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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옹기종기 김기수 경기 보던 밤… 50년 전 한국의 풍경

    옹기종기 김기수 경기 보던 밤… 50년 전 한국의 풍경

    1966년 6월 25일 밤, 수많은 사람이 라디오와 TV 앞에 모였다. 한국 복싱 사상 최초로 김기수 선수가 WBA 주니어미들급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는 경기의 중계방송을 듣거나 보기 위해서다. 손에 땀을 쥐는 경기가 이어졌다. 15라운드가 모두 끝났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심판 판정에 귀를 기울였다. 한 번은 이기고 한 번은 졌다. 1대1 상황에서 세 번째 심판의 점수가 불렸다. “벤베누티 68, 김기수 74.” “우와~.” 전국이 함성으로 들끓었다. 김기수 선수가 한국 최초로 세계 챔피언에 오른, 1966년 한여름 밤의 모습이다. 1960년대 한복판의 한국 사회상을 통해 50년 전 우리나라 사람들이 경험했던 도전과 환희, 일하고자 했던 열정, 그 속에서의 시련과 희망을 되새겨보는 전시가 마련됐다. 19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일하는 해 1966’ 특별전이다. 전시는 1960년대 정치, 사회, 경제, 교육 등 7가지 주제로 이뤄졌다. 김기수 선수가 WBA 주니어미들급 세계 챔피언인 이탈리아 니노 벤베누티 선수를 누르고 세계 챔피언이 됐을 때 사용한 글러브를 비롯해 국내 최초 흑백 텔레비전인 ‘금성 텔레비전 VD191’, 1966년 8월 31일 출판된 ‘수학의 정석’, 베트남 추가 파경 때 한·미 양국 정부가 주고받은 ‘브라운 각서’, 1967년 야당인 신민당이 발행한 6·8 부정선거 백서, 만화 ‘호피와 차돌바위’ 포스터 등 관련 자료 500여점과 음원·영상자료 100여점으로 꾸며진다. ‘냉전 속의 열전’에선 미국과 소련의 냉전 대치 아래 진행된 베트남 전쟁, 북한의 무력도발 증가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세계사를 확인할 수 있다. ‘고도성장의 궤도진입’에선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마지막 해였던 1966년의 경제적 성과와 ‘일하는 해’라는 구호와 함께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월남에 간 김상사’에선 베트남전에 참가했던 군인들과 기술자들의 이야기를, ‘선택 1967’에선 1967년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각 당의 활동과 선거 과정 및 결과를, ‘변화하는 사회’에선 인구 증가, 도시 집중현상, 가족계획 등 당시 사회상이 소개돼 있다. ‘국민교육’에선 콩나물 교실과 3부제 수업에서도 열심히 공부했던 학생들, 정부가 교육을 통해 새로운 국민상을 제시하려고 했던 모습을, ‘쇼쇼쇼’에선 1960년대 당시 대중문화를 접할 수 있다. 오승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김기수의 세계 챔피언 등극 이야기로 시작해 7개 주제로 구성돼 있다”며 “각각의 주제가 독립돼 있어 자유롭게 감상하며 관람객마다 다른 1966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직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1966년은 ‘일하는 해’라는 기치 아래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했던 시기로 오늘날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진 해”라며 “이번 전시는 50년 전 한국과 한국인들의 삶을 경험하고 지금의 우리나라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아마존도 테슬라도 ‘로켓 재활용’ 활발

    아마존도 테슬라도 ‘로켓 재활용’ 활발

    지난달 중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민간 우주개발업체 ‘블루오리진’이 4회 연속 로켓발사체 귀환시험에 성공했다. 발사체(로켓)를 재활용해 우주여행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된 것이다. 테슬라의 창업자 앨런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 역시 로켓 재활용을 위한 시험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1960년대 미국과 구소련의 군비경쟁으로 촉발된 우주개발이 2000년대 들어 여행과 화물 운송 같은 사업 모델을 갖춘 민간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제2의 우주개발 전성기’를 맞고 있다. 기존의 위성 운용이나 위성사진 판매가 아닌 로켓 발사와 운용에까지 민간이 뛰어들면서 우주선진국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발사체 개발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EU·日·中 도 우주발사대행 시장으로 유럽우주청(ESA)은 2014년 12월 장관급 회의를 열고 약 41억 유로(약 5조 1554억원)를 투자, 유럽의 차세대 발사체 ‘아리안6’를 개발하기로 했다. 유럽은 그동안 저렴한 로켓발사 서비스 비용을 강점으로 위성발사 대행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으나, 최근 스페이스X의 상업발사 시장 진출에 위협을 느끼고 2020년 운용을 목표로 새로운 로켓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일본도 발사서비스 시장 진입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로켓 개발에 착수했다. 일본은 현재 운영 중인 H2의 엔진을 업그레이드한 차세대 발사체 H3 개발을 2013년부터 시작했다. 총 1900억엔(약 2조 20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시험발사, 2021년 정지궤도 위성 진입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로켓 발사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일본은 H3 개발을 통해 발사 비용을 지금의 절반 수준까지 낮춰 세계 발사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5일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초대형 로켓 ‘창정 7호’ 발사에 성공한 중국도 중·대형 위성발사는 물론 유인로켓 발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특히 개발 초기부터 러시아의 기술을 적극 이전받으면서 로켓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의 로켓 발사성공률은 2000년 이전까지 83%에 불과했지만 2011~2015년에는 97.7%로 올라섰다. 특히 2015년에는 19기의 로켓과 45개의 위성발사를 모두 성공시켜 100%의 성공률을 보였다. ●기업 저비용 성공 요인은 ‘스핀오프’ 보통 발사체(로켓) 개발은 천문학적인 예산과 장기간의 연구개발, 대규모의 인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창업 10년 남짓 된 벤처 수준의 기업들이 적은 비용으로 로켓 개발과 발사체 서비스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개발된 우주기술들의 ‘스핀오프’(기술이전·spinoff) 덕분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64년 ‘기술활용계획’을 시작으로 다양한 우주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고 상용화하는 노력을 펼쳐왔다. 메모리폼 베개, 매트리스, 냉동 건조식품, 전자레인지, 정수기, 가스탐지기 등이 스핀오프를 통해 상용화된 대표적인 기술들이다. 스페이스X의 팰콘 로켓 엔진 역시 스핀오프 덕분에 확보할 수 있었다. 스페이스X는 1950년대 나사에서 연구해 아폴로 프로그램에서 사용된 추진제 인젝터, 터보펌프 등을 그대로 사들여 활용했고, 다양한 형태로 이전된 엔진기술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엔진의 성능을 개량하고 개발할 수 있었다. 나사를 통해 다양한 시험시설을 활용할 수 있었던 것도 고속성장의 발판이 됐다. ●“민간 우주개발 산업 활성화도 기대”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선진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미래 유망산업인 항공우주분야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가 주도의 우주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며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단순히 로켓 개발과 달탐사가 목적이 아니라 민간 우주개발 산업 활성화라는 또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2013년 나로호 발사 성공을 제외하고는 로켓 기술과 관련해 우주선진국들처럼 축적된 기술도 없고 관련 산업 저변도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시험시설도 마땅치 않아 개발과 시험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과 2020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연소 불안정 극복과 용접기술 확보다. 연소 불안정은 로켓의 연료가 완전히 타지 못하는 현상으로 로켓에 영향을 줘 목표 고도까지 올라가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폭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로켓 개발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꼽힌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도 불안정 연소문제 해결에 많은 시간이 투입됐다. 지난달 초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수행한 75t급 엔진 75초 지상연소시험을 통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은 과제는 로켓의 연료가 채워지는 추진제 탱크의 용접 문제다. 한국형 발사체 추진제 탱크는 직경이 2.6m에 이르지만 두께는 일반 산업용 탱크보다 얇아 용접과정에서 변형되기 쉬운 만큼 변형을 막고 비행 중 압력과 하중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정밀한 용접 기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 원장은 “국내 우주산업은 대부분 정부 투자에 의지하고 있으며 위성활용 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우주산업 저변 확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씨줄날줄] 터키 쿠데타의 딜레마/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터키 쿠데타의 딜레마/서동철 논설위원

    터키를 방문하는 외국 정상은 다른 나라와는 다른 의전을 하나 치러야 한다. 국부로 추앙받는 아타튀르크의 묘소를 방문하는 것이다. 수도 앙카라의 한국공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한국 관광객이라면 두 곳을 묶어 방문한다. 한국공원에는 경주 불국사 석가탑을 모델로 삼았다지만, 부여 정림사터 오층석탑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삼층 콘크리트 탑이 제법 큰 규모로 세워져 있던 기억이 난다. ‘터키의 아버지’라는 뜻의 아타튀르크는 1934년 터키 국회가 제정한 호칭이다. 원래 이름은 무스타파 케말인데 학창 시절 완벽하다는 뜻의 케말이라는 별명이 붙어 본명으로 썼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케말 파샤라는 이름이 친숙한 것은 어릴 적 읽은 위인전에 이런 이름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파샤는 최고 사령관이나 최고 지도자에게 주는 칭호라고 한다. 아타튀르크는 젊은 장교 시절부터 민주주의를 추진하는 혁명적인 정치 운동에 가담했다. 군 사령관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서 혁혁한 전공을 올렸음에도 오스만튀르크제국이 붕괴하자 위기에 놓인 터키를 구한 인물이다. 1922년 공화제를 선포하고 대통령에 취임하는데, 터키가 이슬람권에서 가장 개방적인 나라가 된 것은 그의 노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아타튀르크는 신생 터키 공화국을 법치주의와 민주적 정치제도를 바탕으로 현대화하고자 끊임없이 고민했다. 서구식 합리주의를 추구하는 개혁과 개방에 몰두하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의 폐해에서 벗어나는 데도 힘썼다. 이슬람 전통 복장을 폐지하고 남녀 합동 교육을 실시했으며, 일부일처제를 도입하고 여성에게 선거권을 부여한 것은 중요한 성과다.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 번영의 길로 이끈 선배의 존재는 군부로 하여금 ‘가장 현대적이고 민주적인 집단’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했던 것 같다. 그 결과 내부에는 ‘정치가 잘못된 길로 가면 우리가 바로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리잡았다. 엊그제 쿠데타 시도 전에도 터키에서는 5차례 군사정변이 있었다. 대부분 ‘혼란을 수습하면 권력을 다시 민간에 이양한다’는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아타튀르크 묘소에는 주인공 말고도 제2대 대통령 이스메트 이뇌뉘도 잠들어 있다. 군인 출신인 이뇌뉘는 아드난 멘데레스 총리 시절인 1960년 최초의 쿠데타 이후 재집권했다. 1950년부터 집권한 법률가 출신 멘데레스는 이슬람 세력을 포용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 움직임을 보였다. 친미(親美)·반(反)이슬람 성향의 군부는 용납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쿠데타를 진압한 에르도안 대통령도 이슬람 친화 노선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심각한 부정·부패에 장기 집권을 획책한다는 비난마저 받고 있는 그다. 쿠데타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反)IS 진영에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에르도안을 감싸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글로벌 시대] 브렉시트라는 유럽 통합의 성장통/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브렉시트라는 유럽 통합의 성장통/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브렉시트가 만들어 낸 충격으로 온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당장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문제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장래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현 단계에서 정치·경제·무역에 미치는 장기적 파급효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 확실한 것은 영국인들이 유럽연합(EU) 이탈을 희망하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브렉시트가 법적 구속력을 가지려면 먼저 영국이 탈퇴 의사를 통보한 뒤 EU와 2년 내 협상을 마무리 짓고 그 결과를 영국 및 유럽 의회가 인준해야 한다. EU 회원국들은 착잡하다. 무역자유화와 노동력 이동을 기반으로 공동시장 건설에 일조한 영국에 우호적 시각과 함께 추가 이탈의 도미노를 차단하고 내부 단합을 위해 징벌적 대응을 하자는 입장이 공존하는 탓이다. 영국은 유로 체제에 편입돼 있지 않고 국경 개방 조약인 솅겐협정의 비당사자이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확대일로에 있는 무역금융의 수요와 세계적 금융 허브 역할을 해 온 런던의 위치를 고려하면 브렉시트는 국제무역 전반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제무역은 글로벌 가치 사슬로 얽혀 있고 자본 및 인력 이동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영국은 물론 EU도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영국과 EU는 제3국과 무역협상을 추진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의 새 회원국으로 가입해야 한다. 영국이 WTO 회원국이긴 하지만 독립적인 양허표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은 그간 EU가 추진해 온 미국 및 일본과의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무엇보다도 영국과 EU는 양자 교역 관계를 새로 설정해야 한다. 크게 네 가지 모델이 거론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다. 첫째, 영국이 유럽경제연합체(EEA)에 가입함으로써 EU 시장에 접근하는 노르웨이 모델이다. 이 방식은 막대한 기여금 납부와 인력 이동을 허용하는 반면 정책 결정권은 갖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둘째, EU와 100여개 이상의 양자협정 체결을 통해 EU 시장에 접근하는 스위스 모델이다. 역시 여전히 정책 결정에 참여하지 못하면서도 일정 기여금을 납부해야 하고 새 협정 교섭에 시일이 소요된다. 셋째, EU·캐나다의 포괄적자유무역협정(CETA) 모델로 이는 서비스와 투자의 자유화를 규정하지 못하는 EU·터키의 관세동맹 모델보다 더 유력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마지막으로 영국이 각각 WTO 회원국으로서의 독립적인 지위만 유지하는 선택도 있다. 이 방안은 EU와는 완전한 단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 브렉시트가 궁극적으로 확정될지, 확정된 후 영국과 EU가 어떤 관계를 정립할지는 그들의 선택이다. EU는 1992년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통해 출범한 이래 숱한 도전과 갈등을 극복했고 2009년 리스본 조약이 발효되면서 더욱 강력해졌다. 그러나 전대미문의 난민위기와 소득격차, 만성 실업 문제에 발목이 잡힌 데다 EU를 이끄는 지도력과 포용력도 끊임없는 도전을 받았다. 브렉시트는 유럽 통합이라는 거대한 실험의 실패를 알리는 서곡일까, 새 모멘텀을 위한 성장통일까. 후자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혁신과 진화는 심각한 자기부정에서 출발하지 않는가. 물론 유럽은 지난 60년간 꿈꾸고 숙성해 온 통합 유럽의 비전과 이를 실증할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전후 유럽이 추진해 온 통합 과정은 경이로운 정치 실험이었기에 그 창의성과 도전정신에 거는 기대도 크다.
  • [자치광장] 잠자던 공간을 활력 있는 체육시설로/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자치광장] 잠자던 공간을 활력 있는 체육시설로/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주민을 만날 때마다 우리 동네에 배드민턴장, 탁구장 등 운동 시설을 만들어 달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100세 시대. 건강을 유지하면서 행복한 삶을 살고픈 것은 모두의 소망이다. 하지만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다. 스포츠 선진국인 독일은 1960년대부터 ‘생활체육’으로 국민건강 증진 장기 계획을 수립, 걸어서 5분 이내 체육시설에 도달할 수 있도록 시설 확충에 힘썼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고작 하천 고수부지의 체력단련 시설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열악하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가적으로도 생활체육이 활성화돼야 가계뿐 아니라 늘어만 가는 건강보험료 등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도 말이다. 서울 노원구는 서울시 생활체육 등록 동호인 42만여명 중 5만여명을 차지할 정도로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정이 넘치는 마을 만들기 운동의 하나로 ‘노원아 놀자! 운동하자!’라는 1인 1체육문화 운동을 펼치면서도 재정의 한계로 주민 요구를 시원히 해결해 주지 못했다. 하지만 궁하면 통한다고 방법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었다. 경기 침체 등으로 오랫동안 비어 있는 공간이 많았는데 이곳을 활용하기로 했다. 예컨대 15년 넘도록 방치됐던 한 아파트 지하상가를 2014년 수공예 전문 공방으로 변모시킨 사례가 있다. 노원구는 아파트가 전체 주택의 80%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노인들 못지않게 젊은층도 많아 놀리는 공간을 다양한 실내 체육시설로 잘만 만들어 놓으면 이용객이 늘 것이고 잠자던 상권은 덤으로 살릴 수 있다. 마침 20여년 이상 비어 있는 곳이 눈에 띄었다. 마들역 주변 670㎡ 규모의 지하상가였는데 예산을 끌어모아 체육시설로 리모델링하고 지난 4월 ‘온수골 행복발전소’라고 이름 지어 문을 열었다. 당구와 탁구 등 운동은 물론 강당 등 커뮤니티 공간을 갖춰 지역 주민들의 문화 활동도 가능하게 했다. 단, 체육시설은 젊은층에 비해 선택의 기회가 적은 어르신들을 위한 전용 공간으로 만들어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주변 공원 산책이나 답답한 경로당에서만 지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나와 웃고 즐기는 어르신들을 보며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생활체육은 단순한 취미활동이 아니다. 주민의 권리이자 건강을 위한 복지 그 자체다. 선진국처럼 우선은 국가의 역할이 크지만, 자치단체장으로서 가능한 방법을 찾아 주민들이 한 가지 이상의 문화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 [부고] ‘비 나리는 호남선’ 원로가수 손인호씨 별세

    [부고] ‘비 나리는 호남선’ 원로가수 손인호씨 별세

    ‘비 나리는 호남선’을 부른 원로가수 손인호(본명 손효찬)씨가 지난 16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89세. 1927년 평안북도 창성 출생인 그는 ‘해운대 엘레지’, ‘울어라 기타줄’, ‘한 많은 대동강’ 등 1950~60년대를 대표하는 노래로 사랑받은 가수다. 1946년 작곡가 김해송씨가 이끈 KPK악단의 가수 모집에서 최고상을 받으며 악단 생활을 시작한 그는 작곡가 박시춘씨와의 인연으로 1954년 ‘나는 울었네’와 ‘숨 쉬는 거리’를 취입했으며 1956년 ‘비 나리는 호남선’을 발표해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큰 인기를 누렸음에도 방송 무대에 서지 않아 ‘얼굴 없는 가수’로 불렸다. 2001년 KBS ‘가요무대’ 특집방송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으며 2003년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회에 입회해 76세에 비로소 가수의 적을 뒀다. 그의 원래 직업은 영화 녹음 기사였다. 영화 녹음 기사로는 무려 2000여편의 영화를 다뤘다. ‘돌아오지 않는 해병’, ‘로맨스 빠빠’, ‘빨간 마후라’, ‘미워도 다시 한 번’ 등의 녹음 작업을 했으며 대종상 녹음상 등을 7차례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선자씨와 3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은 20일 오전 6시 30분. (02)2019-4000.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펠레 10년 만에 ‘가수 컴백’

    펠레 10년 만에 ‘가수 컴백’

    브라질 축구 영웅 펠레(75)가 10년 만에 가수로 돌아온다. AFP 통신은 “펠레가 남미 대륙에서 처음 열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기념하는 노래를 발표했다”면서 “노래 제목은 ‘희망’(Esperanca)”이라고 17일 보도했다. AFP는 이 노래가 “어린이들의 코러스와 함께 듣기 편한 선율로 만들어졌다”면서 “리우올림픽이 세상을 행복하고 즐겁게 해 줄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보도했다. 펠레는 이에 앞서 지난 12일 트위터를 통해 올림픽 기념곡 발표 소식을 전했다. 그는 트위터에 “리우올림픽을 위해 ‘희망’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쓰고 레코딩을 했다”며 “15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펠레가 음반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AFP에 따르면 펠레는 1960년에 처음 앨범을 냈고 2006년에도 브라질 대중음악 거장 질베르토 질과 ‘펠레 징가’라는 앨범을 내놓기도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터키 군부 ‘6시간 천하’] 50년간 6차례…쿠데타로 얼룩진 터키 현대사

    지난 15일 쿠데타를 일으킨 터키 군부는 지난 50년간 여섯 차례 정부 전복을 시도했으며 이 중 네 번은 성공한 바 있다. 세속주의를 지향하는 군부가 이슬람화를 통해 정치인들이 권력을 강화할 경우 또는 정치적 혼란이 가중될 경우 쿠데타를 일으켰다. 1960년 5월 2일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켜 피를 거의 흘리지 않고 정부를 전복하는 데 성공했다. 군인이자 정치가인 카말 귀르셀은 중도우파 아드난 멘데레스 대통령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을 장악했다. 귀르셀의 쿠데타가 발생하고 11년이 지난 1971년 터키는 좌파 세력과 민족주의자 간 대립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에 군부는 정부에 두 세력 간 대립으로 어지럽혀진 사회 질서를 바로잡으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결국 군부는 권력을 장악했고 쉴레이만 데미렐 총리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1980년 9월 12일엔 케난 에브렌 참모총장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부를 뒤엎었다. 에브렌은 5인 국가안보이사회를 구성해 의장을 맡아 전권을 휘둘렀다. 1997년엔 터키에서 첫 이슬람 정부 총리를 지낸 네지메틴 에르바칸이 군부의 힘에 못 이겨 자리에서 물러났다. 1960년 이후 여섯 차례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자신들이 세속주의의 절대적인 수호자라며 정치 개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천명해 혼란은 극에 달했다. 특히 터키 헌법에는 군이 ‘국가의 수호자’로 표현돼 있어 정치에 개입할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종전 헌법에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명시적인 조항도 있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새벽 퇴근해 아침에 또 출근… “한국인들 일 너무 많이 해요”

    새벽 퇴근해 아침에 또 출근… “한국인들 일 너무 많이 해요”

    “아침부터 새벽 2시까지 일하고, 또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을 하더라고요. 그런 게 가능하다는 걸 한국에 와서야 알았어요.” 캄보디아에서 온 웅 석킴(26)의 눈에 비친 한국인은 쉴 새 없이 일하는 개미 아니면 꿀벌이었다. “캄보디아에서는 오후 5시면 일이 끝나거든요. 다들 저녁엔 가족이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죠.” 분홍색 스커트로 멋을 낸 아프리카 가나 출신 아푸아콰 라비아(26)도 질세라 말을 보탰다. “지난해 겨울 한국철도공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었는데 하루 10시간씩 일하는 부장님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한국 사람처럼만 일하면 가나도 벌써 선진국이 됐을 거예요.” 라비아와 석킴은 한국의 경제 발전을 배우러 왔다. 각각 지난해 9월과 올 3월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설 국제정책대학원의 정책학 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1945년 광복 당시 1인당 국내총생산(GDP) 100달러도 안 되던 가난한 나라가 어떻게 부자 나라가 됐는지 궁금했어요. 사람들이 말하는 ‘한강의 기적’을 공부하고 싶었어요.” 라비아의 말이다. 한국은 불과 50년 만에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1995년 세계은행(WB)이 지정하는 원조 수혜국에서 제외됐고,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원조국협의회(DAC)에 가입했다. KDI는 세계 최초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신한 한국이 개발도상국에 ‘고기’를 주는 것을 넘어 ‘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자는 취지에서 1998년 국제정책대학원을 설립했다. 지난해까지 대학원을 거쳐간 동문이 119개국 1515명에 이른다. 한국을 배우러 온 사람들에게 한국과 한국인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15일 세종시 반곡동 국제정책대학원에서 만난 석킴과 라비아는 근면과 성실을 공통으로 꼽았다. 석킴은 “한국 사람들 이제 좀 쉬어 가면서 일해도 될 것 같은데 너무 부지런하다. ‘하드워킹’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라비아는 “1960년대에는 가나처럼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처지였는데 왜 한국만 발전했는지 굳이 공부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60년 한국의 1인당 GDP는 79달러였다. 당시 가나(179달러)의 절반 수준도 안 됐다. 하지만 현재 가나의 1인당 국민소득은 1450달러, 한국은 2만 7000달러다. 2014년 기준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2124시간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2228시간)에 이어 2위다. 석킴은 “일이 삶의 전부가 아니다. 가족, 친구, 지인과 함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한국 사람들은 그럴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두 사람은 한국의 ‘정’(情)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라비아는 “말(영어)이 잘 안 통하지만, 길을 잃어도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버스나 기차, 어디에서든 한국인이 잘 도와준다”고 말했다. 석킴은 물건을 살 때 “깎아 주세요”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고 했다. 두 사람은 한국의 발달한 지식·정보기술(IT) 인프라와 기술에 감탄했다. 한국에 오기 전 가나 대통령 직속 자문팀 소속 정책분석가였던 라비아는 국제 원조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주제로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K디벨로피디아’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이 2012년 개설한 K디벨로피디아는 60여년 동안의 한국 발전 과정과 관련한 문서와 논문, 1982년 이후 진행한 개발도상국 연구 자료가 집적된 ‘발전경험 공유 플랫폼’이다. 라비아는 “K디벨로피디아에서 원조를 받아 성공한 한국의 사례를 깊이 있게 살펴보면서 같은 시기 원조를 받았지만 실패한 가나에 앞으로 정부개발협력(ODA)이 적합할지, 아니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효과적일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의 농축산물 무역정책을 주제로 논문을 쓸 생각인 석킴은 석사 과정을 마친 뒤 고국의 정부에서 산업 및 무역 정책을 만드는 일을 할 계획이다. 그는 “K디벨로피디아에서 농축산업, 무역 분야의 정보를 찾다가 관련 분야인 한국의 산림녹화 정책과 교통·물류 정책까지 관심을 넓히게 됐다”면서 “한국 경제 발전의 과정에서 산업뿐만 아니라 사회상의 변화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라비아와 석킴은 수십 년 뒤 자신들도 ‘G디벨로피디아’, ‘C디벨로피디아’를 구축해 저개발 국가들의 경제 발전을 돕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석킴은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의 기폭제로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을 꼽고, 이 부분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경공업에서 중공업으로 한꺼번에 넘어가는 게 위험하다고 하지만, 70년대 정부 주도로 산업 구조를 바꾼 것이 한국의 경제 부흥을 이끈 시작점”이라면서 “농업과 의류, 섬유 등 경공업 중심의 캄보디아도 장기적으로 중화학공업을 육성해야 하는데, 그 계획을 짜는 데 한국 모델을 연구하는 것은 필수”라고 말했다. 라비아는 수출산업 집중 육성에서 한국의 발전 동력을 찾았다. 라비아는 “기본적인 삶의 조건도 열악한 상황에서 과감히 수출산업에 집중해 훌륭한 성과를 낸 것이 정말로 놀랍다”면서 “유망 산업의 육성을 위해 경쟁력 있는 분야에 인센티브를 주고 투자도 집중적으로 한 것은 전 세계 개도국이 모두 본받아야 할 정책”이라고 말했다. 자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어 가야 할 엘리트들답게 현재 한국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원인 분석도 날카로웠다. 라비아는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리스크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특정 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진 그동안의 발전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고, 석킴은 “수출국의 수요 감소, 글로벌 경쟁력 약화 등 복잡한 내외부적 원인”이라고 했다. 특히 석킴은 “일본의 조선업 위기 극복 사례 등 다른 나라의 경험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 브렉시트나 미국 대선 등 국제 요인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는 국내 전문가 못지않은 조언을 했다. 하지만 둘 다 한국이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 낼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라비아는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대책 마련을 위해 한국 정부와 정치인들이 힘을 모으고 있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한국이 생산 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어느 나라나 피할 수 없는 문제와 위기에 직면하지만, 한국은 늘 그래 왔듯 슬기릅게 이 시기를 극복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석킴은 “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놀라운 성장을 이뤄 내고,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모두 이겨 낸 기적의 나라”라면서 “지금의 위기 역시 국민들과 정부, 기업 등의 힘으로 타개하고 K디벨로피디아에 기록으로 남겨 다른 개도국들에 모범 사례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자료 없는 국립한국문학관은 껍데기… 희귀본 수집부터 나서야”

    근대 자료 적어… 예산 부족도 걸림돌 서울역사 등 기존 시설 활용 제안도 “국립한국문학관은 지역경제 부흥을 위한 ‘노다지의 장소’가 아니라 ‘문학 매개의 장소’로 귀중한 문학 자료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건물만 있고 콘텐츠는 부실한 국립한국문학관이라는 상황에 직면하지 않으려면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회 한국문학미래포럼에서 오창은 중앙대 교양학부대 교수가 이렇게 제안했다. 도종환 의원실과 한국문학진흥 및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공동준비위원회(이하 문학진흥공준위)의 공동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는 문학진흥법 운용과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에 대해 문학계가 의견을 나눈 첫 공개 포럼이었다. 문학진흥공준위는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 등 5개 문인 단체가 문학진흥법 운용 및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에 대해 문학계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지난 5월 결성한 단체다. 발제자로 나선 오창은 교수는 “최근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부지 선정을 놓고 24곳의 지방자치단체가 경쟁하고 소란을 벌인 것은 깊이 성찰해야 할 문제”라며 “부지는 부차적인 문제로, 문학관을 채울 근대문학자료 유산을 확보하고 그 콘텐츠를 고려해 건설 계획을 세워야 맞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근대문학 자료가 희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국내 근대문학 자료 소장 실태 조사’에 따르면 근대 문학 자료 가운데 유산 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 이광수의 ‘무정’(1918)만 해도 국내에 단 한 권만 존재한다. 현재 한국현대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표지가 없는 상태다. 두 번째로 유산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 채만식의 ‘탁류’(1939)도 개인 소장자가 지닌 것이 유일하다. 가격도 걸림돌이다.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으로 정부가 책정한 예산은 450억원이다. 오 교수는 지난해 12월 ‘진달래꽃’ 초판본이 1억 3500만원에 낙찰된 것, 이광수의 ‘무정’ 재판본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6000만원에 구입한 것 등을 감안하면 예산을 모두 투입해도 살 수 있는 문학 자료는 900여종이라고 추산했다. 1894~1960년 나온 5193종 8만 7810권의 자료 가운데 5%만 소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오 교수는 자료 예산 확보를 위한 예산 편성 우선, 근대문학유산 자료수집위원회 구성 등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박덕규 단국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현재 자문 역할에 머물고 있는 문학진흥정책위원회를 상설기구로 격상해 한국문학관 운영 전반에 대한 정책 제시 등 문학진흥정책을 주도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시인인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상무는 문학관 부지와 관련해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곽 상무는 “역사(驛舍)를 개축해 19세기 미술의 중심이 된 프랑스 오르세미술관처럼 근대 문학의 무대인 옛 서울역사를 문학관으로 바꾸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메일 발목’… 클린턴, 캐스팅보트 3개 주서 역전당해

    ‘이메일 발목’… 클린턴, 캐스팅보트 3개 주서 역전당해

    지난달 말까지 이기다 추격 허용 클린턴 “트럼프는 민주주의 위협”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권 향방을 좌우할 대표적 경합주 4곳에서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불기소 결정이 난 ‘이메일 스캔들’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클린턴은 이 같은 불안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트럼프 때리기’를 강화하고 있다. 퀴니피액대학이 13일(현지시간)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인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에 대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은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와 펜실베이니아(20명)에서 트럼프에게 각각 39% 대 42%, 41% 대 43%로 역전을 허용했다. 오하이오(18명)에서는 41%로 동률을 보였으나 게리 존슨 자유당 후보를 포함시켰을 때는 36% 대 37%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지난달 말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이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이들 주의 승부가 중요한 것은 1960년 이래 미 대선에서 3개 주 중 2곳에서 진 후보가 대통령이 된 경우가 없을 정도로 ‘대선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플로리다는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이민개혁을,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는 보호무역 등 경제 이슈를 각각 대표하는 지역으로 꼽혀 중요성이 더욱 크다. 퀴니피액대학은 “이들 주에서 클린턴의 지지율 하락과 법무부의 이메일 불기소 결정 사이에 명확한 연관이 있는지는 파악할 수 없지만, 그녀는 도덕적 기준과 정직을 측정하는 항목에서 트럼프에게 뒤졌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합주인 아이오와(6명)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NBC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트럼프와 37%로 같았으며, 전날 몬마우스대 조사에서는 42% 대 44%로 트럼프에게 2% 포인트 뒤졌다. 이들 4개 주의 두 후보 간 격차가 모두 오차범위 이내여서 사실상 동률로 봐야 한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클린턴은 민주당이 강세인 17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209명을, 트럼프는 공화당이 강세인 21개 주에서 164명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12개 경합주에 걸린 선거인단 165명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대권이 갈리게 된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은 이날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1858년 “분열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명연설(House Divided Speech)을 했던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 옛 주 청사에서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불신을 부추기고 미국민끼리 ‘닭싸움’을 하게 했다”며 “지금은 우리를 함께 이끌어 분열을 막는데 도움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거미줄로 뒤덮인 마을…공포영화 속 한 장면?

    거미줄로 뒤덮인 마을…공포영화 속 한 장면?

    호주 남부 깁슬랜드에서 온통 거미줄에 뒤덮인 마을의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 마을의 공원과 밭, 나무와 지붕 등이 모두 새하얀 거미줄 터널에 뒤덮인 상태다. 멀리서 보면 마치 풀이나 지붕 위에 서리가 내려앉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가까이에서 관찰하면 매우 촘촘한 거미줄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산책로 역시 새하얀 거미줄로 뒤덮여 있다. 낮은 풀밭뿐만 아니라 상당한 높이의 나무 역시 거미줄에게 ‘갇힌’ 듯한 모습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얼마 전 이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 때문인 것으로 추측한다. 엄청난 비가 쏟아져 내리자 거미들이 비를 피해 풀이나 나무의 윗부분으로 달아났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거미줄을 만들어 냈다는 것. 이러한 현상은 2012년 역시 호주 지역에서 발견된 바 있다. 당시 160년 만에 대홍수를 겪었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한 마을에서는 수백 만 마리의 거미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거미줄을 쳤다. 당시 거미들은 마을과 마을 주변의 방목지를 다 휩쓴 것도 모자라, 강수량이 많아지자 더 높은 곳으로 몸을 피해 잔디와 잡목 숲지대에 마구잡이로 거미줄을 뿌리고 집을 지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거미가 비를 피해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기 위해 비단실을 뽑아 내 바람을 타고 공중으로 오르는 이동방법을 사용하며, 이 같은 행동을 ‘벌루닝’(Balloning)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현지의 한 전문가는 “거미들은 새로운 거주지로 옮겨야 하거나 혹은 흩어지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하는 습성이 있으며, 이번에는 홍수의 피해를 피하기 위해 벌인 일로 보인다”면서 “인간에게 특별한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인영, 역대급 드레스룸 “구두 고를땐 속옷만 입고..”

    서인영, 역대급 드레스룸 “구두 고를땐 속옷만 입고..”

    가수 서인영이 연예계 대표 패셔니스타 다운 역대급 드레스룸을 공개했다. 13일 방송된 iHQ K STAR ‘리폼쇼! 리얼하게 폼나게’에서 서인영은 무려 3개의 드레스룸을 공개했다. 서인영의 드레스룸은 직접 구입한 화려한 무대의상부터 희소한 빈티지의상까지 패션 편집숍을 방불케 하는 아이템들로 출연진들을 감탄케 했다. 이에 MC 이특은 “협찬을 받으러 가야겠다”며 놀라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서인영의 드레스룸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슈즈룸. 방 하나를 가득 채운 구두들은 명품 매장을 방불케 했다. 세계 각국에서 직접 구입한 킬힐은 물론, 다양한 종류의 캐주얼 부츠, 운동화까지 약 300여 켤레의 구두는 보는 것만으로도 여성 출연진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또한 서인영은 “속옷만 입은 상태에서 슈즈 룸에 들어가 구두를 고른다. 그리고 구두에 맞춰 옷을 고른다”며 독특한 스타일링 비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서인영은 역대급 패션 아이템들을 직접 스튜디오에 가져와 소개했는데, 평소의 섹시한 이미지와는 상반된 1960년대 빈티지 룩과 레이스 원피스 등 러블리한 소녀 룩을 선보이며,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또 서인영은 세계적인 힙합 뮤지션 스눕독에게 선물 받은 선글라스를 깜짝 공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서인영은 “시상식 애프터 파티에서 스눕독을 만나 인사를 나눴는데 갑자기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줬다”며 스눕독과의 인연을 공개했다. 사진=‘리얼하게 폼나게’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고향 잃은 사람들이 그린 ‘잃어버린 꿈’

    고향 잃은 사람들이 그린 ‘잃어버린 꿈’

    “지구 전체로 보면 남북을 가르며 흐르는 임진강과 런던의 템스강이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실향민 어르신들이 지닌 분단의 아픔을 세계에 알리고 통일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강익중(56)의 신작 ‘집으로 가는 길’이 오는 9월 한 달 동안 영국 런던의 템스강에 설치된다. 가로 11m, 세로 10m, 높이 10m의 대형 설치 작품은 실향민 노인들이 고향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 500장을 가로·세로 각 70㎝ 크기의 한지에 인쇄해 이어 붙이고 그 안에 500개의 조명등을 설치한 것이다. 작품 위에는 로봇으로 만들어진 어린이가 손전등으로 하늘을 비추고 있다. 작가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은 한국전쟁 중에 고향을 잃고 가족과 헤어진 수백만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가슴 아픈 상징물이자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담은 희망”이라며 “작품 위의 어린이는 통일의 꿈을 놓치 않고 있는 실향민 어르신의 70년 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올해 20년째를 맞는 런던의 대표적 문화행사 ‘토털리 템스’의 의뢰로 제작됐다. 전 세계에서 200여명의 아티스트와 공연예술가들이 초청돼 약 68㎞ 길이의 템스강 주변을 문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게 된다. 강익중은 9월 1일부터 30일간 펼쳐지는 올해 행사의 메인 아티스트로 초대됐다. 강익중은 1960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1984년부터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의 작품 제작을 위해 작가는 올 초부터 통일부 통일교육원과 함께 전국을 돌며 실향민 노인들의 그림을 모았다. “어르신들께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작은 종이에 고향의 모습을 그려 달라고 부탁했어요. 80대와 90대의 노인으로 변한 그들이 고향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아이처럼 우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70여년 전 고향의 뒷동산과 논두렁을 뛰어다니던 아이의 모습을 고향을 그리는 자신에게서 발견하는 것 같았습니다.” 실향민들이 그린 그림은 잃어버린 고향과 헤어진 가족에 대한 즐거웠고 슬펐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진달래꽃 만발한 고향 언덕, 무지개가 뜬 동네 개울, 팔베개로 누워 보는 고향의 동산, 집 앞 개울가에서 놀던 친구들의 함박웃음, 손자 손녀들에게 전해주는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혹시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자손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고향집의 약도를 그린 것도 있다.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있을 소꿉친구에게 보내는 안부편지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실향민 이야기를 템스강에서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할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한 희망을 던지는 게 작가의 의무”라며 “주제는 실향민이지만 큰 주제는 통일이고, 이번 작품도 통일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미래 대비 新국가재정전략 서둘러야”

    “미래 대비 新국가재정전략 서둘러야”

    “국가채무 2060년 62% 예상속 재정 수입은 크게 줄어 대책 시급” 지방재정 개편, 복지수요 급증과 같이 국가재정에서 비롯되는 문제점을 풀려면 ‘신재정전략’을 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정성과연구원 창립기념 세미나에서 이원희(행정학) 한경대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2006년 제정된 국가재정법을 떠나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재정성과원은 전·현직 교수와 고위 공무원, 민간 전문가 그룹으로 이뤄진 민간 출연연구원으로 지난 3월 첫발을 뗐다.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초대 원장을 맡았다. 이 교수에 따르면 정부와 지방 사이에 재정난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데에는 내국세의 일정 부분을 지방으로 바로 이전하는 복잡한 구조에서 초래된 중앙·지방의 ‘제로섬게임’ 구조가 결정적이다. 한마디로 가용재원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 채무는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대를 넘나들고, 2060년 62%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갚아야 할 돈을 말하는 현금주의를 적용한 국가채무는 지난해 기준 595조원으로, 2019년엔 적어도 760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중에 갚아야 할 빚까지 감안한 발생주의 회계로 보는 국가부채는 현재 1280조원이다. 저성장, 저금리, 저출산 상황에서 지출 수요는 급증한 반면 재정수입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악조건이다. 따라서 세출구조를 얼른 조정해야 하는데, 정부 의무지출 비중은 현행 40%대 후반에서 2020년 54%, 2060년 68%로 급증해 재정압박을 한층 가속화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국가재정법은 예산 편성과 집행이라는 절차법으로 존치돼 실효성을 잃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자금을 적립하고 이자로 활용하는 각종 기금 운영방식과 출자, 출연, 융자, 보증 등 각종 경제정책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재정정책을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강익중, 템스강에 실향민 꿈 담은 대형 설치작 띄우다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강익중, 템스강에 실향민 꿈 담은 대형 설치작 띄우다

     “지구 전체로 보면 남북을 가르며 흐르는 임진강과 런던의 템스강이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실향민 어르신들이 지닌 분단의 아픔을 세계에 알리고 통일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강익중(56)의 신작 ‘집으로 가는 길’이 오는 9월 한 달 동안 영국 런던의 템스강에 설치된다. 가로 11m, 세로 10m, 높이 10m의 대형 설치 작품은 실향민 노인들이 고향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 500장을 가로·세로 각 70㎝ 크기의 한지에 인쇄해 이어 붙이고 그 안에 500개의 조명등을 설치한 것이다. 작품 위에는 로봇으로 만들어진 어린이가 손전등으로 하늘을 비추고 있다.  작가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은 한국전쟁 중에 고향을 잃고 가족과 헤어진 수백만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가슴 아픈 상징물이자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담은 희망”이라며 “작품 위의 어린이는 통일의 꿈을 놓치 않고 있는 실향민 어르신의 70년 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올해 20년째를 맞는 런던의 대표적 문화행사 ‘토털리 템스’의 의뢰로 제작됐다. 전 세계에서 200여명의 아티스트와 공연예술가들이 초청돼 약 68㎞ 길이의 템스강 주변을 문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게 된다. 강익중은 9월 1일부터 30일간 펼쳐지는 올해 행사의 메인 아티스트로 초대됐다.  강익중은 1960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1984년부터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의 작품 제작을 위해 작가는 올 초부터 통일부 통일교육원과 함께 전국을 돌며 실향민 노인들의 그림을 모았다. “어르신들께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작은 종이에 고향의 모습을 그려 달라고 부탁했어요. 80대와 90대의 노인으로 변한 그들이 고향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아이처럼 우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70여년 전 고향의 뒷동산과 논두렁을 뛰어다니던 아이의 모습을 고향을 그리는 자신에게서 발견하는 것 같았습니다.”  실향민들이 그린 그림은 잃어버린 고향과 헤어진 가족에 대한 즐거웠고 슬펐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진달래꽃 만발한 고향 언덕, 무지개가 뜬 동네 개울, 팔베개로 누워 보는 고향의 동산, 집 앞 개울가에서 놀던 친구들의 함박웃음, 손자 손녀들에게 전해주는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혹시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자손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고향집의 약도를 그린 것도 있다.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있을 소꿉친구에게 보내는 안부편지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실향민 이야기를 템스강에서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할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한 희망을 던지는 게 작가의 의무”라며 “주제는 실향민이지만 큰 주제는 통일이고, 이번 작품도 통일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만장굴 발견 부종휴 선생 기념사업회 발족

    만장굴 발견 부종휴 선생 기념사업회 발족

    세계자연유산 제주 만장굴을 최초 탐험했던 부종휴(1926~1980) 선생을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발족했다. 부 선생은 제주 자연사 연구 등으로 한라산 국립공원과 제주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학술적 기초를 마련한 학자다.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부 선생은 365회에 걸친 한라산 등정을 통해 1960년대 초에 이미 1800여종의 한라산 식물상을 밝혀냈다. 또 왕벚나무 자생지를 찾아냈고, 한라산천연보호구역 및 국립공원 지정에 견인차 구실을 했다. 김녕초등학교 교사로 있던 1946년 만장굴을 최초로 탐사, 이름을 명명하였고, 당시 같이 참여했던 김녕초등학교 30여명 학생들의 꼬마탐험대 이야기는 지금도 전설처럼 전해온다. 기념사업회는 2014년 제주도의회 홍경희 의원이 필요성을 제기했고 지난해 3월 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강만생)가 구성돼 기념사업회 발족을 추진해 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리우보다 디오픈 男골프 ‘빅4 전쟁’

    올해 ‘클라레 저그’의 주인은 누가 될까. 남자골프 4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오래된 브리티시오픈(디오픈) 골프대회가 14일 밤(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사우스 아이셔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7064야드)에서 개막한다. 1860년에 창설돼 올해로 156년째, 대회 횟수로는 145회째다. 전통과 명성에 걸맞게 세계 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부터 4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까지 ‘빅4’를 비롯해 올해 마스터스 챔피언 대니 윌렛(잉글랜드) 등이 주전자 모양의 은제 우승컵인 ‘클라레 저그’ 쟁탈전을 벌인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다음달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는 모두 불참을 선언했다.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존슨이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지난해 이 대회에서 1타 차로 연장전 합류에 실패한 스피스가 다시 생애 첫 정상에 도전장을 냈다. 데이는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단독선두를 달리다 최종라운드 마지막 4개 홀에서 4타를 잃고 우승컵을 존슨에게 내준 아쉬움을 곱씹고 있다. 12일 발표된 1, 2라운드 조 편성에서 데이는 리키 파울러(미국), 윌렛과 한 조에 묶였다. 매킬로이는 버바 왓슨(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동반 라운드를 펼치고 디펜딩 챔피언 잭 존슨(미국)은 애덤 스콧(호주),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함께 나선다. 스피스는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셰인 라우리(아일랜드)와 동반 플레이를 한다. 한국 선수는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안병훈(25), 왕정훈(21)을 비롯해 김경태(30), 이상희(24), 이수민(23), 노승열(25) 등이 클라레 저그 사냥에 나선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백재현 국회 윤리특위원장 “금배지 대신 태극기 달자”

    백재현 국회 윤리특위원장 “금배지 대신 태극기 달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백재현 국회 윤리특별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태극기 배지를 전달하며 ‘금배지 대신 태극기 배지를 달자’는 내용의 친전을 보냈다고 12일 밝혔다. 또 백 위원장은 제헌절인 오는 17일부터 태극기 배지를 달자고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금배지 대신 헌법기관으로서 국민을 대표한다는 책임감의 상징이자 평화의 상징인 태극기 배지를 달고, 국회가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상징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백 위원장은 금배지는 1950년 개원한 2대 국회 때 일본 제국의회를 본떠 도입된 만큼 금배지 대신 태극기 배지를 다는 것은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친전에서 “일본에 국권을 침탈당한 8·29 경술국치일을 국가기념일로 재지정해 우리 근현대사를 바로 인식하고 국가의 미래를 올바로 성찰하는 시간으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백 위원장은 18·19대 국회에서 1960년대 폐지된 경술국치일을 국가기념일로 재지정하는 내용의 ‘국가기념일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TK에 ‘큰 선물’·국민 화합… 임기 후반기 성공 ‘반전의 정치’

    TK에 ‘큰 선물’·국민 화합… 임기 후반기 성공 ‘반전의 정치’

    임기 후반기 전임자 실패 거울로… ‘낙인’ 유승민에 대구공항 ‘선물’ 김승연·최재원 등 특사 거론… 여론 다독이고 지지층 재결집도 정치적 고비마다 ‘천막당사’처럼 의표를 찌르는 승부수로 반전을 이뤘던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정권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잇따라 ‘반전(反轉) 정치’를 선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이 1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대구공항 통합 이전과 8·15 특사 등 대형 뉴스를 쏟아낸 것은 정권 재창출을 목표로 한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앞서 지난 8일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과거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었던 유승민 의원과 화기애애한 표정으로 비교적 오래 대화를 나누는 예상 외의 반전을 선보였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 전원 초청 오찬에 이어 국회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을 다음달 초청키로 한 데서도 여론을 겨냥한 박 대통령의 변신을 감지할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최근 행보는 뭔가 오랜 숙고 끝에 나온 반전의 정치로 볼 수 있다”면서 “선거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정치적 감각이 예리한 박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전임자들이 걸었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먼저 이날 박 대통령이 대구공항 통합 이전 추진을 공식화한 것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자 여권의 아성인 대구·경북(TK) 지역 민심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밀양 신공항 무산과 사드의 경북 칠곡 배치설로 격앙된 TK 여론을 다독임으로써 정권 재창출의 초석을 다지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대구공항 통합 이전은 TK의 60년 숙원사업으로 사실상 신공항을 만든다는 것이어서 TK를 향한 ‘선물’이라고 할 만하다. 현재 대구공항이 있는 대구 동구가 유 의원의 지역구라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유 의원에게 “(대구공항 통합 이전 문제에 대해) 대구 시민에게도 잘 얘기해 줬고, 항상 같이 의논하면서 잘하시죠”라고 웃으며 말했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치적 배신자’였던 유 의원과 화기애애하게 손을 잡는 모습을 보이면서까지 지역 민심에 ‘어필’한 것이다. 그런 박 대통령이 이날 대구공항 통합 이전 방침을 전격 발표하자 정가에서는 “박 대통령이 차기 대권을 꿈꾸는 유 의원의 최대 원군으로 변모한 것 아니냐”는 농담성 촌평까지 회자됐다. 박 대통령이 정 원내대표의 요청을 받아들여 광복절 사면을 추진키로 한 것도 임기 후반기 화합의 리더십을 보여 줌으로써 여론을 다독이고 지지층을 재결집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 사면에는 일반 국민과 경제인은 물론 그동안 금기시됐던 정치인들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등 여권 인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이광재 전 강원지사, 정봉주 전 의원 등 야권 인사,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자원 LIG 명예회장 등 기업인들의 이름이 사면 대상으로 폭넓게 거론되고 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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