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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소외 우려 없어… 자신감 갖고 한반도 문제 풀자”

    “한국, 소외 우려 없어… 자신감 갖고 한반도 문제 풀자”

    “한국이 자신감을 갖고 한반도 문제를 다뤄야 할 때가 됐고, 신뢰 외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한반도 문제의 진전도 쉽지 않다고 봅니다. 과거 60년을 이어온 한·미 양국의 동맹 성과는 한반도 및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을 해소하고, 우리 경제를 창조경제로 이행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23일 신임장을 받은 안호영(57) 주미대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언론사 합동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으로 이뤄진 좋은 시기에 주미대사를 맡게 돼 대단히 중압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북핵 위기에 대해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전후로 양자와 6자 체제를 모두 시도했지만 우리 정부가 노력했던 만큼 좋은 결과가 도출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이제는 한국이 중요한 국제적 논의에서 더 이상 소외될 우려가 없는 만큼 자신감을 갖고 국제 사회와 조율하며 신뢰를 통해 한반도 상황이 진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조율되지 않는 북·미 간 비공식 접촉은 가능성이 없다고 시사했다. 안 대사는 일본 정치인들의 퇴행적 역사 발언과 위안부 망동에는 구체적인 대응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한·미·일 3국의 공조가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체제로 작동해 왔지만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대단히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미국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위안부 등 적확한 역사적 팩트를 인식시키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해의 일본해 표기 방침을 고수하는 미 국무부 지침을 묻는 질문에 “우리 정부가 전 세계 외교망을 통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며 “주미대사로 부임한 후에 동해 병기 활동을 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 대사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의혹과 관련,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가급적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우선순위를 갖고 노력하겠다”고만 했다. 외교부 내 대표적인 ‘통상 전문가’로 평가받는 안 대사는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는 코끼리 같은 나라”라고 미국을 표현했다. 그는 “15조 달러 규모인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이면에는 혁신(이노베이션)의 힘이 큰 것 같다”며 “창조경제의 파트너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부고] 원불교의 법타원 김이현 종사 열반

    [부고] 원불교의 법타원 김이현 종사 열반

    원불교의 법타원 김이현 종사가 23일 전북 익산시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열반했다. 세수 84세, 법랍 60년 2개월. 원불교는 “김이현 종사는 1946년 원불교에 입교, 10년 뒤 출가해 수행과 공부를 통해 교리 해석과 실천에 모범을 보였다”고 전했다. 의정부교당, 안양교당, 신촌교당, 수원교당을 개척하고 중앙총부에서 교화부장 등을 맡아 원불교 발전과 후진 양성에 힘써 왔다. 장례는 원불교 교단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원불교 중앙총부 향적당. 발인은 25일 오전 10시 30분.
  • 무림(舞林)의 고수들

    무림(舞林)의 고수들

    이달 말 두개의 굵직한 무용 무대가 연이어 막을 올린다. 전통과 현대의 장르를 달리하는 무대이지만 국내 무용계를 대표하는 춤의 고수들이 망라됐다는 점, 여타의 공연과는 다른 독특한 기획과 형식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점은 공통분모다. 오는 30~31일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서울 강남구 한국문화의 집 코우스에서 선보이는 ‘팔무전’(八舞傳)은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우리나라 전통 춤의 대가 8명을 나란히 한 무대에 세우는 공연이다. 이런 콘셉트 덕분에 이 공연은 처음 기획된 2008년부터 꾸준히 화제가 돼 왔다. 동문이나 사제(師弟)의 무대가 대세였던 전통 춤 공연 형식을 과감히 깨트린 것이다. ‘~류’ ‘~파’로 한정되는 계보를 과감히 무시하고 분야별 고수들이 자존심을 걸고 무대를 엮는다. 올해는 2011년 ‘남무(男舞)열전’에 이어 여류 춤꾼들이 무대를 꾸민다. 유지화의 ‘부포춤’, 황희연의 ‘진도북춤’, 김정녀의 ‘살풀이춤’, 이애주의 ‘승무’, 한동희 스님의 ‘나비춤’, 김동연의 ‘신태무’, 이현자의 ‘태평무’, 김영숙의 ‘춘앵전’ 등이다. 이 중 ‘부포춤’의 부포는 농악대의 상쇠가 쓰는 전립 위에 달린 꽃송이로, 이 춤에는 여성 대표 상쇠 유지화의 60년 농악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진도북춤은 북채 2개를 양손에 들고 추는 춤으로 황희연은 북춤의 명인 고 박병천 선생에게서 이를 사사했다. ‘태평무’는 일제강점기에 한성준이 창안한 춤으로 승무나 경기 무속춤의 춤태가 나타나면서도 발 디딤의 기교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각양각색의 춤들이 진옥섭 한국문화의 집 예술감독의 연출로 신통하게 조화를 이룬다. 전통 춤의 세부 장르들이 총망라된 무대인 만큼 춤사위가 펼쳐지는 ‘공간’도 주목해 볼 묘미다. 마당, 기방, 법당, 궁전을 넘나드는 유연한 무대가 인상적이다. 악사 26명이 연주하는 음악도 곱씹을 감상 포인트다. 1만~3만원. (02)3011-1720. 한국공연예술센터(한팩)가 31일 막을 여는 ‘2013 한팩 솔로이스트’는 현대무용의 대표 무용수들이 최고의 솔로 무대를 펼치는 무대다. 중견 무용수들은 보통 자신이 직접 안무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지만 이번 공연은 그런 공식을 깼다. 안무가와 무용수를 1:1로 조합한 것이 특징이다. 안무가는 그동안 구상해 온 동작이나 콘셉트를 무용수를 통해 실현하는 ‘실험’을, 무용수는 춤꾼의 역할에만 전력을 다하는 ‘몰입’을 경험한다. 31일과 6월 1일 이틀간은 4편이 무대에 오른다. 무용수 김성용과 브라질 안무가 지젤라 로샤의 ‘엄마와 낯선 아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과 안무가 김보람의 ‘혼돈의 시작’, 한국무용가 김혜림과 안무가 김재덕의 ‘초이스’, 현대무용가 밝넝쿨과 권병준 서강대 겸임교수의 ‘파이팅 룸’ 등이다. 6월 7~8일 이어 올려지는 작품은 3편. 무용수 김건중과 독일 안무가 하이디 비어탈러의 ‘스위프트 시프트’, 무용수 정훈목과 벨기에 안무가 프랑크 샤르티에의 ‘존 막’, 무용수 허성임과 벨기에 안무가 스테프 레누어스의 ‘출입구 또는 몽환’ 등이다.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 2만~4만원. (02)3668-0007.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칸 영화제 감독님들 황금‘입담’상은 없나요

    칸 영화제 감독님들 황금‘입담’상은 없나요

    26일 폐막으로 막바지에 접어든 제66회 칸국제영화제가 황금종려상을 다투는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상대에서 가장 크게 웃을 감독이 누구일지 지구촌 영화 팬들의 눈과 귀가 쏠린 가운데 경쟁부문에 출품된 작품들의 현장 평점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황금종려상을 거머쥘 유력 작품들의 윤곽도 잡혀 간다. 인터뷰 홍보 경쟁에 여념이 없는 스타 감독, 배우들의 ‘준비된 한마디’도 연일 영화제의 화제다. 현지의 영화기자와 평론가 사이에서 평점이 가장 높은 작품은 코언 형제 감독의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1960년대 미국 뉴욕 그리니치빌리지를 배경으로 활동한 포크 가수 데이브 반 롱크를 모델로 르윈 데이비스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다뤘다. 주연 오스카 아이작은 “진정한 예술을 추구하지만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내적 갈등을 겪는 인물”이라고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압축해 지구촌 곳곳에서 영화 기사의 제목으로 부각됐다. ‘위대한 개츠비’로 국내 관객에게도 친숙한 캐리 멀리건과 유명 팝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도 출연한다. 조엘 코언 감독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영화에는 특별한 플롯이 없다”고 전제한 뒤 “(영화 속) 고양이야말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축”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개봉을 기다리는 팬들을 더 설레게 만들었다.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작품들은 아시아권 감독들의 영화다. ‘죄의 손길’을 출품한 자장커 감독은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폭력이 우려된다. 평범한 개인이 그런 폭력 속에서 어떤 상황에 처해지는지 말하고 싶었다”고 발언 수위를 높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중국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도 보탰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201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과거’의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어디에서 작업을 하든 나는 이란 감독이지만 국적보다 중요한 것은 관객과 영화 간의 유대”라면서 “모든 영화는 관객 개개인의 것”이라는 명언을 던졌다.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도 수상 후보군에 들어 있다. 20편의 경쟁작 중 최저 평점을 기록하고 있는 작품은 일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짚의 방패’. 그러나 감독이 현지 인터뷰에서 던진 ‘연출 철학’은 최고 평점을 받고도 남았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은 ‘내가 가진 것으로 영화를 만들라’고 가르쳤다. 모두들 저마다 색다른 영화를 만들려고 애쓰지만 자신이 가진 것으로 영화를 만들 때 독창성은 자연히 뒤따른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불교·개신교 등 종단 지도자 -외교사절 부인들 손잡고 고성 DMZ서 한반도평화 기원 노래 부른다

    불교·개신교 등 종단 지도자 -외교사절 부인들 손잡고 고성 DMZ서 한반도평화 기원 노래 부른다

    종교계 지도자들과 주한 외교사절 부인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23일 국제평화축제조직위원회와 원불교 평양교구에 따르면 25∼26일 강원도 고성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세계평화 생태탐방 축제’가 강원도 주최로 열린다. 국내 각 종단 지도자와 주한 외교사절 부인들이 한반도 평화 기원을 위해 DMZ에서 모이기는 처음이어서 종교계 안팎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번 행사는 몇몇 종교 지도자와 서울국제여성협회(SIWA) 관계자들이 6·25전쟁 정전 60년을 기념해 3년여의 준비를 거쳐 성사시킨 축제. 한반도 평화와 DMZ 생태계 복원을 우선 겨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09년부터 주한 외교대사와 노벨문학상 수상자, 문화예술인, 글로벌기업 관계자 등 1000여명에게 한반도 문제 해결을 호소하는 서신을 보내 왔으며, 지난해 5월에는 강원 양구와 백담사 일원에서 예비행사를 가진 바 있다. 특히 주한 외교사절 부인과 외국기업 임직원 부인 등으로 구성된 친목 봉사단체인 SIWA가 최근 급속히 악화된 남북관계를 의식해 적극 동참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는 테리 하트만 SIWA 회장은 “이념은 달라도 남북의 젊은 병사들은 어머니 입장에서 보면 모두 똑같이 소중한 아들”이라며 “분단 때문에 늘 긴장감이 감도는 전방에서 청춘을 보내야 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행사는 단순한 선언 차원에 머물지 않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절절한 염원을 담은 체험과 봉사, 종교행사로 진행될 예정. 먼저 주한외교사절과 주한외국기업 임직원 부인 40여명이 25일 오후 2시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갖는다. ‘아리랑’ ‘고향의 봄’ ‘그리운 금강산’ 등을 합창하는 음악공연을 펼치며 직접 밥차를 끌고 가 DMZ 철책 근무를 서는 수색대대 병사들을 위해 고기를 굽고 밥을 퍼주는 배식 봉사를 한다. 직접 만나지 못하는 병사들에게는 육류와 도시락 등 위문품도 전달할 예정이다. 행사 참가자들은 둘째 날인 26일, 주변에 6·25전쟁 당시 군 지휘 본부 막사와 파괴된 유적들의 흔적이 널려 있는 건봉사에서 다도와 참선 등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며 한반도 분단의 아픔을 체험하고 평화를 염원하게 된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각 종단 지도자들이 25일 갖는 평화기원 행사도 주목되는 프로그램. 종교 지도자들은 이날 행사에 앞서 미리 배포한 ‘평화선언문’을 통해 “핵무장과 이에 대응한 최첨단 무기의 끊임없는 대결의 끝은 어디냐”고 물은 뒤 “남북의 지도자들은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국제평화축제 조직위 김대선(원불교 평양교구장) 상임집행위원장은 “종교 지도자들과 세계 어머니들의 평화를 위한 기도와 노랫소리가 남북 간에 막힌 산길 물길을 열고, 결국 사람 길도 열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①Memories, Arts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①Memories, Arts

    FAMILY TRIP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 오랜만의 주말. 자녀가 보챌 때 리모콘만 만지작대고 있는가? 입으로만 사랑한다고 말하는가? 떨쳐 일어나자. 이제 남자답게 행동으로 보여줄 때다. 봄볕 따사로운 산으로, 들로, 테마를 정해 떠나보자. 왜 모녀여행만 있는 거야? 모녀母女여행은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아빠와 함께하는 부녀여행은커녕 부자여행도 쉽게 듣기 어렵다. 왜 아빠는 돈 벌어다 주는 기계로만 살아야 하는가. 최근 일과 집에서 벗어나는 아빠가 늘고 있다. 캠핑으로 대표되는 가족여행이 시작이었다면, MBC의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는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아빠들이 가족, 특히 자녀에게 다가가려는 노력과 그 과정에서 분출되는 따뜻한 정이 감동을 자아내는 것이다. 어렵다고? 조금의 노력만 더하면 가능하다. 테마별로 하루 일정부터 장기간을 요하는 해외여행까지 자녀와 갈 만한 곳과 상품을 골라 봤다. ●Memories 거꾸로 시계를 되감다 옛 향기가 남아 있는 곳이 갈수록 사라진다. 기술은 시간을 지배하고, 그렇게 추억도 우리에게서 멀어져 간다. 아무런 걱정도 없이 즐겁게 뛰놀던 그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잠깐이라도 시간을 할애해 보자. 아이들은 신기함과 새로움을 체험하고, 아빠는 그리운 향수에 푹 빠져 정신을 차릴 수 없을 것이다. 1 철도동호회 네티즌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한 화본역의 모습. 건너편에 급수탑이 보인다 2 화본역에서 가까운 추억의 학교는 60~70년대 모습을 재현한 체험박물관이다 3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열혈강호>, <용비불패> 캐릭터의 복장을 입어 볼 수 있다 4 옛날 만화가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내부 모습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아빠의 어린 시절을 보여줄께 경상북도 군위군에 자리한 화본역에서 5분 정도 떨어진 산성중학교는 폐교됐지만, 60~7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체험박물관 ‘추억의 학교’로 변신해 있다. 규모는 작지만 충실하게 전시품을 갖춘 내부에는 당시 사용하던 교실의 물품들은 물론이고 실제 일기장, 뮤직박스, 가정집, 화장실, 이발소, 옛 골목길, 극장, 자동차까지 전시돼 있어 정말 없는 게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업무에 치여 자녀와 소원했던 아빠였어도 좋다.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는 자녀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절로 만발할 테니. 산성중학교 가는 길에 화본역도 들러 보자. 화본역은 아이들과 손을 잡고 그냥 나들이 삼아 가볼 만한 곳으로, 역에 내리면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호젓한 분위기의 역사건물과 급수탑을 만날 수 있다. 1899년부터 1967년까지 달리던 증기기관차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급수탑은 여름이면 외부가 담쟁이덩굴로 뒤덮여 마치 <미래소년 코난>의 주인공이 뛰어다닐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관람료 성인 2,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1,500원 주소 경상북도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 824-1 찾아가기 청량리역에서 아침 8시25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면 오후 12시40분에 화본역에 도착한다. 문의 군위군청 관광마케팅팀 054-380-6915 만화세계로 타임워프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즐겨 보는 요즘 아이들은 모른다. 형광등 빛 흐릿한 곳에서 세상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손때 묻은 종이 만화책을 뒤적이던 기억을. 가득 꽂힌 책만 봐도 행복하고, 배고플 때면 주인아저씨가 끓여 주는 퍼진 라면만 먹어도 충분했다. 갈 곳 없고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의 천국이자 안식처였던 만화방은 점점 세월의 저편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추세다. 그 시절을 추억하는 이들에게 부천 소재의 한국만화박물관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만화의 보고라 할 만하다. 첨단시설을 자랑하는 수장고에는 <고바우 영감>, <엄마 찾아 삼만리> 등 50~60년대 만화 육필원고 6만여 장, <코주부 삼국지>를 비롯한 70년대 만화 단행본, 각종 희귀잡지 및 작가 소장품 등이 보관 중이고, 2층 열람공간에는 국내만화, 해외만화, 학술자료, 논문 등 25만여 권의 장서가 망라돼 있다. 3층에는 옛날 만화가게를 재현해 놨는데 연탄 난로와,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의 만화책이 주욱 늘어서 반가움을 자아낸다. 4층에는 인기만화 <열혈강호> 복장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무림의 세계’, 직접 투수가 돼 야구체험을 할 수 있는 ‘외인구단과의 한판승부’ 등을 마련해 흥미를 더한다. 관람료 일반 5,000원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입장마감 오후 5시) 주소 부천시 원미구 상동 529-2(영상문화단지 내) 문의 한국만화박물관 032-310-3090 comicsmuseum.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Arts 아이 마음에 예술 혼을 꽃피운다 때로는 목적 없이 떠나는 여행도 좋다. 하지만 자녀와 함께 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왕이면 자라나는 아이의 꿈을 키우고 가슴을 울릴 교육적인 테마를 택해 보는 것이 어떨까. 미술과 건축에 특화된 여행지로 떠나 봤다. 1 북촌미술관의 조각상 2 20세기 최고의 건축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롱샹성당 3 베네세하우스의 오벌룸 전경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유럽예술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건축물 감상이다. 유명 건축가의 철학과 영혼이 담긴 건축물을 만날 때 우리는 때로 전율에 가까운 감동을 느끼게 된다. 특히 유럽 곳곳에는 공간과 조형미의 극치를 보여 주는 건축물들이 가득하다. 한 예로 압도적인 아우라와 기하학적인 형태, 자연광만을 이용해 20세기 최고의 건축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롱샹성당 등 뛰어난 건축물 안에서 우리는 사람과 공간, 색과 면, 자연과의 조화 등을 느낄 수 있다. 세계적인 건축물을 만나는 여행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 줄 것인지는 자명하다. 사람이 머무르는 공간을 만나는 일, 예술의 극치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관련상품 혼이 담긴 유럽 핵심 건축 기행 19일 특징 로마·피렌체·베니스·바젤·스트라스부르·슈투트가르트·프랑크푸르트·쾰른·뒤셀도르프·베를린·파리 등을 방문한다. 전 일정 자유며, 여행 전에 현대 건축 강좌 등의 전문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 이해를 돕는다. 가격 436만원부터 문의 인터파크투어 02-3479-6433 섬이 곧 예술이다 안도 다다오의 섬으로 유명한 나오시마를 찾아 떠나는 예술산책 시간. 일본의 출판 교육 그룹 베네세는 구리제련소에서 나온 폐기물에 찌들어 황무지와 같던 나오시마를 예술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는데, 섬을 예술로 살린다는 참으로 기발한 착상이었다. 그후 나오시마 섬 전체를 미술관으로 만드는 나오시마 프로젝트가 진행돼 지중地中미술관, 버려진 집을 개조해서 미술 작품으로 만든 이에家 프로젝트 등이 연이어 완성됐다. 꿈은 마침내 실현됐고 지금은 한 해 3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체험형 작품이 많아 배경지식 없이도 예술을 느낄 수 있으며 숨어 있는 예술작품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각별하다. 관련상품 나오시마 예술산책 4일 특징 전 일정 자유.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나오시마의 유일한 고급 호텔이자 미술관 베네세하우스 2박 포함. 가격 100만원부터(유류할증료 및 항공세 제외) 문의 하나투어 1577-1233 갤러리에 대한 부담을 벗자 서울 곳곳에 갤러리가 얼마나 많은지 조금만 걷다 보면 놀랄 정도다. 하지만 미술에 대한 안목도 없고 알아야 한다는 강박감에 오히려 작품 감상이 방해받는 경우도 있다. 특히 미술을 잘 모르는 아빠라면 자녀를 대동한 갤러리 투어에 더욱 주저하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 편안하게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컬처워크’는 그래서 주목된다. 누구나 쉽게 미술, 전시를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갤러리 여행 프로그램으로 전문지식을 가진 아트가이드가 동행해 함께 갤러리를 순회하고 안내한다. 현재 4월까지 북촌 갤러리, 북촌 마을, 청담 갤러리, 고궁 등 네 가지 코스를 운영한다. 다른 이들과 번잡하게 이동하는 것이 싫다면?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퍼스널 아트가이드가 안내하는 일대일(1:1)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가격 1만5,000원부터. 일대일 프로그램은 10만원 홈페이지 컬처투어 www.kulturewalk.kr 글 김명상, 최승표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김문이 만난 사람] 파독근로자기념관장 권이종

    [김문이 만난 사람] 파독근로자기념관장 권이종

    인간의 삶은 참으로 드라마틱하다. 태어난 그 자체도 경이롭고, 소리 내어 울고 웃는 것도 그렇다. 때로는 슬프고, 처절하게 고생하고, 행복하고, 보람을 느끼는 희로애락이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온몸으로 역경을 이기며 살아 왔다. 이 강산에서 태어나 저 강산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이제 와서 인생의 숙제를 비로소 풀어 내며 살아간다. 막장 광부에서 교수가 되기까지 참으로 굴곡진 삶이다. 눈을 감으면 그 시절이 절로 떠올라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파독근로자기념관’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롤프 마파엘 주한 독일대사, 권광수 한국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연합회장 등 30여명이 참석해 기념관 개관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방 장관은 “(파독 근로자의) 피와 땀과 외화가 우리나라 산업·경제 발전에 씨앗이 돼 이렇게 잘살고 행복한 오늘날의 우리가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파독 근로자 기념관 건립은 파독 근로자들의 눈물겨운 역사와 의미를 다음 세대에까지 생생히 전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가 광부,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이 독일에 파견된 지 꼭 50년이 돼 이래저래 의미가 깊은 자리였다. 1층 전시실에 들어서자 맨 처음 눈길을 끄는 글귀가 보인다. ‘당시 파독 광부의 선발 조건은 20~35세 남성이며 1년 이상 탄광 경력이 있는 자였으나 실제 경력은 거의 없다. 대학 재학생, 국회의원 비서관 등 고학력자와 그 외 여러 분야의 젊은이들이 다양한 꿈을 이루기 위해 독일행을 지원했다.’ 파독근로자기념관 권이종(73) 관장도 그런 젊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특히 그는 막장 광부로 독일에 갔다가 현지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고 귀국 후 한국교원대 교수와 한국청소년개발원장 등을 지낸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막장 광부에서 교수가 돼 화제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기념관 개관식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오전 권 관장과 파독근로자기념관에서 만났다. 전시실에 진열된 자료들을 설명해 주면서 당시를 회상하는 눈빛이 자못 진지하다. 아울러 기념관 개관이 얼마나 뜻깊은지를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사단법인 한국파독광부·간호사·간호조무사 연합회 상근 부회장을 맡아 2008년 연합회 창립 당시부터 준비했던 숙원 사업 중 가장 큰 일인 기념관을 이번에야 건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여 기념관 개관까지의 과정부터 먼저 물었다. “따지고 보면 독일 광부 시절 때부터 숙제였습니다. 언젠가 한국에 돌아가면 꼭 기념관을 만들어 역사의 한 페이지를 후배들에게 보여 줘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독일 정부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독록 규정했으나 몰래 사진을 찍고 고생했던 하루하루를 깨알같이 기록했습니다. 그런 것들을 모았고, 또 유물을 가진 많은 분들의 협조로 이번에 개관을 하게 됐지요. 특히 주한 독일대사관의 적극적인 도움도 있었습니다. 독일 정부에서 관련 자료를 보내 주기도 했습니다. 파독 50주년, 한·독 수교 130년에 맞춰 기념관이 들어서게 된 셈이지요.” 전시실에는 20대 초반의 권 관장이 50년 전 독일에서 남긴 기록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막장에서 써 내려간 일기, 가족이 보낸 편지, 동료와 찍은 사진과 함께 향수에 젖을 때면 반복해서 들었다는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음반도 있다. 그는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 이러한 자료들을 훑어보며 회상에 잠긴다. 특히 얼마 전 세상을 뜬 김태우 전 연합회장의 사진과 이야기는 살뜰히 더 챙긴다. 파독 광부는 모두 2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약 2000명, 독일에 거주하는 사람이 4000여명, 나머지는 한국에 살고 있다고 권 관장은 설명한다. 앞으로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파독 광부 출신이거나 2세, 그리고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기념관을 찾아 우의를 다지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치원 아이들이나 초·중등 학생들의 견학 장소로 활용하고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이들을 위한 숙소와 쉼터까지 만들 계획이다. 권 관장과 연합회에서는 기념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600페이지가 넘는 파독 광부 45년사를 만들어 기증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잠시 눈을 감더니 파독 광부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만났던 일을 떠올렸다. “1964년 12월이었습니다. 박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독일을 방문했을 때 저희 광부들을 초청했지요.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독일 정부 관계자에게 한국에서 온 광부들을 외교관 신분으로 해줄 것을 요청했고 육 여사는 이역만리에서 고생한다며 한없이 울었습니다. 광부들도 애국가를 부르며 모두 울었지요. 저는 그날 이후 애국가 대신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부르며 향수를 달랬습니다.” 권 관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때 민간인 대표 자격으로 초청을 받았다. 이때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떠올라 감개무량해져 역시 애국가를 부르지 못했다. 광부에서 교수가 된 자신의 인생역정도 그 순간 봇물처럼 한꺼번에 머릿속에 밀어닥쳤다. 파독 광부의 역사를 잠시 되짚어 보면 이렇다. 한국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던 1960년대 초. 마땅한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인력을 수출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정부는 독일 측과 광부 파견을 타진한 결과 1963년 첫 파독을 성사시켰다. 제1차 광부협정으로 1963년 12월 21일부터 1966년 7월 30일까지 2419명이 건너갔고 1967년부터 1969년 사이에는 이른바 ‘동백림 사건’으로 잠시 중단됐다가 제2차 협정으로 1970년 2월부터 재개됐다. 이들이 흘린 땀은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루는 초석이 됐다. 권 관장은 1940년 전라북도 장수 오지인 초장 마을에서 태어났다. 현재 이 마을 입구에는 ‘권이종 박사가 태어난 곳’이라는 기념석이 세워져 있다. 어릴 적 꿈은 학교 선생님이었다. 하지만 지독한 가난 때문에 하고 싶은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산에서 나무를 베어다가 장작을 만들어 파는 일, 그리고 신문 배달하는 것이 더 우선이었다. 때로는 닭 서리, 수박 서리, 버스 무임승차 등도 하며 가난을 이겨 내려 발버둥을 쳤다. 1961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 군에 입대했다. 3년 복무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왔지만 기다리는 것은 가난한 농사일밖에 없었다. 그래서 친척의 권유로 서울로 와 을지로 입구 건축 공사현장에서 막노동을 시작했다. 어느 날 함께 일하던 한양대 공대생이 “권형, 나하고 독일에 갈 생각 없소”라면서 당시 5급 공무원 월급(3600원)의 10배나 되는 고액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이렇게 해서 1964년 10월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현지에 도착한 권 관장 일행은 4주간의 독일어 교육과 3개월간의 현장 실습을 받은 뒤 메르크슈타인 지역 아돌프 탄광에 배속받았다. 이때부터 ‘파독 광부’라는 낯선 호칭으로 지하 1000여m까지 파고들어가 석탄을 캐는 막장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그는 이곳에서 동료의 죽음을 목격했고 또한 자신도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 “일단 갱도에 한 번 들어가면 작업이 끝날 때까지 나올 수 없었고 식사는 과일 한두 개와 딱딱한 독일 빵이 전부였지요. 이런 곳에서 ‘코드넘버 1622’의 이름으로 석탄 가루 묻은 빵을 씹으며 3년을 지냈어요. 지하 갱도에서 일해 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맑은 공기와 밝은 햇빛의 진정한 고마움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독일의 아침 인사는 ‘구텐 모르겐’(Guten Morgen)이다. 하지만 광산촌 지하 갱도에서의 아침 인사는 따로 있다. 각종 사고로 언제 어떻게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할지 모르기 때문에 행운을 가지고 올라오라는 뜻으로 낮이건 밤이건 항상 ‘글뤼크 아우프’(Gluck Auf)라는 인사를 한다고 권 관장은 말했다. 그만큼 하루하루가 불안한 날의 연속이라는 뜻이다. 권 관장은 파독 한국 광부들은 ‘동백 아가씨’, ‘비 내리는 고모령’, ‘꿈에 본 내 고향’ 등을 부르며 시름을 달래다가 스스로 ‘광부의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고 회상했다. ‘이역 땅 머나먼 길 떠나오던 그날에, 희망도 부풀었고 눈물짓던 그날에, 지친 몸 부여안고 베갯머리 적시며, 눈물도 말랐더냐 한숨 서러워~.’ 그렇게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귀국을 며칠 앞두고 양어머니나 다름없이 친하게 지내던 로즈 마리 부인의 적극적인 권유로 독일에 남아 공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헨공대 교원대학에 진학한 그가 어릴 적 꿈인 교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도 이때였다. 이 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6년 만에 귀국길에 올라 오늘에 이르렀다. 유학 시절 만난 한국인 여학생과 결혼해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두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는 “광부에서 교수까지 됐으니 내가 가장 출세한 놈이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권이종 관장은 1940년 전북 장수에서 태어나 전주 신흥고를 졸업했다. 군 복무를 마친 후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다 1964년 독일로 건너가 메르크슈타인 아돌프 광산에서 3년간 일했다. 그 후 독일 아헨공대 교원대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마쳤다. 최초로 한국 학교를 설립하는 등 청소년 운동에 힘을 쏟기도 했다. 독일 생활을 마감하고 귀국한 후에도 청소년 운동과 교육 발전에 많은 활동을 했다. 문화관광부 청소년정책자문위원, 한국청소년연구소 연구위원, 한국간행물윤리위원, 대통령자문기구 청소년보호위원, 서울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소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교원대 명예교수와 한국파독근로자기념관 관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국가발전과 사회교육’, ‘청소년지도의 실제’, ‘유럽 주요국 교육제도’, ‘맴도는 아이, 방황하는 부모’, ‘청소년의 두 얼굴’, ‘청소년학개론’, ‘파독광부 백서’, ‘독일에서 흘린 눈물’, ‘막장 광부 교수가 되다’ 등이 있다.
  •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① Piemonte 피에몬테주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① Piemonte 피에몬테주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 중세와 근세에 비잔틴 양식, 르네상스의 양식, 바로크의 양식이 있었다면, 현대에는 ‘이탈리아 양식’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이탈리안처럼 먹고, 이탈리안처럼 입고, 이탈리안처럼 노는 것. 이 유행은 좀처럼 시들해지지도 않는다. 명품 쇼핑 1번지 맥아더글렌 McArthurGlen 유럽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맥아더글렌 그룹은 1995년부터 유럽 9개국에 21개 디자이너 아웃렛을 운영 중이다. 이탈리아에는 나폴리 근교의 라 레쟈La Leggia, 밀라노 근교의 세라발레Serravalle, 로마 근교의 카스텔 로마노Castel Romano, 플로렌스 근교의 바르베리노Barberino, 베네토 근교인 베네토Veneto 소재의 노벤타 디 피아베Noventa di Piave까지 5개의 매장이 있다. 한국사무소 02-553-0822 www.mcarthurglen.com 열차 페라리 이딸로Italo 이탈리아의 제2 철도회사인 NTVNuovo Trasporto Viaggiatori사에서 운영하는 초고속열차로 지난해 4월28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최고 시속 360km으로 운행하는 이 열차는 붉은색의 매혹적인 디자인으로 ‘열차 페라리’라고도 불린다. 현재 이탈리아의 9개 도시(12개 역)에서 매일 48회 운항하고 있으며 향후 25대의 열차를 확보해 매일 50회 운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예약 및 문의 02-3789-6110 www.raileurope.co.kr 슬로푸드의 모든 것 잇딸리Eataly “Eat better, Live Better”라는 슬로건 아래 이탈리아 전역에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이곳에서 취급하는 야채와 과일류, 육류제품, 유제품, 빵, 저장식품, 와인 등 모든 식재료는 공장에서 대규모로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소규모 생산자들에게 직접 공급받은 것이다. 최근 로마에는 최대 규모의 매장을 오픈했으며, 미국과 일본까지 진출한 상황. 초고속열차 이딸로의 케이터링서비스도 맡고 있다. www.eataly.it Piemonte 피에몬테주 시간의 실타래를 따라 잠시 눈을 감았다 뜬 것 같다. 택시 밖으로 긴 주랑과 노란 불빛들, 광장의 중심에 버티고 선 검은 실루엣의 동상들이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파리인가?’ 그것이 토리노Torino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었다. 도시는 생각 이상으로 컸다. 사보이공국의 수도, 통일 이탈리아 왕국의 첫 번째 수도, 이탈리아에서 인구가 4번째로 많은 도시…. 그런 단어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토리노의 바로크적 풍경은 사보이 가문의 작품이다. 프랑스에서 남하해 이탈리아 북부에서 세력을 키운 그들은 사보이 공국의 수도로 지정한 토리노를 ‘작은 파리’로 만들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왕궁(1646년)은 말할 것도 없고 사냥 별장들마저도 화려하기 그지없다고 했지만 사실 가장 보고 싶은 것은 따로 있었다. 예수의 수의에 남아있는 혈흔은 소름끼칠 정도로 사람을 닮아 있었다. 성인 남자의 앞모습과 뒷모습. 그 가지런히 모은 팔과 손 모양까지 말이다. 거짓이라고 하기에도, 사실이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일 정도였다. 물론 내가 본 것은 모조품이었다. 산 조바니 바티스타 성당Duomo di San Giovanni Battista에 보관되어 있는 길이 4.42m, 폭 1.13m의 예수 수의는 지난 400년 동안 불과 10여 차례밖에 공개되지 않았다. 공개가 뜸한 만큼 진위 여부는 아직도 논쟁적이다. 과학도 종교만큼이나 허점투성이라 반박에 반박이 더해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훨씬 명료하게 다가오는 ‘기적’은 수의의 모조품이 전시되어 있는 산 로렌조 성당의 건축학적 성취였다. 사보이 가문이 총애했던 건축가이자 수학자였던 과리노 과리니Guarino Guarini, 1624∼1683년는 수학적인 계산을 통해 8개의 반원형 아치가 교차하는 돔을 완성했다. 돔뿐 아니라 성당 내부를 채운 화려한 바로크 장식은 충격요법에 가까운 경외심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었는데, 수백년 뒤에도 그 효과는 여전했다. 토리노 시내를 벗어나 살루초Saluzzo에 도착했을 때 비가 오기 시작했다. 마을 산책은 가장 높은 곳에서 시작됐다. 언덕 위의 성들과 그 주변에 모여 있는 귀족들의 저택을 정점으로 천천히 걸어 내려오는 산책길은 마치 시간의 실타래를 거꾸로 풀어나가는 느낌이었다. 작은 마을이지만 수도원이 8개나 있었고, 그중에는 지금 호텔로 사용되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프랑스와 그 쟁쟁한 사보이의 세력 사이에서 16세기까지 꿋꿋하게 세력을 유지했던 델 파스토 후작 가문에 대한 설명은 귓가에서 자꾸만 흩어져 버렸다. 골목 끝에 서 있는 풍경들이 하나같이 매혹적이라 달려가서 만져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좁았다가 넓어지는 골목, 높았다가 낮아지는 계단, 직선이 아닌 도로들은 마치 음악 같았다. 하지만 일행을 놓치면 15세기 어디쯤에서 길을 잃겠지. 정신을 바짝 차려 현실로 돌아올 필요가 있었다. 밤 늦게 도착한 노비 리구레Novi Ligure의 시간은 다른 도시에 비해 현재에 가까웠다. 역사가 길지 않은 이 도시가 선택한 환경미화 방법은 (제노아를 포함한 리구리아 해안 도시에서 유행했던) 가짜 벽화로 벽을 장식하는 것이었다. 1910년대에 그려졌다는 프레스코화는 노비 리구레와 제노아와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농업과 어업을 기반으로 열심히 살아왔던 사람들. 그러나 그 보통 사람들 중에서 이탈리안 자전거 영웅인 파우스토 코피가 태어났다. 2차 세계대전 후 암울함에 빠져 있던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그가 보내준 전승은 희망의 노래와 같았다. ‘투르 드 프랑스’와 함께 세계 2대 자전거 대회인 ‘지로 디탈리아’의 라디오 생중계가 어린 시절 최고의 가슴 뛰는 순간이었던 사람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자전거 사랑이 여전하다. ▶travie info 질리지 않는 막대 빵, 그리시니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종종 만났던 그리시니Grissini의 본고장이 바로 토리노다. 반죽을 막대기처럼 얇고 길게 만들어 구워내는 이 빵은 1668년 토리노의 제빵사 안토니오 아메데오가 소화불량에 걸린 군주를 위해 만들기 시작한 것. 나폴레옹도 이 빵을 좋아하여 훗날 황제의 식탁까지 올라갔다. 이탈리안 자전거 영웅, 코피 유럽에 큰 혼란을 가져왔던 전쟁이 끝난 후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지노 바르탈리Gino Bartali와 함께 국가의 위상을 드높였던 사이클 영웅 파우스토 코피가 바로 노비 리구레 출신이었다. 그의 별명이기도 했던 캄피오니시모Campionissimo·최고의 챔피언는 박물관의 이름이 됐다. 노비 리구레의 캄피오니시니는 1960년대까지 용광로로 사용되었던 곳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설계했던 나무 자전거부터 페라리의 최고 기술이 적용된 자전거까지. 8,000만원이 넘는 자전거도 있다. Museo dei Campionissini | 주소 Viale dei Campionissimi, 2-15067 Novi Ligure 문의 www.museodeicampionissimi.it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이탈리아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5-8806, 레일유럽 한국사무소 02-3789-6110, 맥아더글랜 한국사무소 02-553-0822
  • [문소영 시시콜콜] 페미니즘 살짝 내비친 손명순 여사 전기

    [문소영 시시콜콜] 페미니즘 살짝 내비친 손명순 여사 전기

    “니, 이리 온나!” 동갑내기이지만 늘 존댓말로 공손한 부인이 저녁상을 물린 직후 이렇게 반말로 내지르면 꼼짝할 수가 없었단다. 거산(巨山)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그림자 내조의 달인’ 손명순(85) 여사의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부생활 이야기다. 손 여사는 YS의 고집을 반드시 꺾어야 할 때나, 중요한 약속을 받아낼 때 이렇게 반말로 담판을 지었다. 철없는 야당 정치인 시절, 확인 안 된 여성 추문들이 들려올 때도 ‘젊은’ 손 여사는 저녁상을 치운 뒤 ‘반말 담판’을 지었단다. “니, 그리해도 좋은데, 밖에서 애만 만들어 오지 마라. 니, 꿈이 대통령 아이가.” 손 여사가 보기에 ‘경상도 섬 사나이 고집쟁이’의 기질을 지닌 YS였지만, 작심한 ‘반말 담판’에는 귀를 기울였단다. ‘상도동 멸치 시래깃국’으로 정치부 기자들에게 사랑받았던 손명순 여사가 이런 일화들이 담긴 YS와 함께한 60년의 삶을 한 권의 책에 담아 6월 말 내놓는다. 영부인의 전기는 윤보선 대통령의 부인 공덕귀 여사와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에 이어 세번째다. 구술·녹취해 작성했다. ‘여성 지도자를 육성한다’는 이화여대 약학대를 나왔지만, 현모양처의 전형이었던 손 여사의 전기에 특별한 것이 있을까. 하지만, 27살에 여당인 자유당의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출발해 이승만의 3선 개헌을 반대하며 야당 의원으로 선회한 YS, 1960~70년대 박정희 정권과 1980년대 전두환 정권에서 민주화를 외치던 YS의 삶을 돌보는 아내의 삶도 민주화 투쟁의 연장선상이라는 설명이다. 김정남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YS의 민주화 투쟁에서 손 여사의 내조가 필수적”이었다고 했다.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으로 상도동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 나눔·배려의 따뜻한 마음들이 오갔다는 것이다. 김 전 수석은 “YS는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과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허술하고 세상물정을 모른다는 의미다. ‘멸치잡이 선장’ 댁 도련님인 YS의 돈 관념은 희박했다. 있으면 쓰고 없으면 굶는다는 것. 결국 197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 중반까지 2남3녀의 생활을 책임지고, 상도동 시래깃국과 쌀을 장만한 사람은 손 여사였다. 손 여사가 그림자 내조를 벗어던질 때는 지원유세로 바쁜 YS를 대신해 지역구(부산 서구)에서 선거운동할 때였다. 유권자들이 “영샘이는 코빼기도 안보이고~”하는 불만을 터뜨리기 전에, 불문곡직하고, 먼저 90도로 공손한 인사를 했다. YS를 둘러싼 스캔들, 아들과 가족이야기, 청와대 생활과 1997년 환란 등 공개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았다는 것이 이 책을 집필하는 작가의 설명이다.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펄펄 끓는 지구… 식물 절반·동물 3분의1 곧 멸종한다

    펄펄 끓는 지구… 식물 절반·동물 3분의1 곧 멸종한다

    197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제회의 ‘로마클럽’에서 “지구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관측 결과가 발표됐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낮아져 빙하기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했던 터라 이 주장은 큰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특히 지구는 수백 년을 주기로 온도가 1~2도가량 오르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게 기상학계의 정설이었다. 1985년 세계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은 “이산화탄소의 증가에 의한 온실효과가 온난화의 원인”이라고 주장했고, 198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구성됐다. 199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기상이변이 발생했다. 태풍은 점차 커졌고, 비정상적인 시기에 발생하기 시작했다. 어떤 곳에선 수년간 가뭄이 이어졌고, 다른 곳에선 폭우가 그치지 않았다. 1997년에는 일본 교토에서 각국의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를 담은 ‘교토의정서’가 채택됐고, 2005년 발효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난화와 기상이변을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나 ‘선진국들의 배부른 소리’로 여겼다.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낸 것은 2006년 개봉한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주도한 것은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였다. 그는 기상이변이 얼마나 심각하게 인간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지를 경고하고, 그 원인이 인간에게 있으며 이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역시 인간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불편한 진실’은 다음 해 고어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겨 줬고, 인간에게는 막대한 과제를 남겼다. 매년 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수천 편의 연구 논문과 관측 결과가 발표되기 시작했고,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는 ‘고갈’과 별개로 사라져야 할 존재가 됐다. 특히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들은 이 같은 심각성을 더욱 섬뜩하게 경고하고 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레이철 워런 교수가 주도한 국제연구팀은 ‘네‘이처 기후변화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 상태로 기후변화가 지속되면 2080년이면 주변 식물의 57%, 동물의 34%가 멸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없으면 2100년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4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구 기온이 3.6도 이상 오르면 생물 종의 20%가 멸종된다”는 2007년 IPCC 보고서보다 훨씬 비관적인 전망이다. 연구팀은 전 세계 4만 8786종의 동식물 서식지가 기후변화로 인해 어떻게 변해 갈지를 추적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워런 교수는 “우선적으로 사라지는 생물은 물과 대기의 정화, 홍수 조절, 양분 순환 등에 중요한 존재로 이들이 사라지면서 생물종의 붕괴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동남아, 중부 아메리카, 아마존 지역, 호주 지역의 피해가 특히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온실가스 증가율이 2017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한다면 예상되는 종 상실의 60%를 막을 수 있고, 2030년부터 줄어든다면 40% 정도는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각지에서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결과물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대 연구진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미 지구물리학회 연례총회’에서 “지난 50년간 에베레스트산의 빙하 13%가 녹아내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위성사진을 이용해 에베레스트산과 그 주변 국립공원의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1960년 이후 빙하 분포 지역은 43%나 줄었고, 1992년 이후 네팔의 평균 기온이 1도 이상 오르면서 이 같은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35년에는 빙하 전체가 사라질 수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 변화가 사람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도 있다. 미 컬럼비아대 연구진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면서 열사병 등 기온으로 인한 사망자가 22%가량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은 열사병 사망이 여름철 평균 37.7도 이상인 기온이 일주일가량 계속될 때 급격히 늘어난다는 점에 주목, 컴퓨터 모델을 활용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82명이 여름철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지나치며, 과장된 위험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환경변화연구소와 미항공우주국(나사) 공동연구진은 지난 19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의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진영에서 제기한 것보다 훨씬 더디게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향후 수십 년간 전 세계 평균기온이 IPCC 예상치의 20% 정도만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이 보고서는 오는 9월 발표될 IPCC 보고서에 함께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호주 퀸즐랜드대 존 쿡 교수가 1991년부터 2011년까지 발표된 4000편 이상의 기후변화 관련 논문을 분석한 결과 전체 논문의 97.1%가 “인간 활동에 의해 기후 변화가 초래됐다”는 데 동의했다. 기후 변화가 인간 활동 때문이 아니라는 의견은 83편으로 0.7%에 불과했고, 2.2%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일반인들의 시각은 이보다 훨씬 유보적이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 10월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 대부분은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42%만이 인간 활동이 원인이라고 답했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나오미 오레스케스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 조치는 대부분 산업계의 생산성이나 이익을 감소시키는 조치로 이어지기 때문에 끊임없는 방해 공작을 받게 된다”면서 “당장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 장기적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반인들에게 과학적 연구 결과를 끊임없이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자본의 리듬에 춤추는 도시의 일상

    마르크스주의 사상가인 앙리 르페브르. ‘소외이론’과 ‘국가비판’이란 측면에서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재창조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성이다. 니체, 하이데거, 헤겔, 마르크스 등의 영향을 받아 고전 철학자로도 불린다. 1991년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무려 60여권의 방대한 연구성과를 남겼다. 르페브르는 옳다고 믿으면 굽히지 않는 성품으로도 유명하다. 1950~1960년대 프랑스 철학의 주류를 이룬 베르그손과 알튀세를 정면으로 반박했고, 공산당 내에선 반스탈린주의 노선을 걸었다. 공산당 출판부의 기피대상 1호였다. 결국 1958년 공산당 탈당으로 귀결됐다. 이런 르페브르의 유작인 ‘리듬분석’(갈무리 펴냄)이 21년 만에 국내에 출간됐다. 프랑스에선 사망 이듬해인 1992년 친구인 르네 르로에 의해 출판됐다. 음악, 사물, 상품, 자본주의, 신체, 미디어, 도시 등이 책에선 모두 리듬분석의 대상이다. 니체, 하이데거, 쇼펜하우어 등의 사유를 창조적으로 뒤섞어 리듬분석이란 새로운 과학을 창조해 낸 셈이다. 이를테면 시간에 대해 고찰하면서 동시에 장소, 공간의 물질성과 연관시키려 한다. 저자는 리듬을 ‘반복을 함축한 운동과 반복의 차이’로 정의했다. 책의 종반부에선 교향곡을 감상하듯 집과 길과 도시를 듣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예컨대 파리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건축물, 도로, 차량, 군중의 리듬을 읽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파리광장에서 도시의 소리를 청취하면 국가권력의 리듬과 이면에 감춰진 자본의 미묘한 움직임까지 포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불과 수십미터 거리를 두고 대한문과 현대적 서울시청이 공존하는 서울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1만 9000원.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내도 강간피해자 ‘부녀’로 해석… 美·英·獨 등선 이미 범죄로 처벌

    아내도 강간피해자 ‘부녀’로 해석… 美·英·獨 등선 이미 범죄로 처벌

    ‘부부 강간죄’의 핵심 쟁점은 정상적인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부부 사이의 강제적인 성관계를 법으로 처벌할 수 있느냐였다. 그동안 법원은 ‘법은 문지방을 넘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부부사이의 강간죄도 이혼에 합의하는 등 더 이상 실질적인 부부관계가 인정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인정해왔다. 정상적인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부부의 강간이 법정 공방까지 온 것은 전례가 없었던 터라 남편 강모(45)씨 측 변호인도 이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공개변론에서 변호인 측 참고인으로 나온 윤용규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부산지법에서 실질적 부부관계가 아닌 부부 사이의 강간을 죄로 인정한 판결을 예로 들며 “당시 유죄판결을 받은 남편이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서 “부부간의 문제를 반드시 형벌로 규제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교육 등 다른 방법을 우선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협박이나 폭행이 동원된 강제적인 성관계는 부부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도 강간죄로 처벌해야 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법률상 부인도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의 개념에 포함된다”며 “부부 사이라면 민법상 배우자와 성생활을 함께할 의무가 있지만 폭행·협박에 의해 강요된 성관계는 강제적인 간음(강간)으로 보고 처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적 영역에 개입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부사이에 은밀히 이뤄지는 성생활이라 하더라도 행복추구권·양성평등권 등 헌법 적용이 배제되는 성역일 수는 없다”고 봤다. 대법관들 내에서도 “강간죄의 객체에 부인이 포함될 수 없다. 강간죄가 아닌 폭행·협박죄로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등 일부 반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부녀자의 성적(性的) 자기결정권 보호와 양성평등 사회를 지향한 판결”이라며 “법원이 혼인과 성에 관한 시대 변화의 조류에 발맞춰나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부부간의 강간을 죄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이미 미국, 영국, 독일 등은 이를 범죄로 처벌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1960년대까지 ‘부부단일체 이론’ 등에 근거해 배우자에 대한 강간을 죄로 보지 않았지만, 미국의 경우 1984년 뉴욕주 항소법원 판결을 통해, 영국은 1991년 최고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해 강간 면책 조항을 공식 폐기했다. 독일은 1997년 배우자 강간을 강간죄로 소추해 처벌토록 했고 프랑스는 1981년 내린 판결을 시작으로 부부 사이의 강간죄를 인정하고 있다. 프랑스는 부부간의 강간은 일반 강간죄에 비해 형을 가중해 처벌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물방울 작가’ 김창열 화백 작품 기증

    ‘물방울 작가’ 김창열 화백 작품 기증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인 ‘물방울 작가’ 김창열(84) 화백이 제주도에 작품 200여점을 무상으로 기증한다. 제주도는 16일 김 화백이 최근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미술관을 건립한다면 작품 200여점을 기증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도는 김 화백의 제안을 받아들여 오는 20일 제주도청에서 작품 기증 협약식을 한다. 김 화백은 기증 의사를 밝힌 200여점 가운데 10% 정도를 이날 기증할 예정이다. 저지예술인마을에 들어서는 미술관 규모는 부지 1만㎡에 지하 1층, 지상 2층, 전체 건축면적 1300㎡다. 김 화백은 1957년부터 올해까지 약 60년간 그린 시대별 대표작과 함께 활동 자료, 서적, 팸플릿, 화구, 활동사진 등도 기증할 예정이다. 이들 작품의 추정 가격은 150억∼200억원이다. 물방울 그림으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김 화백은 각종 아트페어나 경매에서 생존 작가 작품 중 최고가로 판매될 정도로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대 미대에서 공부한 뒤 미국 뉴욕에서 판화를 전공하고 이후 1969년 프랑스로 건너가 1972년 파리에서 열린 살롱전 ‘살롱 드 메’(salon de mai)에서 처음 ‘물방울’이 등장한 작품을 선보인 이래 40여년간 한결같이 물방울을 소재로 작업해 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열린세상] 한미 전략동맹 추진은 글로벌 협력으로/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한미 전략동맹 추진은 글로벌 협력으로/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윤창중 전 대변인 문제로 인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반감되는 듯하여 안타깝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첫 공식 해외 방문지로 동맹국이 된 지 60년이 된 미국을 택하였고, 여기서 한·미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새로운 발전방안이 제시되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존 군사안보 동맹으로부터 한반도 평화통일, 동북아 평화협력 그리고 지구촌 평화와 번영에 공동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협력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1960년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이자 분단국으로 미국의 원조와 보호 없이는 생존이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자 강남 스타일로 대변되는 문화 선도국으로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 그리고 글로벌녹색성장기구의 국제기구화 주도,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유치하면서 개도국이 본받고자 하는 모델로 성장하였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제안은 우리의 성공을 바탕으로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한 파트너 리더십 발휘가 가능해졌다는 자신감의 발로라고 볼 수 있다. 향후 양국 간의 협력은 군사문제를 넘어서서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될 것이다. 이전에야 치열한 국가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군사동맹이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지구촌에서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는 국가들 간에 기후변화, 환경오염, 재난, 테러와 같은 글로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은 물론 다양한 경제, 사회, 문화적 협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한·미 간의 파트너 리더십을 어떻게 구체화해 나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박 대통령은 한·미 간의 협력을 한반도, 동북아, 지구촌 전체로 나누어서 언급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구분이 미국 입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좀 더 따져봤으면 좋겠다. 한반도 신뢰 구축, 동북아 평화협력 추진은 관계 당사국들 간에 협력 사업 추진을 통하여 추진되어야 한다. 그런데 물리적으로 존재하고 있지 않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미국이 적극적으로 우리와 협력을 하는 경우, 자칫하면 국내의 반미 감정을 부추기고 북한·중국 등 주변국에 대한 주권 간섭으로 비쳐질 가능성도 있다. 출범 후 약 1년 만에 이미 양국에 혜택을 주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이명박 정부에서 출범 직후 반미 감정으로 인한 촛불 시위로 많은 사회적 비용을 야기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북한과의 신뢰 구축을 위한 DMZ 평화공원 추진, 북한의 산림녹화 사업,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한 대응에는 미국이 내놓고 참여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오는 2017년쯤 우리와 중국은 물론 북한의 참여도 예상되는 황해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지역기구로서 황해위원회 설립이 예상되는데, 미국이 직접 당사자로서 참여하면 당장 중국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한국, 일본, 중국 간에 동북아 차원의 원자력 안전 협력체제에 대한 논의 과정에 미국을 포함시키는 것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미 동맹의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의 확대 발전은 양국이 전략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한 창조적 글로벌 협력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 북한의 산림녹화에 필요한 재원은 우리나라에 본부가 있는 녹색기후기금(GCF)에서 북한을 포함한 개도국들의 산림보호 관련 어젠다를 놓고 한·미 간에 공조함으로써 마련할 수 있다. 동북아 차원에서 테러와 원자력 안전의 문제는 워싱턴과 서울에서 열렸던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집중적으로 다뤘던 어젠다였다는 점에서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한 한·미 간의 공조가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지구촌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열쇠를 쥐고 있는 온실가스 다(多)배출국가인 중국, 미국, 그리고 일본이 한·미 간의 적극적인 협력의 바탕 위에서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 유엔 기후변화 협상을 통하여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동북아는 물론 지구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한·미 간의 포괄적 전략동맹을 위한 창조적 아이디어를 기대해 본다.
  • [파파라치] 레드 비키니 차림 글래머 미녀 해변에 뜨자…

    [파파라치] 레드 비키니 차림 글래머 미녀 해변에 뜨자…

    마치 인어가 물에서 걸어나오 듯… 크로아티아 출신 배우 겸 가수 겸 영화제작자인 리타 루식(53)이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 해변에서 글래머러스한 비키니 자태를 과시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스플래쉬닷컴에 따르면 연하의 남자친구 리카르도와 함께 자신의 53세 생일을 자축하러 3일간 휴가를 온 리타 루식은 50대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붉은색 탑 비키니 차림의 매력적인 몸매로 수영을 즐겨 주변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1960년생인 리타 루식은 가수로 출발해 1982년 배우로 데뷔했으며, 2000년 영화제작자인 비토리오 고리와 이혼후 제작자로 변신해 사업가와 염문을 뿌리기도 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인터넷 뉴스팀
  • “인터넷은 젊은이들의 영역” 알리바바 48세 CEO 퇴진

    “인터넷은 젊은이들의 영역” 알리바바 48세 CEO 퇴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馬雲·48)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선으로 물러났다. 12일 신경보에 따르면 마 회장은 지난 10일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닷컴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에서 CEO직 사임을 선언했다. 창업자인 그는 “인터넷은 본래 젊은이들의 영역으로 나를 포함해 60년대 이후 출생자인 기존 간부들은 대부분 물러나고, 70·80년 이후 출생자들이 회사를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 회장은 퇴임 이후 환경보호 운동과 태극권 연마에 전념할 계획이다. 마 회장 후임 CEO에는 루자오시(陸兆禧·43·조너선 루)가 선임됐다. 2000년부터 알리바바에서 근무하면서 알리바바 판매팀과 온라인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 등을 만들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LG에어컨 성능 1위

    LG전자는 호주 최대 소비자 정보지인 ‘초이스’ 5월호가 실시한 에어컨 성능 평가에서 LG 에어컨이 대형과 소형 부문 최고 제품으로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두 부문 모두 LG전자 제품이 1, 2위를 석권했다. 각 제품은 평가의 주요 항목인 냉방효율, 난방효율, 풍량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평가는 냉방용량 기준 6.1kW 이상 대형과 4∼6kW 중형, 4kW 이하 소형 등 3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초이스의 이번 평가는 평가 대상을 호주에서 시판되는 에어컨 20여개 제품에서 120여개로 확대해 신뢰성을 높였다. 전통적으로 호주 에어컨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LG 에어컨이 일본 제품을 제치고 최고 제품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업체의 평가다. 초이스는 호주 소비자협회가 1960년부터 매월 발행하는 최대 소비자 정보지로 약 16만명이 정기 구독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트라우마 한국사회’ 펴낸 김태형씨

    [저자와의 차 한잔] ‘트라우마 한국사회’ 펴낸 김태형씨

    개인이건, 집단 공동체인 민족과 국가이건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게 마련이다. 심리학에서 ‘정신적 외상’으로 정의하는 트라우마는 대개 과거의 큰 사건과 충격에서 비롯된다. 그렇다고 할 때 역사·정치적으로 격동의 변혁과 상처를 숱하게 겪었던 한국은 더 많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을 것이다. 독일 경제학자 홀거 하이데가 ‘상대적으로 한국사회의 집단 트라우마가 심하다’고 지목한 것도 우연은 아닐 성 싶다. 신간 ‘트라우마 한국사회’(김태형 지음, 서해문집 펴냄)는 깊은 ‘마음의 병’에 빠진 한국사회를 바로 그 트라우마라는 키워드로 진단한 책이다. “지금 한국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심각한 마음의 병을 앓고 있어요. 문제는 몸의 병보다 마음의 병이 더 치료하기 어렵고 오래 걸린다는 것이지요.” 물론 저자 김태형(48)씨가 말하는 그 마음의 병은 트라우마다. “지금 돌풍이 일고 있는 힐링은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한 개인적인 몸부림에 불과해요. 아픔과 고통의 근본인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개인 치유와 회복이 근본적인 방법일까요.” ‘트라우마 한국사회’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프리랜서로 활약 중인 저자가 2010년 큰 반향을 일으켰던 ‘불안증폭사회’에 이어 낸 우리 사회 심리보고서 후속편. 그의 진단대로라면 한국 사회는 온갖 트라우마로 얽혀 있다. 그 대표적인 트라우마의 사슬은 세대, 계층, 중심과 변방의 분열이다. 이를테면 유년기부터 반복된 좌절을 경험한 1950년대생은 ‘좌절 트라우마’,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1960년대생은 포기할 수 없는 청년기의 꿈으로 인한 ‘미완성의 트라우마’, 세계관과 인생관의 혼란을 겪는 세계화 세대인 1970년대생은 ‘혼돈 트라우마’, 공부기계에서 이른바 ‘삼포(연애·결혼·출산 포기)세대’가 된 1980년대생은 누적된 공포감으로 인한 ‘공포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그 사슬처럼 얽힌 트라우마의 구조는 지난 대선 결과와도 무관치 않다고 한다. “유년기부터 중년기까지 지속적으로 좌절을 맛본 ‘좌절세대’인 50년생은 대세를 따라 움직였고, ‘변방 트라우마’로 대변되는 충청·강원 주민들이 여권에 표를 던졌지요. 부자 열망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월감 트라우마’에 빠진 자영업자와 보수세력 역시 여권으로 쏠린 셈이지요.” 결국 각 세대, 계층, 분단, 지역의 문제가 낳은 트라우마가 선거의 결과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갈라지고 흩어진 트라우마의 원인은 바로 왜곡된 역사가 낳은 아픔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군부독재로 이어진 한국 현대사가 한국인들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요.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돈과 경제 중심의 신자유주의 광풍에 휩싸이면서 갈가리 쪼개진 게 아닐까요.” 김태형씨는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가 이제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이대로라면 과거 히틀러 같은 광적인 독재자를 광신적으로 추앙하는 비극을 부를 수도 있어요. 극단의 무감각과 혼돈에 휩싸이는 국민의 정신건강도 문제가 될 수 있죠.” 그래서 이번 정권이 그런 트라우마의 치유에 중요한 단초를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고 거듭 말한다. 그 갈라지고 흩어진 마음의 병은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놀랍게도 그는 어찌 보면 평범한 해법이랄 수 있는 소통과 화합을 먼저 입에 올린다. 그 선결 과제는 모든 트라우마의 피해자들이 지금 상태에 매이지 않는 ‘냉철한 자기 보기’이다. “나 스스로 계란으로 바위를 깰 수 있는 변화와 변혁의 주역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해요. 휘둘리고 의존하는 순응의 비굴함이야말로 악성 트라우마를 고착화하는 주범이지요. 생각을 바꿀 때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소통과 화합의 치유가 제대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DB를 열다] 1969년 완공되기 직전의 금화시민아파트

    [DB를 열다] 1969년 완공되기 직전의 금화시민아파트

    주거 환경을 단기간에 개선하고자 1960년대 말에 지었던 서울의 시민아파트들은 대부분 다 헐렸지만 아직도 일부는 역사 유적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서대문구 천연동과 냉천동의 금화시민아파트다. 남아 있는 시민아파트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금화아파트의 입주식은 1969년 4월 21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 등 주요 정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는데 사진은 그해 완공 전의 모습이다. 그러나 수천명이 참석했던 입주식은 부실공사의 공포로 곧 악몽으로 바뀌고 만다. 저곳은 안산 줄기인 야산의 정상과 가까운 곳인데, 당시 산꼭대기에까지 들어서 있던 불량 주택들을 철거한 자리에 그대로 아파트를 지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청와대에서 잘 볼 수 있도록 일부러 높은 곳에 지었다고 한다. 금화아파트는 당초 모두 3만㎡가 넘는 부지에 112개 동을 지으려 했으니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계획되었다. 그러나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가 터지면서 시민아파트 건립 사업이 중단되고 금화아파트의 일부 동을 포함해 부실하게 지어진 아파트들은 도리어 철거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부실 판정을 받은 금화아파트의 철거는 중간중간 계속돼 1990년대까지도 이어졌다. 2000년대 중반까지 서울에는 32개 지구에 430여개 동의 시민아파트가 남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 재개발되거나 헐려 공원으로 바뀌었다. 중구 회현동의 회현시민아파트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배경 장소였다. 남산에 밀집해 있던 무허가 주택들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준공된 회현시민아파트는 당시 최초로 중앙난방 시설을 갖추었고 인기 연예인들이 거주해서 ‘연예인 아파트’로 유명했던 적도 있다. 동숭, 낙산, 김포, 본동, 연희A, 홍제, 청운, 청파, 도봉, 숭인, 영흥, 창신지구 등의 시민아파트는 공원이 되었다. 녹번, 연희B, 삼일, 월곡지구의 시민아파트는 재건축되었다. 금화아파트도 1990년대 말 재건축이 확정되어 거의 모든 동이 헐렸고 그 자리에 일반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그러나 재개발 지역인 서울 북아현3구역에 포함된 금화아파트 두 개 동은 그대로 남아 있다. 붕괴 위험이 큰 건물로 지정되었지만 옮겨 갈 집이 없는 10여 가구의 주민이 아직도 폐허가 다 된 아파트를 지키고 있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책꽂이]

    어머니의 전쟁(김용원 지음, 고려원북스 펴냄) 폐암으로 목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어머니의 사랑은 쉴 줄 몰랐다. 시인이자 법학자인 저자가 어머니와 함께했던 마지막 7개월을 기록했다. 고향집에 대한 추억, 슬픈 가족사, 가족의 갈등, 깊어가는 병세와 생에 대한 성찰 등을 펼쳐 보인 모자의 모습에서 생명력보다 더 강하고 지독한 사랑이 묻어난다. 1만 3800원. 북핵위기 20년 또는 60년(왕선택 지음, 선인 펴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이 지속되면서 북핵 이슈는 한반도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가 됐지만 그 역사와 과정에 대한 구체적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다룬 책은 드물다. 10여년간 통일외교안보 문제를 보도해온 왕선택 YTN 통일외교 전문기자가 북핵 문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91년부터 2013년까지 벌어진 역사적 사실 1200여건을 연표와 해설 형식으로 정리했다. 1950년부터 1990년까지 북핵과 관련된 이슈들도 덧붙였다. 2만원. 중국 현대사 강의(조관희 지금, 궁리 펴냄) 상명대 중국어문학과 교수인 저자가 2011년에 낸 ‘중국사 강의’의 후속편. 전작에서 고대 신화전설의 시대에서 신해혁명까지를 기록했다면 이번 책은 신해혁명부터 문화대혁명, 개혁개방, 1997년 홍콩 반환까지 중국 현대사를 풀어놓는다. 중국 근현대를 가로지르며 활동했던 쑨원과 위안스카이, 마오쩌둥과 장제스, 덩샤오핑, 화궈펑 등 인물들을 중심으로 장대한 대하드라마를 맛깔나게 들려준다. 2만 5000원.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강신주·지승호 지음, 시대의창 펴냄) 철학자 강신주 인터뷰집. 50시간에 걸쳐 인문정신, 사랑, 김수영 시인, 제자백가, 유가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펼친 철학적 사유와 인문학적 성찰을 담았다. “위대한 작품을 남겼던 작가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다른 누구도 흉내 내지 않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자기만의 스타일로 남겼다는 데 있다”는 그는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하루라도 빨리 회복해야 할 인문정신”이라고 역설한다. 2만 2000원. 피아노를 듣는 시간(알프레트 브렌델 지음, 홍은정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알프레트 브렌델이 쓴 음악 에세이. 2008년 은퇴하기까지 60년 동안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느낀 음악적 단상과 연주 노하우를 풀어낸다. A(화음, 악센트, 아르페지오 등)부터 Z(연관성)까지 키워드로 뽑아 간단명료하게 구성했다. 거장의 음악 사전이라고 해도 좋을 듯. 1만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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