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6월 항쟁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졸업식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올스타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권오을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 박형준
    2026-02-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41
  • 축제속으로/ 제주 해녀축제 - ‘물속의 삶’ 육지서 한마당

    제주 해녀들의 탄생,삶과 죽음,그리고 해녀들이 창조해낸 제주의 해양문화….이 모든 것을 보여줄 제주 해녀축제가 30일부터 6월6일까지 제주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제주도와 2002 월드컵추진기획단이 한·일 월드컵대회를축하하기 위해 ‘다이내믹 코리아 페스티벌 2002 제주 해녀축제’라는 이름으로 펼칠 이 축제는 ‘바람축제’‘무혼굿’‘거리굿’‘공연’‘거리축제’‘어촌마을 신당(神堂)기행’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 30일 제주시 탑동 해변공연장에서의 전야제는 ‘바람축제’로 시작된다. 요왕기·선왕기를 단 100여척의 어선이 삼양·도두 포구를 출발,탑동해안으로 달리는 가운데 풍어를 기원하는 영등신맞이 굿판과 걸궁 한마당이 탑동광장에서 질펀하게 펼쳐진다.바람의 신 ‘설문대 할망’전설도 춤과 슬라이드쇼,서사시 낭독,불꽃놀이 등으로 한데 엮어져 맞이굿 형식으로 등장한다. 6월1일 오후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장터에서는 젊은 춤꾼하정민·최지은의 ‘살재비꽃’ 공연에 이어 무형문화재이중춘 심방이 집전하는 ‘무혼굿’이펼쳐진다.바다에서죽은 해녀들의 영혼을 달래고 한을 풀어주기 위한,근래 구경하기 힘든 5시간 동안의 망자(亡者) 천도굿인 이 굿은혼씌움-요왕맞이-시왕맞이 등의 순서로 치러진다. 2일 세화리 해녀항쟁 기념탑 광장과 세화장터에서는 해녀항쟁 거리굿과 지역 해녀가족들 만나보기 행사와 함께 극단 ‘자갈치’의 마당극 ‘봄날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의’가 펼쳐진다. 어촌마을 신당기행은 3일 제주시 다끄내 신당을 시작으로 도두오름 허릿당∼이호동 해신당∼구엄리 염전∼고내리포구∼수원리 영등당∼고산 자구내 해신당 탐방,4일 우도·종달지역 해신당·방사탑·종달잇당·목지당 기행,5일 마라도 애기업개 처녀당 탐방 순으로 이어진다. 우도와 마라도 탐방에서는 무용가 김희숙과 강미리 부산대 교수가 춤공연을 펼치고 문예회관 소극장에서는 배우예술의 극치를 보여줄 김헌근의 모노드라마 ‘호랑이 이야기’가 공연된다. 축제 마지막 날인 6일에는 남제주군 사계마을 해안에서해녀 대축제가 열린다.거리굿과 잠수굿에 이어 해녀 경창대회,해녀 물질대회,해녀 헤엄치기,해녀 줄다리기가 펼쳐지고 가수 한영애와 풍물굿패 ‘살판’의 공연이 흥을 돋우게 된다. 부대행사로는 해산물 먹거리장터,해녀 옛 사진 전시회,해녀용품 전시회 등이 제주시 탑동광장과 세화·사계마을에서 마련된다. (064)755-7372,723-7372.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이경형 칼럼] ‘5년 단임제’ 이대로 좋은가

    민주당의 노무현씨에 이어 한나라당 이회창씨도 대통령후보로 확정됐다.대선 가도는 앞으로 한 두 가지 변수가있을 수 있지만 주요 정당의 주자는 일단 정리된 것이다. 각 당 대선 후보는 이제부터 집권할 경우 어떤 일을 하겠다는 국정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국가 경영의 비전을밝히고,상대 후보와 정책 대결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과거에는 대통령 후보가 온갖 좋은 얘기를 끌어 모아 그럴싸하게 포장한 뒤 ‘100대 공약’식으로 내놓는 게 다반사였다.그러나 이제는 성숙한 시민사회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후보의 소신과 정책 실천의 구체적인 방법이 결여된 공약은 더 이상 득표 캠페인으로도 작동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대선 후보들에게 대통령 중임제 개헌,각종 선거의 통합 문제에 관한 소신을 대선 공약의 하나로 내걸 것을 제의한다.예를 들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임기의 마지막 1년을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현행 대통령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개헌을 추진한다는 것등이다. 개헌 문제의 공론화는 새삼스러운 일이아니다.그동안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도 제기되었고,재계가 차기 정부 과제의 하나로도 제안했다.지금까지는 산발적으로 제기된 이슈의 하나에 불과했지만 지금부터는 대선 가도의 중요한쟁점으로 부각시켜 보자는 뜻이다. 대통령 임기를 1년 줄이면 대통령,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의 임기를 4년으로 일원화할 수 있다.또 선거 주기가 달라 불규칙적이고 잦은 선거 시기를 대통령선거-지방선거를 한데 묶어 동시에 실시하고,국회의원 총선은 현행 4년 주기를 살리는 것이다.올12월 대선과 2004년 4월 총선처럼 자연스럽게 2년 격차를두게 되어 국민들이 중간 평가를 하는 정치적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지난 1987년 6월 시민 항쟁으로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현행 헌법이 채택된 후 대통령선거 3차례,국회의원 총선거 4차례,지방자치단체선거 3차례를 치렀고,시도 때도 없이 보궐선거까지 실시했다.앞으로 선거를 통합하고 보궐선거 시기를 고정시킬 경우,빈번한 선거로 초래되는 정치 비용과사회적 낭비를 줄일 수 있고,여야 정쟁으로 인한 만성적인 정국 불안도 최소화할 수 있다. 한국 헌정사에 점철된 과거의 개헌 논의는 주로 장기 집권이나 독재 권력 강화를 위한 정치적 음모의 하나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러나 21세기 선진 정치를지향하는 대선 후보가 지금의 고비용 정치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개헌 추진을 공론화하여 국민 지지와 연계시키는 것은 정치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대통령 임기 등 권력 구조에 대한 개혁은 현재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최고 권력 주변의 부패 문제를 푸는 해법도될 수 있다.현행 5년 단임제는 노태우·김영삼·김대중 대통령 등 세 번의 집권 경험에 비추어 그 폐단이 적지 않다. 임기의 절반만 넘기면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임기 말에 가면 대통령이 자신의 소속 정당을 떠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권력 누수와 갈등관계가 깊어지고 있다.5년 주기로 일어나는 이러한 한국정치의 풍토병을 고치지않으면 안된다. 또 그동안 권력을 쟁취한 ‘집권 공신들’은 정권을 마치 전리품으로 인식해왔다.그래서 임기5년이 끝나기 전에각자가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지금처럼대통령 주변의 부패가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있는 것도 상당부분 여기에서 연유된다.물론 중임제 아래서도 재선 임기가 끝날 무렵이면 유사한 레임덕 현상이 일어날 수는 있지만 적어도 그 빈도는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대통령 단임제는 국가의 활력을 더해주는 젊은 리더십을 창출하는데에도 장애가 된다.중임의 길이 열려 있으면 상대적으로젊은 지도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지만 단임제일 경우젊음이 지도자 선택의 큰 변수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대선 쟁점이 후보들의 출신 배경이나 색깔론 같은 퇴영적이고 소모적인 논쟁 수준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권력 체계나 권력기관의 개혁 등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정치 개혁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논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 이경형 논설위원장 khlee@
  • 故박종철씨 특집드라마 제작

    지난 1987년 서울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경찰의물고문으로 숨진 박종철씨의 이야기가 드라마로 제작된다. MBC는 오는 6월24일 방영 예정으로 특집드라마 ‘박종철’을 준비중이다. 박종철씨의 죽음과 그로 인해 촉발된 6월 항쟁까지 당시사건을 조명하고,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간 박종철씨에 관한 뒷이야기를 담는다. 연출을 맡은 이정표 PD는 “박종철씨 사건을 단순히 재연하기보다 원칙주의자였고 보다 좋은 세상을 위해 살겠다는 대의에 투철했던 인간 박종철을 재조명해 감동을 끌어낼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MBC는 이 드라마에 출연할 신인 연기자를 공모하기로해 7∼12일까지 접수를 한다.
  • 광주비엔날레 벌써 30만명 ‘성공 예감’

    ‘멈춤,PAUSE,止’를 주제로 6월 29일까지 열리는 광주비엔날레가 개막 40일만인 8일 현재 관람객 29만6000여명을 돌파했다.파격적인 전시개념 도입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국제미술전으로 자리잡았다는 국내외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주요 일간지인 ‘르 몽드’와 ‘르 피가로’,일본의 아사히신문 등은 최근 “동북아시아 여러 도시가 비엔날레로 미술적 실험을 시도했지만 광주만 유일하게 성공을 거뒀다”고 극찬했다.이들 신문은 광주비엔날레가 기존 비엔날레의 틀을 깬 ‘무모하리만큼 실험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한국 94명을 포함한 33개국 325명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지난 대회때처럼 국가·장르별 또는 본전시·특별전으로이뤄지지 않았다.각각의 주제를 가진 4개의 프로젝트별로구성됐다.전시장소도 전시관에 국한하지 않고 5·18 당시상무대 자리 등 역사적 공간으로 옮겨졌다.각 프로젝트별전시 컨셉트와 공간을 둘러 봤다. ◆ ‘프로젝트1-멈춤’ ‘숨막히는 속도사회에서 잠깐 멈춰서 우리의 삶을 성찰하자’는 의미가 담긴 주제 ‘멈춤’을 표현하고 있다.전시관 1∼4,6전시실에 들어서면 깔끔하게 정돈된 공간에 미술작품들이 걸려 있을 것이란 상상은 깨지고 만다.대신 건축 공사장에서나 볼 수 있는 목재, 천막,벽돌 등과 비디오 설치작품들로 뒤섞여 있다.또 전시장 안의 또다른 전시공간인 파빌리언이 18개나 들어서 있다.벽면에는 낙서,만화,사진 등이 덕지 덕지 붙어있다. 한편에서는 주민들이 춤판을 벌이고 있다.공간도 주제별로 분할하지 않았다. 관람객이 아무데서나 드나들 수 있도록 여러개의 입구와 동선을 미로처럼 꾸몄다. 큐레이터도 예술감독인 성완경씨와 찰스 에셔,후 한루 등 3명이 공동으로 맡았다.현지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을 초청,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서다.미리 디자인된 공간에 작품을 운송해 내거는 대신 공간내의 구성에 초점을맞춘 것.세계미술의 주류가 아닌 대안공간그룹의 젊은 작가와 건축가들이 이들 공간을 꾸몄다.폴크스바겐 승용차를 뒤집어 거꾸로 매달아 놓고 타보라고 관람객을 유도하는설치작가도 있다.어떤 작가는 가건물을 짓고 그 안에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찍은 기념사진을 붙여 놓기도 했다.퍼포먼스,해프닝,작품 제작 등에 관객들이 즉석에서 참가해 살아 움직이는 요소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 ‘프로젝트2-저기:이산의 땅’ 비엔날레 전시관 제5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세계 곳곳에 흩어진 한국인의 정체성문제를 다룬다.이국땅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들이 갖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 문제에서 출발,세계속에 던져진 또 하나의 ‘나(한국사람)’를 찾을 수 있다. 한국인의 민족성이나 동질성 같은 개념은 요구하지 않았다. 현지문화와 모국문화 사이의 조화와 갈등,흡수와 거부,친밀함과 낯섦의 갈등 구조를 ‘정착’이란 개념으로 새롭게 접근했다.미국·일본·베이징·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자신이 겪고 있는 정체성의 문제를 작품과 다큐멘터리 비디오 등 영상물을 통해 보여준다. ◆ ‘프로젝트3-집행유예’ 옛 상무대가 자리했던 상무지구 5·18자유공원에서 열리고 있다.5·18민중항쟁과 관련된 지역적 특성이 강한 프로젝트이다. 5·18당시 시민들이 구금되거나 재판을 받았던 옛 헌병대 건물과 영창,군사법정,내무반 등이 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역사적 사건이나 가치에 대한 공공의 기억 그리고 그것에 내재하는 가치나 습관에 대한 근원적 반성과 재구성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자리이다. 옛 상무대가 도시개발로 아파트촌과 유흥가들이 들어서는 과정 등을 영상을 통해 볼 수도 있다.유치장 창틀을 연상시키는 구조의 스크린에 옛 유행가로 만든 뮤직비디오 작품, 5·18 암매장 발굴의 허구성을 지적한 ‘개죽음’등이 눈길을 끈다. 또 동백림 사건으로 투옥됐던 고암 이응노 화백이 서울구치소 등지에서 제작한 16점의 작품도 볼 수 있다.우리나라에선 처음 선보인 이들 작품은 먹으로 그린 ‘자화상’시리즈 및 신문지와 밥풀을 이겨 만든 인물조각,나무 도시락을 소재로 한 꼴라쥬,문자 추상화 등이다. ◆ ‘프로젝트4-접속’ 최근 폐선된 경전선의 옛 남광주 역사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재래시장인 남광주 시장과 상인들이 내려다 보이고 주변에 오래된 가옥이나 건물들이 즐비하다. 70여년 동안 철길로 사용됐으나 지금은 버려진 땅이다.이곳에는 9개의 대형 파빌리언이 설치됐다. 철길 침목을 일으켜 세워 사람의형상을 만들거나 철로가 지나간 자리의 땅을 파 내려가 지층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NGO 파빌리언’을 통해 도시개발에 대한 의견 수렴과 폐선부지의 활용방안을 제시하고 있다.철교 위의 보도교 설치와 박물관 건립을 통한 시간·공간·시민간의 접속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 본전시중 ‘집행유예’와 ‘접속’은 전시관에서 멀리 떨어진 5·18자유공원과 도심철도 폐선부지 등 역사·생활 공간으로 끌어냈다.역할을 다한 이들 공간은 망각 속에 버려진 가운데 재탄생을 기다린다는 점에서 주제와 합치된다.“신선하다 그리고 역동적이다.고정관념을 털어낸파격이 두드러진다.”(만레이 슈 타이완 큐레이터)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에너지가 넘친다.역사의 현장을 전시장으로 꾸민 점도 이채롭다.”(아키라 다테하타 일본 다마미술대 교수) 광주비엔날레를 둘러 본 국내외 전문가들은 후한 점수를 매겼다.준비과정에서 일부 문제점을 드러내긴 했으나 전시 주제와 내용은 기존의 비엔날레와 대비되는 차별성을 확보했다는 게 미술계 안팎의 평가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kdaily.com ***예술감독 성완경씨 “생활접목 살아숨쉬는 전시로” “박제된 예술의 틀을 깨고 생활과 접목된 살아 숨쉬는전시를 꾀했습니다.” 성완경(58) 2002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이 난해하고 권위적인 모습에서 탈피,관객과 공동체에 다가서는 친밀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제 ‘멈춤’의 의미는.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잠시 쉬어가자는 뜻을담고 있다.멈춤은 단순한 도피나 휴지(休止)가 아니다.휴식과 재충전이고 새로운 출발이다.멈춤은 그래서 현실의변화와도 맞물려 있다.새로운 사상과 제도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요구한다.기존의 낡은 사상과 제도·관행을 버리는 일은 쉽지 않다.그러나 중요하다.현실의 갈피 사이에서멈춤의 긴급성을 읽어내고 그 실현을 모색하는 것이 이번행사가 택한 덕목이다. ■이번 비엔날레의 특징은. 전 세계 25개 대안공간그룹 작가들이 참여했다.이들은 전시공간에서 직접 작품을 꾸미고 활발한 토론과 네트워킹을 이뤄내고 있다.또 수 많은 파빌리언을 설치했다.이런 형식은 세계 어떤 비엔날레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파격’이다.그동안 예술계의 흐름을 서구중심의 가치와 문화가주도해 왔다.그러나 대안공간 그룹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통해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이들은 범지구적인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비판과 그 대안으로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교환과 소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세계의 언론들이 광주비엔날레를 주목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앞으로의 발전 방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아시아의 최대 미술축제로 자리매김할것으로 본다.지속적인 성공 여부는 아시아의 정체성 확보등 나름대로의 독창성을 갖는 것이다.베니스 비엔날레 등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비엔날레 행사들이 대부분 ‘미술의신전’과 같은 모델로서 현학적 사유 또는 스팩터클의 효과에 기대고 있다.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진열돼 있는 미술’이 아니라 ‘행동하는 미술,함께 체험하는 미술’이다.이번 전시공간을 원초적 상거래 행위가 이뤄지는 복잡한시장터처럼 꾸민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우리만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 성공의 열쇠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 野 “권력핵심 36명 비리 연루”

    한나라당이 26일 여의도 공원에서 대규모 정권 규탄 장외집회를 갖고 장외투쟁 일정을 시작했다.한나라당의 서울장외집회는 지난해 8월 언론세무조사 등과 관련해 개최한시국강연회에 이어 8개월여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당원 등 7000여명이 참석했으며,행사장 곳곳에는 ‘세 아들 비리 특검제로 수사하라’ 등의 현수막이 내걸렸고,‘근조(謹弔) DJ(김대중 대통령)’라는 자극적 만장도 눈에 띄었다. 박관용(朴寬用) 총재권한대행은 연설에서 “특검제를 도입하고 비상내각을 구성하는 것이 대통령과 세 아들의 불행을 막는 길”이라며 “민주당 어떤 후보가 무슨 말을 해도 부패정권의 대변자이고 DJ의 후계자”라고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고문을 겨냥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이 정권들어 대통령 친인척 12명,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 등 16명의 고위공직자와권력핵심자,아태재단 관계자 8명 등이 비리에 연루됐다.”면서 “민주당과 아태재단은 즉각 해체해야 하며 아태재단의 모든 재산은 국고에 환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그는 최성규(崔成奎) 전 총경의 도피와 관련,“미국은 더이상한국 권력 비리의 보호처나 피난처가 아니다.”라며 미국측에 최 전 총경의 추방을 요구했다.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대통령 가족 및 청와대 관련 비리가 29개나 되는 데다 앞으로 조(兆) 단위의 비리가 터질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고,안상수(安商守) 의원은 “이런 의혹을 축소·은폐·조작한다면 제2의 6월항쟁 같은 국민적 저항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여준(尹汝雋) 의원도 연사로 나서 “민주당 설훈(薛勳) 의원을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책임을 물을 것이니 지금이라도 의원직을 떠나고 국민에게 백배사죄하라.”고 촉구했다.윤 의원은 집회 직후 8일간의 철야농성을 풀며 “‘진실은 이미 밝혀진 만큼 향후 투쟁을 당에 맡겨 달라.’는 당지도부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는 이명박(李明博) 안상수(安相洙) 손학규(孫鶴圭) 서울·인천·경기지사 후보와 수도권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참석해 얼굴 알리기에 나섰으나,이회창(李會昌) 최병렬(崔秉烈) 이부영(李富榮) 이상희(李祥羲) 대선 경선후보는 27일 전북대회에 앞서 전주를 방문하느라 행사에참석하지 못했다. 참석자들은 대회를 마친 뒤 행사장인 여의도 공원에서 국회 앞까지 “대통령도 조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했다. 이지운기자 jj@
  • 노무현 정계개편론 이것이 궁금하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인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주장하는 ‘정계개편론’의 태동 배경과 실현 가능성 등을 둘러싸고 여론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특히 차기를 겨냥한유력한 정치인이 정계개편 추진 방침을 공개리에,그것도후보 경선이 한참 진쟁중인 상황에서 제기하고 있다는 점은 궁금증을 배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노 후보 진영핵심 관계자들의 멘트를 중심으로 의문을 풀어본다. ●왜 제기하나. 최근 노 후보는 기존 정치구도를 전제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앞서고 있다.현상유지가 유리할 것 같은 상황에 정치판을 바꾸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는 점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이에 노 후보측은 “설사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쳐도,지금과 같은 지역구도 아래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예컨대 지금은 여야 정당이 이념보다는 지역구도에 의해 짜여져 있기 때문에 개혁입법 하나를 통과시키려 해도 당내에서조차 합의가 안된다.”는 지적이다. ●왜 이 시점인가. 일단 후보로 확정된 뒤 정계개편을 주장하는 게 나을 법한데,굳이 경선도중 강도높게 주장하는것은 정치권의 변화를 바라는 여론이 여전히 지배적이라는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물론 노 후보측은 오래전부터 주장해 온 것으로 새삼스런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내 경쟁자인 이인제(李仁濟) 후보와 상대당의이회창 총재측으로부터 “정계개편은 음모론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당하고 있다. 노 고문측은 그런데도 계속 주장하는 것은 “정계개편은민심을 얻지 않고 성공하기 힘들기 때문에 미리 공개적으로 국민에게 알리고 경선 결과를 통해 일정부분 검증받기위해서”라고 설명했다.“진짜 불순한 의도라면,이렇게 공개적으로 하겠느냐.”는 반박이다.한 관계자는 “신부감과 몰래 야반도주하는 대신,대문 앞에 무릎 꿇고 앉아 허락을 기다리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할까.만일 노 후보가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돼본격적인 정계개편 작업에 나설 경우 동조하는 세력도 있겠지만,반발도 만만찮게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각 세력의 정치생명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한계는 무엇인가. 노 후보측은 ‘신당’의 중심축은 87년 6월항쟁 당시 군사정권에 맞섰던 범민주화세력이라고말한다. 그러나 당시 직선제를 고리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민들의 움직임이 정치세력화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또 당시 범민주화 세력이 온건보수나 중도개혁의 노선으로 제갈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노 후보측의 정책내용이 이를 담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민주당 오늘 제주 경선/ “”한표 호소”” TV토론 열기

    제주에서 처음 실시되는 권역별 경선투표 하루 전날인 8일 민주당 대선예비주자들은 제주지역에 총 집결,마지막한 표를 호소하며 밤 늦게까지 득표경쟁을 벌였다.특히 예비주자들은 이날 밤 제주 현지에서 열린 TV 합동토론에서각 후보의 정체성,자질론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경선전야 표정. ◆TV토론=7명의 후보들은 경선에 막바지 변수가 될 TV토론에서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인제(李仁濟) 후보를 제외한 다른 주자들은 이 후보의 정체성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공세를 가했다. 김근태(金槿泰) 후보는 “이 후보는 민주당내 실세 권력계보와 동맹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데 의구심이 있다.”고꼬집었다.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이 후보는 ‘과거를 얘기하지 말고 미래를 얘기하자.’고 했는데,이는 해방직후친일파,97년 6월항쟁 이후 군사세력이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가장 상대하기 쉬운 후보가 이인제 후보”라며 몰아세웠고,한화갑(韓和甲) 후보는 “이 후보가 주장하고 있는일자리 창출은 정부가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는 여건만 만들고 기업이 하는 것”이라며 공세를 폈다.김중권(金重權) 후보는 “이 후보가 지난 97년 한나라당 경선 결과에 불복한 것에 대해 여러차례 설명했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이인제 후보는 “나는 합당과 창당,그리고 합당을한 것이다.개인적으로 빠져나온 적은 없다.”면서 “노 고문이야 말로 이탈을 한 적이 있지 않느냐.”며 반격을 가했다. 7명의 후보들은 추첨으로 결정된 순서에 따라 주자간 1대 1 토론을 벌이는 과정에서 상대 후보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등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한화갑 고문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면 안된다.”며 노무현 후보의 ‘영남후보론’을 문제 삼았고,유종근 후보는“정동영 후보 등이 본받자는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독재자”라고 지적했다. ◆혼탁선거 비판=정동영 후보는 “제주와 울산지역에 나를 음해하는 흑색유인물이 우편으로 발송된 것이 확인됐다. ”며 중앙당 선관위에투명하고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한화갑 후보는 “경품을 내건다거나,보험상담원을 동원하는 등 혼탁이 있고,울산에서는 돈 돌린 사람이 양심선언을 하지 않았느냐.”며 “필요하다면 물증을 공개하고,특정인을 지명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김근태 후보도 “금품 살포 등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는구태정치를 엄중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인제 후보측은 “자신들이 혼탁선거를 조장하면서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고 다른 후보를 비방하는것이야말로 혼탁선거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선주자 행보=이인제 후보는 이날 ‘21세기 산악회’등 제주지역 조직 책임자들과 마지막 표 점검에 나섰다.노무현 후보는 자신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던 선거인단 김혜신(25)씨를 병 문안,눈길을 끌었다. 정동영 후보는 숙소에서 연설 준비에 만전을 기했고,한화갑 후보는 제주 4·3해원방사탑을 참배했다. 김중권 후보는 제주지역 교회 목회자 모임 등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고,김근태 후보는 선거인단과의 전화를 통해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했다.유종근(柳鍾根) 후보는 ‘CEO(최고경영자) 대통령’을 강조했다. 제주 홍원상기자 wshong@ ■“이-노 양자대결”중론/ 윤곽 드러나는 판세. 9일부터 시작되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전례 없이 예측을 힘들게 하고 있다.처음 도입되는 ‘국민선거인단’변수 때문이다.국민선거인단에 응모한 국민들 다수가 자발적 참여보다는 각 후보 진영의 조직적 동원으로 채워졌다는 점에서 일반 국민 지지도를 그대로 적용하기 힘들다는것이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이인제(李仁濟) 후보와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양강구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현재로서는 많은 편이다. ◇ “양강구도다”. 지난주만 해도,판세는 이인제 고문이 과반수를 무난히 얻을 정도로 압도적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그런데 이번주 들어 첫번째, 두번째 경선지인 제주와 울산의 선거인단이 확정되고, 이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이인제 대세론’은 쑥 들어간 상황이다. 노 고문이 제주에서 이 고문에 이어 근소한 차로 2위,울산에서는이 고문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에 노 고문측은 한껏 고무된 상태다.반면,‘이 고문이 울산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실무진에게 격노했다.”는 얘기가 나돌 만큼,이 고문 진영의 긴장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내에서는 “노 고문이 최종적으로 이 고문을 누르고 1위가 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적어도 이 고문이압도적으로 1위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노 고문측도 “여론조사의 특성상 선두권 주자의 지지자들은 자신있게 입장을 밝히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다른 후보는 몰라도 이 고문의 지지도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실제와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혼전이다”. 노 고문 이외의 후보들은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선거인단으로 뽑힌 사람 대부분이 특정후보의권유에 따라 선거인단에 참여한 경우이기 때문에 여론조사에 충실하지 않게 응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은 무응답자가 절반에 가깝다는 점도예측을 불허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더욱이 한 후보 진영의 관계자는 “국민선거인단의 경우자비(自費)로 투표장까지 와야 하고,일당도 주지 않기 때문에 투표 당일 불참률이 높을 가능성도 있다.”고 ‘변수’를 첨가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분신정국’에 대한 기억·통찰

    ▲…1991년5월-91년 5월 투쟁 청년모임 엮음/이후 펴냄. 1991년 5월,무슨 일이 일어났던가.1980년 5월,1987년 6월이현대정치사에 확고한 무게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반면 91년 5월은 아예 잊혀졌거나 ‘분신정국’정도로 기억될 뿐이다.‘그러나 지난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1991년 5월’(91년5월 투쟁 청년모임 엮음,이후)은 당시의 기억을 ‘91년 5월투쟁’이란 이름으로 되살려내고 사회 변혁운동에서 이 사건의 현재적 의미가 무엇인가를 묻는다. 91년 4월26일 명지대생 강경대가 백골단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91년 5월투쟁’은 이를 계기로 결성된 ‘고 강경대 열사 폭력살인 규탄과 공안통치 종식을 위한 범국민대책회의’투쟁지도부가 6월29일 명동성당에서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60여일에 걸쳐 전개된다.이 투쟁은 87년 6월항쟁 이후 최대규모의 민중참여를 이끌어냈음에도 11명이 분신해 13명이 사망하는등 폭력과 죽음으로 얼룩졌으며 결국 ‘김기설 유서대필사건’과 ‘6·3외대사건’(정원식 총리서리 밀가루·계란투척사건)을 국면전환 카드로 사용한 권력과 보수언론의 총공세 앞에 처참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책은 1부에서 ‘국가폭력’(조현연),‘5월투쟁 읽기’(김정한),‘언론의 외대사건 상징폭력화 과정’(이유경) 등 사건과 담론을 다루고 2부에서는 성찰적 반성과 희망 찾기를 시도한다.그 중에도 ‘죽음의 정치에서 삶의 미학으로’(권경우)는 시대적 의미로서의 80년대와 90년대의 결절점을 91년5월투쟁으로 보고 문화적 국면 분석을 통해 투쟁의 실패원인을 찾아 낸다. 대중에겐 90년대 개인적 욕망추구의 소비문화시대를 열고 진보진영에겐 변절과 무기력의 늪을 안겨준 ‘915’투쟁.책은그 오랜 늪에서 ‘유토피아로서의 희망’을 지피려는 노력으로 읽힌다.‘혁명은 정치적 차원에서 권력의 쟁취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자발적인 개인들의 감수성과 욕구를 긍정함으로써 온전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카치아피카스의 말은 하나의 나침반으로 제시된다.1만2000원. 신연숙기자yshin@
  • 4·19∼6월항쟁 민주화운동 생생

    4·19혁명에서 6월항쟁까지의 민주화운동 장면을 담은 대형 그림이 부산민주공원에 설치,일반에 공개됐다. 부산민주공원은 “박종철 기념사업회와 부산아트갤러리가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중국 옌볜예술대학 교수인 이철호(李哲浩·40)화백이 6개월에 걸쳐 그린 ‘민주항쟁도’를설치했다”고 10일 밝혔다. 1,500호 크기(가로 9m,세로 3m)인 이 그림에는 4·19혁명과 부마항쟁,광주민주화운동,6월항쟁 등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화의 분수령이 된 장면과 이한열과 박종철 열사 등 민주화 과정에서 안타깝게 스러져간 인물들을 담았다. 또 시계탑이 보이는 부산대 정문 시위장면과 가톨릭센터농성장면 등 민주화의 선봉에서 이끌었던 부산시민들의 노력과 희생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고,멀리 티없이 웃으며 달려오는 남북의 아이들에서 통일에 대한 염원도 표현했다. 민주공원 관계자는 “중국동포 2세인 이철호 화백은 중국동포들의 강한 민족정신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민족작가이며1년동안 부산에서 머물면서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민주공원은 박종철열사 서거 15주기인 12일 박종철추모사업회 김승훈 신부와 송기인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비롯해 부산지역 시민단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항쟁도’ 제막식을 갖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송건호선생 영전에“민주언론 후배들에 맡기시고 고이 가소서”

    선생님의 부음(訃音)을 듣고 30년 넘게 가까이 모시며 직접 훈도의 은고(恩顧)를 입은 후학은 황망 중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선생님 영전에 고합니다. 선생님께서 동아일보 편집국장으로 계시던 지난 1974년 10월 24일 편집국 기자들과 동아방송 사원들이 ‘자유언론실천운동’을 벌였을 때 선생님께서는 회사 경영진의 완강한 제동에도 불구하고 후배들보다 앞장서서 자유언론을 실천하셨습니다.이듬해 3월 회사가 박정희 정권의 광고탄압에 굴복해서 사원들을 축출하자,선생님께서는 스스로 사표를 던지셨습니다.이같은 결단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아닙니다.동아일보사에서 무더기로 쫓겨난 기자 프로듀서110여명은 ‘동아투위’를 결성하고 선생님을 정신적 지주(支柱)로 모시고 13년 동안 ‘거리의 언론인’시대를 견디게 됩니다.그 역경의 세월,선생님께서 걸어 오신 형극(荊棘)의 길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권력의 온갖 협박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언론인’의 대표로서 재야 민주화운동에 적극 참여하셨습니다.후배 언론인들이 오히려 아슬아슬할 지경이었습니다.결국 선생님은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가 조작해 낸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얽혀 옥고를 치르시게 됩니다.당시 후학들은 “과연 천도(天道)라는 것은 있는가?” 하늘을 원망했습니다.그때 합수부 수사과정에서 당하신 그 야만적인 고문의 후유증이 결국 오늘 선생님과의 사별을 불러오게 된 것입니다. 1984년 75·80년 해직기자들이 중심인 ‘민주언론운동협의회’를 결성했을 때 선생님께서는 의장직을 맡아 후배들을 지도하셨으며,‘민언협’기관지 ‘말’지의 ‘보도지침 폭로사건’을 통해 전두환 독재정권의 언론탄압 실상을만천하에 알리셨습니다.1987년 6월 항쟁을 거쳐 12월 대통령선거에서 민주화가 좌절돼 민주진영이 더없는 낙담에 빠졌을 때,선생님께서는 몇몇 후배들과 기존 신문과는 전혀그 지향을 달리하는 ‘민주·민족 언론’의 창간을 구상하셨습니다. 청암선생님.저희가 미처 몰라서 하늘을 원망했지 ‘천도’는 분명 있습니다.오늘날 후배 언론인들이 선생님의 언론 정신을 굳건히 이어가겠다며결의를 다지는 것이 바로‘천도’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우리 시대의 마지막 언론인 청암선생님이시여,이 땅의 민주·민족언론은 후배들에게 맡기시고 눈을 감으소서.삼가 합장(合掌). 2001년 12월 21일 대한매일 장윤환 논설고문.
  • [기고] 인권위는 ‘함께 사는 사회’ 지향

    국가인권위원회가 문을 연 지 열흘 남짓 동안 수많은 진정이 쇄도했다.언론의 높은 관심과 애정에 우선 감사드린다. 15년쯤 전 이맘 때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야당의 직선제개헌 서명운동과 민주화운동 세력이 87년 6월항쟁이라는 정점을 향해 치달아 가던 때였다.감옥은 양심범으로 넘쳐났고그 전위세력이던 학생들에 대한 탄압이 극에 달해 마침내박종철군이 고문살해당하기 얼마 전이 바로 이즈음이었다. 그 국가권력이 이제는 국가기관에서의 인권침해는 물론 민간에서의 모든 부당한 차별행위를 감시하고 구제하는 기구를 설립했다는 사실만으로 감격스럽다.아,민주주의의 진행이란 이렇게도 만인에게 좋은 것이구나 하는 설렘을 굳이감추고 싶지 않다. ‘민주주의의 수준은 그 사회의 소수자들이 어떤 대우를받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지난날 권위주의 정권 시대에는 정치적 소수자들이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겪었다.정치범에 대한 사형을 주저없이 집행했는가 하면 고문과 폭행으로 얼룩진 수사기관은 ‘신이잠들어 침묵하는’ 25시의 공간이었다.‘모든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헌법 9조)’는 헌법은 그저 법전 속에 녹슬어 버려진 말일 뿐이었다. 엄청난 희생과 헌신을 딛고 이제 이 땅에 정치적 소수자에대한 학대와 모욕은 대부분 사라지고 없다. 정권의 시혜에의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스스로 높은 대가를 치르며 피와땀으로 얻은 것이다.그러나 사회적 약자들이 받고 있는 차별과 소외는 여전하다.정치적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한 그들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낮은 곳에 거주하고 있다.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는 그런 약자들을 위해 끊임없이 사회적 안전망 장치를 확대해 가는 추세에 있다. 지난 한 세대 동안 우리는 오로지 성장제일주의로 맹속질주했다.그래서 교역물량 10위권대의 경이로운 경제규모를갖게 됐다.이제는 성장의 그늘에 가려 뒤처지고 아파하는사람을 뒤돌아보고 그 손을 잡을 때가 된 것이다.20대 80의사회로 가는 어두운 징후가 보일수록 ‘인간의 얼굴을 한자본주의’를 지향해야 하며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립은그런 실천 의지의 하나로 보고자 한다. 국가인권위의 접수 창구에 쏟아진 진정 가운데는 ‘인혁당’ 유족과 같이 야만의 시대가 할퀸 깊은 상처가 있는가 하면 장애인,외국인 노동자,양심에 의한 병역거부자,성적 소수자 등 뿌리깊은 편견과 차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그리고 또한 적잖이 정신이상자들이 찾아온다.이들의 공통점은모두 수사기관에 의해 쫓기고 있다는 피해망상증이다.이 또한 연구과제라고 본다. 직접 찾아오는 진정과 전화접수 진정을 비롯해 상담·문의를 합해 지난 6일로 1,400여건을 넘어섰으나 이 중에는 진정사유 발생 1년 이전의 사건으로 인권위법에 의해 조사가불가능한 건도 너무 많다. 그러나 인권위의 전화는 열려 있다.우선 그들의 말이라도들어주자는 취지에서 그렇게 한다.제 나라 국민이 남의 땅에서 사형을 당해도 모르고 있는 국가란 과연 국민에게 무슨 존재인가? 이 물음에 대한 자기성찰로부터 인권위는 출발하고자 한다. 유시춘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 [김삼웅 칼럼] 해 저물기전 민주의열사 묘역 착수를

    아직 ‘수준 미달’의 분야도 적지 않지만 우리가 자부할수 있는 것은 짧은 기간의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성취를 든다.많은 희생과 미해결의 과제를 남기면서 두 가지 목표를향해 치열하게 살아 왔다. 전근대에서 근대로,다시 탈근대라는 동시적이고 비동시적인 발전과정을 겪으며 경제는 여전히 전근대 또는 근대적인빈곤지대와 낙후성을 남기고 민주화 역시 사각지대와 망각부문을 방치하고 있다.최근 정부는 국가 인권위원회를 발족시켰다.그러나 행자부와 다툼으로 직제와 요원 선발도 하지못한 채 파행적인 출범식을 가졌다.문을 여는 첫 날부터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억울한 소시민들이 인권위를 찾았다. 인권위의 조속한 체제정비가 요구된다. 지난해부터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구성돼 독재정권과 싸운 사람들의 명예회복과 보상에노력하고 있다.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적절한 보상도 받게 된다.그러나 활동이 지지부진하고 제주 4·3사건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도 비슷한 처지다.일부 위원회는 내부 갈등까지 겪으면서 역사적 소임이 표류되고 있다. 총체적인 ‘민주화 사업’의 부진 속에서도 특히 민주화의‘정국공신(靖國功臣)’이라 할 의열사들에 대해서는 정부나 사회가 제대로 예우는커녕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명예회복과 적절한 보상책이 논의되고 있지 않느냐고 할지모르지만 ‘살아남은 자’들에 비하면 지극히 홀대한 편이다.할복·투신·분신·고문사·의문사 등 온 몸을 불태우면서 민주제단에 산화한 의열사와 그래도 살아 남은 사람들과는 비중이 같을 수 없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와 유가협등은 ‘민주화기념사업’으로 10가지를 선정한다. ①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민주열사 등 민주화운동 유공자를 안치하는 ‘민주화운동 희생자 묘역조성 사업’②민주화운동 기념관,민주주의 센터,민주화운동자료관 및 연구소 건립의 ‘민주공원조성사업’③민주화운동 일지,민주화운동단체,민주화운동 사건정리 등 ‘민주화운동자료총서 발간’④민주화운동 사적지에 푯말·동상 등 다양한 기념조형물 설치 등 ‘민주화운동 사적지발굴’⑤민주항쟁의 시발점이 되는 6월10일의 ‘6·10항쟁 국가기념일 제정’⑥민주화운동 관련 만화·비디오·영상자료 등 ‘교육자료 개발및 출판’⑦민주주의 학술논문상 제정·민주백일장 등 ‘민주화운동의 정신 선양사업’⑧민주화운동 ‘교과서 역사기술 및 기존 역사기술 정정작업’⑨기념전시회·민주역사기념제·시위문화제·마라톤대회 등 ‘추모제와 기획행사 개최’⑩민주화운동 연구소 및 시민교육,아시아 민주운동 지원사업 등 ‘민주시민 교육과 국제활동 전개’ 등이다.이중에 민주화운동 희생자 묘역 조성사업은 정부가 추진하고나머지는 ‘명예활동 및 보상심의위’에서 맡기로 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희생자 묘역 조성이다. 그동안 민주 공원추진위원회는 남산 옛 안기부 터와 서울 서초구 내곡동 대모산을 후보지로 선정하고 당국과 협의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배제되고 대안으로 용산가족공원과 효창공원이제시됐다. 유가족협의회나 민주 진영에서는 역사성과 상징성이 높고 시민 접근이 용이한 두 곳 중에서 선정되기를 바란다. 공청회도 거쳤다. 우리는 독립지사와 6·25호국영령을 국립묘소에 모시고 4·19민주희생자는 4·19묘소,5·18광주항쟁 희생자는 광주민주묘역에 모셨다.당연히 군사독재와 싸우다 희생된 의열사를 모시는 민주묘역도 조성해야 한다. 그런데 웬 일인지 정부와 서울시는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는 열심이면서 의열사묘역 조성에는 딴청을 부린다. 여야 정당에서 활동하는 민주화운동 출신 정치인들도 비슷한 모습이다.사회 전반의 보수화 기류 탓인지,기득권에 안주한 까닭인지 가신 영령들과 유가족들에게는 보통 서운한일이 아닐 수 없다.우리를 이만큼 자유와 권리를 누리게 한‘민주화 정국공신’들의 희생을 잊지 말자. 이 해가 저물기 전에 민주묘역 공사를 착수해야 한다. 김삼웅 주필 kimsu@
  • ‘독립기자 1호’ 정지환씨

    권력과 자본의 간섭으로부터 독립한,이른바 ‘독립언론’에 이어 특정매체에 소속되지 않고 자유로운 글쓰기를 추구하는 ‘독립기자’가 곧 탄생할 전망이다.‘독립기자 1호’는 내달말쯤 이를 공식선언할 예정인 ‘월간 말’지 기자출신의 정지환(鄭址煥·36)씨.그는 “특정 언론사에 소속될 경우 고정적 보수,조직의 보호 등 장점이 있으나 일상적업무에 몸이 매이다 보면 특정 주제에 대해 지속적인 심층취재를 하기 어렵다”며 지난9월 7년째 다니던 월간말을 퇴사,현재 ‘무소속’이다. 그의 ‘독립기자론’은 기존 국내 자유기고가들과는 다르다.대부분의 자유기고가들이 여성지나 주간지의 ‘주문생산방식’을 취하고 있는 반면 그는 독자적으로 주제를 잡아자신의 호흡으로 ‘천천히 깊게’ 기사를 쓴다.그는 내년초부터 월간말과 비정규직 계약을 맺고 매월 100매 전후의 심층기사를 실을 계획.이에 앞서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는 지난 9월 이후 이미 수시로 기사를 올리고 있다.두 매체와는 계약을 맺고 고정급으로 원고료를 받는 방식이다. ‘독립’을 선언한 이후 그의 글쓰기와 외부활동은 이전보다 훨씬 왕성해졌다.언론계 안팎에서 ‘안티조선 전문기자’로 알려진 그는 9월 한달동안 무려 12회에 걸쳐 안티조선 특강을 했으며 오마이뉴스를 통해 포천 다락터 사격장 현지취재,서정주의 ‘국화옆에서’의 친일시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환희씨 인터뷰 등 이미 여러 건을 특종보도하기도 했다.특히 그는 잡지,인터넷신문에 이어 출판·영상매체를 통한 작업도 추진중이다. 87년 6월항쟁 당시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으로 전대협 1기출신인 그는 “특정사 소속이 주는 장점을 포기하는 대신자유로운 글쓰기로 ‘행동하는 기자’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운현기자
  • [대한광장] 소모적 정쟁은 반역의 정치

    역사는 오늘의 디딤돌이자 내일의 거울이다.그렇다.역사는 죽어버린 과거가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현재를 움직이고미래를 창조하는 원동력이다.과거 없는 현재가 없는 것처럼 역사로부터의 배움 없이는 미래의 건설이 불가능하다.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에게 불행했던 과거는 유사한 방식으로 되풀이된다고 하지 않았던가.오늘의 상황에서 위정자들과 사회 지도층이 명심하고 깊이 반성할 대목이다. 조선왕조 오백년의 누적된 모순은 동학농민전쟁으로 분출되어 봉건사회가 개혁에 직면하였다.이 개혁의 실패가 일본에 의한 조선의 강제병합과 가혹한 식민지 지배로 이어졌다.2차대전이 끝나 식민지에서 해방되면서 두번째 기회를 맞이하였다.그러나 식민지 유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개혁은 좌절되었고 설상가상으로민족분단이라는 절망적인 상황까지 겹쳤다.동존상잔과 군사독재는 해방의 좌절 위에 피어난 ‘악의 꽃’이라 하겠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80년대 이후 민주화라는 세번째의 기회를 맞이하였다.4월혁명과 광주항쟁,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지면서 국민적 동의를 확보한 민주화는 90년대들어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켰다.두 정부는 개혁을 제일의 과제로 추진하였다.따라서 민주화는 우리가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21세기를 건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쉬운 일은 아니다.과거 민주화를 탄압했던 자들은변화된 상황에서 온갖 감언이설로 개혁을 반대하고 있다.80년대의 결집된 민주화는 여러 갈래로 찢겨 형체가 불분명하게 되어 버렸다.간혹은 민주화로 입신한 후 그 정신을 더럽히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민주화보다 경제가 중요하다느니 통일은 비용 때문에 어렵다느니 하는 소리도 들린다.이들이 모여 앉아 하는 짓이 당리당략이요 정쟁이다.저질의불량정치,불안정하고 불평등한 경제,모순투성이의 불구사회는 개혁 없이 개선될 수 없다. 그런데 민족의 분단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끝간데 없이 확장되고 있는 정치 난봉꾼들의 정쟁정치가 개혁과 민족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으니 안타깝다.이런 상황에서어떻게 민주화와개혁이 가능할 것이며,어떻게 21세기를 능동적으로 이끌어갈 것인가? 지난 백년의 역사 속에서 개항기와 광복의 기회를 연거푸 잃었던 우리가 만약 민주화의동력까지 상실한다면 역사를 배반한 민족이 되어 버리지 않을까 두려움이 앞선다. 문민정부의 개혁이 후반기의 좌절로 이어졌던 것과 유사하게,국민의 정부에서도 개혁을 둘러싼 혼란이 깊어지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혼란의 일차적인 책임은 당연히 권력을 장악한 정권의 몫이며,실패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문민정부 당시에는 개혁적인 야당이 정부의 개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지금은 야당이 오히려 개혁에 반대하고 있으니 역사의 톱니바퀴가 심하게 엇물렸다. 비판은 살아있음의 증거이다.그러나 말도 안되는 억지,입에 담아서는 안될 욕지거리,‘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상투적인 흠집내기를 보면 정치가들이 최대한 상스럽게,최대한 저질스럽게 정치할 것을 약속이라도 한 모양이다.국민들이 정치가들에게서 듣고 싶은 것은 시정잡인의 험담과 술꾼의 헛소리가 아니라헌신과 소신에 근거한 비전과 의지다. 국민들이 정치권에 기대하는 것은 유치한 신경전과 속보이는 말장난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성숙한 정치다. 여당은 포용력과 투명한 국정계획을,야당은 개혁성과 대안적 전망을 보여주어야 한다.계획도 없고 포용력도 없는 여당과 야당의 대책없는 반개혁성이 국민들을 화나게 한다. 우리사회에서 개혁은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개혁을 거부하는 논리는 생존과 발전을 거부하는 논리로서,반역의 논리이자 반민족의 논리에 가깝다.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사회를좀먹는 소모적인 정쟁 또한 그와 같다. 정치가들이여,정쟁의 정치,반역의 정치를 멈추어다오. 정 대 화 상지대 교수
  • [김삼웅 칼럼] 8·15, 마지막 우상이 무너진다

    8·15해방은 이땅에서 우상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일왕을정점으로 조선총독과 총독체제는 거대한 우상이었다. 실제로 조선총독부는 패전과 함께 전국 1,141개의 이른바 신궁·신사를 소위 ‘승신식(昇神式)’이란 것을 지낸 다음 불태웠다. 신사참배를 강요하면서 조선인을 핍박했던 신궁과신사를 저들 스스로 소각한 것이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그러나 이성의 태양이 비치지 못한 동굴에는 늘 새로운 우상이 들어서기 마련이다. 해방군 또는 점령군 이름의 하지휘하 미군정에 이어, 이승만·박정희·전두환의 백색·청색독재는 총독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신성불가침의 우상이었다. 다행히 6월항쟁을 계기로 정치권력의 우상은 무너졌다. 민간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치적 우상 대신 보편적 민주질서가확립되었다. 대통령은 야당과 언론의 원색적인 비판을 받고있다. 정치권력의 우상이 사라진 동굴에 언론권력이 자리잡았다. ‘천황’과 총독을 숭상하고 군사독재와 유착하면서 엄청난재력과 영향력을 키워온 족벌언론사가 무소불위, 오만불손,무오류성으로 우상의 반열에 올라섰다. 우상이 도사린 신전, 그 추악한 장막속에는 탈세와 변칙상속 등 타락한 장사치의 범죄문서가 널려있다. 우상은 추종자가 존재함으로써 가능하다. 그리고 그 추종자들은 우상의 허상이 드러날 때까지 맹신을 거두려 하지 않는다. 마치 자신들이 대동아공영권, 반공, 근대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기수인 양 처신한다. 프란시스 베이컨은 인간지성의 도리에 접근을 방해하는 편견으로서 4종의 이돌라(idola:우상)를 지적했다. ①종족의우상 ②동굴의 우상 ③시장의 우상 ④극장의 우상이다. ①은 종족에 대한 보편적인 선입관이고 ②는 개인적 편견으로서 마치 동굴속에 있듯이 자연의 빛이 보이지 않는 상태를비유한 것이며 ③은 언어의 부적당한 사용에 기인하는 것으로 시장에서 있지도 않은 풍설이 나도는 것과 같은 것이며④는 논증의 잘못된 규칙이나 철학의 그릇된 학설과 체계에의하여 일어난 것으로서 마치 무대위에서 상연되는 가공의이야기에 비유되는 것과 같은 것을 말한다. 4가지 이돌라중에 족벌언론이 안고 있는 두번째 ‘동굴의우상’이 문제다. 이들은 동굴 밖에 비치는 이성의 태양을바라보지 못하고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개혁과 남북화해를좌경으로 치부한다. 일제시대 이래 주류세력으로 안락을 누리고 사대근성과 냉전논리에 젖어 민족의 아픔을 외면한다. 동굴 밖의, ‘우상을 무너뜨리라’는 이성의 외침을 듣지못한다. 들불처럼 타오르는 ‘안티’의 불길을 홍위병·악령으로 몰아친다. 글 안쓰기, 구독거부, 입사거부운동까지번지는데도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언론탄압’이란 공염불만 되뇐다. 우상을 섬기는 사람들은 믿는 바가 있다. 일제가 있었고독재자가 있었고 수구세력이 있다. 또 정치권력은 유한한데언론우상은 무한하다는 맹신이 있다. 항상 기회주의 속성으로 강자편에 서는 세칭 사회원로, 사이비 지식인·문인들의추종세력이 있다. 두둑한 월급봉투가 있고 촌지도 따른다. 비록 음습한 동굴이지만 밖에 나갔다가는 햇볕에 실명할지모른다는 우려, ‘자유언론’을 외치며 동굴을 뛰쳐나간 선배들의 처절한 모습도 두렵다. 한비자(韓非子)에 ‘세유삼망(世有三亡)’의 가르침이 있다. 세상에는 ‘삼망’즉 멸망에 이르는 길이 세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정쟁을 일삼는 나라가 정치가 잘되고 있는 나라를 공격하면 망하고, 사특한 생각을 가진 자가 올바른 사람을 공격하면 망하고, 도리에 어긋난 자가 정도를 걷는 자를 비판하면 망한다는 뜻이다. 족벌언론의 너울이, 그 추악한 우상의 가면이 벗겨지고 있다. “일제가 200년 갈 것 같아서”친일시를 썼다던 서정주의 비극은 ‘우상’을 바로보지 못한 데서 출발한다. 여전히 ‘족벌의 동굴’에서 남북협력을 ‘퍼주기’, 서민복지를 ‘사회주의’, 언론개혁을 ‘언론탄압’이라 외치는 사람들도 이제 이성을 찾을 때가 됐다. 광복절을 전후하여 ‘마지막 우상’이 무너지는 것은 국가의 축복인가, 너무 늦었는가. 김삼웅 주필 kimsu@
  • [김삼웅 칼럼] 대모산을 민주역사의 산교육장으로

    미국 웬트워스대 카치아피카스교수(사회학)는 ‘신좌파의상상력’이란 저작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학자다. 그가지난 5월 광주민주항쟁 21주기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은 한국민주화운동의 국제적 역할을 되새기게 한다. 그는 광주민주항쟁을 지구를 움직인 ‘아르키메데스의 고정점’에 비유했다.광주항쟁이 필리핀과 타이완의 민주개혁,중국의 톈안먼에서 태국·미얀마·인도네시아로 이어진학생봉기에 윤리적 영감과 전술적 지침을 제공한 ‘아시아민주화운동의 방아쇠’역할을 했다는 평가이다. 광주항쟁뿐일까.근현대 한국의 민족·민주화운동은 항상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인 민족해방운동과 민주화운동의 ‘방아쇠’역할을 했다.1919년 3·1운동은 아시아의 다른 식민지 및 반식민지의 민족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특히 중국의 5·4운동, 인도의 무저항배영(排英)자주운동, 사타그라하운동, 이집트의 반영자주운동, 터키의 민족운동 등 아시아·중동지역의 민족해방운동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1960년 4·19학생혁명도 남베트남·버마·태국·필리핀등 아시아 민주화운동을 불러일으킨 촉진제 구실을 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면 항상 깨어있는 지성으로서 행동에 나섰고 이것은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엄청난 희생이 뒤따랐다.외적과 싸울 때는 그만두고라도 이승만정권이래 독재정권과 싸우느라 얼마나 많은젊은이가 희생되었던가.4·19와 5·18항쟁은 일시에 다수의 희생을 불러왔지만 ‘6월항쟁’으로 상징되는 민주화운동의 줄기찬 투쟁 과정에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숱한 젊은이들을 제단에 바쳐야 했다. 4·19혁명과 5·18항쟁의 경우 수유리와 광주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묘소를 만들었다.그러나 4·19이래 최근까지 독재정권과 싸우다 희생된 민주열사들을 추모하는, 또 그들의 유해를 모시는 묘역이 조성되지 않았다. 김대중정부가 수립되면서 제주4·3사건진상규명위원회를비롯하여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백범김구선생기념관건립위원회 등과거정권에서 하지 못한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마땅히 해야 할 일들이 이제야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빠진 것이 있다.바로 민주화운동과정에서 희생된민주열사들의 묘역을 만드는 일이다.그동안 유가협을 중심으로 뜻있는 분들이 노력하고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가성공회대학에 프로젝트를 준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민주열사 묘역조성 후보지로서 서울 내곡동 대모산(大母山)기슭이 추천되었다.남산안기부터와 마석 모란공원 등여러 후보지중에서 대모산을 택한 것은 풍치가 수려하고‘어머니의 품’같은 명당이고 풍수전문가 최창조교수가‘저항과 명상이 숨쉬는’민주묘역의 최고 적지라는 이유에서 추천한 것이다. 민주공원조성과 관련해서 성공회대학측의 연구성과는 새겨둘 만하다.“시공간을 초월해 영속하는 민주화운동의 기치를 역사적 전통으로 기억하고 그러한 행위가 현재와 미래를 열어가는 당대의 사회적 존재양식임을 확인하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적 의미도 만만치 않다. “자라나는, 그리고 앞으로피어나는 생명체들에게 파급될 구체적인 역사교육의 지향과 내용을 확보하자”는 주장이다. 민주공원은 4·19희생자와 5·18희생자를 제외한 1960∼1990년대 민주화운동 희생자가 대상이다.5·16쿠데타 이후1987년 6월항쟁으로 군사정권을 퇴진시키기까지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진 열사들을 모시는 묘역이 돼야 한다. 장소선정이나 안장범위와 관련해서 여러가지 논란이 있을수 있다. 그러나 유가협과 연구팀이 선정한 대모산으로 장소를 정하고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죽임을 당한 사망자(250여명)를 중심으로 안장대상을 삼는다면 합의도출이 어렵지않을 것이다. 민주공원에 민주기념관도 함께 건립하여 험난한 민주역정을 돌아보는 산교육장이 되도록 하고 외국관광객들이 찾는‘아시아 민주화운동 방아쇠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 주었으면 한다. 김삼웅 주필 kimsu@
  • 언론개혁 시민 열기 확산

    신문개혁 국민행동(본부장 성유보)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 앞 광장에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개혁 6월선언대회’를 열고 ‘언론개혁 6월선언’을 발표,언론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을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언론계·종교계·법조계 등 각계인사 3,502명이 서명한 선언문을 통해 “지난 87년 ‘6월항쟁’을통해 언론을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나 우리 언론은 ‘국민 목소리의 대변자’로 거듭나기는 커녕 군사독재가 물러간 자리를 차고앉아 스스로 권력화시켰다”고 지적하고 “진정한 민주언론이 정착할 때까지 언론개혁운동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선언에는 김동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김성수 성공회 주교,함세웅 신부,진관 스님,이경숙 여성민우회 대표,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시인 고은ㆍ김지하ㆍ신경림씨,소설가 황석영씨,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정광훈 전국농민회 의장,이수호 전교조 위원장,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이 서명했다. 언론계 안팎은 80년대 민주화 투쟁의 산물인 ‘6·29선언’ 14주년 기념일이자 국세청이 언론사주 등을 탈세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이날을 택해 마련된 이 행사가 ‘언론개혁’이 새로운 국면으로 나아갈 것을 알리는 신호탄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언론계는 이번 ‘6월선언’이 두가지 큰 의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우선 언론개혁의 외연을 범시민사회 차원으로 확산시켰다는 점이다.그동안 언론개혁운동은 언론개혁시민연대,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전국언론노조 등 몇몇 언론·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펼쳐왔다.그러나 이날 행사는 예전에 비해 훨씬 대형화돼,언론개혁운동이 하나의 사회개혁 운동으로 승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둘째,언론개혁운동이 ‘신문개혁운동’으로 압축돼 집중전개될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지난 3월 기존 언론개혁운동 관련단체는 ‘신문개혁 국민행동’을 발족,신문개혁에 총력을 모으기로 결의했었다.언론개혁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방송개혁이 통합방송법 제정으로 상당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언론계의 평가에 따른 것이었다.따라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신문개혁에 힘을 쏟기로 한 것이다.한 예로 언론단체들이 수년에 걸쳐 요구해온 정기간행물법 개정은아직도 국회에서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국민행동측은 이에 따라 언론개혁의 초점을 신문개혁에 맞춰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민행동은 이날 ‘신문개혁 10대 행동지침’을 발표,신문개혁운동의 방향과 구체적 전략을 제시했다.구체적으로는▲불법 언론사주 처벌 ▲언론사 세습및 사유화 반대 ▲왜곡보도 신문 구독중지운동 전개 ▲특정신문의 취재·기고 거부운동 동참 ▲정부소유 언론사 독립요구 ▲경품·무가지제공 거부 ▲불공정·편파·왜곡보도 항의 및 법원제소 ▲향응·촌지제공 거부 ▲부패언론인·사주와 결탁한 정치인낙선운동 전개 ▲정간법 개정,신문공동배달제 등 법제도 개선운동 지지 등이다. 정운현기자
  • 국내·日총련계 초등교 첫 결연

    전교조 출신 첫 초등학교 교장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조총련계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는다. 경기도 성남시 은행초등학교 이상선(李相善·61) 교장은16일 “우리 아이들에게 북한과 총련 재일동포 친구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갈 ‘형제’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18일일본을 방문,에히메(愛媛)현 마쓰야마(松山)시의 조총련계시코쿠(四國) 초등학교와 결연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내년 8월이면 정년이 되는 이 교장은 지난 87년 6월 항쟁때 전교조의 전신인 ‘전국교사협의회’를 시작으로 교육운동에 뛰어들었다.그는 지난 98년 전교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교장에 임명됐다. 이 교장이 총련동포 학교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3월말 마이러브코리아(www.mylovekorea.net)라는 재일동포 인터넷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송재근(宋在根·27)씨의 제의를받으면서.학생수 부족과 재정난,정보 부족으로 우리말과 우리문화에 대한 교육이 어려워 나날이 일본화되어가는 총련학교와의 교류를 통해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는 데 도움을주자는 송씨의 제의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이 교장은 “일본 사회에서 온갖 멸시를 견디며 우리글과우리문화를 지키고자 노력해온 총련학교 선생님,학생들과함께 독도·위안부문제·역사교과서 왜곡문제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남북이 화해와 협력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나유달리 교육분야만은 협력이 부진했다”면서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이 고착화시킨 사상의 벽을 넘어 함께 어깨동무할친구가 됐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소망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김삼웅 칼럼] 또 색깔론, 한겨레죽이기

    수구냉전 세력과 족벌언론이 ‘한겨레(신문)죽이기’에작심한 것 같다.재독학자 송두율 교수의 ‘한겨레’ 기고를 트집잡아 전면적인 색깔공세를 펴고있다.동업 ‘한겨레’는 건국 이래 최초로 국민주 형태로 태어난 국민의 신문이다.6월 민주항쟁의 결과 당시 야당과 재야는 분열해 군사독재 3기정권을 허용했지만 유일한 ‘소득’은 국민주신문인 ‘한겨레’ 창간이었다. 당시 3김씨가 대권을 앞두고 각기 ‘마이 웨이’와 ‘못먹어도 고’의 행태에서 노태우 정권을 불러왔을 때,여기에 실망한 재야 양심세력과 동아·조선 80년 해직기자들이중심이 돼 ‘한겨레’ 창간의 산파역을 맡았던 것이다. 여기서 잠시 개인사정을 덧붙이겠다.나는 당시 모종의 시국사건으로 피신하면서 ‘변절자’란 저서의 인세 전액 100만원을 집사람(장인숙) 명의로 ‘한겨레’ 기금으로 투척했다.당시 우리집 형편으로는 거액이었다.이런 사정은 신문 창간에 돈을 낸 대부분의 주주가 비슷했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한겨레’가 창간되고 그동안 반독재·반부패·반지역감정·민중생존권투쟁·평화통일운동에 앞장서온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그리고 최근 ‘언론권력’화된 족벌언론의 각종 비리와 추악한 과거에 대해 샅샅이폭로함으로써 사회정의와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정론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보수로 위장한 수구 정치세력’과‘언론권력’화된 족벌언론에게는 자신들의 기득권에 도전하고 치부를 파헤치는 ‘한겨레’가 눈엣가시처럼 증오의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래서 덫을 놓고 찾다가걸린 것이 재독 송두율 교수 기고사건이다. 그동안 냉전세력과 수구언론이 민주인사와 통일운동가들에게 들씌운 용공좌경의 색깔공세는 민족 분단사와 궤를같이한다. 소매치기에게는 소란한 곳이 적격이듯이 냉전세력과 수구언론에게는 남북대결과 지역갈등 등 ‘소란’이 정치생명유지와 사세확장에 적격이다.적절한 위기감과 긴장조성이기득권 유지와 언론권력 행사에 유리하다고 인식해온 것이다. 미흡하나마 김대중 정부의 개혁이 정치·사회적 이슈가되고 남북 사이에 긴장이 완화되면서 수구냉전 세력은 불안을 느끼게 됐다.여기에 언론사 세무조사와 신문고시 부활로 족벌언론도‘만수무강’에 위협을 느끼고 이들은 ‘동병상련’의 처지가 되면서 개혁의 발목잡기와 반정부 지면으로 도배질하기에 이르렀다. ‘한겨레’가 창간정신으로 남북화해와 언론개혁의 기치를 들고 냉전세력과 족벌언론을 매섭게 비판하자 ‘처첩발언’ 등 음해가 따르더니 마침내 사상공세에 나섰다.수구세력은 수세에 몰리면 어김없이 색깔론을 편다. 냉전세력과 수구언론이 색깔론으로 ‘한겨레 죽이기’에나선 배경은 복합적이다. 첫째, 부시 정권 출범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의 기미가 보이자 그 틈새를 이용해 남북관계를 비틀려는 전략이다.남북화해를 국민이 지지하고 이것이 향후 대권경쟁에 불리하다는 판단일 것이다. 둘째, “냉전적 사고에 찌들고 민족문제에 투철하지 않은”(김원웅 의원) 한나라당 지도부의 노선을 비판하는 개혁성향 의원들의 움직임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작용했을 터이다. 셋째,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반부패기본법 등 개혁입법과 보안법 개정의 발목을 잡으려는 노림수라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한겨레’로부터 비판받는 족벌언론의 편을들어줌으로써 내년 대선에서 이들의 지원을 받으려는 선거전략이란 분석이다. 이런 것이 진짜 ‘언론탄압’이다. 족벌언론이 조금이라도 양식이 있다면 합법적인 세무조사와 합리적인 신문고시부활을 언론탄압이라고 떠들 것이 아니라 특정 신문에 붉은색을 칠하려는 냉전세력의 음해를 비판하는 것이 정직한언론활동이다. 송두율 교수의 ‘노동당 정치국원’ 진위 여부는 재판에서 밝혀질 것이고, 이미 그의 많은 저서가 국내에서 출판됐다.또한 다른 신문에도 기고문이 실렸으며 족벌언론들도그의 귀국을 종용했다.그리고 한겨레 기고문에 이적성이없다는 것이 관계당국의 설명이다. 그런데 유독 ‘한겨레’에만 붉은색을 칠하고자 든다. 건국 이래 최초의 국민주 신문을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것은 바로 국민을 용공으로 모는 매카시즘의 발작이다. 역사에 대한 도전이고 정의에 대한 협박이다. “한겨레 너마저 타락하면 이민 갈 거야.” 공휴일 북한산 등산길에서 만난 학생들의 소곤거림이었다. 언젠가 듣던 비슷한 소리 아닌가. 김삼웅 주필 kimsu@
  • 개헌론 공방 안팎이 따로 없다

    ■장내 설전 안팎. 개헌론을 둘러싼 여야 중진들의 공방이 9일 국회 본회의장으로 번졌다.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는 민주당의개헌 주장과 한나라당의 반대,자민련의 내각제 개헌 요구가 뒤엉키며 3당3색의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의 개헌 주장은 이훈평(李訓平)·정장선(鄭長善)의원이 맡았다. 이의원은 “5년 단임제는 87년 6월 항쟁의 결과물로 장기집권의 폐단을 막는 등 기여를 했으나 폐단도 적지 않았다”며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주장했다.또 “부통령제를 도입해 지역감정을 해결하고 정치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원도 “중학교 때 입던 옷을 대학생이 되어서도 입어야 하느냐”며 개헌의 시대적 필요성을 지적한 뒤 국무총리제 폐지와 3권 분립 강화,대선·총선·지방선거 동시 실시 등을 촉구했다.나아가 “개헌 추진을 위해 민·관·정이 참여하는 ‘헌법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을 국회에 건의할 용의가 없느냐”고 총리에게 물었다. 그러나 자민련 원철희(元喆喜) 의원은 “제3공화국까지의경험에 비춰 4년 중임제는 오히려 정권초기부터 여야의극한 대립을 부를 수 있다”고 반박하며 대안으로 내각제개헌을 주장했다. 정·부통령제에 대해서도 “결국 대통령의 출신지역이 관건”이라며 효과를 일축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 의원은 “지금은 정쟁을 중단하고 경제 회생과 민생 해결에 주력해야 하며 개헌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한동(李漢東) 총리는 “정부는 현재 경제 회복과 민생안정 등 현안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 뿐 어떤 형태의 개헌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진경호기자 jade@. ■뜨거운 장외 대결. 9일 개헌론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장외에서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민주당 일부 지도부가 개인 소신을 전제로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군불을 피우자,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자제 당부에도 불구하고,민주당의 비중있는 인사들이 개헌론을 제기하는 배경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와 이인제(李仁濟)·김근태(金槿泰)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각각 다른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소신을 거듭 밝혔다. 김대표는 KBS 2라디오 ‘생방송 열린 아침 정용석입니다’에 출연,“야당 지도부가 반대하는 마당에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국회의원이 자기 견해를 피력하는 것은 민주정당에서 막을 수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내각제 공약 문제는)여론 때문에 일단락됐다.이제 국민의뜻에 따라 새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헌법을 구상할 때”라면서 4년 중임,정·부통령제 개헌을 주장했다.김최고위원도 ‘SBS 전망대’에서 “5년 단임제 대통령이 실패해서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온 것”이라며 개헌의 필요성을부각시켰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날 이회창(李會昌)총재 주재로국회에서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민생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권이 노련한 수법으로 개헌론을 부각시키는 것은야당 흔들기와 정권 재창출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과거 4년 연임으로 하다가장기집권이 우려돼 5년 단임으로 바꾼 것을 상기할 필요가있다”고 강조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위로