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식 바뀌어야 국가개혁” 80%
◎“처우 대폭 개선,토기 진작을” 63%/보수 낮고 승진 기회 적은데 강한 불만/직업의 대물림엔 45%가 회의적 반응/“감사 적절·업무지장” 엇갈린 반응/“다른 집단보다 깨끗” 청렴성에 자신감/“1년전보다 대민자세 좋아졌다” 57.4%
▷개괄◁
공무원의 80%이상은 국가개혁을 위해서 공무원의식개혁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다.그러나 공무원의식개혁에 앞서 처우개선을 통한 사기진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60%에 달했다.
어찌 보면 이율배반같은 이러한 현상은 공무원의식 곳곳에서 발견된다.
『공무원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봉사하는 특수직이다』 『아니다.공무원도 다른 분야와 같이 하나의 직업인이다』
이 두가지 주장 가운데 우리 공무원은 어느 쪽이 옳다고 생각할까.일반적으로 우리 국민은 전자라는 대답을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55%에 이르는 공무원이 후자쪽에 점수를 주고 있다.
전통적인 공무원의 의식구조가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신문사는 창사 48주년을 맞아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현대리서치연구소와 함께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중앙및 지방공무원 8백11명을 대상으로 공무원의식을 분석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최근 하위직공직자들을 둘러싸고 「복지불동」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4급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여서 이들의 의식흐름을 읽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공무원들의 의식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공무원들은 국민에 대한 맹목적인 봉사자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정당한 보상을 받고 서비스하는 전문직업인이 되길 바란다.
둘째,공직자들은 새정부들어 추진되고 있는 일련의 개혁작업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그러나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또 그 성공을 낙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행정기관 전체부처를 대상으로 부서·직급별로 고르게 배포한 뒤 공무원이 직접 기재하는 자기기입방식(SelfAdministration)으로 실시됐다.
조사자의 분포는 ▲성별로 남성 79.2%,여성 20.8% ▲연령별로 20대 15.2%,30대 54.6%,40대 22.8%,50대이상 7.4% ▲직종별로는 경제부처 22.3%,일반직 45.6%,세무직 5.5%,서울지방공무원 26.6% ▲직군·직급별로는 일반직4∼5급 14.1%,일반직6∼7급 35.9%,일반직8∼9급 26.9%,경찰 8.6%,교육 5.3%,기타 9.2% ▲근속연수별로 1∼5년이 26%,5∼10년 21·3%,10∼20년 36.7%,20∼30년 14.4%,30년이상 1.6%등이다.
표본추출은 유의할당추출법(Purposive Quota Sampling)을 채택했으며 오차의 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4%다.
▷개혁을 보는 눈◁
공무원들은 새정부가 들어선 뒤 추진되고 있는 일련의 개혁조치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공무원들이 「개혁목표가 분명하다」(76.8%) 「개혁방식이 타당하다」(55.9%) 「추진속도가 적당하다」(56.3%)는 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처리결과가 공정한가」라는 질문에는 42.1%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공정하다」는 답변은 36.9%를 기록했다.
공무원재산등록 및 공개제도와 관련해서는 48.8%가 「현재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답변했으며 38.2%가 「현행수준대로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개혁의 진로◁
「공무원의 의식개혁은 꼭 필요하다」라는 명제에 대해서는 무려 83.2%가 「그렇다」고 그 타당성을 인정했다.그렇다면 「의식개혁을 위해 가장 긴요한 조치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무려 62.6%가 「처우개선을 통한 사기진작」이라고 답변,실질적 보상이 있어야 개선이 가능하다는 의식을 표출했다.
공무원들은 새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직사회개혁이 어느 정도 성공할 것으로 보는가 하는 질문에 「상당한 정도로 성공을 거둘 것」(56.1%) 「아주 성공을 거둘 것」(3.5%)이라고 답변했다.「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15.2%.
「신경제계획에 의한 경제개혁이 어느정도 성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15.5%가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대답했지만 40.4%는 「상당히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답변했다.
결국 공직자의 60%정도는 개혁의 성공을 낙관하고 있는 것이다.
▷행정개혁◁
공무원들은 「업무규정이나 현행법에는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인 요소가 많은가」라는 질문에 74%가 「그렇다」고 답변,행정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공직사회도 행정적 해결보다는 고객지향적 업무패턴을 정착시킬 수 있는 인센티브가 도입돼야 한다」는 데 대해 48.8%가 「매우 그렇다」,34.8%가 「약간 그렇다」고 답변,새로운 업무방식에 대한 열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행정능률의 관점에서 행정을 운영하고 공공성은 필요에 따라 가미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53.8%가 「그렇다」고 대답,행정의 공공성보다는 효율성에 보다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만족도◁
「현재의 직위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데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44.9%가 「불만」이라고 답변했다.「만족」이라는 대답은 26.5%.
「그저그렇다」는 덤덤한 반응도 28.6%를 기록했다.
불만의 요인으로는 53%가 「보수수준이 낮다」는 점을 꼽았다.
이와 함께 「승진기회가 적다」(26.4%) 「퇴근이 늦고 휴가가 제한되는등 근무조건이 나쁘다」(8.1%) 「사회적 평가가 낮아지고 있다」(5.5%)는 점을 불만요인으로 들었다.
반면 「공무원생활을 하면서 특히 만족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신분보장」이라는 답변이 54.7%로 가장 많았다.또 「적성에 맞는 업무」라는 응답이 12.6%였으며 「공공정책에 참여」(11.5%) 「사회의 긍정적 평가」(4.9%)등도 만족요인으로 열거됐다.
▷보수와 인사◁
가장 큰 불만요인인 보수체계의 문제점으로는 무려 70.4%가 「본봉과 수당간의 불균형」을 지적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 「직종간의 격차」(12.1%) 「직급간의 격차」(9.7%) 「호봉간의 격차」(5.9%)등도 불합리한 점으로 지적됐다.
승진·전보등 인사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29.5%가 「대체로 공정한 편」,34.3%가 「불공정한 편」이라고 답변,긍정과 부정이 엇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인사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60%가 근속연수와 선임순위,18.6%가 능력과 실적, 4.8%가 성실한 근무자세등으로 답변,대체로 연공서열식 인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반면 정치적 배경(8.9%) 금력(3.2%) 지역연고(2.3%) 학벌(1.7%)등을 꼽는 공무원도 있었으나 지난정권까지 대표적인 정실인사요인이었던 지연이나 정치적 배경이 별로 거론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공무원 자기분석◁
공무원들은 「다른 집단에 비해 그래도 공무원은 깨끗한 편」이라는 명제에 대해 「매우 그렇다」 39.6%,「약간 그렇다」 36.9%로 절대다수가 자기청렴성에 자신감을 표시했다.그렇지 않다는 의견은 8.5%.
또 「공무원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다」는 데 대해서도 63.3%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요즘 공무원들은 여당이나 야당에 치우침없이 중립적으로 일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40.7%가 「매우 그렇다」,29.1%가 「약간 그렇다」고 답변,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은 상당히 확보돼가는 것으로 자체분석했다.
그러나 「자식에게도 공무원이 되도록 권할 뜻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45.4%가 「없다」고 잘라말해 절반 가까운 공무원이 직업의 대물림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권하겠다」는 응답은 27.5%.
또 공무원들은 「국민들이 공무원들에게 불평만 일삼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62.4%가 「그렇다」고 답변해 부정적인 대민관을 표출했다.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불과 16%.
▷상사를 보는 눈◁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상급자는 공무원들의 술자리에 「안주」로 등장하기 십상이지만 업무면에서는 대체로 하급자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의 상사는 능력보다 개인적 관계를 중시한다」는 데 대해 28.4%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26.9%는 「반반」이라고 말했으며 26.4%는 「약간 그렇다」고 대답했다.「나의 상사는 규율과 절차를 중시한다」라는 문제를 놓고는 39.5%가 「약간 그렇다」 21.2%가 「매우 그렇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1년전과의 비교◁
「1년전과 비교할 때 공무원의 청렴도가 얼마나 좋아졌는가」라는 질문에 50.6%가 「약간 좋아졌다」 20%가 「매우 좋아졌다」고 답변했다.「능동적인 업무추진자세」면에서는 39.3%가 「좋아졌다」고 응답했다.반면 19.5%가 「좋아지지 않았다」고 대답.
「주민의사반영정도」는 57.4%가 「좋아졌다」고 답변했고 「행정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좋아졌다는 의견이 32.2%로 반대의견 23.1%보다 약간 많았다
반면 「신분과 보직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별로 좋아지지 않았다」 28.9%,「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12.7%로 나타나 사정작업으로 인한 불안감을 엿보였다.「좋아졌다」는 반응은 16.1%.
부처간 행정협조면에서도 「좋아지지 않았다」는 답변이 33.3%로 「좋아졌다」 21.5%보다 많았으며 「조직의 민주화」면에서도 「좋아지지 않았다」가 39.4%로 「좋아졌다」 26.8%보다 앞섰다.
▷감사◁
「공무원에 대한 감사활동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29.2%가 「대체로 적절하다고 본다」고 답변한 반면,「상당히 부적절하여 업무수행에 지장이 있다」는 답변이 26.9%,「매우 부적절하여 업무수행에 지장이 많다」는 응답도 7%에 달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공무원들은 「감사활동에 문제가 있다면 어떤 측면이냐」는 물음에 「능률성 향상이나 제도개선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38%) 「비리적발과 징계위주로 이뤄진다」(30.1%) 「법규·서류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15.2%) 「너무 여러기관에서 자주 나온다」(11.8%)는 점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