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60년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성동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대리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25명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 심리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243
  • 얼굴 너머로 내면 파고든 시대의 초상

    얼굴 너머로 내면 파고든 시대의 초상

    초상화는 정지된 한순간을 포착해 인물의 내면까지 보여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꿰뚫는 통찰이 담겨 있다. 자기 과시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때론 감추고 싶은 속내가 은연중 표출되는 게 초상화의 묘미다. 사진이 발명되기 이전 역사 속 인물을 대면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던 초상화가 ‘셀피’(셀프 카메라) 홍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500년을 넘나드는 세기의 초상화가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해외 문화재 특별전시로 개최하는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에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 전문 미술관인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의 소장품 78점을 처음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1856년 문을 연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은 영국뿐 아니라 세계 역사와 문화에 기여한 인물들의 초상화를 소장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그림을 넘어 사진까지 범위를 넓혔으며, 백인 상류층 위주에서 다양한 인종과 소수 계층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왕족을 제외하고 사후 10년이 지난 인물의 초상화’라는 원칙도 바꿔 생존 유명인의 초상화도 수집한다. 1991년생인 대중 뮤지션 에드 시런의 초상화가 소장 목록에 포함된 배경이다. 전시는 ‘명성’, ‘권력’, ‘사랑과 상실’, ‘혁신´, ‘정체성과 자화상’ 등 5개 주제별로 73명의 작가가 그린 76명의 인생 이야기를 펼친다. 양수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우리가 잘 모르는 인물이라도 초상화를 마주하면서 교감할 수 있도록 책과 음악 등 다양한 아카이브 공간을 함께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인물은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다. 셰익스피어 생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일한 회화 형태의 초상화로, 동시대 배우 겸 화가 존 테일러가 그렸다는 기록이 전한다. 예술성보다는 역사적 가치에 주목해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맨 처음 소장한 작품이다. 수백년 세월에도 여전히 빛나는 그의 명성을 이 한 장의 그림이 대변한다. 튜더왕조의 마지막 군주 엘리자베스 1세(1533~1603)는 권력과 권위의 표상으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극대화한 초상화를 남겼다. 1575년쯤 나무에 유화로 그린 초상화에서 그는 가문의 상징인 붉은 장미를 들고, 순수를 의미하는 진주와 불사조 모양의 장신구로 치장했다.절대왕권이 사라진 현대사회에서 권력은 정치 이외에 사회, 문화적인 영향력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주인공인 패션지 ‘보그’ 편집장 애나 윈터, 월드와이드웹(WWW)을 발명한 팀 버너스 리의 초상은 일상적이고 소박하게 변화한 권력의 이미지를 흥미롭게 보여 준다.초상화 본질은 무엇보다 정체성의 투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화상은 더 주목할 만하다. 17세기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초상화가 안토니 반다이크는 생전에 많은 자화상을 그렸는데, 한 인간이자 예술가로서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정신을 보여 준다. 데이비드 호크니, 루치안 프로이트의 자화상도 마찬가지로 인상적이다. 고전적인 유화에서 사진, 조각, 홀로그램, LCD스크린까지 초상화의 다채로운 변화상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크다. 그레이슨 페리의 ‘시간의 지도’(2013)는 작가가 인생에서 겪은 감정과 경험을 성곽 도시의 지도 형태로 그린 그림인데 이를 자화상으로 분류해 전시 마지막에 배치한 점도 이채롭다. 초상화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전시는 8월 1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신고전주의 회화, 조각, 도자기…피카소의 다채로운 예술을 만나다

    신고전주의 회화, 조각, 도자기…피카소의 다채로운 예술을 만나다

    한 남자가 손으로 턱을 괸 채 편지를 읽고 있다. 옆에 앉은 남자는 위로하듯 동료의 등에 팔을 두르고 편지를 함께 들여다보는 중이다. 수심이 깃든 둘의 얼굴이 일란성 쌍둥이처럼 닮았다.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1921년에 그린 ‘편지읽기’는 1차 세계대전 직후 입체주의에서 신고전주의로 관심을 돌렸던 시기에 제작한 대표작이다. 같은 공간에 걸린 ‘피에로 복장의 폴’(1925)은 피카소의 첫 아들 폴을 모델로 한 사실주의 작품이다. 피카소 팬이 아니라면 “이런 그림도 그렸나” 놀랄 만하다.한국전쟁의 참상을 소재로 한 ‘한국에서의 학살’ 국내 첫 전시로 관심을 모은 ‘피카소 140주년 특별전’이 피카소의 다양한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만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지난 1일 개막한 전시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으로 입장 인원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하루 1000명 이상 관객을 불러모으며 순항 중이다. 전시를 주관한 비채아트뮤지엄 전수미 관장은 “‘한국에서의 학살’을 보러 왔다가 신고전주의 화풍의 회화와 조각, 도자기 등 기존에 접하기 어려웠던 피카소의 작품들에 놀라는 관람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 소장품 110여점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190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피카소의 시기별 작품들을 망라했다. 독특한 화법과 표현방식으로 20세기 거장으로 추앙받는 피카소의 예술 여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조각은 회화와 함께 피카소가 초기부터 병행해 온 작업이다. 기타를 해체해 평면에 붙인 ‘기타와 배스병’(1913)은 현대 조각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추정가 800억원으로 이번 전시 출품작 중 최고가다. 1948년 지중해 연안 도자기마을 빌로리스에 정착한 후 새롭게 도전한 도자기 작품들과 1930년에서 1937년까지 제작한 판화 ‘볼라르 연작’ 등은 피카소의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 준다. 피카소가 사랑한 여인들을 모델로 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입체파시대를 함께했던 페르낭드 올리비에, 젊은 나이에 병사한 에바 구엘, 첫 부인인 러시아 발레단 무용수 올가 코클로바, 마흔다섯 살에 만난 열일곱 살의 뮤즈 마리 테레즈 발테르, 피카소의 두 자녀를 낳은 프랑수와즈 질로 등 많은 여성들과의 인연이 시기마다 독창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한편 ‘한국에서의 학살‘(1951)은 ’게르니카‘(1937), ’시체구덩이‘(1944~1946)와 더불어 피카소의 3대 반전 예술 작품 중 하나다. 프란시스코 고야와 에두아르 마네의 역사화 구도를 본떠 보편적인 전쟁의 잔혹성을 고발했다. 전시는 8월 29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얼굴 너머로 내면 파고든 시대의 초상

    얼굴 너머로 내면 파고든 시대의 초상

    초상화는 정지된 한순간을 포착해 인물의 내면까지 보여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을 꿰뚫는 통찰이 담겨 있다. 자기 과시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때론 감추고 싶은 속내가 은연중 표출되는 게 초상화의 묘미다. 사진이 발명되기 이전 역사 속 인물을 대면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던 초상화가 ‘셀피’(셀프 카메라) 홍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500년을 넘나드는 세기의 초상화가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해외 문화재 특별전시로 개최하는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에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 전문 미술관인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의 소장품 78점을 처음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1856년 문을 연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은 영국뿐 아니라 세계 역사와 문화에 기여한 인물들의 초상화를 소장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그림을 넘어 사진까지 범위를 넓혔으며, 백인 상류층 위주에서 다양한 인종과 소수 계층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왕족을 제외하고 사후 10년이 지난 인물의 초상화’라는 원칙도 바꿔 생존 유명인의 초상화도 수집한다. 1991년생인 대중 뮤지션 에드 시런의 초상화가 소장 목록에 포함된 배경이다.전시는 ‘명성’, ‘권력’, ‘사랑과 상실’, ‘혁신‘, ‘정체성과 자화상’ 등 5개 주제별로 73명의 작가가 그린 76명의 인생 이야기를 펼친다. 양수미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우리가 잘 모르는 인물이라도 초상화를 마주하면서 교감할 수 있도록 책과 음악 등 다양한 아카이브 공간을 함께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인물은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다. 셰익스피어 생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일한 회화 형태의 초상화로, 동시대 배우 겸 화가 존 테일러가 그렸다는 기록이 전한다. 예술성보다는 역사적 가치에 주목해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맨 처음 소장한 작품이다. 수백년 세월에도 여전히 빛나는 그의 명성을 이 한 장의 그림이 대변한다. 튜더왕조의 마지막 군주 엘리자베스 1세(1533~1603)는 권력과 권위의 표상으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극대화한 초상화를 남겼다. 1575년쯤 나무에 유화로 그린 초상화에서 그는 가문의 상징인 붉은 장미를 들고, 순수를 의미하는 진주와 불사조 모양의 장신구로 치장했다.절대왕권이 사라진 현대사회에서 권력은 정치 이외에 사회, 문화적인 영향력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주인공인 패션지 ‘보그’ 편집장 애나 윈터, 월드와이드웹(WWW)을 발명한 팀 버너스 리의 초상은 일상적이고 소박하게 변화한 권력의 이미지를 흥미롭게 보여 준다. 초상화 본질은 무엇보다 정체성의 투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화상은 더 주목할 만하다. 17세기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초상화가 안토니 반다이크는 생전에 많은 자화상을 그렸는데, 한 인간이자 예술가로서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정신을 보여 준다. 데이비드 호크니, 루치안 프로이트의 자화상도 마찬가지로 인상적이다.고전적인 유화에서 사진, 조각, 홀로그램, LCD스크린까지 초상화의 다채로운 변화상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크다. 그레이슨 페리의 ‘시간의 지도’(2013)는 작가가 인생에서 겪은 감정과 경험을 성곽 도시의 지도 형태로 그린 그림인데 이를 자화상으로 분류해 전시 마지막에 배치한 점도 이채롭다. 초상화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전시는 8월 1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F22 랩터, ‘얼룩무늬’에 숨겨진 비밀

    [밀리터리 인사이드] F22 랩터, ‘얼룩무늬’에 숨겨진 비밀

    1950년대까지는 ‘속도 경쟁’…도장 기피베트남전에서 군복처럼 ‘다색 위장’ 도입지상에서 봤을 땐 위장 효과 거의 없어최근엔 ‘명도 조절’ 반음영 위장패턴 대세고속으로 기동하는 전투기 입장에서 가장 큰 위협은 ‘레이더’입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레이더파를 흡수하는 ‘스텔스 기술’로 집요한 추적을 따돌렸습니다. 스텔스 기술을 극대화한 미국의 ‘F22 랩터’는 세계 최강 전투기로 불립니다. 그런데 이 최첨단 전투기가 의외로 사람의 ‘눈’을 의식해 만든 장치가 있습니다. 바로 ‘얼룩무늬’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부터 1950년대 냉전기까지 엔진, 무장 등의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했지만 유독 항공기 도장 기술은 제자리 걸음을 했습니다. 레이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굳이 시각 위장까지 신경써야 하느냐”는 인식이 생기게 된 거죠.●초기엔 군복처럼 ‘다색 위장’ 도입 9일 한국산학기술학회 논문지에 실린 ‘항공기 시각 탐지 감소 위장기술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 발달로 초음속기가 등장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당시엔 ‘페인트 무게를 줄이고 표면 마찰력을 낮추면 더 높은 속도를 낼 수 있다’며 아예 아무런 색을 칠하지 않는 것을 반길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소화기로도 군용 항공기가 피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대책을 고민하게 됩니다. 베트남전이 발발한 1960년대엔 밀림 지역을 비행하는 군용 항공기가 발각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다색 위장패턴’이 개발됐습니다. 진녹색과 흑색, 연갈색 등의 색상을 섞어 위장 효과를 높였습니다. 특히 항공기보다 높은 지역에서 아래로 내려다볼 때 위장 효과가 높았습니다.당시 많이 쓰였던 정찰기 ‘RF101 부두’는 빠른 속도에도 불구하고 단색을 사용했을 때 육안 요격 실패 확률은 11%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여러 색상을 섞어 도장한 결과 육안 요격 실패율이 44%로 4배로 높아졌습니다. 11㎞ 거리에선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다색 패턴은 당시 최강 전투기였던 ‘F4 팬텀’에도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전투기 동체 윗면을 내려다볼 땐 위장효과가 높았지만, 땅에서 하늘을 볼 때는 위장 효과가 거의 없었습니다. 아니, 단색인 연회색으로 칠한 것보다 오히려 눈에 더 잘 띄이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지상에 있는 북베트남군의 입장에선 위장 효과가 크지 않았을 겁니다. 이 방법은 저고도 무인기, 헬기에 알맞은 기술입니다.●도드라진 곳은 어둡게, 어두운 곳은 밝게 이런 단점을 보완해 개발된 것이 ‘반음영 위장패턴’입니다. 낮에 활동하는 ‘주행성 동물’의 몸체 아래가 밝은 색을 띄는 것에서 착안한 기술입니다. 일반적으로 그늘이 지는 몸통 아랫부분은 다른 부위에 비해 눈에 잘 띄입니다. 반대로 위쪽의 툭 튀어나온 부위는 햇빛이 반사돼 더 도드라져 보입니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밝은 부위는 명도를 낮춰 어둡게 만들고, 어두운 부위는 명도를 높여 밝게 만드는 것이 반음영 위장패턴입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체가 평평하게 보이고, 먼 거리에서 형태를 구분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미국의 ‘F22 랩터’와 러시아의 ‘Su57 파크파’가 이 기술을 적용한 대표적인 기체입니다. 우리가 개발 중인 ‘KF21 보라매’에도 적용됩니다. 사실상 최신 기체에 대부분 적용되는 기술인 겁니다. 다만, 이 기술도 단점이 있습니다. 지상에 근접할수록 다색 위장패턴과 반대로 눈에 띄일 확률이 높아집니다.군복에 주로 쓰이는 ‘픽셀 위장패턴’도 최신기술입니다. 실험 결과 체크무늬 위장은 일반 도색과 비교해 시각 탐지를 7.5% 가량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높은 위장 효과에 비해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도장 작업이 복잡해 널리 쓰이진 못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유지보수가 쉬운 ‘단색 위장패턴’은 널리 쓰입니다. ‘CH-47F 치누크 헬기’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산림지역과 사막지역에 적합한 녹색, 연갈색을 다색 위장패턴으로 만들지 않고 하나의 색으로 섞어 쓴 결과 두 지역에서 모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항공모함의 함재기도 대체로 바다에서 눈에 띄지 않도록 회색으로 통일돼 있습니다. 사람의 눈을 신경쓸 필요가 없는 고공정찰기는 아예 검은색으로 칠하기도 합니다. ●‘오징어’ 발광술도 적용…‘반대 조명’ 기술반음영 위장패턴을 더 발전시킨 ‘반대 조명’도 있습니다. 반대 조명은 항공기에 색을 입히는 대신 ‘발광 장치‘를 달아 배경인 하늘과 명도 차이를 최소화하는 방식입니다. 변신의 귀재 ‘오징어’가 사용하는 기술과 똑같습니다. 오징어도 자유자재로 몸의 색을 변화시키고 스스로 빛을 내 주변 속으로 몸을 숨기는 기술이 있습니다. 실험도 성공적이었습니다. 길이 2m의 무인기를 1000피트(약 305m) 고도로 날도록 실험했더니, 발광 장치가 켜질 때는 하늘과 똑같은 색상으로 변해 눈으로 찾아낼 수 없게 됐습니다. 미 공군은 전투기 캐노피 색상을 바꾸는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성인남성보다 커…미국서 거대 철갑상어 발견 “수명 100년 넘어”

    성인남성보다 커…미국서 거대 철갑상어 발견 “수명 100년 넘어”

    미국 미시간주를 흐르는 디트로이트강에서 100년 이상 살아온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철갑상어 한 마리가 발견됐다. 관련 연구자들은 ‘진짜 강의 괴물’이라고 할만한 크기를 지닌 이 생명체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7일(이하 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미시간주 앨피나 어류·야생동물보호국은 지난달 30일 디트로이트강에서 몸길이 약 2.1m, 무게 약 110㎏에 달하는 이 철갑상어를 포획했다. 이들 전문가는 해당 철갑상를 지금까지 미국에서 확인된 개체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라고 밝히면서도 허리둘레 등 크기로부터 100년 넘게 살아온 암컷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기관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철갑상어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유하면서도 “이 암컷은 1920년쯤 디트로이트가 미국 제4의 도시가 된 시기에 디트로이트강에서 부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해당 철갑상어는 북아메리카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인 호수철갑상어(학명 Acipenser fulvescens)라는 종으로, 캐나다 허드슨만부터 미국 미시시피강 유역에 걸쳐 서식한다. 움직임이 느리고 호수나 강바닥의 모래나 자갈 서식지를 선호하며 산란기에는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어류·야생동물국에 따르면, 수컷 철갑상어의 수명은 50년에서 60년 정도이지만, 암컷의 경우 최대 150년까지 살 수 있다. 철갑상어는 남획과 서식지 소실로 개체 수가 줄고 있는데 이들이 발견되는 20개주 중 19개주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한편 이번에 확인된 개체는 조사를 마친 뒤 무사히 원래 강으로 돌려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앨피나 어류·야생동물보호국/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안 내놓나, 못 내놓나’ 中 인구 센서스 미스터리

    ‘안 내놓나, 못 내놓나’ 中 인구 센서스 미스터리

    중국에서 10년 단위로 이뤄지는 인구 센서스 결과가 전 세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해 마무리된 통계 발표가 지금까지 미뤄지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출생율 급감과 사망률 급증이 겹쳐 14억명 아래로 떨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중국의 7차 인구 센서스가 국가 최악의 기밀 사항이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4월 초까지 인구 통계를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도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중국 인구가 논란이 된 것은 올해 1월부터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2020년 국가 통계’를 발표하면서 인구 분야만 쏙 빼놨다. 당시 정부는 “10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센서스 결과로 대체하고자 공개를 미뤘다. 4월 초에는 통계를 내놓겠다”고 했다. 중국은 10년마다 인구 센서스를 하는데 최근 조사는 지난해 실시됐다. 인구 통계 발표가 지체되자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추정은 ‘중국의 통계 학자들이 검증에 시간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처럼 인구가 10억명이 넘는 나라에서 전국 통계를 취합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중국이 세계 1위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전환기에서 사회 정책 마련의 초석이 될 인구 집계에 신중을 기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이 가설이 맞다면 중국 정부의 발표 지연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출산율이 급감해 대책 마련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중국 국가통계국은 “2019년말 기준 중국 인구가 전년 대비 467만명 증가한 14억 5만명”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가파른 인구증가를 막고자 1978년 ‘한 자녀 정책’을 도입했다가 인구 고령화가 심해지자 2016년 두 자녀를 허용했다. 그럼에도 출산율은 반등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감염병 사태로 가임 여성들이 임신을 꺼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신생아 수가 크게 줄었을 수 있다. 만약 중국의 인구가 14억명 아래로 떨어졌다면 중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조만간 ‘세계 최대 인구대국’ 자리를 인도에 내줄 가능성이 크다. 통계 발표를 하면서 새 경제·사회 대책도 제시해야 한다. 사회주의 국가 특성상 이는 극비에 부쳐질 수밖에 없어 통계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러스 사태로 엄청난 사망자가 생겨난 탓에 이를 통계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지 고심하고 있다는 추정도 있다. 앞서 홍콩 빈과일보는 첫 집단감염 발생지역인 후베이성 우한의 연금 수령자 수를 근거로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줄여서 발표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후베이성 민정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분기에만 80세 이상 연금 수령자 명단에서 15만여명이 사라졌다”며 “후베이성 공식 발표보다 최소 5배가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60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960∼1961년 대기근의 여파로 인구가 감소한 이후 처음이다. FT 보도대로면 중국 인구가 통상 예측보다 훨씬 빨리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접어었다는 것을 뜻한다. 곧바로 중국 국가통계국은 웹사이트에 올린 한줄짜리 성명에서 “중국 인구는 2020년에도 계속 증가했다”고 반박했지만 구체적인 자료는 내놓지 않았다. SCMP는 “중국의 출산 제한이 결과적으로 자멸적인 정책으로 판명됐다. 중국도 한국과 일본, 대만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면서 “중국은 일본보다 훨씬 더 빠르게 늙어 가고 있다. 중국의 연금 및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대규모 정전 부르는 ‘코인 채굴’ 금지령

    대규모 정전 부르는 ‘코인 채굴’ 금지령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 투기 열풍으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가상화폐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는데도 채굴을 단속하거나 금지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채굴업체 한 곳당 많게는 수만 대의 컴퓨터를 24시간 가동하고 그 열기를 식히고자 냉방시설까지 돌리다 보니 대규모 정전 사태가 생겨 나는 등 전력난이 심해져서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의 성지’로 불리는 중국 내몽골자치구에서 지역 정부가 채굴업체들에 ‘2개월 안에 공장을 폐쇄하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별다른 기반 산업이 없는 내몽골에서는 전기료와 인건비가 저렴하다. 이를 노리고 비트코인 업체들이 대거 몰려와 가상화폐를 캔다. 전 세계 비트코인의 약 8%가 여기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몽골 자치정부가 채굴장 폐쇄 방침을 굳힌 것은 최근 중앙정부로부터 “에너지 소비를 통제하지 못한 유일한 지방정부”라고 질책받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내몽골 정부는 “올해 화력 발전용 석탄 사용 증가량을 3000만t 이내로 묶으려고 했지만, 가상화폐 채굴장 때문에 실제로는 1억 8000만t이 넘을 것 같다”고 발표했다. ‘2060년 온실가스 제로(0)’를 선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선언을 무색하게 하는 상황이기에 최고지도부가 칼을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달 흑해 연안의 압하지야 자치공화국도 비트코인 채굴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2022년 5월까지 모든 종류의 가상화폐 채굴을 막고 이를 어기면 최대 3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골자다. 인구 24만명인 압하지야(현재 미승인국)는 전력 요금이 한국의 10%에 불과하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비트코인 채굴업체만 600여곳에 달한다. 이들이 써대는 전기 때문에 매일 밤 1~2시간씩 전국의 전력 공급을 차단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순위 6위인 이란도 지난해 말부터 채굴 공장 때문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생겨 나자 올해부터 가상화폐 채굴장 1000여곳을 강제 폐업시켰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부터 가상화폐 사용을 전면 금지한 터키는 자국 가상화폐 거래소 ‘토덱스’ 설립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터키에서는 경제 불안 등으로 자국 통화인 리라의 가치가 급락하자 주민들이 가상화폐로 물건을 사고파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터키 정부는 자국 화폐를 보호하고자 가상화폐 규제에 착수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가상화폐로 몸살 앓는 세계…연일 상승에도 채굴 금지국 늘어

    가상화폐로 몸살 앓는 세계…연일 상승에도 채굴 금지국 늘어

    각국 정부가 비트코인 투기 열풍으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가상화폐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는데도 채굴을 단속하거나 금지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채굴업체 한 곳당 많게는 수만 대의 컴퓨터를 24시간 가동하고 그 열기를 식히고자 냉방시설까지 돌리다보니 대규모 정전 사태가 생겨나는 등 전력난이 심해져서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의 성지’로 불리는 중국 내몽골자치구에서 지역 정부가 채굴업체들에게 ‘2개월 안에 공장을 폐쇄하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별다른 기반 산업이 없는 내몽골에서는 전기료와 인건비가 저렴하다. 이를 노리고 비트코인 업체들이 대거 몰려와 가상화폐를 캔다. 전세계 비트코인의 약 8%가 여기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몽골 자치정부가 채굴장 폐쇄 방침을 굳힌 것은 최근 중앙정부로부터 “에너지 소비를 통제하지 못한 유일한 지방정부”라고 질책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내몽골 정부는 “올해 화력 발전용 석탄 사용 증가량을 3000만t 이내로 묶으려고 했지만, 가상화폐 채굴장 때문에 실제로는 1억 8000만t이 넘을 것 같다”고 발표했다. ‘2060년 온실가스 제로(0)’를 선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선언을 무색케 하는 상황이기에 최고지도부가 칼을 꺼낸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달 흑해 연안의 압하지야 자치공화국도 비트코인 채굴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2022년 5월까지 모든 종류의 가상화폐 채굴을 막고 이를 어기면 최대 3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골자다. 인구 24만명인 압하지야(현재 미승인국)는 전력 요금이 한국의 10%에 불과하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비트코인 채굴업체만 600여곳에 달한다. 이들이 써대는 전기 때문에 매일 밤 1~2시간씩 전국의 전력 공급을 차단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순위 6위인 이란도 지난해 말부터 채굴 공장 때문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생겨나자 올해부터 가상화폐 채굴장 1000여곳을 강제 폐업시켰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부터 가상화폐 사용을 전면 금지한 터키는 자국 가상화폐 거래소 ‘토덱스’ 설립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터키에서는 경제 불안 등으로 자국 통화인 리라의 가치가 급락하자 주민들이 가상화폐로 물건을 사고 파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터키 정부는 자국 화폐를 보호하고자 가상화폐 규제에 착수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시민참여 공모전 개최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시민참여 공모전 개최

    서울시의회는 1991년 7월 8일, 3대 의회가 부활 개원한 이래 올해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써 ‘시민이 주인된, 시민과 함께 할 서울시의회’ 를 기념하는 시민참여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1956년 초대, 1960년에 2대 의회가 개원하였으나, 1961년에 5·16 군사쿠데타로 인해 지방의회가 강제 해산되면서 긴 공백기를 겪게 되었다. 이후 1987년 전국적 반독재 민주화운동인 6·10 민주항쟁을 통해 시민이 주인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지방선거가 재개돼 3대 의회가 출범하며 부활하였다. 서울시의회가 중단된 지 30년 그 후, 30주년을 맞이한 역사적 사실 앞에 서울시의회는 시민과 함께 달려온 그동안의 역사를 기념하고,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서울시의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5월부터는 총상금 1000만 원 상당의 공모전을 개최하여 관심 있는 국민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전 국민이 참여 가능한 이번 공모전은 ‘그림/슬로건/타임캡슐 수장품’ 3가지 분야로 개최된다. 공모전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되는 그림 공모전은 ‘어린이·청소년·성인’ 부문으로 나누어 접수하며, 공모주제는 ‘서울시의회의 옛 건물 사진을 활용한 자유롭고 창의적인 그림’ 또는 ‘서울시의회 관련 자유주제’ 중 선택하여 응모할 수 있다. 슬로건 공모전은 서울시의회와 연관된 자유로운 내용을 주제로 응모할 수 있다. 타임캡슐 수장품 공모전은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을 기념하는 타임캡슐에 수장할 서울시의회와 관련된 물품을 공모·접수하며, 심사를 거쳐 선정된 30개의 수장품은 2021년 7월 8일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기념식에서 타임캡슐에 봉인되어, 2051년에 개봉될 예정이다. 시상내역으로는 그림 공모전의 각 부문(어린이·청소년·성인) 최우수 수상자에게는 모바일 문화상품권 50만 원을 지급한다. 슬로건 공모전의 최우수 수상자에게는 20만 원의 모바일 문화상품권을, 타임캡슐 수장품 공모 선정자 30명에게는 각 10만 원의 모바일 문화상품권을 지급한다. 그림/슬로건/수장품 공모전의 접수기간은 5월 3일부터 5월 31일까지이며, 그림/슬로건 공모전 수상작 발표는 오는 7월 8일 유튜브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하는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기념식’ 진행 도중 자막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타임캡슐 수장품 공모전에서 선정된 수장품 30점은 6월 15일 이전까지 개별연락을 통해 안내를 받는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수상한 작품들은 모두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기념행사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특히 그림 부문 일부 수상작의 경우에는 7월 초 서울시의회 인근 광장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다. 공모신청은 서울시의회 홈페이지에서 참가양식을 다운로드해서 신청하면 되며, 공모전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의회 홈페이지(smc.seoul.kr), 서울시의회 부활 30주년 홈페이지(30thsmc.modoo.at), 서울시의회 블로그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노원 서울시의회 사무처장은 “이번 시민참여 공모전을 통해 시의회가 시민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려 한다”고 밝히며 “시민이 꿈꾸는 서울시의회를 참신한 아이디어로 표현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부겸 “어렸을 때 ‘왕따’ 가해자였다…부끄러운 일”

    김부겸 “어렸을 때 ‘왕따’ 가해자였다…부끄러운 일”

    “시골서 올라와 질서 편입되려 센 놈 따라다녔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학창 시절에 ‘왕따’ 가해자였다고 고백했던 사실이 3일 뒤늦게 확인됐다. 김부겸 후보자는 2015년 출간된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씨와의 대화록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에서 “요즘 왕따라고 해서 아이들끼리 편을 만들어 누군가를 괴롭히는 문화가 있는데, 과거에도 유사한 일들이 많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부겸 후보자는 “1960년대 대구 근처에 미군 부대가 많았다. 당연히 혼혈아도 있었다. 중국 화교 출신들도 제법 있었고, 이북에서 피난 온 사람들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아이들끼리 몰려다니면서 ‘짱꼴라’, ‘아이노쿠’ 그렇게 부르며 놀렸다. 구슬치기하면 구슬 뺏고, 괴롭히고, 이런 짓을 몰려다니면서 한 것”이라고 적었다. ‘짱꼴라’는 중국인, ‘아이노쿠’는 혼혈아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김부겸 후보자는 “나도 시골에서 올라온 처지라 질서에 편입하기 위해 당연히 센 놈들을 따라다녔다”면서 “부끄러운 가해자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못난 풍습이 이어지고, 이게 무슨 문화라고 계승되어 오늘날 왕따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면서 “내가 강자 편에 속하지 않으면 내가 당할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에 가해자 편을 드는 것은 민주 시민으로서의 존엄과 주체성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학생운동·인권변호사의 길… 비주류·86그룹 맏형

    학생운동·인권변호사의 길… 비주류·86그룹 맏형

    세 번째 도전 끝에 5선 송영길 의원이 2일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됐다. ●연세대 첫 직선 총학생회장… 99년 DJ 영입 1963년생인 송 대표는 전남 고흥 출신으로 광주 대동고를 졸업했다.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의 맏형인 그는 연세대 첫 직선 총학생회장으로 선출되며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대학 졸업 후 인천에서 7년여 노동운동을 벌이던 중 31세 때 사법시험(36회)에 합격해 노동·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재 영입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인천 계양을에서 16대 총선부터 18대까지 내리 당선된 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인천시장을 지냈다. 이후 20대, 21대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5선 의원이 됐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의 중앙선거대책본부 총괄본부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범친문(친문재인)’이지만, 비주류로 분류된다. ●당내 외교통… 주류 파워엘리트로 ‘화룡정점’ 21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 대표는 당내 ‘외교통’으로 불린다. 영어·중국어·러시아어·일본어 등 4개 국어를 구사해 한반도 주변 4강에 외교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6년과 2018년 당권 도전에 실패했다. 서울대 81학번인 윤호중 원내대표에 이어 송 의원이 86그룹 중 처음으로 민주당 대표에 오르면서 이 세대가 주류 파워엘리트로서 화룡정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지구를 망치는 것은 기후변화가 아니다?

    지구를 망치는 것은 기후변화가 아니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마이클 셸런버거 지음/노정태 옮김/원부키/664쪽/2만 2000원 기후변화를 상징하는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는 아마 굶주린 북극곰 동영상일 것이다. 2017년 말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은 비쩍 마른 북극곰의 모습을 ‘기후변화는 이런 것’이라는 자막과 함께 보여 줬다. 이후 뭔가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지구촌을 휩쓸었다. 한데 실제 북극곰의 개체수가 심각하게 줄어드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은 이런 기후변화 위기론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해부했다. 주류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뒤집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기후변화 회의론자인 저자는 “정작 지구를 망치는 건 그들”이라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는다. 일견 ‘도널드 트럼프류’의 황당한 주장처럼 보이지만, 과학적 근거와 논리는 퍽 단단하다. 북극곰에게 위협은 북극의 얼음 면적 감소가 아니라 사냥이다. 현재 남은 북극곰은 2만 6000여 마리로 추산되는데, 1960년대부터 2016년 사이 사냥당해 죽은 북극곰은 두 배가 넘는 약 5만 3500마리에 달한다. 정말 북극곰을 위한다면 사냥을 막아야 한다. 얼음 면적을 늘리는 건 헛다리 짚는 일이란 얘기다. 책은 이후로도 머리가 지끈거릴 이야기들을 이어 간다. “지구를 지키는 건 원자력”, “신재생에너지가 자연을 파괴한다” 등 익숙한 통념과 정반대되는 과학적 사실들 “플라스틱병보다 유리병 생산 과정에 몇 배의 탄소가 발생하고 에너지가 소요된다”는 식의 역설들과 거푸 마주해야 한다. 특히 원자력에 대한 저자의 신뢰는 거의 신앙 수준이다. 탈원전이 근간인 우리로선 거북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곱씹어 볼 필요는 있는 듯하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환경과 기후 위기에 대한 정보 대부분이 부정확하다고 본다. 여기에 과학의 탈을 쓴 공상과 이른바 ‘환경 양치기’들의 극단적이고 과장된 경고가 정보의 왜곡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거다. 저자는 “모두를 위한 자연과 번영이 중요한 가치”라며 “결국 환경 휴머니즘이 환경 종말론을 이겨 낼 것”이라고 말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핵심은] 김일성 회고록 판매 중지로 ‘보안법’ 다시 논란

    [핵심은] 김일성 회고록 판매 중지로 ‘보안법’ 다시 논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국내 출간교보문고 등 대형 온라인서점 잇따라 판매 중지시민단체, 회고록 판매·배포 금지 가처분신청표현의 자유 억압하는 ‘보안법’ 비판 의견도‘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조지훈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 김수영 시인이 국가보안법(보안법)을 규탄하고자 1960년에 쓴 시다. 김일성을 찬양하든 비판하든 그것은 개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자 자유이며 국가가 이를 압제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보안법 존폐에 대한 논쟁은 이후로도 끊임없이 되풀이됐다. 최근 교보문고가 북한 김일성 주석의 항일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판매를 자체적으로 중단하면서 보안법이 다시금 수면 위로 올랐다. 핵심 ① 독자 처벌 우려해 김일성 회고록 판매 중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는 1992년 북한에서 김일성의 80번째 생일을 맞아 대외 선전용으로 발간했다. 김 주석의 출생부터 해방 전 항일무장투쟁 기간을 다루었다. 북한에서 8권의 책으로 출간한 내용을 지난 1일 국내 출판사 민족사랑방에서 그대로 옮긴 것이다. 회고록이 출간되자 국내 실정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법원에 판매·배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경찰과 통일부도 해당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보안법이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소지가 있었는지 검토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간행물윤리위원회에 이 책의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과거 사단법인 남북민간교류협의회 이사장을 지낸 민족사랑방 대표 김승균씨는 회고록을 연구기관 등에 공급하기 위해 9년 전 당국의 승인을 받고 북한에서 들여왔다고 했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말로 번역 출판된 책으로, 남한은 출판 허가제가 아니라 괜찮다고 봤는데 본의 아니게 논란이 커져 송구하다”며 “경찰이나 통일부 등과 협의할 게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800여 개의 국내 출판사가 조합원으로 가입한 출판인단체 한국출판협동조합을 통해 공급됐다. 출판사와 서점 간 직거래 방식아 아니어서 서점이 선별해 들일 수 없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책이 입고되고도 한동안은 판매되지 않다가 한 언론사의 ‘이적표현물 논란’ 보도가 나가면서 소량 판매됐다. 교보문고를 비롯해 예스24와 알라딘에서도 각각 10여부씩 판매됐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출간 직후에는 온라인서점뿐만 아니라 매장에도 비치해 판매하고 있었지만, 한 언론사에서 국보법 위반 문제를 제기해 23일부터 신규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며 “대법원이 이적표현물로 판단한 책을 독자가 살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보문고는 법원이나 간행물윤리위원회의 판단이 내려지면 판매 여부를 다시 결정할 방침이다. 다른 인터넷서점들도 줄줄이 판매를 중단했다. 예스24 측은 “이적표현물 논란이 일고 고객들의 항의가 쏟아졌다”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판매 적합성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았고 한국출판협동조합에서 책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어쩔 수 없이 중단한 것”이라고 했다. 알라딘 관계자 역시 “수급이 안 되는데 어떻게 판매하겠냐”며 26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영풍문고, 인터파크 도서, 반디앤루니스 등 다른 대형 온라인서점들도 책 제목을 검색하면 상품 정보가 없다고 나오거나 품절됐다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핵심 ② 시대 변화 따라가지 못하는 국가보안법 잔존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는 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판매·소지·반포·판매·취득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국가보안법 7조 5항은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단순히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것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아니다. 명백한 이적 목적이 있어야 한다. 북한 문헌 등 학술 목적의 자료로 취급 인가를 받은 대학·연구기관·도서관 등이 관련 출판물을 보관하고, 이를 별도로 허가 절차를 밟은 사람이 열람하는 것은 문제없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박병태)는 27일 ‘세기와 더불어’ 8권에 대한 판매·배포 금지 가처분신청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법치와 자유민주주의 연대(NPK) 측 도태우 변호사는 “김일성을 찬양하는 책이 합법적 채널로 유통되는 것은 헌법에 나온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에 배치된다”며 “국가보안법을 사실상 무력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은 대법원에서 이미 이적표현물로 규정한 바 있다. 2011년 대법원은 허가 없이 방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모씨에 대한 원심판결(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을 확정하면서 “‘세기와 더불어’를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정씨는 200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북한 서적 전문판매점에서 ‘세기와 더불어’를 구매해 보관하고 있었다. 간행물윤리위도 김일성 회고록을 유해간행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간행물윤리위에 따르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면 부정하거나 체제전복 활동을 고무 또는 선동해 국가의 안전이나 공공질서를 뚜렷이 해치는 것’으로 ‘보편타당한 역사적 사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여 민족사적 정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에 해당하면 유해간행물로 본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북한 관련 콘텐츠를 접하기 쉬워진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유튜브만 검색해봐도 북한에서 출판된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는 영상이 수두룩하다. 정보가 열려 있어야 실상을 파악하고 때론 더욱 경계할 수 있다. 단순히 북한 권력자를 미화한 콘텐츠를 보고 동조할 만큼 인간은 단순하지 않으며 시민의식도 높아졌다. 북한 관련 사안에 민감한 보수정당들도 이번엔 우려를 표했다. 박기녕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일성 회고록은) 북한의 허황된 김일성 우상화의 실체를 깨닫게 해줄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며 “체제의 우월성을 믿고 국민에게 판단을 맡기자”고 제안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민의식을 믿고 표현의 자유를 적극 보장하자”는 글을 올렸다. 법도 사람 간 약속이라 시류를 타고 변화한다. 1948년 제정돼 군부독재시절 민주주의를 염원하던 수많은 시민을 탄압하는 데 악용돼온 보안법도 이제 그 필요성을 돌이켜볼 때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글로벌 In&Out] 한국전쟁을 그린 염상섭의 ‘취우’ 속 여성은/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 과정

    [글로벌 In&Out] 한국전쟁을 그린 염상섭의 ‘취우’ 속 여성은/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 과정

    이번 학기에 공부하는 소설은 1950년대에서 1960년대 초까지 발표된 소설이며 이른바 전쟁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물론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한국 역사와 사회를 어느 정도 접하게 되었고 그중에 중요한 위상을 지닌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읽은 적이 있었다. 본격적으로 깊이 있게 공부한 적은 없었으나 관련 저서나 논문은 종종 읽었다. 그러나 한국문학 중 식민지 시대의 문학에 초점을 맞춰 공부하다 보니 1950년 이후에 발표된 문학이나 소설들과 관련한 수업을 들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 이 시대의 소설을 공부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전쟁’이라는 단어에서 끔찍함, 잔인함, 전투, 군인, 두려움, 트라우마 등과 같은 단어나 분위기가 불가피하게 떠올랐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주제가 이번 학기에 읽어야 하는 소설에도 드러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당시 문인들은 전쟁이라는 사건에 처했을 때 당연히 자기 작품에 시대상을 그대로 담았을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 생각은 맞지 않았다. 배움이 짧아서 나는 이 부분에 대해 더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학기가 시작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읽은 작품은 4편에 불과하지만 그 작품들은 전쟁의 어두운 상황을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주제에 관심을 기울이거나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작품을 읽었을 때 꽤 흥미롭게 느꼈고 그 시대가 문학 작품에 어떤 방식으로 투사되었고 반영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중에 흥미롭게 여긴 주제들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읽었던 전쟁소설은 1952년부터 1953년까지 연재된 염상섭의 ‘취우’이다. 해방 이전부터 활동한 염상섭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여러 작품을 집필했는데 ‘취우’는 장편소설로 당시를 이해할 중요한 소설이라고 평가된다. 이 소설에서 한국전쟁이라는 분위기가 포착된 묘사들이 여러 부분에서 발견되지만 그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는 일상생활의 이야기가 거론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주요 인물이 여성이라는 점도 아주 새롭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전쟁 소설 속 등장인물 중 여성은 때때로 ‘미망인’이라는 수식어를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 작품에 나온 여성 인물은 ‘미망인’이라고 해도 전형적이지 않다. 가령 이 작품에서 ‘강순제’라는 여주인공은 영어 실력을 갖춘 무역회사의 비서로 ‘원피스’를 자주 입는 여성으로 그려졌다. 이 설정을 염두에 두었을 때 모던여성, 즉 신여성의 모습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고 작가가 그 당시의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가 궁금했다. 피란해야 하는 상황이고 전쟁으로 인해 사랑하는 남자와 잠시 헤어지게 된 상황에 놓여 있으나 ‘강순제’는 절박하지 않은 것으로 묘사되었고 오히려 생활력이 강한 모습이 두드러지게 그려졌다. 이러한 점이 특별히 눈여겨볼 만한 지점이라고 여겨졌고 이 여성이 당대 여성의 모습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 인물이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취우’ 이외에 정비석의 ‘자유부인’(1954)과 최정희의 ‘그와 그들의 연인’(1956~1957)에서도 여성 인물의 비중이 크다. 이 중에서 최정희의 ‘그와 그들의 연인’이라는 작품이 눈에 띄었고 이 작품에 등장하는 ‘윤상매’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청춘 혹은 여성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세 작품은 한국전쟁 소설이니만큼 이데올로기적인 면도 드러나 있지만 두드러지게 읽히지 않았다. 오히려 일상성, 여성 인물 이야기 등과 관련한 다른 면이 흥미롭게 잘 그려져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시기에 나온 소설을 읽으면서 역사도 동시에 공부할 수 있어 이번 학기 수업이 아주 감사하다. 학기 중에 읽을 다른 소설이 매우 기대된다.
  • “모든 이들 행복하길”…정진석 추기경 선종, 다 주고 떠나다(종합)

    “모든 이들 행복하길”…정진석 추기경 선종, 다 주고 떠나다(종합)

    1970년 최연소 주교2006년 국내 두번째 추기경청주·서울대교구장 42년 활동‘교회법전’ 번역·해설서 역작 평가신학생 때부터 번역·저술 50여권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이 27일 선종했다. 향년 90세.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이날 “정 추기경께서 오늘 오후 10시 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하셨다”며 “현재 장기기증 의사에 따라 안구 적출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발명가 꿈꿨던 소년 정진석, 최연소 주교에서 교회법 권위자로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은 최연소 주교로 발탁돼 42년간 청주교구·서울대교구장을 지낸 한국 가톨릭교회의 대표 인사다. 정 추기경은 어린 시절 발명가를 꿈꿨으나 한국전쟁의 참상을 겪고서 사제의 길을 택했다. 언제나 책과 가까웠던 그는 60년 사목 활동 중에도 독서와 집필을 놓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현직에서 떠난 뒤로는 매년 책을 내는 학자형 신부였다. 그가 20년 가까이 교회법전을 번역하고 해설서를 펴낸 일은 한국 가톨릭계에 큰 자취로 남아 있다. 발명가를 꿈꿨던 소년, 가톨릭 사제가 되다 천주교계에 따르면 1931년 12월 2일(호적상 7일) 서울 중구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나흘만인 6일 ‘니콜라오’라는 세례명으로 유아세례를 받았다. 외할아버지가 당시 명동성당 사목회장이었을 만큼 집안 신앙생활은 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교적 부유했던 외가에서 자란 그는 당시 서울 명동의 계성보통학교에 다닐 때 책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인근 소공동에는 일본인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다양한 책을 접했고 이때 발명가의 꿈을 키웠다. 그는 중앙중학교를 거쳐 6·25 발발 직전인 1950년 4월 서울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했다. 발명가, 과학자의 길로 한 걸음 다가섰으나 불과 두 달 만에 터진 전쟁은 그와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놨다.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가 정 추기경의 회고를 토대로 가톨릭평화신문에 연재했던 ‘추기경 정진석’에는 그가 겪은 전쟁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겼다. 정 추기경은 1950년 9월 6촌 동생과 함께 은신해있던 집에서 잠이 들었는데 그만 폭격으로 무너져내린 서까래에 동생이 숨지는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다. 충격적인 사건은 그에게 동생 몫까지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불러왔고, 후에도 그는 동생의 안식을 기도했다고 한다. 정 추기경이 사제가 되기로 한 데에는 책 한 권이 큰 역할을 했다. 그의 첫 번째 역서이기도 한 ‘성녀 마리아 고레티’이다. 한국전쟁에 국민방위군으로 징집됐던 정 추기경은 미군 통역병으로 일하며 알게 된 미군 군종 신부의 책장에서 이 책을 가져와 읽게 됐고, 성녀의 행적에 사제의 길을 갈 것을 결심했다고 한다. “‘마리아 고레티 성녀’의 이야기는 그의 영혼에 크고 환한 빛을 비췄다. 희미하던 새벽의 어둠이 해가 뜨면서 사라져 모든 것이 명확해지는 느낌이었다. ‘사제가 돼야겠다’”(허영엽 신부 책 ‘추기경 정진석’ 中) 당시 외아들을 신학교에 보내려면 주교의 허락이 필요했는데, 노기남 주교는 입학을 반대했다고 한다. 아들이 사제가 되기를 바랐던 정 추기경 어머니의 완곡한 부탁에 노 주교도 학교 입학을 허용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최연소 주교·청주교구장 28년…서울대교구장에 추기경 서임까지 1954년 신학교에 입학한 그는 1961년 사제품을 받았다. 신자들과 함께하는 신부로, 신학교 교사로, 교구장 비서로 봉직한 그는 1968년 로마 우르바노 대학으로 공부를 하러 떠난다. 후일 교회법 전문가로서 길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1년 반 만에 교회법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방학 때 미국 교회를 방문하는데 이곳에서 자신이 주교로 임명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당시 만 39세였던 그가 최연소 주교가 된 것이다. 그는 1970년 가난하고 힘들었던 청주교구장에 취임했다. 정 추기경은 첫 사목 표어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이었다. 주교로서 모든 사람을 똑같이 대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의 적극적인 사목활동으로 1970년 4만 8000명에 그쳤던 교구 신자 수는 1990년 8만명으로 불어났다. 그가 서울대교구장으로 부름을 받은 건 1998년이다. 서울대교구장이었던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정년을 맞아 교황청에 사직서를 내자 당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이었던 그가 후임 교구장으로 선택된 것이다. 그는 2012년까지 14년간 서울대교구장을 지내며 여러 변화를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된 뒤로 신부들의 투표로 교구 지구장을 선출토록 해 지구 중심의 사목 체제를 만들었다. 2000년에는 교구 시노드(synod)를 개최했다. 시노드는 교리와 규율 등을 전반적으로 토의하는 자문기구 성격의 교회 회의체다. 교구 시노드는 1922년 열린 이후 약 80년 만에 다시 개최된 것이다. 정 추기경은 청주교구장 때부터 생명을 사목활동의 맨 앞에 뒀는데, 2005년 비로소 생명 운동을 본격 추진할 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를 통해 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에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생명 운동의 연장선에서 그는 일찌감치 장기기증을 서약했다. 2006년 서울대교구 성체대회 당시 공개적으로 ‘뇌사 시 장기기증’과 ‘사후 각막기증’을 약속하는 사후 장기기증에 서명했다. 당시 서울대교구 사제 중 600여 명이 교구장이었던 정 추기경의 뜻에 함께했다.‘교회법’ 권위자…집필에 평생 바친 사제 정 추기경의 생애를 돌아볼 때 교회법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사제가 된 뒤 신학교 교사를 하며 라틴어를 익혔던 정 추기경은 1968년 로마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교회법을 전문적으로 공부했다. 유학 시절 라틴어-일본어 대역판 교회법전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는 그가 라틴어 교회법전을 한국어로 번역하겠다는 결심을 세우는 계기가 됐다. 청주교구장으로 있던 1983년 교회법 번역위원회를 출범하고, 교회법을 전공한 사제 10여명과 함께 교회법전 번역 작업에 돌입했다. 그렇게 시작한 장도는 1989년 라틴어-한국어 대역판 교회법전을 내놓으며 결실을 봤다. 그는 역작을 낸 뒤로도 교회법을 쉽고 정확히 알리고 싶었던 바람을 놓지 않았다. 교회법 해설서를 틈틈이 쓰기 시작해 2002년까지 총 15권짜리 교회법 해설서를 완간했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교회법에 매달린 성과였다. 정 추기경은 매년 책을 쓰는 신부로도 유명했다. 1955년 ‘성녀 마리아 고레티’를 시작으로 그가 우리말로 번역한 역서는 13권이다. 저서로는 1961년 낸 ‘장미꽃다발’부터 2019년 쓴 ‘위대한 사명’까지 45권에 이른다. 50권을 훌쩍 넘는 집필의 힘은 어린 시절부터 이어온 독서에서 비롯됐다.명동성당서 선종미사…장례는 5일장으로 거행 정 추기경은 지난달 22일 병실을 찾은 서울대교구장 후임인 염수정 추기경 등에게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은데, 빨리 그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기도하자. 주로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해야 한다”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 더욱 더 하느님께 다가가야 한다. 모든 이가 행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정 추기경이) 25일 통장 잔액을 모두 필요한 곳에 봉헌하셨다. 당신의 삶을 정리하는 차원에서인지 몇 곳을 직접 지정해 도와주도록 했다”며 “나머지 얼마간의 돈은 고생한 의료진과 간호사들, 봉사자들을 위해 써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허 신부는 “당신의 장례비를 남기겠다고 하셔서, 모든 사제가 평생 일한 교구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니 그건 안 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28일 0시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선종미사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봉헌된다. 정 추기경은 이날 오후 10시 15분 노환으로 입원해있던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그의 시신은 선종미사 동안 명동성당 대성당에 마련된 투명 유리관에 안치된다. 정 추기경의 선종미사는 명동대성당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된다. 그의 장례는 5월 1일까지 5일장으로 진행된다. 조문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한 가운데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할 수 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오스카 첫 아시안 후보 스티븐 연, 아시안에 대한 존중 담아

    오스카 첫 아시안 후보 스티븐 연, 아시안에 대한 존중 담아

    영화 ‘미나리’로 아시아 남성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이 지난 25일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선보인 턱시도와 머리 모양 등은 아시아 영화에 대한 존경이 담긴 것이었다. 미국 인터넷매체 ‘리파이너리29’는 27일 최초의 아시안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의 말쑥한 머리 모양은 그의 아시한 혈통에 대한 찬사를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연의 오스카 시상식 머리를 담당한 헤어드레서 안 코 트랜은 왕가위 감독의 2000년 개봉작인 영화 ‘화양연화’의 배우 양조위 머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1962년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화인 ‘화양연화’에서 양조위는 장만옥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을 연기했다. 양조위는 제53회 깐 영화제에서 ‘화양연화’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즉 스티븐 연의 머리모양은 아시안 클래식에 대한 존중을 담은 것이자, 남우주연상을 받은 양조위처럼 스티븐 연도 수상에 성공하길 바라는 염원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올해 오스카 남우주연상은 여든 셋의 나이에 영화 ‘더 파더’에서 치매에 걸린 노인역을 열연한 앤서니 홉킨스에게 돌아갔다. 홉킨스는 최고령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가 됐으며,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홉킨스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든셋의 나이에 이런 상을 받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정말 그랬다”라며 “우리가 너무 일찍 떠나보낸 채드윅 보즈먼을 추모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해 8월 대장암 투병 끝에 사망한 채드윅 보즈먼은 올해 아카데미에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안 코 트랜은 스티븐 연에 대해 “스티븐 연의 시상식 헤어스타일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멋지고 당당함을 담은 클래식한 것으로 이번 오스카 시상식을 시작으로 1960년대의 스타일이 다시 각광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조각상에 담긴 절절한 모성애…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로하다

    조각상에 담긴 절절한 모성애… 세상 모든 어머니를 위로하다

    여인이 양팔과 다리로 온 힘을 다해 두 아이를 감싸 안고 있다. 가장 작지만 가장 안전한 지상의 안식처, 어머니의 품 안에서 아이들은 편안히 눈을 감고 있다. 고개를 푹 숙인 여인의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아이들을 품느라 활처럼 휜 등줄기가 절절한 모성애를 말없이 전한다. ●작품에 반전 메시지 담은 케테 콜비츠 케테 콜비츠(1867~1945)의 청동 조각 ‘여인과 두 아이’다. 동프로이센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그가 독일을 대표하는 예술가의 반열에 오른 건 두 아들의 엄마로서 모성애만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참여 예술가로서 약자에 대한 억압과 불평등, 부조리에 저항하며 공감과 연대의 가치를 전파하는 데 힘썼다. 특히 1차 세계대전에서 둘째 아들 페터를, 2차 세계대전에서 손자를 잃은 비극적 경험을 ‘전쟁 연작’을 비롯한 반전 예술로 승화해 인류애를 실천했다. 조각 ‘여인과 두 아이’(1932~1936), ‘전쟁 연작’(1922~1925) 7점 등 판화 32점을 선보이는 콜비츠의 전시 ‘아가, 봄이 왔다’가 제주 서귀포시 포도뮤지엄 개관전으로 관람객을 맞고 있다. 콜비츠의 일기에서 따온 제목에는 페터처럼 전장에서 자식을 잃은 비통함과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이 담겼다. 전쟁의 참상과 죽음의 고통, 이별의 슬픔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들과 아울러 노동자와 농민의 비참한 현실과 저항운동을 표현한 판화들은 시대를 초월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전시장에는 담담한 필치로 내면을 성찰한 자화상들, 아이와 엄마의 깊은 결속감을 드러낸 작품들도 걸려 콜비츠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교육·복지 공익법인 티앤씨재단이 기획한 ‘아포브’(APoV) 전시의 하나다. ‘다른 생각’(Another point of view)의 약자인 아포브는 전 세계에 만연한 차별과 편견 대신 공감과 화합의 사회를 지향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류사 비극 예술로 승화 ‘너와 내가…’展 포도뮤지엄 개관전으로 동시에 열리는 ‘너와 내가 만든 세상’도 티앤씨재단이 지난해 11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네모에서 선보였던 ‘아포브’ 전시다. 왜곡된 정보와 가짜뉴스가 혐오와 차별의 언어를 증폭해 전쟁과 집단학살의 비극을 불러온 인류사를 예술로 환기시켜 호평받았다. 제주 전시에선 강애란, 권용주, 성립, 이용백, 최수진, 구와쿠보 료타 등 기존 참여 작가 외에 중국의 장샤오강, 한국의 진기종 작가가 새로 합류해 예술성과 메시지가 더욱 풍성해졌다.장샤오강은 낡은 시멘트로 만든 서랍들로 거대한 벽을 세운 설치작품 ‘기억의 서랍’을 통해 역사의 참혹한 소용돌이를 관통해 왔지만, 어느새 잊혀진 개인의 시간들을 끄집어낸다. 서랍에 부착된 사진들은 2차 세계대전부터 1960년대까지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것들이다. 진기종 작가의 ‘우리와 그들’은 서로 다른 신에게 기도하는 3개의 손으로 공존의 의미를 묻는다. 두 전시 모두 내년 3월까지 열린다. 글 사진 제주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살충제, 농약 잦은 사용이 코로나19 감염 쉽게 만든다

    [사이언스 브런치] 살충제, 농약 잦은 사용이 코로나19 감염 쉽게 만든다

    최근 인도는 ‘코로나 지옥’이라고 할 정도로 최악의 코로나 대유행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6일 오후 기준으로 하루 신규확진자 수는 35만2991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열린 대규모 힌두 축제인 ‘쿰브멜라’에서 하루 수 백만명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함께 축제를 즐기면서 확산세가 커졌으며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들도 급증하게 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농축산업에서 살충제의 잦은 사용으로 인해 코로나19에 대한 감수성이 커지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게 됐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공중보건대 연구팀은 살충제 속에 들어있는 유기인산염에 노출될 경우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될 수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27~30일 온라인상으로 열리는 ‘2021년 미국 생화학·분자생물학회 연례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 유기인산염은 원래 화학전에서 쓰이는 신경가스 원료로 신경의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걸프전에서까지도 신경가스로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걸프전에 참전했던 군인들 중에는 유기인산염 중독 증상을 보인다는 보고도 있었다. 신경작용제로 쓰이던 유기인산염은 1960년대부터는 희석시켜 농도를 낮춰 농업용이나 가정용 살충제에도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유기인산염 살충제로는 클로르피리포스가 있다. 유기인산염 살충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피로감, 두통, 관절통, 소화불량, 현기증, 호흡기질환, 기억감퇴 등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연합은 2011년부터 양봉을 비롯해 농업분야에서 신경작용제 성분이 들어간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과학자들은 유기인산염 살충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2016년부터 연방정부 차원에서 사용 중지를 요청했지만 당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지금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다. 미국 이외에도 중국이나 인도 등에서는 유기인산염이 포함된 살충제를 농업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연구팀은 유기인산염 살충제 성분이 신경신호전달을 차단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클로로피리포스에 지속적 노출될 경우 코로나19 감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걸프전 참전군인 중 유기인산염 중독 증상을 보이는 이들의 혈액과 생쥐에게 유기인산염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킨 뒤 혈액을 분석한 결과 신체에 만성염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인터루킨6’(IL-6) 염증성 단백질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사람의 폐와 기도의 상피세포를 인터루킨 6와 클로르피리포스에 6시간 동안 노출시킨 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감염시키는 실험을 더했다. 그 결과 살충제나 인터루킨6에 동시에 노출된 폐세포는 그렇지 않은 폐세포보다 스파이크 단백질과 쉽게 결합하고 빠르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 또 인터루킨6에 노출된 폐세포보다 살충제에 노출된 폐세포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 빠르고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살충제가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면역물질이 형성되는 것을 차단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사우랍 샤터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 수준 분석에 불과하지만 살충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농축산업 종사자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라며 “또 체내 인터루킨6 수치가 높은 비만이나 2형 당뇨, 암 환자 등도 코로나19 감염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인천 추억의 시네마 천국… 市가 나서서 지켜 달라”

    “인천 추억의 시네마 천국… 市가 나서서 지켜 달라”

    일 평균 관람객 20명도 채 안 돼 경영난신도시로 인구 빠져나가 쇠락의 길 걸어넷플릭스 등장·코로나 여파 등 악재 겹쳐시민단체“126년 역사 시설 존속 필요”인천시, 극장주 측과 매매가 놓고 이견“인천 시민의 추억을 간직한 애관극장이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섭섭함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애관극장을 사랑하는 인천시민모임 2기(애사모) 민운기(57·스페이스빔) 대표는 “126년 전 문을 연 국내 첫 실내극장이 경영난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며 25일 이같이 말했다. 애관극장의 전신은 1895년 인천 경동에 문을 연 ‘협률사’로, 서울 협률사보다 7년 앞서 개관해 국내 최초 실내극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곳에선 남사당패, 성주풀이 등 전통 악극을 공연했으며 1910년 ‘축항사’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1920년대부터 서양영화 상영과 연극 공연도 함께하면서 ‘애관’이라 불렸다. 한국전쟁 때 불에 탄 것을 1960년,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지었다. 2000년대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생겨나면서 지역 영화관들은 모두 문을 닫았지만, 애관극장은 2004년 1관 옆 건물에 2~5관을 신축하면서 대기업이 운영하는 영화관과 경쟁했다. 그러나 애관극장은 송도·청라·영종 등 3개 신도시로 인천의 인구가 빠져나가고 상권도 빼앗기면서 원도심과 함께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언제든 인터넷으로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있는 넷플릭스가 등장하면서 쇠락의 가속도가 붙었고, 코로나19 여파가 직격탄이 됐다. 어떻게 해서든 영화관을 살려 보려던 극장주는 지난 연말 인천지역 문화예술인들을 초청해 생존방안 관련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민 대표는 “당시만 해도 여유공간을 문화예술인들이 같이 활용하면서 시민 문화공간으로 겸용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근본적 해결방안을 도출하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애관극장의 경영난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최근 일일 평균 관람객은 20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는 “최근 두 차례 영화를 관람했을 때 마치 나 혼자 상영관을 전세 낸 듯했다”고 말했다. 인천시도 애관극장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극장주 측과 협의를 했으나, 매매가격 등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극장주 측은 부동산 가치뿐 아니라, 역사성 등 무형의 가치도 고려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는 “애관극장이 계속 인천시민을 위한 상영관이자 문화시설로 존속할 수 있도록 인천시가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온실가스 배출 1·2·3위 극심한 온도차…미국 “절반” 中·印 “그대로”

    온실가스 배출 1·2·3위 극심한 온도차…미국 “절반” 中·印 “그대로”

    미국 주도의 화상 기후변화 정상회의가 열린 첫날인 22일(현지시간) 40개국 정상들은 온실가스 감축 취지에 동감하면서도 극심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40개국 정상들은 이날 기후변화 정상회의 첫날 세션이 마무리됐다. 정상들은 2050년까지 순탄소배출을 ‘제로(0)’로 하는 탄소 중립 목표를 재확인했고, 상당수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를 줄줄이 상향했다. 이번 회의를 주최한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0~52% 감축할 것이라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 당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가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26~28%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것보다 2배 늘린 공약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앞으로 10년은 최악의 기후 위기를 피하고자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며 “결정적인 10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기후변화 리더십을 복원함과 동시에 중국을 비롯해 인도와 브라질 등 배출 상위권 국가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기에 영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도 오는 2030년까지 배출량을 각각 68%, 55%, 46%, 40~45%를 제시하며 대폭 감축을 거들었다. 그러나 탄소 배출 세계 1위 중국은 기존 목표를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중국은 2030년 탄소 배출량의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배출량 3위인 인도 역시 새로운 감축안을 발표하지 않고 2030년까지 450기가와트(GWh)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갖추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오히려 중국과 인도는 자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미국 등 선진국과는 책임 크기가 달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탄소 중립을 실현하려는 중국의 공약은 많은 선진국보다 매우 짧은 기간 다뤄졌다”며 “(현 목표에도)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도 중국은 배출량 감축을 압박하는 미국과 유럽에 선진국의 책임이 더 크다고 맞섰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역시 “우리는 인도에서 역할을 다 하고 있다”며 현재의 노력이 최선임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인도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선진국의 공공·민간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달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가 인도를 방문했을 때도 인도 정부는 재정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인도 정부가 현 정책을 유지하면 탄소 배출량이 2040년까지 50%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로리 밀리비르타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 수석 애널리스트는 “확실한 것은 이들이 미국의 압박 하에 큰 규모의 발표를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중국 입장에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책임의 차이를 강조하는 게 중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기후 목표 증진과 기후 솔루션 투자, 적응과 회복력, 기후 안보, 기후 혁신, 기후 행동의 경제적 기회 등 5개 세션으로 나눠 23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