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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처받았다고 종말론을 믿으셨나요”

    “상처받았다고 종말론을 믿으셨나요”

    “우리는 확정적인 날짜를 가지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델 박사님은 미 항공우주국( NASA) 출신의 천문학 박사이며, 이미 수십 년 전 발견되었으나 기밀이 되어온 미확인 비행 물체(UFO)와의 교신법을 알고 있습니다…인간과 외계의 공식적인 첫 번째 만남입니다. 동시에 ‘시간의 문’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지요.”(179쪽) 지난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12월 21일 지구촌 곳곳에선 고대 마야인들이 예언한 최후의 날을 맞아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종말론’이다. 그러나 태양폭발은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살아있다. 장편소설 ‘코카브-곧 시간의 문이 열립니다’(자음과모음 펴냄)는 종말론이란 일종의 마법을 다룬다. 그 블랙홀 같은 깊은 나락에 빠져드는 순간, 사람들은 이성이 마비되는 듯 보인다. 다만, 이 소설은 공상과학물이나 추리물은 아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종교집단도 오대양이나 백백교를 떠올릴 만큼 자극적이지 않다. 아이를 잃고 자기만의 상처에 갇혀 대화가 단절된 부부가 시간의 문이 열린다고 믿는 신흥종교집단 ‘코카브’에 빠져들면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서로 갈등을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최정우 문학평론가는 “UFO를 기다린다는 것은 낯설고 기이한 어감과 반대로 현재를 바꾸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지난한 삶의 행위를 의미한다”며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느낌과 진실들을 단단한 필체로 포착했다”고 호평했다. 이야기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아내(은희)가 돌연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주어진 일에 적당히 충실하며 평범하게 살아온 샐러리맨 형호에게 아내의 부재가 큰 상실감을 주지는 않았다. 부부는 4년 전 어린 아들을 오토바이 사고로 먼저 떠나보낸 뒤 가뭄에 말라붙은 논바닥처럼 건조한 관계를 이어왔다. 슬픔을 외면함으로써 슬픔을 이겨온 것이다. 형호는 연상의 아내를 얻기 위해 열렬히 구애했던 과거는 잊어버렸다. 다만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하고자 아내의 자취를 더듬으며 추적해 간다. 소설은 때론 ‘사실’(事實)과 ‘진실’(眞實)을 헷갈리게 한다. 시간의 문은 사실을 투과해 각자 믿고 싶은 만큼만 믿게 하는 진실이 된다. 천문학회의 외피를 쓴 코카브에는 UFO가 내려오는 날 시간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 믿는 수백 명의 사람이 모여든다. 회원수만 무려 7만여 명. 이들은 알파, 베타, 감마, 델타의 등급으로 나뉘며 조직은 후원금으로 유지된다. 운영의 투명성과 학설의 진위는 외부인에게 주요 관심사이지만,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원하는 만큼만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따름이다. 형호는 코카브의 진실을 캐고자 신문사 기자와 강원도 산골에 자리한 종교집단의 본부에 잠입한다. 그것과 별개로 코카브의 심리치유 프로그램의 수혜자가 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함께 생활하는 10~60대 다섯 명의 팀원들 역시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감내해온 사람들이다. 형호는 이곳에서 보육원에서 입양된 아내의 숨겨진 과거와 아들 동현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접하게 된다. 형호의 멘토인 나영은 말한다. “얼룩이 지워지기 위해선 오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해요…문득 그 얼룩이 본래의 무늬이기라도 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순간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어요.”(262쪽) 그렇게 시간의 문이 열린다는 ‘디데이’가 다가오지만, 시간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코카브 회원들은 “우리가 스스로를 치유했던 순간이 어떻게 속임수가 될 수 있죠”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자신의 본래 자리로 돌아간다. 시간의 문이란 우리에게 간직된 기억의 한 문이었다는 것을 깨닫고(289쪽). 소설을 쉽사리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는 건 오디션 열풍과 무관치 않다. ‘슈퍼스타K’에 견줄 바는 아니지만 출판사 ‘자음과모음’은 지난달 초까지 홈페이지에서 작가 발굴 온라인 프로젝트인 ‘나는 작가다’를 1년 6개월간 진행했다. 200여 편의 온라인 소설 가운데 독자, 편집자, 비평가의 다채로운 피드백과 평가를 거쳐 3단계 관문을 거친 김소윤(33) 작가의 코카브를 첫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전주시의회 7급 공무원인 작가는 2010년 한 지방지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경력을 착실히 쌓아왔다. 작가는 “살아 있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며,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퇴직공무원 취업제한 대상기업 4737개

    취업심사 대상이 되는 퇴직공무원이 취업할 수 없는 사기업이 4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무원들은 “재취업은 점점 더 좁은 문”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적용하는 퇴직공직자 취업 제한 대상 사기업체 3931곳을 고시했다고 1일 밝혔다. 2010년 3429곳이었던 취업 제한 대상 업체는 2011년 3538곳, 2012년 3766곳 등으로 늘어났다. 퇴직공무원의 취업이 제한되는 업체는 사기업과 공직유관단체 806곳을 모두 합칠 경우 4737곳에 이른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취업심사 대상이 되는 퇴직공직자의 취업이 제한되는 업체의 규모를 자본금 50억원 이상, 연간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의 사기업체 및 관련 협회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지난해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되면서 연간 외형거래액 150억원 이상의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세무법인 등까지로 취업 제한 업체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취업이 제한되는 법무·회계·세무법인은 지난해 37곳에서 올해 44곳으로 늘어났다. 올해 새롭게 포함된 업체는 리인터내셔널특허법률사무소와 성도회계법인, 이현회계법인, 세무법인 가은 등으로 주요 법인은 모두 포함됐다. 재산등록의무자였던 퇴직공직자나 4급 이상 공무원, 인·허가부서에 근무한 5~7급 공무원 등 취업심사 대상이 되는 공무원은 퇴직 후 2년 간은 이들 주요 업체·법인에 취업할 수 없게 된다. 퇴직을 앞둔 한 공무원은 “평균 수명은 늘어나는데 공무원이라고 웬만한 규모의 기업에 재취업도 못하고, 공직유관단체는 낙하산이라 재취업이 안 되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638명’ 내년 국가공무원 채용 늘어

    ‘+638명’ 내년 국가공무원 채용 늘어

    정부는 새해에 국가공무원을 올해보다 638명이 많은 3748명을 뽑는다. 2008년 4868명을 뽑은 이래 4년 만에 최대 선발 인원으로, 대통령이 취임하는 해에는 공무원 숫자를 늘린다는 통계가 입증됐다. 행정안전부는 30일 “육아휴직자가 늘고 고용노동부, 국세청, 우체국 등의 신규 충원 요구가 많아 선발 인원이 늘었다.”며 2013년 국가공무원 공개채용시험 계획을 밝혔다. 직급별로 살펴보면 5급 380명, 7급 630명, 9급 2738명이다. 특히 9급 선발이 올해보다 558명 늘어난 데다 사회, 과학, 수학 등 3개의 고교 이수과목이 선택과목으로 추가되면서 9급 시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저소득층과 장애인 구분모집 인원도 각각 18명, 47명 늘어났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내년에 마지막으로 시행되는 5등급 외무공무원 시험(외무고시)은 처음 실시되는 국립외교원 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과 날짜가 달라 외무고시와 외교관후보자 시험의 동시 응시가 가능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미혼모·성매매 여성… 약자 편에 서준 당신, 고맙습니다

    미혼모·성매매 여성… 약자 편에 서준 당신, 고맙습니다

    이순옥(34·여·사법연수원 35기) 울산지검 특수부 검사는 지난해 11월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폭력조직원 최모(20)씨를 조사하면서 최씨가 동거녀 권모(18)양의 임신 소식을 접한 뒤 조직을 탈퇴, 조직의 보복 폭행을 피하려다 뺑소니 사고를 낸 것을 알게 됐다. 미성년자인 권양은 최씨가 구속되면서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이 검사는 권양에게 출산장려금 지원 등 사회복지제도를 알려주고 출산용품을 선물했다. 사건 처리 후에도 권양에게 꾸준히 연락하며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 검사를 비롯해 왕선주(34·여·연수원 38기) 대구지검 김천지청 검사, 김진(32·여·연수원 40기) 대구지검 형사2부 검사 등 인권 수사 및 보호 활동에 기여한 검사 3명과 이기석(38·8급) 광주지검 수사관, 황승민(48·6급) 창원지검 마산지청 수사관, 박성길(47·7급) 창원지검 통영지청 수사관 등 수사관 3명을 ‘제1회 우수 인권검사·수사관’으로 선정해 법무부장관 표창을 했다고 30일 밝혔다. 왕 검사는 27건의 허위 고소사건을 만들어 피해자를 괴롭힌 피의자를 무고죄로 처벌한 공로를, 김 검사는 성폭행 피해자인 미국 여성이 정신과 치료를 받게 주선하고 치료비 지원까지 받게 한 점을 인정받았다. 이 수사관은 지난해 하반기 조직 폭력배들이 운영하는 광주의 성매매 업소에서 지적장애(3급) 여성 A(27)씨가 폭행을 당하며 성매매를 강요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수사관은 A씨를 구조하기 위해 해당 업소를 수색했지만 A씨는 이미 다른 업소로 넘겨진 뒤였다. 이 수사관은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과 실시간 위치 추적으로 A씨가 강원도의 한 업소에 있는 것을 파악하고, 지난 10월 강원도를 찾아 A씨를 구조한 뒤 여성단체에 인계했다. 황 수사관은 또래 여고생을 강간·성추행한 남학생의 혐의를 입증해 피해 여고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2차 피해를 막은 공로가, 박 수사관은 폐업한 회사의 근로자들에게 체불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받게 도와준 공로가 인정됐다. 법무부는 각 검찰청에서 대상자들을 추천받은 뒤 2차에 걸친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법무부는 구성원들의 인권의식을 높이고 인권 수사·보호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반기마다 우수 인권검사와 수사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공직 파워우먼] 보건복지부 (하)과장급

    [공직 파워우먼] 보건복지부 (하)과장급

    보건복지부의 여성 파워는 과장급 명단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복지부의 여성 과장은 총 16명으로 장애인, 보건의료, 노인, 사회서비스, 아동, 국제협력 등 여러 분야에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몇년 안에 고위 공직자 대열에 여성들이 대거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신꽃시계 국제협력담당관과 김혜진 사회서비스정책과장, 이경은 아동복지정책과장은 복지부의 행정고시 38회 동기 3인방이다. 행시 출신 여성 과장들의 맏언니 격이다. 신 과장은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 주벨기에 EU대사관 참사관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업무 추진력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김 과장은 2008년 창의혁신담당관으로서 보건복지가족부로의 조직 개편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노인, 고령화 등 주무과장을 두루 거쳤다. 이 과장은 2003년부터 3년간 국가청소년위원회 청소년성보호팀장을 지내면서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공개 확대를 주도했다. 임을기 노인정책과장과 배금주 건강증진과장은 행시 39회 동기다. 임을기 과장은 노인, 청소년, 생명윤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데 강점이 있다. 배금주 과장은 대범함과 세심함을 동시에 갖춘 전략적인 업무 스타일로 유명하다. 행시 40회인 정경실 의약품정책과장은 의약품 재분류,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마약류의약품 관리강화 등 올 한해 복지부의 주요 이슈를 도맡으며 능력을 발휘했다. 류양지 보험약제과장, 진영주 통상협력서기관도 복지부 내외에서의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고시 출신 여성 과장의 계보를 잇고 있다. 복지부에는 의사나 약사, 간호사 등 출신으로 특채를 통해 입문한 여성 전문인력도 많다. 식약청, 질병관리본부와 같은 산하기관 및 병원, 연구원 등을 합하면 여성 전문인력의 비중은 상당하다. 의사 출신인 정은경 응급의료과장은 질병관리본부와 복지부에서 만성질환, 전염병, 보건기술 등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가로 활약해 왔다. 2009년 신종플루가 크게 유행하던 때 질병정책과장으로 큰 역할을 했다. 특채로 입문했지만 경력에 구애받지 않고 두루 능력을 발휘하는 여성들도 많다. 최종희 아동권리과장은 치과의사 출신이지만 보험, 금연, 아동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해 왔다. 보건직 특채 출신인 이순희 요양보험운영과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실무를 담당했다. 장애인정책국은 과장 4명 중 3명이 여성으로 모두 비고시 출신이다. 이재란 장애인서비스팀장은 7급 행정직 공채, 백은자 장애인자립기반과장은 8급 보건직 특채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과장 자리까지 올랐다. 개방형 임용으로 발탁된 차현미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은 장애인(지체장애 2급) 최초의 장관(문화체육관광부) 정책보좌관 출신이다. 행시 43회 출신인 이선영 과장과 차전경 과장도 올해 각각 홍보기획담당관과 사회정책분석담당관에 발탁돼 복지부 여성과장 대열에 합류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임의취업 퇴직공무원 33명 과태료 철퇴

    고위 공무원이 퇴직 뒤에도 ‘낙하산 인사’로 잘나가는 관행에 무더기 ‘과태료’란 철퇴가 처음 내려졌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연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올 상반기 퇴직하고 나서 취업 심사를 받지 않고 민간 기업에 임의 취업한 사례 51건 가운데 전직 공무원 33명에게 1인당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퇴직 전 직무와 관련 있는 기업에 취업한 3명에 대해서는 취업 해제를 요구할 예정이다. 적발된 33명의 출신별로는 대검찰청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국토해양부 3명, 금융위원회 3명, 국세청 2명, 조달청 2명 등이었다. 주로 민간 대기업 사외 이사나 감사,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10월 개정된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퇴직 뒤 2년 이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를 받지 않고 민간 기업에 임의 취업한 전직 공무원에게는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1년간 계도 기간을 둬 실제로 과태료 부과 처분이 내려진 것은 올해 4월 민간 기업에 임의 취업했다가 스스로 신고한 전 국세청 고위간부 1명에 불과하다. 올 4월 열린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임의 취업한 퇴직공무원 과태료를 업무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만 부과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행안부는 각 부처에서 올해 상반기 중 퇴직자 명단을 받아 일제 조사를 한 결과 임의 취업자 51명을 적발했지만 이들 중 5명은 적발된 사실을 알고 자진 퇴사했다. 또 11명은 일용직이나 단순노무직, 시간제 근로자, 사원급 근로자로 취업한 것으로 드러나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퇴직 공무원 가운데 취업 심사 대상은 재산 등록 대상인 4급 이상 행정 공무원이다. 검찰, 경찰, 국세청 등 특수직렬은 7급 상당 이상이면 취업 심사 대상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송파구 10대뉴스 궁금하면 500원요”

    “송파구 10대뉴스 궁금하면 500원요”

    “올해 우리 구 10대 뉴스가 궁금해? 궁금하면 500원!” 지난 26일 서울 송파구청 대회의실. 올해 마지막 간부회의가 열린 대회의실에서는 직원들이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를 패러디해 제작한 ‘송파구 10대 뉴스’ 영상이 발표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구 언론담당관실에서 언론보도 횟수와 구 역점사업,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선정한 10대 뉴스에는 ‘강남권 최초 잠실관광특구 지정’이 1위에 뽑혔고, 이어 책읽는 송파,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 전국 최초 트위터반상회 실시, 세계대회 수상 잇단 쾌거 등이 뒤를 이었다. 10대 뉴스는 10여분 정도 분량의 영상으로 제작돼 소개됐다. 영상은 모든 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구청 내에도 방송됐다. 먼저 꽃거지로 변신한 언론팀 김미공(32·7급) 주무관이 영상에 나와 뉴스를 발표하자 회의장에는 폭소가 끊이지 않았다. 또 장혁준(35·8급) 주무관이 정여사로, 이기락(37·8급) 주무관이 멘붕스쿨 학생과 어르신 1인 2역을 했고, 최진우(46·7급) 주무관이 개그를 받아주는 언론팀장 역할을 맡았다. 연기연습은 지난달 중순부터 점심시간을 이용했다. 소품은 갓 제대한 직원들의 군복 등 직원들의 개인 소장품을 수소문해 마련했다. 꽃거지로 변신한 김 주무관은 “노처녀인데 혼삿길이 막히는 것 아니냐”며 사양하다가 막상 캐릭터를 맡게 되자 남들보다 더 웃기기 위해 혼신을 다했다. 김찬곤 부구청장은 “이번 10대 뉴스는 예산을 들이지 않고 직원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만들어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 직원들의 끼와 창의성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6)2013년 공무원배지 달기 필승 전략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6)2013년 공무원배지 달기 필승 전략

    내년에 실시될 9급 공무원시험에는 올해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치렀거나 2013년에 고교 3학년인 수험생들이 대거 응시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예년에 16만여 명이 신청한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의 응시생을 2만 5000여명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내년 예산을 신청했다. 하지만 실제 응시자는 이보다 훨씬 더 증가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고졸 출신 공무원을 늘리고자 내년부터 시험과목에 고교 교과목인 사회·수학·과학 과목이 선택과목으로 추가됐기 때문이다. . 2013년에 필수인 국어·영어·한국사와 함께 사회·수학·과학에서 두 과목 선택으로 공무원이 될 수 있는 시험은 3월 소방직, 7월말 국가직 9급, 8월말 지방직 9급 및 각급 교육청, 9월초 서울시 등이 예정돼 있다. 선택과목이 모두 비슷해 사실상 공무원 시험의 직렬 구분이 무의미해졌다. 학교 수업에 충실하면 고졸 공무원이 될 길이 열린 셈이다. 순경은 3월 1차, 8월 2차 공채를 통해 내년에 모두 1651명을 채용한다. 순경 시험의 고교 교과목 도입은 2014년부터다. 일단 사회·수학·과학 선택과목 가운데는 공무원 수험 사이트 에듀스파의 조사결과 사회 과목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57%는 원래 공부했던 선택 과목인 행정법과 행정학을, 37%는 사회 과목을 공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 시험의 직렬 구분이 무의미해지면서 직렬별 모집인원과 경쟁률이 응시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채용 인원이 많으면 무조건 응시하는 식의 수험생이 늘면서 3월 소방직 공무원 시험에는 사상 최대의 인원이 몰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소방직 시험에 고교 교과목이 처음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어떤 시험인지 직접 확인하려는 수험생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시험 전문가는 “공무원 시험 응시기회는 늘어날 수 있지만 조정점수제도의 도입으로 합격선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최근 3년간 공무원 시험의 합격선은 들쭉날쭉했다. 국가직 9급은 2010년 80.5점, 2011년 87점, 올해 89.5점으로 상승세다. 서울시 9급은 2010년 84.5점에서 지난해 79점, 올해는 81점으로 합격선이 변했다. 국가직 7급은 2010년 89.5점, 지난해 81점, 올해 83.3점 선이었다. 내년에 고3이라면 9급 시험 외에도 추천채용제를 노려볼 만하다. 추천채용제의 경우 시험과목은 ▲기능인재 2과목(국어·한국사) ▲지역인재는 3과목(국어·영어·한국사)으로 부담이 적다.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은 고졸 기능인재 100명, 지역인재 100명을 추천채용제로 선발했다. 지방에서도 올해 100명가량 이렇게 뽑았다. 특히 2014년부터 기능직 공무원이 일반직으로 통합되면서 기능인재 추천채용제도는 2013년에 마지막으로 시행된다. 기능인재는 2010년 30명, 지난해 53명, 올해 100명으로 점차 채용인원을 늘렸다. 2013년 추천채용제를 통한 고졸 채용인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책의 예측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올해와 큰 차이는 없을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내년에 대거 공직에 진입할 고졸생들을 위한 교육 방안도 이미 마련했다. 기존 9급 공무원들이 행정법이나 행정학 시험공부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했지만, 고교 교과목 도입은 공무원 직무와 연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고졸 공무원의 교육기회 확대를 통한 업무역량 개발 및 전문성 제고를 위해 우선 전국에 있는 21개 사이버대학에서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학기당 평균 70만원 수준인 사이버대 등록금은 국가에서 50% 지급하고, 학기당 35만원 수준인 방송통신대 등록금은 전액 지급된다. 야간대학도 학업수행계획 및 훈련과제를 기준으로 부처별로 교육생을 30명 선발해 교육비를 지원한다. 신규 채용자의 직무 전문성 향상을 위해 9급 공무원 훈련기관에서 행정법·행정학 등 전공과목 기초지식 교육도 한다. 올해 9급 공무원 800여명이 연수를 받은 법무연수원에서는 검찰사무·마약수사직을 대상으로 형법과 형사소송법을 10주 동안 교육하게 된다. 9급 일반행정직 700여명이 연수를 받은 지식경제공무원연수원에서는 1~2주의 행정법과 행정학 교육을 준비 중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공무원 사회는 학력 차별이 전혀 없다. 고졸로 공무원이 되더라도 국내 대학 공부나 국외훈련을 통한 유학 기회가 얼마든지 보장된다.”며 “승진이나 호봉에서는 대졸보다 근무기간이 긴 고졸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헌재 24년 만에 첫 여성국장

    헌재 24년 만에 첫 여성국장

    헌법재판소 설립 24년 만에 첫 여성 국장(이사관)이 탄생했다. 헌재는 23일 김정희(56) 기획조정실 제도기획과장을 내년 1월 1일자로 심판자료국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국장은 2010년 7월 헌재 첫 여성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한 데 이어 2년 6개월 만에 첫 여성 국장에 오르게 됐다. 김 신임국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일 처리를 깔끔하게 하고 업무 추진력과 적극성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신임국장은 “앞으로 헌재 발전을 위해 더욱 헌신할 것이며 많은 여성 공무원들에게 모범이 되는 자세를 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헌재 측은 “최근 여성의 공직 진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여성이 남성과 공정한 경쟁을 통해 고위직으로 진출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신임국장은 1984년 7급 공채로 체신부(현 정보통신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1990년 헌재로 옮겨 와 법제조사담당관, 법무감사과장, 인사관리과장 등을 역임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33년간 검찰역사 산증인’ 퇴임

    ‘33년간 검찰역사 산증인’ 퇴임

    “33년간 정들었던 검찰을 떠납니다. 지금 검찰이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구성원 모두가 뭉쳐 노력한다면 더 나은 검찰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전국 검찰 수사관의 좌장인 이완목(59) 대검찰청 사무국장이 17일 명예퇴임으로 33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경기 안성 출신으로 보성고를 졸업한 이 국장은 1979년 검찰사무직 7급 공채에 합격했다. 이후 일선 지검 수사관과 법무부 검찰국,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을 거쳤다. 서울중앙지검, 서울고검 사무국장을 거쳐 2010년 12월 대검 사무국장에 취임했다. 대검 사무국장은 검사가 아닌 검찰 일반직 공무원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다. 통상 2년 정도 근무한 뒤 후배들을 위해 용퇴하는 게 관례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공직 파워우먼] (13) 농림수산식품부

    [공직 파워우먼] (13) 농림수산식품부

    농림수산식품부는 여성 공무원들에게 인기 없는 부처였다. 거친 민원인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 많고 권위적 조직문화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한 고참 여성 공무원은 “20년 전만 해도 결혼하면 은연중에 퇴직 압박을 받았고, 아침에 출근하면 커피를 타는 것이 당연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그러나 지금은 여성 파워가 커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2010년 강영실 서해수산연구소장이 첫 여성 고위 공무원이 됐고, 이달 12일 김정희 수산정책과장이 일반직으로는 처음 부이사관 승진을 했다. 이런 막힘 없는 ‘여풍’에 새내기 여성 공무원들의 농식품부 지원도 활발해졌다. 2010~2012년 신입 공무원 564명 중 38.7%(218명)가 여성이었다. 특히 5급 공채 출신 중에는 여성이 절반이 넘는 24명(55.8%)이다. 해양수산연구직 출신인 강 소장은 많은 여성 공무원들이 ‘롤모델’로 꼽는다. 여성이 연구선(船)을 탄 첫 세대이기도 하다. ‘여자가 배를 타면 재수가 없다’는 편견이 팽배했던 1982년, 여자 화장실도 없던 배 위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전문성과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직원들의 평가 이면에는 이런 이력이 있다. 지난해 동해수산연구소장직을 맡아 기상청과 공동으로 ‘기후변화거점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동해안 수산자원의 변화를 연구하려는 첫 시도였다. 내년 처음 실시되는 ‘서해 5도 주변 해양환경 조사’도 그의 작품이다. 객관적으로 필요한 사업이라면 거침없이 추진하는 강 소장의 업무 방식을 잘 보여준다. 김 과장은 농식품부에서 ‘첫 여성 사무관’ ‘첫 여성서기관’ ‘첫 여성 총무과장’ 등을 거쳤다. 업무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농어촌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특별법’을 입안했다. 2002~2003년 1년 넘게 이 법의 기틀을 잡았다.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던 농어촌 정책을 5년 단위 기본계획과 지속 위원회 설치 등으로 체계화했다. 올 초 수산정책실로 옮겨서는 ‘10대 수출 전략 품목’을 선정했다. 내수용으로만 생각돼 온 우리 수산물을 수출 품목, 성장 동력으로 바꾼 계기를 만들었다. 박경아 농어촌사회과장은 1984년 7급 전산직으로 공직에 발을 내디뎠다. 2009년 현 직책을 맡아 우리 농업정책의 사각지대인 ‘여성 농업인’ 부분까지 정책영역을 넓혔다. ‘농촌형 공동 돌봄 센터’가 대표적 사업이다. 농촌의 특성도 잘 파악하면서 여성에 대한 특수성을 이해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올해는 농업인 연금보험료를 여성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성은 분명 농업 공동 경영인이지만 남성 위주로 각종 증명이 발급되는 탓에 자신의 경제활동을 증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박 과장은 이·통장의 확인으로도 연금보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이 사업에 내년 예산 111억원이 배정됐다. 권현욱 국제기구과 서기관은 ‘원양어업협상전문가’다. 한 달에 1~2번꼴로 원양어업 쿼터협상을 위해 출국한다. 그의 쿼터협상 결과에 따라 수백억원에 달하는 원양어선 외화벌이가 좌우된다. 또 어선들은 까다로운 국제법을 잘 몰라 자주 분쟁에 휘말린다. 자칫 불법 어선으로 등록되면 어획물의 수출입이 금지돼 해당 어선을 고철로 팔아야 될 만큼 경제적 피해가 크다. 권 서기관이 나서 이런 일을 원만하게 해결해 오고 있다. 17년째 같은 업무를 하면서 생긴 외국 수산당국자들과의 인맥과 유창한 영어 실력이 협상 비결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공직 파워우먼] 문화체육관광부(하)

    [공직 파워우먼] 문화체육관광부(하)

    문화체육관광부는 직원 10명 중 4명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 공무원 비율이 다른 중앙부처들과 비교해 높은 편이다. 미술관과 도서관, 박물관 등의 학예·사서직군 등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 몰려 있다. 개방형 고위직으로 채용된 경우도 하나둘 늘고는 있지만 상당수는 7~9급 공채나 특채로 들어와 과장급인 서기관을 달며 전문성과 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행정고시 출신이 아닌 문화부의 여성 간부(4급 이상)는 20여명 안팎이다. 고위공무원단에는 이숙현(58) 국립중앙도서관 자료관리부장, 여위숙(53)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 유은선(50)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 정형민(60)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4명이 들어가 있다. 이 부장과 여 관장은 각각 사서직군의 7급 공채와 특채로 입부했다. 30년 넘게 도서관의 다양한 전문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자료 수집과 정리, 분류, 이용 등의 분야에선 단연 국내 최고라 할 수 있다. 이 부장이 선배로 국립중앙도서관 주제정보과장, 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 등 핵심 보직을 앞서 맡았다. 문화부 관계자는 “사서직군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실장과 정 관장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채용된 개방형 고위직이다. 유 실장은 세종문화회관 산하 삼청각 전문위원을 지낸 뒤 국립중앙극장의 창극단을 이끌었다. 정 관장은 예술의전당 전시감독, 미술이론학회장 등을 거친 미술계 원로다. 서울대에서 미술사를 강의하고 미술관장을 역임했다. 서기관급에는 7급 공채 출신인 이경직(50) 예술원 사무국 진흥과장과 김재숙(50) 역사박물관 자료관리과장이 있다. 법학도 출신인 이 과장은 일처리가 치밀하고 카리스마가 넘친다는 평이다. 10여년 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문화부로 옮겨 왔다. 최근까지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녹색관광을 담당했다. 김 과장은 공보처 출신으로 해외홍보문화원 등에서 일했다. 10여년 전 문화체육 분야에 둥지를 틀었다. 최근 과장 보직을 받은 그는 일처리가 똑 부러진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재선(53) 도서관 진흥과장은 8급 특채 출신으로, 열정적인 일처리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김명희(59) 중앙도서관 사서교육문화과장, 성정희(54) 중앙도서관 자료수집과장 등 다른 사서직군 서기관들도 도서관 행정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화부 관계자는 “전문 사서직군은 대학의 도서관이나 문헌정보 관련 학과를 졸업해 30대 중후반에 특채 형식으로 들어오거나 기능·고용직으로 들어왔다가 공개시험을 통해 사서로 특채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특채라 해도 대부분 시험을 거치기에 공채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중앙박물관과 민속박물관에는 정성희(55) 교육과장, 이난영(52) 유물과학과장이 각각 자리한다. 역사학과 동양화 분야의 전문가들로 연구사로 특채됐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강승완(51) 사업개발팀장과 최은주(49) 학예연구1팀장은 미술사학과 미술교육으로 박사 학위까지 받은 학예연구관들이다. 20년 이상 작품 관리, 전시 등을 꾸준히 책임져 왔다. 강 팀장은 “기본적으로 큐레이터 경력 외에 미술사에 대한 지식, 관리 업무까지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지방재정세제국장에 정정순씨

    지방재정세제국장에 정정순씨

    20년 만에 비고시 출신의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세제국장이 탄생했다. 비고시 출신 공무원들이 술렁이며 덩달아 기뻐하고 있다. 지방재정세제국장은 지방자치단체 재정을 총괄하는 ‘행안부 국장의 꽃’으로 꼽힌다. 10일 신임 지방재정세제국장으로 임명된 정정순(54) 국장은 1976년 2월 청주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같은 해 9월 충북이 실시한 7급 공채시험에 합격해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청주시에서 공직을 시작해 행정자치부 민방위운영과장, 충북 경제통상국장, 청주시 부시장, 과천청사관리소장, 행안부 제도정책관 등을 거쳤다. 주경야독으로 청주대 학사, 석사를 마쳤다. 그의 공무원 입직 부서는 회계과였다. 충북에서도 재래시장 활성화와 활발한 대외 투자 유치 등의 능력을 선보였다. 지방 경제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세밀하게 쌓은 실무 경험과 능력을 인정받아 지방 재정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입지전적이다. 비고시 지방재정국장은 1993년 9급 출신인 정태수 전 차관 이후 20년 만이다. 특히 고졸로 입직한 데다 고시 출신도 아니고 지방에서 공직을 시작한 정 국장의 이력은 비주류라도 능력이 있으면 된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어 비고시 출신들이 한껏 고무될 수밖에 없다. 그것도 어지간하면 차관급 이상으로 승진하는 핵심 중의 핵심으로 통하는 국장이 됐으니 그 희망과 가능성의 무게감은 또 다르다. 한 서기관급 과장은 “비고시 출신 직원들이 능력이나 열정이 부족한 것은 아닌데 출발선이 다르다 보니 승진에서도 계속 뒤처져 상대적 박탈감과 희망 부재로 힘들어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열심히 하면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희망을 본 것 같다.”고 기뻐했다. 정 국장은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지만 지방소비세, 소득세 확대 개편 등 지자체의 오랜 숙원인 자주 재원 확충 문제를 차질없이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비고시 직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공직 파워우먼] (11) 문화체육관광부(상)

    [공직 파워우먼] (11) 문화체육관광부(상)

    문화체육관광부는 ‘여성 선호 부처’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전체 직원 10명 중 4명, 사무관(5급) 이상은 10명 중 3명이 여성이다. 행정고시 성적 상위자에게 부처 지원 우선권이 주어지면서, 2000년 이후에는 고시출신 여성 사무관들이 몰렸다. 2007년에는 연수원 수석 여성 졸업생이, 2009년에는 행시 수석 여성 합격자가 각각 문화부에 둥지를 틀었다. 문화부 관계자는 “1998년 문화관광부가 정식 출범하고, 이듬해 해외홍보 업무까지 이관되면서 문화 이외에 관광과 해외 국가 홍보 업무에 관심을 가진 여성들의 지원이 증가했다.”면서 “전신인 문화체육부, 문화부 당시에는 5급 공채 출신 여성이 2명에 불과했는데 2000년 이후 42명이나 더 늘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2000년 배정된 신입 사무관 3명은 모두 여성이었다. 2004년 2명(66.7%), 2007년 6명(75.0%), 2009년 4명(80%), 2012년 5명(62.5%) 등 거의 매년 여성이 신입 사무관의 과반수를 넘겼다. 그렇지만 문화부가 ‘여인천하’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본부 과장 50여명 중 여성 과장은 단 1명뿐이다. 서울 종로구 와룡동의 본관 건물에서는 서기관(4급) 이상 여성 간부를 찾아볼 수 없다. 서기관 이상 간부 가운데 여성 비율은 13%, 5명의 여성 고위 공무원단 가운데 미술관장 등 개방형 직위와 도서관 사서 등 전문직을 제외한 정통 행정직은 1명에 불과하다. 2000년 초반 이후 입부한 여성 공무원들이 서기관 승진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기 때문이다. 대신 이들은 탄탄한 ‘간부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문화부 측은 “본부의 남성 간부들이 승진하는 내년 이후에는 미술관, 박물관 등에서 일하던 여성 간부들이 대거 본부로 자리를 옮겨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남녀 성비 불균형을 의식한 듯 문화부는 2009년 30대 여성 보좌서기관 2명에게 과장보직을 부여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문화부 본부에만 4명의 여성 과장이 재직했다. 그때 연공서열 파괴의 주인공이 신은향(40·세계지적재산권기구 파견) 과장과 이선영(37·미래기획위 파견) 과장이다. 신 과장은 2000년 문화부에 임용돼 고시출신 여성이 봇물을 이루는 신호탄이 됐다. 저작권법 개정과 저작권 신탁 관리 체계 정비 등을 이끌며 문화부 내 저작권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한 기수 후배인 이 과장은 국제체육과에 근무하며 2015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원에 공을 세웠다. 36명에 이르는 서기관급 이상 여성 간부를 아우르는 좌장 역할은 박명순(49)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운영 단장이 맡고 있다. 문화부 ‘여성 1호 국장’이자 부처 내 여성 행시 기수의 선두 주자다. 1991년 처음 고시출신 여성으로 문화부에 임용돼 10년 가까이 홀로 ‘아우라’를 키웠다. 문화부 관계자는 “직선적이고 시원스러운 성격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총리실에 파견된 정향미(45) 과장은 7급 공무원으로 시작했다가 다시 행시를 봐 사무관이 됐다. 법제처와 해외문화홍보원을 거쳐 문화부 디자인공간문화과장으로 일했다. 같은 ‘늦깎이’인 이은복(40) 역사박물관 교육홍보협력과장은 예고와 음대, 예술대학원을 졸업한 뒤 고시에 뛰어든 드문 경우다. 그는 “문화정책에 관심이 많아 공직에 입문했다.”고 말했다. 김혜선(39) 국어정책과장은 22년만에 한글날을 공휴일로 다시 지정하는 법제화 작업에 일조했다. 지방행시 출신으로, 강원도 관광정책과에서 파견근무를 나왔다가 능력을 인정받아 눌러앉았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공무원 중복합격 제도개선 시급

    공무원 임용시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가직과 지방직 공무원 시험 중복 합격으로 임용을 포기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어 시험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복 합격 때문에 수험생들의 합격 기회가 줄어들고 해당 기관의 인력활용에도 차질이 많다는 것이다. 경남 창원시는 4일 올해 7급 지방직 공무원 3명을 뽑아 지난달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으나 임용은 1명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명은 대학 재학생이어서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임용을 유예했고 나머지 1명은 다른 날 실시된 국가직 7급 시험에도 최종 합격돼 지방직 임용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 지방직 공무원 합격자 가운데 서울시 및 국가직 공무원 시험 중복 합격으로 지방직 임용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이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내 7급 및 9급 공무원 임용시험 합격자 1221명 가운데 20.4%인 249명이 서울시나 국가직 등의 임용시험에 중복 합격했다. 이 가운데 17.5%인 214명은 임용을 포기하거나 2~3개월 뒤 퇴직하고 서울시 등으로 옮겨간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현재 각각 다른 날 실시하는 국가직과 지방직 공무원 시험 일정을 같은 날 동시에 실시하거나 공무원 채용시험 합격자가 3개월 이내에 퇴직하면 해당 시험 불합격자 가운데 차점자를 추가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공무원 시험제도 손질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용산, 3자녀이상 부모 승진 우대

    내년부터 용산구에서 세 자녀 이상을 둔 공무원은 최우선 승진 기회를 갖는다. 또 해외 연수, 시립 휴양소 이용에도 우선권을 갖게 된다. 용산구는 4일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임신·출산 다자녀 직원 인사·복지 우대 계획’을 발표했다. 성장현 구청장은 “직장 내 출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임신, 육아로 고생하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이를 도입했다.”며 “이를 통해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해결에도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출생한 자녀 1명 이상을 포함해 자녀가 총 3명 이상인 직원은 승진 인원 최대 20% 범위 내에서 우선 승진 대상으로 선정된다. 또 일정 비율 내 해외 연수 선발 혜택과 서울시 수련원 등 휴양소 이용에도 우선권을 받는다. 구청 7급 이하 직원이 대상이다. 다만 인사 정책이 시·자치구 통합으로 운영되는 기술직은 승진 우대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직급, 자녀수와 무관하게 임신 중이거나 3세 이하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여성 공무원은 당직 근무를 면제해 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공직 파워우먼] (9) 국방부·軍

    [공직 파워우먼] (9) 국방부·軍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전체 장교 가운데 여성은 5.7%인 3593명이다. 양승숙(62) 예비역 준장이 2001년 첫 여성장군이 된 이래 8명의 여성 장성이 나왔으며 3명이 현역으로 복무하고 있다. 행정부처로서의 국방부 또한 일반직 공무원 가운데 여성이 250명으로 36%에 이른다. 1996년 첫 행정고시 출신 여성 사무관이 입성한 이래 4급 이상은 63명 가운데 10명, 5급 사무관은 219명 가운데 60명으로 집계된다. 특히 세종시 이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지방근무도 적은 편이라 여성 공무원에게는 선호 부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고위직 진출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준장에 머무른 역대 여성 장군도 간호 등 특정 병과가 대부분이며 무엇보다 영관급 장교가 부족해 허리층이 얇다. 1997년부터 각군 사관학교가 여생도의 입학을 허용한 지 이제 15년이 지난 만큼 앞으로 10여년 후에는 본격적인 ‘우먼 파워’를 기대해 봄 직하다. 올 연말 전역을 앞두고 있는 송명순 국방정보본부 해외정보차장(준장)은 첫 전투병과 출신 여성 장군으로 여군의 대표명사로 통한다. 31년간 군생활을 해온 그는 1990년 여군병과가 해체되면서 보병으로 병과를 바꿨고 특전사 여군대장, 육군훈련소 교육연대장, 한·미 연합사령부 민군작전처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여군으로서는 많지 않은 작전통으로 꼽혀왔으며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남성 장교를 통솔한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해 연말 국군간호사관학교장으로 취임한 박명화 준장은 간호병과 출신 여섯 번째 장군이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그는 계급이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부하와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덕장’으로 통한다. 국군 강릉·대전병원 간호부장, 육군본부 건강증진과장 등을 역임하며 풍부한 전문의료지식을 바탕으로 군 의료발전에 기여했다고 인정받는다. 여성 군법무관 1호 출신인 이은수 육군 법무실장(준장)은 역대 여성 장군 가운데 최연소다. 군 사법 조직의 특성상 변호사, 검사, 판사 역할을 모두 해봤다. 초임장교 시절 군사법원에서 맡은 국선 변호 업무가 보람찬 기억으로 남는다는 그는 육군법무실 고등검찰부장, 육군군사법원 군사법원장 등을 두루 거쳐 연말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으로 영전을 앞두고 있다. 일반직 여성 공무원도 군 안팎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1996년 국방부 최초의 행시 출신 여성 사무관으로 화제가 됐던 유균혜 재정계획담당관은 올해 9월 최초의 여성 부이사관(3급)이 돼 일반직 여성 관료 가운데 최고위직이다. 정책홍보과장 시절 SNS를 통한 국방부 홍보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평을 들었다. 2005년 산업자원부(지식경제부의 전신)에서 옮겨온 김신숙 행정관리담당관은 국방부 여성 공무원의 기대주로 꼽힌다. 2000년 행정고시 일반행정직 수석합격자이기도 한 그는 안보정책과 영어에 능통해 한·미 동맹 현안과 대미 협상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33년간 국방부를 지켜온 7급 공채 출신 여성 과장 3명도 빼놓을 수 없다. 김송애 전직지원정책과장과 백경희 군비통제과장, 그리고 유향미 자원동원과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국방부에 여성인력이 생소하던 1979년부터 근무해 ‘살아 있는 역사’로 통한다. 김송애 과장은 2005년 국방부의 첫 여성 과장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도약하는 대학] 금강대학교

    [도약하는 대학] 금강대학교

    #지난해 봄 충남 논산 금강대에 삼성 모 계열사의 전화가 걸려 왔다. 삼성 관계자는 “금강대 출신들이 참 우수한데 우리 회사에 선배도 없고, 어떤 대학이냐.”고 학교 측에 설명을 요청했다. 교수 한 명이 서울에 있는 회사로 직접 올라가 학교에 대해 자세히 브리핑했다. #앞서 3년 전 주한 일본 대사관도 똑같은 요청을 했다. “서울대 등 명문대생도 쉽지 않은 일본 문부성 장학생에 금강대생이 해마다 1~2명씩 꼭 합격하는데 어떤 대학인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금강대는 학교를 알릴 수 있는 갖가지 안내 자료를 우송한 뒤 교수 한명을 대학 홍보특사로 보내기까지 했다. ●장학금>등록금… 국내 사립대 1위 천태종이 설립한 금강대에 학교 지명도보다 훨씬 뛰어난 학생들이 다닌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올해 개교 10년을 맞은 이 대학 졸업생이 2007년부터 사회에 진출해 시간이 짧으니 이런 해프닝은 당연하다. 하지만 아는 이들 사이에서는 금강대가 계룡산 자락에 숨어 있는 ‘보물 대학’이라고 평가한다. 이 대학은 조계종의 동국대, 진각종의 위덕대(경북 경주)와 함께 불교계에서 설립한 국내 3개 대학 중 가장 늦은 2002년 개교했다. 학생도 신입생 정원이 9개 학과에 165명에 불과하다. 그래도 2008년에 이어 지난해 행정고시 합격생을 배출했다. 행정학과 중심의 고시반은 고작 15명이다. 900여명의 고시반을 두고도 합격생이 4~5명밖에 안 나오는 서울의 모 유명대와 비교하면 금강대의 저력을 가늠할 수 있다. 6~7급 중앙 공무원 특채는 물론 세무사와 관세사도 잇따라 배출했다. 졸업생 28명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영국 런던정경대, 중국 베이징대, 일본 도쿄대 등 해외 유명 대학원에 합격했다. 대학원 진학 등을 뺀 역대 전체 졸업생 230명 중 10분의1이 넘는다. ●행시·6~7급 공무원 등 배출률 높아 풍부한 학교 지원 덕분이다. 신입생은 전부 등록금이 면제된다. 전교 수석 등은 도서구입비까지 받는다. 2학년부터도 학점 2.7점 이상이면 최소 50%에서 전액 장학금이 지원된다. 지난해 학생 1인당 연간 장학금이 723만원으로 등록금 700만원보다 많다. 국내 사립대 중 1위다. 해외 명문대 진학자는 2년간, 로스쿨 합격자는 3년간 장학금을 받는다. 전교생이 학기당 40만~50만원만 내고 기숙사 생활을 해 오직 공부에만 매달릴 수 있다. 외국어 배움도 생활화돼 있다. 우수한 외국 유학생과 룸메이트나 스터디 그룹으로 묶어줘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배울 수 있다. 편초롱(19·국제통상학과 1년)양은 “대학이 농촌에 있어 정보 습득이 늦지만 장학금이 풍부해 돈 걱정 없이 공부하고, 외국 유학생과 생활하다 보니 외국인을 만나도 두려움이 없어져서 좋다.”고 말했다. 영어·일본어·중국어 통번역학과에서도 학생들의 실력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많다. 세계라면협회에서 일본어 통역을 한 학생이 한·일 양국 라면회사의 스카우트를 뿌리치고 와세다대 대학원에 진학했다거나 영어통번역학과 졸업생이 중국 푸단대 경제학과에 합격했다는 것들이다. 3개 외국어에 능통한 학생도 적지 않다. ●천태종 설립… 10년 역사 ‘강소대학’ 금강대는 우수 교육기관과 천태종 선양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 대학이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역량 강화 사업에 2008년부터 5년 연속 선정되고, 교내 불교문화연구소가 2007년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 지원 대상에 선정돼 80억원을 지원받은 것이 이를 반영한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관가 포커스] “제발 세종시 안가게” 읍소 쇄도

    # 1. 자녀가 2년 동안 몸이 아파 지난해 연말에 종합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아 본 결과, 희귀질환으로 판명받았습니다. 현재 국내외에 알려진 치료약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수시로 병원 응급실 등에서 안정제 처방만 받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급히 대응할 여건이 필요하여 세종시 근무가 어렵습니다. 배려해 주십시오. # 2. 두 아들이 고등학교,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고, 노모(78세)를 모셔야 할 형편입니다. 노모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수시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3. 남편이 서울 소재 직장에 근무하며 이른 출근으로 제가 전적으로 육아를 책임져야 합니다. 세종시로 내려가면 첫째(6세)와 둘째(내년 초 출산 예정)의 육아를 혼자 감당하기가 벅찹니다. 수도권 소속기관에서 근무하도록 해주십시오. ●환경부 소원수리에 41명 하소연 환경부가 세종시 이전을 앞두고 내려가지 못할 형편인 직원들의 하소연이 쇄도하고 있다. 못 내려갈 직원들은 사유를 적어내라고 두 차례 공고까지 했다. 22일 현재 운영지원과에 못 내려갈 형편이라며 읍소한 공무원은 모두 41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사무관급(5급)이 27명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6~7급 10명, 8급 이하 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유로는 자녀양육 문제가 가장 많았고, 주말부부, 부모봉양, 본인의 학업, 경제문제 순이었다. 또한 세종시로 내려가지 못하겠다고 밝힌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근무자는 51명인데 이중 24명(48%)이 퇴직 의사를 밝혔다. 이들 중 세종시 근무의사를 밝힌 사람은 15명이고, 12명은 아직까지 의사표현을 안하고 있는 상태다. ●사무관급 27명 최다… 여력 없어 난감 환경부는 소원수리를 받았지만 이들의 사정을 수용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에는 소속 기관이래야 수도권대기환경청(경기 안산시)과 한강유역환경청(경기 하남시)이 고작이고, 나머지 소속기관은 인천시 환경 연구단지에 있는 환경과학원과 생물자원관뿐이다. 이들 기관은 인기가 높아 이미 오래 전부터 전입이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소원수리를 냈다는 한 사무관은 “어차피 해결해 줄 것도 아닌데 구차하게 매달리는 것 같아 2차 때는 스스로 포기했다.”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환경부 운영지원과 관계자는 “세종시 이전 전인 다음 달 초 인사를 통해 세종시 이전 고충이 있는 41명 중 30%(12~13명) 정도만 수도권 배치가 가능하다.”면서 “나머지 직원들은 중·장기적으로 수도권 지역에 전보, 파견 등의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3) 특성화 공직설명회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3) 특성화 공직설명회

    “1980년대만 하더라도 9급 공무원 합격자의 과반이 고졸자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5%를 넘기지 못합니다. 9급 공무원의 직무가 어려워진 것일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지난 14일 인천시 샛골로 인천중앙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열린 공직설명회에는 1학년생 270명, 2학년생 280여명이 몰려 행정안전부 조재운 사무관의 ‘공무원이 되는 길’에 대한 설명에 귀를 쫑긋 세웠다. 행안부는 매년 3월과 11월 전국 고교와 대학교에서 공직설명회를 여는데, 이번 달에는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26개 고교를 중심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인천중앙여상은 회계 특성화고인 만큼 설명회가 끝나고 나서 이어진 질문과 답변 시간에서 학생들은 “9급 공무원 1호봉의 연간 총보수인 1900만원은 세전인가요, 세후인가요?”라는 물음부터 던졌다. 조 사무관은 웃으며 아쉽게도 세금은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중앙여상에서는 올해 한 명이 지역인재 추천채용제를 통해 11.9대1의 경쟁률을 뚫고 회계분야 9급 일반직 공무원에 합격했다. 3학년 선배의 합격 소식에 들떴던 1, 2학년생은 지역인재 추천채용제뿐 아니라 국가직 및 지방직 9급 공무원도 고교 교과목 선택과목 확대로 고졸에게 문이 활짝 열렸다는 소식에 크게 고무됐다. 조 사무관은 “공무원을 흔히 ‘철밥통’이라고 하는데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의무와 신분 보장 때문에 그런 말이 붙었다.”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에서 공무원의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정치에서 독립되어 안정적으로 국민을 위한 일을 하라는 뜻”이라고 공무원의 의미부터 설명해 나갔다. 그리고 최근 정부에서 공무원으로 원하는 인재상은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춘 전문형 인재이자 국민에 대한 사랑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평생 직장에서 평생 직업으로, 연공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학연과 지연은 일 중심으로, 표준형 인재는 전문형 인재로 바뀐 공무원의 변화도 학생들에게 알렸다. 공직에 일찍 진입한 고졸자는 대졸자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조 사무관은 밝혔다. 예를 들어 고교를 갓 졸업하고 9급 공무원으로 4년간 일하며 방송통신대를 졸업한 A군과 대학을 졸업하고 갓 9급 공무원이 된 B양을 비교해 보자. A군과 B양은 동갑이다. 하지만 A군이 9급에서 7급 공무원으로 승진했을 때 갓 9급 공무원이 된 B양은 보수 및 연금이 A군보다 훨씬 적다. 승진도 A군이 빠르다. 방송통신대를 졸업한 A군은 대학등록금도 정부 지원을 받아 0원이 들었지만, B양은 등록금으로 약 3000만원을 대학에 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A군은 군대 걱정도 없다. 군 복무에 따른 휴직을 보장하기 때문에 군대를 다녀와서도 계속 공무원으로 일한다. 또 공무원으로 일할 때 경력을 살려 특수병으로 군대에 갈 수도 있다. 복무기간 동안 호봉도 인정되어 군에 갔다 오면 2호봉 정도가 오르게 된다. 고졸이 성공할 수 있는 세상에서 특히 공무원이 유리한 점은 학력이 아닌 능력에 따라 일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조 사무관은 밝혔다. 1973년부터 공무원 공채시험 응시자격에서 학력제한이 사라졌고, 2005년부터 공무원 응시원서를 접수할 때 학력을 쓰는 난도 없다. 면접도 필기시험 점수를 면접관이 알지 못하는 무자료 면접으로 시행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는 공무원의 보직관리 기준 가운데 학력 요건이 삭제됐다. 또 고졸 공무원에게 방송통신대 등 대학 수학 기회를 제공해 2010년 2684명의 공무원이 못다 이룬 학업의 꿈을 성취했다. 공무원의 승진은 근무성적과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2013년 국가직, 지방직, 소방직 9급 공무원은 사회, 과학, 수학과 같은 고교 교과목으로 시험을 치르고 공무원에 임용될 수 있다. 경찰 공무원은 2014년부터 고교 과목을 선택 과목으로 확대한다. 공무원의 전문성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행정학개론, 행정법총론 등 고교 때 배우지 못했던 과목이 9급 시험에 들어가면서 고졸이 합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조 사무관은 “대한민국 9급 공무원 업무는 고졸자 학력이면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교생이 공무원이 되는 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9급 공무원 공채에 합격하거나 추천채용제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추천채용제는 지역인재 추천제와 기능인재 추천제가 있는데, 기능직 공무원이 2014년부터 일반직 공무원으로 통합되는 만큼 내년부터 기능직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되는 기능인재 추천제는 유명무실해진다. 9급 공무원 공채시험은 내년 7월 27일 국어·영어·한국사 필수 3과목과 고교 교과목인 사회·과학·수학 가운데 2과목을 골라서 응시하면 된다. 면접은 개별면접으로 25분간 시행된다. 올해 국가직 9급 선발인원은 2180명이었지만, 내년에는 세 대선 후보의 공약 등을 검토해 보면 선발 인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졸로 9급 공무원이 됐지만 학력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한다면, 방송통신대학·야간대학·사이버대학 진학 등을 통해 실무경험과 학업을 동시에 쌓을 수 있도록 나라에서 지원한다고 조 사무관은 설명을 이어 나갔다. 욕심을 낸다면 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해 석사 학위를 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무원이 교육을 받는 것은 그만큼 국민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 “사무실에 있다 보면 ‘제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경력이 있는데 공무원으로 채용될 수 있을까요’와 같은 문의 전화가 많이 옵니다.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비록 죄를 지었더라도 죄를 지은 만큼 죗값을 치렀다면 공무원이 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구류·벌금·과태료·신용불량자는 공무원 임용의 결격사유가 아닙니다.” 조 사무관은 대학 신입생이 공무원이 되었는데 학업을 계속하고 싶다면 임용 유예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9급 공무원으로 합격했다면 2년간 임용유예를 할 수 있다. 정부는 고졸 9급 공무원이 앞으로 많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며 사이버대학 및 야간대학과 교류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조 사무관은 말했다. 인천중앙여상 학생들은 “면접은 어떻게 보나요?” “한국사를 외우는 비법은 없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공직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글 사진 인천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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