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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時中/이용원 논설위원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엊그제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달 말로 예정된 4차 6자회담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국제정치는 ‘시중(時中)’의 예술”이며 한국이 6자회담에서 주도적 역할에 나선 것 또한 ‘시중’에 맞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중’이란 때에 맞춰 적절히 행동하라는 뜻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시중’은, 유학의 4서에 속하는 저서의 이름이자 유학을 배우는 사람들이 삶에서 항상 적용해야 할 사회과학적 진리인 ‘중용(中庸)’의 핵심 개념이다.‘중용’이란 말은 일상에서도 널리 쓰이지만 그 쓰임새가 그리 정확하지는 않은 듯하다. 보통 중용을 지킨다고 하면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가운데에 위치하는 것으로 여기거나, 더 나아가 ‘중간만 가면 아무 탈 없다.’는 식의 처세훈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중용 본연의 뜻은 훨씬 적극적이고 심오하다. 중용에서 중(中)은 ‘가운데’라는 의미가 아니라 ‘적중(的中)하다’라는 단어에서 보듯 ‘딱 들어맞다’라는 뜻이다. 또 용(庸)은 ‘떳떳하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중용이란 ‘가운데에 서는 것’이 아니고 모든 일에 떳떳하게 들어맞는 진리인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중용의 도(道)를 때(상황)에 맞춰 가장 정확하게 실천하는 것이 유학에서 말하는 ‘시중’이다. 공자는 이를 “군자의 중용은 언제나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중용을 적용한다. 이것을 시중이라고 한다. 반대로 소인은 중용을 쓰되 아무것이나 거리낌 없이 행동하며 그것을 자기의 중용이라고 일컫는다.”고 했다.(君子之中庸也 君子而時中 小人之中庸也 小人而無忌憚也-자유문고간 ‘중용’에서 인용) 작금의 정치현실을 보면 말은 방자하고 행동은 거칠다. 자신의 언행에 책임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걸핏하면 상대방에게 무분별한 공격을 자행한다. 공자가, 소인은 아무 거리낌 없이 행동한다(小人而無忌憚)라고 경계한 것과 다름없는 꼴이다. 이같은 세태에서 동양 정치철학의 핵심인 ‘시중’이 한 정치인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은 그 사실만으로도 산뜻함 이상의 유쾌한 충격을 준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지도자엔 단호… 北주민은 포용”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주류 사회에 북한의 인권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한 ‘북한인권 국제회의’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렸다. 프리덤 하우스가 주최한 이 행사는 미 정부의 재정 지원 아래 북한 정권에 인권 개선을 압박하기 위한 ‘여론몰이’ 행사로 지난봄부터 기획됐으나, 북한이 4차 6자회담에 복귀하는 갑작스러운 정치적 기류의 변화에 따라 미 정부측 참석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낮추는 등 회의 분위기도 영향을 받았다. 행사에는 미국 정부 관계자, 상·하원 의원, 한·미 양국의 50여개 북한 관련 단체, 한인 대학생 등 수백명이 참석해 지금까지 열린 미국내 북한 관련 행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프리덤 하우스는 당초 북한 정권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을 지양하고 진보적 북한 관련 단체들의 목소리도 반영하겠다고 밝혔으나 회의 분위기는 대체로 북한 정권과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기조였다. 기조연설을 맡은 나탄 샤란스키 전 이스라엘 내각장관은 “북한과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 그들의 경제를 돕고, 인권 문제는 나중에 얘기하자고들 하는데, 수십만명이 수감된 후에 인권 문제를 얘기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이와는 순서가 정반대가 돼야 하며, 자유 세계는 보다 분명한 도덕성을 갖고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인권 상황을 경제, 정치, 안보 이슈와 연계시킨 뒤 옛 소련이 망했다면서 “북한도 마찬가지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샤란스키는 한국 특파원들과의 별도 회견에서 북한 정권 교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외부에서 군대를 보내지 않아도 내부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출신인 강철환 조선일보 기자는 샤란스키와의 대담에서 북한과의 핵 대치가 “8년간 햇볕정책의 결과”라면서 “포용정책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유엔 인권위의 대북 결의안 투표에 3번이나 불참한 것은 일제시대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도 했다. 이 대담의 사회를 맡은 공화당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공산주의 국가에서의 인권문제는 옆으로 밀려날 문제가 아니며 정면, 중앙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짐 리치 하원 국제관계위원장(공화)은 개막사를 통해 “미국의 대북 정책은 북한 정권의 본질을 분명히 얘기하고, 그 지도자에게 단호하게 대처하는 한편 주민들에게는 동정심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 의회의 대표로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과 함께 참석한 열린우리당 정의용 의원은 미국 일부에서 비난하는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은 “북한 정권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백악관은 당초 이날 행사에 맞춰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를 지명하고 행사에서 연설도 하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6자회담에 나선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지명을 연기했다. 또 미 국무부에서 인권과 민주주의 등을 담당하는 폴라 도브리안스키 국무차관과 국제 인신매매를 관장하는 존 밀러 대사도 참석했으나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회장인 그랜드 볼룸 벽에는 기아에 굶주린 북한 어린이들의 사진과 일기 등이 전시됐으며, 탈북자의 인권 실태를 담은 다큐멘터리 ‘서울 트레인’도 상영됐다.dawn@seoul.co.kr
  • 南은 日달래고 北은 日왕따?

    ‘일본도 납치 문제보다 북핵이 우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우선시하는 것은 납치 문제라고 남과 북, 국제사회가 보고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핵문제를 우선 해결하고, 즉 선(先) 핵문제 해결, 후(後) 납치 문제 진전과 한꺼번에 북·일 수교로 가고 싶다는 것이 고이즈미 총리의 확고한 의지”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같은 메시지를 지난번 6·17 면담 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해달라고 지난 5월 일본에서 만난 야마사키 다쿠 전 자민당 부총재로부터 부탁받았다.”면서 “김 위원장은 경청했고 ‘정확히 잘 들었다고 전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장관은 야마사키 전 부총재가 6자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다룰 것을 제안한 것과 관련, 이후 기자들에게 “6자회담의 목표는 북핵 문제 해결이며 납치 문제는 양자 접촉을 통해 다루라.”고 ‘훈수한’ 적이 있어 이날 뒤늦게 일본측의 입장이라며 공개한 이유가 무엇인지 발언 배경에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심지어 그는 “일본의 소극적 입장이 6자회담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리측이)강하게 지적한 바 있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정 장관,日 으르고 달래기? 먼저 정 장관이 일본의 납치 문제 제기에 냉담하게 반응한 데 대한 일본의 섭섭함을 달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그렇게 일본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실질적으로 납치 문제 의제화를 차단하는 효과를 거두려는 의도도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선(先) 북핵 해결, 후(後) 납치 문제 및 북·일 수교’라는 공식이 일본의 진정한 의중인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6자회담에서 일본을 상대하지 않겠다고 또다시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일본은 6자회담에서 핵문제만 토의돼서는 안된다며 중뿔나게 납치 문제를 제기해 회담 분위기를 저해했다.”면서 “일본이 6자회담에 참가해도 할 일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클릭 이슈] 백두산관광사업 ‘나랏돈 지원’ 논란

    백두산과 개성 관광 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정부의 지원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의 특수성을 감안해 정부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과 민간기업의 일을 정부가 돕는 것은 무리라는 문제 제기가 맞서 금강산 관광 때와 같은 특혜성 시비가 재연될 조짐이다. ●정부 “재정 지원은 안 되고…” 먼저 정부는 현대가 30대 기업 집단에 해당되므로 남북교류협력기금 등 정부 재정을 직접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아산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점도 기금 지원 요건을 비껴가고 있다. 게다가 현대측이 한국관광공사와 백두산 공동 개발을 합의해놓고도 이를 언급하지 않은 채 이후 정부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고, 경·광공업 협력 등 경제협력 분위기가 고조되는 마당에 민간의 일이라고 마냥 구경만 할 수도 없는 처지다. 정부 당국자는 19일 “(재정 지원 외) 어떤 지원이 가능한지 현대측의 계획을 들어본 뒤 검토해 보겠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현대의 요구는 집요하다.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현정은 회장이 지난 18일 직접 나서 “대북사업이 방대하고 상당한 자금 수요가 예상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현대측은 정부가 난색을 표하는 ‘재정 지원’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현행법상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지원받을 수 없지만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지원을 관철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인프라 건설에 수백억 들듯 현대측은 특히 백두산 인근의 삼지연공항 개·보수와 숙박시설·도로 등 건설에 정부의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관광공사가 지난 4월 백두산 관광을 추진할 당시 북측은 삼지연공항 활주로와 관제시설의 개·보수 비용으로 약 380만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 사회간접자본 건설에는 수백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관광공사의 제안대로 백두산 관광을 현대측과 관광공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해 자연스레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간접 지원의 경우에도 논란은 수그러지지 않을 것 같다. 지난 2001년 관광공사의 금강산 관광 투자 때도 대대적 특혜 시비가 일었었다. ●강원관광업계 “또 북한 퍼주기” 관광업계는 벌써부터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에 중·고교생 단체여행단을 빼앗겨 치명적 타격을 받았다며 궐기대회까지 열었던 설악산 지역의 관광업계와, 자신들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제주 지역 업계 등 국내 관광업계가 형평성을 문제삼고 있다. 강원 지역 언론들도 이 날짜 사설을 통해 “퍼주기 논란이 백두산 관광에서 되풀이돼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금강-설악 연계 개발’도 감감무소식이어서 지역간 윈-윈정책이 아쉽다는 표정이다. 야권의 반응도 탐탁지 않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대북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정부가 세금으로 메워줘서는 안된다.”면서 “민간 차원에서 관광을 확대하는 등의 문제는 시장 원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 원리가 적용돼 사업이 중단된 사례가 있다. 지난 2003년 평화항공여행사가 진행했던 평양·백두산 관광이 한달여만에 도중하차했고, 교원공제회 등도 추진했다가 북측의 무리한 요구로 꿈을 접었다. 그러나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등 일부 시민단체들은 “남북경협을 가로막는 법적 규제들을 철폐하는 것은 물론 재정적 지원 강화와 함께 혁신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문가 반응도 엇갈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북한연구팀장은 “금강산 관광은 처음이라 명분도 있었지만 지금 더 이상 정부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외대 이장희 교수는 “남북 관광 사업은 공공적 측면이 강하다.”면서 “정부가 현대뿐 아니라 북한 관광을 추진하는 기업들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금강산 관광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중·고교생 1인당 16만 8000원, 인솔교사 41만∼48만원 등 여행경비 명목으로 남북교류협력기금과 교육부 예산 35억여원이 지원됐으며,2002년에는 4∼12월 동안 215억여원이 지원됐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6자 ‘지뢰밭 회담’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관련국들은 겉으로 협력, 협상 등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은 치열한 역학관계와 치밀한 정치적 계산으로 어지럽다. 회담의 키를 쥔 각국의 수뇌부는 선거와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숨어있는 강경론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19일 “이번 4차 6자회담에서 성과가 없을 경우 미국 정부는 회담방식을 포기하고 강경 제재조치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딕 체니 부통령을 위시한 강경파가 이번에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과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등 비교적 온건한 국무부 팀에 마지막 기회를 줬다는 얘기다. 이 발언의 사실성은 몇 가지 정황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전날 “미 정부가 차기 6자회담이 성과없이 끝날 경우 회담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한·일 정부에 피력했다.”고 보도했고,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도 “이번 회담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면 미국이 향후 어떠한 자세로 나올지 대비해야 한다.”고 심상치 않은 말을 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도 같은 날 아사히신문 보도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한편에서는 최근 정 장관이 “회담기간이 한달이 걸리더라도 이번에 끝장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 것을 놓고, 미국내 강경기류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1년 넘게 중단돼 온 협상이 단번에 타결되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현재로선 많은 편이다. 정부 당국자는 “체니 부통령이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은 강하게 견제했지만, 라이스 장관한테는 재량권을 많이 주는 편”이라며 무 자르듯 회담을 철수하긴 힘들 것이란 의견을 보였다. ●한국, 정치논리 가미된 주도적 역할론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노무현 대통령과 차기 대권주자인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지금 시간에 쫓기고 있다. 두 사람 다 2차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업적 만들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주도적 역할론’을 들고 나온 데는 ‘가만히 있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이 담겨 있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체니 부통령이 정 장관의 독자적 행보에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런 시각이 맞다면, 단기적 성과에 집착해 국가적 대사를 그르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될 만하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18일 “일본이 소극적이다.”고 외교적으로 민감한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조바심에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마음은 콩밭에 임기가 1년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율이 곤두박칠치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도 ‘업적 만들기’에 내몰리는 눈치다. 고이즈미 총리는 실제 19일 “이 정권 안에 핵과 납치문제를 해결, 북한과 국교정상화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야마사키 다쿠 전 자민당 부총재를 정 장관에게 보내 납치문제 등을 회담 의제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하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고이즈미 정권으로서는 미국과의 ‘찰떡공조’로 북한을 강경제재하는 쪽으로 분위기를 잡아가다 회담이 재개되자 다시 협상을 통한 납치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등 우왕좌왕하면서 남북한 모두에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베이징 6자회담 26일 개최 확정

    북핵 관련 제4차 6자 회담 개막일이 26일로 확정됐다. 정부 당국자는 19일 “중국이 관련국들의 의견을 청취해 처음 제안대로 26일에 회담을 개막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이를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폐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6자회담 참가국들이 실질적 진전을 위해 회담 방식을 변경하고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종전의 3박4일 일정보다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정부 “회담분위기 日이 흐린다”

    “일본은 구경이나 해라.”(북) “일본이 소극적이다.”(남)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북한에 이어 우리 정부도 일본의 태도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8일 기자들에게 “지난주 한ㆍ미ㆍ일 3자협의에서 일본이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우리측이 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면서 “일본이 좀더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이 6자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를 거론하는 문제와 관련,“이번 회담 목표는 핵 문제의 해결인 만큼 다른 문제는 별도 채널로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싸늘하게 일축했다. 이와 관련,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야마사키 다쿠 자민당 전 부총재를 서울에 보내 17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에게 납치문제를 의제로 포함시켜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6자회담 복귀 선언 직후인 지난 10일 “6자회담 재개에 일본만은 기여한 것이 없다.”며 노골적으로 적개감을 드러냈다. 이같은 일련의 비판은 일본의 대북 강경 노선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회담 복귀 선언 이전 일본 각료들은 ‘유엔 안보리 회부’와 같은 강경론을 주도, 일본이 미국내 강경파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돌 정도였다. 따라서 우리 정부 당국자가 발끈한 배경에는, 회담을 앞두고 일본의 태도에 쐐기를 박아 놓으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美국무부 한국과 요즘 파티 분위기

    美국무부 한국과 요즘 파티 분위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미국 국무부에서 한반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과(Office of Korean Affairs)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요즘만 같아라.’다. 미국 정부 안팎의 일부 의구심을 떨쳐내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에 성공한 데 이어 ‘반미감정’이 우려돼온 한국에서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인기가 치솟는 등 한국과 직원들의 사기가 오를 만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저녁 7시(현지시간). 워싱턴 중심가 북서쪽에 자리잡은 고풍스러운 콘도의 로비에서 국무부 한국과 직원들의 파티가 시작됐다. 최근 부임한 캐슬린 스티븐스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를 환영하는 자리였다. 한국에 출장중이었던 제임스 포스터 과장을 대신해 테드 오시어스 부과장이 ‘호스트’를 맡은 이날 모임에는 한국과 직원 20명 가운데 대부분이 참석해 단합을 과시했다. 또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 한반도 전문가와 주미대사관의 외교관, 한국 특파원들도 초대됐다. 특히 한국 출장을 마친 힐 차관보가 이날 오후에 워싱턴에 도착하자마자 행사장으로 달려와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국대사였던 힐이 차관보로 발탁된 데 이어 한국을 잘 아는 스티븐스가 수석부차관보로 부임하면서 전체적으로 동아태국 내에서도 일본이나 중국보다 한국 업무의 비중이 커진 느낌을 주고 있다. 스티븐스 수석부차관보는 지난 70년대 외교관이 되기 전 한국 학교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일할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화에 경례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던 일 등 한국에서의 기억을 상기하면서 “일본과 중국도 모두 중요하지만 한국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최근 새롭게 진용을 갖춘 한국과를 한국과와 북한과로 분리하는 문제도 장기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직원들은 6자회담 재개 성사 과정에서 힐 차관보 등이 보여준 진지한 협상 태도가 한국민의 높은 평가를 받은 점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힐 차관보가 한국의 젊은 세대, 특히 네티즌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다소 놀라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파티 분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다. 당장 다음주로 다가온 6자회담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미국 정부내의 분위기는 곧바로 강경 쪽으로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힐 차관보는 대북 협상과 관련, 백악관이나 국방부로부터 압박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압박으로 말하면 언론으로부터도 느낀다.”면서 “압박 속에서 협상을 해나가는 것이 외교관의 역할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힐 차관보는 강경파로 알려진 딕 체니 부통령도 직접 만나 북핵 문제를 보고한다고 말했다. 대화 도중 누군가가 힐 차관보와 한국 정치지도자의 인기를 비교하는 농담을 하자 힐 차관보는 곧바로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댔다. 잘 나갈 때일수록 조심하자는 의미인 것 같았다. dawn@seoul.co.kr
  • [클릭이슈] 北 전력 무상공급 파장

    [클릭이슈] 北 전력 무상공급 파장

    정부가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전력을 무상 공급하겠다는 ‘중대 제안’에 이은 정부의 18일 발표에 대해 수도권 전력예비율 급락과 막대한 비용부담 등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핵폐기 합의문 작성과 동시에 송전시설 건설에 착수하고, 핵폐기와 더불어 송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달말 열리는 ‘6자회담’에서 북한의 수용 여부가 미지수이긴 하지만 정부는 ‘대북 송전 추진기획단’을 발족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대북 송전의 효율성과 이해득실 논란을 점검한다. ●수도권 전력 안정공급이 가장 쟁점 18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2008년 전국의 전력 예비율은 23.9%(1400만㎾)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에 200만㎾를 공급하더라도 예비율은 19.7%가 되며 이는 적정 예비율인 15%선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2008년 수도권 전력공급 규모는 2848만㎾로 대북 송전이 시작되면 최대수요가 2472만㎾에서 2672만㎾로 늘어나 예비율이 15.2%에서 6.6%로 뚝 떨어지게 된다. 산자부는 “대북 송전이 2008년 상반기부터 이루어질 경우 여름철 전력 예비율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으나 영흥화력발전소 4호기 완공시기를 당초 2009년 3월에서 2008년 6월로 앞당기면 문제가 없다.”면서 “대북 전력공급도 2008년 말부터 시작하면 수도권 전력 예비율을 10%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국내 발전소가 경북 월성 등 남부지방에 집중돼 있고 송전망이 한정된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북한으로 전력을 공급하면 수도권 전력사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시키지 못하고 있다. 원전 건설 반대 등으로 전력사정에 정통한 녹색연합은 이날 “수도권의 발전설비는 전력수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대북 송전이 본격화되면 송전망 병목현상이 발생, 전력수급안정을 깨뜨릴 우려가 크다.”며 “정부의 영흥 석탄화력발전 5∼9호기 조기착공 계획은 수도권 대기질보전법에 거꾸로 가는 것이며 당초 1·2호기만 가동하겠다던 지역주민들과의 약속도 저버리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력예비율은 발전설비를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감안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설비고장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순간 최대 전력수요는 5126만㎾(예비율 12.2%)로 전년대비 8.2% 증가했다. 올해의 최대 전력수요 전망치도 전년보다 7.4% 증가한 5503만㎾(예비율 12.1%)로 당초 예상(5200만㎾)을 뛰어넘고 있다. 이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전력수요 증가세가 꺾이기만을 기대하는 것은 안이한 자세라는 지적이다. ●시설 투자비용 최소 1조 5500억원+α 산자부는 북한에 200만㎾의 전력을 공급할 때 시설투자비용을 1조 5500억∼1조 7200억원으로 추산했다.2가지 방식이 고려된 결과다. 1안은 평양 등 특정지역을 북한 송전계통에서 분리한 뒤 남한 계통의 송전선을 건설, 연계하는 방식으로 건설비는 1조 5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2안은 직류송전방식(HVDC)을 이용해 북한 송전계통과 연계하면서도 북한 송전계통의 불안정 요소를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1조 7200억원이 든다는 것. 경제성과 공사기간 등을 감안하면 1안이 효율적이라는 평이다. 그러나 1안은 송전철탑이 단선방식이어서 사고가 나면 대체선로가 없어 전력 공급이 어려운 반면 2안은 철탑이 복선방식이어서 사고가 나더라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것. 녹색연합 관계자는 “송전시설 투자비용은 경기도 양주∼평양간 건설비용만 포함된 것”이라면서 “북한 주민들과 공장에 실제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송전망과 배전시설을 갖춰야 하고, 북한내 낡은 설비도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 예상보다 두배 이상의 시간과 예산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에 200만의 전기를 공급하면 연간 공급규모만 175억 2000만㎾에 이른다. 현재 ㎾당 순수 발전비용(52원)을 기준으로 연간 9100억원 남짓 필요하다. 또 판매비용을 제외한 송전·변전비용은 ㎾당 7∼8원이지만, 대북 전기공급에서는 비용분산효과가 없는 만큼 비용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연간 전력 공급비용은 최소 1조 1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중소규모 발전설비 분산배치를” 정부가 시설 투자비용에 공급비용까지 부담키로 해 대북송전과 관련된 부담은 어떤 식으로든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북한 실정에 맞는 전력공급을 위해서는 경수로나 대규모 송전이 아닌 중소규모의 발전설비를 분산형으로 배치해야 한다.”면서 “수력자원이 풍부한 러시아 극동지역과 북한간의 송전망 연계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라고 제안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6자 최종열쇠 美에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6자회담의 최종 열쇠는 미국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파월 전 장관이 국무장관 재직시에 북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한 데 대해 사의를 표시하고 앞으로도 북핵문제 해결 및 남북한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측면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파월 전 장관은 한국 정부의 중대제안 등이 6자회담 재개의 돌파구를 제공한 것으로 높이 평가했다.
  • 美 “26일개막 6자회담이 마지막”

    “뭐든지 하겠다.(I will do everything.)그러나 협상을 위한 협상으로 나온다면 그때는,6자회담은 끝이다.” 26일 베이징에서 개막되는 제4차 6자회담을 앞두고 미측 인사들의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전에 없이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를 피력하면서도 그 기본선에는 북한 핵 폐기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깔고 있다는 게 정부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지난 6·10 한·미 정상회담과 우리측의 대북 전기 지원, 미측 수석대표인 클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적극적 행보 등으로 볼 때 문제 해결의 큰 물결을 타고 있는 것 같다.”면서 미측이 진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4일 반기문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이 핵폐기를 하겠다는 확신을 준다면, 뭐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항공기에선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할 경우)오랜 시간 오랜 날 동안 최대한 열심히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힐 차관보도 15일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면서 “결과를 낼 때까지 며칠이 걸리더라도 계속 논의할 것”이라며 의지를 밝혔다. 미측의 적극성이 대북 강경책을 주도해 온 미 행정부내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의 뒷걸음질을 의미하는 것인가라는 분석에 대해선 “전혀 아니다.”라는 답이 나온다. 한 당국자는 “미국이 강조하는 북한의 ‘전략적 결단’은 북한의 핵폐기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라면서 “북한이 존재 자체를 부정해 온 고농축 우라늄(HEU)프로그램을 인정, 포기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체니 부통령과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등 네오콘들이 힐 차관보 등 대북 협상파들에게 부여한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북한이 ‘협상을 위한 협상을 하겠다.’는 자세를 보일 경우 이번 회담은 북한 핵문제 해결의 ‘기회’가 아니라 대북 제재로 이어지는 ‘기로’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관련기사 4면
  • [사설] 백두산·개성 관광 남북의 쾌거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맞물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도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8월중 백두산과 개성의 시범관광을 실시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약속했다면 이들 지역에 대한 관광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객이 100만명을 돌파했고 또 손익분기점도 넘어선 상황에서 이제 백두산과 개성길마저 열린다면 북한의 주요관광지에 대한 본격적인 관광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백두산과 개성에다가 현대아산측의 희망대로 평양경유 관광까지 성사된다면 이보다 더 실질적인 남북화해 분위기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백두산 등지의 관광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욱이 북한핵을 둘러싼 국제적 우려를 줄여나가는 효과도 얻게 될 것이다. 지난 서해교전 때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지 않았듯이 새로 시작될 백두산과 개성관광도 남북화해의 상징으로 우뚝 서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 현대아산의 꾸준한 사업 의지와 노력을 치하하며, 김정일 위원장의 전향적인 약속도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백두산과 개성관광도 금강산관광과 마찬가지로 난관은 있을 것이다. 관광 방법이라든가 법적절차 등 남북당국이 적극 협조하고 뒷받침해야 한다. 또 시범관광 등 철저한 사전준비도 필수적이다. 민간차원의 관광은 무엇보다 상업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관광지를 개방하는 북측에도 충분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겠지만 현실성을 벗어나거나 ‘퍼주기’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북한관광의 새로운 전기를 맞아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남북의 신뢰와 연속성이다. 지난 2003년 한 여행사가 평양관광을 실시했던 적이 있지만 한두차례에 그치고 말았다. 북측의 관광연기 결정이 이유였지만 근본적으로는 신뢰가 약했기 때문일 것이다. 백두산 등의 관광시대를 활짝 열려면 흔들리지 않는 남북간 믿음이 담보되어야 한다.
  • [남북 화해·협력 인식] ‘6·17 후광’ 鄭통일 3위 약진

    지난달 17일 밤 평양에서 귀환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결과를 ‘보란 듯이’ 발표했다. 그 내용은 즉각 ‘북한,7월 중 6자회담 복귀 의향 밝혀’라는 제목으로 도하 각 언론을 통해 대서 특필됐고 여진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국민 다수는 ‘6·17면담’ 내용에 그다지 큰 감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정 장관과 김 위원장이 만난 것이 남북관계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경직된 남북관계가 복원되는 계기가 됐다.’고 반색한 응답자는 33.3%에 그쳤다. 반면 `경직된 남북관계를 해소하는 데 큰 영향은 없다.´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응답자는 41.2%에 달했다.‘북한의 의견이 일방적으로 전달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응답자도 16.8%나 됐다. 결국 정 장관을 비롯한 우리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10명 가운데 6명 정도(58%)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셈이다. 그동안 북한이 숱하게 남발한 ‘부도수표’가 국민들한테 불신의 면역력을 심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북측이 웬만큼 확실한 자세 변화를 보여주지 않는 한, 국민들은 쉽게 마음을 주지 않을 것임을 드러낸 대목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 2000년 6·15 정상회담에서 직접 서명한 서울 답방 등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 신뢰도를 떨어뜨린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나중에 결국 7월 중 6자회담 복귀를 선언했지만, 그 직전까지 그런 관측이 즉각적으로 대세를 형성하지 못한 데서도 불신의 주파수가 광역화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역시 현 정권의 지지 기반인 호남(50.2%)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충청지역의 긍정 평가도 40.6%로 평균치를 넘었다. 반면 대구·경북(TK)은 호평한 비율이 19.2%에 그치는 등 극도의 불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같은 영남지역에 속하는 부산·경남(PK)에서 긍정 평가가 36.5%로 평균치를 넘어 차별화된 여론을 보여줬다. 자신을 진보성향이라고 분류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6·17 면담을 부정평가한 것도 눈에 띈다.40%가 `큰 영향이 없다.´고 답했고,‘북한 의견의 일방 전달’이라고 반응한 사람도 16%나 됐다. 직업별로는 농림어업(49.2%)과 화이트칼라(39.3%)계층에서 좋은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17 면담의 주연 역할을 한 정 장관은 일련의 남북관계 이벤트를 통해 그나마 짭짤한 정치적 수확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차기 대선후보 중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한반도를 안정시키는 데 적합한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 항목에서 정 장관은 9.5%의 지지를 얻음으로써 이명박 서울시장과 동률 3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정 장관은 이 시장의 뒤에 처져 4위를 면치 못했었다. 남북관계 개선에 적합한 차기 후보 1위는 역시 고건(17.2%) 전 국무총리가 차지했고, 박근혜(14.9%) 한나라당 대표가 뒤를 이었다. 정 장관은 여전히 이들에게 한참 뒤져 있지만, 그전 여론조사들에 비하면 다소 격차가 줄어들었다. 올 들어 정 장관은 선두주자인 고 전 총리에 3∼4배 지지율 격차로 기진맥진해 있었다. 더욱 눈에 띄는 대목은 정 장관이 최근 집중적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여권 내에서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는 사실이다. 그의 라이벌인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1.4%)과 이해찬 국무총리(1.8%)의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거의 바닥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정 장관과 김 장관이 통일부 장관 자리를 놓고 입각 경쟁을 했던 ‘계산’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남북 관계에만 국한한 이번 지지율을 기존의 일반적인 지지율과 비교해 분석적으로 접근해보면,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적인 후보별 순위나 지역별 지지 성향이 비슷한 추세를 보인 것이다. 결국 국민들은 후보를 판단할 때 특정 현안보다는 전체적인 선호도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호남 출신인 고 전 총리는 역시 호남(25.3%)에서 지지도가 높았고, 정 장관도 고향인 호남(19.5%)에서 많은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강원(34.1%)과 제주(40.2%)에서 호남을 능가했으며, 영남에서도 14∼15% 지지를 얻어 ‘남북관계 해결사’로서 전국적으로 비교적 고른 인기를 얻고 있음이 확인됐다. 박 대표는 역시 TK(17.8%)와 PK(21.3%) 등 영남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다. 정 장관은 화이트칼라(11%)와 학생(15.7%)층에서 비교적 많은 인기를 얻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 WTO참관국 추진”

    북한이 세계무역기구(WTO) 참관국(옵서버) 지위를 얻기 위해 WTO 사무국과 협의 중이라고 최근 평양을 방문한 유럽연합(EU) 의회 대표단이 15일 밝혔다.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기로 한 가운데 세계 무역 질서에도 본격적으로 편입할 의사가 있는 것인지 그 진정성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엿새 동안 북한을 방문하고 온 이들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진 방북성과 보고 회견에서 “북한이 WTO 참관국 지위를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WTO 사무국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실을 김광린 북한 국가계획위원장에게서 직접 들었다.”고 덧붙였다. 수차례 방북 경험이 있는 영국의 글린 포드 의원은 “WTO 참관국 지위는 당초 이라크를 가입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이라크가 이미 가입했기 때문에 북한 역시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참관국으로 가입하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개혁 조치 등 준비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WTO 참관국은 WTO 가입을 원하는 나라가 가입에 앞서 얻을 수 있는 중간 지위로,WTO가 원하는 각종 국제 규범을 따르고 개방과 투명성 확보 등 북한 경제체제의 근본적 변화를 실천해야 가능하다. 또 미국을 비롯한 148개 가입국 전원이 찬성해야 한다. 단장인 우르술라 스텐젤(오스트리아) 의원은 6자회담의 전망과 관련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 북한 관리들이 미국을 지칭해 쓰는 ‘터프한’(거친) 용어들에 놀랐다.”면서 “6자회담이 재개돼도 빠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우리 정부의 ‘중대 제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표단은 또 “북한이 핵 포기와 동시에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을 받는 이른바 ‘패키지’ 해결을 원했다.”면서 “유럽의회는 대북 중유 공급에 필요한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6자회담 순환개최 검토

    6자회담 순환개최 검토

    6자회담의 개최 장소가 중국 베이징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순환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의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6자회담이 ‘최소 한달 기간의 상설 회의기구’로 전환될 전망이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4일 기자와 만나 “상설회의 안은 2년전 부터 구상된 안으로 현재 미국과 일본이 긍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면서 “북한이 받아들인다면 이번 회의부터라도 이같은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베이징이든 어디에서든 참가국들이 함께 모여 문제의 실질적 성과를 낼 때 까지 회의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6자회담이 베이징에서 계속되는 것에 대해 중국이 부담을 갖고 있을 수 있으며, 한달 정도 회의가 계속되면 중국 뿐 아니라 나머지 참가국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회담장소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6자회담에서 곧바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베이징(27∼29일)-휴식-모스크바(8월 중순)’ 식으로 진행된다는 얘기다. 한·미·일 3국은 이날 서울 세종로청사에서 열린 고위급 회의에서 이같은 문제를 집중 협의했다. 반 장관은 “지난 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때도 9월 23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한달이 걸려서 타결됐고, 이외에도 북·미 미사일 협상, 경수로 협상 등에서 교황선출식으로 회담한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시론] 6자회담 ‘창의적 전략’ 필요하다/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시론] 6자회담 ‘창의적 전략’ 필요하다/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오는 27일을 전후해 베이징에서 개최될 6자회담은 13개월 만의 만남인 만큼 국내외의 관심이 높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발표는 북·미 양자간 합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미국과 북한, 중국, 한국의 인내와 노력의 결실임에 틀림없다. 특히 한국은 지난 연말부터 중재자를 넘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 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순방외교를 통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국제사회에 호소하였다. 미국의 대북 강경책에 의한 한반도의 위기설을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진정시키기도 하였다. 부시 대통령을 끈질지게 설득해 ‘미스터 김정일’이라는 호칭과 함께 “북한은 주권국가”라는 언급을 이끌어 냄으로써 북한의 대미 접촉 실마리를 마련해 주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대북특사로 파견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하고 ‘중대한 제안’ 즉,‘핵을 포기하면 남한의 전력을 공급하겠다.’고 함으로써 북측의 전향적 변화를 이끌어냈다. 북한은 이번 제4차 6자회담 복귀 발표에 이르기까지 형식, 명분, 실리 등 모든 것을 염두에 두면서 결정하고 행동해 온 것으로 보인다.6자회담 개최를 북·미 양측의 수석대표 접촉에 의한 양자 합의형식을 취했고, 미국측 수석대표로부터 주권국가의 인정과 6자회담 틀 속에서 쌍무회담 개최를 이끌어냄으로써 핵문제 해결의 주요 당사자가 북·미 양자라는 명분을 확보하였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한·중·일을 방문하기 전에 발표함으로써 3국 방문에서의 대북압박이나 제재보다 협상 진전의 대안마련을 유도하였다. 중국의 대북특사 탕자쉬안의 방북에 앞서 발표함으로써 암묵적으로 자주성을 내비치면서 중국의 압박을 우회적으로 사전 봉쇄하는 효과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중재하에서 북·미간 협의·결정하는 모양새를 갖춤으로써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기도 하였다. 남북 경추위 시작 시점에 발표함으로써 남측의 대북식량지원에 대한 정치적 및 국민적 여론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예측한 것 같다. 김정일 위원장이 6·17 대북특사 면담에서 천명한 7월 중 회담 복귀 약속을 지킴으로써 남측 및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는 한편 미국을 압박하는 효과를 의도한 측면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행동의 단계로 나아가는 느낌을 주고 있다.“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강조한 것은 북측 내부의 설득용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미 핵문제 해결을 위한 군부 및 인민들에 대한 설득은 시작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도 나름대로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국무부 관계자는 3차회담에서 내놓은 미국의 제안은 ‘요구’가 아닌 ‘제안’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북한의 어떠한 제안도 논의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제4차 6자회담은 중요하면서도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참가국들의 반응도 신중하다. 미국과 중국은 기대치를 낮추는가 하면, 북한은 신중함 속에서도 실질적 진전에 대한 기대를 내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참가국 모두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의 원칙’ 하에서, 해결에 대한 ‘의지’와 ‘주고 받는 식’의 협상 자세를 가진다면 반드시 성과는 있게 마련이다. 한국의 적극적이며 창의적인 대응전략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한국은 미·일·중·러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남한의 전력 공급’이 해결의 접점 마련과 단계적 동시행동의 기본 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6자회담은 실무회의와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운영해 왔다. 이러한 회담운영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안전보장을 다루는 정치분과, 보상과 경제협력을 다루는 경제분과, 핵사찰과 검증을 다루는 기술분과 등 분과위원회 설치를 제안해 본다. 특히 한국은 해결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되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최소한 6자회담의 모멘텀은 유지시켜야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 [사설] 미·일·중·러도 北지원 동참을

    6자회담을 앞두고 한국을 비롯한 미국·일본·중국·러시아의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다. 물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방안을 모색하는 모임들이다. 어제는 서울에서 한·미·일 고위급회의가 개최됐고, 앞서 한·미, 미·일 양자협의도 열렸다. 한·러, 한·중협의도 뒤따를 전망이다.6자회담을 앞두고 참여국들이 대북제안 등을 조율하는 것은 바람직스럽다. 또 한국이 200만㎾의 전력지원안을 내놓은 시점에서 미국 등 다른 참여국들의 대북제안도 함께 검토하는 것이 회담의 효율을 높이는 일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한·미·일 협의 등에서 6자회담을 한달 기간의 상설회의기구로 전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덧붙여 한국이 부담을 지는 전력지원 외에 송전시설 등이 건설될 기간에 제공될 중유를 미·일·중·러 등이 분담해 달라는 의사를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다. 어차피 북핵문제를 다자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는 만큼 관련국들이 대북 에너지지원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북한에 제안하는 것은 옳은 수순이다. 지난 대북경수로 건설 때는 한국이 70%의 비용을 부담했지만 일본과 유럽연합측도 나머지 비용을 분담했었다. 미국은 연간 중유 50만t을 북한에 제공하기도 했다. 북한 핵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당사국들이 비용을 분담하는 것은 6자회담의 정신으로 볼 때도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한국이 전력지원 비용을 전담키로 제안했으므로 미국과 일본 등도 한반도 비핵화가 가져올 효과를 감안한다면 중유제공 비용은 분담하는 것이 옳다. 더불어 6자회담의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6자회담의 형식을 바꾸는 문제도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그동안 나흘간 열렸던 3차례의 6자회담은 성과를 얻기 힘든 방식이었다.6자가 나흘 만에 교차접촉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고 결론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한국정부의 생각처럼 한달정도의 회기를 잡고 실무협의를 병행하면서 회담을 진행시킨다면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北에 전력공급] 암호명 ‘안중근 계획’… 지난1월 입안

    정부가 공개한 대북 직접 전력공급 방안은 ‘안중근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7개월 동안 극비리에 진행됐다. 아이디어는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고, 안중근 계획이란 이름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붙였다.NSC 고위관계자는 13일 “안중근 계획이란 이름을 듣고서는 대북전력공급계획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전혀 엉뚱한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전력공급 계획은 미국과 일본이 완전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경수로 건설의 대안으로 나왔다. 이종석 차장은 지난 1월말에 경수로 건설비용을 전력공급비용으로 사용하고,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송전을 하고, 핵폐기 합의에서 폐기까지 기간을 3년으로 잡는 전력공급계획안 마련 작업에 들어갔다. 그는 방안을 마련한 뒤 2월15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당시에는 북한이 5일 전에 핵보유 선언을 한 다음이었다.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핵보유선언이 계기가 된 것은 아니고, 전력공급계획을 마련하고 있는데 북한이 선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핵문제는 해결의 전기를 맞지 못하고 질질 끌고 있던 상황이어서 전력공급계획은 청와대 캐비닛 속에서 잠자고 있어야 했다. 그러다 다시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5월16일.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이날 개성에서 열린 차관급회담에서 ‘중요제안’이라는 표현으로 북한을 떠봤다. 북한이 들뜨지 않도록 하기 위해 ‘중대제안’은 ‘중요제안’으로 바뀌었고, 정작 중요제안의 내용은 이 차관에게도 비밀에 부쳐졌다. 이 차관은 내용도 모르고 ‘중요제안’이 있다고만 말한 것이다. 정부 내에서 계획이 발표되기까지 10명 이내의 극소수만 계획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6월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중대제안’ 내용을 설명했고, 김 위원장은 “진지하게 검토해서 답변을 주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다음날인 18일 방한 중이던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에게 중대제안을 설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회담을 하던 자리에서도 중대제안을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6자회담이 재개될 때까지 어떤 조건도 달지 않는다는 양국의 합의 때문이다. 정동영 장관은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해 딕 체니 부통령과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중대 제안 내용을 거듭 설명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北에 전력공급] 南, 北체제 다자보장안 추진

    미국이 우리 정부의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제안’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외무장관은 13일 오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북한의 에너지 수요 충족 문제를 핵확산 위험 없이 다룰 수 있는 매우 창의적인 구상으로 우리가 처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인 평가와 달리,6자회담을 앞두고 한·미간 대북 안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미측의 입장은 완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중유 지원 등 단계별 보상에서부터,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인정 여부 등 쟁점에서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이스 장관도 이날 “고립정책에서 유인책으로 정책을 바꾼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정책의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한·미는 13일 오후 6자회담 양자 회의를 가진 데 이어 14일엔 한·미·일 3국간 회의를 개최,6자회담안을 조율한다.●정 통일, 김정일위원장에 지난달 설명 우리 정부는 체제안전보장 문제와 관련, 북·미 양자간 안전보장보다는 6자회담 참가국이 함께 하는 다자안전보장안을 추진하고 있다.NSC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지난달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에서 다자안전보장의 유용성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측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시점 등 체제 인정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회담의 마지막 단계에서 풀 과제로 설정해놓고 있다.●HEU 핵프로그램 존재 인정해야 HEU 문제는 제2차 핵위기의 주요인으로 3차회담 때까지 진전의 발목을 잡는 요소였다. 미국이 HEU 핵개발 프로그램을 북한측이 시인해 플루토늄과 함께 동결·검증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북한은 HEU의 존재는 미측의 날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핵포기 프로그램은 핵포기 프로그램일 뿐”이라며 이 사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이번 6자회담에서 ‘합의문’이 발표되면 대북 송전 사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문 수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는데,HEU 사항이 어떻게 합의문에 들어가는가 하는 문제 등을 놓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부문이다.●대북 중유 제공은 글쎄… 독자적인 전력공급안과 함께 송전시설 등이 완공될 때까지 미국 등 참가국들이 북한에 중유를 지원해줘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다. 정부는 미국 등 참가국의 중유 지원안을 중대제안과 결합, 조율된 대북 제안을 만들고자 하는 복안을 갖고 있다. 반기문 외교장관과 NSC 고위관계자 등이 앞으로 미국 등과 협의하겠다고 밝힌 점은 여전히 미측과의 조율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사설] 對北 전력지원 국회동의 받아야

    북한이 핵을 폐기할 경우 한국이 매년 200만㎾의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중대제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미국은 한국측의 제안을 호의적이고 창의적인 제안이라고 평가했고, 일본과 유럽연합(EU)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한 셈이며 북한도 이를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7월 말 열리는 6자회담에서는 한국의 중대제안을 바탕으로 상호주의에 입각해 한반도비핵화의 절차를 밟아 나가야 할 것이다. 대북 전력지원은 북한의 핵폐기 유도와 경수로 건설포기에 따른 대안으로서 그 효용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전력지원 구체화에 앞서 국내외적으로 충족되어야 할 전제들은 적지 않다.6자회담에서 북한의 수용여부도 관건이지만,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의 대북카드와 함께 한국의 제안이 종합검토되어야 한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과 북한의 명백한 핵폐기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제안도 제안에 불과할 뿐이다.6자회담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대북지원 비용도 참여국들이 일정부분 기여하도록 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200만㎾의 전력은 천문학적인 국민세금이 들어가는 문제다. 정부는 경수로 건설비용에서 남은 24억달러를 송전시설 등의 비용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전기생산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중대제안을 만들기까지는 보안이 필요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그 추진에 있어서는 반드시 국회동의 절차 등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래야 대북지원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전력지원의 기술적인 문제도 국민들이 신뢰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2002년 북한이 전력지원을 요청했을 때 한국전력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때와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지원전력의 생산은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실한 계획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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