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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진짜 문제는 언론의 ‘선택적 받아쓰기’/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짜 문제는 언론의 ‘선택적 받아쓰기’/박록삼 논설위원

    뜨거웠던 여름의 끝자락인 지난 8월 하순부터 시작된 이른바 ‘조국 사태’는 한국 사회에 굵직한 과제를 던져 줬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사안이지만 많은 이들의 주된 관심사에서는 뒤로 밀려났다. ‘다이내믹 코리아’에서 살고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이 과정 속에서 ‘검찰개혁’ 혹은 ‘조국 사퇴’를 둘러싸고 한국 사회는 두 쪽으로 갈라졌다. 타협과 양보가 없는 사회의 민낯은 대립과 갈등할 사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치유해야 할 중요한 과제임이 분명하다. 이 과정에서 ‘검찰의 선택적 정의’는 충분히 지탄의 대상이었다. 그렇다면 언론은 어땠을까. 언론 또한 심각하게 고민하고 반성해야 할 책임의 지점이 있었다. 모든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검찰이 그들의 의도와 입맛에 따라 흘려 주는 내용을 언론은 ‘취재’라는 이름으로 받아쓰는 것이 상당수였다. 그 지점을 ‘언론의 선택적 받아쓰기’라 명명하고 싶다. 언론인에게 너무 자조적인 말이다. 또 구조적 한계와 묵은 관행 속에서 노력하는 기자들로서는 모욕감을 느낄 수 있다. 어찌 보면 받아쓰는 것은 기자의 숙명이기도 하다. 세상에 없는 내용을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말과 소식을 독자에게, 시민에게 전하는 것이 기자라는 직업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받아쓰기 자체가 아니다. 누구로부터 받아쓰느냐, 무엇을 받아쓰느냐, 어떻게 받아쓰느냐는 것이다. 그에 따라 언론의 보수성·진보성, 혹은 편향성·중립성, 아니면 야당지·여당지 등 다양한 이미지와 역할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에 대한 사회적 고민과 내부 성찰은 채 무르익지 못했다. 외부의 비판을 추스르기도 전에 언론은 또 다른 사회적 의제로 넘어갔고 기존 보도 관행으로 돌아갔다. 그 고질적 악습은 ‘조국 사태´ 이전에도 있었고, ‘조국 사태’ 이후에도 변함없이 반복됐다. 먼저 지난 7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때를 돌이켜 보자. ‘일본 보복카드 100개, 이제 겨우 한 개 나와’라는 보수언론의 1면 톱기사는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부추기기에 충분했다. 일본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한 교수의 말을 그대로 옮겼다. 그러나 이후 몇 달 양국관계 상황을 보면 그저 실소할 따름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측이 50억 달러(약 5조 9260억원)라는 턱없는 인상안을 들고 나와 절대다수 국민들을 기함하게 한 협상이 이어지던 지난달 21일, 한 보수언론은 1면에 ‘미, 주한미군 1개 여단 철수 검토’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워싱턴 한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했다. 한국 사회의 해묵은 안보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는 즉각 성명서를 내고 특정 언론사를 거명하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 기사를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일련의 언론 보도에는 공통점이 있다. 받아쓰기다. 그것도 선택적 받아쓰기. 그 기저의 핵심에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만이 오롯이 자리잡고 있다. 오직 일본 정부의 입장만 담겼을지라도 문 정부 비판에 유효하면 보수언론은 그대로 받아쓰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외교안보와 같은 예민한 국익의 사안도 문 정부를 비판하기에 적절하면 미국 정부의 기사 삭제 요구 등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결기까지 보인다. ‘선택적 받아쓰기’의 폐해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최근 검찰수사관 A씨의 불행한 소식 직후인 지난 2일 한 언론은 제목에 ‘단독’을 달아 A씨가 ‘윤석열 총장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겼다고 ‘누군가’의 말을 받아썼다. 사실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 각자의 입장과 처지에 따라 숱한 추측과 해석이 가능할 만한 기사였다.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다음날 A씨의 유서를 확인한 다른 언론에서 윤 총장 앞으로 세 문장의 메모를 남겼다며 “윤석열 총장께 면목이 없지만, 우리 가족에 대한 배려를 바랍니다”라는 문장을 직접 인용했다. 여전히 사실관계는 오리무중이다. 언론은 세상의 모든 일을 다 드러낼 수 없다. 그렇다고 특정한 사안에 대해서도 언론은 다양한 입장과 이해관계에 대해서 고루 말하지 않는다. 언론의 객관성과 중립성이 허상에 불과함은 이제 상식이 됐다. 하나 이는 결코 나쁜 게 아니다. 개별 언론이 각자 지향하는 가치와 세계에 대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중립성의 가면을 쓴 채 ‘선택적 받아쓰기’를 일삼으며 사실을 왜곡해 여론을 호도하고 기만하는 게 진짜 나쁜 일이다. 언론개혁이 필요하다. youngtan@seoul.co.kr
  • 고용보험 사각지대 보완 취업지원제… ‘총선용 퍼주기’ 비판 넘을까

    고용보험 사각지대 보완 취업지원제… ‘총선용 퍼주기’ 비판 넘을까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그런데도 매번 ‘퍼준다’고 욕먹는 정책이 있다. 바로 실업급여다. 갑작스러운 실직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이라서 언제나 논란이 따라다닌다. 과연 실업급여는 부질없는 퍼주기 정책일까. 고용보험제도는 1995년 도입된 뒤 내년이면 25주년을 맞는다. 정부는 내년 7월부터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국민취업지원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야당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실업급여 외환위기 때 43만명 받아 진가 발휘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1386만 6000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만 1000명 늘어났다. 고용보험법에 따라 1인 이상 근로자를 둔 사업주는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자영업자도 원하면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는 사업주와 노동자가 일정 부분씩 부담한다. ‘원치 않은 이유’로 실직했을 때 실업급여가 나온다. 종류는 크게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이 있다. 실업급여의 95%를 차지하는 구직급여에 단연 관심이 쏠린다.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180일 이상인 직장인(자영업자는 1년)이 실직(폐업)했을 때 받을 수 있다. 지난 10월 1일로 개정 고용보험법이 시행되면서 지급액과 기간이 다소 바뀌었다. 지급액은 퇴직하기 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확대됐고 지급 기간도 90~240일에서 120~270일까지 늘렸다. 일일 구직급여 지급 상한액은 6만 6000원이다. 하한액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원래는 최저임금의 90%에다가 소정근로시간(8시간)을 곱한 것으로 올해 기준 6만 120원이다. 그러나 개정법에서는 하한액을 최저임금의 80%로 낮췄다. 다시 계산하면 5만 3440원이지만 별도 조항을 둬서 하한액이 6만 120원보다 더 낮아지진 않도록 했다. 내년 하한액도 올해와 같다.자발적인 퇴사로는 실업급여가 나오지 않는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정당한 이직 사유 항목이 있다. 예컨대 회사에서 성희롱·성폭력 등을 당했을 때, 회사의 이전으로 통근시간이 3시간 이상으로 늘어났을 때 등이다. 고용부 공무원들은 올해 내내 구직급여 때문에 진땀을 뺐다. 매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서다. ‘정부의 노력에도 고용시장 한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는 비판성 보도가 줄을 이었다. 고용부는 고용보험 가입자수와 구직급여 지급액 등의 정보가 담긴 ‘고용행정통계’를 발표하는 날마다 설명자료를 첨부했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반드시 고용시장 상황이 나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실업급여의 보장 수준이 높아지는 등 전반적인 고용안전망이 강화하는 청신호로 봐야 한다는 내용이다. 올 1~10월 구직급여 지급 총액은 6조 8900억원이다. 월평균 6890억원이 지급된 셈이다. 고용보험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정희 정부는 ‘직업안정법’을 제정하면서 고용보험과 유사한 실업보험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당시의 경제 수준으로는 제도를 운용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결론이었다. ●고용보험 임금대체율 선진국보다 낮아 문제 다시 공식적 이야기를 꺼낸 것은 노동청이 노동부로 승격된 1981년이었다. 당시 노동부는 경제기획원(기획재정부의 모태)에 실업보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87년 민주화선언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노동운동이 본격적으로 힘을 받기 시작했고 당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정부에 공식적으로 고용보험제도 도입을 건의했다. 1991년 8월 23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고용보험제도를 최종적으로 도입하기로 했고 후속 작업이 이어졌다. 제도를 설계할 때 가장 고려할 부분은 ‘수급자의 도덕적 해이 방지’다. 공무원과 전문가의 열띤 토론과 공방이 계속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고용보험법 제정안은 1993년 국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돼 노동부에 고용보험과를 신설하는(1994년) 등 마무리 작업 끝에 1995년 제도가 시행됐다. 초기에는 비관론이 강했다. 뚜렷한 사업실적 없이 적립금만 쌓였다. 그러나 진가는 위기의 순간에 발휘됐다. 1997년 말 외환위기가 한반도를 강타한 것이다. 수많은 노동자가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1997년 1년간 실업급여 수급자는 5만명에 불과했지만 1998년에는 43만 8000명으로 급증했다. 실업급여 지급액도 1997년 787억원에서 1998년 7991억원으로 1년 만에 10배 이상 치솟았다. 1998년 실업급여 보험료 수입은 5760억원이었는데 보험료를 초과(139%)한 것이다. 이런 사태는 제도를 시행한 뒤 처음 겪는 일이었다. 물론 고용보험과 실업급여는 당시의 모든 어려움을 없애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실직자들이 최소한 기댈 수 있는 버팀목으로서 존재감을 충분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 생활 속에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고용부를 이끄는 이재갑 장관은 당시 노동부 고용보험제도 담당 사무관이었다. 사무관이 장관이 되기까지 25년이 걸렸다. 그동안 고용보험은 숱한 비판과 변화를 겪었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임금대체율 등이 지적됐고 정부는 지급액과 기간을 늘리고 수급 요건을 완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제도의 외연을 넓혀 왔다. 그럼에도 사각지대를 완벽하게 메울 수는 없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실직한 사람 중에서 20%(139만명)만이 실업급여의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자수도 지난 6월 기준 2만명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노동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운 청년과 경력단절여성은 여전히 고용안전망에서 소외되고 있다. 고용부 추산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의 45% 정도는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정부가 내년에 도입하려는 국민취업지원제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비롯된다. 고용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구직자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에게 맞춤형 취업 상담도 지원한다. 고용부가 2009년부터 운영했던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의 확장판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법적 근거가 없어서 매년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취성패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구직자취업촉진법’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취업지원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법률 제정안도 현재 국회에 제출했다. 실업급여와 직접일자리 사업에 국민취업지원제까지 합치면 2022년에는 연간 235만명을 포괄하는 중층적인 고용안전망이 갖춰질 거라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플랫폼 종사자 등 전통적인 개념의 노동자에서 벗어나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제도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플랫폼 종사자 등 많아져 취업지원제 더 필요 국민취업지원제가 ‘총선용 세금 퍼주기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대를 넘는 것이 관건이다. 여기에 최근 ‘필리버스터 정국’까지 가세하면서 국민취업지원제는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국회에서 구직자취업촉진법이 반드시 통과되길 바란다”면서도 “만약 통과되지 못하면 기존 취성패처럼 예산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예상하는 것보다 규모도 줄고 법적인 안정성도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에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개인회생 전력에도 대선 직전마다 거액대출… 이상호 미스터리

    개인회생 전력에도 대선 직전마다 거액대출… 이상호 미스터리

    우리들병원이 산업은행에서 빌린 1400억원과 관련해 특혜대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들병원은 2012년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에서 1400억원을, 2017년 996억원을 재대출 받았다. 논란의 핵심은 ▲개인회생 신청 경력자의 거액 대출 ▲대선 직전 대출 의혹 ▲담보가치를 넘은 대출 가능 여부 ▲경찰 조사 외압 의혹 등 크게 4가지다. 2일 해당 논란들을 점검해 봤는데, 기업 대출을 많이 하는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산은 대출 과정에서 개인회생 신청의 경우 ‘찜찜한 대목이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회생 신청 경력자, 거액 대출 가능한가 이상호 우리들병원 회장이 개인회생 신청 경력이 있음에도 산은에서 거액을 빌렸다. 이 회장은 2012년 3월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가 한 달 만에 취소했고 같은 해 12월 13일 산은으로부터 1400억원을 빌렸다. 국책은행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심사협의체 등의 절차를 거쳤을 텐데 개인회생 신청 경력을 문제 삼지 않았겠냐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표가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가 취소한 이력이 있음에도 거액의 대출을 받은 것은 찜찜한 대목”이라면서 “의료법인 명의로 대출이 가능할 텐데 대출자가 불안하니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대출을 받은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산은은 “이 회장이 신청했다가 취소했기 때문에 내규상 신용에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대선 임박한 시점에 두 차례 대출, 왜? 대출 시점에 대해서도 의혹의 시선이 쏟아진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첫 대출이 실행된 2012년 12월 13일은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고 재대출이 이뤄진 2017년 1월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돼 조기 대선이 확실시된 시점이었다”고 지적했다. 우리들병원은 대출의 만기(5년)가 도래하기 약 11개월 전 재대출을 받았다. 처음 대출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면 재대출은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감정가액 뛰어넘는 대출, 일반적인가 2012년 당시 우리들병원의 부동산 감정가액은 973억원이었다. 담보가치가 대출금액보다 적어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심 의원은 “우리들병원이 담보 여력이 넘는 금액을 대출받은 경위와 두 번의 대선 직전 이뤄진 대출금의 용처가 산은 대출 의혹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산은은 당시 부동산뿐 아니라 우리들병원이 향후 5년간 발생시킬 수 있는 매출과 수입 등을 포함해 담보를 잡았기 때문에 정상 대출이라는 입장이다. 산은은 2012년 당시 확보한 담보 자산이 1400억원의 6.7배인 9380억원 정도였다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부동산 외에 매출 채권을 바탕으로 담보를 잡아 대출을 받는 것도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대출 과정과 경찰 조사에 외압 있었나 대출 과정에 문제가 생겨 경찰이 내사에 들어갔지만 유력 인사의 개입으로 중단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회장이 산은 대출을 받으려고 기존 신한은행과 맺었던 260억원의 연대보증 계약을 해지하면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신모씨 사건을 경찰이 수사하려 했지만, 여권 인사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씨가 연체한 기업대출을 개인사업자 대출로 전환하면서, 규정상 개인사업자 대출은 연대보증이 불가능해 이 회장의 연대보증이 해지된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美 블프·추수감사절 13조원 폭풍 쇼핑… 한쪽선 블프 규탄 집회

    美 블프·추수감사절 13조원 폭풍 쇼핑… 한쪽선 블프 규탄 집회

    블랙프라이데이 하루 매출 8조 7320억원 과소비 조장에 美·獨 등 동시다발적 시위 佛선 아마존 창고 앞에서 배달 차량 막아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인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에 미국인들이 116억 달러(약 13조 6880억원) 규모의 온라인 폭풍 쇼핑에 나서면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과소비를 조장하는 블랙프라이데이 규탄 시위도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30일(현지시간) 지난 28~29일 단 이틀 동안 미국의 온라인 쇼핑 매출만 116억 달러를 기록한 만큼 크리스마스 등 연말까지 온라인 총매출 규모가 1437억 달러(약 1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블랙프라이데이 하루 동안 미국 내 온라인 쇼핑 매출은 74억 달러(약 8조 7320억원), 소비자들의 1인당 평균 소비액은 168달러(약 20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가장 많이 팔린 것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 인형, ‘피파20’과 닌텐도 스위치 등 게임기, 애플의 에어팟, 삼성전자TV 등이 꼽혔다. 또 하루 전인 28일 추수감사절의 온라인 매출은 42억 달러(약 4조 9560억원)로, 지난해보다 14.5% 늘었다. 추수감사절에 온라인 매출이 40억 달러를 돌파한 것도 처음이다. CNBC는 5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한 미국의 낮은 실업률과 꾸준한 임금 상승 등이 소비 심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오프라인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서는 풍경은 거의 사라졌다. 매출 하락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특히 연말이면 호황을 누리던 메이시스 등 대형 백화점 매출이 25% 이상 크게 떨어졌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오프라인 매출은 지난해 대비 6.2% 감소했다. 블랙프라이데이가 세계적 유행이 되면서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는 과도한 소비주의와 그에 따른 기후변화 가속화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영국 기후변화 방지 운동단체 멸종저항 뉴욕지부는 29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상점에서 쇼핑카트를 끌고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의 쇼핑을 방해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들은 트위터에 “우리는 끝을 모르는 소비지상주의 체제 속에 살고 있다”면서 “기후·생태 재앙을 향해 질주하는 지구는 그 체제를 더는 견딜 수 없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에서는 환경단체 회원들이 ‘블록프라이데이’(프라이데이를 막자) 시위를 전개하며 글로벌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브레티니쉬르오르주에 있는 아마존 창고 앞에서 차량 진입을 저지하며 온라인 쇼핑몰 때문에 교통 체증과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이끄는 기후변화 대응단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은 이날 158개국 2400여개 도시에서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단독] 일제 징용해법 ‘문희상案’ 세계 시민모금 추진한다

    [단독] 일제 징용해법 ‘문희상案’ 세계 시민모금 추진한다

    기억인권재단→기억화해미래재단으로 의장실 “짐 많이 분담 땐 日수용 가능성”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법안’에 재원으로 세계시민성금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제동원 피해자와 위안부 피해자를 포괄해 지원하는 소위 ‘2+2+α’(한일기업성금·한일정부재원·한일국민성금) 방안이 반발에 부닥치자 위안부 피해자 보상을 제외한 기존의 ‘1+1+α’(한일기업성금·한일국민성금)로 되돌아온 가운데 성금 조성 범위를 한일 국민에서 세계시민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1일 “기존의 ‘1+1+α’ 안이 다시 힘을 받는 상황인데, 여기서 α는 꼭 한일 국민의 성금으로 한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세계에 문을 열어 누구나 성금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제동원 책임이 일본 정부에 있는데 왜 한국 국민이 피해 배상 재원을 마련하느냐는 비판이 국내에서 나오고, 일본 측은 1965년 청구권 협정 때 모든 배상이 끝났다는 입장이어서 한일 국민성금에 대해 양국이 모두 거부감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실은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위로금 등을 지급하는 기관 이름도 ‘기억인권재단’에서 ‘기억화해미래재단’으로 수정했다. 과거사를 기억하는 동시에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넣어 세계시민의 공감대까지 확보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시민성금이 현실화해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 일본이 반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오히려 짐을 나누는 주체가 많아지면 일본이 수용할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실은 약 1500명에게 2억원씩 지급할 경우 3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예상했지만, 아직 소송에 나서지 않은 피해자들을 감안하면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피해자 후손까지 고려하면 위로금 지급 대상이 20만명 이상일 수도 있다. 한편 ‘1+1+α’ 안으로 회귀하면서 일본 정부가 2016년 ‘화해치유재단’에 투입한 10억엔 중 잔액(약 60억원)을 기금에 포함하려던 계획은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는 이번 입법 과정에선 제외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문의장, 일본군 ‘위안부’ 제외한 강제동원 해법 검토

    문의장, 일본군 ‘위안부’ 제외한 강제동원 해법 검토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으로 내놓은 이른바 ‘1+1+α(알파)’ 법안의 위로금 지원 대상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1일 알려졌다. 문 의장은 한일 양국 기업과 국민(1+1+α)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으로 ‘기억·화해 미래 재단’(가칭)을 설립해 강제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위자료 또는 위로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당초 위자료·위로금 지급 대상에 위안부 피해자까지 포함하기로 했지만, 최근 위안부 피해자는 빼고 강제징용 피해자에 한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들이 위자료 지급 대상에 위안부 피해자를 포함하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일본 정부에 면죄부를 준다”며 거세게 반발한 데다 여야 의원들도 다수가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27일 문 의장과 강제징용 피해자 관련 법안을 발의한 여야 의원 10명과의 간담회에서도 ‘위안부는 법안에서 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문 의장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문 의장은 ‘화해치유재단’의 남은 잔액(약 60억원)을 재단 기금에 포함하려고 계획했으나 이 또한 위안부 피해자 단체의 반대로 철회하기로 했다. 또 법안에 위자료·위로금 지급 비용을 적시하지 않기로 했다. 얼마나 모금이 이뤄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 의장 측에서는 관련 소송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필요한 비용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문 의장은 12월 하순쯤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일 정상회담에 맞춰 적어도 12월 둘째 주에는 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외국인, 11월 국내 주식 3.5조 순매도…연중 최대

    외국인, 11월 국내 주식 3.5조 순매도…연중 최대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 5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순매도 규모가 연중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가 본격화한 이후 외국인의 ‘팔자’ 행진은 넉달 연속 이어지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 코스닥 등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 548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순매도 규모는 기존 연중 최대였던 지난 5월의 3조 530억원어치를 넘어섰다. 시장별로 보면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 1720억원어치 팔아치웠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3760억원 순매도했다. 코넥스 시장에서는 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9416억원, 2위 SK하이닉스는 3381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또 네이버 1676억원, 현대차 1923억원, 현대모비스 271억원, 셀트리온 2426억원, LG화학 120억원, 신한지주 319억원, 포스코 9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시총 상위 10개 상장사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만 유일하게 934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팔자’ 행진은 지난달까지 4개월째 지속했다. 외국인은 지난 7월(1조 9162억원) 순매수에서 8월(-2조 5930억원) 대규모 순매도로 돌아섰고 9월(-1조 329억원), 10월(-2205억원)에도 순매도를 보였다. 8월은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본격화하며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던 시기다. 일본 정부는 7월 한국을 상대로 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3개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내린 데 이어 8월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2차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이밖에 홍콩 시위가 격화되고 미중 무역 협상이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29일까지 17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 4년 만에 최장기 매도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 ‘팔자’로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은 연중 최저로 하락했다. 지난달 28일 현재 외국인의 주식 보유 규모는 23조 5283억원에 그쳐 코스닥시장 전체 시총(228조 9087억원)의 10.28%에 그쳤다.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주식 보유액은 543조 2200억원으로 코스피 시장 전체 시총의 38.18%를 기록, 지난 9월 4일(38.14%) 이후 가장 작았다. 지난달 전체 주식시장에서 기관과 개인은 1조 6467억원과 1조 4374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계룡건설, 한은 통합별관 건축 공사 수주

    한국은행은 조달청과 계룡건설산업이 한은 통합별관 건축을 위한 시공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계약금액은 2832억원이며, 공사기간은 28개월이다. 계약금액은 도급금액 기준이다. 계약금액에 포함되지 않는 관급금액(528억원)을 더하면 총 공사금액은 3360억원이다. 앞서 조달청은 2017년 12월 한은 별관공사의 낙찰예정자로 입찰예정가(2829억원)보다 3억원 높은 금액(2832억원)을 써낸 계룡건설을 1순위 시공사로 선정했다. 감사원이 입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입찰공고 취소 사태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법원이 계룡건설이 제기한 낙찰예정자 지위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계약 절차가 재개됐다. 통합별관 완공 목표 시기는 2022년 상반기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거품’은 없다… FA 한파주의보

    ‘거품’은 없다… FA 한파주의보

    4년 39억원. 개장 3주째를 지나고 있는 프로야구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지금까지 나온 최고 금액이다. 지난해만 해도 양의지(NC 다이노스)가 4년 125억원(계약금 60억원·연봉 65억원)으로 대박을 터뜨리며 화제를 일으켰지만 올해는 FA시장이 잔뜩 움츠러들었다. 이대로라면 100억원대 대박은커녕 50억원대 중박조차 어려운 분위기다. 지난 4일 개장한 FA시장에 나온 선수는 모두 19명이지만 현재까지 계약을 맺은 선수는 3명에 불과하다. 지난 13일 이지영이 키움 히어로즈와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9억원·옵션 6억원)에 사인했고, 19일에는 유한준이 kt 위즈와 2년 총액 20억원(계약금 8억원·연봉 10억원·옵션 2억원)에 계약했다. 4년 전 한화 이글스와 총액 84억원에 사인했던 정우람은 올해 57경기에서 58과3분의1이닝 4승3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1.54로 특급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 27일 4년 총액 39억원(계약금 10억원·연봉 29억원)의 소박한 금액에 사인했다. 반면 올해 최대어로 평가받는 전준우를 비롯해 KIA 타이거즈의 키스톤 콤비 안치홍과 김선빈, 주전급 포수 김태군 등 쏠쏠한 자원들은 협상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장가치가 높으리라 예상했던 포수 자원 이지영과 자기관리가 철저한 베테랑 유한준, 4년간 빼어난 성적으로 모범 FA로 평가받던 정우람이 일찌감치 합리적인 금액으로 계약을 마치면서 이들이 기준점이 된 모양새다. 구단으로서는 내심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FA 대박을 꿈꾸던 선수들에겐 악재가 됐다. 그동안 구단들은 FA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최형우(4년 100억원), 이대호(4년 150억원), 김현수(4년 115억원), 양의지(4년 125억원), 최정(6년 106억원) 등 100억원대 선수들을 비롯해 50억~80억원 사이의 금액에 사인한 준척급 선수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엔 선수들이 요구하는 ‘자존심’과 구단들의 ‘합리적 계약’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오지환은 원소속 구단인 LG 트윈스가 잡겠다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통상의 4년이 아닌 6년 계약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좋지 않게 돌아섰다. 여기에 FA 투자의 쓴맛을 본 구단이나 육성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구단들은 시장에서 철수했고, 구단마다 2차 드래프트나 트레이드 등 다른 방안을 통해 전력보강이 이뤄지는 영향도 작용하고 있다. 최근 쏟아진 역대급 방출행렬에서 나타나듯 구단들도 비용 줄이기에 나섰고, 팬들 역시 FA 거품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얼어붙은 스토브리그가 전개되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피해자들 ‘2+2+α’ 반발에 다시 힘얻는 ‘1+1+α’ 안

    피해자들 ‘2+2+α’ 반발에 다시 힘얻는 ‘1+1+α’ 안

    여야 간담회도 “1+1+α특별법 합리적” 추모사업 주체 ‘기억화해미래재단’ 검토한일 기업 및 국민의 자발적 성금, 한일 정부 재원으로 기금을 조성해 일제 강제동원·위안부 피해자에게 위로금을 주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초안 ‘2+2+α’에 피해자들이 반발하면서 기존의 ‘1+1+α’안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강제동원 및 위안부 문제를 한 번에 풀 방안으로 제시됐던 2+2+α안 때문에 외려 양쪽 피해자들이 동시에 반발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문 의장이 지난 27일 연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해소 관련 법안 발의 여야 의원 간담회’에서도 ‘1+1+α 특별법 발의’가 대체적 공감대였다. 간담회에 참여한 한 의원은 2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멈출 수 있는 가시적인 안이 빨리 나오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일본과 피해자 모두 수용 의사가 있는 1+1+α안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거론됐다”고 밝혔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2+2+α안에서 일본 정부가 2016년 위안부 화해치유재단에 투입했던 10억엔(약 100억원) 중 잔액 60억원을 기억인권재단에 출연하는 부분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 없는 돈은 받을 수 없다며 돌려주라고 한 건데, 이를 전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날 간담회에 참석한 여권 의원은 “일본 정부가 줬던 것(화해치유재단 기금)을 피해자 재단에 넣으려고 했는데 위안부 단체가 강력히 반발하니 (국회의장실이) 그건 없애려고 하더라”고 했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도 “(2+2+α안도) 일본 정부가 간접적으로 연관됐다는 상징성을 보이기 위한 것인데, 그마저도 시민단체가 반발한다면 억지로 할 생각은 없다”며 “현재의 안은 분명히 1+1+α”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의장실은 법안 초안에서 피해자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고 추모사업 등을 하는 주체를 ‘기억인권재단’으로 명명했지만 이를 ‘기억화해미래재단’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한일 문제를 과거사와 미래 지향적 관계의 투트랙으로 접근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위안부 일본 10억엔, 강제동원 전용안’ 한일 갈등 근본해법 될까

    ‘위안부 일본 10억엔, 강제동원 전용안’ 한일 갈등 근본해법 될까

    문희상 의장 강제징용 해법 법안 초안 윤곽한일 기업, 국민 성금 외 한일 정부도 참여 일본 정부 책임 바라는 피해자 의사 반영한 듯일본 정부 반발 고려 위안부 10억엔 전용안윤미향 “문희상안 절대 논의되서는 안된다”국회관계자 “빨리 해결되길 바라는 분들 있다”문희상 국회의장이 연내 발의할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을 담은 법안’이 피해자 1500명에게 2억원씩 총 3000억원의 위자료·위로금을 주는 방안으로 윤곽이 드러났다. 아직 초안이지만, 기금의 재원은 한일 관련 기업 기금 및 국민의 성금, 한일 정부의 자금으로 마련하고 기억인권재단이 이를 지급한다. 해당 법안의 숨겨진 키워드는 ‘한일 정부의 참여’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6년 일본이 위안부 화해치유재단에 투입했던 10억엔(약 100억원) 중 60억원을 기억인권재단의 일본 정부 재원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일본 정부를 참여시켜 피해자들의 일본정부 책임 요구를 반영하는 식이다. 이에 한국 정부도 50억원의 재원을 투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피해자들의 목소리 반영과 함께, 한국 정부의 책임을 주장하는 일본 측의 주장을 반영한 절묘한 수다. 하지만 동시에 그 누구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을 가능성도 상존한다.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기금에 한일 정부 자금이 포함됐다는데 2015년 10월 한국 대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해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일본제철 등이 1941~45년 강제징용을 한 이춘식(99) 할아버지 등 4명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후속 소송을 통해 일본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압류했고, 내년 4월에 실제 압류자산을 매각할 것으로 관측된다. 즉, 한일 협의을 위해 남은 시간이 없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배상을 마쳤기 때문에 한국 정부에 배상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일본 측에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관계는 별개임을 선언했다. 하지만 결국 일본은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이라는 최악의 카드를 꺼냈고, 한국은 지소미아 종료로 맞섰다. 지소미아의 조건부 연기와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한일 협의가 진행되는 상황이지만 결국 근본적 원인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다. 가장 간단한 해법은 일본 전범 기업과 이와 연과이 있는 한국 기업이 기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 정부의 책임을 주장했고, 한국의 강제동원피해자나 많은 국민들은 일본 기업과 일본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봤다. 결국 한일 기업과 국민 성금만으로는 한일이 서로의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맞서는 벽을 넘기 힘들다는 의미다. 한일 정부가 기금 마련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서로 치열하게 맞서는 한일 정부가 실제 돈을 낼까, 얼마나? 지소미아 조건부 연기 이후 한일 정부는 여전히 일본 경제산업성의 왜곡된 기자회견과 이에 대한 사과 여부를 두고 진실공방을 벌였다. 청와대가 직접 나설 정도로 수위도 높았다. 다만 한일 양측은 협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압박도 거세고, 한일 갈등에 대한 양국 국민의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예전과 같이 한일 국내적으로 정치적 이익이 크지 않다. 한 외교소식통은 “한일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양측 모두 국민에게 지지 않았다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공방이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줄곧 1965년 청구권 협상을 원칙으로 한국 정부의 책임론을 주장하던 일본 정부가 입장을 바꿔 재원을 부담하기는 어렵다. 이런 배경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2016년 일본이 위안부 화해치유재단에 투입했던 10억엔 중 잔액 60억원을 일본 정부의 자금으로 돌리는 방식이다. 실제 문 의장의 초안에는 기억인원재단이 강제동원 피해자와 위안부 피해자를 동시에 지원토록 한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도 재원 50억원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화해치유재단에 투입된 일본 자금 10억엔을 돌려주기 위해 한국 정부가 예비비를 편성해 두었으니, 50억원 규모는 동원이 불가능한 액수는 아니다. ●피해자들은 초안에 만족할까 현재 초안을 피해자들이 완전히 만족하기는 힘들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지난 24일 “문희상 국회의장 안은 절대! 논의대상도 되어서는 안된다. 2·15 한일합의 그보다 더 반역사적, 반인권적 처리안이다. 제발 그래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트윗을 게시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반영되지 않은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해서 돌려주기로 했는데, 이를 다시 기금의 재원으로 조성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강제동원 피해자들 역시 모두 전폭적으로 환영하는 상황은 아니다. 우선 소송진행자와 소송예정자를 포함한 1500명이라는 배상 범위가 너무 좁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제동원 피해자의 규모는 21만~27만명으로 추산되며, 많은 피해자가 유명을 달리했지만 그 후손들에게 권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문 의장의 초안에 따르면 강제동원 피해자의 위자료 신청은 법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내에 하도록 제한했다. 이후에는 신청권이 소멸한다. 반면,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학습효과 때문에 피해자들이 다 반대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외려 빨리 해결하고 싶어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그럼에도 문 의장안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지난해 1월 일본이 1965년 청구권 협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협의 요청을 해왔고, 양국은 최고조의 갈등을 겪었다. 이미 한일 정부 간에 문제를 풀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다. 따라서 국회가 입법화를 통해 배상안을 만든다면 효과적인 우회로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의장의 안은 재공론화의 중요한 모멘텀이기도 하다. 지난 5일 일본 와세다대 강연에서 제안했던, 한일 기업과 한일 국민 성금으로 기금을 조성하는 안의 경우, 일본에서도 일부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지금으로서는 한일 양국이 내년 4월로 예상되는 일본기업 압류자산 매각 전에 합의안을 만들어내 최악의 파국을 막는 것”이라며 “지금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식으로 공론화가 진행돼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日강제징용 해법 ‘2+2+α’…문희상 기억인권재단 검토

    日강제징용 해법 ‘2+2+α’…문희상 기억인권재단 검토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의 해법으로 ‘기억인권재단’을 설립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1500명의 피해자에게 총 3000억원의 위자료·위로금을 지급하는 내용으로 한일 양국 기업·정부·국민이 기금을 조성하는 소위 ‘2+2+α’안이다. 문 의장이 지난 5일 일본 와세다대 특강에서 밝힌 ‘1+1+α’(한일 기업+국민 기부금) 방안에 대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의 책임이 빠졌다고 반발하면서 한일 정부가 포함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의장실은 이날 문 의장의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소개했다. 2014년 설립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을 ‘기억인권재단’으로 격상하고, 강제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등 피해자와 유족에게 위자료와 위로금 지급 등의 사업을 포괄적으로 추진하도록 했다. 소송 진행자와 예정자 등 1500여명의 피해자에게 1인당 2억여원의 배상액을 주는 방식으로 추계해 총기금은 약 3000억원으로 산정했다. 기금 재원은 일제 강제동원 관련 기업들의 자발적 기부금, 한일 국민의 자발적 기부금, 일본이 2016년 위안부 ‘화해치유재단’에 투입했던 10억엔 중 남아 있는 약 60억원 등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위자료 신청은 법 시행일에서 1년 6개월 내에 하도록 제한했다. 이후에는 신청권이 소멸한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법안을 논의했으며, 27일에는 관련 법안을 발의한 여야 의원들과 논의를 이어 갈 예정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세종시·한국형 스마트시티 결합 모델로 ‘40조원대’ 인도네시아 행정수도 만든다

    세종시·한국형 스마트시티 결합 모델로 ‘40조원대’ 인도네시아 행정수도 만든다

    CEPA 최종 타결… 경제 교류도 강화인도네시아의 행정수도가 한국형 스마트시티 모델로 건설된다. 또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최종 타결되면서 경제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5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담에서 인도네시아 공공사업주택부와 ‘한국·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및 개발에 대한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MOU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직후 이뤄졌다. 총사업비 40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행정수도 건설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세종시 건설처럼 ‘지역균형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수도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섬에 인구의 56.5%가 거주하고,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58%에 이를 정도로 지역 불균형이 심화되자 2017년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주에 새 행정수도 건설을 발표했다. 사업비 조달은 재정 20%, 민간 80%로 해결한다. 내년까지 마스터플랜이 수립되고, 2021년 착공해 2024년 첫 입주를 목표로 한다. 정부는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정부의 요청을 받은 뒤 9월부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력을 파견해 마스터플랜 수립과 스마트시티, 물처리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우리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은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 민간 건설사 등이 보여 준 신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는 2004년 공적개발원조(ODA)로 지원한 자바섬 반텐주 카리안댐 조성공사 타당성조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60억원 규모(13건)의 사업을 진행해 왔다. 민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 대림산업 등이 정유플랜트와 토목 프로젝트를 맡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특히 중국 기업이 포기한 자카르타 경전철 건설을 철도시설공단이 마무리하면서 한국 정부와 기업에 대한 신뢰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새 행정수도는 세종시와 현재 짓고 있는 ‘에코델타 스마트시티’가 결합된 형태가 될 전망이다.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219만㎡) 착공식에는 인도네시아 바수키 공공주택사업부 장관이 참석해 첨단 물관리, 로봇, 인공지능(AI) 기술이 집약된 한국형 스마트시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세종시와 함께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건설되는 에코델타시티는 도심의 빌딩형 정수장에서 빗물 등을 처리해 시민에게 공급하는 차세대 분산형 수도 공급 기술이 적용되고, 도시 행정, 관리에 10가지 혁신 서비스가 들어간다. 행정수도 건설 외에도 이날 양국이 CEPA에 최종 합의해 다양한 부분에 걸쳐 경제적 협력을 강화한다. 지난해 양국의 교역액은 200억 달러이며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열두 번째 교역국이다. 한국은 상품 부문에서 인도네시아의 최혜국 대우를 확보해 기존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보다 인도네시아 시장 개방 수준을 약 13% 포인트 높이게 됐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부산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美대선 뛰어든 ‘억만장자’ 블룸버그, 360억원 쏟아부어 역대급 TV광고

    美대선 뛰어든 ‘억만장자’ 블룸버그, 360억원 쏟아부어 역대급 TV광고

    경쟁주자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아 샌더스 “선거 살수있단 생각 역겹다”내년 미국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에 뒤늦게 뛰어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일주일간 사상 최대의 광고비를 지출하며 억만장자의 면모를 과시한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2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TV 광고에만 3060만 달러(약 360억 4700만원)를 쏟아붓는다. 대선 후보가 일주일간 쓰는 광고비로는 역대 최대액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막판 2490만 달러를 쓴 것이 앞선 최대액이었다. NYT는 블룸버그의 광고비가 충격적이라면서 이 금액은 같은 기간 나머지 경쟁자들의 광고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고 썼다. 또 다른 억만장자인 톰 스테이어는 이 기간 120만 달러를 광고비로 지출할 예정이다. 공식 출마선언이 임박한 블룸버그의 수석 고문인 하워드 울프슨은 “그는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기 위해 필요한 모든 걸 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블룸버그가 내보낼 광고는 60초짜리로 자신의 전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20여개주 약 100개의 뉴스 미디어 시장에서 25일부터 방송된다. 집행 내역을 들여다보면 댈러스 포트워스,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뉴욕시에 각각 100만 달러를 배정해 물량을 집중한다. 전국 광고에는 630만 달러를 투입한다.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선 8만 3650달러를,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웨스트팜비치엔 30만 8000달러를 책정했다. 민주당 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블룸버그 등 억만장자들이 수천만 달러를 써서 선거를 사고 정치 과정을 피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역겹다”고 비난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징용 해법 문희상案 ‘1+1+α’ 급부상… 피해자측 “日 사과부터”

    징용 해법 문희상案 ‘1+1+α’ 급부상… 피해자측 “日 사과부터”

    한일 기업·국민 자발적 성금 마련안 韓, 모든 피해자 구제 가능해 긍정적 정부·기업 책임 회피 日전략에도 맞아 내년 초 日기업 자산 현금화 등 변수 文의장, 피해단체 등 만나 의견수렴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조건부 종료 연기’ 이후 한일 외교 수장이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하기로 하면서 양국이 정상회담 전까지 갈등의 핵심 원인인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 방법에 대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 와중에 문희상 국회의장의 ‘1+1+알파(α)’ 방안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선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까지도 보상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될 수 있고, 일본 입장에선 자발적 기금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서다. 문 의장이 지난 5일 일본 와세다대 특강에서 공식 발표한 ‘1+1+α’는 한일 기업의 기부금에 양국 국민의 자발적인 성금을 모으고, 여기에 일본 정부가 2016년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화해치유재단에 지급했던 10억엔 중 현재 잔액인 60억원을 합쳐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기금’을 만드는 방안이다. 양국 기업이 배상금을 마련(‘1+1’)하는 우리 정부의 기존안과 차이가 있다. 정부는 아직 기본 원칙을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본에선 아베 신조 총리가 ‘1+1+α’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1+1+α’안은 한국 정부의 시각에선 제도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고 피해자의 입장에선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던 피해자도 구제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수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으로선 만약 한국 기업과 국민이 먼저 성금을 모은 뒤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면 일본 정부와 기업의 보상 책임은 없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입장 차이도 적지 않다. 피해자 측은 일본 기업의 사죄를 요구하고 한국 정부는 대법원 판결과 피해자를 존중한다는 입장인 반면 일본 정부는 기업의 사죄나 배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화해치유재단 돈을 합쳐 기금을 만들자는 문 의장의 주장에 대해) 국내적으로 깊은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일본 기업의 자발적 참여의 의미나 한국 정부가 제도를 어떻게 보증하는 지 등 여러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돌파구가 열렸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24일 ‘1+1+α’에 대해 “연내에 한일 정상이 접점을 만들기 위한 협의를 하는 과정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1+1+α’ 방안에 대해 다음주까지 강제징용 피해자 단체들과 관련 법안을 발의한 의원, 관련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김환기 화백 ‘우주’ 132억원 낙찰…한국 미술품 사상 최고가

    김환기 화백 ‘우주’ 132억원 낙찰…한국 미술품 사상 최고가

    크리스티 홍콩 경매서 한국 미술품 첫 100억원 돌파김환기 추상화 중 최대 크기·유일 두폭화…예술성 인정한국 미술품 최고가 상위 10개 작품 중 9개 ‘김환기’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1913~1974) 화백의 작품 ‘우주’(Universe 5-IV-71 #200)가 100억원을 훌쩍 넘기며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한국 미술품 직전 최고가 기록 역시 김환기 화백 작품인 ‘3-II-72 #220’이었다. ‘우주’는 23일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에서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 131억 8750만원(88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됐다. 이는 구매 수수료는 포함하지 않은 작품 순수 가격이다. 수수료를 뺀 낙찰가 기준으로 한국 미술품이 경매에서 100억원 넘는 가격에 팔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스티코리아는 구매 수수료를 포함한 가격은 약 153억 4930만원(1억 195만 5000홍콩달러)이라고 밝혔다. 이날 20세기&동시대 미술 이브닝 경매 하이라이트 작품 중 하나로 선보인 ‘우주’는 시작가 약 60억원(4000만 홍콩달러)으로 출발했다.10여분간 33번의 치열한 경합 끝에 작품은 예상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전화로 경매에 참여한 고객에게 돌아갔다. 낙찰자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크리스티 뉴욕을 통해 경매에 참여한 외국 컬렉터가 ‘우주’의 새 주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1971년작 푸른색 전면점화인 ‘우주’는 김환기 작품 가운데 가장 큰 추상화이자 유일한 두폭화다. 254×127㎝ 독립된 그림 두 점으로 구성돼 전체 크기는 254×254㎝에 달한다. ‘우주’는 김환기 작품 중에도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그림으로, 기량이 최고조에 이른 작가의 말년 뉴욕 시대에 완성했다. 자연의 본질을 담아내려고 한 김환기 예술사상과 미학의 집성체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작가의 헌신적인 후원자이자 각별한 친구, 주치의였던 의학박사 김마태(91)씨 부부가 작가에게 직접 구매해 40년 넘게 소장했다.1971년 완성 이후 경매 출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김환기 화백의 작품이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1년 6개월 만에 자체 경신했다. 직전 최고가는 김환기가 1972년 그린 붉은색 전면점화 ‘3-II-72 #220’가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기록한 낙찰가 85억 3000만원(6200만 홍콩달러)이다.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10개 작품 중 9위에 이중섭 ‘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김환기 화백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롯데칠성 ‘칸타타’, 고급 아라비카종 원두만 사용… 커피 맛·향 깊어

    롯데칠성 ‘칸타타’, 고급 아라비카종 원두만 사용… 커피 맛·향 깊어

    롯데칠성음료의 프리미엄 원두 캔커피 ‘칸타타’가 지난해 약 196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국내 대표 캔커피 브랜드로 성장했다. 올해 출시 12주년을 맞이한 칸타타는 출시 5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고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점유율 약 40%를 차지하는 등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는 약 1조 2500억원의 누적 매출을 달성했다. 칸타타의 인기 비결은 고급스러운 커피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간편함, 저렴한 가격이다. 원두커피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원두 선정을 비롯해 배전(Roasting), 분쇄(Grinding), 추출(Extraction) 과정에서 기존 커피음료와 차별화를 이루었다. 에티오피아 모카시다모, 콜롬비아 슈프리모, 브라질 산토스 등 세계 유명산지의 고급 아라비카종 원두만을 사용하고, 1차 상온추출 2차 고온추출을 통한 ‘더블드립’ 방식으로 추출해 깊고 그윽한 맛과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칸타타를 대표하는 제품으로는 더블드립식 커피인 프리미엄 라떼, 스위트 아메리카노, 캐러멜 마키아토를 비롯해 콜드브루 블랙, 콜드브루 라떼, 콘트라베이스 콜드브루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4월에 선보인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콜드브루 블랙은 출시되자마자 가용비가 뛰어난 제품으로 주목받았고 이후 라떼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출시 9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1600만개를 돌파했다.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콜드브루’는 커피 음용량 증가와 가격대비 용량을 따지는 실속형 소비 패턴이 확대되는 트렌드에 맞춰 선보인 500㎖ 대용량 제품이다. 기존 제품 대비 커피 고형분 함량을 높여 더 깊고 진한 커피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올해는 칸타타 콘트라베이스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져 지난 9월까지 지난해 실적을 두 배 이상 훌쩍 뛰어넘는 약 3300만여 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 “꽁꽁 언 땅에 맷돼지를 매몰 하라고요?”…멧돼지 현장 매몰 탁상행정 비난

    “꽁꽁 언 땅에 맷돼지를 매몰 하라고요?”…멧돼지 현장 매몰 탁상행정 비난

    전국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옮기는 매개체로 지목된 야생 멧돼지 포획과 퇴치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환경부가 본격적인 동절기를 앞두고 수렵인이 포획한 멧돼지를 현장 매몰하도록 지시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일 자치단체들에 따르면 환경부가 최근 보낸 공문에서 ASF 발생 및 미발생 지역 구분없이 포획한 야생 멧돼지를 현장에서 즉시 매몰 처리할 것을 지시했다. 멧돼지 사체 이동을 최소화해 ASF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또 수렵인이 멧돼지 포획 신고 포상금(마리당 20만 원)을 지원받으려면 현장 매몰 처리한 증빙자료를 갖춰 해당 시·군을 통해 지방환경청에 신고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예비비 60억원을 긴급 확보해 둔 상태다. 경북도의 경우 도내 23개 시·군에서 수렵인 606명을 투입해 야생 멧돼지 포획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영하권의 추위 속에서 포획한 멧돼지 현장 매립을 위해 별다른 장비없이 꽁꽁 언 땅을 판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수렵인들은 입을 모은다. 수렵인들은 또 침출수가 하천이나 지하수로 흘러들지 않도록 조치하기 위해 생석회를 반경 1m, 깊이 1m로 덮어야 하는데 수렵인들이 1t 정도나 되는 많은 생석회를 어떻게 싣고 다닐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다. 결국 포획한 멧돼지를 현장 매립하려면 포크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자체 관계자들도 “동절기 현장 매립은 현실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면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수렵인들이 포획한 멧돼지를 현장 매립할 경우 토지 소유주와의 마찰 등 각종 민원 발생마저 우려되고 있다. 환경부는 현장 매립이 불가능할 경우 대체 부지에 매립 또는 소각하라고 하지만, 대체 매립지나 소각장 역시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경북의 한 수렵인은 “현장 매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땅 주인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어디 가능하겠느냐.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실정을 모를리 없는 정부 또는 지자체가 현장 매립하라는 것은 아무 데나 묻어서 처리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설국열차 타고 할리우드 간 ‘충무로 키드’의 탄생

    설국열차 타고 할리우드 간 ‘충무로 키드’의 탄생

    한국영화산업이 다시 호황을 맞이한 2013년은 한국영화의 해외 수출 부문에서도 기록할 만한 해다. 특히 한국영화 최대의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봉준호 감독·2013)가 해외 수출을 견인했고, 중국 블록버스터 영화의 기술 파트 수주에 힘입어, 총 5900만 달러(약 680억원)의 수출액을 달성했다. 한국영화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 중국영화산업과의 활발한 협업,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사의 한국영화 투자 등은 한국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일 것이다. 2013년에는 박찬욱, 김지운 그리고 봉준호라는 한국영화의 대표 감독들이 할리우드에 도전했다. 박찬욱의 ‘스토커’(2013)는 미국의 폭스 서치라이트 등의 영화제작사가 1200만 달러 규모로 제작한 아트 필름이다. 김지운의 ‘라스트 스탠드’(2013)는 미국의 디 보나벤추라가 3000만 달러로 제작해 웨스턴의 본고장인 할리우드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봉준호의 ‘설국열차’는 박찬욱의 모호필름과 CJ ENM이 주도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한국, 미국, 프랑스가 참여한 자본으로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하고, 체코에서 영화를 촬영했다. 제작비는 한화로 450억원이 투여됐다. 이는 한국영화사상 가장 큰 제작비이지만,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중·저예산 제작 규모에 해당한다. 2013년 한국영화의 해외 수출은 ‘설국열차 효과’라고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 영화 한 편이 나머지 한국영화 전체 수출액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167개국에 판매되는 성과를 올렸고, 최종적으로 86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기록된다. 한편 2016년에는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4500만 달러 이상의 해외 수출 수익을 거뒀다. 한중합작과 한국영화 감독의 중국영화계 진출 등 중국영화산업과의 관계가 긴밀해진 것도 2013년의 일이다. 그 신호탄은 2013년 중국에서 크게 흥행에 성공한 로맨틱 코미디 ‘이별계약’(오기환 감독·2013)이 쏘아 올렸다. 한중합작 영화인 ‘이별계약’은 한국의 콘텐츠를 해외 현지 시장에 맞게 변용하고, 현지의 제작 시스템을 활용해 제작·배급한 사례다. 1억 9284만 위안(약 3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별계약’을 성공시킨 CJ ENM은 ‘수상한 그녀’(황동혁 감독·2013)를 로컬라이징한 ‘20세여 다시 한번’(레스티 첸 감독·2014)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 영화는 5500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해 3억 6500만 위안(약 640억원)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한중합작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수상한 그녀’는 베트남 버전 ‘내가 니 할매다’(판씨네 감독, 2015)로도 개봉돼 베트남영화 사상 최고 매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의 한국영화 투자도 눈여겨볼 만한 현상이다. 특히 20세기 폭스사는 2010년 ‘황해’(나홍진 감독)의 100억원 제작비 가운데 20%를 선투자하며 한국영화 제작에 처음 참여했다. 2013년부터는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을 통해 직접 ‘러닝맨’(조동오 감독·2013) ‘슬로우 비디오’(김영탁 감독·2014), ‘나의 절친 악당들’(임상수 감독·2015)을 제작하고 배급했다. 세 작품의 극장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2016년 ‘곡성’(나홍진 감독)으로 흥행·비평 모두 성공을 거뒀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2016년 첫 투자배급작 ‘밀정’(김지운 감독·2016)으로 750만 관객을 모은 후, ‘싱글라이더’(이주영 감독·2016), ‘마녀’(박훈정 감독·2018), ‘인랑’(김지운 감독·2018), ‘악질경찰’(이정범 감독·2019) 등의 작품을 내놓고 있다.
  • 한국형 제작 시스템 정착… 대기업 배급사 ‘수직 계열화’ 그림자

    한국형 제작 시스템 정착… 대기업 배급사 ‘수직 계열화’ 그림자

    2009년 상승 전환… 4년만에 점유율 50% 2013년 투자수익률 16.8% 흑자로 돌아서 비디오 시장 대신 IPTV 활로 뚫어 성장세 2010년대 거품 빼고 몸집 다져 산업 회복2006년 호황을 정점으로 한국영화산업은 2007년과 2008년으로 이어지며 하락세를 겪는다. 그러나 2009년부터는 시장과 관객의 신뢰를 회복해 가며 상승세를 탄다. 극장 관객과 매출액 등 영화산업 전반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2011년 한국영화는 4년 만에 다시 시장 점유율 50%대를 회복했다. 이어 2012년을 기점으로 관객수, 매출액, 수익성 면에서 골고루 도약하며 불황의 그늘을 완전히 떨쳐냈다. 한국영화 시장 점유율도 2006년(63.8%)에 가까운 60%대에 육박했으며, 2013년에는 최고의 호황을 기록한다. 2010년대 한국영화산업 전반을 살펴본 후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는 한국영화 도전 양상을 확인하기로 한다. ●영화관객 2억… 영화산업의 꾸준한 성장 2013년 한국영화계는 기존의 산업적 수치들을 넘어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낸다. 사상 처음으로 영화 관객수가 2억명을 돌파했고, 1인당 연간 평균 관람 횟수가 세계 최고 수준인 4.2회에 달했다. 무엇보다 영화산업이 가장 침체했던 2008년에 비해 2013년 관객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한국영화 투자수익률도 2008년 -43.5%에서 2012년 15.9%, 2013년 16.8%로 흑자 전환됐다. 그리고 2014년 전체 영화산업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대를 돌파했고, 2009년 1조원을 넘었던 극장 입장권 매출액도 2015년 1조 7154억원을 기록한 후 2018년 1조 8140억원에 이르렀다. 비디오 매체 퇴장으로 몰락했던 부가시장도 IPTV에서 활로를 찾아 2010년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IPTV, 디지털케이블TV 등 TV VOD(주문형 비디오)뿐만 아니라 2016년 인터넷 VOD 시장이 부각하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영화 매출 비중은 극장이 76.3%, 부가시장이 19.9%, 해외 수출이 3.7% 정도를 차지한다. 여전히 극장 매출이 중심이긴 하지만, 2009년 부가시장 매출이 7.4%에 불과했음을 상기해 볼 때 디지털 온라인 시장 성장률은 주목할 만하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한국영화산업에 닥쳐온 침체와 이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시기다. 이 시기는 이후 2010년대 한국영화계를 관통하는 특질을 형성한 때이기도 했다. 4년 동안 한국영화 제작·투자업계는 치밀한 기획과 효율적 제작관리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무엇보다 거품을 빼고 몸집을 줄여 기본기를 다진 게 산업을 회복할 수 있었던 요체였다. 이는 한국영화 평균 총제작비 수치가 2006년 40억 2000만원에서 2009년 23억 1000만원, 2010년 21억 6000만원으로 줄어진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9년을 예로 들면, 전체 한국영화 중에서 총제작비 10억~30억원 규모 예산의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70.3%로, 전년 27.7%에 비해 크게 늘었고, 30억~60억원 예산의 중간 규모 영화들 비중은 17.8%로 크게 줄었으며, 100억원 전후 규모 영화는 모두 6편이 제작돼 전체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즉 한국영화 제작·투자에 있어 중간 규모급의 기획들이 사라지고, 블록버스터급과 저예산 영화로 양극화됐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경향은 2010년대의 전반적인 제작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다분히 보수적 기획이라 할 블록버스터 편중과 저예산으로 양분되는 제작 방식은 2000년대 후반부터의 한국영화 제작이 CJ ENM 등 대기업 기반 투자배급사 중심으로 재편된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08년 이후 한국영화의 실권은 이른바 ‘뉴 충무로’를 대변하던 중견 제작사에서 투자배급사로 급격히 기울었다. 기획과 제작 역시 투자배급사가 주도하게 된 것이다. 대기업은 생리상 사업 예측가능성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설날과 추석의 명절 시즌이라는 성수기를 대상으로 ‘고예산 제작비, 와이드 릴리즈(광역 개봉)’라는 공식을 펼치는 블록버스터 전략은, 대기업 영화사의 핵심적인 흥행방법론이다. 한편 저예산 영화의 경우에도 틈새 기획과 독창적인 이야기로 승부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개봉관을 확보하기 힘들고 질적 하락의 우려도 지울 수 없다. 이처럼 2000년대 말 한국영화는 위기에서 기회로 전환했지만, 그 동력을 대기업의 자본에서 획득한 것은 생각해 볼만한 지점이다. 대기업 투자배급사를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된 것은 한국영화산업에 득과 실을 함께 안기고 있기 때문이다. 대자본 운용으로 영화산업에 안정적인 기반을 제공하는 반면 블록버스터 영화 중심의 투자, 스크린 독과점의 폐해를 발생시키고 있는 점이 그렇다. 특히 투자와 제작, 배급과 극장, 그리고 미디어 생태계(케이블TV, 인터넷)까지, 모든 영역을 계열사로 구축한 CJ ENM의 ‘수직계열화’ 전략은 영화계의 깊은 우려를 부른다. ●‘천만 영화’가 말해 주는 것들 2004년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와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로 시작한 천만 관객 영화들이 한국영화산업의 상승 국면과 연동해 등장한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2005년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가 1200만명, 2006년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1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2000년대 중반 영화산업의 활력을 대변했고, 2년간 체질 개선을 거친 2009년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가 천만 영화 대열에 다시 합류했다. 따져 보면 천만 영화가 등장한 것은 산업이 회복됐다는 신호가 강해진 때였다. 2012년 ‘도둑들’(최동훈 감독), ‘광해, 왕이 된 남자’(추창민 감독), 2013년 ‘7번방의 선물’(이환경 감독), ‘변호인’(양우석 감독), 2014년 ‘명량’(김한민 감독), ‘국제시장’(윤제균 감독), 2015년 ‘암살’(최동훈 감독), ‘베테랑’(류승완 감독) 등 매년 2편씩 천만 영화가 잇달아 등장하며 한국영화산업의 저력을 보여 주었다. 최근에도 2016년 ‘부산행’(연상호 감독), 2017년 ‘택시운전사’(장훈 감독)를 거쳐, 2018년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김용화 감독) 연작이 각각 천만 영화에 올랐다. 올해 역시 ‘극한직업’(이병헌 감독)과 ‘기생충’(봉준호 감독) 2편이 천만 이상 관객을 모았다. 한국영화의 천만 관객 동원은 무엇보다 영화산업의 양적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만은 분명하다.‘천만 영화’는 두 가지 정도 생각해 볼 거리를 던진다. 첫째 2010년대 이후 천만 영화 14편은 모두 4대 투자배급사가 독식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중 CJ ENM 작품이 6편, 쇼박스와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가 각각 3편, 롯데엔터테인먼트가 2편을 기록했다. 2008년 이후 한국영화 투자배급사의 구도는 2007년부터 줄곧 1강 체제를 보였던 CJ엔터테인먼트(현 CJ ENM)에 쇼박스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가세한 3강 체제였고, 2010년부터는 NEW가 가세한 4강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영화산업은 제작-배급-상영까지 수직적으로 결합된 메이저 기업 중심 영화시장 구조가 굳어져 있고, 이는 천만 영화가 대기업 투자배급사의 손에서 탄생하는 결정적인 배경이다. 둘째, 2004~2006년 한국영화의 역동성이 몇 편의 천만 관객영화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중간 규모 영화에서 나온 힘들로 인해 산업 전반의 상승 작용이 가능했던 것을 상기한다면, 블록버스터 기획에 의존한 천만 영화 지향은 영화산업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인식하기는 힘들 것이다. 가깝게는 2013년 시점의 제작 감각을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7번방의 선물’부터 ‘설국열차’, ‘관상’, ‘베를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변호인’, ‘숨바꼭질’, ‘더 테러 라이브’, ‘감시자들’ 등 상위 10위권에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 9편이 랭크되면서(외국영화는 4위의 ‘아이언맨 3’) 극장관객과 매출액의 증가를 견인한 바 있다. 한국영화산업이 당장 대기업 중심의 구도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순제작비 30억~50억원대 중간 규모 영화들이 성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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