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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장 경선 바라보는 친박·靑의 속내는

    청와대와 친박근혜계가 6·4 지방선거를 ‘차기 대선 주자의 등장’이라는 측면에서도 바라보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주요 지역의 광역단체장들이 잠재적 차기 후보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다. 여야를 통틀어 50~60대 주요 정치인들이 이번에 대거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섬으로써 2017년 대선이 일찌감치 국민들의 관심사로 등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곳은 물론 서울이다. 이곳에서의 승자는 누가 뭐래도 가장 강력한 차기 후보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점은 여권 주류인 친박으로서는 반기기 어려운 대목이다.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할 집권 2년차에 차기 주자의 등장은 자칫 조기 레임덕을 자초하는 일이 될 수 있어서다. ‘친박계의 김황식 지원설’이 빠르게 확산됐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미 두 차례 대권 경선에 도전했고 한 차례 박근혜 대통령과 격돌했던 정몽준 의원을 친박계가 환영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지난 16일 “김황식 전 총리가 전 정부 인사라 하더라도 한때 대권 주자이자 지난 대선 때 여당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비주류 정몽준 의원보다는 여권 입장에서 훨씬 편안한 인물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계 초선 의원도 “본인은 대권 포기 의사를 밝혔지만 정 의원이 시장에 당선된다면 강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오를 수밖에 없고 청와대도 이런 점을 내다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친박 지원설이 점차 사그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김 두 유력 후보가 경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본격 레이스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소리 없이 누구를 지원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어설픈 지원은 부작용만 낳기 쉽다”면서 “이제부터는 유력 후보 간의 자력에 의한 생존 경쟁이 승부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분석과 전망이 나돌던 이전과는 달리 최근 청와대에서 “이기는 편이 우리 편”이라는 언급이 늘어 가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제1 고려 대상은 승리이고 아무리 반박(反朴)계 인사라도 야당 인사보다는 백배 낫다”는 게 친박계의 진단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길섶에서] 배낭 민폐/문소영 논설위원

    3월 대학이 개강하니 겨울방학에 비교적 한산했던 출근 버스가 배낭족으로 더 붐빈다. 대학생의 책가방이었던 배낭은 최근 10년 사이에 정장을 멋지게 차려입은 젊은 남녀 직장인뿐만 아니라 어깨가 시원찮아진 50~60대 중장년의 애용품이 됐다. 배낭을 메면 스마트폰이 일상화한 ‘엄지족’ 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할 때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더 좋단다. 다만 배낭이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문제다. 배낭에 노트북과 관련 부품, 마우스, 두서너 권의 책, 소지품을 넣으면 뒤로 불룩하게 튀어나온다. 따라서 통로가 좁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배낭족을 지나쳐 이동하려면 상당히 불편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다. 입석 승객이 멘 조선시대 괴나리봇짐처럼 축 처진 배낭이 무의식 중에 착석 승객의 얼굴이나 어깨 등을 누르거나 긁는 수도 있다. 불편해서 계속 뿌리쳐도 배낭족은 버스가 요동치는 걸로 착각한다. 그러니 붐비는 버스·지하철에서는 등 뒤에 눈이 달린 듯 배낭 간수에 신경 써야 한다. 작은 배려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시니어는 창업보다 일자리 찾는 ‘창직’…젊은이들과 협업하고 돈 욕심은 버려야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시니어는 창업보다 일자리 찾는 ‘창직’…젊은이들과 협업하고 돈 욕심은 버려야

    잘나가던 대기업 임원, 퇴사 후 두 번의 실패, 은퇴 컨설턴트로의 변신. 은퇴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봉중(63)씨의 2003년 이후 삶의 궤적이다. 그는 일을 하며 제2의 인생을 모색하는 50~60대에게 “시니어는 창업(創業)이 아니라 창직(創職)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젊은이들과 협업을 하되 욕심을 내지 말라”고 충고한다. 1977년 신동아화재에 입사한 김씨는 18년 6개월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손해보험업계에 소문날 정도로 초고속 승진이었다. 그러나 회사는 경영 악화로 예금보험공사로 넘어갔다 한화그룹에 인수되는 등 부침을 거듭했다. 주인이 세 번 바뀌었지만 계속 임원으로 살아남은 그는 2003년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다. 새 일을 하려면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의욕적으로 여가정보사업에 뛰어들었다. 명지대 대학원에 들어가 당시로선 생소한 ‘휴(休)테크’에 대해서도 배웠다. 막 주 5일제가 도입되던 시점이었다. 놀 줄 모르고 일만 해 오던 우리 사회가 휴식에 대해 관심을 돌리던 때여서 잘될 것이라 생각했다. 극장, 축제, 날씨 등 대기업에 여가정보를 공급하는 등 사업이 될 조짐이 보이자 모 언론사 인터넷 매체가 뛰어들었고, 결국 주요 고객이 이탈해 사업을 접어야 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달리 우리나라는 소기업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도 대기업이 달려들면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주변 사람이 선택적 복지사업을 하자고 해 2대 주주로 동업을 했다. 뮤지컬 관람, 국내외 여행, 도서 구입, 상해보험 가입 등 사원들의 기호에 맞는 부가 복지서비스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자본력 부족으로 사업을 매각해야 했다. 1대 주주는 주식을 싼 가격에 처분하고 빠져나갔지만 그는 빈털터리가 됐다. 아무리 친해도 동업하지 말라는 말을 새삼 실감했다. 2008년 새 사업을 찾기 위해 아프리카로 갔다. 케냐, 탄자니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70여일간 돌아다녔다. 탄자니아 커피 맛이 좋아 수입하면 돈벌이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커피는 여러 산지의 원두를 잘 블렌딩해야 더욱 맛이 난다. 유통업자들의 손에 놀아날 것이란 생각이 들어 포기했다. 퇴직 당시 그의 재산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아파트와 퇴직금 1억원이 전부였다. 그나마 아파트는 융자금이 남아 있었다.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려 사업에 투자했으나 사업 실패로 빚만 지고 말았다. 대학을 다니던 딸은 그럭저럭 졸업했으나 고등학생이던 아들은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을 마쳐야 했다. 그는 꽤 공부를 하던 아들에게 남들처럼 지원을 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 아들은 직장에 들어가 지난해 학자금을 모두 갚았다. 2009년 다시 보험업계로 돌아왔다. 친구가 놀고먹을 수 없지 않느냐며 보험 영업을 권유했기 때문이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2년간은 그럭저럭 벌이가 괜찮았으나 도와주던 사람이 하나둘 퇴사하면서 사정이 어려워졌다. 여러 차례의 실패를 통해 그는 준비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든 것이 얼마나 무모한지를 뒤늦게 깨달았다. 이 때문에 그는 퇴사를 앞둔 베이비부머들에게 은퇴 준비를 하고 회사를 그만두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는 새로운 일을 하더라도 자기가 해 오던 분야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길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자신이 평생 해 오던 분야와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하라. 자격증을 따면 좋지만 못 따도 괜찮다. 공부하면서 그 분야를 종합, 정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틈새 아이디어도 나온다. 그래도 안 되면 도서관으로 가라고 권한다. 이 책, 저 책 뒤적거리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길이 보이고 아이디어도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는 2011년 공인중개사 시험에 매달렸다. 공부하면 시간이 잘 가고, 자격증을 따 젊은이와 공동으로 사무실을 내면 노후에 갈 곳도 생긴다.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9개월 만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협동조합이 시니어들에겐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해 강의를 들었다. 2012년 6월에는 ‘우선은 휴식이 필요해’라는 책을 냈다. 직장 생활을 하다 그만두면 일단 머리를 식히고 다가올 20~30년의 노후를 위해 재충전(공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사업 실패의 경험담도 녹였다. 베이비부머들이 쏟아져 나오던 때여서 책은 제법 팔렸다. 강의 요청도 들어왔다. 앞서 여가정보사업을 하던 2005년에도 ‘주말을 잘 공략해야 인생이 성공한다’라는 책을 냈다. 시니어는 겸손하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 두 차례 사업에 실패했기 때문인지 창업에 대해선 조심스럽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것 아니냐고 묻자 보수적인 것은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디지털과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는 쏠림 현상이 심해 1등 기업에 모든 것이 집중된다. 2등 기업도 3년을 보장할 수 없다. 시니어가 창업을 하려면 젊은이들과 협업하고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시니어는 두뇌를 팔기에 한계가 있는 데다 체력적으로 처지기 때문이다. 창업은 젊은이에게 맡기고 시니어는 일자리를 찾는 창직에 만족해야 한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과욕을 버리고 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보상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협업을 하라는 것이다. 그는 매일 아침 서울 광진구 능동 손해사정 사무실로 나간다. 직장 후배가 손해사정 자격증이 있는 그에게 도와 달라고 해 한 귀퉁이에 책상을 갖다 놓았다. 후배는 6개월이 지나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는 1년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의외의 변수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매출을 신장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용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무실에 자리를 내준 것만 해도 고맙다며 급여는 수익이 발생하면 그때 줘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25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보험 영업을 통해 80만원 정도 벌고 강연이나 글 쓰는 것 등을 통해 70만원 안팎, 국민연금 100만원 등이다. 다행히 어려운 형편을 알게 된 지인이 기업체 감사 자리를 줘 2012년 12월부터 별도의 보수를 받고 있지만 이 돈은 모두 융자금과 이자를 갚는 데 들어간다. 감사 임기가 끝나기 전에 아파트를 처분해 빚을 청산할 계획이다. 그는 요즘이 가장 행복하다. 뭔가에 쫓기지 않고 하고 싶은 일에 마음대로 시간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연초에 국립중앙박물관회가 주관하는 ‘2014년 박물관대학 특설강좌’에 등록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역사에 대해 강의하는 것으로 연 32회에 회비는 48만원이다. ‘고대 동아시아 세계와 한국 고대사회’ 강의를 듣고 자신의 블로그 ‘시니어 도서관’(www.100w.kr)에 ‘오늘 김춘추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선덕여왕 때 김춘추가 당 태종에게 중국 문화 수용, 고구려 침략 방안 등을 제시해 삼국을 통일했다며 여성 대통령이 남북통일에 관심이 높은 만큼 김춘추 같은 명 전략가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5시간 걸려 이 글을 썼다. 힘들지만 글을 쓰는 것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생활이 의미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 나이 들어서 혼자 할 수 있는 최고의 여가 활동은 책 읽고 글 쓰는 것이다. 돈이 들어가지 않고 젊은이 등 다양한 계층과 대화를 할 수 있다. 그가 은퇴 컨설턴트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자세가 몸에 뱄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동국대 행정대학원에 나가 은퇴학 강의를 했다. 올해는 고려대 평생교육원에 나가 ‘스타강사되는 법’에 대해 강의한다. 그는 항상 노란색 넥타이에 노란색 손수건을 가슴에 꽂고 강의를 한다. 노란색은 어린이를 상징한다. 시니어는 어린이로 새로 태어난 것과 다름없으니 어린이처럼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그는 명함이 6개나 된다. 손해사정 등 업무와 연관된 것이 3개이고 나머지 3개는 글 쓰는 것과 관련돼 있다. 시니어들의 은퇴 생활을 안내해 주는 시니어파트너즈 앙코르 스쿨의 강사를 하며 글을 쓴다. 또 KDB 시니어브리지센터 두드림 기자단의 일원이며 서울시의 서울인생이모작센터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85세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처럼 여행 중 짧게 병을 앓다 숨지는 상상을 해 본다. stslim@seoul.co.kr
  • 고부 피살사건 범인은 며느리 고교 동창 남편

    올 초 부산에서 발생한 고부(姑婦) 피살 사건의 범인은 숨진 며느리의 고교 동창 남편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진경찰서는 12일 80대 시어머니와 60대 며느리를 둔기로 살해하고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난 강도살인혐의로 선박부품업자 김모(6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1월 7일 오후 2시쯤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의 한 건물 4층 집에 들어가 김모(87)씨와 정모(66)씨 고부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사건 발생 62일 만에 검거됐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콩팥병은 정말 완치가 안 될까”

    콩팥은 간과 함께 대표적인 ‘침묵의 장기’로 꼽힌다. 탈이 나거나 병이 생겨도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자각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됐거나, 만성화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콩팥병에 대해 막연한 공포감을 갖고 있다. 한번 걸리면 평생 갖고 살아야 하며, 언젠가는 혈액투석이나 이식을 해야 하는 힘든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콩팥병도 완치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어느 쪽이 맞을까? ■콩팥병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과거에는 당뇨병 환자 10명 중 3~4명이 신부전으로 진행했다. 당뇨병이 있어도 콩팥병을 조기에 진단할 마땅한 방법이 없었고, 마땅한 예방법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당뇨병 환자 10명 중 1명만이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며, 앞으로는 이 비율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과거에는 콩팥병의 진단과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콩팥병은 치료가 어려워 평생 관리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됐고, 지금도 이렇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또 콩팥병의 주요 원인인 당뇨병과 고혈압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도 크게 부족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만성콩팥병 자료’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 말기 신부전 환자는 10년에 두 배씩 증가했다. 하지만 콩팥병의 발병 경로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져 적절한 치료책이 제시되면서 말기 신부전 환자 증가폭이 완만해지고 있다. 좋은 고혈압 치료제가 많이 개발돼 최근에는 콩팥병이 악화되는 비율이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여기에다 단백뇨와 신기능(크레아티닌)검사를 적용하는 콩팥병 가이드라인이 마련됨으로써 진단과 치료의 정확도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콩팥도 늙는다 몸에 질병을 갖고 있어도 자연 수명을 다할 때까지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완치된 것으로 본다. 예컨대 허리디스크 치료를 받은 뒤 자연사할 때까지 아프거나 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으면 완치됐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완치의 의미는 허리디스크가 발병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 개념을 적용하면 콩팥병도 얼마든지 완치할 수 있다. 실제로 콩팥병의 일종인 사구체신염은 지금도 3분의 1이 완치된다. 이런 콩팥의 완치를 이해하려면 콩팥의 노화를 먼저 알아야 한다. 콩팥에는 기본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콩팥단위’라는 작은 기관이 있는데, 어릴 때는 콩팥 양쪽에 있는 이 콩팥단위가 약 200만개쯤 된다. 그러다가 나이를 먹으면 점차 줄어 60대가 되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 물론 콩팥단위가 절반으로 준다고 콩팥의 기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를 일반적으로 콩팥의 노화로 본다. 당뇨병, 고혈압 등의 질환이 없으면 콩팥이 노화해도 콩팥병으로 진행하는 사례는 드물다. 하지만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으면 콩팥의 노화에 더해 모세혈관이 빠르게 망가져 콩팥의 기능이 뚝뚝 떨어져 만성 콩팥병, 말기 신부전 등으로 진행한다. ■콩팥병, 정말 완치될까 과거 콩팥병 환자는 35~45세의 콩팥 기능을 100으로 볼 때, 매년 평균 3%씩 기능이 감소했다. 콩팥병이 없는 사람은 매년 0.3~0.5%씩 콩팥 기능이 떨어진다. 콩팥병 환자가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가졌다면 이보다 더 큰 폭으로 기능이 감소한다. 콩팥 건강의 핵심은 기능 감소를 어느 정도나 줄이고 늦추느냐에 있다. 치료술 발전으로 최근에는 콩팥병 연간 감소폭이 1.5%에 근접하고 있다. 콩팥 기능이 15% 이하로 떨어지면 말기 신부전에 해당하고, 이때부터 투석이나 콩팥 이식이 필요한데, 매년 콩팥 기능 감소율이 3%라면 대개 60대에 15% 이하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감소폭이 1.5%로 줄면 기능 감소율 역시 느려져 80대 후반쯤에야 15% 선에 이르게 된다. 즉, 적절하게 콩팥 건강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자연 수명의 한계인 80대까지도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한 콩팥병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단계에 이르면 콩팥병이 ‘완치(remission)’된 것으로 본다. 물론 치료를 거쳐 이 완치 단계에 이르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완치상태에 이르려면 당뇨병과 고혈압의 적극 치료 정기적인 콩팥 검사 비만 해소 금연·절주 적절한 운동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 싱겁게 먹는 습관을 생활화하면 완치 단계를 넘어 평생 콩팥병 걱정을 안 하고 살 수 있다. 김성권 서울K내과 원장은 “뉴욕의 맨해튼은 운동·비만예방 등을 적극 실천해 콩팥병으로 인한 투석 인구를 줄인 좋은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성권 원장은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며, 비만을 예방하는 등의 조치와 함께 당뇨병과 고혈압을 잘 관리하면 평생 콩팥병을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서 “콩팥에 문제가 있다면 완치 가능성을 믿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10대 위염환자 연평균 7.3%씩 급증

    불규칙한 식습관과 학업 스트레스로 10대 청소년에서 위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9일 2008~2012년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를 토대로 위염 환자 발생 추이를 분석한 결과 10대 위염 환자는 연평균 7.3%씩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인구 10만명당 연평균 증가율 3.4%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전한호 교수는 10대 청소년기에 위염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생활습관과 다이어트, 우리나라의 성적 지상주의, 대학 진학 등에 따른 입시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취업 스트레스를 받는 20대의 위염 환자 증가율은 연평균 4.4%로 두 번째로 높았다. 다만 위염 환자의 전체적인 수는 70대가 1만 8410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만 6987명, 80세 이상 1만 3932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 교수는 “젊은 세대에 비해 만성위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자가 많을 뿐 아니라 65세 이후 경제적 빈곤, 신체적 질병, 사회적 고립 증가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에게 위염이 많이 나타나는 데는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사 습관, 무리한 다이어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위염은 음식물 외에도 진통제, 소염제, 아스피린, 스테로이드제제, 항생제 등의 약이나 헬리코박터균 감염으로 발생할 수 있고 흡연, 음주도 위염을 일으킬 수 있다. 위염 예방을 위해선 짠 음식, 탄 음식을 피하고, 지나친 음주, 흡연, 진통 소염제의 남용은 자제하면서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인생 이모작도 춤추듯 신나게

    인생 이모작도 춤추듯 신나게

    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인생이모작 지원센터 개관 1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한 50~60대들과 박원순(앞줄 오른쪽) 시장이 함께 춤추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수천억 자산가 피살, 둔기로 잔인하게 살해된 이유? ‘자기 소유 건물에서..’

    수천억 자산가 피살, 둔기로 잔인하게 살해된 이유? ‘자기 소유 건물에서..’

    ‘수천억 자산가 피살’ 수천억 자산가로 알려진 60대 남성이 자기 소유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3일 오전 3시 19분께 강서구 내발산동에 있는 한 4층짜리 상가 건물 3층 관리사무소에서 송모 씨(67)가 숨져 있는 것을 송 씨의 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송 씨는 이날 0시 50분쯤 건물에 들어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그의 부인은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연락을 받지 않아 찾아가보니 관리사무소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송 씨의 머리에서 10여 차례 둔기로 맞은 흔적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그가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남성은 이 건물 이외에 다른 재산이 많아 수천억 원대 자산가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원한이나 채무 관계에 의한 타살로 보고 이 건물주의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살해 방식이 잔인한 점등을 미뤄 원한관계에 의한 살인으로 보고 있다. 사진 = 방송 캡처 (수천억 자산가 피살)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중년의 ‘고기’ 과다 섭취 , 담배만큼 해롭다”(美 연구)

    “중년의 ‘고기’ 과다 섭취 , 담배만큼 해롭다”(美 연구)

    중년에 과식하는 고기와 치즈는 담배만큼이나 몸에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남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50세 이상의 남녀 6400명의 건강데이터를 약 20년간 분석한 결과, 중년에 단백질을 과다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4배에 달했는데, 이는 하루에 담배 20개비를 피웠을 때 암에 걸릴 확률과 비슷한 수치다. 과거 붉은 고기와 암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가 나온 적은 있지만, 단백질을 규칙적으로 과다섭취 하는 식습관과 암의 연관성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설탕과 소금, 지방 등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권장하지만, 단백질 과다 섭취에 대한 주의 경고는 많지 않다. 몇 해 전 영국에서는 고단백다이어트로 불리는 ‘뒤캉 다이어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연구팀은 이러한 방식이 건강에 매우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발터 롱고 교수는 “만약 동물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다이어트를 한다면 이는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기나 치즈, 달걀 등 동물성 식품에 들어있는 단백질이 종양을 키우고 몸 속 세포의 노화를 촉진한다면서 “50대와 60대 초반의 중년은 고기나 치즈 속 단백질 대신 생선이나 콩 등에 함유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덧붙였다. 다만 65세 이후에는 몸이 필요로 하는 단백질 양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중년 때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는 것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식단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the Journal Cell’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 강서구 3000억대 재력가 둔기에 피살

    3000억원대 재력가로 소문난 60대 남성이 자신이 소유한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3일 오전 3시 19분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 있는 4층짜리 상가 건물 3층 관리사무소에서 송모(67)씨가 숨져 있는 것을 송씨의 부인 이모(64)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4일 밝혔다. 부인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연락을 받지 않아 찾아가 보니 관리사무소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송씨의 머리에서는 수차례 둔기로 맞은 흔적이 발견됐고 두개골이 함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건물 폐쇄회로(CC) TV를 통해 송씨가 발견된 당일 0시 50분쯤 건물로 들어간 사실을 확인, 송씨가 약 2시간 30분 사이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송씨의 부검을 의뢰하고 현장 주변 탐문 조사에 나섰다. 호텔과 사우나, 예식장 등을 소유한 자산가인 송씨는 앞서 재산 문제로 민·형사 소송에 연루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원한 관계에 의한 살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의 정확한 재산 규모, 범행에 사용된 흉기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씨는 2009년 종로구 장사동의 한 호텔 일부를 소유하고 있던 재일교포 A씨의 대리인으로 활동하다 매매계약서와 영수증을 위조해 A씨의 1000억원대 재산을 가로챈 혐의로 1심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어 2심에서 송씨는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내발산동 살인사건, 수천억대 자산가 피살…둔기로 10여차례 충격

    내발산동 살인사건, 수천억대 자산가 피살…둔기로 10여차례 충격

    수천억원의 재력가로 알려진 60대가 자신이 소유한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원한 관계에 의한 살해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나섰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3시 19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 있는 상가 건물 3층 관리사무소에서 송모(67)씨가 숨져 있는 것을 송씨의 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송씨의 부인은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연락을 받지 않아 찾아가보니 관리사무소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송씨의 머리에서 10여차례 둔기로 맞은 흔적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건물 폐쇄회로(CC)TV를 통해 송씨가 발견된 당일 0시 50분쯤 건물로 들어간 사실을 확인, 송씨가 약 2시간 30분 사이에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건물에는 20여개의 임대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 송씨는 주변에 호텔과 사우나,예식장 등를 소유한 수천억원대의 자산가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송씨의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송씨의 원한이나 채무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의 재산규모,범행에 사용된 흉기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장 주변을 탐문하고 CCTV를 분석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발산동 살인사건 60대 재력가, 민·형사 소송 연루됐었다

    내발산동 살인사건 60대 재력가, 민·형사 소송 연루됐었다

    수천억원의 재력가로 알려진 60대가 자신이 소유한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원한 관계에 의한 살해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나섰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전 3시 19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 있는 상가 건물 3층 관리사무소에서 송모(67)씨가 숨져 있는 것을 송씨의 부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송씨의 부인은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연락을 받지 않아 찾아가보니 관리사무소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송씨의 머리에서 10여차례 둔기로 맞은 흔적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건물 폐쇄회로(CC)TV를 통해 송씨가 발견된 당일 0시 50분쯤 건물로 들어간 사실을 확인, 송씨가 약 2시간 30분 사이에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건물에는 20여개의 임대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 호텔과 사우나, 예식장 등을 소유한 자산가인 송씨는 앞서 재산 문제로 민·형사 소송에 연루된 적이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송씨의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송씨의 원한이나 채무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의 재산규모,범행에 사용된 흉기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장 주변을 탐문하고 CCTV를 분석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혈압환자, 기침만으로도 뇌출혈 올 수 있어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는 고혈압 환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시기이다. 사소하게 여기기 쉬운 기침만으로도 뇌출혈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고혈압성 뇌출혈이다. 이처럼 만성 질환인 고혈압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고혈압성 뇌출혈은 고혈압으로 인해 뇌혈관에 지속적인 손상이 가해져서 나타나는게 일반적이다. 손상이 계속되면 뇌 부위의 미세 혈관들이 혈압을 견디지 못하고 파열되면서 출혈을 유발하는 것. 실제로 동맥경화는 사람에 따라 20대 후반부터 발생해 혈관의 변화를 초래하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나이가 들어서도 높은 혈압에 노출되는 동안 혈관벽이 약해져 혈압이나 혈류의 사소한 변화에도 견디지 못하고 쉽게 터지게 된다.  특히 뇌속으로 들어가 묻혀 있는 아주 작은 혈관인 ‘천공동맥’과 ‘종말혈관’들이 문제다. 이런 혈관들은 내력이 약해 혈압이 변할 경우 잘 터지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런 현상은 50~60대 이상의 고령자에서 흔하며, 겨울이나 환절기에 특히 많다.  일단, 고혈압성 뇌출혈이 발생할 경우 갑작스럽게 의식이 흐려지거나 반신마비와 시야가 흐려지며, 간질·저린 느낌·언어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이런 증상을 방치하면 갑작스러운 두통과 구토, 운동마비, 감각마비, 의식저하 등 보다 심각한 상태로 발전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지체없이 병원으로 옮겨 뇌전산하 단층촬영이나 MRI 등으로 뇌출혈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 대처해야 한다.  고혈압성 뇌출혈은 고혈압이 원인이기 때문에 평소 고혈압을 예방·관리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식습관이 변하는 데다 운동 부족 등으로 고혈압이 발생하거나 관리에 허점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항상 혈압을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특히 뇌졸중 위험인자인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등의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철저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추운 곳에 오래 머물거나 갑자기 실내에서 추운 곳으로 나오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이거나 비만한 고령자는 화장실, 목욕탕 등 급격한 기온 변화나 혈압 변화를 가져오는 곳에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추울때는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높아져 혈관이 더 쉽게 터지기 때문이다. 또 1일 염분 섭취량을 10g 이내로 제한하는 저염식과 절주,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즐기는 식습관도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콜레스테롤 섭취량도 적극적으로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장류(간, 곱창)나 알 종류(달걀 노른자, 명란) 같은 고콜레스테롤 음식을 피하고 두부나 생선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청담튼튼병원 김호정 원장은 “뇌출혈을 포함한 뇌졸중은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률 1위로 꼽힐만큼 위험하고 후유증도 크기 때문에, 평소에 조심하는것이 최선”이라며 “뇌출혈 증상이 보일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자동차 내수시장 봄바람 부나

    자동차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국내 5개 완성차업체의 내수판매는 모두 증가했다. 다만 수출로 인해 전체 실적에서는 희비가 갈렸다.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등은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으나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수출 부진이 전체 판매실적을 끌어내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5개사의 2월 실적은 내수 10만 7004대, 수출 58만 2096대 등 총 68만 9100여대를 판매해 작년 2월 대비 5.8% 증가했다. 내수와 수출은 각각 8.3%, 5.4% 상승한 수치다. 설 연휴가 포함된 작년 2월보다 늘어난 근무 일수와 해외 판매 증가가 전반적인 실적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작년보다 3.4% 증가한 총 37만 8844대를 판매했다. 국내 5만 1380대, 해외 32만 7464대로 각각 8.2%, 2.7% 늘었다. 내수 증가는 신형 제네시스와 그랜저 덕이다. 신형 제네시스는 작년 2월보다 4배 이상 늘어난 4164대가 팔리며 실적 향상에 힘을 보탰다. 특히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총 7496대가 판매돼 2개월 연속 내수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린 승용차로 등극했다. 기아차는 2월 국내 3만 5000대, 해외 20만 7799대 등 총 24만 2799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대비 18.2% 증가한 것이다. 국내와 해외서 각각 6.4%, 20.5% 증가했다. 경차 모닝과 중형 세단 K5가 각각 7165대, 4360대씩 팔리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달 새로 나온 대형 세단 K9은 583대가 팔려 작년 같은 달보다 14.3%, 지난 1월 대비 94.3% 증가했다. 쌍용차는 가장 큰 폭의 성장을 과시했다. 지난달 총 1만 1805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9.4% 성장했다. ‘코란도 삼총사’ 등 식지 않은 스포츠유틸리티(SUV)의 인기에 힘입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 유럽 등에서 뉴코란도C의 판매 호조로 해외 수출은 작년 동월보다 13.6% 증가한 1만 292대를 기록했다. 내수도 5502대를 판매해 작년 2월보다 26.9% 늘었다. 이에 반해 한국GM과 르노삼성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8.0%, 33.5% 판매가 감소했다. 두 회사 모두 2월 내수 판매는 1만 301대, 2896대로 전년보다 각각 3.3%, 16.7% 늘었으나 저조한 해외 판매가 전체 실적을 깎아내렸다. 한국GM은 지난달 해외에서 22.4%가 줄어든 3만 7706대를 팔았다. 르노삼성의 수출 실적은 더 최악이다. 해외 판매가 작년 2월보다 61.3%나 주저앉은 2896대였다. 지난 1월 말 출시된 ‘QM5 네오’가 작년 2월보다 무려 234%나 뛴 972대가 팔리며 내수판매를 떠받쳤지만 중대형 세단의 수출 부진으로 인한 하락세를 멈출 수 없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은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은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이 우리은행 기부금을 재원 삼아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대기업과 금융권도 각종 해외공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이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지구별 꿈도전단’은 오는 5~6월 4기를 선발한다. 대학(교) 재학생 3~4명으로 구성된 20개팀을 선발, 내년 2월 겨울방학 동안 최대 3주 동안 해외탐방 기회를 부여한다. 팀별로 항공비와 체류비를 합산해 최대 1100만원까지 지원되고, 돌아온 뒤 꿈도전 활동 결과 대상을 받은 팀 구성원이 우리은행에 지원하면 가산점을 부여받는다. 꿈도전단은 지난해 경쟁률이 60대1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유럽에서 뮤지컬 관계자들을 만나고 거리공연을 편 ‘뮤앓’을 비롯해 장애우에 대한 차별이 없는 유니버설 디자인 학습 제도를 파악하러 간 ‘MODI’,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모모열차’, 덴마크·독일·네덜란드 등 유럽 3개국 1000㎞를 자전거로 횡단하는 ‘바이커바이커’ 등이 지난해 선정팀이다. 장학재단 관계자는 3일 “주제에 관계없이 대학생들이 자신만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심사를 통해 꿈도전단으로 선발한다”면서 “예전에는 단순히 오로라를 직접 보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북유럽으로 떠난 팀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1995년부터 시작된 ‘LG글로벌챌린저’는 대학생들이 탐방활동의 주제 및 국가를 선정하는 해외탐방 프로그램의 원조다. 지금까지 600여개팀이 배출됐고 연평균 2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매년 4~5월 선발해 7~8월 여름방학 중 2주일 동안 해외탐방팀을 파견한다. 구본무 LG 회장이 발대식과 탐방 이후 시상식에 매년 참석할 정도로 공을 들이는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 현대차는 연간 1000명의 대학생에게 해외봉사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을 운영한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해외 금융허브 지역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인 ‘와삭바삭 글로벌 원정대’ 3기 12명에게 해외탐방 기회를 제공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더 어려운 이들 위해 전재산 기부”

    “밥 한 숟갈 덜 먹고 나보다 더 배고픈 사람에게 줘야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에요.” 2일 구로구청 등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안홍민(66·가명)씨는 지난달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전 재산을 복지재단에 사후 기부한다는 유언을 공증했다. 그가 내놓기로 한 서울 구로구의 집은 돈으로 환산하면 약 5000만원. 매달 40만원이 조금 넘는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는 형편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안씨는 20대에 공사장에서 일하다 추락해 뇌병변 3급 장애를 얻어 거동이 불편하다. 홀로 생활하는 안씨는 외출을 하려면 요양보호사의 도움으로 휠체어에 타야 한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재활용품 수집을 하며 근근이 돈을 벌었지만 2000년부터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일을 못하고 있다. 안씨는 자신이 언제 쓰러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몸이 조금이라도 성할 때 재산을 사후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평소 자신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구로구청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알게 된 구로희망복지재단에 사후 재산 기부를 약속하게 됐다. 안씨는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밥 한 숟갈 덜 먹어 배고픈 사람에게 나눠 줘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면서 “10여년 전부터 재산을 기부하고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 왔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그의 이웃 사랑은 남달랐다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반지하 방에서 전등을 켜지 않고 지내며 아낀 생활비와 재활용품 판매 수익을 모아 해마다 이웃돕기성금을 내 왔다. 어려운 이웃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고 밥을 사거나 현금을 손에 쥐여 주는 인물로 동네에서 잘 알려졌다. 안씨는 “어려운 사람 사정은 어려운 사람이 잘 알지 않나. 익명으로 구세군 자선냄비에 1억원씩 기부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웃었다. “어차피 땅에서 태어나서 땅으로 돌아갈 텐데 돈을 쥐고 죽어서 뭐하겠나. 더 배고픈 사람, 더 어려운 사람을 챙기면 아름답게 죽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매일 셀카 찍은 교수, 30대부터 60대까지 매일.. 소름끼치는 기록

    매일 셀카 찍은 교수, 30대부터 60대까지 매일.. 소름끼치는 기록

    ‘매일 셀카 찍은 교수’ 매일 셀카 찍은 교수가 화제다. 최근 해외의 온라인을 통해 ‘매일 셀카 찍은 교수’의 사연과 사진이 소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보스턴칼리지의 사진학과 교수 칼 바덴(61)은 지난 1987년 2월 23일부터 무려 27년 동안 매일 아침 셀카를 찍었다. 칼 바덴 교수는 매일 아침 같은 카메라, 불빛, 앵글로 찍은 셀카를 모아 동영상으로 제작했다. 매일 셀카 찍은 교수는 27년 동안 하루도 빼먹지 않고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매일 셀카 찍은 교수는 “내 나이 34살 때부터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 주위 환경, 가족,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데 나는 좀 더 획기적인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며 “매일 똑같은 카메라 앞에 서지만 노화 탓에 내 모습이 항상 똑같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매일 찍은 셀카에는 교수의 노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공개된 2분짜리 영상에 내 인생 24년 8개월 11일이 담겨있다”며 “셀카 프로젝트가 끝나는 날이 바로 내가 세상을 떠난 날일 것”이라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매일 셀카 찍은 교수 대단하다”, “매일 셀카 찍은 교수 여행 한 번 안 간 건가”, “매일 셀카 찍은 교수, 하루도 안 빼먹었다니 이건 강박인 듯”, “매일 셀카 찍은 교수 대박, 나도 오늘부터 매일 찍어볼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매일 셀카 찍은 교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안철수·민주당 통합신당 지지율 41%…새누리에 근접

    안철수·민주당 통합신당 지지율 41%…새누리에 근접

    안철수·민주당 통합신당 지지율 41%…새누리에 근접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신당을 창당하면 지지율이 새누리당 정당 지지율에 근접한 수준으로 높아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3일 인터넷언론 팩트TV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전국 휴대전화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지율이 43.3%를 기록한 가운데 통합신당 지지율은 41%로 나왔다. 통합신당 창당 발표 전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각각의 지지율을 합쳐도 20%대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지지율 상승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서울·인천을 비롯해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호남 지역에서는 통합신당 지지율이 새누리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서울에서 통합신당은 42.5%로 새누리당(36.4%)에 앞섰고, 인천에서는 58.6%를 기록해 새누리당(33.0%)과 더 큰 격차를 보였다. 호남지역에서도 61.2%로 새누리당(26.7%)에 압도적이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충청(새누리당 58.6%, 통합신당 33.6%), 대구·경북(새누리당 52.5%, 통합신당 32.6%), 부산·울산·경남(새누리당 51.8%, 통합신당 29.3%)에서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새누리당 44.0%, 통합신당 42.0%)와 강원·제주(새누리당 37.4%, 통합신당 36.5%)는 오차범위 내 접전양상을 보였다. 세대별로는 통합신당이 20~40대에서 50% 이상의 지지율을, 새누리당은 50~60대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그물 너머(홍구보 지음, 청옥 펴냄) 제5회 김유정소설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비정규직, 태풍 루사, 마을 통장, 젊은 시절의 아버지 등 자신과 주변 이야기를 50~60대 남자의 시선으로 풀었다. 295쪽. 1만 2000원. 놀면서 공부하기(양명채·조옥남 지음, 맹모지교 펴냄) 송암천문대에서 우주를 배우고, 대관령고원에서 지형을 익힌다. 외암민속마을에서는 조선으로 현장학습을 떠나는 여행기. 304쪽. 1만 4800원. 해저 보물선에 숨겨진 놀라운 세계사(랜달 사사키 지음, 홍성민 옮김, 공명 펴냄) 보물선, 난파선 등으로 세계사를 읽고 흥미로운 수중고고학을 엿본다. 232쪽. 1만 3000원. 방과후 학교가 불안하다(박효정 지음, 사과나무 펴냄) 방과후 학교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쳐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향점을 제시한다. 232쪽. 1만 3000원.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은퇴 후 서예 작가로 ‘70~80세 대기만성’ 야망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은퇴 후 서예 작가로 ‘70~80세 대기만성’ 야망

    동암(東庵) 박병희(73)씨는 지난해 한국미술협회의 서예부문 초대작가가 됐다. 문학으로 치면 문단에 등단한 셈이다. 골프를 그만둔 뒤 2002년부터 붓을 잡았으니 11년 만이다. 그동안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문에서 입선 2회, 특선과 우수상 각각 1회 수상을 했다. 입선은 1점, 특선은 3점, 우수상은 6점, 대상은 9점이 주어지는데 기본 점수인 10점을 채운 것이다. 여기에 9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해 당당히 미협 회원이 됐다. 초대작가가 된 뒤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씩 서울 송파구청의 문화교실에 나가 서예를 가르치고 있다. 손에 쥐는 건 별로 없지만 무엇보다 나갈 곳이 생긴 데다 대기업 퇴직 이후 없었던 명함을 다시 갖게 돼 기쁘다. 대기만성이라는 말이 있다. 큰 그릇은 늦게 완성된다는 뜻으로 느지막하게 한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이룰 때 자주 인용되는 사자성어다. 60~70세 인생이던 시절 대기만성은 40세였다. 그러나 100세 시대에는 70~80세에도 일가(一家)를 이루기에 충분하다. 물론 90세, 100세에도 가능하다. 1만 시간의 법칙이란 게 있다. 하루 3~4시간씩 1년간 매달리면 1000시간이 조금 넘는다. 이렇게 10년간 노력하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건강이 좋아지고 수명이 늘어나면서 60대에 새로운 것을 배워도 이젠 대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박씨 역시 지난 세월 매일 3~4시간씩 서예에 매달렸다. 선생님이 체본을 써 주면 열심히 베껴 쓰고 집에 가서도 붓을 잡았다. 최근에는 주로 새벽에 글을 쓴다. 낮에는 정신이 산만해 글 쓰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일찍 일어나 마음을 깨끗이 한 뒤 한획 한획 공을 들이면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 든다. 2009년 스카이라이프에서 퇴직한 동원(東園) 김성현(60)씨도 늦깎이 서예가가 되려 한다. 퇴직을 앞두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이었다. 동료들과 골프도 쳐 봤지만 허한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다. 불현듯 어렸을 때 미술을 하고 싶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는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다른 길을 가고 말았다. 퇴직한 다음 해인 2010년 서실을 찾았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문득문득 학창 시절의 꿈이었던 미술이 생각났으나 바쁘다는 핑계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차츰 서예에 빠지게 되자 넉넉하던 시간이 모자랐다. 한창 글을 쓰고 있는데 아내가 식사하라고 하면 짜증이 날 정도였다. 하룻밤 자고 나면 글이 달라졌다. 재미있고 신기했다. 더 글에 매달리게 됐다. 그는 지난해 서예대전에서 입상했다. 굉장히 빠른 편이다. 입선을 하고 나니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성취감, 만족감과 함께 실력이 늘고 있는 것을 하루가 다르게 느끼는데 어떻게 서예에 빠져들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대기만성의 행렬에는 운학(雲鶴) 조강래(77) 연세대 명예교수와 송연(松姸) 정선희(60·여)씨도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서울 종로구 인사동 죽암서실에 나와 글을 쓰고 있다. 호는 죽암서실 여성구 원장이 지어 줬다. 특히 조씨는 부부가 함께 나오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취미 생활은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아내는 “우리 부부는 밥상을 치우고 나면 바로 글을 쓴다”며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조씨도 “글이 잘 써지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을 느끼니 일요일에 등산을 갔다 와서도 피곤한 줄 모르고 바로 글 연습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붓을 잡은 지는 20년이 됐으나 본격적으로 수련한 것은 10년이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여러 차례 입상해 지금까지 7점의 점수를 쌓았다. 초대작가가 되려면 3점을 더 쌓아야 하는데 올해는 무난히 관문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서예는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데다 나이가 들어서도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면서 “무엇보다 글을 쓰고 나면 즐겁고 마음이 깨끗해져 좋다”고 말했다. 집 안에 작업실이 없는 정씨는 그래서 자녀들에게 빨리 결혼해서 나가라고 압박하고 있다. ■나이들수록 부부함께 취미생활 좋은 취미는 평생의 동반자이고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직장에 다닐 때는 여유가 없어 취미 활동에 눈을 돌리기 어렵지만 은퇴 이후 시간이 많아지면 사정이 달라진다. 여 원장은 80대 노인이 털어놓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정년까지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 성공한 인생인 줄 알았다. 그러나 직장을 그만두니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무료했다. 북한산에 올라 서울 시내를 바라봐도 오라는 곳이 없었다. 그러면서 그는 “평생을 함께 하는 취미가 있는 당신이 부럽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예는 집중하고 몰두해야 하는 작업이다. 잡념이 생기면 잘 써지지 않는다. 서예는 글을 쓰는 것이기도 하지만 글의 내용도 음미하게 된다. 자연히 인격적으로 성숙하게 된다. 여 원장은 “말은 입 밖으로 내뱉으면 사라지지만 글은 써서 걸어 놓으면 오랜 세월 남는다”면서 “중국 한자가 예술로 승화한 것은 서예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중국처럼 퍼포먼스가 가미되는 등 서예가 정적인 것에서 동적인 것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그는 또 “글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는 것도 중요한 공부”라면서 “몇백년 전의 글을 보면 그들의 정신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반대로 글이 계속 발전하니 표구해서 걸어 놓은 글도 몇달 뒤에 다시 봤을 때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멋진 글이 걸려 있으면 집안 분위기가 달라진다. 박씨는 자녀에게 명심보감에 나오는 ‘지락(至)은 막여독서(莫如讀書)요 지요(至要)는 막여교자(莫如敎子)다’라는 글을 써 줬다. 지극한 즐거움은 독서만 한 것이 없고 지극히 중요한 것은 자녀들을 가르치는 것만 한 것이 없다는 뜻이다. 손자, 손녀의 친구들이 놀러 와서는 액자를 보고 ‘너희 할아버지 참 멋지다’며 부러워하고, 사위도 작품을 걸어 놓으니 집안 분위기가 한결 품위 있어졌다고 좋아한다. 글을 표구해서 주면 받는 사람도 굉장히 기뻐한다. 그래서 그는 ‘서예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다. ■멋진 작품 집안 분위기 품위있게 서예는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실력이 는다. 여 원장은 “젊었을 때는 수양이 덜 된 탓인지 글이 날린다”면서 “나이가 들면 생각이 깊어지고 삶의 연륜이 더해져 글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서실의 막내인 김씨는 “다른 취미는 나이를 먹으면 더 이상 발전이 없지만 서예는 노력하면 글이 좋아지고 발전한다”면서 “하루하루 글이 달라지니 더욱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씨도 “추사 김정희는 운명하기 3일 전 봉은사 창고의 현판을 썼다”면서 “글은 붓을 잡을 수 있을 때까지, 생명이 있을 때까지 가능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인성을 길러 주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에게 서예를 가르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씨는 내친김에 5년 뒤 77세에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새로운 목표가 생기니 생활 자세, 마음가짐 등 많은 것이 달라졌다. 무엇을 쓸 것인가, 서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열심히 구상하고 있다. 생활에 활력이 넘치고 정신을 더욱 집중하게 된다. 요즘에는 논어와 맹자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명제를 찾기 위해서다. 또 매주 토요일 산에서 잠을 자는 ‘비박’을 한다. 어지간한 추위에도 이를 거르지 않는다. 글을 쓰는 데는 하체의 힘이 중요한데 이를 위한 체력을 기르려는 것이다. 정씨는 “일본 방송을 보니 80세에 지공예를 배운 할머니가 100세에 개인전을 열더라”면서 “100세인데도 작품이 굉장히 동적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서예는 나이 든 사람의 경륜과 품격을 더 높게 만들기도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퇴직 후 직장 동료나 고교 동창 모임 등에 나가면 비슷한 이야기가 흘러간 레코드판처럼 되풀이된다. 과거의 무용담이나 실수담, 직장 상사의 험담 등이 대부분이다. 한두번은 재미있지만 계속 이어지면 식상하다. 김씨는 “취미가 같은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니 즐겁고 뭔가 하나라도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정씨도 “서예를 배운 뒤 친구들과 만나서 수다 떠는 일이 재미없어졌다”면서 “서실에서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이들의 대기만성 행렬이 어떻게 꽃을 피울지 기대된다.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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