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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하)

    ●탈아파트 시대, 서울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아파트 전성시대가 저물고 있다. 1970년 서울의 단독주택은 전체 주택의 85% 정도를 차지했다. 40여년이 흐른 2014년 서울은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이 전체의 85%를 넘는 거대한 공동주택의 도시로 역전했다. 아파트는 물경 60%에 이른다. 그러나 하늘을 찌르던 아파트의 기세는 밀레니엄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한풀 꺾였다. 전국적으로 단독주택 건설 물량이 2005년 2만 7000여 가구에서 2010년 4만 4000여 가구로 6년 연속 늘어난 반면 아파트 건설 물량은 2008년 41만 5000여 가구에서 2010년 27만 6000여 가구로 내리 3년간 준 것이다. 아파트 중독에서 풀린 사람들이 마당이 있는 대안 주거지를 원하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이 2009년에 실시한 이상적인 주택유형을 묻는 설문조사에 응답 가구의 64%가 단독주택을 원했다.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일수록, 저소득층일수록, 60세 이상 고연령층일수록 단독주택 거주 욕구가 강했다. 아파트는 중소득층이나 30대 이하의 지지를 얻었다. 신한은행이 2011년에 실시한 주거유형 선호도 조사에서도 도시형 생활주택이 30%를 웃돌았고 뒤이어 타운하우스와 단독주택이 각각 25%를 나타냈다. 아파트를 원하는 사람의 비율은 20% 아래로 떨어졌다. 영원할 것처럼 여겨졌던 아파트공화국에 균열이 생겼다. ‘거주기계’(르코르브쥐에) ‘인간보관용 콘크리트 캐비닛’(이외수)에 질린 사람들의 저항이 시작됐다. 그렇다면 아파트라는 거대한 덩치의 건조물이 지배하는 서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의 아파트를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고, 그 논문을 ‘아파트공화국’이라는 책으로 펴낸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프랑스 고등사회과학연구원) 교수는 “한국에서 아파트는 재화인 동시에 현대화의 매개체 또는 수단이며 상징이다. 동시에 한국인에게 아파트는 어떤 의미에서 투기의 목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파트에 대한 한국인의 열광 역시 이 같은 투기 목적에서 발생한 측면이 크다”라고 한국 아파트의 흑역사를 들춰냈다. 줄레조는 아파트공화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아파트가 서울을 ‘하루살이 도시’로 만들 것이라면서 머지않아 도심의 슬럼화가 진행되고 각종 도시 문제의 온상이 되리라고 예견했다. 아파트가 더는 그들의 구별 짓기를 뒷받침해 주지 못한다고 여긴 중산층이 떠나는 순간 아파트는 버려진다고 했다. 이미 여러 연구자가 한국 아파트 문화의 특징은 획일화와 구별 짓기라고 규정한 바 있다. 아파트는 구획화가 가능한 건축적·공간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거주민들은 함께 살기를 거부하며 구별 짓기를 고수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공동체 형성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이었다. 서울 사람 열 명 중 여섯 명이 아파트에 산다. 만약 중산층이 서울의 아파트를 떠난다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2005년 11월 프랑스 파리폭동의 진원지 방리외가 떠오른다. 대도시의 교외, 변두리를 뜻하는 방리외는 10~20층 고층 아파트와 자급자족 구조의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1960년대 집중적으로 지어졌지만 결국 빈곤층과 이민자들의 소굴로 변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 “영혼이 없는 거리에서 태어나 자란 젊은이들이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라고 한탄한 그곳이다. 우리의 뉴타운이나 신도시 아파트 단지 위에 방리외가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엄혹했던 군사정권 시절 임명직 서울시장들은 철권 통치자의 명에 따라 서울 곳곳에 아파트 단지를 마구잡이로 조성했다. 김현옥-양택식-구자춘 트리오가 관선시대 ‘아파트 입국(立國)’의 주역이라면 민주화 이후 민선 서울시장들도 재건축, 재개발, 뉴타운, 한강르네상스 같은 이름으로 아파트 건설의 전철을 밟았다. 특히 2002년 이명박 시장 시절 입안된 뉴타운 정책은 서울을 아파트의 수렁 속으로 깊숙이 밀어 넣었다. 은평, 길음, 왕십리 3곳이 시범 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03년 용산, 한남, 마포, 아현, 동작, 노량진 등 12곳을 추가 지정했다. 뉴타운 정책은 후임 오세훈 시장까지 계승돼 금천, 시흥, 영등포, 신길, 흑석, 노원, 상계 등 11곳이 늘어났다. 오세훈 시장의 한강르네상스도 사실상 압구정, 여의도, 합정, 성수 등 한강변 아파트 재개발 계획이다. 서울 시내 26개 지구 245개 구역에 이르는 뉴타운 사업의 미래는 밝아 보이지 않는다. 2011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박원순 시장은 “뉴타운은 태생부터 잘못된 것”이라면서 뉴타운과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궤도를 전면 수정했다. 도시 정비라는 핑계로 아파트를 헐어낸 자리에 다시 아파트를 짓는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시 도시정비사업 40년의 패러다임이 바뀔지 지켜봐야 한다. ●“20년 내 단독주택문화로 바뀔 것”… 新주거혁명 예고 “우리에게 집은 무엇인가. 집은 가정과 사유재산의 보루이면서 동시에 사회의 세포다. 집은 가치, 권위, 힘, 전통, 미의식을 표현한다. 그리고 집은 고정자산이다. 이용가치뿐 아니라 교환가치를 가진다. 개인의 투자 대상을 넘어 잉여자본이 스스로를 불리는 축적의 공간이다. 근대 이전 우리에게는 비교적 안정된 집의 문화가 있었다. 그러나 급격한 근대화로 이런 문화는 해체됐다. 재래의 집은 버림받았고 아파트가 등장했다. 시대적·문화적 출처를 달리하는 공간과 기호의 편린들이 도시 공간을 만화경으로 만든다.”(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 지난 40년 동안 아파트와 아파트 단지는 서울과 서울 사람을 통째 바꿔 놓았다. 입주와 동시에 저비용으로 깔리는 광통신망 덕분에 우리는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터넷 보급국이 됐다. 전립선 치료제의 부작용이 대머리에게 발모의 희망을 준 것처럼 아파트 문화가 정보기술(IT) 강국의 핵심 자양분이 됐다. 문단속과 가사부담이 줄면서 여성의 사회진출과 여권신장의 태풍이 일어났다. 아파트 주민은 이해관계 공약에 따라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정치 세력화했다. 전상인 서울대 교수는 “아파트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나 사회적인 차원에서 최고 인기 주거공간으로 뿌리를 깊게 내렸다. 아파트가 주택의 메인 상품이 된 것은 수익성·안전성 그리고 환금성이 확실하게 뛰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차별성이라는 매력을 추가해 갖고 있다. 마치 대입 수능시험이 그러하듯이 아파트는 주거 수준에 관련해 전 국민을 획일적으로 서열화한다. 특히 고급 아파트 거주는 현대 한국인에게 중산층 이상이 되기 위한 일종의 자격증 혹은 스펙 같은 것이 돼 버렸다”고 분석했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도 “아파트의 투기·투자 상품화 현상으로 말미암아 아파트 거주자들은 늘 이사 갈 준비를 하는 삶의 자세로 자신의 거주 지역을 대한다. ‘살 집’(house of live)이 아니라 ‘팔 집’(house of sale)이었던 셈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 및 주택보급률의 확대는 재산증식 수단으로서의 아파트 매력을 반감시켰다. 1인 및 2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 저출산·고령화와 소득증대, 주5일제 근무제 등 사회경제적 변화는 주거문화를 바꿨다. 정부의 주택 정책도 대량 공급보다 다양한 수요 충족으로 전환됐다. 아파트가 서울을 점령한 지 40년 만에 탈(脫)아파트 시대가 온 듯하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기 대량공급 방법이 아파트였지만 지금은 과부족 시대가 끝났다. 주택의 수요 압박이 약화하면서 아파트 선호도가 약화하는 계기가 됐다. 아파트의 시대가 끝났다고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끝나 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20년 이내 현재의 아파트형 주택문화가 서구형 단독주택 문화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거 트렌드의 변화는 새로운 주거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아파트에 대한 로망은 단독주택, 땅콩주택, 외콩주택, 한옥, 동호인주택, 도시형 타운하우스 등 거주자의 개성을 살리는 주거 형태로 옮겨 가고 있다. 주택 소유에 대한 가치관도 달라졌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으로 변화했다. 2012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집을 소유하면 좋지만 소유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응답자가 50%에 이르렀고 20대와 30대로 내려갈수록 이용 개념이 뚜렷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에 대한 집착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줄레조의 예견처럼 중산층이 각자의 대안 주택을 찾아 아파트를 떠난 이후가 문제다. 지구상 최대의 아파트 도시 서울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그것이 궁금하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산림경영 길을 찾다] (상) 세계 최대 단일조림지 뉴질랜드 카인가로아 경영림을 가다

    [산림경영 길을 찾다] (상) 세계 최대 단일조림지 뉴질랜드 카인가로아 경영림을 가다

    우리나라는 산림 면적이 전 국토의 64%(637만㏊)에 달하는 산림국가다. 2012년 기준으로 임목 축적(나무의 양)이 1㏊당 126㎥로 산림 녹화 시작 전인 1960년대 초반(10㎥)과 비교할 때 12배 이상 성장했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총 109조원, 국민 1인당 연간 216만원의 ‘무형의 혜택’을 제공한다. ‘숲’이라는 건강 자산을 활용한 산림복지가 실현되는 등 선진국 수준의 그린 인프라도 갖췄다. 숲의 기능과 역할은 확대됐지만 경제성은 상대적으로 외면받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목재 수요량(2815만㎥)의 83%(2325만㎥)를 수입했다. 목재 자급률이 하위국 수준인 17%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수요 증가와 자국 산업 보호, 원목세 도입, 수입 쿼터제 등 환경의 변화로 해외에서 목재를 들여오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목재 자립을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목재 공급이 가능한 ‘비축 기지’(경제림) 확보가 시급하다. 다행히 우리 산림은 60% 이상이 30~40년생의 성숙기 나무들이라 자원화 기반은 마련돼 있다.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과제인 셈이다. 임업을 기반 산업으로 육성한 뉴질랜드의 산림경영을 2회에 걸쳐 조명한다. 뉴질랜드 최고의 관광도시인 로토루아 인근에는 단일 조림지(라디에타 소나무)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카인가로아 경영림(19만 7000㏊)이 있다. 제주도 면적(18만 4800㏊)에 가까운 평지에 숲이 조성돼 장관을 이룬다. 한국에서 50년 이상 키워야 가능한 지름 40㎝ 이상의 라디에타 소나무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숲을 통과하는 도로와 임도가 셀 수 없이 많은데 도로 곳곳에서는 벌채한 나무를 싣고 어딘가로 향하는 대형 화물차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뉴질랜드의 산림경영 방식은 다양하다. 카인가로아는 땅 주인(마오리족)과 투자자, 관리 운영자가 서로 다르다. 운영 관리는 숲 관리 전문 기업인 ‘팀버랜드’가 맡고 있다. 카인가로아에서 생산되는 목재는 연간 400만㎥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원목 생산량(490만㎥)과 맞먹는다. 1년 평균 재조림 면적이 6000㏊인 점을 감안할 때 숲 전체 벌채가 이뤄지려면 30년이 소요된다. 목재 1㎥란 가로와 세로, 높이가 각각 1m인 나무인데 지름이 46㎝, 높이가 15m 되는 나무를 벌채해야 생산할 수 있다. 30년생 라디에타 소나무는 직경이 최대 70㎝, 높이가 45m에 이른다. ‘돈이 되는 목재 생산’으로 관련 산업이 발전했고 750~1000명의 고용도 창출됐다. 평지이고 면적이 넓다 보니 나무를 자르고 운반하는 과정이 기계화됐다. 팀버랜드는 자체 양묘장과 나무공장(KPP), 생산된 목재를 철도로 인근의 타우랑가 항구까지 이동시키기 위한 야적장을 보유하고 있다. 숲을 중심으로 한 경영단지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KPP는 1990년대 만들어진 세계 유일의 나무공장으로 나무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한다. 현장에서 가지치기한 목재가 이곳으로 옮겨지는 순간 운명이 결정된다. 컨베이어벨트에 올려진 나무는 나무껍질이 제거된 뒤 레이저로 형상과 밀도를 측정하고 등급·길이별로 절단하는 과정을 거쳐 자동 분류된다. 가장 좋은 나무는 현장에서 방부 처리하고 용도가 떨어지는 목재는 톱밥, 제거된 껍질은 파쇄해 합판이나 바닥용으로 재분류해 가공공장에 보내진다. 벌채된 나무에서 버려지는 게 하나도 없다. 앤드류 패디 팀버랜드 부사장은 “목재산업은 생산 및 물류 비용을 낮추는 것이 경쟁력”이라며 “카인가로아에서 생산된 목재가 항구로 이동해 수출 선적되는 데 7일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한솔이 뉴질랜드에서 처음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한솔은 마오리족과의 합작 사업을 통해 1996년부터 2003년까지 기스본의 마오리족 토지(1만㏊)에 260만 그루의 라디에타를 조림했다. 한솔이 목재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고 벌채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벌채 가능 지역은 8000㏊로 올 하반기 시범 벌채가 예정돼 있어 관심이 높다. 본격적인 벌채는 2017년부터 2031년까지 진행될 계획인데 2017년 9만㎥를 시작으로 총 550만㎥를 생산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원목 수입량(375만㎥)의 1.5배에 달한다. 특히 카인가로아와 달리 일부 산악 지형에 조림이 이뤄져 간벌과 가지치기, 벌채 과정이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 석필선 한솔홈데코 뉴질랜드 법인장은 “기스본 지역은 한국에 비해 나무 성장 속도가 5배 이상 빠르고 우수한 육종 기술과 선진화된 임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면서 “30년 이상 장기 투자로 국내 목재 자원 및 탄소배출권 확보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뉴질랜드의 산림산업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연구와 투자, ‘선택과 집중’에 의한 결과다. 목재 수출액은 연간 45억 달러(이하 뉴질랜드 달러·약 4조 1364억원)로 뉴질랜드 전체 수출액의 10%를 차지한다. 2012년 기준 목재 생산량이 2745만 3000㎥로 우리나라의 1년 수요와 맞먹는다. 이 중 50%는 원목으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뉴질랜드에서 가공해 소비하거나 수출한다. 2025년까지 연간 3500만㎥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목재 생산은 전체 산림(812만㏊)의 21.2%인 인공림(172만㏊)에서 이뤄진다. 보존 산지는 철저히 관리하되 목재 생산을 위한 경영림은 최적의 생산이 가능하도록 체계화했다. 연간 5만㏊ 조림이 이뤄지는데 4만㏊는 벌채지 조림이고 1만㏊가 신규 조림이다. 조림 수종은 라디에타 소나무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라디에타는 원래 미국 캘리포니아가 원산지로 1860년에 도입됐다. 형태가 좋지 않고 가지와 송진이 많아 경제성이 떨어지는 수종이라 용재수가 아닌 방풍림으로 심었다. 이 과정에서 직경이 크고 빨리 자란다는 점에 주목했다. 뉴질랜드는 1950년대 라디에타 개량을 위한 육종 연구에 나서 ‘뉴질랜드산 소나무’를 탄생시켰다. 이를 발판으로 뉴질랜드는 세계 최대 라디에타 생산국이자 임업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벌채가 가능한 라디에타의 ‘벌기령’은 30년으로 26~32년 사이에 벌채한다. 산림청 산하 녹색사업단의 공영호 글로벌사업본부장은 “뉴질랜드 임업은 정부가 육종 연구와 조림 등의 기반을 갖춘 뒤 민간에서 경영하는 방식으로 관련 시설이 집적화돼 있다”면서 “삽목이나 클론묘목 조림이 이뤄지면서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는 과학적 임업 체계도 갖춰졌다”고 평가했다. 뉴질랜드는 육종부터 조림, 가지치기 등 전 과정이 우리나라와 차별화된다. 팀버랜드 양묘장(20㏊)에서는 1년에 700만 그루의 묘목을 생산하고 있다. 70%는 우수한 어미목에서 올라오는 새순을 잘라 땅에 심는 삽목 방식으로 생산하고 30%는 씨를 뿌려 묘목으로 키운다. 1000그루 기준 씨앗 식재 때 600~700달러(55만~64만원)가 들지만 삽목은 300~400달러로 경제성이 높다. ‘클론묘’는 품질을 담보할 수 있지만 비용이 높아 별도 관리한다. 양묘장에서 1년을 키운 묘목들은 조림목으로 사용하는데 삽목은 수직근이 없는 대신 좋은 목재의 조건인 굵은 근원경과 여러 개의 뿌리를 가지고 있어 이식을 하더라도 협착력이 뛰어나다. 조림 후에는 나무 주위에 스프레이형 제초제(릴리스)를 뿌린다. 풀이 자라 어린 나무의 성장을 방해하는 걸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초기 관리 부담을 최소화했다. 우리나라는 환경 논란 속에 조림 후 3년간 사람이 투입돼 풀베기를 해 주는데 비용과 시간이 엄청나기 때문에 “조림보다 관리가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환경에 대한 규제가 심한 뉴질랜드에서 문제 제기가 없는 것을 고려할 때 검토해 볼 만한 과제다. 목재 품질 향상을 위해 나무가 어릴 적에 가지치기를 한다. 옹이가 생기는 것을 차단해 수형이 곧고 성장이 잘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기후 조건 등을 감안하더라도 1㏊당 연간 목재 생장량(MAI)이 24㎥로 우리나라보다 최대 8배나 많다. 산림과 목질계 재료 및 바이오 소재 등을 연구하는 사이언의 존 무어 연구원은 “나무를 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형질이 좋은 육종을 생산하는 것이 핵심 가치였다”면서 “라디에타 육종 연구과 함께 조림, 간벌, 생산까지 일련의 과정이 체계화됐다”고 소개했다. 국립산림과학원 황재홍 박사는 “여건과 환경이 우리와 다르지만 (뉴질랜드는) 연구 개발 성과가 현장에 그대로 적용되는 등 유기적인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산림의 생육 환경이 좋아졌기에 목재 생산을 위한 ‘한국형 나무’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로토루아(뉴질랜드)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1960년 악몽’ 떠올라 모두 숨죽였다

    ‘1960년 악몽’ 떠올라 모두 숨죽였다

    1일(현지시간) 칠레 북부 연안을 강타한 강진으로 한때 중남미 전역의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지진해일) 경보가 내려졌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경보가 해제됐지만 일본 등 진앙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는 쓰나미가 일어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는 데다 또 다른 강진 발생의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46분 강진이 발생하자 미국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태평양 연안의 중남미 전역에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PTWC는 칠레,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파나마, 코스타리카 등 14개 지역에 경보와 주의보를 발령했으며, 인근 해안 지대 주민들에게 해수면에서 20~30m 높은 곳으로 피신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진앙지와 비교적 가까운 칠레의 이키케, 피사구아, 파타체 등의 지역에서는 실제로 약 2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PTWC는 첫 번째 높은 파도가 지진 발생 45분 뒤에 이키케 지역의 해안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 쓰나미로 인한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키케 지역은 최근 계속된 지진으로 상당수 주민이 대피한 상태이고, 300명이 안 되는 주민이 살고 있는 피사구아 등 다른 지역은 인구 자체가 희박하다. PTWC는 지진이 발생한 지 약 8시간 뒤인 2일 오전 4시 43분을 기해 14개 지역에 내려진 쓰나미 경보를 해제했다. 하지만 일본 등 진앙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은 아직 쓰나미 도달 예상 시간이 되지 않아 위협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은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일본에 쓰나미가 밀려온다면 3일 오전 6시쯤 훗카이도에 가장 먼저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이키케 지역은 또 다른 강진의 우려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규모 9.0의 강진이 오기 2일 전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던 점을 들어 이번 8.2의 지진이 더 강력한 지진의 전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키케 지역엔 강진 발생 뒤 6.2 규모의 지진 등 최소 10여 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해 대표적인 지진국으로 분류되는 칠레에서는 2010년에도 8.8의 강진과 쓰나미가 발생해 524명이 숨지고 가옥 22만여채가 부서졌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규모로 기록된 1960년 9.5 규모의 강진도 칠레에서 발생했다. 당시 지진으로 발디비아 지역에서만 수천명이 숨지고 하와이와 일본, 필리핀, 미국 서부에 쓰나미가 발생해 5000여명이 희생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경기회복 지원… 부작용 드러낸 조치 개선”

    “경기회복 지원… 부작용 드러낸 조치 개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취임했다. 앞으로 4년간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을 이끌어 가게 된다. 이 총재는 취임사를 통해 ‘조용하지만 상당한 변화’를 강하게 예고했다. 우선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잠재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하고 경기 회복세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은 국가정책기관”이라면서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데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이를 ‘비둘기(성장 중시) 본색’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다. 그가 정통 한은맨이라는 점을 들어 ‘매파’(물가 중시)로의 회귀를 우려하는 일각의 시선에 물가에만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매달려 정부와 불필요한 대립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뜻도 담고 있다. 한은의 위상과 권한에 대한 공론화 작업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현행 통화정책 운영체계가 물가 안정뿐 아니라 금융안정과 성장 또한 조화롭게 추구하라는 시대적 요구를 담아낼 수 있을지 깊이 연구하겠다”면서 “새로운 요구를 포용하기 위해 정책목표나 정책수단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진지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한은법 개정 추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된다. ‘김중수의 4년’에 대한 재평가도 예고했다. 이 총재는 “(김 전 총재의 시도 가운데) 긍정적인 면은 발전시키겠지만 부작용을 드러낸 조치는 조속히 개선하겠다”면서 “한은 조직이 통화정책 등 본연의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할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인사와 관련해서도 “오랜 기간 쌓아온 실적과 평판이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총재가 2년 전 부총재 임기를 마치고 떠나면서 당시 김 총재를 향해 “오랜 기간 쌓아온 과거의 평판이 외면되고 60년간 형성돼 온 조직의 고유가치가 하루아침에 부정되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다”고 비판했던 것과 흐름을 같이하는 발언이다. 파격 발탁을 자주 했던 김 전 총재는 박사 학위자와 영어 능통자를 우대했다는 평을 받았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막걸리 먹는 소나무

    막걸리 먹는 소나무

    최창식(오른쪽에서 두 번째) 서울 중구청장과 중구에 거주한 지 60년 이상 된 중구토박이 회원들이 1일 예관동 중구청 광장에서 소나무에 막걸리를 부어 주고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막걸리에 물을 섞어 주면 소나무의 비료 역할을 한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SDI에 인수합병… 제일모직 60년만에 역사속으로

    SDI에 인수합병… 제일모직 60년만에 역사속으로

    제일모직이 삼성SDI에 흡수합병, 설립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난해 12월 제일모직의 직물·패션 사업을 떼어내 삼성에버랜드로 넘긴 데 이은 대규모 사업 재편으로 삼성의 소재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SDI는 매출액 9조 4000억원(지난해 기준) 규모의 거대 계열사로 재탄생하고, 제일모직은 상호로만 남게 된다. 삼성SDI·제일모직은 31일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하고 소재·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양사 각각 1대0.4425482의 비율로 합병하며, 삼성SDI가 신주를 발행해 제일모직의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합병 방식이다. 합병회사의 사명을 삼성SDI로 하고, 올해까지는 조남성 제일모직 사장과 박상진 삼성SDI 사장 ‘투톱 체제’로 운영된다. 두 회사는 5월 30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SDI가 초일류 친환경·에너지 회사로 성장하려면 배터리 사업의 원천 경쟁력인 소재 경쟁력 강화가 절실했다”면서 “제일모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이어 에너지·자동차 소재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번 합병은 이런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합병 시너지를 통해 2020년까지 연매출 29조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합병은 제일모직의 소재 부문이 전자 계열사로 편입됨에 따라 삼성SDI(소재 및 부품)-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테크윈(부품)-삼성전자(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가 완성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제일모직이 보유한 배터리 분리막 등 다양한 소재기술을 활용,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힘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삼성의 후계 구도도 더욱 공고해졌다. 소재 사업이 삼성전자 쪽으로 편입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금융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을, 이서현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각각 관할하는 등 삼남매의 사업 분할 구도가 좀 더 명확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1970년 설립, 흑백 브라운관 사업으로 시작해 2002년부터는 배터리 사업을 추가하며 10년 만인 2010년 글로벌 소형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에너지 회사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는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삼성물산(1938년)·제일제당(1953년)에 이어 삼성 계열사 가운데 세 번째로 설립(1954년)됐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선친 고 이병철 회장이 애정을 갖고 1987년 별세 전까지 유일하게 대표이사직을 맡았던 회사이기도 하다. 1960년대까지 원사와 모직물 생산에 전념하다 1970년대부터 화학섬유사업, 1980년대 패션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1990년대부터 의류사업을 넘어 화학소재와 전자소재 사업에도 뛰어들어 2000년엔 주업종을 섬유에서 화학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11년 전 떠난 장국영… 그의 배우 인생을 회상하다

    11년 전 떠난 장국영… 그의 배우 인생을 회상하다

    2003년 4월 1일 만우절에 거짓말같이 세상을 떠난 배우 장국영. 사망 11주기를 맞아 그의 대표작들을 한꺼번에 만나 볼 수 있는 특집방송이 마련된다. 케이블 여성 영화 채널 씨네프는 1일 ‘장국영, 그를 기억하다’라는 제목으로 장국영이 출연한 영화 ‘동사서독 리덕스’, ‘해피 투게더’, ‘아비정전’ 등 3편을 연속 방영한다. 밤 8시에 방송되는 ‘동사서독 리덕스’는 장국영의 유작으로 1994년 개봉한 ‘동사서독’을 새롭게 편집해 15년 만에 재개봉한 작품이다. 왕가위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극 중 맹무살수 역인 양조위의 분량이 축소되고 구양봉 역인 장국영의 모습을 늘려 당시 ‘장국영을 위한 영화’로 관심으로 모았다. 밤 10시에는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두 이민자의 방황과 사랑 이야기를 담은 ‘해피 투게더’가 방영된다. 1997년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으로 피아졸라의 ‘탱고 아파시오나도’ 선율에 버무려진 영상미가 매혹적이다. 방랑하는 자유 영혼의 소유자를 열연했던 장국영의 생전 모습과 함께 양조위, 장첸 등 중화권 대표 배우들도 만날 수 있다. 밤 12시에 방송되는 ‘아비정전’은 1960년대 홍콩의 뒷골목에서 펼쳐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한국 팬들에게는 하얀 민소매를 입고 맘보춤을 추는 장국영의 모습이 익숙한 작품이다. 극 중 아비(장국영)가 읊조리는 ‘발 없는 새’라는 대사처럼 먼 곳으로 가 버린 그의 모습을 추억할 만하다. 씨네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그를 그리워하는 팬들에게 장국영의 배우 인생을 회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장국영 11주기 “맘보춤 추는 그를 보고 싶다” 의미 있는 영화 세편

    장국영 11주기 “맘보춤 추는 그를 보고 싶다” 의미 있는 영화 세편

    장국영 11주기 “맘보춤 추는 그를 보고 싶다” 의미 있는 영화 세편 배우 장국영 11주기가 화제다. 케이블 여성영화채널 씨네프는 1일 장국영의 11주기를 추모해 특집 영화를 편성했다. 씨네프는 이날 ‘장국영, 그를 기억하다’를 주제로 오후 8시부터 ‘동사서독 리덕스’, ‘해피 투게더’, ‘아비정전’을 연속 방송한다. ‘동사서독 리덕스’는 왕자웨이 감독이 1994년 개봉한 ‘동사서독’을 새롭게 편집해 15년 만에 재개봉한 작품이다. 장국영의 유작이기도 하다. 맹무살수 역인 양조위의 분량이 축소되고 구양봉 역의 장국영 모습을 늘려 ‘장국영을 위한 영화’로 관심을 모았다. 1997년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해피 투게더’는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두 이민자의 방황과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장국영과 함께 양조위, 장첸 등 중화권 대표 배우들이 출연한다. ‘아비정전’은 하얀 민소매 셔츠를 입고 맘보춤을 추는 장국영의 모습으로 잘 알려진 영화다. 1960년대 홍콩 뒷골목에서 펼쳐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SDI·제일모직 합병

    삼성SDI·제일모직 합병

    삼성SDI 제일모직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합병을 선언했다. 삼성 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거대 계열사가 탄생하게 됐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31일 이사회에서 양사 합병을 결의하고 글로벌 소재·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각각 1대 0.4425의 비율로 합병하며 삼성SDI가 신주를 발행해 제일모직의 주식과 교환함으로써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삼성SDI’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5월 30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통해 삼성SDI는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거대계열사가 된다. 단순 합산 기준으로는 자산 15조원, 시가총액 10조원, 직원 1만4000여명 규모다. 하지만 1954년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삼성그룹은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을 통해 ‘3세 경영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에게 넘기고 남아있던 소재사업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쪽으로 합병함으로써 이건희 회장의 삼남매 사이의 사업 분할구도가 좀 더 명확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금융,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 이서현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각각 관할하는 구도다. 제일모직 조남성 사장은 “이번 합병은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핵심경쟁력을 통합해 초일류 에너지·소재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박상진 사장은 “소재업계와 부품업계에서 각각 쌓은 양사의 전문 역량과 기술을 합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SDI·제일모직 합병, 거대 계열사 탄생

    삼성SDI·제일모직 합병, 거대 계열사 탄생

    삼성SDI 제일모직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합병을 선언했다. 삼성 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거대 계열사가 탄생하게 됐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31일 이사회에서 양사 합병을 결의하고 글로벌 소재·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각각 1대 0.4425의 비율로 합병하며 삼성SDI가 신주를 발행해 제일모직의 주식과 교환함으로써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합병회사의 사명은 ‘삼성SDI’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5월 30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통해 삼성SDI는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거대계열사가 된다. 단순 합산 기준으로는 자산 15조원, 시가총액 10조원, 직원 1만4000여명 규모다. 하지만 1954년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삼성그룹은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을 통해 ‘3세 경영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에게 넘기고 남아있던 소재사업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쪽으로 합병함으로써 이건희 회장의 삼남매 사이의 사업 분할구도가 좀 더 명확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금융,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 이서현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각각 관할하는 구도다. 제일모직 조남성 사장은 “이번 합병은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핵심경쟁력을 통합해 초일류 에너지·소재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박상진 사장은 “소재업계와 부품업계에서 각각 쌓은 양사의 전문 역량과 기술을 합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그룹 모태 ‘제일모직’ 삼성SDI에 흡수합병…효과는?

    삼성그룹 모태 ‘제일모직’ 삼성SDI에 흡수합병…효과는?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합병했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31일 이사회에서 양사 합병을 결의하고 글로벌 소재·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각각 1대 0.4425의 비율로 합병하며, 삼성SDI가 신주를 발행해 제일모직의 주식과 교환함으로써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합병회사의 사명도 삼성SDI로 한다. 두 회사는 5월 30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SDI는 연매출 10조원 규모의 거대계열사가 된다. 단순 합산 기준으로는 자산 15조원, 시가총액 10조원, 직원 1만4천여명 규모다. 1954년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6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삼성SDI는 2020년 연매출 29조원이 넘는 거대 소재·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전자의 소재부문 수직계열화가 완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자회사인 삼성SDI(부품)가 제일모직(소재)을 합병함으로써 소재부문 수직계열화가 이뤄진 것이다. 양사는 신성장동력 육성 차원에서 합병의 필요성이 강했다. 삼성SDI는 배터리 사업의 원천 경쟁력인 소재 경쟁력 강화가 절실했으며, 제일모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이어 에너지·자동차 소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었다. 삼성SDI는 제일모직이 보유한 배터리 분리막과 다양한 소재 요소기술을 내재화해 배터리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다양한 고객 네트워크와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제일모직의 합성수지를 기존의 전자·IT 시장 위주에서 자동차용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초경량 소재와 배터리를 결합해 전기차 주행거리를 향상하는 솔루션 개발 등 차세대 먹거리 발굴도 기대된다. 삼성SDI의 디스플레이 기술과 제일모직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 부문이 결합해 전자재료 사업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이와함께 삼성그룹 차원에서는 3세 경영체제를 더욱 공고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에게 넘기고, 남아있던 소재사업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쪽으로 합병함으로써 이건희 회장의 삼남매 사이의 사업 분할구도가 좀 더 명확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금융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호텔·건설·중화학을, 이서현 사장이 패션·미디어를 각각 관할하는 구도다. 제일모직 조남성 사장은 “이번 합병은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핵심경쟁력을 통합해 초일류 에너지·소재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박상진 사장은 “소재업계와 부품업계에서 각각 쌓은 양사의 전문 역량과 기술을 합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1970년 설립돼 흑백 브라운관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2002년부터는 신규 사업으로 배터리 부문을 추가해 불과 10년 만인 2010년 소형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는 등 에너지 회사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현재는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1954년 설립돼 직물사업을 시작한 이래 1980년대 패션사업, 1990년대 케미칼 사업, 2000년대 전자재료 사업에 차례로 진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소재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패션사업부를 삼성에버랜드로 이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지상최대의 선거, 인도의 총선/이옥순 인도연구원장·연세대 연구교수

    [열린세상] 지상최대의 선거, 인도의 총선/이옥순 인도연구원장·연세대 연구교수

    유권자 8억 1400만 명인 지상 최대의 선거가 4월 7일에 막을 올린다. 인도의 총선이 시작되는 것이다. 543명의 16대 하원의원을 뽑는 선거로 지역별로 날짜를 달리해 5월 12일까지 9단계로 치러진다. 단 하루 만에 선거가 끝나는 우리나라와 달리 기간이 6주나 걸리고 여러 단계로 진행되는 것은 땅이 넓고 유권자가 많아서 선거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투표일은 달라도 전자투표의 개표는 5월 16일 전국에서 동시에 이뤄진다. 세계 2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의 유권자는 우리나라 인구의 15배, 미국 인구의 3배에 가깝다. 그래서 ‘세계최대의 민주주의’라고 불린다. 인도보다 인구가 많은 중국은 민주체제가 아니므로 인도가 민주주의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의 인구보유국이다. 투표소 93만 개, 전자투표기 170만대, 선거관리요원 500만 명 이상이 총선을 위해 총동원된다. 초대형 총선을 관리하는 능력만으로도 인도의 역량은 증명된다. 유권자가 7억 명이 넘었던 2009년의 선거도 무사히 끝냈다. 역대 총선의 평균투표율은 60퍼센트로 공정하고 자유롭게 치러졌다. 이번엔 강력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어서 투표율이 70퍼센트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4년 선거가 한층 흥미로운 것은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젊은 유권자들이 1억 5000만 명에 이른다는 점이다. 이 역시 우리나라 인구의 3배가 넘는 엄청난 숫자다. 이들은 경제발전의 혜택을 받으며 자란 젊은이들로 새로운 정권에 거는 기대가 높아 종래의 선거와 다른 결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인의 선거의식은 민감하다. 카스트의 위계와 빈부의 격차가 극심한 불평등한 세상에서 누구나 평등하게 한 표를 던지는 투표에 큰 의미를 둔다. 낮은 카스트나 가난한 사람이 던지는 표가 상층카스트나 부자의 표와 동일한 가치를 갖고, 사회적 차별을 받는 여성이 가진 한 표가 가부장적 남성의 한 표와 대등하다는 사실은 묵직하다. 선거는 축제가 많은 인도에서 열리는 또 하나의 축제다. 나들이가 많지 않은 여성들이 좋은 옷을 차려입고 투표소에 나타나는 날도 이때다. 서구의 한 언론은 지난번 인도 총선을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표현했다. 인도를 못 미더워하는 외국인들은 인도의 선거가 폭력이나 돈과 부정으로 얼룩질 것이라고 예단하지만 그렇진 않다. 10년 전에 총선을 지켜보려고 갠지스평원의 한 중소도시를 방문한 내 경험으로도 그랬다. 외지에서 도착한 버스는 시내중심가로 가지 못하고 도시 외곽에서 멈췄다. 승객들은 나처럼 거기서 내려 시내로 걸어 들어갔다. 외부의 불온한 세력이 선거에 영향을 주는 걸 막기 위한 조치였다. 다원사회의 선거는 관리뿐 아니라 다른 점에서도 간단치가 않다. 제로와 아라비아숫자를 발견한 수학의 나라답게 매 선거에는 카스트와 종교, 지역감정과 다양한 계층의 욕망이 복잡한 계산과 수식으로 뒤엉켜 돌아간다. 그럼에도 인도는 서구에 뒤지지 않는 수준의 민주주의를 지난 60년간 지켜왔다. 언론자유와 공평한 참정권을 보장하고 노동운동을 허용하며 제3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것이다. 1952년에 첫 선거를 실시한 이후 중단 없이 이어진 선거가 그 근간이었다. 인도의 초대 총리 네루는 민주주의야말로 다양한 인종과 광대한 영토를 가진 인도를 한데 묶고 사회적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제도라고 믿었다. 보통사람을 신뢰한 그는 풀뿌리 민초들의 희망과 절망을 표출하고 민주교육을 익히는 수단이 선거라고 여겼다. 그래서 인도에 민주주의를 도입했다고 자랑하는 영국이 인도에서 한 번도 실시하지 못한 보통선거를 독립하자마자 시작하였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치러지는 2014년의 선거는 그때보다 한층 성숙해진 유권자들의 표심을 통해 인도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누가 이길 것인가, 수많은 전망과 통계가 쏟아진다. 개인적으론 어느 정당이 원내 과반을 차지하여 15년간의 연립정권을 끝내느냐가 가장 궁금하다.
  • 중국군 유해 437구 60년 만에 선양 ‘열사능원’ 안치

    중국군 유해 437구 60년 만에 선양 ‘열사능원’ 안치

    6·25전쟁 때 숨진 중국군 유해 437구가 28일 중국에 송환됐다. 중국 동방항공 항공기로 옮겨진 유해들은 랴오닝성 선양(瀋陽)에 있는 ‘항미원조(抗美援朝) 열사능원’에 안치됐다. 이날 오전 7시 3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인도 행사엔 백승주 국방부 차관과 중국 민정부 저우밍 국장 등 양국 인사 8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 측이 입관된 중국군 유해 9구를 중국 측에 전달하는 인도식을 시작으로 30여분간 진행됐다. 먼저 중국군 유해 송환 실무단장인 문상균 국방부 군비통제차장과 저우밍 국장은 인수인계 문서에 각각 서명했다. 이어 저우밍 국장은 인도병들이 탁자 위에 올려놓은 관 하나하나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덮어 주면서 정성스럽게 쓰다듬고 경례했다. 백 차관은 “교전 당사자 간 전사자 유해 송환에 합의한 지 270일 만에 약속을 이행하는 행사를 갖게 됐다”며 “중국군 유해 송환은 양국이 과거 역사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공동 번영의 강으로 인도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에서 희생됐다가 60여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병사들의 가슴에 남아 있을 ‘전쟁 없는 세상’에 대한 기원이 한반도와 동북아, 인류평화의 정신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우밍 국장은 답사에서 “이번 송환은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한 양국의 공동 인식에 근거해 이뤄졌다”며 “양측은 앞으로도 한국에서 중국군 유해 발견 땐 이번 절차에 준해 인계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행사엔 중국 CCTV 등 외신도 많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한국 축구 ‘최악’은 피했다…2015 AFC 아시안컵 조 추첨

    한국 축구 ‘최악’은 피했다…2015 AFC 아시안컵 조 추첨

    시드 탈락으로 충격을 안겼던 한국축구가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조 추첨에서 ‘최악’을 피했다. 한국은 26일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진행된 조 추첨 결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60위로 급락한 탓에 시드가 아닌 포트 2에 배정돼 오만(81위), 쿠웨이트(110위), 개최국 자격으로 시드를 배정받은 호주(63위)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대표팀은 내년 1월 10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오만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 뒤 13일 같은 경기장에서 쿠웨이트를 상대한 후 17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맞선다. 한국은 1회 1956년과 2회 1960년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이후 준우승만 세 차례 차지했을 뿐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2007년과 2011년 대회에선 3위에 머물러 이번 대회에서는 55년 만에 왕좌 복귀를 벼른다. 상당히 무난한 조에 묶였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호주에 6승10무8패로 약간 뒤졌지만 2000년대 들어 3승2무1패로 앞섰다. 4년 전 카타르 대회 때도 한국은 호주와 한 조에 속해 2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긴 뒤 호주에 골 득실에서 뒤진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쿠웨이트에도 한국은 2000년대 이후 4승1무1패로 단연 앞섰다. 오만과의 역대 전적 역시 3승1패로 크게 앞서지만 2003년 ‘오만 쇼크’의 아픔을 갖고 있다. 한·일월드컵 4강 신화에 취해 있던 한국은 2006 독일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오만 원정에서 1-3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이듬해 평가전에서 5-0 대승을 거둬 트라우마를 걷어 내는 듯싶었지만 2009년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일본(48위)도 비교적 만만한 요르단(66위), 이라크(103위), 올해 챌린지컵 우승국과 D조에 속하는 행운을 누렸다. 북한(133위)은 우즈베키스탄(55위), 한때 중동을 호령한 사우디아라비아(75위), 중국(98위)과 함께 B조에 속해 8강 길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C조는 이란(42위)과 아랍에미리트연합(61위), 카타르(101위), 바레인(106위) 등 중동 국가로만 짜여졌다. 현장에서 조 추첨을 지켜본 홍명보(45) 대표팀 감독은 “아무래도 호주에는 홈 팀의 이점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어느 조에 들어가더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호주와 만난 것은 불운”이라고 몸을 낮췄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철조망 가시가 손에 박히도록 움켜쥔 채 주름 깊게 팬 노인은 왜 오열하는가

    철조망 가시가 손에 박히도록 움켜쥔 채 주름 깊게 팬 노인은 왜 오열하는가

    2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사당 하원 세입위원회실.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철조망을 가시가 손에 박힐 듯 억세게 움켜잡고 오열하는 주름 많은 노인의 사진이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경기도와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 찰스 랭글(민주·뉴욕) 하원의원이 공동 주관한 ‘DMZ 사진 특별전’이 이날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가 정전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미 의회에서 DMZ 사진전이 개최된 것은 처음이다. 한국의 군사 분계선과 독일 통일 전 경계였던 그뤼네반트(그린벨트)를 소재로 한 ‘두 개의 분단선’이라는 제목의 사진전에는 두고 온 고향을 잊지 못하는 실향민들의 아픔과 서럽도록 아름다운 DMZ 풍광, 분단 독일의 절절한 사연을 담은 세계적 사진작가들의 작품 30여점이 전시됐다. 워싱턴을 방문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정전 60년이 지나면서 DMZ 일대가 더 이상 분단과 절망의 상징이 아닌 평화와 생명, 화해, 소통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이번 사진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평소 남북 이산가족 문제에 관심을 보여온 랭글 의원은 “DMZ 철책선이 한 가족을 갈라놓은 것보다 더 절망적인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같은 역사와 같은 문화, 같은 피를 나눈 사람들을 철조망으로 나눠놓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게 얼마나 잔인한지 보여주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준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랭글 의원과 함께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의 주역인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의원, 지역구에 위안부 기림비를 세운 빌 패스크렐(민주·뉴저지) 의원 등 미 측 인사들을 비롯해 김동석 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와 한인단체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존 레넌의 유작 ‘경매’ 나온다…총 8억원 ‘훌쩍’

    존 레넌의 유작 ‘경매’ 나온다…총 8억원 ‘훌쩍’

    비틀스의 멤버 故 존 레넌이 직접 그린 그림과 원고 등이 경매에 나온다. 최근 국제경매회사 소더비 측은 “오는 6월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경매에 레넌의 ‘작품’ 총 89점이 출품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단순한 스케치 형태의 여러 그림과 시, 원고들로 소더비 측은 총 80만 달러(8억 6000만원)에 낙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물품은 1960년대 레넌과 함께 두권의 책을 집필한 톰 마쉴러가 내놓은 것이다. 이중 소설 ‘더 싱귤라지 익스피리언스 오브 미스 앤 더피드’(The Singularge Experience of Miss Anne Duffield)의 원고는 4만(4300만원)~6만 달러(6400만원), 4개의 눈을 가진 기타리스트의 일러스트는 1만 5000달러(1600만원)~2만 5000달러(2700만원)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더비 측은 “이번 경매는 미국에서의 첫번째 공연 5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면서 “비틀스에 대한 향수를 가진 많은 팬들의 큰 관심을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레넌이 남긴 유작들에 대한 관심은 거의 광적인 수준이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레넌의 썩은 어금니까지 경매에 나와 무려 3만 1200달러(33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프리메라리가] ‘해트트릭’ 메시 앞에서 고개 떨군 호날두

    소문난 잔치에는 볼 것도 많았다.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열린 2013~14시즌 프리메라리가 29라운드 레알 마드리드(레알)와 FC 바르셀로나(바르샤)의 역대 226번째 맞대결은 축구 경기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 줬다. 리그 막판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두 팀 선수들이 전·후반 90분 내내 쉴 틈 없는 공방전을 펼쳤고, 경기장을 꽉 채운 8만 관중은 상대 선수의 골 세리머니에 이물질 투척으로 화답하는 등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모두 7골이 터지는 동안 역전에 재역전이 거듭됐다. 전반 7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골로 바르샤가 앞서 간 것도 잠시, 카림 벤제마의 전반 20분과 24분 연속골로 레알이 경기를 뒤집었다. 바르샤가 전반 42분 리오넬 메시의 골로 동점을 만들자, 레알은 후반 10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페널티킥 골로 다시 앞서 갔다. 하지만 바르샤는 후반 18분과 39분 메시의 두 차례 페널티킥 골로 4-3 대역전극을 마무리했다. 패배한 레알은 승점 70으로 동률이지만 상대 전적에서 앞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선두를 내줬고, 3위 바르샤는 승점 차를 1로 좁혔다. 리그 2경기 연속 해트트릭을 달성한 메시는 레알을 상대로만 21골을 기록, 1950~1960년대 레알의 골잡이 알프레드 디 스테파노(18골)의 엘 클라시코 최다골을 넘어섰다. 감정적 충돌과 치열한 몸싸움 속에 주심은 옐로카드 7번, 레드 1번을 꺼내 들었는데 이 중 6장(경고5, 퇴장1)이 레알에 쏟아졌다. 호날두는 “우리는 (심판 포함) 12명과 싸웠다”고 짜증을 부렸고, 바르샤의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는 “판정 불만 그만하라”고 받아쳤다. 올 시즌 마지막이자 역대 227번째 엘 클라시코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결승전은 새달 2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잉글랜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잉글랜드

    잉글랜드의 북서부를 여행했다. 만나기 전 설레었고, 만나서는 빠져들었고, 지금 그 도시들의 기억을 열병처럼 더듬고 있으니, 이건 사랑이 분명하다. London 런던 섬광과 같던 런던의 밤 북반구의 겨울 해는 오후 3시를 넘긴 런던을 벌써 어둠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버스는 웨스트민스터 사원Westminster Abbey 옆을 천천히 지나간다. 엘리자베스 2세 즉위 60주년을 기념해 엘리자베스 타워Elizabeth Tower로 개명한 빅벤Big Ben의 당당한 위용, 푸른빛을 뿜고 돌아가는 런던아이London Eye도 템스강과 제법 잘 어울렸다. 빨간 2층 버스가 사람들을 활기차게 실어 나르고 저녁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트라팔가 광장으로 모여들 무렵, 우리가 향한 곳은 샤드The Shard다. 2013년 2월에 개장한 서유럽에서 가장 높다는 약 310m의 이 빌딩은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의 작품으로 1만1,000장의 특수 유리가 6도의 경사를 이루며 빌딩을 감싸고 있다. 이름처럼 날카로운 조각을 연상시키는 외관이 고풍스러운 런던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었다지만 샤드는 이미 런던의 명소로 급부상 중이다. 68층에서 내려다보는 런던의 야경 속에 템스강, 타워브리지, 세인트폴 성당도 함께 반짝인다. 영국에 가면 밥은 굶어도 뮤지컬은 보라는 말이 있다. 웨스트엔드West End는 뉴욕 브로드웨이와 함께 세계 뮤지컬의 중심이다.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은 모두 영국 뮤지컬이다. 런던에는 연극과 뮤지컬 전용극장만 100개가 넘는다. 그중 500석 이상의 대규모 뮤지컬 극장 40여 개가 이곳 웨스트엔드에 몰려 있다. 저녁 7시면 런던의 모든 뮤지컬 극장에서 일제히 공연이 시작된다. 그중 우리가 선택한 것은 10년간 롱런하고 있는 <위키드Wicked>다. 서둘러 도착한 아폴로 빅토리아 극장Apollo Victoria Theatre은 초록 마녀 엘파바의 기운으로 가득했다. 1부 끝 무렵, 마법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며 부르던 ‘중력을 넘어서Defying Gravity’는 화려한 무대효과와 엄청난 가창력이 어우러져 소름끼칠 정도다. 본토에서 오리지널 뮤지컬을 대하는 이 감동이라니. 더 샤드 www.the-shard.com oxford 옥스포드 옥스퍼드 대학은 없다 런던에서 1시간 30분 거리의 옥스퍼드는 고풍스럽고 온화한 기품이 넘쳐 흘렀다. 흐린 날씨는 옥스퍼드의 클래식함을 더 고고하게 받쳐 줄 뿐 일정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영어권에서 가장 오래된 하버드, 캠브리지와 함께 세계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역사와 전통 속에서 무수한 인재를 배출한,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영예로운 장학금인 로즈 장학금을 수여하는 대학. 일반적으로 기억하는 옥스퍼드 대학은 이렇다. 더하자면 12세기 헨리2세가 영국 학생들의 파리 유학을 금지하면서 옥스퍼드에 흩어져 있던 대학들을 통합해 설립한 것이 옥스퍼드 대학의 시작이다. 옥스퍼드 대학University of Oxford College은 옥스퍼드에 있는 37개 칼리지와 6개의 사설학당의 연맹체를 통틀어 일컫는 것일 뿐, 옥스퍼드 대학교라는 것은 없다. 그러나 영국 문예부흥운동의 중심이자 빅토리아 여왕 때는 종교적 논쟁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곳으로 아웅산 수치, 마가렛 대처, 토니 블레어, 간디, 빌 클린턴 등 46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25명의 영국 총리를 배출한 곳도 옥스퍼드다. 세계를 움직이는 엘리트들의 산실인 만큼 도시를 관통하는 학문적인 자부심을 쉽게 체감할 수 있다. “걷는 것만큼 옥스퍼드를 잘 둘러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옥스퍼드 공인 가이드로 자랑스럽게 그린 배지를 가슴에 단 하이디 선생은 걷는 것이야말로 옥스퍼드 최고의 여행법이라고 했다. 옥스퍼드 공식 가이드 워킹투어 College & Historic City Centre Tour 다양한 종류의 테마투어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투어라고 할 수 있다. 셀도니언 극장, 보들리안 도서관, 크라이스트처치 등을 약 2시간 이상 돌아본다. www.visitoxfordandoxfordshire.com Stoke-on-Trent 스톡 온 트렌트 영국 도자기의 본고장 런던 북서쪽에 자리한 스톡 온 트렌트는 영국 도자기의 주요 생산지다. 지역에만 25개가 넘는 도자기 팩토리 숍이 있고,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웨지우드, 포트메리온, 버리, 앤슬리, 무어크래프트 등의 브랜드가 이곳에서 나왔다. 1759년 창립된 웨지우드는 가장 영국적인 품위를 지닌 도자기다. 특히 여왕의 자기Potter to Her Majesty라고 불리는 ‘웨지우드 파인 본차이나’ 제품은 세계적으로 웨지우드의 명성을 증명하는 제품이 됐다. 영국 자기 본차이나Bone China는 중국 자기의 우수성을 캐기 위한 영국 도공들의 집념의 결과다. 장석과 고령토에 동물의 뼛가루를 섞어 반투명한 백색을 띠고 단단하다. 천재적인 도공 웨지우드Josiah Wedgwood가 훗날 영국 도자기산업의 중심지가 된 스톡 온 트렌트에 도자기 공장을 세운 것이 1759년. 웨지우드를 아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재스퍼Jasper를 떠올린다. 재스퍼는 유약 대신 산화물을 첨가해 만들어낸 매혹적인 색깔의 바탕에 고전적인 무늬나 초상화를 장식한다. 웨지우드 박물관에서는 웨지우드 홈 세라믹 생산의 250년 역사를 볼 수 있고, 팩토리 숍에서는 웨지우드의 다양한 브랜드를 최대 7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웨지우드에서 약 20분 거리에 자리한 1851년 설립된 버얼리Burleigh는 웨지우드와는 다른 분위기다. 세월이 느껴지는 삐걱대는 건물도 그대로다. 대량생산이 아니라 영국 전통기법으로 핸드프린팅하고 무독성 제품을 고집한다. 수작업이라 문양도 일정하지 않다. 잔잔하거나 고풍스러운 꽃문양 패턴으로 덮인 제품들은 아주 세련되고 우아하다.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할지 모르지만 영국 왕실에서도 사용하는 유명제품으로 특히 영국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그 명성이 한국으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웨지우드 방문자센터 & 박물관 www.wedgwoodvisitorcentre.com 스톡온트렌트 www.visitstoke.co.uk Chester 체스터 중세로의 여행 맨체스터에서 불과 30분,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라는 체스터는 기대 이상이었다. 대영제국의 상흔과 영광을 모두 품은 이 작은 도시의 역사는 1세기로 거슬러 오른다. 체스터는 웨일즈 지방 침략을 위한 로마인들의 거점도시였다. 곳곳에 당시의 유적들이 남아있는데, 가장 체스터다운 풍경은 튜더양식의 상가건물이다. 하얀 벽과 검은 나무가 어우러진 튜더양식의 건물들은 헨리7세부터 시작된 튜더왕조 때 지어진 것으로, 고딕양식에 르네상스 건축의 화려함이 더해졌다. 체스터는 구 시가지를 에워싸고 있는 성벽에 동, 서, 남, 북으로 자리한 네 개의 성문과 이스트게이트 스트리트Eastgate St., 워터게이트 스트리트Watergate St., 노스게이트 스트리트Northgate St. 그리고 남쪽의 브릿지 스트리트Bridge St. 네 개의 메인거리로 되어 있다. 이 4개의 거리가 교차하는 크로스The Cross를 중심으로 로우즈The Rows가 있다. 로우즈는 13~19세기에 형성된 쇼핑가로 소위 중세시대의 아케이드 거리라 할 수 있다. 비가 와도 우산을 사용하지 않고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보통 2층까지는 상가이고 위층은 주택인데 로우즈 안으로 올라가면 거리로 면해 있는 발코니와 중앙 복도 그리고 안쪽으로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고 겉과 달리 내부는 사뭇 현대적이다. 노르만, 로마네스크, 고딕 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재되어 있는 체스터 대성당Chester Cathedral과 로마시대부터 있어 왔던 성벽City Walls 주변은 고즈넉했다. 이 성벽의 동쪽 문에는 체스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정교한 시계탑이 서 있다. 1897년, 빅토리아 여왕 즉위 60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것으로,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건축물과 사람들의 행렬은 아무리 봐도 지루하지 않다.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 영국항공 www.britishairways.com, 잉글랜드관광청 www.britholic.com ▶travie info 체셔 오크 디자이너 아웃렛 빌리지 Cheshire Oaks Designer Outlet Village 맨체스터 사람들이 체스터까지 와서 쇼핑을 하는 이유는 8개국 총 21개 아웃렛 매장을 운영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맥아더글렌 아웃렛McArthurGlen Designer Outlets 중 하나로 영국에서 가장 큰 체셔 오크 디자이너 아웃렛 때문이다. 버버리, 폴로, 마이클 쿠어스, 휴고 보스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부터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스포츠 브랜드와 마크 앤 스펜서, 넥스트 등의 하이스트리트 브랜드까지 145개의 브랜드를 최대 6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 가능하고, 10개가 넘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산재해 있다. 쇼핑마니아라면 유럽에서는 쇼핑만 잘해도 본전을 찾고도 남는다는 말을 체스터에서는 충분히 실감할 수 있다. 맥아더글렌 디자이너 아웃렛 www.mcarthurglen.com
  • 돌고 돌고… 유리병 환생사

    돌고 돌고… 유리병 환생사

    나는 유리병입니다. 속이 비치는 갈색 ‘시스루 옷’을 입으면 맥주가 담기고, 초록빛 옷을 걸치면 소주가 담깁니다. 나는 꽤 오래 삽니다. 정확히 말하면 여러 번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금이 가고 깨지지 않는 한 계속 씻어서 쓰면 되기 때문입니다. 보통 맥주병은 10번 정도 환생합니다. 소주병은 절반 수준인 5~6번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소주병의 수명이 왜 짧으냐고요? 병의 입구를 떠올려 보세요. 알루미늄 재질의 뚜껑을 돌려 딸 수 있게 가느다란 홈이 파여 있습니다. 빈 병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이 쉽게 긁히고 깨집니다. 파손된 병은 다시 쓸 수 없어요. 잘게 부수어 녹인 뒤 새 병을 만드는 재료로 쓰입니다. 병따개로 뚜껑을 여는 맥주병의 입구는 둥글게 생겼습니다. 웬만해선 잘 깨지지 않아 여러 번 다시 쓸 수 있습니다. ●1985년 공병보증금제와 함께 다시 태어났죠 나의 환생은 1985년 공병보증금제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유리용기의 회수와 재사용을 촉진하고자 제품 가격에 병 보증금을 포함시켜 판매한 다음 빈 병을 반환하면 소비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입니다. 30여년간 빈 용기 보증금은 거의 오르지 않았습니다. 2003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 이후 유리병 용량에 따라 190㎖ 미만은 20원, 190~400㎖는 40원, 400~1000㎖는 50원, 1000㎖ 이상은 100~300원의 보증금이 적용되는데 11년째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제도가 도입된 1985년 보증금이 소주 1병(360㎖)에 20원, 맥주 1병(640㎖)에 30원이었으니 2배 남짓 올랐을까요. 껌 한 통이 100원, 새우깡 한 봉지에 200원이던 시절에는 아버지가 드신 소주, 맥주 네댓 병을 동네 구멍가게에 들고 가 군것질거리와 바꾸곤 했는데, 지금은 어림없는 얘기가 됐습니다. 현재 13개 소주, 맥주, 음료 제조사가 만든 75개 제품에 빈 용기 보증금이 붙습니다. 이들 제품만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지난해 기준 13개사가 54억 2986만병을 출고(생산)했는데, 회수된 빈 병은 50억 9917만병이었습니다. 회수율이 93.9% 정도입니다. 파손된 병을 빼고 나면 약 45억병(85% 수준) 정도를 매년 재사용합니다. ●나를 재사용하면 2234억원 환경편익을 얻지요 유리병을 다시 쓰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한국용기순환협회에 따르면 연간 생산되는 빈 용기 보증금 대상 제품 50억병 가운데 85%를 재사용할 때 발생하는 편익은 8608억원입니다. 새 소주병 구입비용(2011년 기준 1병당 140원)을 아끼면 6307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생깁니다. 1병을 재사용할 때 자원절약 비용은 49.6원이고 새 병을 만들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병당 240g인데 이를 환산하면 2234억원의 환경적 편익이 생긴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땅덩이가 좁고 도시에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기 때문에 빈 병 수거와 재사용에 유리합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빈 용기에 보증금을 주는 제도는 전 세계 24개국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나라들은 재활용 선진국답게 오래전부터 유리병을 재사용해 왔습니다. 독일 맥주병은 적어도 40~50번 환생합니다. 우리보다 5~10배 많습니다. 핀란드는 30회, 일본 28회, 캐나다도 15~20회 재사용합니다. 빈 병 회수율도 95% 이상으로 우리보다 높은 편입니다. 왜 그럴까요. 외국은 유리병의 표준화가 잘 돼 있습니다. 업체들이 같은 규격의 병을 사용한다는 얘깁니다. 스웨덴은 1886년 전 세계 처음으로 330㎖ 병을 표준화했고 1994년 500㎖ 병도 통일했습니다. 핀란드는 1960년대부터 모든 맥주사가 표준화에 참여해 같은 330㎖ 병을 쓰고 있습니다. 독일은 1960년대 맥주를 시작으로 현재는 생수, 탄산음료, 주스 등 다양한 음료에서 표준화 재사용 용기를 사용합니다. 용기가 똑같으면 회수 효율성이 좋습니다. 종류별로 선별하거나 업체별로 잘못 회수된 병을 교환하는 과정을 생략해 비용이 줄어듭니다. 우리는 10개 소주 제조사와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등 2개 맥주사가 일부 제품을 표준화해 쓰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마시는 소주나 부산에서 마시는 소주나 같은 규격의 병에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병의 디자인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욕구가 증가하면서 표준화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오비맥주의 카스후레시, 하이트진로의 드라이피니시 등은 갈색이긴 하지만 병의 굴곡 등에 미세한 차이가 있어서 다른 맥주병과 호환되지 않습니다. 롯데주류도 다음 달 중에 맥주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하는데, 표준화된 용기를 쓸 것인지 정부와 환경 관련 단체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외국은 회수율도 높고 수거 체계도 효율적이래요 외국은 빈 병 회수 체계가 효율적입니다. 슈퍼나 마트 한쪽에 자동 회수기를 두고, 빈 용기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영수증 형태로 돌려줍니다. 이를 마트 계산대에 보여 주면 장을 본 금액에서 빼주거나 현금으로 지급합니다. 국내 소매점은 대부분 빈 병을 받지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이마트(11곳)와 하나로마트(1곳)에서만 빈 용기를 수거합니다. 자동 회수기가 없고 여러 업무를 겸하는 고객센터에서 교환해 주니까 소비자들이 번거로울 수밖에요. 대부분 사람들이 아파트 분리수거함에 병을 버립니다. 이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수거해 제조사에 넘기지요. 그게 아니면 빈 병을 주워 생계를 해결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손을 거쳐 고물상에 팔려 갑니다. 문제는 회수 품질입니다. 연간 30억병이 소비되는 소주병을 예로 들어 볼게요. 음식점, 주점 등에서 17억 1000병(57%)이 팔리는데 대부분 회수됩니다. 도매상이 튼튼한 플라스틱 상자째로 옮기기 때문에 깨지는 사례도 거의 없습니다. 가정용으로 소비되는 12억 9000병(43%)은 회수율이 떨어집니다. 슈퍼, 편의점, 대형마트에 반납되는 양은 2억 9000병입니다. 8억 5000병은 고물상과 공병상을 통해 수거되는데, 주로 마대자루, 쌀포대에 담겨 오기 때문에 병 입구가 파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수량의 13%를 파쇄합니다. 나머지 1억 5000병은 회수되지 않습니다. 일반 쓰레기와 함께 묻히거나 온데간데없이 사라집니다. ●무겁고 깨지기 쉽지만 날 더 사랑 해줘요 사실 요새 좀 우울합니다. 사람들이 나처럼 무겁고 깨지기 쉬운 유리병을 멀리하고 있습니다. 아웃도어 캠핑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운반이 용이한 캔 맥주, 페트병 맥주의 판매량이 급증했습니다. 술집이나 음식점에서 팔리는 유흥용 맥주는 대부분 병에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마트 등에서 파는 가정용 맥주는 60%가량이 캔과 페트 형태입니다. 한때 60%에 육박했던 유흥용 맥주 소비 비중은 지난해 48%로 가정용 맥주(52%)에 추월당했습니다. 술집에서 ‘부어라 마셔라’ 하는 과음족이 줄고 집이나 야외에서 술을 즐기는 문화가 퍼졌기 때문입니다. 캔과 페트는 재사용이 안 됩니다. 재활용만 가능합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재활용률이 캔 81.1%, 페트 84.4% 수준입니다. 하지만 맥주 페트는 전량 원자재를 외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제조 단가가 높습니다. 특수 필름으로 코팅해야 돼 재활용도 어렵다고 합니다. 최근 수입 맥주를 찾는 사람도 많아졌는데 수입 병맥주는 보증금 지불 대상이 아닙니다. 오비맥주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버드와이저만 보증금이 적용돼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나머지는 모두 부수어 새 유리병 제조에 씁니다. 일각에서는 유럽이나 북미 국가처럼 수입제품과 일회용기에도 빈 용기 보증금을 확대해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푸틴 ‘크림 합병’ 최종 서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크림자치공화국의 합병 문서에 최종 서명하면서 모든 법률 절차를 마무리했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와 정치분야 협력협정을 체결하면서 우크라이나 포용 정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크림자치공화국과 세바스토폴 특별시의 러시아 합병 조약 비준안과 새 연방 구성원 수용에 관한 법률안에 서명했다. 앞서 상·하원은 관련 조약과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1954년 우크라이나 출신의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친선의 표시로 러시아에 속했던 크림을 우크라이나에 넘긴 지 60년 만에 크림이 다시 러시아에 귀속됐다.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EU 지도자들과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는 EU·우크라이나 협력협정에 서명했다. EU·우크라 협력협정의 정치분야 조항은 민주주의 가치 공유, 경제협력 강화, 사법 개혁 지원, 시민사회 분야의 협력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번 협정 체결은 EU·우크라이나 관계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것이며 앞으로의 관계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협력협정의 정치 부문을 우선 체결하고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 분야 협력협정 체결도 서두를 계획이다. EU는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와 협력협정을 체결하려고 추진했으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경제 블록 참여를 선언하면서 좌절됐고,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 서방은 러시아 제재 수위를 높였다. 미국은 전날 2차 제재 대상자에 푸틴 대통령의 ‘이너 서클’ 4명과 정부 관료 16명 등 20명과 금융기관인 방크 로시야를 포함시켰다. 방크 로시야는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을 지원하는 은행이다. EU는 6월로 예정된 러시아와 EU 간 정례 정상회의를 취소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곧바로 존 매케인 상원의원,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을 제재하며 맞대응에 나섰지만 곧바로 전략을 바꿨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 생중계로 진행된 대통령 안보이사회 회의에서 미국의 제재에 대해 “러시아가 추가로 보복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면서 “미국이 제재한 은행에 계좌 하나를 열 계획”이라고 맞받아쳤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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