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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의 사회면] ‘선데이서울’의 추억/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선데이서울’의 추억/손성진 논설고문

    “누드 사진이 판치는 요즘 세대들에겐 다소 낯선 풍경처럼 촌스러운 기억이라 말할지 모르나 그땐, 정말 그땐 ‘선데이 서울’ 하나만으로도 젊음은 보상됐었다.”(서울신문 2005년 7월 21일자) 1960년대 말은 대중 주간지 시대의 막을 올린 때였다. ‘주간중앙’, ‘선데이서울’, ‘주간조선’, ‘주간여성’, ‘주간경향’이 잇따라 창간했다. 그러나 잡지마다 지향점이 다르긴 했지만 “좁은 시장에서 독자 쟁탈을 위한 안간힘으로 저속, 퇴폐화했다”는 어느 교수의 지적처럼 나오자마자 ‘옐로 페이퍼’라는 비판을 집중적으로 받았다(동아일보 1968년 10월 15일자). 그런 상황에서도 주간지들은 대중 속으로 깊이 파고들었다. 신문 지면은 8쪽 내외에 불과했고 특별한 오락거리도 없던 시대였다. 수영복을 입은 여배우들의 브로마이드를 눈요깃감으로 실은 주간지들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규제는 계속돼 도서잡지윤리위원회는 주간지의 나체 사진이 성적인 흥분을 자극한다며 게재를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치부가 드러난 중견화가의 누드화를 실어 예술과 외설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동아일보 1970년 4월 20일자). 주간지들이 실은 관상이나 주간 운수도 미신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았다. ‘선데이서울’은 그 시절 기준으로도 ‘빨간책’으로 매도할 잡지는 아니었다. 사회 이면을 파헤친 건전한 기획 기사도 많았다. 볼거리 많은 주간지들은 뭇 남성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장거리 여행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었다. ‘선데이서울’은 창간호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6만 부가 두 시간 만에 매진됐다. ‘선데이서울’을 사려는 가판 소년들 때문에 판매소 현관문 유리가 깨지는 소동도 벌어졌다. 인기는 더욱 치솟아 1978년 신년호는 판매 부수 23만 부를 돌파했다. 황규관 시인은 ‘선데이서울’이라는 시에서 “(선데이서울은) 한때는 내 經(경)이었다”고 고백했다. 영화 ‘썬데이 서울’의 감독 박성훈은 “모든 매체가 ‘지강원 사건’을 매도할 때 ‘선데이서울’만이 그 이면을 캐고 또 다른 해석을 하였다. 이런 ‘선데이서울’은 성장기의 나로 하여금 생각하는 폭을 넓히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선데이서울’은 초창기에는 직장 단위로 선발대회를 열어 은행을 비롯한 일반 직장의 미녀를 표지모델로 썼으며 이들은 모임을 만든 적도 있다. 1988년 3월 ‘선데이서울’은 지령 1000호를 맞이했는데 그동안 표지모델로 등장한 사람이 800명이 넘었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선데이서울’도 시대의 변화로 점차 내리막길을 걸어 1991년 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 기념관 방문객 반짝 늘었지만… 기억에서 잊혀지는 ‘그날의 함성’

    기념관 방문객 반짝 늘었지만… 기억에서 잊혀지는 ‘그날의 함성’

    ‘억눌린 우리 역사, 터져 나온 분노. 매운 연기 칼바람에도, 함성 드높았던, 동트는 새벽별. 시월이 오면, 굇발 선 가슴마다 살아오는 십 일육. 동지여 전진하자. 깨치고 나가자. 뜨거운 가슴으로 빛나는 내일로.’ 1979년 10월 16일 ‘부마민주항쟁’이 처음 일어난 부산대 안에 있는 ‘10·16 부마민중항쟁탑’ 전면에 새겨진 ‘시월에 서서’ 전문이다. 부마민주항쟁 현장인 부산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옛 마산시)에는 이를 기리는 기념관(부산)과 기념물이 있다. 그러나 이를 찾는 발길은 거의 없고, 시민들 기억에서 잊혀지고 있다. 올해 40주년을 맞아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재조명받는 부마항쟁의 현장을 둘러봤다.●부산 민주항쟁 기념관 민주주의 자료 등 전시 부산 중구 민주공원길 19에 있는 민주공원은 당시 군부독재 정권에 항거한 역사를 기억하고 산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했다. 2만 337㎡ 부지에 민주항쟁기념관이 있다. 사단법인 부산민주항쟁 기념사업회를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가 뜻을 모아 부마항쟁 20주년인 1999년 10월 16일 개관했다. 1층에는 공연장인 중극장과 소극장이, 2층에는 상설 전시실, 3층에는 기획 전시실과 민주주의 자료 보존실이 있다. 13일 둘러본 민주항쟁 기념관에는 1960년 4월 19일 혁명, 1979년 부마민주항쟁, 1980년 5·18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주항쟁 등의 자료와 책자 등이 전시돼 있었다. 체험시설인 감옥소 독방과 협동서점이 눈길을 끌었다. 독방은 3.3㎡(1평)로 당시 크기 그대로다. 대학생 등의 학습공간과 모임장소였던 협동서점에는 당시 불온서적 및 금서로 지정됐던 책들이 꽂혀 있다. 기념사업회 김예선 홍보담당은 “교통이 불편해 방문객이 많지 않았는데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일 지정 뒤 찾는 발길이 늘어 하루 평균 800여명에 이른다”고 말했다.김종기 민주공원관장은 “부마민주항쟁은 1980년 서울의 봄과 5·18민주화운동 실마리를 제공했는데도 이들 민주화 항쟁에 묻혀 저평가된 점이 있었는데 국가기념일 지정으로 그 의미를 되찾을 수 있게 됐다”고 반겼다. 부마항쟁이 처음 일어난 부산대 구 도서관(현 건설관) 앞에는 발원지 표지석이 있다. 자연석으로 된 윗돌에는 항쟁 당시 학생·시민들이 외쳤던 ‘유신철폐 독재타도’와 ‘민주주의 신새벽 여기서 시작하다’라는 글귀를 새겨 놨다. 아랫돌에는 ‘…세월의 물살에도 깎이지 않을 우람한 뜻 하나를 세워 청사에 길이 전하고자 한다’는 글을 새겼다. 신영복(1941~2016) 전 성공회대 교수가 쓴 글이다. 표지석이 있는 건설관 옆에는 10·16기념관이 있다. 제2도서관 앞에는 1988년 건립된 부마항쟁 최초의 기념물인 ‘10·16 부마 민중 항쟁 탑’이 서 있다. 총학생회가 대동제 행사와 자동판매기 수익금 등으로 기금을 마련해 세웠다. 타오르는 횃불을 형상화한 청동으로 만든 조형물을 석조 좌대 위에 설치했다. 정영백 부마민주항쟁 기념재단 사무처장은 “부마항쟁에 참여했던 분들에 대한 평가나 명예회복, 보상 등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가기념일 지정을 계기로 진실 규명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산에는 부마항쟁 기념물 3개 덩그러니 마산항쟁은 부산항쟁이 한창이던 1979년 10월 18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에서 시작됐다. 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진출해 시민들과 합세해 20일까지 민주화를 외치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다. 경남대 본관 앞 광장 인근에는 동문 공동체가 건립한 마산항쟁 시원석이 있다. 받침돌 위에 세운 1.5m 높이 자연석에는 ‘3·15 민주 정신으로 일어난 10·18 부마민주항쟁의 그날을 기억하며’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곳은 공대 건물을 오가는 큰길 옆이고, 주변에 연못과 정원이 잘 조성돼 평소 많은 학생이 지나다닌다. 그러나 학생들은 부마항쟁 시원석이 있는 사실을 몰랐다. 공대 2학년 학생 4명은 “시원석이 학교 안에 있는 줄 몰랐고 부마항쟁이 뭔지도 모른다”며 고개를 저었다. 사회학과 2학년 여학생 3명은 “시원석이 있는지는 몰랐지만 부마항쟁은 수업시간에 공부해 안다”고 말했다. 경남대 본관 인근 국제어학관 아래 큰 도로가에는 ‘10·18 지킴이’와 ‘3·15 지킴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는 높이 3m쯤 되는 나무장승 2개가 서 있다. 장승 앞을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이를 물었지만 아는 학생은 없었다. 부마항쟁 상징 조형물에도 적막감이 흐른다. 마산합포구 방송통신대 창원시 학습관 옆 작은 공원 안에는 부마항쟁 20주년 기념사업회에서 1999년 12월 세운 부마항쟁 상징 조형물이 서 있다. 당시 마땅한 장소를 확보하지 못해 변두리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마산지역에는 기념시설도 전시관도 없고 기념물 3개가 전부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마산사무처 진현경 사무처장은 “국가기념일 지정을 계기로 부마항쟁에 대한 관심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진심이 담긴 시민 기록물 보러 오세요”

    “진심이 담긴 시민 기록물 보러 오세요”

    손편지와 일기장 등 평범한 사람들의 기록이 시대상을 엿볼수 있는 멋진 전시회를 만들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흥덕구 운천동 옛 한국공예관에서 ‘기록플러스전’을 갖는다고 11일 밝혔다. 지나온 시간 또는 소중한 추억을 잊지않기위해 시민들이 간직하고 있던 3269점의 기록물이 전시된다. 전시를 기획한 1377청년문화콘텐츠협동조합은 지난 5월부터 기록물 수집에 나섰다. 가계부, 일기, 편지 등 일상속 작은 생활기록물에서 지역사회 시대상을 확인할수 있는 공공기록물까지 다양한 자료들이 시민들의 참여로 모아졌다. 홍석원(61)씨는 우체국에서 일하는 동안 수집했던 우체국 관련 자료와 사진, 근무지를 옮길때마다 받았던 발령장 등을 가져왔다. 김낙명(61)씨는 고물상에서 우연히 발견한 서랍장 안에 있던 엽서와 공문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한 남자의 20년 인생이 담겨있다. 가정교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송봉순(77)씨는 자신이 평소 즐겨했던 꽃꽂이와 자수를 비롯해 결혼할 때 선물로 받은 저고리 등을 전시한다. 저고리는 100년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1960년대 독일로 파견간 간호사 누나에게 받은 편지를 품에 안고 1377협동조합 사무실을 찾아온 할아버지도 있다. 이 편지에는 남동생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1377협동조합 김기성 이사장은 “각자가 간직해온 소중한 기록물은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된다”며 “정제된 예술품보다는 투박하지만 진심이 담긴 시민들의 일상 기록물을 통해 청주 본연의 모습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377협동조합은 총 10명의 지역 청년예술단과 문화기획자를 중심으로 결성된 단체다. 전시 기간 동안 다양한 문화활동을 펼치고 있는 민간단체 자료들을 만날수 있는 ‘마을에 문화를 더하다’와 지역에서 기록을 매개로 창작활동중인 젊은 예술가 작품들을 접할수 있는 ‘기록에 창의를 더하다’ 전시도 함께 진행된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서초동과 광화문… 다수결은 옳은가

    서초동과 광화문… 다수결은 옳은가

    민주주의는 만능인가/김영평, 최병선 지음/가갸날/239쪽/1만 5000원가짜 민주주의가 온다/티머시 스나이더 지음/유강은 옮김/부키/456쪽/2만원우리는 ‘민주주의’를 말할 때 흔히 링컨의 명언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을 떠올리곤 한다. ‘국민’이라는 단어를 무려 세 번이나 넣어 거듭 강조하는데, 여기서 국민은 누구를 말하는가. 이 질문을 한국으로 끌고 와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두고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의견이 갈린 상황에서 무엇을 국민의 뜻으로 읽을 것인가. 더 많은 인원이 집회에 참석한 쪽이 국민의 뜻인가. 질문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에 관해 고민해 볼 지금, 이를 주제로 한 책 2권을 꺼내 들었다. ‘민주주의는 만능인가’는 김영평 고려대 행정학과 명예교수와 최병선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가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2014년부터 공동 집필했다. 민주주의에 관해 생각해 볼 19개의 주제를 뽑아 저자 7명이 돌아가면서 서로 글을 비판하고 의견을 모았다.●자유와 권리 보장 최선은 법의 지배 저자들이 고른 19개 주제는 민주주의에 관해 우리가 가볍게 넘겼던 부분을 겨냥한다. 예컨대 우리 고교 교과서는 민주주의를 ‘국민이 국민을 지배하는 자기 지배의 원리에 기초한 정치체제´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마피아 같은 조직도 자기 지배 원리에 따라 조직을 운영한다. 저자들은 아무리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라 할지라도 그 운영이 민주적이지 않다면 그 정부는 민주정부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일정한 헌법 제약 속에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한정된 과업만 수행하는 정부’를 진짜 민주주의 정부라고 설명한다. 북한도 스스로를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고 지칭하지만, 민주주의 정부라 부를 수 없는 이유다. ●삼권분립 무너지면 초법행위 나타나 저자들은 이를 ‘법의 지배’라 칭하고 민주주의의 핵심을 여기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주주의의 목표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 보장이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보장책이 바로 법의 지배라는 것이다. 그리고 법의 지배를 유지하려면 입법, 행정, 사법이 철저하게 나뉜 삼권 분립 체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느 한쪽으로 힘이 쏠리면 결국 초법행위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런 기반하에 저자들은 ‘정당이 있어야 민주주의 국가인지’,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에 필수적인지’, ‘복지국가가 민주주의의 이상향인지’ 따진다. 이어 ‘포퓰리즘이 왜 위험한지’ 또는 ‘행정부의 팽창을 어떻게 봐야 할지’, ‘정책이 여론을 따라가야 하는지’, ‘다수결이 무조건 정당한지’ 등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에도 답한다. 저자들의 말대로 민주주의는 만능이 아니며 깨지기 쉽다. 특히 21세기 들어 여러 나라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인다.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의 신간 ‘가짜 민주주의가 온다’는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전 세계로 확산하는 신권위주의 광풍을 설명한다. 저자는 전작 ‘폭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한 바 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국민 저자는 가짜 민주주의의 출발점으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을 지목한다. 2000년 대통령이 된 후 개헌과 부정선거로 2012년 대통령직에 복귀한 푸틴은 파시즘 철학자 이반 일린의 사상을 통치 이데올로기로 삼아 러시아 제국 복원을 꿈꾼다. 그 첫발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우크라이나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확립에 나서며 유럽연합 가입을 희망했기 때문이다. 이어 유럽연합을 해체하고자 발걸음을 옮긴다. 러시아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지도자들과 함께 가짜뉴스와 인터넷 여론 조작으로 2016년 영국의 EU 탈퇴를 부추긴다. 이어 ‘파산한 부동산 업자’인 트럼프를 백악관에 입성시키려고 그의 경쟁자였던 힐러리에 관한 가짜뉴스를 제작해 소셜미디어에 퍼뜨렸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가 완벽한 것 같지만, 두 권의 책은 그렇지 않음을 거듭 강조한다. 민주주의는 순식간에 깨질 수도 있다. 제1차 세계대전 후 독일에서 바이마르 민주정부가 탄생했지만 나치 독재정부에 권력을 넘겨준 사례가 그렇다. 우리도 1960년 4·19혁명 다음해에 바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사례가 있다. 결국 민주주의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은 국민인 셈이다. 우리가 눈을 커다랗게 뜨고 지켜봐야 민주주의를 지켜 낼 수 있다는 뜻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그 섬이 속삭였다… 풍경은 낭만이 됐다

    그 섬이 속삭였다… 풍경은 낭만이 됐다

    세부까지 간 마당에 보홀섬을 빼놓을 수는 없다. 세부에서도 배를 타고 두 시간 정도 더 들어가야 하는 곳이지만 그만큼 더 적요한 남국의 풍광과 마주할 수 있다. ●수없이 솟은 ‘키세스 초콜릿’ 닮은 봉우리 보홀의 대표적인 명소는 초콜릿힐이다. 보홀 지역을 소개하는 안내책자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곳이다. 우리나라 제주의 오름군을 닮은 듯한 반구형 봉우리들이 보홀섬 중심부의 대평원에 수없이 솟아 있다. 필리핀 관광부에 따르면 그 수가 약 1270개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제주 오름보다 약 4배 많은 산들이 촘촘하게 솟아 있다고 보면 알기 쉽겠다. 건기(12∼5월)가 되면 봉우리를 뒤덮은 녹색의 풀이 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그 모습이 ‘키세스 초콜릿’을 닮았다 해서 ‘초콜릿힐’이다. 그러니 이름에 가장 걸맞은 풍경을 선사하는 시기는 건기인 셈이다. 봉우리는 대부분 풍화에 약한 석회암으로 이뤄졌다. 현지 가이드는 지각변동으로 인한 융기와 풍화 등을 거치면서 현재와 같은 독특한 형태를 이루게 됐다고 전했다. 그중 가장 규모가 큰 해발 550m짜리 산 위에 전망대가 있다.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크고 작은 ‘초콜릿’들이 봉긋봉긋 솟은 장관과 마주할 수 있다. 전망대 정상 바로 아래에 종이 있다. 종을 울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보홀 대표 명물 안경원숭이·돌고레떼 초콜릿힐로 향하는 도로 양쪽으로 늘씬하게 뻗은 나무들이 이어진다. 이른바 ‘맨메이드 포레스트’다. 1960년대 필리핀 정부가 고급 목재로 쓰이는 마호가니 나무를 심어 조성한 인공 삼림지대다. 마호가니 숲의 길이는 수 ㎞에 이른다. 도로 변에 차를 세우고 인증샷을 찍는 이들이 많다. 도로 폭이 좁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보홀을 상징하는 야생 동물은 타르시어 원숭이다. 우리에겐 안경원숭이란 이름이 더 친숙하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인공이 쓴 안경처럼 크고 동그란 눈을 가졌다. 몸길이는 십수㎝에 불과하지만 녀석은 야행성 포식자다. 자기 체구보다 몇 배 높이 뛰어올라 메뚜기, 나비 등 곤충들을 사냥해 배를 채운다. 반면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낮에는 잠만 잔다. 시력도 희미해진다고 한다. 개체수가 얼마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이어서 타르시어 보존센터에서만 관찰할 수 있다.돌고래떼를 보는 ‘돌핀 와칭’ 투어 프로그램도 인기다. 돌고래 관찰 프로그램은 파밀라칸섬 인근에서 주로 진행된다. 팡라오 섬에서도 40분가량 더 들어가야 한다. ●알로나 비치 ‘밀가루 해변’에 누워볼까 보홀 본섬과 연도교로 연결된 팡라오섬에는 알로나 비치가 있다. 물빛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해변의 모래가 곱다. 손으로 만지면 밀가루처럼 부서진다. 이런 모래를 남태평양의 뉴칼레도니아에서 만난 적이 있다. 아마 이 ‘밀가루 해변’을 만든 일등 공신은 파랑비늘돔(앵무고기)일 것이다. ‘샌드 메이킹 머신’(sand-making machine)이라 불리는 녀석이다. 저 파랗디 파란 바다 아래에는 아름다운 산호가 자라고 있을 것이고, 그 산호를 빻아 모래로 뱉어내는 파랑비늘돔도 득실댈 것이다. 알로나 비치의 야자수 그늘에 앉아 이런저런 공상을 하다 보면 시간이 살처럼 흐른다. 글 사진 보홀(필리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데스크 시각] 시행령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홍희경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시행령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홍희경 산업부 차장

    애니메이션 ‘빅히어로’에 주인공 생각 그대로 작동하는 마이크로봇이란 장비가 나온다. 사람의 생각을 읽어 꽤 큰 건축 모형을 뚝딱 만들고, 금세 이동수단으로 변모하는 마이크로봇의 기능을 시연한 뒤 주인공은 “마이크로봇으로 못할 게 없지요. 한계라면 오직 당신의 상상력뿐”이라고 말한다. 만일 기업을 취재해 보지 못했다면 “한계는 오직 상상력뿐”이란 주인공의 호기 어린 대사가 이렇게 콕 박히진 않았을 것이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삼성전자부터 이제 막 태동한 스타트업까지 모두 상상력 경쟁 때문에 몸살을 앓는다. 과거 실적이 미래 실적을 보장해 주지 않고, 오히려 3세대(3G) 휴대전화 강자였다 스마트폰 시대에 저물어버린 노키아처럼 과거 성공이 미래 실패의 원인이 되는 환경 속에서 상상력 경쟁에서 지는 건 기업의 다음 먹거리를 놓친단 얘기와 같다. 1959년 진공관 라디오를 생산한 이후 60년 만인 지난해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175조원 규모로 성장한 한국 전자산업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상상력 없이는 성장을 이어 가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무한한 상상력은 사실 상상 속에나 있는 개념이다. 1년 365일을 상상력을 키우는 데 쏟아부어도 상상력이란 원래 늘상 한계에 닿아 있다. 그래서 대안 격으로 기업들은 추종을 하고, 모방을 한다. 다른 기업은 어떤 기술에 관심이 많은지, 다른 나라는 어떤 생태계를 추구하고 있는지 촉각을 세운다. 최소한 새롭게 열리는 신산업 생태계의 속도와 보조를 맞춰 따라가야 상상의 기초 재료를 건져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적 상황, 국내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승차공유 서비스, 공유경제, 자율주행차량, 5G 이동통신 같은 미래 기술·서비스를 위해 과감하게 규제를 풀자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서 나온다. 미래 산업과 관련된 한국의 갈라파고스 규제를 풀자는 호소들이 ‘이 싸움만 하는 한국 정치, 옆 나라처럼 제도를 바꾸자’는 정치적 주장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물론 미래 기술 역시 국가의 통제 안에 들어가야 한다. 대신 국가의 결정은 빠르고 단호할수록 좋다. 우버가 탄생한 지 십년 가까이 지나며 이미 전 세계 각국과 도시들은 이런 과정을 거쳤다. 승차공유 차량 총량 규제를 하는 곳도 있고 운전자 자격을 제한하는 곳도 있다. 우버의 발원지로 꼽히는 미국 뉴욕에서도 승차공유 사업자들이 불법성 시비를 겪다 제도화 과정을 거치고, 다시 지난해 차량대수 총량규제 영향권 안에 들어가는 등 변화를 겪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승차공유 차량용 보험, 승차공유 차량 기사 처우에 관한 공론화 등이 차근차근 이뤄졌다. 우버의 주식가치와 별도로 파생된 재화들이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택시ㆍ플랫폼 상생방안’을 내놓으며 우리도 승차공유 제도화 논의를 본격화한 것은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이 문제를 여전히 행정 규범 정도로 보는 당국의 태도이다. 지난 7일 타다 운영사 VCNC가 내년 운행대수를 1만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국토부는 즉각 자료를 냈다. 자료엔 ‘타다 서비스의 근거가 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예외적인 허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명시돼 있다. 유독 한국에서만 승차공유 서비스가 정착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저 법제 때문이었는데, 이미 있는 시행령의 예외조항을 활용한 타다를 상대로 입법부 견제 없이 정부가 고칠 수 있는 시행령을 고쳐 현재의 사업도 불법화하겠다는 경고로 들린다. 그저 돌발적인 경고였고, 그저 하는 말이었기를 바란다. 시행령 한 줄 때문에 사업을 접은 승차공유 기업들은 더이상 억울함을 호소할 수 없게 됐지만 그 목록은 기록되고 있다 . saloo@seoul.co.kr
  • 佛오픈 최고령 우승 히메노 별세

    佛오픈 최고령 우승 히메노 별세

    테니스 프랑스오픈 사상 최고령 우승자인 안드레스 히메노가 별세했다고 AF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82세. 스페인테니스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협회는 그의 가족과 친지 모두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발표했다. 1960년 프로로 데뷔한 히메노는 1972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당시 그의 나이는 사상 최고령인 35세였다. 스페인 출신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은 트위터에 “그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스페인 스포츠계의 선구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썼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원로 문인 구인환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원로 문인 구인환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원로 문인 구인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9일 별세했다. 90세.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구 교수는 서울사대 국어교육과, 동국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나와 서울대에서 문학박사를 받았다. 고교 교사를 거쳐 1972년부터 1995년까지 서울사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냈다. 1960년 ‘문예’에 소설 ‘동굴주변’을 내면서 등단했다. 대표작 ‘일어서는 산’을 비롯해 ‘별들의 영가’, ‘동트는 여명’ 등 장편소설과 ‘산정의 신화’, ‘모래성의 열쇠’ 등 소설집 등을 냈다. 현대소설학회장, 국어국문학회 대표이사, 한국문인협회 부회장, 서울대 국어교육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빈소는 서울성모장례식장 2호실(02-2258-5940), 발인은 12일 오전 7시.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탐구] 백약이 무효인 부동산 정책

    [최만진의 도시탐구] 백약이 무효인 부동산 정책

    지난해 강력한 9·13부동산대책을 내놓았던 정부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나타난 부진한 결과에 상당히 당황하는 듯하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는 지금까지와 앞으로의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심지어 건설 경기를 위축시켰고, 특히 지방 경기를 다 죽여 놓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쯤 되면 반복돼 나타나는 정부 대책의 비효용성과 비실효성을 근본적으로 검토해 볼 만도 한데, 또다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라는 초강력 규제 카드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는 1960년대에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몰려든 사람들을 위해 지어졌다. 이는 근대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코르뷔지에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 프랑스 도시재건사업의 일환으로 설계한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도입한 것이다. 고층 사각형 박스 형태, 콘크리트 외장, 반복성의 입면 디자인 등은 우리 아파트와 상당히 흡사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서민의 주거환경을 높이기 위해 고품격의 설계를 도입했다. 1층을 개방한 필로티 구조, 인간척도인 황금비율의 적용, 입체적인 공간 구성과 색채디자인 등은 그의 천재성을 여지없이 알아보게 한다. 당시로서는 매우 새롭고 대담했던 이 설계는 ‘국제주의 건축’양식에 근거한 것이다. 그는 1920년대에 세계 각국의 건축가들과 함께 ‘현대국제건축회의’를 조직하고, 장식 배제와 기능성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웠다. 또한 건축 및 도시의 규격화, 기계적 양산, 합리성, 규칙성을 주장했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대량생산돼야 할 ‘주거 기계’라고 명명했고, 강령과 원칙 등을 만들어 전 세계가 따르도록 했다. 이처럼 강력했던 사조는 1970년대가 되면서 지역성, 인간성, 공동체의 와해와 무미건조한 도시 건설에 대한 비판을 받아 힘을 잃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의 아파트는 여전히 살아남아 다른 길로 가고 있었다. 투자와 투기의 대상으로 변해 재산 증식의 중요한 수단이 됐다. 기능주의 건축철학 대신 시장기능 논리가 팽배해진 반면, 주거복지는 사라져 버렸다. 이처럼 사람들이 아파트를 재산 가치로 여기다 보니 어떠한 규제를 내놓아도 눈 하나 꿈쩍할 리가 만무했다. 또한 정부는 대부분의 주택 공급을 민간에 의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규제는 계속하는 우를 범해 왔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이 아직도 주목을 받는 이유는 공공이 대대적으로 마련한 사회주택 중 하나라는 것이다. 또 경제적 약자도 훌륭하고도 품격 있는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한 점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정부는 비록 당장의 인기몰이는 없다 하더라도 대규모 공공주택 건설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 봐야 한다. 반면 민간주택공급시장에 대해서는 자본주의 체제와 경제 현실을 고려해 규제를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50년 염원인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유일한 길일 수 있다.
  • 10월엔… 민주주의를 되새기다

    10월엔… 민주주의를 되새기다

    인간 존재 이유와 존엄성은 문화·예술계의 영원한 화두다. 문인은 글로, 화가는 그림을 비롯한 창작물을 통해 ‘인간성’을 묻고 성찰해 왔다. 그래서 인권과 맞물린 민주주의 또한 그들의 창작 욕구를 자극했다. 주말이면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초동 사거리로 나뉘어 서로 다른 정의를 외치는 2019년 10월, 문화·예술계에서는 다시 인권과 민주주의를 묻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남영동 대공분실서 임민욱 기획전 지난 8월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 기획전시 중단에 반발하며 자신의 출품작 철수를 요청했던 임민욱 작가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새로운 기획 전시 장소로 선택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1970~80년대 군사정권 시절 정권 유지를 위해 각종 고문과 폭력으로 ‘가짜 간첩’을 만들어 낸 인권유린의 대명사와 같은 곳이다. 지금은 민주인권기념관으로 탈바꿈했다. 8일 임 작가의 기획으로 이곳에서 개막한 기획전 ‘끝없는 여지’(Endless Void)는 대공분실 건물 전체를 복합 전시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강라겸, 강은교, 배선영, 하고로모 오카모토 등 한일 청년 작가 13명이 각자의 시선으로 정권의 폭압과 민중의 저항을 풀어낸다. ●한일 청년작가 13명이 고발하는 인권 유린 김예슬 작가는 설치미술 ‘분실’을 통해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 짓밟힌 인권을 떠올렸다. 과거 물고문이 자행됐던 5층 분실 안에 수도 호스를 연결, 좁은 창 밖으로 물이 흘러나오도록 했다. 김 작가는 “상수도시설은 1차 경제개발계획이 수립된 1960년대부터 급속한 산업화·도시화와 함께 기반시설을 확립하기 위해 대대적인 계획과 투자로 이어졌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도 할 수 있는 상수도 보급은 인권을 박탈하는 형태로도, 경제발전과 함께 이뤄졌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일본 작가 오카모토 하고로모는 행위예술을 통해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대공분실의 서늘한 기운과 공포감을 전달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임 작가는 ‘기획의 글’에서 “폭력은 불멸하고, 민주와 인권은 기념할 수도, 개념화할 수도 없다”면서 “예술로 비관주의를 조직하며 더 살아내서 더 오래 울고, 더 오래 상처 입는 불멸의 민주주의로 지키려는 청년 작가들의 실험과 고민들을 함께 읽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18일까지 무료로 엄혹했던 현대사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부마항쟁 40주년 맞아 토크쇼·공연도 박정희 군사정권 몰락의 도화선이 된 40년 전 10월 ‘부마민주항쟁’을 기리는 자리도 마련된다.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에서는 유신헌법 철폐와 박정희 대통령 하야 등을 촉구하는 시위가 일어났고, 이는 곧 부산 전역을 넘어 마산 일대까지 포함한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 부마항쟁 발발 10일 뒤인 10월 26일 박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숨을 거두며 유신정권도 막을 내렸다. 이 부마항쟁은 지난달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이에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와 관련 시민단체는 10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부마항쟁 40주년 기념공연 ‘시와 노래, 강연 그리고 토크쇼: 다시, 민주주의!´를 개최한다. 부마항쟁 당시 청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 ‘저문 강에 삽을 씻고’를 쓴 정희성 시인과 인문학 콘서트 등을 진행해 온 가수 신재창이 시와 노래로 공연을 열고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강연 ‘부마항쟁을 말한다’가 이어진다. 또 당시 대학생 중심 시위를 대규모 민중항쟁으로 이끈 노동자들이 직접 들려주는 ‘나의 부마항쟁’ 등 과거 희생을 기억하고 지금의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편지 속의 그 사람이 아니네…

    [그때의 사회면] 편지 속의 그 사람이 아니네…

    1963년 6월 서울대 영문과 3학년 H(여)씨가 1년 동안 펜팔을 해 왔던 캐나다 청년과 결혼하려고 출국했다는 소식이 사진과 함께 신문에 실렸다. 국제 펜팔이 러브레터로 발전한 경우였다(동아일보 1963년 6월 18일자). 1960~80년대에 펜팔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친교를 맺는 수단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외국인과의 펜팔도 활발했다. 1960년대 초에 국제 펜팔을 주선해 주는 펜팔 클럽이 여러 개 있었는데 총 회원 수가 4만~5만명에 이르렀다. 미국, 독일, 일본, 스웨덴 등 세계 40여 개국의 편지 친구들과 서신을 교환했다. 고교별로 펜팔 클럽이 결성돼 회원 수가 서울 Y고는 500여명을 헤아렸다. ‘한국펜팔클럽’은 외국으로 나가 편지를 직접 전달하는 ‘국제친선우체부’를 파견했는데 외국어대 스페인어과 3년 K씨는 남미 국가에 7만통의 편지를 전달했다(동아일보 1963년 3월 1일자).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어떤 여성이 펜팔을 하던 남성을 만나려고 약속 장소로 정한 다방으로 나갔는데 서로 알아보려고 들고나오라고 한 하이네 시집을 품에 안고 나온 그 남성이 언니의 시동생, 즉 사돈 총각이었다는 것이다. 베트남에 파견된 장병들은 대부분 국내 친구들과 펜팔을 했다. 그중에 가장 많은 사람과 펜팔을 한 ‘펜팔 챔피언’은 백마부대 K(당시 37세) 하사로 188명을 펜팔 친구로 두고 있었으며, 하루에 30여통의 편지를 쓰고 15통을 받았다. 중국의 탁구 스타 자오즈민과 안재형의 국경을 뛰어넘은 사랑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은 펜팔이었고 귀순용사 김신조씨도 펜팔로 부인을 만났다. 그러나 건전한 교제 수단에서 벗어나 펜팔이 일으키는 부작용도 많았다. ‘무료 펜팔’을 빙자한 소개소가 판을 쳤고 주간지 뒷면은 ‘친구 구함’, ‘애인 구함’ 등의 문구를 넣은 펜팔 광고로 도배됐다. 펜팔을 미끼로 성폭행을 하거나 펜팔 친구의 돈을 송금받아 가로채기도 하는 등 펜팔은 범죄의 통로로 악용되기도 했다. 1972년 1월 28일 서울의 한 다방에서 해병 중사가 사제 폭탄을 터뜨려 2명이 숨졌다. 3년 전 베트남에 있을 때부터 P씨와 펜팔 교제를 해오던 중사는 P씨가 변심하고 가족들이 결혼을 반대하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이처럼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자신을 좋게 포장하며 서신을 교환하다 실제로 만나 보고는 실망해 일으키는 사건과 사고가 잦았다. 도시 처녀와 펜팔을 하던 농촌 총각이 처녀가 결혼을 거부하자 처녀를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전화와 온라인이 손편지를 밀어냈듯이 펜팔은 점점 사라졌고, 그 자리를 폰팔, 폰팅, 컴팔, 컴팅, 채팅이 메웠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박수근 ‘공기놀이’ 그림 23억원…서울옥션, 홍콩경매 낙찰률 79% 기록

    박수근 ‘공기놀이’ 그림 23억원…서울옥션, 홍콩경매 낙찰률 79% 기록

    서울옥션이 홍콩에서 진행한 경매가 민주화 시위로 불안한 홍콩 정세 속에서도 낙찰률 79%, 낙찰총액 약 66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최고가 낙찰 작품은 박수근(1914~1965)의 ‘공기놀이하는 아이들’이 기록했다.박수근의 ‘공기놀이하는 아이들’은 5일 홍콩 센트럴 SA+에서 열린 서울옥션 제30회 홍콩세일에서 1500만 홍콩달러(약 23억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기대를 모은 이우환(83)의 ‘동풍’(1984)은 1350만 홍콩달러(약 20억 7000만원)에 낙찰됐다. 모두 낙찰가 18%인 구매 수수료는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다. ‘공기놀이하는 아이들’은 서민의 소박한 일상을 화폭에 담은 박수근이 둥글게 둘러앉아 공기놀이하는 세 소녀를 특유의 우둘투둘한 화면에 담아낸 작품이다. 1960년대 초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뒷면에 서명이 있다. 이우환의 ‘동풍’은 대형 화폭에 담아낸 필치와 율동감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이우환의 ‘대화’와 ‘조응’도 각각 150만 홍콩달러(약 2억 3000만원), 98만 홍콩달러(약 1억 5000만원)를 기록했다.홍콩경매를 성공적으로 마친 서울옥션은 오는 30일 부산에서 기획 경매를 진행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초고령사회 예상 2025년 노인진료비 58조원…8년 새 83%↑”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 2025년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가 6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노인 진료비 중장기 추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현재 31조6527억원인 노인 진료비는 2025년 57조9446억원, 2035년 123조288억원, 2060년 337조1131억원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건보공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출 추계모형을 토대로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구조, 건강 상태,사망 관련 비용 변화 등을 고려한 요인별 예측 방법을 적용해서 이런 내용의 노인진료비를 추계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진료비 증가속도는 가파르게 빨라져 건강보험 노인 진료비는 2009년 총진료비의 31.6%인 12조4236억원에서 2018년 총진료비의 40.8%인 31조6527억원으로 10년간 22조2291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65세 이상 노인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의 40%를 넘어섰다.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연간 진료비는 2009년 257만4000원에서 2018년 454만4000원으로 늘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2%, 2017년에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14.2%인 711만명이다. 2025년에는 노인 인구의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20%는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사설] 큰 인명피해 낸 태풍 미탁, 잦아진 가을 태풍 철저히 대비해야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전국에서 11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되는 등 큰 인명피해가 났다. 사망·실종자가 11명이었던 2012년 태풍 볼라벤·덴빈 이후 최악의 인명피해다. 주택 침수와 시설 파손 등 재산피해도 속출했다. 지난달 13호 태풍 ‘링링’과 17호 태풍 ‘타파’가 할퀸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태풍 미탁까지 강타하면서 수확 시기를 앞둔 농어민들의 가슴도 무너져 내렸다. 태풍 미탁은 태풍 타파보다 세력이 약했지만, 해상이 아닌 내륙에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했고, 야간 취약 시간대에 남부와 동행안을 지나는등 몇 가지 요인이 겹치면서 예상보다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인명피해의 상당수는 산사태와 토사 붕괴가 원인이었다. 앞선 두 차례 태풍과 폭우로 지반과 축대 등이 약해진 상태에서 미탁이 몰고온 물폭탄과 강풍의 위력이 산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부산 사하구 야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3명이 숨지고, 1명이 매몰됐다. 경북 울진군 울진읍에서는 무너져내린 토사에 주택이 붕괴돼 60대 부부가 사망했다. 산사태의 위험성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비가 철저하지 못했던 건 아닌지 안타깝다. 올해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태풍은 7개로, 1959년 이후 60년 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9월에 발생한 가을 태풍의 영향을 3차례 받은 것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기후온난화 영향으로 앞으로 가을 태풍이 잦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수그러들지 않고 북서쪽으로 확장하면서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태풍 미탁의 실종자 수색과 피해 복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이달 중순 한반도에 상륙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우려스럽다. 자연 재난인 태풍을 피할 순 없지만, 인간의 노력에 따라 피해 규모는 줄일 수 있는 만큼 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신속한 복구와 지원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 등 피해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최대한 덜어주는 데 전력하기 바란다.
  • 2019 토지문학제 당선자 김지현씨 등 9명 선정

    2019 토지문학제 당선자 김지현씨 등 9명 선정

    2019 토지문학제 문학상 평사리문학대상 소설 부문 당선자로 김지현(본명 김인숙·52)씨가 선정됐다. 경남 하동군은 토지문학제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올해 토지문학제 문학상 심사결과 김지현씨 등 9명의 당선자가 확정됐다고 4일 밝혔다.평사리문학대상 소설 부문에는 서울 출신 김지현씨가 응모한 ‘멸치는 왜 산으로 갔을까’가 당선작으로 뽑혔다. 평사리문학대상 시 부문은 안광숙(47·사천)씨의 ‘멸치 똥’, 수필 부문은 박봉철(57·부산)씨가 응모한 ‘낙동강 어머니’, 동화 부문은 김진선(50·서울)씨의 ‘완벽하게 가출하기’가 각각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평사리청소년문학상(소설) 대상은 안양예술고 3학년 구송이(서울) 학생의 ‘호랑이의 한 켤레 신발’이 차지했다. 금상은 안양예술고 2학년 유수진 학생의 ‘미미’가 뽑혔고 광양고 3학년 최현지 학생의 ‘쏟아져 내리는’이 은상, 원광여고 3학년 정찬영 학생의 ‘고양이 호텔’이 동상에 각각 뽑혔다. 하동문학상 수상자는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60년 등단해 1997년 시집 ‘하동포구’를 출간한 하동읍 출신 정득복(82·수원)씨가 선정됐다. 당선작은 평사리문학대상 소설 부문은 1000만원, 시·수필·동화·하동문학상 부문은 각 500만원, 청소년문학상 대상은 100만원, 금상 70만원, 은상 50만원, 동상은 3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토지문학대상 시상식은 오는 12일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 주무대에서 열리는 2019 토지문학제 개회식때 한다. 토지문학제운영위에 따르면 올해 토지문학제 문학상 응모작품은 소설 부문 151건 180편, 시 160건 899편, 수필 97건 275편, 동화 69건 73편 등 모두 477건 1427편이 접수됐다. 청소년 문학상에는 17건 17편이 접수됐다. 당선자는 예심과 본심을 거쳐 선정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50년 전 최초로 달 밟은 인류의 ‘표정’ 최초 공개

    50년 전 최초로 달 밟은 인류의 ‘표정’ 최초 공개

    1969년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딛은 우주인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회색빛 달 표면에 흰색 우주복을 입고 성조기 앞에 선 우주인 버즈 올드린의 사진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해당 사진은 당시 가장 먼저 달에 발을 내딛은 닐 암스트롱이 촬영한 것으로, 옆으로 선 올드린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진을 보면서 단 한 번도 올드린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사진을 찍을 당시의 각도와 빛의 방향, 우주복 등의 이유로 사진 속 우주인의 표정이 선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 체셔에 사는 아마추어 사진작가 앤디 손더(45)는 우주복 헬멧 너머 우주인의 표정에 호기심을 가지고 사진을 편집하기 시작했고, 50년 전 달에 선 우주인의 표정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완성된 수정본 사진 속 올드린의 몸은 성조기를 향하고 있지만, 우주복 헬멧 안의 머리는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암스트롱을 향해 있었다. 고개를 비틀어 암스트롱을 향한 올드린의 얼굴에는 옅은, 그리고 감격에 찬 미소가 어려있다. 달을 최초로 밟은 우주인 중 한 명인 올드린의 표정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을 편집한 손더는 인류의 달 착률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해당 사진을 공개했다. 손더는 “이미 수 십 억명이 본 해당 사진 속 우주인의 진짜 모습에 호기심을 가졌다. 채도를 조정하고 얼굴 부분을 강조하는 작업 등을 통해 우주인의 표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진을 본 영국 왕립천문학회(Royal Astronomical Society)의 로버트 매시 박사는 “우주 공간에서 우주인의 얼굴을 담은 사진은 많지 않다”면서 “사진을 통해 1960년대에 있었던 인간의 위대한 여정을 되새기는 것은 매우 신선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광장] 신중국 70주년과 동북아 신냉전체제/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신중국 70주년과 동북아 신냉전체제/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중국의 건국 70주년 기념식은 동북아 신냉전(新冷戰) 체제가 엄습하고 있다는 상징적 행사였다.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은 패권국 미국과 맞짱 뜰 수 있다는 G2의 군사굴기 선언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날 톈안먼 망루에 올라 70년 전 “중국인이 일어섰다”고 외친 마오쩌둥처럼 ‘중화민국의 위대한 부흥’을 선언했다. 아편전쟁 이후 100년간의 굴욕과 치욕을 딛고 1949년 10월 1일 신중국을 건설한 중국 공산당이 세계 최강 미국을 뛰어넘겠다는 일종의 출사표인 것이다. 시 주석이 밝힌 것처럼 신중국 70주년을 맞은 중국의 길은 명확하다. 중국식 사회주의, 즉 정치적으로 마오쩌둥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공산당 영도와 경제적으로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귀결되는 국가자본주의라는 양대 축은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갈수록 증폭되는 미중 무역전쟁과 최근의 홍콩 사태,그리고 경제침체·빈부격차 등 대내외적 난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단합된 힘을 보여 주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 열광하는 중국인들의 함성과 비례해 이웃 나라들의 우려는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1978년 개혁개방 정책 이후 중국의 민족주의는 덩샤오핑의 유언(도광양회)을 받들어 은인자중하는 측면이 컸다. 때론 유연하고 때론 포용적인 측면이 강조되면서 주변 이웃 국들과 그리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과 대중 포위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의 민족주의 역시 호전적인 성격으로 변해 갔다.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화민족주의는 더욱 거칠어졌다. 이 시기에 일어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대표적이다. 힘을 통해 주변 국가들을 복속시키려는 패권주의적 본질도 서슴없이 드러냈다. 작금의 호전적 중국 민족주의의 뿌리는 마오쩌둥에 맥이 닿는다. 미중 패권 전쟁 개시와 함께 중국인들은 미국과 소련에 맞서 당당하게 ‘노’라고 말한 마오를 그리워한다. ‘동풍이 서풍을 제압한다’(東風壓倒西風)는 1960년대의 문화대혁명 당시 슬로건이 2019년 지금 중국 곳곳에서 나부끼는 이유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가 새겨야 할 대목이 있다. 글로벌 세계에서 자유, 평화, 인권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중시하지 않고는 선진국으로 존경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경제대국으로 성공하고 군사대국으로 근육질을 자랑한다고 해서 ‘중국 모델’이 세계인들의 박수 갈채를 받을 것이란 생각은 오산이다. 전후 경제적 성공 모델로 주목을 받았던 일본이었지만 그들의 추한 탐욕 때문에 ‘이코노믹 애니멀’(경제 동물)로 지탄을 받았지 않았던가. 세계의 리더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경제와 군사 측면의 하드웨어 이외에 보다 매력적인 정치적 이념과 문화 등의 소프트 파워가 필수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의 경제·군사적 성공은 하루아침에 국제사회의 역풍을 잉태한 대국주의로 변질될 소지가 많다. 개인이나 국가를 막론하고 이웃이나 남의 나라를 무시하거나 교만해지면 결국 퇴락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다. 최근 유혈사태로 번지고 있는 홍콩 사태를 보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패권경쟁으로 확대되면서 대한민국 역시 지정학적 딜레마에 처했다. 미중 간 패권 싸움은 단기에 끝날 성질의 것이 아니다. 향후 10년 이상 이어질 수도 있는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장치이지만, 중국을 포위하는 식으로 동맹을 확대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북한을 상대로 하는 한미동맹은 중국이 간섭할 수 없지만, 중국을 겨냥한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이자 동북아 중견국으로서 숙명적인 지정학적 딜레마를 극복하려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역사적 경험에 비춰 우리의 국익 극대화 법칙은 자명하다.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면 한반도는 미중 대립을 완화하는 완충·중립지대로 발전할 수 있다. 우리의 국익은 미국이나 일본과 다르다. 군사동맹국인 미국과 전략적 동반자이자 최대 경제협력국인 중국 사이에서 있는 만큼 편을 가르는 이분법적 시각은 위험하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한쪽을 골라 잡는 식의 편승외교는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히면서 영구 분단을 자초하는 길이다. oilman@seoul.co.kr
  • [포토다큐] 늙지 않는 솜씨, 익어 가는 손맛

    [포토다큐] 늙지 않는 솜씨, 익어 가는 손맛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이른 새벽, 서울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역 1번 출구 앞 골목길 한켠에 환하게 불이 들어와 있다. 제면기 소리와 반죽 치는 소리가 가득한 이곳은 요즘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마지막 남은 재래식 국수공장이다.1960년에 문을 연 이 공장은 80년대 초 이광희(80) 사장과 배우자 이분임(73)씨가 인수한 뒤 40년간 변함없이 운영되고 있다. 15평 남짓 좁은 공장 한편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재래식 국수 기계가 놓여 있다. 한때 3남매가 동거동락했던 골방은 창고로 변했다. 이 좁은 공간에서 생산되는 재래식 국수 맛은 세월이 흘러도 40년째 변함이 없다. 시중 국수 가격보다 비싸지만 한번 맛본 손님들은 계속해서 찾는다고 한다.이른 새벽부터 노부부가 밀가루 소금물 반죽 작업을 마치고 재래식 기계로 국수를 뽑아 내는 시간은 대략 오전 7시부터 9시 사이다. 이렇게 뽑아낸 국수 가락은 가게 앞, 골목 곳곳에 대여섯 시간을 널어 완전히 건조시킨다. 바싹 마른 국수 가닥을 칼로 길이를 맞춘 다음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한 묶음당 1.75㎏씩 무게를 맞춰 소박하게 신문지에 말아 판매한다. 단골손님들은 이 국수가 자연 바람으로 말린 까닭에 시중의 국수보다 차지고 맛이 더 좋다고 평가한다. 노부부는 “건강을 챙기셔야 한다”는 자녀들의 만류가 심해 한때 장사를 그만둘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단골손님들의 칭찬을 생각하며 아픈 몸을 이끌고 새벽부터 국수를 뽑는다고 한다.노부부는 “가루 반죽부터 건조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는 첨단 기계식으로 설비를 바꿀까도 생각했다”며 말문을 연 뒤 “60년째 돌아가는 재래식 국수 기계를 포함해 마지막으로 남은 재래식 국수 공장을 없애버리기엔 지난 40년 동안 운영했던 세월들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노부부는 “자녀들도 인수를 하지 않는다 하고, 인수할 사람도 없다”며 “우리가 국수를 뽑아 낼 수 있는 힘이 있을 때까지 계속 운영할 것”이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고소한 밀가루 반죽 향이 풍기는 면목동 골목길. 우리 시대 마지막 남은 60년 전통 재래식 국수공장엔 오늘도 노부부가 환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는다. 어른들에겐 어릴 적 추억을, 젊은 사람들에겐 ‘복고’ 국수공장의 아련한 체취를 선사하는 노부부에게 박수를 보낸다. 글 사진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구보씨, 오늘도 명동을 거닌다 - 서울 명동(明洞) 거리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구보씨, 오늘도 명동을 거닌다 - 서울 명동(明洞) 거리

    #소설가구보씨의일일 #박태원 #봉준호 “대낮에도 이 거리는 행인이 많지 않다. 참 요사이 무슨 좋은 일 있소. 맞은편에 경성 우편국 3층 건물을 바라보며 구보는 생각난 듯이 물었다. 좋은 일이라니...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박태원, 1934> 작품 속 구보(仇甫)는 일제 강점기 경성부에 살고 있는 26살 소설가 청년으로 등장한다. 사실 구보는 바로 소설가 박태원(1910-1986)이다. 왜냐하면 그의 호(號)가 ‘구보’이기 때문이다.또한 구보 박태원은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외할아버지이기도 하다. 외할아버지인 박태원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 시절 명치정(明治町:지금의 명동)을 걷고 또 걸어 다니는 무기력한 지식인 ‘구보’를 통해, 손자인 봉준호는 2000년대 서울의 한 대저택 지하실에 숨어 들어간 자본주의 시대의 무능력한 가장 ‘기택’(송강호 분)을 통해 살고 있던 시대의 뒤안길을 각자의 예술적 방식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구보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걷는다. 서울의 명동(明洞)이다.명동은 현재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행정동이자 서울의 대표적인 금융, 서비스, 관광 산업의 밀집지역으로 전국 최고의 상권을 자랑한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9년 기준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데 명동 8길(충무로 1가)의 한 화장품 가게의 ㎡당 가격이 1억8300만원으로 단연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다. 참고로 공시지가의 가격이 이러하니 실거래가는 일반인의 어림으로는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다. 금싸라기 땅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곳이 명동이다. #명례방 #남산골샌님 #전국공시지가1위그러나 예전의 명동은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원래 이 지역은 조선 시대 한성부 5부 49방 중 명례방(明禮坊)이라 불린 곳으로 남산(南山)의 북사면에 위치해 있기에 금싸라기는커녕 하루종일 해도 잘 들지 않는 땅이었다. 그러하니 주거지로서는 서울 5촌 중에서도 최악인 땅으로 권력을 잃은 남인세력들이 이곳에 주로 터를 잡고 살았다. 말 그대로 꼬장꼬장하면서도 양반 자존심 하나로 똘똘 뭉쳐, 얼어 죽어도 겻불은 쬐지 않던 ‘남산골 샌님’들이 살았던 곳이 바로 명동이다.그러다 명동이 지금과 같은 번성기를 맞기 시작한 때는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시기부터다. 명동을 명치정(明治町)이라 불렀는 데, 메이지(明治)라는 표현이 일본의 ‘메이지유신(明治維新)’과 표현이 일치하였기에 일본인들은 명동을 ‘메이지초’라 불렀으며 각종 고급 상점 및 은행, 식당 등이 본격적으로 명동에 들어선다. 구보가 차를 마시던 옛 미쓰코시 백화점(현 신세계 백화점)을 비롯하여 조선은행(현 한국은행), 경성우편국(현 서울중앙우체국 터), 명동성당, 메이지좌(明治座: 현 명동예술극장), 식산은행 (현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조선저축은행(구 제일은행 본점), 경성전기주식회사(현 남대문 한국전력공사) 등은 여전히 명동의 주요 근대 역사 흔적으로 남아 있다.해방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명동에는 1960년 때까지 다양한 예술인들이 모여 토론하고 작업하는 다방문화가 유행하였고,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히피문화가 유행하여 ‘쎄시봉’이나 ‘쉘부르’와 같은 통기타 생음악 카페들이 명동 골목마다 들어선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강남권 개발과 여의도 금융지구의 발전으로 인해 명동지역은 한때 침체기를 맞는 듯 하였으나 199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필수 방문 거리가 되어 여전히 옛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명동(明洞) 거리에 대한 방문 10문답> 1. 방문 추천 정도는? - ★★★ (★ 5개 만점) - 근대 역사 투어를 목적으로 가면 꽤나 의미있는 여행이 된다. 2. 누구와 함께? - 반드시 문화해설사님과 함께. 서울 중구청에서는 4인 이상 단체의 경우 문화 해설프로그램 운영(중구청 문화관광과 3396-4623(02)) 3. 가는 방법은? - 지하철 4호선 명동역이나 지하철 2호선 을지로 입구역 하차 4. 명동 여행의 특징은? - 1930년대 우리나라 근대 문화의 시발점이자 해방이후 80년대까지 한국 소비 문화의 중심지. 역사적 의미가 의외로 짙은 곳이다. 5. 유명도는? - 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목적지를 정하고 가는 것이 좋다. 6. 명동 관광 순서는? - ①명동문화공원→②명동성당→③윤선도 집터→④이회영?이시영 6형제 집터 → ⑤장악원터(동양척식주식회사터, 나석주의사 동상) → ⑥경성주식현물취인소 터 → ⑦한국전력 사옥 → ⑧남대문로 → ⑨중국대사관거리, 한성소학교 → ⑩한국은행 앞 광장(신세계백화점, 한국은행, 서울중앙우체국) → ⑪대연각 뒷골목 → ⑫중앙로(옛 문화명소인 명동아동공원터, 오비스케빈터, 쉘부르터 등) → ⑬명동예술극장 → ⑭유네스코회관(문예서림터, 은성주점터) 7. 토박이들로부터 확인한 추천 먹거리는? - 백년식당이 남아 있는 곳. 명동 대표 식당 리스트다. 곰탕 ‘하동관’, 꼬리곰탕 ‘은호식당’과 ‘진주집’, 한식 ‘잼배옥’, 서울식 추어탕 ‘용금옥’, 평양냉면 ‘우래옥’, 이북식냉면 ‘강서면옥’, 함흥냉면 ‘오장동 함흥냉면’,‘명동할매낙지’, 설렁탕 ‘문화옥’, 비빔밥 ‘전주 중앙회관’, ‘고려삼계탕’, 콩국수 ‘진주회관’ 8. 홈페이지 주소는? - 명동 여행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http://www.junggu.seoul.kr/tour/ 으로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남산 주변, 광화문, 남대문 시장 10. 총평 및 당부사항 - 명동은 너무 유명해서 외국인 관광지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해야 하는 역사적 증거들의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근대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명동(明洞)을 쇼핑 공간이 아닌 역사 공간으로 접근한다면 여행의 발걸음이 깊은 의미가 있을 듯 하다. 명동 여행 전 서울 중구청 홈페이지 방문은 필수!!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발라드 일색 안방 벗어나는 케이팝…수출용 ‘아이돌 어벤저스’팀 납시오

    발라드 일색 안방 벗어나는 케이팝…수출용 ‘아이돌 어벤저스’팀 납시오

    해외선 케이팝이 메탈 제치고 선호 장르 SM, 아이돌 아티스트 모아 美 시장 노크 “지금은 케이팝·라틴 음악의 시대” 단언도국내 음악 시장 지형도가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에 없던 케이팝 열풍이 불고 있지만 태생지에서는 오히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대신 발라드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분위기다. ‘내수용’ 음악으로 성장한 케이팝은 이제 ‘수출용’을 염두에 두고 더 넓은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일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이 발표한 9월 월간차트는 온통 발라드 물결이다. 폴킴의 ‘안녕’이 1위로 올라섰고 마크툽의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2위), 휘인의 ‘헤어지자’(5위), 케이시의 ‘가을밤 떠난 너’(6위) 등이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인기 드라마의 영향도 컸다. 거미의 ‘기억해줘요 내 모든 날과 그때를’(4위) 등 ‘호텔 델루나’ OST가 다수 올랐고, ‘멜로가 체질’ 주제가인 장범준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7위)가 인기를 모았다. 아이돌 댄스곡은 18위까지 내려가야 선미의 ‘날라리’를 볼 수 있고, 30위 안에서는 있지의 ‘아이시’(26위)와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27위)가 남아 있다.2010년 전후로 시작된 음원 차트의 아이돌 댄스곡 초강세가 최근 몇 년간 주춤하더니 올해를 기점으로 발라드의 상승세로 역전됐다. 한동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인기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커버 영상은 대부분 발라드이고, 많은 이들이 찾는 코인노래방에서도 역시 발라드 선곡이 강세”라며 트렌드 변화를 짚었다. 일각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 효과를 거론하면서 현재 음원 차트 상위권 절반가량이 다소 생소한 뮤지션들의 곡으로 채워진 이유를 설명한다. 다만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가 음원 사재기 조사에서 해당 의혹을 밝히지 못한 뒤 원인을 알 수 없는 역주행 곡들이 점점 늘었고, 음원 차트가 여기에 영향을 받은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반면 ‘BTS(방탄소년단) 신드롬’ 이후 해외에서 한국형 아이돌 음악을 중심으로 한 케이팝 인기는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최근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선호되는 음악 장르’ 순위에서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은 케이팝은 메탈, R&B, 클래식을 제치고 7위에 올랐다. 케이팝 아이돌 신곡이 해외 아이튠즈 차트 등에서 성과를 내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 됐다. 해외 진출에 힘을 싣는 아이돌도 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2일 그룹 슈퍼M 론칭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진출을 위한 프로젝트 그룹의 출발을 알렸다. 샤이니 태민, 엑소 백현·카이, NCT 127 태용·마크, 중국에서 활동 중인 웨이션V 루카스·텐 등 7명의 소속 아티스트를 모은 ‘어벤저스 팀’이다. SM은 지난해 미국 대형 종합음악회사인 캐피톨뮤직그룹(CMG)과 손잡고 NCT 127의 미국 프로모션을 진행한 데 이어 슈퍼M을 통해 미국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블랙핑크는 지난 4월 ‘킬 디스 러브’를 낸 뒤 국내 음악 방송 활동은 2주 이내로 최소화했다. 국내 활동 직후 세계적인 음악 축제인 미국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무대에 섰고 북미 투어를 진행하며 해외 팬들과의 접점을 넓혔다. 몬스타엑스는 최근 미국 NBC ‘엘런 드제너러스 쇼’ 등에 출연하며 차세대 한류스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연말 미국을 대표하는 ‘징글볼’ 투어에 케이팝 가수 최초로 합류한 데 이어 2년 연속 참가한다. 이들은 ‘후 두 유 러브?’, ‘러브 유’ 등 영어 음원을 차례로 발표하며 현지화 전략에도 앞장서고 있다. 에이티즈, VAV, 에버글로우 등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아이돌도 해외에서 먼저 팬덤을 모은 한류스타다. 수천만 조회수 뮤직비디오를 보유한 이들은 미주·유럽 등을 돌며 공연을 연다.케이팝의 미래에 대한 글로벌 음악 시장의 전문가들의 낙관이 이어진다. 지난 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뮤직페어’에 참석한 니콜 프란츠 CMG 수석부사장은 “NCT 127의 멕시코시티 콘서트에서 스페인어로 환호하다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팬들을 봤다. 공연장 주변은 자녀들을 기다리는 부모 수천명이 장사진을 이뤘다”며 가장 놀라운 장면 중 하나로 꼽았다. 이어 “아직 케이팝을 경험하지 못한 미국인 중에서도 팬이 될 사람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필 콰르타라로 미국 트라이포드 파트너스 대표는 “비틀스가 1960년대를, 스파이스 걸스가 1990년대를 대표했다면 지금은 케이팝과 라틴 음악의 시대”라고 단언했다. 그는 “20년 전 라틴 음악 비즈니스 관계자가 ‘미국 시장에서 라틴음악이 성공하겠느냐’ 물었는데, 지금은 미국 전역을 주름잡고 있다”며 “지난 몇 년간 미국 팝 음악계는 별 특색과 매력이 없었고, 이 틈을 케이팝이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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