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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역할은 없어요, 작은 배우만 있을 뿐이지”…연기 경력 도합 165년, 연극계 트로이카

    “작은 역할은 없어요, 작은 배우만 있을 뿐이지”…연기 경력 도합 165년, 연극계 트로이카

    “작은 역할이란 없어요. 작은 배우만 있을 뿐이죠.”(윤석화) 연기 경력 도합 165년. 이름만으로도 중량감을 뽐내는 연극계 트로이카 배우 박정자(80), 손숙(78), 윤석화(66)가 새달 1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햄릿’의 단역으로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 강북구에 있는 연극 ‘햄릿’ 연습실에서 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1962년 연극 ‘페드라’로 데뷔한 박정자는 올해로 데뷔 60주년을 맞았다. 1964년 연극 ‘상복을 입은 엘렉트라’로 데뷔한 손숙은 연극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에서 활약해 왔다.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윤석화는 배우뿐 아니라 제작·연출자로서도 인정받았다. 세 사람은 1985년 문을 연 소극장 산울림의 여성 연극 시대를 이끌었으며 이해랑 연극상을 줄이어(6회 박정자, 7회 손숙, 8회 윤석화) 받기도 했다. 또 이제는 고전이 된 ‘신의 아그네스’를 함께 했으며 2000년 이해랑 선생 11주기 추모 공연이었던 안톤 체호프 원작 ‘세자매’의 무대에 같이 올랐다. 손숙은 “이 어려운 연극계에서 서로 힘이 되니까 여기까지 온 게 아닌가 싶다”며 “동료보다 전우 같다”고 했다. 박정자는 “이런 동료를 갖는다는 게 쉽지 않고 서로가 귀한 존재”라며 “동시대를 같이 살고 있다는 게 참 고맙고 따뜻하다”고 말을 보탰다. 세 사람은 6년 전 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햄릿’ 공연도 함께 출연했다. 당시 박정자는 왕의 최측근 폴로니어스 역을, 손숙은 왕비인 거트루드 역을, 윤석화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버지를 잃고 결국 물에 빠져 죽는 오필리어 역을 맡았지만, 지금은 단역인 배우 1~3으로 등장한다. 윤석화는 “연극다울 것이라는 기대감만 있으면 행인을 해도 좋고 반대라면 주인공 역이라도 마다할 수 있다”며 “이전 역을 그대로 맡으면 편했겠지만, 이런 게 새로 작품 하는 묘미”라고 말했다.세 사람은 ‘햄릿’과 같은 고전이 꾸준히 무대에 올라야 한다는 것에 입을 모았다. 윤석화는 “햄릿과 같은 고전 작품은 울림과 감동의 폭이 더 커질 수 있는 두께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손숙은 “우리나라 연극 환경이 고전을 올리기 쉽지 않다”며 “국립극장과 같은 곳에서 관객이 고전 연극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50~60년 동안 셀 수 없이 무대에 올랐지만, 여전히 떨린다고 고백했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늘 새롭고 설레고 겁나요. 무대 뒤가 깜깜하잖아요. 거기서 엄청나게 떨어요”(손숙), “웃기지도 않아. 나도 떨어요. 이제 남은 건 이렇게 떠는 일밖에 없는 것 같아요. 책임감도 그렇고 (연극이란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박정자) 세 사람에게는 은퇴라는 단어는 여전히 요원해 보였다. “내가 뭐 월급, 보너스 받아 본 적도 없는데 은퇴가 어딨어요. 무대에 설 수 있을 때까지 은퇴는 없죠.”(박정자) “예전에 예순 살이 되면 은퇴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제는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어요.”(손숙) “일흔 살부터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걸요. 동네 꼬마 세 명이 관객이라고 해도 상관없어요. 언제 어디서든 제가 설 수 있는 무대, 나눌 수 있는 무대만 있으면 되는 거죠. 아마 천국에 가서도 나는 배우를 하고 있을 거예요.”(윤석화)
  • 체코에서 시작된 ‘원전 세일즈’…산업부 등 ‘팀 코리아’ 총 출동

    체코에서 시작된 ‘원전 세일즈’…산업부 등 ‘팀 코리아’ 총 출동

    에너지 안보 및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원전’을 활용하는 등 원자력 산업 생태계 복원을 선언한 정부가 원전 세일즈에 힘을 쏟고 있다. 원전은 건설에 10년 이상이 소요되고 60년 이상 운영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사업 수주에 따른 파급효과가 크다.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취임 후 첫 국외 출장으로 체코를 방문 중인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시켈라 산업통상부 장관과 비스트르칠 상원의장 등을 만나 원전을 비롯한 양국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총 8조원을 들여 1200MW(메가와트)급 원전 1기 건설을 추진 중으로 올해 3월 입찰에 착수해 오는 11월 입찰제안서 접수, 2024년 3월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체코는 두코바니·테믈린에 최대 3기 추가 건설할 계획이어서 세계 각국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체코 방문에는 산업부 외에 방위사업청과 한국수력원자력·한전기술·한전원자력연료·한전KPS·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 등 ‘팀코리아’가 총출동해 민관 합동으로 원전 수주 활동을 전개했다. 이 장관은 면담에서 한국 정부의 원전 활용 계획 및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사업을 통해 신뢰성있는 파트너라는 것을 세계적으로 검증받았다고 소개했다. 양국 장관은 미래의 새로운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의 조기 상용화와 세계시장 공동 진출 등에 뜻을 모으고 원전과 연계한 수소의 생산·운송·활용 등에서 협력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원전을 바탕으로 방산·전기차·배터리·반도체·바이오 등 협력 범위와 수준을 확장키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오는 3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한·체코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원전 수주 의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전날에는 이 장관과 체코 산업부 차관, 양국 원전기업인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원전과 첨단산업의 밤’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서는 한국 9개, 체코 21개 기업·기관이 참석해 10개의 원전·수소 분야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국간 협력사안은 내달 구성될 ‘원전수출전략추진단’에서 구체화하고 패키지화해 원전 수출 가능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라니냐 심술에…콜롬비아 보고타에 60년 만에 눈 펑펑

    라니냐 심술에…콜롬비아 보고타에 60년 만에 눈 펑펑

    때이른 폭염과 가뭄 등으로 북중미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남미에선 수십 년 만에 펄펄 눈이 내렸다. 기상전문가들은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라니냐의 심술이 심해지면서 예측하지 못한 기상조건이 전개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남미 콜롬비아 보고타의 수마파스 지역. 대도시인 수도 보고타의 일부분이지만 마치 농촌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수마파스에는 24일(현지시간) 눈이 내렸다.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뚝 떨어지면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자 주민들은 저마다 뛰쳐나와 아이들처럼 눈놀이를 즐겼다. 청년 하비에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눈을 본다"면서 "우리 동네에서 눈을 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감격에 겨워 말했다. 동네 사람 대부분은 하비에르와 비슷한 심경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마파스에 눈이 내린 건 장장 60년 만이기 때문. 현지 언론은 "마치 기적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밖에 나와 멍한 표정으로 하늘을 쳐다보는 주민들도 여럿이었다"고 전했다. 남미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남극과 가까운 아르헨티나와 칠레 남부에는 겨울 때 적설량 2~3m 큰눈이 내리는 곳이 많다. 하지만 카리브 바다를 낀 국가 콜롬비아로 올라오면 눈 구경하기은 하늘의 별 따기처럼 힘들다. 겨울에 콜롬비아에서 눈이 내리는 곳은 시에라 네바다, 코쿠이, 네바도델루이스 화산 등 10여 곳에 불과하다. 게다가 20세기 이후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콜롬비아에선 빙하마저 사라지고 있는 형국이다. 시스네, 핀디오, 부라세, 판데아수카르, 소타라, 갈레라스, 쿰발, 칠레스 등 콜롬비아에서 녹아 사라진 빙하는 최소한 8곳이다. 얼음과 만년설이 깔려 있었지만 이젠 누런 흙바닥이 드러난 면적은 12.5㎢에 이른다. 기상전문가들은 "매년 날씨가 더워지면서 빙하와 만년설까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60년 만에 수마파스에 눈이 내린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라니냐가 예측불허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연말부터 콜롬비아 곳곳에서 줄기차게 내리고 있는 비는 콜롬비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수마파스에 60년 만에 눈이 내린 24일 콜롬비아 32개 주 가운데 15개 주에는 비가 내렸다. 현지 언론은 "흙사태 등으로 이미 교통이 끊겼거나 끊길 위험에 처한 곳이 최소한 5곳에 달한다"면서 소방당국까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씨줄날줄] 런던왕립학회/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런던왕립학회/임병선 논설위원

    자연과학 진흥을 위한 런던왕립학회는 1660년 찰스 2세의 후원으로 창립됐다. 영국 정부로부터 해마다 4000만 파운드(약 63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이 나라의 과학아카데미 구실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 학회로 362년 동안 거쳐 간 인물들이 화려하다. 아이작 뉴턴, 찰스 다윈,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중성자 별을 발견한 조슬린 벨 버넬 등 교과서에나 등장하는 이름들이다. 최근에는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도 이름을 올렸다. 노벨상의 산실임은 물론이다. 최근 트래펄가광장 근처에 있는 학회 건물에서 신규 회원 가입식이 열렸다.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부총장이 쟁쟁한 이름들로 가득한 헌장에 이름을 적어 넣는 영예를 누렸다. 해마다 60명을 새 회원으로 받아들이는데 10명은 외국인으로 채운다. 이 부총장은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와 함께 지난해 한국인으로는 처음 선발됐다. 김 교수는 가입식엔 불참했다. 가입식은 여왕을 상징하는 메이스(Mace·장식용 지팡이)가 입장하며 시작해 퇴장하며 끝난다. 새 회원이 단상에 올라가 헌장에 서명한 뒤 회장과 악수하며 가입 선언을 듣는다. 새 회원들은 362년의 역사가 오롯이 담긴 헌장에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모여 서명 연습까지 했단다. 기존 회원의 추천과 동의를 거쳐 신규 회원을 받아들인다. 현재 회원은 1600명. 물질적 혜택은 없지만, 진정한 과학자로서 국제적 인정을 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최근 들어 이 학회는 기후변화, 유전자 조작, 인공지능(AI), 데이터 사이언스 등 과학 이슈와 관련해 위원회를 운영하며 정책 조율을 돕고 영국 정부에 권고하고 있다. 이 부총장은 시스템대사공학 창시자로 미국공학한림원, 미국국립과학원까지 세계 3대 주요 학회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미국과 영국 외 국적자로는 선례를 찾기 힘들다. 런던왕립학회가 지난해 한국인을 두 사람이나 회원으로 선발하고, 코로나 탓에 뒤늦게 열린 가입식 취재를 주선하는 등 한국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브렉시트(Brexit) 이후 소원해진 유럽을 대신해 한국 등 아시아로 눈을 돌리는 노력으로 보인다.
  •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노인빈곤 못 막아… 보장성 강화안 찾아야[연금개혁 이제는 해야 한다]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노인빈곤 못 막아… 보장성 강화안 찾아야[연금개혁 이제는 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총 네 차례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 개혁을 했지만 공적연금의 핵심인 국민연금 개혁은 1998년, 2007년 두 차례밖에 하지 못했다. 국민의 보험료 부담이 더 느는 방향으로 개혁을 할 수밖에 없어 어떤 정치 세력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정치권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기금 소진 시기는 점점 다가오고 있다. 2018년 4차 국민연금 장기재정 추계에선 2057년 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됐는데,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내년에 나올 5차 재정 추계에선 기금 소진 시기가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개혁을 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노후 빈곤 해소와 세대 연대를 위해선 어떻게 개혁해야 할지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윤석열 정부의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개혁은 재정안정론에 초점을 맞춘 개혁 방안이다. 국민연금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려면 1998년 이후 동결된 보험료율(9%)을 올리거나 소득대체율(생애소득 대비 연금 수급액)을 낮춰야 한다.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혁은 이 두 가지를 모두 하겠다는 것이다. 연금의 핵심 기능인 노후소득 보장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점에서 재정안정 프레임에 갇힌 협소한 개혁안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7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더 인하하면 공적연금의 기능이 지금보다 약화된다”며 “그러면 중산층 대부분이 소득보장 기능을 제대로 못 하는 사적연금으로 몰려갈 테고 결국 노인에게 삶은 지옥이 될 것”이라고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소득대체율은 일하며 연금보험료를 내던 시기의 소득을 은퇴 후 연금액이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비율이다.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지나치게 낮으면 은퇴 후 노인들이 빈곤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그럼에도 소득대체율을 낮춰 기금 고갈 시기를 늦출 것인가, 소득대체율을 올려 공적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할 것인가가 연금 개혁의 핵심 논점이다. 윤석열 정부는 일단 전자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공적연금 보장성 강화를 주장하는 쪽에선 국민연금의 존재 이유가 노후소득 보장이기 때문에 초점을 노후소득 보장에 둬야 한다고 말한다. 노후소득 보장 수준이 충분하지 않다면 재정안전성을 지키는 의미도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수준은 충분할까. 지난해 12월 기준 평균 노령연금 급여액은 약 55만원이다. 수급자 절반 이상이 40만원 이하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도입 당시 70%였지만 1998년 연금개혁을 거쳐 60%로 인하됐고, 2007년 연금 개혁으로 2008년 50%까지 떨어졌으며 이후 2028년까지 매년 0.5% 포인트씩 낮아져 40%로 떨어지도록 설계됐다. 올해 기준 소득대체율은 43%다. 이 소득대체율 또한 현실적이지 않다. 가입 기간 40년을 기준으로 한 명목 소득대체율이어서다. 가입 기간 40년 달성이 어려운 가입자 대다수는 실질적인 소득대체율이 이보다 낮다. 국민연금 4차 재정 추계에 따르면 2050년 신규 연금 수급자의 평균 가입 기간은 23.3년, 2060년 수급자는 27.3년에 불과하다. 또한 2019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 활동보고서’를 보면 노령연금 신규 수급자의 실질 소득대체율 예측치는 2030년 23.2%, 2050년 22.3%다. 2007년 연금 개혁에서 단행한 소득대체율 인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현세대보다 가입 기간이 긴데도 실질 소득대체율이 하락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의 소득대체율은 평균 이하다. 시민단체인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최근 발간한 이슈페이퍼에서 국민연금과 미국·프랑스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12개국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을 비교한 결과 2021년 기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12개국 평균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저임금 가입자의 소득대체율은 43.1%로 OECD 평균 55.8%보다 낮았고, 특히 고소득 가입자의 소득대체율은 18.6%로 OECD 평균(34.4%)보다 많이 낮았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0일 열린 한국사회복지정책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가입 기간 40년을 다 채운 은퇴자의 소득대체율이 낮다면 가입 기간이 짧은 다른 노동자들의 실질 소득대체율은 더욱 낮을 수밖에 없다”며 “국민연금의 우선 과제는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대체율 상향 수준으론 45~50%가 거론된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28년까지 40%로 인하될 기준 소득대체율을 45%로 되돌려야 평균 소득자의 실질 소득대체율이 30%대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50% 수준까진 소득대체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재정이다. 전문가들은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2%까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 보험료율을 유지하면 소득대체율을 40%에 그대로 두더라도 국민연금 재정이 급속히 악화한다. 문재인 정부도 보험료율을 12~13%까지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국민 여론을 의식해 이에 대한 추진을 접었다. 저항을 최소화하려면 기금고갈론, 미래세대 부담론 등으로 사회적 갈등을 자극할 게 아니라 고령화와 노후보장 문제에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대응하는 연대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상폭만큼 중요한 게 인상 속도다. 보험료를 가급적 빨리 단번에 인상할 수도 있고, 매년 조금씩 단계적으로 올릴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했던 국민연금 개혁 사지선다형 중 3안이 5년마다 1%씩 인상하는 방안이었고, 2019년 사회적 합의 기구인 경사노위가 채택한 다수안은 보험료율을 매년 0.3%씩 10년에 걸쳐 올려 12%로 만드는 방안이었다. 부족한 재원 충당 방법으론 국고 투입 등이 거론된다. 오종헌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1998년 이후 보험료율을 올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는데, 예를 들어 갑자기 18%까지 확 올릴 수는 없다”며 “실천 가능한 수준에서 올려 보고, 부족한 재원은 국고를 투입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도 “보험료 수입만으로 재정 균형을 달성하겠다는 해법은 기금을 과도하게 적립시켜 총수요 위축과 금융 혼란을 낳을 수 있다”면서 “국고 지원이 이뤄진다면 기금을 많이 쌓을 필요 없이 보험료와 조세를 적정한 비율로 투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부양인구가 과도하게 많아지는 새로운 환경에서 국고 지원 없이 보험료 수입과 기금 축적을 통해서만 국민연금 재정 균형을 확보하려는 프레임이 해법을 찾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퇴직금 제도를 다시 국민연금으로 통합해 소득대체율을 올리자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임금의 8.3%를 적립해 퇴직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 중 일부를 국민연금으로 가져오자는 것이다. 1998년 연금개혁 이전에는 국민연금 보험료 9%를 사용자와 노동자, 퇴직금 전환금에서 각각 3%씩 부담하는 구조였다. 즉 민간기업이 운영하던 퇴직금 제도가 공적연금에 통합된 형태였던 것이다. 그러나 1998년 법 개정으로 퇴직금 전환금의 국민연금 보험료 이전이 폐지되고, 사용자와 노동자가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가 각각 1.5% 포인트씩 인상됐다. 김 교수는 “분리된 퇴직금 제도를 다시 국민연금으로 통합해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며 “민간 금융업에서 반대해 쉽지는 않겠지만 이것이 남은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 ‘노사모’부터 ‘건사랑’까지… 참여정치에 기여, 갈라치기는 한계

    ‘개딸’로 대표되는 2022년의 ‘팬덤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여년 전 ‘팬덤’의 시작,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서 ‘운명이다’에서 ‘네 번째 낙선, 노사모의 탄생’이라는 챕터를 시작으로 노사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노 전 대통령은 “노무현을 버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지만, 끝내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들은 내 말에 따라 행동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했다”고 회상했다. 노사모 이후 유력 정치인을 중심으로 팬클럽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지만 ‘팬덤’ 현상이 생긴 정치인은 많지 않았다. ●지지도 감시도 했던 ‘노사모’가 시작 2000년 4월 16대 총선에서 노무현 당시 의원은 새천년민주당의 후보로 부산 북구·강서구을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노 의원의 노력을 안타깝게 여겼던 네티즌은 그를 ‘바보 노무현’이라 불렀고, 그것이 노사모의 시작이었다. 국내 최초의 정치인 지지 단체, 정치인 팬클럽으로 시작된 ‘노사모’는 지역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당시 386세대(3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가 주도했다. 명계남, 신해철, 문성근, 전인권 등 유명 연예인이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을 했고 노사모를 통해 정치권에 입문한 사람도 있다. 노사모 회원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지금의 정치적 팬덤과 다른 점은 무비판적 지지가 아니었단 것”이라며 “늘 감시를 외쳤다”고 회상했다. 노사모는 이라크 파병 당시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노사모는 2019년 운영비와 서버 등을 노무현재단에 기증하고 공식 활동을 끝냈다. 하지만 노사모를 시작으로 주요 정치인의 팬클럽이 우후죽순처럼 생겼고, 정치 이슈와 관련된 인터넷 여론의 영향력이 커졌다. 참여민주주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팬덤에 기초한 갈라치기가 시작됐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박사모 ‘태극기 부대’ 주축으로 변모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노사모처럼 박근혜 팬클럽으로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던 2004년 팬카페가 개설됐다. 박사모는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비상시국 바로 알리기 결의대회’ 등을 개최했고,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며 ‘태극기 부대’의 주축으로 변모했다. 박사모 회장인 정광용씨가 폭력 시위를 벌인 혐의로 구속되는 등 단순 팬클럽이 아닌 극렬 지지층으로 변질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이 사법 처리된 후에는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했다. 박사모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태블릿PC 보도를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등 탄핵을 부정하면서 극우 성향을 띠게 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정당했다”며 거듭 이들과 선을 그었다. ●문파냐 문빠냐… 무비판적 지지 추구 문빠는 촛불 민심을 업고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가리키는 비속어다. 문파, 문팬과 달리 비하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문빠의 탄생 배경에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노 전 대통령을 지켜 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문 전 대통령의 지지층은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지지율이 40%를 웃돌았는데, 팬층이 폭넓게 형성된 점이 하나의 원인으로 거론됐다. 이들은 문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자와 기사를 ‘좌표 찍기’ 등으로 공격했다. 정치인도 예외는 없었다. ‘우리 이니(문재인) 하고 싶은 거 다 해’로 대표되는 무비판적 지지를 추구한 것이 노사모와 구분되는 지점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문 전 대통령을 지킨다’는 의미가 담긴 달빛기사단, 문꿀오소리 등으로도 불렸다. ●개딸·양아들…팬덤과 갈라치기 사이 문빠에 비하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면 개딸과 양아들은 팬덤에서 먼저 사용한 용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나온 ‘개 같은 성격의 딸’에서 유래한 말인데, ‘개혁의 딸’이라는 의미로 바뀌었다. 남성 지지자는 ‘양심의 아들’이라는 의미를 담아 양아들이라고 부른다. 2030 여성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젠더 갈라치기에 대한 반발로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를 지지한 게 시작이다.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에 약 16만명이 입당했는데, 그중 과반이 2030 여성으로 알려졌다. 과격한 행동으로 반감을 사면서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태극기 부대’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책임론’을 언급하자 문자폭탄에 이어 지역 사무실에 ‘치매’ 대자보를 붙인 사건은 결정적이었다. 이재명 의원은 페이스북에 “비호감 지지 활동은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커녕 해가 된다”며 자제를 촉구했고, 지난 18일 지지자들과 만나 “표현을 포지티브(긍정적)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부인 팬클럽은 처음 등장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대선 기간부터 숱한 화제를 모았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공식 일정이 늘어나면서 패션, 발언 등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팬클럽도 생겨났다. 김 여사가 사적으로 사진을 보내면서 논란이 된 ‘건희사랑’은 페이스북에 2만 2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건사랑’에는 20만 5000명의 회원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부인의 팬클럽은 최초라고 보고 있다. 두 팬클럽 모두 정치적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면서 활동하고 있다. ‘건희사랑’을 운영하는 강신업 변호사는 김 여사의 사진이 사적으로 공개되는 것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김건희 팬덤’을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팬덤과 가스라이팅의 일대 대결”이라며 “개들이 짖어도 김건희 팬덤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건사랑’은 윤 대통령의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보복 집회를 하는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다.
  • “기피시설 8곳 고양에 밀어넣은 서울, 약속 지켜라”

    “기피시설 8곳 고양에 밀어넣은 서울, 약속 지켜라”

    서울시가 경기 고양시에 건설한 장사시설 및 환경시설이 고양시민들에게 피해를 덜 끼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양시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서울시운영기피시설 설치운영실태 및 주민지원대책특별위원회’(이하 특위)는 지난 1년여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최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23일 특위가 시의회에 제출한 활동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가 1963년 이후 고양시 지역에서 운영 중인 기피시설은 화장장인 서울시립승화원, 납골당, 서울시립묘지, 난지물재생센터내 내 하수처리장, 슬러지소각장, 분뇨처리시설, 음식물처리시설 등 모두 8곳에 이른다. 이 같은 기피시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길게는 60년 가까이, 짧아도 30년 가까이 악취·교통체증·지역 이미지 훼손으로 인한 재산권 침해 등과 같은 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따라 고양시와 서울시는 2012년 5월 기피시설 개선 및 피해 주민 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동합의문에 서명했으나 10년이 넘도록 합의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게 특위의 판단이다. 특히 1996년 3월 서울시 서대문구가 고양시 덕양구 현천동에 설치한 1일 300t 처리 용량의 ‘서대문구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의 경우 2025년까지 지하화 및 연간 6억원 내외 주민지원금 지원 등에 합의하고도 세부 논의 과정에서 고양시, 인근 주민협의체, 서울시, 서대문구 측 의견이 엇갈리면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인접해 있는 난지물재생센터(하수처리장, 슬러지 소각장, 분뇨처리시설) 역시 고양시가 2019년 세 차례에 걸쳐 2025년까지 지하화를 골자로 한 현대화를 추진해 달라고 서울시에 요구했으나 진전이 없다. 특위는 난지물재생센터 지하화 및 공원화 사업 이행, 서대문구 음식물 처리시설 재가동 사업 중단 및 지하화 반대, 한강 어업 피해 보상 및 수질 개선 방안 마련 등 5가지 사항의 이행을 촉구했다.
  • LIV 선수 브리티시 오픈 출전 가능… “켑카 LIV행으로 1억 달러”

    LIV 선수 브리티시 오픈 출전 가능… “켑카 LIV행으로 1억 달러”

    오는 7월 개최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제150회 디오픈’에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진출한 선수들이 출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3일 디오픈을 주관하는 R&A는 “디오픈은 1860년 창설돼 가장 역사가 오래된 대회로 개방성이 대회의 기풍이자 독특한 매력”이라며 “올해 디오픈 출전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대회에 나올 수 있다”고 발표했다. R&A의 마틴 슬럼버스 대표는 “우리는 7월 세계적인 수준의 대회를 여는 것에 전념하고, 또 (150회를 맞는) 역사적인 순간도 자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A는 LIV 시리즈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개방성’과 ‘출전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나올 수 있다’고 명시해 LIV 시리즈 선수들의 출전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LIV 시리즈 개막전에 출전한 선수들에 대해 앞으로 PGA 투어가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PGA 투어가 주관하지 않는 대회에 LIV 시리즈 선수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 결과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US오픈에는 LIV 시리즈 선수들이 대거 출전할 수 있었다. 7월 14일부터 나흘간 골프의 발상지로 불리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 올드코스에서 개최되는 제150회 디오픈도 R&A가 주관한다. 한편 PGA 투어를 떠나 LIV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로 합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던 브룩스 켑카(미국)의 LIV 시리즈 진출이 이날 공식 발표됐다. 켑카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프로필에서 ‘PGA 투어’를 삭제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켑카가 LIV 시리즈로 진출하며 보너스 1억 달러(약 1천300억원) 이상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 들꽃, 와인, 박물관… 폐광촌 문화 ‘두근두근’

    들꽃, 와인, 박물관… 폐광촌 문화 ‘두근두근’

    영월 와인, 정선 수제 맥주 탐방 골목 관광 ‘고한 18번가’도 핫플 사북 탄광문화촌, 박물관 변신중 ‘옛 탄광촌 상가 보전’ 철암역사촌‘운탄고도1330’이 지나는 강원의 도시마다 탄광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관광지들이 있다. 영월 마차리는 도내에서 최초로 탄광이 들어선 곳이다. 1960년대엔 4000여명에 달하는 탄광 노동자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석탄산업 몰락으로 폐광촌이 된 마차리는 지난 2013년 ‘폐광촌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마을로 거듭났다.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강원도탄광문화촌이 있다. 1960년대 탄광 마을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김삿갓면의 예밀리 포도마을엔 힐링족욕체험센터가 있다. 이 마을에서 생산한 와인에 발을 담그고 20분 정도 느긋하게 족욕을 즐길 수 있다. 주말에는 줄을 설 정도로 인기다. 와인 시음도 할 수 있다. 영월에 예밀리가 있다면 이웃 정선엔 예미리가 있다. 수제 맥주로 유명한 마을이다. 토속 재료를 활용해 만든 쌉싸름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운탄고도1330’ 4구간인 예미역 인근에 있다. ‘고한 18번가’도 둘러볼 만하다. 재활용을 통한 마을 가꾸기로 이름난 동네다. 옛 이름은 ‘고한 18리’다. 욕설처럼 들려 이름을 통째 바꾸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주민 대다수는 ‘고한 18번가’로 바꾸길 원했다고 한다. 즐겨 부르는 노래를 ‘18번’이라 하듯, 사람들이 즐겨 찾는 거리로 만들자는 바람을 담았다. 고한 18번가는 고한파출소에서 고한구공탄 시장에 이르는 300m 남짓한 골목을 일컫는다. 골목길에 화분을 전시해 마을 정원을 만드는 등 이른바 ‘골목형 관광지’로 환골탈태했다. ‘마을호텔 18번가’도 만들었다. 방이 3개뿐인 초미니 호텔이다. 고한에서 제일 오래된 식당을 무상 임대해 마을 호텔로 운영하고 있다.‘운탄고도1330’ 5길의 반대편, 그러니까 백운산 너머는 하이원 리조트다. 요즘 초여름 야생화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운탄고도 트레킹 도중 가도 좋고, 따로 시간을 내 찾아도 좋다. 광활한 스키 슬로프에 식재된 샤스타데이지 등 110여종에 달한다는 들꽃과 만날 수 있다. 강원랜드 바로 아래 있는 사북 탄광문화관광촌은 내년이 기대되는 관광자원이다. 동양 최대의 민영탄광이었던 동원탄좌의 폐광 이후 개보수해 관광시설로 활용했던 곳이다. 현재는 공사 중이다. 내부 시설을 대폭 확장한 뒤 내년쯤 탄광문화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삼탄아트마인은 여전히 정선의 명소다. 2001년 폐광된 삼척탄좌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얻은 인기가 여태 이어지고 있다. 태백에선 철암탄광역사촌을 찾아볼 만하다. 옛 탄광촌의 상가들을 그대로 보전해 생활사박물관으로 재활용했다. 철암천 변에 늘어선 까치발 건물들이 독특하다. 철암역 맞은편에 있다. 탄광역사촌 맞은편엔 옛 광부들의 사택이 보전돼 있다. ‘루핑’(모래와 콜타르를 뿌린 기름종이)으로 지붕을 인 낡은 집들이 산자락에 다닥다닥 붙어 있다. 태백에는 자작나무 숲이 많다. 탄광 개발로 훼손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자작나무를 많이 심었기 때문이다. 그중 황지동의 지지리골 자작나무숲은 태백시 자체적으로 4대 명품숲으로 꼽은 곳이다. 세간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도심에서 비교적 가까워 주말에 주민들이 즐겨 찾는다. 나무의 둥치가 그리 굵진 않지만 인적 드문 공간에서 자신만의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다. ‘운탄고도1330’의 6길에도 포함돼 있다. 다만 코스 밖으로 1㎞ 정도 오르내려야 해서 다소 부담이다. 트레킹과 별도로 방문하길 권한다.통리의 탄탄파크는 옛 한보탄광 부지에 조성된 정보기술(IT) 콘텐츠 테마파크다. 폐갱도를 활용해 조성한 2개의 터널형 전시 공간이 대표 볼거리다. 동물들과 사진 찍기, 그림 그리기 등 체험 활동과 ‘태백을 구하는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세트장도 보전해 뒀다. ■여행수첩 -하이원 리조트가 27일까지 ‘샤스타데이지 페스티벌’을 연다. 초여름의 대표적인 들꽃인 샤스타데이지 등 다양한 들꽃들이 스키장 슬로프를 가득 채운다. 축제가 끝나도 꽃은 7월 내내 피고 진다. 왕복 7㎞의 트레킹을 즐기기 어려운 이들은 카트나 관광곤돌라를 이용하면 된다. 전동 카트는 한 시간에 5만원이다. 대여 시간을 엄수해야 한다. 관광곤돌라는 왕복 1만 6000원(바닥이 보이는 크리스털은 2만원)이다. 제우스와 헤라 리프트를 타고 돌아보는 투어는 토~월요일 운영된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슬로프 백패킹 행사도 한 달에 한 번 열린다. 하이원 리조트 숙박과 각종 시설 이용권을 할인해 하나로 묶은 ‘하이원 샤스타 패키지’는 26일까지 판다. -강원도관광재단이 10월 8~16일 운탄고도 3길(약 13㎞)에서 ‘운탄고도1330 느리게 걷기’ 행사를 연다. 9일간의 체류형 행사다. 코스 인접 지역인 영월, 정선의 숙박업소에서 묵는 참가자(숙박 예정자 포함)에겐 지역화폐 등을 지급한다.
  • “일본은 가난한 나라가 된다...인재 유출, 기반시설 붕괴”…日전문가 진단 [김태균의 J로그]

    “일본은 가난한 나라가 된다...인재 유출, 기반시설 붕괴”…日전문가 진단 [김태균의 J로그]

    “24년 만의 기록적인 엔저(円低·엔화가치 약세)로 인해 악몽과 같은 물가급등 러시가 시작됐다. ‘잃어버린 30년’을 넘어서 ‘잃어버린 40년’, ‘잃어버린 50년’이 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일본은 젊고 우수한 두뇌들이 자기 나라를 포기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다.” 일본의 시사주간지 ‘슈칸겐다이’(週刊現代)는 6월 25일자 최신호에서 ‘초(超) 엔저’로 극명하게 부각된 일본 경제의 어두운 현실을 전문가 분석을 바탕으로 조명했다. 기사에는 ‘인재가 유출되고 인프라가 붕괴해 일본은 극빈 사회가 된다’(人材が流出しインフラが崩壊して日本は極貧社会になる)라는 제목이 붙었다. 기사에서 다시로 히데토시 시그마캐피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해외로의 인재 유출이 일본에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재의 유출은 치명적이다. 일본 소니(SONY)의 기술직 초임이 월 25만 5000엔(243만원)인 데 비해 중국 통신기기 제조업체 화웨이 일본법인의 초임은 최저 66만 6000엔(635만원)이다. 중국 선전에 있는 화웨이 본사는 초임이 최저 150만엔(1427만원)에 이른다. 중국과의 비교에서조차 이런 판국이니 이 만큼의 대우를 받고 일본의 우수 학생들이 국내에 머물러 줄 리가 없다.”그는 “(일본 최고의 대학으로) 수많은 관료를 배출해 온 도쿄대에서도 이제는 학생의 취업 희망 1순위가 맥킨지앤드컴퍼니나 보스턴컨설팅그룹과 같은 외국계 컨설팅 업체가 됐다”라면서 “엔화 초약세가 계속되면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갖춘 학생은 외국기업 취업을 목표로 삼는 게 당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경제에서 일본 엔화의 영향력은 약 50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무역 상대국 통화에 대한 엔화의 종합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실질실효환율은 지난 4월 60.9로 폭락했다. 이는 1973년 엔화 변동환율제가 시행되기 이전 최저치를 보였던 1971년 8월의 수준이다. 이달 들어서는 엔화가 추가로 떨어지면서 실질실효환율이 1964년 도쿄올림픽 때 수준으로 더욱 후퇴했다. 국민들의 생활기반 붕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후지 가즈히코 일본 경제산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휘발유가 ℓ당 200엔을 넘으면 서민들은 마음 편히 운전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자동차가 많은 사람들에게 무용지물이 되면서 부유층에게만 이용이 허락된 고급품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했다. 경제분석가 모리나가 고헤이는 “고령자들에게는 이제부터 여름철 에어컨이 문제가 될 것”이라며 “전기료 부담이 커져 사용하기 어려워질뿐 아니라 정부의 절전 요청으로 가급적 켜지 않는 사람이 늘어날 텐데, 그것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이 증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생각해 보면 1960년대 일본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라면서 “그래도 그때는 고도성장의 한가운데에 있었기 때문에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을 것이라는 믿음이라도 있었다”고 했다.경제가 쇠퇴하면서 사회기반시설의 열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가 노후화해도 이를 해결할 재원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얘기다. 슈칸겐다이는 “도로, 다리 등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비용은 해마다 늘어나지만, 예산이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엔화 약세에 따른 자원 조달비용 증가와 경기 악화에 따른 세수 부족이 더해지면 기반시설이 붕괴하는 모습을 손가락 입에 물고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시로 수석이코노미트는 “급여는 안 오르고 인재는 바깥으로 유출되고 기반시설은 노후화된다면 결국 일본이 기댈 것은 이웃의 강국(중국)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 엔화는 달러뿐 아니라 모든 주요국 통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도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에게 일본이 통째로 ‘바겐세일’과 같은 상태가 된 이유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중국인은 일본의 부동산을 폭발적으로 사들일 것이다. 일본이 ‘버블(거품) 경제’ 때 미국 록펠러센터를 매입했던 것을 생각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그는 “중국인이 아타미(시즈오카현의 온천 휴양지) 등의 리조트를 모조리 사들인 뒤 자기 돈으로 인프라를 정비해 중국인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일본인은 중국 부유층을 상대로 일을 해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슈칸겐다이는 “초엔저가 초래하는 1960년대 수준의 상태에서 일본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라며 “일본인의 (다시 일어서겠다는) 각오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 1991년 경찰청 ‘외청’ 분리… 장관 사무에서 ‘치안’도 삭제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21일 발표한 권고안이 현실화되면 경찰에 대한 행안부 장관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침해를 둘러싼 논란도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945년 경무국으로 출발한 경찰은 1948년 정부 수립 당시 장관급인 ‘치안부’ 독립 논의가 있었으나 결국 내무부 산하 치안국으로 격하됐다. 1960년 4·19 혁명 이후 헌법과 정부조직법에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는 규정이 포함됐지만 1년 후인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헌법이 개정돼 관련 규정도 삭제됐다. 1974년 치안국에서 치안본부로 승격된 후에도 여전히 내무부 통제를 받았다. 당시 경찰은 권위주의 정권에 휘둘리며 정치적 중립성 훼손과 인권 탄압 문제가 수차례 불거졌다. 이후 민주화 열기 속에 1991년 경찰법이 제정돼 내무부 외청인 경찰청으로 개편됐다. 행안부 장관 사무에서 ‘치안’이 삭제된 것도 1991년 경찰청이 외청으로 분리됐을 때다. 1988~1989년 대통령 소속 행정개혁위원회가 경찰의 중립성을 위해 건의한 내용에는 “경찰은 내무부 장관의 직접적인 지휘하에 있어 선거와 국민투표 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할 소지가 있는 등 경찰의 민주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 대신 경찰 행정에 관한 의결기구로 경찰위원회 설치를 제안했고 지금의 국가경찰위원회로 이어졌다. 당시 경찰청 개청을 앞두고 내무부 치안국 신설과 경찰지휘규칙 제정 논란이 있었으나 경찰청 독립과 수사권 독립 취지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무산됐다. 31년 동안 유지된 이 같은 골격은 행안부 내 ‘경찰 지원조직’(일명 경찰국) 신설 등 자문위 권고안이 나오면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번 권고는 경찰 인사·정책과 관련한 행안부의 역할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경찰청이 행안부 지휘 체계에 편입되더라도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의 독립된 지위는 변함없을 것이란 의견이 있지만 수사 인력도 결국 인사권을 쥔 장관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수사권 독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 경찰 개편 31년 만에 행안부 지휘 편입...독립성 논의 역사는

    경찰 개편 31년 만에 행안부 지휘 편입...독립성 논의 역사는

    1991년 경찰청 분리..‘치안사무’ 삭제“장관 하에 민주성·독립성 미흡” 지적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21일 발표한 권고안이 현실화되면 경찰에 대한 행안부 장관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침해를 둘러싼 논란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1945년 경무국으로 출발한 경찰은 1948년 정부 수립 당시 장관급인 ‘치안부’ 독립 논의가 있었으나 결국 내무부 산하 치안국으로 격하됐다. 1960년 4·19 혁명 이후 헌법과 정부조직법에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는 규정이 포함됐지만 1년 후인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헌법이 개정돼 관련 규정도 삭제됐다. 1974년 치안국에서 치안본부로 승격된 후에도 여전히 내무부 통제를 받았다. 당시 경찰은 권위주의 정권에 휘둘리며 정치적 중립성 훼손과 인권 탄압 문제가 수차례 불거졌다. 이후 민주화 열기 속에 1991년 경찰법이 제정돼 내무부 외청인 경찰청으로 개편됐다. 행안부 장관 사무에서 ‘치안’이 삭제된 것도 1991년 경찰청이 외청으로 분리됐을 때다. 1988~1989년 대통령 소속 행정개혁위원회가 경찰의 중립성을 위해 건의한 내용에는 “경찰은 내무부 장관의 직접적인 지휘 하에 있어 선거와 국민투표 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할 소지가 있는 등 경찰의 민주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 대신 경찰 행정에 관한 의결 기구로 경찰위원회 설치를 제안했고 지금의 국가경찰위원회로 이어졌다. 당시 경찰청 개청을 앞두고 내무부에 치안국 신설과 경찰지휘규칙 제정 논란이 있었으나 경찰청 독립과 수사권 독립 취지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무산됐다. 31년 동안 유지된 이 같은 골격은 행안부 내 ‘경찰 지원조직’(일명 경찰국) 신설 등 자문위 권고안이 나오면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번 권고는 경찰 인사·정책 관련 행안부 역할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경찰청이 행안부 지휘 체계에 편입되더라도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의 독립된 지위는 변함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수사 인력도 결국 인사권을 쥔 장관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수사권 독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 [아하! 우주] 우주전쟁 예고? 러시아 미사일에 국제우주정거장 또 회피 기동

    [아하! 우주] 우주전쟁 예고? 러시아 미사일에 국제우주정거장 또 회피 기동

    러시아가 쏘아 올린 위성 요격 미사일로 위성이 파괴되고, 해당 위성의 파편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위협해 대형사고로 이어질뻔한 아찔한 순간이 발생했다. 우주를 향한 러시아의 위험천만한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스페이스닷컴 등 해외 언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연방우주국장은 “16일 코스모스-1408호 위성의 파편이 국제우주정거장에 접근했다. 이에 국제우주정거장은 위험 회피를 위해 예정에 없던 기동(회피 기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회피 기동은 국제우주정거장이 우주쓰레기, 운석 등과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주정거장의 고도를 조종하는 작업이다.미국항공우주국(NASA)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작동하지 않는 자국의 인공위성인 ‘첼리나-D’(Tselina-D)를 목표물로 삼는 위성 요격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러시아는 우주공간의 평화적 사용을 주장해오면서도, ‘우주전쟁’을 본격화할 수 있는 위성 요격 미사일 시험 발사를 꾸준히 시행해 왔다. 러시아의 ‘우주전쟁 대비’ 프로젝트는 셀 수 없이 많은 우주쓰레기를 생산한다. 미사일에 요격된 인공위성에서 떨어져나온 부품은 우주를 떠도는 우주쓰레기가 되고, 이는 현재 가동 중인 다른 인공위성이나 국제우주정거장과 같은 유인 우주물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지난해 11월에도 우주쓰레기와의 충돌을 피해 회피 기동을 했다. 당시 러시아는 역시 코스모스-1408호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해 폭파했다. 당시 미사일 발사로 고도 440km에서 인근 지역을 지나던 코스모스-1408이 정확히 요격됐고, 위성이 파괴되면서 수천 개의 크고 작은 파편들이 흩어졌다. 이때 국제우주정거장에 있던 우주인들은 혹시 모를 파편과의 충돌에 대비해 비상 탈출용 우주선으로 긴급 대피해야 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국제우주정거장에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국적의 우주인도 탑승해 있었다는 사실이다. 즉, 국제우주정거장의 러시아 우주인들은 자국의 미사일로 생긴 우주쓰레기에 맞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국제우주정거장은 1998년부터 2018년 사이에 25차례에 걸쳐 회피 기동을 실시했다. 지난 60년간 발사돼온 위성과 로켓 등의 잔해가 지구 궤도에 넘쳐나면서 우주 파편을 피하기 위한 회피기동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럽우주국(ESA)은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10㎝ 이상의 우주쓰레기가 약 3만 65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1㎝~10㎝ 사이는 약 100만 개, 1㎜~1㎝사이는 약 3억 3000만 개 정도 될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국제우주정거장의 이번 회피기동과 관련해 NASA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승무원 안전에는 이상이 없고, 국제우주정거장의 운영에도 영향이 없었다”면서 “만약 회피 기동이 없었다면 우주쓰레기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805m 떨어진 옆을 스쳐 지나갔을 것”이라고 전했다.
  • 알카트라즈 미스터리…60년 전 탈옥수 3명 현재 모습 수배 사진 공개

    알카트라즈 미스터리…60년 전 탈옥수 3명 현재 모습 수배 사진 공개

    지난 1962년 6월 11일 3명의 죄수가 세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샌프란시스코만 섬에 위치한 교도소를 탈옥했다. 바로 영화와 다큐멘터리로도 유명한 교도소인 알카트라즈다. 샌프란시스코 해안에서 약 2.4㎞ 떨어진 작은 섬에 위치한 알카트라즈 교도소는 전설적인 마피아 알 카포네 등 중범죄자와 흉악범들이 수감됐던 곳으로 이들 3명이 사라지기 전까지 단 한 명도 탈옥에 성공하지 못한 악명높은 곳이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연방보안청이 이날 당시 탈옥한 죄수들의 현재 모습을 추정한 이미지를 또다시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도 미스터리로 기록된 탈옥 죄수 3명의 이름은 각각 프랭크 모리스(당시 36세), 존(당시 32세)과 클라렌스 앤그린(당시 31세) 형제다.  만약 지금까지 생존해있다면 모두 90대 노인들로, 실제 연방보안청이 공개한 사진들에는 60년 전 젊은 시절 모습을 바탕으로 현재 모습이 추정되어 담겨있다. 연방보안청이 이 사진들을 재차 공개한 이유는 시민들의 제보를 받기위한 것으로 아직 이 사건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당시 탈옥 사건의 시작은 무장 강도 혐의로 수감된 모리스와 앤그린 형제의 모의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18개월에 걸쳐 식당에서 훔친 식기류로 땅굴을 파고 우비로 뗏목과 구명조끼를 만드는 등 치밀한 탈옥 계획을 세웠다. 이후 이들은 만들어놓은 미끼 인형을 침대에 두고 잠을 자는 것처럼 위장한 뒤 땅굴을 통해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튿날 발칵 뒤집힌 교도관들이 수색에 들어갔고 미 중앙수사국(FBI)까지 나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으나 이들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FBI 측은 이들이 탈옥 중 익사했다고 결론을 내렸으나 이를 입증한 증거는 공개하지 못했다.미 당국의 공식적인 발표에도 이들 3명이 살아있다는 주장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자신을 존 앵글린이라고 밝힌 편지가 CBS 방송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이 접수한 이 편지에는 당시 탈옥한 세 사람이 모두 육지에 무사히 도착했으며 이후 캘리포니아 남부에 살았다고 적혀 있었다. 또한 모리스와 클라렌스는 지난 2008년, 2011년 숨졌으며 자신(존 앵글린)도 암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한편 ‘더 록’이란 별칭으로 유명한 알카트라즈는 1840년대 멕시코와 전쟁 때 캘리포니아를 방어하기 위한 요새로 쓰였다. 남북전쟁 때는 웨스트코스트 일대의 군 형무소로 쓰였으며 1930년대 연방 교도소로 바뀌어 재소자들을 뭍에서 배에 태워 데려와 수용했으나 1963년 폐쇄됐다. 
  • [열린세상] 60년 전에 이룬 통일, 왜 또 이루려는가/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60년 전에 이룬 통일, 왜 또 이루려는가/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지난 4월, 뉴스를 검색하다가 한 기사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전 국민 1~2살 어려진다’.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기사를 읽어 보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약 중 하나였던 만 나이 통일 방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는 내용이었다. 이후에도 관련 기사가 한 달에 한 번꼴로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만 나이 통일’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지난 17일에는 만 나이 통일 관련 행정기본법 개정 추진 상황이 법제처의 올해 첫 국가행정법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루어졌다는 뉴스가 나왔다. 하지만 놀랍게도 ‘만 나이 통일’을 알리는 기사는 이미 60년 전에도 있었다. 심지어 경향신문 1961년 12월 29일 자의 제목은 ‘새해부터…나이를 만으로 통일’이었다. 그 이듬해 1월 3일 조선일보 가십 기사에는 바뀐 나이 셈법에 대한 풍경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한 살 젊어진 것이 모두 무척 즐거운 모양이니 누가 고안했는지 모르나 연령을 만으로 계산하라고 영을 내린 사람은 새해 복 많이 탈 사람임에 틀림없다.’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만 나이 통일로 나이가 젊어진 것, 젊어질 것을 기뻐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60년 전 이미 통일된 것을 다시 통일하자고 하니 말이다. 더 이상한 것은 온 국민에게 어려지는 기쁨을 주었던 만 나이 통일이 왜 60년 동안 이루어지지 못했을까 하는 것이다. 그 실마리를 던져 주는 두 가지 사실이 있다. 첫째, 전 세계에서 세는나이를 사용하는 곳은 한반도 전역뿐이라는 사실이다.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의 오랜 전통이던 세는나이는 서양력이 들어오면서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모두 사라졌다. 심지어 종주국인 중국에서조차 세는나이는 사라지고 만 나이만 사용되고 있다. 둘째, 남과 북이 모두 만 나이 통일이라는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는 세는나이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놀라운 것은 1986년 김일성이 만 나이 통일을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쪽의 일상에서 여전히 세는나이가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언어 때문이다. 한국어의 작동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남북 모두 세는나이를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기는 어렵다. 한국어는 높임법이 발달한 언어이고 공손성의 이유로 2인칭 대명사의 사용을 꺼리는 몇 안 되는 언어, 즉 ‘너를 너라고 부를 수 없는 언어’다. 말을 하려면 존댓말을 할지 반말을 할지를 결정해야 하고 ‘너’ 대신 상대를 부를 말, 즉 호칭어가 필요한 것이 한국어의 특징이다. 높임법의 결정과 호칭어의 선택에서 상대와 나와의 나이 차이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러니 그 나이 차이는 일정하게 유지될 필요가 있다. 오늘은 동갑이다가 내일은 차이가 나면 말이 달라져야 하니 불편하다. 모든 사람이 함께 나이를 먹는 세는나이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법적 나이, 즉 만 나이가 필요한 상황은 매우 드물고 비일상적이다. 반면에 세는나이는 매일매일의 일상이다. 그러니 정부는 ‘만 나이 통일’을 두 번이나 선언할 게 아니라 일상의 세는나이를 인정하고 시민의 불편을 줄일 방법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문서에 나이를 쓰게 해 시민들을 혼란스럽게 할 게 아니라 생년월일과 문서작성 날짜를 적게 해 자동으로 만 나이가 계산되도록 하는 것처럼 말이다. 교육과 홍보를 통해 공적으로는 법의 공평한 적용을 위해 생년월일에 의한 만 나이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시키면 된다. 서양력으로 날짜 기준이 통일돼 있고 생년월일이 주민등록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나라에서 정부가 만 나이 통일을 두 번이나 선언하는 것은 자국어와 자국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과 행정편의주의적 관점이다. 언어는 이렇게 인간의 모든 것에 대한 모든 것이다.
  • 한국, 63년 만에 아시안컵 유치 도전

    한국, 63년 만에 아시안컵 유치 도전

    대한축구협회가 63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유치에 나섰다. 축구협회는 20일 “이달 30일에 마감되는 AFC의 유치국 협회 의향 제출에 앞서 국내 각 지자체를 대상으로 개최 의향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2023 아시안컵은 중국에서 열리기로 돼 있었지만,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지난달 개최권을 반납하면서 개최지를 새로 결정하게 됐다. 개최국은 오는 10월 열리는 AFC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한국은 1960년 서울효창운동장에서 2회 아시안컵을 열었다. 63년 만에 대회 유치에 나선 것이다. 현재 일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호주도 유치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는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 등 아시아 축구 최강국의 위상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메이저 대회인 아시안컵을 개최하지 않았고, 우승도 차지하지 못했다”면서 “2002 한일 월드컵에 못지않은 축구 열기를 통해 국민통합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의 국제 이미지 제고, 축구 인프라 확대, 경제 활성화는 물론, 대회 우승까지 목표로 두고 아시안컵 유치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아시안컵에는 예선을 통과한 24개국이 참가하는데, 개최지 기후에 따라 동아시아에선 내년 6월, 서아시아는 내년 1월 개최가 유력하다. AFC가 제시한 유치 조건에 따라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는 2만석 이상, 준결승 4만석 이상, 개막전과 결승전이 열리는 경기장은 5만석 이상의 수용 규모를 갖춰야 한다. 1956년 창설된 아시안컵은 4년마다 열리는 아시아 최고 권위의 국가대항전이다. 한국은 1956년 1회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뒤로는 준우승만 네 차례 기록했을 뿐,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ICAO(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 회장 당선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ICAO(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 회장 당선

    24년 회장사… 선거 이겨 4년 더 리더십 발휘“농협의 경험, 전 세계 협동조합과 나누겠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ICAO) 총회 중 회장 선거에서 당선, 임기 4년의 ICAO 회장으로 재선출됐다고 농협중앙회가 20일 밝혔다. 이 회장은 함께 입후보한 상하니 인도비료협동조합(IFFCO) 회장을 꺾고,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산하 농업분과기구인 ICAO를 계속 이끌게 됐다.ICAO는 전 세계 농업분야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기구로 1951년 창설됐다. 현재 35개국, 42개 회원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농협은 1963년 준회원 자격으로 ICA에 가입해 1972년 정회원이 됐다. 농협은 이어 1988년부터 24년째 단독 추대 형식으로 ICAO 회장기관을 맡았고, 지난해 12월에는 ICA와 함께 서울에서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국제무대 영향력 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선거를 통해 회장기관을 선출했는데, 이 회장이 당선되면서 세계 무대에서 한국농협의 위상과 리더십이 널리 인식되게 되었다고 중앙회는 설명했다. 이 회장은 소견발표에서 ▲개발도상국 협동조합 초청연수 및 임직원의 ICAO 서울 사무국 파견근무 기회 제공 ▲개도국 우수학생의 농협대학교 유학 지원 ▲ICAO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위한 협동조합 간 협력 강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60년간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10위권의 글로벌 협동조합으로 성장한 한국농협의 경험과 비전을 전 세계 협동조합들과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을 이루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ICAO 선거 뒤 개최된 ICA 글로벌 총회가 열려 농수산업·주택·의료·청년 등 분과 및 대륙을 대표하는 이사 25명이 새로 선출됐다. 이 회장은 농수산업 분과 위원 자격의 ICA 이사로 만장일치 추대되었다. ICA 이사로서 이 회장은 임기 4년 동안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협력을 통한 지속가능한 농림수산업 발전 ▲식량안보 위기와 기후변화 등 국제적 현안에 대한 농업계 입장 대변 ▲영세농과 여성·청년농 권익증진 등의 활동을 펼 계획이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벨기에가 암살 조종하고 금니까지 가져간 콩고 영웅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벨기에가 암살 조종하고 금니까지 가져간 콩고 영웅

    패트리스 루뭄바는 벨기에의 식민 지배에 맞서다 암살된 콩고의 독립투사다. 1961년 벨기에 식민세력이 암묵적으로 방조한 가운데 총살형으로 그를 쓰러뜨렸고 허름한 묘지에 묻었다가 다시 파헤쳐 200㎞ 떨어진 곳으로 이장했다. 얼마 안돼 또다시 파헤쳐 이번에는 시신을 해체한 뒤 황산을 이용해 녹여 버렸다. 끔찍한 작업을 지휘한 인물이 벨기에 경찰청장 제라르 소이테였는데 그는 왠일인지 귀국할 때 유해의 금니를 가져갔다. 나중에 그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치아와 시신의 손가락 둘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그것들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금니를 브뤼셀에서 유족들에게 돌려줄 예정이라고 영국 BBC가 2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소이테가 시신 일부를 훔친 것은 유럽의 식민지 관리들이 소름끼치는 추억거리를 고국에 가져오곤 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벨기에를 적으로 간주한 사람에게 끝까지 굴욕을 안긴다는 의도도 있었다. 그는 1999년 다큐멘터리를 통해 치아와 손가락들이 “일종의 사냥 트로피”였다고 털어놓았다. 루뭄바를 인간으로도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백한 셈이다. 루뭄바의 딸 줄리아나는 “미움이 얼마나 쌓여 당신들은 그렇게 해야만 했냐”고 물은 뒤 “나치가 벌였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사람을 토막내고, 인류애에 반한 범죄”라고 털어놓았다. 루뭄바는 서른넷 나이에 총리가 됐다. 총리에 선출된 날은 식민 지배에 마침표를 찍은 날이었다. 신생 독립국 내각을 이끌게 됐다. 1960년 6월 권력을 이양하면서 보두앵 당시 벨기에 국왕은 식민지 정부를 치하하고 조상인 레오폴드 2세를 콩고를 “문명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그러나 레오폴드 2세가 얼마나 끔찍한 짓을 저질렀는지는 여러 차례 소개했다. 루뭄바는 공식 프로그램에 없던 연설을 통해 콩고인들이 폭력과 2등국민 취급에 고통받았다고 밝혔다. 중간에 갈채와 기립박수가 이어져 연설을 중단하곤 했다. 그는 “노예를 모욕하는 일이 완력으로 우리에게 강요됐다”고 결론내렸다. 벨기에인들은 얼어붙었다. 학자인 루도 드 휘트는 이 연설이 암살의 이유가 됐다고 적었다. 검둥이 아프리카인이 유럽인들 앞에서 이렇게 공언한 것을 본 적이 없기에 벨기에 언론은 루뭄바를 “글도 못 깨친 도둑”으로 깎아내렸다. 아울러 국왕과 벨기에 관리들에 모욕을 준 것이라고 여겼다. 그의 연설이 사형 집행장에 서명한 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다음해 암살되는 과정은 냉전 시대 조작질과 벨기에의 권력 유지 열망이 겹쳐졌다. 미국인들도 암살 음모에 가담했다. 소련과 반식민주의에 대한 반격으로 삼으려는 계산이었다. 영국의 한 관리 역시 죽이는 것도 한 방법이란 메모를 남겼다.시신을 철저히 훼손한 것은 증거를 없애려는 것이었으며, 고인을 기억에서 지워내려는 시도였던 것처럼 보인다. 장례도 치르지 않았으며 존재했음을 부인하는 일조차 가능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그냥 안장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기억되고 있다. 금니를 돌려 받는 줄리아나는 식구 중 유일한 딸로 어린 시절 아빠와의 사이가 아주 가까웠다고 했다. 아버지가 총리가 됐을 때 다섯 살도 안 됐다. 집무실도 들락거렸는데 “그냥 앉아 아빠의 일하는 모습을 봤다. 내겐 그 모습이 아버지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부친이 “콩고를 위해 죽었기 때문에 이 나라 소속이다. 자신의 가치관을 갖고 있었고 아프리카 사람의 존엄성을 굳게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벨기에에서 부친의 치아를 돌려받고 콩고민주공화국(DRC)에 갖고 돌아가는 것은 “남은 것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상징적이라며 “자신의 피가 뿌려진 나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니는 전국을 돌며 국민들에게 보인 뒤 그의 연설 61주년 날에 수도 킨샤샤에 안장될 예정이다. 고인의 총리 취임부터 암살까지 7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독립 이후 나라는 두 세력으로 찢겨졌다. 광물이 풍부한 남동부 카탕가 지방이 떨어져나가겠다고 주장했다. 정국 혼란이 이어지자 벨기에 군대가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주둔했다. 벨기에는 카탕가 정부 편을 노골적으로 들었다. 루뭄바는 대통령에 의해 실각됐고, 일주일도 안돼 합참의장 조지프 모부투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했다. 루뭄바는 가택연금을 당했지만 탈출했다가 1960년 12월 다시 붙잡혀 서부 지방에 감금됐다. 그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 요인이 된다고 판단한 벨기에 정부는 카탕가로 이송하라고 압박했다. 이듬해 1월 16일 비행기로 이송되는 과정에도 폭행이 있었고, 도착해서도 두들겨맞았다. 총살형이 결정돼 다음날 두 동료와 함께 처형됐다. 이 때 소이테가 끼어들어 시신이 나중에라도 공개되면 안된다며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흔적도 남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톱들과 황산, 마스크, 위스키 등을 챙긴 다음 그는 시신 해체를 지휘했다. 그는 뒤에 “지옥의 밑바닥에 다녀온 기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그가 소행을 인정하고 치아 하나를 간직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40년 가까이 흐른 1999년이었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던 다른 신체 부위는 없애야 했다고 덧붙였다. 루뭄바는 아버지의 일부가 지금도 존재한다는 얘기를 듣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당시나 지금이나 소이테가 이 치아를 갖고 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시를 하거나 한 것도 아니었다. 이 물건이 세간의 이목을 다시 끈 것은 2016년 소이테의 딸 고들리브가 루뭄바 암살 55주년 직전에 공개된 벨기에 잡지 Humo 인터뷰 도중 언급하면서였다. “불쌍한 아빠”도 자신의 소행 때문에 괴로워했으며 벨기에 당국이 아버지에게 내린 명령에 대해 가족들에게 대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버지는 개인적으로 금니 등을 소장한 것이며 2000년 세상을 떠난 뒤 많은 것들이 어딘가로 사라졌지만 “재미있는 것들은 간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뷰한 기자와 사진기자에게 치아를 보여줬다. 벨기에 경찰이 압수했고, 나흘의 법정 다툼 끝에 법원은 루뭄바 가족에게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줄리아나는 필리페 국왕에게 돌려달라고 편지를 썼다. 시적이고 감동적인 편지였다. “왜, 끔찍한 죽임을 당한 뒤에도, 루뭄바의 유해는 영원히 방황하는 영혼으로 남는 저주를 받는다 말인가, 영원한 안식에 깃들 묘지도 없이?”
  • 반클라이번 콩쿠르 2ㆍ3위 수상자와 포즈 취하는 임윤찬

    반클라이번 콩쿠르 2ㆍ3위 수상자와 포즈 취하는 임윤찬

    1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폐막한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 3위 수상자인 러시아의 안나 지니시네(왼쪽),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초니(오른쪽)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윤찬은 세계적 권위의 피아노 경연대회인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대회 60년 역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임윤찬이 역대 최연소 나이로 우승한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 시절이던 1958년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해 일약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리는 대회다. 세계 3대 음악경연대회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는 북미의 대표 피아노 콩쿠르다.
  • [씨줄날줄] 광장무/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장무/박록삼 논설위원

    코로나19와 무관하던 시절 중국을 찾았던 이들이라면 해질 무렵 널찍한 공원 등에 60대 이상 아주머니들이-드물게 젊은 여성, 중년 남성들도 있긴 하다-모여서 단체로 춤을 추는 광경을 목격하기 마련이었다. 중국 민족 특유의 문화, 이른바 광장무(廣場舞)다. 이런 아주머니들을 ‘다마’(大?)라고 부른다.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백 명이 모여 춤추는 진풍경에 함께 어우러져 따라 춤을 추거나 이를 배경 삼아 사진 찍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다. 언제부터 유래했는지 설은 분분하다. 1960년대 후반 시작했다는 게 정설에 가깝다. 집단주의를 강조하고 개인주의 풍조를 배격하는 사회주의, 특히 중국 현대사의 암흑기였던 문화대혁명 시절 유래했다는 주장이다. 광장무 또는 집단 사상교육 등에 참여하지 않고 집 안에 혼자 남았다가는 자칫 홍위병에게 혹독한 고초를 겪던 시기였으니 나름 일리가 있다. 물론 이와 달리 사회주의 이전 농경문화에 기반했다는 주장, 혹은 중국인이 원체 흥이 많아서 그렇다는 주장 또한 있긴 하다. 어떤 기원이건 간에 이제 중국인과 광장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시끄러운 음악과 화려한 조명에 중국인들조차 소음공해, 빛공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2년 전 중국 정부가 광장무를 금지했지만 최근 다시 광장무를 추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도, 코로나19도 못 막는 광장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광장무가 한국에도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대림역 주변 도림천 산책로 옆 공터에서 광장무를 추는 중국 동포들에 대해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곤 하지만 구청도 마땅한 단속의 근거가 없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반중 정서가 만만치 않고, 중국 동포들로 인해 지역의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피해의식이 있으니 항의하는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미 다문화사회로 접어든 지 오래다. 다양성 존중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우리도 도림천, 안양천, 중랑천 등 공터에서 주기적으로 모여 강사 따라 에어로빅 추며 건강 챙기는 일군의 아주머니들이 있지 않나. 산책하는 주민들과 춤추는 중국 동포 사이에 상생의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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