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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노·칠판 선물에 필리핀 아이들 웃음꽃

    피아노·칠판 선물에 필리핀 아이들 웃음꽃

    아프리카·한국전 참전국 기증 일환 “아이들 더 나은 환경서 꿈 이루길”디지털피아노 속 한국 노래 저장돼 “필리핀에서 아리랑을 들으니 아직도 60여년 전 한국에 있는 느낌입니다.” 지난 29일 부영그룹의 디지털피아노 및 칠판 기증식이 열린 필리핀 마닐라 국군회관. 8~12살 필리핀 초등학생 60여명이 피아노로 ‘아리랑’을 합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객석 맨 앞줄에 앉은 도맹개스(90·필리핀)는 서투른 발음으로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는 구절을 따라했다. 도맹개스는 1952년부터 1년간 필리핀 파브트리 부대 19사단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밤마다 고지에서 전투를 하면서 적군이 몰려올 때마다 전우들과 함께 아리랑을 불렀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며 “60년 전 우리(필리핀)가 한국을 도와줬는데, 한국의 기업이 기증한 피아노로 필리핀 아이들이 아리랑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니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 피아노로 손발을 맞춘 아이들은 마닐라 인근 10여개 초등학교에서 선발됐다. 교사 제니(30·여)는 “공연을 위해 3개월 전부터 맹연습을 시켰다”며 “그동안 학교에 피아노가 없어 집에 있는 개인 피아노를 학교에 갖다 놓고 음악 수업을 했는데 이젠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피아노 연주를 한 아이린(12·여)은 “처음 한국 노래를 들었을 때 낯설게 느껴졌는데 피아노로 쳐 보니 멜로디가 아름답고 가사도 좋다”며 “덕분에 한국이 친숙하게 느껴진다. 새 피아노가 있는 학교에 빨리 가고 싶다”며 웃었다. 공연이 끝난 뒤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은 디지털피아노 5000대와 칠판 5만개를 필리핀 정부에 기증했다. 이 회장은 “한국이 큰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 덕분”이라며 “한국전쟁 당시 참전국이자 아시아 국가 중 한국과 가장 먼저 수교한 국가인 필리핀 아이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꿈을 펼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은 기증식에 참석한 한국전쟁 참전용사 6명에게 자신이 쓴 역사서 ‘6·25 전쟁 1129일’을 전달하기도 했다. 기증식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루이스트로 필리핀 교육부 장관과 차관, 김재신 주필리핀 한국대사, 필리핀 학생과 교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루이스트로 장관은 “디지털피아노 기증으로 양국이 음악을 통해 우정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부영이 기증한 피아노에는 아리랑을 비롯해 고향의 봄, 졸업식 노래 등 한국 노래가 필리핀어로 번안된 버전과 함께 저장돼 있다. 피아노와 칠판은 필리핀 전국 초등학교에서 교육용으로 쓰인다. 이 회장은 동남아,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 및 한국전쟁 참전국을 대상으로 한국 노래가 담긴 디지털피아노 6만여대와 칠판 60만여개를 기증하는 등 활발한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마닐라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홍콩 금융 외환위기 버금… 대책 제한적

    중국에서 옮겨 붙은 ‘통화전쟁’으로 인해 홍콩이 1990년대 후반 동아시아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을 받고 있다. 홍콩이 쓸 수 있는 대책이 제한적이라 충격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대신증권의 분석 결과를 보면 전날 홍콩 항셍지수 종가 1만 8768.01은 지난해 연중 고점 2만 8442.75에 비해 34%나 하락한 것이다. 이는 연중 고점 대비 45.7%나 폭락한 1997년 외환위기 때를 떠올릴 정도로 가파르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14.4%나 하락하는 등 공포장을 연출했다. 위안화 약세에 따른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아시아 금융 허브인 홍콩으로 번진 것이다. 최근 항셍지수 급락은 홍콩달러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1983년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를 채택한 홍콩은 2005년부터 미국 달러 대비 환율을 7.75~7.85홍콩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2012년부터 꾸준히 7.77홍콩달러 이하의 안정된 움직임을 보였던 환율은 지난 14일 7.78홍콩달러로 올라서더니 21일에는 7.82홍콩달러까지 치솟아 상한선에 근접했다. 중국에서 빠져나온 핫머니(단기성 투기자금)가 대거 홍콩 시장으로 유입해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페그제로 인해 환율 변동이 없는 홍콩달러가 고평가됐다고 보고 환차익을 노리러 들어온 것이다. 홍콩당국이 취할 수 있는 대책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홍콩달러 절상 ▲달러 페그제에서 위안화 페그제로의 전환 ▲달러 페그제 범위 확대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환율 방어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 카드는 부동산 침체를 부를 수 있어 쓰기가 쉽지 않다. 외환위기 때 홍콩은 기준금리를 6.25%에서 7.0%로 인상했지만, 달러 페그제 포기 우려와 부동산 가격하락에 따른 자본유출로 오히려 홍콩달러 약세가 가속화되는 역풍을 맞았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지난해 말 홍콩 외환보유액은 3588억 달러로 외환위기 때의 4배에 이른다”며 “일단 외환보유고를 통해 핫머니 세력을 막고 달러 페그 범위를 늘리는 대책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자활사업으로 모은 기부천사 ‘인천 쪽방주민들’

    “평소 온정을 보내주시는 많은 분들에 보답하고, 우리보다 어려운 분들에게도 용기를 전하고 싶어 성금을 모았습니다.” 인천시 동구 만석동 등 쪽방 거주 주민들과 인근 노숙인, 무료급식소 이용 노인들이 자활사업과 폐지 등을 팔아 모은 성금 135만원을 22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에 기탁했다. 전달식에 주민대표로 참석한 김명광(75)씨는 “여건만 되면 더 많이 나누고 싶은게 쪽방 주민들의 마음이며, 매년 겨울 공동모금회를 찾을 때마다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쪽방 주민대표 2명, 노숙인쉼터 입소자 대표 2명, 무료급식소 이용자 대표 1명과 주민들의 자활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사)인천내일을여는집의 이준모 이사장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랑의열매 회관을 찾아 김주현 공동모금회 사무총장에게 성금을 전달했다. 주민들은 문구용 볼펜 조립 등 자활사업을 통해 얻은 한달 수익 20여만원 중 일부를 모아 성금을 마련했다. 모금은 (사)인천내일을여는집이 지난해 12월9일부터 26일까지 쪽방상담소, 무료급식소, 노숙인쉼터 등에 설치한 모금함을 통해 진행됐다. 또한 인근의 노숙인쉼터 입소자와 무료급식소 이용 노인들도 폐지를 주워 판돈을 아껴 기부에 동참했다. 2008년 시작된 만석동 주민들의 공동모금회 기부는 8년째 이어지고 있다.올해까지 940만원을 기부했으며 성금은 저소득층 어린이 의료비, 사회복지시설 복구비용, 저소득층 노인들의 생계비와 의료비 등에 쓰여왔다. 인천 만석동은 김중미 작가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지역이다. 6.25전쟁 직후부터 낡고 허름한 판잣집이 모여 형성된 곳으로 현재 인천지역 마지막 판자촌 밀집지역이다. 주민 대부분이 노인이며 30% 이상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주민들은 문구와 팬시용품을 만드는 자활사업, 폐지줍기 등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이 곳 주민들의 기부가 알려지면서 (사)인천내일을여는집을 중심으로 인근 인현동, 북성동, 계산동의 쪽방 주민들도 나눔에 참여하고 있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서울 낙산 안양암 마애관음보살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서울 낙산 안양암 마애관음보살

    뭔가 답답하면 ‘나무관세음보살’ 하고 되뇌는 할머니들이 있다. 대표적인 불교 경전의 하나인 ‘법화경’의 ‘관세음보살보문품’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중생이 온갖 고뇌에 시달릴 때 한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을 부르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고 가르친다. 불교의 깊은 가르침을 알 길 없고, 해탈에 이르기는 더더욱 어려운 중생이라도 그저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하고 마음을 모아 부르기만 하면 구원해 준다는 것이다. ●“관세음보살” 부르면 고통 벗어난다고 전해와 불교는 인도에서 티베트를 거쳐 중국, 한국, 일본으로 퍼져 나가면서 수많은 관음신앙의 성지를 만들었다. 관음보살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산 포탈라카는 스리랑카에서 멀지 않은 인도 남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믿어졌다. 따라서 불교가 퍼져 나간 곳에서는 관음성지, 즉 포탈라카의 상징성이 부여된 도량은 바닷가의 산을 중심으로 세워졌다. 바다가 없는 티베트조차 키추강을 바다로 상정하고 수도 라사를 포탈라카로 의미를 부여했다. 라사의 포탈라궁은 글자 그대로 관음보살이 살고 계신 곳이다. 다시 말해 포탈라궁의 주인 달라이라마는 관음보살의 화신이다. 티베트 사람들이 인도에서 망명 정부를 이끄는 달라이라마를 변함 없이 정신적 지도자로 여기는 까닭이다. 중국에서 포탈라카는 다양한 음역(音譯)이 이루어졌지만, 일반적으로 보타락가(補陀洛迦)로 썼다.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저우산(舟山)군도의 보타도(補陀島)가 대표적 관음성지다. 우리나라에서는 의상 대사가 신라 문무왕 11년(671)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관음굴을 지었다는 강원 양양 낙산사 홍련암을 최초의 본격 관음도량으로 본다. ●바위에 새겨 덧집… 觀音殿 편액 붙여 전각 역할 양양 낙산사를 비롯해 인천 강화 석모도의 낙가산 보문사, 경남 남해 보광산 보리암은 우리나라의 3대 관음성지로 꼽힌다. 여기에 전남 여수 돌산도의 향일암을 포함시켜 4대 관음성지로 부르기도 한다. 낙산이나 낙가산은 모두 보타락가의 줄임말이다. 서울의 낙산 역시 보타락가산을 상징한다. 연극의 거리로 유명한 대학로 뒷산이다. 안양암은 낙산 남동쪽 기슭인 창신동 산기슭에 조금은 위태롭게 자리잡고 있다. 커다란 바위에 관음보살을 새겨 놓았는데, 덧집을 만들고 ‘관음전’(觀音殿) 편액을 붙여 전각 역할을 하도록 했다. 높이 3.53m의 관세음보살좌상 곁에는 이 마애불을 조성한 내력도 새겼다. 관음보살이 조성된 1909년은 일본 제국주의의 한국 병탄이 이루어지기 바로 전해가 된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강제로 빼앗긴 대한제국의 고통이 갈수록 깊어지던 시기다. 6·25전쟁으로 낙산이 피란민의 판잣집으로 가득찬 뒤 관음보살이 위안을 주어야 할 존재는 더욱 늘어났다. ●6·25 피란민에 위안… 한국 봉제산업에도 기여 불교적으로 낙산 관음보살은 서울 주민 모두 나아가 국민 모두의 구원자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초의 조각이라고는 해도 안양암 마애관음보살상이 갖는 의미는 과소 평가되고 있는 듯하다. 창신동은 청계천과 함께 한국 봉제산업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곳으로, 지금도 동대문 패션타운의 배후 생산기지 역할을 해 내고 있다. 창신동이 서울의 새로운 문화적 부심(副心)으로 떠올랐을 때 안양암과 마애관음보살상은 매우 중요할 역할을 해 낼 것이다. 글 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북한이 새해 벽두를 기습적인 핵실험으로 장식하면서 남북 관계가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은 6일 오전 10시 30분경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기습적인 핵실험을 강행하고 당일 정오에 조선중앙TV 특별 중대발표를 통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급작스런 ‘수소탄 실험 성공’ 소식에 정부 당국은 패닉에 빠졌다.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등 유관기관은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고,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한다는 미국조차도 불과 수 시간 전에야 감청을 통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확인을 위해 급하게 정찰기를 띄웠지만 결국 사전 첩보 입수와 경보에는 실패했다.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가장 빠르게 파악한 곳은 안보 관련 기관이 아닌 ‘기상청’이었다. 정부는 핵실험 직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했던 북한의 기습적인 ‘수소탄 실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을 정말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을까? 北, 핵탄두 보유는 90년대에 달성 북한이 이번에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한 실험은 수소탄, 즉 일반적으로 수소폭탄(Hydrogen bomb)으로 불리는 폭탄이다. 보통 원자폭탄으로 불리는 핵무기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통해 파괴력을 얻는 것과 대조적으로 수소폭탄은 핵분열-핵융합 다단계 과정을 통해 파괴력을 얻기 때문에 원자폭탄과 비교할 수 없는 가공할만한 폭발력을 갖는다. 핵분열 방식의 원자폭탄이 작게는 1kt(TNT 1000톤) 안팎의 위력부터 크게는 100~200kt(TNT 10만~20만톤) 정도의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과 달리 핵융합 방식의 수소폭탄은 작게는 200~300kt 수준의 위력부터 크게는 50Mt, 즉 TNT로 환산하면 5000만 톤에 달하는 위력을 갖는다. TNT 5000만 톤이면 미국이 6.25 전쟁 당시 3년여 간 한반도 전역에 퍼부었던 폭탄의 83배에 달하는 폭탄이 동시에 터지는 위력이다. 이처럼 강력한 위력 때문에 강대국들은 경쟁적으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 현재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이른바 ‘핵클럽’ 국가들은 모두 수소폭탄 개발에 일찌감치 성공해 실전에 배치했고, 관련 기술의 확산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만들지 말라고 해서 말을 들을 북한이 아니다. 북한은 1950년대 핵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하고, 1970년대 중반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을 위한 전문가와 기술자들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핵개발은 플루토늄(Pu-239)과 고농축우라늄(HEU : High-Enriched Uranium)을 이용한 핵분열 무기, 즉 원자폭탄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북한은 핵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20여 년 만에 플루토늄을 이용한 내폭형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고,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우리나라와 미국을 기만한 뒤 곧바로 파키스탄과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 아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는 이른바 ‘칸 네트워크’를 통해 파키스탄이 1982년 중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우라늄 핵탄두인 CHIC-4의 설계도와 관련 부품을 각국에 팔았고, 이 설계도는 지난 2003년 리비아 핵 사찰 당시 발견된 바 있었다. 북한도 이 설계도와 관련 부품 확보를 시도했는데, 이러한 사실은 얼마 전 사망한 전병호 前 노동당 군수담당비서가 1998년 칸 박사에게 보낸 편지와 칸 박사의 증언에서 드러난다. 플루토늄 핵무기 개발에 이어 칸 박사의 도움으로 손쉽게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북한의 다음 수순은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궁극의 핵무기, 바로 수소폭탄 개발이었다. 수소폭탄은 그 자체로도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지만, 이 기술을 응용할 경우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s)을 개발해 핵분열 무기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반드시 개발해야 할 기술이었다. 문제는 북한이 핵융합 무기 개발을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이 10년이 훨씬 넘었고,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 6년 전이지만, 관계 당국은 “그럴 리 없다”며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심지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까지 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소폭탄 개발 징후는 6년 전 이미 포착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에 나섰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실제로 수소폭탄 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국내외 전문가들이 오래 전부터 제기해 왔다. 오랫동안 북핵 문제를 연구해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태우 前 통일연구원장이 2012년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고, 북한에서 핵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온 세계적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Siegfried S. Hecker) 박사 역시 2013년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은 이미 2010년에 북한 스스로 대내외에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5월 12일자 노동신문에서 ‘방안온도에서 핵융합 반응을 실현시키는데 성공’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사실 북한이 발표한 ‘방안온도에서의 핵융합 반응’ 즉, 상온핵융합은 미국조차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2005년에서야 성공한 기술이다. 관련 기술 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북한이 그 많은 핵물리학 선진국을 제치고 2010년에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핵융합과 관련된 모종의 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결정적인 증거가 과학계로부터 쏟아지고 있다. 우선, 방사성 원소인 제논(Xenon)이 포집됐다. 북한이 핵융합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2010년 5월 12일에서 불과 이틀 뒤인 5월 14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강원도 고성군 소재 거진측정소에서 측정소 설치 이후 사상 최대치의 방사성 원소를 발견한 것이다. 2010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선동(서울 도봉을) 의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자료를 근거로 “거진측정소의 핵종탐지장비가 제논-135를 2007년 측정소 설치 이후 최대치인 10.01mBq/㎥을 탐지했고, 제논-133 역시 2.45mBq/㎥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사성 원소는 거진관측소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일본에서도 탐지됐는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 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 Organization) 역시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은 것이 스웨덴 국방연구소 대기과학자 라스 에릭 데예르(Lars-Erik De Geer) 박사가 세계적 군사과학저널인 과학과 세계안보(Science & Global Securit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확인됐다. 대기 중에서 이 같은 수치의 제논 원소가 발견되려면 측정소 근처에 제논을 사용하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을 설치해 운영하거나 인접 국가에서 핵실험을 해야만 한다. 거진 측정소 인근에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당시 인접 국가에서 모종의 핵실험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방사성 원소 검출 외에도 지진파도 감지됐다.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2014년 11월 지구물리학 국제학술지인 지진학연구소식(Seismolog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한 논문에서 2010년 5월 12일 풍계리에서 소규모 핵폭발이 있었다고 보고했고, 미국 프린스턴대 마이클 쇼프너(Michael Schoeppner) 연구원과 독일 함부르크대 율리히 쿤(Ulrich Kühn) 연구원 역시 미국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진파 분석결과를 토대로 2010년 5월 소규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즉, 북한은 2010년부터 자기 입으로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이를 응용한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들도 국내외 과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시되어 왔었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와 과학계의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은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일관되게 취해왔다. 안보에서의 ‘아전인수’는 곤란 정부가 북한의 핵 능력을 지속적으로 평가절하하면서 쉬쉬하는 이유는 시쳇말로 ‘아전인수(我田引水)’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현 정부 들어 계속된 대북정책의 성격을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다. 상황을 입맛대로 해석하고, 입맛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DMZ 지뢰 도발 사건으로 긴장 국면이 조성되었을 때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와의 협상에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청와대에 돌아와서는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았다”고 발표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유감의 뜻도 구분 못하는 남조선 당국은 조선말 공부부터 다시 하라”는 모욕적인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물론 황병서와 김양건은 협상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김정은으로부터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았다. 이 같은 정책 실패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편할 대로 해석한 결과였다. 북한 핵문제도 마찬가지다. 남한이 대북 강경 정책을 펴든 햇볕정책을 펴든 북한의 국가정책은 핵무기 개발과 실전배치라는 일관된 것이었고 지난 40여 년간 단 한 순간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북한 정권의 핵은 체제 유지를 위한 필요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보수 그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역대 대통령들은 북한 핵무기 보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몰아칠 후폭풍을 감당하지 않으려 했고 “그럴 리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폭탄 돌리기를 계속 해왔다. 소련 붕괴 이후 공개된 구소련 KGB 문서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언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미국의 영변 폭격을 가로 막았고,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북한이 파키스탄의 칸 박사와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관련 기술을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던 그 시기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만들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북한에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달러 지원을 계속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북한의 1차 핵실험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 공론화되었음에도 ”북한 핵실험 징후나 단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의 핵개발 지속 사실을 애써 외면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연속된 핵실험을 지켜보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단계는 아니며,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 중동에서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 이란 등 여러 국가가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지만 일찌감치 좌절된 것은 이들 국가가 핵무기를 가졌을 경우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당사국인 이스라엘이 외교적 압박과 공습, 심지어 테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북핵 위협의 직접 당사국인 대한민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공습이나 전방위적인 제재와 압박을 주도하기는커녕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현금을 지원하거나 국제 제재를 반대하고 북핵 위협을 외면하는 등 북한의 핵개발을 오히려 돕고 있는 정책 오류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모든 정권이 북한의 핵개발을 돕거나 방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어느 한 국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외교·경제적 제재와 더불어 군사적 압박이라는 카드를 함께 쓰는 투-트랙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국가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다. 그러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하자니 진보 성향의 야당이 반발하고 있고, 군사적 압박을 취하자니 그러한 능력을 갖추는데 막대한 국방예산 추가 투자가 부담되니 제재와 압박은 미지근한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군사적 압박은 아예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사국이 이런데 북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국가들이 북핵 제재에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실제로 UN 안보리에서 그동안 3차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193개 회원국에게 이행 제재 실행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193개의 UN 회원국 가운데 보고서를 제출하는 나라는 전체 회원국의 19%인 35개국에 불과하며, 중국은 원유부터 식량, 군용차량, 심지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차량까지 북한에 제공하며 안보리 결의를 비웃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 스스로 개발한 것이지만, 그들의 핵 능력이 수소폭탄을 운운할 수준까지 고도화될 수 있도록 온실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은 대한민국 정부와 정치권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무책임한 폭탄 돌리기 덕분에 국민들은 이제 터지기 직전의 북핵이라는 폭탄을 손에 받아들게 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과연 이 폭탄 돌리기를 끝낼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 finmil@nate.com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부고]

    ●이판옥(6·25 참전 무공수훈자)씨 별세 태종(현대글로비스 홍보실장)영종(자영업)호종(베테랑여행 대표)씨 부친상 장대익(사업)이희춘(사카팬코리아 대표이사)씨 장인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2일 오전 7시 20분 (02)3010-2262 ●한용구(전 원주시 산림조합장)씨 별세 병엽(한라대 과장)창훈(금융감독원 총무국 수석조사역)씨 부친상 김창섭(전 국세교육원장)최인철(공주탄천교회 목사)염동식(자영업)씨 장인상 20일 원주의료원, 발인 22일 오전 6시 (033)760-4603 ●손근영(SBS 보도국 스포츠부장)근주(드라마 작가)씨 모친상 20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22일 오전 7시 (02)3779-1857 ●최병규(서울예술단 지도위원)씨 장인상 20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2일 오전 9시 (02)2258-5940 ●장효진(이투데이 금융부 차장)씨 부친상 오현택(자영업)씨 장인상 20일 서울중앙보훈병원, 발인 22일 오전 6시 30분 (02)475-8411 ●김기운(전 현대중공업 과장)씨 별세 보람(한국철도공사 주임)씨 부친상 오두영(자영업)씨 장인상 2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2일 오전 8시 30분 (02)3010-2239 ●김종두(현대삼호중공업 총무부장)씨 장인상 20일 의정부 보람장례식장, 발인 22일 오전 9시 (031)851-4444 ●이호정(은하섬유 대표)씨 부친상 주선회(고려대 교우회장·전 헌법재판소 재판관)문경태(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씨 장인상 20일 대구 가톨릭대병원, 발인 22일 오전 6시 30분 (053)655-4504 ●서희원씨 별세 동철(매일경제 경제부 기자)씨 부친상 장원(포천시장)씨 형님상 20일 포천장례식장, 발인 22일 오전 8시 (031)541-8143
  • 점점 똑똑해지는 냄비, 87년간 사랑을 끓이다

    점점 똑똑해지는 냄비, 87년간 사랑을 끓이다

    빨간 냄비와 종소리는 12월을 생각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시내 곳곳에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보인다. 긁힌 곳 하나 없이 새것처럼 반짝인다. 선명한 빨강이다. 자세히 보면 가스불 위에 올려 쓰는 진짜 냄비와 닮았다. 손잡이까지 말이다. 뚜껑이 몸체와 붙어서 실제 뭘 넣고 끓이긴 어렵겠지만…. 음식 대신 사랑을 끓이는 이 냄비는 어디서 왔을까. 세계 최초의 자선냄비는 1891년 등장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조셉 맥피 구세군 사관은 가난한 사람에게 공짜 크리스마스 저녁을 대접하고자 모금을 시작했다. 맥핀은 선원으로 일했을 때 영국 리버풀 항구에서 본 장면을 떠올렸다. 부둣가에 ‘심슨의 솥’이라는 커다란 솥단지가 있었고 행인들이 불우이웃을 도우려고 돈을 넣었다. 힌트를 얻은 맥피는 샌프란시스코 시의 허가를 받아 오클랜드 부두에 게를 삶는 큰 솥을 걸었다. 그는 “이 솥을 끓게 합시다”라고 외치며 행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식사 봉사를 할 수 있었다. 자선냄비는 전 세계 구세군으로 뻗어나가 현재 한국, 일본, 칠레, 유럽 등 124개국에서 모금활동에 쓰이고 있다. ●1997년 원통형 냄비, 13억 모금 기적을 부르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선냄비는 1928년 12월 15일 서울 도심에 나타났다. 스웨덴 선교사 조셉 바(박준섭) 사관이 한국 구세군을 이끌며 불우이웃을 돕고자 들여온 것이 시작이었다. 나무 막대 지지대에 매달린 자선냄비는 가마솥에 빨간 양철 뚜껑을 씌운 모습이었다. 20여개의 냄비가 서울 명동, 충정로, 종로와 인천 등에 설치됐다. 첫해에 당시 돈으로 812원이 모금됐다. 6·25전쟁으로 온 나라가 폐허가 된 1951년에도 자선냄비는 끓었다. 피란지였던 부산 남포동과 부민관 옆 우체국에 12월 21일부터 6일간 자선냄비가 설치됐다. 3000환이 모였다. 휴전 후인 1953년에는 서울 도심 5곳에 설치된 자선냄비에 모두 6만 6887환이 기부됐다. 1965년부터 가마솥이 아닌 원통형의 자선냄비가 나왔다. 2003년까지 같은 모습이 유지됐다. 지금의 자선냄비보다 지름이 크고 바닥과 윗면의 크기가 같다. 현금을 넣는 구멍 외에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구멍이 없었으나 기부액이 얼마나 모였는지 확인하고 기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1980년대부터 격자 모양의 창을 냈다. 외환위기(IMF사태)가 닥친 1997년 자선냄비는 기적을 보여줬다. 구세군은 경제 사정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12억원 모금에 나섰으나 목표치를 넘는 13억원이 모였다. 자선냄비는 2004년 대대적인 변신에 성공한다. 독일 주방기업 휘슬러가 40년간 사용돼 낡은 자선냄비를 ‘명품 냄비’로 탈바꿈시켰다. ●주방기업 휘슬러코리아, 명품냄비를 만들다 2003년 12월, 서울 강남역 앞을 지나던 휘슬러코리아 직원들은 구세군의 자선냄비에 시선을 빼앗겼다. 군데군데 칠이 벗겨져 녹슬고 찌그러진 냄비는 ‘냄비 전문가’의 마음을 내내 불편하게 했다. 이진실 휘슬러코리아 매니저는 “주방용품 브랜드의 정체성과 개성을 살릴 수 있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사회 환원을 고민하다 구세군에 자선냄비를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듬해 4월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휘슬러코리아 사무실에 자선냄비 개발팀이 꾸려졌다. 당시 전 직원 20명이 모두 참여했다. 이들은 자선냄비에 독일 본사에서 제작한 휘슬러 냄비 손잡이를 붙였다. 주부들이 좋아하는 인기 제품인 ‘프로’ 스튜 냄비에 쓰는 실제 손잡이였다. 눈과 비, 찬바람에 부식되기 쉬운 양철 대신 강철(전기아연도금강판)로 냄비를 제작했다. 안정감을 주도록 아랫면(지름·35㎝)이 윗면(30.7㎝)보다 크고, 높이가 24㎝인 ‘황금비율’을 찾아냈다. 확실한 보안을 위해 뚜껑과 본체를 연결하고 자물쇠를 달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렇게 만든 300개의 자선냄비는 그해 구세군에 전달됐다. 이 매니저는 “자선냄비를 만드는 데 꼬박 6개월이 걸렸다”면서 “동전의 하중을 견딜 수 있고, 삼각대에 안정적으로 매달려고 냄비의 각도, 지름, 깊이, 내구성, 무게, 디자인 등을 모두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구세군은 자선냄비를 바꿔준 휘슬러코리아 측에 감사의 표시로 냄비의 성금 투입구에 휘슬러 로고를 넣도록 했다. ●올해 450곳서 모금… 냄비 100개 더 생기다 휘슬러코리아는 매년 모든 자선냄비를 거둬들여 새로 색을 칠하고 움푹 팬 부분을 펴는 등 사후관리를 한다. 해마다 100개는 새것으로 교체한다. 올해는 모금장소가 450곳으로 100군데 늘어나 새로 100개를 제작해 기증했다.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고자 자선냄비는 매년 진화하고 있다. 2005년에는 관공서와 은행, 학교, 음식점에서 기부할 수 있도록 소형으로 제작한 미니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365 사랑의 모금함은 1년 내내 상시 기부할 수 있도록 저금통형태로 만들었다. 2007년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기업형 자선냄비가 전달됐다. 오피스 건물의 자판기, 휴게 공간에 설치해 모금을 유도했다. 한국 구세군 100주년이었던 2008년에는 유치원과 학교에 놓을 수 있는 어린이 전용 모금함이 특별 제작됐다. 구세군 마스코트 모양으로 만들어 기부 교육에 쓰도록 했다. 이듬해에는 1t 트럭에 커다란 자선냄비를 탑재한 ‘찾아가는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현장에서 기부 인증샷… 진화를 거듭하다 2010년 들어서는 서울시청 광장 앞에 재미를 강조한 자선냄비 체험관이 등장했다. 거대한 스노볼, 회전목마, 관람차 등을 설치했다. 체험관에서 찍은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도록 해 기부 문화 확산을 꾀했다. 올해 나온 자선냄비는 똑똑해졌다. 자선냄비 모습의 설치물에 터치스크린을 적용했다. 몇 번만 터치하면 아동·청소년, 여성·다문화, 노인·장애인 가운데 후원 대상과 후원 방식을 직접 고를 수 있다. 현금과 함께 신용카드 기부도 가능하다. 기부를 마치면 자선냄비에 설치된 카메라가 자동으로 작동해 ‘기부 인증샷’을 찍는다. 사진은 문자메시지로 받아 SNS에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스마트 자선냄비는 이달 말까지 서울광장에 전시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日 20%대·印 25%… ‘경제 살리기’ 법인세 인하 붐

    세계 각국이 경제를 살리고자 잇따라 법인세 인하에 나서고 있다. 기업의 세 부담을 줄여 임금 인상과 설비 투자를 유도해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30일 국제금융업계에 따르면 인도와 아일랜드에 이어 일본도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 30%대인 법인세 실효세율을 2016회계연도가 시작하는 내년 4월부터 20%대로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아베 신조 총리는 ‘국내총생산(GDP) 600조엔’ 목표의 조기 달성을 위한 기업 경쟁력 강화책의 하나로 법인세율 인하를 검토해왔다. 엔저로 인한 아베노믹스의 약발이 다소 떨어지자 법인세 인하로 경기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복안이다. 인도 재무부도 앞으로 4년간 법인세율을 현행 30%에서 25%로 낮추기로 했다. 대신에 이익이나 투자, 지역을 이유로 한 세금 공제를 축소하는 등 개별적인 법인세 감면 제도는 상당 부분 폐지하기로 했다. 아일랜드도 특허와 소프트웨어 등 지적재산권 수입이 자국 내 연구개발로 얻어졌을 때 현행 12.5%인 법인세 부담을 6.25%로 낮춰주는 정책을 내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의 2011~15년 법인세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43개국 중 미국과 영국 등 36개국이 법인세를 인하했다. 미국은 국외 생산기지를 국내로 이전하면 35%를 28%로 깎아준다. 영국은 2011년 최고 세율(28%)을 26%로 낮추고 올해까지 매년 1~2% 포인트씩 5단계로 낮춰 현재 20%의 단일 세제를 정착시켰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50년 창비’ 떠나는 백낙청… 진보문학 세대교체 신호탄

    ‘50년 창비’ 떠나는 백낙청… 진보문학 세대교체 신호탄

    계간 문예지 ‘창작과 비평’(이하 ‘창비’) 편집인인 백낙청(77) 서울대 명예교수가 25일 출판사 창비를 떠났다. 백 교수는 ‘창비’를 창간해 50년간 이끌어 온 창비의 산증인이다. ‘창비’ 백영서 편집주간, 김윤수 발행인도 함께 물러났다. 차기 편집주간은 기존 편집위원이었던 한기욱 인제대 영문과 교수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백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백석문학상·신동엽문학상·창비신인문학상 등 통합시상식 인사말을 통해 “‘창비’ 편집인 자리에서 올해를 넘기지 않고 물러나기로 두어 해 전에 이미 결심했다. 창비를 아주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계간 ‘창비’에 한해서는 깨끗이 손을 뗄 작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반년 남짓은 정치적 탄압이나 경제적 위기와는 또 다른 시련의 기간이었다”며 신경숙 작가 표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백 교수는 “한 작가의 과오에 대한 지나치고 일방적인 단죄에 합류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부패한 공범자로 비난받는 분위기에서 그 어떤 정무적 판단보다 진실과 사실관계를 존중하고자 한 것이 창비의 입장이요, 고집이었다. 한 소설가의 인격과 문학적 성과에 대한 옹호를 넘어 한국문학의 품위와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것이 창비의 다음 50년을 이어 갈 후진들에게 넘겨줄 자랑스러운 유산의 일부라고 감히 주장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의 퇴임은 세대교체의 신호탄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문학평론가들은 “백 교수는 60년대부터 지금까지 한국 진보문학의 상징이었다”며 “그의 퇴임으로 진보 진영 문학 흐름이 갈무리되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식민지 시기 한국문학은 리얼리즘이 주류였다. 그러나 6·25전쟁으로 리얼리즘 대표 작가들이 월북하면서 그 맥이 끊겼다. 백 교수는 1965년 ‘창비’를 창간하면서 끊어졌던 리얼리즘 정신을 되살렸다. 복수의 문단 관계자는 “백 교수는 70~80년대 리얼리즘 문학의 이론적 모태”라며 “문학과 사회의 접점을 확대하고 문학의 실천성을 복원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지식인 문학관’의 종언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는 분석도 있다. 글 쓰는 사람이 단순히 이야기꾼으로 재밌는 글, 아름다운 글만 쓰는 게 아니라 한 사회의 대표 지식인으로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게 지식인 문학관의 골자다. 한 문학평론가는 “요즘 소설가나 시인, 문학평론가는 소설, 시, 문학 작품 해설을 쓰는 사람일 뿐 어느 누구도 이들을 사회를 이끌어 가는 사상가로 보지 않는다”며 “백 교수 퇴임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지식인 문학관이 끝났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평했다. 창비는 2000년대 들어 시대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과거의 이념과 의식을 현시대에 맞게 전환시키는 데 실패하면서 낡고 고집스러운 이미지로 굳어져 갔다. 시대착오적 판단의 결정판은 신경숙 표절 논란 때 보여 준 백 교수의 대응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백 교수는 지난 8월 신경숙 표절 논란 이후 “문제된 대목이 표절 혐의를 받을 만한 유사성은 지니지만 의도적인 베껴 쓰기, 곧 작가의 파렴치한 범죄행위로 단정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문단 관계자들은 백 교수 퇴임을 맞아 창비가 진정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문학평론가는 “창비는 사실상 백낙청 유일체제였다. 편집위원이 다들 백 교수의 대학 제자들이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평론가는 “백 교수의 제자인 한기욱 교수가 편집주간을 맡는다면 백 교수의 퇴임이 창비의 혁신으로 연결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다들 백 교수가 수렴청정한다고 생각할 뿐이다. 무늬만 혁신이 되지 않으려면 내년 1월 정말 누가 봐도 신선한 새로운 편집 진영을 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과음하는 중년 남성 요주의… 빨리 걷기로 땀내고 물 자주 마셔라

    과음하는 중년 남성 요주의… 빨리 걷기로 땀내고 물 자주 마셔라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통증이 느껴진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통풍(痛風)은 ‘병 중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통증이 심한 질환이다. 술과 고단백 음식인 붉은색 육류가 원인이어서 송년회가 몰리는 연말에 발병 위험이 크다. 술을 많이 마시는 중년 남성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통풍은 섭취한 음식물이나 체세포의 세포핵 분열로 생성되는 ‘요산’이란 독소가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고 관절이나 관절 주변 인대에 쌓여 발생한다. 과음을 하거나 육류, 해산물을 과다 섭취하면 요산이 급증하고, 혈중 요산 농도가 짙으면 요산이 응집해 결정체가 된다. 이 결정체가 비교적 체온이 낮은 발가락이나 손가락 등에 쌓여 관절 부위에 염증을 일으키면 발작적인 통증이 발생한다. 통증은 낮보다 밤에 더 심하다. 염증이 만성화되면 관절이 손상돼 변형되고, 오래 내버려 두면 요산 결정체가 콩팥에 침착해 요로 결석 등을 일으켜 신장 기능이 나빠진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 환자의 약 10%가 신부전으로 진행돼 사망할 수 있으며, 고혈압이나 당뇨, 비만, 허혈성 심장질환도 생길 수 있어 적절한 검사와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실린 ‘한국인 통풍 환자의 진단 및 치료 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통풍 환자 136명 가운데 35%는 고혈압이, 11%는 당뇨, 8.1%는 협심증, 6.6%는 심부전, 4.4%는 고지혈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심부전, 고지혈증 모두 만성대사 질환이다. 심승철 충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고혈압 환자에게 사용하는 아스피린이나 이뇨제는 요산 농도를 증가시켜 통풍이 악화할 수 있다”며 “약제 사용 시 전문가와 상의하고, 만성 대사 질환이 있지는 않은지 주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산은 남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유독 통풍 환자 중에는 남성이 많다. 남성은 신장에서 요산을 제거하는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성호르몬은 신장에서 요산이 재흡수되는 것을 촉진해 요산 배설을 억제한다. 따라서 요산 농도가 같더라도 남성이 여성보다 위험도가 높다. 2013년에는 병원 진료를 받은 남성 환자가 26만 6378명, 여성은 2만 5731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10.4배 많았다. 내장비만 남성은 통풍에 걸릴 위험이 2배 정도 더 높다. 박성환·이주하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센터 교수팀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평균 연령 51세의 남성 통풍환자 103명과 같은 나이대의 건강한 남성 204명을 비교한 결과 통풍 환자의 내장지방 면적이 건강한 남성보다 넓었다. 또 통풍 환자 중 내장 비만자는 47.4%로, 정상군(27.3%)보다 많았다. 이주하 교수는 “내장 비만이 생기면 지방세포가 염증을 일으키는 아디포카인을 만들고, 이런 염증 물질이 통풍을 악화시킨다”며 “통풍을 예방하려면 적당한 열량 섭취로 우선 내장 지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통풍은 요산 수치가 상승하고서 10년 정도 지나 증상이 나타난다. 식생활이 서구화돼 20~30대부터 요산이 증가해 40대에 이르러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 환자의 절반 이상은 40~50대다. 따라서 건강검진 시 요산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요산 수치 변화를 관찰하고, 통증이 발생하면 바로 전문의 치료를 받는 게 좋다. 통풍의 통증은 갑자기 발생했다가 저절로 사라지기 때문에 내버려 두다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통풍의 첫 증상은 56~78%가 엄지발가락에서 나타난다. 발등(25~50%), 발목(18~60%), 팔(13~46%), 손가락(6~25%)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남성은 주로 발 부위에서 증상이 많이 나타나므로 발 부위에 통증이 있다면 바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통풍을 예방하려면 평소 운동으로 적정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단, 과도한 운동은 탈수를 일으키고 요산 결정체 생성을 오히려 촉진하니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잘 선택해야 한다. 한국인 통풍 환자 상당수는 정상체중에 팔다리가 가늘고 배만 나온 내장지방형 비만인이다. 박성환 교수는 “등에 살짝 땀이 날 정도로 빨리 걷거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으로 장기 사이의 내장지방을 효율적으로 연소시켜야 통풍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약물치료에도 빈번하게 관절염이 생기거나 혈중 요산이 잘 내려가지 않으면 퓨린(단백질의 일종)이 많이 든 음식을 피한다. 퓨린은 요산으로 쉽게 변한다. 동물의 내장, 육즙, 정어리, 고등어, 멸치, 베이컨, 맥주 등에 많이 들었다. 동물성 단백질을 줄이는 대신 모자란 단백질은 두부나 콩 등으로 대체한다. 흡연은 통풍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나 만성 대사 질환 등 통풍과 연관된 질환이 있으면 금연해야 한다. 지방이 적은 음식, 저지방 유제품, 비타민 C가 많은 채소 위주로 식단을 짜고 물을 자주 마신다. 술은 꼭 마셔야 하는 자리에서 적당량만 마시고 특히 맥주를 많이 마시면 체내 요산이 갑자기 늘어날 수 있으니 맥주는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알코올도 남성호르몬처럼 신장에 작용해 요산의 배설을 억제한다. 블랙커피는 이뇨작용으로 요산 배설을 촉진해 통풍 위험도를 줄이지만, 설탕이나 크림이 함유된 커피는 오히려 혈중 요산 농도를 올린다. 가공식품에 든 액상과당도 혈중 요산 수치를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41] 불화(佛畵)에 담긴 일제강점기 사회상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41] 불화(佛畵)에 담긴 일제강점기 사회상

     감로탱(甘露幀)은 외래 종교인 불교를 한국인들이 얼마나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신앙했는지 보여 주는 불교회화이다. 전생에 지은 죄에 따라 육도윤회(六道輪廻)에 고통받는 중생이 구제 과정을 거쳐 극락에 이른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감로탱화, 감로왕도라고도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과거-현재-미래가 인과관계로 연결되는 3단으로 그려졌다. 아래부터 지옥도와 아귀도에서 헤매는 중생도 단이슬(甘露)이 상징하는 풍성한 음식이 베풀어진 의식을 거치고 나면 부처가 머물고 있는 세계로 올라설 수 있음을 상징한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감로탱은 산천에 떠도는 외로운 영혼을 천도하기 위한 수륙재나 조상을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우란분재에서 쓰였다. 이렇듯 독창적인 그림이 불교가 극심한 탄압을 받던 조선시대에 꽃을 피웠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감로탱 가운데 제작 연대가 가장 빠른 것은 일본 나라국립박물관에 있는 약산사 감로탱(1589)이다. 각각의 감로탱은 하단의 육도윤회상이 조성 당시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는 점에서 기록화이자 풍속화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역사적 의미가 뚜렷한 감로탱 가운데 서울 돈암동 흥천사 감로왕도가 있다. 조선 태조의 계비인 신덕왕후의 무덤 정릉의 원찰 흥천사는 1939년 감로왕도를 새로 봉안했다. 공주 마곡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계룡산파 화맥(畵脈)의 대표적 화승 보응 문성과 그의 제자 병문이 참여했다. 두 화승은 기존의 도상을 현실에 맞게 재해석한 것은 물론 당시 핵심적 사회상을 서양화법으로 담아냈다.  두 화승 가운데 병문의 족적은 흥미롭다. 병문은 일제강점기부터 사회주의 문화예술 운동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 현대미술의 1세대 조각가로 카프(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를 주도한 김복진과도 교류가 있었다고 한다. 1949년 출범한 ‘불교미술연구회’에는 미술부장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6.25전쟁 이후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흥천사 감로왕도가 그려진 당시는 중일전쟁이 한창이었고, 1941년 미국 진주만을 공격하기 직전이었다. 보응 문성과 병문은 이 언저리의 시대상을 먹선으로 분할한 31개의 화면에 담았다. 전투함이 돌진하고 전투기가 날아가는 가운데 엄청난 위력을 가진 포탄이 여기저기서 터지는가 하면, 기세등등한 육군은 탱크를 앞세우고 상대 진영을 불바다로 만들고 있다.  일제가 남산에 세운 조선신궁과 침략의 본거지 통감부의 모습도 사실적으로 담았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설치된 통감부는 1910년 한일강제병합 이후 총독부로 바뀌었으니 당대의 모습은 아니다. 자동차 여행, 기차가 다니는 어촌, 코끼리 서커스단, 전당포, 전신주 공사, 전화 거는 모습, 스케이트 타는 모습 등 새로운 문물의 양상도 보인다.  흥천사 감로왕도는 최근까지 전쟁 장면이 담긴 몇몇 장면은 호분칠을 하고 흰 종이로 가려놓기도 했다. 하단의 오른쪽 맨 아래 장총을 둘러메고 일렬로 행진하는 일본군의 모습은 호분칠이 짙어 종이를 떼어내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이럼 모습은 흥천사 감로왕도를 한때 친일적인 사회상을 담은 불화(佛畵)로 분류하게 만든 이유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당대의 새로운 사회상을 가감없이 투영한 이 그림을 20세기 전반기를 대표하는 불교회화의 하나로 적극 재평가하고 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구본영 칼럼] 한국 외교, 연미협중이 숙제다

    [구본영 칼럼] 한국 외교, 연미협중이 숙제다

    난사군도 해역에서 미국과 중국이 부딪치면서 생긴 격랑이 한반도로 밀려올 기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후 회견에서 “중국이 국제 규범과 규칙을 지키지 않으려 할 때 한국도 말을 해 달라”고 했다. 그가 공개리에 주문한 대로 우리의 입장이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는 형국이 됐다. 한반도가 강대국들로 에워싸여 있음을 실감케 되는 요즘이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 간 한·중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끝난 듯했다. 한국산 김치와 삼계탕까지 대중 수출길이 트였다는 소식이 들릴 때까지만 해도. 하지만 리 총리가 배타적경제수역(EEZ) 협상을 제의했다는 중국 측 보도를 접하고 등골이 서늘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이어 이어도 해역을 분쟁 수역화한다면 우리에겐 악몽의 시나리오다. 우리는 일본과는 미국의 ‘안보 우산’을 함께 받쳐 쓰고 있는 처지다. 그러나 아베 신조 총리의 대한 관계개선 의지는 여전히 미심쩍다. 그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의 조기 타결을 위한 교섭을 가속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 방송에 출연해 “위안부 문제는 1965년 청구권 협정에 따라 완전하게 해결됐다”고 말을 바꿨다. 엊그제는 요미우리신문을 통해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사실을 슬그머니 흘렸다. “함께 우산을 쓰면 연인이 되지만, 함께 비를 맞으면 동지가 된다.” 우리의 뒤통수를 때리는 아베의 행보를 보면서 떠올린 어느 논객의 책에서 읽었던 메타포다. 한·일은 근세사에서 차가운 역사의 소나기를 함께 뒤집어쓴 적은 있다. 숱한 청년들이 일제의 징용에 끌려가 죽었고, 가련한 이 땅의 소녀들은 일본군의 성노리개가 돼야 했다. 그야말로 원치 않은 억울한 희생이었다. 이런 과거사에 대해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사죄 없이 한·일이 연인이나 동지가 되기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미국이 중재한다고 될 일인가. 그렇다고 지레 의기소침할 이유도 없다. 어제 정부는 개발도상국에 무상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국민총소득(GNI) 대비 0.2%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0년 ODA 규모는 4조원에 이르게 된다. 미국의 잉여 농산물로 허기를 달래던 산업화 세대가 일궈 낸 국격 제고의 징표다. 지금은 힘이 턱없이 모자라 열강의 각축 속에서 국권을 잃었던 구한말은 아니다. 그러나 온전히 마음 놓기는 아직 이를 듯싶다. ‘먼 길을 가기 위해선 부드러운 말(言)과 큰 몽둥이를 들어야 한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미 대통령이 즐겨 인용했던 서아프리카 속담이다. 미·일과 중국이 노골적으로, 혹은 넌지시 자기 편에 줄을 설 것을 요구하는 요즘 우리에게 딱 들어맞는 경구다. 남중국해 사태는 윤병세 외교장관의 비유처럼 우리에 대한 러브콜일 순 없다. 어느 편을 들더라도 후환이 두렵지 않을 만큼 우리에게도 ‘큰 몽둥이’가 있다면 별문제겠지만. 아쉽게도 경제력·군사력 등 우리의 총체적 국력은 아직 취약하다. 통일과 번영으로 가는 긴 여정을 안전하게 가려면 ‘부드러운 말’로 주변 강국의 협력을 얻어 내야만 한다. 고난도의 과제다. 이런 판국에 어설픈 이념에 찌든 우리 사회 일부 인사들은 미국보다 중국을 더 가까이 하자는 주장을 편다. 무책임한 탈미 친중론이다. 시진핑 주석은 며칠 전 국제 싱크탱크 21세기위원회 대표들과 만나 “중국은 공격 유전자가 없다”고 했다. 만리장성도 방어를 위해 쌓았다는 걸 근거로 들면서다. 하지만 반만년 역사에서 중국은 공룡 같은 위험한 이웃이었다. 멀리는 고조선 멸망, 가까이는 중국이 북한의 편에서 참전한 6·25전쟁에서 체득한 사실이다. 까닭에 ‘원교근공’(遠交近攻)이라는 고전적 외교 전략을 싹 무시해선 안 될 법하다. 멀리 있는 미국이 인접한 중·일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않게 하는 안전판임을 잊지 말라는 뜻이다. 베이스캠프가 든든하지 않으면 어느 히말랴야 고봉엔들 오를 순 없다. 한·미 동맹을 공고히 다지면서 중국과도 협력을 강화하는 ‘연미협중’(聯美協中)이 갈 길이다.
  • 6·25 참전 용사 합동 회혼례

    6·25 참전 용사 합동 회혼례

    1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예식장에서 열린 ‘6·25전쟁 65주년 기념 참전유공자 합동 결혼식(회혼례)’에 참가한 참전 용사들과 배우자들이 예식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23분간 민생법안 조목조목 지적… 26일까지 FTA 비준 압박

    23분간 민생법안 조목조목 지적… 26일까지 FTA 비준 압박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국무회의에서 23분간의 모두발언을 통해 국회의 민생 법안 처리 지연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국정교과서를 추진해야 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도 거듭 의견을 피력했다. <역사교과서> 교과서에 대해서는 먼저 “역사 교과서는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 주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나라 발전을 이룰 수 있는지 제시해야 한다. 잘못된 역사 교과서로 배운 학생들은 한국을 태어나서는 안 되는 부끄러운 나라로 인식하게 돼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 역사 교과서는 우리 현대사를 정의롭지 못한 역사로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으로, 북한은 국가 수립으로 서술되고 대한민국에 분단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6·25전쟁의 책임도 남북 모두에 있는 것처럼 기술돼 있고, 전후 북한의 각종 도발은 축소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은 반노동자적으로 묘사하고, 기업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해 반기업 정서를 유발하면서 학생들에게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 주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측은 다양성을 이야기하지만 현재 7종 교과서에서 가장 문제가 있는 근현대사 집필진 대부분이 전교조를 비롯해 특정 이념에 경도돼 있다”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역사가 담긴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면서 “교육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집필에 동참할 수 있도록 각별히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FTA>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연내 통과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 1차 관세가 절감이 되고 내년 1월에 또 관세가 절감이 돼서 지속적으로 관세 절감 효과를 누릴 수가 있는데 이번에 안 되면 이런 효과도 사라지게 돼서 연간 1조원 이상의 손해를 보게 된다”면서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수출 경쟁력의 회복을 위해서도 반드시 연내에 세 개의 FTA가 발효돼야 한다. 수출이 요즘 부진하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이런 거라도 빨리 통과시키는 것이 백날 앉아서 수출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중, 한·베트남, 한·뉴질랜드 FTA의 연내 발효를 위해서는 11월 26일까지는 반드시 비준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날짜까지 적시했다. <노동 개혁·경제활성화법> 박 대통령은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 달라’고 당부하면서는 각종 개혁과 법안의 필요성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제 국민 여러분께서도 국회가 진정 민생을 위하고 국민과 직결된 문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노동 개혁에 대해서는 “아무리 힘들어도 미래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 완수해야 되는 시대적 과제로, 청년 일자리 창출과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해 조속한 입법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면서 “올해 안에 노동 개혁 입법이 완수돼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킬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등 노동 개혁 법안의 내용도 일일이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예컨대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근로시간을 단축해서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5년간 최대 15만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사회안전망을 보다 두텁게 하기 위해 고용보험법과 산재보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고용보험제도가 도입된 지 20년 만에 고용보험, 실업급여 지급액이 임금의 50%에서 60%로 올라가고 실업급여 지급 기간도 30일씩 더 늘어나게 될 것이며 산재보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출퇴근길 사고 시에도 산재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격진료와 의료산업에 대해서도 세세한 설명을 더하며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이 통과되면 연간 3조원의 부가가치 창출과 5만 5000여개의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고 소개했으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제정되면 일부 선진국들처럼 70%의 고용률을 달성할 수 있고 최대 69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포토] 6.25 전쟁 65주년 기념 참전유공자 합동결혼식

    [포토] 6.25 전쟁 65주년 기념 참전유공자 합동결혼식

    1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예식장에서 열린 ’6.25 전쟁 65주년 기념 참전유공자 합동결혼식’에 참가한 노병과 그 부인들이 식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2015.11.10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통풍 환자, 만성 대사성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통풍 환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 대사성질환에 노출되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환자 10명 중 9명이 40~50대 남성이며, 대부분 엄지발가락에서 처음 증상이 시작된다는 결과도 함께 제시됐다. 대한류마티스학회(이사장 고은미,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는 국내외 통풍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통풍 환자는 만성 대사성질환에 쉽게 노출되고 환자의 90% 이상이 40~50대 남성이며 첫 증상은 대부분 엄지발가락에서 시작한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이를 ‘통풍 3대 위험요인’으로 특정한다고 9일 밝혔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뜻의 병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통풍은 체내에서 요산이 많이 만들어지거나, 소변으로 충분히 배출되지 못한 요산이 관절이나 관절 주변 인대에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요산이 관절을 침범하면 갑자기 통증이 발생했다가 저절로 사라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사소하게 여겨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기 쉽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광범위한 관절 손상 및 기형이 초래될 뿐 아니라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서 신장에 결석이 생기거나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심하면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위험요소-1= 만성 대사성 질환 통풍 환자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 대사성질환에 취약하므로 이런 질환의 동반 여부를 항상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발표된 ‘한국인 통풍 환자의 진단 및 치료실태 조사’ 연구에 따르면, 통풍 환자는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만성 대사성 질환에 노출되는 경우가 유의하게 많았다. 학회가 2005~2008년에 국내 3곳의 대학병원에서 통풍으로 진단돼 치료 중인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임상적 특성을 조사한 결과, 기저질환으로 고혈압을 가진 환자가 36%, 당뇨병 11%, 협심증 8.1%, 심부전 6.6%, 고지혈증 4.4%, 기타 14.7% 등으로 나타났다. 고혈압·당뇨·협심증·심부전·고지혈증 등은 모두 만성 대사성질환에 포함된다.  또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발표된 ‘통풍 환자에서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에 대한 연구’에서도 통풍 환자 중 만성 대사성 질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64명의 통풍 환자 자료를 분석했더니 42.2%가 만성 대사성 질환자였으며, 질환으로는 고중성지방혈증·고혈압·저고밀도지단백혈증·고혈당 등이 많았다. 학회는 “통풍을 방치하면 관절 손상은 물론 만성 대사성 질환과 신부전 등 전신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만성 대사성 질환자들의 요산 수치를 높이기도 한다”면서 “따라서 통풍이 의심되면 미루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봐야 하며, 고혈압 환자들이 사용하는 아스피린이나 이뇨제가 요산 농도를 높여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험요인-2= 40~50대 남성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0~2014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통풍 환자는 2010년 22만 1816명이던 것이 2014년에는 30만 8937명으로 최근 5년 사이에 39%(8만 7000여명)이 증가했다. 또 2014년 현재 전체 통풍 환자 중 남성이 28만 2599명으로 90%를 넘기고 있으며, 이 중 40대는 6만 6657명, 50대는 7만 3344명으로, 이들 연령대가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통풍은 혈중 요산 농도가 높을수록 위험도가 증가하는데, 같은 농도일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더 위험하다. 남성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콩팥의 요산 제거 능력이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폐경 전까지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정상에 가깝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위험요인-3= 엄지발가락 통증 발에 나타나는 다양한 통증 중에서도 특히 엄지발가락 통증이 나타난다면 통풍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학회 조사에 따르면, 통풍의 첫 증상(중복증상 포함)으로 56~78%가 엄지발가락 통증이었으며, 이어 발등 통증 25~50%, 발목 통증 18~60%, 팔 통증 13~46%, 손가락 통증 6~25%이었다. 일반적으로 류마티스관절염이 여성에게서, 부위별로는 손가락 관절에서 통증이 흔히 생기는 것과 달리 통풍은 남성에게 흔하며, 주로 발 부위에서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발 부위에 갑자기 통증이 나타나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통풍 대처 통풍은 요산 수치가 높아지기 시작한 뒤 10년 정도가 지나서 증상이 시작되는데, 최근에는 식생활의 서구화 탓에 20~30대 때부터 요산이 증가하다가 40대에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따라서 40대 이후 세대가 건강검진에서 요산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정기적으로 변화를 살펴야 하며, 관절 통증이 나타난다면 바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학회 측은 조언했다.  통풍은 음식 및 생활습관과도 관련이 깊다. 따라서 비만이라면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단, 급격한 체중 감량이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서서히 감량하는 것이 좋다. 조심해야 할 음식으로는 퓨린이 많이 함유된 쇠고기·돼지고기·양고기 와 내장류, 고등어 등 꽁치류의 생선 및 조개류, 술 등이 꼽히나 최근에는 관리 방법이 좋아져 육류나 어류 섭취를 완전히 금지하지는 않는다. 술은 요산이 소변으로 통해 빠져 나가는 것을 방해하므로 마시지 않아야 한다, 최근에는 가공식품에 많이 사용되는 액상과당이 요산 수치를 높인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권장하는 음식은 지방이 적은 유제품과 야채 등이다. 블랙커피와 비타민C는 통풍의 위험도를 줄인다고 알려져 있다. 커피의 경우 요산의 배설을 촉진하지만, 설탕이나 크림이 든 커피는 오히려 혈중 요산 농도를 올릴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통일한국은 세계 5대 경제대국/이호열 고려대 언론대학원 AMP 주임교수

    [열린세상] 통일한국은 세계 5대 경제대국/이호열 고려대 언론대학원 AMP 주임교수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138일에 걸쳐 453시간 45분 동안 생방송으로 이산가족 찾기 특별 프로그램이 진행된 적이 있다. 이 방송을 통해 1만 189명의 이산가족이 상봉했고 무려 78%라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 후 32년이 지난 2015년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1년 8개월 만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렸다. 이번 상봉을 통해 결혼 7개월 만에 헤어진 남쪽의 이순규 할머니는 유복자인 65살의 아들을 대동하고 북한의 남편이자 아들의 아버지인 오인세 할아버지를 65년 만에 처음 대면했다. 6·25전쟁에 나가면서 울며 매달리는 딸들에게 “꽃신 사 주마”라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팔순이 다 돼 가는 딸들의 꽃신을 가슴에 품고 찾아간 98세의 구상연 할아버지 사연도 있었다. 이산가족이 생긴 배경은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이다. 국제사회에서는 ‘한국전쟁’(Korean War)이라고 부른다. 필자의 부친도 6·25에 참전해 큰 부상을 당한 1급 상이용사다. 필자는 상이용사인 아버지가 경제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탓에 경제적인 어려움과 생활고에 시달리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상의 후유증 등으로 고생하시다가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슬픔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객지에서 고학하며 대학 생활을 보냈다. 6·25에 참전해 부상을 당한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들의 슬픔과 함께 전몰 유가족의 슬픔이나 65년 만에 상봉해 며칠간 얼굴만 본 채 기약 없이 헤어져야 하는 이산가족의 슬픔은 모두 우리 민족만이 가지고 있는 아픔이다. 이산가족의 아픔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바로 남북 통일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단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천문학적인 분단 비용을 치러야 하는 통일 문제에 관해 관심을 잃은 젊은이들이 많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통일 이후 독일 정부는 동서 간 경제 격차를 줄이려고 25년간 2조 유로(약 2680조원)를 투입했다고 하니 걱정이 되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통일 비용이 통일 후 10년 동안 남한 국내총생산(GDP)의 7% 내외인 반면 통일 이득은 같은 10년 동안 남한 측만 별도로 놓고 볼 때 매년 11% 내외로, 획기적인 경제성장을 얻어 낼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통일한국의 GDP가 2050년까지 독일, 프랑스, 일본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는 2009년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월 6일 기자회견장에서 ‘통일 대박’을 언급하고, 3월 독일 방문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드레스덴 구상)에 따라 비(非)정치적 분야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협력 확대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통일한국에 대한 긍정적 경제전망과 통일대박론은 북한의 지하자원 활용과 평화정착에 따른 국제 경쟁력 및 국가 신인도 상승에 따른 거시경제적 승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된다. 게다가 인적자원이 우수한 우리나라는 고부가가치 미래성장 동력의 가장 큰 엔진인 콘텐츠 산업을 비롯해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등 첨단산업에 대한 잠재력이 있다. 콘텐츠 산업이 성장하려면 1억명 이상의 시장 인구가 뒷받침돼야 한다. 단순 계산하면 남북한이 통일되더라도 통일한국의 인구는 7500만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남북한이 통일돼 중국과의 국경이 군사적으로 대치돼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북한 지역과 인접한 중국 동북 3성의 인구도 우리나라의 경제권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3억명의 시장이 형성된다. 우리나라의 강점인 콘텐츠와 IT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 생기는 것이다. 동족상잔의 비극과 이산가족의 아픔을 경험하지 못한 우리의 아이들이 성장해 세계 5대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선 통일한국에서 살게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정치가 무엇인가. 국민의 마음을 읽고 국민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며 치유하는 것 아닌가. 국민이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세계 무대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도록 국민적 자존심을 세워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열심히 연구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 좌편향 꼬집은 黃총리… 국정화 위한 무리수?

    좌편향 꼬집은 黃총리… 국정화 위한 무리수?

    황교안 국무총리는 지난 3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뺀 7종의 교과서가 모두 ‘좌편향’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황 총리가 제시한 사례들이 교과서 기술 내용을 앞뒤 맥락 없이 따왔거나 일부는 사실과 다르게 해석한 대목이 있어 정책 관철을 위해 지나친 꼬투리 잡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서울신문이 8종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모든 교과서가 공통적으로 ‘6·25전쟁은 북한의 남침에 의해 발생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황 총리는 “일부 교과서가 남북 간 38도선 잦은 충돌이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처럼 교묘하게 기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기에 해당하는 6종 교과서 모두 38도선 충돌을 6·25전쟁과 별개의 역사적 사실로 기술했고,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없었다. 8종 교과서 모두 6·25전쟁을 북한의 침략 행위로 규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문을 인용하며 ‘북한의 남침’을 강조했다. 미래엔 교과서는 북한이 6·25전쟁을 사전에 준비했음을 보여 주는 ‘스탈린과 김일성의 대화 기록’을 사료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도형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북한이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든지(천재교육), 김일성이 소련 측에 남침 계획을 밝히고 이를 승인받았다든지(지학사), 6·25전쟁은 김일성의 계획과 스탈린의 승인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자료를 제시하는(리베르스쿨) 등의 방식으로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 때문이라는 것을 현행 교과서가 명백히 서술하고 있다”면서 “38도선 충돌과 6·25전쟁을 연결 짓는 것은 유추 해석(인과관계가 정확하지 않은 것을 인위적으로 연결한 해석)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비판 없이 사실과 다르게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황 총리의 발언도 근거가 부족하다. 8종 교과서 모두 주체사상이 북한의 독재 체제를 공고히 하는 밑바탕이 됐다는 식으로 비판적으로 기술했기 때문이다. 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는 “검정 체제에서 모든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주체사상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는 것은 정부가 주체사상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집필해야 한다는 지침을 가지고 있었고, 그 지침에 맞게 각 교과서들이 관련 내용을 서술했기 때문에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해 발행된 것”이라면서 “주체사상을 다르게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은 잘못된 지적”이라고 덧붙였다. 황 총리는 또 천안함 폭침에 대한 기술 유무를 근거로 “어떤 교과서에는 천안함 폭침 도발 사실이 빠져 있다”고 밝혔지만 2013년 8월 교육부 검정을 통과한 현행 8종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적용된 2011년 집필 기준에는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무리한 지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표 집필진 명단 2명만 공개 … 국민 검증 ‘웹 전시’도 안할 듯

    대표 집필진 명단 2명만 공개 … 국민 검증 ‘웹 전시’도 안할 듯

    2017년 보급될 중·고교 역사 및 한국사 국정교과서의 집필진이 36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국사편찬위원회(국편)는 신형식(76)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최몽룡(69) 서울대 명예교수 등 시대별 1명씩 모두 6명으로 구성되는 원로 학자급 대표 집필진 가운데 2명을 공개했다. 대표 집필진은 공개하겠다던 당초 입장과 달리 나머지 집필자들은 원고가 완성되기 전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또 단원별 서술이 마무리되면 이를 인터넷에 공개해 국민의 검증을 받겠다던 ‘웹 전시’도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편은 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집필진의 규모를 중학교 역사 교과서 약 21명,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약 15명 등 36명 정도로 정했다고 밝혔다. 근대 이전까지는 역사학자가 집필을 맡지만 현대사는 정치·경제·군사 등 다른 분야 전공자가 3~4명 포함된다. 김정배 국편 위원장은 “6·25전쟁의 경우 민족의 아픔이 있었던 최대 전쟁이기 때문에 헌법이나 군사 분야 전문가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집필진은 오는 20일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집필진 추가 공개는 사실상 하지 않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원고가 완성될 때까지 집필진을 편안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대표 집필자 6명 중 가장 논란이 적은 선사(최 명예교수)와 고대사(신 명예교수) 부분 대표 집필자만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또 “원고본이 완성되면 동북아역사재단같이 영역별로 특화된 외부 기관의 전문가 검토를 통해 내용 오류, 학술상 이견 등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외부 기관 검증으로 인터넷 공개 검증을 대신하겠다는 뜻이다. 교과서 제작 실무 책임자인 진재관 국편 편사부장도 “나온(완성된) 교과서로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겠다”며 집필 중간 과정에서의 공개 검증은 하지 않을 뜻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역사 전쟁’에 국회 올스톱

    ‘역사 전쟁’에 국회 올스톱

    정부가 3일 역사 교과서 국정 전환을 강행하자 야당은 “국민과 역사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했다. 국회 본회의는 물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부처별 예산심사와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 등 모든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4일로 예정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연기됐고 같은 날 여야 2+2(원내대표·수석부대표) 회동과 5일 본회의 개최도 불투명하다. 20대 총선의 선거구획정안 법정 처리 시한(11월 13일)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고시 강행은 자유민주주의의 파탄을 알리는 조종이며 유신독재정권 시절에 있었던 긴급조치와 같다”면서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불법행정을 강행하는 것이 독재 아니냐”고 말했다. 도종환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위 위원장은 “사슴을 말이라고 우겨서는 안 된다”면서 황교안 총리가 담화에서 밝힌 ▲6·25전쟁 기술 왜곡 ▲천안함 누락 ▲검정교사 집필진 소송 남발 등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국회 로텐더홀 농성도 이틀째 이어졌다. 법원에 확정 고시 효력정지 신청을 내는 한편 고시의 위헌 여부를 묻는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은 물론 국정교과서 금지 입법 청원서명 운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국정화 논란에 ‘마침표’를 찍는 한편 민생기조 전환에 나섰다. 야당의 비협조로 예산안과 각종 법률안 처리가 위기에 처했다는 여론전도 함께 펼쳤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청 회의를 갖고 역사 교과서에 대한 정치권 불간섭 원칙을 강조하는 한편 내년 예산안과 노동개혁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 처리를 촉구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민생을 외면하면서 역사교육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전형적인 정쟁 정당의 모습”이라며 “역사 교과서는 총선에 정략적으로 이용돼선 안 되고 어떤 세력도 부당하게 관여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회 공전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야당도 전면적인 장외투쟁을 고려하지 않는 만큼 파행이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좀더 우세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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