 헌텐의 회의 발언이 인상적이다. “젠장! 탐사선이 명왕성에 도착할 때쯤 나는 세상에 없을 겁니다. 설사 살아 있다 해도 그런 상황을 의식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 거예요. 그래도 이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 맞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곳을 향해 탐사여행을 떠난 뉴호라이즌스는 2021년 4월 명왕성 궤도의 끝에 도착한 뒤 지구에서 보낸 명령을 받아 전원이 꺼지면서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 저자들은 “명왕성을 탐사하기 위해 애쓴 사람들의 이야기는 성공 가능성이 희박했다는 점에서 가슴이 아프고, 언뜻 막다른 길처럼 보이던 순간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온 일들을 돌이켜보면 어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싶지만 이 계획은 실제로 성공했다”고 쓰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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