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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총리회담을 보고/정용석 단국대교수ㆍ국제정치

    ◎“남북 한 발짝 물러서야 실마리 풀린다”/북은 구속자 석방 등 내정간섭 중지/남은 「실체인정」에 매달리지 말아야/평양 변화의 징후 없어 지나치게 낙관해선 안돼 평양에서 10월16∼19일 사이 열린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은 냉랭한 분위기와 억지 웃음 속에 열렸다. 초가을 드높은 북녘하늘 아래 3박4일간 개최된 남북고위급회담 특성은 다음 다섯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로는 남북한 양측이 각기 자기측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되풀이 주장하였다는 점이다. 서울측은 지난 9월의 1차회담에 이어 이번 2차회담에서도 상대방 실체인정을 되풀이 강조하였으며 선교류ㆍ협력­후군사ㆍ정치 조정의 공식을 역설하였다. 이에 반해 평양측은 선군사ㆍ정치해결­후교류ㆍ협력 순서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평양측은 2차회담에서도 정치ㆍ군사문제 우선처리 원칙을 고수함은 물론이려니와 계속해서 내정간섭의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구속자 석방,팀스피리트 중지,유엔가입 반대 등이 그것이다. 저와 같은 남북한의 좁혀지지 않는 입장을 지켜보면서 양측의 통일접근이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를 새삼 통감했다. 발상의 대전환이 없이는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실질적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인상을 씻을 수 없다. 북한의 통일노선은 명백하다. 북한은 자신의 체제를 폐쇄시킨 채 남한사회만을 개방시켜 「온사회의 주체사상화」 기반을 조성하자는 데 있다. 그같은 북한의 책략은 남북대화에 임하면서 남한의 보안법 철폐,팀스피리트 중지,미군철수,구속자 석방 등을 의제의 우선순위로 올려 놓자고 우기는 데서 알 수 있다. 북한이 자신의 체제는 폐쇄시킨 채 남한만을 혁명전략전술에 따라 개방하라고 요구하는 한 남북대화의 진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 국가와 사회안전을 불안케 하는 요구에 남한쪽은 응할 턱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남한은 북한의 사회적 개방을 촉구하고 있다. 1차에 이어 2차회담에서도 서울측은 통신 통상 통행의 3통 협정체결을 비롯,물자 및 인적 교류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남북한 사회를 동시에 개방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남한의 요구대로 그들의 사회를 개방할 수 없다. 북한은 보통인간처럼 걸어다니는 김일성을 신으로 받들 정도로 우상화시켜 놓고 있다. 북한은 북경아시안게임에서도 남한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주민들을 왜곡시킬 정도로 폐쇄시켜 놓고 있다. 서울측이 저같은 북한체제를 개방하라는 것은 김일성 권력구조의 붕괴를 간접으로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북한이 펄쩍 뛸 것은 그쪽 논리로 보아 당연하다. 여기에 남북한고위급회담은 합리적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 북한은 남한 내정에 간섭하는 요구를 중단해야 하고 남한은 북한체제 개방을 촉구하는 것을 유보하며 상호 쉬운 데서부터 합의점을 찾아내야 한다. 예컨대 60세 이상 이산가족의 고향방문 우선실시,남북정상회담,남북 총리 및 군사당국간의 직통전화 가설,상호비방 중지,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단계적 군비감축 등을 차분하게 실현시켜 가는 것이다. 동시에 한국측으로서는 북한체제의 개방과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의 경제지원 방법도 모색해가야 한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북한 사회의 민주화와 개방화만이 통일의 기본요체라는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동서독의 통일에서도 확인된 바와 같이 공산체제의 민주화와 개방화 없이 평화통일은 결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체제의 개방화와 민주화도 북한동포들의 자유로운 삶과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조성이 선결요건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국에 의한 북한사회의 민주화와 개방화 요구는 동족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요 의무이며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위한 인도적인 조치다. 또 북한도 언젠가는 대부분의 공산국들이 그렇게 하고 있는 바와 같이 민주화되고 개방화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믿는다. 따라서 한국은 남북고위급회담의 최종목표는 북한사회의 개방과 민주화에 두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측이 교류ㆍ협력을 계속 주장하고 나서는 것은 옳다고 믿는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형편이 당장 그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할 때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서로 체제적 안정을 건드리지 않는 부분부터 풀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두번째로 2차회담에서 드러난 특색은 서로 상대편 주장을 정면으로공격하고 나섰다는 데 있다. 1차회담의 경우만 해도 강영훈 총리는 처음 남북 총리간의 회동인만큼 되도록 상대편을 불편하게 몰아붙이는 언행을 삼갔었다. 그러나 연형묵 북한 총리를 비롯한 북한측 대표단은 처음부터 보안법 철폐니 구속자 석방이니 하는 따위의 내정간섭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나섰다. 그런데 이번 2차회담에 임하는 강 총리의 자세는 달랐다. 그는 북한이 『남조선 혁명』 노선을 포기치 않는다면 남북고위급회담의 『원만한 진전』을 기대할 수 없고 『화해협력도 결코 이룩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밖에도 강 총리는 북한이 통일을 명분으로 『범법자 석방 운운하는 내정간섭적인 요구를 한다면 우리측도 귀측의 내부문제에 대해서 할말이 많다』고 맞섰다. 한편 북한의 연 총리도 남측 제안의 모순성을 장황하게 열거하고 나섰다. 특히 그는 『체육선수들과 음악가들이 판문점을 넘나들게 된 오늘날에 와서까지 방북인사들을 감옥에 가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또한 2차회담에서는 남북한이 서로 상대편 제안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섬으로써 양측의 기본입장을 명백하게 노출시켰다. 서울측은 평양측의 「남조선 혁명」노선 포기를 직선적으로 요구하면서 상호 「실체인정」을 촉구하였다. 여기에 반해 연 총리는 『서구라파식의 통일과정이나 동서독식의 통일과정을 모방하려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강변하였다. 이어 그는 서울측의 실체인정 요구는 『분열을 지속시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세번째로 평양회담에 관해 특기할 사항은 북한의 국가주석 겸 노동당 총비서인 김일성과의 만남이다. 강 총리를 비롯한 한국측 대표단과 김이 10월18일 대좌,악수를 교환한 것이다. 강 총리는 김 주석에게 정상회담을 조속히 실현하자고 제안하였고 김 주석은 총리회담 진전의 성과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다고 답변하는 데 그쳤다. 18일 저녁 TV를 통해 김일성과 강 총리 일행과의 대화장면을 지켜보는 한국인들의 마음은 착잡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바로 김일성 그 사람이 6ㆍ25를 저지른 장본인이라는 데서 어딘가 섬뜩한 느낌을 금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국 총리와 북한의 국가주석이 만나 통일문제를 얘기했다는 것은 진일보의 새로운 국면으로 보아 무방하다. 네번째로 빼놓을 수 없는 2차회담의 특성으로서는 남한쪽의 「현실인정」 「실체인정」 「체제인정」 등의 되풀이 요구이다. 남북고위급회담에서의 문제점은 북한이 남한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데 있지 않음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은 고위급회담에 임하고 있으며 북한 총리가 남한 대통령과 면담했고 남한 총리 또한 북한 국가주석과 회담하였다. 이같은 공식회담 진행과 상대편에 대한 공식 명칭ㆍ호칭은 국제법상 「사실상의 인정」 행위이다. 그런데도 한국측은 회담도중 연거푸 「실체인정」을 주장하고 나섬으로써 북한의 재가를 받아내려 애쓰는 인상을 금치 못하게 하였다. 사실 실체인정을 받아야 할 쪽은 남한이 아니라 북한이다. 북한은 6ㆍ25 남침을 자행한 침략자요,남한은 국력에 있어서나 수교국수에 있어서나 북한에 훨씬 앞서 있는 국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북한측에 실체를 인정하라고 졸라댄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남북고위급회담의 본질적 문제점은 실체 불인정이 아니라 북한의 남한 내정간섭에 있다. 보안법 철폐로부터 미군철수 등에 이르는 요구가 그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은 실체인정을 북한에 요구할 것이 아니라 내정불간섭을 강력히 촉구했어야 옳다. 다음 3차회담에 이점 유의하기 바란다. 다섯번째로 2차 고위급회담과 관련,지적되지 않을 수 없는 항목으로서는 회담성과에 대한 지나친 낙관적 해석이다. 평양에서 17일 1차회담이 끝난 뒤 한국측 대표단은 북측의 자세가 전진적 변화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그같은 변화징후는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측이 회담결과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든다는 것은 국민적 기대감에 부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회담결과에 대한 평가는 문자 그대로 실체평가로 그쳐야 한다. 실체 이상 장미빛으로 분석할 때 그것은 진실에 관한 왜곡이요,결과는 국민적 좌절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 「대결청산」방안 서울ㆍ평양 시각차 여전

    ◎강영훈총리 기조연설 요지/“상호 실체인정… 도와주고 도움받는 관계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서로 상대방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며 상대방 내정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합의의 토대가 이룩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와 같은 토대위에서 교류협력과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그리고 균형있는 상호 군축을 실행하고 민족화해와 평화정착을 이룩하고자 한다. 남북 쌍방은 다각적인 교류협력 분야 중에서도 1천만 이산가족들의 문제해결에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남북 쌍방은 남북간의 물자교류와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남북간에 통행ㆍ통신 및 경제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하루빨리 채택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우리측의 제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남북통행에 관한 제안=①남북의 주민이 육로ㆍ해로ㆍ공로를 통하거나 또는 외국을 경유하여 남북을 왕래하는 절차와 준수해야 할 의무 등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을 왕래하는 자는 자기측 당국이 상대지역 방문을 허가하는 증명서와 방문지역의 당국이 발행한 방문허가증명서를 소지한다. ③남북의 당국은 통행을 위하여 쌍방의 합의에 따라 통과지점 및 통행로를 지정한다. 육로의 경우 우선 「장단」과 판문점을 통과지점으로 하며 경의선 철도와 문산ㆍ개성간의 도로를 연결한다. ④상대측 지역을 방문하는 자는 방문하는 동안에 필요한 물품과 일정한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선물을 휴대할 수 있다. ⑤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관할지역에 들어오는 인원에 대한 교통수단을 제공한다. ⑥상대측 지역을 방문하는 자는 상대측의 질서와 안내에 따른다. ⑦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자에게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긴급 구제조치를 취한다. ⑧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자에게 허가된 목적 수행을 위한 활동을 보장하고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한다. ⑨통행에 따르는 제반문제를 협의ㆍ조정하기 위하여 남북통행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⑩통행에 따르는 실무문제를 관장하며 행정지원 및 연락업무 수행과 남북통행위원회로부터 위임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서울 평양 판문점에 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ㆍ운영한다. ◇남북(통신)에 관한 제안=①남북간 상호 우편ㆍ전기통신의 교류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의 우편당국은 상대측의 주민이 수신으로 되어 있는 우편물을 수집하여 상대측에 전달하며,우편물을 전달받은 측은 자기측의 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신인에게 배달한다. ③남북한 우편물의 교환장소는 판문점으로 하고 주1회 교환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때에는 남북의 당국간 합의로 따로 정할 수 있다. ④남북의 당국은 남북간 전기통신 교류를 원활히 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설을 갖추어야 하며 남북간 전화통화는 교환대를 통하여 연결하고 이를 점차 자동화한다. ⑤남북으로 교환되는 우편 전기통신 요금은 남북 당국이 협의하여 결정한다. ⑥남북의 당국은 남북으로 교류되는 우편 전기통신에 대하여 비밀을 보장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를 정치적 군사적 목적에 이용하지 않는다. ⑦남북간 통신교류에 수반되는 제반문제를 협의ㆍ조정하며 남북간 통신교류의 확대ㆍ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남북통신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⑧남북간 우편ㆍ전기통신 교류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간 통신기술의 통일적 발전을 도모하며 남북통신위원회로부터 위임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남북통신기술단을 설치ㆍ운영한다. ⑨남북의 당국은 우편ㆍ전기통신 교류에 관한 국제적 협약을 존중한다. ◇남북경제교류 협력에 관한 제안=①남북 당국은 상호간의 물자교류 및 경제협력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간의 물자교류 또는 경제협력사업의 당사자는 품목별 또는 사업별로 쌍방이 각각 지정하는 해당기관으로 한다. ③교류대상 품목은 상호보완의 원칙에 따라 정한다. ④교류양은 쌍방의 수급사정을 감안하여 연간 교류규모를 조정한 후 품목별로 교류당사자간 상담을 통해 결정한다. ⑤교류물자의 가격은 국제시장가격을 고려하여 교류당사자간 합의에 의하여 결정한다. ⑥거래방식은 청산결제 방식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다. ⑦결제사무는 쌍방이 지정하는 남과 북의 은행이 직접 담당하도록한다. ⑧결제통화는 스위스 프랑화로 한다. ⑨상호간의 물자교류는 민족내부교역 차원에서 추진하며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⑩교류물자의 수송방법은 교류물자의 특성ㆍ중량ㆍ운송비 등을 감안하여 교류당사자간에 상호 협의하여 정하되 철도ㆍ자동차ㆍ선박ㆍ항공기를 합리적으로 이용한다. ⑪남북간에 자원의 공동개발ㆍ합작투자 등 제반경제협력을 실시하며 경제분야에서의 공동대외 진출과 공동대외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⑫경제협력사업의 규모,실천방법 및 조건,실시시기 등에 관하여는 경제협력사업의 당사자간의 협의를 통하여 정한다. ⑬남북간의 물자교류와 경제협력을 실현하며 경제적 유대를 회복하고 민족경제의 공동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쌍방의 부총리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제협력 공동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이상과 같은 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와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전시키기 위하여 부문별 협의회를 구성ㆍ운영할 것을 제의한다. 합의된 의제에 따라 교류협력협의회와 정치 군사협의회의 두 부문별협의회를 구성ㆍ운영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다음과 같은 3개항의 당면과제에 대해 귀측의 성의있는 태도 표시가 있기를 거듭 촉구한다. 첫째로 조국의 평화와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개선과 화해협력의 새시대를 열어야 한다. 둘째로 분단으로 야기된 민족적 고통을 하루속히 덜어주어야 한다. 셋째로 남북 동포들이 다같이 잘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평화통일이 이룩되기 이전이라도 남북이 공존공영을 도모해야 한다. ◎연형묵 총리 기조연설 요지/“분열지향 자세 벗어나 주체통일 모색을” 제1차 회담 때에 제기된 쌍방의 제안들을 비교하여 보면 근사한 점도있고 차이점도 있다. 근사하다고 하는 것은 첫째로 의정과 관련된 기본문제 토의에 앞서 서로 공동의 기초로,출발점이 될 수 있는 원칙적인 문제에 대하여 합의를 보자는 점이다. 둘째로 의정에 따르는 방안들을 기본적으로 정치ㆍ군사ㆍ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의 세가지로 구분하여 제기하고 있는 점이다. 셋째로 근사한 점은 매개 방안들에 전개되어 있는 부분적인 항목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쌍방의 제안들에는 이상과 같은 근사한 점들이 있는 반면 신중한 토의를 요하는 본질적인 차이점들도 있다. 첫째로 문제해결의 선후차와 관련된 것이다. 즉 우리는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문제에 선차성을 부여하면서도 이와 병행하여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를 실현해 나갈 것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에 귀측은 협력과 교류문제에 선차성을 부여하면서 군축문제를 차후의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둘째로 군사문제 해결의 단계설정과 관련된 문제이다. 즉 우리는 군사문제들의 해결을 하나의 통일적 과정으로 보고 있으나 귀측에서는 군사적 신뢰구축 단계와 군축단계를 서로 구분하고 있다. 셋째로 미군과 그의 핵무기의 철수와 관련된 문제이다. 넷째로 쌍방의 제안들이 부분적인 근사점은 있으나 총체적으로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쌍방이 차이점을 극복하는 데서 중요한 문제는 첫째로 나라의 통일문제 해결에서 주체를 철저히 세우는 것이다. 둘째로 우리들의 제안에서 나타나고 있는 차이점을 극복해나가는 데서 중요한 것은 쌍방이 다같이 통일지향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셋째로 중요한 것은 북남 사이의 불신에 대해서 같은 인식을 가지고 그 해결 방도를 바로 찾는 것이다. 우리는 「민족대교류」니 「60세 이상 노부모들의 고향방문」이니 하는 일시적 미봉책으로 갈라져 사는 겨레의 간절한 염원을 달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함으로써 호상 불신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고 인도주의문제와 협력ㆍ교류문제도 적극적으로 철저히 해결해야 한다. 넷째로 중요한 것은 통일문제 해결의 가장 가깝고도 합리적인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없앨 것을 전제로 하는 단일제도에 의한 통일의 길이 아니라 서로 먹거나 먹히우지 않고 통일하는 길,두 제도,두 지역 정부를 그대로 두고 하나의 국가,하나의 민족으로 통일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쌍방의 제안 가운데서 보다 전진적이고 실천적 의미가 있는 합의문서를 작성ㆍ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역사적인 문건으로서 다음과 같은 남북 불가침에 관한 선언을 채택ㆍ발표할 것을 제의한다. ◇북남 불가침에 관한 선언(초안)=북과 남은 조선반도에 조성된 긴장상태를 가시고 전쟁을 방지하며 나라의 평화와 평화통일을 이룩하려는 일치한 염원으로부터 출발하여 7ㆍ4 공동성명에 밝혀진 자주ㆍ평화통일ㆍ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고 철저히 준수하며 상대방에 존재하는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상대방의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을 데 대하여 합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엄숙히 선언한다. 제1조,북과 남은 하나의 민족으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을 반대하여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무력으로 상대방을 침해하지 않는다. 제2조,북과 남은 있을 수 있는 의견상이와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제3조,북과 남 사이의 불가침 경계선은 1953년 7월27일부 조선군사 정전에 관한 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으로 한다. 제4조,북과 남은 호상 불가침에 관한 약정을 확고히 담보하기 위하여 군비경쟁을 중지하며 무력을 단계적으로 축감한다. 제5조,북과 남은 당면하여 우발적인 무력충돌과 그 확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쌍방 군사당국자 사이에 직통전화를 설치ㆍ운영한다. 제6조,이 불가침선언은 북과 남의 합의에 의하여 수정 보충할 수 있다. 제7조,이 선언은 북과 남이 각각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이를 상대방에게 알리는 통고문을 교환한 날부터 효력을 발생하며 어느 일방이 폐기를 통고하지 않는 한 조국통일이 실현되는 날까지 효력을 가진다. 다음으로 이번 회담에서 우리들이 결속을 짓고 넘어갈 문제는 우리가 제1차회담에서 긴급문제로 제기한 바 있는 유엔 대책문제와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 중지문제,방북인사 석방문제이다. 첫째로 쌍방은 남북고위급회담 본회담과 대표접촉에서 유엔 대책문제를 통일위업에 이롭게 협의ㆍ해결 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둘째로 쌍방은 본회담과 대표접촉에서 유엔 가입문제와 관련한 합의를 이룩할 때까지 그에 대한 토의를 계속한다. 셋째로 쌍방은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유엔 대책문제를 합의하기 전에는 어느 일방도 먼저 유엔에 가입하지 않는다. 방북인사 석방문제도 남북대화 분위기에 맞게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 「남북 평화공존」­「하나의 조선」이 평행선/기조연설 남ㆍ북의 입장

    ◎선 신뢰구축이 긴장완화 첩경 강조 남/유엔 가입 등 긴급과제 다소 융통성 북/노 대통령 메시지가 돌파구 마련할지도 남북 쌍방은 17일 상오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총리회담 첫날 공개회의에서 각각 강영훈 총리와 연형묵 총리의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1차 서울회담에서 밝혔던 원칙과 제안들을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1시간40여분 동안 진행된 쌍방의 기조발언은 실체 인정을 통한 평화공존체제 구축과 「하나의 조선」정책 고수가 주조를 이뤘으며 이 부분에서 가장 현격한 의견차를 노정,회의가 끝난 뒤 남북 총리는 서로 악수도 교환하지 않는 등 2차 평양회담의 전망이 밝지 않음을 나타냈다. 우리측 강 총리는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 논리인 「하나의 조선」정책의 허구성과 1차 서울회담에서 북측이 제시했던 긴급과제 3개항의 부당성을 원칙론적 차원에서 조목조목 지적하는 등 시종 강한 톤으로 우리 입장을 전개했다. 강 총리는 특히 『북측이 남조선 혁명노선을 포기하지 않고 대결정책을 계속 추구한다면 남북고위급회담의 진전을기대할 수 없으며 대결상태 해소와 화해협력도 이룩될 수 없다』며 북측의 「하나의 조선」정책 전환을 강력히 촉구했다. 강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과거 남북대화 과정에서 북측의 억지 주장을 가능한 한 받아들이던 입장에서 크게 선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고위급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의 뼈대를 바로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우리 체제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다시 말해 최근 일북 관계개선에서 나타나고 있는 북의 2개 조선 인정 정책으로의 전환조짐을 차제에 확인해본다는 것이다. ○유엔 가입 저지 총력 그러나 공식회의에서 우리측이 이같이 이례적인 강성발언을 피력한 것은 18일의 비공개회의에서 원칙면에서의 우위를 차지,대북 협상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측은 우리측의 상호실체 인정을 통한 평화공존체구축 주장은 두개의 조선을 고착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하나의 조선정책을 완강히 고수하는 입장을 보였다. 북한측이 일북 관계개선 등 대외 개방정책으로 전환하려는 기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이같이 대남 「하나의 조선」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아직 북측이 기본입장 전환의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는 데서 나온 것으로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연 총리는 1차 서울회담에서 3대 긴급과제를 총리회담의 선결조건이라고 주장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긴급과제의 하나인 유엔 가입문제를 빼고는 다소 신축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북측이 실무접촉과 함께 총리회담에서 유엔 가입문제를 논의하고,총리회담에서 쌍방이 합의할 때까지 어느 일방도 유엔 가입을 하지 않는 등의 3개항의 새로운 안을 제시해온 것은 북측이 우리의 유엔 가입저지에 얼마나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느냐를 입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유엔 가입문제는 앞으로 총리회담의 지속 및 진전과 맞물려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은 우리측의 남북관계 기본합의서 제안을 거부하면서도 합의서의 일부 내용을 포함한 불가침선언을 채택하자고 주장,입장변화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리측도 북측의 3개 원칙을 수용,일부 내용을 개정한기본합의서를 제시했다. 북의 제안에서는 무력의 단계적 감축을 주장하고 있어 신뢰구축 선행이라는 우리측과는 입장을 달리하고 있으나 무력감축이 배제될 경우 이번 회담에서 합의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기본합의서 형식으로 될지 불가침선언 형식으로 될는지는 비공개회의에서 협의를 해 봐야겠지만 이번 회담에서 어느 정도의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내야겠다는 쌍방의 의견이 부합되면 이 부분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 ○총리회담 희석 겨냥 연 총리는 이날 기조발언 처음과 끝부분에서 총리회담 의제를 정치ㆍ군사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등 3가지로 늘릴 것을 두 차례에 걸쳐 거듭 강조했으며 1차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교류협력보다는 정치군사적 대결상태 해소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측의 의제와 관련한 새로운 제의는 총리회담에서 그들이 선호하는 정치ㆍ군사적 문제를 중점 거론하고 총리회담의 초점을 흐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강 총리는 이날 새로 3개 당면과제를 제시하고 상당히 구체적인 통신ㆍ통상ㆍ통행의 3통협정안을 제시했다.최소한 비방 중상금지 선언이나 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 정도는 합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이 비공개회의에서 어떻게 나올는지가 2차 평양회담의 관건이라할 수 있다. 강 총리가 18일 하오 김일성 주석과의 면담에서 주고받을 대화내용과 김 주석에게 전할 노태우 대통령의 구두메시지,이에 대한 김 주석의 노 대통령에 대한 구두메시지 등은 공식적인 총리회담과는 별개로 첨예한 이견대립 부분을 좁힐 수도 있을 것이다. □남북총리 기조연설 입장 대비표 ●남한 ▲관계개선 기본원칙 ㆍ「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 합의서」 전문에 7ㆍ4남북공동성명의 정신을 수용 ㆍ상호체제 인정,존중 및 상대방 내정 불간섭 ㆍ범법자 석방문제는 내정간섭 ㆍ북측 보도매체의 공정성 필요 ㆍ「남조선 혁명」노선 포기 ㆍ남북간 물자교류와 경제협력 적극 추진 ㆍ60세 이상 이산가족 고향방문 우선 실현 ▲중요제안 ㆍ남북 통행ㆍ통신 및 경제교류협력에 관한 제안(3통협정 구체적 제시) ㆍ교류협력협의회와 정치군사협의회의 구성ㆍ운영 ▲토의순서(1차 때와 통일) 선 다각적인 교류ㆍ협력 실시문제 ▲제안 주요내용:통행협정(10개항) ㆍ육로의 경우 장단과 판문점을 통과 지점으로 하고 경의선 철도와 문산,개성간 도로연결 ㆍ방문자에 대한 신변안전ㆍ무사귀환 보장 ㆍ남북통행위원회 설치 운영 ㆍ서울,평양,판문점에 공동연락사무소 설치,운영 ▲제안 주요내용:통신협정(9개항) ㆍ우편물 교환장소를 판문점으로 하고 주 1회 교환을 원칙으로 한다 ㆍ정치ㆍ군사적 목적 이용 금지 ㆍ남북통신위원회 설치,운영 ㆍ남북통신기술단 운영 ▲제안 주요내용:통상협정(13개항) ㆍ교환대상 품목은 상호보완원칙에 의해 선정 ㆍ교류물자 가격은 국제시장 가격을 고려,당사자간 합의에 의해 결정 ㆍ청산결제방식으로 거래 ㆍ스위스 프랑으로 결제 ㆍ비관세 ㆍ공동 대외진출과 협력사업 추진 ㆍ쌍방 부총리급을 위원장으로 한 남북경제협력공동위 설치운영 ▲1차 때와 비교:남북관계 기본합의서 ㆍ1차 때와 동일,다만 전문에 북측 주장인 7ㆍ4공동성명 수용 ▲1차 때와 비교: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방안 ㆍ3통협정으로 세분화 ▲1차 때와 비교:정치ㆍ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ㆍ1차 때와 동일 ▲1차 때와 비교:북측이 제시한 3대 선결과제 ㆍ1차 때와 마찬가지로 북측과의 합의도출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 피력 ●북한 ▲관계개선 기본원칙 ㆍ통일문제 해결에 철저한 주체 설정 ㆍ유럽식 신뢰구축방안과 독일식 통일과정 반대 ㆍ쌍방 모두 통일지향적 자세 견지 ㆍ상호불신에 대한 공동인식 필요 ㆍ정치 군사적 대결상태의 우선 해결 ㆍ통일문제 해결의 가깝고 합리적인 방도 모색 ㆍ단일제도에 의한 통일방안 반대 ㆍ자주ㆍ평화통일ㆍ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 원칙 재확인 ▲중요제안 ㆍ남북 불가침선언 초안 ㆍ유엔 가입과 관련한 3개항 제의 ㆍ의제토의를 「정치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다방면적인 협력ㆍ교류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 등으로 3분화 ▲토의순서(1차 때와 동일) ㆍ선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문제(의제에 대한 일괄합의,동시집행원칙 새롭게 제시) ▲제안 주요내용:불가침선언 초안(7개항) ㆍ무력 불사용 및 불침범 ㆍ분쟁의 대화,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ㆍ불가침 경계선은 휴전협정 당시 군사분계선으로 한다 ㆍ군비경쟁 중지 및 무력의 단계적 감축 ㆍ쌍방군사 당국자간 직통전화설치 운영ㆍ통일실현 때까지 유효 ▲제안 주요내용:유엔 가입관련 제의 ㆍ유엔 가입문제 해결 위한 공동노력 ㆍ합의도출까지 토의 계속 ㆍ합의 전에 어느 일방의 유엔 가입 반대 ▲1차 때와 비교:남북관계 기본 합의서 ㆍ구체적으로 채택할 필요없고 불가침선언으로 대체 ▲1차 때와 비교: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방안 ㆍ1차 때와 동일,우선적으로 정치ㆍ군사문제 해결 주장 ▲1차 때와 비교:정치ㆍ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ㆍ1차 때와 동일 ▲1차 때와 비교:북측이 제시한 3대 선결과제 ㆍ팀스피리트훈련:고위급회담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만이라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수준으로 약간 후퇴(1차 때:앞으로 2∼3년 중지주장) 방북구속자 석방:1차 때와 동일
  • 「유엔가입」 발목잡기 속셈/북의 적십자 실무접촉 새달 제의의 저변

    ◎재개합의 40일 만에 “한달 뒤 열자” 통보/이산가족 상봉도 시간끌어 무산 겨냥 북한은 지난 9월초 제1차 서울총리회담에서 남북적십자회담 재개를 약속한 지 40여일 만인 16일 제2차 고향방문단과 예술공연단 교환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적십자회담 실무대표접촉을 오는 11월15일 갖자고 제의해왔다. 북한측의 이날 갑작스런 제의는 17,18일 두차례에 걸친 공개 및 비공개회담을 비롯한 제2차 평양총리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기본입장과 자세를 예견해볼 수 있다. 북한은 이날 상오 10시10분쯤 전화통지문을 통해 남북적십자회담 실무대표접촉을 제의한 것은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이날 상오 9시 판문점을 통과한 강영훈 국무총리를 비롯한 우리측 대표단의 회담대책전략을 교란시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측 대표단은 지난 1차 서울회담에서 유엔 가입문제 협의와 적십자회담 재개에 합의했으나 북측이 적십자회담 재개부문에 대한 합의사항을 준수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2차회담에서 북측을 추궁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남북대화사무국에 설치된 지원통제단(단장 송한호 통일원 차관)은 우리측 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하는 즉시 북측의 이같은 제의사실을 알렸으나 평양 현지에서는 도청의 위험 등으로 인해 대표단의 자체대책회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는 게 정부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북한의 이날 제의는 유엔 가입문제와 적십자회담 재개는 1차 서울회담 합의사항이라는 점을 들어 우리측의 11월중 유엔 가입을 저지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우리측은 1차회담 이후 2차례의 유엔 가입문제 협의를 위한 실무대표접촉을 갖고 북측의 단일의석 가입안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나 진전이 없을 뿐 아니라 이번 2차회담에서도 진전이 없을 경우 곧바로 유엔에 가입할 방침임을 수차례 시사해왔다. 더욱이 오는 11월은 우리의 핵심우방인 미국이 안보리 의장국이 되는만큼 우리의 유엔 가입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우리의 유엔 가입저지의 필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한은 2차회담에서 11월15일 적십자회담 실무대표접촉을 갖자고 제의한 것은 그동안 적십자회담 지연에 대한 우리측의 추궁을 피하고 유엔 가입문제도 실무대표접촉 과정을 지켜보면서 계속해나가자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나아가 60세 이상 이산가족의 자유왕래를 비롯한 인적 교류문제도 실무대표접촉과 연계,더이상 거론하지 말자는 소극적인 자세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적십자 본회담도 아닌 실무대표접촉을 한달 후에 갖자고 제의한 것은 남북대화 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로서 기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 정부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북한측이 이같이 실무대표접촉을 한달 후에 갖자고 제의한 것은 적십자회담 재개를 전혀 원치 않는 속마음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북한은 11월15일 1차 실무대표접촉을 갖게 되면 두어차례 접촉을 더 가진 뒤 내년초에는 팀스피리트훈련을 트집삼아 적십자회담 재개를 무산시킬 속셈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이날 전통문에서 지난해말 7차 실무대표접촉에서 「꽃파는 처녀」 「피바다」 등 혁명가극 공연문제로 인해 2차 고향방문단 및 에술공연단 교환이 무산된 점을 강조,앞으로 실무대표접촉 과정에서도 혁명가극공연을 고집해올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당국은 이산가족의 고향방문을 반드시 실현시킨다는 판단 아래 북한측의 혁명가극공연 고집도 수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결국 북한은 최근의 남북통일축구대회ㆍ범민족통일음악회 등 일련의 대남 유화제스처에도 불구,대규모의 인적 왕래는 여전히 원치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남북총리회담에 임하는 가장 큰 목적도 지난 1차 서울회담 때와 같이 우리의 유엔 가입저지에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 “남북교류 확대로 신뢰 쌓자”/강 총리,평양 만찬사

    ◎고향방문 노인들부터 실천/총리회담 오늘 인민문화궁서/우리 대표단,백화원초대소서 첫밤 【평양=이종기ㆍ권기진 특파원】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 첫날 회의가 17일 상오 10시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공개로 열린다. 우리측은 이날 회담에서 서울에서의 1차회담을 통해 제시한 바 있는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8개항의 기본합의서 채택을 거듭 촉구하는 한편 11월 중순쯤 서울에서 3차회담을 개최토록 제의할 예정이다. 이날 회담에서 북한측이 「긴급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방북구속자 석방 ▲단일의석 유엔 공동가입 등 3개항에 대해 어느 정도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인지의 여부가 주목된다. 강영훈 국무총리를 수석대표로 한 회담대표 7명과 수행원 33명 기자단 50명 등 우리측 대표단 90명은 16일 상오 판문점을 경유,개성에서 열차편으로 숙소인 평양 백화원초대소(영빈관)에 도착,첫날밤을 보냄으로써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위한 3박4일간의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강 총리는 우리측 대표단과 함께 이날 하오 1시20분쯤 열차편으로 평양에 도착,백화원초대소에서 연형묵 정무원 총리의 영접을 받은 뒤 숙소내에 있는 일호각 접견실에서 연 총리 및 북측 대표들과 환담을 나눴다. 북한의 연형묵 총리는 만찬 환영사에서 『지금이야말로 전쟁과 평화,대결과 단합의 두 현실 속에서 냉철한 민족의 양심을 되찾아 선택을 바로 해야 할 때이며 이 기로에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옳은 방향으로 돌려나가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긴장을 풀고 정세를 완화시켜야 하며 전쟁을 막고 평화를 이룩해야 하며 단합과 통일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 총리는 또 『대결해소와 긴장상태를 풀며 전쟁의 위험을 가시고 평화의 담보를 마련하는 바로 여기에 고위급회담 대표들이 자기의 사명을 다하는 길이 있다』고 역설했다. 강 총리는 이어 만찬답사를 통해 『오늘날 세계적인 대화해의 물결 속에서도 오직 우리만이 서로 등을 대고 대치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상호불신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굳게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여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로간에 신뢰를 쌓는 길이 가장 절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강 총리는 특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는 오랫동안 헤어졌던 이산가족들의 혈육을 찾아주는 일』이라면서 『이산가족들의 전면적인 고향방문이 당장 어렵다면 우선 60세 이상 연로한 분들만이라도 서로 고향과 핏줄을 찾을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강 총리는 또 『이제부터라도 남과 북은 제3국을 거치지 않고 유무상통의 입장에서 직접 활발하게 물자를 교류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사람과 물자의 왕래와 교류가 촉진된다면 자연히 신뢰가 쌓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대표단은 이날 상오 9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 들어갔으며 김광진 인민무력부 부부장 등 북한측 회담대표들의 영접을 받고 승용차편으로 함께 개성으로 이동,기차로 갈아타고 평양으로 향했다.
  • 강 총리 만찬답사

    나는 오늘 아침 서울을 떠나 판문점을 거쳐 평양까지 오면서 참으로 착잡한 마음을 가눌길 없었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인류가 오랫동안 희구해왔던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바로 어제까지 대결하던 나라들이 서로의 문을 활짝 열고 활발한 교류와 왕래로 친선과 우의를 다져가고 있습니다. 끊어진 통로는 45년간의 풍상에 얼어붙어 마음대로 오가기는 커녕 서로 소식조차 주고받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세계적인 대화해의 물결 속에서도 오직 우리만이 서로 등을 대고 대치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상호 불신 때문입니다. 따라서 나는 굳게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녹여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개척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로간에 신뢰를 쌓는 일이 가장 절박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불신을 씻고 신뢰를 쌓는 지름길은 서로가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자유롭게 왕래해서 이해를 넓혀 민족의 동질성을 찾는 데 있습니다. 나는 이번 북경에서 열렸던 아시아경기대회를 지켜보면서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남과북의 선수들이 한 형제처럼 다정하게 어울리고 양측의 응원단이 한덩어리가 되어 목이 쉬어라고 상대방의 선수들을 열렬하게 응원하는 것을 보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었습니다. 또 이곳 평양에서는 얼마 전 남북통일축구경기대회가 열렸고 남북한 및 해외에 있는 음악인들이 모여 통일음악회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문제는 오랫동안 헤어졌던 이산가족들의 혈육을 찾아 주는 일입니다. 북쪽에 있는 이산가족들도 똑같은 심경이었을 것입니다. 우리 남북의 당국자들은 이분들의 애끊는 염원을 걸코 외면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이산가족들의 전면적인 고향방문이 당장 어렵다면 우선 60세 이상 연로한 분들만이라도 서로 고향과 핏줄을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측의 생각입니다. 문화와 체육분야 그리고 인도적인 교류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경제교류입니다. 우리의 아쉬움은 북녘땅에서 풍부하게 생산되는 자원을 애써 먼나라로부터 힘들여 수입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남과 북은 제3국을 거치지 않고 유무상통의 입장에서 직접 활발하게 물자를 교류해나가야만 하겠습니다. 이처럼 사람과 물자의 왕래와 교류가 촉진된다면 자연히 신뢰가 쌓이게 될 것이며 신뢰가 다져지면 이를 바탕으로 어떠한 어려운 문제도 하나하나 쉽게 풀어나갈 수가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남북의 대표들은 이번 회담에서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적인 합의를 이룩하고 이를 토대로 각 분야에 걸쳐 접촉과 교류와 협력을 조속히 실천에 옮겨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의 성의와 노력을 다해야 할 줄 압니다.
  • 「통일위한 남북 기본합의」 모색/정부 방침

    ◎평양총리회담서 10개항 제시/평화공존ㆍ비방금지ㆍ군축 포함/북 태도 보아 팀스피리트 격년 실시/3차회담 연내 서울개최 다각 노력 정부는 지난 1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시했던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 8개항과 북측의 3대원칙을 포괄적으로 담은 「민족통일을 위한 남북 기본합의안」을 마련,오는 16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2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한측에 제의할 방침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민족통일을 위한 남북 기본합의안은 남북한이 민족대단결을 위한 평화적 통일을 조속히 이뤄내도록 공동 노력을 경주한다는 대원칙 아래 ▲통일될 때까지 상호체제 인정을 통한 평화공존 유지 ▲상호 비방ㆍ중상 금지 ▲민족 공동이익을 우선 추구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비감축 ▲휴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등 10개항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또 2차 평양회담에서 91년도 팀스피리트훈련 규모의 단계적 축소방침을 밝히고 북한이 대남적화통일노선의 논리적 근거인 「하나의 조선」 정책을 고수하지 않는다면 92년부터는 격년제로 실시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우리측 수석대표인 강영훈 국무총리는 오는 17일 제1차 공개회담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이 평화적 통일을 위해 공동노력을 경주한다는 등 10개항으로 된 민족통일을 위한 남북 기본합의안을 북측에 제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 기본합의안은 지난 1차 서울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의했던 남북 관계개선 기본합의서 8개항과 북측의 3개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명칭은 북한측과 협의를 거쳐 조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특히 2차 평양회담에서 상호실체인정을 통한 평화공존을 강조할 방침이며 이는 이미 작성되어 있는 강 총리의 만찬사 및 4번의 성명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지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기본합의를 담은 기조연설문안은 평양 현지에서 부분적인 문구 손질을 거쳐 최종 결정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또 『우리측은 이번에 91년 팀스피리트 한미 연례합동 군사훈련의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할 것임을 밝힐 계획』이라며 『북한이 「하나의 조선」 정책고수 대신에 남북간 교류협력과 상호 실체인정 등에 성의를 보인다면 팀스피리트훈련을 92년부터는 격년제로 실시할 수도 있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2차 평양회담의 비공개회담을 가능한 부문별회담 형식으로 유도,남북 경제협력공동위 및 군사공동위원회와 같은 분과위 구성합의를 추진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1차회담에서 남북간에 의견이 접근된 불가침선언 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등과 통행ㆍ통상ㆍ통신의 3통협정 체결 등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정부는 또 지난 1차 서울회담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적십자회담 재개를 촉구,빠른 시일내 2차고향방문단 교환과 60세 이상 이산가족들의 방문을 실현시킬 계획이다. 정부는 이밖에 고위급회담의 지속적인 개최와 이에 따른 실질적인 성과를 유도하기 위해 연내에 제3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서울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 한글날이 즐거운 6순할머니들

    ◎1백64명 「한글교실」서 글깨우치기 1년/“이젠 손녀편지도 읽어요”… 문맹한 풀어 『기역 니은 디귿부터 배우기 시작하지 벌써 1년!…』 『열살도 안된 어린나이에 신문이나 잡지를 겨드랑이에 끼고 다방을 드나들어야 했고 그런 생활을 하면서 책가방을 들고 다니는 같은 또래의 학생들을 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었으며 제 처지가 원망스러워 한없이 눈물을 흘리곤 했습니다』 한글날을 하루앞둔 8일낮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수도학원 301호실은 감격의 흐느낌으로 가득찼다. 학원측이 마련한 「제544돌 한글날 기념식」에 참가한 이 학원 한글교실 수강생 5백여명 가운데 60세이상된 1백64명의 만학도 할머니들은 생전처음 한글을 깨우친 감격에 겨워했다. 8남매가운데 막내로 태어나 홀어머니를 모신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가족이 모두 뿔뿔이 흩어져 학교라고는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다가 뒤늦게 이 학원에서 1년만에 난생 처음 써본 「선생님께 드리는 글」을 낭독하는 이진희양(28)의 처지가 마치 할머니들의 과거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유학간 손녀딸이 보내오는 편지를 읽지 못하는 한을 풀기위해 기역 니은부터 배우기 시작했다는 76세의 할머니,결혼을 한뒤 한글을 몰라 남편에게 갖은 구박을 받으며 살다 결국 이혼까지 하고는 새 삶을 찾기위해 공부에 전념하는 아주머니,숫자를 몰라 버스번호를 손바닥에 쓰고 다녀야 했던 70세의 할머니…. 이날 행사에 참석한 1백64명 가운데 최고령자로 「늘푸른상」을 받은 올해 일흔 여섯된 박순재할머니는 경기도 구리시에서 날마다 1시간30분씩이나 학원까지 버스와 전철을 번갈아 타고 다니는 열성파. 『못배운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고 운명에 달려있는 것 아니냐』면서 『배워서 안될 것이 없다는 신념으로 하루를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는 박할머니였다. 이날 행사가 끝날 무렵,74세의 한 할머니는 할말이 있다면서 단상으로 올라가 『처음에는 동네 사람들이 보따리를 싸들고 매일 어디를 다니느냐고 물어 친척집에 일이 있어 다닌다고 속였으나 이젠 떳떳하게 말해줄 수 있다』고 해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어려움이 닥칠 때는 밟으면 밟을수록 강해지는 잔디처럼 일어납시다』 이진희양의 편지낭독을 마지막으로 할머니들이 선물로 받은 국어대사전을 가슴에 안고 행사장을 떠날 때 옆 강의실에서는 다른 수강생들이 『기역 니은 디귿』 『가갸거겨』를 힘차게 외우고 있었다.
  • “추석때 남북고향방문 실현”/「1천만이산가족」집회/서신교환도 촉구

    1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위원장 조영식 경희대총장)는 16일 하오2시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홍성철 국토통일원장관과 사할린 동포 및 국내이산가족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9회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 및 이산가족 생사확인촉구대회」를 열었다. 조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산가족의 문제는 다른 어떤 남북교류추진회담 보다 우선해 해결할 초미의 선결과제임을 깊이 인식,남북으로 떨어져있는 이산가족들의 생사와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신교환 등을 즉시 실시하라』고 남북한 당국에 촉구했다. 대회참석자들은 『남북적십자사는 이번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논의한대로 즉각 회담을 속개해 제2차 남북고향방문단을 오는 추석명절을 전후해 교환할 수 있도록 해줄것과 60세 이상의 이산가족들만이라도 상호방문을 실현하게 해줄것』 등을 결의했다.
  • “5년 만에 재접촉”의 기대(“새 전개” 남과 북:2)

    ◎인적 교류 정례화 「적십자」로 푼다/이산가족 재회·2차고향방문 등 모색/민족대교류차원 별도 접근 가능성도 1차 남북 총리회담이 이산가족 재회를 위해 적십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키로 합의함으로써 지난 85년 12월 제10차 회담을 끝으로 중단됐던 남북 적십자회담이 5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남북총리가 분단 45년 만에 처음으로 대좌한 이번 서울회담에서 합의를 본 적십자회담 재개로 남북간 인적 교류의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우리측이 평화구축과 신뢰조성의 선결조건이 선교류협력에 있다고 강조한 반면 북한측은 정치·군사적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교류와 개방을 기피해온 점을 감안하면,적십자회담 재개 합의는 북한측도 당국차원은 안되지만 민간차원의 인적 교류는 수용할 수 있다는 자세변화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측 대표단의 대변인인 홍성철통일원장관과 북측 대변인인 안병수조평통서기국장은 지난 6일 하오 두차례에 걸친 총리회담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 쌍방은 2차고향방문단 교환과 60세이상 이산가족들의 방문을 협의하기 위해 쌍방이 적십자회담을 열 것을 촉구하도록 합의했다』고 밝혔다. 쌍방 정부당국은 조만간 정식으로 적십자사에 회담 개최를 촉구하게 되며 남북의 적십자사는 60세이상의 이산가족 방문과 2차고향방문단 교환문제등을 논의하기 위한 11차적십자회담 개최문제를 협의하게 된다. 11차회담은 서울과 평양에서 교대로 열기로 한 남북 합의에 따라 평양에서 열린다. 과거 적십자회담의 전례를 보면 통상 30∼40일정도의 실무접촉이 있어야 회담이 개최된다는 것이 남북문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빠르면 10월말쯤이면 11차 본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지만 오는 10월16일 평양에서 2차 총리회담이 열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10월 개회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왜냐하면 북한은 한달에 2가지 회담을 준비하기가 벅차고 또 그러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홍성철장관은 『적십자회담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열도록 촉구하겠다』고 말해 과거의 적십자회담과는 달리 실무접촉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킬 뜻을 비쳤다. 남북 적십자사가 의외로 순조롭게 회담재개에 합의할 경우 11차회담의 개회시기는 상당히 앞당겨질 가능성도 없지않다. 과거 남북의 적십자사가 실무접촉에서 의제,진행방법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기 때문에 개최기간이 오래 걸렸음을 고려할 때 당국간의 의지만 있다면 한달이내에 11차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적십자회담이 지난 72년 8월 제1차 본회의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결실은 지난 85년 9월20일의 3박4일동안의 남북 이산가족 고향방문및 예술공연단 동시 교환방문이었다. 남북 쌍방은 분단 40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차원의 인적 교류라는 귀중한 선례를 남긴 뒤 곧바로 85년 12월 서울에서 10차 적십자회담을 가졌다. 이어 11차 본회담을 평양에서 개최키로 했으나 북측이 팀스피리트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구실로 대화를 일방적으로 중단시켰다. 쌍방은 대화중단 4년 만인 89년 9월27일 1차 실무접촉을 갖고 11차 본회담 개최문제를 협의하기 시작했지만 11월27일 7차접촉에서 북측이 혁명가극공연을 고집해 회담은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북측의 주장은 인도주의적인 적십자 사업과는 무관한 「꽃파는 처녀」 「피바다」 등의 가극을 공연할 것과 이산가족 대상을 서울과 평양에 고향을 둔 사람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북한의 혁명가극은 혁명투쟁과 계급투쟁을 고취하는 정치적 선전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 「적십자는 어떤 정치적·사상적 논쟁에 개입해서도 안된다」는 적십자의 중립성원칙에 위배되는 것임은 물론이다. 북한이 11차 본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과정에서 이같은 선전적 차원의 주장을 되풀이한다면 적십자회담의 전도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 우리의 유엔단독가입을 유보시키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십자회담에 보다 전진적인 자세로 임할 것으로 남북관계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우리측 정부는 재개될 적십자회담에 유연한 자세로 임하되 「꽃파는 처녀」등의 혁명가극공연같은 선전적 목적이 있는 주장은 수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8일 『혁명가극등을 허용하려면 벌써했을 것』이라며 불허방침임을 강조했다. 정부는 남북간 인적 교류를 위해 적십자회담을 통한 정례적인 인적 왕래가 성사되도록 하는 동시,추석·설날 등 민속명절을 즈음해 민족대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강영훈국무총리는 8일 기자들과의 간담을 통해 『지난 85년 중단된 적십자회담을 재개하거나 실무자 접촉을 통해 가능한 한 추석때까지는 이산가족들의 고향방문단 교환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오는 10월3일 추석을 맞아 민족대교류를 북측에 제안할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이 적십자회담이나 추석을 맞이한 민족대교류에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응해 나올는지 여부는 앞으로의 고위급회담 진전상황과 맞물려나갈 전망이다. 북한측은 2차 평양회담의 분위기조성을 위해 우리측이 내주에 적십자회담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의할 경우 응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박정현기자〉 71년 8월12일 대한적십자사가 적십자회담 제의 72년 8월30일 1차 본회의(평양) 9월13일 2차 〃 (서울) 10월24일3차 〃 (평양) 11월22일 4차 〃 (서울) 73년 3월21일 5차 〃 (평양) 5월 9일 6차 〃 (서울) 7월11일 7차 〃 (평양) 85년 5월28일 8차 〃 (서울) 8월27일 9차 〃 (평양) 12월 3일 10차 〃 (서울)
  • 이산가족 추석 방북 추진/강 총리,기자간담

    강영훈국무총리는 8일 『가급적이면 이번 추석을 전후해 60세이상의 이산가족이라도 상봉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정부의 바람』이라며 『가능하면 빨리 북한측과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강총리는 이날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그동안 10차회담을 끝으로 중단된 남북 적십자회담 본회담을 재개하거나 또는 별도의 실무접촉을 통해 이 문제를 협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총리는 또 유엔가입문제와 관련,내주중 남북 실무자 접촉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 서울 「고위급회담」 대임 치른 강영훈총리

    ◎“남북 상호이해의 초석 놓은 셈”/“「당국자 대좌」 자체가 통일의 첫 걸음/연총리 성실한 인상… 평양회담 기대” 『분단사상 처음으로 남북의 총리와 고위당국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는 자체가 평화통일의 가능성을 밝게 해주는 것입니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1차회담의 우리측 수석대표인 강영훈국무총리는 7일 상오 북측 손님들을 회담장인 인터콘티넨탈호텔 현관에서 배웅하고는 긴 터널을 빠져나온 듯한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강총리는 북측 상대역 연형묵총리에 대해 상당한 호감을 표시하며 『성실한 분 같았다』고 그동안 느낀 개인적인 소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 자신 고향이 평북 창성으로 실향민인 강총리는 3박4일동안 연총리와 맺은 짧지만 의미있는 「교우」가 오는 10월 평양에서의 2차회담에서 남북을 잇는 연결고리로 작용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평가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분단 45년 만에 남북 총리간의 공식회담이 개최된 것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보며 양측입장이 공개적으로 명확히 제시됨으로써 상호입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평양에서 2차회담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남북 총리가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었다는 것도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회담결과가 합의문 발표등 명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아 아쉬운 점도없지않은 것 같은데. ▲첫 만남에서 이 정도면 나름대로의 성과가 있는 것 아닙니까. 서로가 의견과 입장을 충분히 알게 된 만큼 공통된 점은 합의를 이끌어나갈 것이며 차이가 나는 점은 차이를 줄이도록 노력해나갈 것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의 의견접근으로 합의한 것과 이견을 보이는 것을 정리해주신다면. ▲이산가족의 고향방문,특히 60세이상의 상호방문문제는 북측도 긍정적 태도를 보여 이 점을 논의하기 위해 적십자회담을 재개하자는 우리 제의에 북측이 동의한 것과 유엔가입문제에 있어 남북한 단일의석가입을 주장하는 연총리에게 「그 구체안이 있느냐」고 묻자 「있다」고 하기에 그 구체적 설명을 듣기 위해조만간 실무자 접촉을 갖기로 합의한 점을 들 수 있겠지요. 또 군사적 긴장완화의 필요성에 대해 양측이 공감하였고 구체적으로는 양측 군사책임자간의 직통전화 가설,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군사훈련상황의 정보제공 등에서 부합되는 점이 있었습니다. 남북한간의 기본적인 시각차는 우리측이 신뢰구축ㆍ긴장완화가 군사적 조치의 선행조건이 된다고 보는 데 반해 북측은 그 반대입장에 있기 때문에 비롯된 것입니다. ­이틀째 비공개회담에 괌심이 많습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3가지 선결과제인 유엔 단일의석 공동가입ㆍ팀스피리트훈련 중지ㆍ방북구속자 석방문제를 놓고 연총리와 한바탕 설전을 벌여 판정승을 했다는 후문인데. ▲그렇게 봐준다면 고마운 일이지요. 연총리도 당당하게 입장과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강총리는 앞으로의 총리회담을 의식해서인지 회담에 방해되는 말은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2차회담에서는 북측이 3가지 선결과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실 것인가요. ▲우리의 입장은 1차회담때와 같을 것입니다. 유엔가입문제는 북한의구체적 설명을 들은 후 검토하겠으며 팀스피리트훈련은 어디까지나 방어적 훈련이므로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방북구속자 석방문제는 우리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국법을 무시한 행동을 해 사법처리된 것으로서 이 문제를 북측에서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입니다. ­연총리와 두번 단독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회담을 잘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인간적으로 서로 잘 알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만났을 뿐입니다. 첫번째 만남은 만찬장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에서 잠깐 만난 것으로 별 얘기는 없었으며 두번째 만남은 민속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가는 차중에서 「이번 회담이 토론장화되는 것을 막자,만남 자체가 중요한 만큼 양측 입장을 확인하고 간격을 줄여나가도록 노력하자」는 내용의 대화였습니다. 두번의 만남을 사귐의 차원이었다고 보면 됩니다. 강총리는 그의 고향인 「평북 창성」이라는 답을 염두에 두고 한 『평양회담에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이라는 질문에는 『그것은 그때가서 얘기하자』면서 웃어넘겼다.
  • 북대표의 「정치적 장난」/구본영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북한의 연형묵 총리가 6일 밤 박준규 국회의장 초청만찬에서 또다시 평민당 김대중 총재의 방북초청을 시사함으로써 통일에의 접근방법2에 대한 남북간 엄청난 괴리를 다시한번 가늠케 했다. 더욱이 북측은 우리측이 제안하고 있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다가 느닷없이 연총리가 이같이 거론해 이번 남북 총리회담에 임하는 북측의 「진의」를 의심하도록 만들었다. 사실 북측은 지난 4일 연총리의 기조연설을 통해 「정당ㆍ사회단체ㆍ인민의 자유왕래」라는 주장을 펴면서도 우리측이 제기한 60세 이상 이산가족 고향방문을 즉각 실현하자는 제안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통일전선전략」이라는 구태의연한 미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구심마저 들게 했다. 특히 북측 대표들이 이번 3박4일간의 서울생활에서 간간이 보여준 행태는 이같은 의구심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북측 대표단이 회담에서 밀입북사건으로 구속된 임수경양과 문익환목사 등의 석방문제나 팀스피리트 훈련중지 등을 집중거론한 것은 북측의 속셈을 공공연하게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북측 대표단이 강영훈 총리를 부를때 「강총리」라는 호칭을 극구 피하고 「강선생」이라는 표현을 애용(?)한 것이라든지 북측 기자들이 『우리는 양복입은 사람들보다는 근로자들이나 학생들을 취재하러 왔다』고 호언하는 것 등은 『남북당국이 「인민」의 통일염원을 외면할 수 없게 된 것이 이번 회담의 성과』라는 미사여구뒤에 숨은 북측의 또 다른 「얼굴」이라고 느껴졌다. 이날 마찬에서 연총리가 평민당 김총재 초청의사를 피력한 것이라든가 북측 대표단의 문익환목사의 실제인 문동환 부총재에게 「각별한」 관심을 표명한 것은그같은 북측의 숨은 얼굴,다시 말해 우리 사회의 분열을 노리는 통일전선전략을 또 다시 클로스업시킨 것이라해도 편견이라고 매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북한이 회담일정을 끝내고도 미련스러울 만큼 정치적 「장난」을 계속하고 있는데는 우리의 책임도 없지 않을 듯 하다. 호텔 정문앞에서 연이어 벌어진 전대협이나 재야인사들의 북측 대표단 접촉시도 등이 북측으로 하여금 환상에서 헤매도록 하는 것은 아닌지 모두들 깊이 생각해 봐야겠다.
  • 북한대표단 오늘 상오 귀환

    남북한은 6일 유엔가입문제와 관련,양측의 가입방안을 협의,조정하기 위해 추후 별도의 대표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에따라 우리측은 당분간 우리만의 유엔단독가입방침을 유보하기로 했다. 남북한은 또 제2차 고향방문단의 교환방문과 60세이상 이산가족의 남북 자유왕래의 즉각 실현을 위해 85년 중단된 적십자본회담의 재개를 쌍방 적십자사측에 촉구키로 했다. 남북한은 이날 상오 10시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이틀째 비공개회의를 속개,양측이 전날 행한 기조발언을 중심으로 협의를 벌이는 가운데 이같이 합의했다고 쌍방대변인인 홍성철통일원장관과 안병수 조평통서기국장이 밝혔다. 남북한은 그러나 부총리급을 수석대표로 한 경제공동위원회의 설치ㆍ운영 및 경의선의 복원등 다각적인 교류ㆍ협력문제는 오는 10월16일부터 열리는 2차 평양회담에서 협의를 계속키로 했다. 우리측은 이날 회의에서 상호체제인정및 내정불간섭등을 주요내용으로 한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안」의 채택을 다시한번 촉구했으며 북한측은 7ㆍ4 남북공동성명 준수등 회담 3원칙과 함께 긴급의제인 유엔가입문제,임수경씨등 방북구속자의 석방,팀스피리트훈련 중지등을 거듭 주장했다. 우리측은 구속자 석방문제와 관련,실정법 위반과 통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북측 주장을 반박했고 팀스피리트문제도 한반도의 전쟁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무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회의는 2시간10분동안 양측 대표단의 남북 현안에 대한 대체토론,연형묵총리와 강영훈총리의 종결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한편 북한대표단은 이날 잠실 롯데월드호텔에서 열린 박준규국회의장 주최 만찬에 참석한 뒤 3박4일간의 서울 체류일정을 끝내고 7일 상오 9시 호텔을 출발,상오 11시 판문점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간다.
  • “남북 총리 만남 자체가 뜻깊은 일”/홍성철 남한측 대변인

    『이번 1차 고위급회담은 성공적이었고 진일보 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측 차석대표이자 대변인인 홍성철 통일원장관은 6일 하오 회담을 끝낸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소감을 밝히고 회담결과를 설명했다. ­이번 회담은 어떤 의미가 있나. 『남북 쌍방간 합의한 것은 별로 없지만 분단사상 남북 총리가 만난 사실은 뜻깊은 일이며 서로 솔직한 얘기를 나눴다』 ­남북간 인적왕래에 관한 협의결과는. 『우리는 이산가족 생사확인 및 상호방문,그리고 60세 이상 이산가족의 교류확대 등을 제의했다』 ­경제협력은. 『쌍방간 경제협력문제는 오는 10월의 제2차 평양 고위급회담에서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 또 군사공동위 구성문제도 평양회담에서 협의하기로 미뤄뒀다』 ­팀스피리트 중단과 방북 구속자석방 등을 북측이 주장했는데. 『팀스피리트는 북측이 공세적 전력을 갖고 있는데 대한 방어적 훈련이라는 우리의 기본입장을 설명했다. 방북 인사들은 실정법을 위반했을 뿐아니라 그들의 방북이 통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했으며 그들의 석방요구는 내정간섭이라고 지적했다』 ­상호체제인정에 대한 쌍방의 입장차이는. 『남북 관계개선과 통일을 위해 서로 실체를 인정해야 하고 양국이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남북한 유엔 가입문제는. 『북한이 주장하는 남북한 유엔 단일의석 공동가입안을 갖고 나오면 다시 이 문제를 검토할 것을 제의했다』
  • 남북 현안 “공식타진”… 통일장정에 새장/서울 총리회담 뭘 남겼나

    ◎군비경쟁의 위험 공동인식이 소득/양김 초청은 일관된 「통일전선전략」 분단 45년이후 처음으로 남북한 총리를 수석대표로 한 남북 고위급회담 제1차 서울 본회담이 6일 이틀째 비공개회의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 쌍방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과정및 절차,그리고 방법 등에서 상당한 이견을 보였지만 양측간의 입장이 공식적이며 공개적으로 나타났다는 측면에서 남북관계사의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사건」으로 총평을 지을 수 있다. 특히 북측 연형묵정무원총리의 노태우대통령 단독예방은 주고받은 얘기의 심도와는 상관없이 커다란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연총리의 노대통령 예방은 또 오는 10월16일 평양에서 개최되는 남북 고위급회담 2차 본회담기간중 강영훈국무총리의 김일성주석 면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남북 최고위 당국자간의 간접대화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바로 이같은 사실은 남북간의 제반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수 있는 「장」인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를 앞당기는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나아가 남북 양측이 40년 넘게 지속돼 온 군비경쟁의 위험성을 공동인식하고 군축문제를 공개적인 협상테이블에 올려 놓았다는 데서도 이번 회담의 또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우리측은 특히 분단이후 최초로 군축안 즉 선 정치ㆍ군사적 신뢰구축 후 군축협상의 기본틀을 제시했는데 이는 유럽식 군비통제방식을 원용한 것이지만 우리 나름대로 현실에 맞게 이 문제에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읽혀진다. 반면 북측은 지난 5월31일 발표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군축안」을 그대로 제안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이 안의 골격인 ▲신뢰조성 ▲무력축감 ▲외국군 철수 ▲군축이후 평화보장 등 4개 분야가 우리측 방안처럼 단계적인 것인지,단순히 나열적인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이날 열린 비공개회의에서도 쌍방은 군축문제에 관해 상당시간을 할애하며 논의한 것 같으나 양측 제안중 상호비방ㆍ중상 중지,군 고위당국자간의 직통전화 설치,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불가침선언 채택 등 상당히 유사한 의견을 제시했지만 끝내 합의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우리측은 또한 첫날 제시한 상호체제의 인정,분쟁의 당국간 해결등 8개항의 남북관계 기본합의서안의 채택을 거듭 촉구했으나 북측이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하는 바람에 결국 무산됐다. 그러나 우리측은 북측이 3대 긴급의제로 제시한 유엔가입문제와 관련,남북 관계개선과 긴장완화를 위해 통일될 때까지 과도적으로 유엔에 동시가입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기본입장 아래 북측의 단일의석공동가입안의 비현실성을 지적하고 북측의 모순된 생각이 바뀌어지도록 설득하면서도 남북 관계진전과 고위급회담의 지속적인 개최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올 유엔총회를 비롯,당분간 우리의 유엔가입신청서 제출을 보류하기로 했는데 바로 이점은 「더이상 북한을 궁지에 몰아넣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측의 이같은 양보에 북측은 제2차 고향방문단의 교환방문및 60세이상 이산가족들의 남북왕래 즉각실현을 위한 적십자본회담 재개에 순순히 응해 쌍방간의 타협과양보정신으로 어느 정도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쌍방은 또한 유엔가입문제와 관련,추후 별도의 접촉을 갖기로 했는데 이는 고위급회담이 지속적으로 개최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서울 남북 총리회담은 성과있는 합의문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남북 관계개선이라는 대장정의 「기반 다지기」는 충분히 달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당초 유동적일 수 있었던 10월의 2차 평양회담 개최는 기정사실화되었으며 평양에서 몇가지 사안에 대해 합의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다만 북한측이 방북자 석방,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등 「긴급의제」를 제기한 데 이어 이날 저녁 국회의장 초청 만찬석상에서 평민당 김대중총재,민자당 김영삼대표최고위원의 방북초청을 재확인하는 등 통일전선ㆍ전략에 입각한 「당국ㆍ정당ㆍ사회단체 연석회의」 노선을 견지하고 있음을 나타내 다소 변수는 없지 않을 것 같다.
  • 남북한 총리회담 기조연설

    ◎강영훈 총리 연설 요지 이제부터 나는 남북 고위급회담에 임하는 우리측의 기본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귀측도 잘 알다시피 남과 북의 예비회담 대표들은 「남북간의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 협력 실시문제」를 본회담에서 토의ㆍ해결해야 할 의제로 합의ㆍ채택하였습니다. 이것은 남북 쌍방 당국이 남북 관계개선을 통해 평화와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는 쌍방 정부 당국이 앞장서야 합니다. 만약 쌍방 당국이 대결적 자세와 적대적 태도를 그대로 견지해 나간다면 남북간의 관계개선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으며 민족적 화해와 평화통일도 이룩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쌍방 당국은 마땅히 대결이 아니라 화해의 자세로,적대가 아니라 협력의 정신으로 민족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해소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남북 쌍방이 상호체제인정과 존중의 정신에 입각하여 상호 관계를 개선하며 그 기초위에서 통일을 향한 공존공영의 관계를 이루어나가는 일입니다. 나는 이러한 입장에 따라 남북의 쌍방 당국을 대표하는 고위책임자들이 자리를 같이한 이 회담에서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하면서 이에 대한 우리측의 합의서(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는 바입니다.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안)◁ 남과 북은 분단된 조국의 통일과 민족의 화해를 염원하는 온 겨레의 뜻에 따라 신뢰구축과 긴장완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하면서 다음과 같은 기본 사항에 합의하였다. 1.남과 북은 통일을 이룰때까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며 존중한다. 2.남과 북은 상대방을 비방ㆍ중상하는 일체의 행동을 중지하며 상대방 내정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는다. 3.남과 북은 상호간에 야기되는 의견대립과 분쟁을 당국간의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4.남과 북은 상대방을 파괴ㆍ전복하려는 행위를 일체 하지 않는다. 5.남과 북은 자유로운왕래와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을 실현하고 사회를 개방하며 민족적 유대를 회복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6.남과 북은 군비경쟁을 지양하고 무력대치상태를 해소하기 위하여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고 군비감축을 실현해 나간다. 7.남과 북은 국제무대에서의 불필요한 경쟁과 대결을 중지하고 서로 협력하며 민족의 이익과 자존을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8.남과 북은 현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1990년 월 일 대한민국 국무총리 강영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무원 총리 연형묵 나는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이러한 기본합의를 바탕으로 할때 남북 고위급 회담의 의제로 합의한 남북간의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문제가 쉽게 풀려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특히 1천만 이산가족들의 자유로운 상호방문과 재결합을 실현하는 것은 분단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절박한 과업입니다. 이러한 인도주의 사업의 조속한 해결 없이는 결코 마음속 깊이 자리잡고있는 남북간의 불신과 적대감을 해소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나는 이상과 같은 입장에서 교류 협력 실시에 관한 10개항의 우리측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다각적인 교류 협력 실시방안◁ 1.흩어진 가족ㆍ친척들을 찾아주며 이들의 자유로운 방문과 재결합을 조속히 실현한다. 60세 이상 이산가족들의 고향방문은 즉각 실현한다. 2.설날,단오,광복절,추석 등 민족 명절과 기념일을 전후한 일정기간을 설정하여 민족대교류를 실현하며 고유세시풍속 민속놀이 등 문화행사를 교환 개최한다. 3.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남북 동포들간의 교류와 협력에 관한 구체적 방안을 상호 협의하고 이를 실현한다. 4.민족내부교류 차원에서 교역문호를 개방하고 서로 필요로 하는 물자를 교류한다. 남북간의 간접교역을 직교역으로 전환하기 위해 거래당사자간 접촉을 주선한다. 5.자원의 공동개발,합작투자 등 제반 경제협력을 실현하며 경제분야에서의 공동 대외진출과 공동 대외협력사업을 추진한다. 6.관광자원을 공동개발하고 관광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설악산∼금강산의 남북 관광코스를 연결하며 이 사업의 추진을 위해 남북 공동으로 관광합작회사를 설립한다. 외국관광객의 남북 직접왕래를 허용한다. 7.남북간에 끊어졌던 철도와 도로를 복원하고 해로와 공로를 개설한다. 경의선은 1991년 8월15일 복원ㆍ연결토록 한다. 8.남북간에 우편물을 교환하고 전신,전화를 개통하여 모든 사람이 이용하도록 한다. 9.다각적인 교류 협력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통행ㆍ통신ㆍ통상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한다. 10.남북 경제회담에서 이미 합의한 바 있는 부총리급을 책임자로 하는 경제협력공동기구를 설치한다. 다음으로 나는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문제에 관한 우리측의 입장과 그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1.상호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상대방에 대한 지명공격,비방ㆍ중상,전단살포 및 휴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을 일체 중지한다. 2.민족성원들이 서로 상대방의 실상을 잘 알 수 있도록 신문ㆍ라디오ㆍTV및 출판물을 상호 개방한다. 3.상호 긴밀한 협의와 연락을 통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하여 서울과 평양에 상주연락대표부를 설치한다. 4.군인사의 상호 방문 및 교류를 실시한다. 5.군사정보를 상호 공개하고 교환한다. 6.특정규모 이상 군부대의 이동 및 기동훈련을 사전에 통보하며 상대방을 초청ㆍ참관케 한다. 1991년 1월1일을 기해 여단급 이상의 부대이동 및 기동훈련에 대해 45일전에 상대방에 통보한다. 7.우발적 무력충돌을 예방하고 이것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방부장관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무력부장간에 직통전화를 즉각 설치ㆍ운영한다. 8.비무장지대의 진정한 비무장화를 실현하며 이를 평화적 목적으로 이용한다. 이상과 같은 방안들을 통해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을 이룩하며 무력행사와 모든 종류의 폭력행위를 포기하는 불가침선언을 채택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는 남북간의 군비감축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간의 군비감축 추진방향◁ 1.공격형 전력구조를 방어형의 전력구조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군사력을 공격형으로 편성하고 전개해 둔 채로 평화의지를 확인할 수 없으며 전쟁재발을 방지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쌍방이 보유하고 있는 공격형 전력부터 먼저 감축해 나가는 원칙을 지켜야 하며 그래야만 기습공격 또는 전면공격에 의한 전쟁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2.상황 동수보유원칙을 적용하여 군사력의 상호균형이 유지되도록 해야 합니다. 어느 한편의 군사력이 많고 다른 한편의 군사력이 적어 균형을 상실할 경우 전쟁발생의 위험이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군사력을 많이 보유한 측이 적게 보유한 측의 수준으로 먼저 감축하고 상호 동등수준으로 되었을 때 동수균형감축 방식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3.무기감축에 따라 병력을 감축해 나가되 상비전력감축에 상응하여 예비전력과 유사 군조직도 함께 감축해 나가야 합니다. 4.군축과정에서의 합의사항 이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반드시 현장검증과 감시를 할 수 있도록 하여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남북은 공동검증단과 상주감시단을 구성ㆍ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5.쌍방 군사력의 최종 유지수준은 통일국가의 군사력 소요를 감안하여 쌍방 협의하에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방향으로 남북간에 군비감축이 진보됨에 따라 현 휴전체제를 남북간의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는 쌍방 총리를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 고위급회담이 쌍방 최고위당국자가 만나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온 겨레가 염원하는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는 길도 훨씬 앞당길 수 있게 될 것을 확신하며 귀측의 긍정적인 호응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연형묵 총리 연설 요지 근 반세기를 이어오는 국토의 분단은 우리 민족에게 헤아릴 수 없는 재난과 고통을 가져다주고 막대한 희생과 소모를 강요하였으며 대대로 화목하게 살아온 우리 민족내부에 일찍이 없었던 가장 심각한 불신과 대결상태를 조성하였습니다. 8.15와 더불어 시작된 이 민족적 수난과 치욕의 력사는물론 외세에 의하여 빚어진 것이지만 역경에 처한 나라의 운명을 제때에 바로잡지 못하고 오늘까지 통일을 이룩하지 못한 것은 우리 민족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조국통일의 주체는 우리 민족입니다. 조국통일에 가장 절실한 리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우리 민족이고 통일을 책임지고 성취해야 할 담당자도 우리 민족이며 통일된 조국에서 살게 될 주인도 우리 민족입니다. 나는 제1차 고위급회담이 열린 이 마당에서 쌍방 대표단이 민족앞에 지닌 공동의 책임에 대해 다시금 강조하면서 이제부터 회담에 대한 우리의 기본립장과 의정에 따르는 기본문제들에 대하여 말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통일은 절대로 어느 일방에 의한 통일로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거듭 강조하여 온 바와 같이 조국통일문제는 본래 누구를 먹거나 누구에게 먹히는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북과 남이 하나의 민족으로 단합을 이룩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사회주의제도가 비할바 없이 우월한 제도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이것을 남측에 강요할 생각이 없으며 군사적이든 정치적이든 우리에게만 유리한 일방적인 통일을 추구할 생각이 없습니다. 나는 이러한 견지에서 본회담 의정에 대한 토의를 앞두고 쌍방 사이에 서로 모호한 점이 없도록 일치한 입장과 견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이러한 입장과 견해를 구현한 다음과 같은 세가지 문제를 회담 전과정에서 준수해야할 원칙으로 확정하자는 것을 제의합니다. 첫째,쌍방은 1972년 7ㆍ4 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며 이를 철저히 준수한다. 둘째,쌍방은 문제토의에서 일방의 리익보다 민족공동의 리익을 우위에 놓는다. 셋째,쌍방은 회담의 분위기를 흐리게 하거나 회담의 진전에 저촉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본회담의 의정으로 제기되고 있는 「북남사이의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며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를 실현할데 대하여」의 테두리안에서 협의 해결할 기본문제들에 대하여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통일을 지향해나가는데 가장 큰 내부적 장애요인은 호상 불신에 있습니다. 이러한 불신은 정치적으로 또는 군사적으로 상대방이 자기를 먹으려 한다는 인식과 판단에서 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여 북측은 남측에서 미군과 함께 북침하려 하며 이른바 「자유의 바람」을 불어넣어 「승공통일」을 하려 한다고 생각하면서 남측을 불신하고 경계하고 있는 것이며 남측은 북측이 「남침」이나 「적화전략」을 꾀하고 있다고 하면서 북측을 불신하고 경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데 선차적이며 본질적인 의의를 부여하는 리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취지로부터 본회담 의정의 테두리안에서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문제를 기본으로 토의할 것을 기대하면서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정치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1.호상 비방을 중지하며 대결을 고취하는 정치행사를 하지 않는다. 2.민족적 단합과 통일에 배치되는 모든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을 제거한다. 3.상대방을 소개하는 출판의 자유와 상대방의 사상을 신봉하는 사상의 자유를보장한다. 4.북과 남을 갈라놓고 있는 물리적 장벽을 제거한다. 5.각 정당ㆍ단체들과 각계각층 인민들의 자유로운 래왕과 접촉을 실현한다. 6.국제정치무대에 북과 남이 공동으로 진출하고 협력한다. 정치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데서 지금 우리들 앞에는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두가지 문제가 나서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유엔가입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우리가 알기에는 귀측에서는 북과 남이 유엔에 별개로 동시에 가입하거나 남측만이라도 단독으로 들어갈 것을 주장하면서 유엔가입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엔에 북과 남이 동시에 가입하자는 것이나 남측만 단독으로 가입하려는 귀측의 노력이 북과 남의 화해와 단합을 위한 공동의 지향에 부합되지 않으며 오히려 조국통일의 전도를 더욱 흐리게 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대하여 말하겠습니다.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북남 신뢰조성 1.북과 남은 군사훈련과 군사연습을 제한한다.①외국군대와의 모든 합동군사연습과 군사훈련을 금지한다. ②사단급 이상 규모의 군사훈련과 군사연습을 금지한다. ③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일체 군사연습을 금지한다. ④자기 령내에서 외국군대의 군사연습을 허용하지 않는다. ⑤군사연습을 사전에 호상 통보한다. 2.북과 남은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든다. ①비무장지대 안에 배치한 모든 군사인원들과 군사장비들은 철수한다. ②비무장지대 안에 설치한 모든 군사시설물들을 해체한다. ③비무장지대를 민간인들에게 개방하며 평화적목적에 리용하도록 한다. 3.북과 남은 우발적 충돌과 그 확대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취한다. ①쌍방 고위군사당국자 사이에 직통전화를 설치 운영한다. ②군사 분계선 일대에서 상대측에 대한 일체 군사적 도발행위를 금지한다. ▲북남 무력축감 4.북과 남은 무력을 단계적으로 축감한다. ①병력축감은 쌍방사이에 군축안이 합의된 때로부터 3∼4년 동안에 3단계로 나누어 실시한다. 첫단계에서는 쌍방이 각각 30만명선으로,둘째단계에서는 다시 각각 20만명선으로 축소하며 세번째 단계가 끝날 때에는 쌍방이 각각 10만명 아래 수준에서 병력을 유지하도록 한다. ②단계별 병력축감에 상응하게 군사장비들도 축소 폐기한다. ③정규무력축감의 첫단계에서 모든 민간군사조직과 민간무력을 해체한다. 5.북과 남은 군사장비의 질적 갱신을 중지한다. ①새로운 군사기술장비의 도입과 무장장비의 개발을 중지한다. ②외국으로부터 새로운 군사기술과 무장장비를 반입하지 않는다. 6.북과 남은 군축정형을 호상 통보하며 검증을 실시한다. ①무력축감정형을 호상 상대측에 통지한다. ②상대측 지역에 대한 호상 현지시찰을 통하여 군축합의 리행정형을 검증한다. ▲외국무력의 철수 7.북과 남은 조선반도를 비핵지대로 만든다. ①남조선에 배비된 모든 핵무기들을 즉각 철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②핵무기를 생산,구입하지 않는다. ③핵무기를 적재한 외국비행기,함선의 조선경내에로의 출입과 통과를 금지한다. 8.북과 남은 조선반도에서 일체 외국군대를 철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①남조선주둔 미군과 그 장비들이 북남무력축감에 상응하게 단계적으로 완전 철수되도록 한다. ②미군철수에 상응하게 남조선에 설치된 미군사기지들도 단계적으로 철폐되도록 한다. ▲군축과 그 이후의 평화보장 9.북과 남은 군축과 그 이후의 평화보장을 위한 조치를 취한다. ①군사 분계선 비무장지대안에 중립국 감시군을 배치할 수 있다. ②군비통제와 북남사이에 있을 수 있는 군사상의 분쟁문제들을 협의 해결하기 위하여 쌍방 군총참모장급을 책임자로 하는 북남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 운영한다. 북과 남이 채택할 불가침선언에서는 서로 상대방을 무력으로 침공하지 않을데 대하여 확약하는 동시에 그를 위한 실질적인 담보를 예견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불가침선언의 구성요소로서 최소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인정합니다. 그것은 첫째,상대방을 반대하여 호상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데 대한 문제. 둘째,의견상이와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할데 대한 문제. 셋째,불가침의 경계선을 확인하는 문제. 넷째,상대방에 대한 외국의 침략과 무력간섭에 가담하지 않을데 대한 문제. 다섯째,불가침을 확고히 담보하기 위한 조치로서 북과 남의 무력축감과 미군철수를 비롯한 기본적인 군사적 대책을 확인하는 문제입니다. 오늘 우리 나라에서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하는데서 나서는 가장 긴절한 문제는 남조선에서 진행되는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하는 것입니다. 다서
  • 총리회담 기조연설의 함축

    ◎“교류부터”­“군축부터”… 엇갈린 남북 입장/인적 왕래ㆍ경협 통한 신뢰구축을 강조 남/주한미군철수등 “군사력 감축”에 우선 북/「군사훈련 통보」등은 유사,접점 모색 가능성 남북한의 긴장완화와 관계개선을 지향하는 목표는 같지만 역시 예상했던대로 그 방법과 절차문제에 있어서의 양측 시각에는 많은 차이점을 드러냈다. 5일 남북 고위급회담 1차 본회담에서 우리측 강영훈총리와 북측 연형묵총리는 각기 기조연설을 통해 관계개선 기본원칙,다각적인 교류협력 일시,정치ㆍ군사적 대결해소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총체적으로 보아 남한측은 실현가능한 구체적인 제의를 중심으로 인적 교류ㆍ경제협력ㆍ신뢰구축을 강조한 반면 북한측은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역점을 두면서 군축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북한은 특히 『다각적인 교류협력및 정치ㆍ군사 해결해소』와 관련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10월 유엔총회를 앞둔 유엔가입문제 ▲문익환목사ㆍ임수경양 등 방북인사의 석방 ▲팀스피리트훈련 중지를 제기하고있다. 이러한 3가지 문제가 고위급회담의 지속적인 개최의 전제조건인지 여부는 분명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여기에 상당한 체중을 싣고 있음을 연설문맥을 통해 알 수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금년에 유엔 동시가입이 여의치 않을 경우 남한 단독가입이라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우선 막아보자는 의도에서 구체적 실현방안도 갖추지 않은 「단일의석 공동가입」을 들고나왔던 것이다. 방북인사 석방 주장은 남한내의 재야와 운동권을 부추기기 위한 그들의 정치적 필요성 때문으로 보이며 팀스피리트훈련 중지는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6일의 비공개회의에서 이들 문제에 대한 쌍방의 토론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만약 북한측이 고위급회담의 선결조건으로 2차 평양회담 개최와 연계시킬 경우 앞으로의 회담전도는 매우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측이 「전제조건」화하지 않을 경우 우리측도 신축적으로 대응할 것 같다. 가령 남한 단독 유엔가입의 일단 유보후 유엔문제의 계속 논의,일부 방북인사에 대한 인도적 고려및 남북한 법적 문제의 상호개선,팀스피리트훈련 규모의 단계적 축소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남북한간에 실현방법이나 절차에 가장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사항은 군축문제로 남측이 「선신뢰구축 후군축」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북한측은 「우선 군비축소」를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남한에서의 핵무기 존재를 전제로 핵무기 즉각 철수,한반도의 비핵지대화,북남 무력감축에 상응한 미군의 단계적 완전철수를 평화보장장치 이전에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측은 정치적ㆍ군사적 신뢰구축 후 군비감축 직전에 남북한 불가침선언을 채택하자고 하는 반면 북측은 군축을 실시한 후 불가침선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우리측은 군사력의 상호 동수보유,동수 균형감축원칙아래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북한은 「외국무력 철수」에 초점을 맞추면서 군축합의로부터 3∼4년안에 각기 10만명으로 병력을 줄이자는 등 다분히 선전성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남북한은 군사적 신뢰조성문제와관련하여 몇가지의 유사한 제의를 하고 있어 군사적 대결해소의 가느다란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없지않다. 예를들어 ▲군사훈련의 상호통보 ▲쌍방 고위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 운영 ▲비무장지대의 군사시설물 철거및 평화적 이용 등은 양측이 똑같이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군사적 대결상황의 해소에 대한 남북한의 「기본틀」이 다르기 때문에 본질적인 문제의 의견접근 없이 지엽적인 문제만의 합의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역시 의문점이 많다고 하겠다. 남북간의 다각적인 교류ㆍ협력문제에 관해 우리측은 60세이상 이산가족 고향방문,금강산ㆍ설악산 공동개발,관광합작회사 설립,통행ㆍ통신ㆍ통상 등 「3통협정」 체결,경제협력공동기구 설립 등 매우 구체적인 제의를 내놓았다. 이에비해 북한측은 정치ㆍ군사적 대결이 해소되어야 협력과 교류가 실현될 수 있다는 입장에서 극히 간단한 원칙만을 언급하고 있어 그들이 이 문제에 관해 매우 소극적임을 입증해주었다. 더욱이 우리측은 남북대화나 교류의 창구가 「책임과 권한이 있는 쌍방 정부당국」이어야 하며 창구는 단일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나 북측은 정당ㆍ사회단체ㆍ각계각층이 자유롭게 참여해야 하며 창구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어서 교류문제가 원초적인 난관에 봉착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측은 남북간 대화방식을 「당국ㆍ정당수뇌ㆍ사회단체 연석회의」로 고수하고 있어 우리 정부를 실체로 공식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나타내 그들이 이른바 대남 통일전선전략노선을 견지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남북한간에는 분단 45년이 만들어낸 불신의 골이 엄청나게 깊기 때문에 이제 막 시작된 남북 총리회담에서 당장 이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측면에서 양측의 상당한 시각차이에도 고위급회담이 서울ㆍ평양을 오가며 계속된다면 관계개선의 기반은 크게 확대될 것이다. □남북 총리 기조연설 입장대비표 ●남한 관계개선 기본원칙 상대방 체제인정ㆍ존중 당국간 대화통한 대립ㆍ분쟁 해결 상대방 파괴ㆍ전복행위 포기 자유왕래ㆍ교류협력ㆍ사회개방 군사신뢰구축,군비감축 국제무대의경쟁ㆍ대결중지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 다각적 교류협력 실시 ▲인적 교류 60세이상 이산가족 고향방문 즉각 실현 민족대교류 기간 설정,문화행사 교환개최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모든 분야의 남북 동포 교류협력 ▲경제협력 간접교역을 직거래로 전환,자원의 공동개발,합작투자및 제3국 공동진출,관광자원 공동개발및 관광합작회사 설립 철도와 도로복원및 해로와 공로개설 통행ㆍ통신ㆍ통상 합의서 채택,경제 협력공동기구 설치 ▲교류창구 책임과 권한이 있는 쌍방 정부당국간 대화창구로 단일화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 ▲정치적 신뢰조성방안 서울ㆍ평양 상주연락대표부 설치,신문ㆍ라디오ㆍTV 상호개방,상호 비방중지,휴전선 확성기방송 중지 ▲군사적 신뢰조성및 군축 정치ㆍ군사적 신뢰구축후 군축(선신뢰구축 후군축),군인사 상호방문ㆍ교환군부대 이동ㆍ훈련사전통보,양측 군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군사력의 상호 동수 보유원칙,동수 균형감축 공동검증단,상주감시단 설치 운영 ▲평화보장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국제적 평화보장조치,남북 불가침선언 채택(군축이전에 실현) ▲유엔가입문제 남북한 동시가입 아니면 남한 단독가입 추진(기조연설 불언급) ●북한 관계개선 기본원칙 자주ㆍ평화통일,민족대단결(7ㆍ4공동성명)의 통일 3원칙 준수 일방의 이익보다 민족공동이익 우위 회담분위기 저해행위 금지 다각적 교류협력 실시 ▲인적 교류 정당ㆍ사회단체ㆍ인민의 자유왕래 문학ㆍ예술ㆍ과학ㆍ보건 등 부문별 공동연구ㆍ공동출연,국제무대 공동진출 ▲경제협력 경제합작과 교류실현,교통및 체신망 연결,대외경제관계에서의 협력도모 ▲교류창구 정당 사회단체ㆍ각계각층이 자유롭게 참여 창구는 다원화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 ▲정치적 신뢰조성방안 상대 비방하는 정치행사 중지,민족단합배치 법률적ㆍ제도적 장치 제거(방북인사 석방),상대방 사상 신봉 자유보장 ▲군사적 신뢰조성및 군축 북남 신뢰조성,북남 무력축감,외국무력 철수,군축과 그 이후의 평화보장(우선 군비축소) 군사연습 호상통보,비무장지대의 군사시설 해체및 평화적 이용 군축합의 때부터 3∼4년 동안 3단계 무력축감 (30만→20만→10만명으로) 핵무기 즉각 철수,한반도의 비핵지대화,팀스피리트훈련 중지,북남 군사공동위원회 운영,미군 단계적 완전철수 ▲평화보장 미ㆍ북한 평화협정 체결,남북한 불가침선언(군축후 실시) ▲유엔가입문제 남북 단일의석 공동가입
  • “「한민족 공동체」로 통일시발점 삼자”

    ◎남북 총리회담… 각계의 바람/「이산가족」등 인도적문제 우선 해결을/동질성회복 돕는 스포츠교류등 빨리/민간교류 늘리고 보완적 경협 힘써야 남북 총리회담에 거는 기대는 과거와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미 남북간에 있었던 회담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쌍방의 정부고위당국자들이 공식 대좌하기 때문이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이 대화를 잘 키워나가야 민족과 통일의 문제가 보다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이 회담에 즈음한 각계 인사의 소망과 기대를 모아 보았다. ○민족에 희망주는 계기 ◇김영배의원(평민당원내 총무)=이번 회담이 남북의 민족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통일의 시발점으로 승화되어야함은 물론이다. 남북당국자들이 여론을 의식한 체면치레용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쌍방이 상충되는 문제보다는 손쉬운 것부터 해결해 나가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우선 남북간의 이산가족만이라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계기가 이번 회담에서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60세 이상 노인들의 자유교류에 대한 합의가 이번 회담의 선물로 남겨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경제교류에 있어서는 판문점이외의 중립지대를 설치해 물물교환 형태의 교역이라도 이뤄지기를 바라고 상호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신뢰성문제로 망설이고 있는 군축문제도 과감히 추진되기를 희망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당국간 회담이 이어져 숙원이자 과제인 통일문제의 매듭을 하나씩 풀어가야 할 것이다. ○진지한 대화자세 중요 ◇김현욱의원(민자당 북방특파위의장)=회담에는 상대방이 있고 각자의 입장이 있는 만큼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우리측 대표단은 분위기를 안정되고 침착하게 끌고 나가면서 작은 내용에서부터,또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그렇게해서 정치적 신뢰를 쌓아 나갈때 사람ㆍ전파의 교류→통상교류→군비통제 논의까지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측이 북한측대표단과 만나는데는 두가지 원칙을 지켜야한다. 그 첫째가 한반도에 두개의 정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남북정부대표자간의 모임에서는 국제관례와 선례에 의해 의사를 진행토록 해야 한다. 이 원칙이 지켜질때 북한측이 우리를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는 회담이 정치선전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예방장치를 사전에 강구토록 해야 원만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상호 양보로 결실 맺길 ◇박이도교수(경희대)=지금까지의 남북회담을 보면 서로 겉과 속이 달라 번번이 회담이 깨지기 일쑤였다. 그러므로 이번 회담만은 서로의 주장만을 앞세우지 말고 양보와 이해로써 실을 거두었으면 한다. 6.25때 평북 선천에서 월남한 필자로서 특히 북한측 대표들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성의를 갖고 이번 회담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가 달라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주장만 내세워서 「이것이 아니면 안된다」는 태도를 버리고 문제해결에 접근해달라는 것이다. 누가봐도 타당성있는 주장을 해줬으면 좋겠다. 우리측 역시 너무 끌려가는 태도는 이제 지양해줬으면 좋겠다. 국제적인 여론에만 너무 눈길을 돌려서도 안되고 우리가 「이것만은 꼭 타협을 보아야 되겠다」는 문제라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이를 감수하면서도 회담의 결실을 보았으면 좋겠다. ○「민족의 눈」으로 접근을 ◇도흥렬교수(충북대)=총리회담에 임하는 남과 북의 대표들은 모두 자신의 정치적 입장만을 고집하지 말고 「민족의 눈」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울때 군축 및 유엔가입 등 총리회담에서 제기될 거의 모든 쟁점사안에 있어 남과 북은 뚜렷한 시각차만을 확인할 것이다. 어떤 것이 각각 주민들의 삶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할 것인가,더 나아가 민족의 앞날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쌍방모두 보다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이다. 가령 우리측이 보다 적극적으로 제기할 경제협력문제나 북한측이 앞세울 군축문제의 경우 결코 어느 일방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이니만큼 서로의 정치적 입장을 떠나 국민의 편에서 해결점을 찾도록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정통성 인정이 긴요 ◇이재운(변호사)=이번 회담은 분단이후 처음으로 남북의 총리가 쌍방을 오가며 대화를 하게돼 진일보된 형태라 우선 크게 환영한다. 그러나 통일논의는 순수해야하고 진지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양측이 위장평화선전이나 일방적 전략전술에 치우친 것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이번에는 예비접촉 합의에 따라 정치ㆍ군사분야 등에 우선적인 주안점을 두고 대화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실향민들은 이보다는 남북교류협력관계,즉 이산가족의 자유왕래 실현을 바라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사상과 체제이전에 인도적인 입장에서 가장 먼저 이산가족의 교류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전면적인 개방이 그쪽 사정으로 당장 실현될 수 없다면 이른바 시범사업으로라도 정초나 추석 등 명절때 남북 이산가족들이 왕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주길 간곡히 바란다. ○불신의 벽부터 허물길 ◇정문화 민중당(가칭) 대변인=우선 분단이후 최초의 남북 총리회담을 환영하면서 이번 회담에 대해 7천만 겨례의 기대가 매우 크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남북총리가 회담을 통해 남북간의 현안과제를 풀어나갔으면 한다. 높아질대로 높아진 적대와 불신의 벽을 허물고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핵심적인 과제는 군사문제의 해결에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인적ㆍ경제교류는 물론 군비축소ㆍ평화협정체결 등 정치ㆍ군사문제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보다 진취적인 자세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민간교류 활성화 시급 ◇이종택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조국 분단 45년만에 처음 열리는 남북 총리회담의 실현에 찬사를 보낸다. 이번 회담이 그동안 소리만 요란스러웠던 남북교류를 앞당기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것으로 믿고 크게 기대하는 바이다. 남북 모두 당장에 무슨 거창한 수확을 얻으려는 조급한 마음은 버리고 실현가능한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벽돌을 쌓아 올리듯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를 위한 좋은 방안의 하나로 정치적부담이 없는 남북한간의 스포츠교류를 활성화시킬 것을 제안해본다.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황승민 중소기협중앙회회장=지금까지 통일문제는 막후 비밀접촉에 그친 감이 없지 않았으나 남북 총리간에 이루어지는 이번 회담은 국민의 염원이 담긴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남북회담은 동구권등 개방화와 통일에 대한 남북한 국민의 여망을 수렴한 우리 정부의 결단과 북한당국의 전향적인 수용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과거 그 어느 회담보다 기대하는 바 크다. 남북대표는 이번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상호이해와 믿음,그리고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또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앞으로 정치와 사회ㆍ문화ㆍ예술ㆍ체육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남북한 교류를 확대해 이를 바탕으로 상호보완적인 경제협력과 교류를 조성해 나가야 하겠다. 아울러 7천만 동포의 동질성 회복에 전폭적인 지원과 성공을 기원한다.
  • 총리회담 북측 대표 오늘 서울에/연형묵총리등 90명

    ◎3박4일 일정… 두차례 회담/자유왕래ㆍ경협ㆍ군축 논의/우리측,정상회담 분위기 조성 노력 남북 고위급회담에 참석할 연형묵정무원총리를 비롯한 회담대표 7명과 수행원 33명,기자단 50명 등 북한대표단 90명이 4일 상오 10시 판문점을 통과,육로로 서울에 들어온다. 북한대표단은 우리측 차석대표인 홍성철통일원장관을 비롯한 대표 6명의 영접을 받고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 집 앞에서 도착성명을 낭독한 뒤 승용차ㆍ버스 등에 나눠 타고 회담장 겸 숙소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 도착한다. 북한대표단은 이날 저녁 강영훈총리가 힐튼호텔에서 베푸는 만찬에 참석하며 남북한 대표단은 5일과 6일 「남북간의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ㆍ협력 실시문제」를 의제로 두차례 회담을 갖는다. 북측 대표단은 6일 하오 청와대를 방문,노태우대통령을 예방한 뒤 7일 상오 11시 판문점을 통해 평양으로 되돌아간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남북간 공존공영관계로의 전환,남북간 교류협력의 실질적 성과지향,신뢰구축을 바탕으로 한 정치 군사문제 해결,정상회담 분위기 조성,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구현의 기반구축의 5개항의 회담원칙에 입각해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남북 고위급회담을 남북간의 진정한 대화ㆍ협력의 길을 틀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는 기본방침아래 강총리의 5일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한의 자유왕래및 경제교류등 남북한 관계개선및 통일문제에 임하는 우리측의 기본입장을 밝히는 한편 군비통제를 위한 상호 신뢰구축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강총리는 특히 남북간 교류협력의 실현을 위해 60세이상 이산가족의 자유왕래를 추진하고 통행ㆍ통상ㆍ통신 등 3통협정의 체결,판문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북측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특히 남북 쌍방이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고 발전돼 나가기 위해서는 북한의 대남 혁명노선및 테러등의 포기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완곡하게 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은 또 남북 교류협력문제와 관련,실현 용이한 사업들을 제의하고 군비통제를포함한 정치ㆍ군사문제에 관해 제한없이 진지하게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우리측은 남북간의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평화통일의 전기를 마련하는 데 있어 가장 실효성있는 수단은 쌍방간 최고책임자간의 회담이라고 판단,이번에도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북한측이 정상회담에 호응해나올 수 있도록 가능한 노력을 경주할 방침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합의문이나 공동성명의 발표가능성에 대해 『남북 쌍방의 입장차이에도 불구하고 고위급회담을 지속적으로 개최하자는 선에는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이 회담의 효과적인 진행을 위해 고위급회담 산하에 ▲교류ㆍ협력공동위 ▲군사공동위를 설치하는 문제도 의견접근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합의문 작성이나 공동성명 채택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대표들의 노태우대통령 예방시 이들이 속기사를 대동하겠다고 우리측에 통보해온 점을 지적,『북한측이 이번 기회에 노대통령의 남북 관계개선에 관한 구상과 의지를 경청,북한 김일성주석에게 십분 전달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하고 『10월 중순 2차 평양회담시 강총리가 김주석을 면담,노대통령에게 면담내용을 보고하는 등 남북 정상간 간접대화가 진전되면 남북한 관계개선의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대표단 일정 ◇4일=상오 10시 판문점 통과,낮 12시 인터콘티넨탈호텔 도착,하오 7시 강영훈국무총리 만찬(힐튼호텔),영화관람(무역회관) ◇5일=상오 10시 1차 회담,하오 예술단 공연관람(워커힐 쉐라톤호텔),하오 7시 고건서울시장 주최 만찬(신라호텔) 영화관람(무역회관) ◇6일=상오 10시 2차 회담,낮 12시 수행원ㆍ기자단 오찬(삼원가든),하오 4시 연형묵총리등 청와대방문,수행원ㆍ기자단 중앙박물관 관람,하오 7시 박준규국회의장 주최 만찬(올림픽공원 수변무대) ◇7일=상오 9시 서울출발,상오 11시 판문점 착,판문점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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