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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첫 무득점 4골 차 패배 ‘축구종가’ 대망신

    사상 첫 무득점 4골 차 패배 ‘축구종가’ 대망신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안방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득점에 4골을 내주고 ‘대망신’을 당했다. 잉글랜드는 15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3조 4차전에서 헝가리에게 0-4로 졌다.잉글랜드가 홈에서 4골 이상 차이로 진 것은 1928년 3월 스코틀랜드전(1-5 패) 이후 94년 만이고, 득점없이 4골 차로 진 것은 사상 최초다. 또 홈에서 4점 이상을 내준 것은 1953년 11월 헝가리에 3-6으로 진 뒤 69년 만이다. 네이션스리그는 각 조 1위 팀이 내년 6월 ‘파이널스’라는 4강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정하는데, 잉글랜드는 이날 패배로 조 4위(2무 2패, 승점 2)에 머물러 파이널스 진출이 불발됐다. 헝가리는 롤란드 설러이가 전반 16분과 후반 25분에 선제골과 추가골을 넣어 2-0으로 앞서갔다. 정예 멤버로 나선 잉글랜드는 공격에선 정교함이 떨어졌고, 수비에선 우왕좌왕했다. 헝가리는 후반 35분 졸트 나기의 골로 3-0까지 격차를 벌렸다. 잉글랜드는 후반 37분 존 스톤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이기까지 했다. 후반 44분에는 다니엘 가즈닥이 헝가리의 4-0 승리를 자축하는 축포를 터트리며 경기를 마무리했다.같은 조의 독일은 묀헨글라트바흐의 보루시아 파크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경기에서 5-2 대승을 거뒀다. 1승 3무(승점 6)의 독일은 헝가리(승점 7)에 이어 조 2위에 올랐고, 이탈리아(승점 5)는 3위에 머물렀다. 리그 A 4조에선 네덜란드가 홈에서 웨일스를 3-2로 꺾고 3승 1무(승점 10)로 조 1위를 달렸다. 웨일스는 1무 3패(승점 1)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 농번기에도 오지 않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예상 외로 적게 들어와 농번기 농촌의 일손 부족 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법무부는 올해 상반기 9개도 89개 기초지자체의 3720개 농어가에 1만 2330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배정했다. 그러나 실제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지난 5월 26일 현재 2889명(23.4%)에 불과했다. 그나마 3574명을 배정받은 강원도가 1532명을 데려와 평균을 높였다. 일손이 많이 필요한 봄철 파종기와 모내기철에 계획했던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제주도는 올 상반기에 137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배정받았으나 농번기가 다 지나도록 단 1명도 들어오지 않았다. 경북은 올해 12개 시·군에 1614명이 배정됐으나 최근까지 261명 입국에 그쳤다. 봉화, 고령 등은 40~300여명이 배정됐으나 입국 실적은 0명이다. 경기는 738명 배정에 147명, 충북은 1464명 배정에 199명, 충남은 1435명 배정에 129명만 들어왔다. 전북도 1741명을 배정받았으나 468명이 입국했고 전남은 1230명 배정에 101명이 들어오는데 그쳤다. 이같이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애초 계획보다 적게 입국한 것은 상대국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아 출국이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2년 동안 사업을 중단했다가 재추진하다 보니 현지 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이 컸다. 법무부가 지자체에 배정을 늦게 해 외국인 근로자를 데려오는 데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문제였다. 캄보디아와 네팔은 자국 지방선거 때문에 계절근로자 사업 승인을 미뤘다. 김재순 경북 봉화군 농촌인력 담당 주무관은 “올해 베트남 근로자 입국은 추진하고 있으나 현지 송출규정 개정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면서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필리핀 근로자 도입 업무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배정 시기를 농번기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서울신문 4월 11일자 보도)에 따라 상반기 인원은 2월에서 전년도 말로, 하반기 인원은 7월에서 6월 말로 앞당겨 확정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도 법무부와 협력해 사업주에게 발급하는 사증 발급인정서 유효기간을 현재 6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해 인정서 재발급에 따른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또 국토교통부와 협조해 외국인 근로자가 차질없이 입국할 수 있도록 부정기 항공편을 증편한다. 네팔의 경우 6월부터 주 1회에서 2회로 늘어나고 인도네시아와 미얀마는 주 1회씩 추가된다.
  • 6·25에 대학 축제 개최…“생각 짧다”vs“비난 과도”

    6·25에 대학 축제 개최…“생각 짧다”vs“비난 과도”

    한국전쟁 발발 72주년인 오는 25일 열리는 연세대학교 축제를 두고 학생들 사이에 논쟁이 불거졌다. 게시판에는 “굳이 한국전쟁 기념일에 축제를 열어야 하느냐” “같은날 다른 축제도 열리는데 과도한 비난”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연세대는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 동안 대학 축제인 개교 제137주년 무악대동제 ‘다시, 엶’을 개최한다. 무악대동제는 통상 매년 5월에 열렸지만 올해는 새로운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뒤늦게 출범하면서 6월로 연기됐다. 공교롭게도 축제 날짜에 ‘6월 25일’이 포함되며 학교 내부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축제를 하다 보면 곳곳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응원제가 열릴텐데 한국전쟁 기념일에 이런 행사가 적절하냐는 것이다. 연세대 재학생 A씨는 “그동안 5.18에 축제를 여는 것을 피해왔는데 같은 맥락인 6.25에 축제를 강행하고 있어 일관성의 이유로 대부분의 학생이 축제 반대 중”이라고 전했다. 다른 학생 역시 “학내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춤추고 환호하고 방방 뛸 수밖에 없는 응원제를 굳이 이날 해야 하는 건지 의문”이라고 같은 의견을 냈다. 반면 예정대로 축제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B씨는 “대학축제를 6.25와 연결 짓는 건 너무 과도한 비난이다. 같은날  다른 장소에서는 음악축제도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추모와 축제를 엮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말했다. 
  • 무적해병 신화 기린다…17~18일 양구 도솔산전투 전승행사

    무적해병 신화 기린다…17~18일 양구 도솔산전투 전승행사

    6·25전쟁 당시 해병대가 빛나는 전공을 세운 양구 도솔산지구전투를 기념하는 전승행사가 오는 17~18일 도솔산과 양구읍 일대에서 개최된다. 행사 첫날인 17일 양구읍 5일장터 주차장에서 해병대 군악대와 의장대가 시범 공연을 펼치고, 국민체육센터 특설무대에서는 가수 남진, 이수나, 강소리, 전원석, 미호 등이 무대에 오르는 도솔음악회가 열린다. 우천시 군악대와 의장대 시범 공연은 취소된다. 18일 도솔산 전투위령비에서는 참전용사, 해병대전우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승 추모식이 열리고, 이어 국민체육센터 특설무대에서 전승기념식이 벌어진다. 이날 청소년수련관 풋살장에서 해병대전우회 강원도연합회 체육대회도 진행된다. 이밖에 해병대 모병 홍보관과 군복·완전무장 전시 및 체험, 특수수색대 장비 전시, 특성화훈련 VR 체험, 안보사진전, 도솔산지구전투 사진전 등이 국민체육센터 주차장에서 상설행사로 열린다. 도솔산지구전투는 1951년 6월 해병대가 북한군 12사단을 격멸시킨 전투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해병대에 ‘무적해병’이라는 친필 휘호를 하사했다.
  • 울릉도에도 소방서가 생긴다…2025년 도동서 문 연다

    울릉도에도 소방서가 생긴다…2025년 도동서 문 연다

    울릉도에도 소방서가 생긴다. 경북도는 2025년 울릉소방서 준공 목표로 사업을 시행 중에 있다고 15일 밝혔다. 도는 2020년 10월부터 울릉군 도동리 일원 부지 8908㎡에서 진행 중인 소방서 건립을 위한 기반조성 작업을 올해 말까지 마무리한 뒤 내년부터 본격 건물 신축에 들어갈 계획이다. 울릉소방서는 총 사업비 211억원을 들여 연면적 3930㎡ 규모의 건립된다. 소방서와 섬 지역에서 근무할 소방서 직원들의 관사도 생긴다. 울릉군과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중증외상, 심혈관·뇌혈관 질환 같은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생존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소방서 신설을 지속해서 건의해 왔다. 또 2025년 울릉공항을 앞두고 몰려드는 관광객의 소방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방서 실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금까지 울릉군 소방활동은 포항남부소방서 울릉119안전센터가 담당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10년(2012~2021년) 동안 울릉도 구조구급 출동 건수는 모두 7090여건(구조 850여건, 구급 6240여건)에 달한다. 육지 소방서에서 직접 출동한 적은 없지만, 배로 3시간 30분 걸리는 거리를 소방장비를 싣고 이동해야 하는 사정이다. 또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관광객이 늘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0만명이 울릉도를 찾으면서, 소방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울릉도에 소방서 신설되면 그동안 취약했던 구조·구급 역량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안전 경북’ 실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6월 현재 경북도 23개 시·군 가운데 소방서가 없는 곳은 청송·봉화·영양·울릉·군위 등 5곳이다. 청송소방서와 봉화소방서는 다음달 문을 열고, 영양소방서도 내년말 준공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 BTS 그룹활동 중단에…빌보드 “솔로 보고싶은 멤버” 투표경쟁 부쳤다

    BTS 그룹활동 중단에…빌보드 “솔로 보고싶은 멤버” 투표경쟁 부쳤다

    빌보드, ‘솔로활동 보고싶은 멤버’ 투표 경쟁BBC “전세계 대중문화 분야에 큰 파장 미칠 것”글로벌 최정상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팀 활동 잠정 중단을 발표해 외신들이 주목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4일 오후 9시 BTS 공식 유튜브 채널 ‘방탄티비’를 통해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영상에서 멤버들은 데뷔 후 9년간의 소회를 전하며 당분간 단체 활동을 중단하고 솔로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 ‘BTS 활동중단’ 외신 일제히 보도…긴 공백 우려도 15일 BBC, 워싱턴 포스트, 빌보드, 뉴욕 타임스 등 외신들은 일제히 ‘방탄소년단이 그룹 활동을 중단하고 솔로를 선언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걸며 집중 보도했다. 일본 야후, 산케이 스포츠, 중국 시나연예 등 아시아권 언론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미국내 반아시아인 증오 범죄가 급증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던 방탄소년단이 솔로 활동에 집중한다”고 보도했다.뉴욕타임스는 “10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한 방탄소년단 7인에겐 개인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국제적인 팝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들의 삶 속에서 약간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전했다. BBC는 “그룹 해체는 아니지만 최정상에서 엄청난 팬들을 거느리며 최전성기를 누리는 상황을 고려하면 K팝을 넘어 세계 가요계와 대중문화 분야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방탄소년단이 그룹 활동을 중단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로 데뷔 9주년을 맞았다”면서 이들의 성과를 읊었다. 이어 “그룹 휴식은 팬들에겐 특히, 다른 유명 보이그룹들이 일시중지를 발표했던 상황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치명적이다. 원디렉션은 2016년 1월 이후로 무기한 활동을 중단했고 엔싱크는 2002년부터 쉬고 있다”면서 방탄소년단의 긴 공백을 우려햇다. 그러면서도 워싱턴포스트는 빅 타임 러쉬, 조나스 브라더스, 폴 아웃 보이 등이 그룹 활동을 중단했다 다시 돌아온 것을 꼽으며 “방탄소년단의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슈가는 ‘우리가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이 개인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혀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들을 놀라게 했다”면서 멤버들이 영상에서 한 이야기들을 보도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의 솔로 활동에 대한 팬의 반응을 수록하고 “어떤 멤버의 솔로를 보고 싶은지 알려달라”며 투표 경쟁을 부쳤다. 한편 2013년 6월 13일 싱글 앨범 ‘투 쿨 포 스쿨(2 COOL 4 SKOOL)’로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올해 9주년을 맞았다. 이들은 지난 10일 새 앨범 ‘프루프’(Proof)를 발매했으며 이 앨범으로 단체 활동의 1막을 내린다. 멤버들은 당분간 개인의 성장에 몰두하며 솔로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 [만평] 조기영 세상터치 2022년 6월 15일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2년 6월 15일
  • 손목이 바스러지도록… 바스러진 종이에 숨은 ‘역사의 조각’ 맞추죠[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손목이 바스러지도록… 바스러진 종이에 숨은 ‘역사의 조각’ 맞추죠[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찢어지고 그을리고 물에 젖은 종이 기록물이라도 감쪽같이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 내는 공무원들이 모여 있는 곳이 나라기록관이다. 국가기록원 소속기관인 나라기록관은 2007년 최첨단 기록물 보존 시설을 갖춰 경기 성남시에 들어섰다. 이곳에서 만난 나미선 복원관리과 학예연구관은 “전통 한지라는 세계 최고 재료와 오랜 연구개발로 한국의 종이 기록물 복원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문화재보존학을 전공하고 2005년 국가기록원에 들어와 17년째 ‘종이 기록물 복원’이라는 한길을 걷는 나 연구관을 인사혁신처의 도움을 받아 지난 13일 만났다. -훼손된 종이 기록물을 원래 모습대로 복원하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궁금하다.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기록물은 90%가량 종이 기록물이다. 훼손된 주요 기록물을 선별해 원래 형태로 되돌리는 게 우리 일이다. 없어진 부분은 메우고, 찢어진 부분은 붙이고, 약한 부분은 덧댄다. 훼손된 기록물은 환자, 복원실은 병원, 복원 작업은 외과 수술로 비유하곤 한다. 복원 작업은 훼손이 얼마나 됐는지 조사해 정확한 상태를 진단하고 복원 처리 방법을 결정하는 게 첫 단계다. 기록물을 해체한 뒤 찢어지거나 없어진 부분을 한지로 보강해 건조한다. 복원을 마치면 사진촬영을 하고 처리 과정을 기록한 다음 중성 보존상자에 담아 서고에 보관한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종이 기록물도 적지 않을 텐데. “전통 한지로 돼 있는 조선시대 이전 기록물은 상태가 매우 좋은데, 일제강점기 이후 근현대 기록물은 훼손이 심각한 편이다. 지금 작업하고 있는 조선총독부 건축도면은 말 그대로 종이가 갈기갈기 바스러져서 종잇조각을 하나하나 꿰맞춰야 한다. 안내 책자 없이 레고 블록 맞추는 것에 비유하는 분도 있는데, 사실 그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에 걸쳐 숙련된 전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루 종일 종잇조각을 들여다봐야 하는 일이다 보니 갑갑해서 일하다 작업도구를 집어던지고 그만둔 사람도 있었다.” -지금까지 복원한 종이 기록물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조선총독부 건축도면이 아닐까 싶다. 10년 동안 작업해 2만 7831장을 복원했고 올해 모든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디지털화와 스캐닝 작업도 거의 마무리 단계다. 그중에는 현재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건축물을 비롯해 서대문형무소나 경복궁 등 중요한 건축 도면도 있다. 처음에는 펼쳐 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였고 정확한 수량조차 파악할 수 없었던 걸 생각하면 큰 보람을 느낀다.” -2년 전에는 한국전쟁 당시 작전지도와 명령서를 복원해 공개하기도 했다. “1950년부터 1952년까지 주요 전투 작전명령서와 작전지도 401건을 복원했다. 5년 6개월이나 걸렸다. 1950년 6월 25일 시작된 춘천 전투 상황을 보여 주는 ‘국군 제6사단 작전명령 제31호~32호’를 비롯해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꼽히는 백마고지 전투 상황을 담은 ‘국군 제9사단 작전명령 제85호~90호’ 등을 포함하고 있다. 복원 소식을 발표한 뒤 제9사단 소속 한 소위에게서 전화가 왔다. 백마고지 전시관 개관 행사에 작전지도와 명령서를 전시하고 싶다며 도와 달라고 했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더니 ‘해 주지 않으면 탱크를 몰고 오겠다’고 하더라. 결국 협박이 통했다. 복제품을 인계하는 날 소위가 탱크 대신 건빵 한 상자를 들고 왔다. 군용 건빵을 태어나서 처음 먹어 봤다.”-조선시대 기록물 중에는 문화재도 적지 않을 것 같다. “2011년 대전에서 발굴한 나신걸과 부인 신창 맹씨 무덤에서 나온 한글 편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처음엔 그냥 종이 뭉치처럼 보였는데 그 안에서 이빨 두 개와 한글 편지 두 통이 나왔다. 1500년대 초에 쓴 것들이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편지다. 당시 나신걸이 함경도 경성 군관으로 부임하면서 고향에 있는 아내에게 얼굴도 못 보고 가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분(화장품)과 바늘을 보낸다는 애틋한 내용을 정갈한 존댓말로 표현한 게 인상적이었다.” -복원실 곳곳에 아령이 있는 게 눈에 띈다. 손목 관절을 많이 쓰니까 틈틈이 운동하는 건가. “그렇게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 사실은 운동이 아니라 종이를 눌러서 고정하는 데 쓴다. 현장에서 시작된 업무 혁신이라고 해야 할까. 종이 기록물을 고정하기 위해 납주머니를 많이 쓰는데 좀더 무거운 게 필요했다. 뭐가 좋을까 생각하며 이것저것 써 보다가 딱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아령을 쓰게 됐다.”-복원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니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싶은데. “수술을 세 번 했다. 2018년에 복원 작업을 하는데 손목에서 ‘뚝’ 하며 뭔가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일을 계속했는데 손이 움직이질 않아서 병원에 갔다. 엑스레이 검사를 해도 문제를 찾질 못해서 압박붕대를 하고 계속 일했다. 1년 뒤 다시 손이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가 보니 연골 파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연골 수술을 앞두고서야 인대가 끊어졌다는 걸 알게 됐다. 끊어진 인대를 붙이는 수술을 한 뒤 연골을 봉합하고, 척골도 3㎜ 잘라 냈다.” -복원해야 할 기록물은 많고 사람은 적어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 국가기록원의 복원 전문 인력 정원이 14명에 불과하다. 나라기록관에는 연구관 1명, 연구사 3명, 공무직 5명이 정원인데 실제로는 육아휴직이 2명이다. 기록물 복원은 숙련도가 중요한데 일이 힘들어서 떠나는 사람이 생길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1년에 복원하는 종이 기록물이 어느 정도 되나. “나라기록관에서 연간 복원하는 종이 기록물이 1만 2000장 정도인데 외부 요청자료와 디지털 복제, 복원을 빼면 순수 복원은 7000~8000장 정도 된다. 국가기록원 소장자료가 1억건이고, 그중에서 복원이 필요한 주요 자료를 추린 게 41만장이니까 현재 인력으로 소장자료를 모두 복원하려면 최소 60년이 걸린다. 거기다 태풍이나 화재로 훼손된 자료를 복원해 달라는 긴급 요청도 계속 들어온다. 여유 인력이 없다 보니 해외 협조 요청도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다. 지난 4월 모로코를 방문해 기록물 복원 시범을 하고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는데, 우리 담당자들은 새벽까지 실습용 한지와 물품을 점검한 뒤 집에 가서 짐만 챙기고 나와 출국해야 했다.”-외부 기관에서 복원해 달라고 요청하는 기록물도 상당하다고 들었다. “국가기록원 소장 기록물뿐 아니라 공공기관이나 민간에서 소장한 중요 기록물 보존도 대행한다. 2006년부터 시작한 ‘맞춤형 복원·복제 지원 서비스’를 통해 지금까지 55개 기관 6877장을 지원했다. 올해와 내년 지원 대상이 신청한 분량만 해도 37개 기관 2만 944장이나 된다. 내부 검토를 거쳐 우선순위에 따라 11개 기관 1228장을 선정했다. 신청받은 기록물 가운데 6%가 채 안 된다. 우리가 아니면 할 수 있는 곳이 없고 시간이 갈수록 소중한 기록물을 복원하기가 더 힘들다는 것 때문에 최대한 서두르고 싶지만 현재 국가기록원에 있는 인력으론 솔직히 그 이상은 무리다.” -그런 가운데서도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들었다. “무엇보다도 한지라는 귀한 문화유산이 있기 때문이다. 몇 해 전만 해도 전 세계 종이 기록물 복원용 종이로 일본에서 생산한 화지를 최고로 쳤는데 최근엔 한지를 찾는 외국 기관이 많이 늘었다. 한지에 쓴 500년 넘은 종이 기록물을 처음 본 외국인들은 종이 상태가 이렇게 좋은 게 어떻게 가능하냐며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국가기록원이 보유한 복원 기술도 한몫했다. 천연 재료와 전통 방법을 활용한 원형복원 기술과 함께 정교한 업무 체계와 기초연구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 길벗체 간판·6년째 무지개 깃발 걸려도… 아직 어색한 ‘프라이드 먼스’

    길벗체 간판·6년째 무지개 깃발 걸려도… 아직 어색한 ‘프라이드 먼스’

    지난 7일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위치한 주한 미국대사관 건물 외벽에 무지개 깃발이 걸렸다. 성소수자 인권의 달인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를 맞아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 중 트랜스젠더 방송인 하리수씨 등과 함께 게양했다. 2017년부터 매년 6월이면 내걸린 깃발이지만, 시민들은 매번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대사관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류모(34)씨는 “국가를 상징하는 건물에 자랑스럽게 성소수자 지지를 의미하는 ‘무지개 깃발’을 내건 모습이 보기 좋고 부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프라이드 먼스는 1969년 6월 미국 뉴욕의 스톤월 주점에서 성소수자들이 경찰 단속과 체포에 맞서 ‘스톤월 항쟁’을 벌인 것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매년 6월 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 캐나다 토론토, 브라질 상파울루 같은 전 세계 대도시에서는 퀴어 축제가 열린다. 기업에서는 기존 제품에 무지개를 덧입힌 ‘프라이드 에디션’을 속속 내놓는다. 한국에서는 ‘프라이드 먼스’의 기운은 느끼기 어렵다. 이맘때 서울 등 지역 곳곳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지만 보수 기독교계, ‘반동성애’ 단체, 지방자치단체의 반대에 봉착한다. 그러나 제도는 지연될지언정 최초로 성소수자 지지를 나타내는 길벗체를 간판으로 한 교회가 등장하는 등 시민사회는 조금씩 변화 중이다.●한국 ‘프라이드 먼스’의 현주소 한국 대표 퀴어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서울광장 사용을 놓고 매년 서울시와 줄다리기를 한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퀴어퍼레이드를 비롯한 오프라인 행사를 열고자 오는 7월 12∼17일 서울광장을 사용하겠다는 신청서를 지난 4월 13일 서울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를 곧바로 수리하지 않고 6월 15일에 열리는 열린광장운영시민위에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광장 사용 허가를 받기 위해 시민위에까지 안건으로 올라가는 행사는 퀴어축제밖에 없었다”며 “지난 5년 동안 여러 번 심의한 행사에 대해 매번 허가를 받는 구조를 만든 것 자체가 차별적”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지난 13일부터 시민위가 열리는 15일까지 서울광장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연다. 2019년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들에게 축복 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교단에서 정직 2년 처분을 받은 이동환 목사의 재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목사의 항소심은 지난 13일 1년 7개월 만에 열렸다. 재판에 앞서 이 목사를 지지하는 청년들은 서울 광화문 감리회본부 앞에서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기도회를 열었다. 이 목사는 재판 후 “재판으로 상처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교회가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은 양측 의견을 확인한 뒤 오는 27일로 다음 기일을 고지했다. 일부 보수 기독교계의 ‘반동성애’ 주장에도 불구하고 교회 안에서는 이미 변화가 진행 중이다. 광주에서는 국내 최초로 ‘길벗체 간판’을 내건 교회가 등장했다. 길벗체는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고안한 미국의 인권운동가 길버트 베이커를 기리며 만들어진 한글 최초의 완성형 색상 서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소속인 광주 옥합교회는 지난 5월 교회 간판을 교체하며 길벗체 글꼴을 활용했다. 엄기봉 옥합교회 목사는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성도들에게 말씀드렸고, 충분히 공감하셨다”며 “성적소수자를 포함해 한국에서 차별받고,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모든 소수자들과 연대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성평등 단협안’ 만드는 노조 늘어 성소수자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려는 노력은 노동조합에서 더욱 활발하다. 지난해 12월 성소수자 권리보장을 담은 금속노조 모범단협안은 대내외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단협안을 그대로 채택한 사업장은 아직 없다. 그러나 노사 단협이 필수적인 신규 사업장의 경우는 관련 내용을 포함해 사측과 교섭을 진행 중이다.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지부마다 다소 편차는 있다”면서도 “실제로 성소수자 동거인과의 사실혼 관계를 어떻게 증빙하는지를 물어 오는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조합원 수 100만 여명의 민주노총과 진보 교원단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성평등 단협안을 준비하고 있다. 성소수자 인권 신장 노력의 최전선이었던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은 상반기 국회 일정이 종료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차제연)는 미류·이종걸 활동가가 건강 문제로 각각 46일, 39일 만에 단식농성을 중단하면서 국회 앞에 차렸던 농성장을 철거했다. 현재 국회의 하반기 원 구성 등 입법 조건을 지켜보고 있다. 몽 차제연 위원장은 “성소수자들이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프라이드 먼스’ 같은 기회가 많아져야 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차별금지법이 없는 상황에서는 성소수자들이 일상적으로 스스로를 긍정하고 드러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적·물적 토대부터 갖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 ‘자이언트 스텝’ 공포 덮치자…결국 약세장 ‘베어마켓’ 진입

    ‘자이언트 스텝’ 공포 덮치자…결국 약세장 ‘베어마켓’ 진입

    41년 만에 최고로 치솟은 물가상승률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통화긴축 전망이 맞물리며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3대 지수가 13일(현지시간) 일제히 폭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장 마감 30분을 앞두고 “최근 잇따른 인플레이션 수치로 인해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0.75% 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보도한 것이 증시에 충격파를 더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6.05포인트(2.79%) 떨어진 3만 516.74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 놓은 다우 지수가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3.88% 하락한 3749.63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S&P500 지수는 지난 1월 3일 기록한 전고점(4796.56)에서 21% 급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전고점 대비 하락률 20% 이상을 의미하는 약세장(베어마켓)에 공식 진입한 것이다. 통상 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시작되는 약세장은 증시가 대세 하락기로 접어들었음을 나타내는 신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8% 떨어졌다. 연준이 기존에 예측하고 있던 ‘빅스텝’(한번에 0.50% 포인트 금리 인상)이 아닌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은 서서히 대세가 되고 있다. “연준이 0.50% 포인트가 아닌 0.75% 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사실상의 확신에 도달했다”(블룸버그), “연준은 1994년 이후 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할 수 있다”(CNN) 등 미 언론들은 일제히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힘을 싣는 기사를 쏟아 냈다.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다면 이는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르면 6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회의 첫날인 14일 오전 2시 기준 94.1%에 달했다. 이는 0.50% 포인트 인상할 확률(96.1%)이 압도적이었던 1주일 전의 전망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특히 한발 더 나아가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 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사소하지 않다’(non-trivial)”고까지 말했다. 연준이 이같이 한층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게 된 것은 지난 10일 공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6% 상승해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미국 물가 상황이 재차 나빠지고 있다는 지표가 연이어 발표됐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설명했다.
  • [단독]약점 잡힐까 똥참던 강아지, ‘진심’에 배를 보였다[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단독]약점 잡힐까 똥참던 강아지, ‘진심’에 배를 보였다[2022 유기동물 리포트-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딱 3주만 개로 살아 보고 싶었다. 한때 가족이었던 사람들에게 버려진 그들의 마음을 알고 싶어서다. 보호자에게 버림받아 거리로 내몰린 반려동물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온몸으로 버텨야 한다. 생명의 기회를 얻거나 삶과 작별하거나. 서울신문 스콘랩은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14일까지 3마리의 유기견을 추적 관찰했다. 아이들의 마음 상태를 읽기 위해 반려견 행동 전문가들의 자문은 물론 짖는 소리로 감정을 분석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도움도 받았다. 도심을 떠돌던 ‘펜더믹 퍼피’ 루피의 이야기다. ※키워드에 대한 설명을 보다 편히 보시려면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확인하세요.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615003003포메라니안을 닮은 이 떠돌이개는 거리를 얼마나 헤맸을까.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 1월①. 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인 서울 용산구 신계역사공원에 갈색 믹스견 한 마리가 나타났다. 노숙 생활을 제법 한 듯 초라한 행색이었다. 주변에는 주인도, 무리도 없었다. #상처 - 사람의 손길을 피하다 삐쩍 마른 몸피가 수북히 자란 털로 뒤덮인 아이. 주민들은 ‘루피’라고 불렀다. 호기심이 많은 만화 캐릭터와 성격이 닮아 붙여 준 이름이다. 루피는 출근이라도 하듯 매일 아파트 단지에 나타났다. 주민들이 주는 간식을 받아먹는 게 하루 일과였다. 큰 경계심은 없었지만 사람이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건 거부했다. “반갑다고 불러도 팔 닿는 거리까지는 오지 않더라고요.” 지난겨울부터 루피를 지켜봐 온 주민 박현선(43)씨의 말이다. 이 때문에 주민 신고를 받은 구청 위탁업체 직원들②과 119대원이 와서 루피를 잡아 보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워낙 눈치가 빠르고 잽쌌다. ‘잡히면 죽을 수 있다’는 걸 아는 듯했다. 아이의 과거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누가 버렸다는 소문만 무성했다. 날이 더워질수록 루피의 건강이 걱정됐다. 지저분한 유기견을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은 주민들이 놓은 밥그릇에 소변을 봤다. “루피를 구조합시다.” 지난 4월 한 주민이 중고거래 사이트 ‘당근마켓’ 게시판을 통해 구조를 제안했다. 23명이 참여한 채팅방이 만들어졌고, 작전이 개시됐다.#유혹 - 삼겹살로 힘겹게 포획 한낮 최고기온이 30도 가까웠던 지난달 23일, 종일 굶은 루피는 본능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바싹 구운 삼겹살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개의 후각은 사람보다 1만배쯤 더 발달했다. “굶주린 유기견을 유인할 때 냄새가 진한 삼겹살이나 닭가슴살만한 게 없어요.” 민간 동물구조단체 ‘리버스’ 대원인 구철민씨가 말했다. 그는 주민들의 요청을 받아 이곳에 왔다. 가로 3m, 세로 5m 넓이의 철제 구조틀 안에 삼겹살 300g을 놓고 루피를 유인했다. 당장 먹고 싶었을 테다. 그러나 섣불리 집어 물었다간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음을, 개라도 직감할 수 있었다. 새 주인을 만나거나, 죽거나. 루피의 고민은 깊어졌다. 그때 이은비(29·여)씨가 나섰다. 평소 잘 챙겨 줘 루피가 따르던 사람이다. 그의 반려견 ‘리지’도 구조틀 근처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루피를 불렀다. 6시간의 기약 없는 기다림. 결국 루피는 구조틀 안으로 들어와 구조됐다.루피는 떠돌이 생활을 막 시작한 게 틀림없었다. 나이는 2~3살로 추정됐다. 사람들은 누군가 코로나19 때 외로움을 달래려 키우기 시작한 ‘팬데믹 퍼피’③일 가능성을 거론했다. 손발톱은 단정했고, 유기견답지 않게 건강도 양호했다. 병원에서 루피를 살펴보던 박찬규 수의사가 말했다. “유기견은 보통 진드기나 심장사상충에 감염되기 쉬워요. 루피는 야외생활로 피부에 약간의 염증이 있을 뿐 감염병이 없는 걸 보면 유기된 지 얼마 안 된 아이예요.” 김용환 리버스 대표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루피는 사회화(0~7개월) 시기 때 교감법을 배운 아이예요. 의도적으로 버린 건지, 잃어버린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 키우던 강아지가 100% 맞아요.” 하지만, 대부분의 유기견이 그렇듯 루피는 동물등록④이 돼 있지 않았다. 원보호자를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얘기다. 주민들은 절차에 따라 루피를 구청 위탁보호소인 인근 동물병원으로 데려가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등록해 주인이 나타나길 기다렸다.#경계 - 잔뜩 웅크리고 끙끙 루피는 임시보호자를 자처한 은비씨의 집으로 향했다. 첫날부터 루피는 행동으로 속마음을 털어놨다. 머릿속에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만 가득했다. 온종일 눈을 감고, 입을 벌려 숨을 헐떡였다. 그러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면 겁에 질린 듯 입을 꼭 다물었다. 넘어가는 숨도 참을 만큼 루피는 두려웠다. 그러다 고개를 바닥에 축 늘어뜨리며 눈을 감았다. 신원규 독클래스 훈련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입을 다무는 행동은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표현하는 방법 중 가장 위험한 신호예요. 루피 입장에서는 둘러싼 사람들이 하는 모든 행동이 두렵고, 부담스러운 거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앞에 풀이 죽어 회피하고 싶은 상태로 보시면 돼요.”루피는 포획 이후 닷새 동안 똥을 누지 않았다. 두려움을 느끼는 개들이 흔히 보이는 행동이다. 자신의 건강 정보가 담긴 변 냄새가 퍼지면 천적이 공격할 수 있다는 본능 때문이다. 먹지도 않았다. 누군가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모든 욕구를 잠재웠다. 그저 구석을 찾아 잔뜩 웅크리고 고개를 낮춰 끙끙 앓는 소리만 냈다. 구조 이후 나흘간 루피의 음성으로 마음 상태를 파악한 관찰용 기기에는 ‘불안’과 ‘슬픔’만 떴다. #믿음 - 사료 다 먹고 배 드러내 “루피가 들어갈 집 안 공간은 모두 막아 보세요. 숨지 않고 같이 적응하는 법을 알려 줘야 합니다.” 신 훈련사가 은비씨에게 조언했다. 구석으로 숨으면 마음을 열기 어려웠던 까닭이다. ‘아무도 너를 해치지 않아. 눈치 보지 않아도 돼.’ 이 진심만 루피에게 닿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5일이 흘렀다. 진심이 닿았을까. 지난달 28일 루피의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처음으로 웨어러블 기기가 루피의 심리를 ‘행복’이라고 분석했다. 사료에 입을 대지 않던 루피가 한 그릇을 허겁지겁 해치웠다. 배가 채워지자 바닥을 파고 뱅뱅 돌며 놀았다. 신체에서 가장 약한 부분인 배를 까 보이며 경계심을 푼 루피는 은비씨에게 애교를 부렸다. 손을 내밀면 앞발을 올렸다. 놀아 달라는 신호였다. 만지면 깨물 것 같던 이전 반응과는 달랐다. 은비씨는 울컥했다. 사람에게 몸을 내준다는 건 믿고 따르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한번 마음의 빗장이 풀리자 아이는 온 마음을 내줬다. 더이상 구석을 찾지도 않았고, 눈을 감고 숨을 헐떡이지도 않았다. 루피는 은비씨의 관심을 쫓아 집 안 곳곳을 따라다녔다. 은비씨와 떨어지면 끙끙 앓았다. 웨어러블 기기는 루피를 이렇게 분석했다. ‘놀아 주세요’. 더이상 버려지지 않겠다는 생존 본능이 분리불안과 애교로 표현됐다.관찰 종료를 하루 앞둔 지난 13일. 루피가 처음으로 하네스(반려동물에게 착용하는 줄)를 두르고 문밖을 나섰다. 자신이 버려졌던 그곳에 발을 디딘 루피. 또 버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일까. 한동안 꼬리를 내리고 움직이지 않았지만, 곧 은비씨에게 맞춰 걸었다. 루피는 점점 사람과 관계를 맺는 법을 익히고 있다. 결국 아이를 버릴 수도, 살릴 수도 있는 존재는 사람뿐이었다. #기다림 - 루피의 여생은 주민들은 루피가 좋은 입양자를 만날 수 있길 바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만들어 루피를 소개하며 새 보호자를 찾아나섰다. 루피의 입양자가 갖춰야 할 조건은 간단하지만 단호했다. ‘사교성 만렙(최고 레벨)인 루피의 우정을 지켜 주고 산책을 자주 해 줄 활기찬 다인 가정’, ‘다시는 유기되지 않도록 노력하실 분’.관찰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까지 원보호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루피의 미래는 알 수 없다. 행복하게 남은 삶을 살 수도, 버려질 수도 있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할 수 있는 이것뿐이다. 다시 사람을 믿거나, 다시 버려지거나. 루피의 인스타그램 입양홍보 계정 : @puffy_luffy__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국내 동물권 문제를 폭넓게 다루는 시리즈와 후속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물학대와 유기, 펫샵이나 개농장·공장 등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육견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등을 제보(jebo@seoul.co.kr)해 주시면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키워드에 대한 설명을 보다 편히 보시려면 서울신문 홈페이지(https://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pet1)에서 확인하세요.①1월동물자유연대의 ‘2021유실유기 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유기동물 중 약 26%가 이동이 잦은 휴가철(6~8월)에 버려짐. 하지만 2020년 대비 계절에 따른 감소폭은 축소했다.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감소하면서 월별 편차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됨.②구청 위탁업체 직원유기견은 ‘민원’이 들어오면 지방자치단체 포획팀이 출동. 붙잡히면 전국 228개 직영·위탁 보호센터에 입소함. 이 가운데 약 45%는 안락사 또는 질환 등으로 자연사.③팬데믹 퍼피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인 2020년 이후 입양·분양받은 강아지. 지난해 4~5월 2만 561마리였던 유기·유실동물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2만 1228마리로 늘었다.④동물등록유실·유기 방지를 위해 반려동물을 시·군·구청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한 제도. 동물이 구조되면 내장·외장형 인식칩을 활용해 소유자를 찾음. 반려견 양육자 중 71.5%가 동물등록을 함.
  • 코스피, 1년 7개월 만에 2500선 붕괴

    코스피, 1년 7개월 만에 2500선 붕괴

    코스피가 미국 물가 충격 여파로 전날에 이어 14일도 하락하며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2500선을 내줬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500선을 하회한 것은 2020년 11월 13일(2493.87)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54포인트(0.46%) 떨어진 2492.97에 장을 마치며 전날에 이어 종가 기준 연저점을 경신했다. 지수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증시 급락 여파로 전장보다 31.55포인트(1.26%) 내린 2472.96에 개장해 장 초반 한때 2457.39까지 떨어졌다. 이후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중 잠시 2500선을 회복했으나 상승 전환하지 못하고 등락을 거듭하다 2490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2785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반면 기관은 1947억원, 개인은 405억원을 사들이며 지수의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시장에서는 14∼15일 열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넘어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공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6% 상승해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은 800선 붕괴 직전까지 갔으나 800선 사수에 성공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977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이 879억원, 외국인이 36억원을 순매수했다.
  • 황인구 의원, ‘2021 서울특별시·서울특별시교육청 결산토론회 개최‘

    황인구 의원, ‘2021 서울특별시·서울특별시교육청 결산토론회 개최‘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약 35일 동안 ‘2021 결산검사 대표위원’으로 활동했던 서울특별시의회 황인구 의원(강동5·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월 10일 의원회관 제2대회실에서 개최된 「2021회계연도 서울특별시·교육청 결산토론회」의 좌장으로 선정되어 본 행사를 이끌었다. 금번 토론회는 2021회계연도 서울시 및 서울시교육청 결산(45조 3,337억 원, 교육청 11조 4,450억 원)에 관한 서울시의회 결산 심사 전 집행실태를 짚어보면서, 예산 운용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향후의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황 의원은 토론에 앞서 “방대한 분량의 서울시 결산업무 추진을 위해 수고해 주신 박기재, 송아량 의원님을 비롯해 여러 결산검사 위원 및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분들께 노고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는 말을 시작으로 “내실 있는 결산의 방점을 찍는 본 토론회를 준비하고 참석하신 내빈객들께도 감사의 말로 인사를 대신한다”고 전했다. 이어 황 의원은 “결산검사는 편성된 예산의 집행결과에 대하여 관련 법령과 지침에 따라 작성한 결산서를 시민과 회계전문가의 객관적인 시각에서 검사함으로써 그 의의가 있다”고 하면서 “지난 예산 집행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차기 예산편성과 집행에 반영함으로써 재정건전성 충실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과정이었다”고 결산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토론회를 마치며 황 의원은 “오늘의 자리는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예산 집행에 관한 각계각층의 소중한 목소리를 확인하는 자리로써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하는 한편 “서울시의회 역시 이번 정례회를 통해 시민의 눈높이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합리적인 결산심사를 이끌어 제10대 의회의 마지막 결산을 잘 마무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남편 죽이는 방법’ 쓴 美 작가, 보험금 19억원에 눈 어두워

    ‘남편 죽이는 방법’ 쓴 美 작가, 보험금 19억원에 눈 어두워

    ‘남편 죽이는 방법’(How to murder your husband)이란 에세이를 쓴 미국의 71세 여성작가가 진짜로 보험금을 노려 여덟 살 연하의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종신형을 살게 됐다. AFP 통신과 영국 BBC 등은 오리건주 포틀랜드 법원이 13일(이하 현지시간) 로맨스 소설 등을 집필한 낸시 크램튼 브로피에게 25년을 복역해야 비로소 가석방 심사 를 신청할 수 있는 조건과 함께 중형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번 사건을 예고라도 하는 듯 ‘남편 죽이는 방법’을 비롯해 ’잘못된 남편‘(The wrong husband), ‘잘못된 연인’(The wrong lover) 등을 발표한 바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문제의 에세이는 지금은 삭제됐는데 “내가 살인에 대해 아는 한 가지는 우리 모두가 (벼랑 끝에서) 밀어버려도 시원찮을 그/그녀가 마음 속에 있기 마련”이라고 적은 뒤 배우자를 없애는 방법은 총기나 흉기부터 독약, 청부업자를 기용하는 등 수많은 방법이 있다고 적었다. 그녀는 이어 “실제로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그 사람이 죽어줬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 훨씬 쉽다”면서 “살인을 통해 내가 자유롭게 된다면 난 한 순간도 감옥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고까지 덧붙였다.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 2018년 6월로, 26년 동안 자신과 결혼생활을 유지한 남편 다니엘(63)은 포틀랜드의 한 요리학원 주방에서 총상을 두 군데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다니엘은 유명 세프이면서 동시에 인기 요리강사였다. 경찰은 강력한 용의자로 부인 브로피를 지목했다. 당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점과 남편 사후 본인이 지급받는 150만 달러(약 19억 3500만원)의 작지 않은 보험금 때문이었다. 검찰 측은 “당시 부부가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면서 “브로피가 온라인으로 고스트건(총기 부품을 따로 산 뒤 조립해 만든 불법 총)을 검색하고 구입했다”며 2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변호인 측은 “브로피는 남편을 사랑했으며 금전적 어려움은 오래 전에 해결됐다”면서 “총기 역시 작품 집필에 참고하기 위해 구입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법원 심리 도중 배심원 12명은 이틀이 채 안 되는 숙의 기간 끝에 검찰의 손을 들어줘 브로피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으며 재판부도 이날 종신형을 선고했다.다만 재판부는 그저 몇 년 전에 글쓰기 세미나의 일환으로 작성됐던 것이라며 문제의 에세이를 재판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검찰도 이 텍스트를 증거로 채택하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브로피의 살해 동기와 수단을 입증하는 데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브로피가 범행 당시 요리학원에까지 차를 몰고 가 돌아온 과정이 보안 카메라에 생생히 담겨 있었다. 살해 수단을 찾아내진 못했지만 총기 구입 과정을 증명해냈다. 이 작가는 재판 과정에 뭐라고 변호했을까? 그녀는 남편이 살해된 날 아침 “기억력에 구멍”이 생겼다고 둘러댔는데 요리학원에 차를 몰고 간 사실은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 숨진 셰프의 친구와 가족들은 성명을 발표했는데 나다니엘 스틸워터는 “당신은 열렬한 팬이었던 남자에게 거짓말과 사기를 일삼고 훔치고 끝내 살해했다”고 적었고, 브로피의 의붓아들은 “당신이 펴낸 책의 카탈로그를 빌리자면, 당신은 잘못된 아내였다“고 꼬집었다.
  • 3명 중 1명은 제주출신…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를 찾습니다

    3명 중 1명은 제주출신…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를 찾습니다

    제주도와 제주민주화운동사료연구소는 2022년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실태조사의 일환으로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를 찾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피해자 접수기간은 6월13일부터 8월25일까지다. 제주도의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 실태조사는 지난해 7월 제주도의회가 공포한 ‘제주도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 등의 명예회복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른 것이다. 이 조례에 따르면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는 제주출신으로 공안사건에서 ‘국가보안법’ 등의 위반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후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은 사람으로 사망·행방불명 또는 신체적·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과 그 유족(1세대로 한정)으로 한정하고 있다. 일본으로 건너간 제주도민들 중 일본 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소속 친척이나 지인을 만난 것만으로도 공안기관에 불법 구금되거나 고문을 받은 사람도 비일비재하다. 도는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자문하기 위해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등 지원위원회를 지난 4월 21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지윈위원회는 실태조사, 지원사업 등 각종 사항을 심의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실태조사는 도외 거주자 포함한 제주 출신으로 1961년∼1987년 (박정희 군사정권∼전두환 군사정권)때 피해를 본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천주교인권위원회가 발표(2006년)한 자료에 따르면 간첩조작사건은 1948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적으로 109건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도에는 현재 37명의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3명 중 1명은 제주 출신인 셈이다. 강남규 제주민주화운동사료연구소 이사장은“13일부터 피해자 신고 접수를 받았는데 2건이 들어왔다”면서 “한 피해자는 재판은 받지 않았지만 고문 후유증으로 면담조차 하기 힘들어 대신 가족이 상담해왔다”고 전했다. 이처럼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들 중에는 재판기록은 없지만 실제 고문당한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실제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 측은 9월 중간 보고회때 이같은 피해 사례들까지 전부 모아 발표하고 도에 피해자로 인정해 줄 지 여부를 물을 계획이다.
  • ‘남편을 죽이는 방법’ 쓴 美 소설가, 실제 남편 살해 혐의로 종신형

    ‘남편을 죽이는 방법’ 쓴 美 소설가, 실제 남편 살해 혐의로 종신형

    ‘남편을 죽이는 방법’(How to murder your husband)이라는 에세이를 쓴 여성 작가가 실제로 남편을 죽인 혐의로 결국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14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오리건주 포틀랜드 법원이 13일 남편 살인 혐의로 기소된 낸시 크램튼 브로피(71)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로맨스 소설을 집필한 작가인 브로피는 마치 이번 사건을 예고라도 한듯 '남편을 죽이는 방법’을 비롯 '잘못된 남편‘(The wrong husband), '잘못된 연인'(The wrong lover)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 것은 4년 전인 지난 2018년 6월로, 당시 남편 다니엘(63)은 자신이 강사로 일하던 포틀랜드의 한 요리학원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부인 브로피를 지목했다. 당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점과 남편 사후 약 14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보험금에 주목했다.검찰 측은 "당시 부부가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면서 "브로피가 온라인으로 고스트건(총기 부품을 따로 산 뒤 조립해 만든 불법 총)을 검색하고 구입했다"며 2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대해 변호인 측은 "브로피는 남편을 사랑했으며 금전적 어려움은 오래 전에 해결됐다"면서 "총기 역시 작품을 쓰기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구입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검찰 측의 손을 들어주며 브로피에게 유죄를 평결했으며 13일 재판부도 25년 내 가석방 신청 가능하는 조건을 붙여 종신형을 선고했다.    
  • [속보] 누리호 2차 발사 16일로 하루 연기 “강한 바람 영향”

    [속보] 누리호 2차 발사 16일로 하루 연기 “강한 바람 영향”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가 16일로 하루 미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14일 “나로우주센터에 강한 바람이 불고 있고 향후 더 세어질 가능성이 있어 발사대 기술진의 완전한 안전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누리호의 이송과 발사는 당초 계획보다 하루씩 연기하여 6월 15일 이송, 6월 16일 발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항우연 기술진은 14일 오전 6시쯤 비행시험위원회를 열고 누리호를 롤아웃(발사체를 조립동에서 내보냄)해 발사대로 이송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는지 검토했다. 누리호를 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 이송하는 작업은 14일 오전 7시 20분부터 8시 30분까지로 계획돼 있었으나, 15일 같은 시간대로 미뤄졌다.
  • 이달 무역수지 ‘빨간불’… 벌써 60억弗 적자

    이달 무역수지 ‘빨간불’… 벌써 60억弗 적자

    6월 무역수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방선거와 현충일 휴무로 조업일수가 줄면서 수출이 1년 전보다 감소했다. 더욱이 화물연대가 지난 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물류 운송에도 차질이 빚어져 수출에 대한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관세청은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을 지난해 같은 기간(172억 6100만 달러)보다 12.9% 감소한 150억 6900만 달러로 13일 집계했다. 조업일수가 6.5일로 이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수출은 대외 불확실성과 전년 기저효과에도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 19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 갔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210억 6400만 달러로 1년 전(179억 2800만 달러)보다 17.5% 늘었다. 원유(88.1%), 반도체(28.2%), 석탄(223.9%), 석유제품(86.2%), 가스(10.1%) 등의 수입액이 증가했다.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이 57억 2900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27.2%를 차지했다. 이달 1∼10일간 무역수지는 59억 9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억 6600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138억 2200만 달러로 1년 전(122억 8400만 달러 흑자)과 격차가 컸다.
  • 美 물가 쇼크에 금융시장 와르르… 하루 새 시총 88조원 증발했다

    美 물가 쇼크에 금융시장 와르르… 하루 새 시총 88조원 증발했다

    미국 물가 충격의 영향으로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13일 국내 금융시장이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주식시장, 원화 가치, 채권 가격이 함께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가 심화되자 정부는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예상을 뛰어넘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공포감을 키워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선 하루 만에 시가총액 88조원이 증발했다. 국고채 금리는 연고점 기록을 다시 썼고, 환율은 1280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으로 고강도 긴축과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공포심리가 극대화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CPI는 1년 전보다 8.6% 상승해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 CPI는 지난 3월 8.5%로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 4월에는 8.3%로 집계됐다. 이에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5월 CPI 발표 이후 이러한 기대가 꺾인 것이다.치솟는 물가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넘어 0.75% 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4~15일(현지시간) 예정된 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장은 “이번 FOMC에서의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 조정 폭이 시장의 예상치 대비 어느 정도인지가 단기 모멘텀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방기선 1차관 주재로 긴급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기재부는 FOMC 결과 발표 직후인 오는 16일에도 한국은행·금융위원회 등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 예정이다. 방 차관은 “최근 국내 외환시장에서 보이는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모니터링하는 한편 시장 내 심리적 과민반응 등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국고채 시장과 관련해 15일로 예정된 바이백(조기상환) 규모(2조원)를 확대하고 대상 종목도 추가할 예정이다. 한은도 이달 통화안정증권 발행 규모를 1조 5000억원 줄이기로 했다. 통화안정증권 발행이 줄어들면 금융사들이 다른 채권을 살 여력이 늘고 채권 금리가 떨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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