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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금융사 ‘脫런던’… 세계 금융 지형 재편

    글로벌 금융사 ‘脫런던’… 세계 금융 지형 재편

    설마설마했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가결되면서 유럽으로 통하는 ‘금융 관문’ 런던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이를 세계 금융지형 재편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글로벌 자금의 ‘탈(脫)런던’이 가시화되면 영국에서 시작된 유동성 위기가 우리 금융 시장을 비롯해 신흥국으로 번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총괄부장은 27일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전 세계 금융허브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며 “영국에 있는 글로벌 금융사의 30~40%는 짐을 싸서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6일(현지시간) JP모건,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런던에서 수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사들이 런던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글로벌 금융사들은 유럽연합(EU) 수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아일랜드 더블린이나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일부 사업부를 이전할 예정이다. 영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도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다. 2014년 말 기준 영국의 FDI 규모는 1조 파운드(약 160조원)이다. 유럽 내에서 영국에 가장 많은 외국계 투자 자금이 쏠려 있다. 이 중 EU 국적의 투자자금은 48%이다. 미국(24%)의 두 배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후 EU 자금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며 “글로벌 금융허브로서 런던의 가장 큰 매력인 ‘EU와의 접근성’이 사라지면 다른 지역 투자자금도 영국에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국은행(BOE)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내리고 유동성 확보에 나서겠지만 브렉시트 충격파 방어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파운드 환율이 앞으로 최대 20%까지 하락할 것이란 예상과 함께 국가신용등급 강등, 국내총생산 하락(3.8~7.5%) 등 대형 악재들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영국에서 EU 자금이 이탈하면 영국은 신흥국에서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주식시장의 영국계 투자자금 비중은 8.4%로 미국(39.8%) 다음으로 높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 시중은행에 투자한 영국계 자금 비중이 23%나 된다”며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시중은행엔 대형 악재인 셈”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브렉시트가 전 세계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영국이 국제금융의 핵심적인 중개 기능을 잃게 됐을 때의 후폭풍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며 “글로벌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글로벌·대기업 박차고 나왔다… 국내 P2P 시장에 뛰어든 2030

    글로벌·대기업 박차고 나왔다… 국내 P2P 시장에 뛰어든 2030

    지난해 10월 국내 P2P(개인 대 개인) 금융업체 어니스트펀드에 합류한 이인섭(27) 전략이사는 대원외고를 중퇴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수재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와 미국계 컨설팅회사 매킨지 프랑크푸르트 지사에서 근무하는 등 세계 금융의 중심 월가에서도 탐낸 인재다. 하지만 이 이사는 총직원 24명에 불과한 스타트업 어니스트펀드에서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이메일로 동갑내기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와 사이버 교류를 하다 “함께하자”는 제안에 의기투합했다. 서 대표도 서울대 경영학과를 7학기 만에 조기 수석 졸업하고 미국 벤처캐피털 콜라보레이티브펀드에서 근무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이 이사는 “매킨지 시절 영국과 싱가포르 기업 고위 경영자들을 만나면서 P2P의 잠재력을 알게 됐다”며 “유럽의 글로벌 은행들은 이미 P2P를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가 어니스트펀드에서 받는 연봉은 매킨지의 3분의1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창립 멤버 자격으로 받은 지분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이 훗날 충분한 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미국과 영국 P2P 기업은 이미 상당한 규모의 금융기관으로 성장해 이직해도 내 손으로 일군다는 성취감이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P2P 시장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기업이나 해외 명문대 출신 20~30대 젊은 인재가 속속 합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보장된 부와 명예를 박차고 나온 이들은 아직 걸음마 수준인 국내 P2P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와 동료들이 차고에서 애플을 창업해 세계를 정복한 것처럼 새로운 신화 창조를 꿈꾸고 있다. 지난해 9월 피플펀드에 합류한 이수환(34) 전략총괄이사는 매킨지와 함께 세계 3대 컨설팅회사로 꼽히는 보스턴컨설팅그룹, 베인앤컴퍼니 등에서 10여년간 근무했다. 일본 도쿄와 인도 뭄바이 지사 근무를 마치고 베인앤컴퍼니 한국 지사 상무(Principal)로 승진해 3억원 가까운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베인앤컴퍼니에서 함께 근무한 김대윤(35) 피플펀드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을 그만두는 것에 망설일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김 대표가 술자리에서 ‘15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제 너를 모실 수 있게 됐다’며 설득하는 바람에 더는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이 이사는 P2P가 국내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이유를 세 가지로 압축했다. ▲이미 해외에서 성공한 모델이고 ▲인간의 삶에서 의식주 못지않게 중요한 금융의 새로운 모델이며 ▲현재 제도권 금융이 많은 불편과 불합리한 모순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해 수많은 서류에 자필 사인하는 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한다”며 “정보기술(IT)과 모바일에 최적화된 P2P는 은행 등 전통적 금융 플레이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8퍼센트의 UX(사용자 경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손승표(26)씨는 민족사관고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기호 시스템(Symbolic systems)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기호 시스템은 철학과 전산학, 심리학 등을 융합한 스탠퍼드대의 독특한 전공이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는 손씨는 8퍼센트에서 고객이 쉽게 P2P에 접근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상품도 설계한다. 대학 2학년을 마치고 휴학한 손씨는 포드 실리콘밸리 연구소에서 10개월가량 근무한 뒤 2013년 국내로 돌아와 창업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오픈’(Open)을 개발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8퍼센트에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는 “기존 금융사는 과도한 마케팅과 지점 비용, 인건비 등으로 인해 연 6~10%대 중금리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새로운 금융이 기존 대출 시장의 비효율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P2P에는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옮겨온 인재도 여럿 있다. 포스코에 근무하며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던 김태경(37) 회계사는 지난 3월 사표를 던지고 8퍼센트에 합류했다. 아내와 두 아들이 있는 포항을 등지고 서울에서의 힘겨운 타지 생활을 선택했다. 월요일 새벽 KTX로 상경해 고시원에서 출퇴근하다 금요일 저녁 집으로 간다. “기존의 대기업에선 틀에 박힌 할당된 일만 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한계를 느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중금리 시장을 개척해 보고 싶어 8퍼센트로 왔죠. 기존 금융권이 독점하고 있는 권한과 이익을 개인에게 돌려주고 부를 증대시키는 혁신을 이뤄보고 싶습니다.” 박성용(33) 렌딧 리스크 관리총괄이사는 스탠퍼드대학원에서 통계학 석사를 취득하고 삼성화재에 근무하다 김성준(32) 대표, 김유구(35) 상품설계 이사와 렌딧을 공동 창업했다. 김 대표와는 스탠퍼드대학원에서 동문수학했고 김 이사와는 삼성화재를 함께 다녔다. 기계학습(머신러닝) 등을 공부한 박 이사와 카이스트를 나온 공대 출신 김 대표, 미국 컬럼비아대학원에서 국제금융정책학을 전공한 김 이사의 만남은 IT와 금융의 융합이다. 박 이사는 “미국과 영국 등에서 진행 중인 금융 혁신을 따라가는 것에 목말라 있던 중 김 대표의 창업 제안을 받고 주저 없이 따라나섰다”고 말했다. 2006년 출범한 영국 기업 ‘조파’를 원조로 한 P2P는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중금리 대출시장을 공략하며 전 세계적으로 30조원 규모의 금융산업으로 성장했다. 2025년에는 1조 달러(약 116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학자들의 전망이다. 세계 1위 업체 미국 렌딩클럽은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에 성공해 6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창립 초기인 2007년 10명 안팎에 불과했던 렌딩클럽은 현재 400명 이상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핀테크(IT+금융)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P2P 주요 7개사의 누적 대출액은 23일 기준 1160억원에 달한다. 올해 1월 432억원에서 5개월 새 700억원 이상 늘었다. P2P가 향후 성장 과정에서 겪게 될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미국과 중국 P2P는 이미 성장통을 앓고 있다. 렌딩클럽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르노 라플랑셰 회장은 지난달 2200만 달러 규모의 부당 대출 상품을 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미국 재무부의 조사를 받았다. P2P 업체가 2600여개에 달하는 중국은 투자자들의 돈을 떼먹는 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는 “금융 사고를 원천 방지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기존 금융기관과 P2P가 협업해 안전한 자금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시중에 풀려 있는 5만원권 70조원

    시중에 풀려 있는 5만원권 70조원

    시중에 풀려 있는 5만원권이 70조원에 근접하는 등 발행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이 중 상당수가 원활하게 유통되지 않고 일반 가정이나 지하경제에 묶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우리나라 화폐 발행 잔액 91조 2878억 7000만원 가운데 5만원권 지폐는 76%인 69조 3784억 5000만원이었다. 화폐 발행 잔액은 한은이 공급한 화폐에서 환수한 돈을 제외하고 시중에 남은 금액을 말한다. 5만원권 발행 잔액은 지난해 12월(64조 3236억원)과 비교해 5조 548억원(7.9%) 늘었다. 2009년 6월 처음 발행되고 나서 7년 동안 연평균 10조원씩 늘었고 올해는 월평균 1조원이나 증가한 셈이다. 5만원권 발행 잔액은 2014년 11월 50조원(50조 2586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9월에는 60조원대(62조 8881억원)에 올라섰다. 특히 한은이 2014년 6월부터 금융기관의 5만원권 지급한도 관리를 중단하고 충분하게 공급하면서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하지만 다른 은행권에 비해 환수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화폐 환수율은 일정 기간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량과 다시 돌아온 화폐량을 비교한 비율이다. 올해 1∼5월 5만원권 환수율은 48.2%로 1만원권(110.0%), 5000원권(83.2%), 1000원권(89.6%)을 크게 밑돈다. 5만원권 환수율은 2014년 저금리 장기화로 시중에서 현금 보유 성향이 강해져 고액권인 5만원권 거래가 다른 지폐보다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전체 화폐에서 5만원권 비중이 커진 것은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며 “앞으로 고액권 사용이 늘면 환수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금요 포커스] 선진국 최대인 일본의 국가채무, 어떻게 만들어졌나?/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금요 포커스] 선진국 최대인 일본의 국가채무, 어떻게 만들어졌나?/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국가도 지출이 수입보다 크면 자금을 빌려야 하는데 이처럼 정부가 지는 빚을 ‘국가채무’라고 한다. 늘어난 국가채무는 국민의 세금 부담을 늘리거나 정부 지출을 줄여 재정수지를 흑자로 만들어야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이 세금을 늘리기 싫어하는 데다 정부 지출을 줄이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감세나 복지 확대와 같이 국민이 원하는 인기 영합적 정책만 펼치다 보면 국가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2015년 말 현재 국가채무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3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1위인 일본은 어쩌다 이 수준까지 오게 됐을까. 전쟁 비용 조달 때문에 태평양전쟁 종전 직전인 1944년 말 일본의 국가채무 비율은 204%에 달했다. 이후 더글러스 맥아더의 영향하에 1947년 제정한 ‘재정법’을 통해 원칙적으로 공채 발행을 금지하는 등 재정 건전화 노력을 지속했고, 연평균 178%에 달하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1950년 말 국가채무 비율이 14%로 급감했다. 그러나 1965년에 사토 내각이 1년만 할 것을 전제로 1972억엔 규모의 특례공채를 발행함으로써 18년 동안의 공채 미발행 기록이 깨졌는데, 이는 경기 대책의 일환으로 대규모 감세 정책을 실시하면서 그 재원을 공채로 조달했기 때문이었다. 또 1966년에는 일본 재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도로와 공공사업의 특정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최초로 6656억엔 규모의 건설공채를 발행했다. 이후 특례공채는 1990~1993년의 4년간을 제외하고 매년, 건설공채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발행돼 2015년 말 잔액이 각각 534조엔 및 270조엔이 됐다. 여기에 연금특례채, 부흥채, 재투채 등 기타 공채 8조엔을 더하면 중앙정부 부채 규모는 총 812조엔에 달한다. 일본 중앙정부의 국가채무는 1990~2016년 중 664조엔 증가했는데 이를 분석해 보면 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증가 251조엔, 경기 부양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등 공공사업 지출 증가 59조엔 등 주로 지출이 늘어나면서 국가채무가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복지 지출은 1960년대에는 실업 대책이나 생활 보호 등이 중심이었지만 1973년 ‘복지 원년’ 이후에는 의료보험, 연금 등 사회보험과 사회복지, 장기요양 등 노인복지로 중심이 옮겨져 고령화가 진전됨에 따라 지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1990년 11조 6000억엔에서 2016년 32조엔으로 약 3배가 됐는데, 이는 정치권의 선거 공약과 경기 침체 지속에 따른 복지 수요 증가 때문이었다. 또한 도로 등 공공사업 지출도 1970년대에는 다나카 내각의 ‘일본 열도 개조’ 정책과 석유 파동에 따른 경기 대책으로, 1980년대에는 경상수지 흑자 해소를 위한 ‘내수 확대’ 정책으로, 1990년대에는 자산 버블 붕괴에 따른 여러 차례의 대규모 경기 대책의 일환으로 공공사업이 적극적으로 활용됨에 따라 지출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본래 일본은 산지가 많고 내진 설계도 필요하기 때문에 도로 건설에 많은 비용이 드는데 이 당시 건설된 수많은 도로 가운데는 교통량이 극히 미미한 곳도 있어 노루나 사슴이 차량보다 더 많은,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2000년대 들어 사회간접자본 확충이 지출 삭감 대상에 포함돼 증가세가 억제되기도 했으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다. 한편 경제 전체의 수축에 의한 소득과 소비 등 과세 대상의 감소와 디플레이션에 의한 세수 감소, 소득세 특별 감세와 법인세 감세 등을 포함한 세제 개정 등은 조세제도의 첫 번째 기능인 재원 조달 기능을 현저하게 약화시켰다. 일본의 일반회계 조세수입 규모는 1990년 60조 1000억엔을 정점으로 2014년 50조엔 수준까지 감소했다. 결국 일본의 천문학적인 국가부채는 재정수지 개선을 위해 과감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정치력의 부재, 인구 고령화로 인한 복지 지출 수요 증가, 일본 국민의 세금 인상에 대한 강력한 저항, 낮은 금리와 안전자산 선호로 인한 손쉬운 국채 발행 환경 등이 낳은 국가적 비극이다. 요즘 국내에서도 정부와 재정 전문가가 이러한 일본 재정정책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중장기 재정 위험에 대비해 강력한 재정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가칭 ‘재정건전화특별법’에 담아 올 하반기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이제 막 출범한 20대 국회가 정치력을 발휘해 이를 통과시킴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컬래버레이션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 아문디자산운용 “바닥 찍은 中 경제 긍정적… 美 금리 인상은 연내 한 차례”

    아문디자산운용 “바닥 찍은 中 경제 긍정적… 美 금리 인상은 연내 한 차례”

     아문디자산운용의 글로벌 시장 전문가들이 향후 중국과 유럽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의 금리 인상은 올해 한 차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사명 변경을 기념해 ‘NH-아문디 랑데부’ 글로벌 시장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아문디 홍콩의 모 지 아시아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시장에 대해 “지난해 10월 단기적인 관점에서의 바닥이 확인됐다”며 “내년까지 세계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모 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내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그는 “최근 미국을 방문해 여러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연준이 오는 4분기 중 금리를 한 차례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알렉산더 드라보비치 아문디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 총괄은 유럽 시장에 대한 분석을 꺼냈다. 그는 “유럽 기업의 주식은 선진국 중 가장 높은 배당률이 매력적”이라며 “자사주 매입과 입수·합병(M&A) 이슈 등이 유효해 중장기적으로도 긍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NH-아문디는 농협금융이 70%, 프랑스의 아문디가 3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일 NH-CA자산운용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2003년 농협CA투자신탁운용으로 출범한 뒤 2007년 NH-CA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바꾼 바 있다. 아문디는 1200조원대 자산을 운용하는 유럽 최대, 세계 10대 자산운용사다.  이날 행사에서 한동주 NH-아문디 대표는 “우리나라 최대 금융네트워크인 NH농협그룹과 글로벌 10대 자산운용인 아문디가 협력해 해외 투자에 전문성을 갖춘 자산운용사로 성장해갈 것”이라며 “2020년까지 운용자산 60조원, 업계 5위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달러화 예금 첫 500억弗 돌파… 위안화는 20억 달러대로 추락

    달러화 예금 첫 500억弗 돌파… 위안화는 20억 달러대로 추락

    美 금리인상 전망·수출대금 예치… 위안화는 환테크 매력 떨어진 듯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미 달러화 예금이 사상 처음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16일 내놓은 ‘4월 말 거주자 외화예금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거주자 외화예금은 620억 4000만 달러다. 이 중 달러화 예금은 516억 8000만 달러(약 60조원)로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고석관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에너지 공기업 등의 해외채권 발행 자금과 대기업의 수출대금 예치로 달러화 예금이 전월 말보다 큰 폭(34억 1000만 달러)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 외국 기업 등이 은행에 예치한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가 오르면 환차익을 얻는데 이에 대한 세금은 부과되지 않아 재테크 상품으로도 꼽힌다. 2014년 큰 인기를 끌었던 위안화 예금은 전월 말 47억 1000만 달러에서 22억 5000만 달러 줄어든 24억 6000만 달러에 그쳤다. 2013년 10월 말(16억 4000만 달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위안화 예금은 2014년 국내 중국계 은행들이 3%대 고금리 예금을 선보이면서 폭증, 2014년 10월 말 217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이후 중국 정부의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위안화 가치 하락 등이 이어지면서 재테크 상품으로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에 따라 만기가 도래한 정기예금이 재예치되지 않으면서 예금이 줄어들고 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달러화예금 500억 달러 첫 돌파…위안화예금 20억 달러대로 줄어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미 달러화 예금이 사상 처음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16일 내놓은 ‘4월말 거주자외화예금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거주자 외화예금은 620억 4000만 달러다. 이중 달러화 예금은 516억 8000만 달러(약 60조원)로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고석관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에너지 공기업 등의 해외채권 발행자금과 대기업의 수출대금 예치로 전월 말보다 큰 폭(34억 1000만 달러)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2014년 큰 인기를 끌었던 위안화 예금은 전월 말 47억 1000만 달러에서 22억 5000만 달러 줄어든 24억 6000만 달러에 그쳤다. 2013년 10월말(16억 4000만 달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위안화 예금은 2014년 국내 중국계 은행들이 3%대 고금리 예금을 선보이면서 폭증, 2014년 10월말 217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이후 중국 정부의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위안화 가치 하락 등이 이어지면서 재테크 상품으로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에 따라 만기가 도래한 정기예금이 재예치되지 않으면서 예금이 줄어들고 있다. 외화예금은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가 오를 것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환 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한미약품 8조원 대박… 새 먹을거리 ‘바이오베터’ 가능성 확인

    한미약품 8조원 대박… 새 먹을거리 ‘바이오베터’ 가능성 확인

    지난 21일 정부는 2025년까지 국내 바이오 업계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글로벌 바이오 기업을 100개 이상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바이오 시장은 이제 막연한 가능성의 시장에서 눈앞에 다가온 과제가 됐다. 신약 개발 분야는 국내 제약업체들이 최근 본격적으로 투자에 뛰어들면서 바이오 시장 가운데서도 발전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다. 이 중 지난해 한미약품이 기술 수출 8조원의 ‘잭팟’을 터뜨린 ‘바이오베터’ 분야와 셀트리온이 2세대 제품으로는 세계 최초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에 성공한 ‘바이오시밀러’ 분야가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로 꼽힌다. 기존 화학 의약품과 달리 단백질 등 생물공학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이 바이오시밀러,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효능을 더 개선한 것이 바이오베터다. 글로벌 제약업체들에 비해 역사가 짧고 규모가 작은 국내 제약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진입이 쉬운 복제약(바이오베터·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기반을 닦은 뒤 향후 오리지널 신약 개발로 시장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으로 대표되는 국내 바이오베터 시장의 현황에 이어 셀트리온으로 대표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현주소를 두 차례에 걸쳐 점검한다. 바이오베터는 기존 바이오 신약의 효능과 효과, 용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개념이다. 바이오 신약과 바이오시밀러를 더 좋게 개량해 ‘슈퍼바이오시밀러’라고도 불린다. 임상 3상에만 1000억원가량의 거액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지만 오리지널 제품의 70%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되는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오리지널 제품보다 2~3배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바이오시밀러 다음 시장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지난해 8조원대 기술 수출 계약에 성공하며 국내 바이오 신약의 가능성을 보여 준 한미약품의 핵심인 ‘랩스커버리’ 기반 기술도 바이오베터의 일종인 ‘지속형 제제 기술’에 속한다. 랩스커버리는 약효의 지속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게 핵심이다.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당뇨병 환자가 한 달에 한 번만 주사를 맞으면 되는 식이다. 시간과 비용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셈이다. 이 밖에도 한미약품은 올해 온전히 권리를 보유한 지속형성장호르몬 ‘HM10560A’와 표적항암제 ‘HM95573’의 기술 수출 계약도 타진 중이다. 지난 19일 녹십자는 지능저하, 난청, 다발성 골형성부전증, 간과 비장이 커지는 증세가 나타나는 유전성 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의 바이오베터인 ‘헌터라제’의 미국 내 임상 2상 진입에 성공했다. 녹십자는 이번 미국 임상을 통해 경쟁사인 샤이어 제품인 ‘엘라프라제’보다 투여 용량을 2~3배 늘렸을 때 일어나는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헌터라제는 2012년 엘라프라제보다 임상에서 6분간 걷는 거리가 늘어나는 등 개선점이 확인돼 바이오베터로 인정, 국내 처음 출시됐다. 출시 2년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넘어선 헌터라제는 지난해 남미와 북아프리카 등지에 수출돼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대웅제약이 인수한 한올바이오파마는 7개의 바이오베터 파이프라인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바이오베터인 ‘HL036’가 가장 유명한데 현재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앨러간의 바이오 신약 ‘레스타시스’에 눈물 활성 성분을 더해 치료 효과를 개선한 제품으로 올해 하반기 내에 임상을 마칠 계획이라는 게 대웅제약 측의 설명이다.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한 셀트리온 역시 바이오베터에 매진 중이다. 셀트리온은 유방암 치료제인 알테오젠의 ‘허셉틴’ 바이오베터인 ‘CT-P26’의 임상 전 단계를 마친 상태다. CT-P26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중 바이오베터의 가능성을 확인한 경우다. 허셉틴 바이오베터는 항암 효과가 뛰어난 항암 약물을 타깃 치료제인 항체의약품과 결합해 항암 약물이 암세포에만 작용하도록 돕는 바이오베터 기술 중 하나다. 국내 제약업체들이 이처럼 최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일부 성과도 올리고 있지만 글로벌 제약업체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인 것은 사실이다. 미국의 암젠은 14년 전인 2002년 이미 FDA로 부터 호중구감소증(혈액암) 바이오의약품인 ‘뉴포젠’의 바이오베터 ‘뉴라스타’의 허가를 받았고 2006년에는 빈혈치료제 ‘에포젠’의 바이오베터 ‘아라네스프’도 FDA의 허가를 받았다. 연 매출 60조원(노바티스·2014년 기준 세계 1위)에 달하는 글로벌 제약업체에 비해 국내에서는 지난해 겨우 연매출 1조원을 넘기는 제약업체들(한미약품 1조 3175억원, 유한양행 1조 1287억원, 녹십자 1조 478억원)이 나오기 시작했다. 2014년엔 유일하게 유한양행이 매출 1조원을 넘었다. 더구나 바이오의약품은 성과를 내기까지 5~10년이 걸리는 마라톤에 비유될 정도로 ‘장기전’이다. 중간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3년 대만의 대표적인 바이오 제약사인 메디젠이 항암 치료제 개발에 실패하자 업계 전반으로 여파가 퍼지며 대만의 바이오산업이 고꾸라진 적이 있다”면서 “신중하고 세밀한 투자를 바탕으로 옥석 가리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열린세상] 지구의 날에 다시 환경을 생각한다/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열린세상] 지구의 날에 다시 환경을 생각한다/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봄은 봄인가 보다. 여기저기서 봄꽃 축제가 한창이다. 서울 여의도에선 벚꽃이, 강화도 고려산에선 진달래가 손짓한다. 굳이 이름난 곳이 아니어도 좋다. 동네 뒷산이나 도심 강변에만 가도, 심지어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봄꽃 향연을 즐길 수 있다. 길가나 산등성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노란 개나리꽃만으로도 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봄바람 쐬러 나가기에는 걱정이 앞선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지난 3월만 해도 서울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한 날이 7일이었다. 여기에다 ‘나쁨’에 가까운 날까지 합치면 한 달의 절반은 미세먼지의 공포에 마음을 졸여야 했던 셈이다. 일기예보에서 봄꽃 소식을 알리면서 ‘미세먼지 주의’가 꼬리말처럼 붙는 모습에 이제는 매우 익숙해졌다. 미세먼지가 무서운 것은 그 속에 포함된 중금속 등의 유해물질이 우리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발암물질 1군으로 분류했다. 지름이 10㎛보다 작은 미세먼지는 입과 코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도 않고 서서히 건강을 해치는 이 미세먼지를 침묵의 살인자로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세먼지의 30~50%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절반이 넘는 나머지 미세먼지는 바로 국내에서 발생한다. 그중 수도권이나 도시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것이 자동차, 특히 디젤엔진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다. 그동안 디젤엔진 배출가스는 규제 강화와 기술 개발에 힘입어 꾸준히 개선돼 온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인해 친환경적이라 광고했던 소위 클린 디젤의 신화는 무참히 깨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사태에 따른 차량 리콜, 손해배상 소송, 벌금 등으로 폭스바겐이 져야 할 부담이 최대 약 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폭스바겐의 연간 순익 125억 달러의 4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그러나 우리가 침묵의 살인자인 미세먼지 문제로 겪는 고통은 돈으로 환산하기조차 어렵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는 자동차 배출가스가 공기를 더럽히고 그 공기는 우리의 건강을 해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지난 3월 환경부는 미세먼지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친환경차를 늘리고 충전시설을 확대 보급하며, 자동차의 배출가스 인증제도는 내년 하반기부터 실제 도로주행 여건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는 내용이다. 또 시내버스에 한정되던 천연가스 버스를 고속버스와 관광버스에도 보급할 계획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이처럼 정부의 정책도 뒷받침돼야 하지만 국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공공재인 환경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나부터 지켜 나가야 한다는 의식이 제고돼야만, 친환경 사회를 향한 진정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첫걸음은 에너지를 아껴 쓰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작은 실천부터다. 또 물건을 고를 때는 환경을 개선하고 자원을 절약한 환경마크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구와 장난감, 책상, 침대, 세제, 에어컨 등 생활 속에서 접하는 다양한 제품에서 ‘진짜’ 친환경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일주일여 뒤인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1970년 미국에서 시작된 시민 환경운동이 모태가 된 국제적 기념일로, 지금은 전 세계 196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샌타바버라 해안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의 충격이 이어져 이듬해 4월 22일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를 중심으로 환경과 관련된 집회나 토론회가 열리면서 지구의 날이 시작됐다. 당시 미국 전역에서 2000만명 이상이 행사에 참가하며 자전거를 타거나 길가 쓰레기를 줍는 등 환경을 깨끗이 하기 위한 실천에 나섰다. 뉴욕 센트럴파크 집회에 참가했던 존 린제이 뉴욕시장은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 변화를 촉구하고자 환경, 생태, 오염과 같은 말들 대신 “살기를 원하는가, 죽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약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지구의 날을 맞이하는 우리에게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 與도 野도 대출금리 인하 공약… 서민엔 되레 ‘毒’

    중·저 신용자, 대출 심사 어렵게 돼… 저신용자, 사금융시장 내몰릴 수도 4·13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저마다 최고 대출금리를 낮추겠다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가구당 평균 가계부채가 6200만원에 달하는 현실에서 유권자 입장에선 듣기 좋은 공약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약속이 실제 서민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던지는 목소리가 높다. 6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A저축은행 앞. 노동당 비례대표로 출마한 한 후보가 두 발에 족쇄를 찬 채 선거 유세를 진행했다. 저축은행의 높은 금리가 서민들에게 족쇄를 채우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그는 “저임금에 불안정한 일자리로 힘겹게 사는 국민들이 높은 이자 때문에 점점 더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지고 있다”고 외쳤다. 노동당은 총선에서 이자제한법상 최고이자율 한도를 현행 25%에서 15%로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대부업 역시 최고 이자 한도는 연 15%로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출금리 상한선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진보진영만의 논리는 아니다. 새누리당도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를 현행 25%에서 20%까지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는 금융기관에 바로 적용되지 않지만 대부업 최고금리 수준과 사실상 연동한다. 금융권이 해당 공약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은 ‘10%대 우체국 신용대출’ 공약을 제시했다. 60조원에 달하는 우체국 예금을 활용해 중·저신용자에게 1인당 2000만원 한도 내에서 10%대 금리의 신용대출을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최고 대출금리 인하 자체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면서도 실제 해당 공약이 실현되면 그 부작용은 고스란히 서민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금리를 무리하게 낮추게 되면 어려움에 빠지는 건 금융권이 아닌 돈이 급한 서민층”이라면서 “당장 금리상한선을 내리면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들이 중·저신용자의 대출심사를 강화해 대출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연구원은 지난달 대부업체의 법정 최고금리가 연 34.9%에서 27.9%로 인하됨에 따라 35만~74만명의 저신용자가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것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미 대출금을 받은 중·저신용 대출자들 역시 갑작스러운 상환 압력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들의 금융복지는 단순히 대출 금리 인하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진정으로 서민을 위해 높은 대출이자를 낮추려 한다면 금리 인하로 대출 대상에서 제외될 사람들에게 대안이 될 만한 정책을 반드시 병행 제시해야 한다”면서 “복지 부문에서 떠안아야 할 영역은 그대로 둔 채 금리만 낮추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나랏빚 1300조의 절반이나 되는 연금부채

    나라 살림살이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재정적자가 200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38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계부채가 12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국가부채도 13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 정부가 발표한 ‘2015 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관리재정수지는 지난해 38조원으로 집계됐다. 국가재정을 살피는 대표적 지표인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쌓아 둬야 하는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의 흑자를 뺀 것이다. 지난해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2.4%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특히 세수가 예상보다 2조 2000억원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11조 6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재정적자 규모가 커졌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1.8%로 OECD 평균 115.2%와 비교하면 건전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문제는 재정적자 증가 추세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7.9%로 1년 만에 2.0% 포인트 늘었다. 올해 상황은 더 나쁘다. 연초부터 수출이 급감하고 내수도 심각한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이 국가부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지난해 국가부채 1284조 8000억원 가운데 연금충당부채가 전체의 51.1%인 659조 9000억원에 이른다. 연금충당부채는 2013년 569조 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160조 300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반쪽짜리 공무원연금 개혁 탓에 증가율이 뚝 떨어져 16조 3000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아직 본격적인 논의도 하지 못한 군인연금과 사학연금 개혁의 시급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우리 국민들의 해외 지출액이 26조 2722억원으로 전년보다 13.7%(3조 1593억원)나 급증한 점도 재정 상태를 악화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의 선거공약 가운데 복지, 고용과 관련된 장밋빛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은 여야 합쳐 200조원이 훌쩍 넘는다. 재정건전성은 아예 고려조차 하지 않는 전형적인 묻지마 공약이란 비판을 면할 길 없다.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정부와 국민 모두 비장한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재정건전성이 무너지면 국가 경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 공격적 경기 부양책에 38조 적자 그래도 재정건전성은 OECD 5등

    공격적 경기 부양책에 38조 적자 그래도 재정건전성은 OECD 5등

    2015년 국가부채와 채무가 각각 72조원, 57조원씩 늘어난 이유는 부진한 경기의 진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한 결과다. 담뱃세 인상과 부동산 거래 증가로 4년 만에 ‘세수 펑크’에서 벗어났고,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충당부채 증가율이 크게 낮아졌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저성장에 메르스 충격까지 겹치면서 재정적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세수확충 및 강력한 재정개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국가 결산 결과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세수증가로 세입에서 세출과 이월액을 뺀 세계잉여금이 2조 8000억원으로 2011년 이후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부동산 거래 증가와 세법개정 등에 따른 2조 2000억원의 국세 수입 증가의 효과라고 설명했다. 또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매년 50조~160조원 늘어나던 연금충당부채의 증가 규모도 크게 줄었다. 연금의 미래지출 예상치인 연금충당부채는 지난해 공무원연금 8조원, 군인연금 8조 3000억원 등 16조 3000억원이 늘었다. 2012년 94조 8000억원, 2013년 159조 4000억원, 2014년 47조 3000억원에 비하면 증가폭이 눈에 띄게 줄었다. 기재부는 개혁 효과로 52조 5000억원의 충당부채 감소 효과가 발생했으나, 공무원 재직자 및 연금 수급자 증가에 따라 전체적인 연금충당부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정(관리재정수지)적자는 38조원으로 2009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2011년 13조 5000억원, 2012년 17조 4000억원, 2013년 21조 1000억원, 2014년 29조 5000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런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서 국가채무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590조 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조 3000억원이 늘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37.9%로 1년 전보다 2.0% 포인트 높아졌다. 정부 설명대로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다. 2014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27개국 가운데 한국의 GDP 대비 일반 정부 부채 비율은 다섯 번째로 낮다. 한국은 41.8%로 에스토니아(10%), 룩셈부르크(23%), 뉴질랜드(31%), 멕시코(36%) 다음이다. OECD 평균치는 115.2%다. 하지만 고령화로 복지지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국가채무 역시 급격히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복지 지출은 한 번 늘어나면 되돌리기 어렵고, 시간이 갈수록 불어나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세수확충 방안을 마련하지 않거나 재정개혁으로 지출을 줄이지 않을 경우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올해 예산을 짜면서 각 부처가 집행하는 보조사업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내년에는 아예 부처 재량지출을 10% 줄이라는 지침까지 내렸다. 또 사회보험 개혁, 지방·교육재정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조용만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지난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집행한 결과로 재정수지가 다소 악화됐다”면서도 “추경 당시 46조 5000억원 적자를 예상했던 것보다는 8조 6000억원가량 개선됐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제약사 코스메슈티컬 ‘화장발’ 받네

    제약사 코스메슈티컬 ‘화장발’ 받네

    유한양행·종근당도 화장품 사업 투자 침체된 제약시장을 건질 구원투수로 ‘코스메슈티컬’ 제품들이 부상하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과 의약품을 뜻하는 영어 단어의 합성어다. 병원, 피부숍 등 전문 채널을 중심으로 구매할 수 있었던 이전의 제품들과 달리 최근 제약사들은 홈쇼핑, 면세점, 마트 등 판매 채널을 대중화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데 공을 쏟고 있다. 동국제약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센텔리안24’와 ‘마데카 크림’으로 재미를 본 동국제약은 최근 백화점과 홈쇼핑 방송을 통해 ‘마데카 마이크로 세럼’을 선보였다. 동국제약의 대표 연고 마데카솔의 이름을 딴 연고 크림 마데카 크림은 지난해 27주간 홈쇼핑 매진을 기록한 대표적인 코스메슈티컬 제품이다. 29일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고 제약사의 기술력을 통해 치유 기능을 접목할 수 있어 유리하다”면서 “기능성 화장품으로 중국 시장 등에 진입하면 상당한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투자 회수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신약 개발과 별개로 현금 환급성이 좋은 새 먹거리로 화장품 생산과 유통을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아벤느’로 화장품 업계에 발을 들였다가 뺀 유한양행은 지난해 10월 화장품 연구개발 제조 전문업체 코스온에 15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종근당도 비슷한 시기에 독일 에스테틱 전문 제약사 멀츠와 손잡고 약국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전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는 35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화장품 시장(260조원)의 13% 정도 규모다. 국내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5000억원 규모로 전체 화장품 시장의 2.9%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자산운용, 세일즈보다 철학과 고객 신뢰가 중요”

    “자산운용, 세일즈보다 철학과 고객 신뢰가 중요”

    “단기 수익률 1등은 한쪽으로 치우친 운용 결과일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운용계획과 철학으로 적정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동주 NH-CA자산운용 대표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원칙을 내내 강조했다. 한 대표는 “지금까지 국내 금융이 은행업 위주로 성장했다면 향후에는 자본시장이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자산운용업의 핵심은 세일즈나 단기 운용보다 어떤 철학으로 고객에게 신뢰를 줄 것인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 계열사인 NH-CA자산운용은 2020년까지 운용자산 60조원, 업계 5위 자산운용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운용조직을 확대·개편하는 등 역량 강화에 집중해 2014년 말 17조원 수준이던 운용자산이 현재 29조원으로 늘어나 업계 7위권이다. NH-CA자산운용은 해외펀드 운용 역량 강화와 선진 자산운용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질적인 측면에서도 효과적인 관리 시스템을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마케팅전략본부를 신설하고 세계 10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 인력의 해외펀드 직접 운용을 추진해 특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와우! 과학] 암세포는 ‘아미노산’으로 증식…신약 개발 단서

    [와우! 과학] 암세포는 ‘아미노산’으로 증식…신약 개발 단서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 ‘세포’는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한다. 인체의 성장은 ‘세포의 분열과 성장’으로 이뤄지는데, 이때 에너지원이 되는 포도당은 체세포뿐만 아니라 모든 세포가 분열하는 근원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인체에서 무한하게 증식하는 ‘암세포’는 일반적인 체세포와 다르게 포도당이 아닌 아미노산을 바탕으로 증식하는 것이 연구로 밝혀졌다. 인체는 약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세포는 세포 분열로 거듭난다. 하지만 일반적인 세포 분열의 횟수는 제한이 있지만 암세포는 제한이 없어 무한 증식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몸의 어딘가에 암세포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증식해 다른 조직이나 장기로 전이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암세포를 포함한 세포 분열은 당의 일종인 글루코스(포도당)가 에너지원으로 생각돼 왔다. 하지만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생물학자들이 시행한 새로운 연구에서는 암세포 분열에 가장 큰 에너지원은 포도당이 아닌 아미노산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관찰해 발견한 것으로, 암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억제하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단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연구에 책임저자로 참여한 매튜 판데르 하이덴 생물학과 부교수는 “만일 당신이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관측하려 한다면, 실제 발생하는 에너지와 사용되는 에너지가 얼마나 다른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920년대에는 암세포가 정상 세포와는 다른 에너지에 의해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현상을 발견한 독일인 생화학자 오토 바르부르크 박사의 이름에서 따서 ‘바르부르크 효과’라고 불렀다. 이 효과는 암세포가 산소 호흡보다 비효율적인 에너지 생산인 ‘발효’(fermentation)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암세포가 발효로 생성된 에너지를 새롭게 증식할 암세포의 기초로 사용하기 위해 대량의 포도당을 체세포에서 해로운 젖산으로 바뀌는 것으로 생각했다. 또 새로 증식한 암세포뿐만 아니라 빠르게 분열하는 포유류의 체내 세포도 같은 원리로 분열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하이덴 박사는 “포유류는 다양한 음식을 먹으므로 음식이 어떻게 세포 분열에 관여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을 검증하기 위해 하이덴 박사는 여러 암세포와 정상 체세포를 배양한 접시에 넣고 분열할 때 무엇을 에너지로 사용하는지를 관찰했다. 이 실험에서는 이들 세포에 여러 영양소를 제공하고 원래 세포가 사멸할 때까지 지속해서 관찰했다고 한다. 또한 연구팀은 관찰 이후 분열 전후의 세포 무게를 측정했다. 그 결과, 포도당과 아미노산, 글루타민을 영양소로 준 암세포의 부피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포도당과 글루타민은 암세포 대부분의 구성에 거의 효과가 없던 것이 밝혀지고 있으며, 포도당은 10~15%, 글루타민은 10%의 효과밖에 없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반면 아미노산은 암세포의 기초가 되는 단백질 구축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무려 새로운 암세포의 20~40%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이번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연구논문을 분석한 자레드 루터 미 유타대 생화학과 교수는 “MIT 연구팀이 포도당과 글루타민, 기타 분자가 포유류의 세포 증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엄격하고 정량적으로 조사했다”고 말하면 이번 결과를 지지했다. 이에 대해 하이덴 교수는 “세포는 대부분이 단백질로 구성돼 있으므로 이번 연구는 매우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또 “만일 벽돌집을 짓고 싶다면, 진흙에서 벽돌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많은 양의 벽돌을 사용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쉽게 집을 지을 수 있다”면서 “이는 아미노산이 세포 분열의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 진흙에서 벽돌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면서 암세포가 아미노산을 사용하는 특이성을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도 인간의 체세포가 분열할 때 대량의 포도당을 소비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셀(Cell) 자매지인 ‘디벨롭멘탈 셀(Developmental Cell)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개인사업자 10명 중 4명이 여성

    개인사업자 10명 중 4명이 여성

    2014년 222만명… 39.6% 차지 50년간 법인 94배 늘어 62만개 개인 사업자 10명 중 4명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세청이 문을 연 1966년 이후 지난 50년간 법인세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이 7일 내놓은 ‘통계로 보는 국세청 50년’ 자료에 따르면 여성 개인사업자는 2006년 164만명에서 2014년 222만 4000명으로 35.6% 증가했다. 전체 개인사업자 중 여성 비중도 36.7%에서 39.6%로 높아졌다. 1966년 109억원을 거둬들였던 법인세수는 지난해 45조원으로 4131배 뛰었다. 소득세는 203억원에서 지난해 60조 7000억원으로 2991배 증가했다. 부가가치세도 시행 첫해인 1977년 2416억원에서 지난해 54조 2000억원으로 224배가 늘었다. 주요 세목의 납세자 수도 급증했다. 법인사업자 수는 1966년 6600개에서 2014년 62만 3400개로 94.5배 증가했다. 종합소득세 신고자 수는 1976년 40만 2000명에서 2014년 505만 3000명으로, 부가세 사업자 수는 1977년 82만 4000명에서 2014년 571만 4000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1966년 국내 38개에 불과했던 외국법인(국내지점)은 2014년 46.6배인 1770개로 늘어났다. 미국과 일본 법인이 각각 404개로 가장 많았고 중국은 107개였다. 2005년 처음 시행된 현금영수증은 첫해 18조 6000억원(4억 5000만건)이 발급됐는데, 지난해는 이보다 5.2배 늘어난 96조 6000억원(50억 4000만건)으로 집계됐다. 건별 평균 금액은 41만 3000원에서 19만 2000원으로 줄며 소액 거래까지 세원 양성화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주류 출고량은 1966년 73만 7000㎘에서 2014년 370만 1000㎘로 5배가량 증가했다. 50년 전에는 탁주(막걸리)가 전체 출고량의 73.7%(54만 3000㎘)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였지만 1988년 맥주가 처음 역전한 뒤 줄곧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4년 출고량에서 맥주 비중은 58.7%(217만 3000㎘)로 ‘국민 술’로 자리매김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단독] 조선 후기 왕실의 ‘60조 빚’ 결제권자 내시들만 알았다

    [단독] 조선 후기 왕실의 ‘60조 빚’ 결제권자 내시들만 알았다

    조영준 교수 10년간 연구 책 발간 조선 말기 왕실은 정부 재정의 20~30%를 차지하는 재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이 채무 불이행 상태인 ‘거대한 빚쟁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의 화폐가치로 환산해본다면 조선 왕실의 빚은 현 정부 재정 규모인 300조원의 최소 20%인 60조원 규모가 넘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사실은 조영준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교수가 펴낸 ‘조선 후기 왕실재정과 서울상업’(소명출판)을 통해 조선 왕실의 내밀한 살림살이 연구 결과에서 밝혀졌다. ●조정 관료들도 정보조차 접근 못해 조 교수는 18세기 말부터 갑오개혁(1894년)을 거쳐 20세기 초까지 120년 동안 내수사와 궁방(왕실 조달기관) 중 수진궁 등 1사 7궁이 작성한 회계 지출 장부 초본(草本) 등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분석한 끝에 왕실 재정 규모를 유추해냈다. 이 회계 장부들은 서울대 규장각에 현존하고 있으며 옷감 한 필부터 팥 한 되까지 구체적으로 각 물품에 지출한 비용이 월별로 정리돼 있고, 어떤 용도로 썼는지도 기록돼 있는 등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에서는 알 수 없는 내용이다. 이번에 출간된 ‘조선 후기 왕실재정과 서울상업’에서 주목을 끄는 건 조선 왕실의 재정이 임시적이고 비공식적인 지출 영역이었으며 왕실 재정의 위기가 곧 조선이라는 국가 재정의 위기와 연계돼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지출과 운영 실무가 내시나 궁녀에 의해 이뤄져 조정 관료들은 빚에 대한 정보조차 접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위기에 대한 왕실의 대처도 미온적이었다. 19세기 중엽 이후 왕실 창고의 재고는 줄어들었지만 왕실은 납품을 담당한 서울 시전 상인들에 대한 대금과 내수사와 궁방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에 대한 급료를 미지급하는 방식으로 왕실의 빚을 이들에게 전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1894~1895년 갑오~을미개혁 시기까지 왕실에 의해 누적된 부채는 일본이 제실(帝室) 재산을 정리하던 1908년까지도 청산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조 교수는 “시전 상인들이 일본에 호소해 왕실에 납품한 채권 원금의 30%를 애휼금으로 보전받았지만 당시 인플레이션이 막대한 상황에서 화폐 가치가 떨어졌다는 점에 비춰보면 애휼금 자체가 푼돈이나 다름없었다”고 설명했다. 조선 후기 왕실재정 연구는 10년이 걸렸다. 2006년 시작된 이 연구는 120년간 쌓인 방대한 왕실 회계자료를 엑셀 파일로 DB화했고 대략 50만행이 넘는 데이터와 당시 물가 등을 비교해 분석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재정 파탄에도 제사 등 왕실행사 유지 조 교수는 “근대화 사업을 위해 예산을 많이 쓴 것으로 알려진 고종의 경우에도 실제로 회계 장부를 보면 1895년 을미사변으로 숨진 명성황후에 대한 제사 등 왕실 행사인 의례와 접대, 의식주 소비에 많은 돈을 썼다”면서 “정부 재정이 파탄 난 상황에서 왕실이 지출을 줄여 모범을 보여야 하지만 오히려 빚을 내 기존 소비는 유지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단독] 조선 후기 왕실 ‘60조 빚더미’ 상인들에 대금 미지급 등 전가

    [단독] 조선 후기 왕실 ‘60조 빚더미’ 상인들에 대금 미지급 등 전가

    조영준 교수 10년간 연구 책 발간 조선 말기 왕실은 정부 재정의 20~30%를 차지하는 재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이 채무 불이행 상태인 ‘거대한 빚쟁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의 화폐가치로 환산해본다면 조선 왕실의 빚은 현 정부 재정 규모인 300조원의 최소 20%인 60조원 규모가 넘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사실은 조영준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교수가 펴낸 ‘조선 후기 왕실재정과 서울상업’(소명출판)을 통해 조선 왕실의 내밀한 살림살이 연구 결과에서 밝혀졌다. ●조정 관료들도 정보조차 접근 못해 조 교수는 18세기 말부터 갑오개혁(1894년)을 거쳐 20세기 초까지 120년 동안 내수사와 궁방(왕실 조달기관) 중 수진궁 등 1사 7궁이 작성한 회계 지출 장부 초본(草本) 등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분석한 끝에 왕실 재정 규모를 유추해냈다. 이 회계 장부들은 서울대 규장각에 현존하고 있으며 옷감 한 필부터 팥 한 되까지 구체적으로 각 물품에 지출한 비용이 월별로 정리돼 있고, 어떤 용도로 썼는지도 기록돼 있는 등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에서는 알 수 없는 내용이다. 이번에 출간된 ‘조선 후기 왕실재정과 서울상업’에서 주목을 끄는 건 조선 왕실의 재정이 임시적이고 비공식적인 지출 영역이었으며 왕실 재정의 위기가 곧 조선이라는 국가 재정의 위기와 연계돼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지출과 운영 실무가 내시나 궁녀에 의해 이뤄져 조정 관료들은 빚에 대한 정보조차 접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위기에 대한 왕실의 대처도 미온적이었다. 19세기 중엽 이후 왕실 창고의 재고는 줄어들었지만 왕실은 납품을 담당한 서울 시전 상인들에 대한 대금과 내수사와 궁방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에 대한 급료를 미지급하는 방식으로 왕실의 빚을 이들에게 전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1894~1895년 갑오~을미개혁 시기까지 왕실에 의해 누적된 부채는 일본이 제실(帝室) 재산을 정리하던 1908년까지도 청산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조 교수는 “시전 상인들이 일본에 호소해 왕실에 납품한 채권 원금의 30%를 애휼금으로 보전받았지만 당시 인플레이션이 막대한 상황에서 화폐 가치가 떨어졌다는 점에 비춰보면 애휼금 자체가 푼돈이나 다름없었다”고 설명했다. 조선 후기 왕실재정 연구는 10년이 걸렸다. 2006년 시작된 이 연구는 120년간 쌓인 방대한 왕실 회계자료를 엑셀 파일로 DB화했고 대략 50만행이 넘는 데이터와 당시 물가 등을 비교해 분석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재정 파탄에도 제사 등 왕실행사 유지 조 교수는 “근대화 사업을 위해 예산을 많이 쓴 것으로 알려진 고종의 경우에도 실제로 회계 장부를 보면 1895년 을미사변으로 숨진 명성황후에 대한 제사 등 왕실 행사인 의례와 접대, 의식주 소비에 많은 돈을 썼다”면서 “정부 재정이 파탄 난 상황에서 왕실이 지출을 줄여 모범을 보여야 하지만 오히려 빚을 내 기존 소비는 유지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금융불안 시대 ‘가치주’의 부활

    금융불안 시대 ‘가치주’의 부활

    美 주식시장서 ‘성장주’ 인기 시들… 아마존 주가 16%↓ 월마트는 5.2%↑ 세계적 유통기업 월마트가 35년 만의 최악의 실적 부진으로 온라인 업체 아마존에 밀리는 수모를 겪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가는 반대로 향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높은 성장률을 자랑하는 성장주보다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진 가치주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에서도 가치주가 부진에서 벗어나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 월가에서 발표된 월마트와 아마존의 실적은 희비가 분명하게 엇갈렸다. 지난해 월마트의 매출은 2014년보다 0.7% 줄어든 4821억 달러(약 595조원)로 집계돼 1980년 이후 35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4% 떨어진 1297억 달러(약 160조원)에 그쳤다. 반면 아마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57억 달러(약 44조원)로 22%나 증가해 월마트와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월마트가 아마존보다 잘나간다. 22일 하나금융투자의 도움으로 두 기업의 주가를 파악한 결과 월마트 주가는 지난 19일 64.66달러에 거래돼 연초 대비 5.2% 상승했다. 이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4.7% 하락한 걸 생각하면 선전한 것이다. 그러나 아마존 주가는 연초 636.99달러에서 현재 534.9달러로 16%나 떨어졌다. 지난해 연말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월마트보다 1000억 달러 이상 많았지만, 지금은 500억 달러 미만으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2012년 이후 매년 20% 내외의 성장세를 보인 아마존은 올해도 매출이 2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마트의 예상 매출 증가율 1.5%를 압도한다. 하지만 월마트의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월마트의 부채비율은 63%로 아마존(131%)보다 낮은 수준인 데다 잉여현금도 107억 달러에서 123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라면서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시기에는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더 시장의 관심을 받는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성장주의 대표주자로 연말·연초 하락장에서 꿋꿋하게 버텼던 제약·바이오주와 헬스케어업종 주가가 최근 크게 가라앉았다. KRX헬스케어지수에 편입된 종목의 시총은 지난 1일 대비 11.6% 하락했고, 코스피 의약업종도 10.9%나 빠졌다. 이 기간 코스피(-0.45%)와 코스닥(-6.0%)의 낙폭보다 월등히 높다. 그러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가치주는 상승세다. 거듭된 악재로 끝없이 추락했던 포스코는 이달에만 10.1%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등 전통적인 가치주도 각각 17.8%와 13.6% 올랐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시장변동성이 확대된 이후 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성장주에 대한 가격 조정이 빠르게 나타났다”면서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실적과 재무구조에서 안정적인 기업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문턱 높고 稅혜택 야박… ISA 흥행 암운

    문턱 높고 稅혜택 야박… ISA 흥행 암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장 규모와 성장 속도는 벤치마킹 대상인 영국과 일본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야박한 세제 혜택과 높은 가입자격 문턱, 중도인출 제한 등으로 인해 앞서 흥행에 실패한 재형저축과 소장펀드(소득공제장기펀드)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세수 감소 걱정에 발목이 잡혀 ‘판’을 제대로 벌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999년 ISA를 도입한 영국은 지난해 4월 기준으로 가입자 2267만명, 누적 적립금 4696억 파운드(약 82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만 18세 이상 영국인의 46%가 ISA에 가입했다. 가계 금융자산 4만 7740억 파운드의 10%가 ISA에 들어가 있다. 영국 ISA가 초창기부터 활성화된 건 아니다. 제도 첫해인 1999~2000년 가입자는 800만명, 적립금은 290억 파운드(약 50조원)에 그쳤다. 지난 16년간 꾸준한 제도 개선과 정부 지원 속에 20배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2014년 ISA를 도입해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도 첫해 가입자는 830만명으로 집계됐다. 가입 조건인 만 20세 이상 인구 1억명의 8.3% 수준이다. 한국 ISA는 영국과 일본 같은 활성화는 힘들 것이라는 게 금투업계의 분석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ISA 첫해 시장 규모를 24조원으로 예측했는데, 영국처럼 800만명이 연 600만원을 납입한다고 가정하고 절반으로 나눈 것이다. 최대 시장 규모 460조원(ISA 가입 자격을 갖춘 국민 2300만명 모두가 연간 납입한도 2000만원씩 투자)의 5% 수준이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ISA 첫해 시장 규모가 11조 7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서 ISA 시장을 여전히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영국과 일본 등에 비해 가입 조건이 까다롭고 세제 혜택도 짜기 때문이다. 영국은 만 18세(예금형은 만 16세) 이상, 일본은 만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ISA에 가입할 수 있지만 한국은 세원 파악이 쉬운 근로·사업소득자와 농어민으로 제한했다. 20세 이상 인구 4000만명 중 40% 이상이 ISA에 가입할 수 없는 것이다. 가정주부와 청년 구직자, 프리랜서,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은 단기 노동자 등은 소외됐다. 영국과 일본이 ISA에서 발생한 모든 소득에 대해 비과세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200만원(연봉 5000만원 이하는 250만원)으로 한도를 설정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는 “정부가 세수 감소를 걱정해 세제 혜택에 인색했다”며 “재형저축 등 기존 절세 상품이 사라져 ISA 가입자는 꽤 있을 전망이지만 납입금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5년간 중도 인출을 할 수 없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계층은 전세금으로 2년마다 목돈이 필요한데 인출 제한은 부담될 수밖에 없다. 앞서 재형저축이 활성화에 실패한 것도 7년간 인출 금지 조건을 뒀기 때문이었다. 영국과 일본은 인출 제한 시 저소득층의 ISA 가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제약을 두지 않았다. ISA를 담보로 한 대출 신청 등만 막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실장은 “국민의 자산 증대를 목표로 한 ISA의 취지를 감안하면 가입 조건을 완화하고 비과세 헤택도 지금보다 2배 많은 최대 500만원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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