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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꾸로 가는 ‘헌혈의 집’

    거꾸로 가는 ‘헌혈의 집’

    김모(42)씨는 지난주 퇴근길에 서울 광화문 회사 근처 ‘헌혈의 집’을 찾았다. 혈액 부족이 심각하다는 보도를 접한 뒤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볼까해서였다. 하지만 김씨는 열악한 내부환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좁은 계단을 타고 2층에 올라가니 20평 남짓한 공간에 사람들이 빼곡하더군요. 헌혈하기까지 1시간30분이나 기다려야 했습니다.1970∼80년대와 전혀 달라진 게 없더라고요.” 그는 “어떤 사람은 헌혈을 마치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서 ‘헌혈하고나서 넘어지라고 만든 계단이냐.’고 심하게 짜증을 내더라.”고 전했다. 지난주 말 서울 종로의 한 ‘헌혈의 집’을 찾은 직장인 정모(30)씨는 문 닫힌 ‘헌혈의 집’을 보고 황당함을 느꼈다.“점심시간과 퇴근 이후 밖에는 짬을 낼 수 없는데 갈 적마다 문이 닫혀 있더니 휴일에도 운영을 하지 않으면 도대체 언제 헌혈하란 말이냐.”고 했다. 헌혈자가 줄면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으나 ‘헌혈의 집’이 헌혈 희망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운영돼 큰 불만을 사고 있다. 헌혈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인 데도 대한적십자사는 거꾸로 헌혈하고 싶은 사람마저 못하게 하는 무성의한 운영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요즘에는 노사간 마찰로 운영 시간마저 크게 줄였다.29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노동조합은 지난 22일부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근무하는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이 전에 오후 8시까지 운영하던 일부 ‘헌혈의 집’조차 오후 6시면 문을 닫고 주말에는 대부분 운영되지 않고 있다. 헌혈자 수는 지난 27일 1578여명으로 다른 때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정부는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미 2004년 ‘혈액안전관리 개선종합대책’을 내놓고 ‘헌혈의 집’ 운영시간을 오전 9시∼오후 6시에서 낮 12시∼오후 9시로 바꾸고 선진국형 ‘헌혈의 집’을 2009년까지 60개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이후 일부 ‘헌혈의 집’ 운영시간이 오전 10시∼오후 8시로 바뀌었지만 지난주부터 다시 예전처럼 오전 9시∼오후 6시로 돌아갔다. 선진국형 ‘헌혈의 집’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3개가 새로 지어졌지만 내년부터가 문제다. 계획대로라면 정부는 내년부터 해마다 신식 ‘헌혈의 집’을 18개씩 신설하고 기존 ‘헌혈의 집’은 10개씩 개조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매년 300여억원씩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내년 관련 예산이 200억원대로 깎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성 있는 대안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주 헌혈했다는 직장인 김모씨는 “헌혈하고 싶은 사람도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점심시간에도 개방하는 등 운영 시간을 이용자 편의에 맞추고 시설을 새로 짓기보다 기존의 것을 잘 활용하는 게 우선 아니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서울 회기동에 있는 ‘헌혈의 집’은 환경개선 뒤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20명 이하에서 32.2명으로 늘었다.‘헌혈의 집’ 신설 비용은 15억원이고 개조에 드는 비용은 약 4억원이다. 대한적십자사측은 “운영 시간은 노사 합의가 이루어지는 대로 오후 8시까지로 바뀔 것”이라면서 “개인 헌혈자의 비중이 늘어나는 등 2004년 대책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항변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몽골에 푸른 숲을”

    “몽골에 푸른 숲을”

    몽골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국토녹색화 사업에 매달리고 있다. 길이 3500㎞, 폭 300∼600m에 이르는 지역에 나무를 심어 그린벨트를 조성하고 국토의 사막화도 막겠다는 ‘30년 녹화계획’이다. 전 국토의 절반가량이 사막화했고, 사막화로 치닫고 있는 면적을 포함하면 국토 면적의 90%가 위기에 처한 실상을 감안해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몽골 정부에 ‘작은 힘’을 보태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회환경노동위원회 한나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배일도 의원은 이달 초 몽골을 방문해 몽골 총리·자연환경부 장관 등과 함께 ‘몽골 사막화 방지사업을 위한 실행 협약서’를 체결했다. 몽골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벨트 조성사업에 민간단체와 함께 참여해 ‘한·몽 평화의 숲’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 몽골 바가노르 구를 비롯한 사막화 지대에 2만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구체적인 약속도 내놓았다. 아울러 몽골과 환경·복지 분야 등의 교류·협력을 위해 ‘한·몽 평화협력네트워크’라는 기구를 공동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우리측 공동대표는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와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 배 의원 등이 맡을 예정이다. 이번 몽골 방문에는 시민정보미디어센터를 비롯한 비정부기구(NGO)와 학계 인사, 대학생 등 50여명이 동참해 나무심기 운동을 벌였다. 시민정보미디어센터 김한나 팀장은 “몽골의 급격한 사막화는 몽골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황사라는 직접적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번 협약 체결과 공동기구 설립을 계기로 앞으로 ‘몽골에 1인 1나무 심기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 의원측은 좀 더 구체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몽골 나무심기에 드는 재원 등을 조달하기 위해 최근 전경련을 비롯한 주요 경제단체에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배 의원은 “지난 2003년 기준으로 683개의 강과 760개의 호수가 없어지는 등 몽골의 사막화 실상은 말 그대로 심각한 상태”라면서 “세계 10대 자원부국인 몽골과의 정치·경제적 협력은 물론 우리나라의 황사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대적인 몽골 나무심기 운동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농업 희망을 쏜다] (19) 덴마트의 돈육산업

    [농업 희망을 쏜다] (19) 덴마트의 돈육산업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스웨덴과 마주한 섬에 있다. 세계적인 명물인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동상을 뒤로 하고 서쪽으로 연륙교를 지나 2시간을 달리면 본토인 유틀란트 반도에 다다른다. 다시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1시간을 가면 호르센 지역이다. 세계적인 육가공업체 대니시 크라운의 최첨단 도축장과 젖소, 돼지 등 축산농가들이 밀집한 곳이다. 도축장을 견학하기에 앞서 한 돼지농가를 찾았다. ●질병과 컴퓨터 등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돼지농가 보리밭 사이로 난 비포장 1차선 도로를 거쳐 간신히 농가를 찾았다.18세기 말부터 조상 대대로 젖소를 키웠다는 헨릭 크리우츠펠트(48)는 지난 2000년부터 돼지로 종목을 완전히 바꿨다.10살 때부터 젖소 키우는 것을 보고 집안 일을 도왔지만 젖소 사육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큰 돈’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반면 돼지 농가는 상대적으로 잘 사는 것을 봤다. 바이킹 신화에서 나오듯이 북유럽에서 돼지 요리는 일찍부터 다양하게 발달한데다 협동조합에 돼지를 공급하며 우유보다도 높은 수익을 남기는 것도 확인했다. 농가 규모가 30㏊ 이상이면 대학을 반드시 졸업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크리우츠펠트는 가업을 잇기 위해서라도 농대에 진학, 가축 질병과 예방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이후 점차 젖소를 줄이고 돼지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돼지를 90㎏까지 다 자라기 이전인 50㎏ 단계에서 다른 농가에 파는 전략을 선택했다.“4주가 되기 이전의 새끼를 잘 먹이고 질병을 예방한 뒤 8∼12주 뒤에 팔면 자금 회전율과 수익률 측면에선 훨씬 유리합니다. 위생관리에 신경이 쓰이지만 소의 젖을 짜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소득은 어미돼지 1마리당 7000크로네(1000달러)라고 했다.300마리의 어미 돼지를 보유했기에 연간 3억원 정도를 버는 셈이다. 그는 새끼 돼지의 생존율을 높이고 인건비를 최소화하면서 1등품 돼지를 만들기 위해 축사 관리를 컴퓨터화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직원도 6명으로 충분하다. 축사에 드나들 때 장화와 위생복으로 갈아입는 것은 국내와 같지만 새끼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견식표를 달아 영양 상태를 점검하고 백신을 접종한 돼지는 가격을 낮추는 등의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것은 특이했다. 유기농 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접종 돼지의 가격을 높이 쳐주기 때문이라는 것.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품질관리에 힘쓰는 대니시 크라운 태어나면서부터 가격과 품질이 차등화하기 시작한 돼지는 대부분 대니시 크라운의 도축장을 거친다. 덴마크에는 양대 돈육 가공회사로 대니시 크라운과 티칸이 있지만 연간 출하되는 돼지 2200만마리 가운데 2000만마리를 대니시 크라운이 처리한다. 사실상 독점 체제와 다름없다. 지난해 3월 호르센에 세워진 대니시 크라운의 도축장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환경 기준과 최첨단 시설을 자랑한다. 대지 14만여평에 도축장 규모만 2만 3600여평, 근로자는 1200여명에 이른다. 이곳에서 도축되는 돼지는 하루 평균 1만 1000마리에 이른다. 돼지가 도축장에 도착한 뒤 부위별로 포장돼 나가기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린다. 홍보실의 비에드 뮬러는 “수의사의 육안검사와 도축장내 냉장실에 보관되는 시간들을 모두 합쳐도 도축된 돼지들은 모두 24시간 이내에 전 세계로 수출된다.”고 설명했다. 부위별 도축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복도의 길이만 425m나 된다. 뮬러는 돼지 연구가 얼마만큼 심도있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농가에서 싣고 온 돼지들은 도축되기에 앞서 창고내 2평짜리 칸막이에서 15마리씩 무리지어 기다립니다. 같은 농장에서 자란 돼지가 아니면 서로 소리를 지르고 싸우는데 이때 축구공을 넣어주면 조용해집니다. 생소한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는데 칸막이 위에 설치된 파이프에서 찬물을 뿌려주면 안정감을 찾습니다. 도축장 입구는 경사가 오르막입니다. 돼지들은 내려가는 것보다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입구 쪽은 불을 환하게 켜놓는데 호기심 많은 돼지를 유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도축은 탄산가스를 활용해 질식시키는 것부터 시작된다. 역시 죽는 순간의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전기톱을 사용하지 않는다. 뜨거운 수증기로 털을 제거하면서 살균 처리도 겸한 뒤 가는 쇠파이프를 죽은 돼지에 찔러 피를 뺀다. 이후 컨베이어 시스템과 로봇을 통해 돼지의 몸 길이 등을 측정한다. 포장되는 살코기의 크기를 균등하게 하기 위해서다. 품질을 구분하기 위해 컴퓨터로 지방질도 분석한다. 이후 배를 가르고 내장과 가슴뼈, 등뼈 등을 차례로 제거하는 작업들이 이어진다. ●완벽한 원산지 추적시스템으로 위생 문제에 대비 홍보 책임자인 안네 빌레모스는 “대니시 크라운이 수출하는 모든 고기는 원산지 추적이 100% 가능하다.”면서 “이는 도축 과정에서 잘려나가는 고기 부위마다 마이크로 칩을 통해 일련번호가 컴퓨터에 기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작업장 바닥은 찌꺼기 등을 공기로 빨아들이는 2차 세균감염 방지 장치가 마련돼 있다. 때문에 작업장에서는 피 한방울 떨어져 있는 것을 보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작업 구간이 다른 근로자들은 위생관리 차원에서 섞이지 않도록 해, 사용하는 휴게실과 식당을 분리하고 있다. 작업장을 드나들 경우 손과 신발을 매번 소독해야 한다. 빌레모스는 “항생제 사용 등 국제적으로 허용된 것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유기농 제품이 육류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센(덴마크)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스웨덴과 합병 시너지효과 커 시장확대·안정적공급망 확보” 덴마크의 알라푸즈는 지난해 6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세계 5위의 낙농업체이다. 부동의 1위인 스위스의 네슬레를 제외하면 미국의 딘푸즈나 프랑스의 대논 등과 유가공 분야에서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00년 스웨덴의 알라 협동조합과 덴마크 MD의 통합을 통해 다국적 기업으로 거듭났지만 인수·합병(M&A)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 그만큼 낙농 분야에서의 규모화와 국제화는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알라푸즈의 코펜하겐 사무실에서 대외홍보 담당자 루이스 일룸 호노레를 만났다. ▶스웨덴과의 합병이 쉽지 않았을 텐데. -농가 규모가 큰 덴마크로서는 시장 확대와 유통망이 필요했고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스웨덴 농가들에는 안정적인 공급망이 필요했다. 스웨덴과는 1720년 이후 ‘형제의 나라’로 지낼 만큼 역사적 배경과 협동조합이라는 경영 방식이 비슷했다. 문화적 충돌이 없는데다 시너지 효과가 커 합병에 큰 문제는 없었다. ▶앞으로도 M&A에 나설 계획인가.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한 우유가공업체와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까지 맺었다가 막판에 실패했다. 하지만 담배제조업체인 필립모리스가 리즈 크래커로 유명한 미국의 식품업체 나비스코를 인수한 까닭을 생각해 보라. 국제 무대에서의 시장 쟁탈전은 유통망이 승패를 결정한다. ▶협동조합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모든 농가들이 처음부터 조합원이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합원이 공급하는 우유에는 최고의 가격을 줬다. 같은 젖소에서 우유를 짜고도 조합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격을 적게 받는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38개 지역조합들이 합쳐지면서 자연스럽게 비조합원 농가들도 합류하게 됐다. 다만 5∼10% 정도는 아직도 조합원이 아니다. 만약 조합 운영에 불만이 있다면 농가들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농가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말인가. -덴마크와 스웨덴의 젖소 농가 1만 557가구를 60개 구역으로 나눴다. 구역에서 대표를 평균 2.4명씩 뽑아 의회처럼 140명으로 농가대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곳에서 선출된 16명으로 다시 경영감독위원회를 맡게 했다. 직접 조합의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농가의 권익을 위해 조합 경영진에 의견을 개진할 수는 있다. ▶조합원 농가의 소득은 얼마인가. -15만 크로네(2만 2000달러) 정도이다. 높은 수준이 아니어서 부인 등 가족들이 다른 직업을 갖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회사원들의 평균 연봉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협동조합에 익숙지 않은 한국 농가에 전할 말이 있다면. -농가가 생산과 마케팅 등을 모두 책임질 수는 없다. 민주적인 시스템을 갖춘 업종별 협동조합이 농가의 이익에 최선이다. 물론 농가들이 조합 경영에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도록 적극적으로 표현을 해야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코펜하겐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기고] 작통권 환수는 해외미군 재배치의 한 부분/김경수 명지대 국제정치학 교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문제가 우리 외교안보의 최대 쟁점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주한 미군사령관의 발언에 이어 최근 미 국방부 관계자까지 나서 공개적으로 작통권 반환과 연합사해체를 기정사실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안보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된다’ ‘안 된다’ 등 찬반논란이 분분하다. 그러나 이런 공방은 지난 반세기 동안의 한·미 군사관계를 냉철히 되볼아볼 때 부질없는 일이다. 특히 역사적 배경이나 추진 주체를 곰곰이 따져볼 때 더욱 그렇다. 첫째,‘한국의 독자적인 작전권 보유와 미군의 지원 역할’설은 이미 1990년 미국의 동아시아전략구상(EASI)에서 밝혔듯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주도적’에서 ‘보조적’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초 이른바 ‘한국방위의 한국화’계획의 일환으로 한·미 야전사(CFA)가 해체된 경험도 있다. 2008년까지 1만 2500명 철수 후 주한 미군의 추가 감축여부에 대해서도 낙관할 수 없는 것은 1948년 정부수립 이후 다섯 차례의 주한 미군 감축 및 철수가 모두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미국의 독자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이는 최근의 사례에서도 자명해진다. 즉, 미 2사단 재배치 및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임무의 한국군 이양도 우리가 원치 않았던 사안이다. 둘째, 내용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1991년 걸프전 이후 시작된 미국의 군사혁신(RMA) 논의가 현 부시행정부 출범후 ‘국방검토보고서’(QDR,2001년 9월)에서 전략적 유연성으로 실체화되면서 2003년 11월 부시 대통령의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검토’(GPR)계획 발표로 이어졌다. 그 요체는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를 통해 병력규모를 줄이는 대신 군의 첨단화·기동화·경량화를 통해 군사력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한 미군도 점진적으로 지상군의 역할을 축소하고 해·공군 위주의 실질적인 방위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미국이 동북아지역의 항공작전을 총괄하는 공군전투사령부(AFNEA)를 한국에 두는 것도 이러한 군사변환 전략의 일환이다. 끝으로 한·미연합사 해체설이 미측에서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은 미·일간에 지난 5월 타결된 주일미군 재배치 로드맵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핵심은 미 본토 육군 1군단사령부를 일본으로 이전,‘동북아거점사령부’로 삼는다는 것이다. 미 태평양사령부에서 ‘동북아사령부’를 분리, 신설하는 내용의 군사력 운용 개편안은 이미 1990년대초 현 체니 부통령이 국방장관 재임 중 처음 기획됐던 것으로 이후 민주당 클린턴정부에서도 의회 소위원회(1995년)가 건의한 바 있다. 현재 부시행정부의 국방·안보분야 실질적인 정책 결정자인 체니 부통령이 이를 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동북아사령부 신설의 취지는 중국의 발흥 등 이 지역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베링해에서 아프리카 동부 해역까지 지구의 3분의2에 해당하는 면적에,60개국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태평양사령부로서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일 수 없다는 것이다. 한·미연합사 해체나 작통권 반환은 이러한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한반도에서 미 지상군을 점진적으로 감축해 반으로 줄이면서 4성장군이 지휘하는 독자적인 사령부를 유지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전략성 유연성’에 따라 지역 기동군화를 꾀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한·미연합사는 거추장스러운 ‘굴레’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2009년에 전시 작전통제권을 반환하겠다는 것은 2008년 일본 가나가와현 자마 기지에 동북아 거점 사령부가 설치완료되는 시점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연합사 해체와 작통권 환수가 기정사실이라면 슬기로운 대응책이 시급히 강구되어야 마땅하다. 대안은 기존의 유엔사의 기능을 강화해 평시에는 긴밀한 협조체제하에 미·일과 같은 병립형 작전지휘체계로 운영하다가, 유사시에는 다국적 NATO사령관을 정점으로 재편되는 미국·독일의 연합방위체제를 준용, 유엔군사령관에 지휘체계를 일원화시킴으로써 ‘안보공백’논란과 ‘주권국가 체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김경수 명지대 국제정치학 교수 ghymnks@hotmail.com
  • [명문대 교육혁명] (17) 加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명문대 교육혁명] (17) 加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밴쿠버(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안동환특파원|지난 3월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의 양자물리학 강의실. 수업이 시작되자 50여명의 학생들이 저마다 리모컨 형태의 작은 전자장치를 꺼내 들었다. 아니 강의실에서 버젓이 휴대전화를 사용해도 되나 싶었다. 교수가 문제를 내자 학생들이 일제히 전자장치를 누른다. 이 장치가 ‘클리커(Clicker)’로 불리는 휴대용 첨단기기.UBC의 모든 대형 강의실에서 활용된다. 학생 1인당 자신의 고유번호가 등록된 클리커를 사용한다. 출석 확인도 전자식이다. 무엇보다도 ‘쌍방향 대화식(인터랙티브)’ 수업을 구현하는 데 효과적이다. 교수가 출제한 문제나 질문에 클리커로 답변한다. 강의실의 전자칠판에는 곧바로 학생 전체와 개인별 정답률 등 수업 정보가 곧바로 뜬다. 오답을 많이 낸 학생은 교수가 실시하는 개인지도 명단에 등록된다. 학습 효과를 최대한 끌어 올리는 UBC만의 첨단 시스템이다. UBC는 캐나다 서부를 대표하는 주립대다. 매년 치솟는 밴쿠버의 부동산 가격의 상당 부분은 UBC가 끌어 올릴 정도의 명문 인지도를 갖고 있다.UBC의 밴쿠버 경제 창출액은 4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 대학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세계 수준의 대학에 오른 UBC의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마르타 파이퍼 총장은 과학 대국을 지향하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제화 노력을 꼽는다.UBC에 쏟는 정부 연구 지원금만 매년 3억 1500만달러에 이른다. 인종 분포는 매우 다양하다. 유학생은 전 세계 130개 국가,5000명에 달한다. 전체 학부·대학원생의 10분의1.2015년까지 현재 9%대인 외국인 비율을 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경영학과 3학년 제시카 강은 “교내 식당에 매일 각 나라 요리가 점심 식사로 제공되고 있다.”고 말한다. 파이퍼 총장은 “재학생의 46%가 이민 자녀이며 절반 이상이 두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한다.”면서 “UBC는 세계 시민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UBC의 숨은 저력은 캐나다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의 선두주자라는 데 있다.UBC는 648개의 기술 특허 등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최고 공과대라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스탠퍼드대를 앞질렀다. 매년 로열티 수입만 1억 5000만달러에 이른다. 대학이 보유한 원천 기술은 고스란히 기업 활동으로 응용된다.UBC 이공계의 특징은 학교 기업인 ‘스핀 오프(spin-off)’제도. 대학 실험실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설립한 기업만 지난해 현재 117개다. 화이트 헤드 연구부총장은 “전염병인 사스(SARS) 분야와 생명공학, 컴퓨터, 화학 등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있다.”고 말했다. 학부 시스템은 통합형이다. 이공계는 물리·화학·생물학을 묶은 ‘사이언스 원’으로, 인문·사회계는 철학·역사·영어를 통합한 ‘아트 원’이라는 통합 교육을 하고 있다. 심리학과 4학년생 제레미 트레보는 “기초 학문을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고, 동시에 학문간의 장벽을 허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석학들을 스카우트하는 데 적극적인 UBC는 미국 대학들에 ‘경계 1호 대상’이다. 최근에는 200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콜로라도대의 칼 위먼 교수를 전격적으로 영입해 미국 대학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55세의 위먼 교수는 파격적인 연구비 제안에 마음을 돌렸다.UBC가 그에게 제시한 연구비는 1200만 캐나다달러(약 102억원). 화학계의 거장으로 199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마이클 스미스 교수가 UBC에 둥지를 튼 것도 같은 이유다. UBC는 ‘아시아의 창’으로 불리는 밴쿠버를 빼닮았다. 방대한 자료와 연구 성과를 내면서 아시아학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는다. 한국, 중국, 일본, 산스크리트, 펀자브 등 아시아 언어와 문화 연구가 활발하다.53만 5000점의 각국 민족·고고학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관광 코스로 유명한 식물원과 인류학 박물관은 세계 최대 규모의 ‘토템폴’(북미 인디언 부족을 상징하는 조각 기둥)을 소장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절반 크기인 121만평의 광활한 캠퍼스.230만평에 이르는 거대 산림에 둘러싸인 UBC는 그야말로 대자연의 학교로 밴쿠버의 관광 코스로도 사랑받고 있다. sunstory@seoul.co.kr ■ 회계·항공물류분야 세계 최고 |밴쿠버(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안동환특파원|회계학과 파이낸싱·항공물류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을 인정받는 UBC 경영대학원(MBA) 사우더 스쿨(Sauder school). 지난 3월 사우더 스쿨의 401호 강의실에서는 엄태훈 석좌교수의 물류 마케팅 강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세계항공학회 회장인 엄 교수는 최근 미국교통학회 대상을 받은 저명 학자다. 이날 수업은 아시아 국가와 기업의 물류 전략이 주제였다. 북미주 시장에 진입할 때 물류 비용 감소 전략뿐 아니라 한국의 ‘동북아 허브’ 전략도 토론 주제로 올랐다. 수업은 다른 비즈니스 스쿨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진행됐다. 엄 교수뿐 아니라 2명의 교수가 공동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바로 사우더 스쿨만의 통합 수업이다. 분야별 ‘케이스 스터디(case study)’마다 회계·마케팅·파이낸싱·재무관리 등 각 분야의 전공교수 2∼5명이 한꺼번에 진행한다. 분야별 이론(코어)을 한꺼번에 배우면서 제기된 문제의 해결책을 즉석에서 도출한다. 사우더 스쿨은 MBA 모든 과정을 통합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교수들의 세부 전공만 360개에 달한다. 강의실에서 이론과 실무를 통합한 체제다. 지난해 9월 사우더 스쿨에서 MBA 유학을 시작한 이재형(35)씨. 그는 정보통신부 공무원이다. 중앙인사위원회의 선발시험에 합격, 사우더 스쿨에 입학했다. 이씨는 “20여개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3∼4명씩 팀을 이뤄 ‘팀 토크’로 공부한다.”면서 “1년이면 거의 모든 학생들을 알게 돼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고 장점을 소개했다. 매년 ‘포트폴리오 매지니먼트’ 프로그램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거액의 투자금을 파이낸싱한다.50만달러로 시작한 투자액은 현재 200만달러로 늘었다. 그레이스 웅 행정담당 부학장은 “MBA 졸업자의 상당수가 뉴욕 월가와 런던 금융시장으로 곧바로 진출하고 있다.”면서 “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학장도 사우더 스쿨 졸업생”이라고 귀띔했다. 학생들이 직접 투자 금액을 맡아 파이낸싱을 경험하는 사우더 스쿨은 아시아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 싱가포르와 1960년대부터, 중국과는 1980년대부터 인적 교류를 해오고 있다. 상하이교통대학에도 사우더 스쿨 MBA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그레이스 웅 부학장부터 사우더 스쿨 직원의 상당수가 중국계 이민자다. 단일 도시로는 홍콩 출신 졸업생이 가장 많다. 중국계 이민자가 대거 진출, 밴쿠버를 일명 ‘홍쿠버’로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우더 스쿨은 2003년 모교에 2000만달러를 기부한 졸업생 윌리엄 사우더 박사의 이름을 딴 학교다. 그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대표적인 기업인 사우더사 회장으로 UBC 이사회 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6년 사우더 스쿨 재학생의 학부 전공은 공대 33%, 경영대 22%, 경제학 11%, 컴퓨터공학 10%, 인문학 10%로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MBA 전 과정은 15개월로 끝난다. sunstory@seoul.co.kr ■ UBC ‘세금도사’ 이준영씨 |밴쿠버(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안동환특파원|UBC 경영대 3학년생 이준영(26)씨는 캠퍼스 내에서 ‘세금(tax) 도사’로 통한다. 전공인 마케팅뿐 아니라 회계학과 세무 분야에서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UBC 학생 봉사단체인 ‘세금 클리닉’ 회장이다. 매년 3월이면 교내 잔디밭에 무료 세금 클리닉을 개설한다. 세금 신고 기간에는 상담 학생들이 폭주한다. 그는 2003년 입학한 후 시작한 봉사활동을 3년째 쉬지 않고 있다. 세무 상담은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다양한 지식을 쌓는 기회가 됐다. 이씨는 중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UBC에 입학했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캐나다의 회계·세무 제도를 공부하느라 전공분야뿐 아니라 회계·세무지식을 익히는 데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회계사와 세무사를 찾아가 조언도 구했다. 전문가 수준의 실무 능력과 지식을 갖추면서 회장에 선출됐다. 세금 클리닉 회원 120명을 관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리더십도 배우게 됐다. 지난해에 이씨가 참여한 교내 자원봉사 프로그램만 6개나 된다. 유학생과 재학생을 1대1로 자매결연을 하고 도와주는 교내 ‘인터내셔널 피어 프로그램’의 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씨는 1년에 32학점을 소화하고 있다. 거의 매일 제시되는 과제와 전공 프로젝트를 해내려면 주말에도 밤을 새우기 일쑤다. 그럼에도 그가 자원봉사 활동을 놓지 않는 이유는 배우고 얻는 게 더 많기 때문이다. 파이낸싱 컨설팅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이씨는 UBC의 장점을 국제적인 대학으로 소개한다. 세계 130개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공유하고 있는 풍부한 지적 경험이야말로 UBC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sunstory@seoul.co.kr
  • 건설노조위장의 고백 “긴파업 임금인상에 무익”

    전남 광양제철소에서 일하는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들이 지난달 10일 용접봉을 놓은 지 28일 만인 7일 현장에 복귀했다. 장기파업을 하고 임금인상을 해봤자 별 이득이 없다는 절박한 인식이 현장복귀라는 현실을 택하게 했다. 윤갑인재(45) 전남동부·경남서부 건설노조위원장은 7일 이 때문인지 “곤혹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광양제철소 본사가 있는 포항지역 건설노조가 단체협약 문제로 꼬여 있는 상황에서 “포항쪽 건설노조원들에게 면목없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광양지역 건설노조원 3000여명의 투표에서 파업복귀 찬성률은 60%에 달했다.38%만이 파업에 찬성했다. 윤 위원장은 “사실 노조원들은 당장 생계문제가 크다. 건설조합원 설문조사를 해보니 기능공(배관사·용접사)들의 평균 나이는 44세이고 자녀 수는 3.6명, 가구당 빚은 700만원이었다. 노조원들은 1년에 잘해야 8개월가량 일한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파업에 참여했던 노조원 1500여명 가운데 1100여명은 울산·부산 등 외지로 나가 일하던 이들이다. 임금협상이 타결돼도 광양제철소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은 350여명에 그치고 나머지는 일감을 찾아 또 타지를 떠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노조원들은 집을 떠나지 않고 일하는 게 소원이라고 한다. 이 건설노조의 협상당사자는 원청업체인 포스코건설에서 일감을 받은 하청업체 60개사다. 노조는 이들에게 올해 기능공 일당 9만 7000원 기준 15% 인상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부분 포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사측은 2% 인상안을 내놓은 상태다. 윤 위원장은 “사측이 제시한 임금인상률 2%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임금동결과 마찬가지다.20∼30년 된 기능공들이 1년에 8개월가량 일한다고 볼 때 일당 9만 7000원을 계산하면 퇴직금도 없이 연봉은 2300만원선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04년 광양지역건설노조가 42일이라는 파업에 임금은 1만원 인상을 관철하는 데 그쳐 장기파업이 임금인상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노조원들이 깨달았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노조원들도 대기업들의 투자를 바란다. 나아가 일용직 노동자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이 나와야 한다. 현재 고용보험으로는 한계가 있고 혜택도 다 돌아가지 않는다.”며 화살을 정부로 돌렸다. 광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가정이 행복해야 기업이 산다”

    “가정이 행복해야 기업이 산다”

    가족의 기(氣)를 살려야 회사가 산다. 3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직원 가족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갖가지 행사를 벌이고 있다. 가족들을 회사로 초청, 남편과 아빠가 하는 일을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족 일체감을 유도하는 것은 기본이다. 공연관람, 진학상담, 영어교실 마련 등 ‘가족 만족 서비스’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가족이 행복해지면 직원들의 회사 사랑도 커지고 생산성도 올라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진학 상담, 영어교실…이벤트 풍성 GS칼텍스는 서울 근무자에 견줘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지방 근무자 가족을 위해 실속있는 행사를 마련했다. 지방 직원 자녀 60여명을 서울로 초청, 오는 11일까지 부모님이 일하는 회사를 돌아보고 문화공연을 관람토록 했다. 특히 자녀들에게는 진학을 꿈꾸는 대학을 찾아가 선배·교수들을 만나 진학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재영 전무는 “신바람나는 직장 만들기 차원에서 마련했다.”면서 “가족들이 아빠 직장을 이해하고 자긍심을 가지면 직원들의 애사심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달부터 매주 토요일 서울 강남 일원동에 있는 래미안 갤러리에서 임직원 가족 회사체험 행사를 갖고 있다. 남편·아빠 회사에서 만드는 최첨단 아파트를 돌아보고 가족 사랑을 느끼게 하려는 취지다. 두산그룹은 각 계열사별로 직원들의 해외 배낭여행을 지원하고 있는데 한해 500명 이상이 무료로 해외 견문을 넓히고 있다. 동부그룹은 여름방학을 맞아 임직원의 초·중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동부가족 과학캠프’를 열고 있다. 그룹 임직원 자녀 500여명이 2박3일 일정으로 과학캠프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하이닉스 청주사업장에서는 오는 22일까지 사원 자녀 160여명이 참가하는 ‘2006 여름방학 사원자녀 꿈나무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 자녀들은 4주에 걸쳐 수영, 어린이 마술, 종이 접기 등을 배운다. 르노삼성차는 부산공장에서 임직원 자녀 ‘합숙 영어캠프’를 진행한다. 영어캠프는 원어민 강사가 진행하며 4박5일 합숙기간 자동차 라인투어를 통해 부모가 일하는 회사를 이해하는 과정도 마련됐다. 황준호 수출팀 과장은 “수준 높은 영어 교육의 기회가 제공되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이 우리 회사를 자랑스러워한다는 점에서 더 의의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휴식은 재충전…가족 휴양소 운영 여름휴가를 동시에 즐기고 있는 조선업계는 직원 가족들을 위해 별도의 하계 휴양소를 운영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경주 하서리 바닷가에 하계휴양소를 열었다.6500여평에 대형 텐트, 그늘막 텐트, 주차시설을 갖춘 종합 휴양공간이다. 삼성중공업도 거제 명사해수욕장에 2000여평의 휴양소에 직원 전용 대형텐트 15동과 평상 60개를 설치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거제 죽림해수욕장에 1500평 규모의 휴양소를 차렸다. 직원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물놀이 기구 등을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직원들과 가족의 쾌적한 휴식이 곧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휴양소 시설 확충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 류길상기자 chani@seoul.co.kr
  • 수능 언어문항 60→50개로

    2008학년도부터 대입 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문항 수가 현행 60개에서 50개로 줄게 된다. 수시 1학기 모집은 현재 중학교 3학년이 대학에 들어가는 2010학년도부터 공식 폐지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3일 이러한 대입 제도개선 추진 내용을 담은 2008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계획을 행정예고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해 8월 말에 확정 고시키로 했다. 수능 언어 영역 문항 수를 줄이기로 한 것은 2008학년도부터 수능 9등급제가 도입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많은 문항을 출제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교육부 관계자는 “언어 문항을 줄이는 대신 탐구 영역 문항을 과목당 현재 20개에서 25개 정도로 늘리는 등 수능 각 영역 문항 수를 전반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이르면 2008학년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수시 1학기 모집을 2009학년도 대입까지는 대학 자율로 시행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현재 중학교 3학년이 대학에 들어가는 2010학년도부터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폐지하기로 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연예 in] 가수 백지영의 ‘풀’ 같은 승부 근성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가수를 꼽으라면 바로 백지영이다.‘사랑안해’로 5년 여 만에 정상을 또 다시 움켜쥔 한 여가수의 지난 날을 돌이켜보면서 불굴의 의지란 이런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지난 3월 말에 발표된 백지영의 다섯번째 음반 타이틀곡 ‘사랑안해’는 수치로만 놓고 보아도 그 위력을 가늠케 한다. 노래 한곡의 음원 수입으로만 온라인과 모바일상에서 무려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니 음반판매량으로 환산하면 20만장이 팔려나간 베스트셀러인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TJ미디어 질러넷 반주기가 설치된 1960개의 노래방에서만 ‘사랑안해’가 5만번이나 불려지며 단연 국민가요 1위에 등극했다. 이로써 가수 백지영의 성공적 재기는 자타가 인정한 셈이다. 1999년 7월 데뷔와 함께 라틴 댄스 열풍을 불러일으킨 백지영은 댄스음악의 지존으로 자리했다.2000년 4월 두번째 음반을 발표하고 인기를 몰아가던 백지영은 그해 11월 뜻하지 않은 비디오 파문 사건으로 깊은 추락의 쓴맛을 보았다. 물러서지 않는 열정과 승부 근성으로 정면돌파를 노렸지만 연이어 발표된 음반 2장은 과거의 전성기로 백지영을 돌려놓지 못했다. 음반기획자들과 가수 매니저들에게 정말 힘겨운 싸움은 무엇일까. 정상에서 쓴맛을 보고 수면 아래로 주저앉은 가수를 다시 정상에 올려 놓는 일일 것이다. 이는 신인가수를 알리는 일보다 더 어렵다. 일단 ‘한물갔다’ ‘관심밖의 일’로 받아들여지면 팬의 냉혹한 잣대는 재기를 꿈꾸는 가수들에게 치명적인 장애물이다. 이를 피해가는 유일한 길은 콘텐츠의 경쟁력이다. 친화력을 갖추는 이미지의 변신과 그가 부르지 않으면 안되는 노래에 있다. 모세혈관처럼 미세한 대중의 심리를 헤쳐나가며 성공에 이르는 길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는 백지영의 이력을 통해 읽어내릴 수 있다. 결과만이 모든 것을 용서받을 수 있고, 때로는 무덤이 될 수 있는 비정한 연예산업의 속성을 직접 맛본 백지영은 지금 정상에 서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를 냉정하게 퇴출시켰던 매체가 이제 그녀를 모셔와야만 하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말이다. 가수 백지영을 보고 있으면, 김수영의 ‘풀’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바람에 흔들려도 또 일어나는 풀같은 승부 근성의 백지영. 가수에게 노래란 구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출구라는 사실을 각인시킨 그녀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 입주권 거래·토지 선투자 피해 불가피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세곡2지구와 강일3지구 국민임대주택건설사업을 위한 국책사업 지정을 부결시키면서 정부의 국민임대주택단지 조성사업이 타격을 받게 됐다. 기획부동산으로부터 해당 지역 철거민에게 주어질 입주권을 사들이는 ‘묻지마 투자’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국민임대주택건설 곳곳에 복병 참여정부는 지난 2002년 국민임대 100만 가구를 오는 2012년까지 짓기로 했다.80만가구는 일반택지지구에, 나머지 20만 가구는 전국 60개 그린벨트를 풀어 짓기로 했다. 지금까지 60곳중 49곳이 그린벨트 해제를 승인받았다. 중도위의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국책사업 지정 승인이 거부된 곳은 이번 세곡2지구와 강동3지구가 처음이다. 서울에는 강남 내곡지구(22만 4000평·총 5276가구·임대 3560가구)와 중랑 신내3지구(16만 7000평·총 5210가구·국민임대 3473가구)가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지만 이번 부결 판정으로 승인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국민임대주택이 많으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인식에 따른 주민 반발이 이번 부결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미 그린벨트 해제 작업을 마치고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에서조차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시 우면2지구 국민임대주택단지 건설계획에 대해 과천시가 교통혼잡과 환경오염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고, 양주시 의회와 주민들은 42만 6000평을 국민임대단지로 짓겠다는 주공 계획에 반발, 계획 보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건교부는 대체 사업부지를 찾아 국민임대주택 100만가구 건설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그린벨트를 풀 정도로 훼손된 곳이 많지 않고 주민들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사업 일정과 규모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묻지마’투자 구제받을 길 없어임대주택으로 개발될 경우 해당 지역 철거민의 입주권을 노리고 노후 철거 가옥을 사들인 ‘묻지마 투자’도 피해를 입게됐다. 임대주택사업이 추진돼온 강남권을 중심으로 철거 가옥 및 철거 가옥 입주권을 사고 파는 경우와 개발예정지로 통하는 도로변 토지에 대한 선투자가 성행했기 때문이다. 세곡2지구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세곡2지구와 강일3지구 등 그린벨트 해제 예정지구에 입주할 수 있다는 기획부동산업자들의 말만 믿고 철거 가옥을 사들인 사람은 손해를 입게됐다.”면서 “그러나 이들 지구의 경우 노후가구 규모가 수십 채 수준으로 많지 않은 데다 거래도 별로 없어 다행히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15) 독일 아헨공대

    [명문대 교육혁명] (15) 독일 아헨공대

    |아헨(독일) 함혜리특파원|‘실행 하면서 배운다(learning by doing).’ 유럽최대의 공과대학 아헨공대(RWTH)의 교육 방식은 ‘학문은 이론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독일의 실용주의 교육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아헨공대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긴밀한 산학협력 시스템을 통해 독일 산업발전을 이끌어 왔다. 대학과 산업체가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져 있는 가운데 대학은 산업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인재를 양성하고, 기초부터 응용 연구까지를 망라하는 260개의 부속 연구소들은 원천기술 개발은 물론 실제 산업현장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기술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학이 위치한 독일 중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속한 아헨시는 칼 대제가 신성로마제국의 수도로 정했던 유서깊은 곳. 낮 기온이 38도를 넘나들던 지난주 아헨시에 골고루 퍼져 있는 대학 건물에는 기말고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이 가득했다. 기말 시험이 끝나면 산업체 실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딱히 여름 방학이라고 할 것도 없다. 들어가기는 쉽지만 디플롬(독일의 대학 학위)을 받아 나오기는 힘들다는 독일 대학에서 특히 어렵기로 소문난 곳이 아헨공대의 공학계열이다. 아헨공대 기계공학과의 경우 입학생이 시험과 연구소 실습, 산업현장 실습 등의 과정을 마치고 엔지니어 디플롬을 받는 비율은 8%에 불과하다. 엔지니어 디플롬을 받기까지는 평균 15.3학기(7∼8년)가 걸린다. 현재 9개 단과대학에 총 80개의 학과가 개설돼 있지만 가장 중시되는 분야는 역시 공학분야다. 전체 3만명의 학생 중 공학분야가 42%를 차지한다. 아헨공대의 엔지니어 디플롬은 독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 아헨공대의 교육과 학술·연구활동 모두가 긴밀한 산학협동을 통해 현장 위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바로 현장투입이 가능한 엔지니어 양성 독일에서는 13년의 초·중등 교육과정을 거친 뒤 수학능력 평가시험인 아비투어를 통과해야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아헨공대의 공과 분야에 입학하려면 여기에 2개월의 현장실습 증명서와 리포트를 첨부해야 한다. 입학 이전에 현장실습을 하도록 하는 것은 산업체에서 기계가 어떻게 설치돼 사용되는지를 배우고 연장 다루는 법도 배운다. 전공할 분야가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를 판단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학업기간 중에도 6개월의 실습과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산업체의 근무 경력을 지닌 교수진이 포진하고 있으며 강의와 세미나, 시험 등도 실제 산업현장에서의 문제들을 이론과 같은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 기계공학과에서 디플롬과정을 마친 정회건씨는 “수업이나 연구를 위해 쓰이는 기계들은 산업 현장에서 실제 사용되는 것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구결과가 실제 현장으로 직결될 수 있고 졸업후에도 산업현장에 곧 바로 투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개발 아헨공대 부속 공작기계 및 생산공학연구소(WZL).1906년 설립된 WZL은 260개 대학 부속연구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오랜 역사답게 20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원과 250여명의 박사과정연구원을 포함해 총 600여명의 연구·행정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8000㎡ 규모의 공작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전체 예산 중 43%가 기업(17%), 독일연구협회(DFG·11%), 유럽연합(11%), 산업기술진흥협회(3%)가 지원한다. WZL의 마케팅 담당 쿠르트 뤼텐 국장은 “원천기술과 산업응용기술을 고르게 개발하기 위해 기초 과학기술연구와 더불어 산업계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며 “연구소들은 기술의 산업계 이전은 물론 산업계의 기술요구를 반영해 학교의 연구방향을 조정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들이나 학생들의 아이디어도 산업 현장의 적용 가능성을 타진한 뒤 실제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아이디어가 산업에서 응용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기업체나 과학재단에 연구비 지원을 요청하는 프로젝트를 제출한다. 섬유생산기계연구소(ITA)의 부소장 디어터 바이트 교수는 “모든 프로젝트는 산업 현장에서 적용되는 기술이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 기술은 이곳에서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바이트 교수는 “궁극적으로 산업체에 이익이 되는 경우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아헨공대에서 응용 분야 연구가 90%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산업체와의 긴밀한 네트워크 아헨공대에는 대학내 연구소와는 별도로 산업체에서 직접 요구되는 연구과제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대학부속 연구소 외에 실용연구 중심의 생산공학 및 레이저 기술 연구를 위한 프라운호퍼 연구소, 섬유연구를 위한 독일 모직연구소 등 13개 특수연구소가 설립돼 있다. 연구소들은 대부분 아헨시 외곽의 멜라텐에 있는 아헨 연구단지에 자리잡고 있다. 통합생산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독일내 57개 회사들이 공동출자해 만든 아헨 연구단지는 산업계, 과학계 그리고 학생들에게 중요한 연구기반을 제공한다. 산업체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헨공대 졸업생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아헨공대 출신들은 현재 1만 3000명 정도가 산업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중 4000명은 외국에서 활동 중이다. 아헨공대의 동창회 조직을 담당하고 있는 디트리히 후놀드 국장은 “동창생들은 대부분 기업체나 산업체의 중요한 포스트를 맡고 있기 때문에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학생들의 현장실습과 취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otus@seoul.co.kr ■ “박사과정 경우 여러분야 교수가 함께 지도” |아헨 함혜리특파원|유럽최대의 공과대학 아헨공대는 유럽에서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기술과 과학의 연구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한다. 부르크하르트 라우후트 총장은 “산학협력 체제를 통해 대학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사회의 요구가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교육과 연구의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헨공대가 다른 대학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설립목표 자체가 산업발전의 주역을 양성하는 것이다. 지난 136년 동안 대학과 연구소, 산업체가 긴밀한 연결고리를 갖고 산학협력 시스템을 갖춰 왔으며 중요한 연구 풀(pool)을 형성하고 있다.260개의 연구소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모두 산업체와 공동으로 진행된다. 시장의 기술수요는 대학 및 연구소의 학술·연구에 반영이 되고, 대학과 연구소에서 나온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는 현장에 즉각 적용된다. 이런 가운데 교육과 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산학협력의 성공적 운영 비결은. -오늘의 아이디어가 내일의 생산으로 연결되도록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산업체와 대학의 상호교류가 활발하기 위해서는 교수들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수들은 모두 산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장 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산업체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수시로 파악, 산업체와 공동으로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학생들이 졸업 후 산업계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실제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쪽으로 지도하고 연구방향을 잡아준다. ▶각 분야의 과학과 기술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분야가 형성되는 추세다. 이에 대한 대비는. -각 분야의 연구소간, 연구원들간의 협동연구와 상호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로 이뤄진 포럼을 제도화했다.IT, 재료과학, 환경과학, 이동 및 교통, 생명과학, 기술과 사회 포럼이 구성돼 있다. 각 포럼에는 기계공학, 수학, 토목, 경제, 의학 분야의 교수들과 연구원들이 참여해 새로운 분야를 놓고 연구방향을 논의한다. 박사학위 과정의 경우 서로 다른 전문분야의 교수들이 함께 전체적인 시각에서 지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아헨공대가 ‘엘리트 대학’ 육성계획에 포함될 전망은. -독일에는 80여개의 대학이 있으며 평균적으로 높은 교육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MIT나 하버드, 영국의 케임브리지나 옥스퍼드처럼 대표성을 지닌 대학은 없다. 엘리트대학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월성을 지닌 대학이 세계적인 대학으로서 명성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lotus@seoul.co.kr ■ 獨 엘리트대학 육성 프로젝트 |아헨 함혜리특파원|독일이 미국의 아이비리그, 영국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 못지 않는 엘리트대학 육성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엑설런트 이니셔티브(Exzellenzinitiative)’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독일의 대학은 18,19세기 학문의 메카로 이상적인 대학 모델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모두가 국립으로 평준화된데다, 무상교육을 실시하다보니 교육의 질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고급 두뇌의 공동화 현상을 우려하는 기업계의 목소리도 높았다. 슈뢰더가 이끄는 집권 사민당 정부시절 국가개혁프로그램인 ‘아겐다 2010’에 엘리트 대학 육성계획을 포함시킨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해 6월 연방정부와 16개 주정부가 협약을 맺음으로써 본격화된 이 계획에 따르면 과학·기술분야의 연구 및 교육에서 수월성을 지니는 대학을 5∼10개 선정해 앞으로 5년 동안 총 19억유로(25억 달러)를 지원하게 된다. 현재 1,2차 예비 심사를 마쳤으며 오는 10월13일 최종 선정을 남기고 있는 상태다. 독일의 대학교육 정책은 전적으로 16개 주정부 소관이지만 연방정부의 재정이 지원되는 엑설런트 이니셔티브는 선정작업 및 세부 프로그램 추진을 독일연구재단과 독일과학위원회가 맡고 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정부 과학·교육부의 헬무트 프랑그만 국장은 “10개 대학이 1,2차 관문을 통과했다. 최종적으로 5개 대학정도가 선정될 것으로 본다.”면서 아헨공대, 브레멘공대, 뮌헨대, 하이델베르크대, 베를린자유대, 훔볼트대 등이 엘리트대학으로 육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그만 국장은 “평준화·민주화를 추구해 온 독일의 대학교육 시스템은 내부적으로는 경쟁력이 있고 역사도 깊지만 대외적으로 내세울 만한 대학이 없어 명성있는 교수나 우수한 연구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소수의 경쟁력있는 대학을 선발해 집중지원한다는 것은 독일 대학교육 정책의 근본적인 이념을 뒤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otus@seoul.co.kr ■ 졸업생 취업률 100% 가까워 |아헨 함혜리특파원|아헨공대는 독일 대학 중에서도 두드러지게 국제화에 공을 들여 온 대학이다. 현재 130여개국에서 온 5000명의 유학생과 연구원들이 학업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 유학생은 150명. 대부분 공학 및 엔지니어, 기계 분야를 전공한다. 유학생들은 아헨공대를 선택하는 이유로 체계화된 산학연계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산업 현장과 밀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꼽는다. 공작기계 및 생산공학연구소(WZL) 소속의 이달호(박사과정)씨는 “연구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그 결과는 별도의 수정 내지 보완 없이도 산업 현장에 곧 바로 적용된다.”면서 “해당 연구를 진행했던 각 팀의 소속 연구원들은 해당 연구과제 종료 후 박사학위논문을 출판한 뒤 연구 과제를 진행했던 회사 또는 연구소로 자연스럽게 자리를 옮겨 해당 연구를 진행하고 더욱 발전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아헨공대 한인학생회 회장을 맡고 있다. 기계공학과 디플롬과정을 마친 정회건씨는 “학교 수업이나 연구소의 프로젝트는 산업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기술을 발전시키도록 교육한다.”며 “아헨공대 출신들은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어 서로 스카우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독일은 높은 실업률 때문에 고민하고 있지만 아헨공대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100%에 가깝다. 한국에서 대학 4학년 1학기까지 마치고 유학 온 서진원씨는 “한국에서는 수업을 받고 시험을 보고 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에서는 산학간 협동체제가 잘 구축돼 있고 학생들이 연구소에서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때문에 몸으로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독일 교포 최태화(환경공학과 졸업예정)씨는 각 분야에 다양한 연구소가 있기 때문에 통합연구가 가능한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최씨는 “기계분야가 원래 강하기 때문에 환경공학이나 의료공학 등 응용과학 분야에서도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공직 초대석] 국무조정실 김영주 실장

    [공직 초대석] 국무조정실 김영주 실장

    정부 부처 사이에 얽히고설킨 현안을 풀어가는 데 빠지지 않는 ‘약방의 감초’가 있다. 하지만 업무 성격 탓에 “내가 했노라.”고 대놓고 ‘들이대기’는 또 어려운 자리다. 바로 ‘있는 듯, 없는 듯 해야 한다.’는 국무조정실장이다. 김영주(56·행시 17회) 국무조정실장은 2년6개월 동안의 청와대 생활을 정리한 뒤 지난 3월 지금의 자리에 앉았다.‘대통령의 남자’에서 ‘총리의 그림자’로 변신한 김 실장을 만나봤다. ●노 대통령과 한 총리는 보완 관계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등 경제부처에서 재정·금융·예산·기획 분야를 두루 거친 김 실장은 2003년 9월 정책기획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뒤 정책기획수석, 경제정책수석을 지냈다.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은 “용량이 큰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노 대통령은 지난 3월 김 실장을 내보낸 뒤 국무회의 석상에서 “각료들이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할 만큼 신뢰가 높았던 참모였다. 김 실장은 “특정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청와대는 그만큼 정책 하나하나가 조심스럽다.”면서 “총리실은 다뤄야 할 과제가 워낙 많아 청와대에 비해 깊이는 덜 하지만, 스팩트럼이 넓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총리실은 정책을 조정·결정하는 업무 말고도 단순히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 업무도 많다.”면서 “총리실이 청와대보다 중압감은 덜한 것 같지만, 업무의 깊이가 아닌 폭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다.”고 일의 성격을 구분했다. 김 실장은 노 대통령과 한명숙 총리의 다른 점도 어렵사리 털어놓았다. 그는 “대통령은 원칙주의자로 선이 굵다.”면서 “특정 현안을 처리할 때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파고드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또 “총리는 업무를 치밀하고 섬세하게 다루는 편”이라면서 “대통령과 총리가 서로 보완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한 총리를 가리켜 ‘영(令)이 안 선다.’는 등 이해찬 전 총리와 비교하는 언론 보도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김 실장은 “총리 지시사항은 별도로 관리할 정도로 내각을 이끄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총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다분히 선입견이 작용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난제는 이념적 갈등 총리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주한미군기지 평택이전 등 굵직굵직한 국정 현안을 끌어안고 있다. 때문에 정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다양한 ‘눈’이 가장 부담스럽다고 했다. 김 실장은 “한·미 FTA나 주한미군 이전 문제처럼 무엇이 실질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가 아니라, 이념적으로 부딪쳐 설득하기가 쉽지 않은 사안이 많다.”면서 “법과 원칙을 적용하기 위한 사회적 여건도 갖춰지지 않은 실정”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실장은 특히 한·미 FTA에는 “각 부처는 협상을 어떻게 하느냐, 홍보를 어떻게 하느냐, 대내조정을 어떻게 하느냐 등 세 가지만 분담한다.”면서 “갈등관리가 빠져 있는데, 이는 총리실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총리실에 한·미 FTA 전담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었다. 그는 또 국가 정책은 양면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예컨대 대형 유통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 영세자영업자나 도·소매업자가 타격을 받아 사회적 갈등이 파생될 수 있다. 김 실장은 “조화를 이루고 균형점에 도달하려면 활발한 토론,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모든 정책은 국민적 이해와 수긍이 밑바탕돼야 하기 때문에 갈등을 조정하다 보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무조정실장은 ‘참모급’ 장관 국무조정실장은 각 부처의 정책을 조정하는 장관급 요직이다. 그러나 총리를 보좌해야 하고, 국무위원이 아니기 때문에 늘 ‘뒷자리’다. 김 실장은 “실제 업무를 맡는 부처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일을 해도 보도자료 하나 제대로 못낸다.”면서 “섭섭할 때도 있지만 결과를 해당 부처에 맡겨야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만큼 조정하는 사람이 나서면 부처의 힘이 약화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총리를 보좌해 각 부처의 정책을 조율하다 보면 ‘회의 장관’이라는 별명도 따라붙을 만큼 참석해야 할 회의가 많다. 김 실장은 “단순히 참석만 하는 회의보다 주재하는 회의가 부담이 된다.”면서 “회의를 주재하는 과정에서 이야기 전개를 따라가지 못해 얼버무린 적도 있다.”며 웃음지었다. 김 실장은 후배 공직자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맡은 일을 끝까지 잘 마무리하고, 조직에 얼마나 공헌을 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직책의 높고 낮음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공직자는 네트워크도 중요하며, 평소에 신뢰를 쌓아야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자산이 된다.”면서 “자기 이익만 고집한다는 소릴 들으면 일하기가 어렵다.”고 충고했다. 글 장세훈기자 사진 김명국기자 shjang@seoul.co.kr ■ 김 조정실장 어떤 일하나 김영주 국무조정실장은 주재하는 회의만 차관회의 등 40개에 이른다. 또 대통령이나 총리가 주재하는 회의 등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회의도 60개에 이른다. 때문에 김 실장은 지난 3월 취임 이후 한달 평균 50건, 하루 평균 2.5건의 회의를 소화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기획단 단장과 정부출연연구회 이사 등 겸직하고 있는 직위도 80개가 넘는다. 국무조정실장의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3월 국무조정실에 ‘복수 차장(차관급)제’가 도입됐으나, 시간을 분·초 단위로 쪼개 써야 하는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급기야 이달부터는 모두 81가지의 ‘일하는 방식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개선방안은 김 실장이 진두지휘한다. 보고나 결재에 낭비되는 시간을 없애기 위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메신저 등을 활용하도록 했다. 또 모든 회의는 한 시간 안에 끝내도록 하고, 보고서는 2쪽을 넘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직원들이 정보를 활발히 교류할 수 있도록 정부통합지식관리시스템(KMS)에 개인의 미니홈페이지를 연계해서 구축한 직원들에게는 ‘사이버 머니’를 나눠 주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제도도 도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끝없는 배움의 場’ 주말에도 활짝

    ‘끝없는 배움의 場’ 주말에도 활짝

    ‘여유로운 주말, 공부 한번 해볼까.’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주말을 보람차게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주말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은 어떨까. 교육인적자원부가 올해 공모를 거쳐 알찬 프로그램 71개를 선정해 수강료를 지원한다. 교육부가 선정한 주말평생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이번에 선정된 주말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자기계발과 주5일제를 위한 가족 대상 체험, 취업·창업 등 세 분야로 나뉜다. 기관별로는 대학이 65개, 평생교육시설이 6개로 대학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06년 교육부선정 주말평생교육프로그램 바로가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대학 박물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전국 대학 12곳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소장 유물에 대한 설명을 곁들인 관련 세미나와 체험활동을 제공한다. 특히 자녀와 함께 가족 단위로 참여할 수 있어 알찬 가족 나들이에도 제격이다. 이화여대 박물관의 ‘박물관과 미술사 교육 프로그램’은 큐레이터와 소장품의 수집·정리, 문화재 발굴과 복원 등 박물관 교육과 함께 한국회화·도자·전통복식 등 미술사, 전시설명자인 도슨트 활동 등을 다룬다. 숙명여대 박물관은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고대 장신구를 살펴보고, 직접 만들어보는 ‘치레의 멋:장신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숙대 정영양 자수박물관에서는 동양자수 소장품들을 관람하고, 제작 기회를 제공하는 ‘아름다운 한국의 자수’를 개설했다. 한양대 박물관은 강의를 듣고 백제 유적지 5곳을 둘러본 뒤 가족이 함께 신문을 만드는 ‘내가 만든 역사신문 백제일보’와, 소장 자기를 중심으로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고마운 흙 토기, 화려한 흙 자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강의와 답사를 통해 알찬 역사체험 기회를 주는 곳도 있다. 광주 전남대 박물관의 ‘한국 고대국가 흥망사’와 영남대 박물관의 ‘박물관과 함께 떠나는 한국문화 탐험’, 경희대 중앙박물관의 ‘우리 문화재 사랑을 위한 문화답사’, 충북대 박물관의 ‘우리 고대문화의 큰 흐름’ 등은 전문가의 강의와 현장 답사를 통해 우리 문화재의 이해를 돕는다. 고려대 박물관의 ‘가족과 함께 하는 우리문화 체험’과 원광대 박물관의 ‘자녀와 함께 하는 역사문화체험’은 가족이 함께 우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원광대에서는 죽물·한지공예, 도자기, 전통문양 탁본을 체험하고, 관련 유적지까지 둘러볼 수 있다.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자연사박물관 우석헌은 보석과 광물 표본 관찰을 통해 감정·구매 요령을 알려주는 ‘나도 보석감정사’를 개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격증이나 취업·창업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속초YMCA의 ‘노인생활관리사’, 경기평생교육연합회의 ‘평생교육 현장지도자 연수’, 남원 YMCA의 ‘영상교실’, 부산대 평생교육원의 ‘장애유아지도자 양성과정’,(사)살기좋은우리구만들기여성회의 ‘생태환경체험지도사 양성과정’ 등이 대표적이다. 대구 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와 동양대, 부산 덕천종합사회복지관은 ‘예쁜 글씨 POP’ 강좌를 선보였다. 이 밖에도 울산 시민학교의 ‘한자 연상기억법 지도자 양성과정’, 순천시의 ‘수어통역 과정’ 등도 이색적이다. 화목한 가족관계를 고민한다면 가족 관련 프로그램을 권할 만하다. 이른바 부부관계 향상을 위한 웰빙 프로그램이다. 서울 평화심리상담소는 갈등 해소를 위한 부부 의사소통 프로그램인 ‘마음으로 대화하기’를 선보였다. 강릉 평생교육정보관은 자녀교육에 관한 뚜렷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좋은 부모 아카데미’를 연다. 광주 남구는 놀이치료를 통해 부모와 자녀 모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아이사랑 클리닉’을 개설한다. 수원 팔달구 평생학습관의 ‘학령기 자녀를 둔 가족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을 위한 가족문화학교’나 대전 평생교육센터의 ‘가족게임 놀이학교’, 대전 지역사회교육협의회의 ‘오손도손 행복한 가정 만들기를 위한 애니어그램 워크숍’ 등도 부모·자녀 관계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소외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도 일부 선정됐다. 부산 BBS아카데미에서 마련한 ‘노년기 준비교육 프로그램’은 노인을 대상으로 노후생활 준비와 더불어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울산 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역사탐방 기회를 제공하는 ‘도약하는 나, 비(飛)’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호남대 평생교육원은 인근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주말 한글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프로그램 제대로 활용하려면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가까운 곳에서 다양하고 실속 있는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다. 학점은행제에 등록된 기관이나 시설에서 학점을 따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명의의 학사학위를 받거나 민간 자격증을 딸 수도 있다. 관련 정보를 한 곳에서 찾아보기를 원한다면 한국교육개발원 평생교육센터(www.lll.or.kr)에 들어가보자. 전국 16개 시·도별로 지역 평생교육센터로 연결돼 있어 현재 살고 있는 지역 내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지역 정보가 곧바로 올라오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에 최근 정보를 원한다면 해당 지역센터 홈페이지를 직접 들르는 것이 좋다.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관이나 문화회관, 평생학습관, 도서관 등에서도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요즘에는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곳이 많아 원하는 프로그램 개설을 신청할 수도 있다. 무료이거나 다른 운영시설에 비해 수강료가 싸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에는 동사무소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대학들이 운영하고 있는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이나 사회교육원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수강료는 사설 기관에 비해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수준이다. 강의는 보통 학기 단위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카이로프랙티스나 요가 등 대체의학 분야가 인기다. 대학 프로그램의 장점은 동창·동문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종강한 뒤에도 기수 모임이나 관련 민간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창업이나 취업 등에서 도움을 받기도 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수강료 50%까지 지원 이번에 선정된 전국 71개 대학·기관의 주말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소외계층 프로그램, 문맹자를 위한 성인 문해 프로그램과 함께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3대 평생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대학 내 시설을 중심으로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여가시간이 많이 나는 주말을 알차게 활용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특징은 수강료가 싸다는 점. 자격증 관련 프로그램은 최대 20만원까지, 비자격증 관련 프로그램은 최대 10만원까지 수강료의 50% 범위 안에서 지원한다. 일단 수강료 전액을 해당 시설에 내고 70% 이상 수강자에 한해 강의가 끝난 뒤 개인 계좌로 교육부가 할인액만큼 환불해준다. 올해 소외계층 평생교육 프로그램에는 모두 108개가 선정돼 이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대상은 중졸 이하 저학력층을 비롯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 저소득층, 한 부모 가정,55세 이상 노인, 장애인 복지카드가 있는 장애인, 외국인 근로자 등이다. 생활법률이나 한 부모 가정을 위한 좋은 부모되기, 노인 자서전 쓰기, 인터넷 유통전문가 창업과정 등 소외계층에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들이 많다. 성인 문해 프로그램은 초·중학교 학력이 없는 성인을 대상으로, 전국 60개 지자체에서 운영한다. 소외계층 및 성인 문해 프로그램에 참가하려면 현재 살고 있는 지자체에서 가까운 선정 기관을 확인한 뒤 증빙서류를 갖춰 내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건전지 160개’ 유인비행 성공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도쿄 동쪽 사이타마현 한 비행장에서 16일 시판 건전지 160개를 동력으로 한 프로펠러 비행기가 59초간의 비행에 성공했다.건전지를 동력으로 한 유인비행은 세계 최초라고 일본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마쓰시타전기와 도쿄공업대 학생동아리가 공동 제작한 1인승 비행기는 너비 31m, 무게 54㎏의 초소형이다. 제작에 참여한 ‘대학 4년생 조종사’ 1명을 태우고 지상 5.2m 상공으로 날아올라 59초간 있었다. 비행거리는 391m였다. 비행기를 조종한 도쿄공대생 가미야 도모히로의 체중은 53㎏으로 기체 무게와 거의 같았다. 이날 비행에는 일본항공협회 관계자가 입회, 기록을 공식 측정했다. 글라이더처럼 생긴 이 비행기는 마쓰시타전기가 2004년 4월부터 개발해온 160AA ‘Oxyride’ 전지를 동력으로 했다.‘Oxyride’ 전지는 일반 알칼라인 전지보다 1.5배 정도 힘이 세고 오래 가는 전지로 알려져 있다.taein@seoul.co.kr
  • 평택·화성에 전용공단 추가 조성

    경기도는 첨단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2008년까지 화성과 평택에 외국인 전용공단 2개를 추가 조성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도내에는 6개의 외국인 투자기업 전용공단이 조성돼 60개 기업이 입주를 마쳤고,27개 기업이 추가로 입주할 예정이어서 여유 공간이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도는 이에 따라 1476억원을 들여 화성시 장안면 장안1단지 옆에 12만평 규모의 장안2단지를 다음달 착공,2008년 6월 준공하기로 했다. 또 평택시 오성면에 1223억원을 투입,10만 5000평 규모의 오성단지를 2008년 12월까지 조성하기로 하고 오는 9월쯤 실시계획을 승인받아 10월 착공할 예정이다. 도는 전용공단에 투자한 외국기업에 대해 고용보조금을 지원하는 한편 법인세·소득세·임대료 등을 감면하고, 고도기술을 수반한 첨단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받지 않는 등 파격적 혜택을 주고 있다. 현재 도내에 조성된 외국기업 전용공단은 평택시 어연한산(9만 8000평)·추팔(2만 7000평)·포승(2만 9000평)·현곡(15만 1000평), 화성시 장안1(12만 7000평), 파주시 당동(7만 2000평) 등이다. 도 관계자는 ““이들 공단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2010년까지 1∼2개의 외국기업 전용공단을 더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아찔한 UCC 동영상이 주르르…

    아찔한 UCC 동영상이 주르르…

    이용자 생산 콘텐츠인 UCC의 열풍을 타고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가 음란물의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 파일 공유사이트를 통해 음성적으로 유통되던 불법 동영상이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주요 포털사이트가 올 들어 새로 개설한 ‘동영상 검색’ 코너에 ‘여자’를 입력했다.‘골프 강사 여자 수강생을 만지작’,‘옷가게 여자 탈의실 몰래카메라’,‘여자친구 가슴에 동전 넣기’ 등의 자극적인 게시물이 나열된다. 클릭하면 링크로 연결된 창으로 성추행 등을 담은 동영상이 재생된다. ●포털 신메뉴 ‘동영상 검색’에 알몸이… 상당수의 동영상은 아무런 성인 인증 절차도 거치지 않고 볼 수 있었다. 삭제 조치가 된 동영상이더라도 여성의 알몸이 드러난 정지 화면은 검색 리스트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동영상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인터넷에서 음란물 등은 폭증했다.13일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따르면 불법·청소년 유해정보 심의 건수는 6월 한 달간 3만 4515건으로 지난 1월에 비해 8배나 늘었다. 지난해 심의 건수(8만 6191건)의 40%에 해당하는 양이 지난 한 달간 발생한 것이다. 특히 이러한 유해 정보는 대부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유통되며, 네티즌들은 의도치 않게 웹 서핑 중 검색 엔진을 통해 접하게 되는 것으로 정통부 조사결과 나타났다. 업체들도 수시로 떴다 사라지는 음란 동영상을 일일이 발견하기 어렵다고 털어 놓는다. 한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하루 올라오는 UCC 동영상은 8000∼9000여개에 이른다.”면서 “그 중 발견 즉시 삭제되는 ‘위험 동영상’만 160개에 이르는데 모든 정보를 검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하루 2000개 정도의 UCC 동영상이 올라오는 동영상 전문 포털 관계자는 “‘하드 코어’는 일주일에 10건 남짓이지만 일반 성인물은 그보다 많다.”고 말했다. 모니터 요원의 활동이 뜸한 새벽 시간에는 더 많은 음란 동영상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검색된다. ●하루 수백개 노출돼도 단속은 ‘먼 길’ 하루 수백개 이상의 불법 동영상이 주요 사이트에 올라왔다가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불법 동영상은 적발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적발된다 해도 처벌이 어렵다. 영상을 올린 사람에 대해 고발 조치가 되기도 하지만, 유통된 사이트의 책임은 현행법상 모호하다. 정보통신윤리 심의팀 관계자는 “인터넷은 통제 가능한 시스템이 아니다.”면서 “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인터넷의 모든 정보를 심의하도록 법으로 강제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국회에서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법적 규제안이 마련되기까지는 최소한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변재일 의원이 음란 콘텐츠 제공과 관련해 유통업체의 책임을 강화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 지난달 29일 입법 공청회를 열었지만 반대 의견이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UCC(User Created Contents·이용자 생산 콘텐츠) 인터넷 사업자나 공급자가 아닌 일반 이용자들이 직접 만들어 유통되는 콘텐츠. 텍스트에 이어 최근 이미지·동영상·음악 등 멀티미디어로 분야를 늘려가는 추세다. 이용자들이 더욱 다양한 정보를 창조하고, 공유할 수 있어 앞으로 유통되는 콘텐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서재희 김준석기자 s123@seoul.co.kr
  • 해외여행수지 5년 연속 적자

    해외여행 경비로 빠져 나간 돈이 5년 연속 여행 수입으로 벌어 들인 금액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해외여행경비 대외지출액은 52억 9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외수입액은 21억 5200만달러로 4.5%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여행수지 가운데 유학·연수를 제외한 일반여행수지의 적자 규모는 31억 4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9%나 급증했다. 일반여행수지는 2001년 6월 적자를 기록한 이후 60개월 동안 한차례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5년간 누적적자 규모는 198억달러를 기록했고 이 기간에 해외여행경비로 지출된 금액은 548억 6000만달러에 달했다. 2000년대 들어 불어닥친 한류 열풍에도 불구하고 해외 관광객 유치 실적이 소득 증가와 원화 강세에 따른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시흥 장현에 아파트 1만5000가구 건설

    시흥 장현에 아파트 1만5000가구 건설

    경기 시흥시 시흥장현지구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됐다. 건설교통부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예정지역인 경기 시흥시 장현동과 장곡동 일대에 4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인 88만 6000평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하고 이곳에 국민임대주택 6500가구를 포함, 1만5000가구를 짓는다고 11일 밝혔다. 분양은 2010년, 입주 예정은 2012년이다. 시흥장현지구는 인구밀도는 ㏊당 150인, 녹지율(하천 포함) 32% 이상, 최고층수 15층 이하의 친환경적인 주거단지로 조성된다. 교통 여건의 경우 영동고속도로와 2008년 개통예정인 제3경인고속도로, 국도39호선이 인접해 있고 2009년 이후 준공되는 부천∼안산 전철의 시흥시청역과 연성역도 이 지구에 세워질 계획이다. 건교부는 2012년까지 공급할 국민임대주택 100만가구 중 20만가구를 개발제한구역 해제예정 60개 지구에 세운다는 계획이며 시흥장현지구가 49번째 지구로 지정됐다. 지금까지 확보된 부지는 1990만평 중 1712만평, 가구수는 20만가구 중 15만 9000가구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기업관련 민원 ‘원스톱’ 처리

    “기업인 여러분,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경북도내 자치단체들이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전담기구를 잇따라 설치하는 등 기업사랑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구미시는 민선 4기 출범과 함께 지역 기업 지원과 육성을 전담할 기동팀인 ‘기업사랑본부(본부장 남유진 구미시장)’를 설치, 운영에 들어갔다고 5일 밝혔다. 공무원 20명으로 구성된 기업사랑본부는 ▲기업지원팀▲기업육성팀▲기업애로대책팀 등 3개팀으로 구성돼 기업 관련 민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한다. 또 공무원 1명이 1개 회사의 민원을 종결될 때까지 책임지는 ‘프로젝트 매니저’제(制)도 도입했다. 시는 다음달 중 ‘기업사랑 및 기업활동 촉진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방침이다.이 조례안은 ▲기업사랑위원회 설치 및 운영▲기업의 날 지정 운영▲최고기업인상·최고근로자상·산업평화상 등 시상▲기업인 등의 예우 지원▲중소기업 사이버지원센터 운영▲기업애로지원센터 설치▲기업애로 상담관제 운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앞서 경주시도 지난 3월 ‘공무원 1인 1사 후견인제’를 도입, 시행에 들어갔다. 종업원 50인 이상 101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행정경험이 풍부한 담당(6급) 공무원 101명을 지정, 수시로 기업들의 각종 민원과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고 있다. 경산시도 2월부터 60개 중소업체별 담당 공무원 1명씩을 배치하는 ‘기업 후견인제’를 실시하고 있다. 포항시도 올해 초 ‘기업인 예우’ 조례를 제정, 기업들에 ▲지방세 세무조사 3년간 유예▲신제품 우선 홍보 및 홍보예산 지원▲공용주차장 무료 이용▲우수기업 표창 우선 추천▲연구시설 및 실험시설 알선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만화인생 40년 허영만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만화인생 40년 허영만

    ‘사이(間)예술’이라고 한다. 익살과 재치로 그 사이를 춤추듯 넘나든다. 마른 나무에 꽃을 피우게 하는 시(詩)적 감동도 담겨 있다. 특유의 과장과 생략으로 경묘(輕妙)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렇다.‘만화’라 한다. 눕거나 엎드리거나, 혹은 떼굴떼굴 구르며 보면 더욱 재미있어진다. 학창시절 한번쯤 안 빠져본 사람이 있을까. 수업시간에 ‘지리부도’로 앞을 가로막고 몰래 보다가 들켜 혼났던 일, 끼니를 건너뛰며 동네 만화가게 들락거리다가 어머니한테 야단맞았던 일, 이에 대한 몰입의 추억은 어른이 돼도 늘 화젯거리의 단골메뉴로 등장한다. ●‘비트´등 15편 히트작 영화나 드라마로 만화가 허영만(60)씨. 이 시대의 최고 만화가로 인기몰이를 한다. 그 비결이 뭘까. 나이 예순이면 게으름으로, 혹은 쌓은 명성으로 어느 정도 느슨해질 법도 한데 결코 아니다. 젊은이 못지않은 창작열정으로 고삐를 죈다. 또한 굽힐 줄 모르는 치열한 자기관리의 고집과 도전 정신으로 변화무쌍한 대중문화계를 파고들고 있다. 요즘 들어서도 음식만화 ‘식객’은 드라마로 준비 중이고 도박만화 ‘타짜’는 한창 영화촬영 중일 만큼 대중문화의 장르를 여전히 뛰어넘는 주인공이다. 허씨는 올해로 만화계에 입문한 지 꼭 40년을 맞는다. 그동안 ‘비트’‘퇴역전선’‘아스팔트 사나이’ 등 무려 15편의 히트작이 영화 또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사오정 시리즈를 유행시킨 ‘날아라 슈퍼보드’는 애니메이션으로는 방송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오!한강’은 서울대 학생회 필독서로 선정됐고 ‘태양을 향해 달려라’는 70년대 스포츠만화를 이끌기도 했다. 허씨는 그렇게 시대가 흘러도 대중문화의 한 중심에서 살아왔다. 지난주 서울 강남구 수서역 근처의 작업실에서 허씨를 만났다. 오피스텔 초인종을 눌렀더니 뜻밖에도 큰 개 한마리가 꼬리를 치며 가장 먼저 반긴다. 맹인 안내견같이 생긴 순둥이였다. 개 이름을 물었더니 영국산이어서 ‘처칠’이라고 했다. 허씨는 연재만화의 스케치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옆자리에는 보조팀 4명이 색깔을 칠하는 등 작업을 돕고 있었다. 사방 벽 책장에는 자료집이 빼곡히 꽂혀 있어 평소의 준비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작업실 옆방으로 자리를 옮겨 허씨와 마주 앉았다. 스포츠형의 짧은 머리여서 그런지 나이가 50대 초반으로 보인다고 하자 그냥 멋쩍게 웃으며 “그런 얘기 종종 들어요.”라고 했다. 먼저 40년 만화인생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방송 프로그램에 ‘가요 반세기’라는 말이 있잖아요. 벌써 (자신의) 만화 반세기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피력했다. 이어 “한 가지 일만 해왔다는 게 고맙고…, 종이와 연필 들고 다닌 세월이었지요.”라고 했다.(90년이 넘는 우리나라 만화역사의 절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그동안 수십 편의 만화를 그렸는데 가장 아끼는 작품이 어떤 것이냐고 했다.“전부 다 소중하지만 그중 ‘망치’‘오!한강’‘각시탈’‘사랑해’‘식객’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라고 대답했다. 문득 만화란 무엇이냐는 우문을 던졌다. 그러자 지체없이 “청량음료지요. 매번 밥만 먹고 살 수는 없잖아요.”라고 전제한 뒤,“답답할 때 떠나는 것처럼 (갈증을)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재미와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는 또한 적절한 생략과 과장이 필요하지요.”라고 설명했다. ●치열한 도전정신으로 대중문화계 우뚝 진도 안 나갈 때는 어떻게 할까.“밤새 낑낑댑니다. 어떨 때는 새벽 두세시에 광화문 네거리에 나가 돌아다니기도 하지요.”라고 했다. 또한 “줄거리 쓸 때가 가장 어려워요.‘식객’인 경우 식욕을 느끼게 해줘야 하거든요. 사진도 많이 찍지요. 도축장의 경우 400장 정도 찍었어요. 연재를 하려면 최소 스토리 60개를 준비한 뒤 시작합니다.”고 했다. 아울러 연재 중에도 강원도나 전라도로 계속 돌아다니며 현장취재를 해야 독자들의 입맛에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준비와 취재, 각고의 노력이 오늘날까지 변함없이 그의 이름을 지탱해 주는 요인임을 알 수 있었다. 폭력물이니, 무협물이니 하는 대중의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혼자만이, 즉 ‘허영만식’의 독특한 장르를 추구해와 많은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항상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다. 유혹이 많은 바깥 대중문화에 시선을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대중을 이끌고 가는 방식이다. 그는 평소 1등에 연연하지 않는다.‘5위권 안에만 들면 된다. 난 나의 길을 가자.’고 다짐하며 나름대로의 마음 단련을 한다. 그럴 것이 70년대엔 이상무씨,80년대에 이현세씨가 최고였을 때도 자신만의 길을 가면 된다며 묵묵히 자기관리에 열중했다. 요즘 만화계의 현실에 대해 “사회적인 제약도 없어졌는데 오히려 과거보다 분위기가 더 가라앉아 있어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영화나 연극처럼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고 인터넷과의 관계 설정도 필요할 때입니다.”라는 설명이다. 만화가들 또한 발로 뛰면서 취재를 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8남매 중 셋째인 그는 어릴 적부터 늘 만화와 가까이 있었다.‘코주부삼국지’ 등 누나와 형이 보던 만화를 즐겨 봤다. 또 사무라이 소설을 자주 읽었다. 초등학교 때에는 남다른 그림솜씨로 공부가 끝나면 학교에 남아 혼자 환경정리를 도맡아 했다. 중학교 때에는 명작 위인전을 많이 접했다. ●‘허영만 사단´ 현재 문하생 10여명 원래 미대에 진학하려고 했으나 부친의 멸치사업 실패로 인해 포기하고 고향인 여수를 떠나 서울로 상경, 만화에 입문한다. 이때가 66년 1월. 이후 박평일·이향원 등의 문하를 거쳐 74년 ‘소년한국일보’ 신인공모에 ‘집을 찾아서’가 당선되면서 정식 만화가로 홀로서기를 한다. 당시 심사를 맡았던 신동우 화백은 “우리 시대는 이제 갔다.”고 할 정도로 허영만의 천부적인 감각과 소질에 찬사를 보냈다. ●“아이디어 얻으려 새벽까지 광화문 배회” 예견은 빗나가지 않았다.‘각시탈’(74년),‘태양을 향해 달려라’(77년),‘망치’‘벽’(88년) 등 거의 매년 베스트셀러를 내놓으며 만화계를 주도했다.88년에는 문하생이 무려 23명까지 달했다. 하지만 작품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새삼 마음을 고쳐먹고 문하생을 6명으로 줄이는 등 돈보다 작품의 생명력 강화에 정성을 쏟았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른바 ‘허영만 사단’이라고 하는 문하생은 10명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윤태호나 김준범 등이 현재 만화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요.” 만화 외에는 어떤 일에 관심을 둘까. 그는 ‘산사나이’라고 할 만큼 산을 좋아한다. 등반가 박영석씨와 함께 해외 원정도 4차례나 했다. 에베레스트는 해발 6400m까지 올랐다가 고산병으로 도중 하차했다.2년 전에는 백두대간을 종주했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산행멤버는 15명 정도. 또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도봉산에서 야영하고 아침에 작업실로 곧장 출근하는 경우도 있다. 산은 그에게 정신적 휴식의 공간이자 작품구상의 장소이기도 하다. 산행할 때마다 스케치북을 놓지 않는다. 이밖에 요즘에는 약간 멀리하고 있지만 골프 20년 경력(베스트 스코어는 1언더파)에다 바다낚시도 가끔 즐기기곤 했다. ●교육만화 준비중… 에베레스트도전 ‘산사나이´ 허씨는 요즘 교육만화를 준비 중이다. 어린이들이 나중에 커서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담은 만화다. 이를 위한 자료수집을 거의 끝냈고 연말쯤이면 선보일 수 있다고 했다. 판타지 만화에 대해서는 “당분간 현실적 만화를 계속 그릴 작정입니다. 나중에 손자·손녀를 보게 되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겠지요.”라고 대답했다. 슬하에는 아직 미혼인 아들과 딸 둘을 두었다. 직장에 다니는 아들은 아버지를 닮아 그림을 잘 그린다. 가족 중 유일하게 아버지가 그린 만화에 대한 모니터와 평론역할을 하고 있다. 딸은 현재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 중이다. 기회를 봐서 부녀 공동전시회를 생각 중이라고 귀띔했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7년 여수 출생 ▲66년 여수고등학교 졸업 ▲66년 서울에서 만화계 입문 ▲74년 소년한국일보 신인공모에 ‘집을 찾아서’로 입선 ▲99년 스포츠조선에 ‘타짜’ 연재 ▲2002년 동아일보 ‘식객’ 연재 ●주요 작품집 태양을 향해 달려라(77년), 변칙복서(83년), 무당거미(84년), 퇴역전선·고독한 기타맨·오!한강(86년), 망치·벽(88년), 날아라 슈퍼보드(90년), 아스팔트 사나이(92년), 비트·세일즈맨·미스터Q(94년), 오늘은 마요일(95년), 안개꽃 카페(96년), 사랑해(98년), 타짜(2000년) ●상훈 대한민국 만화·애니메이션대상 만화대상(04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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