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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의 사회면] 1960·70년대 은어(隱語)

    [그때의 사회면] 1960·70년대 은어(隱語)

    지난해 7월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역대급’이라는, 우리 국어사전이나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도 없는 신조어를 사용해 화제가 됐다. 신조어, 은어, 속어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모양이다.“재순이(재수생) K양은 주다야싸(주간 다방 야간 살롱)에서 가리지날(가끔 만나는 남자)을 만나 양서를 함께 보고(맥주를 함께 마시고) 발바닥도 비볐다(고고춤을 추었다). 고팅(고고 미팅)에서 만난 가리지날은 약간 등대지기(성관계를 밝히는 사람) 기질이 있는데 K양과는 누가봐 데이트(삼각관계) 중.”(동아일보 1978년 4월 21일자) 지금 ‘뇌섹남’이 있다면 1962년 무렵엔 ‘미스터 마가린’이 있었다. ‘수목(樹木)처럼 산뜻하고 멋있는 신사’라는 뜻이었다. 마가린이 식물성 식용품이어서 그런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경향신문 1962년 7월 13일자). 비슷한 시기에 생겨난 ‘원투(일리) 있어’, ‘솥뚜껑 운전수’(식모), ‘재건 데이트’(돈 안 들이는 데이트), ‘KBS’(갈비씨) 등의 은어는 차라리 애교스럽다고 하겠다. ‘생고무 셔츠’(웃통을 벗은 남자), ‘부속물’(남자들이 놀러갈 때 함부로 따라가는 여자), ‘포장공사’(화장), ‘12시’(데이트: 시곗바늘이 서로 만나므로), ‘잠수함’(국속에 든 멸치), ‘엄마 자장가’(여선생의 강의), ‘청춘복덕방’(교회), ‘속도위반’(결혼 전 임신), ‘루트3’(난해한 애인편지), ‘박호순’(순호박), ‘새발의 워커’(당치도 않은 소리), ‘스팀 아웃’(김샜다) 등의 은어는 신조어를 무분별하게 쓰는 청소년들을 보고 혀를 끌끌 차는 어르신들이 고등학교에 다녔던 1960년대 중반에 썼던 유행 은어들이다(동아일보 1964년 9월 24일자). 그런가 하면 ‘검은 도서관’(영화관: 도서관 이상으로 영화관을 좋아하고 그 속에서 뭔가 배운다는 뜻) 같은 풍자형 은어도 있고 ‘애플두’(사과해), ‘1414’(왔네 왔네), ‘33두’(삼삼하다), ‘2분의1’(반했어), ‘드라이문’(건달)은 현재의 인터넷 신조어와 크게 다를 것도 없다. ‘쩨’(외제), ‘EDPS’(음담패설), ‘칸트’(고민), ‘스키타다’(키스하다), ‘4·8작전’(커닝), ‘오촌오빠’(여자의 애인), ‘18금’(데이트비용 공동 부담시키는 남자), ‘아르데이트’(아르바이트 겸 데이트), ‘교양필수과목’(미팅), ‘ABCD’(남자의 4대 조건: 술, 당구, 담배, 데이트)는 1970년대 대학생 사이에서 유행한 은어들이다. ‘꺾자’(술 마시자), ‘설 푼다’(말을 많이 하다), ‘형광등’(반응 속도가 느린 사람), ‘지방방송’(옆에서 떠듦), ‘코스모스 졸업’(후기 졸업), ‘섬씽’(연애사건) 등은 수십 년도 더 지난 지금도 쓰인다. 사진은 1966년 당시 여고생들의 은어 사용 실태를 보도한 기사. 손성진 논설주간 sonsj@seoul.co.kr
  • [백승종의 역사 산책] 아버지 송시열의 편지

    [백승종의 역사 산책] 아버지 송시열의 편지

    송시열(1607~1689)은 당쟁이 극심하던 17세기 후반 인물이다. 시시비비의 여운이 몹시 길다. 그러나 그에게는 우리가 몰랐던 뜻밖의 모습이 있었다. 가령 송시열은 여성에게 절개를 강요하는 풍조에 반대했다.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 것은 동일한 의리다. 그런데 이 나라에선 무슨 까닭으로 두 임금을 섬기지 말라는 법은 제정하지 않은 채 여성에게 두 남편을 섬기지 말라 강요하는가.” 고루한 학자였다고 치부할 수 없는 인물이 아니었든가 한다. 한 사람의 아버지로서 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양자 송기태(宋基泰ㆍ1629~1711)에게 보낸 편지들이 주목을 끈다(‘송자대전’ 제125권). 1660년 5월(현종 1년) 송시열이 54세 때 서울에서 고향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자. 당시 그는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했다. 효종이 세상을 떠나자 반대파들의 비판이 심해졌다. 편지의 서두는 이러했다. “앞뒤로 내가 보낸 편지들은 모두 받아 보았느냐. 요즘 서신 왕래가 끊겨 너의 소식을 듣지 못한 지가 한참 되었구나. 그리운 생각이 끝도 없구나.” 한동안 소식을 듣지 못해 아들에 대한 그리움, 고향 생각이 송시열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 이어 아버지는 궁지에 몰리고 있는 자신의 정치적 처지를 아들에게 담박한 말투로 고백했다. “평소 나는 힘을 다해 윤휴(尹?ㆍ1617-1780)를 공격했었다. 그런데 요즘 그의 반격이 매우 무섭구나. 참으로 내가 언제 어디서 죽게 될지를 모르겠다.” 이 사태가 역전되기를 희망하며 그는 아들에게 저간의 사정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황세정(黃世楨ㆍ송시열의 제자)이 상소문에서 윤휴와 그의 사위 이유(李劉)를 혹독하게 꾸짖었다. 이 상소문으로 인하여 저들이 마음을 돌릴 수 있으면 얼마나 다행이겠느냐.” 송시열은 아들을 가장 믿음직한 친구로 여긴 것 같다. 그는 정쟁으로 틈이 벌어지고 있던 옛 친구 윤선거에 대한 섭섭함도 숨김없이 토로했다. “윤선거(尹宣擧ㆍ1610~1669)가 (윤증의) 이런 점을 비판하면서도 오히려 감싸 주려는 의도를 품고 있구나. (윤휴와는) 오랜 친구 사이라서 쉬 잊지 못해서 그런 것일까도 싶으나, 황세정의 (날카로운) 비판에 비하면 너무도 미진하구나.” 송시열은 당쟁이 치열한 시대를 살았다. 그와 윤휴, 윤증 등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석학이었다. 저마다 정치적 이해를 달리하는 노론, 남인, 소론의 우두머리로서 격돌했다. 우리 역사의 어두운 한 장면이었다. 오늘의 입장에서는 누구 한 사람만 옳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1689년(숙종 15년) 2월 83세 고령의 송시열은 유배 중이었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듯 아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제 다음 일은 모두 너에게 달렸구나. … 가정의 모든 일이며 아이들의 교육을 네가 아닌 그 누구에게 맡길 수 있으랴. 네가 정신을 가다듬고 힘을 내어 항상 법도에 맞게 처신하여 집안을 보존하고, 가정을 잘 다스리기를 천번 만번 기원하노라.” 아들 송기태도 이미 61세의 노인이었다. 아들에게 뒷일을 부탁한 아버지는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해 6월 송시열은 사약을 마시고 생을 마감했다.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송시열이 목숨처럼 여긴 학문과 도덕일까,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일까. 그의 편지 앞에서 잠시 상념에 젖는다.
  • 이상호는 누구...배추 밭에서 스노보드를 접하다

    이상호는 누구...배추 밭에서 스노보드를 접하다

    ‘배추 보이’ 이상호(22·한국체대)가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올림픽 포디엄 두 번째에 섰다. 한국 스키가 1960년 미국 스쿼밸리 동계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래 58년 만에 거둔 값진 은메달이다. 이상호는 24일 강원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예선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25초06 기록으로 출전 선수 32명 중 3위로 여유 있게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로 진행된 16강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16강에서 드미트리 사르셈바에프(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를 0.54초 차로 제쳤고, 8강에서는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을 0.94초 차로 따돌렸다. 4강은 극적이었다. 이상호는 잔 코시르(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레이스 중반까지 0.16초 차로 뒤져 3~4위전으로 밀려나는 듯했다. 그러나 막판 스퍼트에 성공해 100분의1초 차로 코시를 앞지르며 기적 같은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강원 정선군 사북읍 출신인 이상호에게 이번 올림픽은 ‘고향’에서 열리는 뜻 깊은 대회였다. 또한 평행대회전 종목이 열린 휘닉스 파크는 그의 놀이터나 마찬가지였다. 이상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집 근처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눈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처음 접했다. 그래서 ‘배추 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팀원 대다수가 마늘로 유명한 경북 의성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마늘 소녀단’으로 불리는 여자 컬링팀과 한쌍을 이루는 별명이다. 이상호의 메달 획득은 한국 스키?스노보드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이다. 그동안 설상 종목 선수들은 ‘메달 밭’ 빙상에 가려 비인기 종목의 설움이 없지 않았다. 이상호 또한 무관심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갔다. 지난해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2관왕에 올랐고,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선 은메달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윤성빈(스켈레톤)의 한국 설상 종목 최초의 메달 획득과 더불어 설상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이상호, 배추 꽃다발 들고 “나를 잘 설명해주는 별명”

    이상호, 배추 꽃다발 들고 “나를 잘 설명해주는 별명”

    이상호(23)는 2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준우승,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960년 스쿼밸리 대회부터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스키가 올림픽에서 처음 따낸 메달이다.이상호는 “아직 너무 기쁘거나 그런 느낌은 사실 없다. 아직 믿기지 않는다”면서 배추 꽃다발을 받고 웃었다. 그는 배추보이라는 별명에 대해 “굉장히 좋은 별명이다. 제가 스노보드를 어떻게 시작해서 어떤 환경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별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사북 출신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처음 스노보드를 탔던 이상호는 지난해 3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은메달로 한국 스키 첫 월드컵 메달리스트, 이제는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오늘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오늘 레드 코스가 유리했는데 4강에서 예선 성적이 상대 선수보다 낮았기 때문에 블루 코스를 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단 코치님이 ‘4강에 오른 것만 해도 충분히 잘 했다’며 격려를 해주셨고 ‘지금처럼 타면 누구도 너를 이길 수 없다’고 자신감도 북돋워 주셨다. 후회 없이 타자는 마음으로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왔다”면서 “부담은 없었다.충분히 할 만큼 했으니까 이제 미련 없이 제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0.01초 차로 이겨 결승에 진출한 이상호는 “사실 들어오고도 이겼는지 졌는지 몰랐다. 전광판을 보니 결승에 간 것으로 돼 있어서 너무 기쁘고 놀랐다”고 웃었다. 그의 롤 모델은 여전히 김연아 선수다. 이상호는 “모든 선수들의 롤 모델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닮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 결과로 어느 정도 김연아 선수의 자리에 조금 다가간 것 같아서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배추보이 해냈다” 이상호, 한국 스키 사상 최초 은메달

    “배추보이 해냈다” 이상호, 한국 스키 사상 최초 은메달

    ‘배추보이’ 이상호(23)가 한국 스키 사상 올림픽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이상호는 2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게 0.43초 차로 져 준우승했다. 한국 스키는 1960년 스쿼밸리 대회부터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시작 58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에 서게 됐다. 강원도 사북 출신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처음 스노보드를 탔던 이상호는 지난해 3월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은메달로 한국 스키 첫 월드컵 메달리스트가 된 선수다. 올림픽에서도 한국 스키에 첫 메달을 안긴 이상호는 대한스키협회가 주는 올림픽 은메달 포상금 2억원도 받게 됐다. 이상호는 이날 예선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 25초 06을 기록, 출전 선수 32명 가운데 3위로 여유 있게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 제도로 진행된 16강부터도 이상호의 기세는 거침이 없었다. 이상호는 16강에서 드미트리 사르셈바에프(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를 0.54초 차로 제쳤고 8강에서는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을 역시 0.94초 차로 따돌렸다.준결승 상대는 예선을 2위로 통과한 얀 코시르(슬로베니아)였다. 평행대회전 경기는 예선 성적이 좋은 선수가 블루와 레드 코스 가운데 어느 쪽에서 달릴지 정할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유독 레드 코스의 승률이 높았고, 선택권이 있는 코시르는 당연히 레드 코스를 택했다. 이상호는 코시르와 경기에서 레이스 중반까지 0.16초 차로 뒤져 3-4위전으로 밀려나는 듯했지만 막판 스퍼트에 성공, 불과 0.01초 차로 코시를 앞지르며 기적 같은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예선 1위였던 갈마리니였다. 갈마리니 역시 레드 코스를 택했고, 블루 코스에서 뛴 이상호는 초반 랩타임에서 0.45초 차이로 뒤졌다. 중반까지 격차를 0.23초 차로 좁히며 다시 한 번 역전 드라마를 꿈꿨던 이상호는 하지만 결국 0.43초 차로 갈마리니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로 만족하게 됐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스노보드를 타고 알파인 대회전 코스를 더 빨리 통과하는 선수가 이기는 경기다. 예선 1, 2차 시기를 거쳐 상위 16명이 16강부터 토너먼트로 순위를 정한다. 16강부터는 기록을 측정하지 않고 선수의 일대일 맞대결에서 더 빨리 결승선에 도달한 쪽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배추보이’ 이상호ㆍ‘맏형’ 이승훈… 金사냥 끝나지 않았다

    ‘배추보이’ 이상호ㆍ‘맏형’ 이승훈… 金사냥 끝나지 않았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메달 기대 김보름 출전 女 매스스타트 관심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전도 주목평창동계올림픽 폐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2일 쇼트트랙 ‘골든 데이’가 허망하게 막을 내렸지만 끝은 아니다. 아직도 눈을 뗄 수 없는 경기들이 남아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와 ‘배추 보이’ 이상호(23·한국체대)가 출전하는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이 대표적이다. 24일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 많은 응원이 필요하다. ‘메달 잔치’를 벌였던 2010년 밴쿠버 대회(금 3, 은 2) 못지않은 성과를 내고 있는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아시아 최다 메달 보유자이자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인 이승훈(대한항공)과 최근 ‘왕따 논란’을 겪은 김보름(강원도청)이 팀을 이끈다. 이승훈은 개인 종목인 5000m와 1만m에서 각각 5위, 4위에 그쳐 메달이 없는 상태라 매스스타트 초대 금메달리스트가 되겠다는 의지가 크다. 김보름도 부상과 최근 논란을 털어내고 이전 기량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이상호는 이틀의 기다림 끝에 24일 예선과 결선에 나선다. 당초 지난 22일 예선이, 이날 결선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날씨 때문에 일정이 조정돼 이날 한꺼번에 치러진다. 그에겐 고통스러운 이틀이었을 것이다.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첫 메달을 기대했던 팬들도 조바심을 낼 만한 시간이었다. 이상호를 잘 아는 관계자는 “컨디션을 조절하는 데 조금 차질이 있었지만, 충분한 휴식과 멘탈 트레이닝을 통해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상호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최적의 몸상태를 가다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전통의 ‘효자 종목’ 빙상과 함께 스켈레톤 윤성빈(24)이 정상에 오르며 썰매까지 제패했으나 아직 설상은 정복하지 못했다. 1960년 스쿼밸리 대회부터 올림픽에 꾸준히 출전해 온 한국 스키는 번번이 세계의 벽에 막혀 58년 동안 ‘노 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모굴 스키 최재우(24)가 메달 기대를 부풀렸으나 2차 결선에서 아쉽게 넘어져 좌절됐다. 또 한국 대표팀은 이미 4전 전패로 탈락했지만 폐막일인 25일 오후 1시 10분 시작하는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도 주목할 만하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는 23일 체코를 3-0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선착, 캐나다를 4-3으로 따돌린 독일과우승을 다툰다. 동메달 결정전은 24일 오후 9시 10분 열린다. 그리고 25일 오후 8시 엑소와 씨엘 등 케이팝 스타들이 등장하는 성대한 폐회식으로 평창은 세계와 아쉬운 작별을 나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야생마는 멸종됐다…몽고야생말, 가축말 후손으로 밝혀져

    야생마는 멸종됐다…몽고야생말, 가축말 후손으로 밝혀져

    세상의 모든 야생말은 이미 멸종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22일자에 실린 연구 논문에 따르면, 지구에 현존하는 최후의 야생마로 대부분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프셰발스키(Przewalski)말은 실제로 가축 말의 후손으로 밝혀졌다. 프셰발스키말은 이전까지 몽고 야생말로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미국 캔자스대학 생물다양성연구소의 샌드라 올슨 박사는 “이는 충격이었다”며 “이번 결과는 살아있는 야생말이 이미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음을 뜻한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카자흐스탄 북부에 있는 보타이와 크라스니 야르라는 두 곳에서 진행된 고고학 조사에 근거한다. 연구팀은 이들 유적에서 지금부터 5000년 이상 앞선 가장 오래된 말의 가축화 증거를 발견했다. 그 뿌리를 더욱 깊게 빠헤치기 위해 연구팀은 유적에서 발굴된 치아와 뼈에 근거한 보타이 말 20마리와 유라시아 대륙 전역의 말 22마리의 게놈(모든 유전정보)을 분석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이번에 분석한 고대 말의 게놈과 이미 공개된 고매 말 18마리, 그리고 현생 말 28마리의 게놈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프셰발스키말은 약 5500년 전 카자흐스탄 북부 보타이인들이 기르던 말로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가축 말의 후손으로 밝혀졌다. 이는 그동안 야생종으로 여겨졌던 프셰발스키말이 사실 야생화 되어진 말이었음을 의미한다. 이들은 가축화에서 벗어난 것이지, 처음부터 야생말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프셰발스키말은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의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종’(Endangered)으로 분류된다. 이 말은 복부가 둥글고 다리가 짧으며 모색이 적갈색 또는 베이지색인 게 특징이다. 선사시대에는 중앙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중국 등에 널리 서식했다. 1960년대 한 차례 야생 개체가 멸종했다고 판단했지만, 번식과 자연방사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개체 수 회복으로 이어졌다. 또한 이번 연구는 오늘날 가축 말의 진정한 기원을 밝히기 위한 새로운 탐구를 촉구한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의 루도빅 올랜도 연구원은 “지금까지 연구에서는 가축화된 모든 말이 현재의 카자흐스탄 북부 보타이에서 길들여진 말의 자손임을 시사하지만, 이번 게놈 분석은 예상외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보타이 말이 현생 가축 말의 조상이 아님을 보여준다”면서 “현생 가축 말의 기원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채권총론’ 펴낸 민법학 거목 곽윤직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채권총론’ 펴낸 민법학 거목 곽윤직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민법학 거목인 곽윤직 서울대 법과대학 명예교수가 22일 오전 1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93세. 평생을 강의와 연구에만 전념한 고인은 민법총칙과 물권법, 채권총론 등 국내 민법학의 근간이 된 다양한 민법 교과서를 편찬해 국내 민법학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남 연기 태생인 고인은 한국전쟁 기간인 1951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1953년부터 모교에서 강사 생활을 시작했다.1956년 전임강사로 승격된 후 1960년 조교수로 임용됐다. 경성제대가 아닌 서울대를 졸업한 첫 서울대 법대 교수였다. 1977년에는 민법학 연구에 뛰어난 실력을 보인 제자들을 모아 민사판례연구회를 창립했다. 1987년 한국법률문화상과 1995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박동옥씨와 기영·정혜·경혜·소영씨 등 1남 3녀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5일, 장지는 충남 천안공원묘원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배추 보이, 눈밭 위 첫 메달 부탁해

    배추 보이, 눈밭 위 첫 메달 부탁해

    이상호(사진ㆍ23·한국체대)가 결전이 이틀 미뤄진 악재를 딛고 ‘한국 스키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까?그는 당초 22일 낮 강원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예선에 출전해 올림픽 무대에서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했던 한국 설상의 ‘한풀이’에 도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오후 늦게 예선을 이틀 뒤로 미룬다는 사실이 공지됐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23일 열릴 예정이던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스키 크로스 예선이 강풍 예보 때문에 22일로 앞당겨졌다. 대신 평행대회전을 24일 예선과 결선까지 모두 치른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알파인 스키처럼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32명이 예선을 치러 16위까지 결선에 나간다. 결선부터는 16강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린다. 이 종목은 예선 순위가 높은 선수가 코스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게 토너먼트 승부에 관건이 된다. 따라서 그가 한국 스키 첫 메달리스트의 꿈을 이루려면 예선 8위 안에 드는 게 중요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전통의 효자 종목 빙상과 함께 스켈레톤 윤성빈(24)이 정상에 오르며 썰매까지 제패했으나 아직 설상은 정복하지 못했다. 1960년 스쿼밸리대회부터 올림픽에 꾸준히 출전해 온 한국 스키는 번번이 세계의 벽에 막혀 58년 동안 ‘노 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모굴 스키 최재우(24)가 메달 기대를 부풀렸으나 2차 결선에서 아쉽게 넘어져 좌절됐다. 이상호는 ‘스키 변방’ 한국의 마지막 희망이다. 지난해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평행대회전과 평행회전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설상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한 달 뒤에는 터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2위에 오르며 한국 스노보드·스키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는 최고 성적이 7위로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날씨나 코스의 상태 등 변수가 많은 평행대회전 특성을 고려하면 얼마든지 메달권에 진입할 수 있다. 이상헌 코치는 “올해 본 것 중 가장 몸 상태가 좋다” 고 전했다. 강원도 사북 출신으로 정선 고랭지 배추밭을 개조한 눈썰매장에서 선수의 꿈을 키워 온 ‘배추 보이’ 이상호도 “이번 올림픽은 한국에서 열리고 또 나의 첫 올림픽인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별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트럼프 통상압박은 자승자박… 美 적자는 기축통화국 숙명”

    패권국ㆍ흑자 동시 달성 어려워 美 내부서도 ‘부메랑’ 우려 커져 트럼프발(發) 보호무역주의가 한국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모듈에 이어 철강·자동차 등 전방위에 걸쳐 ‘통상 압박’이 가시화되는 형국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시킨 무역분쟁의 배경에는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하지만 미국은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통해 누리는 지위를 포기하지 않는 한 무역적자는 숙명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는 결국 미국의 패권질서만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트럼프의 자승자박’이란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맥스 보커스 전 상원의원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철강 문제를 관세와 같은 보복적 행위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19일(현지시간) 사설에서 “미국 철강 노동자는 14만명이지만 철강을 소비하는 다른 산업 분야 노동자는 이보다 16배 많다”며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부메랑이 될 가능성을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1일 국제정치경제 분야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줄곧 문제 삼아 온 ‘글로벌 불균형’은 자업자득의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달러가 무역을 통해 전 세계로 흘러가 세계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신 기축통화국으로서 패권을 유지하는 수단이라는 분석이다. 얼핏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세계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은 바로 미국의 무역적자”인 셈이다. 정승일 ‘새로운 사회를 위한 연구원’ 이사는 “미국은 달러체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보호무역을 하면 안 된다. 그것이 패권국가의 운명”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모순을 표현한 것이 바로 ‘트리핀의 역설’이다. 로버트 트리핀 예일대 교수가 1960년 제기한 이 이론은 기축통화 발행국이 국제수지 적자를 허용하지 않고 국제 유동성 공급을 중단하면 세계 경제는 위축된다는 주장이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리핀이 지적한 모순은 변동환율제로 바뀐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미국으로선 적자를 적절히 유지하면서 산업과 분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트럼프 행정부는 목적의 이익을 위해서 장기적으로 미국이 구축한 세계 질서 자체를 허무는 행동으로 귀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축통화국 지위와 무역흑자를 동시에 달성하는 건 불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정 이사는 “트럼프 행정부로선 세계화로 인해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걸 외면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 역시 “핵심 지지층이 몰려 있는 쇠락한 공업지역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국내정치 필요가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0세기 가장 유명한 부흥 목회자 빌리 그레이엄 100세로 타계

    20세기 가장 유명한 부흥 목회자 빌리 그레이엄 100세로 타계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로 손꼽히는 빌리 그레이엄(미국) 목사가 타계했다. 향년 100. 빌리 그레이엄 복음주의 연합 대변인은 그가 노스캐롤라이나주 몬트리트에 있는 자택에서 영면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21일 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망 당시 정황이나 사인 등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고인은 16세 때 유랑 목회자의 강론을 듣고 감명 받아 기독교에 귀의했으며 1939년 사제가 됐다. 1954년 영국 런던의 대형 아레나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강론해 명성을 날렸고 우리 시대 가장 성공한 교회 부흥사를 일궜다. 60년 넘게 그의 강론을 직접 들은 신도 수만 2억 1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며 텔레비전 강론을 들은 이들은 훨씬 많다. 처음에는 미국 시민권 운동에 희의적이었으나 1950년대 지지자로 전향했다. 고인은 동세대 몇몇 텔레비전 복음주의자들과 달리 추문이 거의 없었다. 또 불꽃 같은 열정의 강론으로 세월을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대중 복음주의 전파가 적절한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평창동계올림픽 기념해 ‘오륜기’ 분자 만든 미국 과학자들

    평창동계올림픽 기념해 ‘오륜기’ 분자 만든 미국 과학자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에서 7000마일(약 1만 1265㎞) 떨어진 곳에 있는 화학자들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서 가장 작은 올림픽 로고를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해 화제다.미국 플로리다주립대 화학및생화학과 연구진이 탄소와 수소 원자를 합성해 ‘올림피센’(olympicene)이라는 고리화합물을 쉽게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고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안게반테 케미’ 최신호(2월 5일자)에 발표했다.탄소원자 19개와 수소원자 12개로 이뤄진 고리형 방향족 분자인 올림피센(C19H12)은 2012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왕립화학회에서 합성했다.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올림픽과 탄소이중결합을 의미하는 접미사 ‘ene’을 붙여 올림피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방향족 물질이지만 가운데는 방향족이 아니며 511.754도에서 끓는다. 특히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그래핀과 비슷한 전기적 특성을 갖고 있어서 정밀 센서, 정보 및 에너지 저장장치, 차세대 태양전지, LED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가능성이 높은 물질이다. 올림피센은 1960년대에 처음 합성됐지만 유독 물질을 사용하고 복잡한 7단계의 합성 과정을 거쳐야 만들 수 있다. 2012년 영국 화학자들은 기존 합성방법에서 덜 유독한 물질을 사용해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올림피센을 합성했다.이번 플로리다주립대 연구진은 기존의 7단계 합성법을 다섯 단계나 줄여 2단계 합성법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혁신적 합성법에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Ph-올림피센 합성법’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고르 알라부긴 플로리다주립대 교수는 “2012년 영국 과학자들처럼 올림픽 기간에 맞춰서 발표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맞춰 올림피센의 새로운 합성법을 발표하게 된 것은 우연의 일치이지만 우리에게는 행운이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삶의 작은 순간 속에도 낙원은 있다

    삶의 작은 순간 속에도 낙원은 있다

    한 부부의 삶을 통해 결혼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장편소설 ‘운명과 분노’로 세계에 이름을 떨친 미국 소설가 로런 그로프. 1978년생의 젊은 작가는 강렬한 서사와 시적이고 우아한 문체로 “동시대 최고의 미국 작가 중 한 명”이라는 평을 듣는다. 2015년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운명과 분노’를 최고의 책으로 꼽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단순하지 않은 성격의 중심 인물과 세월을 거스르는 이야기 구조로 독자를 몰입하게 하는 작가의 특기는 또 다른 대표작 ‘아르카디아’(문학동네)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다.2012년에 발표된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작품은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히피 문화가 성행하던 시절, 절대적인 자유를 신봉하는 대안 공동체 ‘아르카디아’를 중심으로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비트’라는 남자의 50여년의 삶을 좇는다. “그로프의 아름다운 문장은 최고 미덕 중 하나이지만 결코 유일한 미덕은 아니다”라는 뉴욕타임스의 평처럼 작가는 꿈꾸는 삶이 무너지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도 끝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인물의 인생을 정교한 필치로 펼쳐낸다.‘아르카디아’는 고대 그리스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한 지역으로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숲의 신, 나무의 요정, 자연의 정령 등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았던 목가적 이상향을 뜻한다. 작가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하는 이상적인 이 공간을 미국 뉴욕주에 건설된 가상의 공동체로 옮겨 왔다. 아르카디아가 결성된 후 이곳에서 처음 태어난 아이인 비트는 바깥세상에 나가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널따란 풀밭과 아늑한 숲에서 함께 사는 공동체 친구들과 부모님의 품이라면 그저 안전하고 행복하다. “다들 이런저런 방식으로 뭔가를 하고 있었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색다른 거였어. 순수한 것. 대지 위에서의 삶이 아니라 대지와 더불어 사는 삶. 상업주의라는 악마에게서 벗어나 우리 손으로 일구어 나가는 삶. 우리의 사랑이 세상을 밝히는 횃불이 되게 하는 것이었지.”(29쪽) 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끈끈함과 친밀함이 빛나는 곳에서 지상의 모든 기쁨을 누려온 비트는 사춘기가 되면서 아르카디아의 어두운 면을 엿보게 된다. 가난과 굶주림 속에서 이상향은 가출 청소년들과 마약 중독자, 범죄자들의 피난처로 변모한다. 크고 작은 사건을 거치며 결국 아르카디아는 와해되고 비트 역시 평생을 함께한 사람들과 이별한다. 이후 아내가 집을 떠나는 등 삶에서 잇따른 상실을 경험한 비트는 루게릭병을 앓는 어머니 해나와 딸 그레테를 데리고 아르카디아로 돌아간다. 시련에 빠진 비트는 역설적이게도 폐허가 된 아르카디아에서 삶을 잇게 해 줄 작은 희망의 씨앗을 발견한다. 옛날 옛적 자신의 삶을 지탱해 주었던 “뒤편에 있는 그림자 같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득한 “삶의 조용한 공간들”이다. 그는 원대한 이상이 아닌 지붕에 비치는 새벽빛과 가지 사이를 스치는 바람에서도 낙원을 찾을 수 있다는 인생의 큰 깨달음을 얻는다. “그레테가 살며시 다가와 하는 입맞춤, 갤러리 안의 따뜻한 불빛, (중략) 밤이면 거리에서 들려오는 여자들의 목소리, 웃음소리. 그는 늘 여자들의 목소리를 사랑했다. 그는 그런 것들을 기다릴 것이다. 주의를 기울일 것. 그는 생각한다. 장대한 몸짓이 아닌 지나는 숨결에.”(440쪽)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청암대 파국 도대체 언제 끝나나

    60년 전통의 간호전문대학인 전남 순천 청암대가 ‘쑥대밭’이 되고 있다. 전 총장을 보좌했던 교직원들이 재판에 회부되거나 검찰에 송치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암대는 2011년 기관인증평가원으로부터 전남 소재 전문대학 중 최초로 인증을 받아 2014년 150억원 국고 지원 결정을 얻어냈다. 이에 따라 2019년까지 매년 30억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당시 총장의 도덕성 문제로 1년 만인 2015년부터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청암대 설립자의 아들인 강명운 전 총장은 지난해 9월 14억원 배임 혐의로 3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는 또 여교수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오는 3~4월 기관인증평가원의 인증 재평가가 예정돼 있지만, 학생들의 불안감은 크다. 교수 복직은 전혀 안 되고 있고, 교수들이 추가로 형사 재판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순천경찰서는 강 전 총장의 성추행 사건을 물타기 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한 혐의로 강 전 총장과 여교수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지난해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청암대 측으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은 피해 여교수가 낸 지위보전가처분신청에서 승소판결했지만 복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4·3 ‘70주년’ 2018 제주 방문의 해] 70년 만에 이제사 말햄수다 “어멍ㆍ아방 눈물 꼭 닦아줍서”

    [4·3 ‘70주년’ 2018 제주 방문의 해] 70년 만에 이제사 말햄수다 “어멍ㆍ아방 눈물 꼭 닦아줍서”

    현대사 최대 비극인 ‘제주4·3사건’이 올해 70주년을 맞는다.제주도는 올해를 ‘제주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화해와 상생, 평화, 인권의 4·3 역사를 국민과 세계인에게 알리는 다양한 기념 사업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도민들은 올해가 4·3 완전 해결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는 제주 4·3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발생한 무력 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규정한다. 진상조사보고서는 인명 피해가 2만 5000~3만명으로 추정했다. 7년간 제주도민 11%가량이 희생되는 참극이었다. 4·3의 광풍이 그친 1956년 서귀포시 대정읍 섯알오름 자락 옛 일본군 탄약고 터. 야심한 밤 군경의 눈을 피해 유족들은 방치된 132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1950년 여름 140여명이 국군에 의해 억울하게 총살당한 지 6년 만이었다. 유족들은 수습한 시신을 한데 모아 ‘132분의 조상이 한날, 한시, 한곳에서 죽어 뼈가 엉기어 하나가 됐으니 그 후손들도 모두 한 자손’이라는 의미로 ‘백조일손’(百祖一孫)이란 묘비를 세우고 통곡했다. 4·3은 이처럼 강요된 금기 속에 반세기가량 국가 권력에 의해 은폐되고 왜곡됐다. 1960년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지자 국회에서 양민학살 진상 규명 조사단이 꾸려지고 학살 피해 접수가 잠시나마 이뤄졌다. 그러나 이듬해 5·16 쿠데타로 강요된 침묵 속에 다시 빠졌다. 1978년 제주 출신 소설가 현기영이 1949년 1월 북촌리에서 벌어진 양민 집단 학살을 다룬 소설 ‘순이삼촌’을 발표하면서 4·3은 마침내 다시 참혹한 모습을 드러냈다. 1989년을 기점으로는 민주화운동단체들이 연합해 4월 3일 ‘4·3 추모 및 범도민 진상규명촉구대회’가 4·3(1948년 기준)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적인 추모 행사가 열렸다. 범도민 촉구대회에서는 4·3 관련 정부 보관자료 공개, 연좌제 폐지, 미군정의 4·3 학살 책임 인정, 국회의 4·3 진상조사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1989년 5월 문을 연 제주4·3연구소는 피해자·유족 채록집 ‘이제사 말햄수다’(이제야 말합니다)를 출간했다. 문민정부 수립 후인 1993년에는 제주도의회가 특별위원회를 구성, 피해 신고를 받는 등 4·3 문제를 공론화했다. 1999년 4·3 특별법이 국회에서 제정된 데 이어 2003년 10월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가 채택됐다. 2003년 10월 제주평화포럼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원수로는 처음 사과했다. 2014년 3월에는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이 국가추념일로 공식 지정됐다. 문재인 정부는 4·3의 완전한 해결을 100대 국정 과제로 선정했고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4·3 국가추념일 참석을 약속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중단된 4·3 희생자 유해 발굴 작업도 10년 만에 재개된다. 피해자 국가 배상·보상을 위한 4·3 특별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오영훈(제주시 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보상금 지급 등을 담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법률안은 직계나 배우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명시하고, 지급 액수와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직계나 배우자가 없으면 민법이 정한 상속인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4·3 당시 억울한 누명을 쓰고 형무소로 끌려간 수형 피해자의 명예가 회복되도록 했다. 유족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4·3 트라우마 치유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오 의원은 “아직도 4·3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정신질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희생자와 유족이 많다”며 “현행 특별법으로는 명예회복과 피해 구제가 미흡해 4·3 완전 해결과 국민 화합 차원에서 법률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강명운 청암대 전 총장과 교수들 또 검찰에 기소송치돼

    60년 전통의 간호전문대학인 전남 순천 청암대학교가 ‘쑥대밭’이 되고 있다. 전 총장을 보좌했던 교직원들이 재판에 회부되거나 검찰에 송치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총장으로 취임한 청암대 설립자 아들 강명운 전 총장은 지난해 9월 14억원 배임 혐의로 3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는 또 같은 대학 여교수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광주고법에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청암대는 2011년 기관인증평가원으로부터 전남 소재 전문대학 중 최초로 인증을 받아 2014년 150억원 국고 지원 결정을 얻어냈다. 이에 따라 2019년까지 5년간 매년 30억원을 받을수 있었지만 2015년에 120억원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교수들에 대한 부당 인사 등 총장의 도덕성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오는 3~4월 기관인증평가원의 인증 평가가 다시 예정돼 있지만, 교육부 개선사항인 교수 복직 문제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고 교수들만 추가로 형사 재판을 받게 됐다. 지난 14일 순천경찰서는 강 전총장의 성추행 사건을 물타기 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한 혐의로 강 전 총장과 여교수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 전 총장과 간호과 조모 교수, 피부미용과 윤모·박모 교수 등 4명은 대학 내 게스트룸에서 김모 미용원장과 공모해 피해 여교수들을 음해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다. 앞서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해 청암대 측으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은 피해 여교수가 학교를 상대로 낸 지위보전가처분신청에서 승소판결을 하고 업무 방해시 학교는 1일당 3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문제들로 인증평가가 취소되면 결국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입게된다. 실제 지난 14일 순천대와 순천제일대가 고용노동부 대학일자리센터 공모사업에 선정돼 5년간 10억원을 지원받기로 됐지만 순천 소재 대학 중 청암대만 제외됐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32세의 전성기 ’ 고다이라… 일본 첫 女빙속 금메달리스트로

    ‘32세의 전성기 ’ 고다이라… 일본 첫 女빙속 금메달리스트로

    18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딴 고다이라 나오(32)는 일본에서 ‘빙속 여왕’으로 불린다. 이날 36초94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그는 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첫 일본 금메달리스트로 남게 됐다.고다이라는 2009~2013년 전일본종별선수권에서 4년 연속 500m와 1000m를 동시에 석권하며 일본 여자 단거리 간판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선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처음으로 출전한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500m 12위, 2014년 소치올림픽에선 500m 5위에 그쳤다. 이후 고다이라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28세 때 유학 길에 올랐다. 빙상 강국 네덜란드의 프로팀 ‘팀 콩티뉴’에 입단해 유럽 선수들과 경쟁하며 실력을 키웠다. 2014년 11월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500m 1차 레이스에서 38초05를 기록했다. 38초18을 기록한 이상화를 처음으로 이겼고, 세계대회 첫 금메달도 챙겼다. 고다이라는 지난해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500m와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늦깎이 스타’로 무섭게 성장했다. 2017~18시즌에는 15개 월드컵 레이스를 모두 휩쓸며 세계 1위로 우뚝 섰다. 평창올림픽 1000m 은메달, 500m 금메달을 딴 고다이라의 활약 덕분에 1960년 스쿼밸리동계올림픽부터 이어진 일본 대표팀 ‘주장의 저주’도 풀렸다. 일본 대표팀에서 금메달을 딴 주장은 54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없었다. 2014 소치올림픽 때 가사이 노리아키(스키점프)가 딴 은메달이 최고였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中 80호우, ‘모바일 세뱃돈’ 1200억원 뿌렸다

    中 80호우, ‘모바일 세뱃돈’ 1200억원 뿌렸다

    중국 최대 명절 춘절 연휴가 시작된 지난 15일 자정. 제야의 행사를 앞두고 모바일 홍바오(红包)가 약 6억 8800만 위안이 뿌려진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유력 언론 왕이망은 춘절 연휴를 맞아 개인 휴대폰으로 전송할 수 있는 모바일 홍바오가 6억 8800만 위안(약 1200억 원) 어치가 활용됐다며 17일 이 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활용된 모바일 홍바오 규모와 비교해 약 15%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세뱃돈 명목으로 활용되는 모바일 ‘홍바오’는 먼 거리에 거주하는 지인들 사이에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 2016년부터 활용 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다. 모바일 홍바오를 가장 많이 활용한 세대는 일명 80호우로 불리는 80년대 출생자로 나타났다. 이들이 춘절 전날인 15일 사용한 모바일 홍바오는 전체 사용량 가운데 약 32%를 차지했다. 이어 90호우(90년대 출생자, 27%), 70호우(70년대 출생자, 22%), 60호우(60년대 출생자, 10%) 등이 뒤를 이었으며 00호우(2000년대 이후 출생자, 6%)의 사용 빈도가 가장 낮았다. 실제로 산둥성(山东省)에 거주한다는 한 여성은 15일 하루 동안 약 1848개의 홍바오를 주고 받았으며 이날 가운데 수치 상으로 가장 많은 수의 홍바오를 주고 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이어 저장성(浙江省)에 거주하는 또 다른 여성 역시 같은 날 1203개의 홍바오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각 온라인 유통 업체와 언론사 등에서도 모바일 홍바오를 활용한 춘절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춘절 기간 동안 중국인이 가장 많이 시청하는 tv 프로그램인 ‘춘완(春晚)’ 제작진은 시청자를 대상으로 약 6억 위안(약 1100억 원)에 달하는 규모의 홍바오 지급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당 홍바오는 지난 16일 자정 기준 중국 대륙과 홍콩을 포함한 전 세계 212개 지역에 거주하는 1억 곳의 가정에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중국 최대 온라인 유통 채널인 타오바오에서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10억 위안 어치의 홍바오 지급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한편 타오바오 측은 10억 위안(약 1800억 원)이라는 거금의 홍바오를 지급한 것과 관련해 그 홍보 마케팅은 20억 위안(약 3600억 원) 이상 어치와 같은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메드베데바, 엑소와 함께 춤을?

    메드베데바, 엑소와 함께 춤을?

    평창의 비밀병기 ‘케이팝 ’ 차세대 피겨 여왕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가 국내 아이돌 그룹 엑소(작은 사진)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데 마냥 들떠 있다.지난 11일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얼마 뒤 메드베데바는 가장 좋아하는 케이팝 가수를 묻는 질문에 “엑소의 노래를 좋아한다. 모든 멤버들 사진을 갖고 있다. 그들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고 경기도 잘할 수 있다”고 답했다.그는 이미 멤버들의 응원 메시지와 자필 사진이 담긴 CD와 DVD를 전달받았다. 평소 엑소의 노래에 맞춘 커버댄스 동영상이나 멤버들 사진이 들어간 포장지 사진을 SNS에 올렸다. 이어 오는 25일 대회 폐회식 무대에 오를 엑소와의 만남을 기약하는 ‘팬심’을 감추지 않았다. 엑소 멤버가 메드베데바를 무대로 초대할 수도 있다.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우승한 클로이 김(미국)은 엑소와 함께 폐회식 무대를 꾸밀 가수 씨엘을 가장 좋아한다고 털어놓았다. 클로이 김도 무대로 불려 올려질 가능성이 있다. 11일 피겨 팀이벤트 여자 싱글에 나선 브레이디 테넬(미국)은 우리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OST를 배경음악으로 써 강릉 아이스아레나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미국 CNN은 케이팝이야말로 평창동계올림픽의 비밀병기라고 지적했다. 빅뱅 태양의 올림픽 응원곡 ‘라우더’(Louder)의 유튜브 조회가 10만 뷰에 육박했다. 미국 주간 타임도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엑소, 레드벨벳, 아이콘, 세븐틴 등을 평창을 방문하려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여섯 밴드로 추천했다. NBC 스포츠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케이팝이 더욱더 지구촌 곳곳에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하계올림픽 때 수영 선수들이 헤드폰을 끼고 결전에 대한 압박감을 덜려고 애쓰는 것처럼 동계올림픽에서는 X세대가 많은 스노보드와 프리스타일스키 선수들이 선율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곧잘 잡힌다. 상대적으로 젊은 스노보드 선수 가운데 올드팝을 즐기는 선수가 눈길을 끈다. 남자 슬로프스타일에 출전한 카를로스 가르시아 나이트(뉴질랜드)는 올림픽 정보 사이트 ‘마이인포’와의 인터뷰를 통해 1960년대 사이키델릭 록그룹 도어스의 ‘라이더스 온 더 스톰’을 즐겨 듣는다고 했다. 평창의 강풍에 맞서야 하는 스노보더에 어울리는 선곡이다. 니클라스 맛손(스웨덴)은 경기를 앞두고는 침묵을 즐기지만 버스를 타고 다닐 때에는 영국 록그룹 퀸의 음악을 즐긴다.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언더 프레셔’를 언급하며 “스노보드를 주제로 한 영화에 멋지게 나왔다”고 소개했다. 물론 힙합과 랩도 빠지지 않는다. 빅에어에 출전하는 마르쿠스 클레베란드(노르웨이)는 미국의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의 곡을 즐겨 듣고 타일러 니콜슨(캐나다)은 투 체인즈(2 Chainz)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일본 주장의 저주? 고다이라, 네덜란드에 밀려 2위

    일본 주장의 저주? 고다이라, 네덜란드에 밀려 2위

    일본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 고다이라 나오(32)가 14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13초83의 기록으로 네덜란드 요린 테르모르스(1분13초56)에 이어 2위에 그쳤다.고다이라는 평창올림픽의 유력한 다관왕 후보였다. 그는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여자 500m에서 단 한 번도 빠짐 없이 우승을 차지했으며 ‘제2의 종목’인 1000m에서도 4번의 레이스에서 3번이나 우승했다. 지난해 12월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이 종목 세계신기록(1분 12초 9)을 세우기도 했다. 일본 동계올림픽 대표팀에 있다는 ‘주장 징크스’는 이번에도 깨지지 않게 됐다. 일본은 1960년 스쿼밸리 동계올림픽부터 선수단 주장을 뽑아왔는데, 54년 동안 일본 동계올림픽 대표팀 주장이 금메달을 획득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노르딕 스키 간판 오기와라 겐지는 주장을 맡은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4위에 그쳤다. 1998년 나가노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동메달리스트인 오카자키 도모미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주장을 맡았는데, 감기로 인한 컨디션 저하로 여자 500m에서 4위를 기록했다. 고다이라는 오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여자 500m에서 평창올림픽 마지막 레이스를 펼친다.‘빙속 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와 메달 색을 놓고 정면 충돌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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